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혈병소아암 어린이 돕기 '날개달기'돈없어 치료 한번 제대로 못받고 어린 생명 포기하는 이들 없어야백혈병소아암돕기 날개달기가 지난해 10월 한마음 한몸운동본부, 한마음혈액원과 같이 신촌에서 헌혈 및 골수기증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사진제공=날개달기 '사랑은 명사가 아닙니다. 동사입니다.' 백혈병소아암 어린이돕기 날개달기(대표 김미자)는 이 말처럼 실천하는 사랑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 민간단체다. 백혈병은 불치병이 아니라 난치병으로, 정상 치료를 받으면 70% 가 넘는 완치율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치료비가 비싸 경제적 부담 때문에 치료 한번 제대로 받지 못하고 생명을 포기하는 아이들이 많다. 날개달기는 치료비가 없다는 이유로 고귀한 어린 생명을 잃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후원하고자 1999년 결성한 이후 투병중인 환아들에게 실질적 도움을 주려는 다양한 후원사업과 행사를 벌여왔다. △헌혈의 생활화와 골수기증자 20만명 만들기 캠페인 △대학생과 시민, 기업 동참을 유도하기 위한 새생명 국토대장정 순례 △배움의 시기 놓친 환아 위한 학습지도 봉사 △환아 정서 안정과 회원 참여 위한 1대1 자매결연 △환아와 전자우편 교류 △진료비 지원 △생활비 보조 △혈소판 공여자 연결 △헌혈증 지원 △'소아암 지원 특별법' 제정 위한 100만명 서명운동 △홍보출판사업 등 활동폭이 넓다. 이러한 활동을 위해 학습봉사팀, 헌혈봉사팀, 홍보팀, 상담팀, 순수봉사팀 등도 꾸려 운영하고 있다. 현재 회원은 8만명이 넘는다. 회원 60%가 20ㆍ30대 젊은층으로 행사 때 몸으로 뛰는 회원들이 많다. 회원들은 주로 새생명국토대장정 행사 때 많이 가입한다. 이 행사는 매년 8~9월 중에 20여일가량 우리 국토를 두발로 걸으며 지나는 대도시에서 백혈병소아암 환아들 현실을 알리고 헌혈과 골수기증 캠페인을 벌이는 프로그램으로 진행한다. 회원들은 이때 모금 활동도 같이 펼친다. 백혈병 소아암 환아에 대한 진료비 지원은 99년 8명에게 각 300만원씩 지원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말까지 76명에게 모두 2억원 이상을 지원했다. 수혜 대상은 가정형편이 어려운 만 18세까지다. 경남 밀양에 이런 환자와 부모들이 무료로 쉴 수 있는 날개농장도 운영하고 있다. 농장은 이 단체 이사가 사비를 털어 황토방, 약초동산 등을 하나씩 만들어가고 있는 중이다. 날개달기가 이런 활동을 벌이는 것은 '날개달기'라는 단체를 알리기보다는 국민의 참여와 인식 전환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백혈병 소아암과 관련된 정부정책 정책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바로잡는 서명운동도 전개하고 있다. 정부가 지난해부터 지원하고 있는 희귀ㆍ난치병 환자 중 백혈병 환자가 빠져 문제를 제기하고 나선 것이나 백혈병도 미국이나 호주처럼 혈액질환 장애인으로 등록시켜 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도 정책을 바꾸려는 노력이다. 날개달기는 혈액사업 이야기가 나오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인다. 헌혈률이 떨어진다고 하면서도 적십자사와 헌혈의 집 헌혈 시간이 일반 직장인 근무 시간대와 같아 헌혈을 하고 싶어도 제대로 할 수 없는 여건이라는 지적이다. 또 경제적, 심적 고통이 큰 환자가 자신의 치료를 위해 헌혈자를 직접 구해야 하고, 혈액값을 내야하는 것도 문제라는 것이다. 정부의 혈액관리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실무자 조욱관씨는 "정부와 적십자, 관련의료기관을 포함한 전문가, 헌혈자와 환자들, 관련 시민단체들이 공정하고 적정한 비율로 참여하는 상시적 위원회 형식의 감시 및 제도 개선을 위한 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cpbc2005.01.12
