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교구 세종 신교구청사 상량식 거행 유흥식 주교가 신교구청사 마룻대를 축복하고 있다. 대전교구 홍보국 제공 대전교구는 8일 세종시 4-1생활권 반곡동 767 교구청사 신축 현장에서 교구장 유흥식 주교 주례로 교구청사 용마루에 마룻대를 올리는 상량(上樑) 예식을 거행했다. 마룻대에는 “보라, 내가 세상 끝날까지 너희와 함께 있겠다”(마태 28,20)는 성경 말씀과 함께 유 주교와 교구 총대리 김종수 주교의 친필 서명, 상량식 날짜 등이 쓰여 있다. 이날 상량 예식에는 유 주교와 김 주교를 비롯해 교구 사제단과 수도자, 평신도, 공사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대전교구 신청사는 대지 1만 6000㎡에 교구청사동과 사제관동, 주교관동, 성당동 등 모두 4동이 들어서며, 현재 공사 진척도는 55%다. 교구청사동은 지하 1층, 지상 4층에 전체 건축면적 9528㎡, 성당동은 지하 1층, 지상 5층에 전체 건축면적 330.58㎡, 사제관동은 지하 1층, 지상 5층에 전체 건축면적 4851㎡, 주교관동은 지상 3층에 전체 건축면적 385㎡ 규모다. 사제관동과 주교관동은 오는 8월께, 교구청사동과 성당동은 오는 11월께 완공될 예정이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cpbc.co.kr 평화신문2020.05.13

기도로 하느님과 만나 일치 이루는 영성 공간 원주교구, 배론성지 ‘은총의 성모 마리아 기도학교’ 봉헌… 기도 관련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 운영 원주교구장 조규만 주교가 15일 은총의 성모마리아 기도학교 봉헌식에서 기도학교 머릿돌을 제막하고 있다. 이정훈 기자 원주교구는 성모 승천 대축일인 15일 충북 제천 배론성지에서 교구장 조규만 주교 주례로 ‘은총의 성모 마리아 기도학교’ 봉헌식을 거행했다.은총의 성모 마리아 기도학교는 ‘누구든지 언제든지 와서 교회가 가르치는 모든 기도를 배우고 실천하자’란 이념 아래 가톨릭 기도의 모든 것을 배우고 실천하며 하느님과 만나 일치를 이루고자 만들어진 영성 공간이다.연면적 약 6800㎡, 건축면적 약 3700㎡에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건립됐으며, 성당과 강당, 성체조배실, 기도 정원을 비롯해 한 번에 2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2인 및 4인용 숙소 100여 실과 식당을 갖추고 있다. 설계는 (주)종합건축사사무소 디자인캠프 문박 디엠피가, 시공은 두산건설이 맡았다. 원주교구 사제단과 교구민, 서울대교구 등 타 교구 사제와 신자 등 후원자 3만여 명이 기도학교 건립에 힘을 보탰다.하늘에서 보면 ‘우물 정(井)’ 모양을 띤 기도학교는 가운데 중정(中庭)에 자리한 묵상의 정원을 비롯해 야외 로사리오 정원, 노아의 정원 등 곳곳이 홀로 또 같이 기도와 묵상을 할 수 있도록 조성됐다. 대형 강의실부터 새하얀 성당, 고요한 성체 조배실에 이르기까지, 곳곳이 기도와 묵상에 들 수 있는 공간으로 지어졌다.이날 기도학교 봉헌식에는 춘천교구장 김운회 주교와 안동교구장 권혁주 주교를 비롯한 주교단과 사제단, 교구민이 참석했다.조 주교는 미사 강론에서 “누구나 이곳에서 편안하게 우리의 바람을 기도하고, 하느님을 만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도학교를 건립했다”며 “우리는 이곳에서 성모님처럼 하느님을 사랑하기 위해 기도할 것이며, 나아가 모세처럼 우리나라, 우리 민족, 우리 사회, 교회를 위해 기도하는 곳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권혁주 주교도 인사말을 통해 “원주교구가 한국 교회 전체를 대신해 아름다운 기도학교를 하느님께 봉헌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한국 교회가 함께 이 기도학교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기도학교로 함께 가꿔 나가자”고 전했다.개인 단체 누구나 원하는 주제와 형식으로 피정을 할 수 있고, 기도와 관련해 교육 프로그램을 의뢰해 참여할 수도 있다. 현재 사제와 수도자가 성경 및 기도 주제로 진행하는 신청형 피정도 접수하고 있다. 피정 접수 및 문의 : 043-651-4563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 cpbc2020.08.19

사제 수품 후 1년에 한 권씩 집필한 ‘주님의 작가’독서광이자, 매년 책을 펴냈던 정진석 추기경은 만나러 온 손님마다 자신이 사인한 책 선물을 아끼지 않았다. 반세기 넘는 세월 동안 해마다 한 권씩이라니. 정진석 추기경은 1961년 사제품을 받은 뒤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책을 펴냈다. 그는 ‘신앙의 교사’이자 ‘주님의 작가’였다. 정 추기경은 보통학교 시절, 일본 어린이들만 드나들던 ‘어린이 도서관’에 숨어 들어가 위인전에 빠진 ‘꼬마 독서광’이었다. 그의 ‘책 사랑’은 사제의 길에 접어든 뒤에도 변치 않았고, 동기였던 고(故) 박도식 신부와 부제 시절 이런 약속을 한다. “우리, 신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을 1년에 한 권씩 내자!” 훗날 스스로도 “철이 없었으니까 그런 무모한 약속을 했지” 하고 웃으며 회고했던 정 추기경의 왕성한 집필 활동으로 나온 저서는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던 교구장 시절을 넘어, 지난해 주교 수품 50주년을 맞아 펴낸 「교회법 해설」(개정판)까지 역서를 포함해 총 65권에 달한다. 정 추기경의 저서와 역서 가운데 가장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인 것은 「교회법전」이었다. 일본어 대역판은 있고, 한국어판 「교회법전」은 없었던 1960년대, 정 추기경은 당시 교황청립 우르바노대학교에서 교회법 석사 학위를 받을 때에도 일본어 법전으로 공부해야 했다. ‘열심히 공부해서 한국어 대역판 교회법전을 번역해야지!’ 정 추기경은 이후 청주교구장 시절이던 1983년 보편교회의 새 「교회법전」이 반포된 뒤 홀로 번역 작업에 돌입했다. 이후 주교회의 교회법번역위원회가 공식 출범한 이후 사제들과 공동 작업을 이어갈 수 있었다. 그리고 6년 만인 1989년 번역 작업을 완수한 뒤 교황청 인준을 받고, 라틴어-한국어 대역판 「교회법전」을 출판했다. 추기경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사제와 신학생, 신자 모두가 교회법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교회법 해설서 편찬 작업에 홀로 돌입했다. 정 추기경은 2002년에야 15권에 달하는 「교회법 해설서」를 완간했다. 번역부터 해설서 집필까지 자그마치 20년이 넘는 대장정이었다. 자국어로 된 교회법 해설서는 라틴어, 이탈리아어, 독일어, 프랑스어 등 5개뿐이다. 이를 토대로 교회는 교회법을 보다 쉽고 심층적으로 연구하는 밑거름을 마련했고, 2008년 한영만(서울대교구) 신부가 정 추기경의 해설서를 요약해 「교회법전주해」를 펴냈으며, 2019년 가톨릭대 교회법대학원은 동북아시아 최초 교황청 승인을 받게 되는 등 정 추기경의 노력이 큰 바탕이 됐다. 이 같은 노력이 그를 ‘교회법 대가’로 불리게 만든 이유다. 정 추기경은 매년 ‘니콜라오’ 축일(12월 6일)을 앞두고 신간을 펴냈다. 마치 산타클로스(성 니콜라오)처럼 하느님의 지혜가 담긴 ‘책 선물’을 한아름 들고 신자들과 소통해온 것이다. 