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굳건한 믿음과 신뢰로 코로나19 극복하자” 서울대교구 코로나19 극복 미사, 백신 접종자는 제한 인원 제외… 대구·전주교구는 미사 인원 50%로 확대
3일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대성당에서 봉헌된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미사’에 참여하기 위해 한 신자가 성당으로 들어가고 있다. 이지혜 기자 “코로나19 확산으로 혼란과 불안 속에 있는 저희와 함께하여 주십시오. 어려움 속에서도 내적 평화를 잃지 않고 기도하도록 지켜주시고 각자의 삶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 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십시오.”(‘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기도’ 중) 3일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대성당.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미사를 봉헌한 신자들이 ‘코로나 19 극복을 위한 기도’를 바치며, 사랑과 연대, 배려와 돌봄으로 희망을 나누는 공동체로 거듭나기를 기도했다. 미사를 주례한 교구 총대리 손희송 주교는 강론에서 “바람이 세게 불면 쓰러지는 나무도 있지만 어떤 나무는 뿌리를 더 깊게 내려서 성장한다”며 “하느님께서는 어려움과 시련으로 우리가 쓰러지기보다 신앙이 더 굳건해지고 어려운 사람을 보살피는 따뜻한 사람으로 성장하길 바라신다”고 말했다. 이어 손 주교는 “코로나 사태로 모두가 어렵고 힘든 상황에도 예수님에 대한 믿음과 순종이 굳건히 뿌리내리도록 은총을 구하자”고 당부했다. 3일 현재, 명동대성당 미사 참여 가능 인원은 전체 좌석 수의 20%(250명)이지만 백신 1차 접종 후 14일이 지난 사람은 제한 인원수에서 제외한다. 발열 체크와 역학 조사용 명단 체크는 실시하고 있다. 한편, 서울대교구는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인 3월 25일부터 12월 25일 주님 성탄 대축일까지 매달 첫째 주 토요일 명동대성당에서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미사’를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신앙적 고통과 심적 어려움을 기도와 미사로 이겨 나가자는 취지다. 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은 3월 25일 봉헌한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첫 미사에서 “작년 1월 국내 코로나19 발생 이후 신앙생활뿐만 아니라, 사회생활도 무척 위축돼 있으며, 이스라엘 백성이 광야에서 길을 잃고 헤매며 방황했던 것처럼 우리도 혼란의 시기를 겪고 있다”며 “하느님께서 우리를 가장 좋은 길로 이끌어주실 것이라는 믿음 안에 맡겨드리자”며 취지를 밝혔다.대구대교구(교구장 조환길 대주교)는 대구시 사회적 거리 두기 1단계 개편 시행에 따른 행정명령 고시에 맞춰 1일부터 미사 참여 인원을 전체 수용 인원의 50% 이내로 확대하기로 했다. 단 1차 접종 후 14일이 지난 예방 접종자는 인원 산정에서 제외키로 했다. 교구는 고해성사의 경우 일괄 고백과 일괄 사죄를 이제는 하지 않고 개별 고해를 하도록 했다. 또 주일학교, 교육과 피정, 제단체 회합을 원칙적으로 할 수 있기에 신자들의 신앙생활 활성화를 위해 본당 사정에 맞게 모임을 장려해 달라고 각 본당에 요청했다. 전주교구(교구장 김선태 주교)도 정부의 새로운 코로나19 사회적 거리 두기 지침에 따라 새로운 지침을 마련했다. 교구는 교구 내 모든 본당 전체 수용 인원의 50%까지 미사에 참여하도록 인원을 조정했다. 백신 1차 접종자, 접종 완료자는 미사 참여 인원 기준 50%에서 제외된다. 레지오 마리애 회합, 제 단체 모임, 예비자교리, 기도 모임, 성경공부 등 각종 대면 모임 활동과 행사는 기존의 금지에서 자제로 완화돼 사적 모임 제한이 없어서 정상적인 모임이 가능하다. 다만 전주, 군산, 익산, 완주는 14일까지 8인까지만 모임이 가능하다.미사 중 신자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성가를 부르는 것은 가능하지만, 성가대는 백신 접종을 완료한 경우에 한해 운영이 가능하다. 리길재·이지혜·도재진 기자 평화신문2021.07.07

“아무 말 없이 그저 하느님을 봅니다”[미카엘의 순례일기] (34)프랑스 아르스의 비안네 신부 아르스 성당에 안치되어 있는 성 요한 마리아 비안네 사제. 론 강(Le Rhne)과 손 강(La Sane)이 만나 생기는 삼각지를 중심으로 세워진 리옹(Lyon)은 프랑스 남부에서 가장 큰 도시 중 하나입니다. 로마인들이 갈리아인들의 약탈을 방지하고 마르세유와의 자유로운 교역로를 확보하기 위해 손 강변에서 가장 높은 언덕인 푸르비에르(Fourvire)에 도시를 세우면서 발전하기 시작했습니다. 로마와 영국을 잇는 무역로의 중심이 되었고 무역과 은행업, 인쇄술, 예술 그리고 종교적으로도 빼놓을 수 없이 중요한 도시로 성장했습니다. 드라마에 자주 등장하는 국제 인터폴의 본부가 자리한 곳도 리옹입니다. 성모님께 봉헌된 아름다운 성당(노트르담성당, Basilique Notre-Dame de Fourvire)과 요한 세례자에게 봉헌된 주교좌성당(Cathdrale Saint-Jean-Baptiste de Lyon)은 리옹을 순례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명소입니다.그러나 종교적으로나 역사적으로 중요한 도시인 리옹은 대부분의 가톨릭 순례단에게 그저 경유지로만 남는 경우가 많습니다. 리옹에서 버스로 30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작은 마을, 아르쉬르포르망(Ars-sur-Formans)에 가기 위한 여정에 불과한 것입니다. 1300명 남짓한 인구수의 작은 마을은 우리에게 ‘아르스’로 더 잘 알려졌습니다. 모든 본당 신부님들의 수호성인이신 성 요한 마리아 비안네(프랑스어로는 장 마리 비안네 Jean-Marie Vianney)신부님의 삶이 남겨진 곳입니다. 성인께서 살아계셨을 적에는 주민의 수가 고작 230여 명인 마을이었다고 합니다. 너무 작은 마을이라 찾아가는 것조차 힘든 곳이었죠. 지나가는 아이에게 길을 물은 성인께서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네가 마을로 가는 길을 알려주었으니, 이제 나는 네게 천국으로 가는 길을 알려주겠다”라고 하셨다는 일화는 유명합니다.사실 그 시절 아르스는 미신에 빠져 신앙에 무관심한 이들로 가득한 곳이었습니다. 하지만 신부님의 친절과 자비, 그리고 자신이 맡은 본당 신자들을 위한 끊임없는 기도와 보속은 그곳을 완전히 바꿔놓았습니다. 성인께서는 새벽 4시에 일어나 밤늦게 잠드실 때까지 단 한 순간도 쉬지 않으셨다고 합니다. 10시간 이상을 기도와 성체조배, 미사와 고해성사를 위해 성당에 머무르셨고, 매일 강론을 준비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보내셨습니다. 점차 신부님의 명성이 높아지면서 때로는 18시간 이상을 고해소에 머물기도 하셨는데 신부님의 손을 한번 잡아보려는 순례자들 때문에 열 걸음이면 갈 수 있는 사제관까지 한 시간이 넘게 걸렸다는 말도 있습니다.아르스는 구석구석 돌아보는 데에 20분밖에 걸리지 않을 정도로 작은 마을입니다. 그러나 교구에 속한 본당 신부로서 처음으로 시성되신 ‘본당 사제의 수호성인’의 성지인 만큼, 신부님들은 특히 이곳을 꼭 방문하고 싶어하십니다. 비안네 신부님의 시신은 현재 밀랍으로 처리되어 유리관에 모셔져 있습니다. 잠들어 계신 듯 보이는 신부님 앞에서 봉헌되는 미사는 신부님뿐 아니라 순례자 누구에게나 잊지 못할 경험이 됩니다.신학생 때부터 비안네 신부님의 상본을 언제나 성경에 넣고 다니셨다는 한 신부님께서는 순례 중에 비안네 신부님의 강론을 빌어 이런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신부님께서 처음 아르스에 왔을 때는 아무도 성당에 오지 않았답니다. 단 한 사람, 샤팡 형제만이 성당을 지나칠 때마다 들고 있던 괭이를 문 앞에 내려놓고 성체 앞에 머물다가 돌아갔을 뿐입니다. 비안네 신부님께서는 그분에게 매일 어떤 기도를 드리는지 여쭈어보셨다고 합니다.“신부님! 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습니다. 잠깐 앉아서 하느님을 보려는 것뿐입니다. 그러면 하느님께서도 저를 바라보고 계십니다.”비안네 신부님께서는 샤팡 형제를 통해 성체 앞에 우리가 어떻게 머물러야 하는지를 배우셨고, 자주 강론에서 샤팡 형제의 기도에 대한 이야기를 언급하셨습니다. 우리는 가끔 기도를 잘하려 애쓴 나머지 기도하는 그 마음을 잊지는 않는지요? 하느님께서 우리를 잘 보실 수 있도록, 우리가 하느님을 잘 볼 수 있도록 바른 자세로 앉아있기만 해도 충분한 것을요. 바라보는 것, 그것이 곧 기도이니 말입니다.”어쩔 수 없이 성당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뜸해지는 요즘입니다. 미사 성제를 자주 봉헌할 수 없고 성체 강복이나 성체 조배를 하기에도 어렵습니다. 하지만 하느님께서 늘 우리를 바라보고 계시듯, 일상 안에서 우리 역시 하느님을 늘 바라보는 마음으로 살아갈 수는 있지는 않을까요? 신앙을 잃은 마을에서 홀로 하느님을 마주했던 샤팡 형제, 그리고 처음으로 그를 알아보았던 비안네 성인처럼 말입니다. 김원창(미카엘, 가톨릭 성지순례 전문가) 평화신문2021.08.31
