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황, 3월 5~8일 나흘간 첫 이라크 사목방문시아파 성지 순방, 무슬림·중동 신자들에게 화합 메시지 전할 예정 프란치스코 교황의 이라크 사목방문 공식 로고. 【CNS】 프란치스코 교황의 3월 5~8일 나흘간의 이라크 사목방문 일정이 확정됐다. 교황이 이라크를 방문하는 것은 역대 처음이다. 사목방문 주제는 ‘너희는 모두 형제다’이다. 이웃 종교인 이슬람과의 화합, 이라크와 주변 중동 그리스도인들을 향한 교황의 메시지가 현지에서 전달될 것으로 기대된다.교황청은 8일 교황의 이라크 사목방문 일정을 구체적으로 공개하며, 교황이 가난과 내전, 종교 박해로 물든 이라크 땅을 밟게 될 것을 시사했다. 교황은 5일부터 꼬박 나흘에 걸친 70여 시간 동안 이라크 남부 이슬람 시아파의 성지인 나자프를 비롯해 우르 평원, 아르빌, 모술, 카라코쉬 등을 잇달아 순방하며 바쁜 일정을 소화할 계획이다. 교황은 첫째 날인 3월 5일 오전 로마에서 출발해 오후에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국제공항에서 공식 환영행사에 참석한다. 곧장 무스타파 알카드히미 총리와 회담을 나눈 뒤, 이어 대통령궁에서 바르함 살리흐 이라크 대통령의 환영을 받는다. 교황은 대통령과 공식 대담을 나눈 뒤 대통령궁에서 이라크 위정자와 시민사회 지도자, 외교단원들을 만나 연설을 전할 예정이다. 이어 구원의 성모 시리아 대성당에서 이라크 교회 주교단과 사제, 종교인, 여성들을 만난다. 이 성당은 2010년 이슬람 무장단체(IS)의 자살 폭탄 테러로 사제 2명과 수십 명이 순교한 곳이다. 교황은 이곳에서 이웃 종교를 향한 화합의 메시지 등 중요한 연설을 다시 한 번 전한다.이튿날인 6일 교황은 나자프로 이동해 이라크 이슬람 시아파의 최고 종교지도자인 알시스타니 대 아야톨라를 만난다. 교황이 시아파 성지를 직접 찾아 최고 지도자와 마주하는 역사적인 장면이 연출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나자프는 과거 시아파가 수니파의 테러 공격을 받으며 갈등이 지속됐던 곳으로, 시아파의 수십만 신도들 또한 이날 교황의 방문을 함께 환영할 것으로 보인다. 2019년 이라크 정부가 반정부 시위대를 겨냥해 공격했던 양상을 비판하며 국민 편에 섰던 알시스타니와 교황의 만남이 향후 중동 정세에도 적지 않은 효과를 미칠 것으로 언론들이 내다보고 있다. 교황은 곧장 아브라함이 태어난 우르 지역 평원을 찾아 연설한 뒤, 다시 바그다드로 돌아와 칼데아 대성당에서 미사를 주례한다.7일 교황은 이라크와 IS와의 최대 격전지였던 이라크 북부 최대 도시 모술을 방문해 전쟁 희생자들을 추모한다. 교황은 미사 후 헬기로 카라코쉬로 이동해 그곳의 공동체를 방문하고, 신자들에게 메시지를 전할 예정이다. 그리스도인들이 밀집해 살던 ‘성경의 땅’ 모술은 2000년 교회 역사 내내 성당 종소리가 멎지 않았지만, 오랜 전쟁과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박해로 많은 그리스도인이 목숨을 잃거나 난민 신세로 전락한 상태다. 이번 교황의 발걸음이 그들에게 큰 희망의 메시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교황은 아르빌로 이동해 대형 스타디움에서 미사를 주례한다. 교황은 이번 사목방문 동안 총 4차례 연설과 2차례의 강론 등으로 종교 갈등을 겪는 중동 평화를 향한 뜻과 함께, 가톨릭과 유다교, 이슬람교의 근간이 되는 아브라함에 관한 메시지를 전할 것으로 예고된다. 교황은 마지막 날인 8일 오전 성대한 송별 행사를 끝으로 중동의 형제들과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한다.현재 이라크 내 그리스도인 수는 30~40만 명으로, IS와의 전쟁 및 박해 이전 150만 명에 이르던 때와 비교해 5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한 상황이다. 교황은 오랫동안 중동 평화를 위한 메시지를 내며 이라크 방문을 고대해왔다. 보편 교회는 오랫동안 파괴된 성전과 그리스도인 공동체 재건을 위해 힘써오고 있으며, 교황의 이번 사목 방문이 중동과 그리스도인 평화에 새로운 전환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 평화신문2021.02.16

예비 신자 교리서 26년 만에 전면 교체 서울대교구, 새 교재 「하느님을 찾는 사람들」 출간… 교리 기간 최소 7개월로 연장 서울대교구가 새로 발간한 새 예비 신자 교리서 주교재 3권과 부속교재 4권 서울대교구가 26년 만에 예비 신자 교리서를 전면 교체해 발간했다. 새 교리서 발간에 맞춰 세례성사를 받기 위한 예비 신자의 교리 교육 기간도 7개월로 정해졌다. 이는 기존보다 한 달이 더 소요되는 것으로 한국 교회의 새 신자 교육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교구는 3월 19일 자로 예비 신자 교리서 「하느님을 찾는 사람들」을 출간하고 배부를 시작했다. 새 교리서는 1995년 발간돼 교회 내 예비 신자 교리서로 널리 쓰이고 있는 「함께하는 여정」을 대신하게 된다. 염수정 추기경은 발간사에서 “하느님을 믿고 따르는 신앙의 여정을 시작하기 위해 천주교를 찾아주신 여러분 모두를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교리서의 제목처럼 하느님을 찾는 여러분이 하느님의 말씀을 충실히 듣고 깨달아 그분께 참다운 찬미와 감사를 드릴 수 있도록 언제나 기도하겠다”고 밝혔다. 새 교리서는 ‘예비 신자 이전 기간ㆍ예비 신자 기간’, ‘정화와 조명의 기간ㆍ신비의 교육 기간’, 봉사자용 ‘길잡이’ 등 주교재 3권, 그리고 ‘예비 신자 신앙생활 길잡이’, ‘세례성사 준비를 위한 9일 기도’, ‘예비 신자를 위한 성경 필사’, ‘새 신자 신앙생활 길잡이’ 등 4권의 부속교재로 구성됐다. 교구는 새 교리서가 출간됨에 따라 우선 사제단을 상대로 지구 회합을 실시하고 이어 상반기 중에 수도자에 대한 교육을 마칠 방침이다. 또 본당 예비 신자 교리 교육 대표 봉사자와 기존 나눔 봉사자 갱신 교육을 4월 중에 마치고 하반기에는 신임 나눔 봉사자에 대한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또 예비 신자 교리 교육은 가능한 대면교육을 하되 코로나19로 대면 교육이 어려울 경우 줌(Zoom), 구글 미트(Google meet) 등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할 것을 권고했다. 아울러 교구는 새 교리서 출간에 맞춰 세부적인 ‘어른 예비 신자 교리 교육 지침’을 마련했다. 지침은 ‘공의회 문헌’과 ‘교회법’, 「어른 입교 예식」과 「한국 천주교회 교리 교육 총지침」 그리고 「한국 천주교 사목 지침서」 등 기존 교회 문헌에서 예비 신자 관련 조항들을 정리해 교리 교육을 실천하는 데 필요한 구체적인 방향을 정했다. 한국 교회에서 어른 예비 신자 교리 교육 실행에 필요한 세부 지침을 이렇게 상세하게 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새 지침에서 가장 주목할 내용은 교리 교육 기간을 ‘적어도 6개월’에서 ‘적어도 7개월’로 규정한 것이다. 새 지침에 따라 예비 신자들은 공휴일이나 성지순례, 본당의 날 등 기타 교육 과정을 포함한 7개월 이상의 교리 교육을 받아야 한다. 따라서 세례성사를 받기 위한 교리 교육 기간은 기존 6개월보다 1개월이 늘어나게 된다. 이는 기존 교리서 「함께하는 여정」에 수록된 28과를 6개월 과정에 맞추느라 교리서의 중요 주제들을 통합, 수정, 삭제했던 부작용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다. 또 「어른 입교 예식」 중에서 ‘받아들이는 예식’, ‘선발 예식’, ‘신비 교육 기간’만큼은 반드시 실시하도록 규정했다. 이는 현실적 어려움을 감안하더라도 교회가 강조하는 예비 신자 교리 교육의 목적에 부합하는 핵심적인 예식이 빠져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 이와 함께 균형 잡힌 교리 교육을 실천할 수 있도록 사제가 직접 교리를 가르칠 것을 강조했다. 이는 기존 교리서 교육이 봉사자와 예비 신자들이 공동체를 이루어 나눔을 위주로 진행되면서 예비 신자들이 세례를 받기 위해 기본적으로 배우고 깨우쳐야 할 교리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다는 현장의 지적을 반영한 것이다. 사목국 기획연구팀 이영제 신부는 “기존 주교회의에서 마련한 「한국 천주교 사목 지침서」는 그 성격상 세부적인 내용을 다 담을 수 없기에 가장 기초가 되는 ‘적어도 6개월 이상’이라는 기간에 대한 규정, ‘매 주일 미사와 교리 교육 참석’이라는 방법에 대한 규정 그리고 노인의 경우 그 기간을 달리할 수 있다는 예외 규정만을 언급하고 있다”며 “염수정 추기경께서 세부적 지침의 부재로 생기는 현장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새로운 교리서의 적절한 수용 방안을 만들라고 해 이번 지침이 마련됐다”고 강조했다. 이상도 기자 raelly1@cpbc.co.kr cpbc2021.03.17

매일 복음 쓰기 100일 여정… 모바일로 영적 갈증 해소한 공동체‘굿뉴스 모바일 매일 복음 쓰기’ 수상 본당들 이야기 서울대교구 이문동본당은 모바일 복음쓰기 이벤트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사진은 지난해 여름 함께 모여 성경을 통독하고 있는 성경통독반 신자들 모습. 한용수씨 제공 혼자서 가는 길은 외롭다. 하지만 함께 떠나는 여정은 서로에게 힘이 되고 위안이 된다. 서울대교구 홍보위원회(위원장 손희송 주교)가 지난해 11월 22일부터 2월 29일까지 100일간 진행한 ‘굿뉴스 모바일 매일 복음 쓰기’에는 많은 신자가 본당 소속으로 참여했다. 서울대교구 중앙동본당이 최우수상을 받았고, 서울 이문동본당과 인천교구 백령본당이 우수상을 받았다. 공동체의 힘을 보여준 본당들의 사연과 복음 쓰기 여정을 마친 신자들의 묵상글을 소개한다.하나가 된 공동체 최우수상을 받은 서울대교구 중앙동본당(주임 김명섭 신부)은 신자 364명이 참여했다. 전국 1441개 본당이 참여했고 평균 참여 인원수가 9.4명인 것에 비하면 놀라운 수치다.본당은 지난 12월에 3년 동안 진행해온 성서못자리 종강 미사를 봉헌하고 수료증을 배부했다. 새해에 들어 40주간을 이어서 시작하려던 중 가톨릭 굿뉴스 매일 복음 쓰기 이벤트 소식을 접했다. 신자들의 관심이 모이고 주임 사제가 매일 복음 쓰기 참여를 적극적으로 권하며 100일간의 말씀의 여정이 시작됐다.성서못자리를 통해 말씀에 맛 들인 신자들은 본당과 자신의 등수가 나오는 매일 복음 쓰기 통계를 보며 복음 쓰기 재미에 빠졌다. 60~70대 어르신부터 주일학교 학생까지 참가 연령층도 다양했다. 특히 주일학교 학생 참여는 50여 명을 훌쩍 넘겼다.매일 복음 쓰기는 코로나19로 함께 드리는 미사가 중단된 공동체를 하나로 묶는 역할도 했다. 비록 코로나19 확산으로 완필 감사 미사와 축하식 자리가 취소됐지만, 최우수상 상금 200만 원을 코로나19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돕고자 기부해 나눔의 기쁨을 더했다. 본당 부주임 이재학 신부는 “매일 복음 쓰기 이벤트가 끝났지만 매일 성경 쓰기를 이어서 하는 신자들이 있다”며 “앞으로도 신자들이 복음 안에 함께하며 미사도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힘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어려운 시기 신앙이 힘이 되다서울대교구 이문동본당(주임 박동호 신부)은 신자 150명이 참여해 우수상을 받았다. 코로나19도 모바일 복음 쓰기를 향한 열풍에 한몫했지만, 복음을 쓰고 싶은 열의는 10년째 이어온 성경통독반을 중심으로 확산됐다. 코로나19 발병 전, 매주 한 번씩 모여 한 시간씩 성경을 읽는 신자들에게 성경을 쓰고 싶은 영적인 갈망은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성경통독반 대표 한용수(미카엘)씨는 휴대폰 애플리케이션 활용이 어려운 신자들에게 내려받는 법과 로그인하는 법 등을 상세히 알려줬다. 신자들은 언제 어디서든 틈이 나면 두 손가락으로 성경을 써 내려갔다. 모바일에서 각자의 진도표를 확인할 수 있어 서로 복음 쓰기를 격려하며 함께 해나갔다. 이문동본당에 성경통독반이 개설된 건 2011년이다. 당시 “새 성전을 짓고 새 건물만 있어서는 안 된다”는 이홍근 주임 신부의 뜻에 따라 내적 성전을 짓기 위해 성경통독반을 만들었다. 1년 과정으로 한 반에 7~8명의 신자로 구성돼 1년마다 새 반이 시작됐다. 지금은 낮과 밤으로 5개 반이 운영 중인데, 코로나19로 각자 집에서 정해진 분량을 읽고 있다. 한 대표는 “모바일 복음 쓰기 이벤트를 통해 신자들을 하나로 묶어주고, 코로나19로 서로 만나지 못해도 서로의 신앙생활을 챙겨준 시간이었다”며 “가톨릭 신자들이 성당에서 성경 공부를 올바로 할 수 있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주면 좋겠다”고도 제안했다. 우수상 상금 100만 원은 본당에서 형편이 어려운 이를 위해 쓸 계획이다. 서해 최북단 본당에 뿌려진 복음 쓰기의 씨앗인천교구 백령본당은 서울 외 지역에서 유일하게 본당 단체상을 받았다. 주일 미사 참여자 240여 명, 서해 최북단 본당에 섬이라는 지리적 특성, 젊은이들은 대부분이 육지로 나가고 어르신이 많은 본당 특성을 보면 이례적 수상이다.지난 2월 본당을 떠나 다른 소임지로 떠난 2명의 수도자는 “가톨릭평화방송 유튜브를 통해 매일 복음 쓰기 추첨과 시상식을 봤다”며 “첫날 매일 복음 쓰기를 해보고 아주 좋아서 중고등부 학생과 교사들에게 권유하며 공동체의 복음 쓰기가 시작됐다”고 말했다.매일 복음 쓰기에 참여한 이들은 ‘주님 말씀에 맛 들이는 이 좋은 것을 더 많은 사람이 함께하면 좋겠다’라는 생각에 가정 방문에 나서기도 했다. 