서울ㆍ청주교구 교구장직을 수행하던 시절, 앞이 꽉 막히고 캄캄한 어둠 속에서 헤맬 때마다 한 줄기 빛이 됐던 묵상들을 모은 「나를 이끄시는 빛」, 사회적 존재로서 우리에게 진정 필요한 가치를 담은 수필집 「햇빛 쏟아지는 언덕에서」, 신앙인이 지녀야 할 경제관념에 관해 쓴 「안전한 금고가 있을까」에 이르기까지. 정 추기경은 특유의 간결하고 이해하기 쉬운 문체로 교회 교리와 성경 가르침, 사회 현안을 두루 넘나들었다. 정 추기경이 번역해 기초를 놓은 김대건 신부의 편지 모음집 「이 빈들에 당신의 영광이」와 최양업 신부 편지 모음집 「너는 주추 놓고 나는 세우고」는 마침 올해 성 김대건 신부와 가경자 최양업 신부 탄생 200주년을 맞아 각 교구가 다시금 필독서로 선정해 권장하는 도서다. 높이 쌓아올려도 어른 키는 훌쩍 넘을 만큼 수많은 책을 펴냈지만, 그가 전한 핵심 메시지는 ‘주님 사랑’과 ‘진정한 행복’이었다. “사랑하면 할수록 한없이 주고 싶은 심정이 됩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재물도 주고, 관심도 주고, 정성도 주고, …간추려 말하면 사랑하는 사람의 원의를 이루어 주는 것이 사랑입니다.”(「질그릇의 노래」 중) “청명한 하늘에 햇빛이 비치는 날보다, 먹구름이 짙게 낀 하늘에 천둥 번개가 요란했던 날이 더 많았던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러나 차분히 회상해보면 실상은 비 온 날보다 맑게 개인 날이 훨씬 더 많았고, 깔깔대고 웃었던 순간이 눈물을 흘렸던 순간보다 훨씬 더 많았습니다. … 생명과 행복을 넘치게 베풀어 주신 주님의 은혜에 감사드리며 온 마음으로 찬미하면서 세상을 떠날 수 있게 되기를 소망합니다.”(「정진석 추기경의 행복수업」 중)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민족 화해를 위한 노력정진석 추기경은 1998년 4월 3일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으로부터 대주교로 임명받고, 그해 6월 29일 제12대 서울대교구장과 평양교구장 서리로 착좌했다. 정 추기경은 교구장 착좌식에 초대 평양교구장을 지내고 한국전쟁 때 공산군에 의해 북으로 압송돼 순교한 패트릭 번(한국명 방일은, 메리놀외방선교회) 주교의 목장을 들고 입장해 “분단된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밝혔다. 정 추기경은 선임 서울대교구장이며 평양교구장 서리였던 김수환 추기경의 뜻을 받들어 2003년 서울대교구 시노드 후속 교구장 교서 「희망을 안고 하느님께」를 통해 민족화해센터 건립을 촉구했다. 이에 따라 서울대교구는 2006년 4월 8일 파주 통일 동산에 마련한 부지에서 정 추기경 주례로 속죄와 참회의 성당 및 민족화해센터 착공 미사를 봉헌하고 기공식을 했다. 정 추기경은 이날 미사 강론을 통해 “성전은 한국 전쟁 당시 형제끼리 서로 죽이고 60여 년을 증오와 갈등으로 살아온 겨레가 하느님께 잘못을 고백하고 참회와 용서, 회개를 통해 화해하는 상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착공 미사 중에 서울대교구와 의정부교구는 참회와 속죄의 성당 및 민족화해센터 공동 사목 합의서를 교환, 분단이라는 시대의 십자가를 함께 지고 민족 화해를 위한 두 교구 간의 아낌없는 협력을 약속했다. 2013년 봉헌한 참회와 속죄의 성당과 민족화해센터는 남북으로 갈라져 살아온 우리 민족이 서로에게 안겨준 아픔과 상처를 극복하고 화해와 협력을 통해 신앙 안에서 사랑으로 하나 되어 평화와 통일의 길을 모색하기 위한 정 추기경과 서울대교구, 한국 교회 신자들의 의지로 일군 결실이다. 정 추기경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민족의 화해와 일치는 우리 민족의 권리요, 의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같은 민족을 하나로 합치는 것은 마땅히 교회에도 우선적인 과제가 되어야 한다”고 말해 왔다. 정 추기경은 이를 위한 실천 방안으로 기도와 교육, 나눔을 제안하고 실천했다. 정 추기경은 북녘 결핵 환자 돕기 운동 참여를 호소했고, 2007년 북한이 홍수 피해를 크게 입자 교구장 명의 특별 사목 교서를 발표하고, 수재의연금과 긴급구호물자를 모아 북한으로 보냈다. 정 추기경은 또 황인국 몬시뇰을 평양교구장 서리 대리로, 최승룡 신부를 황해도 감목대리구 교구장 대리로 임명해 단 한 명의 사제도 없는 북녘 교회와의 교계적 끈을 유지했다. 정 추기경은 교구장 재임 시절 가톨릭평화신문과의 대담에서 “북한 주민과 북한 정권을 구분해야 한다. 북의 국민은 참으로 우리가 보살펴 주어야 할 동포들이지만 북한 정권 지원에 대해서는 말하기가 참 쉽지 않다”고 말해 일부 교회 인사들에게 저항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정 추기경은 언제나 “북의 우리 동포를 위해서는 어떤 방법으로든지 우리가 사랑의 손으로 보살펴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히면서 민족의 화해를 위해 기도를 당부했다. 리길재 기자 teotokos@cpbc.co.kr cpbc2021.04.28
[장현규 수녀의 사랑의 발걸음] 26. 가르멜회 수녀님프랑스 성요한 사도 수녀회 장현규(마리스텔라) 수녀 우리 수녀들은 이곳 베르사유의 수도원과 나란히 자리하고 있는 양로원에서 사도직 활동을 해오고 있다. 프랑스 교구에 속해 있는 양로원에는 가르멜회 소속 어르신 수녀님 세 분이 살고 계셨다.그런데 이 중 한 분께서 며칠 전 하늘나라 주님 곁으로 가셨다. 도미니크 마리 수녀님이시다. 슬픈 마음을 추스르고 우리 수녀님들과 나는 가르멜수도원과 가까운 성당에서 봉헌된 수녀님의 장례 미사에 참여했다. 넓은 성당 안에는 가르멜회 수녀님들과 관계자들이 자리를 메우고 있었다. 제대 옆 하얀 벽을 올려다보니, 그곳엔 환한 천사의 미소를 닮은 마리 수녀님의 사진이 걸려 있었다. 평소 뵙던 모습처럼 수녀님의 얼굴은 아름다웠다.사진 옆에 한 줄 글이 눈에 들어왔다. ‘도미니크 마리 수녀님은 영원한 생명과 기쁨이 있는, 사랑의 하느님 나라로 들어가셨다.’ 이 단순하면서도 희망찬 한 말씀이 내 마음에 깊게 와 닿았다. 이 문구대로 수녀님은 하느님 사랑 속에 사셨다.수녀님은 75세 때 우리 양로원에 오셔서 83세에 천국으로 떠나셨으니 8년 동안 우리 수녀님들과 행복하게 사셨다. 가끔 내가 수녀님을 방문하면 마음을 다해 환대해 주신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서로 소박하게 마음을 열고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수녀님의 작은 방은 함박웃음으로 가득 찼다. 소박한 수녀들의 만남에 하느님께서도 늘 함께하셨으리라.어느 날 마리 수녀님은 자신의 성소 이야기를 해주셨다. 가르멜회에 처음 입회했을 때의 나이는 50세! 수녀님께서 늦은 나이에 입회하신 것은 아버지가 어머니와 다섯 남매를 두고 집을 나가신 게 큰 이유였다. 수녀님은 맏딸이었으며, 홀로 자식들을 키우게 된 어머니를 돕기 위해 50세까지 30년 동안 직장에 다니면서 일을 했다고 한다.마리 수녀님은 웬만한 운동선수들은 저리 가라 할 만큼 키도 크고, 몸집도 우람하시다. 수녀님 마음도 체격 못지않게 넓다. 그 바다 같은 몸과 마음에서 나오는 지극한 효성으로 어머니를 챙기신 것이다. 수녀님은 형제자매들이 다 자라 독립할 때까지 수도자가 되는 자신의 뜻을 미루고서 일하셨다. 그렇게 맏딸로서 제 할 일을 다 마치시고 수녀님은 그 엄격한 가르멜 수도회 수도자가 되셨다. 그리고 평생 하느님께 충실하게 사셨다.이날 장례 미사를 주례하신 신부님께서는 “예수님의 십자가 곁에는 그분의 어머니와 이모, 클로파스의 아내 마리아와 마리아 막달레나가 서 있었다”(요한 19,25)는 성경 말씀을 인용해 강론하셨다. 실제로 도미니크 마리 수녀님은 가르멜회 수도자로서 십자가 옆에 꿋꿋하게 서 계신 삶을 살았고, 그런 모습이 내 머리에 그려졌다.수녀님은 가르멜회의 그 두툼한 문을 두드리기 전, 홀로 된 어머니의 따뜻한 위로자였다. 어머니를 지키며 버팀목이 되어준 훌륭한 따님이었으며, 네 형제자매의 착하고도 든든한 누님이셨고, 언니로서 사셨다. 수도자가 되기 전에도 하느님 뜻에 따라 어머니를 위했고, 가정에서 그 소임을 다한 뒤엔 수도자로서 온전히 하느님께 자신을 봉헌하신 삶을 산 것이다. 그 용기와 힘의 원천은 바로 수녀님께서 십자가 옆에 꿋꿋하게 서 계셨기 때문이다.“하느님에게서 태어난 사람은 모두 세상을 이기기 때문입니다. 세상을 이긴 그 승리는 바로 우리 믿음의 승리입니다.”(1요한 5,4)프랑스 성요한 사도 수녀회 장현규(마리스텔라) 수녀 cpbc2020.11.11