[현장 돋보기] 언택트 시대, 신앙은 ‘로그인’이지혜 보나(신문취재부 기자) 매일 아침, 출근 준비를 하며 유튜브로 가톨릭평화방송 매일 미사를 틀어 놓는다. 휴대전화를 안방 화장대에서 부엌으로 들고 다니며 일상의 소음 속에서 ‘복음’을 듣는다. 올해 1월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가 등장해 화제가 된 ‘클럽하우스’가 인기다. 음성 기반 소셜 미디어인 클럽하우스에서는 최소 3, 4명에서 수백 명이 한 방에 모여 즉석 대화를 나눈다. 클럽하우스는 기존 가입자에게 모바일 초대장을 받아야 가입이 가능한 시스템이다. 최근 클럽하우스(클하) 가입자에게 초대를 받아 클하 세계에 발(손가락)을 들였다. 클하의 복도를 기웃거리다 ‘KOREAN CATHOLIC CLUB’(한국 가톨릭 클럽)을 발견했다. 대문에는 한국 천주교인들의 영성 토크, 묵상 나눔, 성서공부, 신앙생활 스토리라고 소개돼 있다. 국내 혹은 해외에 있는 가톨릭 사제와 수도자들, 한국인 신자들이 멤버다. 매일 밤 9시가 되면 성경 낭독을 하는 방, 성무일도를 바치는 방, 미얀마를 위해 침묵 기도를 바치는 방들도 있었다. 같은 시간대에 접속한 지구촌 사람들과 신앙을 주제로 즉석 대화를 나누는 것은 언택트 시대가 바꿔놓은 새로운 형태의 신앙생활이다. 언택트 시대는 개인 공간 중심의 디지털 플랫폼을 활성화시켰다. 싸이월드 미니홈피와 블로그 기반의 플랫폼에서 이제는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클럽하우스까지…. 재미있고 자극적인 콘텐츠가 넘쳐난다. 신앙을 담은 콘텐츠들이 재미있는 콘텐츠들과 대결 구도로 맞서는 것처럼 여겨지지만, 자극적인 콘텐츠들은 현대인들의 영적 갈망을 해소해주지 못한다. 이제는 시공간에 얽매이지 않는 신앙 자율성을 얻은 신자들은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자신의 취향에 맞는 플랫폼에서 신앙생활을 하게 됐다. 언택트 시대에도 신앙을 삶의 가장 중요한 자리에 놓는 이들에게 하느님의 존재는 여전히 가깝다. cpbc2021.03.24

대전 홍성본당 설립 70주년 기념 미사 봉헌본당에서 마련한 사회복지기금 2000만 원, 교구 사회사목국 전달 홍성본당 공동체가 70주년 미사 뒤 진행된 축하식을 통해 본당에서 마련한 사회복지기금 2000만 원을 교구 사회사목국에 전달하고 있다. 대전교구 홍보국 제공 대전교구 홍성본당(주임 임기선 신부)은 본당 설립 70주년을 맞아 15일 교구장 유흥식 주교 주례로 70주년 기념 미사를 봉헌했다. 미사 중에 신자 70명의 성경 필사본을 봉헌하고 미사 후 이어진 축하식에서 사회복지기금 2000만 원을 교구 사회사목국에 전달했다. 본당은 지난해 7월 ‘은혜로운 70년, 일어나 가자, 믿음으로 주님께, 사랑으로 세상에’라는 표어를 정하고 본당 설립 70주년 기념의 해에 돌입했다. 개막 미사 후 성당 십자가상을 새로 모셨고, 성당 진입로에 새 14처 성상을 축복했다. 이어 본당 로고를 새로 정하고 70주년 기도문을 만들어 1년여 동안 바쳐왔다. 또한, 신자 70명이 참여하는 신ㆍ구약 성경 필사 운동을 펼치며 내적 신앙을 다졌다. 지난해 8월부터 8주간에 걸쳐 소공동체 봉사자 교육을 실시해 수료자 134명을 구역ㆍ반장으로 임명했다. 지난해 12월 29일 성가정 축일에는 34쌍의 혼인 갱신식도 열었다. 올해 들어 코로나19 사태로 헌혈 수급이 어렵다는 소식에 생명 나눔 캠페인을 전개, 헌혈과 장기기증, 조혈모세포 기증 등에 총 352명이 참여했다. 유 주교는 미사 강론에서 “코로나 19 전염병이 창궐하는 매우 어려운 상황 속에서 본당 70주년을 준비하느라 수고가 많았다”면서 “머리와 가슴과 손과 발이 서로 어울려 함께 나아갈 때 더불어 사는 새로운 세상을 만들 수 있다”라고 말했다. 홍성본당은 이에 앞선 12일 대성전에서 내포교회사연구소(소장 김성태 신부)의 지원으로 ‘70주년 기념 홍성 순교자와 본당 역사 학술토론회’를 개최하고, 유튜브로 생중계했다. 학술발표회에서는 홍주(홍성 옛 명칭) 순교복자 4위와 홍주 하느님의 종 3위, 초대 주임이자 6ㆍ25전쟁 중 순교자인 강만수(요셉) 신부를 집중적으로 조명했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cpbc.co.kr cpbc2020.11.24
![[성당에 처음입니다만] (37) 성경에 나타난 수의 의미가 궁금해요](//cpbc.co.kr/CMS/newspaper/2019/11/rc/767606_1.1_titleImage_1.jpg)
[성당에 처음입니다만] (37) 성경에 나타난 수의 의미가 궁금해요하느님 세상 보여주는 성경 속 숫자들 성경은 보이지 않는 하느님을 보여주는 표징으로, 각 숫자마다 의미와 상징이 다르다. 그림은 ‘전능하신 그리스도와 열두 제자들’ 12세기, 템페라, 카타루냐 예술 박물관, 스페인. 나처음 : 성경을 읽기 시작했는데 상징과 비유가 많은 것 같아요. 특히 숫자가 상징하는 의미가 너무 궁금해요. 조언해 : 저도 사실 성경에서 말하는 수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몰라요. 처음이가 성경에 나오는 여러 수에 관한 의미를 물었을 때 사실 당황했어요. 신부님 저도 궁금해요.라파엘 신부 : 성경을 읽어보니 궁금해지는 게 많아지지. 성경은 보이지 않는 하느님을 보여주는 표징이라 할 수 있지. 그래서 성경 그 자체가 전부 하나의 거룩한 상징이라 해도 틀린 표현은 아닐 거야. 오늘은 처음이와 언해가 궁금해하는 성경 속 수의 의미에 관해 설명해 주마. 어느 나라든, 어느 민족이든, 또 어느 문화든 수에 관한 제 나름의 의미를 지닌단다. 우리가 이삿짐센터 하면 ‘2424’, 배달서비스센터는 ‘8282’, 성당 전화번호는 ‘1004’를 떠올리는 게 좋은 예지. 이처럼 성경에도 각 수가 드러내는 고유한 뜻과 상징이 있단다. 먼저 ‘1’은 한 분이신 하느님을 가리키는 수란다. 또 모든 것의 근원을 드러낼 때도, ‘일치’를 표시할 때도 하나를 사용하지. ‘2’와 ‘둘’는 분열을 상징해. ‘하나’가 무너졌기 때문이야. 인간이 범한 죄의 결과로 선과 악, 삶과 죽음 등 모든 것이 둘로 갈리어 세상에 분열이 생겼다고 성경은 말하고 있지. 그 전형적인 예가 바로 창세기에 나오는 바벨탑 이야기야. 그때까지 온 세상 사람들이 모두 하나의 말을 사용했는데 오만의 결과로 온갖 언어가 생겨나고 서로 알아들을 수 없게 됐다고 성경은 말하고 있지. 그래서 원래의 ‘하나’를 되살리는 게 구원의 목적이야.‘3’과 ‘셋’은 성경에서 정말 중요한 수로 등장해. 셋은 시작과 마침을 상징해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을 가리키는 수이기도 하지. 그래서 성경에서 3은 ‘하느님의 세계’를 말하는 수야. ‘4’와 ‘넷’은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전 우주, 온 세상을 표시해. “강 하나가 에덴에서 흘러나와 동산을 적시고 그곳에서 갈라져 네 줄기를 이루었다”(창세 2,10)는 말씀과 하느님의 옥좌 둘레에 네 마리 생명의 모습(에제 1,1-14; 묵시 4,6)이 4의 의미를 잘 보여주고 있단다. 또 마태오, 마르코, 루카, 요한의 네 복음서는 예수님의 기쁜 소식을 온 세상에 전하는 구원의 표징이란다. ‘5’와 ‘다섯’는 구분의 수란다. 마태오복음에는 5명의 슬기로운 처녀는 등잔 기름을 준비하고 신랑을 기다리지만, 어리석은 다섯 처녀는 그렇지 못해 혼인 잔치에 들어가지 못하는 비유(25,1-13)가 있지. 또 십계명 중 다섯 가지는 하느님께 대한 계명, 나머지 다섯은 인간관계에서 지켜야 할 계명으로 구분된단다.‘6’과 ‘여섯’은 성경에서 모자람을 뜻해. 한 마디로 나쁜 수이지. 그래서 요한 묵시록은 세상 마칠 때에 그리스도인들을 박해하는 가장 나쁜 인물에게 6을 세 차례나 겹쳐서 666으로 표현하고 있단다.(13,18)‘7’과 ‘일곱’은 성경 안에서 중요한 수란다. 하느님께서 천지 창조를 마치시고 이렛날에 쉬시면서 복을 내리고 그날을 거룩하게 하셨기에 7은 복된 수란다.(창세 2,3) ‘3’이 하느님의 세계를, ‘4’가 온 세상을 드러낸다고 했지. 3과 4를 합친 7은 하느님과 온 세상을 합친 ‘완성’을 드러내고 있지. 그래서 교회 안에 일곱 성사가 있는 거야. ‘8’과 ‘여덟’은 성경에서 새로운 출발을 의미하는 수야. 예수님께서는 한 주간의 여드레째 날인 주일 아침에 부활하셨단다. 이 여덟째 날이 바로 주님을 통해 하느님과 인간이 새롭게 맺은 구원의 첫날이야. ‘9’와 ‘아홉’은 성경에서 ‘6’ 못지 않게 불길한 수란다. 9는 주님이신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시간이야.(마태 27,45-56) ‘9’는 또 회개의 의미가 있단다. 은전 한 닢을 잃어버린 여인의 비유(루카 15,8-10)에 잘 드러나요. ‘10’과 ‘열’은 성경에서 십계(十界)의 수란다. 십진법을 사용한 이스라엘 백성들은 땅에서 수확한 것의 십 분의 일을 하느님께 바쳤지.(레위 27,30)‘12’와 ‘열둘’는 성경에서 ‘7’에 못지 않은 중요한 수란다. 야곱의 12 아들이 이스라엘 12 부족의 시조였고, 주님께서는 제자 중 교회의 책임자로 12명을 뽑으셨지. 이처럼 12는 하느님 백성의 수라고 이해하면 돼. 리길재 기자 teotokos@cpbc.co.kr 평화신문2019.11.27
![[수도전통에 따른 렉시오 디비나] (6)렉시오 디비나의 자료](//cpbc.co.kr/CMS/newspaper/2019/09/rc/762462_1.0_titleImage_1.jpg)