신간 안내 ■ 성경의 지혜 잠언 오디오북 신앙적 교훈, 인간 심리와 행동을 꿰뚫어보는 현명한 가르침과 지혜가 가득한 구약성서 잠언을 두장의 CD에 담아 편안히 들을 수 있도록 만든 오디오북. 현직 성우 두 명이 구약시대 상황을 묘사하는 잔잔한 배경음악을 바탕으로 번갈아가며 잔잔한 목소리로 성서를 녹음, 차분히 주님의 말씀을 들으며 묵상할 수 있다. (성우 박선영·김승태 읽음/내림과올림/1만 5000원) ■ 엄마의 행복 시각 장애우이면서도 자식은 물론 손자들까지 너끈히 키워낸 박흥식·지인자씨 부부 이야기를 큰 딸 박명화씨가 엮은 책. 앞이 보이지 않는 장애에도 불구하고 이를 부끄러워하거나 감추지 않고, 자식에 대한 지극한 정성과 사랑으로 한평생을 살아온 노 부부의 감동적 삶이 진하게 묻어난다. (글 박명화/도서출판 정한PNP/9000원) ■ 갈매기 조나단에게서 배우는 사랑 그리고 영원한 삶 시인인 저자가 명저 룗갈매기의 꿈룘에서 발췌한 글에 자신의 편지를 덧붙여 현대인 삶을 되돌아보게 꾸민 명상집. 저자는 해변의 편안한 삶을 버리고 드높은 하늘에서 자신의 삶을 완성해가는 갈매기 조나단을 관조하면서 삶은 소유가 아니라 끊임없이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김영수 글, 토리디자인 그림/책이있는마을/8500원) ■ 그후 아이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전남 순천 효산고등학교 교사이자 시인인 저자가 인터넷 신문에 3년간 연재한 글을 발췌해 엮은 교육 에세이. 저자는 학교와 아이들 사이, 배움과 가르침 사이에서 발생하는 경험과 학교안 내밀한 풍경을 상세히 묘사하며 사랑을 경험한 아이들이 어떻게 변화되는지 소개한다. (안준철 지음/우리교육/8500원) ■ 중동의 화해 이슬람교, 그리스도교, 유다교 세 종교의 중심지 중동을 여행하며 공동 조상인 아브라함을 통해 분쟁의 근원을 살펴보고 화해 방안을 제시하는 책. 저자는 중동을 여행하며 유다교 랍비, 이슬람교 이맘, 그리스 정교회 주교, 개신교 목사를 비롯해 저명한 신학자와 만나 경험한 화해 가능성을 상술하고 있다. (브루스 페일러 지음/이병걸 옮김/인바이로넷/1만 5000원) cpbc2004.06.02
신간 안내 ■땅 에너지를 이용한 자연치유 브라질 여행 중 감염돼 사망선고를 받은 저자가 맨발로 땅을 밟고 지내며 경험한 땅의 치유력을 소개한 책. 자연 에너지, 땅과 나무 에너지가 인간을 어떤 식으로 치유하고, 인간 몸 속 에너지는 어떤 식으로 움직이는지 구체적 방법과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워렌 그로스맨 지음/박윤정 옮김/샨티/9000원) ■그리스도테라피 II 그리스도테라피는 '그리스도의 진리와 가치를 깨달음으로 이뤄지는 치유'를 뜻하는 말. 제1권 룗그리스도테라피 I - 깨달음을 통한 치유룘에 이어 그리스도테라피의 내용과 원리, 개념과 방법, 기법과 사례를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상담자, 영적 지도자, 영적 성숙을 원하는 평신도들에게 치유와 성장의 기회를 제공한다. (버나드 J. 티렐 지음/유병일·김중원 옮김/가톨릭대학교출판부/1만2000원) ■동반의 여정 '세계의 종교 전통과 대화하는 가톨릭 교회'라는 부제처럼 교황청 종교간대화평의회가 종교간 대화에 대한 지침을 제공하는 책. 종교간 대화를 강조하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연설을 비롯해 민간 신앙부터 힌두교, 불교, 자이나교, 유교, 도교, 유다교, 이슬람교를 이해할 수 있는 유용한 글로 꾸며져 있다. (주교회의 교회일치와 종교간대화위원회 편찬/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2900원) ■미디어 교육 20년 넘게 미디어 교육에 헌신해온 저자가 최근 미디어 환경 변화와 청소년 생활환경 변화를 고려해 오늘날 미디어 교육이 나아가야 할 현실적 원칙과 