
아는 만큼 프란치스코 교황이 보인다“한동안 이 책은 제 곁에
가까이 있을 듯합니다. ”
탤런트 김태희(베르다) 그리스도의 지상 대리자이며 평화의 사도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8월 한국을 방문한다. 25년 만의 교황 방한은 한반도와 아시아 대륙의 복음화와 평화 정착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CNS】 프란치스코 교황의 높은 인기는 출판계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교황의 말씀과 행적을 담은 책이 교회 안팎에서 봇물 터지듯 앞다퉈 쏟아져 나오고 있다. 교황 방한을 코앞에 둔 시점이라 더 그런 것 같다. 독자들은 행복할 따름이다. 먼저 가톨릭출판사가 낸 책부터 살펴보자. 제목부터 눈에 확 들어오는 「뒷담화만 하지 않아도 성인이 됩니다」(1만 3000원)는 교황청 그레고리오 대학에서 공부하고 있는 진슬기(서울대교구) 신부가 교황이 착좌 직후부터 지난 6월 21일까지 사람들에게 전한 따뜻한 위로의 말을 교황의 마음과 어감, 말투까지 살려 옮긴 책이다. 로마 현지인들이 감명 깊게 듣고 유튜브에 올린 교황 강연들이 번역 원고가 됐다. 진 신부는 교황 말씀을 옮기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이야기의 배경 상황까지 설명하면서 자신의 묵상을 곁들였다. 이 책은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은 57편 이야기마다 QR코드를 삽입해 교황 강연을 스마트폰을 통해 동영상으로 볼 수 있도록 한 것. 교황의 모습과 목소리를 직접 보고 듣는 현장감을 맛볼 수 있다. 그래서 책의 부제가 ‘프란치스코 교황 영상 클립 57’이다. 임의준(서울대교구 직장사목부) 신부가 책 중간중간에 그린 삽화는 교황의 목소리에 담긴 위트와 평화를 따뜻하게 전해준다. 탤런트 김태희(베르다)씨가 “어렵지 않은 용어로 쉽게 신앙을 풀이해 주시는 교황님의 말씀을 글과 영상으로 볼 수 있는 유일한 책으로, 한동안 제 곁에 가까이 있을 듯하다”고 추천한 책이다. 가톨릭출판사가 펴낸 또 한 권의 책 「사랑만이 우리를 구원할 수 있습니다」(김혜경 옮김/1만 2000원)는 교황이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대교구장으로 재임하던 시절에 행한 강론과 연설, 편지, 보고서 등을 모았다. 전 세계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지금의 교황도 사제와 주교, 추기경 때 겪은 일과 생각이 쌓여 만들어진 것이다. 그래서 교황이 된 지금보다 어쩌면 그 당시 말씀에 교황의 평소 생각과 영성이 잘 정리돼 있을 수 있다. 이 책은 다른 책에서는 보기 드문 교황의 사목자로서의 깊은 고뇌, 생각, 사목 방향과 함께 신학자로서의 면모까지 엿보게 한다. 사랑에 대한 그의 깊은 통찰 한 대목을 들어보자.“사랑에는 장인(匠人)과 같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사랑을 이룩하는 것은 수(手)작업이고, 인내가 필요한 사적인 일이며, 설득하고 듣고 다가가기 위해 모든 것을 해야 하는 인간적인 일입니다. 이렇게 일을 하는 장인은 사랑을 만드는 평화주의자이고 마법사입니다”(41~42쪽, ‘사랑의 실천 여부가 심판의 기준’).밀리언셀러 「무지개 원리」의 저자 차동엽(인천교구 미래사목연구소장) 신부가 프란치스코 교황의 핵심 메시지를 10가지로 추려 새로운 기쁨과 희망으로 독자를 초대한다. 「교황의 10가지-따봉, 프란치스코!」(위즈앤비즈/1만 2000원)를 통해서다. 차 신부는 책을 쓰면서 교황청 라테라노 대학 교수진에 기획 자문을 받았다. 차 신부는 교황의 핵심 사상을 △이 사람들이 보물입니다 △교황의 사랑학 △어찌 기쁘지 아니한가 △자비의 포옹 △추억으로부터의 희망 여운 △예수님 흉내 내기 △무릎으로 오는 축복 △양 냄새를 풍겨라 △그 이름 프란치스코 △변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이라는 10개의 소제목으로 나눠 담았다. 딱딱하지 않은, 이야기꾼다운 제목들이다. 차 신부는 핵심을 관통하는 통찰과 특유의 명쾌한 해설로 ‘프란치스코 교황의 모든 것’을 들려준다. 성염(요한 보스코) 전 주교황청 한국대사가 번역한 「교황 프란치스코, 가슴속에서 우러나온 말들」(소담출판사/1만 2800원)은 제목 그대로 교황의 가슴속에서 우러나온 삶에 대한 태도와 가치관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교황 어록집이다. 교황은 종교인과 비종교인, 젊은 사람과 어르신, 힘 있는 자와 힘없는 자를 구분하지 않고 자신의 진리를 목청껏 외친다. 지식의 많고 적음과 상관없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교황의 말씀은 많은 이들의 삶을 바꾸는 힘을 지녔다. 교황의 명언을 △사랑의 말들 △위로의 말들 △인도의 말들 등 3부로 나눠 집대성한 책은 힘든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위로와 힘이 돼 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이해인(올리베따노 성베네딕도 수녀회) 수녀는 “난해하지 않고 알기 쉽게 표현된 그분 어록을 통해 우리는 하느님을 섬기는 법, 세상과 이웃을 마음을 다해 사랑하는 법, 기도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고 이 책을 추천했다. 「따뜻한 리더, 교황 프란치스코」(이순미 옮김/서울문화사/1만 3500원)는 특별히 새로운 세계를 열어가고 있는 교황의 리더십에 초점을 맞춘 책이다. 저자는 바티칸 전문 기자로서 콘클라베가 끝나기 전에 유일하게 프란치스코의 교황 선출을 점친 이탈리아의 안드레아 토르니엘리. 저자는 교황의 말씀과 생각, 그리고 교황과의 개인적 추억, 교황으로 선출되기 몇 시간 전 자료 등을 바탕으로 겸손하고도 다정다감한 프란치스코 교황을 생생하게 그려냈다. 저자는 교황을 통해 진정으로 우리가 원하는 리더는 어떤 모습인지를 제시하고, 하느님 말씀에 따라 기본으로 돌아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감동을 주는 것’이야말로 리더십의 핵심임을 깨닫게 해준다. 전 세계 29개 나라에서 번역, 출간됐다.남정률 기자 njyul@pbc.co.kr 백영민2014.07.09

가톨릭독서콘서트 기획한 김민수 신부와 김정동 회장 신앙서적의 가치 알리며 ‘책 읽는 교회’ 일궈 2년째 가톨릭독서콘서트를 열며 '책 읽는 교회'를 일구는 데 힘쓰고 있는 한국가톨릭독서아카데미 담당 김민수 신부(오른쪽)와 김정동 회장. 이정훈 기자 보통 새 책이 나오면 누군가에게 “그 책 꼭 읽어보시라”고 권하면 그만일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은 저자와 대중이 직접 만날 자리를 마련해주고, 저자가 그 책을 어떻게 썼는지 탈고의 내막(?)까지 엿볼 수 있게 해준다. ‘독서콘서트’라는 새로운 방식으로 2년째 꾸준히 책 읽는 참 의미와 재미를 동시에 선사해온 ‘가톨릭독서콘서트’ 기획자 한국가톨릭독서아카데미 담당 김민수(주교회의 매스컴위원회 총무, 서울 불광동본당 주임) 신부와 김정동(요한 사도, 서교출판사 대표) 회장 이야기다.아카데미 창립 2주년을 앞둔 지난 16일 만난 김 신부와 김 회장은 “그간 콘서트를 기획해온 시간은 책의 중요성과 독서의 필요성, 신앙 서적의 가치를 꾸준히 알려온 은총의 순간들이었다”고 한목소리로 말했다.‘책 읽는 교회’ ‘독서를 통한 문화 복음화’를 주창하며 창립한 아카데미의 주력 사업은 ‘가톨릭독서콘서트’다. 콘서트가 열리는 매달 넷째 주 목요일 저녁 서울 불광동성당은 그야말로 ‘책 읽는 교회’가 됐다. 각계 저명한 저자들이 잇달아 연단에 섰고, 관객들은 저자와 소통하는 가운데 그들의 세계관과 문학적 지평을 생생히 감상할 기회를 얻었다.강우일(제주교구장) 주교를 비롯해 소설가 공지영(마리아)ㆍ한수산(요한크리소스토모)ㆍ성석제씨, 황창연(수원교구, 성필립보생태마을원장) 신부, 김인숙(살레시오수녀회)ㆍ윤영란(바오로딸수녀회) 수녀, 개그맨 이동우(마르코)씨, 정목 스님 등 지금까지 22명의 저자가 독자들과 한 공간에서 만났다. 2주년 기념인 22일 제22회 가톨릭독서콘서트에는 시인 이해인 수녀가 출연했다. 김 신부는 “시각장애인 이동우씨 강연을 통해 어려움 가운데 계신 하느님을 체험하고, 강우일 주교님 말씀을 들으며 사회에서의 교회 역할과 사회교리의 의미를 되짚어볼 수 있었다. 또 한수산 작가에게선 용서하는 마음을 배우는 등 매회 저자를 통해 저 또한 사고의 지평을 넓힌 축복의 시간이었다”고 말했다.아카데미의 독서 사목이 빛을 발할 수 있었던 것은 사목자와 평신도의 탁월한 만남에서 비롯됐다. 교회 내 독서문화 확산을 고심하던 김 신부가 김 회장을 비롯한 가톨릭 언론인들에게 아카데미 창립과 콘서트 취지를 밝혔고, 가톨릭언론인협회와 가톨릭신문출판인협회 등 언론인들의 인맥이 접목되면서 매회 값진 콘서트를 만들어낸 것이다.김 회장은 “무엇보다 신부님께서 교회 내 출판, 언론인들이 지닌 사명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이끌고 지도해주신 덕분에 저희도 늘 일치하는 가운데 좋은 기획을 해낼 수 있었다”며 “갈수록 젊은이들은 책을 읽지 않고, 출판계 현실은 더욱 어려움을 호소하는 요즘 가톨릭독서콘서트야말로 우리 역사와 성인의 숨결을 느끼도록 이끈 ‘하느님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자평했다.김 신부는 “기록이 없었다면 성경도 존재할 수 없었듯이 아카데미가 내세우는 독서의 중요성을 깨닫고 신앙 서적과 좋은 책을 통해 마음과 영혼의 양식을 도모하는 문화를 함께 만들어주길 바란다”고 당부를 잊지 않았다.김 회장은 “현재 콘서트와 같은 형태의 독서 문화사목을 벤치마킹하기 위한 문의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며 “타 교구 ‘출장 콘서트’를 개최하는 등 각 교구 언론인과 네트워크를 구성해 더 많은 신자들이 책을 통해 따뜻한 사회 건설에 동참하도록 도울 계획”이라고 밝혔다.아카데미는 첫 출장 가톨릭독서콘서트로 오는 31일 오후 8시 30분 대구시 달성구 월성성당에서 주교회의 매스컴위원회 위원장 조환길(대구대교구장) 대주교 등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정호승(프란치스코) 시인을 초청, 개최할 예정이다.이정훈 기자 sjunder@pbc.co.kr 평화신문2014.05.21

