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제8회 가톨릭 포럼, 빈곤의 대물림 끊을 수 없나](//cpbc.co.kr/CMS/newspaper/2008/06/rc/253403_1.0_titleImage_1.jpg)
[특집] 제8회 가톨릭 포럼, 빈곤의 대물림 끊을 수 없나정부, 빈곤의 대물림 끊도록 적극적 사회복지 정책 펼쳐야 더이상 개천에서 '용'은 나지 않는다. 아이가 공부를 잘하려면 입시정책을 꿰뚫고 있는 엄마와 돈 잘버는 아빠가 필요하다.(심상정, 진보신당 공동대표) 빈곤은 인간의 탐욕이 만들어 낸 구조 악이다. 빈곤을 방치하는 것은 악을 방치하는 것과 같은 것으로 봐야한다.(이강서 신부, 서울대교구 빈민사목위원회 위원장) 빈곤 문제가 정치적 이슈가 돼야한다. 빈곤을 단순히 경제적 문제로 바라볼 것이 아니라 교육, 사회, 문화 등 다각적 측면에서 바라봐야 한다.(노길상, 보건복지가족부) 서울대교구 매스컴위원회(위원장 염수정 주교)가 5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빈곤의 대물림, 끊을 수 없나'를 주제로 한 제8회 가톨릭 포럼에서 발제자와 토론자들은 빈곤의 대물림으로 부모의 학벌과 사회적 지위가 고스란히 자녀에게 세습되는 세태를 지적하며 정부가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데 뜻을 같이했다. 부모의 학벌과 사회적 지위가 고스란히 자녀에게 세습돼 가난한 이들은 점점 가난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는 상황이 되고 있다. 빈곤의 대물림을 주제로 열린 제8회 가톨릭 포럼에서 참가자들은 빈곤의 대물림을 끊기 위해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는데 뜻을 같이했다. 발제자로 나선 신명호(한국도시연구소) 소장은 한국 사회에서 나타나는 사회 계층간 빈곤의 대물림 실태를 지적했고 신광영(중앙대) 교수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유럽의 사회 정책들을 소개했다. -사회 계층간 자녀 학업성취도 격차의 문제, 신명호 소장 신 소장은 "저소득층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가 중산층 학생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사실에 이론의 여지가 없다"며 "사교육비 비중이 기형적으로 높은 현행 교육 체계에서 질 높은 사교육 서비스를 구매할 수 있는 중산층이 경쟁에서 앞서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이어 "별도의 지도를 받지 못하는 저소득층 가정 아이들은 이미 초등학교 중반이 되면 학교 공부가 어려워서 따라갈 수 없다고 호소한다"며 "가정환경의 불리함 때문에 일찍부터 벌어지기시작한 학업능력 격차는 이를 만회할 기회를 허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신 소장은 또 "중산층 부모는 자녀의 학업 능력이 부모노력에 의해 좌우되고 얼마나 관심과 자원을 투자하는 가에 따라 만들어 질 수 있다고 믿는 반면 저소득층 부모는 자녀가 공부를 잘하기를 막연히 기대하고 바라는 것에 그친다"고 말했다. 신 소장은 빈곤의 악순환을 끊을 대응으로 △저소득 빈곤 자녀들을 위한 교육환경 개선 △실효성 있는 맞춤식 진로 지도 △빈곤 가정의 안정적 생계와 주거공간 확보 등을 제안했다. -빈곤의 대물림과 사회정책, 서구 사례 중심으로, 신광영 교수 빈곤의 대물림을 막기 위한 사회정책에 힘쓰고 있는 유럽 사례를 발표한 신광영 교수는 특히 '아동 빈곤 문제'를 지적하며 "아동기 빈곤은 생애 전 과정에 걸쳐 경제활동에서 불이익을 받게된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아동들은 경제능력이 없어 이들 복지는 부모나 가정의 경제상태에 직접적 영향을 받는다"며 "빈곤으로 인한 사회적 위험에 적극 대처할 수 없기에 더 높은 빈곤율을 나타낸다"고 말했다. 이어 유럽 국가들은 아동 빈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조세 제도 재분배 △아동 빈곤 문제에 대한 경제적, 사회적 심리적 차원의 포괄적 접근 △출산, 탁아, 보육과 관련된 가족 정책 개발 △ 아동 빈곤에 대한 지속적 자료 수집과 분석에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 교수는 유럽 국가들은 사회 복지 정책을 '투자'로 간주하다며 우리나라도 복지 정책에 대한 전반적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토론 이와함께 이날 토론자로 나선 심상정 대표, 이강서 신부, 황호택(동아일보) 수석논설위원, 이한구(한나라당) 국회의원, 김태현(경실련 사회정책팀) 국장, 노길상 행정관, 오경환(인천가톨릭대) 신부는 빈곤에 대한 다양한 해석을 내놓으며 구체적 해결책을 제시했다. 황호택(동아일보) 수석논설위원은 "자녀 교육을 위해 돈을 쓰는 것은 그대로 놔둬야 한다"며 "앞서가는 학생들을 질투심으로 바라보며 하향 평준화 정책을 내세우는 것은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황 위원은 이어 "뒤쳐지는 학생들을 어떻게 뒷받침할 것인지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정부가 도시 저소득층과 농어촌 가정 자녀들을 위해 예산을 집중적으로 지원하고 정책적으로 배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빈곤을 '악'이라고 설명한 이강서 신부는 "경제 우선이 만능이 된 사회와 일확천금의 기회주의, 투기가 넘쳐나는 세상이 빈곤을 만들었다"며 "공동선과 보조성의 원리에 부합하는 정의로운 풍요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오경환(인천가톨릭대) 신부는 "빈곤의 대물림을 막는 방법 가운데 교육과 자격증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빈곤 가족 자녀들의 학업성적 향상과 자격증 획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빈곤 대물림 해결책을 제시했다. 또 "인간 존엄성과 자유, 평화, 정의, 연대가 우선돼야 한다"며 가톨릭 교회는 '가톨릭 사회교리'에 따라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판단과 행동 지침을 세운다고 설명했다. 김태현(경실련) 사회정책국장은 국가 예산의 우선순위를 재배정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국장은 사회복지부문에 더 많은 예산을 배정해야하고 민간 부문에서 기금을 확보해야 할 것을 제시했다. 김 국장은 이어 "저소득층이 일을 하며 자립할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하고 공공정책 역할을 강화해 저소득 취약 집단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노길상 행정관은 빈곤이 단순히 돈의 문제가 아님을 분명히 했다. 