솔뫼 출생 김대건은 모방 신부에게 세례 받고 신학생 후보로 발탁[신 김대건·최양업 전] (1) 김대건 신부의 출생과 어린 시절 김대건 신부는 1821년 8월 21일 충청도 솔뫼에서 아버지 김제준과 어머니 고우르술라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사진은 솔뫼 성지내 김대건 신부 생가 복원터. 연재를 시작하며 김대건ㆍ최양업 신부 탄생 200주년을 기념해 한국 가톨릭교회는 올 한해 희년을 지내고 있다. 이 희년을 보다 뜻깊게 보내기 위해선 이들이 어떤 분인지를 우선으로 아는 게 중요하다. 성경을 읽지 않고 예수 그리스도를 알 수 없듯이, 2000년 역사를 조망하지 않고 그리스도교를 이해할 수 없듯이 김대건ㆍ최양업 신부의 행적을 알아야 이 분들의 진면모를 깨닫고 현양할 수 있다. 다행히 교회와 역사학자들의 학문 성과로 김대건ㆍ최양업 신부에 대한 많은 정보를 접할 수 있게 됐다. 교회와 관변 사료뿐 아니라 전공ㆍ학위ㆍ학술 논문, 단행본들이 김대건ㆍ최양업 신부에 관해 말해주고 있다. 이러한 정보에는 꼭 필요한 것과 유익한 것뿐 아니라 쓸데없는 것들도 있다. 따라서 정보에 대한 식별과 방향 설정이 필요하다. 가톨릭평화신문은 두 사제의 탄생 200주년을 기념해 ‘신 김대건ㆍ최양업 신부 전’을 연재한다. 이 연재의 목적은 두 사제를 현양하고, 최양업 신부의 시복시성을 기원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호교론적 관점이나 낙관적인 입장에서 서술하지 않을 것이다. 가능한 정신사적ㆍ세계사적 교류에 대한 보편사적 관점에서 두 사제의 삶을 고찰하려 한다. 또한, 과거지향적 고찰이 아니라 비판적 관점에서 현재 한국 교회와 관련지어 학자들의 의견을 소개하려 한다. 필자는 역사 전공자가 아니다. 일개 신문 기자일 뿐이다. 하지만 김대건ㆍ최양업 신부의 삶의 흔적을 찾아 중국ㆍ홍콩ㆍ마카오ㆍ파리ㆍ로마를 헤매던 경험과 여러 관련 논문과 단행본들을 탐독해 쌓은 얕은 지식을 총동원해 수많은 정보 가운데 한국 교회의 모범이신 두 사제의 삶의 정수를 소개하고자 한다. 연재 내용 중 한때 교회 안에서 학자 간에 쟁점이 되었거나 좀더 연구해 볼 가치가 있는 주제들도 소개하려 한다. 이는 결코 교회 안에 불화를 조장하려는 게 아님을 밝힌다. 두 분에 관한 학술 성과를 소개하여 김대건ㆍ최양업 신부의 삶에 대해 이해의 폭을 넓히고자 함이다. 이 연재의 핵심이자 확고한 중심은 김대건ㆍ최양업 신부의 삶과 영성임을 밝힌다. 리길재 기자 teotokos@cpbc.co.kr김대건ㆍ최양업 신부가 한국가톨릭교회사에 처음으로 공식 등장한 때는 1836년 모방 신부로부터 신학생 후보로 선발되면서이다. 모방 신부는 1836년 12월 3일 자로 파리외방전교회 극동대표부장 르그레즈와 신부에게 보낸 편지에서 “제가 데리고 있었던 세 소년은 첫째로 지난 2월 6일부터 최(양업)토마스요, 둘째는 최(방제)프란치스코가 3월 14일부터, 셋째는 7월 11일부터 데리고 있던 김(대건)안드레아 입니다”라고 소개하고 있다. 어린 시절김대건 신부의 어린 시절은 별로 알려지지 않았다. 반면, 최양업 신부는 자신과 가족들의 진술 기록이 남아 있어 어린 시절을 그나마 정리할 수 있다. 지금까지 학자들의 연구 결과를 종합해 보면, 김대건 신부는 1821년 8월 21일 충청도 솔뫼에서 아버지 김제준(이냐시오)과 어머니 고우르술라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7살 때인 1827년 정해박해를 피해 할아버지 김택현과 부모를 따라 고향 솔뫼를 떠나 서울 청파로 피신했고, 다시 용인 한덕동으로 이주했다. 김대건 신부 가족은 1830년 할아버지가 선종한 후 골배마실에 정착했다. 그리고 1836년 4월 골배마실 아랫마을인 은이에서 모방 신부에게 세례를 받은 뒤 신학생 후보로 선발됐다는 게 통설이다. 한때, 김대건 신부와 아버지 김제준의 문초 기록을 토대로 김대건 신부의 출생지와 세례받은 곳이 용인 ‘굴암’이라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일성록」의 김대건 신부 공초에 ‘조선 용인 태생’, 「헌종실록」에 ‘용인 사람’이라고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주장은 하성래(아우구스티노, 전 수원교회사연구소 고문) 선생이 2002년 처음으로 제기했다. 그는 “가문을 소중히 여기는 당시 풍습으로 보면 김대건 신부가 아무리 용인 땅에서 태어났다고 해도 용인은 객지이며 원 고향은 솔뫼”라며 ‘출신’과 ‘태생’이 지니는 의미 차이를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모방 신부가 1836년 12월 3일자 편지 내용 중 신학생 후보 서약서에 김대건이 ‘충청도 면천 솔뫼’ 출신이라고 명기했고, 가장 친한 동료 최양업 신부 역시 「순교자들의 행적」에서 김대건 신부를 ‘충청도’ 출신이라고 밝히고 있다. 또 「기해ㆍ병오 순교자 목격 증언록」에도 김대건 신부의 출신지가 솔뫼라고 직시하고 있다. 한국 교회는 이러한 교회 사료를 근거로 김대건 신부가 솔뫼에서 태어났다고 분명히 하고 있다. “김대건(안드레아, 1821~1846)은 1821년 충청도 솔뫼(지금의 충남 당진군 우강면 송산리)에서 김제준(이냐시오, 1796~1839)과 고우르술라 사이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그의 본관은 김해이고, 아명은 재복, 보명은 지식이었다.”(한국교회사연구소, 「한국천주교회사」 3권 105쪽)세례 장소 김대건 신부의 세례 장소에 대해서도 학자 간의 이견이 있다. 「일성록」 1839년 8월 7일 김제준 공초와 「추안급국안」 ‘사학모반죄인 양한ㆍ진길등안’ 1839년 8월 13일 김제준 공초 기록에 따르면 김대건 신부가 은이에서 세례를 받지 않았다는 통설과 달리, 용인 굴암의 자기 집에서 모방 신부에게 세례를 받은 것으로 나온다. 김제준은 서울 청파에 살다가 용인 땅으로 이주했고, 선교사가 없을 때에는 1년에 몇 차례 서울의 정하상 집을 왕래하면서 신앙생활을 했다. 그러던 중 정하상이 서양 신부가 나와 머물러 있다고 했을 때 모방 신부를 찾아가 세례를 받았다. 이후 모방 신부가 지방 순회에 나서서 남쪽으로 내려올 때 자신의 집을 방문해 아들 김대건을 신학생 후보로 뽑았다고 진술했다. 모방 신부는 1836년 4월 5일 주님 부활 대축일 이후 본격적인 지방 사목 방문에 나섰다. 그는 1836년 12월까지 서울과 경기, 충청 지역 16~17개 교우촌을 방문하면서 어른 213명과 아이 150명에게 세례를 주고, 어른 110명과 아이 22명에게 보례를 베풀었다. 그리고 630명 이상의 신자들에게 고해성사를 주었고, 85건의 혼인성사를 집전했다. 그리고 8~9명에게 병자성사를 주었다. 「기해ㆍ병오 순교자 시복 재판록」 99회차 최 베드로 증언에 따르면 이 사목 방문 여정 중에 모방 신부가 굴암에 방문해 김제준을 회장으로 임명했고, 김제준은 자기 집을 공소로 만들고 주일이나 축일에 신자들을 모아 공소 예절을 하고 교리를 가르쳤다고 한다. 이러한 진술 기록을 근거로 일각에서는 김대건 신부가 굴암의 자기 집에서 세례를 받았거나, 아니면 굴암에서 은이까지 가서 세례를 받고 돌아온 것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수원교구 50년사 -Ⅰ.교구사」 91쪽 ‘1836~ 1846년 선교 사제가 사목 방문한 용인 산골지역 공소’ 표에는 모방 신부가 1836년 4~7월 은이를 방문해 김대건을 신학생 후보로 선발했고, 같은 시기 모방 신부가 굴암 김제준의 집을 방문해 그를 공소 회장으로 임명했다고 나온다. 이 자료가 밝히고 있듯이 중요한 것은 소년 김대건이 1836년 4월~7월 사이 모방 신부로부터 세례성사를 받고 신학생 후보로 선발됐다는 것이다. cpbc2021.04.07