신앙으로 읽고 동심으로 보는 프란치스코 교황 프란치스코 교황 관련 책 출간 행렬이 언제쯤 끝날지 모르겠다. 한 권 한 권 모두 금쪽같은 책들이다. 그 많은 교황 책 가운데 한두 권만이라도 꼭 읽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새로 나온 책들을 소개한다. 교황을 이해하는 지름길은 교황의 영성을 아는 것이다. 제임스 마틴(미국 예수회) 신부가 지은 「모든 것 안에서 하느님 발견하기」는 교황의 영성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예수회 설립자 이냐시오 성인의 영성을 알기 쉽게 소개함으로써 교황을 좀 더 깊이 이해하도록 이끈다. 교황은 예수회 출신.책은 이냐시오 성인의 삶과 영성은 물론 이냐시오 영성을 토대로 하는 예수회의 기본 정신, 역사와 활동, 기도와 수련 방법 등을 상세하게 소개했다. 저자와 주변 사람들의 경험담, 유명한 예수회원의 일화 등을 들어 일상에서 이냐시오 영성을 살아가는 모습들을 보여주고, 이를 통해 어떻게 하느님과의 일치를 추구했는지도 알려준다. 저자 특유의 위트와 유머가 책 곳곳에 녹아 있어 지루함이나 딱딱함이 없다. 누구나 부담 없이 쉽고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으로 신앙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는 한편 일상에 풍부하고 깊이 있는 영성을 더할 수 있는 시각을 제공한다. 2010년에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를 기록하고, 2011년에 제62회 크리스토퍼상을 수상하며 그 진가와 가치를 인정받은 책이다. (가톨릭출판사/성찬성 옮김/류해욱ㆍ김용수 감수/2만 5000원)「안녕하세요, 교황입니다」는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이 “무엇보다 이 책에 실린 수많은 사진을 보면 마치 교황님을 직접 보는 듯해서 가슴이 두근거리고 친근한 느낌이 든다”고 추천한 책이다. ‘라디오 바티칸’의 교황청 출입기자인 저자 슈테판 폰 캠피스는 프란치스코 교황과 관련해 유럽과 아르헨티나를 오가며 만난 수많은 관계자의 증언과 자료를 이 책에 담았다. 염 추기경 말처럼 150여 장에 이르는 천연색 사진과 현장감 넘치는 설명이 돋보인다. 저자는 교황의 삶과 선출 과정을 설명하면서 교황청 내부의 다양한 목소리와 문제점도 함께 다룬다. 신앙의 위기, 미사전례, 교황청 개혁, 여성 사제, 교회일치, 성직자 독신, 피임 문제 등 교황이 풀어야 할 과제는 한둘이 아니다. 저자는 마지막 장에서 전문가의 식견으로 각각의 문제에 대해 설명하며 현 교황청의 상황과 프란치스코 교황의 예상되는 행보를 예측한다. (전진만 옮김/더난출판/2만 원) 김근수(요셉)씨가 지은 「교황과 나」는 특별히 해방신학의 관점에서 교황과 한국교회를 다뤘다. 부제는 ‘개혁가 프란치스코와 한국’. 이 책은 교황에 관한 영웅적 조명에서 벗어나 ‘예수회, 프란치스코, 아르헨티나’라는 문화와 조직의 차원에서 교황을 조명했다. 한국교회가 교황을 환영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교황과 교황청의 개혁 메시지를 자신에게 적용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메디치/1만 4500원)어린이를 위한 교황 책도 나왔다. 가톨릭출판사가 펴낸 「내 친구 호르헤」 (잔 페레고 지음/조반니 만나 그림/박소영 옮김/1만 원) 는 은은한 파스텔 색조의 그림이 마음을 평화롭게 하는 교황 전기다. 호르헤는 교황의 어릴 적 이름. 책은 여러 사물과 공간이 각자 자신과 관련된 교황 이야기를 들려주는 형식으로 눈길을 끈다. 화자가 사람이 아닌 것이다. 어린이를 위한 책 「내 친구 호르헤」 삽화. 교황의 오랜 지기로 아르헨티나에서 주교가 된 문한림 주교는 “이 책은 프란치스코 교황님처럼 예수님과 함께 살겠다는 진실한 마음만 있다면 어린이 여러분도 사제가 될 수 있고, 주교와 추기경, 그리고 교황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며 추천했다. 그림책 「위대한 꿈을 꾸는 일을 두려워하지 마세요」(줄리아 오레키아 그림/송순섭 옮김/김원석 감수/밝은미래/1만 2800원)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를 모았다. 어린이들에게 전하는 교황 메시지를 담은 책으로는 유일하다. “…기도는 아주 쉽고 간단한 것입니다. 서로를 위해 기도하세요. 가정에서 하는 기도는 그 가정을 단단하게 묶어줍니다.” (본문 중에서) 「안녕하세요, 프란치스코 교황님!」(폴 해리스 지음/안주영 옮김/손호빈 신부 감수/키즈엠/1만 원)은 교황의 어린 시절과 교황이 되기까지 과정, 가톨릭교회 변화를 이끌며 검소한 삶을 실천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현재 모습을 다양한 사진과 함께 만나게 해준다. 40여 쪽의 짧은 분량으로, 지루할 틈 없이 재미있게 금세 읽힌다. 남정률 기자 njyul@pbc.co.kr 백영민2014.07.29
![[출판] 뿌리를 내려라- 그리스도께 뿌리 내려 믿음의 열매 맺어라](//cpbc.co.kr/CMS/newspaper/2013/08/rc/470840_1.1_titleImage_1.jpg)
[출판] 뿌리를 내려라- 그리스도께 뿌리 내려 믿음의 열매 맺어라수원 분당성요한본당 방효익 신부, 주보 글 엮어 이상적 공동체상 제시 뿌리를 내려라(방효익 지음/하상출판사/1만 2000원) 수원교구 분당성요한본당 주임 방효익 신부가 본당 주보에 썼던 글을 엮어 펴낸 책이다. 방 신부는 2010년부터 분당성요한본당 주임으로 사목하면서 느꼈던 점을 솔직담백하게 풀어나갔다. 공동체 규모가 크다 못해 거대하다는 분당성요한본당으로 소임 받았을 때 부족한 자신을 돌아보며 한숨을 푹푹 내쉬었다는 방 신부는 교회 공동체가 갖추어야 할 덕목으로 이야기를 시작하며 이상적인 교회 공동체상을 제시했다. "신앙 공동체에는 반드시 다음의 세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성체 안에 하나가 되어 기도하는 이들이 우선 하느님 곁에 머물러 있어야 하며, 다른 하나는 하느님의 말씀을 선포할 수 있어야 하고, 마지막 조건으로 악을 단호하게 떨쳐 버릴 수 있어야 한다(마르 3,14-15). 신앙 공동체 안에 이 세 가지 조건이 갖춰지지 않으면 하느님의 뜻이 아니라 늘 목소리 큰 사람의 말이나 의지가 작은 공동체의 법이 되고, 하느님 말씀을 선포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랑만 일삼게 된다"(36쪽). 그는 "신앙 공동체가 갖춰야 할 세 가지 조건을 무시한다면 그것은 교회 공동체가 아니라 동호회나 계모임과 같은 사교적 공동체일 뿐"이라고 단호하게 말한다. 신자들이 진정한 신앙공동체를 형성할 수 있도록 이끌었는지에 대한 자기 반성도 잊지 않았다. 방 신부는 신자들을 향해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았다. 1만 7000명이나 되는 본당 신자들 가운데서 봉사자를 찾기 어려운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이 진하게 배어 있다. 성경과 주일미사, 기도만이 신앙생활의 전부가 아니라고 말한 방 신부는 하느님 은총과 짝을 이루는 덕을 쌓기 위해서는 봉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사실 봉사자 기근 문제는 분당성요한본당만의 문제가 아니기에 그리스도인으로서 봉사의 의미를 일깨우는 방 신부 글은 모든 사목자와 신자들이 두고두고 새겨들을 만하다. "하느님께 대한 사랑 때문에 하느님의 이름으로, 그리고 마음에서 우러나온느 정으로 이웃을 위해 재능과 시간을 나누어 준다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그리고 그런 희생을 통해 하느님께서 주시는 은총이 얼마나 큰지 진정 체험해 본 사람만이 그 맛을 알 수 있다"(103쪽). 이 밖에도 방 신부는 성체신심, 신앙, 과학과 믿음에 관한 다양한 주제의 글들을 통해 신자들이 신앙생활의 기쁨을 맛보도록 초대한다. 그는 "신앙의 해를 맞아 신자들이 그리스도께 '뿌리를 내려' 믿음의 의미가 무엇인지 잘 깨닫고 살았으면 한다"며 신자들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은 던졌다. △누구를 믿는가 △왜 믿어야 하는가 △어떻게 믿고 있는가. 답은 우리 자신의 몫이다. 박수정 기자 catherine@pbc.co.krcpbc2013.08.27
![[출판]책꽂이- 십자가의 성 요한 영성 입문 등](//cpbc.co.kr/CMS/newspaper/2013/09/rc/475023_1.2_titleImage_1.jpg)
[출판]책꽂이- 십자가의 성 요한 영성 입문 등 십자가의 성 요한 영성 입문 (페데리코 루이스 살바도르 신부 지음/이종욱 신부 옮김/기쁜소식/5000원) 십자가의 성 요한 영성 분야에 세계 최고 권위를 가진 신학자 페데리코 루이스 살바도르(스페인, 맨발 가르멜 수도회) 신부가 쓴 책이다. 십자가의 요한 성인의 영성을 성인의 생애와 살아온 환경, 저서 등을 통해 살펴봤다. 신비가이자 신학자로서 세운 성과와 후대에 미친 영향은 물론 성인 작품에서 드러나는 어법과 문체의 특징, 상징의 의미 등을 다뤘다. 성인은 하느님과 일치하는 길로 나아가기 위해 실존, 사랑, 고통, 죽음, 영성생활 등에 관한 문제를 끊임없이 탐구했다. 가르멜회 영성을 소책자 분량으로 담아 알기 쉽게 소개하는 '가르멜의 향기' 시리즈 두 번째 권이다. 크리스토퍼 하루 3분 묵상 (제임스 켈러 지음/염봉덕 옮김/가톨릭출판사/1만 2000원) 예화, 성경말씀, 기도로 구성된 짧은 묵상글 모음집이다. 예화로 마음의 문을 열고, 성경 말씀을 통해 마음가짐의 방향을 제시해주고, 그 마음을 기도로 다짐하게 한다. 저자 제임스 켈러(1900~1977, 미국) 신부는 '하루에 3분 묵상' 시리즈를 발간하며 믿음과 영성에 목마른 현대인들의 갈증을 풀어줬다. 이 책은 한국어로 번역된 시리즈(3~7권) 가운데 독자들에게 가장 사랑받았던 글들만을 모아 새롭게 출판한 것. 매일의 삶에서 하느님을 되새기고 묵상하도록 이끈다. 크리스토퍼는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고 매일의 생활에서 실천하는 사람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유기농을 누가 망치는가-소비자를 위한 유기농 가이드북 (백승우 외 4인 지음/시금치/1만 1000원) 유기농산물 소비는 점차 늘고 있지만 유기농사꾼들은 점점 더 힘들어진다고 아우성이다. 생산자와 소비자 간 괴리는 어디서 오는 것일까. 책은 생산자와 소비자의 왜곡된 의사소통과 소원한 관계에서 그 원인을 찾고 대안을 제시한다. 유기농업을 온전히 알고 소비한다면 유기농업이 우리농업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저자들은 농사꾼을 비롯해 국제유기심사원, 도시농부, 생협활동가, 환경운동가로, 농산물의 생산과 유통, 유기농 인증과정, 유기농산물 소비의 필요성과 생태주의 등에 대해 두루 소개한다. 유기농업의 발전은 생산자가 아닌 소비자 손에 달려 있다. 세 번째 집 (이경자 지음/문학동네/1만 2000원) 북한이탈 여성 성옥의 이야기를 통해 북한이탈주민 문제를 세밀히 다룬 소설이다. 1973년 등단한 이래 한무숙문학상, 아름다운 작가상, 고정희상 등을 수상하며 위기에 처한 존재들의 삶을 그려내는 데 주력해온 이경자(안나) 소설가의 신작. 작가는 북한이탈주민 성옥과 집 짓는 남자 인호의 사랑을 통해 삶의 의미와 집에 관한 철학을 차분한 목소리로 전해준다. 이어 또 다른 북한이탈주민 명숙과 혜교, 남혁을 통해 이 시대를 살아가는 다양한 유형의 북한이탈주민 삶을 탁월하게 형상화해낸다. 결국 집이란 작은 육신을 누이고 숨 쉴 수 있는 공간이면서, 영원히 그리운 정신의 고향이다. 자동차와 거짓말 (오종훈 지음/클/1만 4000원) 20년 경력의 자동차 전문기자 오종훈(노엘)씨가 직접 경험하고 취재해 밝히는 자동차 업계의 '달콤한 거짓말, 불편한 진실'이다. 오씨는 자동차를 사고팔고, 보험 들고, 수리하는 모든 과정에 거짓이 늘 함께 있다고 주장한다. 많은 정보가 쏟아지지만 소비자들 눈과 귀를 가리는 정보가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운전자들이 흔히 속는 영업사원의 거짓말, 중고차에 관한 거짓말, 자동차보험에 관한 거짓말, 자동차 정비에 관한 거짓말을 구체적 예를 들어가며 거짓 정보를 골라주고 해결책을 알려준다. 오로지 소비자의 입장에서 소비자만을 생각하며 쓴 책이다. 박수정 기자 cpbc2013.09.24
