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한 본당 수칙주교회의 사무처, 코로나19 집단 감염 예방을 위해 본당에서 지켜야 할 수칙 작성1. 미사 참석자 구분1) 다음 사항에 해당하는 경우는 감염병 확산의 우려가 있기에 미사에 참례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며, 주일 미사 참례의 의무에서 제외된다.⊙ 확진 여부와 관계없이 발열, 기침, 인후통, 숨 가쁨, 감기, 기관지염, 폐렴 같은 호흡기 증상과 설사, 근육통, 피로감 등의 코로나19 감염 증상이 있는 신자⊙ 최근 2주 이내에 해외여행력이 있는 신자⊙ 고령자(65세 이상), 임산부, 만성질환자 등과 같이 코로나19에 감염될 경우 건강에 위협을 받을 수 있는 신자⊙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 2) 주일 미사에 참석할 수 없는 경우, 집에서 방송 미사, 묵주기도, 성경 봉독(말씀 전례), 선행 등으로 미사 참례 의무를 대신한다[『한국 천주교 사목 지침서』 제74조 4항과 「주일 미사와 고해성사에 대한 한국 천주교회 공동 사목 방안」(주교회의 2014년 춘계 정기총회 승인) 참조]. 2. 미사 거행 시 유의사항 [미사 전 준비]1) 미사 주례 사제와 성체 분배 봉사자는 미사 전후에 30초 이상 손을 깨끗이 씻는다.2) 미사 전례 봉사자(복사) 없이 사제 혼자 미사를 봉헌하며, 필요하면 영성체 예식 중에만 성체 분배 봉사자를 둘 수 있다.3) 미사 참례자는 본당 관리자의 안내에 따라 성당 입구에서 체온을 측정하고 손 세정제를 사용한 뒤 성전에 들어간다.4) 감염자가 확인될 경우의 역학 조사를 대비하여, 미사 참례자는 성당 입구 또는 적당한 장소에 마련된 장부에 이름과 세례명, 전화번호를 기입한다. 다른 본당 소속인 경우, 소속 본당 이름도 적는다.5) 주님 수난 성지 주일(2020년 4월 5일)에 사용할 ‘성지(聖枝)’는 신자용은 준비하지 않고, 사제가 사용하는 전례용으로만 준비한다. [미사 중 유의사항]1) 모든 신자는 미사 시간 내내 마스크를 착용한다. 성체를 모시는 순간에만 마스크를 벗는다.2) 사제도 되도록 미사 중에 마스크를 착용하되, 성체 분배 시에는 반드시 착용한다(성체 분배 봉사자 포함).3) 미사 중 회중이 함께하는 성가나 기도문 합송은 되도록 피한다. 미사 경문 중 신자들의 응답 부분은 해설자가 대신하고, 성가는 필요에 따라 독창이나 오르간 연주로 대신한다.4) 미사 도중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에는 마스크를 착용하였더라도 옷소매로 입과 코를 가리도록 안내한다.5) 미사 중에 손을 잡지 않으며, 악수 등 신체 접촉을 피한다(평화의 인사 등). 6) 성체 분배에 앞서 사제가 큰소리로 “그리스도의 몸.”이라고 한 번 말하며, 신자들은 다 함께 “아멘.”이라고 한 번 응답한다. 개별 성체 분배 때에는 ‘아멘.’을 침묵 중에 각자 속으로 한다.7) 신자들은 양형 영성체를 하지 않는다.8) 성경과 성가집은 공용이 아닌 개인의 것을 사용하며, 헌금 봉투 등의 물품을 공동으로 사용하지 않는다. [파스카 성삼일 전례와 관련한 유의사항]1) 성유 축성 미사는 주교좌성당에서 신자들의 참여 없이 주교와 교구 사제단만 모여 거행한다. 또는, 교구장 주교의 재량에 따라, 감염병 사태가 어느 정도 진정된 뒤로 연기하여 신자들과 함께 성대히 거행할 수 있다.2) 성목요일에 거행하는 ‘발 씻김 예식’은 생략하거나, 두세 사람만 선별하여 거행한다.3) 본당 상황에 따라서, 주님 만찬 성목요일 저녁 미사 끝에 지극히 거룩하신 성체를 따로 성체 보관 장소(수난 감실)로 옮겨 모시는 행렬은 생략하고 감실에 그대로 모실 수 있다. 이 경우에 밤샘 성체 조배는 예식이 거행된 성당(넓은 공간)에서 소박한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한다(예컨대, 공동체 성가나 기도 낭송 없이 개별적으로 침묵 가운데 성체 조배와 묵상).4) 성금요일의 보편 지향 기도에서, 미사 주례자(주교 또는 본당 신부)는 특별 지향으로 병자와 죽은 이들, 상실과 비탄에 빠져 아파하는 이들을 위하여 기도하도록 배려한다(『로마 미사 경본』, 337면, 13항 참조).5) 주님 부활 대축일 미사와 파스카 성야 미사는, 사제와 봉사자 등의 여건이 가능하다면 모든 파스카 성야 예식을 거행한다. 