성바오로딸수도회, 복합 문화공간으로 대학로시대 열어 명동서원 접고 새로 ‘바오로딸 혜화나무’ 개관
콘서트·전시회 공간과 제작 스튜디오도 마련
새로운 문화 환경 맞춰 복음 선포 역할 기대 서울 명동서원에서 50년 가까이 문화 사도직을 수행해온 성바오로딸수도회(관구장 이금희 수녀)가 ‘문화와 예술의 거리’ 대학로에서 새로운 사도직 시대를 연다. 성바오로딸수도회는 복합 문화공간 ‘바오로딸 혜화나무’를 열고, 17일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 주례로 축복식을 거행했다. 서울 종로구 대학로12길 38에 들어선 바오로딸 혜화나무는 쉼과 교류를 통해 비대면 시대 현대인들의 영적 갈증을 채워주는 문화공간으로 마련했다. 지하 1층ㆍ지상 6층 규모로 서원과 카페, 스튜디오, 모임방, 소극장, 갤러리, 기도실과 경당 등을 갖췄다. 4층부터 6층까지는 수녀원으로 봉쇄구역이다. 염수정 추기경은 축복식에서 “이탈리아어로 ‘큰 나무’라는 뜻을 지닌 창립자 알베리오네 신부의 정신과 이름을 다양성이 공존하는 대학로에 심게 되었다”면서 “도심 한가운데에 자리한 바오로딸 혜화나무가 복음화를 위한 예비 선교의 장으로서 빛의 터전 역할을 다하기를 바란다”고 기대했다.관구장 이금희 수녀는 인사말에서 “47년간 작지만 많은 이에게 빛의 터전이 된 명동서원을 닫고 대학로에 새 터전을 마련했다”며 “세계적인 유행병을 겪으며 비대면 현실에서 어떻게 사람들과 소통하며 복음을 전할 것인지 깊이 성찰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수녀는 “무엇보다 우리가 기쁘게 살아간다면 이 자리가 사람들의 마음속 깊은 곳에 있는 영적 갈망을 채워주는 위로와 사랑의 샘터가 되리라 믿는다”고 덧붙였다.바오로딸 혜화나무는 콘서트와 연극, 전시회를 비롯해 영적 풍요로움을 꽃피우기 위한 다양한 문화 활동을 열 계획이다. 책을 읽고 음악을 들으며 쉴 수 있고, 영상과 오디오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스튜디오도 마련했다. 특별히 코로나 시대에 더 건강하고 굳건한 신앙생활을 위한 기도훈련 프로그램(12주)과 영성 훈련을 통해 주님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는 기초 영성 훈련 프로그램(1년)을 준비했다. 공동의 집 지구를 위한 프란치스코 교황 회칙 「찬미 받으소서」를 바탕으로 한 프로그램도 기획했다. 이와 함께 성경, 신학, 철학, 문학 등 다양한 분야의 강사들과 함께 공부하는 아카데미도 열린다.성바오로딸수도회는 충무로서원을 거쳐 1968년부터 서울 중구 명동에서 서원을 통해 문화 복음화 역할을 해왔다. 당시 명동서원은 국내에서 유일한 가톨릭 전문서원으로 자리 잡으며, 한국 가톨릭 신자들에게 외국의 새로운 사조와 문화를 접할 수 있는 통로였다. 그러나 새로운 문화 환경의 변화에 따라 더 보편적인 이들에게 복음을 전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사도직 변화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명동서원은 2018년 12월 문을 닫았다. 바오로딸 출판사 대표 허명순(마리비타) 수녀는 “2월부터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만남과 모임 중심이었던 사도직 형태를 많이 고민하고, 언택트 시대에 사람들과 동반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모색했다”고 털어놨다. 허 수녀는 “이 거리에서 수도자로, 교회의 사람으로, 하느님의 사람으로 기쁘게 살아가는 것이 이 시대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혜화나무 매니저 김계선(에반젤리나) 수녀는 “혜화나무가 사람들에게 영적인 피톤치드를 주고, 하느님과 사람을 잇는 장소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바오로딸 혜화나무의 다양한 프로그램은 인스타그램(hyehwanamu0908)과 네이버 블로그(https://blog.naver.com/miracarina0110)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지혜 기자 bonappetit@cpbc.co.kr 평화신문2020.10.20
![[생활속의 복음] 그리스도왕 대축일 - 예수 그리스도를 참된 왕으로 모시자](//cpbc.co.kr/CMS/newspaper/2020/11/rc/791238_1.0_titleImage_1.jpg)
[생활속의 복음] 그리스도왕 대축일 - 예수 그리스도를 참된 왕으로 모시자 임상만 신부 한해의 마지막 주일인 ‘그리스도왕 대축일’이다. 아직은 코로나 19로 인한 힘든 상황이 종결될 기미가 보이진 않지만, 그럼에도 이 주일을 기점으로 우리는 주님의 섭리 안에서 새로운 희망과 기다림의 시간인 ‘대림 시기’를 맞이하게 된다.‘그리스도왕 대축일’은 1925년 교황 비오 11세에 의해 제정됐다. 세상에 만연하는 무신론과 세속주의 속에서 예수님을 참된 왕으로 모시고 그리스도의 통치가 개인과 가정 그리고 온 우주에까지 두루 미치고 있음을 드러내는 희망과 기쁨의 축일인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다시 한 번 하느님의 손길이 더 이상 미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작금의 현실 속에서도 이 세상에 곧 펼쳐질 그리스도의 재림과 더불어 시작될 하느님 나라에 대한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야 하겠다. 사실 세상이 원하는왕은백성들의실제적인필요적 요소들에 대한 해결능력을가진 권력자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유다 백성들도 오병이어의 기적을 통해 오천 명이 넘는 사람들을 배불리 먹게 해주신 예수님을 왕으로 모시려고 했을 것이다.(요한 6,15) 이런 까닭에 이세상의왕들은 하나같이 백성들이 원하는 먹고 마시는 기본적 욕구들을 해결해주겠다고약속한다.그러나예수님은 “성경에 기록되어 있다. ‘사람은 빵만으로 살지 않고 하느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산다’”(마태4,4) 그리고“내 나라는 이 세상에 속하지 않는다”(요한18,36)라고 천명하시며, 세상의 왕권이 내미는 달콤한 세속주의와 물신주의에 빠지지 말고 곧 다가올 하느님 나라를 깨어 준비하라고 말씀하신다. 