![[책으로 읽는 영성] 32. 로마의 어릿광대(하)](//cpbc.co.kr/CMS/newspaper/2013/05/rc/453222_1.0_titleImage_1.jpg)
[책으로 읽는 영성] 32. 로마의 어릿광대(하)기도는 자기 반성이 아닌 하느님과의 대화(헨리 나웬 지음/가톨릭대학교출판부) 사도 바오로에게 기도는 숨을 쉬는 것과 같았다. 기도는 삶의 한 부분이 아니라 삶 전체였고, 잊어서는 안 되는 어떤 것이 아니라 우리 마음에 항상 간직해야 하는 것이었다. 사도 바오로는 자주 기도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중단하지 말고 기도하라고 단호히 말했다. 낮이나 밤이나, 슬플 때나 기쁠 때나, 일할 때나 놀 때나 기도하기를 당부했다. "끊임없이 기도하십시오. 모든 일에 감사하십시오.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살아가는 여러분에게 바라시는 하느님의 뜻입니다"(1테살 5,17-18). 끊임없이 기도하는 것은 하느님과 끊임없이 대화하는 것이다. 이는 우리 삶의 방향을 바꿔 예수님을 따르도록 도와준다. 헨리 나웬 신부는 기도가 자기 반성이 되는 것을 경계했다. "자기 반성이 긍정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지라도, 우리 자신의 생각과 느낌, 감정의 복잡한 관계 안에 우리를 끌어들여 우리가 더 많은 편견을 갖도록 유도한다. 기도는 우리 자신의 생각과 느낌에 대한 분석이 아니라 우리를 끊임없이 대화에 초대해 주시는 분의 목소리를 조심스럽게 경청하는 것이다." 끊임없는 기도가 삶이 되려면 훈련이 필요하다. 매일 기도 시간과 장소를 따로 정해 놓는 습관은 매우 중요하다. 나웬 신부는 "끊임없는 기도는 단순히 원한다고 자동으로 얻어지거나, 어쩌다 한 번 기도함으로써 쉽게 얻어지는 생활양식이 아니다"고 했다. 우리가 몸과 마음을 다해 하느님 현존 안으로 들어가는 연습을 매일 하지 않으면, 우리 삶 전체를 기도로 만드는 일은 그저 꿈꾸는 이상일 뿐이라는 것이다. 기도에 세심한 정성을 쏟고 적절한 훈련을 수행한다면, 우리를 산만하게 만들고 어지럽히는 많은 생각이 하느님을 향한 찬양으로 변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잘 훈련된 기도의 공통점은 모든 초점이 오로지 하느님께만 향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그럴 때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모든 것을 알고 계시며 그분께 숨길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기쁜 확신이 뒤따른다. "정녕 당신께서는 제 속을 만드시고 제 어머니 배 속에서 저를 엮으셨습니다. 제가 오묘하게 지어졌으니 당신을 찬송합니다. 당신의 조물들은 경이로울 뿐. 제 영혼이 이를 잘 압니다"(시편 139편). 박수정 기자 catherine@pbc.co.krcpbc2013.05.14
![[20세기를 빛낸 신학자들]<16>한스 큉(상)](//cpbc.co.kr/CMS/newspaper/2013/09/rc/471941_1.1_titleImage_1.jpg)
[20세기를 빛낸 신학자들]한스 큉(상) 교회 기초는 제도 조직 아니라 그리스도 신앙의 고백 열정과 논쟁의 신학자한스 큉(Hans Kung, 1928~ ) 신부는 광범위하고 다양한 신학적 연구를 열정적으로 수행하면서 많은 저서를 집필한 신학자다. 우리 시대에 중요하게 부각된 거의 모든 신학적 주제를 탐구해 신론, 그리스도론, 교회론, 종말론, 신학적 방법론, 세계 윤리, 세계 종교들, 그리고 종교와 문학의 관계를 다룬 저작을 남겼다. 큉의 저서가 세계 주요 언어로 번역되고 수많은 사람에게 읽히면서 그는 전 세계적으로 알려진 신학자가 됐다. 우리말로 번역된 단행본만 해도 스무 권에 가깝다. 그는 또 다른 이유에서 세상의 주목을 받게 되는데, 신학적 이견 때문에 교회 교도권과 공개적인 갈등과 마찰을 빚은 것이다. 이에 따라 그를 평가하는 관점도 열렬한 지지와 격렬한 비판으로 엇갈린다. 이런 맥락에서 1993년 그의 65세 생일을 기념하기 위해 출판된 신학 논총에서 "한스 큉은 20세기 신학에서 하나의 독특한 현상"이라고 평가한 것을 이해할 수 있다. 한스 큉 신부의 생애를 단계별로 살펴보면서 그의 신학이 어떻게 전개됐는지를 조명해본다. 한스 큉은 1928년 스위스 수르제에서 태어나 루체른에 있는 김나지움(인문계 중등교육기관)에서 수학했다. 전통적인 가톨릭 분위기에서 성장했던 큉에게 김나지움 교육은 근대 문학과 예술은 물론 근대 정신 전체에 열린 자세를 갖게 해줬고, 같은 학교에서 수학하는 개신교, 유다교 학생들 간 교류를 가능케 해줬다. 이런 교육은 나중에 큉이 근대 정신과 화해를 추구하고, 적극적으로 교회일치와 타 종교와 대화를 모색하는 방향으로 자신의 신학을 전개하는 데 씨앗이 됐다. 1948년 김나지움을 졸업한 큉은 교황청 그레고리오대학에 진학해 1955년까지 철학 과정과 신학 과정을 이수한다. 이 기간 예수회가 운영하는 독일어권 신학생을 위한 신학원 '게르마니쿰'에 머물면서, 트리엔트공의회(1545~1563) 정신에 따른 엄격한 사제 양성 교육을 받는다. 그는 처음에 당시 신스콜라 신학과 규율에 철저히 순응하는 자세로 임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교황청과 신학의 경직성, 신학원의 일부 융통성 없는 규율에 의문을 품으면서 비판의식을 갖게 됐다고 고백한다. 로마에서 교육이 끝날 무렵인 1954년 큉은 사제품을 받는다. 로마에서 신학 기본 과정을 마친 큉은 프랑스 파리로 자리를 옮겨 소르본대에서 신학박사 학위를 취득한다(1955~1957). ▨개신교 신학 거장 칼 바르트와 의화론 큉의 박사학위 논문 「의화론」은 스위스 출신 20세기 개신교 신학의 거장 칼 바르트(K.Barth, 1886~1968)의 의화론과 트리엔트공의회에 나타난 가톨릭의 의화론을 비교한 것이다. 큉은 이 논문에서 두 의화론이 근본적으로 일치하며, 차이는 교회 분열을 일으킬 만큼 큰 것이 아님을 밝혀냈다. 가톨릭과 개신교 벽이 아직 매우 높았던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전 상황을 고려할 때, 종교개혁 시발점이 됐던 의화론에서 양편의 의견 일치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주장한 큉의 논문은 신학계에서 비상한 주목을 받게 된다. 칼 바르트는 큉의 논문에 "만일 당신이 당신 논문의 두 번째 부분에서 로마 가톨릭교회의 가르침이라고 전개한 의화론이 실제로 로마 가톨릭교회의 가르침이라면, 나는 나의 의화론과 당신의 의화론이 일치한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습니다"라며 매우 긍정적인 답변을 보냈다. 한편 칼 라너(K.Rahner, 1904~1984) 신부는 큉의 의화론이 가톨릭의 통상적인 신학에서 벗어나는 면이 있긴 하지만, 전반적으론 가톨릭 의화론에 속한다고 평가했다. 큉은 칼 바르트가 타계할 때까지 그와 신학적, 인간적 교류를 지속했다. 큉 스스로 바르트에게 받은 신학적 영향을 다음과 같이 요약한다. △바르트의 용어로 '인간과 하느님 사이의 소위 무한한 차이'라고 표현되는 하느님께 대한 엄청난 경외심 △'항상 더 크신 하느님'은 결정적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자신을 계시하셨다는 사실 △인간은 이 계시 사건을 '오직 신앙을 통해서 적합하게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와 교회론 연구 한스 큉은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스위스 루체른으로 돌아와 한 성당에서 1년 반(1957~1959) 보좌신부를 지낸 뒤 본격적으로 학문 활동을 시작한다. 독일 뮌스터대 가톨릭 신학부에서 교의신학 조교로 있다가 1960년 독일 튀빙겐대 가톨릭 신학부 교수로 초빙받아 부임했다. 1964년에는 동 대학 부설로 새로 설립된 교회일치신학연구소 소장 직책을 겸임했다. 큉은 같은 대학의 개신교 신학부 교수들, 특히 신약성서학자 에른스트 캐제만(E.Kasemann, 1906~1998)과 만남을 통해 역사-비평적 성서주석학을 적극 수용하게 되는데, 이는 향후 큉의 신학, 특히 교회론과 그리스도론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큉의 튀빙겐대 교수 부임 2년 후인 1962년 10월 제2차 바티칸공의회가 열렸고, 그는 공의회 신학 자문위원으로 활동한다. 이 시기 그는 교회론에 집중하며 「공의회와 재일치. 쇄신, 일치에로의 부름」(1960), 「교회의 구조들」(1962), 「공의회에서의 교회」(1963) 등을 출판했다. 큉의 교회론 연구는 1967년에 출간한 「교회」에서 정점을 이룬다(이 책의 축소판 「교회란 무엇인가」는 1978년, 원저는 2007년 우리말로 출판됐다). 그는 역사-비평적 성서주석학의 연구를 종합한 역사적 예수의 모습을 근거로 교회를 이해하고자 했다.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신앙인 공동체로서, 무엇보다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이 교회의 본질적 요소다. 교회 기초를 이루는 것은 고유한 예식이나 제도, 특정한 직무를 포함한 고유한 조직이 아니라 오로지 예수를 그리스도로 믿는 고백이다. 