어르신들에게는 굿뉴스 가입과 매일 복음 쓰기 방법을 알려드리며 참여를 유도했다. 백령본당은 매일 복음 쓰기 완주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100일 달리기 운동’이라는 단체 카톡방도 만들었다. 그날 복음을 쓰지 못한 사람이 있으면 메시지나 전화로 안부를 묻고 매일 복음을 쓴 후 가산점을 얻기 위한 룰렛 게임은 ‘언제 어떻게 하면 점수가 잘 나오더라’ 의견도 나눴다. 매일 복음 쓰기에 참여한 신자들은 “지난 100일간 복음을 쓰고 말씀을 묵상하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며 “매일 복음쓰기 이벤트는 끝났지만, 여전히 40여 명이 매일 복음을 쓰며 하루를 살아가는 데 큰 힘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복음쓰기로 신앙생활 반추하고 단단해졌어요”매일 복음 쓰기를 한 신자들은 22만여 건에 이르는 수많은 묵상글을 주님께 봉헌했다. 마지막 날인 100일째 되던 날 자신의 신앙을 고백하고 매일 복음 쓰기의 은총에 감사한다는 묵상글들이 올라왔다.“영적 메마름의 돌파구가 되어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로 복음 쓰기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100일의 여정을 통해 영혼의 우물에도 물이 조금씩 채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이번 사순 시기에는 자신을 버리는 작은 연습들을 통해, 그분의 부활을 증언할 수 있는 보다 단단한 신앙인으로 나아가고 싶습니다.”(여○은)“늦게 알고 시작했지만 그날그날 복음 쓰기는 너무 행복했습니다.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저희는 죄인이고 병든 이들입니다. 그래서 저희에게 주님이 계십니다. 코로나19로 고통받는 이들과 애쓰는 의료진, 불안해하는 저희 모두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소서.”(이○주)이 외에도 야외 근무와 교대 근무를 하며 틈틈이 성경 쓰기를 하며 위안을 받았던 신자(김○순), 비행기 이륙 직전까지 스튜어디스의 눈치를 보면서 급하게 타이핑했던 것이 기억난다는 신자(도○경), 초보 신자로 복음 쓰기를 통해 매일 감사할 수 있는 하루를 살았다는 신자(주○철)들의 글이 눈길을 끌었다.특히, “처음 시작할 때 상품을 꼭 가질 거라는 생각으로 시작했지만, 가족과의 관계도 좋아지고 나 자신을 뒤돌아 볼 수 있어 상품보다 더 좋은 것을 얻었다. 복음으로 매일 잘못하는 나 자신을 뒤돌아 보고 저를 바꾸게 해주셔 감사하고 이 추억 까먹지 않겠다”라는 초등부 주일학교 학생의 묵상글(허○경)은 어른들의 신앙도 돌아보게 만들었다. 백영민·이지혜 기자 bonaism@cpbc.co.kr cpbc2020.03.25

조선 선교의 일등 공신 ‘한글’… 풍요로운 우리 교회 말 제대로 알자한글날 / 우리말 교회 용어와 천주교 1970년대초 최창현(요한)이 우리말로 번역한 최초의 한글성경 「성경직해광익」과 1636년 디아즈(예수회) 신부가 북경에서 펴낸 「성경직해」. 오른쪽 배경은 순 우리말로 명명한 본당 이름들. 가톨릭과 한글의 인연은 언제 시작됐을까? 1784년 이 땅에 가톨릭 신앙이 전래된 후 3년 만인 1787년부터 한글로 된 교회 서적들이 발간되기 시작했다. 정약종(아우구스티노)은 1786년께 이승훈(베드로)에게 세례를 받아 오랜 교리 연구 끝에 한글 교리서 해설서인 「주교요지」를 집필했고, 최초의 한글 성경 「성경직해광익」은 1790년대 초 최창현(요한)이 우리말로 썼다. 9일 한글날을 맞아 가톨릭과 한글에 얽힌 이야기와 올바른 교회 용어 표기법 등을 엮었다.한글과 가톨릭의 만남1801년 신유박해에 관한 정부 기록을 정리한 「사학징의」에 따르면, 당시 조선에 전해진 가톨릭 한문 서적 120종 177권 가운데 3분의 2가량인 83종 111권이 한글로 번역됐다고 보고 있다. 대중 선교를 위해서다. 조선 시대에는 양반이나 넉넉한 집안 출신이 아니면 한자를 배울 기회가 없었다. 박해시기였던 18~19세기에는 누구나 쉽게 익힐 수 있는 한글을 통해 전교가 이루어질 수밖에 없었다. 교회 기록에 따르면, 흥선대원군은 교회를 박해하면서 “언문, 즉 한글을 잘 알면 천주교인”이라고 이야기했을 정도라고 전해진다. 목숨을 던져 신앙을 전파한 프랑스 선교사들도 복음 전파를 위해 한글을 유용하게 사용했다. 특히 제4대 조선대목구장 베르뇌 시메온(1814~1866, 장경일) 주교는 ‘장주교윤시제우서(張主敎輪示諸友書)’를 통해 충청도와 전라도의 모든 신자에게 한글을 배우라고 공식적으로 선포했다. 1857년 반포된 사목교서인 장주교윤시제우서에는 ‘교리를 제대로 배우기 위해서는 언문(한글)을 배우든 한문으로 배우든 글자를 배우기를 적극적으로 권장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프랑스 선교사들은 한글의 체계적인 연구와 전파를 위해 ‘한글-한문-프랑스어 사전’과 ‘한글-한문-라틴어 사전’을 제작했다. 한글에 관한 최초의 사전은 1866년 완성됐다고 전해지지만, 그해부터 일어난 대박해인 병인박해 때 불태워져 남아있지는 않다. 올바른 교회 용어한글에 대한 교회의 관심과 사랑은 일제강점기에도 이어진다. 1933년 10월 29일 한글 맞춤법 통일안이 공식 선포되기 보름 전, 교구장들은 원산에서 열린 주교회의를 통해 한글 맞춤법 통일안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교회 출판의 원칙으로 삼기로 했다. 선교사들을 위해 발행된 라틴어 계간지 ‘일치된 힘으로’는 맞춤법의 세부 개념들을 소개하는 한편, 외국 선교사들이 100년간에 걸쳐 한글 맞춤법에 관심을 기울이며 한국어 초기 문법책들과 사전을 저술함으로써 한국어 문법 체계의 정착에 이바지했다.이후 제2차 바티칸 공의회(1962~1965)의 전례 개혁에 따라 한국 주교회의는 전례문의 라틴어를 우리말로 바꾸는 작업을 시작한다. 그 결과 1965년 1월 1일부터 미사 일부분이 우리말로 봉헌됐다. 이 과정에서 공용어에 대한 문제가 심각하게 제기됐다. 용어 문제의 중요성을 인식했던 주교회의는 1965년 ‘가톨릭 공용어 심의위원회’를 발족시켰다. 이 위원회는 주요 기도문과 미사 통상문, 새 전례력 등의 개정, 각종 예식서, 공동 번역 성서의 초역문 검토 실무 등을 담당했다. 아울러 성인들의 이름을 원음에 가깝게 프란치스꼬, 베네딕또, 안또니오로 바꿨다. 하지만 1986년 1월 7일 ‘외래어 표기법’(문교부 고시 제85-11호)이 제정되고, 미사 통상문과 가톨릭 기도서 등을 개정할 필요가 제기됐다. 히포의 주교 아우구스티노 성인의 경우 아우구스띠노, 아우구스티누스, 아오스딩, 아우구스틴, 오거스틴 등 여러 가지 이름으로 표기됐기 때문이다. 이후 주교회의 상임위원회 산하 기구로 1991년 주교회의 천주교용어위원회가 발족했다. 주교회의 천주교용어위원회가 2000년 「천주교 용어집」을 발행하면서 외국 성인명 등의 한글 표기도 나오며 혼용되던 성인 이름도 조금씩 정리되기 시작됐다. 외국 성인명 표기법“○○○ 안당을 위한 지향으로 연미사 부탁드립니다.”가톨릭평화방송 TV 매일미사 지향 접수 전화를 받다 보면 생소한 세례명으로 미사 지향을 부탁하는 신자들이 적지 않다. 안당, 가별, 방지거, 분도….중국을 통해서 천주교가 전해지다 보니 어르신들이나 돌아가신 분들의 세례명 표기도 한자식 표기가 많다. 대표적인 예로 ‘아우구스티노’는 중국식 표기인 아오스딩과 천주교 용어집이 나오기 이전 표현인 아우구스띠노가 아직 혼용되고 있다. 또한 ‘체칠리아’나 ‘루치아’의 경우 ‘ㅊ’ 발음이 거세게 들린다며 ‘세실리아’ ‘루시아’로 고집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2000년 주교회의에서 발행한 천주교 용어집은 “외국 성인명의 경우 스콜라 라틴어 발음법을 따르고 교육부 외래어 표기법을 준용한다”고 밝히고 있다. 표기법에 따르면 세례명 한글표기는 스콜라 라틴어 발음법에 따르되, 된소리는 쓰지 않으며 받침에는 ‘ㄱ, ㄴ, ㄷ, ㄹ, ㅁ, ㅂ, ㅅ’만 사용한다. 즉 토마는 스콜라 라틴어 발음법에 따라 토마스로, 니꼴라오 등 된소리가 들어간 경우에는 니콜라오가 올바른 표기법이다. 프란치스꼬는 ‘프란치스코’라고 표기해야 한다.하지만 평생 써왔던 세례명이나 돌아가신 분들의 세례명을 표기법에 맞게 바꾸거나 본인이 싫다는데 무작정 강요할 수 없는 노릇이다. 올바른 용어 사용법을 알고 조금씩 고쳐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천주교 용어집」 2017년 개정 증보판 발행 당시 주교회의 용어위원장으로서 개정 증보판 편찬 작업을 총괄한 강우일 주교는 “개정 증보판 발행으로 용어집 개정 작업은 일단락되겠지만, 의미를 정확하게 전달하는 용어들을 찾고자 하는 노력은 계속될 것”이라며 “용어집을 찾는 이들의 관심 속에서 올바르고 풍요로운 천주교 용어들이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한글 이름 성당한국의 지명 대부분은 한자어로 된 ‘OO동’이다. 이는 일제강점기에 일제가 행정적 편의를 위해 우리말 지명을 바꾼 것이라고 한다. 수원 율전동(栗田洞, 밤밭골), 군포 산본(山本, 산밑), 인천 을왕리(乙旺里, 늘목마을)를 비롯해 여러 지역에 있는 상촌(上村, 웃말), 하촌(下村, 아랫말) 등 한자어로 바뀐 우리말 마을 이름은 셀 수 없이 많다. 성당도 대부분 지역명에서 이름을 가져오고 있다. 쑥고개, 샘밭, 스무숲, 미리내, 버드내, 숲정이, 달맞이 등 아름답고 정감이 느껴지는 순우리말로 이름을 지은 본당들도 있다. 전국에서 순우리말 이름 본당은 약 30여 개. 춘천교구 솔모루ㆍ애막골ㆍ스무숲ㆍ샘밭ㆍ솔올본당, 꽃동네(준)본당, 수원교구 감골ㆍ던지실ㆍ미리내ㆍ버드내ㆍ벌말본당, 군종교구의 불무리ㆍ열쇠ㆍ오뚜기ㆍ이기자ㆍ한밭본당 등이 우리말로 지어진 본당 이름이다. 도재진ㆍ백영민 기자 heelen@cpbc.co.kr cpbc2020.10.07

대구 갈밭본당 ‘50년의 기도’에 참여하세요도원성당에서 분가한 갈밭성당, 4월 중순 새 성당 완공 예정
제대 아래 성경 필사본·신앙 편지 등 묻어 50년 뒤 개봉 계획
대구대교구 갈밭본당은 50년의 기도 프로젝트를 통해 새 성당 건립에 힘쓰고 있다. 김해인 주임 신부와 건축위원 등 신자들이 신축 기금 온도계 앞에 모였다. 대구시 달서구 갈밭로 부지에 작고 아담한 성당이 지어지고 있다. 1㎞ 남짓 떨어진 도원성당(주임 최경환 신부)에서 분가한 갈밭성당(주임 김해인 신부)이다. 새 성당은 4월 중순에 완공할 예정이다. 그런데 성당의 중심인 제대 아래에 가로 1.5mㆍ세로 1mㆍ높이 1m 되는 공간을 비워뒀다. 본당 신자들의 성경 필사본과 하느님께 드리는 기도 편지, 후손에게 쓰는 신앙 편지를 50년간 묻어두기 위해서다. 신앙편지들은 2070년 편지에 지정된 후손에게 전해줄 계획이다. 일명 ‘50년의 기도 프로젝트’다. 갈밭본당은 지난해 1월 도원본당에서 분가해 설립됐지만, 임시 성당을 마련하지 않고, 도원성당에서 더부살이를 하고 있다. 갈밭로 인근에 1만여 세대가 넘는 새 아파트 단지가 조성되면서 교구는 새 본당 설립을 결정했다.분가된 본당의 첫 주임으로 발령받은 김해인 신부는 꽃편지지에 마음을 담은 편지를 전 신자들에게 보냈다. “분가된 성당의 첫 신부로, 죄송스럽다”면서 “갈대밭에 올라가게 될 성전은 우리와 우리 자녀를 위한 성당이 될 것”이라고 호소했다. 편지에 “새 성전은 우리의 자녀가 새로 태어나 유아세례를 받고, 혼인 미사와 장례 미사가 봉헌되는 노년의 따듯한 쉼터이자 기도하는 집이 될 것”이라고 썼다. 본당 신자들은 가정별로 신립금을 책정하고, 대학생들은 아르바이트로 번 용돈과 어르신들은 쌈짓돈으로 신앙의 성전을 짓기 위한 봉헌금을 내놨다. 첫 월급을 봉헌한 직장인도 있다. 지난해 봄에는 본당 신자들이 5~6차례 단체로 청도에 가서 쑥을 뜯어와 방앗간을 통째로 빌려 쑥떡도 만들어 팔았다. 여름에는 충남에서 옥수수를 공수해와 성당에서 옥수수를 삶아 인근 본당에 판매했다. 신자들이 함께 땀 흘리며 신앙 공동체로서 일치를 맛본 순간이었다. 본당 주임 신부는 유튜브에 올릴 영상을 제작하고, 50년의 기도 프로젝트의 취지와 방법을 알리는 데 힘쓰고 있다. 본당은 50년 후 편지 배송 약속을 지키기 위해 사목회 회칙에 정관을 따로 만들기로 했다. 교구장 조환길 대주교도 반세기 후 편지가 잘 배달되도록 교구에서 문서를 만들어 관심을 갖겠다고 약속했다. 조 대주교도 편지 한 통을 쓰기로 했다.김해인 신부는 “잘 알지도 못하는 본당에 성전 건립 기금을 보태는 일이 어려운 일이겠지만 신앙 후손에게 보내는 편지가 손자, 손녀들에게 신앙을 물려주는 도구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사랑과 관심을 요청했다. 이어 김 신부는 “편지를 묻어둘 공간 제약으로 50만 원 이상을 봉헌한 이들이 참여할 수 있지만, 비용은 조절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갈밭본당 신자들은 봉헌금과 상관없이 모두 참여할 수 있게 했다. 본당은 내적 성전을 짓기 위해 각 가정과 본당별로 성경 필사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2월까지 성경 필사를 마무리하고, 필사본 전시회도 열 계획이다.50년의 기도 프로젝트 참여를 원하는 신자들은 본당 사무실로 신청하면 된다. 본당은 3월부터 참여자들에게 편지지를 동봉한 안내문을 각 가정으로 발송할 예정이다. 참여자들은 50년 후에 편지를 받아볼 3명의 후손을 지정한 후 편지와 가족사진을 함께 넣어 갈밭성당 사무실(053-631-9595)로 보내면 된다.본당은 올가을 성전 봉헌식을 열 계획이다. 편지는 봉헌식 즈음에 묻을 예정이다. 이지혜 기자 bonaism@cpbc.co.kr 평화신문2020.02.18