이 말씀은 그리스도인들 중에 예수님께서 하느님의 아들이시며 세상의 구원자로서 믿기보다는 단지 당장 먹을 빵을 많게 하신 오병이어의 기적만을 요구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마치 더 가지고 더 누리게 되는 것이 신앙의 열매이고 믿음생활의 근본적인 조건이라고 생각으로 예수님을 따르고 있다. 그러나 예수님은 사람들이 먹고도 죽어갈 빵의문제나 경제문제 등의 해결사가 아니라 인간을 본질적으로 죄에서 해방시켜 영원한 생명의 나라로 이끄시는 왕 중의 왕, ‘그리스도 왕’이시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예수님은 ‘최후 심판’이라는 오늘 복음을 통해서 우리에게 더 이상 세상 것에 대한 욕심이 아니라 구원자이신 예수님을 따라 새롭게 변할 것을 요구하신다. 가진 자들과 권력자들이 가난한 자들과 미천한 자들에 대해 온갖 갑질을 해대는 세상에서 이제는 우리가 예수님의 이름으로 앞장서 인간 차별을 없애고 연민과 보살핌으로 그 사랑을 실천하라는 것이다. 우리는 이 순간에도 심판의 오른편과 왼편 사이에 끼어있는 경계인으로 살아가고 있다. 또한, 예수님을 믿으며 살면서도 매 순간 더 많이 얻어 누릴 것만 생각하며 살고 있는 나약한 존재들임을 고백하게 된다. 그러나 이제는 예수님께서 원하시는 나눔과 내어줌에 특별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더 많이 사랑을 실천하며 살아야 한다. 마지막 심판 날에 ‘그리스도 왕’께서 우리도 당신 오른편에 설 수 있기를 원하시기 때문이다.예수님께서 우리의 왕이 되어주심에 감사드리며, ‘모든 이에게 모든 것(omnibus omnia)’이 되신 예수님께서 세상에 다시 오실 때 우리 모두 이 축복의 말씀을 듣도록 변화된 삶을 살아야겠다.“내 아버지께 복을 받은 이들아, 와서, 세상 창조 때부터 너희를 위하여 준비된 나라를 차지하여라.”(마태 25,34)임상만 신부(서울대교구 상도동본당 주임)※지난 1년 동안 ‘생활 속의 복음’을 연재해주신 임상만 신부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교회력으로 새해가 시작되는 대림 제1주일부터 함승수(서울대교구 수색본당 부주임) 신부님께서 집필해 주십니다. 평화신문2020.11.17

미사 참여자 일치 이루고 거룩한 성찬례 준비하는 ‘시작 예식’[미사의 모든 것] (12)시작 예식의 세 가지 양식 나처음: 미사가 시대와 문화, 지역에 따라 변형됐다는 게 흥미로워요. 미사에 3가지 양식이 있다고 하셨는데 빨리 알려주세요.라파엘 신부: 정확히 표현하면 미사의 시작 예식 3가지 양식이야. 미사의 시작 예식은 입당-인사(제대 인사, 십자성호, 회중 인사)-참회-자비송-대영광송-본기도로 구성되어 있단다. 이 예식은 말 그대로 미사 전례를 시작하는 예식이야. 미사에 참여한 이들이 미사를 거룩하고 합당하게 거행할 수 있도록 인도하고 준비하는 예식이란다. 바로 시작, 친교, 인도, 준비가 이 예식의 역할이자 목적이라고 할 수 있지. 조언해: 여러 역사책을 읽어보면 그리스도교는 신앙의 자유를 얻은 313년 콘스탄티누스 대제의 밀라노 칙령 이전과 이후 시대로 구분된다는 데 미사의 역사도 마찬가지인가요?라파엘 신부: 물론이지. 콘스탄티누스 대제의 밀라노 칙령으로 그리스도교는 박해를 피해 신앙을 지켜가던 ‘지하 교회’ 시대를 마무리하고, 땅 위에 성당을 짓고, 공개적으로 신앙을 고백하는 ‘지상 교회’ 시대를 열었지. 신자 수도 급격하게 늘었고, 교회의 틀을 정비하게 되었지.나처음: 상식적으로 신앙의 자유를 얻은 후부터 미사 예식도 급속히 발전되었겠네요.라파엘 신부: 그렇지. 박해 시대 때에는 지금처럼 미사 시작 때 입당 예식이 없었겠지. 박해자들이 언제 자신들을 잡으러 올지 모르니 미사도 간단하게 진행되었지. 그래서 초세기부터 3세기까지 미사는 ‘독서’로 시작했단다. 신앙의 자유를 얻어 지상에 교회가 세워진 4세기부터 신자들과 사제들이 모여 긴 행렬을 지어 성당에 들어가고, 사제들이 제대 앞에 엎드려 기도하는 등 차츰 미사 시작 예식이 형성되기 시작했지. 조언해: 그럼 시작 예식이 너무 다양하게 발전해서 3가지 양식으로 나뉜 것인가요?라파엘 신부: 신앙의 자유를 얻은 교회는 지역 교회별로 다양한 전례 양식을 발전시켜 갔단다. 밀라노 지역에서는 암브로시오 전례가, 프랑스 지역에서는 갈리아 전례가 발전했지. 그러다 16세기에 들어 개신교가 교회에서 갈라져 나가자 교회는 트리엔트공의회를 개최해 쇄신을 단행했지. 그중 하나가 다양한 미사 예식을 표준 양식으로 정비하는 것이었어. 그래서 탄생한 것이 비오 5세 교황의 「로마 미사 전례서」였지. 그러나 이 미사 전례서도 예식의 구조나 내용을 완전히 정비하지 못했지. 예식의 의미와 기능이 뚜렷하지 않아 시작 예식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단다. 그래서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때 전례 개혁을 통해 현행 미사 전례로 정비한 것이지.나처음: 어! 그러면 미사 시작 예식은 현대에 들어서 정착된 거네요.조언해: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1962년에 열려 1965년에 폐막했으니 불과 55년 전부터 미사가 이렇게 거행됐다고요?라파엘 신부: 그럼. 현행 미사의 시작 예식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전례 정신에 따라 도입된 예식이란다. 여기엔 몇 가지 특징이 있단다. 현행 미사 시작 예식은 첫째, 구조가 단순하면서 조직적으로 편성돼 있단다. 그리고 둘째, 공적인 행사를 시작하는 예식으로서의 특징과 역할이 뚜렷하지. 셋째로 말씀 전례와 긴밀히 연결돼 있으면서도 독자적 특성을 지니고 있단다. 그래서 미사 전에 다른 예식이 있거나 시작 예식을 다른 예식과 함께 거행할 경우 인사와 참회 등 예식의 일부 부분을 생략해. 나처음: 점점 흥미로워요. 얼른 시작 예식의 세 가지 양식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라파엘 신부: 먼저 ‘인사’의 세 가지 양식인데 모두 초대 교회의 관습에 따라 성경에서 따온 인사란다. 주님의 현존과 주님의 구원 은총을 기원하는 내용으로 되어 있단다.제1양식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총과 하느님의 사랑과 성령의 친교가 여러분 모두와 함께”는 바오로 사도의 코린토 신자들에게 보낸 두 번째 서간 13,13의 말씀을 그대로 옮긴 것이란다. 이 인사는 주님이신 그리스도께서 당신의 수난과 부활을 통해 내리시는 은총과 그리스도를 통해 보여주신 하느님의 사랑과 그러한 은총과 사랑을 실현하시는 성령께서 베푸시는 친교의 힘이 여러분 모두와 함께하시길 기원한다는 뜻이란다. 조언해: “하느님 우리 아버지와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내리시는 은총과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가 제2양식이군요.라파엘 신부: 그렇단다. 이 인사 역시 바오로 사도의 서간 서두(로마 1,7; 1코린 1,2; 2코린 1,2; 갈라 1,3 참조)에 나오는 초대 교회의 전형적인 인사란다. 사실 이 인사는 유다인들이 사람을 만날 때마다 하는 평화의 인사인데 여기에 그리스도의 구원 의미를 덧붙여 그리스도교 인사로 발전시킨 것이지. 나처음: 그럼 3양식은 뭐예요.조언해: 가장 많이 하는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아니겠니?라파엘 신부: 맞단다. 이 인사는 신·구약 성경에 자주 나오는 인사(판관 6,12; 룻 2,4; 1열왕 17,37; 루카 1,28; 2테살 3,16)로 초대 교회 때부터 지금까지 가장 널리 쓰이고 있는 대표적인 전례 인사란다. 현행 미사 통상문에도 네 번이나 나오고 있지. 