예수의 핵심 관심사는 하느님 나라였다. 따라서 예수를 그리스도로 믿는 신자 공동체인 교회는 당연히 하느님 나라의 선포를 이어가야 한다. 교회는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는 전령(傳令)으로서, 하느님 나라에 철저히 봉사해야 한다. 교회는 자신이 아니라 종말에 최종적으로 완성되는 하느님 나라를 선포해야 하고, 강제와 무력을 배제한 헌신적 봉사를 수행하며, 죄를 멀리하더라도 결코 죄인을 내치지 않는 자비의 공동체가 돼야 하고, 자신의 업적에 의존하지 말고 철저히 하느님을 신뢰하고 순종하는 공동체가 돼야 한다. 큉은 교회가 신앙인 공동체임을 강조함으로써 교회를 교계제도와 동일시했던 공의회 이전 시각을 극복하고자 했다. 그는 이런 맥락에서 과거에 소홀히 다뤄졌던 모든 신자의 보편 사제직을 부각시킨다. 또한 교계 직무는 성령의 다양한 카리스마 중 하나로서 교회 공동체 전체를 위한 봉사 직무로 이해한다. 교황직에 관해서는 교회론 마지막 부분에서 다루면서 그것은 교회 일치를 위한 봉사로서, 교황 수위권은 법적 권력이나 지배가 아니라 '봉사 수위권''사목 수위권'이 돼야 한다고 역설한다. 20세기 교회론의 대가 콩가르(Y.Congar, 1904~1995) 추기경은 큉의 교회론이 이룩한 가장 큰 공헌은 바오로 신학에 근거해 교회의 카리스마적 차원을 부각시킨 것이라고 평가한다. 또한 과거의 교회론이 교회를 가시적인 머리인 교황으로부터 연역해서 생각했지만, 큉이 교회 발달에 대해 먼저 관심을 두고, 교계제도와 교황을 마지막에 다룬 것은 정당하다고 인정한다. 하지만 콩가르는 큉이 교회 전통과 직무에 대해 충분하게 고려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교부들의 교회론이나 교회의 성사적 측면이 거의 언급되지 않았고, 교회 전체의 사도적 계승만을 강조한 나머지 교회 직무자를 통한 사도적 계승의 측면은 소홀했다는 것이다. 바로 이런 측면에서 큉의 교회론에 찬성 못지않은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도 컸다. 비판의 목소리에는 교황청 신앙교리성도 포함돼 있었다. 1967년 12월 교황청 신앙교리성은 조사를 위한 '대화'가 있기 전에 이 책의 보급과 번역을 금지한다고 통보했고, 그 다음 해 9월 큉을 소환했다. 하지만 큉은 공정한 '대화'를 위한 조건이 선결돼야 응할 수 있다고 주장함으로써 의견조율을 위한 양편의 협상이 시작됐다.교황 무류성 논쟁 큉은 「교회」에서 전개한 교회론의 실천적이며 비판적 측면을 1968년 「진실성, 교회의 미래를 위하여」에 담아 출간했다. 제1차 바티칸공의회의 교황 무류성 교의 선포 100주년을 맞아 1970년 출간한 「무류라고? 하나의 질문」에서 그의 비판은 실천을 넘어 교의 문제로 향한다. 큉의 입장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인간의 유한성과 역사성 때문에 무류적 문장이나 표현은 있을 수 없다. 절대적 무류성은 오직 하느님에게만 속하는 것으로서 공의회도, 교도권도 무류적 문장을 만들 수 없다. 교회가 진리 안에 머물러 온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을 무류적 문장이나 제도와 결부시킬 필요는 없다. 교회는 인간들의 오류에도 불구하고 그리스도의 약속 덕분에 복음의 진리 안에 유지된다.' 큉의 주장은 가톨릭 신학계에서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대표적으로 칼 라너는 1971년 한 신학 잡지 기고문을 통해 단호한 반대 의견을 밝힌다. 교회가 하느님 계시 진리를 올바로 이해하고 그것을 개념이나 문장을 통해 참되게 전달할 수 있다는 점을 큉이 부정한 것이라고 비판하면서, '자유주의적 프로테스탄트'나 '회의적 철학자'와 다를 바가 없다고 공격한다. 같은 해에 신앙교리성은 조사 대상에 「무류라고? 하나의 질문」<사진>도 추가했고, 독일 주교회의도 이 책에 대한 반대 성명을 발표했다. 손희송 신부(서울대교구 사목구장, 가톨릭대 교의신학 교수) ▲1986년 사제 수품(서울대교구) ▲1992년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대 신학 박사학위 과정 수료 ▲1996년 가톨릭대 대학원 교의신학 전공. 신학박사 ▲저서 : 「일곱 성사, 하느님 은총의 표지-성사 각론」, 「우리는 혼자가 아닙니다」, 「주님은 나의 목자」 등 ▲번역 : 「희생양은 필요한가?-성경에 나타난 폭력과 구원」 cpbc2013.09.03
![[출판]2012년 출판계를 돌아보다](//cpbc.co.kr/CMS/newspaper/2012/12/rc/435166_1.0_titleImage_1.jpg)
[출판]2012년 출판계를 돌아보다하느님 말씀으로 이끄는 성경 서적 풍성 2012년 올 한 해 출판계에는 성경 관련 서적들이 다양하게 선보여 신자들이 하느님 말씀에 한 걸음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안내했다. 요한복음 해설서 「비참과 자비의 만남」(바오로딸), 「요한복음 그 산에 오르다」(사람과 사랑), 「성경말씀 맛들이기-구약성경」(기쁜소식), 「공관복음서와 사도행전」(바오로딸) 등이 출간됐다. 또 「성경 인물에게 배우는 나이듦의 영성」(바오로딸)과 「오정희의 이야기 성서」(여백), 「성경의 노래」(바오로딸) 등은 성경 해설서의 폭을 넓혔다. 유명 저자들의 저서도 잇달아 발간됐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나자렛 예수」 시리즈 3권을 올해 마무리지었고, 차동엽 신부는 「주님의 기도」로 독자들과 만났다. 황창연 신부는 환경 에세이 「북극곰! 어디로 가야 하나?」로 가톨릭 매스컴상 출판부문상을 받기도 했다. 전 제주교구장 김창렬 주교는 「은수잡록」(가톨릭출판사)으로, 한국교회 석학 정의채 몬시뇰은 「인류공통문화 지각 변동 속의 한국」 등을 통해 교회와 사회를 향해 어른의 목소리를 냈다. 이 밖에도 원전과 풍부한 사료를 담은 「세계교회사여행」(1ㆍ2권/가톨릭출판사)이 호평을 받았고, 「하느님과 얼굴을 맞대고」(위즈앤비즈)ㆍ「희망과 기도」(여백)ㆍ「기도와 관상」(분도출판사) 등 기도 관련 서적 출간도 꾸준했다. 그렇다면 올 한 해 교계 출판사마다 어떤 책이 가장 많이 팔렸을까. 가톨릭출판사가 발간한 가톨릭 청년교리서 「YOUCAT」은 10월 시작된 신앙의 해 열풍에 힘입어 출간 두 달 만에 출판사 올해의 베스트셀러가 됐다. 정기적으로 「YOU CAT」 공부모임을 갖는 본당이 점차 느는 추세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청년들이 함께 모여 「유캣」을 공부하며 신앙을 나누길 바란다"고 당부한 바 있다. 「가톨릭교회교리서」를 청년 눈높이에 맞게 제작한 이 책은 30개 나라에서 200만 권이 넘게 팔린 세계적 베스트셀러다. 두 번째로 많이 팔린 책은 김창렬 주교의 「은수잡록」. 올해 설립 50주년을 보낸 분도출판사에서는 50주년 기념도서로 선보인 「성경역사지도」가 가장 많이 팔렸다. 전면 컬러로 나온 이 책은 성경에 나온 지역에 관한 상세한 해설을 곁들인 지도는 물론 등장인물 이동경로, 풍부한 자료사진 등으로 '성경 옆에 둬야 할 첫 책'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정가 9만 5000원이라는 높은 가격에도 기꺼이 독자들 지갑을 열게 했다. 베스트셀러 2위는 역시 50주년 기념도서 중 하나인 노르베트르 베버 아빠스의 1911년 한국 기행기 「고요한 아침의 나라」다. 바오로딸에서는 십자성호, 성수, 수호천사, 화살기도 등 가톨릭교회 아름다운 전통과 신심의 의미를 일깨워준 「가톨릭 신앙의 40가지 보물」이 독자들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다. 명망있는 개신교 신학자였던 저자 스콧 한(55, 미국) 박사는 미사에 매료돼 가톨릭으로 개종했다. 가톨릭 신앙에 담긴 성경적ㆍ역사적 의미를 쉽고 명료한 해설로 풀어냈다. 두 번째로 사랑받은 책은 신앙의 해를 기념해 최근 발간된 교황 베네딕토 16세 저서 「나자렛 예수」다. 생활성서에서는 8남매를 키우는 아버지(전문석 레미지오)의 신앙일기 「최고의 선물」이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다. '8남매 하상이네 신앙 일기'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10가족이 신앙으로 똘똘 뭉쳐 사는 모습을 담고 있다. 아이 한 명 낳기도 버거워하는 요즘, 자녀 여덟 명을 낳아 성가정을 이뤄가는 여정이 생생히 펼쳐진다. 결론은 자녀는 하느님 최고의 선물이라는 것. 2위는 이현주 목사가 쓴 「하루기도」. 성바오로에서는 오상의 성 비오 신부(1887~1968, 이탈리아 카푸친 작은형제회) 어록을 정리한 「평화를 누리십시오」가 가장 많이 팔렸다. 성 비오 신부의 위로와 용기의 말을 담은 이 책은 최근 우리 사회를 강타한 힐링 열풍을 반영한다. 두 번째로 많이 팔린 책은 고독을 다룬 책 「고독하되 고독하지 않게」. 박수정 기자 catherine@pbc.co.kr박수정2012.12.18

찍고, 듣고, 맛보고 즐기며 환경 소중함 깨달아바오로딸출판사, 「북극곰! 어디로 가야 하나?」출간 기념 생태피정"온 가족이 모여 환경문제를 생각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계기가 됐습니다. 우리 가족 모두 작은 실천을 통해 환경보호에 동참하자고 결심했습니다." "신부님 책을 읽으면서 환경문제 심각성을 깨달았습니다. 자연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겠습니다." 9월 21~23일 강원도 평창 성필립보 생태마을에서 열린 '생태피정'에 참가한 이들은 한목소리로 환경보호에 앞장설 것을 다짐했다. 이번 생태피정에 참가한 이들은 바오로딸출판사가 황창연(수원교구, 성필립보 생태마을 관장) 신부 환경에세이 「북극곰! 어디로 가야 하나?」 출간을 기념하며 개최한 '북극곰! 어디로 가야하나? UCC 공모전' 당선자다. 「북극곰…」은 다양한 환경문제를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며, 환경문제 심각성뿐만 아니라 환경의 아름다움과 소중함을 일깨운 책이다.생태피정 참가자들이 단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바오로딸출판사는 6~7월 환경 캠페인으로 '북극곰! 어디로 가야하나? UCC 공모전'을 열고 독자들이 책을 읽는 데서 그치지 않고 환경 UCC를 만들어 환경의 소중함을 널리 알리도록 독려했다. 황 신부는 공모전 개최를 환영하며, 당선자 전원에게 성필립보 생태마을 피정 초대를 약속했다. 공모전에는 초등학생부터 70대 어르신 등 다양한 연령대가 응모했고, 가족 단위 응모자와 미신자도 많아 눈길을 끌었다. 당선작은 모두 15작품이지만 이번 피정에서는 피정에 참가한 당선자 작품 12개가 소개됐다. 