노 행정관은 "빈곤은 사회 시스템의 문제다"며 "맞춤형 복지 프로그램 개발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사회복지가 꼭 필요한 대상에게 투명하게 전달될 수 있도록 전달체계를 개편하고 있다"며 "빈곤 문제를 교육과 가정 등 사회 구조적 문제로 접근하며 해결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한구 의원은 복지 정책이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정확히 전달돼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하며 정부가 복지 정책의 효율성을 높여야할 것을 주문했다. 한편 이날 포럼에는 서울대교구 매스컴위원회 위원장 염수정 주교와 홍보국장 허영엽 신부, 가톨릭신문출판인협회 담당 고준석 신부, 가톨릭커뮤니케이션협회 담당 김영춘 신부를 비롯한 가톨릭언론인협의회 회장단 및 관계자와 서울 평협 한홍순 회장 등이 참석했다. 글=박수정 기자 catherine@pbc.co.kr 사진=백영민 기자 heelen@pbc.co.krcpbc2008.06.11

"인류 보편적 주제에 공감대"박계형씨 소설 「환희」영국서 출간 '인기'"주님 손길로 모든 일이 이뤄진 것임을 너무나도 확실하게 느낍니다. 이 책을 통해 많은 이들이 그리스도께로 다시 돌아올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소설가 박계형(아나스타시아, 64, 서울대교구 상도동본당)씨의 2001년작 소설 「임종」(전 2권, 삼육출판사)이 2003년 「환희」라는 제목으로 개제된 데 이어 지난 4월 영국 유수의 출판사 트라바도우(Troubador)사에서 영문판으로도 출간돼 화제다. 트라바도우 숍 온라인(http://www.trouba dor.co.uk/shop.asp)에서는 지난 4월 20일께부터 두 달째 3500여권의 도서 가운데 계속해서 1위를 달리고 있을 정도다. 영역소설 표제는 「A Life(어떤 인생)」로, 소설 「로그인」(창작과비평사)의 작가 김도연씨의 주선으로 이세순(61) 중앙대 영어학과 교수가 번역해 영국에서 출간이 이뤄졌다. 소설은 태어나서 죽기까지 우리는 과연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과 성찰을 다룬다. 철저히 죄에 얽혀 한 생애를 죄로 일관해온 아버지의 생애를 '폭로'하는 아들의 목소리, 그리고 철저히 다른 삶을 살아낸 부자의 얘기가 소설의 얼개다. 같은 피에서 난 아버지와 아들의 삶은 왜 달라졌고, 이들의 생애는 어디서부터 다른 내용을 담아가고 있는지, 그리고 각기 다른 여인들과의 사랑 이야기가 이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소설은 섬세한 필치로 다뤄낸다. 소설의 내용 전개는 상당 부분 한국적 현실이나 상황에 치우쳐 있지만, 주제는 인류보편적 주제여서 영국 독자들에게도 공감대를 불러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 고려대학교 영어영문학과 출신으로 1963년 동양방송(TBC) 개국 현상문예에 소설 「머무르고 싶었던 순간들」이 당선돼 문단에 나온 작가는 1976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도 '어떤 신부'가 입선됐고 1999년엔 조선일보 선정 '한국을 이끈 50인'에도 선정됐던 문인이다. 작가는 "요즘 구라파에선 '동성연애는 죄다'로 말하면 당장 잡혀간다고들 한다"며 "지금은 모든 게 뒤집혀 무엇이 선인지, 악인지 구별할 수 없어지게 되고 말았다"고 개탄한다. 이 소설이 교회와 성당의 수가 여관이나 다방 수를 합한 것보다 많은데도 세상은 암흑으로만 치닫는 세태에 대한 성찰, 그리고 죄로 얼룩진 세상에서 빛이 되려는 작가의 의지를 담으려했다는 것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우리가 모든 것을 다 포기할 수 있다해도 포기할 수 없는 최후의 것이 '예수'라는 이름입니다. 나는 그 이름 앞에 나의 모든 것을 다 내어놓았습니다. 나의 과거도 현재도 미래도-과거의 것도 현재의 것도 미래의 것도-다 그분의 것입니다." 죽음과 삶에 대한 문학적 형상화를 통해 작가는 "가장 보잘것없는 여인 하나만은 그리스도를 사랑하고 있을 것"이라고 자신의 심경을 간절하게 전한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pbc.co.kr이창훈2007.06.07

한장 한장 넘기다 보면 더위도 피로도 싹~본격 무더위와 함께 방학과 휴가철이 시작됐다. 시원한 피서지를 찾아 더위를 식히는 것도 좋지만 이번 여름 휴가에는 책을 벗삼아 지내는 것은 어떨까. 방학과 휴가철을 맞아 읽어보면 좋을 책을 교회 출판사들의 추천으로 소개한다. 어른들 읽을 거리 쉬고 싶은 이들을 위해휴가를 맞아 정말로 쉬고 싶은 이들에게 딱 들어맞는 책이 있다. 「休, 쉬고 싶은 당신에게」(카린 리히테나우어 엮음/전헌호 옮김/성바오로/8500원)다. 쉬고 싶어서 휴가를 냈지만 어떻게 쉬어야 할 줄을 모르는 이들이라면 즉시 이 책을 잡으면 된다. '리듬 찾기/휴식 없이는 일도 없다' '게으름과 한가함/참된 행복을 위한 전제조건' '낮잠을 자자/시간을 길게 늘여 쓰는 방법' 등 각 장의 제목만 보더라도 쉬고 싶은 '당신'을 위한 책임을 알 수 있다. 본문 또한 짧은 글들로 이뤄져 있어 읽는 일조차도 쉬면서 할 수 있다. 「게으름의 찬양」(쟈끄 러끌레르끄 지음/장익 옮김/분도출판사/3000원)은 왜 우리가 그토록 바쁘게 살고 있는지를 성찰하도록 해준다. 저자는 "우리 삶이 제대로 인간적이려면 거기에는 느림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21년 전에 '분도소책'으로 나왔지만 오늘에도 여전히 유효한 가르침을 준다. 하느님 안에 푹 젖어 쉬는 시간을 갖고 싶은 이들에게는 영성의 대가 안셀름 그륀 신부의 신간 「행복한 기도」(김선태 옮김/생활성서/8000원)가 있다. 그륀 신부가 바티칸 라디오에서 했던 피정 강의를 책으로 엮은 것으로, 12개의 성경 본문을 선택해 그 내용을 중심으로 피정을 이끌어간다. 일상이든 일상을 떠난 곳이든 어디서나 이 책을 따라가며 피정을 할 수 있다. 특히 휴가 시간을 피정으로 활용하려는 이들에게는 좋은 길잡이다. 그륀 신부의 또 다른 책 「동경」(안톤 리히테나우어 엮음/이온화 옮김/분도출판사/1만원)은 휴가 기간 푹 쉬면서 틈틈이 짬을 내 읽으면 좋을 책이다.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우러나는 근원적인 것을 향한 갈망인 '동경'은 모든 것의 시작이라고 지은이는 말한다. 이 책에 실린 100여편의 짧은 글들은 치유와 해방과 평화를 맛보게 해주는 동경의 효능을 맛보게 해준다. 성인들이나 위인들의 명언, 예로부터 내려오는 격언이나 금언 등을 소개하면서 그에 관한 성찰을 담고 있는 「3분 묵상」(페데리코 바르바로 지음/박성운 옮김/가톨릭출판사) 또한 여름 휴가 때 피서지에서나 여행을 하면서도 틈틈이 읽고 묵상할 만하다. 1, 2권으로 나와 있다(1권 7000원, 2권 8500원). 「마음 싹이 움트는 그림 이야기」(김선명 글ㆍ그림/성바오로/7000원)는 성바오로수도회 수도자인 지은이가 일상체험을 바탕으로 쓰고 그린 편안한 글과 그림으로 이뤄져 있다. 