그러나 본당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 다음과 같이 일부 예식을 생략하거나 조정할 수 있다.⊙ 빛의 예식에서 신자들의 행렬을 생략하고 사제와 봉사자만 제대로 행렬한다. 이때 필요하다고 여기면 파스카 초에서 신자들에게 불을 댕겨 주는 것도 생략할 수 있다. ⊙ 본당 상황에 따라서 세례 전례는 다른 날로 옮기고 ‘세례 서약 갱신’만 한다.⊙ 성가대와 신자들이 노래하지 않는 경우라도, 가능하다면 사제는 자신에게 해당된 부분, 곧 ‘파스카 찬송’(Exsultet)과 미사 기도문만이라도 노래로 바치며 미사를 거행하는 것이 좋다. 3. 본당 관리 업무[미사 전 준비]1) 미사 전후에 성당(미사 장소와 엘리베이터, 화장실 등)을 소독하고(<첨부> 참조), 소독 확인서를 작성한다.2) 미사 시작 30분 전부터 성당 입구에서 신자들의 발열 상태를 확인한다(체온계 사용, 사용 전후 소독).3) 성당 안 미사 참례자의 간격이 2미터 이상 되도록 좌석을 배치한다. 다만, 가족 참례자는 함께 앉을 수 있다.4) 신자 사이의 2미터 간격을 확보할 수 있도록 미사 한 대의 참석자 수를 제한한다(예컨대, 1-5구역은 오전 9시 미사, 6-10구역은 교중미사, 11-15구역은 오후 7시 미사 참례 권장). 부득이한 경우에는 미사 대수를 늘린다.5) 미사 참석자 명단과 전화번호를 수집한다. 이때 다른 본당 신자인 경우에는 소속 본당을 적게 한다. [상시 업무]1) 감염 관리 책임자를 지정한다.2) 성수대에 성수를 비치하지 않는다.3) 성당 입구 등 곳곳에 손 소독제를 비치한다.4) 미처 마스크를 준비하지 못한 신자들을 위해 본당 사무실에 일회용 마스크를 비축한다.5) 화장실 등 개수대에는 손 세정제(비누 등)와 종이타월 등을 충분히 준비한다.6) 휴지를 사용한 후 바로 처리할 수 있도록 쓰레기통을 곳곳에 비치하고, 자주 비운다.7) CCTV(폐쇄회로 텔레비전)가 잘 작동하는지 점검한다. 4. 미사 외 활동과 관련한 유의사항1) 별도의 안내가 있을 때까지 미사 외 활동은 모두 금지한다. 커피 등 음료뿐만 아니라 모든 음식을 제공하지 않는다.2) 고해성사는 환기가 충분히 이루어지는 곳에서 하며, 고해 비밀이 지켜질 수 있는 물리적인 거리와 공간을 확보한다.3) 일반적인 병자 영성체는 하지 않는다. 다만, 위급한 병자에 한하여 병자성사를 베풀 수 있다. 이때 사제는 마스크를 쓰고 손을 깨끗이 씻는 등 본인의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한다.4) 유아세례 예식, 혼인 예식, 장례 예식은 되도록 가족들끼리만 거행하며, 음식 나눔은 하지 않는다.cpbc2020.03.30
주교회의 누리집 새롭게 단장 한국 교회 주요 소식과 문헌을 제공하는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누리방이 새롭게 단장했다.새로 개편된 주교회의 누리방(www.cbck.or.kr)은 방문자들이 교회 관련 정보들을 더욱 손쉽게 접하고 열람하도록 개편됐다. 구성을 단순화하고 글자 크기를 키워 접근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우선 매일 미사와 성경, 미사 경본, 한국 천주교 주소록 등 신앙생활에 필요한 주요 교리와 전례 관련 메뉴를 상단에 배치해 신앙 정보 제공성을 더욱 갖췄다. 또 교회 일정과 전례력을 한눈에 열람하도록 배치하고, 주교회의가 때마다 실시하는 행사들은 배너로 제작해 홍보 효과를 높였다.각종 문헌과 교회 자료 검색도 한층 쉬워졌다. 주교회의가 발행하는 「경향잡지」와 회보도 누리방 첫 화면에 나란히 배열했고, 교회법전과 공의회 문헌, 성무일도 등 다양한 콘텐츠도 추가됐다. 누리방 하단에 프란치스코 교황의 트위터와 인스타그램, 바티칸 뉴스 메뉴도 눈에 띄게 배치해 신자들이 주요 세계 교회 소식에 접근하는 데에도 쉽도록 했다.데스크탑 PC나 태블릿 PC, 스마트폰 등 여러 디지털 기기로 접속해도 화면이 가려지거나 글씨가 밀리지 않도록 구성해 편리성을 도모한 것도 특징이다.신자들이 많이 찾는 성경 코너도 내용이 보강됐다. 「주석 성경」과 「전례 시편」, 「최민순 역 시편」을 비롯해 라틴어, 영어 성경을 볼 수 있고, 4복음서 대조 서비스도 신설했다.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 cpbc2019.06.19
![[생활속의 복음] 성령 강림 대축일- 성령의 사람이 되면](//cpbc.co.kr/CMS/newspaper/2020/05/rc/780031_1.0_titleImage_1.jpg)