[수도전통에 따른 렉시오 디비나] (6)렉시오 디비나의 자료영적 가르침의 원천은 성경 허성준 신부 초기 그리스도인들과 교부들은 언제나 한결같이 성경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히에로니무스(St. Hieronymus, 347~420) 성인은 성경이 바로 천상적 음식으로서 그리스도의 몸과 피이기 때문에 우리는 성경 독서 중에도 그리스도의 몸과 피를 먹고 마시게 된다고 보았다. 그래서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성경을 사랑하라, 그러면 지혜가 당신을 사랑할 것이다. 지혜를 사랑하라, 그러면 지혜는 당신을 안전하게 지켜 줄 것이다. 지혜를 존경하라, 그러면 지혜는 당신을 포용할 것이다.”수도 전통 안에서도 성경은 언제나 탁월한 위치를 차지했다. 수도승 생활에서 하느님의 말씀은 더욱더 수도자들을 자극하였고, 그들의 전 삶을 지배하였다. 특별히 이집트 수도생활에서 성경은 크나큰 권위를 가졌으며 언제나 중심 위치를 차지했다. 그래서 수도 전통 안에서는 언제나 렉시오 디비나의 일차적 자료로서 성경을 강조하였다. 수도자들은 렉시오 디비나를 통해 하느님 말씀과 함께 수도생활을 더욱 풍요롭게 할 수 있었다. 성경은 그들 삶의 원천이었으며, 그들에게 마르지 않는 샘물과도 같았다. 중세의 수도생활에서도 성경은 중요했다. 마지막 교부라 일컬어지는 클레르보의 성 베르나르두스(St. Bernardus Clairvaux, 1090~1153)는 수도자들은 무엇보다도 먼저 성경 독서와 성경 묵상으로부터 풍부한 영적 가르침을 얻어야 함을 강조하였다. 그러나 인쇄술의 발달로 수많은 영성 서적들이 쏟아져 나오게 되었고, 오늘날 수많은 영성가들이 다양한 영성 서적들을 추천함에 따라 불행하게도 렉시오 디비나 시간에 사람들은 성경이 아닌 덜 영성적인 서적들을 읽게 되었다. 오늘날 우리는 렉시오 디비나를 위해 너무나 많은 자료를 갖고 있어 오히려 성경을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성경은 결코 다양한 묵상 자료 중의 일부분이 되어서는 안 된다. 성경은 바로 하느님의 말씀 자체로서 시대를 초월해서 모든 그리스도인 삶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 비록 시간이 지나면서 렉시오 디비나의 자료로 성경 외에 다른 많은 영성 서적들이 포함되기는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렉시오 디비나의 일차적인 자료는 언제나 성경 그 자체였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만약 우리가 고대 그리스도인들이나 수도 전통에서 그토록 강조되었던 성경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렉시오 디비나를 충실히 수행하였더라면 아마도 우리의 영성생활은 지금보다 더 충만한 열매를 맺었을 것이라 생각된다. 현대에 여러 성경 묵상서들을 통해 우리에게 친근한 마르티니 추기경 역시 성경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진실한 현존임을 강조하였다. 성경을 읽고 묵상하지 않으면 그리스도를 알 수 없고 그분을 느낄 수도 없다는 말이다. 이러한 상태에서는 결코 우리의 내적인 삶은 힘을 얻지 못하고, 우리의 수많은 봉사나 활동도 참된 열매를 기대할 수 없다. 더욱이 요즈음 크게 기승을 부리고 있는 다양한 형태의 유사영성운동들에 쉽게 현혹될 수도 있다. 하느님 안에 뿌리내리는 가장 안전한 수단인 성경 말씀에 대한 렉시오 디비나 수행은 우리를 새로운 차원으로 이끌어 갈 것이다. 성경이 개인으로든 공동체적으로든 읽힐 때, 그 말씀은 “지금, 여기(Hic et Nunc)”에서 우리 각자에게 새롭게 선포되고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그러므로 렉시오 디비나의 일차적 자료인 성경을 매일 읽고 묵상하는 말씀 수행은 분명 우리의 영성생활을 더욱 풍요롭게 해 줄 것이다.허성준 신부(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평화신문2019.09.17
![[수도전통에 따른 렉시오 디비나] (23)성경 독서와 마음의 순결](//cpbc.co.kr/CMS/newspaper/2020/01/rc/771059_1.1_titleImage_1.jpg)
[수도전통에 따른 렉시오 디비나] (23)성경 독서와 마음의 순결순수하고 고요한 마음은 필수 덕목 허성준 신부 성독 시간에 수도자들에게 참으로 요구되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무엇보다도 ‘마음의 순결’(puritas cordis)이었다. 순결한 마음만이 하느님의 말씀을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고 또한 그러한 말씀을 실천할 수 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행복하여라. 마음이 깨끗한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을 볼 것이다!”(마태 5,8)라고 말씀하셨다. 바오로 사도는 사랑하는 티모테오에게 “청춘의 욕망을 피하고, 깨끗한 마음으로 주님을 받들어 부르는 이들과 함께 의로움과 믿음과 사랑과 평화를 추구하십시오!”(2티모 2,22)라고 권고하였다. 순결한 마음만이 주님을 뵈올 수 있고, 하느님 역시 그 안에서 자신을 온전히 드러내신다. 특히 그분은 순수한 마음을 가진 모든 수도자를 렉시오 디비나 중에 더 깊은 기도로 인도하신다. 그러므로 하느님의 말씀을 온전히 듣고, 성령의 인도에 순종하기 위해서 제일 먼저 수도자들에게 요구되었던 것은 바로 마음의 순결이었다. 특별히 성 베네딕토 이전에 가장 영향력이 있었던 수도 교부들 가운데 한 사람인 요한 카시아누스에게 마음의 순결은 매우 중요한 덕목이었다. 그는 순수하지 않은 영혼은 결코 하느님 말씀에 대한 참된 영적인 지혜를 얻을 수 없다고 단정하였다. 그러므로 말씀으로부터 참된 영적인 지혜를 얻기 위해서는 마음의 순결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특별히 그는 「담화집」 제1권에서 수도승들의 최종 목표는 바로 하느님 나라이며 그리고 거기에 이르기 위한 일차적이고 직접적인 목표로서 마음의 순결을 언급하였다. 수도자들의 모든 영적인 수행들은 바로 이러한 마음의 순결을 향하고 있다. 마음의 순결 없이는 아무도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다. 카시아누스는 그의 스승인 에바그리우스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는데, 그가 말하는 마음의 순결은 에바그리우스가 이야기하는 ‘아파테이아’(apatheia)와 동일한 개념이다. 아파테이아란 온갖 욕정들로부터 정화된 영혼의 내적 평정 혹은 고요함의 상태를 말한다. 카시아누스는 그 당시 오리게네스 논쟁에 연루될 수 있는 오해의 소지 때문에, 스승의 아파테이아라는 용어를 피하고 성경에 나오는 마음의 순결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였다. 그러나 사실 두 용어는 동일한 의미이다. 그리스도교 수도승 전통 안에서 수도 생활의 직접적인 목표는 바로 아파테이아 혹은 마음의 순결이었다. 수행자가 이것을 얻게 될 때 비로소 그는 하느님과의 깊은 일치인 관상 생활로 넘어가게 된다. 그래서 수도승 전통 안에서 아파테이아나 마음의 순결은 매우 중요한 덕목이었다. 베네딕토 성인도 같은 맥락에서 언제나 수도자들이 마음의 순결을 유지해야 함을 강조하였는데, 특별히 사순절 동안에는 더욱더 그렇게 해야 한다고 보았다. 그는 수도자들이 이러한 순결한 마음으로 성경 독서와 성경 묵상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규칙서」 49,1-4 참조). 왜냐하면, 순수한 마음을 가진 자만이 성경을 올바로 읽을 수 있고 또한 성경의 깊은 의미를 깨달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마음의 순결은 성경을 읽는 데 있어서 어떤 부차적인 조건이 아니라 필요충분조건이며, 이것 없이는 성경 독서에서 참된 지혜를 얻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 하느님과의 깊은 일치로 나아갈 수 없다. 이런 면에서 성경을 읽기 전에 먼저 마음을 고요하게 그리고 순수하게 하는 지혜가 필요하다.허성준 신부(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평화신문2020.01.15