가벼운 맘으로 글 한 꼭지 읽고 그림 한 점 감상하면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내면을 들여다보고픈 이들을 위해 휴가는 재충전의 시간이다. 재충전을 위해 필요한 것 가운데 하나는 자신의 문제가 무엇인지를 들여다보고 치유하는 일일 것이다. 이번 휴가에는 이런 시간을 가져보자. 「우울증」(조이스 마이어 지음/문종원 옮김) 「걱정」 「두려움」 「스트레스」 「낙담」. 가톨릭출판사가'성경 말씀을 통해 부정적인 감정 극복하기' 시리즈로 낸 소책자들이다. 살면서 이런 기분이나 증세를 경험하지 않은 사람은 없다. 걱정없이 사는 것, 스트레스 없이 사는 것이 아니라 이런 것들을 어떻게 빨리 극복하고 털어버리느냐다. 내게 가장 시급한 부분부터 읽어보자(각권 4500원). 「성격 이야기」(안미경 지음/바오로딸/7800원)는 사람들의 삶과 삶에서 드러내는 특성을 에니어그램의 9가지 성격 유형을 통해 실제 사례를 들어 쉽고 재미있게 설명하는 가운데 자신과 다른 사람을 더 잘 알고 이해하며 하느님께 다가설 수 있도록 도와준다. 「참 소중한 나」(안셀름 그륀 지음/전헌호 옮김/성바오로/8000원)는 자신의 가치를 올바로 느끼고 자신감을 지니며 보람있게 사는 법을 전한다. 이는 하느님께서 주신 본래의 내 모습을 깨닫는 길이기도 하다. 어린이 청소년 읽을 거리요즘 우리 자녀들은 공부와 학원에 치여 지낸다. 그래서 아이들에겐 방학이 즐겁다. 부모들은 자녀에게 뒤처진 학교 공부를 보충시키는 데만 열중하지 말자. 그보다 오히려 자녀들 인성교육과 신앙교육에 좀더 관심을 기울이는 시간으로 활용하자. 도서출판 다솜에서 펴낸 '김복태의 그림 이야기' 시리즈(3권)는 초등학생뿐 아니라 중학생들의 인성교육을 위한 책으로도 손색이 없다. 「꿈이 크는 꼬미-우리가 희망이라면」 「생각이 크는 꼬미-똥치우는 회장님 파이팅」 「사랑이 크는 꼬미-아빠랑 꾸민 깜짝 파티」가 그것이다. 각 권마다 10가지씩 모두 30가지 그림 이야기가 실려 있다. 어린이가 겪어야 할 오늘과 내일의 이야기며, 어린이가 올바른 사람으로 자라기 위해 꼭 알아야 할 이야기들이다 (각 권 7500원). 역시 도서출판 다솜에서 펴낸 「최강 얄개 고사리3」과 「맹랑공주 고사리4」(이현주 글ㆍ그림)는 초등학교 고학년 이상 중고등학생까지 볼 수 있는 명랑 만화다. 15살 소녀 고사리가 친구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다양하고 기상천외한 사건들이 재미와 웃음을 선물한다(각 권 4800원). 십대들 고민에 조언 「네 마음을 보여줘」(아만다 포드 지음/장말희 옮김/바오로딸/8000원)는 십대, 특히 아이들의 자아 향상과 성장을 위한 자기 계발서. 저자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십대들이 일상에서 겪는 고민과 그에 따른 조언들을 일기 형식으로 썼다. 사랑과 이성, 친구, 가족 문제, 감정 변화 등 다양한 사례를 통해 십대들이 자신을 발견하도록 도와준다. 위인들의 삶은 어린 청소년들에게 새로운 꿈과 희망을 심어준다. 「피에르 신부」(장 미셸 비이유 글/ 글쥐디트 게피에 그림/고선일 옮김/으뜸사랑/7000원)는 세계적 빈민구호 공동체인 엠마우스 공동체 창설자인 피에르(1912~2007) 신부의 삶과 행적과 말씀을 만화로, 사진과 그림을 곁들인 글로 담은 책이다.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의 목소리였던 피에르 신부는 20세기 후반 내내 프랑스인들이 가장 사랑하고 존경한 인물이었다. 「혜화동 할아버지 김수환 추기경」(김현종 지음/서진선 그림/성바오로/9000원)은 평화신문에 연재된 김수환 추기경의 어린 시절 일화를 그림을 곁들여 전한다. 사제보다는 장사꾼이 되어 예쁜 색시와 함께 어머니를 모시고 싶었다는 김 추기경의 어린 시절 이야기들이 감동적으로 펼쳐진다.명화보며 성경 맛들이기 「명화로 읽는 예수님의 생애」(김남철 글/성바오로/1만6000원)는 화가 22명이 예수의 생애와 관련해 그린 명화들을 수록하고 설명한다. 수록된 작품들은 프라 안젤리코(1395~1455)의 '주님 탄생 예고'를 비롯해 라파엘로(1483~1520)의 '그리스도의 변모', 렘브란트(1606~1669)의 '돌아온 탕자' 등 모두 24점이다. 미술사적으로도 높이 평가받고 있는 성화들을 부분 부분으로 나눠 구체적으로 해설하고 있어 그림 이해를 쉽게 하면서 자연스럽게 예수님 생애를 묵상할 수 있다. 으뜸사랑에서 펴낸 '명화로 읽는 성경 이야기' 시리즈 역시 성경과 관련된 세계적 명화들을 감상하면서 성경에 맛들이도록 도와주는 책이다. 「구약 성경의 여인들」 「모세의 일생」 「예수님의 일생」 「신약성경의 기적」 등 4권으로 이뤄져 있으며, 초등학교 고학년 이상이면 누구나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각 권 9500원). 「그림이 있는 성경 1,2,3」(표동자 엮음/김옥순 그림/정태현 성경풀이/바오로딸/각 권 1만5000원)은 성경 전체를 3권(구약 2권, 신약 1권)으로 나눠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글과 그림으로 풀어서 전한다. 성경을 전체적으로 읽으면서도 지루하지 않도록 꾸몄다. 성경 지식 박스를 곁들여 내용 이해에도 도움을 준다.이창훈 기자 changhl@pbc.co.kr cpbc2007.07.17
한국 가톨릭 여성운동의 사회문화적 배경Ⅱ박정우 신부(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사무국장) 지난 호에 한국의 진보적 가톨릭 여성단체 회원들에게 여성주의적 의식을 갖게 만든 사회 문화적 배경을 세 가지 언급했다. 첫째 유교의 가부장적 문화, 둘째 여성신학, 셋째 메리놀 수녀회 활동이었다. 넷째는 가톨릭 여성 활동가들의 적극적 참여다. 상당수 가톨릭 여성단체 회원들은 노동, 빈민, 민주화, 환경, 사회복지, 통일, 여성 등 사회운동이나 운동단체에서 활동했거나 활동하고 있는 여성들이었다. 이를테면 '새세상을여는천주교여성공동체'(천여공) 초대 회장이며 창립회원이었던 윤순녀씨는 한국 가톨릭 사회운동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노동청년회(JOC)에 1965년 가입해 1971년부터 회장을 역임했고 1986년에는 한국가톨릭 노동사목전국협의회를 조직하는 데 산파역을 했던 여성이다. 또 천여공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메리놀 수녀회 노리 수녀 등도 1986년에 메리놀회 수녀들이 광명시 철산동에 세운 구로동 노동자들을 위한 센터에서 활동해왔다. 한편 1988년 11월 진보적 평신도 지식인들과 사제들이 '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천정련)을 결성하고 산하 여성위원회를 두어 진보적 그룹 안에서 여성 문제를 독립적으로 논의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1989년 여름 뉴욕의 메리놀 신학교 여성신학 특별 강좌를 수강하고 귀국한 윤순녀씨를 중심으로 천정련 여성위원회는 점차 교회 안의 여성 문제, 여성신학 등에 관심을 갖게 됐다. 