교수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아울러 미디어 교육자들이 다변화하는 사회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에 대한 발전적 대안을 제시한다. (데이비드 버킹엄 지음/기선정·김아미 옮김/제이앤북/1만9000원) ■충실한 이견자 빙엔의 힐데가르트, 마테오 리치, 갈릴레오 갈릴레이, 메어리 워드 등 교회 권위에 맞서 결연히 비판을 가한 이른바 '이견자'들의 생애를 통해 교회 안에서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이 오히려 교회를 살아있게 하는 원동력이 됨을 강조하고 있다. (로버트 맥클로리 지음/김상분·황종렬 옮김/다른우리/1만원)cpbc2004.03.10

새해 한국 교회엔 어떤 일이'가정복음화' 사목에 주력 전망 가정 복음화와 성체성사 정신의 확산이 올 한해 한국교회 사목의 중심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청주교구가 개최한 가정대회에서 부부가 손을 맞잡고 혼인의 의미를 되새기고 있다. 한국교회는 2005년 을유년(乙酉年) 한해 동안 모든 가정이 하느님 말씀에 맛들이며 나눔과 섬김의 정신을 실천하는 작은 교회로 거듭나게 하는 가정 복음화 사목에 주력할 전망이다. 아울러 소공동체 활성화와 가난한 이들에게 기쁨과 희망을 심는 사회복음화 등에도 전력을 기울여 나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지난해 10월부터 올 10월까지를 '성체성사의 해'로 지낼 것을 권고함에 따라 한국교회는 신자 재교육은 물론 다양한 행사를 통해 성체성사 정신을 널리 알리고 이를 삶에서 실천할 수 있게 하는 사목적 노력을 병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국 각 교구장들이 발표한 2005년도 사목교서, 교계 단체, 각 교구 주요 행사 일정 등을 토대로 새해 한국 천주교회 움직임을 전망해본다. ▨한국교회의 화두 '가정' 주교회의는 지난 대림 제1주일을 기해 「가정을 위한 교서」를 발표, 위기에 처한 한국 가정의 현실을 직시하면서 가정 복음화를 위한 다양한 사목적 대안을 제안했다. 이에 따라 전국 각 교구장들은 올해 중점 추진할 사목 방향으로 '가정성화' 및 '가정 복음화'를 화두처럼 제시하고 있다. 한국교회 가정사목 방향을 제시하는 지침인 교서를 바탕으로 사제와 수도자, 평신도들을 대상으로하는 교육은 물론 교구가정 사목에 접목할 수있는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과 운영, 이를 위한 조직 및 시스템 구축 등에 전력을 기울이겠다는 뜻이다. 서울대교구는 가정사목 활성화를 위해 각 본당마다 가정사목을 담당할 가정분과를 설치하고 본당 가정사목을 위한 인적 자원 확보에 힘을 쏟을 방침이다. 또 '가정중심의 교회'에 대한 인식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본당에서 가족미사, 가정 성시간, 가족피정, 가족 성지순례, 가족 캠프 등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미 지난 한해를 '가정의 해'로 선포하고 대리구별 가정대회 개최 등을 통해 가정 복음화에 매진해온 대구대교구도 올해에도 가족들이 함께 미사에 참례하고 기도하며 성서 말씀에 맛들이도록 다채로운 사목 프로그램을 전개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오는 4월24일 복음나누기 교구 대회를 개최한다. 대전교구는 본당에서는 가정주일을, 가정에서는 가정의 날을 정해 가족이 함께 복음말씀을 나누고 대화하며 기도하도록 이끄는 동시에 '봉사하는 가정공동체'를 지향하며 △한 가정 1후원과 결연사업 △가족단위 자원 봉사활동 △본당과 지구별로 저소득층 가정 자녀를 위한 공부방 개설 등의 사업을 전개할 예정이다. 