책을 읽고 난 소감, 일상에서 손쉽게 실천할 수 있는 환경운동 사례, 아름다운 자연풍경 등을 사진과 동영상으로 꾸며 환경에 관한 관심을 호소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부모와 함께 북극곰 그림을 그리고, 가족사진을 활용한 UCC '북극곰을 찾아서'를 만든 한승훈(티모테오, 초5, 안동교구 울진본당)ㆍ유진(실비아, 초1) 남매는 "빙하가 녹아 북극곰이 살 수 없게 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슬펐다"며 "전기를 절약하면서 환경을 살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고령 당선자 박상규(70, 서울 연신내본당)씨는 북한산 숲해설가로 활동하면서 찍은 숲 사진을 UCC로 만들어 숲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를 소개했다. 박씨는 "책을 읽으면서 예언자적 목소리를 내는 신부님 지식과 영성에 놀랐다"면서 "환경오염이 심각하지만 모든 사람이 함께 노력하면 환경을 살릴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됐다"고 했다. 바오로딸 수녀들 역시 UCC 제작에 동참해 쌀뜨물로 화분에 물주기, 안 쓰는 전기제품 플러그 뽑기 등 수녀원에서 실천하는 다양한 환경운동을 보여줬다. 바오로딸출판사 홍보책임 주민학(베르나데트) 수녀는 "작은 불편이 큰 변화를 만들어가는 것임을 느꼈다"면서 "성필립보 생태마을에서 아름다운 자연을 직접 느끼며 환경에 대해 나눌 수 있어 기쁘다"고 했다. 생태피정은 UCC 공모전 당선작 상영 및 나눔, 환경강의, 두부 및 인절미 만들기, 고추따기, 미사 등으로 진행됐다. 황 신부는 UCC 공모전 당선자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자연을 지키며 건강하고 밝은 사회를 만드는 데 함께 노력하자"고 말했다. 황 신부는 "UCC를 보며 많은 감동을 받았고, 앞으로 책을 더 잘 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자연이 행복해야 나도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고, 아름다운 세상을 가꾸는 데 앞장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수정 기자 catherine@pbc.co.kr박수정2012.09.25
![[가톨릭 여성운동 단체를 소개합니다] (2)막달레나 공동체](//cpbc.co.kr/CMS/newspaper/2013/04/rc/451074_1.0_titleImage_1.jpg)
[가톨릭 여성운동 단체를 소개합니다] (2)막달레나 공동체성매매로 상처받은 여성들의 보금자리막달레나 공동체가 2010년 성매매 여성 등 소외된 여성을 위해 문을 연 국수전문점. 서울시 지원을 받아 사회적 기업으로 운영했지만, 자금난으로 현재 문을 닫은 상태다. 평화신문 자료사진 막달레나공동체(대표 이옥정)는 1985년 이옥정(콘세크라타) 대표와 문애현(메리놀수녀회) 수녀가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도움으로 서울 용산에 성매매 피해여성을 위한 지원 단체 '막달레나의 집'을 설립하면서 출발했다. 당시 막달레나의 집은 말로만 '집'이었지 식당 건물 2층에 화장실도 없는 방 한 칸이 전부였다. 그러나 마음 붙일 곳 없던 여성들에겐 더없이 소중한 보금자리였다. 이곳을 거쳐 간 성매매 여성들은 막달레나의 집을 △힘들 때 안기고 싶은 집 △나를 존중해주는 집 △내 인생 최고의 날이 일어난 집 △꿈꾸지 못했던 것을 꿈꿀 용기를 준 집 △첫 아기를 낳았을 때 친정엄마보다 더 먼저 생각났던 집으로 기억한다. 막달레나공동체는 우리나라 최초로 성매매 여성을 위한 실천의 걸음을 뗐다. "막달레나공동체는 성매매로 상처받은 이들의 행복과 삶의 권리에 주목하며 나눔, 존중, 상생을 통한 희망의 역사를 추구한다. 하느님의 형상을 닮은 인간으로서 당당히 살아갈 수 있도록 여성들의 다양한 삶의 역사와 권리에 대해 끊임없이 연구한다. 성매매 경험자에 대한 사회적 낙인에 대항하며 이들의 잠재력과 강점개발에 집중한다"는 것이 설립 목적이다. 성경에서 '마리아 막달레나'는 일곱 마귀에 들렸던 여인이다. 사람들에게 멸시당하며 가장 천대받았지만, 예수님껜 가장 사랑받았다. 예수님께선 부활 후 막달레나에게 제일 먼저 나타나셨다. 막달레나는 나자렛 예수를 만나 용서와 치유를 경험하고 가장 깊은 사랑을 드린 존재다. 성매매 여성을 위한 공동체를 '막달레나의 집'으로 이름 지은 것은 성매매 여성들이 막달레나 성녀처럼 잃었던 희망을 다시 가꾸고 절망 속에서 실낱같은 빛 한줄기를 찾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막달레나공동체는 성매매 피해 여성 긴급 상담 및 구조, 생활상담, 법률과 의료 지원에 앞장섰다. 성매매 종사자와 용산지역 저소득층 자녀를 위한 '베론글방'을 운영했고, 국내 처음으로 노령ㆍ장애 성매매 여성 지원 시설 '보듬네'를 설립했다. 성매매 방지에 목소리를 높이며 여러 단체와 연합해 다양한 활동을 벌였다. 1985년 전국 성매매 관련 단체와 개인을 모아 '성매매 근절을 위한 한소리회'를 결성, 성매매 실태와 피해 상황을 알리는 데 이바지했다. 1999년에는 대통령 직속 여성특위 지원으로 한소리회와 함께 다큐멘터리 '성매매 거리에서 쓴 꿈에 관한 보고서' 제작에 참여해 성매매 문제를 알리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성매매 여성의 사회 복귀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보급하는 데도 적극 나섰다. 막달레나공동체가 만든 '성매매 여성의 인간 관계 개선 훈련' 프로그램은 1999년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우수 프로젝트로 선정되기도 했다. △전ㆍ현직 성매매 여성 필드워커 양성을 위한 동료 교육 프로그램 △10대 성매매 유입방지를 위한 가출청소년 파일럿 상담 사업 △전ㆍ현직 성매매 여성의 직업 전환을 성한 훈련 시스템 운영 및 모형화 개발 사업 등을 진행했다. 이 밖에도 강연, 출판, 영상물 제작 등을 통해 성매매 여성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데 헌신했다. 막달레나공동체는 앞으로 성매매 경험을 가진 장애ㆍ중장년ㆍ노년 여성에 대한 지원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여성들 자립에 가장 필요한 주거 공간 마련 사업을 지속하며, 탈성매매 여성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회를 제공할 할 것이다. 정리=박수정 기자 catherine@pbc.co.kr퇴사자22013.04.30
![[출판]혼돈의 시대 사랑과 생명으로 이끌어야](//cpbc.co.kr/CMS/newspaper/2012/12/rc/433656_1.0_titleImage_1.jpg)
[출판]혼돈의 시대 사랑과 생명으로 이끌어야정의채 몬시뇰, 신학적 바탕으로 국내외 인류문화 흐름을 가톨릭적 시각으로 설명인류공통문화 지각 변동 속의 한국(정의채 몬시뇰 지음/위즈앤비즈/2만 5000원) 대선을 앞두고 정국은 사분오열이다. 국민들은 지난 10년간 '진보와 보수 정권의 혼란'을 겪으며 삶이 더 팍팍해졌다고 아우성이다. 주위를 둘러봐도 마땅한 돌파구가 없어 보인다. 과거와 현재를 통찰하며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을 지닌 '어른'의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교회와 사회 원로이자 '20세기 가톨릭 최고 지성'으로 존경받는 정의채 몬시뇰(서울대교구 원로사목자)은 「인류공통문화 지각변동 속의 한국 1」에서 시대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고민하고 예언자적 목소리를 내는 어른의 지혜가 무엇인지 보여주고 있다. 정 몬시뇰은 책에서 노무현ㆍ이명박 정부의 공과(功過)를 살펴보고 9ㆍ11테러, 미국 및 유럽 재정위기, 아랍의 봄 등 세계사적 흐름을 폭넓게 다루며 세계 속 대한민국 위상을 점검한다. 이와 함께 생명문화와 사랑에 바탕을 둔 새로운 인류공통문화 창출을 제안하고 있다. 그간 방송과 신문, 강의를 통해 피력했던 정 몬시뇰 고견을 한데 모은 이 책은 신학적 배경을 바탕으로 국내외 인류문화의 흐름을 하느님 창조의지에 비춰 설명하고 있다. 이어서 발간될 2ㆍ3권에서는 한국 가톨릭교회 현실과 미래를 조망할 예정이다. 1권만 해도 800쪽에 가까운 방대한 분량이기에, 정 몬시뇰의 제안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3000년대, 가톨릭교회 역할 더욱 강조돼 흔히 종교와 사회를 성(聖)과 속(俗)으로 구분하지만, 정 몬시뇰은 이러한 이분법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리스도교 정통 교리에 근거해 성이든 속이든, 모두 거룩함 자체인 하느님에게서 창조된 것이기에 종교질서와 세상질서 모두 성(聖)에 속한다고 본다. 정 몬시뇰은 "사람들이 구별해 말하는 영적 질서와 물적 세계질서 모두 하느님 창조의지에 따라 유지, 발전돼야 하기에 두 질서가 올바로 서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21세기로 문을 연 3000년대는 하느님 창조계획의 새로운 단계가 실현되는 시기다. 3000년대를 이끌어갈 인류사조의 근본 흐름을 '사랑'과 '생명'에서 찾은 정 몬시뇰은 세계가 공생(共生)과 공조(共助), 공영(共榮)으로 나아갈 것을 주문하고 있다. 이처럼 사랑과 생명을 지향하는 시대에서 사랑의 화신인 가톨릭교회 역할은 절대적으로 강조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정 몬시뇰은 성직자들의 정치참여에 대해선 부정적이다. 사회생활 전반은 평신도 고유 영역임을 분명히 인식하며 정치권력과는 불원(不遠) 불근(不近)의 입장이어야 한다고 했다. #미래의 희망, 청년 젊은이들 문화를 대표하는 한국 대중가요(K-POP) 문화는 한류바람을 타고 누구도 생각지 못했던 새로운 문화 동력을 이끌어내고 있다. 대중문화뿐만이 아니다. 예술과 체육, 기술연구 분야에서도 우리나라 젊은이들은 세계를 한 손에 휘어잡는 담대한 능력을 자랑하고 있다. 물론 어두운 단면도 있다. 청년 실업률과 자살률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정 몬시뇰은 "청년들이 세계를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활로를 열어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더욱 높였다. 또한 하느님 창조계획의 시대적 실현을 위해 한국 젊은이 20만 명을 세계로 파견할 것을 제안했다. 