[생활속의 복음] 성령 강림 대축일- 성령의 사람이 되면 임상만 신부 예수님께서 부활하시고 40일간 세상에 머무르시며 제자들에게 하느님 나라에 대한 말씀을 해주시고, 약속의 날에 하늘로 올라가시면서 단호하게 명령하셨다. “예루살렘을 떠나지 말고, 나에게서 들은 대로 아버지께서 약속하신 분을 기다려라. 요한은 물로 세례를 주었지만, 너희는 며칠 뒤에 성령으로 세례를 받을 것이다.”(사도 1,4-5) 제자들은 분부대로 마르코의 다락방에 모여 열흘 동안 오직 기도에 힘썼고, 그 열흘째 되는 날인 오순절에 약속하신 대로 성령께서 그곳에 불처럼 강림하셨다. 바로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가 성령을 통해 이 땅에 태동한 날이다. 오늘 복음을 보면,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숨을 불어넣으며 “성령을 받아라”(요한 20,22)라고 말씀하시며 성령을 건네주시자 예수님의 제자들이 성령을 받고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했다고 전한다. 그들은 3년 동안 예수님과 먹고 자고 듣고 살았지만, 예수님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하느님 나라의 비전에 대한 확신도 갖지 못한 사람들이었다. 그랬던 제자들이 성령을 받고 나서 예수님의 죽으심과 부활 그리고 승천을 선포하기 시작했고, 이 모든 일에 대해 확신에 찬 모습으로 살기 시작했다.(사도 2장) 이렇게 제자들의 역동적인 변화는 바로 성령 강림 때문이라고 성경은 전한다. 오늘 독서(사도 2,1-11)에 보면 잘 배우지도 못한 제자들이 동시에 여러 나라 말을 하고 놀라운 기적을 행한다. 베드로 사도는 더 나아가 감동적인 대중 설교를 통해 한꺼번에 3000명에게 세례를 주었고, 다른 곳에서는 장정만도 5000명이나 예수님을 믿게 만들었다. 그동안 예수님의 죽음 이후 다 끝났다는 두려움으로 다락방에 숨어 지내던 제자들이 문을 박차고 나와 담대한 설교로 부활하신 예수님을 전하고 있다. 바로 오늘 강림하신 성령의 역사하심으로 믿음이 없던 제자들이 더 이상 두려울 것이 없는 모습으로 돌변했다는 것이다. 어쩌면 우리도 성령을 받기 전의 제자들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다. 우리가 예수님을 열심히 믿는다고 생각해도 생활에 기쁨은 거의 없다. 그러다 보니 예수님을 이웃에게 전할 용기와 열심히 봉사하려는 열의도 없다. 우리가 예수님을 잘못 믿고 있는 것은 아닌지 불안한 때가 많다. 성령 강림을 통해 복음 선포의 사도로 변화된 제자들을 보며 우리도 성령의 역사하심으로 완전히 새롭게 변화될 수 있다는 희망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왜냐하면, 성령은 나이나 성별, 학력이나 직업에 상관없이 성령의 오심을 열망하는 누구에게나 강림하신다. 우리도 “여러분이 믿게 되었을 때에 성령을 받았습니까?”(사도 19,2)라는 질문에 스스로 대답해야 한다. 오랜 신앙생활에도 참 예수님을 만나보지 못했다면, 믿음 생활로 사무치는 기쁨과 평화를 누린 적이 없다면 아직 성령의 삶을 살지 못하고 있다. 성령은 어둠을 빛으로, 슬픔을 기쁨으로 변화시키시고 믿음으로 살고자 하는 이들을 살맛 나게 해주시는 협력자이시다. 또한, 성령께서는 우리가 당신 안에서 살기를 시작하면 더 이상 세상에 두려울 것, 불안할 것, 미진한 것이 하나도 없게 인도해주시고, 우리의 모든 갈등과 혼란까지 극복해 나가도록 우리를 끝까지 붙들어 놓으시는 위로자이심을 믿어야 한다. “희망은 우리를 부끄럽게 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받은 성령을 통하여 하느님의 사랑이 우리 마음에 부어졌기 때문입니다.”(로마 5,5)임상만 신부(서울대교구 상도동본당 주임) 평화신문2020.05.26