특히 1991년과 1992년 천정련 여성위원회와 전진상 교육관, 그리고 메리놀 수녀회가 공동 주최한 헬렌 그리엄 수녀 초청 여성신학 강연회는 교회에서 활동하던 여성 활동가들이 한 자리에 모여 여성신학을 접하고 교회 여성 문제를 함께 논의하며 서로 연대하는 계기가 됐다. 또한 김선실(현 천여공 회장)씨 등 1991년부터 2년간 전진상 교육관에서 '가톨릭여성신앙학교'를 수강한 여성 활동가들이 중심이 돼 여성신학을 공부하는 소모임을 만들었고, 점차 가톨릭교회 여성 활동가들이 교회에서 여성들 목소리를 내고 여성신학을 보급하는 단체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계속 모임을 가지며 준비한 끝에 1993년 4월 최초 진보적 가톨릭여성단체인 '천여공'을 창설하게 됐다. 다섯번째는 한국의 현대적 여성운동 영향이다. 한국에서 여성 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1970년대 서구 여성운동이 들어온 이후로 볼 수 있고 특히 1975년 유엔이 정한 '세계 여성의 해'가 기폭제가 됐다. 그 이후 계속된 유엔의 세계 여성대회들은 한국 여성들에게 여성문제에 대한 의식을 높여주었다. 특히 1974년 크리스챤 아카데미에서 여성주의적 이론들이 소개되기 시작했고, 1977년 이화여대에는 처음으로 여성학 강좌가 개설됐다. 설문조사에 응한 가톨릭 여성단체 회원 중 14.1%는 학생시절 대학에서 여성학 강좌를 듣거나 여성주의 책과 활동들을 접하면서 처음 여성주의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고 응답했다. 여섯번째는 개신교 여성신학자들 영향이다. 한국 가톨릭 여성운동은 시작 단계에서 강연이나 출판물을 통해 1970년대 중반 여성신학을 한국에 도입한 개신교 여성신학자들에게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 이는 가톨릭 신자 여성들이 신학교육을 받고 교회 안에서 활동할 수 있는 기회나 자리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1990년대 후반부터 가톨릭 여성들 중 최혜영 수녀, 강영옥 박사 등 여성신학자가 배출되고, 1996년 '가톨릭 여성연구원'(가여연)이 설립되면서 가톨릭 여성학자들 활동이 활발해졌다. 다음 호부터는 진보적 한국의 가톨릭 여성 단체 네곳의 구체적 설립 과정과 활동을 소개하겠다.cpbc2006.11.22

김후란 시인 제9시집 '시인의 가슴에 심은 나무는' 펴내"산처럼, 풀처럼 살다 가는 생이고 싶어라"남산 자락 `문학의 집ㆍ서울`에서 만난 김후란 시인은 "자연이 인간 삶에 융화되고 기여하는 흐름을 더듬어가며 실로 자연과 동체의식, 상호 공생관계를 기쁨으로 받아들이게 됐다"고 털어놓는다. 1959년 「현대문학」지를 통해 등단한 지 올해로 47주년을 맞은 김후란(크리스티나, 72) 시인. '저 맑은 하늘에 마음놓고 안겨가는 산처럼' 서울 예장동 도심 남산 숲 문학의 집ㆍ서울에 푹 파묻혀 시를 써온 시인이 그간 쓴 시 61편을 가려 시집을 냈다. 1997년에 펴낸 여덟번째 시집 「세종대왕」에 이어 9년만에 나온 제9시집 「시인의 가슴에 심은 나무는」이다. 올 10월로 개관 5주년을 맞는 '문학의 집ㆍ서울' 이사장을 맡아 문학과 사회의 소통에 주력해온 시인은 '차오르는 목소리를 다스려 누르고' 자연에 기대 있다. 가슴에 나무 한그루 심기라도하듯 지긋이 자연을 지켜보며 그 연륜과 빛깔, 무늬를 들여다봤다. 그리고 그 흐름을 더듬어 자연과 한몸이 돼 공생하게 된 느낌을 기쁨으로 누렸다. 무려 5년에 이르는 세월이었다. 자연에 묻혀 사계를 지나는 동안 시인은 모든 살아있는 생명체에, 침묵하는 산과 돌 하나하나에 영험함이 깊이 얽혀있다는 걸 새삼 깨우쳤다. 자연과 얽혀 시간을 보내며 나이테를 안으로 품어온 마음은 시로 우려졌다. 시 '풀꽃처럼'은 자연에 대한 깊은 관조를 통해 건져올린 작품이다. "저 맑은 하늘에/마음놓고 안겨가는/산처럼//뿌리 든든히/노래하는/나무처럼//숲 그늘에/조그맣게 빛나는/풀꽃처럼//그렇게 살고 가는/고운 생이고 싶다."('풀꽃처럼' 전문) 아는 사람은 말하지 않는다는 '지자불언(知者不言)'이란 말처럼, 깊고 깊은 침잠 속에서 삭이고 삭여 나온 그의 노래는 평소 시인이 관심을 둬온 '생명의 숲' 운동과 깊은 연관을 맺고 있다. 나무를 심은 후에라도 꾸준히 가꾸고 사랑해줘야 하듯 시와 문학, 우리네 인생 또한 그러하다는 것이다. 마음이 흔들릴 때면, 시인은 시시때때로 남산 숲에 들어가 나무와 풀과 돌과 맑은 물, 그 향기로운 순후함을 명상한다. 자연 예찬은 곧 인생이며, 문학이라는 진리를.(도서출판 답게/8000원) 오세택 기자 sebastiano@pbc.co.krcpbc2006.05.24

가톨릭출판사, '미덕 이야기' 번역 출간악덕을 몰아내는 방법 제시 악덕을 몰아내려면 악덕을 멀리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정원에 돋아난 잡초를 모조리 제거했으니 다시는 잡초가 돋아나지 않으리라고 생각하는 것이 오산인 것과 마찬가지다. 그 자리에 꽃씨를 심고 물을 뿌려 계속 가꾸지 않으면 안 된다. 「미덕 이야기」는 이런 시도에서 나온 작품이다. 캐나다 온타리오 주 워털루의 성 제롬 칼리지 철학과 부교수인 저자는 이 책에서 악덕을 추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강력한 미덕이 자리를 차지하게 하는 것임을 제시한다. 저자는 관심ㆍ배려, 순결, 동정심ㆍ연민, 관용, 감사, 겸손, 온유함, 신중함, 지혜 등 모두 28가지의 미덕을 선정하고, 실화나 문학에서 따온 내용들로 각 미덕에 관계되는 사례를 제시한 후 그 미덕의 특징이 무엇이며 왜 중요한지, 그 미덕을 실천하는 데 필요한 점은 무엇인지 등을 역시 사례를 들어가며 설명한다. 한번에 죽 읽어 나가는 것도 좋지만 시간이 날 때마다 미덕 이야기 한 편씩을 골라서 읽어도 전혀 문제가 없다. 자신에게 가장 필요한 미덕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고 가장 부족한 부분부터 읽기 시작하는 것도 괜찮다. "악덕 앞에서 '노'라고 하고 범죄 앞에서 분노의 목소리를 내려면, 적극성과 보호장치를 갖춘 미덕들이 우리의 내면에 존재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그러한 미덕을 이해하거나 획득하거나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지도 않으면서 그저 당연시하는 경우가 많다.…범죄와 맞서려면 악덕과 맞서야 하고 악덕과 맞서려면 미덕을 진흥시켜야 한다."(머리말에서) 무관심과 악덕에 밀려 미덕이 갈수록 자리를 빼앗기고 있다. 그러나 미덕은 실천해도 그만, 하지 않아도 그만인 것이 아니다. 악덕이 우리 삶을 지배하지 않게 하려면 미덕을 많이 갖춰야 한다. 「미덕 이야기」는 자칫 딱딱해지기 쉬운 도덕적 인격과 인생의 가치에 관한 이야기를 인생과 문학 속 일화를 통해 부드럽게 음미하게 해주는 양서다.(도널드 드 마르코 지음/송은경 옮김/가톨릭 출판사/9500원). 이창훈 기자 changhl@pbc.co.krcpbc2006.03.02