세계를 위해 봉사하는 마음을 지닌 한국 청년들이 전 세계에 포진해 있다면,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민간외교가 이뤄진다는 것이다. #3000년대 인류문화의 중심은 아시아, 그리고 대한민국 정 몬시뇰은 3000년대 들어 인류문화의 중심이 서구에서 동양으로 옮겨 오고 있다고 했다. 가장 깊은 사상과 가장 오래된 종교를 발생시킨 아시아가 새로운 인류문화의 문을 열고 있다고 판단했다. 그런 의미에서 정 몬시뇰은 2년 전 우리나라에서 열린 G20 서울정상회의 의미를 높이 평가했다. 또 "새 천년대 중심 역할을 한국이 맡아야 한다는 사명을 하느님께로 받은 것"이라면서 우리나라가 사랑과 생명의 문화를 전파하며 세계 여러 나라에 모범이 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수정 기자 catherine@pbc.co.kr ▨출판기념회 열어 한편 정의채 몬시뇰 미수연을 겸한 「인류공통문화…」 출판기념회가 11월 27일 서울 로얄호텔에서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대주교와 이용훈(수원교구장)ㆍ유수일(군종교구장) 주교, 사제, 수도자를 비롯한 제자와 평신도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정 몬시뇰은 "올해가 미수(88살)인지도 몰랐는데 후배 사제들 덕분에 잔치까지 열게 됐다"면서 "생명을 주시고 지금까지 건강을 허락하신 하느님께 가장 감사드리며, 나이가 들수록 기도만이 유일한 힘이라는 것을 느낀다"고 기도를 부탁했다. 신학생 때 정 몬시뇰에게서 철학을 배웠다는 염수정 대주교는 축사를 통해 "강의를 들으며 몬시뇰님의 학문적 깊이에 감탄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난다"면서 "지금도 젊은이 못지 않은 열정을 가지신 몬시뇰님께서 앞으로도 우리를 이끌어주셨으면 한다"고 축하했다. 제자 이용훈 주교는 "신학과 철학ㆍ영성ㆍ사목ㆍ청소년 문제는 물론 인류가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해 정확한 분석과 이정표를 제시하시는 이 시대의 큰 어르신"이라고 스승을 기렸다. 이힘 기자 lensman@pbc.co.kr박수정2012.12.04

가톨릭 사회교리에 입각, 핵발전에 대한 교회 가르침 제시주교회의 가을 정기총회 주요 결정사항주교회의 추계정기총회에 참석한 주교들과 주교회의 사무처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최기산ㆍ장봉훈ㆍ이병호 주교, 김희중 대주교, 강우일 주교, 오스발도 파딜랴ㆍ염수정ㆍ조환길 대주교, 김지석ㆍ이기헌 주교. 가운데 줄 왼쪽부터 이성효ㆍ김종수ㆍ안명옥ㆍ김운회ㆍ이용훈ㆍ권혁주ㆍ유흥식ㆍ유수일ㆍ조규만ㆍ옥현진 주교. 뒷줄 왼쪽부터 이기락(사무처) 신부, 박현동 아빠스, 정신철ㆍ손삼석ㆍ황철수 주교, 류한영(이하 사무처)ㆍ변승식ㆍ이정주 신부. 임영선 기자 주교회의가 찬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핵(원자력)발전에 대한 가르침을 발표했다. 주교회의가 추계 정기총회에서 출판을 승인한 「핵기술과 교회의 가르침-핵발전에 대한 한국 천주교회의 성찰」은 △핵발전과 안전 △핵발전과 평화△핵과 교회의 가르침 △교회의 바람 등 9장으로 이뤄져 있다. 핵발전 찬성 측 주장을 먼저 소개하고 비핵ㆍ탈핵을 모색하는 반론, 핵기술ㆍ핵발전에 대한 교회 가르침과 우리 사회, 국민이 선택해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이와 관련, 주교회의 의장 강우일 주교는 17일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신자들이 책자를 통해 기술적ㆍ현실적으로 복잡한 문제를 스스로 이해하고 판단할 수 있도록 했다"면서 "가톨릭 사회교리에 입각해 교회가 핵기술과 관련된 문제들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제시하고, 교회와 세상이 추구해야 하는 근본적 가치에 대해 생각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핵발전에 관한 가르침을 비롯한 주교회의 가을 정기총회 주요 결정사항을 살펴본다. ▶핵발전에 대한 가르침 발표 이번 가르침 발표는 2011년 3월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결정적 영향을 끼쳤다. 사고 이후 비교적 안전한 기술이라고 여겼던 핵발전의 위험성이 알려졌고, 교회 내에서도 핵발전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다. 주교들은 2011년 11월 일본 센다이교구에서 '생태신학'을 주제로 열린 제17회 한일주교교류모임에서 핵발전을 비롯한 환경문제를 폭넓게 논의했다. 모임을 마치고 일본 주교단은 핵발전 폐지를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고, 한국 주교들은 개별적으로 지지 의견을 표명했다. 지난해 10월 열린 추계 정기총회에서는 한국천주교여자장상연합회가 탈핵ㆍ탈원전에 대한 주교회의 가르침을 요청했지만 입장 표명을 보류했다. 주교회의의 입장 발표가 자칫 정치적으로 해석돼 대통령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주교회의는 2010년 3월 춘계 정기총회 후 교회 가르침을 바탕으로 정부의 4대강 사업 추진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 후 정치적 논란에 휩싸인 적이 있다. 하지만 핵발전 문제는 특정 정파에 관계없이 찬반의견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 정치적 논란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강 주교는 "하느님께서 만들어주신 귀중한 보물인 자연을 온전히 지키면서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핵발전으로 인해 발생하는 방사성 폐기물을 후대에 무책임하게 물려주는 것은 미래세대에 불의를 저지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최근 2차 국가에너지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민관 합동 워킹그룹은 2035년까지 핵발전 전력생산 비율을 현재와 비슷한 수준인 22~29%로 유지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정책권고안을 발표했다. 이명박 정부가 2008년 수립한 제1차 국가에너지 기본계획(핵발전 설비 비중 41%)과 비교하면 핵발전 비중이 현저하게 낮아진 것이다. 이에 대해 강 주교는 "핵발전 비중을 줄이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전력소비가 급증하고 있는 시대에 현재 핵발전 비율을 유지하려면 핵발전소를 더 건설해야 한다"면서 "우리나라 국민과 전 세계 안전을 위해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하느님의 종 124위 시복 사실상 확정 '하느님의 종'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시복이 사실상 확정됨에 따라 주교회의는 시복식 준비위원회 구성을 시복시성주교특별위원회(위원장 안명옥 주교)가 준비하도록 했다. '하느님의 종'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의 포지시오(Positio, 시성성 통상회의에서 안건의 최종 결정을 위해 보고관이 작성하는 최종 심사자료)는 지난 3월 교황청 시성성 역사위원회를 통과한 데 이어 지난 1일 시성성 신학위원회 심의를 통과했다. 신학위원회를 통과하면 보통 3개월 이내에 시성성 추기경 회의에 시복안건이 상정되고, 시복안건이 통과되면 프란치스코 교황의 최종판결이 이뤄지게 된다. 강 주교는 "추기경 회의는 세세한 내용 검토를 하는 자리가 아니라 (시복 과정에서) 형식적 단계로 알고 있다"면서 "추기경 회의를 통과하는 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이른 시일 내에 시복에 관한 통보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하느님의 종 124위 시복식은 내년, 늦어도 2015년에는 거행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명도회 장학금 운영 주교회의 평신도기금운영위원회(위원장 김희중 대주교)가 설립한 '명도회 장학금'은 평신도 인재 양성의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위원회는 평신도 사도직 단체가 기탁해 조성된 재원을 바탕으로 2008년부터 운영된 평신도기금으로 그동안 공소 선교사, 군 선교사업, 평신도 선교사 단체 등을 지원해 왔는데, 내년부터 이 기금이 명도회 장학금으로 사용되는 것이다. 명도회 장학금 지원 대상자는 천주교 관련 학문을 전공하는 재학생(대학 입학 예정자)과 천주교와 관련된 연구를 하는 석박사 학위 과정 학생이며, 다른 기관 장학금을 지급받지 않는 학생이어야 한다. 다만 50% 이하 장학금을 받는 학생은 지원이 가능하다. 천주교 관련 분야를 연구하는 전임강사 이상 교원과 대학 부설 및 각종 연구소에 종사하는 연구원도 신청할 수 있다. 김희중 대주교는 "평신도의 역할이 점점 커지고 있는 현실에서 교회가 평신도 인재양성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면서 "훌륭한 평신도들이 교회 울타리 안에서뿐 아니라 사회에서도 천주교 신자로서 역할을 수행하는 데 명도회 장학금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를 드러냈다. 위원회는 산하에 인재양성위원회를 구성해 인재양성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장학금 첫 지원 대상자들은 내년 1월 20일 평신도기금운영위원회 회의에서 선정한다. 장학생 4명, 학술지원 2명을 선정할 예정이다. 김 대주교는 "많은 분들이 장학기금에 관심을 갖고 도움을 준다면 더 많은 평신도 인재들이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관심을 요청했다. ▶승인 및 보고 사안 주교회의는 생명윤리위원회(위원장 장봉훈 주교) 회칙 수정안과 교육위원회(위원장 최기산 주교) 회칙 개정안을 승인했다. 또 한국가톨릭스카우트(담당 이승현 신부, 서울대교구)의 전국 단체 설립을 승인했다. 한국가톨릭스카우트는 전국 11개 교구 가톨릭스카우트 전국 단위 협의체로 활동하게 된다. 주교회의는 △민족화해위원회가 지난 7월 26~8월 1일 개최한 'DMZ 평화의 길 걷기' 행사 △7월 17~28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제28회 WYD(세계청년대회)' 참과 결과 △(재)한국 카리타스 인터내셔널의 대북 지원ㆍ해외 원조사업 △교황청 전교기구 한국지부 활동 등에 대한 보고를 들었다. 교회일치와 종교간대화위원회 총무 신정훈 신부 한편 주교회의는 성서위원회 위원장으로 손삼석(부산교구 총대리) 주교를 선출했다. 손 주교는 당분간 문화위원장을 겸임한다. 또 교회일치와 종교간대화위원회 총무로 신정훈(가톨릭대 교수, 사진) 신부를 임명했다. 1971년 서울에서 태어난 신 신부는 가톨릭대를 졸업하고 유학을 떠나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대학에서 신학석사 학위를 박고 2001년 사제품을 받았다. 2009년 독일 뮌헨대학에서 신학박사 학위를 받은 신 신부는 서울 연희동본당 부주임을 거쳐 2011년부터 가톨릭대 교수로 봉직하고 있다. 임영선 기자 hellomrlim@pbc.co.krcpbc2013.10.22