인천 청년들, 말씀의 기쁨 새기고 즐겨 교구 신앙 축제, 청년 박람회와 성가제 호응 높아 2019 인천교구 청년 신앙 축제에 참가한 청년들이 청년 박람회장에서 룰렛을 돌리며 즐거워 하고 있다. 2019 인천교구 청년 신앙 축제가 청년들 가슴 속에 함께 나누는 말씀의 기쁨을 심어주며 성대히 막을 내렸다.11월 24일 인천교구청 일대에서 열린 축제는 1부 청년 박람회와 2부 일곱 색깔 무지개 성가제로 구성됐다. 체험과 찬양, 말씀이 한데 어우러진 축제에 청년들은 열띤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청년 박람회는 교구청 내 부서와 단체, 수도회, 신학대 등에서 체험 부스를 꾸려 청년들에게 다양한 이벤트를 제공했다. 수단 입어보기, 성격 및 진로 검사, 장기 기증 서약, 희망 적어보기, 페이스 페인팅, 룰렛 돌리기 등에 참가한 청년들은 모처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일곱 색깔 무지개 성가제에는 심사를 거쳐 선발된 일곱 팀의 무대가 펼쳐졌다. 양곡ㆍ청학동ㆍ논현동ㆍ은행동ㆍ효성동ㆍ역곡2동ㆍ일신동본당 성가대와 밴드는 갈고 닦은 실력을 무대 위에서 후회 없이 쏟아냈다. 이 밖에도 청년 풍물패와 합창단, 교구청 직장인 밴드 등이 찬조 공연을 펼쳐 무대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특히 이번 성가제는 교구장이 선포한 ‘성서의 해’를 의미 있게 보내고자 성경 묵상을 바탕으로 한 곡들로 꾸려졌다. 일곱 팀 가운데 다섯 팀은 성경 말씀을 나누고 기도하면서 만든 창작곡을 선보였다. 팍팍한 현실 앞에 좌절하며 신앙이 흔들리기도 하지만, 결국 주님만이 희망이요 기쁨이라는 깨달음을 전하는 곡들은 또래 청년들에게 큰 울림을 줬다. 각 본당 참가팀은 “성가제 연습으로 정기적으로 만나 기도하고 찬양하면서 신앙이 깊어지는 계기가 됐다”면서 “우리가 느끼고 체험한 말씀과 묵상을 다른 청년들과 나눌 수 있어 뜻깊다”고 말했다. 축제를 주최한 교구 청소년사목국 청년부와 청장년부는 청년들에게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성가제에 참여한 일곱 팀에게 각각 활동 지원금 30만 원씩을 수여했다. 1등을 뽑는 경연제가 아닌 모두가 즐기는 축제의 장으로 만든 자리여서다. 성가제 사회를 맡은 청장년부 담당 한덕훈 신부는 각 팀 공연이 끝날 때마다 행운권 추첨을 통해 50여 명에게 상품권, 손난로 등 각종 선물을 나눠줬다.성가제는 청년ㆍ청장년부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인청 늬우스’를 통해 생중계됐다. 성가제에 오지 못한 청년들은 유튜브를 통해 현장의 뜨거운 열기를 생생히 느낄 수 있었다. 김포본당에서 청년 5명과 함께 왔다는 박영(엘리사벳, 27)씨는 “교구에서 청년들을 위해 맞춤형 축제를 마련해줘서 신나게 즐길 수 있었다”면서 “성가제를 통해 다른 본당 밴드의 활동상도 알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한편, 성가제가 열리는 동안 온라인으로 진행된 투표를 통해 인기표를 가장 많이 얻은 일신동본당 새날팀은 ‘음원 제작권’을 부상으로 받았다. 청년ㆍ청장년부는 새날팀이 부른 ‘주님의 계절’을 음원으로 제작, 등록해 공개할 계획이다. 박수정 기자 catherine@cpbc.co.kr 평화신문2019.11.27

유럽 인구 절반 이상 사망… 장중하고 화려한 바로크 미술 탄생중세 시대 유럽 휩쓴 ‘흑사병’이 교회와 사회에 미친 영향 흑사병에 지친 중세 유럽인들은 지옥 같은 현실에서 벗어나 성당 안에서만큼은 천국을 맛보려 성전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사진은 독일 바로크 성당을 대표하는 비스성당 제단. 전염병의 역습이다.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꺾이지 않고 기승이다. 홍역, 인플루엔자, 발진티푸스, 말라리아 등 다양한 전염병들이 인류를 괴롭혀 왔다. 14세기 아시아에서 발생한 흑사병이 중세 유럽 인구의 절반 이상을 감소시켰다. 또 16세기 유럽인들이 퍼뜨린 천연두는 당시 남북 아메리카 원주민의 몰살시켜 잉카 문명을 역사에서 사라지게 했다. 이처럼 전염병은 인류의 운명을 바꿔놓을 만큼 위협적이다. 다행히 오늘날 의학의 발전과 다양한 예방책으로 전염병이 인류 전체를 죽음의 공포로 몰아넣을 가능성은 적어졌다. 하지만 전염병은 여전히 전쟁과 기근과 함께 인류의 문명과 문화를 바꿔놓는 교차로 역할을 하고 있다. 중세 시대 유럽을 휩쓸었던 흑사병이 당시 교회와 사회를 어떻게 바꾸었는지를 간략히 정리했다. ▨ 흑사병흑사병은 페스트 환자의 피부가 검게 변하는 증상에서 나온 말이다. 흑사병은 성경에도 낯설지 않게 언급된다. 구약성경에서 흑사병은 칼이나 전쟁, 굶주림, 사나운 짐승과 함께 하느님의 재앙으로 표현된다. 