야수주의 화풍과 한국 전통 색채 융합, 그림으로 성경 말씀과 복음 정신 전파[붓을 통한 신앙 전파] 성 베네딕도회 앙드레 부통 신부의 예술 선교 <하> 앙드레 부통 신부가 1960년대 제작한 것으로 알려진 부산 초장성당의 벽화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 1960~70년대 100여 점에 달하는 벽화 제작앙드레 부통 신부는 1960년대 중반에서 1970년대 중반까지 10여 년간 한국에 체류하며 한국 가톨릭교회에 서양화와 한국적인 표현을 적절히 융화시킨 독특한 화풍을 소개하여 1960~70년대 한국 가톨릭교회 미술에 중요한 발자취를 남겼다. 제한된 재료와 작업 여건에도 불구하고 앙드레 부통 신부는 예술을 통한 신앙 전파의 열의로 국내에 100여 점에 달하는 벽화를 제작했다. 부통 신부는 자신의 거의 모든 작품에 ‘FRAB’, ‘부’, ‘부신부’와 같이 여러 형태의 서명과 함께 제작 년, 월, 일을 남겼다. 그의 판화 작품에는 서명과 함께 그의 한국 이름으로 보이는 ‘부보경(夫普敬, 夫普景)’이 새겨진 낙관(落款)이 찍혀 있다. 부통 신부의 판화 작품은 1969년 3월 16일, 3월 23일자 가톨릭시보 제4면에 실린 ‘사순절 전례(四旬節 典禮) 부활의 길’의 삽화로 실린 바 있는데 기사에 ‘글···白플라치도, 그림···夫普敬’라 쓰여 있어 부통 신부의 작품임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서명들이 부통 신부 작품의 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게 해준다. 약 10여 년간 활발한 활동을 펼쳤던 앙드레 부통 신부는 건강상의 문제 등으로 1970년대 한국을 떠나 일본을 거쳐 본원인 프랑스 위스크의 생 폴 수도원으로 복귀했다.프랑스 귀환 후의 활동 : 예술가에서 교육자로한국을 거쳐 일본에 체류 중이던 앙드레 부통 신부는 건강 악화로 1977년 9월 일본에서 프랑스 위스크 수도원으로 복귀하여 1980년 3월 선종할 때까지 자신의 예술 활동을 이어갔다. 프랑스로 돌아온 부통 신부는 건강상의 문제로 대규모 벽화 작업은 실행하지 못했으며 세라믹 작품을 비롯한 소품을 주로 제작하였다. 당시 그는 성인 시리즈를 주제로 한 세라믹 패널 작품을 제작했는데, 한국과 일본의 전통 의상을 입고 있는 인물상들이 담긴 작품들이 현재 위스크 수도원에 남아있다. 또한, 이 시기에 제작한 세라믹 작품 중에는 그의 한국어 이름 약자인 ‘부’로 서명이 되어 있는 작품이 남아 있어 한국 체류 시기의 흔적을 보여주고 있다. 프랑스 귀환 이후 부통 신부는 작품 제작보다는 교육 관련 일에 주력하였다. 한국 체류 시기에 쓴 편지에서 그는 “지금 내가 가장 그리워하는 것은 프랑스어로 강의하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10여 년이라는 긴 한국 체류 기간 그는 언어가 아닌 그림으로 소통하면서, 그리스도교의 진리와 성경 말씀에 대해 보다 다양한 소통을 이뤄내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리하여 프랑스에서 보낸 3년이 채 안 되는 짧은 시간 동안 부통 신부는 주로 위스크 수도원의 수련기 수사들을 위한 성경 연구회와 어린이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앙드레 부통 신부는 스스로도 늘 이야기했듯이 예술가이기에 앞서 신부, 선교사, 교육자였으며 성경 말씀과 그리스도교 정신을 교육하고 알리는 것이 자신의 진정한 소임임을 강조했다. 그에게 있어 그림은 교육과 선교를 위해 세계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소통의 수단이었다. 지방 공소 중심으로 벽화 20여 점 남아 있어앙드레 부통 신부가 국내에 남긴 벽화의 수는 현재 정확하게 파악되고 있지 않지만, 지방 공소를 중심으로 남아 있는 20여 점의 벽화에서 서양의 야수주의 화풍과 한국의 전통 색채가 융합된 그의 독특한 화풍을 볼 수 있다. 그동안 부통 신부의 작품을 재평가하고 현재 남아 있는 작품에 대한 보존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고 현재 대전교구 대흥동 주교좌 성당에 있다가 소실된 부통 신부의 벽화들을 복원하는 일이 추진되고 있다고 한다. 앞으로 대구대교구, 안동교구에 남아 있는 부통 신부의 작품들을 정리하고 기록하는 일도 이루어질 수 있기를 바란다. 앙드레 부통 신부에 대한 연구는 필자에게 옛 자료를 뒤지고 기록하는 일에 대한 가치를 일깨워준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1960~70년대 가톨릭시보에 게재됐던 부통 신부 관련 기사 목록과 필자의 연구 논문을 정리하며 그의 작품 세계에 대한 소개를 마무리하고자 한다. 본 졸고가 부통 신부가 펼쳤던 예술 선교의 중요성과 그 의미를 재조명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1969년 3월 16일, 1969년 3월 23일자 제4면 ‘사순절 전례(四旬節 典禮) 부활의 길’ 판화 삽화▲1972년 4월 2일 제1면, ‘영광의 그리스도’, 부 안드레아 신부 그림, 대전 성남동성당 벽화▲1972년 4월 9일, 제4면 ‘그림으로 복음전파, 왜관 베네딕또수도원 부신부’(삽화: 삼위일체, 화령본당 하동공소 벽화, 1967년 제작)▲1972년 12월 25일, 제4면, ‘성탄’ 삽화▲정수경, ‘붓을 통한 신앙 전파 : 앙드레 부통 신부(Andr Bouton OSB : 1914~1980)의 예술 선교’, 「교회사연구」 38, 2012, pp.105~141.※다음 글부터는 한국 가톨릭 여성 원로작가에 대한 소개를 진행하고자 합니다. 첫 작가는 백남순 작가입니다. 평화신문2019.08.14
![[수도 전통에 따른 렉시오 디비나] (29)수행의 중요성](//cpbc.co.kr/CMS/newspaper/2020/03/rc/774784_1.1_titleImage_1.jpg)
[수도 전통에 따른 렉시오 디비나] (29)수행의 중요성말씀 하나에 가슴이 뜨거워지고 허성준 신부 성경 독서 안에서 하느님 말씀의 영적 의미를 깨닫기 위해서 반드시 많은 분량의 말씀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한 예로 이집트의 안토니우스 성인은 수도승이 되기 전에 어느 날 성당에 들어갔다. 그때 사제가 복음을 봉독하고 있었는데, 그 말씀 중에서 특별히 다음의 한 말씀을 듣자마자 갑자기 마음이 뜨겁게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네가 완전한 사람이 되려거든, 가서 너의 재산을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주어라. 그러면 네가 하늘에서 보물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와서 나를 따라라.”(마태 19,21) 그는 곧 그 말씀에 따라 자신의 모든 것을 가난한 이들에게 나누어 주고 하느님을 따랐다. 이 경우에서처럼 우리가 하느님의 말씀을 깨닫기 위해서는 반드시 많은 성경 말씀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파코미우스 성인의 제자였던 테오도로는 어느 날 홀로 앉아서 미카 예언서를 읽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주님의 천사가 그에게 나타나, 미카서의 “벼랑에서 쏟아져 내리는 물과 같다!”(미카 1,4)는 말씀이 무엇을 의미하는가를 그에게 물었다. 천사는 그에게 그 물이 바로 천상으로부터 흘러내리는 물과 같음을 깨우쳐 주고는 즉시 사라졌다. 아빌라의 데레사 성녀는 어느 날 독서를 하다가 갑자기 하느님 현존의 강한 내적 체험을 하게 되었다. 그때 그녀는 하느님이 자신 안에 와 계심을 그리고 자신이 하느님 안에 온전히 잠겨 있음을 전혀 의심할 수가 없었다고 자서전에서 밝히고 있다.(「자서전」 10,1)마르틴 루터는 비텐베르그수도원의 공부방에서 성경의 한 말씀인 “의로운 이는 믿음으로 살 것이다”(로마 1,17)라는 말씀을 깊이 묵상하던 중, 후에 그의 신학의 핵심을 이루는 의화론을 깨닫는다. 성령은 비록 한 말씀이라도 어느 날 우리의 가슴을 뜨겁게 불타오르게 할 수 있다. 그러므로 매일 읽어야 하는 분량이 있더라도 단순히 의무로서 성급히 성경을 읽어 내려가고자 하는 유혹에 떨어져서는 안 된다. 성공회 석좌 교수였던 신영복 교수는 언젠가 “더 좋은 것이란 없다”고 말하면서 “지금 여기에서 독서에 충실할 것”을 강조하였다. “한 마리 작은 새가 하늘을 날아오르는 것이 그렇습니다. 어미 새의 체온과 바람과 물 그리고 수많은 밤이 차곡차곡 누적되어, 어느 날 아침 문득 빛나는 비상으로 날아오릅니다. 고뇌와 방황으로 얼룩진 역경의 어느 날, 그때까지 쌓아온 회한과 눈물이 어느 순간 빛나는 꽃으로 피어오릅니다. 독서도 인생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것이 어떤 책이든 상관없습니다. 그것이 고뇌와 성찰의 작은 공간인 한 언젠가는 빛나는 각성(覺醒)으로 꽃피어나기 마련입니다. 언약(言約)은 강물처럼 흐르고 만남은 꽃처럼 피어날 것입니다.”그러나 아무리 성경 독서를 많이 한다고 하여도 그것에 실천이 없다면 그것은 무의미하다. 「사막 교부들의 금언집」에 보면, 켈리아에 살던 한 은수자는 20년 동안 밤낮으로 독서에만 열중하였는데, 하루는 느닷없이 가지고 있던 책을 다 팔아버리고 외투 하나만 걸친 채 사막을 향해 길을 떠났다. 길 위에서 우연히 이사야 압바를 만나게 되었는데, 그가 “어디를 가시오?”라고 물었다. 그러자 그는 “스승님, 저는 20년 동안 성경을 읽었습니다. 이제는 성경의 가르침대로 살고자 합니다”라고 대답하였다고 한다. 그러자 사부는 그를 강복하고 떠나보냈다고 한다. 우리 모두는 말씀을 끊임없이 수행해야 하지만 동시에 그 말씀대로 살아감도 중요한 것 같다.허성준 신부(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평화신문2020.03.10

윤성여와 두 은인, “용서와 기적, 희망을 말하다”화성사건 무죄 판결 받은 윤성여씨 인터뷰 한 자리에 모인 박종덕(좌) 나호견(중앙) 윤성여(우). 세 사람이 한 자리에 모여 인터뷰에 응한 것은 가톨릭평화신문이 처음이다. 1988년 화성 연쇄살인 8차 사건 범인으로 지목된 윤성여(빈첸시오, 53)씨는 교도소에 수감될 때부터 무죄라고 했다. 그 말을 믿어준 유일한 사람은 충주교도소 박종덕(55) 교도관뿐이었다. 시종일관 억울함을 호소했던 윤씨는 19년 6개월 만에 가석방됐지만, 갈 곳이 없었다. 박 교도관은 출소자 보호시설 뷰티플라이프 나호견(엘리사벳, 71) 원장에게 윤성여를 받아 달라고 부탁했다. 윤씨는 직장에서 주간과 야간 2교대로 근무하며, 쉬는 날이면 성당을 찾는 삶을 반복했다. 2020년 12월 17일, 윤씨는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사건이 발생한 지 32년,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이 확정된 지 30년 만이다. 주님의 수난과 희생을 되새기는 사순 시기, 32년간의 고통을 떨치고 무죄 판결을 받은 윤성여씨와 그리고 그의 두 은인(恩人) 박종덕 교도관, 나호견 원장을 충북 청주에서 만났다. 세 사람이 한 자리에서 언론인터뷰에 응한 것은 가톨릭평화신문이 처음이다. 이들은 “용서와 하느님의 기적, 희망”을 얘기했다. - 현재 생활은 어떤가요. (윤) “똑같습니다. 직장 그대로 다니고 평상시하고 바뀐 게 없어요. 대신 마음이 홀가분해졌습니다. 전과자라는 신분이 벗겨졌으니까 기쁘게 살고 있습니다. 코로나19 때문에 성당은 자주 못 갑니다. 전에는 미사에 꼭 갔고요.”- 무죄가 확정될 때까지 불안하셨다고요.(나) “처음에 이춘재가 자백했을 때 굉장히 불안했어요. 빈첸시오(성여)는 신분이 노출되지 않고 열심히 살고 있는데 이춘재가 번복하면 말할 수 없는 피해를 입게 되잖아요. 재판 가는 날까지 불안했어요. ‘땅땅’ 무죄라고 할 때 ‘하느님 감사합니다’ 그랬어요. 윤성여가 살아온 30년을 누가 알겠어요. 하느님이 이루신 기적입니다.”- 감회가 특별했을 거 같네요. (박) “사필귀정(事必歸正) 같습니다. 옳은 길로 몇십 년 동안 참고 살았던 게 결국 정해진 길로 오지 않았나. 너무 기쁘죠.” - 무죄 판결 직후 인도네시아 옆 나라인 브루나이를 가고 싶다고 했는데.(윤) “제가 추운 거, 겨울을 싫어해요. 제가 소아마비잖아요. 통증이 있어서 지금도 잠을 제대로 못 자요. 지금도 세 시간 이상 자기가 힘들어요. 거기는 겨울이 없잖아요.” (박) “성여가 따뜻한 나라를 좋아해요. 교도소에서 추웠던 경험이 있거든요. 따뜻한 나라에 대한 소망이 있어요.” - 이춘재와 당시 수사를 진행한 경찰관들은 용서가 되는지요.(윤) “교도소에서 성경 필사를 두 번 했어요. 필사를 하다 보면 ‘용서’라는 단어를 많이 쓰게 됩니다. 누군가는 용서해야 해요. 하지만 (경찰관) 한 분은 딱 잡아뗐어요. 솔직히 재판하면서 (감정이)많이 올라와서 참다 보니까 혈압이 터지는 줄 알았어요. 그래도 참고 인내했으니까 무죄를 받은 거고 믿어주는 사람이 있으니까 여기까지 왔습니다. 기도도 노력도 많이 했죠.”- 교도소에서 ‘무죄’라는 노래를 그렇게 많이 했나요.(윤) “무죄는 (가수)하춘화의 노래에요. 장애인 행사에서 무죄라는 노래가 나왔어요. 그때부터 부르게 된 거죠.” (박) “무죄라는 노래가 와 닿은 거죠. 가사는 전혀 상관없이 자기 심정을 대변해주니까. 원래 노래가 ‘사랑은 무죄’거든요. 그런데 무죄라는 소리만 계속한 거죠. 동료 수감자들이 그만 부르라고 하고 싸우기도 많이 싸웠고, 대법원까지 간 놈이 무죄라고 하니까 귀찮았겠죠.”- 박 교도관을 믿고, 윤성여를 받아주셨는데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요.(나) “박 교도관은 재소자에 대한 사랑, 배려하는 마음이 교도관 중에 최고였어요. 저는 박 교도관이 말하면 다 들어줬어요. 믿으니까. 성여를 부탁하는 데 장애가 있으면 본인도 불편하고 다른 사람도 불편하잖아요. 출소자의 집에서는 일하고 집을 얻어서 나가야 해요. 몸이 불편하면 취업이 어려울까 봐 받기를 꺼린 거죠. 그런데 ‘갈 데가 없다’ 그래요. 그래서 ‘성여를 만나보겠다’고 했죠.”- 윤성여가 무죄라고 믿었나요.(나) “교도소에서 천주교 자매(결연)할 때 성여가 왔어요. 근데 다른 애들은 얌전한데 ‘자기는 무죄다’ 그러는 거예요. 