성당 못 가도 주님께는 가까이… 비대면 신앙생활로 영적 거리 좁히자 코로나 시대 슬기로운 신앙생활각 성당은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성당 내부 방역을 정기적으로 시행하고 있다.코로나19 확산으로 8월 23부터 전국적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2단계로 격상됐다. 실내 50인 이상, 실외 100인 이상 대면으로 모이는 행사가 금지됐고, 유흥주점과 300인 이상 대형학원은 문을 닫았다. 가톨릭교회도 사회적 거리 두기에 동참하며 일부 교구는 선제 대응으로 미사를 다시 중단했다. 대부분 교구에선 미사 이외의 소모임을 전면 금지하고 있다. 조심스럽게 재개됐던 공동체 신앙생활이 또다시 위축되는 모양새다.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되고 안정적으로 공급되기 전까지는 코로나19 확산 여부에 따라 사회적 거리 두기 강화와 완화가 반복적으로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미사 참여와 본당 소모임도 중단과 재개 반복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코로나19로 공동체 신앙생활이 들쭉날쭉해지면서, 개인 신앙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신앙 거리 두기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 슬기로운 신앙생활로 사회적 거리 두기 속에서도 예수님과의 거리는 한껏 좁혀보자. 방역 지침은 철저하게 준수 본당에선 공동체 미사에 참여한 신자들이 2m 이상 거리를 두고 미사를 봉헌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미사 횟수를 늘려 미사 참여자를 분산시키는 것도 한 방법이다. 발열 체크, 신자 확인도 꼼꼼하게 챙기고, 신자들이 손소독제 사용 후 성당에 입장하도록 한다. 미사가 끝나고 나면 성당 내부를 충분히 환기하는 것이 좋다. 미사 참여자는 코와 입을 온전히 가리도록 마스크를 써야 한다. 주례 사제와 해설자, 독서자도 예외 없이 마스크를 올바로 착용해야 한다. 요즘 같은 시기엔 다른 본당 미사에 참여하지 않는 것이 서로에 대한 예의다. 미사 때 사용한 주보는 성당에 두지 말고 각자 집으로 가져간다. 방송 미사 참여 미사가 중단된 교구 신자들에겐 방송 미사 참여가 최선의 대안이다. 방송 미사가 직접 참여하는 미사를 온전히 대체하는 건 아니지만, 신령성체(神領聖體)와 대송(代誦)을 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신령성체는 실제로 성체를 모시진 못하지만, 신령성체 기도를 바치며 마음으로 하는 영성체를 뜻한다. 대송은 주일이나 교회법이 정한 의무 축일에 미사에 참여할 수 없는 경우 대신 드리는 기도다. 묵주기도 5단 바치기, 주일 독서와 복음 말씀 읽기, 선행하기 중에서 한 가지를 실천하면 주일 미사에 빠졌다고 해도 고해성사를 받을 필요는 없다. 방송으로 참여하는 미사에선 독서와 복음 말씀이 봉독되기에 대송에 참여한 것이 된다. 기도 습관들이기 서울대교구 사목국이 최근 조사한 ‘코로나19와 신앙생활’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설문에 참여한 이들 가운데 14.7%는 ‘개인이 혼자 기도하고 묵상하는 방법을 알지 못해 답답하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절반가량(47.9%)은 ‘개인 및 가정에서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안내(가정 기도 방법 등)’가 필요하다고 했다. 신자들의 신앙생활이 미사 참여와 본당 단체 활동에 집중돼 있다 보니 혼자서 혹은 집에서 하는 기도와 묵상에 어색해 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기도도 습관이다. 꾸준히 해야 일상의 신앙으로 스며들 수 있다. 당장 묵주기도부터 시작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일어나자마자 ‘아침기도’ 자기 전에 ‘저녁기도’부터 바쳐보는 것을 권한다. 직장인이라면 자리에 앉아 컴퓨터를 켜면서 ‘일을 시작하며 바치는 기도’를 하며 하루를 시작하는 것도 좋다. ‘식사 전후 기도’를 빼먹지 않고, 문득 생각나는 이들을 위한 ‘화살 기도’도 틈틈이 바치면 생각보다 하루에 꽤 많은 기도를 하게 된다. ‘코로나19 사태 종식을 위한 기도’는 필수다. 소모임 대신 SNS 적극 활용 소모임이 금지됐지만, 레지오 마리애 회합, 반 모임, 성서 모임을 온라인으로 이어가는 신자들이 늘고 있다. 평소엔 문자 메시지나 카톡을 통해 안부를 묻고, 비대면 화상회의 프로그램으로 얼굴을 보며 소모임을 진행하는 것이다. 실제 모임과 같은 분위기는 아니지만, 팬데믹 시대에 신앙의 끈을 놓지 않도록 해주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와 함께 가톨릭 콘텐츠를 다룬 소셜 미디어 계정도 활발히 운영 중이다. 교구와 본당, 수도회마다 유튜브 채널을 만들어 온라인 미사를 실시간으로 방송하고, 주일학교 교리교육을 하고 있다. 평소 온라인 사목에 관심이 있던 사제들은 SNS로 신자들과 만나고 있다. ‘기도’ ‘가톨릭’ ‘성당’과 같은 키워드나 교구와 성당 이름으로 검색하면 성경 강의, 오늘의 강론은 물론 교리, 신앙과 관련된 다양한 영상을 접할 수 있다. 성경, 신앙 서적 읽기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졌다면 스마트폰을 잠시 내려놓고 책을 펼쳐보자. 이참에 성경 읽기에 도전해보는 것은 어떨까. 하루 한 장 성경 읽기, 오늘의 복음 말씀 읽기처럼 부담 없이 시작하기를 추천한다. 성경 말씀을 좀더 마음에 새기며 읽고 싶다면 필사도 좋은 방법이다. 성경을 읽으면서 교계 출판사에서 나온 성경 해설서를 곁들이면 금상첨화다. 이 밖에도 다양한 신앙 서적에도 손을 내밀어 보자. 영성, 기도, 교회사, 철학, 신학, 교리, 성경, 전례 등 평소 궁금했던 분야의 책을 골라 읽으면 교회를 보는 눈이 밝아질 것이다. 어떤 책부터 시작할지 망설여진다면, 교회와 교리의 기본을 알려주는 「YOUCAT」 시리즈가 좋다. 「준주성범」 「단테의 신곡」 「고백록」 등 가톨릭 고전이나 사제와 수도자들이 쓴 신앙 수필도 코로나19로 느슨해진 신앙을 다잡기엔 제격이다. 사랑과 나눔 실천하기 신앙생활은 미사에 참여하고, 기도하며, 성경을 읽는 것만으로 끝이 아니다. 하느님 말씀대로 사는 실천이 뒤따라야 한다. 특히 어려운 때일수록 나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돌보고 가진 것을 나눌 수 있어야 한다. 가톨릭교회는 ‘가난한 이와 소외된 이들을 우선적으로 선택’하며 복음을 살아왔다. 최후의 심판 때 주님께서 하느님 나라에 초대한 이들은 굶주린 이에게 먹을 것을 주고, 나그네를 따뜻하게 맞아들이고, 헐벗은 이에게 입을 것을 주며 감옥에 있는 이들을 찾아 준 의인이었다.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준 것이다’(마태 25,40)는 말씀을 잊어서는 안 된다. 박수정 기자 catherine@cpbc.co.kr cpbc2020.09.02

권일신, 기도와 묵상에만 전념하면서 절에서 8일을 지내다[정민 교수의 한국 교회사 숨은 이야기] 13. 조선 천주교회 최초의 8일 피정 「성경광익」 표지와 「성경광익」 앞쪽에 수록된 ‘피정근본’ . 권일신이 용문산 절에서 가진 최초의 피정 1785년 3월 명례방의 집회가 추조에 적발되면서 천주교 신앙 집단의 존재가 수면 위로 처음 드러났다. 형조판서 김화진(金華鎭, 1728~1803)은 뜻밖에도 문제를 키우지 않고 중인(中人)인 김범우(金範禹, ?~1786) 한 사람만 처벌한 뒤 서둘러 사태를 봉합했다. 관련자들이 모두 쟁쟁한 집안의 후예들이어서, 자칫 큰 파란으로 번질 우려가 있었다. 이 와중에 리더였던 이벽이 그해 초가을에 전염병으로 갑작스레 세상을 떴다. 조선인으로서 처음으로 북경에서 세례를 받았던 이승훈은 배교를 공언하고 「벽이문(闢異文)」까지 공표하며 이탈을 선언한 상태였다. 정약용 형제 또한 아버지의 밀착 감시 아래 옴짝달싹하지 못하는 형편이었다. 최고의 이론가 이벽의 죽음 이후, 교회의 중심 그룹이 주춤하는 사이, 피치 못하게 천주교회의 새로운 리더 역할을 맡게 된 권일신(權日身, 프란치스코 하베리오, 1751~1791)은 조동섬(趙東暹, 유스티노, 1739~1830)과 함께 피정을 결심하게 된다. 관련 내용이 달레의 「조선천주교회사」에 나온다. 이 설명의 근거는 말할 것도 없이 다산의 「조선복음전래사」였을 것이다. 책에 따르면, 권일신은 활발한 전교 활동의 와중에 피정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되었던 듯하다. 서학서를 펴놓고 함께 공부하던 사람들이 뿔뿔이 흩어진 상황에서 교회의 새로운 구심점으로 지도력을 발휘하려면 더 굳건한 영성의 확립과 교리 이론의 장악이 절실했을 것이다. 권일신은 자신의 신심과 교리 지식이 이벽에 결코 미칠 수 없음을 잘 알고 있었다. 달레는 이때 일을 이렇게 썼다. “그는 규칙적인 피정(避靜)을 할 결심을 하고, 자기의 계획을 더 쉽게 실천하기 위하여 용문산에 있는 어떤 적막한 절로 들어갔다. 친구 중에서는 오직 한 사람, 조동섬만이 그를 따라갔다. 절에 도착한 그들은 피정 동안 서로 한마디도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그들은 주님과 그 성인들을 본받고자 하는 바람으로 머리에 떠오르는 신심 수업, 즉 기도와 묵상에만 전념하면서 절에서 8일을 지냈다.”이때 권일신이 찾아갔다는 용문산의 적막한 절은 어디였을까? 권일신의 집이 있던 감호(鑑湖)를 기준으로 볼 때 지금의 양평읍 쪽에서 남한강을 건너 용문산 중턱에 숨은 절 사나사(舍那寺)였을 가능성이 가장 높아 보인다. 널리 알려진 용문사는 반대쪽으로 접근해야 한다.시끄러운 곳을 피해 고요히 수행하다피정(避靜, retreat, recessus spiritualis)은 말 그대로 고요한 곳으로 피해 들어가는 것이다. 시끄러운 곳을 피해서 고요함을 취한다는 뜻의 피뇨취정(避鬧取?), 또는 피속추정(避俗追靜) 즉 속세를 피해 고요함을 추구한다는 말에서 나왔다. 