특히 인구 조사로 하느님께 죄를 범한 다윗은 3년 동안 기근이 들게 하는 벌, 전쟁이 나서 적들의 칼을 피해 도망 다니는 벌, 온 나라에 흑사병이 퍼져 백성을 파멸시키는 벌 중 하나를 택해야 했다. 이때 다윗은 흑사병을 택해 백성 7만 명이 죽었다고 한다.(2사무 24,14) 또 복음서와 요한 묵시록 역시 종말에 관한 하늘의 표징으로 흑사병과 같은 전염병이 창궐할 것(루카 21,11; 마르 13,7-17; 묵시 6,1-7)이라고 경고한다. 흑사병이 인류 역사상 언제 처음 등장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6세기 독일과 동로마 제국에서 흑사병이 창궐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2015년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과 덴마크 코펜하겐대학 연구진이 유럽과 아시아에서 발견된 청동기시대(기원전 2800년대) 유골 DNA에서 페스트 병원균을 발견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흑사병은 14세기 중세 유럽과 아시아 등 유라시아 대륙에 창궐해 “역사를 바꿨다”고 할 정도로 극심한 인명 피해를 가져왔다. 기록에 따르면 당시 전 유럽 인구의 절반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숫자로는 약 2천500만에서 6천만 명에 이르는 유럽인이 사망했다고 한다. 당시 유럽 전체 인구는 7000만~8000만 명이었다.흑사병은 1300년대 초 중앙아시아 초원 지대에서 시작해 몽골 제국이 유라시아 전역으로 팽창하는 과정에서 유라시아 곳곳에 퍼져 나갔다. 흑사병은 유럽을 휩쓸기 전 몽골과 중동의 이슬람 제국을 강타했다. 흑사병으로 1300~1350년대에 중국 원나라 인구의 30%가 사망했다는 설도 있다.흑사병이 유럽에 발생한 것은 1347년이다. 그해 흑해 북부 연안 항구 도시로 제노바의 식민지인 카파를 포위한 몽골군은 흑사병으로 죽은 이들을 석궁에 매달아 도시 내부로 날렸다. 포위를 피해 도시를 탈출한 이들은 동로마 제국의 콘스탄티노플과 해안 도시를 통해 페스트균을 서유럽 전역에 옮겼다. 그러나 이전부터 동방 원정에 나섰던 십자군들이 흑사병을 옮겨 왔다는 것 또한 정설이다. 도시는 텅 비었고, 마을은 사라졌다. 사람들은 공기가 좋은 높은 산으로 올라가 집을 짓고 촌락을 이루었다. 민심도 흉흉했다. 당시 유럽인들은 유다인들이 우물에 독을 넣어 흑사병을 퍼뜨린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유럽 곳곳에서 유다인 집단 학살이 자행됐다. 이에 클레멘스 6세 교황(재위 1342~1352년)은 1348년 9월 교서를 통해 유다인을 향한 의심과 증오가 잘못된 것이라고 했으나 민중의 폭력적인 혼란을 저지하지 못했다. 1347년에 시작된 유럽의 흑사병은 절정기가 지났음에도 18세기까지 반복적으로 발병했다. ▨ 흑사병이 중세 교회와 사회에 미친 영향흑사병은 중세 유럽 사회를 뿌리째 뒤흔들어 완전히 바꾸었다. 인구가 줄자 농촌은 황폐해졌고, 세금을 거두지 못한 영주도 덩달아 타격을 입었다. 그러자 영주들은 수입을 보존하기 위해 살아남은 이들에게 세금을 어마어마하게 부과했다. 결국, 농민들이 들고 일어났다. 1358년 프랑스에서 시작된 농민반란은 영국, 이탈리아로 퍼졌다. 그 결과 중세 봉건 제도를 유지하던 농노제도가 허물어졌다.또 농민과 자유민들이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몰려들면서 상인과 수공업자들이 늘어나 도시 귀족 계급을 새롭게 형성했다. 이는 영주들의 세력을 약화하고 상대적으로 왕권을 강화해 유럽에 왕정 시대를 여는 발판이 됐다.흑사병은 중세 교회의 권위도 크게 떨어뜨렸다. 신앙과 이성의 조화를 발판으로 굳건히 서 있던 교회의 권위가 송두리째 흔들렸다. 흑사병으로 성직자들이 속수무책으로 쓰러지는 것을 본 중세인들은 더는 신앙에 의존하지 않고 자신의 삶을 지켜줄 의술과 과학, 이성에 매달리기 시작해 인문주의를 발전시켰다. 이런 혼란기를 틈타 프랑스의 필리프 4세 국왕은 교황을 아비뇽에 유수시켜 교황의 권위마저 떨어뜨렸다. 이후 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 대립 교황들을 거듭 내면서 세 명의 교황이 선출되는 분열을 자초했다. 