무식하지, 장애 있지, 무기수지, 저런 조건이면 기가 죽었어야 하는 데 기가 센 거예요. (가석방 후) 집에 와서도 무죄라고 해요. 제가 3개월간 관찰했어요. 성범죄자라면 외박도 하고 돈도 써야 하고 술도 먹어야 해요. 그런데 외박ㆍ외출도 안 하고 술도 한 잔 안 먹어요. 제가 3개월 지켜보고 ‘아니다, 너 말이 맞다’ 했어요. 그리고 저하고 3년을 살고 나가서 10년을 한결같이 살았어요.”- 왜 천주교를 택했는지요.(윤) “원래 종교가 없었습니다. 불교, 개신교, 원불교 다 가봤는데 천주교에 가니까 말들이 와 닿았습니다. 수녀님한테 교리를 받았는데 좀 엄했습니다. ‘성서를 다 쓰느냐 못 쓰느냐’ (성경 필사) 얘기를 하기에 ‘1년 안에 다 쓰겠다’고 했어요. 그래서 10개월 만에 다 썼어요. 근데 그때는 집필허가가 없던 때라 빼앗겼어요. 2000년도가 넘으니까 집필허가가 나왔어요. 다시 한 번 썼죠. 11개월이 걸렸습니다.”- 교도소에서 종교교화위원들의 역할은 어느 정도인가요.(박) “수용자들에게 어마어마한 역할을 합니다. 가정으로 표현하면 교도관들이 아버지라면 종교 쪽 교화위원들은 마음을 위로해주는 어머니 역할을 합니다. 교도소에서 순찰을 하다 보면 새벽에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이 반성하고 하는 건 종교적인 힘입니다.”, (나) “교정사목 때문에 제 인생이 바뀌었습니다. 교도소를 가서 재소자를 만난 다음에 소명을 느끼고 이 일을 하게 됐죠. 이 일을 내가 죽는 날까지 하겠지만 재소자라고, 출소자라고 돌 던지고 낙인찍으면 안 되는 거죠. 예수님도 사형수고 재소자였어요.” - 조두순 출소 이후 출소자들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죠. (나) “사회가 ‘우리를 불안하게 만드는 사람들은 다 나가라’ 그럽니다. 그럼 이 사람들은 어디로 가야 합니까. 자기 죄를 치르고 사회로 돌아왔으면 ‘잘 살아라, 너희도 잘할 수 있어’라고 안아줘야 해요. 그래서 제가 우리 형제들 데리고 사는 거예요. 근데 이 사람들이 착하게 살면 누가 좋아요? 동네가 조용하고 시민이 좋은 거예요. 그런데 나타나기만 하면 돌멩이를 던져요.” (박) “출소한 후 안정이 안 되면 결국은 또 범죄를 저지릅니다. 그럼 누가 피해를 보나요. 우리 가족이 될 수도 있고 다 피해를 입게 됩니다.” (윤) “원장님이 교통카드를 주는 데 쓸 줄을 몰랐어요. 이런 사람들을 포용해야 해요. 솔직히 전과자들이 다 나쁜 거는 아니잖아요. 근데 기업들은 전과자들을 냉대하죠. 사회에서 좀 넓게 봐야 해요.” - 출소자의 집 운영이 어렵지 않은가요. (나) “조두순이 출소한 이후 아주 어려워졌어요. 안 그래도 적었던 후원이 더 적어졌습니다. 출소자의 집 운영비는 국가에서 70%를 지원하고 나머지 30%는 법인을 만든 내가 구해 와야 해요. 그런데 30% 마련이 안 된다고요. 누가 (후원금)내는 줄 아나요? 불쌍한 할머니들, 가난한 사람들이 돈을 냅니다. 부자는 안 내고 회사도 절대 안 내요. 전과자 도와준다면 누가 좋아하겠어요. ‘불쌍한 할머니, 소년소녀가장들도 많은데 왜 도둑질한 놈들 도와주느냐?’ 그래요. 이 사람들이 나와서 살아야 하는데 출소자에게 3개월에 100만 원만 줘요. 그다음에는 끝이죠. 100만 원 갖고 3개월 살 수 있어요? ”- 1년 3개월 전 인터뷰에서 세례명처럼 살고 싶다고 했는데. (윤) “큰 계획은 없어요. 저는 세례명이 빈첸시오인데 빈첸시오가 거지왕이잖아요. 그렇다고 거지처럼 살 수는 없잖아요.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고 앞으로 어려운 사람, (나호견)원장님 같은 분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어요.”- 윤성여씨가 이제 어떤 삶을 살았으면 좋겠는지요.(나) “주변에서 ‘결혼해라’ 그러는 등 본인도 생각이 많을 거예요. 윤성여의 인생을 보면 삶에 대한 희망이 없는데 한결같이 살았어요. 그 기적은 하느님이 윤성여의 삶을 보고 당신이 마음을 내놓으신 거예요. “빈첸시오 너는 진짜야” 이렇게 도장을 찍어줬으니까 지금부터가 출발이에요. 지금부터 어떻게 살지 쟤(윤성여)가 하는 것보다 하느님이 하시리라 생각하고 하느님의 소리에 귀를 기울일 겁니다. 하느님은 한결같이 지금 하신 것처럼 계속하시리라 생각합니다.” (박) “이제 전과자 딱지를, 굴레를 벗어난 것이니까 조금 못다 했던 것, 브루나이도 다녀오고 자기가 소망했던 것도 성취하면서 그런 꿈을 이뤘으면 좋겠어요.”(후원 계좌: 농협 401821-55-000142 뷰티플라이프) 이상도 기자 raelly1@cpbc.co.kr cpbc2021.03.03

성 바오로딸 4집 ‘그리스도 나를 사랑하시어’ 발매본원 소속 140여 명 수녀 함께 참여, 공동체 일치·아름다움 담아 성 바오로딸 수도회 수녀들의 기도 노래 시리즈 음반 ‘그리스도 나를 사랑하시어’가 발매됐다.‘주님 사랑해요(2010)’, ‘하늘의 사랑을 그대에게(2015)’, ‘당신 날개 펼치소서(2018’에 이은 네 번째 음반이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이 느끼는 기쁨과 즐거움, 고통과 아픔을 마음에 품고 세상을 향해 매일의 삶을 봉헌하는 수녀들의 기도 노래를 통해 많은 이가 위로와 힘을 얻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이번 음반은 수녀들의 기도와 삶이 녹아 있는 수도회 본원 대성당에서 자연스러운 울림을 최대한 살리며 악기와 동시 현장 녹음으로 진행했다. 이번 음반의 가장 큰 특징이다. 수녀들과 연주자가 함께 호흡하며 찬미하는 실황을 녹음해서 생생한 기도와 찬양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특히 수록곡 16~18번 ‘그리스도 나를 사랑하시어’, ‘주님의 기도’와 기도 낭송 ‘하느님께 맡기는 기도’에는 본원 소속 수녀 140여 명이 함께 참여해 수도 공동체의 일치와 아름다움을 더욱 풍성하게 담았다. 또한, 3번 트랙과 9번 트랙의 ‘기도 노래 메들리 1·2’는 유튜브 성 바오로 딸 채널의 인기 콘텐츠 ‘수녀님, 기도해 주세요’에 사용됐던 곡을 세 곡씩 엮어 새롭게 편곡했다. 이 노래들은 성경 구절을 인용한 가사에 짧은 멜로디를 붙여 여러 번 반복해 노래하는 형식으로 떼제 노래와 비슷한 느낌을 준다.바오로딸은 음반 발매 전 음반 녹음과 진행 과정을 담은 브이로그 홍보 영상 두 편을 유튜브 채널 바오로딸 뮤직앤(youtube.com/fspmusic)에 공개했다. 수녀들은 소외와 단절을 살아가는 이 시대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끊임없이 기도로 자신을 동반하는 이가 있음을 느끼고 위로와 힘을 얻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노래마다 묵상과 체험을 나누며 자신의 신앙과 삶, 존재가 노래에 담으려 했다. 수녀들의 일치된 노래는 듣는 이들에게 참된 아름다움은 단순함, 투명함, 함께함이라는 복음적 가치에 있음을 느끼게 한다. 전곡 음원은 국내 음원 사이트와 해외 음원 사이트에서 만나볼 수 있다. 가격 : 1만 3000원문의 : 02-944-0944~5, 바오로딸도재진 기자 djj1213@cpbc.co.kr 평화신문2020.11.04
![[생활속의 복음] 사순 제4주일- 하느님의 구원 계획이 이뤄지는 삶](//cpbc.co.kr/CMS/newspaper/2021/03/rc/798118_1.0_titleImage_1.jpg)
[생활속의 복음] 사순 제4주일- 하느님의 구원 계획이 이뤄지는 삶 이란 서남부의 데자그 마을에 사는 ‘하지’씨는 ‘청결이 병을 불러온다’는 생각에 60년 넘게 씻지 않고 더럽게 살아왔습니다.신선한 채소와 깨끗한 물에 대한 혐오감도 큽니다. 마을 사람들이 그에게 신선한 음식과 물을 가져다주면, 그런 것을 어떻게 먹느냐며 역정을 내고 땅바닥에 내동댕이칠 정도입니다. 대신 그는 썩은 고슴도치 고기를 즐겨 먹고, 녹슨 기름통으로 더러운 물을 떠 마시며, 사람들이 자신을 위해 지어준 집을 마다하고 자신이 직접 판 구덩이에서 살아갑니다. 깨끗한 물과 신선한 음식, 아늑한 집을 거부하는 것은 오랜 시간 그런 것들로부터 멀어져 ‘불편’하기 때문입니다. “평안 감사도 저 싫으면 그만”이라고, 주변에서 좋은 것들을 추천해도, 스스로가 불편하고 싫은 선택은 절대 하지 않는 것이지요.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자기가 불편하고 싫다는 이유로 하느님께서 베풀어주시는 은총과 구원의 선물들을 마다하는 우리의 어리석은 모습을 안타깝게 여기십니다. 하느님께서 당신을 이 세상에 보내신 것은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함인데도, 이미 하느님의 뜻으로부터 멀어져 죄악의 ‘어둠’ 속에 사는 데에 익숙해져 버린 우리가 그 ‘좋은 길’을 거부하고 계속해서 어둠 속에서 불행하게 사는 쪽을 선택한다는 것이지요. ‘심판’과 ‘지옥’을 두려워하면서도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를 믿지 못해 스스로 그 상태에 머무르려고 하는 아이러니한 모습입니다. 그러면서 예로 드신 것이 민수기(21,4-9)에 나오는 ‘구리뱀 이야기’입니다. 이집트를 탈출해 광야를 헤매던 이스라엘 백성이 하느님의 뜻을 믿지 못하고 그분께 불평불만을 늘어놓자, 하느님께서 그들에게 ‘불뱀’을 보내셨고 그 뱀에 물린 많은 사람들이 죽어갑니다. 그러자 모세가 주님의 뜻에 따라 구리로 뱀을 만들어 높은 장대 위에 매달았고, 믿음으로 그 뱀을 쳐다본 사람들은 모두 치유됩니다. ‘불신’으로 소중한 생명을 잃을 위기에 처했던 이스라엘 백성들이 당신의 사랑과 자비에 대한 믿음을 회복함으로써 생명과 구원을 누리도록 섭리하신 하느님의 큰 뜻 안에서 이루어진 일이었습니다.우리가 신앙생활을 하는 것은 ‘믿음’을 통해 ‘구원’을 얻기 위해서입니다. 즉,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한 조건은 하느님께서 당신의 사랑과 자비로 우리를 구원하신다는 복된 소식을 믿는 것입니다. 믿음은 모든 관계의 기본이자 핵심입니다. 부부는 사랑 없이 살 수 있지만 믿음이 깨지면 살 수 없습니다. 서로를 신뢰하지 않는 부부는 그저 껍데기만 함께 있을 뿐입니다. 하느님과의 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느님과 우리 사이가 ‘특별한 관계’가 되는 것은 우리가 그분에 대한 ‘믿음’을 가지는 순간입니다. 겨자씨만한 믿음이라도 있어야 성경 말씀 안에서 드러나는 주님의 뜻이 나와 상관있는 이야기가 되고, 그래야 비로소 하느님과 ‘기도’를 통해 대화할 수 있으며, 그렇게 함으로써 내 삶의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하는 것입니다.하느님은 우리를 심판하지 않으십니다. 사람이 하느님께서 비춰주시는 진리의 빛을 외면하고, 악한 일을 저지르며, 어둠 속에 숨느라 멸망을 자초(自招)할 뿐입니다. 인간은 어둠 속에 있으면 자기 자신만 생각하는 이기심에 매몰됩니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에 비추어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고, 하느님의 진리를 발견하며 실천하는 사람은 구원의 빛에 인도되어 하느님 나라를 향해 나아갑니다. 구원은 그리스도교 신앙인들에게만 주어지는 특별한 혜택이 아닙니다. 무조건 참고 믿어서 얻어내는 보상(報償)도 아니고, 열심히 신앙생활을 한 데 대한 포상(褒賞)도 아닙니다. 하느님의 빛으로 자기 자신과 세상을 더 넓게, 더 밝게, 더 제대로 보고, 그 안에서 더 큰 기쁨과 자유를 누리기 위해 적극적으로 살아가는 삶 자체가 바로 구원입니다. 하느님의 구원계획은 나의 삶 속에서, 나의 삶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함승수 신부(서울대교구 수색본당 부주임) cpbc2021.03.10