다큐멘터리 사진집 '기억합니다' '낯선 천국' 동시 출간선임 교황의 추억과 소외된 이들의 희망가 하느님 손길이 더 이상 닿지 않는 곳에 있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 하지만 정작 하느님은 그들 안에, 그 자리에 먼저 가서 '앓고' 있다. 그러기에 희망을 상실한 것처럼 보이는 이들에게도 꿈이 있고 삶이 있다. 지난 25년간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에게 카메라 초점을 맞춰온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김경상(마태오, 49, 서울대교구 잠실7동본당)씨가 최근 사진집 두권을 한꺼번에 냈다. 최인형(마리 시메온, 노틀담수녀회) 수녀의 영성 향기 가득한 글과 함께 어우러진 「기억합니다」와 「낯선 천국」이다. 「기억합니다」는 '교황 요한 바오로2세'라는 부제에서 보여지듯, 한해 전 우리 곁을 떠난 요한 바오로 2세가 태어나고 자란 곳, 바도비체와 그의 발길이 닿았던 폴란드 중ㆍ남부지역을 형상화했다. 교황 선종 100일을 맞아 지난해 7월 직접 현지를 훑어내리며 카메라에 담아낸 사진작품은 요한 바오로 2세를 추억하기에 안성맞춤이다.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를 비롯한 중부지역 일대 풍경과 생활상, 국경지대에 자리한 바도비체를 주로 담았다. 다큐 사진답게 깔끔한 기승전결식 구성에 줄거리가 뚜렷해 쉽게 읽힌다는 점이 매력. 이 책은 서울대교구 요한 바오로 2세 교황 서거 1주기 추모 사업의 하나로 간행됐다. "너무 어려운 이야기 말고, 쉽게 그분을 알리고 싶었습니다. 그분의 목소리로 말하고 싶었습니다. 살아 생전 시간표로는 시간을 정해 허락을 받아 알현해야 하는 분이셨지만 이제 시간에서 자유로워지셨으니 굳이 약속 시간을 정하지 않아도 언제라도 뵐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에 사진집으로 묶었습니다." 반면 「낯선 천국」은 작가가 인도와 일본, 필리핀, 방글라데시로 이어지는 마더 데레사 수녀에게 초점이 맞춰진 '마더 데레사' 연작 중 하나다. 지난해 3월 출간된 「캘커타의 마더 데레사」(눈빛)에 이어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 일대 사랑의 선교 수사ㆍ수녀회 활동을 주로 담았다. 지난해 4~5월 두달간에 걸쳐 사랑의 선교수사회가 운영하는 에이즈 환자 시설을 중심으로 쓰레기 매립장에서 비참하게 살아가는 그들의 실상과 재활하는 이야기, 임종의 집에서 투병하는 장면들, 외롭게 죽어 화장터로 실려가 화장되는 주검들 모습까지 담았다. 아울러 사랑의 선교 수녀회에서 운영하는 아동ㆍ부녀자보호소 사목활동도 덧붙였다. '캄보디아의 행복한 하늘 이야기'라는 부제가 붙은 사진집을 한 장, 한 장씩 넘길 때마다 마치 현장에 와 있는 듯 소외된 이들에게서 피어오르는 절망과 희망의 숨결이 생생하기만 하다. 사진집 판매 수익금 일부는 서울대교구 '생명의 신비' 기금으로 기부된다. (분도출판사/각권 1만3000원, 1만5000원) 오세택 기자cpbc2006.04.12
이제 구유 앞으로 떠나 일상으로양승국 신부 (서울 대림동 살레시오 수도원 원장) 성탄시기 때마다 서고에서 꺼내 읽고 묵상하는 「넷째왕의 전설」(에자르트 샤퍼, 분도출판사)을 또 다시 읽었습니다. 아기 예수님의 탄생을 알리는 별이 동방박사들에게만이 아니라 러시아의 한 임금(넷째왕)에게도 나타났는데, 신심 깊고, 다정다감하고, 인정 많은 넷째왕도 별의 인도를 받아 여행을 떠납니다. 아기 예수님께 드릴 꽤 값진 예물들을 애마(愛馬) 등에 싣고 넷째왕은 멀고도 고달픈 여행을 시작합니다. 그러나 여행 도중에 만났던 불행한 사람들을 차마 외면할 수 없었던 넷째왕은 예물들을 하나하나 나눠주고 맙니다. 부드럽고 고운 아마포는 막 출산한 거지 산모에게 건넵니다. 피골이 상접한 비참한 노예들의 삶을 목격한 넷째왕은 그나마 남아 있던 모든 돈을 다 주면서 그들에게 자유를 되찾아줍니다. 유일하게 남아 있던 꿀단지마저 꿀벌들에게 죄다 빼앗깁니다. 알거지가 돼 홀로 별을 쫓던 넷째왕은 한 소년을 대신해서 노예선을 탑니다. 그리고 장장 30년 세월이 흐릅니다. 30년간 노예생활로 만신창이가 된 넷째왕은 처음 노예선을 탔던 항구에 버려지게 됩니다. 넷째왕은 마지막 혼신의 힘을 다해 다시금 별을 쫓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넷째왕이 인도된 종착지는 아기 예수님이 탄생한 베들레헴이 아니라 골고타 언덕이었습니다. 기도 끝에 넷째왕은 십자가에 매달리신 분이 자신이 한평생 찾아다녔던 메시아임을 깨닫게 됩니다. 구세주 하느님을 자신의 눈으로 뵙게 된 넷째왕은 십자가 앞에 조용히 쓰러집니다. 빈손으로 왔다는 죄책감 때문에 모기만한 목소리로 이렇게 아룁니다. "죄송합니다. 주님, 보시다시피 저는 아무것도 지닌 것이 없습니다. 주님께 드리려 했던 것들을 죄다 없앴습니다. 황금, 보석, 아마포, 그리고 어머니가 단지에 가득 채워주셨던 꿀까지도 모두 쓸데없이 낭비했습니다. 주님, 용서하소서. 그러나 주님, 저의 마음을 받아주시겠습니까?" 「넷째왕의 전설」을 읽을 때마다 묵상하는 것은 '아기 예수님의 구유 바로 그 옆에 십자가가 있다'는 것입니다. 성탄은 빛의 축제입니다. 당연히 기쁨과 환희의 축제입니다. 그러나 그 빛, 기쁨, 환희는 영혼을 위한 것이지 단지 우리의 육체적 기분을 흥겹게 하기 위한 것이 절대 아닌 것입니다. 1년에 단 한 번 휘황찬란하게 잘 꾸며진 구유 앞에 무릎 꿇는 것으로 충분치 않습니다. 성탄절이 주는 외적 매력에 휩싸이는 것만으로 충분치 않습니다. 이제 성탄의 기쁨을 우리 마음 깊이 간직하고, 또 다시 골고타 언덕이란 신앙의 정점을 향해, 예수님께서 지셨던 십자가라는 우리 인생의 최종 의미를 향해 다시금 먼 길을 떠날 순간입니다. 언제까지나, 한없이 구유 앞에서 머물러 있을 수만은 없습니다. 이제 구세주를 뵌 기쁨을 가슴에 담고 또 다시 일상생활로 돌아가야 합니다. '주님 공현'은 우리에게 또 다른 떠남을 요구합니다. 이 세상에 오신 아기 예수님께서는 앙증맞은 작은 두 손을 벌리고 우리 선물을 기다리고 계십니다. 구세주 하느님께 드릴 선물 중에 가장 좋은 선물은 무엇일까요? 세속적 모든 재물에서 벗어난 깨끗한 마음의 순수한 황금, 예수님의 삶과 고난에 참여하기 위한 대가로 지불하게 될 이 세상의 모든 행복에 대한 포기로서 몰약, 하느님 뜻에 자신을 내맡기기 위해 스스로 자신을 포기하는 위로 향해 곧게 솟아오르는 의지의 유황…이런 것들이 아닐까요? 순수한 마음으로 바치는 사랑의 헌신보다 그분 마음에 드는 봉헌은 다시 또 없습니다. 순결한 마음을 가진 사람만이 우리 가운데 매일 태어나시는 구세주 하느님을 뵐 수 있을 것입니다. "주님 손에 맡기고 시작하는 새해, 비록 연말까지 우리가 살아 있을지는 모르지만, 우리가 매일 구세주의 샘에서 물을 마신다면 날마다 영원한 생명으로 점점 깊이 잠겨들고, 어느날 주님께서 부르시는 소리를 듣게 될 때, 이 속세의 무거운 짐을 가볍게 빨리 벗어버릴 수 있는 준비가 갖춰질 것입니다. 천상배필과 약속을 새롭게 하도록 아기 예수님은 우리에게 손을 내밀고 계십니다. 어서 달려가서 그 손을 잡읍시다."(「성탄의 신비」, 에디트 슈타인, 성바오로 출판사 참조)cpbc2006.01.04