이를 ‘서구 대이교’ 사건이라고 한다. ▨ 흑사병 이후 생겨난 신심과 교회 문화흑사병이 창궐한 1347년 이후 중세 유럽은 200여 년간 말 그대로 지옥이었다. 영국과 프랑스 간의 100년 전쟁과 흑사병, 가톨릭과 개신교 분열로 인한 30년 전쟁이 잇따라 일어나면서 중세인들은 지옥 같은 현세에서 벗어나 성당 안에서만큼은 천국을 맛보려 했다. 그래서 성당에 들어서는 모든 이가 압도될만큼 장중하고 화려하게 성전 내부를 장식했다. 바로 바로크 미술의 효시이다. 그리고 당시 유럽인들은 하느님 나라를 바라는 자신들의 신앙심을 고백하기 위해 최후의 심판과 지옥에서 고통받는 장면, 천국에서 하느님의 영원한 복을 누리는 광경을 그림으로 장식했다. 죄를 고백하고 하느님을 찬미하고 흠숭하는 예술로 승화한 것이다.흑사병은 또한 신비주의 영성과 순례 영성을 발전시켰다. 14세기 도미니코회 수도자 마이스터 에크하르트(1260~1328/1329) 신부는 “마음을 비우고 모든 것을 하느님께 맡기면 인간은 누구나 하느님과 합일을 이룰 수 있고 자신의 내면에서 하느님 본성과 만날 수 있다”고 가르쳤다. 또 도미니코회 시에나의 가타리나 성녀는 흑사병 창궐로 사회와 교회가 어둡고 부정적인 분위기에 쌓여 있는 가운데 적극적이며 활동적인 영성 생활을 모범적으로 보여줬다. 그는 그리스도와 마리아 및 성인들에 대한 환시를 자주 체험하면서 병자를 돌보는 일을 즐겨했으며, 그레고리우스 11세 교황을 설득해 아비뇽에서 로마로 귀환하는 데 크게 이바지했다. 유럽인들은 자신의 죄를 보속하기 위해 순례길에 올랐고, 하느님께 전적으로 의탁했던 성인들의 삶을 본받기 위해 성인 유해 공경 신심도 키워나갔다. 또 마을 주민 전체가 주님의 수난극을 연출하면서 흑사병에서 해방되길 기도했다. 이러한 전통은 독일 남부 티롤 오버암버가우 마을에서 지금도 볼 수 있다. 이에 토마스 아 켐피스는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준주성범」을 저술해 세속의 물질과 향락을 좇지 말고 참행복을 추구하라고 가르쳤다. 「준주성범」은 가톨릭교회에서 성경 다음으로 많이 읽힌 책이다. 리길재 기자 teotokos@cpbc.co.kr 평화신문2020.02.12
수원교구, 개종자 교적 관리에 나섰다17일까지 교구로 이관… 신천지·나주 윤율리아 추종자 교적은 별도 관리 수원교구(교구장 이용훈 주교)가 개종자 교적 관리에 본격 나섰다. 아울러 신천지 예수교 증거장막성전(이하 신천지)에 빠진 신자들과 나주 윤율리아 추종자들의 교적도 구분해 별도 관리하기로 했다. 수원교구는 4월 23일 교구 공문을 통해 본당에서 관리 중인 개종자의 교적을 교구로 전출 처리하라고 공지했다. 이어 나주 추종자의 교적 전출 지침을 구체적으로 전달했다. 이에 따라 수원교구 내 218개 본당은 17일까지 본당에서 관리하고 있는 개종자 현황을 교구로 보고해야 한다. 수원교구는 본당 신자 중 타종교로 개종한 사실이 확인되거나 타종교로 개종한 사실이 정확히 확인된 거주 미상자를 개종자로 간주해 교구로 교적을 전출할 것을 지시했다. 또 세대원 일부가 개종한 경우 개종한 사람만 교적 상에서 개종 처리해 본당에서 관리하되 혼인이나 기타 사유로 가족과 함께 살지 있지 않을 때에는 교적을 분가하여 교구로 이관하도록 했다. 개종한 사람의 종교란에는 불교, 개신교, 성공회, 유교, 원불교, 천도교, 증산교, 이슬람교, 기타로 구분하고 개신교에는 여호와의 증인, 안식교, 모르몬교, 통일교 등 종파를 상세하게 기록할 것을 지시했다. 다만 신천지의 경우 사이비종교에 해당하는 만큼 따로 개종자로 분류하지 않았다. 나주 윤율리아 추종자 교적 정리에 있어 함께 사는 가족 중 일부만 나주 추종자인 경우 교적을 분가해 해당자만 전출하도록 했다. 특히 나주 윤 율리아 관련 교적 전출 사항은 상시 접수토록 했다. 다만 접수 사항을 미리 교구에 통보한 후 교구에서 승인 연락이 오면 본당 양업시스템을 사용해 교구로 전출하도록 조치했다. 수원교구 홍보국장 김승만 신부는 “교구에서는 주기적으로 개종자와 행방불명자 교적을 본당에서 교구로 이관하고 있다”며 “나주 윤율리아와 추종자들의 교적은 단순 개종이라 볼 수 없으므로 따로 구분해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원교구는 앞서 지난 2월 28일 각 본당에 신천지 활동에 대한 자료 수집을 공지했다. 