하느님께 영광 돌리고 성삼위 찬미하는 기도[미사의 모든 것] (13)대영광송 조언해: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 지침이 1단계로 하향되면서 우리 본당에서 지난 주일 드디어 미사 때 성가대원들이 합창을 했어요. 미사 중 대영광송을 신부님과 성가대가 서로 주고받으며 노래하는데 감격스러워 눈물이 났어요.나처음: 미사 때 왜 노래를 하나요? 그냥 말로 함께 기도문을 외우면 미사 시간도 짧아지고 저처럼 노래를 못 하는 사람도 부담이 없을 텐데요. 라파엘 신부: 교회가 전례 중에 노래하거나 오르간을 연주하는 것은 하느님을 찬미하고 신자들을 성화시키기 위함이란다. 교회 음악이 그 자체로 ‘기도’이기에 일반 음악과는 근본적으로 구분되지. 그래서 교회에선 “노래를 잘 부르는 사람이 두 배로 기도한다”는 속담이 내려오고 있단다. 가톨릭교회 음악을 ‘성음악’이라고 불러. 그중 미사를 비롯한 교회의 공식 전례 때 사용하는 음악을 ‘전례 음악’이라고 하지. 전례 음악을 대표하는 것이 바로 ‘그레고리오 성가’란다. 초기 교회 여러 지역 교회에서 불리던 성가를 전례력에 따라 집대성해 전례 음악의 체계를 갖춘 그레고리오 대교황(재위 590~604)의 업적을 기려 ‘그레고리오 성가’라고 하지.나처음: 그런데 대영광송은 무슨 뜻이죠?조언해: 세상을 창조하시고 인류를 구원하신 삼위일체 하느님께 감사와 영광을 드리는 기도를 말해. 우리가 신부님과 모임을 하고 마칠 때 함께 “영광이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 처음과 같이 이제와 항상 영원히. 아멘”이라고 기도하는 게 소영광송이고, 주일 미사 때 “하늘 높은 데서는 하느님께 영광…”이라며 노래하는 것을 대영광송이라고 해.라파엘 신부: 언해가 잘 설명해 주었구나. “하늘 높은 데서는 하느님께 영광”으로 시작하는 ‘대영광송’은 교회의 가장 오래된 찬미가란다. 언제 누가 만들었는지 알 수 없으나 콘스탄티누스 대제 시대 이전 고대 교회 때부터 불러온 찬미가란다. 라틴말로 ‘글로리아(Gloria)’라고 하지. 베들레헴에서 구세주의 탄생을 알리는 천사들의 노래(루카 2,14)로 시작해 ‘천사 찬미가’(Hymnus Angelicus)라고도 하는 이 기도는 성부, 성자, 성령에 대한 찬미 기도로 미사곡 중 가장 활기차고 화려하단다. 조언해: 대영광송도 동방 교회에서 유래됐다면서요. 라파엘 신부: 맞아! 고대 교회 때부터 신자들 사이에 퍼져 있던 이 기도는 4세기 때부터 동방 교회 수도자들이 아침 기도 때 사용했다고 해. 서방 교회에서는 6세기부터 미사에 도입했지. 처음에는 성탄과 부활 미사 때만 노래로 부르다가 지금은 대림과 사순 시기를 제외한 모든 주일과 대축일, 축일 미사 때 장엄하게 서로 교대로 노래하고 있지. 또한, 대영광송은 다른 어떤 것과 대체할 수 없을 만큼 중요한 것이기에 사제와 교우들이 함께 부르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지. 나처음: 대영광송이 엄청 길던데 어떻게 구성돼 있나요?라파엘 신부: 좋은 질문이야! 대영광송은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돼 있어요. 앞부분은 좀 전에 말한 것처럼 루카 복음 2,14의 천사의 노래로 시작해 하느님께 찬미와 감사를 노래하지. 이것은 이 찬가가 가장 오래된 부분이야. 그리고 주님이신 그리스도께 자비를 청하는 기도로 구세주께 대한 신앙고백이 포함되어 있지. 마지막 부분에 ‘성령과 함께’라는 짧은 고백이지만 성령께 대한 신앙도 포함되어 있단다.조언해: 신부님, 대영광송 내용을 좀더 자세히 설명해 주세요. 라파엘 신부: 지루하지 않을까? 특히 아직 비신자인 처음이에게는?나처음: 아녜요. 궁금해요. 뭐 다 성경 내용으로 꾸며졌겠지만 듣고 싶네요.라파엘 신부: 처음이가 이젠 교회 전례에 대해 아주 많이 이해하고 있구나. 처음이 말처럼 대영광송의 내용도 모두 성경 안에서 이해할 수 있단다. +하늘 높은 데서는 하느님께 영광○땅에서는 주님께서 사랑하시는 사람들에게 평화(루카 2,14-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느님께 영광 땅에서는 그분 마음에 드는 사람들에게 평화)●주 하느님, 하늘의 임금님 (다니 5,23- 하늘의 주님)○전능하신 아버지 하느님 (창세 17,1- 나는 전능한 하느님이다)●주님을 기리나이다, 찬미하나이다. ○주님을 흠숭하나이다, 찬양하나이다. (탈출 15,21- 주님께 노래하여라. 그지없이 높으신 분; 신명 6,13- 주 너희 하느님을 경외하고 그분을 섬겨라)●주님 영광 크시오니 감사하나이다. (묵시 7,12- 아멘. 우리 하느님께 찬미와 영광과 지혜와 감사와 영예와 권능과 함이 영원무궁하기를 빕니다. 아멘.; 에페 5,20- 모든 일에 언제나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하느님 아버지께 감사를 드리십시오.)○외아들 주 예수 그리스도님 ●주 하느님, 성부의 아드님 (2요한 1,3- 하느님 아버지와 그분의 아드님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내려 주시는 은총과 자비와 평화가 진리와 사랑 안에서 우리와 함께 있을 것입니다.)○하느님의 어린양●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주님, 저희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요한 1,29- 보라,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하느님의 어린양이시다.)○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주님, 저희의 기도를 들어주소서.●성부 오른편에 앉아 계신 주님, 저희에게 자비를 베푸소서.(로마 8,34- 돌아가셨다가 참으로 되살아나신 분, 또 하느님의 오른쪽에 앉아 계신 분, 그리고 우리를 위하여 간구해 주시는 분이 바로 그리스도 예수님이십니다.)◎홀로 거룩하시고,(루카 4,34- 저는 당신이 누구신지 압니다. 당신은 하느님의 거룩하신 분이십니다.)홀로 주님이시며 (묵시 15,4- 정녕 주님 홀로 거룩하십니다.)홀로 높으신 예수 그리스도님 (루카 1,32- 그분께서는 큰 인물이 되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아드님이라 불리실 것이다.)성령과 함께 아버지 하느님의 영광 안에 계시나이다. 아멘.(요한 14,26- 보호자, 곧 아버지께서 내 이름으로 보내실 성령께서 너희에게 모든 것을 가르치시고 내가 너희에게 말한 모든 것을 기억하게 해 주실 것이다.)이처럼 대영광송은 삼위일체 하느님을 찬미하고 영광을 드리는 성경의 내용을 집약해 놓은 기도이지. 우리가 대영광송을 노래할 때마다 가슴이 벅차오르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단다. 하느님 찬양은 감사하는 마음에서 저절로 용솟음치기 때문이야. 그리스도인에게 있어서 너무 당연한 것이지. 아버지 하느님께 드리는 찬미와 영광은 그분을 경외하는 가운데 “주 하느님 하늘의 임금님 전능하신 아버지 하느님”이라고 부르며 주님이신 예수 그리스도께로 자연스럽게 옮겨간단다. 성자 하느님은 “하느님께로부터 나신 하느님이시오, 빛으로부터 나신 빛”으로서 아버지 하느님의 영광에 참여하시지. 그리스도께 드리는 찬양은 ‘하느님의 어린양’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주님’ ‘성부 오른편에 앉아 계신 주님’ ‘홀로 거룩하신 분’ ‘홀로 주님이신 분’ ‘홀로 높으신 분’ 등 여러 존귀한 칭호로 우리의 신앙을 고백하는 표현이지. ‘성령과 함께’ 주님께 드리는 기도는 우리의 삶과 죽음을 결정하는 간절한 청원이란다. 오늘날의 신앙인들에게도 거짓 우상이나 여러 가지 이념의 유혹이 있음을 볼 때, 이 “주님 당신만이 홀로 거룩하시고 높으시나이다”라고 고백하는 것이 필요하며 요구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지.대영광송을 노래하면서 의미를 이해한다면, 하느님께서 인간들 사이에 역사하심을 다시 한 번 알게 되고 하느님을 찬미할 수밖에 없는 우리의 겸손함을 깨닫게 되지. 리길재 기자 teotokos@pbc.co.kr cpbc2020.10.14

선악과는 커피 열매일 수도 있다[사유하는 커피] (2)미켈란젤로는 왜 선악과를 그리지 못했을까 박영순 커피비평가협회장 사랑하는 대상이 소중한 존재이길 바라는 마음은 커피에도 마찬가지이다.스튜어트 리 앨런이 「악마의 잔」에서 “에덴동산의 선악과는 사과가 아니라 커피 열매였을 수 있다”고 밝힌 대목을 본 순간의 흥분은 지금 생각해도 벅차다. 커피 애호가들에게 그의 ‘직관’은 과학적 사고의 틀에 갇혀 있던 ‘정신’을 해방시킨 통쾌한 사건이었다. 선험적으로 본질을 포착하는 인간의 능력은 칸트, 스피노자, 베르그송, 후설에 의해 중요한 가치로 다뤄졌다. 직관이라는 정신작용은 종종 “경험한 것만 알 수 있다” 또는 “본 것만 믿을 수 있다”는 사유작용이 진실 발견의 방해가 됨을 보여준다.어쨌든,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가 커피나무일 수 있다니… 그것이 사실로 드러나길 간절히 바랐다. 일단 선악과가 사과라는 통념을 흔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창세기 2장을 샅샅이 뒤졌다. “동산 한가운데에는 생명나무와, 선과 악을 알게 하는 나무를 자라게 하셨다” “선과 악을 알게 하는 나무에서는 따 먹으면 안 된다. 그 열매를 따 먹는 날, 너는 반드시 죽을 것이다”고 묘사되지, 사과라는 단어는 없다. 3장에서도 “자, 사람이 선과 악을 알아 우리 가운데 하나처럼 되었으니, 이제 그가 손을 내밀어 생명나무 열매까지 따 먹고 영원히 살게 되어서는 안 되지”라는 말씀이 있을 뿐 사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창세기에는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와 ‘그 열매’만 적혀 있을 뿐이다.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가 ‘사과’로 표기된 것은 영국의 시인이자 사상가인 존 밀턴이 1667년 펴낸 대서사시 「실낙원」에서 선악과를 비로소 ‘사과’로 명기했다. 밀턴 이전까지 선악과는 실체를 알 수 없는 모호한 나무였다.인류사에서 가장 위대한 그림으로 손꼽히는 바티칸 시스티나 경당의 천장화 ‘천지 창조’에는 ‘에덴동산에서 타락과 추방’이라고 명명된 그림이 있다. 미켈란젤로는 1510년 이 작품을 완성하면서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를 그릴 수 없었다. 뱀이 이브에게 선악과를 건네주는 장면에서 정작 그들의 손은 비어 있다. 나무에 열매는 달려있지 않다. 미켈란젤로는 선악과의 모양을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다만 나무의 잎을 무화과나무처럼 묘사해 넌지시 선악과가 무화과였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무화과 나뭇잎은 언뜻 오리발자국처럼 생긴 반면 사과나무의 잎은 단순한 타원형으로 커피 나뭇잎과 비슷하다.존 밀턴 이전 시대에 선악과가 사과로 묘사되는 작품이 몇 점 있는 것은 서기 2세기경 구약 성경이 히브리어에서 라틴어로 번역되는 과정에서 잘못이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유다인 성경번역가인 아킬라 폰티쿠스가 아가 ‘솔로몬왕의 노래’를 번역하면서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를 의미하는 부분을 사과나무라고 명기했다. ‘나쁜’이란 의미의 형용사 ‘말루스(Malus)’에 어원을 둔 ‘말룸(Malum)’이 문제였는데, 말룸은 ‘악’을 뜻하면서도 ‘사과’를 뜻하기도 하고 ‘배의 돛대’를 일컫기도 한다. 이런 탓에 선악과를 ‘사과’로 오해했다는 주장이 있다.커피나무의 정체를 따라 많은 커피 애호가들이 창세기로 들어왔다. 선악과와 사과, 커피 열매의 진실 게임은 이제 시작이다. 단지 통념을 흔들었을 뿐이다. 선악과가 커피임을 뒷받침할 증거는 어디에 있을까? 실마리는 성경에 있다. 세상의 모든 궁금증은 성경 말씀으로 풀 수 있다고 나는 믿는다. 박영순(바오로) 커피비평가협회장, 단국대 커피학과 외래교수 cpbc2020.05.13

“‘굿뉴스 모바일 매일 복음 쓰기’ 함께 해요”서울대교구 홍보위원회, 22일부터 100일간 이벤트 진행… 신자들이 성경 가까이 하는 계기 6일 서울대교구청 교구장 집무실에서 진행된 복음 쓰기 이벤트 시연회에 참가한 염수정 추기경을 비롯한 서울대교구 홍보위원회 관계자들이 복음 쓰기 어플을 선보이고 있다. 서울대교구 홍보위원회와 함께하는 ‘굿뉴스 모바일 매일 복음 쓰기’ 이벤트가 22일부터 2020년 2월 29일까지 100일에 걸쳐 진행된다.“당신 말씀은 제 발에 등불, 저의 길에 빛입니다”(시편 119,105)를 주제 성구로 한 매일 복음 쓰기는 신자들이 성경을 더욱 가까이하고 자주 읽고 묵상하도록 마련됐다. 전국 가톨릭 신자와 일반인 등 굿뉴스 이용자는 누구나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다.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가톨릭’을 내려받고 굿뉴스 신규 이용자는 회원 가입을 해야 한다. 경품 수령과 묵상글 공개 등을 위해 참여정보 제공에 동의하고 출석 체크하면 완료. 100일간 복음을 쓰고 짧은 소감과 묵상 등을 작성하는 복음 묵상 나누기를 하면 된다. 서울대교구 홍보위는 이번 이벤트가 선교와 홍보는 물론 본당별 참여현황 공개를 통해 본당 사목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성서 주간ㆍ대림 시기ㆍ하느님 말씀 주일 등 본당 사목 및 신자 재교육 프로그램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서울대교구가 전국 신자들을 대상으로 이벤트를 마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서울대교구와 cpbc, 가톨릭출판사가 참가자를 위한 푸짐한 경품도 마련했다. 100일간 매일 복음 묵상 글 작성자를 뽑아 문화상품권(6명), 「성경 속 동물과 식물」(3명), 가톨릭평화신문 3개월 구독권(3명), 추천 도서(3명)를 선물한다. 이벤트 종료 후에는 매일 복음 쓰기 점수와 출석 점수를 합산해 점수 등급별로 추첨해 이스라엘 성지순례 여행권(1명), 아이패드/갤럭시탭(3명), 에어팟 프로(6명), 블루투스 스피커(6명), 우리농 상품권(6명), 프리에르 금 묵주반지(2명)를 선물한다.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은 “굿뉴스 모바일 매일 복음 쓰기는 주님 말씀을 더욱 가까이하고, 자주 읽고, 묵상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더 많은 분이 함께할 수 있도록 널리 알려주시고, 매일 꾸준히 참여해 하느님 말씀에 맛들이기 바란다”고 당부했다.백영민 기자 heelen@cpbc.co.kr 평화신문2019.11.13