예수께서 40일간 광야에서 단식하신 일을 본떠 시작된 것이, 16세기 성 이냐시오 로욜라(St. Ignatius of Loyola)가 자신의 저서 「영신수련(靈身修鍊, Exercitia Spiritualia)」을 통해 실제적인 피정 방법을 제시하면서 오늘날까지 천주교회에서 보편적인 신심 수련의 방법으로 자리 잡았다. 그렇다면 권일신이 8일간의 피정에 들어가면서 근거로 삼은 서학서는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성경광익(聖經廣益)」과 「성년광익(聖年廣益)」 두 책이었음에 틀림없다. 8일이란 피정 기간도 「성경광익」에 규정된 것이고, 이 책에는 8일간 매일매일의 시간표와 묵상 제목까지 제시되어 있다. 또 묵상의 구체적 내용은 「성년광익」에 실려 있다.이 두 책은 모두 프랑스 출신의 예수회 선교사 마이야(J.F.M.A. de Moyriac de Mailla, 馮秉正, 1669~1748)의 저술이다. 그는 중국어와 만주어에 능통하고 중국 문화에 대한 해박한 식견을 지닌 인물로, 두 책 외에도 「성세추요(盛世芻?)」와 같은 교리서와 신심서를 펴냈다. 「성경광익」은 「성경」의 중국어 완역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성경직해(聖經直解)」를 확장하여 매주 미사에 맞춰 성경 본문과 이에 대한 묵상, 그리고 기도문을 제시한 책이고, 「성년광익」은 날짜별로 정리한 가톨릭 성인전과 묵상자료집이다. 「성년광익」의 머리말은 이렇게 시작된다. “이제까지 성인이 되는 바탕은 묵상에서 말미암은 것이 대부분이다. 고금의 여러 성인이 서로 전해온 것을 두루 소급해보더라도 이 한 가지 길을 버리고서 능히 큰 덕과 기이한 공을 이룬 경우는 거의 없다.(從來作聖之基, 多由於默想. 歷溯古今聖聖相傳, 鮮有舍此一途, 能使大德奇功.)” 두 사람이 피정이 진행된 8일 동안 묵언 수행을 다짐한 것은 이 첫 문장 때문이었다. 권일신은 장차 조선천주교회에서 대덕기공(大德奇功)을 세워 기사귀정(棄邪歸正), 즉 삿됨을 버리고 바름으로 돌아가겠다는 굳은 결심을 했다. 이어지는 글에서는 “마땅히 한 번에 8일을 기준으로 삼아 거행해야 한다”고 한 것을 권일신이 그대로 따라 했다. 또 「팔일총강(八日總綱)」에는 “8일 중에 날마다 3차례 묵상하고, 매번 1시간을 쓴다.”면서 그 자세한 수행의 방법을 설명했다. 날마다 묵상하는 제목의 차례는 반드시 「성경광익」과 「성년광익」 두 책에 제시된 제목을 순서대로 진행하되, 순서를 건너뛰거나 다른 날 할 것을 미리 앞당겨 해서도 안 된다고 적었다. 이 과정 중에는 속무(俗務)를 완전히 손에서 떼어냄으로써 다른 생각으로 분심이 들지 않게 해야만 한다고도 했다. 앞쪽에 실린 「8일 내 묵상간서제목(默想看書題目)」을 보면 첫날의 묵상 주제는 ‘잠시 살다 가는 인생을 잘 쓰자(善用暫生)’와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말자(小心時候)’, 그리고 ‘영혼을 잘 보살피자(小心靈魂)’이다. 이것을 세 차례에 걸쳐 1시간씩 묵상한다. 제목 아래 ‘「성년광익(聖年廣益)」 1편 14일’과 같이 함께 읽을 대목이 지정되어 있다. 이를 이어 성 바오로 전기와 성 안토니오의 전기를 읽고 묵상한다. 그리고 다시 ‘경기(輕己)’, ‘중령(重靈)’, ‘진심(盡心)’의 세 화두를 들고 스스로를 돌아보며 기도한다. 역시 매 항목마다 두 책에서 엮어 읽을 대목을 지정해 두었다. 하루의 일정은 새벽 5시부터 시작해서 저녁 8시까지 시간표에 의해 진행되었다. 대단히 빡빡한 강행군이었다. 8일간 두 사람은 두 책을 옆에 두고 서로 한마디 말도 나누지 않은 채 피정의 일정을 소화했다. 명례방 집회와 「성경광익」이렇게 볼 때, 당시 권일신과 조동섬은 그냥 단순히 “조용한 사찰로 가서 기도와 묵상 등으로 신앙을 실천”한 것이 아니었다. 본격적인 각오와 다짐 아래 교회 지도자로서 부족한 자질을 채우고, 신심을 고양시켜 천주 대전에 부끄러움이 없는 신앙인으로 거듭나기 위한 비장한 각오로, 정해진 규정에 따라 「성경광익」과 「성년광익」 두 질의 책을 펼쳐가며 8일 피정을 진행했던 것이다. 이것은 조선 천주교회에서 최초로 진행된 본격 피정이었다. 이 사실은 여러 문제를 환기시킨다. 먼저 1785년 명례방 집회 당시 이벽이 둘러앉은 사람들에게 강론했고, 함께 있던 사람들의 손에 들려있던 책이 다름 아닌 「성경광익」이었고, 당시 이들이 이 책과 함께 「성년광익」도 열심히 읽었음을 확인시켜준다. 「성경광익」은 앞쪽의 피정에 대한 설명 이후로는 매주 미사에서 읽을 성경 한 대목과 이를 이어 ‘의행지덕(宜行之德)’이라 하여 마땅히 행해야 할 한 가지 덕목에 대한 묵상 주제를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끝에 실은 ‘당무지구(當務之求)’는 그 아래에 기도의 제목을 적고, 기도문을 제시하고 있다. 이에 비해 「성년광익」은 앞쪽에 1년 365일에 따라 주제문에 해당하는 「경언(警言)」을 제시한 뒤, 날마다 한 분의 성인전을 소개하고, 그를 통해 배우는 ‘의행지덕(宜行之德)’과 기도문인 ‘당무지구(當務之求)’를 수록했다. 당시 명례방 검거 당시의 모임은 단순한 교리 연구 모임이 아니었다. 이벽이 주일 미사를 집전하면서, 해당 주일의 성경을 읽고, 이에 대해 설명한 뒤, 의행지덕에 대해 강론하던 상황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당시 권일신은 이벽보다 연장자였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제자라 일컬으며 책을 옆에 끼고 모시고 앉아 있었다고 「벽위편」은 기록하고 있다. 그런 모임이 두어 달 되었다고 한 시점이었으므로, 권일신의 입장에서는 이벽에게 강론을 듣지 못한 나머지 부분에 대한 이해 부족을 절감하고 있었을 터였다. 달레는 「조선천주교회사」에서 이들의 피정을 소개한 뒤, “진정한 천주교 정신에 잘 맞는 이러한 실천은 그들 자신과 그들이 피정 후에 가르친 사람들에게 하느님의 풍성한 은총을 얻게 한 것이 확실하다”고 썼다. 그들은 영성이 충만해져서 산을 내려왔고, 8일간의 영적 기도로 얻은 은총으로 침체에 빠진 조선 교회에 새로운 생기와 활력을 불어넣었다. 정민 베르나르도(한양대 국문학 교수)cpbc2020.08.05
하느님의 종 133위 시복 예비심사 종료주교회의 시복시성주교특위, 34회기 마치고 시성성에 조서 제출 하느님의 종 이벽 요한 세례자와 동료 132위 시복 안건 예비심사가 25일 종료된다. 주교회의 시복시성주교특별위원회(위원장 유흥식 주교)는 25일 오후 3시 서울 중곡동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하느님의 종 이벽 요한 세례자와 동료 132위’ 시복 안건의 예비심사 법정 종료 회기를 개최한다. 본 안건의 예비심사 법정은 2017년 2월 22일 개정한 이래 지난 2월 26일까지 33회기가 열렸다. 이번 종료 회기로 한국 천주교회 안에서의 실질적인 시복 소송은 일단락된다. 모든 소송 기록 문서(조서)의 사본과 영어 번역본은 교황청 시성성에 심사를 위해 제출될 예정이다.이날 종료 회기에는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주교, 시복 안건 재판관 유흥식 주교, 마산교구장 배기현 주교, 재판관 대리 박동균 신부, 검찰관 최인각 신부, 청원인 김종강 신부, 각 교구 시복 추진 담당 사제, 역사 및 고문서 전문가, 문서 번역자와 감수자 등이 참석한다. 법정 직책자들이 소송 기록 문서와 종료 회기 문서를 모두 검토 확인하고, 성경에 손을 얹고 임무 수행과 비밀 엄수를 서약하고 서명한 뒤, 재판관이 공증 문서의 진정성을 선언하고 종료 증서에 서명하는 것을 끝으로 시복 안건의 국내 예비심사를 마무리한다.한편, 시복 추진 대상자인 하느님의 종 133위는 조선 왕조 시기인 1785~1879년 사이 ‘신앙에 대한 증오’ 때문에 죽임을 당한 순교자들로, 기존의 103위 성인과 124위 복자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순교 사실이 새롭게 연구되고 관련 교구에서 현양되어 온 분들이다.133위에는 한국 교회 초기 지도자들인 이벽, 김범우, 권일신, 권철신, 이승훈, 이존창, 황사영 등이 포함돼 있다. 또한, 신앙 고백에 대한 기록 미비와 배교 논란 등 여러 이유로 추진 대상에서 빠졌던 순교자들, 가정 박해로 인한 순교자들, 1866년 병인박해 때 ‘선참후계령’(先斬後啓令: 먼저 처형한 뒤 나중에 보고하라는 지시)으로 지방 관아에서 비밀리에 처형당하여 기록 부족으로 시복 추진이 미루어져 왔던 순교자들이 포함되어 있다. 리길재 기자 teotokos@cpbc.co.kr 평화신문2021.03.24