이 인사는 주님과 한 몸을 이루고 그분과 함께 살고 있으며, 주님과 영원히 함께 사는 것을 최종 목표로 삼고 있지. 그래서 짧은 인사말이지만 가장 훌륭하고 아름다운 인사라고 할 수 있지.조언해: 사제의 이러한 인사에 회중들이 “또한 사제의 영과 함께”라고 화답하는데 이것도 특별한 의미가 있나요?라파엘 신부: “또한 사제의 영과 함께”는 라틴말 “Et cum Spiritu tuo”(엣 쿰 스피리투 투오, 또한 당신의 영과 함께)를 의역한 말인데, 여기서 영은 사제나 부제품을 받을 때에 안수를 통해 받은 성령을 일컫는단다. 서품을 통해 하느님의 성령을 받은 교회의 봉사자들에게 하는 인사말이지. 교회는 전통적으로 성직자들에게만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라는 인사권을 부여하고 있고, 이에 대한 화답인 “또한 사제의 영과 함께”도 오직 성직자들에게만 한단다. 부제에게는 “또한 부제의 영과 함께”라고 해야 해.조언해: 참회 부분도 세 가지 양식이 있는데 설명해 주세요.라파엘 신부: “전능하신 하느님과 형제들에게 고백하오니…” 하는 제1양식은 라틴어 첫 단어를 따서 ‘Confiteor’(콘피테오르)라고 해. 이 고백문은 중세 초기 교황이 미사 직전에 바치던 개인기도였는데 16세기 비오 5세 교황의 「로마 미사 전례서」에 도입됐단다. “주님 저희를 불쌍히 여기소서”라는 제2양식은 요엘 2,17과 시편 85,8에서 발췌한 고백문이란다. 이 고백문은 흔히 제1양식의 축소 경문이라고 하는데, 하느님께 죄를 고백하고 자비를 청하는 훌륭한 기도문이란다.“주님 자비를 베푸소서”라는 제3양식은 ‘자비송’과 연결된 기도문으로 호칭 기도 형식으로 되어 있단다. 호칭의 대상은 ‘진심으로 뉘우치는 사람을 용서하러 오신 주님’ ‘죄인을 부르러 오신 그리스도님’ ‘성부 오른편에 중재자로 계신 주님’이지만 세 번 다 모두 주님이신 그리스도께 바치는 기도임을 알 수 있지. 첫 번째 ‘진심으로…’는 루카 4,18-18을, 두 번째 ‘죄인을 부르러 오신…’은 마태 9, 13을, 세 번째 ‘성부 오른편…’은 요한 16,26-28의 말씀을 그대로 옮겼거나 상기하는 말씀이란다. 다음번에는 ‘대영광송’에 관해 알아보자꾸나. 리길재 기자 teotokos@cpbc.co.kr cpbc2020.10.06

성체성사 통해 신자들을 그리스도의 증거자로 파견하다[미사의 모든 것] (8)미사는 무슨 뜻인가요 프란치스코 교황이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미사를 봉헌하고 있다.【CNS 자료 사진】 프란치스코 교황이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미사를 봉헌하고 있다. 【CNS 자료 사진】 라파엘 신부: 지금까지 미사의 대상이신 삼위일체 하느님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았으니 처음이도 하느님이 어떤 분이신지 이해하겠지. 그럼,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미사에 관해 알아보자꾸나. 코로나19로 예비신자 교리를 제대로 못 받고 있는 처음이를 위해 미사를 중심으로 가톨릭 교리에 관한 설명도 덧붙이마. 나처음: 좋아요, 신부님. 미사에 관해 늘 궁금했어요. 라파엘 신부: 미사가 무엇인지 짧게 설명하자면, 미사는 성부께 드리는 감사와 찬미이며, 주님이신 성자 그리스도와 그분의 희생을 기념하는 제사이고, 주님의 말씀과 성령의 힘으로 성체성사 안에서 이루어지는 주님의 현존이라고 정의할 수 있지. 조언해: 신부님께서는 모든 걸 삼위일체 하느님과 연관 지어 설명하시는군요.라파엘 신부: 단순히 내가 지어낸 억지가 아니란다. 언해야! 성부께 드리는 감사와 찬미 행위이기에 미사를 ‘성찬례’라고 해요. ‘감사하다’(루카 22,19; 1코린 11,24)와 ‘찬미하다’(마태 26,26; 마르 14,22)는 말은 하느님의 창조 사업과 인간 구원을 위한 속량과 성화의 업적을 찬양하는 말이지. 그래서 초대 교회 때부터 미사를 ‘성찬례’ 또는 ‘감사제’라는 의미의 헬라어 ‘Ευχαριστια’(에우카리스티아)라고 했단다. 또 주님께서 미사를 제자들과 함께 수난 전날 밤 마지막 만찬 때 제정하신 것을 기념해 ‘주님의 만찬’이라고도 표현하지. 이 주님의 만찬은 천상 예루살렘에서 벌어지게 될 어린양의 혼인 잔치를 미리 맛보는 것과도 관련되어 있단다. 그리고 주님의 말씀과 성령의 힘으로 성체성사 안에서 이루어지는 주님의 현존을 드러내기 위해 미사를 ‘빵 나눔’ 또는 ‘성찬 모임’(Σναξι, 시낙시스)이라고 해. 이처럼 미사에 관한 표현도 풍요롭단다.조언해: 미사에 대한 다양한 이름이 있다는 게 흥미롭네요. 다른 이름은 없나요?라파엘 신부: 또 있지. 성체성사가 구세주 그리스도의 유일한 제사를 재현하는 것이기에 미사를 ‘거룩한 희생 제사’ 또는 ‘미사 성제’라고 하지. 또 ‘찬양 제물’(히브 13,15), ‘영적 제물’(1베드 2,5), ‘깨끗하고 거룩한 제물’(말라 1,11)이라고도 하지. 미사가 구약의 모든 제사를 완성하고 이를 능가하기 때문에 이렇게 부른단다. 아울러 성체성사가 성사 중의 성사이기 때문에 미사를 ‘지극히 거룩한 성사’라고도 표현해. 그리고 우리는 성체성사를 통해 그리스도와 일치하며, 주님과 한 몸을 이루기 때문에 미사를 ‘친교’라고도 표현한단다. 나처음: 그럼 미사는 무슨 뜻인가요.라파엘 신부: 구원의 신비를 이루는 이 하느님의 거룩한 전례는 일상생활 안에서 하느님의 뜻을 수행하도록 신자들을 파견(missio, 미씨오)함으로써 끝나기 때문에 ‘미사’(Missa)라고 한단다. 미사(Missa)는 ‘파견하다’ ‘보내다’ ‘해산하다’는 뜻을 지닌 라틴어 동사 미테레(mittere)에서 나온 말로 ‘파견’이란 뜻이지.이 말은 원래 고대 로마 시대 때 “황제 알현이 끝났으니 돌아가시오” 라거나 법정에서 “폐정했으니 해산하시오”라는 뜻으로 “이테 미사 에스트”(Ite, missa est)라고 한 것을 5세기쯤부터 가톨릭교회가 받아들여 사용하면서 굳어져 오늘에 이르고 있는 말이란다. 미사를 마칠 때 사제나 부제는 “미사가 끝났으니 가서 복음을 전합시다” 또는 “평화로이 가서 주님을 찬양하며 삽시다”라고 하는데, 이 말이 라틴어로 ‘이테 미사 에스트’이지. 우리는 미사 때 받은 은총의 힘으로 주님이신 그리스도를 말과 행동으로써 선포하도록 각자 삶의 현장에 파견된단다.나처음: 성당에서 자주 ‘미사 전례’라는 말을 듣는데 미사와 전례는 같은 말인가요라파엘 신부: 미사와 전례는 교회가 공적으로 하느님을 경배하는 행위라는 점에서 같다고 할 수 있지. 그러나 미사와 전례는 내용과 방식, 의미 등에서 큰 차이가 있단다. 먼저, ‘전례’는 하느님께 드리는 가톨릭교회의 공적 예배를 말해. 전례는 헬라어 ‘λειτουργια’(레이토우르기아)에서 나온 말로 ‘백성이나 군중의 공공 이익이나 관심사를 위한 봉사’라는 뜻이란다. 히브리어로 쓰인 구약 성경을 헬라어로 번역할 때 성전에서 행해지는 모든 예배 행위를 ‘레이토우르기아’로 표기하면서 그리스도교 용어가 되었단다. 조언해: 신자들이 바치는 개인 기도나 신심 행위는 전례라고 표현해선 안 되겠네요.라파엘 신부: 그렇지. 전례는 가톨릭교회가 성경이나 성전을 바탕으로 정식으로 공인한 교회의 공식 경신례이기 때문에 개인의 신앙생활과는 엄격히 구별해야 해요. 무엇보다 ‘전례’라고 표현할 때 교회의 공적 예배임을 꼭 유념해야 해. 교회가 공식으로 인정하고 있는 전례는 미사와 교회의 공동 기도인 시간전례, 일곱 성사와 교회가 영적 도움을 얻기 위해 일곱 성사에 따라 제정한 준성사 등이 있단다. 그러나 십자가의 길 기도나 성체조배, 묵주기도 등은 정확하게 말하면 전례가 아니라 신심 행위라고 할 수 있지. 쉽게 말해 교회가 주체가 되어 행하는 경신례는 전례이고, 개인이 주체가 되어 하는 경신례는 신심행위라고 이해하면 돼. 나처음: 그럼 미사는 전례에서 어떤 비중을 차지하나요.라파엘 신부: 참 좋은 질문이구나. 미사는 가톨릭 전례에서 가장 중요한 경신례이지. 그 이유는 주님이신 그리스도께서 수난 전날 밤 마지막 만찬 때 미사를 제정하셨고, 사도들에게 당신을 기념해 이를 행하라고 명령하셨기 때문이야.(루카 22,19 참조) 그래서 교회는 미사를 예수 그리스도께서 인류 구원을 위해 당신 자신을 십자가의 희생 제물로 바치신 것을 기념하고 현재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단다.그러나 미사는 단지 예수님의 십자가 희생만을 기념하는 제사가 아녜요. 미사는 주님이신 예수님의 부활을 함께 기념하는 예식이야. 인간 구원을 위한 예수님의 십자가 희생은 그분의 부활로 완성되었기 때문이지. 그래서 가톨릭교회는 미사를 통해 이 구원 사건을 늘 새롭게 현재화하고 구원의 은총을 주신 하느님 아버지께 감사를 드려요. 미사를 찬미와 감사의 희생 제사이자 화해와 속죄의 제사라고 부르기도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단다. 리길재 기자 teotokos@cpbc.co.kr cpbc2020.09.02