신천지가 뭐길래… 집요한 모략 전도와 교리 주입사이비 종교 ‘신천지’ 실체 살펴보기신천지 12지파 지도와 신천지교회 성장 그래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전국을 위협하고 있는 지금, 코로나19와 함께 전 국민의 입에 가장 많이 오르내리고 있는 단어 하나가 있다. ‘신천지 예수교 증거장막성전’, 이른바 신천지다. 지난 2월 16일 코로나19 감염자가 수천 명의 신도가 모인 대구 신천지 교회를 방문해 예배에 참여했고, 당시 함께 있었던 신도 수백 명이 잇따라 코로나19 감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후에도 예배에 참여했던 많은 신도가 방역 당국에 신분과 동선을 제때에 알리지 않아 중요한 골든 타임을 놓쳤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가톨릭을 비롯한 많은 종교가 코로나19를 막기 위한 예방 지침을 내고 있을 때, 신천지는 평상시와 다름없는 집회를 하다 화를 키웠다는 게 여론의 시각이다. 어떤 예배 방식을 취하길래 신천지에서 이렇게 많은 피해자가 발생한 걸까? 신도들이 피해를 입은 사실을 인지했다면 신속히 방역 당국에 조치를 취할 법도 한데, 왜 이들은 깜깜이 대응일까. 그간 신천지에 대한 폐단, 독특한 집단성과 폐쇄성, 전도 방식에 대해 가톨릭교회와 개신교는 신자들에게 숱하게 주지해왔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에도 신천지 신도들은 대학가와 거리, 자신들의 교회 주변 곳곳에서 전도 활동을 멈추지 않고 있다. 신천지의 실체를 살펴본다. 이단이 아닌 사이비 신천지 교회는 현재 전국에 74곳이 있다. 예배가 운영되는 그들의 ‘성전’만 이 정도다. 예수님 제자들의 이름을 붙여 전국에 지역별로 12지파를 운영하고 있으며, 총회장이라 불리는 교주와 각 지파장, 장로들 아래에서 지교회들이 운영되는 수직 피라미드 구조다. 이밖에 교인을 양성하기 위해 성경 공부를 하고 시험을 치르는 상담소와 복음방, 센터, 위장 단체까지 모두 합치면 알려진 것만 1500여 곳이 넘는다. 이들이 밝힌 신도 수는 20만~24만 명에 이른다. 이마저도 불분명하다. 이만희(90) 교주는 1980년 ‘이 시대 한국에 새 하늘 새 땅을 이룩한다’는 주장 아래 신천지를 만들었다. 재림 예수를 자처한 이만희의 호칭도 총회장, 선생님, 직통 계시자, 보혜사, 이긴 자, 성경을 통달한 약속의 목자, 이 시대 구원자 등으로 불린다. 2000년 전 예수 그리스도의 강림과 삼위일체를 부정하고, 오직 자신만이 보혜사 성령을 얻은 재림 예수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예수가 초림한 이였다면, 이만희는 이 시대에 재림해 많은 이를 구원으로 이끈다는 논리다. 가톨릭과 개신교는 이처럼 계시된 신앙을 부정하거나 왜곡하고, 성경과는 전혀 다른 주장을 펼치는 신천지를 사이비로 규정하고 있다. 이단(異端)이 계시된 신앙 아래에 기존 교회와 성경에 반하는 주장을 하는 정도라면, 사이비(似而非)는 전혀 다른 목적과 뜻으로 본질 자체가 다른 가짜를 뜻한다. 모든 것이 ‘위장’ “OO아, 잘 지내? 어떻게 지내나 연락해봤어. 언제 한 번 차나 한잔 하자.” 올해 갓 대학에 입학한 김세레나씨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학창 시절 친구였다. 성당 주일학교도 같이 다녔던 터라 오랜만에 온 연락이지만, 둘은 자연스럽게 차도 마시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다시 친해졌다. 그러다 친구가 어느 날 “‘힐링 콘서트’ 티켓이 하나 있는데 가보자”는 말을 꺼냈다. 경계심 없이 따라간 게 화근이었을까. 친구가 데려간 ‘힐링 콘서트’는 다름 아닌 ‘신천지 전도의 장’ 행사로, 신천지가 하는 전형적인 ‘위장 세미나’ 자리였다. 눈길 가는 공연과 강연, 개인 상담 부스까지 마련된 행사였다. 김씨처럼 누군가의 손에 이끌려온 또래가 50명쯤 됐다. ‘상담사’로 위장해 다가온 ‘신천지 언니’는 그날 김씨와 친해진 뒤 어느 날 ‘성경 공부 모임’을 소개해줬다. 신상 파악, 친분 쌓기에 이어 행해지는 ‘복음방 유도’다. 김씨는 그 일이 기나긴 신천지 생활의 시작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 언니는 ‘너를 만든 하느님을 통해 삶을 새롭게 볼 수 있다’며 성경 공부를 유도했어요. 잘 갖춰진 논리로 ‘생활 맞춤형 성경 공부’를 해주기에 뿌리치기도 쉽지 않았죠. 신천지란 걸 밝힌 것도 수개월 뒤였어요.” 송가타리나씨는 대학생 시절 같은 과 친구 때문에 신천지에 빠졌다. 어느 날 친구가 전공 서적을 빌려달라며 송씨를 불러 만났다. 친구와 대화를 나누던 중 누군가 말을 건네왔다. 자신을 심리학과 학생이라며 연구 과제에 필요한 간단한 심리 테스트를 요청했고, 송씨는 의심 없이 응한 뒤 연락처까지 기재해줬다. 얼마 뒤 다시 연락해온 그들은 송씨에게 내면 심리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이야기해줄 내용이 있다며 재차 만남을 요구했다. 송씨는 그간 지녔던 답답했던 마음을 그들이 잘 듣고 이야기해주는 과정에서 친분을 쌓았고, 자연스럽게 성경 공부를 하는 복음방에 가게 됐다. 결국, 신천지 신도였던 친구가 동료들과 계획적으로 접근했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그땐 이미 한참 시간이 흐른 뒤였다. 2년 뒤 부모의 도움으로 신천지에서 빠져나올 때까지 송씨는 그곳에서 자신을 포섭한 이들처럼 많은 이를 신천지로 데려오는 ‘추수꾼’ 활동을 했다. 이들의 환대와 자신을 향한 관심에 청년을 비롯한 많은 이가 속아 포섭되는 것이다. 신천지 사람이 되는 과정 신천지는 철저히 자신들의 신분을 감추는 ‘모략 전도’로 사람들에게 접근한다. 모략 전도는 자신들의 하나님이 ‘모략의 지혜’를 발휘해 이 땅의 사람들을 자녀로 세웠다는 성경 구절들을 왜곡시켜 적용한 전략이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거짓말을 해서라도 성도들을 미혹하는 일이야말로 하나님을 따르고 구원의 길에 든다고 가르친다. 전도 방법도 심리 테스트, 상담, 설문조사, 문화 공연, 동호회, 위장 세미나 등 수없이 많다. 친구나 주변 사람에게 어느 날부터 지속적으로 연락해 친해진 뒤 성경공부로 유인하는 ‘지인 전도’와 거리에서 설문조사나 이벤트를 가장해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노방 전도’ 방법이 주된 포교 활동이다. 밤낮 전도에 매진하는 ‘추수꾼’들에 의해 포섭된 이들은 일명 ‘열매’로 불린다. ‘열매’가 진정한 신천지 교인이 되는 과정은 정보 수집→친분 쌓기→복음방→센터→수료식 순이다. 추수꾼에 의해 열매의 모든 정보가 신천지로 흘러들어 간 뒤에는 ‘성경 전문가’를 자칭하는 강사가 나서 “성경 말씀으로 마음을 치유할 수 있다”며 성경 공부를 가르친다. 3개월가량 10~13회 정도 만나 성경의 기본을 가르치는 과정이다. 신천지를 다니다 빠져나온 전데레사씨는 “신천지에서는 열매 한 명을 교인으로 만들기 위해 추수꾼 40명이 달려든다는 얘기가 있다”며 “24시간 연락을 원칙으로 신천지 사람들은 철저히 관리되며, 신도를 만들어내기 위해 끊임없이 방법을 연구하는 게 신천지 조직의 특성”이라고 전했다. 영생에 이르는 좋은 길이라며 거짓으로 젊은이들을 꼬드긴 뒤에 그들을 ‘전도 로봇’으로 만들어 가정생활과 청춘을 앗아가는 모순된 구조를 지닌 것이다. 다음 단계인 센터로 넘어가면 열매에게 또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복음방 단계에서 1대 1일로 성경을 배우던 열매가 센터에 가면 100명이 넘는 이들과 함께 열심히 성경을 배우게 되는 것이다. ‘아니, 이렇게 많은 이가 열심히 성경공부를?’ 하는 마음이 들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열매들은 한 번에 50~100명씩 수용 가능한 센터 내 강의실에 모여 주 4회, 하루 3시간씩 성경 공부에 매진한다. 내 자녀나 가족, 친구가 어느 날부터 “도서관에서 공부한다”면서 일주일 내내 안 하던 어떤 학습에 매달린다든가, 갑자기 주말까지 바쁜 모습이 포착된다면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센터에서는 입시학원 명강사 뺨치는 강사가 신천지의 각종 비유 풀이와 이만희 칭송 교리를 주입한다. 그렇게 6개월 동안 이만희 교리를 달달 외운 뒤 100문항이 넘는 시험을 치른 뒤에야 교인으로서 주일 예배 활동을 할 수 있다. 신천지 교인이 되기 위해선 짧게는 9개월에서 1년 가까이 걸리는 셈이다. 문자 그대로 풀이하는 신천지 교리 신천지는 자신들이 칭하는 하나님 나라는 예수님이 비유로 감춰뒀다고 가르친다. 그래서 센터 교육 동안 철저한 비유 풀이로 성경을 외우도록 한다. 이 비유는 직통 계시자인 이만희가 풀어낸 것이다. 특히 요한 묵시록의 ‘계시’와 ‘예언’ 내용을 문자 그대로 풀이해 가르치는데, 결국 이만희를 신격화하는 내용들로 가득 차 있다. 이들은 성령에도 등급을 매겨 전하는데, 가장 높은 등급의 ‘보혜사 성령’은 이만희만 받았다고 주장한다. 특히 신천지는 오늘날 가톨릭과 개신교 등 기성교회를 악령이 든 ‘비진리’ 전파자로 명명하고, 기존 교단의 성직자들을 ‘거짓 목자’로 규정한다. 그러면서 이만희는 오직 진짜 성령을 받은 ‘진리’의 참 목자로 칭송한다. 하나님 나라의 비밀은 기성교회 목자들에겐 없고, 오직 이만희만이 해석할 수 있기에 신천지 신도들에게만 주어진다고 말한다. 무엇보다 구원과 영생은 오로지 신천지 신도들만이 얻을 수 있다고 인식시키는 게 그들의 논리다. 이 때문에 신천지에 빠진 이들은 사제나 목사가 하는 말을 철저히 부정하고, 가족들에게마저 자신이 배운 교리를 숨기거나 이해하지 못한다고 인식하게 되는 것이다. 처음 이들이 배우는 ‘입막음 교리’는 주변 사람들이 이 같은 진리를 방해할 수 있기 때문에 철저히 숨기도록 강요한다. 신천지에 빠진 사실을 막기 위한 수단마저 성경 교리로 주입하는 것이다. 신천지 교육 기관들은 이 같은 내용을 끊임없이 연구해 처음 성경을 배우는 이들도 매우 흥미롭게 내용을 이해하는 구조를 계속 생산해내고 있다. 신천지인들이 신분을 감추는 이유 신천지에서는 신도들에게 철저히 자신의 신분을 감추도록 주입시킨다. 기성교회 사목자와 이단 상담소는 ‘마귀’라고 가르친다. 자신들만이 영생 구원의 길에 이를 수 있기 때문에 자신의 신분을 외부에 드러내면 영혼에 마귀가 깃든다고 세뇌시킨다. 특히 청년들에겐 이단 상담소가 사탄이며, 가족에게 자신이 신천지에 다닌다는 사실을 드러내는 순간 곧장 지옥에 빠지게 된다고 못 박는다. 수많은 동료 신도들과 집단의식에 빠져 신천지 생활을 이어오고 있는 그들에겐 하루아침에 자신의 신분을 노출하면 ‘지옥에 빠질까’하는 두려움이 앞서는 것이다. 코로나19 사태를 키운 것도 이만희가 ‘마귀의 공격’이라고 규정함에 따라, 신도들이 이를 철저히 믿고 따르기 때문이다. 독특한 예배 방식 신천지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계속 발생한 데에는 이들이 지닌 독특한 예배 방식에 이유가 있다. 이들은 예배 때 오와 열을 꼭 맞춰 자리하게 돼 있다. 신천지 대구교회, 과천교회 등 주일 예배 때엔 한 번에 4000~5000명이 한데 자리한다. 교주나 지파장의 말씀을 듣는 신성한 예배 시간엔 절대 의자에 앉을 수 없기 때문이다. 대신 서로 무릎이 닿을 정도로 다닥다닥 바닥에 앉아야 한다. 예배가 시작하면 하고 있던 ‘아빠 다리’를 풀고 무릎을 꿇어야 한다. 예배 시작 전부터 한 사람이라도 줄을 맞춰 앉지 않으면 ‘줄 담당자’가 끊임없이 지적한다. 예배 때 교주가 하는 말끝마다 신도들은 ‘아멘!’하고 큰소리로 답하게 돼 있다. ‘아멘’ 소리가 작으면 영혼이 허약해진 것이라고 여긴다. 예배 때 다닥다닥 붙어 앉은 이들이 찬송가를 부르고, 아멘을 외치는 과정에서 충분히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 위험이 커질 수밖에 없다. 아울러 신천지 교회에는 절대 아무나 들어갈 수 없다. 모든 신도는 ID카드와 지문 등록을 하게 돼 있어, 외부인의 교회 출입을 철저히 막고 있다. 신천지에 대처하는 방법 설문 조사, 이벤트, 동아리, 거리 인터뷰…. 부지불식 간에 이 같은 상황에 처하게 될 때 절대 자신의 개인정보를 거리낌 없이 제공해선 안 된다. 어쩔 수 없이 연락처를 줬는데 과잉 친절을 베풀다 어느 날 성경 공부 이야기를 꺼내면 100% 신천지일 가능성이 짙다. 가톨릭교회는 절대 성당 밖에서 성경 공부를 하지 않는다. 의심이 드는 경우에는 무조건 사제나 수도자에게 문의해봐야 한다. 내 자녀나 가족이 어느 날부터 흰 셔츠와 검은색 정장 바지를 많이 입는 모습이 포착된다면 의심해봐야 한다. 신천지 신도들의 주일 예배 복장이기 때문이다. 공부한다면서 오랫동안 연락이 되지 않거나, 주일에도 가족이나 친구와 밥 한 끼 먹을 시간이 없을 정도로 혼자 바쁜 모습을 보이는 것도 의심해봐야 할 행동이다. 신천지는 철저한 ‘출석 체크’를 통해 조직을 관리한다. 주일 예배 출석률이 98%에 이르고, 어떤 행사 참석을 꼬박꼬박 하는 것도 출결이 좋지 않으면 구원의 길에 들지 못한다고 가르치기 때문이다. 내 자녀가 신천지에 빠진 사실을 알았을 때엔 ‘너 신천지 다니니?’하고 묻거나 설득해선 안 된다. 감정 싸움으로 번질 뿐만 아니라, 신천지 측에 자신이 공개된 사실을 통보하게 돼 있기 때문이다. 무조건 교구 사목국이나 신천지 피해 전문가에게 문의해야 한다. 신천지 신도 중엔 다니던 성당에서 활동을 지속하는 경우가 있다. ‘이중생활’로 천주교 신자를 빼가기 위해서다. 한 본당에서는 청년 전례 담당자가 사제와 대화 중 신천지 신도임이 밝혀져 그날로 성당에 나오지 않은 경우가 있었다. 또 다른 곳에서는 예비자 교리 교육자가 예비 신자들에게 신천지 성경을 가르치다 적발돼 쫓겨난 사례도 있다. 신천지 신도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전도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특별취재팀cpbc2020.03.04