[담화] 2021년 제37회 성서 주간 담화한국천주교주교회의 성서위원회 위원장 신호철 비오 주교평화가 너희와 함께!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보낸다.(요한 20,21) 예수님께서는 공생활 중에 “나는 너희에게 평화를 남기고 간다. 내 평화를 너희에게 준다. 내가 주는 평화는 세상이 주는 평화와 같지 않다.”(요한 14,27)라는 평화의 약속을 하셨습니다. 그리고 돌아가시고 부활하신 뒤 제자들에게 세 차례에 걸쳐 “평화가 너희와 함께!”(요한 20,19.21.26)라고 평화의 인사를 건네시고, 성령의 숨을 불어넣어 주십니다(요한 20,22-23 참조).평화는 정의와 함께 성경에서 하느님 나라를 표현하는 가장 대표적인 개념입니다. 평화는 하느님의 창조의 뜻이 모든 존재에게 온전히 회복되고 보존되는 것입니다. 하느님은 당신을 닮게 인간을 창조하셨고, 그래서 인간이 하느님 안에서 하느님처럼 살기를 원하셨습니다. 아담과 하와는 에덴동산에서 부족함 없이 살았고, 알몸이면서도 부끄러워하지 않았습니다. 똑같이 하느님으로부터 창조된 아담과 하와가 자신의 모든 것을 드러내고도 자유로울 수 있는 이 관계가 평화입니다. 민족, 재산, 명예, 직위 등 그 어떤 조건에서도 모든 이가 하느님을 닮은 동등한 형제로 서로 존중하고, 서로를 대하는 태도에서 차별과 폭력과 같은 부끄러움이 없는 세상에서 인간은 진정한 평화를 누릴 수 있습니다.그러나 아담과 하와가 에덴동산에서 누리던 평화가 파괴되었습니다. 서로의 알몸을 보여 주기가 부끄러워 몸을 가리고, 하느님에게서도 숨습니다. 그 이유는 하느님께서 먹지 말라고 하신 선과 악을 알게 하는 나무 열매를 따 먹었기 때문입니다. “그것을 먹는 날, 너희 눈이 열려 하느님처럼 되어서 선과 악을 알게”(창세 3,5) 되리라는 뱀의 유혹은 스스로 모든 것을 지배하여 하느님 역할을 하려는 유혹입니다. 곧 힘을 소유하고 싶고, 그 힘을 바탕으로 다른 이들과 구별되어 우위에 서고 싶은 유혹입니다. 이것이 모든 죄악의 뿌리입니다.그렇지만 부활하신 예수님의 숨에는 죽음을 이긴 힘이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힘을 제자들에게 불어넣으시어 본래 하느님께서 원하셨던 인간의 모습을 회복시켜 주셨습니다. 이렇게 세상을 창조하신 하느님의 아드님께서 사람이 되시어 당신 자신을 십자가상 속죄 제물로 바치심으로써 먼저 하느님과 인간을 화해시키시고 평화를 이루셨습니다. 그리고 하느님과 아들이 하나인 것처럼 사람들도 하나가 되게 해 달라고 기도하시고, 우리 모두 하느님을 아버지로 하는 자녀들임을 일깨우시며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라고 기도하라고 가르치셨습니다. 이 주님의 기도 안에 사람들 사이의 일치와 평화가 있습니다. 그래서 바오로 사도는 ‘그리스도 우리의 평화’라고 힘주어 말하며, 주님께서 당신 몸으로 사람들 사이의 장벽을 허무셨다고 선언합니다(에페 2,14 참조).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의 세계적 유행이 시작된 지 이제 2년 가까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그동안 많은 고통을 겪으면서, 감염병에 대처하는 세상의 여러 모습을 보았습니다. 우리는 그동안 성숙되지 않은 자유의 주장과 힘 있는 이들이 백신을 먼저 독점하려는 움직임도 충분히 보았습니다. 이는 전통적인 그리스도교 국가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여전히 선진국으로 자부하는 나라 안에서 인종 차별의 행위들이 자행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우리는 이제 함께 사는 사회, 그리고 그러한 지구촌을 만들어 가지 않으면 안 된다는 성찰도 하였습니다. 코로나 사태가 어느 정도 진정되고 나면 단순히 이전 사회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돌보며 함께 가는 세상을 만들어 가야 한다는 의식도 생겼습니다. 이러한 깨우침과 의식들이 차별을 없애고 서로의 간격을 좁히면서 주님께서 원하시고 이끌어 주시는 평화를 실현하는 계기가 되도록 노력합시다. 당장 우리 주변에 관심과 위로와 도움이 필요한 형제들을 살피는 일부터 시작할 수 있습니다.주님께서 원하시는 참된 평화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사람과 다른 피조물 사이에도 이루어져야 합니다. 한처음에 하느님께서 세상을 창조하실 때 맨 마지막에 당신을 닮은 인간을 창조하시며, 지금까지 창조하신 모든 것을 지배하고 다스리라고 하셨습니다. 여기에서 지배하고 다스리라는 말씀은 양을 돌보는 목자의 행위를 가리킵니다. 바오로 사도는 하느님의 자녀들이 나타나 피조물도 멸망의 종살이에서 해방되고, 하느님의 자녀들이 누리는 자유의 영광을 누리기를 기다리고 있다는 신비한 예언을 합니다(로마 8,19-21 참조). 주님께서 우리를 구원하셨듯이, 사람은 대자연을 포함한 모든 피조물을 구원할 사명의 말씀을 받았습니다.착한 목자의 모습은, 우리가 전례에서도 자주 노래하는 시편 23편과 “나는 착한 목자다. 착한 목자는 양들을 위하여 자기 목숨을 내놓는다.”(요한 10,11)라는 예수님의 말씀으로 충분히 알아들을 수 있습니다. 돈벌이를 위한 마구잡이 사냥으로 사라져 가는 동물들, 특히 생태계의 파괴는 우리 인간이 피조물에 대한 착한 목자로서 그 의무를 얼마나 무시하고 살아왔는지 똑똑히 보여 줍니다. 그리고 이제 우리가 그 파괴의 대가를 받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단지 우리가 잘 살기 위해 동식물과 대자연을 돌보아야 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에게 착한 목자 주님이 필요하다면, 우리는 모든 피조물이 생명을 온전히 누리는 데에 필요한 존재가 되어야 합니다. 이것이 하느님의 뜻입니다. 생태계 회복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급박한 과제임을 우리 모두 잘 알고 있고, 전 세계적으로 이를 위한 공동의 정책들을 찾아 시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도 우리 주변에서 충분히 실천되고 있지 않습니다. 신자 한 사람 한 사람 그리고 모든 가정에서는 물론 본당 공동체와 교회 전체에서 긴급히 실천해야 합니다.그리스도교 신자는 ‘우리의 평화이신 그리스도’를 따르는 평화의 사도입니다. 예수님께서 아버지로부터 파견되신 것처럼, 우리는 예수님으로부터 이 세상에 평화의 사도로 파견되었습니다. 평화는 모든 존재가 창조된 본래의 모습을 회복하고 서로 간의 올바른 관계를 회복하는 것, 곧 하느님의 창조 질서가 우리 가운데 실현되는 것을 말합니다. 우리는 본래 하느님의 모습으로 창조되었고, 예수님을 통하여 또다시 그 모습을 회복한 사람들입니다. 우리 가운데 어느 누구도 하찮게 여겨지는 사람 없이 모두 존중받아야 합니다. 그리고 다른 피조물들과 생태계도 이 세상에서 하느님의 대리자인 우리 인간을 통하여 존중받아야 합니다. 이웃을 향하여, 그리고 대자연을 향하여 우리의 이 거룩한 임무를 다하며 기쁘게 살아갑시다. 지금이 실천할 때입니다. 2021년 11월 21일한국천주교주교회의 성서위원회위원장 신호철 비오 주교cpbc2021.11.17

대전교구 논산부창동본당 100주년 기념 미사 봉헌교구장 유흥식 대주교 주례 부창동본당 6번째 사제로서 공동체에 특별 강복장 수여 성당 100주년 기념비도 설치 유흥식 대주교와 부창동본당 관계자들이 부창동성당 100주년 기념비를 제막하고 있다. 대전교구 논산부창동본당(주임 곽명호 신부)은 10일 본당 대성전에서 교구장 유흥식 대주교 주례로 100주년 기념 미사를 봉헌했다.공동체는 미사 중에 묵주기도 108만 6700단과 자기 성구 갖기와 본당 100년사를 봉헌하고 ‘함께한 100년’의 복음화 발자취를 되새기며 새로운 100년을 향한 거울로 삼았다. 미사에는 역대 주임신부와 본당 출신 사제 등 20여 명을 비롯해 수도자, 평신도 등 440여 명이 함께했다.이어진 기념식에선 배정도(요한) 12대 사목회장 등 역대 사목회장 8명과 송부선(스테파니아) 스테파노장학회 이사장에게 감사패가 전달됐다. 본당 출신 정재돈(공주신관동본당 주임) 신부, 황명선(토비아) 논산시장, 유 대주교의 축사도 이어졌다. 또한, 본당 출신 사제 10명 중 6번째인 유 대주교는 100주년을 맞는 본당 공동체에 특별 강복장을 수여했다. 본당은 대주교 승품과 함께 교황청 성직자성 장관에 임명된 유 대주교를 위해 미사ㆍ영성체 4082회와 주교를 위한 기도 1만 1200회, 묵주기도 7만 2769단, 화살기도 11만 3161회, 성체조배 1410회 등 영적 예물과 함께 물적 예물을 증정했다. 기쁜 100주년을 맞았지만, 코로나19가 2년째 이어지면서 논산부창동본당은 비대면으로 내실을 기하면서 100주년을 준비해야 했다. 우선 교구 내포교회사연구소(소장 김성태 신부)와 협력해 본당 100년의 역사를 사진과 함께 발간했고, 논산 지역 학술 세미나를 통해 지역사회 안에서 본당의 역사를 조명했다. 본당 구성원들이 각자 자신의 집에서 성경을 읽고 자신이 평생 살아야 할 성구를 정하도록 했고, 본당에선 그 구절을 100주년 기념 성물로 제작해 신자들에게 선물했다. 냉담 교우 회두 운동과 함께 본당의 일치와 선교를 지향하며 묵주기도 봉헌운동을 펼쳤고, 100주년 기념비와 옛 성당 터 표지석도 설치했다. 이뿐 아니라 매달 지역 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15가구를 대상으로 반찬 나눔과 함께 물적 나눔을 실천해 왔다. 매달 셋째 주일에는 ‘행복마을’ 장터를 마련해 이주민들에게 의료 봉사와 함께 사랑 나눔을 실천했다. 곽명호 주임 신부는 기념식에서 “논산부창동본당에서 시작된 유흥식 대주교님 성소의 길이 대주교 승품과 함께 교황청 성직자성 장관으로 임명된 것은 큰 영광이고, 우리 본당도 자부심이 됐다”면서 “대주교님께서 십자가를 지시고 달릴 길을 다 달리시도록 전 본당 공동체와 함께 열심히 기도드리겠다”고 약속했다. 곽 신부는 “루르드 성모님께 봉헌된 우리 논산부창동성당 100년의 역사를 되돌아보면 무엇 하나 감사하지 않은 것이 없고 은총 아닌 것이 없다”며 “반석 위에 지어진 당신의 집이 새로운 100년을 향해 나아가게 됐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유 대주교도 강론에서 “개인적으로 논산부창동본당의 아들로, 또 교구장으로 100주년을 맞는 논산부창동본당 전 공동체에 축하 인사와 함께 수고 많으셨다는 인사를 드린다”며 “지난 100년의 은총에 감사드리면서 다가올 100년을 위해서도 성부와 성자, 성령과 함께 나아가는 은총의 삶, 특별히 올해가 김대건 신부님 탄생 200주년 희년이니까, 믿음과 삶이 똑같은 장한 신앙의 선조들을 닮을 것을 다짐하자”고 당부했다. 논산부창동본당은 1921년 6월 대구대목구 화산(현 나바위)본당에서 분할돼 논산 지역에선 첫 번째, 대전교구에선 여덟 번째로 설립됐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cpbc.co.kr cpbc2021.06.22