정의로운 사회 위한 교부들의 치열한 성찰교부들의 사회교리 / 최원오 지음 / 분도출판사“세상 만물은 하느님께서 빚어내셨으니 더불어 사용해야 하며, 하느님의 선물에서 누구도 소외되어서는 안 된다는 이 가르침은 가톨릭 사회교리의 핵심 원리이다. 별빛과 달빛을 홀로 가질 수 없듯, 땅도 독점할 수 없고 밥도 독식할 수 없다. 이것이 하느님 나라의 생활 규범이다.”(70쪽) 교부학자 최원오(빈첸시오) 대구가톨릭대 교수가 지난 한해 본지에 연재했던 「교부들의 사회교리」(분도출판사)를 책으로 엮었다. 가장 오래된 교부 문헌 가운데 하나인 「디다케」에서 아우구스티누스와 대 그레고리우스에 이르기까지 주요 교부들의 사회교리 흔적과 증언을 시대순으로 정리해 해설을 덧붙였다. 동방 교회의 대 바실리우스, 나지안주스의 그레고리우스, 요한 크리소스토무스, 서방 교회의 암브로시우스와 아우구스티누스, 대 그레고리우스는 모두 동방ㆍ서방의 4대 교부에 속하는 6인의 교부들로, 그리스도교 역사에서 가장 위대하다는 평판을 얻었다. 이 교부들은 사회 문제와 가난한 이들에 대한 사랑에서 가장 탁월한 가르침과 본보기를 남겼다. 교부들의 사회적 가르침의 주제는 인간 존엄과 가난한 이들의 권리, 재화의 보편적 목적과 분배 정의, 나눔과 환대의 의무, 연대와 공동선, 자비와 자선 등을 관통한다. 교부 문헌에는 교부들이 살았던 시대 상황에서 가난한 이들 안에 계시는 주님을 알아뵙고, 그들과 연대하며 정의로운 사회를 일구기 위해 헌신한 교부들의 치열한 성찰과 생생한 증언이 담겨있다. 사유재산과 사회적 책임, 경배해야 할 가난한 이들, 사유재산권의 한계, 가난한 노동자의 존엄, 자녀교육, 고난의 현장에서 거행하는 미사 등을 다뤘다. 저자는 “그리스도교 교리는 그 자체로 사회적”이라며 “복음은 세상 한가운데서 당신 백성을 목숨 바쳐 돌보시는 하느님 사랑의 선포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이어 “사회교리는 지금 여기에서 치열하게 성찰하고 해석하는 복음이며 그리스도인의 실천적 삶의 원리”라고 강조한다. 서울대교구 구요비 보좌주교는 추천의 글에서 “교회의 기초요, 기둥이자 계시의 두 원천인 성경과 성전 가운데 초대 교회의 삶을 반영하는 ‘성전’인 교부들의 가르침이 얼마나 소중하고 풍요로운지를 깨닫게 되었다”고 썼다. 이어 “너무도 심오하고 난해한 교부들의 신학적 가르침의 중심에 ‘이 세상의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하느님의 사랑과 구원 계획이 자리 잡고 있으며 교부들 자신의 교회적 실천이 함께했다는 사실은 참으로 경이롭고 신선하다”고 밝혔다.이지혜 기자 문채현2020.08.05
[장현규 수녀의 사랑의 발걸음] 22. 가장 낮고도 가난한 자리는프랑스 성요한 사도 수녀회 장현규(마리스텔라) 수녀 우리 수도회 수사들과 수녀들은 해마다 한 차례씩 모원에 모여 공동 피정를 한다. 이때 우리는 특별한 기도를 바친다. 이 기도는 아침과 저녁에 바치는 공동기도 때 이뤄진다. 이른바 나를 온전히 주님께 봉헌하는 기도다. 이 특별한 기도의 풍경은 수도원 성당에서 볼 수 있다.수십 명의 수도자는 이 시간에 일제히 무릎을 꿇고 머리를 바닥에 바싹댄 채 기도를 바친다. 온몸으로 하는 기도다. 나는 처음 이러한 자세의 기도를 접하고서 ‘어머나, 세상에! 이렇게도 기도하는구나!’ 하고 놀라기도 했다. 그런데 이내 나는 감탄의 말을 혼자 하면서 가슴 깊이 뭉클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평소에는 접하기 어려운 모습의 기도이기 때문이다. 나도 수도원에 들어와 처음 보게 된 기도다.나도 곧장 우리 수사, 수녀들을 따라 그렇게 기도를 바치고 싶은 원의가 강하게 일었던 기억이 있다. 나는 수사, 수녀들과 같은 모습으로 하느님 앞에 머리를 숙였다. “전능하시고 무한히 선하신 사랑의 하느님 앞에 저를 봉헌합니다.” 나의 머리와 가슴을 바닥에 대자 서서히 ‘나는 작은 모래알이요 흙과 같은 존재구나’하는 깨달음을 다시금 얻게 됐다. 그리고 금세 근심과 걱정, 두려움이 사라지면서 머리가 맑아지고 마음 또한 가벼워졌다.이러한 기도는 내가 한없이 작고 낮아지는 모습을 실천함으로써 마음으로부터 우러나오는 온전한 봉헌을 가능하게 한다. 기도뿐만 아니라, 나의 모든 것을 바치게 된다. 몸을 부드럽게 굽히고 펴면서 영혼과 몸이 일체가 되어 기도를 바치게 된다. 육체와 영이 함께 바치는 기도는 나를 새롭게 한다.신앙을 가진 모든 이는 각자 고유한 기도의 자세가 있다. 내가 환자들을 만나러 다닌 생드니의 오베흐베일리 병원에 가면, 입원 중인 무슬림 환자들이 무릎을 꿇고, 머리를 바닥에 몇 번씩 대어가면서 경건하게 기도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병환으로 인해 고통을 겪는 중에도 이 기도는 빠짐없이 지켜진다.“그러자 많은 군중이 다리 저는 이들과 눈먼 이들과 다른 불구자들과 말 못하는 이들, 그리고 또 다른 많은 이들을 데리고 예수님께 다가왔다. 그들을 그분 발치에 데려다 놓자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고쳐 주셨다.”(마태 15,30)이처럼 성경에도 주님 앞에 기도하는 이의 모습이 종종 등장한다. 예수님 주변에 환자, 절름발이, 불구자들을 발치에 둔 것도 그들이 예수님을 무한한 권능을 지니신 하느님이심을 온전히 믿었기 때문이다. 예수님은 그들을 겸손한 신앙인임을 아시고, 환자들을 낫게 하셨다.바닥과 발치. 가장 낮고도 가난한 자리다. 그리고 덕 중에 가장 아름다운 것이 겸손과 온유이지 않는가. 예수님께서는 “행복하여라, 온유한 사람들! 그들은 땅을 차지할 것이다”(마태 5,5)라고 하셨다.우리 또한 마찬가지로 따뜻한 이에게 자연스레 더 다가가게 되지 않는가. 나도 우리 공동체 안에서 온유한 수녀에게 조금은 더 가까이 가게 된다. 각자가 겸손과 온유함을 지닌다면, 내가 가진 것이 없어도 무언가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지 않을까. 예수님께서 당신 발치에 있는 환자들을 고쳐주신 것처럼 우리도 그 기적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프랑스 성요한 사도 수녀회 장현규(마리스텔라) 수녀 cpbc2020.10.14