하루 한 시간이라도 스마트폰 끄고 성경 읽기 어때요!스마트폰 사용 줄이니 달라졌다 현대인의 스마트폰 과의존이 점차 심해지면서 교회 활동 중에도 스마트폰의 무분별한 사용이 엿보이고 있다. CNS 자료사진 “선생님, 성당 와이파이 비밀번호 좀 알려주세요!”A본당의 초등부 주일학교 교리교육 시간. B교리교사가 “얘들아, 이제 휴대폰 넣고 시작기도 하자”라고 말하기가 무섭게 한 아이가 스마트폰을 손에 쥔 채 와이파이를 요청했다. 평소 아이들이 교리교육 시간에 스마트폰을 되도록 이용하지 않게 하고자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아 온 터였다.B교리교사는 “그래도 아이들이 즐거운 마음으로 교리에 참여하도록 학교처럼 스마트폰을 뺏거나 다그치며 강제하지는 않고 있지만, 많은 아이가 교리 시간에도 스마트폰을 사용한다”면서 “스마트폰 삼매경인 아이들은 친구들과도 대화가 적고, 심지어 옆 사람과도 메신저로만 대화하기도 한다”고 교리실 풍경을 전했다.C본당 신심 단체장인 D씨는 카카오톡 단체방에 자꾸만 정치적인 글과 영상을 올리는 한 단원 때문에 한동안 몹시 불편했다. ‘알아서 그만하겠거니’ 여겼지만, 신앙생활과는 큰 관련이 없는 내용을 올리는 그에게 D씨는 “조금 삼가해 달라”고 청했고, 그제야 단체방 분위기가 정리됐다.스마트폰은 오늘날 많은 현대 신자들의 신앙생활 영역까지 깊숙이 들어와 있다. 스마트폰 과의존 현상과 무분별한 사용 습관이 실제 교회 활동 중에도 엿보이는 게 현실이다.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못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성당 교리실의 한 풍경이 됐고, 일상과 신앙의 구분없는 정보와 ‘가짜 뉴스’가 때때로 교우들의 사회 관계망 공간을 넘나들기도 한다.스마트폰 보급으로 현대인의 생활은 여러 면에서 분명 편리해졌다. 실시간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지구 반대편 친구와도 간편히 대화하며, 초행길도 두려움 없이 척척 갈 수 있게 됐다. 몰랐던 지식도 글과 영상으로 다양하게 익힐 수도 있다. 모두 스마트폰이 주는 이기다.그러면서 차츰 ‘스마트폰이 없는 삶’은 상상할 수 없게 됐다. 똑똑하고 곧바로 반응하는 스마트폰이 일상 삶의 모든 것을 해결해주는 ‘주인’ 역할까지 하고 있다. 화면 속 세상으로 인해 우리 생활은 때로 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사라졌고, 길을 걸으면서도 화면만 들여다보다 정작 이웃을 바라보는 시선도 사라졌다. 어릴 때부터 화면에 익숙해진 아이들은 오히려 일상 대화를 어렵게 느끼게 됐고, 성인들도 자신을 돌아보는 성찰과 묵상의 시간을 잃었다.미디어 환경의 변화를 막을 순 없지만, 스마트한 ‘기계’만 지녔을 뿐 내 삶은 이웃도 모르고, 하느님도 모르는 결코 스마트하지 못한 삶으로 나아가고 있진 않은가. 가족과 이웃의 소중함을 잊고, 심지어 하느님과의 대화 시간까지 잃어버리진 않았는지. 지금도 우리 옆에는 스마트폰 과의존 고위험군에 속하거나, 잠재적 위험군에 속하는 이들이 많다.“스마트폰 화면에서 눈을 떼고 상대방의 눈을 봅시다!”“스마트폰 보관함을 마련해두고 집에서는 가족과 더욱 대화하겠습니다!”서울 청담동본당 신자들은 지난 3월 사순시기 동안 ‘디지털 금식’을 실천했다. 사순시기 동안만이라도 스마트폰 사용을 줄이고자 전 신자가 ‘디지털 금식 서약서’를 작성했다. 대신 가족과 더 대화하고, 함께 기도하며, 성경 읽기로 선용하는 ‘불편함의 영성’을 실천한 것이다.본당 여성총구역장 나영숙(아나스타시아)씨는 “한참 유튜브 영상에 빠져 다음 날 아침 미사 때까지 눈이 아플 정도로 자제하지 못했다”면서 “디지털 금식을 실천한 뒤로 영상은 끊고, 대신 성경과 신앙 서적 읽는 데에 시간을 할애하는 습관을 갖게 됐다”고 했다.성상훈(마티아) 본당 청년연합회장도 “디지털 금식을 계기로 가족과 아침저녁으로 기도하는 시간을 마련해 지키고 있다”며 “본당 청년들 사이에서도 스마트폰의 불필요한 사용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전했다.손영모(가브리엘) 본당 사목회 부회장은 “잠들고 일어날 때 사용하던 스마트폰을 따로 두고서 가족과 대화하고 기도하는 데 노력할 수 있었다”며 “디지털 금식을 넘어 신앙생활에 좋은 정보와 나눔에 활용하는 ‘디지털 보식’ 운동도 함께 확산되면 좋겠다”고 말했다.청담동본당은 어린이 첫영성체 교리와 예비신자 교리교육 시간에도 스마트폰 과의존 예방 교육을 실시해 신자들이 스마트폰을 신앙적으로 선용하도록 이끌고 있다.스마트폰 과의존은 과도한 스마트폰 이용으로 일상에서 그 비중(현저성)이 늘어나고, 조절력이 감소하며, 주변과의 갈등과 불편함 등 문제적 결과를 경험하는 상태를 일컫는다. 이에 과의존 정도를 측정할 때 △현저성 △조절 실패 △문제적 결과 등 세 가지 속성을 통해 파악할 수 있다.‘2018 스마트폰 과의존 실태 조사’에 따르면, 외벌이 부모에 비해 맞벌이 부모의 유아동 자녀의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이 높게 나타났으며, 부모가 과의존 위험군일 경우 자녀들도 위험군에 속하는 비율이 높았다. 스마트폰 콘텐츠별 이용 정도는 메신저, 뉴스, 영화 및 동영상 순이었다.스마트쉼문화운동본부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정보화진흥원과 함께 연령별 ‘스마트폰 바른 사용 실천 가이드’를 통해 스마트폰을 쉬게 하는 문화를 장려하고 있다.본부는 △하루 한 시간만이라도 스마트폰 끄기 △디지털 미디어 사용을 절제하고 매일 복음쓰기 △스마트폰 끄는 시간을 정해두고 보관함에 넣어두기 △메신저로 가족과 기도하고 묵상 나누기 △신앙 관련 앱 함께 이용하기 등 신앙적으로 선용하는 방법을 널리 전파할 계획이다.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 cpbc2019.07.10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새 삶을 향한 참생명학교 (1)생명에 대한 우리의 인식 - 하성용 신부(서울 사회사목국 부국장)신자들의 말과 행동이 생명 인식 바꾼다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위원장 염수정 추기경)는 1일 ‘새 삶을 향한 참생명학교’를 시작했다. 생명에 관한 가톨릭교회의 가르침을 다루는 기초과정으로 기존 ‘참생명학교’ 프로그램을 새롭게 보완했다. 강사는 오석준(서울 혜화동본당 부주임)·하성용(서울 사회사목국 부국장) 신부가 맡았다. 8주간 이어지는 교육 내용을 요약, 정리해 소개한다.한국 천주교회는 2003년과 2014년 ‘생명과 가정에 대한 설문조사’를 한 적이 있다. 15세 이상 신자와 비신자 각각 1000명을 대상으로 했다. 가톨릭교회의 생명에 관한 가르침과 교리를 신자들이 얼마나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있는지, 비신자들은 얼마만큼 알고 있는지, 신자와 비신자 간에 어떤 의식 차이가 있는지를 알 수 있는 자료다. 이번 시간에는 2014년 설문조사 결과 내용을 일부 살펴보겠다.인공피임, 낙태, 안락사, 사형제도, 배아복제, 자살 등 어떤 생명 문제에 관해서든 전적으로 교회 가르침을 받아들이겠다고 응답한 신자 비율은 26%였다. 다시 말하면 10명 중 3명 정도만 교회 가르침에 적극적으로 동의한다는 뜻이다. 나머지 7명은 교회 가르침과 다르게 생각하는 것이다. 이 결과는 벌써 7년 전에 나왔다. 2020년 현재는 또 어떤 결과가 나타날지 모르겠다.의외로 생명에 대한 신자들의 인식과 수용 정도는 굉장히 낮다. 이에 비해 교리 지식과 성경에 대한 이해와 수용 정도는 높다. 왜 그럴까. 교리와 성경을 받아들이지 못하면 정상적인 신앙생활을 할 수 없으니 당연한 결과다. 자의적으로 교리를 해석하게 되면 교회에 더 있을 수가 없다. 교리와 성경 내용에는 신자들 사이에서 이견이 거의 없다. 그러나 생명 문제는 다르다. 신자들끼리 서로 얘기를 잘 안 한다. 낙태한 경험, 자살 충동 고민 등을 서로 드러내놓고 얘기하지 않는다. 가톨릭교회는 생명이 가장 중요하다고 하지만 실제론 가장 금기시돼 있다.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서 7년 전 신자들이 생각하는 것과 지금 내 생각이 얼마나 다르고 또 얼마나 비슷한지 생각해 보면 좋겠다. 신자에겐 가톨릭교회의 공적 책임자는 사제다. 그러나 신자가 아닌 사람이 보기엔 가톨릭교회의 공적 책임자는 그리스도인이다. 성당 밖에서는 사제나 신자나 크게 차이가 없다. 똑같이 가톨릭교회 가르침을 따르고 믿는 이들이다. 그렇기에 여러분의 말과 행동이 중요하다. 여러분이 어떤 말을 하느냐에 따라 한 사람의 인식이 달라질 수 있다.특히 생명 문제는 사제보다 일반 신자들이 가톨릭교회 공적 책임자로서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누군가 가정 문제, 부부관계 갈등, 삶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을 때 사제들보다 여러분이 더 크게 공감해줄 수 있다. 교회가 말하는 선(善) 하느님이 이야기하는 선한 뜻이 지금 당장 이해가 가지 않더라도 긴 시간이 흘렀을 때 교회 가르침에 따른 것이 올바른 방향이었고,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앞으로 생명과 윤리에 대한 가르침을 통해 여러분의 인식이 전환되기를 바란다. 정리=박수정 기자 catherine@ cpbc2020.06.03

현대인의 외로움 파고든 신천지… 강한 소속감으로 중독 이끌어신흥-유사 종교의 ‘친절한 접근’ / 한민택 신부 (한국천주교 유사종교대책위원회 위원·수원가톨릭대 교수)신천지 교인들은 1년 가까운 성경공부 과정을 거쳐 수료식을 통해 교인으로 인정받는다. 사진은 신천지 수료식 장면. 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가 혼란스러운 때를 지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특히 신천지로 인한 확산이 급속화 되면서 신천지의 상식에 벗어나는 전도 활동, 집단 거주, 당국의 방역 대책 비협조로 전 국민의 비난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이만희 총회장이 직접 나서서 기자회견을 하였지만, 진정성 없는 태도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고, 국민의 원성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습니다.어떻게 이런 교리에 빠지지 “아니, 어떻게 이런 교리에 빠지지?” 수년 전 주교회의 신앙교리위원회에서 필자가 신천지에 관해 행한 브리핑을 듣고 조규만 주교님께서 던지신 질문입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드러난 신천지와 이만희 총회장의 모습을 보고 사람들은 “어떻게 그 많은 젊은이가 저런 집단과 교주에 매료될 수 있을까?” 하고 묻습니다. “그러게 말입니다….” 조규만 주교님께 드렸던 이 답을 이번에도 반복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신흥-유사종교에 빠져보지 않은 사람은 그들이 겪은 바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신흥-유사종교에 빠지는 첫 번째 이유는 이 분야에 대한 무지일 것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신천지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높아졌는데, 사실 신천지는 빙산의 일각일 뿐 우리나라에는 수백 종의 신흥-유사종교가 출몰을 거듭하고 있으며, 시대에 발맞추어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습니다. 가톨릭 신자도 신천지만이 아니라 여호와의 증인, 하나님의 교회, 대순진리회 등에 많이 빠져 있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잘 알려지지 않은 이유는 신흥종교 피해자가 그 사실을 공공연히 드러내지 않기 때문입니다. 신흥종교는 한국에서 자생적으로 생겨난 것에서 기성 종교에서 파생된 것 그리고 외부로부터 유입된 것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며, 그 역사 또한 매우 복잡합니다. 신흥종교에 빠지는 이유로 과거에는 급격한 사회 변동으로 인한 소외 현상, 낮은 교육 수준, 현실 세계에서 당하는 질병과 고통 등을 들었으나, 신천지의 예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최근에는 현대인의 취약한 내면을 파고들며 접근하고 있습니다. 심리학 전문가 중 심리적 취약성과 신흥종교 사이의 상관관계에 주목하는 이도 있습니다. 현대 신흥종교가 사회에서 경험하지 못한 소속감과 친밀감을 느끼게 해주며 내면의 고통과 상처와 불안감을 달래주기에 자기도 모르게 동화된다는 것입니다. 심리ㆍ교리 요인 합쳐 현대인 구미에 맞춘 종교단체 따라서 신흥종교 문제를 순전히 교리 혹은 영적 문제로만 접근하는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신흥종교에는 강한 자존감과 선민의식을 주입해 집단 최면을 일으키며, 집단에 의존하게 하고 교주에 매달리는 중독 단계까지 가는 메커니즘이 존재합니다. 한 번 발을 디디면 중간에 멈출 수 없게 되고, 터널 속에서 희미한 끝을 바라보고 가는 것처럼 그 끝만 바라보며 가던 길을 계속 가게 되는 것입니다. 신천지는 이러한 심리적 요인과 교리적 요인을 합쳐 현대인의 구미에 맞게 업그레이드시킨 종교 단체입니다. 신천지가 오늘날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코로나19 사태를 통해 만천하에 드러난 그들의 독특한 전도 방식인 ‘모략 전도’ 때문입니다. 모략 전도란 일종의 상황을 거짓으로 꾸며 사람들을 포섭하여 신천지에 빠지게 하는 신종 수법입니다. 처음부터 신천지임을 알리지 않고 교묘하게 접근하여 치밀한 모략에 빠지게 만들어 신천지교를 신봉하도록 하기에, 자신이 어떻게 신천지에 빠지게 되었는지 알지 못하고 당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런데 거기에 빠지게 되면 마치 자신이 하느님께로부터 특별한 선택을 받아 누구도 알지 못하는 성경의 감추어진 비밀을 자신만이 알게 되었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또한 ‘비유 풀이’라는 생전 처음 접해보는 성경공부에 쉽게 매료되어 거기서 가르치는 성경 풀이 방식이 희한하고 놀랍게 맞아 떨어진다는 착각에 빠지게 됩니다. 