서울 통합사목연구소 '교회내 연구소 현황과 발전 방향' 연구발표회"종합 사목정책 수립 위해 연구소 활성화해야"서울대교구 통합사목연구소가 2월25일 개최한 `교회 내 연구소 현황과 발전 방향` 연구발표회에서 발제자와 논평자들이 종합토론을 하고 있다. 서울대교구 통합사목연구소(대표 전원 신부)는 2월25일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 3층 강당에서 '교회 내 연구소 현황과 발전 방향'이라는 주제로 2006년도 1차 연구발표회를 가졌다. 통합사목연구소가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사목정책 모색을 위해 처음 마련한 이번 연구발표회는 교회 연구소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룬 첫 발표회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교회 연구소들이 안고 있는 문제점을 짚어보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찾아 나선 연구발표회의 주요 내용을 요약, 소개한다. 정리=남정률 기자 njyul@pbc.co.kr ------------------------------------------------------------ ▨기조연설(나원균 몬시뇰, 서울대교구 기획조정실ㆍ사목국ㆍ통합사목연구소 담당 교구장 대리) 30여개에 이르는 교회 관련 연구소가 한국교회 사목과 신자생활에 기여하는 바는 적지 않다. 그러나 그 가운데서 특별히 학술이나 사목 분야 연구소의 활동은 미미하다는 게 일반적 평이다. 그 이유는 재정과 전문 인력, 교회 관심 등이 뒷받침되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문제는 제대로 된 연구가 이뤄지지 않음에 따라 교회의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사목방향이 수립되지 못한다는 점이다. 지금은 교회가 위기에 처해 있다고 본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교회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정밀 분석하고, 올바르게 진단하고, 그에 대한 사목 정책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처럼 교회가 복음화를 효과적으로 수행하고,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사목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하기 위해서는 교회 연구소를 활성화해야 한다. 과거와 같이 교구와 본당 사목이 주교와 주임신부의 독단과 권위에 의해 결정돼서는 안된다. 주먹구구식 근시안적 사목활동으로는 더 이상 교회 발전을 기대하기가 어려워졌다. 영역별ㆍ분야별 전문 연구가 이뤄져야 하며, 그러한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사목방향이 수립되는 것은 물론 합리적 논의과정을 통해 구체적 정책을 입안하고 실시해야 할 것이다. 이런 이유에서 연구소들이 해야 할 일들이 많다. 연구소 활동의 여러 분야 가운데 오늘과 같은 발표회는 한 계단을 오르는 성과의 시작이라고 하겠다. ▨사목 연구기관의 활동 현황과 과제(노희성, 주교회의 한국사목연구소 차장) 한국교회 주요 사목 연구기관으로는 한국사목연구소ㆍ통합사목연구소ㆍ미래사목연구소ㆍ한국그리스도사상연구소ㆍ우리신학연구소 등이 있으며, 각기 설립 목적에 따라 △자료 수집 및 제공 △토착화, 소공동체, EP-1234 등과 관련된 연구 △학술발표회, 워크숍 등 개최 △「사목」 「길잡이」 「참 소중한 당신」 「한국그리스도사상」 「우리신학」 등 편찬 △교육 및 양성 △기타 사목조사컨설팅 등 활동을 하고 있다. 이상과 같은 사목 연구기관들이 수행해야 할 과제는 다음과 같다. ▲사목 주체와 대상 연구의 심화 및 특화 구체적 연구 목적에 맞는 대상으로 연구 범위를 좁히고 다른 연구소 기존 활동과 중복되지 않도록 대상을 특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연구소별로 특정 사목모델을 선정해 집중 연구하는 것이 좋다. 제한된 인력 여건을 감안한다면 하나라도 전문화, 특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실제 사목 현장과 연계 연구 사목 주체와 대상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지 않고서는 실용적 연구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고 연구 결과에 대한 관심을 끌기도 어렵다. 연구 성과의 검증과 보완을 위해서도 사목현장의 협조는 필수적이다. 본당에서 활용하지 않는다면 연구 성과는 묻히고 말 것이다. ▲연구 네트워크 구성 먼저 자료 수집과 제공을 위한 네트워크다. 동일한 자료가 여러 연구소 홈페이지에 중복 수록되는 것은 인력과 시간의 낭비이므로 연구소별로 자료 수집 분야를 분담하거나 통합적인 '사목정보센터'를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또한 전국 차원의 연구나 국제 심포지엄 등을 추진할 때는 공동 연구 네트워크가 유용하다. 이를 위해선 연구소 상호 만남과 교류가 선행돼야 한다. ▲재정 확보 몇몇 개별 후원자의 호의로 운영되는 연구소는 존립이 보장되지 않으므로 하루 빨리 수익모델을 개발해 정착시켜야 한다. 사목자들은 연구소가 공들여 만든 간행물을 신자들이 적극 구입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외부 인력 활용 봉사정신이 투철하고 풍부한 경험을 지닌 봉사자들을 영입할 수 있다면 연구소 역량은 한층 강화될 것이다. 또한 전체 업무 기획 단계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외부 연구위원을 선임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며, 검증된 강사진 확보를 통해 출장 교육 시스템을 갖추는 것도 바람직하다. ▲연구의 일관성 연구소 책임자 교체가 기존 연구 활동을 뿌리째 흔드는 경우가 있다. 연구 계획을 치밀하게 수립함으로써 책임자 교체와 상관없이 연구를 일관성 있게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를 위해서는 추상적 목표보다는 가능한 구체적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서울 통합사목연구소 설립 배경과 의의(전원 신부, 통합사목연구소 대표) 통합사목연구소는 서울대교구 시노드(2000∼2003년 9월) 폐막 이후 시노드 실천의 첫 열매로 2004년 12월 창립됐다. 교구 내 신생 연구소 출현은 낯선 경험이기에 혼동과 어려움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1년 동안의 실험기간을 거치면서 점차 서울대교구의 중추 연구기구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연구소 정체성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통합사목연구소'라는 이름은 아시아교회와 연대하는 사목 비전과 서울대교구 시노드가 밝힌 교구 사목정책인 '소공동체 교회상'을 핵심 연구 주제로 삼고 이와 관련된 제반 사목분야를 아우르는 통합적 연구를 수행한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것이다. 