인천교구도 '생명을 존중하는 가정', '기도하는 가정', '성서를 함께 읽는 가정', '대화하는 가정'을 목표로 내세우고 △가정용 기도제단 및 가정성화를 위한 기도 모음 등을 제작 보급 △성서 읽기와 쓰기 운동 전개 △TV 덜 보는 날 갖기, 가족놀이시간 갖기 등을 통한 가정 공동체 일치 등을 활기차게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주교회의 차원에서도 가정사목위원회를 중심으로 각 교구 가정사목 담당자들이 참여하는 전국 차원의 네트워크를 구성, 위기를 맞고 있는 한국 가정 문제 해결을 위한 정보를 교류하고 연대하는 움직임도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한국 평신도사도직협의회도 지난해부터 전개하고 있는 '아름다운 가정, 아름다운 세상' 운동을 더욱 확산, 가정 복음화에 매진하는 한국교회에 힘을 더할 예정이다. ▨ 성체성사 정신을 실현하는 한국교회 올 한해 한국교회는 '섬김과 나눔'이라는 성체성사 정신을 배우고 익히며 이를 실천할 것으로 전망된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지난해 10월17일 제48차 세계성체대회를 폐막하며 내년 10월29일까지 성체성사의 해로 기념키로 함에 따라 각 교구는 올해 신자 재교육을 비롯한 다양한 기념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특히 광주대교구는 △성체성사 및 성체와 성혈에 대한 교회의 가르침 교육 및 특별 강의 △올바른 성체신심에 대한 교육을 비롯해 △가족별, 단체별, 소공동체별 성체조배 △본당 및 지구별 성체대회 △헌혈 △장기기증 △이북동포돕기 △유산 사회환원 등 섬김과 나눔의 정신을 실천하는 다양한 운동과 행사를 병행할 계획이다. 청주교구도 가족이 함께 성찬례에 자주 참석하며 성체조배에 맛들이고 성시간과 성체강복에 동참함으로써 가정 복음화를 이루는 한 해를 만들겠다는 뜻을 사목교서를 통해 밝히고 있으며, 마산교구도 △매월 첫 목요일 성시간 △헌혈하기 등 성체성사 정신을 실천하는 방안을 올해 사목 지침으로 제시하고 있다. 대구대교구는 각 본당별로 매월 1회 성체강복을 하도록 권고하고 있으며, 교구민들이 성체성사에 대해 올바로 이해하도록 교구 잡지에 성체성사에 대한 내용을 연재할 계획이다. ▨그 밖의 주요 행사와 사건 주교회의가 3월 열리는 봄 정기총회에서 그간 번역이 완료된 「새 번역 성서」 출판을 승인하게 되면 한국교회는 부활대축일쯤 독자적으로 번역한 신구약 합본 성서를 역사상 처음으로 갖게 될 전망이다. 또 주교회의가 지난 가을 정기총회에서 한국 가톨릭의료협회 발족을 승인함에 따라 올해 가톨릭병원협회ㆍ의사협회ㆍ간호사협회ㆍ약사회 등이 참여하는 '한국가톨릭의료협회'가 공식 출범하게 되고 이를 중심으로 △본당 연계 가정간호 사업 △의료선교 사업 등이 활발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올해 개교 150주년을 맞은 가톨릭대학교는 1월10일 개막미사를 시작으로 올 한해 △총동문회 발족식 △150주년 기념 학술대회 △UI 선포식 △문화예술 행사 등을 개최한다. 또 올해는 한국 교회가 인간 생명의 존엄성을 되찾기 위한 대대적 활동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이 올해부터 시행됨에 따라 주교회의 생명윤리연구회와 서울대교구 한마음한몸운동본부는 이 법의 문제점을 널리 알리고 개정을 촉구하는 다양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이와 함께 교회는 사형제도 폐지를 위한 목소리를 드높일 것으로 보인다. 열린우리당 유인태 의원이 지난해 12월9일 여야 의원 175명의 서명을 받아 현행 사형제도를 폐지하고 종신형을 도입하는 것을 골자로 한 사형제폐지특별법안을 국회에 제출함에 따라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를 비롯해 교계 내 인권 단체들은 특별법안 국회 통과를 위한 다각도 활동을 전개한다는 계획이다. 박주병 기자 jbedmond@pbc.co.kr cpbc2004.12.29