교구 사무처(사무처장 양태영 신부)는 “SNS 또는 문자 등을 통해 해당 본당 관할 내 신천지에서 신분을 속이고 추수꾼 활동, 성경 공부 등 이와 유사한 활동으로 기성 종교 신자들을 현혹하고 있다는 다양한 정보를 접할 시 관련 자료를 교구 사무처에 전달해 달라”고 공지했다. 이어 “특별히 아무런 검증 없이 SNS를 포함한 문자 등을 신자들이나 주변 사람들에게 전달하지 말고 본당 관할 내에서 발생한 일인지, 해당되는 신자가 있다면 그 당사자가 인정한 사실인지 등 사실에 입각해 확인하라”고 요청했다. 한편 광주대교구는 전임 교구장 최창무 대주교의 교령(2008년 1월 21일)과 교구장 김희중 대주교의 지침(2012년 7월 6일)을 통해 나주 성모동산의 성모 발현 주장과 관련해 성모동산 등에서 성사(聖事)의식을 주관하거나 참여하면 성직자와 평신도를 막론하고 자동으로 파문된다고 밝혔다. 이어 2019년 10월 김희중 대주교는 “교구장의 명시적 허락을 받지 않은 임의적인 경당과 성모 동산에서 성사 집행과 준성사 의식을 주관하거나 참여하는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는 자동 처벌의 파문 제재에 해당된다”(교회법 제1336조, 1364조 참조)며 주의를 당부했다. 이상도 기자 raelly1@cpbc.co.kr cpbc2020.05.06

5·18 근간 이룬 대동정신 되새기며 평화 통일의 징검다리 놓자[5·18 광주 민주화 운동 40주년] 광주대교구장 김희중 대주교를 만나다 국립 5·18 민주 묘지에 이태규 요한의 영원한 안식을 비는 기도문이 새겨져 있다. 광주대교구장 김희중 대주교는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이 일어났던 1980년 5월 18일 로마 유학 중이었다. 곤봉과 총검으로 난폭하게 시위대들을 내려치는 당시의 처참한 모습을 현지 TV 뉴스를 통해 봤다. 안타깝고 부끄러웠다. 그는 카타콤바(로마 박해시대 신자들의 지하 무덤과 집회소)에서 5·18 희생자들과 부상자들, 조국의 민주화를 위해 미사를 봉헌했다. 40년이 지난 2020년 5월 김희중 대주교는 모든 시민이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인권과 정의·평화를 바탕으로 한 대동정신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동정신을 바탕으로 남북이 평화통일을 이루는 징검다리를 놓자고 했다. 7일 광주대교구청 집무실에서 김희중 대주교를 만났다. 이상도 기자 raelly1@cpbc.co.kr - 올해가 5·18 광주 민주화 운동 40주년입니다. 어떻게 40주년을 맞고 있습니까?“원래 40이라는 숫자는 성경에서 중대한 사건을 앞두고 준비하는 기간을 상징하고 정화하는 데 필요한 기간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성경에 의하면 홍수로 새 세상을 준비하는 데 40주야 비가 내렸고, 이스라엘 백성이 약속된 복지에 들어가기 위해 40년간 광야에서 준비해야 했습니다. 또 모세가 시나이 산에서 하느님께 계명을 받기 전에 40주야 단식재를 했고, 예언자 엘리야가 하느님의 산 호렙에 가기 위해 40주야를 걸었습니다. 예수님께서 공생활을 시작하시기 전 40주야를 단식하셨으며, 승천하시기 전 40일 동안 지상에 머무르셨습니다. 이를 볼 때, 이 ‘40’이라는 숫자가 장차 성취할 중대한 사건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갖추는 시기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겠습니다. 누구도 차별받지 않고 존중받는 공동체성 회복을 위한 선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게 되는 중요한 시점에 이르렀다고 생각합니다.”- 40년 전 광주를 어떻게 기억하시나요?“저는 유학 중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당시의 처참한 모습은 실시간으로 전하는 현지 TV 뉴스를 통해 생생하게 접할 수 있었습니다. 군인들이 무자비하게 곤봉과 총검으로 시위대들을 내려치는 장면들을 보면서 참으로 안타깝고 부끄러웠습니다. 당시 로마에 있던 우리나라 신부님들과 수도자들이 카타콤바에서 5·18 희생자와 부상자, 조국의 민주화를 위해 미사를 봉헌하고 우리의 입장을 밝히는 성명서를 작성하여 윤공희(당시 광주대교구장) 대주교님께 보냈습니다.” - 아직도 진상규명이 미흡합니다. 