연구소의 주된 활동은 ①교회 사목 비전과 정책 개발 ②사목실태 조사 분석 ③사목이론 연구 ④사목 프로그램과 교재 개발 ⑤학술발표회 및 출판 ⑥사목정보 수집 및 데이터 뱅크(Data Bank) 구축 ⑦인재양성 인프라 구축 ⑧국내외 관련 연구기관과 협력 등이다. 통합사목연구소에서는 현재 △교회 현실을 조사 분석하는 조사분석부 △조사 분석된 자료를 토대로 현실을 읽고 신학적 성찰과 토착화를 연구하는 이론연구부 △이를 정책화하고 사목의 공유비전을 창출하는 정책연구부 △프로그램을 통해 교구 정책과 공유비전을 사제들과 신자들에게 전달하는 프로그램개발부 등 4개의 전문부서가 연구의 주체성과 고유성을 가지면서 유기적 관계를 통해 통합적 연구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통합사목연구소는 소장 중심으로 운영되는 다른 연구소들과 달리 팀 운영 방식의 대표제를 통해 대표를 순환해서 맡는 것이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다. 한 사람의 리더십과 카리스마에 의존해 운영되는 일반적 방식에서 벗어나 팀제 운영방식을 도입함으로써 연구와 운영의 일관성과 지속성을 유지하는 한편 팀이 주는 시너지 효과를 살리고자 하는 것이다. 이는 '참여하는 교회, 함께하는 교회'라는 연구소 정신을 연구소 자체에서부터 구현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교회 변화와 쇄신을 바라는 하느님 백성의 열망을 담은 시노드는 교구에 기획조정실과 통합사목연구소를 태동시켰다. 시노드는 교회 사목구조 패러다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즉 교구는 기획ㆍ연구ㆍ행정ㆍ관리 중심으로 재편하고 지구와 본당이 사목의 중심이 되게 하는 것이다. 시노드 정신은 지구와 본당이 사목 실행의 주체가 되어 교구나 지역으로부터 지원을 받는 구조로의 변화이다. 따라서 교구는 연구소를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개발해 지구와 본당이 주체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지역은 지역 교구장대리가 사목의 관리감독 촉진자로서 실질적인 사목 팀을 이뤄 지구와 본당사목을 촉진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통합사목연구소는 이와 같은 패러다임의 전환 과정에서 사목구조를 연구하는 주체인 동시에 교구 구조 변화의 출발점이다.cpbc2006.03.02

영화 개봉 계기 마더 데레사 숨결, 영성 가득한 저작물 안내다시 읽어도, 또 보아도 감동...감동..「몽당연필이 된 마더 데레사」에 실린 연필 그림. "나는 하느님 손 안에 있는 작은 몽당연필에 불과합니다. 그분이 쓰시고, 그분이 생각하시고, 그분이 결정하십니다." 스스로를 하느님 뜻에 따라 쓰이는 '몽당연필'에 비유하며 일생을 헐벗고 고통받는 이웃에게 사랑을 전하는 도구로 살았던 복녀 마더 데레사(1910~1997) 수녀. 그가 남긴 말과 글은 물론 그의 삶을 전해주는 저작물들은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일깨워주는 인생 지침서와 마찬가지다. 21일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데레사 수녀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 「마더 데레사」(주연 올리비아 핫세, 감독 파브리지오 코스타)가 개봉되면서 그의 삶과 영성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뜨겁다. 영화 개봉을 계기로 마더 데레사의 생생한 숨결과 영성을 느낄 수 있는 교계 출판사의 저작들을 모아 소개한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데레사 수녀가 생전에 남긴 주옥같은 말씀을 엮은 책. 현재 교계출판사에서 세 종류가 발간돼 있다. 「우리는 사랑을 깨달았습니다」(마더 데레사 글/박재만 옮김/성바오로/6000원)는 데레사 수녀가 자신이 설립한 사랑의 선교회 수도자, 가난한 이들을 지원하는 사업의 협조자 등에게 하신 말씀과 각종 강연회에서 발표한 원고, 편지, 대담 등을 묶은 책이다. 「이보더 더 큰 사랑은 없다」(마더 데레사 글/지은정 옮김/바오로딸/5500원)도 데레사 수녀의 말씀을 주제별로 모아 놓은 것. 하느님의 사랑에 대한 수녀의 깊은 믿음, 열정적 증언이 녹아 있는 이 책은 우아하고 시적인 영어 원문이 함께 실려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한손에 들어오는 소책자, 보통 크기 두 종류로 발간된 「작은 몸짓으로 이 사랑」(마더 데레사 글/지은정 옮김/바오로딸/3000원, 6000원)도 데레사 수녀의 영성을 한눈에 읽을 수 있는 말씀 모음집이다. 데레사 수녀의 삶을 생생하게 전해주는 책도 여러 가지다. 지난해 가을 나온 「몽당연필이 된 마더 데레사」(고정욱 글/박승범 그림/바오로딸/7500원)는 수녀의 일생을 감동적으로 그려낸 동화 형식의 전기. 데레사 수녀가 '리사'라는 어린이와 만나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는 형식으로 꾸며져 있다. 수녀의 생전 모습을 연필로 그린 섬세한 그림이 생동감을 더한다. 청소년에게는 「평화의 사람들 5-마더 데레사」(글 브누와 마르숑/그림 노엘르 헤렌 슈미트/옮김 김현주/분도출판사/7000원)를 추천한다. 분도출판사가 발간하는 '평화의 사람들' 시리즈 중 한 권인 이 책은 1980년 데레사 수녀를 방문한 프랑스 기자 일행이 거기서 보고 듣고 사진으로 기록한 것을 토대로 제작한 만화책. 데레사 수녀 일상을 마치 한권의 취재수첩을 보듯 생생하게 엮었다. 1986년 프랑스에서 최우수 그리스도교 만화로 선정된 책이기도 하다. 또 데레사 수녀의 삶을 잔잔한 필치로 그린 소책자 「가난한 이들의 어머니 마더 데레사」(테레시오 보스꼬 지음/이건 옮김/가톨릭출판사/4000원), 마더 데레사 수녀와 떼제 공동체 로제 수사가 나눈 기도와 사랑에 대한 묵상을 엮은 「샘에서 생기를」(글 마더 데레사ㆍ로제/김효성 옮김/성바오로/5000원)도 읽을 거리다. 데레사 수녀의 삶을 한편의 영화로 그려낸 비디오도 있다. 베네딕도 미디어가 제작한 「테레사 수녀의 유언」(감독 마르셀 바우어/43분/1만8000원). 데레사 수녀와 인터뷰를 통해 그녀의 깊은 신앙과 가장 보잘 것 없는 이들을 위해 헌신하는 '사랑의 선교회' 활동을 생생하게 전해준다. 제랄 딘 채플린이 주연을 맡고 케빈 커너 감독이 연출한 「마더 데레사」(120분/베네딕도 미디어/2만3000원)도 가난한 이들을 위해 일하라는 하느님 부르심을 듣고 사랑의 선교회를 창립, 극빈자를 위해 살며 1997년 노벨 평화상을 받기까지 데레사 수녀의 삶을 그린 보기 드문 명작이다. 데레사 수녀의 말씀과 가르침을 담은 테이프도 나와 있다. 바오로딸이 성우 김도현ㆍ주유랑씨 목소리로 녹음한 「나의 삶 사랑되어」(40분 16초)와 「나누는 마음의 행복」(41분 10초) 두 가지다. 고통받는 이웃을 통해 하느님께 대한 사랑을 불살랐던 수녀의 삶, 기도, 봉사, 나눔, 사랑 등을 들려준다. 각 3000원. 박주병 기자 jbedmond@pbc.co.krcpbc2005.01.26