세상의 길목에 \'노래\'라는 이정표 세워\'천상을 노래하는 수녀들\' 성바오로딸수도회 성가대가톨릭성가집에 수록된 성가곡 중 성탄시기곡 12곡을 골라 ‘첫 성탄’ 앨범 제작에 들어가 한창 녹음작업 중인 성바오로딸수도회 성가대. 이번 음반은 특히 수도자들의 합창과 현대음악, 고전음악이 어우러지면서 지구촌 사계절의 성탄 풍경을 그리는 편곡이 특징이다. “그들은 세상으로 향하는 길목에 ‘노래’라는 사랑의 이정표를 세웠다.” 96년 ‘사랑의 이삭줍기’, 2001년 2집 격인 ‘행복한 과일가게’를 통해 교회 안팎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성바오로딸수도회 성가대(단장 최명애 수녀). ‘3대(代)음반’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어린이부터 청장년, 할아버지 할머니까지 금세 친숙해지는 노래들, 싱그러운 바람처럼 명징한 노랫말에 청아한 가락, 대중가요를 표방하면서도 전혀 통속스럽지 않은 우리 노래를 들려주는 수도자들을 만나 봤다. 때마침 출시한 성탄성가앨범 ‘더 훠스트 노엘(The First Noel, 첫 성탄) 얘기도 들어볼 겸 해서 11월19일 오후 서울 미아9동 본원에서 만난 수도자들의 모습은 한결같이 해맑다. 가끔 웃음을 터뜨리는 모습조차 꽃봉오리가 막 터지는 것 같고, 인터뷰 도중 들어본 성탄 성가 또한 예수 아기 곁으로 이끌어주는 것 같다. 70년대 앨범인 ‘세상에 외치고 싶어’(74년), ‘기쁨은 빗줄기처럼’(75년), ‘저마다의 먼 길을’(76년)부터 지금까지 이어지는 비결이 뭘까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다. 이에 박미라(에밀리아나) 수녀의 답변이 아주 적절하다. “합창에서 겸손을 배웁니다. 각기 다른 목소리가 어우러질 때 아름다워지죠. 자신의 목소리를 절제하고 다른 이의 목소리를 귀담아 들어야 된다는 점에서 ‘함께’의 의미를 새기는 계기가 됩니다. 노래를 하는 것도 수도생활의 일부지요. 수도자들이 노래를 부르는 매력 중의 하나가 바로 ‘함께함’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늘 함께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연습 시간은 매주 토요일 오후 7시 저녁식사 이후 1시간쯤에 불과하다. 각자의 사도직이 출판, 협력자담당, 광고촉진, 인터넷발송, 영상 등으로 다양하기 때문에, 성가대 참석 인원 또한 들쭉날쭉하다. 이럴 때마다 가장 힘이 되는 것은 역시 수도회 전공동체의 정성 어린 기도다. 이번에 나온 앨범은 예수 성탄의 진정한 뜻이 퇴색해가는 세상을 향해 던지는 사랑의 씨앗 같은 음반. ‘한 밤의 목자들’을 제외하고는 가톨릭성가집에 수록된 성탄시기곡을 골라 허수현(백석예술고 강사)씨의 편곡으로 타이틀곡 ‘첫 성탄’ 등 12곡을 선곡해 정성스럽게 녹음을 마쳤고, 가톨릭성가집에 실린 성탄노래 중 신자들이 자주 접할 수 없었던 곡도 많이 선곡했다는 게 특징이다.(카세트테이프 4500원, CD 1만원) 이제 성바오로달수도회 성가대는 ‘사랑의 이삭줍기’ 3집 앨범 준비에 들어간다. 사도직업무가 많아져 갈수록 힘이 들지만, 내가 아니라 그리스도가 드러나게 되기를 바라는 한결 같은 마음으로 늘 ‘함께’ 하고 서로가 복음적 체험을 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기도하면서. cpbc2002.11.26
최승룡 신부의 교회사 산책 (25) “저를 변호하여 주십시오”1921년 3월29일 황해도 사리원에서 이기준 토마스 신부“주교님께 성가책 한 권을 바칩니다. 제가 이 책 50권을 학생들에게 가르치기 위하여 만들었습니다. 저희 보통학교에는 남 녀 학생들이 있는데 교우들뿐 아니라 외인 아이들도 공부하러 오며 이들이 성체 강복 때 성가를 부릅니다. 부활 주일에 창 미사를 지냈는데 성가를 하도 잘 불러서 미사 참례한 교우들이 마치 이미 천당에 온 줄로 생각하였습니다. 사리원에서는 천지 창조 이래 처음으로 이런 미사가 있었기 때문에 교우들은 이런 아름다운 노래를 듣고 감탄하여 마지 않았습니다. 제가 한 번 보시라고 바친 책에는 제가 알고 있던 많은 조선어 성가들이 수록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조선어 성가들을 성당에서 성체강복때 부를 수 있는지 또한 주교님의 인가가 필요한지 의심스럽습니다. 뮤텔 주교님께는 혹시 책망을 들을까 두려워 감히 책을 바치거나 말씀 드리지도 못하겠습니다. 