![[서울 우리농 제9기 하늘땅물벗 일본 연수]<중>유기농 생산 소비, 지구 환경을 위한 실천의 시작](//cpbc.co.kr/CMS/newspaper/2013/10/rc/479522_1.1_titleImage_1.jpg)
[서울 우리농 제9기 하늘땅물벗 일본 연수]유기농 생산 소비, 지구 환경을 위한 실천의 시작 소비자들 요구로 유기농 재배 농가도 차츰 늘어 유기 농산물 생산과 소비, 학계의 뒷받침은 단순히 '안전한 먹을거리'만을 위한 건 아니다. 생명과 환경을 돌아보며 현대 문명에 대한 진지한 반성을 통해 대안적 생활공동체를 이뤄냄으로써 새로운 삶의 방식을 모색하는 성찰의 여정이다. 서울대교구 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본부장 조해붕 신부)의 제9기 하늘ㆍ땅ㆍ물ㆍ벗 일본 연수도 이같은 뜻에 초점이 맞춰졌다.고베시 아카와다니조에서 유기농산물을 재배하는 시부타니씨가 9월 30일 자신의 비닐하우스에서 키우는 채소를 뽑아 그 상태를 보여주고 있다. 안전한 먹거리 추구하는 모토메르회 1일 효고현 고베시에서 남쪽으로 한 시간 가량 떨어진 다카라즈카시. 일본 그리스도교 연합 교단 소속 다카라즈카(寶塚)교회에 생산자들이 트럭을 댔다. 한창 가을걷이 시기로 접어드는 탓인지 채소가 그리 많지 않다. 그럼에도 피망이나 가지, 호박, 열무 등 각종 채소와 과일류, 쌀과 유정란, 우유, 쇠고기, 돼지고기 등이 하나둘 내려진다. 교회에 모여 있던 주부들과 하늘ㆍ땅ㆍ물ㆍ벗 일본 연수단이 힘을 합쳐 먹을거리를 각 가정별로 분류한 뒤 장바구니에 담아 교회 옆 공터에 내려놓았다. 이 먹을거리는 각 가정별로 직접 가져가거나 장애인들이 배송을 한다. 장애인들 배송비는 한 가정당 100엔, 우리 돈으로 1085원에 불과하지만, 여러 집을 돌면 쏠쏠한 수익이 된다. 이를 주도하는 모임은 식품공해를 추방하고 안전한 먹을거리를 추구하는 모임, 약칭 '모토메르회(求める會)'다. 1974년 고베학생청년센터에 모인 주부들이 농약에 오염돼 가는 먹을거리와 유해첨가물 등 식품 공해를 추방하고자 결성했다. 지역별 소모임이 70여 개, 회원도 300가구나 되는 모토메르회는 공동구매와 공동분배를 원칙으로 '생산자와 얼굴을 마주하는 관계'를 맺으며 일주일에 한 차례씩 유기 농산물과 축산물을 나눈다. 소비자든, 생산자든 사람과의 만남이 중요하다는 뜻에서다. 회원들은 그래서 다들 주기적으로 농촌에 나가 유기농을 하는 농부들과 함께 풀뽑기를 하고 벌레를 잡으며 연대를 한다. 이 모임 역시 최근 들어 일본을 뒤흔든 방사능 오염 걱정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래서 핵 발전 문제에 대해 공부하며 각 가정과 학교 식탁에 오르는 식재료를 대상으로 한 방사능 검사에 힘을 쏟고 있다. 이 모임 설립자 중 한 사람인 노부나가 다카코(信長たか子, 57) 전 대표는 "산업계에선 전력 수급의 어려움 때문에 원전을 재가동하자는 목소리를 높이지만 우리는 방사능 오염이 너무 불안하다"며 "후쿠시마 농산물뿐 아니라 방사능이 대기 중으로 번지는 만큼 타 지역 방사능 오염 여부에 대한 식품 전수검사가 절실하다"고 회원들과 함께 입을 모은다. 이같은 유통 모임이 가능한 것은 유기농 재배농가가 있기 때문이다. 효고현 유기농업연구회원으로, 농대를 나온 아들 시부타니 요시카즈(澁谷嘉一, 38)씨와 함께 농사를 짓는 시부타니 후키오(澁谷富喜男, 64)씨는 고베시 이카와다니조에서 시금치와 브로컬리, 콩, 토마토, 가지, 피망 등 유기농산물만 50여 종을 생산한다. 하지만 그가 처음부터 유기농산물을 생산한 건 아니다. 관행농법에 젖어 농약을 뿌리고 화학비료를 남용하곤 했다. 하지만 도시 소비자들이 찾아와 유기농산물을 생산해 줄 수 없느냐고 요청한 것을 계기로 유기농 재배에 들어갔다. 쌀겨와 두부찌꺼기로, 동물원에서 나온 동물배설물로 퇴비를 만들어 뿌리고 일일이 벌레를 잡아가며 유기농산물을 생산했다. 생산성뿐 아니라 상품성도 떨어지는 농산물을 계속 생산할 수 있었던 건 이런 농산물을 소비해준 소비자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유기농 생산 방식 보급 이처럼 주먹구구식으로 농사를 짓는 유기농 생산자들을 보다 못해 농학자들이 나섰다. '일본 생협의 선구자'로 꼽히는 야스다 시게루(保田茂, 73) 고베대 농학부 명예교수 겸 효고(兵庫)농어촌사회연구소 대표는 대학에서 퇴직한 2007년 유기농 자재 생산 연구에 들어가 최근 생산에 성공했다. 쌀겨와 비지, 어분(魚粉), 유기석회(굴껍질), 물을 각각 6:3:2:1:2의 비율로 섞어 저온에서 발효시키는 방법을 적용했다. 효고농어촌사회연구소와 자신의 이름 첫 글자를 따 HYS저온발효유기자재로 명명한 퇴비는 농사에 무지했던 주부조차도 성공적으로 양파를 수확할 정도로 성공을 거뒀다. 이에 힘을 얻은 야스다 교수는 무려 40년이 지났는데도 크게 확산되지 않고 있는 유기농 생산 방식 보급에 팔을 걷어붙였다. 야스다 교수는 "현재 일본에서 유기농이 전체 농업 가운데 차지하는 비율이 1%에 안팎에 불과한데 유기농 퇴비 개발을 계기로 유기농업 추진법에 따른 각 부나 현별 발전 계획 수립과 시행을 가속화해 나가겠다"며 "가능하다면 한국에 가서 유기농 생산농가에 퇴비 생산방법을 전수해주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pbc.co.kr'쓰고 버리는 시대를 생각하는 모임' 설립자 츠치다 다카시 전 교토대 교수 1일 교토(京都)를 찾아 NPO(비영리단체)법인 '쓰고 버리는 시대를 생각하는 모임'을 설립한 츠치다 다카시(槌田召 , 78, 사진) 전 교토대 교수를 만나 강연을 들었다. 국내에서도 번역된 「지구를 부수지 않고 사는 방법」(한살림) 「공생공빈(共生共貧), 21세기를 사는 길」(도서출판 흙과생기) 등 저작으로 유명한 츠치다 교수의 강연은 '소비자는 왕'이라는 인식이 만연한 사회에서 환경에 대한 새로운 성찰을 듣는 자리였다. 특히 저명한 핵물리학자로 일본 내 원전 건설에 이바지한 츠치다 교수가 이제는 유명한 탈핵 활동가로 나선 사연도 듣는 자리였다. 츠치다 교수는 역사에 대한 자성으로 자신의 강연을 시작했다. 전쟁 전 일본 역사는 한국와 타이완, 중국, 동남아에 이르기까지 큰 아픔을 준 창피한 역사였는데 전후에도 일본은 참회는커녕 '물질적 풍요로움'이라는 잘못된 길로 들어선 부끄러운 역사라는 것. 6ㆍ25전쟁 당시 고등학생으로 반전주의자가 된 그는 교토대 이학부 화학공학과에 진학, 미국 유학을 거쳐 핵물리학자가 됐고 모교 교수로 부임했지만 환경문제를 고민하다가 모교 교수직에서 물러나 교토 세이카(精華)대학으로 옮긴 뒤 '쓰고 버리는 시대를 생각하는 모임'을 설립, 본격적 환경운동과 함께 핵발전소 건립 반대 캠페인을 전개해왔다. 츠치다 교수는 "풍요로움이 행복을 누리게 해줄 수는 없고, 물질적 풍요만을 추구하는 문명은 결국 파탄을 가져올 것"이라고 질타한다. 이어 "한국도 시간차를 두고 일본을 뒤따라오는 느낌인데 풍요로움이 행복을 보장해줄 수 있을 것 같으냐"고 반문했다. 츠치다 교수는 "계속 고민만 하기보다 현장에서 몸을 움직이며 실천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생각에 모임을 만들고 텃밭을 일구며 폐지를 회수하는 '바보 같은 일'에 나서게 됐다"고 당시 심경을 전했다. 그렇지만 자신이 아는 세상과 다른 세상을 만나는 것, 곧 농사와 유통, 자원재활용, 환경운동은 굉장한 행복을 가져왔다며 "고민만으로 결론을 도출할 수 없다면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실천하는 게 낫다는 점에서 행복했다"고 그는 털어놓았다. 츠치다 교수는 이어 "과학문명은 석유나 석탄, 지하자원에 의해 유지되는데 그 자원은 쓰면 없어지는 것이고 없어질 수밖에 없다"며 "누구도 다시 만들 수 없는 지하자원을 마음대로 쓰는 건 미래에 대한 죄"라고 경고했다. 그래서 그는 "일본의 깊은 죄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 고민할 수밖에 없다"며 "그 죄를 갚는 길은 돈의 원리가 아니라 생명의 원리를 따르는 데 있고, 그것은 생명에 기반하는 농업을 통해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래서 그는 교토대 교수직을 버리고 대학을 옮기면서까지 안전농산물공급센터라는 단체를 만들어 생산자는 즐겁게 일을 하고 소비자는 건강한 식탁을 갖도록 하는데 주력했다는 것. 츠치다 교수는 그러나 "그렇게 대단한 일을 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1400명밖에 안 되는 작은 모임이지만 다들 지구 환경을 먼저 생각하는 새로운 삶의 방식을 스스로 찾고 고민하고 있기에 절망적이지만은 않다"고 고백했다. 이어 "요즘도 매달 11일이면 교토역에서, 간사이(關西)전력 앞에서 탈핵 관련 시위와 집회를 계속해오고 있는데 원자력발전에 의한 에너지 수급은 이제 더 이상 지속가능하지 않다"며 "역사적으로 보면 일본의 원전 가동이 멈춘 건 두 번째인데, 앞으로도 이 원전이 재가동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교토 '쓰고 버리는 시대를 생각하는 모임' 안테나숍(antenna shop) 7층 옥상에 조성한 텃밭을 소개한 츠치다 교수는 "10년 넘게 흙을 40㎝ 정도로 쌓아 조성한 옥상 텃밭을 가꾸며 연간 30여 종의 채소를 재배해왔다"며 "도시인들이 농사를 경험하고 공부할 수 있도록 하는데 의의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세택 기자 cpbc2013.10.22
![[20세기를 빛내 신학자들]<18>한스 큉(하)](//cpbc.co.kr/CMS/newspaper/2013/09/rc/474984_1.2_titleImage_1.jpg)