미국 변호사 김윤주씨, 부업은 봉사 “뿌듯함과 은총 느껴요” [허영엽 신부가 만난 사람들] (5) 변호사 김윤주(마리아) 김윤주 변호사는 요행을 바라지 않고 성실하게 노력하면 주님께서 그 결과를 누릴 수 있게 해 주시리라 믿는다고 말한다. 김 변호사가 미국 출장 중 뉴욕 타임스퀘어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우리 사회 곳곳에 자신의 탈렌트를 이웃을 위해 사용하는 가톨릭 젊은이들이 많다. 그들의 존재는 우리 사회를 더 빛나게 하고 내일을 더 행복하게 만들 것이다.김윤주 마리아(44, 서울 방배동본당)는 주일 새벽 미사를 다녀와 인터넷을 뒤져 무작위로 요양원에 전화를 건다. “오늘 할아버지 할머니들을 위해서 봉사를 하고 싶은데 혹시 가능한가요?” 보통 주일에는 봉사자들이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기 위해 잘 나오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운이 좋으면 지금 당장 와도 된다는 기별을 받는다. 그러면 그녀는 종일 요양원에 가서 이불을 빨고 청소를 하거나, 할머니 할아버지의 손톱 발톱을 깎아드린다. 물론 요즘은 코로나19로 봉사도 마음대로 할 수 없어 아쉽다. 그녀는 휴가 때도 갑자기 짐을 싸서 훌쩍 여행을 떠난다. 사람들의 손이 잘 닿지 않는 오지로도 여행을 즐긴다. 그녀의 삶을 얼핏 보면 자유인 같지만 일 분 일 초도 허투루 쓰지 않는다. 그녀를 처음 본 것은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님 방문 때 외국어 봉사팀에서였다. 그녀는 약 150여 명의 통역 봉사단을 관리하는 부회장으로 녹록지 않은 일을 한 치의 오차 없이 당차게 해냈다. 그녀는 현재 CJ 주식회사 법무컴플라이언스팀에서 근무하는 미국 변호사이다. ▶학창 시절엔 어떤 학생이었나요?아주 평범한 학생이었어요. 외가가 천주교 집안이라 유아세례를 받았는데 초ㆍ중ㆍ고등학교 때도 주일학교를 빠지지 않고 열심히 다녔어요.(웃음) ▶어릴 적 꿈도 변호사였나요? 아니에요. 본래 저는 라디오 방송국 프로듀서가 되고 싶었어요.(웃음) 라디오와 음악도 좋아하고 자유롭게 방송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 같아 좋았어요. 창조적인 작업을 좋아하거든요. 제가 학교 다닐 때는 요즘처럼 미디어가 아주 발달하지 않아 방송 제작자가 되는 방송사 공채 시험은 어려워서 언론 고시라고 불렀죠. 대학 내에서 공중파 방송국이 운영하는 방송 아카데미에 들어가 라디오 제작반 조교도 했어요. 그런데 아주 우연하게 미국 유학을 떠나게 되었죠. 사람의 일은 정말 한 치 앞을 모르는 것 같아요. ▶변호사가 된 특별한 동기가 있나요? 사실 아버지께서 변호사에 대한 도전을 저에게 권고하셨는데 저도 흥미가 생겼어요. 한국에서 서강대학교 영문학과를 나왔지만 사실 미국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는 상태였어요. 어떻게 보면 무작정 유학을 떠났던 거죠. 물론 어릴 적부터 영어는 관심이 많았어요. 그러나 미국에서 변호사가 될 정도로 잘했다고는 생각한 적이 없었어요. ▶외국어로 공부하는 것이 쉬운 것이 아닌데 로스쿨 교육은 어땠나요?미국에서 로스쿨 입학시험부터 보고 로스쿨 정규 과정을 밟으면서 변호사 시험을 보았어요. 외국에서 살아본 경험도 없는 제게는 엄청난 도전이었죠. 수업준비를 하느라 3년 내내 도서관에서 적어도 하루에 7~8시간 이상 보냈던 것 같아요. 여행은 꿈도 못 꾸고 공부한 기억밖에는 없어요.(웃음) 마지막 변호사 시험을 앞두고는 3개월 정도는 하루에 12시간 이상 공부했던 것 같아요. 점심시간도 아까워서 바나나만 먹으면서 공부했던 기억이 있어요.(웃음) 그래도 간신히 합격해서 너무 기뻤어요.▶이야기 들어보면 저 같은 경우는 꿈도 못 꾸겠어요. 미국 변호사를 준비하는 분들에게 조언해준다면?저는 제 경비로 미국 로스쿨 공부를 했어요. 그런데 정부나 기업에서도 국비 혹은 회사 비용으로 유학 보내주기도 하고 한국 내에서도 미국 학교와 연계하여 미국 법학 관련 학위로 인정받을 수 있는 과정이 있다고 해요. 유학이 여의치 않더라도, 다른 많은 길이 있으니 관심이 있다면 잘 알아보시면 좋겠어요. ▶미국에서 변호사로 어떤 일을 하셨나요?법정에 출석하는 송무(소송업무) 변호사 일을 제일 먼저 했어요. 졸업하자마자 LA에 있는 작은 법률사무소에 취업했어요. 매일 아침 법원에 가서 기일(Hearing) 참석하고 돌아와서 서면(pleading paper)을 쓰고, 법률 조사하고, 상대방 변호사와 협상하는 등 재판 준비를 했어요. 상당히 스트레스받는 일이었지만 한국에서 나고 자란 제가 미국 법정에서 영어로 남들을 변호하는 일을 하다니 스스로 신기하게 생각하기도 했죠.▶자주 봉사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봉사하면 표현할 수 없는 뿌듯함을 느껴요. 이 뿌듯한 감정을 은총이라고 생각해요. 얼마 전 허영엽 신부님이 강의 때 출석체크나 체온 점검 등을 봉사로 시키셨어요. 저는 어떤 봉사든 상관없어요. 나를 필요로 한다면 크든 작든 모든 봉사가 나를 즐겁게 만들어줘요. ▶특별한 체험이나 보람 있었던 경험이 있으면 소개해 주세요. 변호사 업무가 스트레스도 크지만 보람도 있어요. 특히 회사에서 오랫동안 골머리를 앓던 해외 소송에서 30년 치 연봉에 해당하는 금전을 되찾았을 때 정의가 살아있는 것 같아 무척 기뻤어요.(웃음) ▶진로를 고민하는 젊은 인생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조언이 있나요? 제가 조언을 할 사람은 못되어요.(웃음) 길을 먼저 간 사람으로 말을 하자면 우리는 삶의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계획도 세우고, 실행하고 노력하죠. 좋은 미래를 위해서 어렵고 피하고 싶은 것도 감수하기도 해요. 그런데 최선을 다했는데도 계획대로 이루지 않은 경우가 많지요. 제가 짧은 인생을 살면서 분명하게 알게 된 것이 있어요.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위해 계획하고 계신다는 것이죠. 그래서 하느님이 세우신 계획이 무엇인지 알아내고 받아들이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특히 하느님의 계획에는 우리가 상상조차 하지 못한 깜짝 놀랄 기회를 포함할 때가 많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내 계획이 잘 이루어지지 않아서 좌절하고 미래가 불안할 때 주님을 믿고 기다리며 기도를 많이 하려고 해요. 그러면 정말 길을 열어주세요.▶앞으로의 꿈은 무엇인가요? 어떤 김윤주 마리아가 되고 싶은지?기회가 된다면 자립준비청년(보호종료아동·청년)과 만나 언니, 이모 같은 멘토가 되어 삶의 방법 같은 것도 공유하고 싶어요. 저도 그 친구들에게 정서적 위안을 받을 것 같아요.▶가장 즐겨 하는 기도는 무엇인가요? 물론 화살기도죠. 특별히 형식도 없고 그때그때 하느님과 대화할 수 있으니까요. 저는 하느님과 자주 대화하고 싶어요. 화살기도 다음으로 많이 하는 기도는 묵주기도예요. 청원의 간절함 뿐만 아니라 매 신비마다 예수님의 일생을 묵상할 수 있어서 좋아해요. 제가 바라는 것이 항상 제가 원하는 방식으로 실현되는 것은 아니지만, 하느님께서 제가 상상도 못 하는 방식으로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 주신다는 것을 믿거든요. 그리고 자주 하지 못하는 어려운 기도는 시간전례(성무일도)인데 재미는 최고예요. 이 기도는 몇 년 전 트라피스트 수도원에 개인 피정가서 처음 알게 되었는데, 처음에는 아무것도 몰라서 우왕좌왕했고 수녀님들을 따라서 시간전례 책을 이쪽저쪽 들춰가면서 간신히 따라 했는데 너무 재미있었어요. 기도가 끝나면 시간전례 책을 들고 제 방으로 들어가 가톨릭 굿뉴스 앱을 참고해서 다음 시간전례를 준비해 가서 시간전례 시간에 따라 하곤 했어요.▶좋아하는 성경 구절이 있나요?“네 손으로 벌어들인 것을 네가 먹으리니 너는 행복하여라, 너는 복이 있어라.”(시편 128,2)전 앞날이 불확실하고 초조할 때 이 구절을 보고 힘을 내요. 요행을 바라지 않고 성실하게 노력하면 주님께서 이를 알아주시고 그 결과를 누릴 수 있게 해 주시리라 믿게 돼요.(웃음) 김윤주 마리아 변호사와 이야기를 나누며 목구멍으로 뜨거움이 자꾸 치밀어 오르고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은 왜일까요. 그녀와 같은 가톨릭 젊은이들이 있어 세상은 더 따듯하고 밝아질 것이라 희망해봅니다.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홍보위원회 부위원장) cpbc2021.12.21