현대인은 자기가 직접 확인해본 다음에야 믿는 경향이 있는데 신천지 비유 풀이는 바로 그러한 점을 이용하여 성경 이곳저곳을 오가며 그들의 교리가 마치 성경에 그대로 기록되어 있는 것처럼 착각하도록 하여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입니다. 신천지에는 유독 청년이 많은데, 그 이유는 자기의 삶을 투신할 가치 있는 것을 찾는 시기에, 친밀한 유대 관계를 형성시켜주고 강한 자존감을 주입하며 명확한 역할을 부여하기 때문입니다. 교회 밖 성경 공부 절대 하지 말아야 신천지 성경 공부의 문제는 중독성이 매우 강한 세뇌 교육으로, 사람들의 이성과 의지, 마음까지 마비시키고 인격을 망가뜨리는 것에 그 심각성이 있습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전 국민이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온 힘을 모으는 동안에도 신천지 교인들이 당국의 방역 정책에 협조하지 않고 그들만의 세상에 빠져 거짓을 일삼고 반사회적 행태를 서슴지 않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습니다. 그들은 ‘종교의 자유’를 주장하지만, 실은 신천지의 세뇌 교육으로 인해 자유를 박탈당하고 신천지에 철저히 종속되어 있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신천지 성경 공부에 쉽게 빠지는 데에는 한국의 주입식 교육도 일조합니다. 신천지에서 가르치는 성경 공부는 주입식 암기 교육으로, 한국의 대부분 사람에게 친숙한 것입니다. 사람들이 교육 중에 스스로 생각하거나 질문하지 않고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에 익숙해 있습니다. 스스로 생각하고 식별(분별)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지 못했기 때문에, 더군다나 성경과 관련해서는 더더욱 식별력이 없기 때문에, 신천지가 가르쳐 주는 성경공부에 쉽게 매료되는 것입니다. 신천지와 같은 신흥-유사종교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예방교육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모르면 너무 쉽게 당하지만, 그들의 접근 방식을 미리 알면 빠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특히 교회 밖에서 하는 성경 공부에는 절대로 가지 말아야 합니다. 신앙의 식별력 키워야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올바른 신앙을 식별할 수 있는 식별력을 키우는 것이며, 신앙의 정체성을 새롭게 확립하는 것입니다. 언젠가 오랫동안 JMS에 빠졌다가 가톨릭교회로 돌아온 한 자매님이 말씀하셨습니다. 젊었을 때는 알지 못했는데, 그곳에 빠져 있다 다시 돌아와 보니 가톨릭교회에 얼마나 소중한 금은보화가 많은지 이제야 알게 되었다고 말입니다. 그리고 다음의 말씀도 덧붙이셨습니다. 주일학교에서 교리교사를 하고 있는데, 교사들이 하느님 말씀과 성경에는 관심이 없고 행사 치르는 데 소진되어 있는 모습을 보니 너무 안타깝다고 말입니다. 이 자매님의 고백은 우리에게 큰 경종을 울리는 말씀으로 들립니다. 우리는 우리가 받은 가톨릭 신앙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종종 잊고 살아갑니다. 우리가 몸담고 있는 가톨릭교회가 바로 예수님께서 친히 세우신 교회라는 것을, 우리가 당신의 몸인 교회를 구성하는 지체들이라는 것을, 당신의 죽음과 부활에 동참하여 새로운 생명을 부여받은 하느님의 소중한 자녀들이란 것을, 하느님의 거룩한 백성이고 선택된 민족이며 성령을 모시는 성전이란 것을 말입니다. 교회가 선포하는 말씀과 거행하는 성사는 바로 예수님께서 친히 세우신 것입니다. 교회의 거룩한 전통인 성전(聖傳)은 다름 아닌 사도들이 예수님과 함께 살면서 보고 듣고 배운 모든 것, 교회를 통해 대대로 우리에게까지 전해지는 예수님에 관한 모든 것입니다. 바로 그분께서 성령을 통해 지금 교회 안에 현존하시며, 하느님 나라를 우리 안에 실현시키고 계십니다. 그리스도 중심의 신앙 신흥종교에 대처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우리의 신앙을 그리스도 중심적으로 바꾸는 것입니다. 사도 바오로는 ‘그리스도 때문에’ 모든 것을 잃었지만, ‘그리스도 때문에’ 모든 것을 쓰레기로 여긴다고 하셨습니다.(필리 3,8) 그분은 살아가는 이유를 “나를 사랑하시고 나를 위하여 당신 자신을 바치신 하느님의 아드님에 대한 믿음으로 사는 것”(갈라 2,20)에서 찾았습니다. 우리가 교회 공동체 안에 살아가는 단 하나의 이유는, 예수 그리스도를 알고 그분과 인격적 관계를 맺으며 삼위일체 하느님의 친교에 참여하는 것에 있습니다. 사도 바오로처럼, 박해시대 때 한국의 신앙 선조들이 그랬던 것처럼, 우리가 신앙과 삶의 중심을 다시 예수님께 둘 수 있다면, 교회 공동체 안에서 “그리스도를 아는 지식의 향내”를 풍길 수 있다면, 신천지와 같은 신흥-유사종교에 빠지는 일이 없을 것이며, 그곳에 빠진 이들이 다시 돌아올 때 아버지의 따뜻한 품을 발견하도록 할 것입니다. 가던 길을 멈추고 스스로에게 물어봅시다. 지금 나의 신앙은 어디를 향해 있는가?cpbc2020.03.18
신앙의 탄탄한 기본이 될 가톨릭 신학 입문서가톨릭 신앙 핵심 내용 쉽게 풀어써
교회·성모·성사 다룬 제2권도 준비 중
신앙의 기본이 탄탄하지 못하면 아무리 열심히 기도하고, 미사에 참여하더라도 ‘모래 위에 지은 집’처럼 무너지기 마련이다. 교회 안에 신자들이 쉽게 읽을 만한 신학 서적이 많지 않고, 대부분 신자는 특별히 공부하지 않는 한 예비신자 교리 시간에 배운 신학과 교리로 평생을 살아간다. 교의신학자인 조한규(가톨릭대 신학대 조직신학 교수) 신부가 가톨릭 신앙의 기본과 핵심을 쉽게 풀어낸 「알고 싶은 가톨릭 신학Ⅰ」을 출간했다. 가톨릭 신학 입문서인 동시에 신자들을 위한 교리서다. ‘그리스도교’, ‘하느님’, ‘예수 그리스도’라는 3개의 주제를 12개의 소주제로 구분해 해설했다. 1부에서는 ‘그리스도교란 무엇인가’를 시작으로 하느님 계시의 두 중심인 성경과 성전이 증언하는 다양한 주제를 다뤘다. 2부에서는 역사적ㆍ신학적으로 하느님의 존재에 계시에 대해 설명하고, 3부에서는 왜 예수 그리스도가 없이는 그리스도교가 성립될 수 없는지를 풀어냈다. 저자가 이 책에서 다루는 가장 중요한 내용은 하느님의 말씀이신 예수 그리스도가 참 하느님이고, 참 인간이라는 것, 예수 그리스도를 알고 믿는 것이 구원의 결정적 요소라는 것이다. 조 신부는 “가톨릭 교회가 지난 2000년 동안 쌓아온 귀하고 아름다운 보화들이 우리 곁에 있는데 미처 알아보지 못하고 활용하지 못하는 것이 아쉬웠다”면서 “가톨릭 교회의 신학을 좀 더 쉽게, 적합하게, 설득력 있게 풀어가기 위해서 계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조 신부는 성령, 교회, 마리아, 성사를 다룬 「알고 싶은 가톨릭 신학」 제2권도 준비하고 있다. 이지혜 기자 알고 싶은 가톨릭 신학Ⅰ조한규 신부 / 성서와함께 평화신문2020.09.16

세 소년, 매서운 한파 대비해 목화솜옷 입고 유학길에 올라[신 김대건·최양업 전] (7)세 신학생, 먼 길 떠나다 신학생 서약 김대건, 최양업, 최방제는 1836년 12월 2일 한양 후동의 모방 신부 사제관에서 모방 신부에게 신학생 서약을 하고 마카오 유학길에 오른다. 세 소년은 이 서약으로 더는 예비 신학생이 아니라 조선 교회의 엄연한 ‘신학생’으로 선발됐다. 세 신학생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앞에서 성경에 손을 얹고 라틴말로 서약했다. 서약 내용은 다음과 같다.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나와 조선 선교지 교회 장상들에게 순종하고 순명하기로 서약합니까? 서약합니다. 나와 조선 선교지 장상들에게, 곧 교회 장상의 허락을 받지 않은 채 다른 회에 들어가지 않을 것을, 또 장상이 정한 거주지를 이탈하지 않을 것을 서약합니까? 서약합니다.” 모방 신부는 이 서약서를 1836년 12월 3일 자로 파리외방전교회 마카오 극동대표부장 르그레즈와 신부에게 보내는 편지에 동봉했다. 우여곡절 끝에 출발 세 신학생이 마카오 유학을 위해 한양에서 출발한 날짜는 기록에 나타나지 않는다. 세 신학생이 모방 신부에게 서약한 날이 12월 2일이고, 이미 출발 준비를 모두 마친 상태여서 그동안 1836년 12월 3일 성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사제 기념일에 세 신학생이 유학길에 오른 것으로 알려져 왔다. 하지만 모방 신부가 1836년 12월 9일 파리외방전교회 지도부에 조선 교회 상황과 자신의 사목 활동을 보고하는 편지를 썼다는 점, 그리고 샤스탕 신부가 1836년 12월 28일 중국 땅 변문에서 조선 신자들을 만난 것(1836년 12월 30일 부모에게 보낸 편지 참조)을 고려할 때 12월 3일보다 더 늦은 9일에서 13일 사이에 세 신학생이 유학길에 오르지 않았을까 추정해 본다. 세 신학생의 유학길은 출발부터 순탄치 않았다. 출발일 전날 저녁 후동의 모방 신부 사제관에서 모방 신부와 세 신학생, 길 안내자들-한국 교회에서는 이들을 ‘밀사’(密使)라고 표현한다-이 모여 인사를 나누고 마지막 여행 준비 점검을 하고 있었다. 그때 신자 한 명이 갑자기 찾아와 잔뜩 겁을 먹은 표정으로 “관차(官差)들이 반란자들을 체포하기 위해 행인들을 붙잡아 심문하고 소지품은 물론 말안장까지 뒤져보고 있다”고 알렸다. 이 말을 들은 길 안내자 모두는 당황하며 모방 신부에게 “신부님이 내년에 오면 좋겠습니다”라며 이번 일을 접자고 청했다. 모방 신부는 일이 꼬여가고 있다는 것을 직감했다. 그래서 그는 “하느님께서 이끌어주셔서 내일 국경으로 가는 모든 사람이 반드시 무사할 것”이라고 그들에게 확신을 심어줘야 했다. 모방 신부는 난감한 상황을 모면하려고 세 신학생과 그 자리에 함께 있던 유방제 신부에게 “상황이 이러니 어떻게 했으면 좋겠냐?”고 물었다. 그러자 유 신부는 웃으면서 “겁나지 않습니다. 저는 내일 떠납니다”라며 모방 신부에게 힘을 실어줬다. 모방 신부에게 있어 이번 여행길은 세 가지 중대한 목적이 있었다. 모방 신부는 1837년 11월 26일 자 파리외방전교회 지도부에 쓴 편지에서 이렇게 밝히고 있다. “첫째는 돌아가려는 여 신부를 출국시키는 일이었고, 둘째는 소년 세 명이 교육을 받으러 출국하는 일이었으며, 셋째는 샤스탕 신부의 입국을 돕는 일이었습니다. 한 달 동안 날마다 위험한 날들이 될 것이었습니다. 여 신부는 조선말을 못하기 때문에 조사를 받게 되면 질문에 대답하지 못할 것이고, 따라서 (관차)를 만나기만 하면 즉시 체포될 것이며 일행도 체포될 터이니, 결국 전반적인 박해가 일어날 위험이 있었습니다. 입국하려던 샤스탕 신부가 같은 위험에 처할 우려가 있었습니다.” 세 신학생과 중국인 유방제 신부를 안전하게 출국시키고 샤스탕 신부를 맞아들이는 일에 신경이 곤두서있던 모방 신부에게 검문검색이 엄해졌다는 소식은 전혀 달갑지 않았다. 그래서 모방 신부는 함께 모인 이들과 한동안 기도하면서 이들의 마음을 가라앉혔다. “얼마 동안 주님께 기도를 드린 다음에 저는 떠날 사람들이 어떤 사고도 당하지 않으리라는 확신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겁을 먹은 사람들을 안심시키려 노력했습니다. 그들이 가진 공포감을 온전히 해소하지 못했어도 적어도 그들이 가진 공포감은 충분히 사라졌습니다. 저는 이들에게 이들의 위험한 여행이 아무 탈 없이 끝나고 모두가 목적지에 무사히 도착하기를 청하는 지향으로 날마다 미사를 드리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모두가 예정대로 출발하기로 하였으나, 자의 반 타의 반이었습니다.”(위의 편지에서) 험난한 여정 앞에 우여곡절 끝에 김대건, 최양업, 최방제 세 신학생과 유방제 신부, 정하상, 조신철, 이광렬, 현석문 등 10여 명은 1836년 12월 초, 중순께 중국 땅 변문을 향해 한양에서 출발했다. 영하 10~30℃의 혹한 속에 한양에서 중국 변문까지 450여㎞를 걸어가는 긴 여정이었다. 모방 신부는 선교 자금이 부족했다. 브뤼기에르 주교가 맡긴 선교 자금 은전 500냥을 유방제 신부가 거의 탕진했기 때문이다. 가진 돈이 없던 모방 신부는 세 신학생과 길 안내자들이 변문까지 갈 수 있는 여비만 쥐여줬다. 세 신학생이 변문에서 마카오까지 가는 여비는 변문에서 입국을 기다리고 있던 샤스탕 신부가 책임져야 했다. 목화솜 누비옷을 입고 겨울 한파를 막기 위해 짚으로 엮은 도롱이를 두르고 초라하게 유학길에 오르는 세 신학생을 지켜보던 모방 신부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얼마 전 인기리에 시즌 1이 종영된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한 장면이 떠오른다. 막노동하는 아버지가 택배 일을 하다 쓰러져 망가진 심장 대신 인공심장 판막기를 달아야 하는 아들의 수술 집도의에게 한 대사이다. 집도의의 두 손을 꼭 쥔 아버지는 눈물을 쏟으며 “선생님! 우리 아들에게 제일 비싸고 최고로 좋은 인공 심장을 달아주십시오.” 모방 신부는 세 신학생에게 쥐여준 파리외방전교회 마카오 극동대표부장 르그레즈와 신부에게 보낸 1836년 12월 3일 자 편지에 이렇게 적었다. “신부님, 제가 보내는 조선 소년들이 가장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다고 판단하신 곳에 신학교를 세워주시고 신학 교육을 받도록 해 주십시오.” 이렇게 모방 신부는 김대건, 최양업, 최방제 세 신학생과 다시는 볼 수 없는 작별을 했다. 모방 신부는 1839년 기해박해 때 순교했다. 리길재 기자 teotokos@cpbc.co.krcpbc2021.05.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