그러나 사실을 숨기기 보다는 책망 듣는 것이 낫다고 생각되어 주교님께서 홍콩에서 돌아오시면 책 한 권을 바치겠습니다. 만일 제가 책망을 듣게 될 경우 주교님께서 저를 변호하여 주십시오.” 조선말로 된 성가책으로 ‘천지 창조 이래 처음’으로 부활절 미사를 창(娼)미사로 봉헌하고 마치 ‘천당을 경험한 듯 했다’는 이신부의 보고서 내용은 조금 과장되기는 했지만 미루어 짐작이 가는 바다. 목소리가 아직 갈라지지 않은 아이들의 목소리로 그 아름다운 그레고리오 미사곡을 우리말로 불렀을 터이니 말이다. 1921년 3월의 이 보고서는 한국 천주교회 스물 두 번째 사제 이기준 신부가 자신이 만든 성가책에 대한 인준 여부를 조심스럽게 여쭙는 내용이다. 이 조선어 성가책은 1916년 사리원 본당을 설립하고 주임으로 활동하던 이 신부의 ‘앞서가는 의식’과 ‘열정적 사목’을 대변해주는 하나의 사례. 실제로 이 신부는 일제 하에서 중단되었던 각종 교리, 신심서를 출간, 신자들의 신앙교육을 꼼꼼하게 챙기는, 남다른 의욕과 열정의 소유자였다. “저는 음악에 정통하지 않습니다. 실제 저자는 수문품을 받은 김 시몬이고 저는 책을 만든 일군에 불과합니다. 이런 일에 있어서 주교님의 인준이 필요한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그저 사리원의 제 아이들이나 가르치려고 만들었습니다. 만일 다른 신부들이 안다면 이 성가책을 청할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미 몇 몇 신부들이 다 되면 한 권 보내달라고 청하였지만 주교님이 어떻게 생각하실지 몰라 감히 보내지 못합니다.” 교구장 뮤텔 주교의 부재중 보좌 유 주교에 올린 보고서에서 이 신부는 두 번에 걸쳐 인준 여부를 꼼꼼히 확인하면서 만일의 경우 ‘변호해 주십사’ 하는 요청의 말씀도 빼놓지 않고있어 미소 짓게한다. 다음의 유 주교의 답서는 ‘이 신부의 성가책’을 공적 예식에서 사용할 수 없음을 정중하게, 또 분명하게 알려주고 있다. ‘사전(事前)인준’에 대한 아쉬움과 더불어 성가책 제작 노력에 대한 ‘약간의’ 칭찬을 첨부한 유 주교의 답서. 왠지 따뜻한 느낌과 함께 뮤텔 주교의 책망을 적극적으로 변호해 줄 것 같은 생각마저 들게 한다. “김 시몬과 같이 저술한 성가책은 등사한 기술이나 갖가지 성가들을 수집한 노력에 대하여 기쁘게 생각하는 바입니다. 그 점에 대해서는 감사합니다. 그러나 이 책을 등사하기 전에 인준을 청했어야 더 좋았을 것입니다. 교회법 1389조에서 1390조까지 자세히 보면 명백할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시성이나 시복을 받지 아니한 우리나라 치명자들을 위해서는 기도나 노래가 성당에서 공적 예식인 미사나 성체 강복 때에 허락되지 않습니다. 사적으로는 상관없습니다. 그런 이유로 203,204,205,206,207쪽에 있는 노래들은 삭제합니다. 삭제된 책은 누구에게든지 줄 수 있습니다. 민주교께도 한 권 보내십시오. 칭찬하실 것입니다. 또 한가지 말씀드릴 것은 여섯 달 후에 원 신부(라리보)가 우 신부(빌모)와 함께 그와 같은 성가집을 출간할 예정이니 조선 성교회를 위하여 성가집 하나가 필요합니다.” *이기준 토마스 신부(1884~1977)는 충북 진천 배티 출신. 경기도 양성 미산리(미리내)에서 성장했으며 1899년 강도영 신부 추천으로 용산 예수성심신학교에 입학, 1913년 5월 사제로 수품됐다. 그 해 6월 평북 용천군 산태 본당 주임으로 사목을 시작, 황해도 검수 본당 주임을 거쳐 서흥 본당, 사리원 본당을 설립하면서 교세신장에 큰 몫을 담당했다. 춘천 약사리(현 죽림)본당에 이어 황해도 신천 본당, 장연 본당 주임을 역임한 바 있는 이 신부는 1942년 노기남 대주교가 서울교구장에 취임하자 명동 본당 5대 주임 겸 서울교구 부주교에 임명되었으며 일제말기와 해방 등 혼란의 시기에서도 신자 사목에 심혈을 기울였다. 1947년 교구 출판부 대신 가톨릭 출판사를 설립, 각종 교리 신심서를 출판하면서 한국교회 지적성장에 기여한 이 신부는 59년 은퇴 후에도 고해신부로 활동하다 1977년 노환으로 선종, 용산 성직자묘지에 안장됐다. cpbc2003.0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