대전교구 솔뫼성지김대건 일가 4대 신앙 이어온 '보금자리'-수령 200년 된 소나무숲과 잘 정돈된 잔디가 심신을 말끔히 씻어주는 솔뫼성지 전경. -성 김대건 생가 안방에 실물 크기로 재현한 교리서 읽는 모습. 소년 김대건의 초롱초롱한 목소리가 들릴 것만 같다. -11월쯤 공사가 마무리되는 성 김대건 기념관 외부 투시도. 가을비가 추적추적 내린다. 뙤약볕에 짓눌리던 여름이 끝났다. 솔뫼성지(충남 당진군 우강면 송산리)로 가는 서해안 고속도로. 빗방울 맺힌 차창 너머로 피서객이 방금 전에 떠난 쓸쓸한 초가을 바다가 보인다. 사람이든 자연이든 영원한 것은 없다. 머물고 떠나기를 반복한다. 쉼없는 머무름과 떠남, 그 종점은 단연 인간 본향(本鄕), 하느님 나라다. 솔뫼성지는 한국 최초의 사제 성 김대건 안드레아(1821~1846) 신부가 태어난 유명한 장소다. 김대건 성인은 이곳에서 7살까지 살다 경기도 용인으로 떠났다. 그러나 8년 가까이 솔뫼를 지키고 있는 윤인규 신부는 "여러 사료를 보건대 김 안드레아는 10살 무렵까지 이곳에서 산 것 같다"고 말한다. 솔뫼는 '소나무가 많은 산(松山)'이란 뜻이다. 성지 입구에 들어서면 왼쪽으로 수령 200년은 족히 넘었을 육송과 적송이 우거진 동산이 보인다. 하지만 소나무숲보다 더 먼저 눈이 가는 곳은 입구 바로 옆에 있는 성 김대건 한옥 생가다. 대청마루를 사이에 두고 오른쪽에 안방과 윗방, 왼쪽에 건넌방이 있다. 그리고 흙담을 따라 굴뚝과 우물, 장독대가 정겹게 놓여 있다. 안방 문을 열면 뒷뜰보다 더 정겨운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와~"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올 정도다. 댕기머리를 한 재복(再福, 김대건 성인의 아명)이가 무릎을 꿇고 할아버지(김택현), 아버지(성 김제준 이냐시오), 숙부(김제철)와 함께 교리서를 읽고 있다. 320조목 성교요리문답(聖敎要理問答)을 외우고 있는 걸까. "사람이 무엇을 위하여 세상에 났느뇨?" "천주를 알아 공경하고 자기 영혼을 구하기 위하여 세상에 났느니라." "사람이 천주를 공경하고, 자기 영혼을 구하려면 반드시 어떻게 할 것이뇨?" "사람이 반드시 천주교를 믿고 봉행할지니라." … …. 뒷뜰에서 풀벌레가 글읽는 소리에 장단을 맞추듯 울어댄다. 또 여름에 키가 훌쩍 큰 담 너머 해바라기는 호기심 어린 얼굴로 안을 기웃거린다. 옆 윗방에는 할머니(이 멜라니아)와 어머니(고 우르술라), 아우(난식)가 있다. 이 생가는 완벽에 가깝게 재현됐다. 1820년대 후반, 김대건 일가는 박해와 흉년을 피해 7대째 살던 고향을 등져야 했다. 남자는 등에, 여자는 머리에 보따리를 이고 살 곳을 찾아 떠나는 남부여대(男負女戴) 피난길이었다. 이후 기근에 떠돌던 외지인들이 폐허가 된 이 터에 몇 차례 초가를 짓고 살았다. 다행히 이 터가 한때 내포에서 부유했던 김대건 신부 생가라는 구전이 끊어지지 않고 이어졌다. 지난해 봄 생가 복원공사에 앞서 고증을 위해 터를 팠는데 지하 1m 지점에서 돌기와 조각, 구들, 기둥나무 쪼가리 등이 다수 나왔다. 순교자 집안이 대개 그러하듯 김대건 일가도 천주신앙을 지키느라 멸문지화 (滅門之禍)를 당했다. 고향을 떠나기 전에 이미 증조부 김진후가 옥중 순교(1814년)한 것을 시작으로 성 김대건까지 내리 4대가 순교했다. 솔뫼는 성 김대건 출생지로서뿐만 아니라 김대건 일가가 4대에 걸쳐 신앙을 이어온 보금자리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소나무숲으로 들어가면 1977년에 세워진 성 김대건 동상이 나온다. 가슴에 성서를 품고 오른쪽 손을 앞으로 내민 성 김대건. '지상 나그네'인 순례객에게 무슨 말을 하려는 것일까. "나의 마지막 시간이 다다랐으니 잘 들으시오. 내가 외국인과 연락한 것은 나의 종교와 천주를 위해서입니다. 내가 죽는 것도 그분을 위해서 입니다. 나를 위해 영원한 생명이 바야흐로 시작되려 합니다. 여러분도 사후에 행복하려면 천주를 믿으시오."(순교 직전 최후 증언) 성지 한쪽에서는 기념관(성당) 신축공사가 한창이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대전교구 등에서 34억원을 들여 짓고 있는 건축물이다. 공사현장에서 땀흘리고 있는 윤인규 신부는 "성지는 휙 둘러보고 돌아나가는 곳이 아니라 체험하고 느낄 수 있는 공간이 돼야 한다"고 말한다. "솔뫼는 순례객이 연중 끊이지 않는 데다 여름이면 청소년 도보순례자만 6000명이 찾아오는 성지입니다. 미사참례와 눈으로 보는 성지순례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순례객들이 오래 머물면서 솔뫼 고유 문화와 신앙유산을 느끼고 체험할 수 있어야 합니다." 윤 신부는 "앞으로 박해시대 체험 프로그램도 만들 계획"이라고 말한다. 기념관은 11월쯤 문을 열 예정이다. 솔뫼성지에 올 때는 시간을 넉넉하게 잡는 게 좋다. 내포지방 천주교 전통을 고이 간직하고 있는 합덕성당이 차로 5분 거리에 있다. '내포의 사도' 이존창(루도비코) 출생지 여사울은 10분 거리, 박해시대 출판사업의 산실 신리는 15분 거리, 선교의 전진기지 역할을 했던 공세리성당은 20분 거리, 박선진(마르코)과 박 마티아 순교자가 잠들어 있는 신평은 10분 거리에 있다. 맛거리와 볼거리가 풍부한 삽교호 방조제도 15분이면 닿을 수 있다. 김원철 기자 wckim@pbc.co.kr -------------------------------------- <<맛집-토속쌈밥>> 솔뫼성지 부근에서 충청도 된장 맛을 제대로 느껴볼 수 있는 곳이 '토속쌈밥' 집이다. 푸짐한 무공해 야채는 물론 주인 안진우(데레사, 45, 신합덕본당)씨가 직접 담근 된장과 백김치 맛이 일품이다. 안씨는 어릴 적에 먹은 된장맛을 그대로 재현하느라 요즘도 머리를 싸매고 연구한다. 메주를 깨끗이 띄우고, 그걸 손수 빻아서 된장을 담그는데 보통 한 해에 13~15가마 분량을 담근다. 안씨는 고춧가루도 고추를 사다가 직접 말려서 빻은 것을 써야 안심을 한다. 쌈밥에 달려나오는 된장국과 쌈장은 구수한 맛이 입에 오래 남는 게 특징이다. 사다가 쓰는 된장은 입에서 잠시 맴도는 양념맛이라는 게 안씨 설명이다. 손님들은 무공해 야채에 밥 한술 얹고, 그 위에 쌈장을 발라 입에 넣고는 '이게 바로 충청도 맛'이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운다. 남편 이종철(아릭스, 47)씨가 농장에서 직접 기른 오골계와 토종닭으로 차려내는 한방삼계탕과 닭도리탕도 별미다. 안씨는 "음식맛은 손끝 정성에서 나온다"며 "손님한테서 음식이 맛없다는 지적을 받으면 그 날로 식당 문을 닫겠다는 각오로 맛을 낸다"고 말했다. 쌈밥은 1인당 5000원. 솔뫼성지 도착 5분 전, 합덕삼거리 합일주유소 맞은 편에 있다. 041-363-5505. 이와 별도로 당진군청은 해나루쌀, 풋꽈리고추, 실치회(석문면 장고향리), 느타리버섯, 면천두견주(면천면 성상리), 가화포도(순성면 본리), 당진사과, 간재미회(송산면 가곡리)를 '당진 8미(味)'로 추천한다. 김원철 기자cpbc2005.0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