“스스로 기쁨 간직하고 살며 복음 전하자” 성바오로수도회·성바오로딸수도회, 12~15일 제55차 홍보 주일 기념행사 서울대교구 홍보위원회 위원장 손희송 주교가 홍보주간 기념행사에서 바오로 서간 통독 릴레이에 참여하고 있다. “그리스도 예수님의 종으로서 사도로 부르심을 받고 하느님의 복음을 위하여 선택을 받은 바오로가 이 편지를 씁니다.” 14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바오로딸 혜화나무 2층 아지트. 손희송(서울대교구 홍보위원회 위원장) 주교가 로마서 1장 1절을 낭독한다. 이어 허명순(바오로딸 대표) 수녀와 심재영(성바오로수도회) 수사가 바오로 서간을 읽어 나간다. 성바오로수도회와 성바오로딸수도회가 제55차 홍보 주일을 맞아 마련한 바오로 서간 통독 릴레이 시간. 어린이와 수도자, 사제 등 90명이 15일까지 이틀 동안 1인 1장을 낭독하고 한 서간이 끝날 때마다 음악과 미술 등 다양한 방법으로 응송을 바쳤다. 통독 릴레이는 배우 정수영(그라시아)씨 가족, 가수 홍찬미(글로리아)씨 등이 함께했으며 유튜브 라이브로 생중계됐다. 이에 앞서 홍보주간 기념행사는 12일부터 15일까지 나흘간 진행됐다. 12일 첫날에는 혜화나무 지하 소극장에서 토크쇼 ‘온라인의 기회와 그 잠재적 위험’을 열고, 교황의 홍보 주일 담화문에서 언급된 웹 문화에 대한 그리스도교적 해석을 알아봤다. 이튿날에는 박동호(서울 이문동본당 주임) 신부가 홍보 주일 담화문을 해설하는 시간을 가졌다.혜화나무 매니저 김계선(에반젤리나) 수녀는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유행은 인류의 삶의 방식을 온통 바꾸어 놓았을 뿐만 아니라 얼굴을 마주하고 눈빛을 교환하며 커뮤니케이션하던 모든 방식이 온라인으로 바뀌었다”며 “온라인 강의, 온라인 독서모임, 온라인 쇼핑 등 온라인 대륙의 지형도는 점점 넓어지고 이보다 더 빠르게 인류의 삶 안으로 파고드는 온라인의 잠재적 위험을 체감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김 수녀는 “가장 큰 위험은 약한 이들에 대한 무관심, 고통받고 있는 이들에 대한 회피, 나만 괜찮으면 된다는 이기주의와 무책임한 태도”라고 지적했다. 마지막 날 15일에는 혜화나무 지하 소극장에서 옥현진(주교회의 사회홍보위원장) 주교 주례로 홍보 주일 기념 미사를 봉헌했다. 옥현진 주교는 미사 강론에서 “우리는 각자의 삶에서 오는 고단함을 어떻게 이겨내고 있고, 일상의 반복 속에서 삶의 기쁨은 어디서 오는 것이냐”면서 “삶의 힘겨움을 이겨내지 못하고 기쁨이 없다면 어떻게 복음을 전할 수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이어 옥 주교는 “신앙인으로서 우리는 나 자신이 아니라 주님에 관한 소식을 널리 알리는 게 우리의 사명”이라며 “복음을 선포하는 일은 입으로 전하고, 행동으로 증거해야 하기에 스스로 기쁨을 간직하고 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성바오로수도회와 성바오로딸수도회는 홍보주간 기념행사를 모두 유튜브로 생중계했다. 전 세계 바오로 가족은 2020년 11월 26일부터 올해 11월 26일까지 ‘성경의 해’를 보내고 있다.이지혜 기자 bonappetit@cpbc.co.kr cpbc2021.05.19

묵묵히 매일을 살아가는 아버지, 요셉 이야기‘성 요셉의 해’ 책으로 만나는 성 요셉 가톨릭교회는 12월 8일까지 요셉 성인의 삶과 영성을 기념하는 ‘성 요셉의 해’를 지낸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성 요셉의 해’를 선포하며, 성 요셉을 “주목받지 않으면서도 신중하고 드러나지 않게 매일을 살아가는 사람”이자 “구원 역사에서 필수불가결한 역할을 한 성인”이라고 설명했다. ‘노동하는 아버지’로 알려진 동정 마리아의 배필 ‘성 요셉’을 책으로 만나보자. 나자렛의 요셉 베르나르 마르틀레 지음 신치구 옮김 / 가톨릭출판사성 요셉은 예수의 양부로, 동정 성모 마리아의 남편으로 세계 교회와 한국 교회의 수호성인이지만 요셉은 구세사에서 ‘하느님의 구원사업의 조력자’로 등장(마태 1,24)한다. 노동자들의 수호자이며, 임종자들의 중재자이자, 수도자들의 신앙 공동체의 수호성인인 성 요셉은 성경에도 예수의 탄생기와 성장기에만 등장할 뿐 예수의 공생활이 시작된 후에는 보이지 않는다. 다윗의 후손이며, 다윗 가문을 예수에게 인계한 사람, 말씀이 사람이 되신 예수와 마리아의 동정을 입증하고 보호하는 역할밖에 하지 않는다. 베르나르 마르틀레 신부가 하느님에 대한 신뢰와 헌신의 사명으로, 예수를 잉태한 마리아를 받아들인 성 요셉의 삶과 신앙을 묵상한 책이다. △마리아의 남편 요셉 △요셉과 마리아 △아기와 아기 어머니를 데리고 △성 요셉과 교회 등 25개의 항으로 구성했다. 성 요셉의 사명은 침묵과 신뢰, 헌신으로 요약하고 있다. 옮긴 이 신치구(베르나르도)씨는 “(요셉은) 막중한 사명을 가지고 하느님의 구원 사업을 앞장서서 도왔으나 그는 ‘바른 사람’, ‘의로운 사람’, ‘겸손한 사람’으로서 언제나 겉으로 드러남이 없이 그늘에 가려 계시는 분이었다”고 밝혔다. 1991년 우리말로 번역돼 출간됐다. 성 요셉께 드리는 9일 기도 성바오로딸수도회 엮음“마리아의 남편 요셉은 의로운 사람이었다.”(마태 1,19) 첫 번째 9일 기도는 성경 말씀에 나타난 성 요셉의 행적을 바탕으로 인류의 구원을 위한 하느님의 손길을 묵상하며, 필요한 은혜를 청하도록 초대한다. 두 번째 9일 기도는 성 요셉의 생애에서 두드러진 덕목을 성인들의 말씀과 연결해 묵상하도록 이끈다. 마지막 묵상으로 ‘성 요셉은 누구이신가?’라는 물음으로 △하느님께 대한 신뢰 △하느님을 향한 거룩함 △세상을 구원하는 노동 △침묵과 숨은 생활 △임종하는 이들의 수호자 등 다섯 가지 주제로 성 요셉의 삶을 관조하도록 돕고 있다.성 요셉과 함께 기도하는 한 시간 다니엘 콘 지음 / 장말희 옮김 성바오로레오 13세부터 바오로 2세까지 근세기의 교황들은 요셉을 가장(家長)의 본보기로 선포했다. 요셉 성인의 삶을 묵상하며, 우리에게 알맞은 덕목과 영성을 찾기를 권한다. 성 요셉과 함께 바치는 시작 기도를 시작으로, 성 요셉의 영적 생애를 다뤘다. 예수님의 탄생 예고를 시작으로 베들레헴으로 가는 여정, 예수님의 탄생 등 성 요셉의 생애를 통해 오늘날 신자들에게 묵상할 거리를 던진다. 성 요셉의 생애 M.C. 바이즈 / 박필숙 옮김 / 크리스찬 바이즈 수녀가 성 가정의 가장으로서 요셉, 마리아의 배필로서의 요셉, 예수의 양부로서의 요셉을 소박하고 꾸밈없이 묘사한 책이다. 이지혜 기자 bonappetit@cpbc.co.kr 평화신문2021.01.05
![[신앙단상] 예수님의 멍에는 가벼운가?(유송자, 데레사, 국제 가톨릭 형제회)](//cpbc.co.kr/CMS/newspaper/2020/12/rc/793510_1.1_titleImage_1.jpg)
[신앙단상] 예수님의 멍에는 가벼운가?(유송자, 데레사, 국제 가톨릭 형제회) 성탄절을 맞이하여 기뻐하고 즐거워하다 보면 어느새 한 해가 저물어갑니다. 올해에도 우리 각자는 주님께서 주신 사랑과 평화, 기쁨과 안식이 있었고, 지고 온 멍에와 짐도 있었을 것이기에, 마지막 남은 며칠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집니다.저는 새해맞이 준비를 하면서 지나온 해를 되돌아보다가, 지난여름 피정 중에 지도신부님이 주신 마태오 복음 11장 28-30절을 떠올렸습니다. 그때 마태오 복음을 읽으면서 묵상했던 저의 멍에와 그리스도의 멍에에 대해서 성찰한 것을 이야기하고자 합니다.“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배워라. 그러면 너희가 안식을 얻을 것이다. 정녕 내 멍에는 편하고 내 짐은 가볍다.”(마태 11,28-30)저는 긴 세월 동안 수십 번 들어왔던 이 말씀 중에서 매번 듣고 싶고 좋아했던 구절,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리라” 만을 기억하며 살아왔습니다. 그래서 그다음 구절은 귀에 들리지도 않았고, 마음에 남아있지도 않았습니다. 그런데 묵상을 해보니, 주님께서 주시겠다는 안식을 얻기 위해서는, 먼저 온유하고 겸손하신 주님을 닮아야 한다는 말씀이 있었습니다.‘주님, 제가 어찌 감히 주님의 온유와 겸손을 배울 수 있겠습니까? 겸손과 온유보다는 오만과 불손으로 가득 찬 제가 감히 어떻게 주님의 멍에를 메고 배울 수 있겠습니까?’실망하는 마음으로 주님께 푸념하면서 다음 주제로 주신 이사야서 43장을 열고 묵상하다가, 갑자기 눈물이 앞을 가려서 성경책을 덮고 말았습니다.“이스라엘아, 너를 빚어 만드신 분,… 내가 너를 지명하여 불렀으니 너는 나의 것이다. 네가 물 한가운데를 지난다 해도 나 너와 함께 있고… 네가 불 한가운데를 걷는다 해도 너는 타지 않고, 불꽃이 너를 태우지 못하리라… 내가 너와 함께 있으니 두려워하지 마라.”(이사 43,1-7)마태오 복음 11장을 읽고 실망하는 저의 마음에 이 성경 말씀은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제가 주님의 멍에를 질 수 없다 해도, 주님께서는 저를 은총으로 도와주시고 저와 함께 계신다는 확신을 주셨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멍에와 십자가가 아무리 무겁고 힘들어도 하느님 사랑이 더욱 크심을 알게 되었습니다. 진실된 마음으로 주님의 멍에를 멜 때 그 멍에는 편하고 그 짐이 가벼울 것임을 깨닫는 순간이었습니다.하느님께서 인간을 구원하시려고 지극한 가난 속에서 겸손하게 태어나신 이 성탄절에 주님의 온유와 겸손을 배우며, 기쁘게 주님을 따를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cpbc2020.1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