[20세기를 빛내 신학자들]한스 큉(하)종교 간 대화와 세계 윤리 정립에 힘써 1978년에 발간된 「신은 존재하는가?」는 「그리스도인의 실존」보다 신학계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졌다. 가톨릭 철학자 에머리히 코레트(E.Coreth, 1919~2006) 신부는 책의 전반부, 곧 데카르트에서 시작해 니체에 이르는 근대 사상과 겨루면서 화해와 극복을 추구한 부분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이 책에서도 계속된 교회 교도권에 대한 큉의 비판에는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큉은 근대 무신론조차도 진지하게 받아들이면서 유독 가톨릭교회의 제도와 교도권에 대해서만 왜 그렇게 비판적인지 묻고 싶다." 큉과 교회 교도권과의 해묵은 갈등은 결국 파국으로 끝난다. 1967년 「교회」로 시작된 교황청 신앙교리성과의 갈등은 1970년에 발간한 「무류라고?」로 인해 더욱 고조된다. 신앙교리성은 조사를 위한 '대화'에 큉을 부르지만, 큉은 '대화'의 공정한 규정을 선결조건으로 내세웠다. 그 후 협상은 지루하게 진행되다가 1975년 2월 조건부로 마무리된다. 큉이 앞으로 교황 무류권을 언급하지 않는다면 신앙교리성에서도 더 문제 삼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갈등은 수습됐다.교회 교도권과 마찰 하지만 1978년 요한 바오로 2세가 교황으로 즉위한 직후, 큉은 다시 교황 무류권을 언급했다. 1979년 초 발간한 「진리 안에 보존된 교회?」라는 소책자에서 교황 무류권에 관한 자신의 주장을 반복하면서, 새 교황에게 이 문제에 관한 대화를 요청했다. 신앙교리성은 이를 1975년에 맺은 합의를 깬 것으로 간주하고, 1979년 12월 18일 성명을 통해 "한스 큉 교수는 자신의 저작들에서 가톨릭교회의 온전한 진리에서 벗어나 있다. 그러므로 그는 가톨릭 신학자로 간주될 수도, 가르칠 수도 없다"고 선언했다. 이로써 큉은 가톨릭교회의 이름으로 더 이상 가르칠 수 없게 됐다. 하지만 사제직은 그대로 유지됐다. 이 사건은 세계적으로 큰 반발을 불러일으켰지만, 결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결국 큉은 튀빙겐대 측과의 조율을 거쳐 독자적 지위를 얻게 된다. 가톨릭 신학부 소속이 아닌 총장 직속의 교회일치 신학 교수로서, 그 직책과 연관된 교회일치연구소 소장직을 계속 유지하고 대학 전체를 대상으로 강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한스 큉은 이렇게 특별한 조건에서 활동하다가 1995년 12월에 정년 퇴임했다. 가톨릭 교수 자격을 박탈했음에도 큉의 학문 활동은 왕성하게 계속됐는데, 연구 초점은 가톨릭교회와 신학 울타리를 넘어 좀 더 넓은 분야로 확장된다. 세계 종교의 기초 연구 우선 전통적 신학 주제를 대상으로 한 저서는 종말론을 다룬 「영원한 생명?」(1982), 교회일치를 지향하는 자신의 신학적 방법론을 제시한 「새로운 출발점에 선 신학」(1987), 사도신경 해설서 「믿나이다」(1992) 정도다. 이에 비해 종교와 문학, 특히 여러 종교에 대한 저작들을 다수 출판했다. 「그리스도교와 세계 종교」(1984), 「문학과 종교」(1985), 「신학과 문학」(1986), 「그리스도교와 중국의 종교」(1988), 「인간성의 변호인들」(1989) 등이다. 1990년에 출간한 「세계 윤리 구상」(1992년 우리말 번역)에서 큉은 원대한 계획을 드러냈다. 그는 현재 인류 상황을 고찰해볼 때 생존을 위해선 인류 전체를 위한 윤리가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이런 측면에서 대 종교들이 인류를 위해 공헌할 바가 매우 큰데, 세계 윤리는 윤리 담지자인 세계 종교들의 협력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런 협력을 위해선 종교 간 대화가 필수적이다. 큉은 자기 생각을 다음과 같이 요약했다. "세계 윤리 없이는 생존이 불가능하다. 종교의 평화 없이는 세계의 평화도 없고, 종교의 대화 없이는 종교의 평화도 있을 수 없다." 큉은 종교 간 대화를 위해 각 종교에 대한 기초 연구가 필수적이라고 봤다. 그리고 긴장과 다툼이 많은 세 종교, 곧 아브라함에게 기원을 둔 유다교, 그리스도교, 이슬람교에 대한 기초 연구를 다음과 같은 관점에서 실행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인간이 2000년대에 돌입하면서 대 종교들의 취지는 어떠한 것일까? 무엇이 지속돼야 하고, 무엇이 변화돼야 하는가? 영속적인 신앙의 요체는 무엇이며 변화하는 징후는 무엇인가? 종교 사이의 적대는 어디에 있으며, 병존과 분화, 수렴과 갈등의 진원지 그리고 대화의 씨앗은 어디에 있는가?" 큉은 세 종교에 대한 연구 결과를 차례로 발표했다. 1991년에는 「유다교」, 1994년에는 「그리스도교」(2002년 우리말 번역), 2008년에는 「이슬람」(2012년 우리말 번역)을 썼다. 큉은 이 책에서 패러다임 분석을 통해 각 종교가 어떻게, 또 왜 오늘날의 모습이 됐는지를 고찰하고 바람직한 미래 모습을 제시했다. 큉은 자신이 주창한 세계 윤리 구상이 실현되도록 적극 활동했다. 1993년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세계종교협의회가 제정한 '세계 윤리를 위한 선언'의 산파 역할을 했다. 이 선언은 장차 세계 윤리의 기초가 되는 4가지 기본 원칙을 담고 있다. △모든 생명에 대한 경외심과 비폭력의 문화 △정의로운 경제 질서와 연대성의 문화 △진실한 삶과 관용의 문화 △남녀의 평등과 동반의 문화를 의무적으로 수용하는 것이다. 1995년 세계 윤리 구상의 구체적 실현을 돕는 '세계윤리재단'이 설립됐고, 큉은 초대 회장으로 선출됐다. 2012년 4월에는 큉이 명예교수로 있는 튀빙겐대에 '세계윤리연구소'가 세워졌다. 큉 신학의 핵심은 그리스도 중심주의 큉은 가톨릭 교수 자격이 박탈된 후, 자신의 신학을 변호하는 글에서 이렇게 말했다. "나에게 중요한 것은 철두철미하게 예수 그리스도를 중심에 두고 그리스도교 신앙을 논하는 신학이다. 왜냐하면 그리스도 신앙의 독특함을 드러내는 것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 자신이기 때문이다." '그리스도 중심주의'로 표현될 수 있는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집중은 신학 연구 초기에서부터 일관성 있게 이어졌다. 하지만 그의 그리스도 이해는 동일하게 머물지 않고 큰 변화를 겪는다. 칼케돈공의회의 교의 결정에 근거한 전통적 그리스도론, 이른바 '위로부터 그리스도론'에서 현대의 역사-비평적 성서주석학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한 역사의 예수에 초점을 둔 '아래로부터의 그리스도론'으로의 변화가 그것이다. 큉은 그리스도교 신학과 삶은 성경에 토대를 둬야 한다고 확신하는데, 그 성경의 중심은 역사의 예수라고 주장한다. 이런 전제하에 성경에서 출발해 교의를 새로운 방식으로 해석하고, 성경의 중심인 역사의 예수를 신학의 근본 규범으로 삼아 교회 전통 요소들을 부차적인 것으로 간주해 의미를 축소하거나, 제외하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이 방법론은 큉의 대표작 「그리스도인의 실존」에서 확실히 드러난다. 큉은 이 책을 통해 목표하는 바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역사적으로 정확하면서도 오늘의 현실에 부응하고 최근의 연구 현황에 바탕을 두면서도 누구나가 이해할 수 있는 그런 그리스도교 설계의 결정적 특징을, 그리스도교적 실천을 위해서 도출하는 것이다. 이 설계가 원래 2000년의 먼지와 쓰레기에 덮이기 전에 무엇을 뜻했었으며, 이 설계가 오늘 새로이 조명될 때 각자에게 뜻있고 보람찬 삶을 위해 무엇을 뜻할 수 있는가를 고찰하는 것이다. 또 다른 복음이 아니라 오늘을 위해 유일한 옛 복음을 새롭게 발견하는 것이다!" 이 시도는 환영만이 아니라 교회와 전통을 소홀히 한다는 거센 비판도 받는다. 바로 여기에 큉이 극한 찬반 양론을 불러일으키면서 교회 교도권과 심각한 마찰을 빚은 이유가 있다. 교황 무류권에 대한 논쟁은 많은 물의를 빚었지만, 그가 이유 있는 질문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없는 문제를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이 주제에 내재한 문제를 끄집어내 공론화시켰다는 것이다. 또한 큉이 시도한 '아래로부터의 그리스도론'은 전통 그리스도론의 핵심 내용을 불충분하게 반영했다는 비판을 받기는 했지만 그 자체가 문제시되지는 않았다. 질문과 시도는 정당하지만 해결책은 목표에 이르지 못했다는 것이다. 가톨릭 신학자 하인리히 프리스(H.Fries, 1911~1998) 신부는 현대인들, 특히 의심과 물음이 많은 이들에게 그리스도 신앙을 설득력 있게 전하려는 큉의 노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큉으로 인해서 불안을 느끼는 신자들 외에도 아주 많은 수의 사람들이 큉의 저서, 특히 「그리스도인의 실존」과 「신은 존재하는가」를 통해 자신의 신앙을 위해 진정한 도움을 발견하거나 신앙을 강화하고, 신앙 이해와 획득을 위해 새롭고 신뢰할만한 입구를 찾았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많은 사목자와 교리교사, 설교자에게 위에 언급한 두 책은 진정 귀중한 보고(寶庫)가 됐다. 큉은 자신의 말과 글을 통해 교회 변두리에 자리한 사람과 그리스도인, 그리스도교 신앙과 거리를 두고서 교회를 비판적으로 대하는 이들에게 도달한다." 교황 무류권 문제로 큉과 격렬한 논쟁을 벌였던 칼 라너 신부도 비슷한 취지로 얘기했다. "나는 큉의 여러 입장을 비판적으로 거부하는 견해를 밝혔고 나름대로 항변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나는 한스 큉의 긍정적 의미와 자유주의적이고 대중적이며 회의적인 현대인들에게 진정한 그리스도교를 전해주려는 그의 성실한 노력을 존중하는 사람들 중 하나다." 1981년 12월 칼 라너는 다른 여러 신학자와 함께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에게 큉과 단절을 극복하기 위한 대화를 촉구하는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한스 큉 신부가 교회 교도권과 심각한 마찰을 빚고 결국 가톨릭 교수 자격을 박탈당했다고 해서, 또 여전히 비판의 목소리를 낮추지 않는다고 해서 그의 신학적 노력과 성과의 긍정적 측면을 거부해서는 안 될 것이다. 무엇보다도 지금도 계속되는 세계 윤리 정립을 위한 그의 노력은 인류의 미래를 위해서 주목할 만한 시도다.손희송 신부(서울대교구 사목국장, 가톨릭대 교의신학 교수)cpbc2013.0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