사제가 교회와 공동체 이름으로 바치는 주례 기도[미사의 모든 것] (14)본(本)기도 본기도는 사제가 미사 중에 바치는 첫 번째 주례 기도로 교회 기도임을 드러낸다. 미사 시작 예식은 본기도로 절정을 이루고 말씀의 전례로 넘어간다. 【CNS】 나처음: 기도하면 하느님께서 다 들어주시나요?조언해: 처음아, 너는 어떻게 생각해! 하느님께서 어떠한 기도도 다 들어주실 것 같니?나처음: 전능하시고 자비로우신 분이시니 다 들어주실 것 같고, 내가 아직 로또 1등에 당첨되지 않은 걸 보니 꼭 그렇지 않은 것도 같고 잘 모르겠어. 기도 내용을 골라서 이뤄주시나?라파엘 신부: 처음이가 아직 예수님을 잘 알지 못해서 그래. 기도 생활은 예수님을 알고, 그분에 의해 아버지 하느님을 알아 신앙의 길로 가게 되면 자연스럽게 시작돼요. 기도는 하느님을 생각하는 것으로부터 비롯돼. 기도는 하느님을 향해 우리 마음을 들어 높여 그분께 은총을 청하는 것을 말하지. 특별히 ‘마음’을 들어 높인다고 한 것은 성경에서 기도가 솟아나는 곳이 ‘마음’이라고 표현하고 있기 때문이야. 나처음: 그럼, 제가 기도하는 게 아니라 제 마음이 기도하는 것이네요.라파엘 신부: 기도의 표현 수단이 몸짓이든 말이든 어떠한 것이든 온몸으로 기도하는 것이지 그러나 기도가 솟아 나오는 곳이 마음이라는 거야. 성경에서 마음은 내가 존재하고 내가 머무는 거처라고 해. 마음은 우리의 이성이나 타인의 이성으로 파악할 수 없는 우리의 숨겨진 중심이란다. 그러기에 오로지 하느님의 성령만이 마음을 살피고 감지하시지.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기도하기 전에 먼저 마음부터 회개하라고 가르치셨단다. 조언해: 기도를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라파엘 신부: 기도를 잘하는 비법은 딱 하나 있지. 예수님께서 가르쳐주신 기도 방법대로 하면 돼. 예수님께서는 언제나 아버지 하느님께 기도하셨지. 새벽 캄캄할 때(마르 1,35)나 중요한 결심을 하실 때(루카 6,12-13), 기쁨에 넘치셨을 때(루카 10,21), 감사드리실 때(요한 11,41-42), 죽음이 다가올 때(요한 17,1), 괴로움 가운데(루카 22,41-42), 죽음에 이르실 때(루카 23,46) 등 언제 어디에서든 늘 기도하셨지. 좀 전에도 말했지만 예수님께서는 기도하기 전에 먼저 마음부터 회개하라고 하셨지(마태 5,23-24). 기도하기 전에 먼저 화해하고 마음속으로부터 그들을 용서한 후 깨끗한 마음으로 하늘나라를 구하여라(마태 6,7-33 참조)고 하셨단다. 이처럼 회개하기로 결심한 마음은 믿음 안에서 기도하는 것을 배우게 되는 것이지. 나처음: 그럼 마음으로 기도만 하면 하느님께서 다 들어주시는 건가요.라파엘 신부: 아버지 하느님의 뜻을 실천해야지. 예수님께서는 “주님 주님 한다고 모두 하늘 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이라야 들어간다”(마태 7,21)고 가르치셨지. 이처럼 기도는 마음과 행동이 일치되어야 하는 거란다. 한 마디로 기도가 생활 안에서 실천되지 않는다면 요란한 빈 꽹과리에 불과한 것이지. 그리고 처음이의 질문에 관한 답으로 예수님께서는 이런 말씀을 하셨단다. “너희가 내 이름으로 아버지께 청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그분께서 너희에게 주실 것이다. 지금까지 너희는 내 이름으로 아무것도 청하지 않았다. 청하여라. 받을 것이다. 그리하여 너희 기쁨이 충만해질 것이다.”(요한 16,23-24)조언해: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하는 것이 핵심이군요.라파엘 신부: 바로 그렇단다. 말이든 행동이든 무엇이나 주님이신 예수님의 이름으로 하면서, 그분을 통하여 아버지 하느님께 감사를 드리면 하느님께서 우리의 기도를 들어주신단다. 예수님께서 바로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시기”(요한 14,6) 때문에 우리의 기도가 허락되는 것이지. 조언해: 미사 본기도 때 예수님의 이름으로 청하는 것이 바로 이러한 이유군요. 라파엘 신부: 바로 그거야. 대영광송에 이어서 사제는 교우들에게 기도하자고 권고한단다. 그리고 모두 사제와 함께 잠깐 침묵하는 가운데, 자신이 하느님 앞에 있음을 깨닫고 간청하는 내용을 마음속으로 생각한 다음 사제는 본기도를 바쳐요. 미사 시작 예식의 모든 기도가 이 기도에 모아지기 때문에 본(本)기도라고 해. 그래서 본기도 내용을 잘 들으면 그 미사의 지향이 무엇인지 바로 알 수 있지. 본기도는 교회의 오랜 전통에 따라 아버지 하느님께 그리스도를 통하여 성령 안에서 바치며, 삼위일체를 나타내는 긴 맺음말로 마쳐요. 예를 들어 아버지 하느님께 바칠 때 “성부와 성령과 함께 천주로서 영원히 살아 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라고 하며, 성부께 바치지만, 기도 끝에 성자에 대한 말이 있을 땐 “성자께서는 성부와 성령과 함께 천주로서 영원히 살아 계시며 다스리시나이다.” 또 성자께 바칠 때는 “주님께서는 성부와 성령과 함께 천주로서 영원히 살아 계시며 다스리시나이다”라고 사제가 기도하면 교우들은 함께 아멘으로 화답해 이 기도를 자신의 기도가 되게 하는 것이지. 반면, 예물 기도와 영성체 후 기도의 맺음말은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또는 “성자께서는 영원히 살아 계시며 다스리시나이다”라고 짧게 마무리하지.조언해: 본기도로 미사 시작 예식이 모두 마무리되는 것이죠. 라파엘 신부: 그럼. 시작 예식은 본기도로 절정을 이루며 끝나고 바로 말씀의 전례로 넘어가요. 라틴어로 된 「로마 미사 경본」에는 본기도를 ‘collecta’(콜렉타)라고 표기하고 있는데 이것을 우리말로 ‘축문’이라고 번역해 사용하다가 지금은 ‘본기도’로 표기하고 있지. 나처음: 콜렉타는 영어 콜렉션처럼 수집한다는 뜻이 아닌가요?라파엘 신부: 오! 재치있는데. 라틴어 콜렉타 또는 ‘oratio collecta’(오라시오 콜렉타)는 우리말로 ‘기도 모음’ ‘기도 수집’이란 뜻으로 풀이할 수 있지. 본기도가 미사에 도입돼 정착된 시기는 대략 3~6세기라고 해. 초기에는 정해진 경문이 없었기에 주례 사제나 미사 참여자 가운데 한 사람이 자유로이 바쳤다고 해. 그러다 4세기 말엽 아우구스티누스 성인 때 미사 전에 기도문을 사전 심사를 받고 사용했지. 이렇게 형성된 본기도는 그 후에 전례 시기와 축일에 따라 점차 늘어나기 시작했어. 특히 중세 중엽부터 1950년대까지는 축일이 겹치는 경우에는 한 미사에 여러 본기도를 바쳤고 어떨 땐 7가지 본기도를 바치기도 했지. 그래서 본기도를 ‘기도 모음’이란 뜻의 콜렉타라고 부른 거야.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전례 개혁을 하면서 미사 중에 본기도를 한 번만 바치고 있단다. 조언해: 다른 의미는 없나요?라파엘 신부: 전례적인 의미가 있지. 교회가 본기도 즉 콜렉타라는 말을 지금까지 미사 중에 그대로 사용하는 이유는 우선 주례 사제가 모든 미사 참여자의 기도를 모아서 바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단다. 사제가 “기도합시다” 하면 교우들은 잠깐 침묵 중에 개별적으로 기도하지. 이 침묵이 끝나면 사제는 공동체의 일원이자 주님을 대변하는 사제로서 교우들의 기도를 모아 바치는 것이지. 또한, 본기도는 사제가 미사 중에 바치는 첫 번째 ‘주례 기도’로서 ‘교회 기도’임을 드러내기에 본기도라는 말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단다. 본기도는 이처럼 사제가 교회와 공동체의 이름으로 바치는 주례 기도이기 때문에 사제는 함부로 이 기도를 수정하거나 변경할 수 없어요. 예외적으로 어린이 미사 때에는 별도의 기도를 할 수 있지만 그럴 때도 「로마 미사 경본」의 기도 내용과 의미를 보존해야 하고, 주교회의와 사도좌의 승인을 받아야 해. 리길재 기자 teotokos@pbc.co.kr cpbc2020.1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