무엇이 문제라고 보시는지요. “대나무가 가늘고 높게 자라지만 일정하게 마디가 형성돼 성장하기 때문에 쉽게 꺾이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도 정리되어야 할 역사적 사건은 확실하게 그 원인과 결과에 대한 평가가 객관적인 사실에 입각해 정리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독일 나치 치하에서의 레지스탕스 운동을 소재로 한 ‘나타샤’라는 영화를 수십 년 전에 감상한 적이 있었습니다. 영화가 끝나는 마지막 화면에 "용서하라. 그러나 잊지는 마라!”라는 글귀가 아직도 저의 뇌리에 생생하게 남아있습니다. 누군가에게 원한에 찬 복수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부끄러운 과거의 역사가 후손들에게 대물림되지 않기 위해서는 역사적 정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최근 광주에서 열린 재판에 출석했습니다. 어떤 말을 들려주고 싶습니까?“털고 갈 것은 털고 가야 합니다. 자기 대에 정리해야 합니다. 그래야 자기 자신뿐 아니라 아들들, 손자들도 손가락질받지 않습니다. 5·18 만행을 저질렀던 것에 대해 솔직하게 ‘잘못했다, 미안하다, 용서해 달라’, 그렇게 끊고 가야 후손들에게 짐이 되지 않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대대로 치욕적인 선조로 기억될 겁니다. 용기를 냈으면 좋겠습니다. 겸손한 용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김 대주교는 광주정신의 핵심은 모든 시민이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인권과 정의·평화를 바탕으로 한 대동정신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5·18 광주 민주화 운동 40주년을 맞아 광주정신을 새롭게 살리자고 했다.- 5·18의 핵심 정신은 무엇인지, 그리고 우리 사회에 어떻게 자리 잡아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대동정신을 바탕으로 하는 민주·인권·정의·평화, 그리고 우리 한반도의 특수성을 반영한 남북통일을 향한 염원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이러한 정신은 인류의 보편적인 가치에 해당하며 지역과 시대를 초월하여 추구해야 할 가치입니다. 그동안 어느 정도 혼란도 있었지만, 우리가 마음을 합하고 힘을 모은다면 대동정신이 우리 사회에 널리 확산되고 더 괄목한 성장이 이루어지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5·18 민주화 운동이 민주·인권·정의·평화라는 인류의 보편적인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위대한 시민운동으로 성장하기를 바랍니다.”김 대주교는 가톨릭교회의 특별한 역할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5·18 정신을 이어가기 위해 5월 18일을 교구 기념일로 지정하고 기념 미사를 지내고 있으며 광주인권평화재단을 설립해 나라 밖 이웃과 형제를 돕고 있다고 밝혔다. - 40주년을 맞아 가톨릭교회의 시대적 소명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광주 5·18 민주화 운동은 거창한 정치적인 투쟁이 아닙니다. 인권과 정의·평화를 바탕으로 대동정신과 공동체 정신을 회복하며 남북이 언젠가 서로 자유롭게 합의하여 평화 통일을 이루는 징검다리를 놓자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우리 각자가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어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들의 소임에 성실하게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과거 이스라엘 백성이 홍해를 건너고 가나안에 이르기 위해 칠흑 같은 밤에 광야를 건너갈 때 불기둥이 이스라엘 백성의 길을 밝혀주었듯이 우리 각자가 세상의 빛이 되고 이 빛이 모여 횃불이 되고 이 횃불이 불기둥을 이루어 모든 국민이 나아가야 할 길을 밝히도록 신자들이 솔선수범하여 국민과 함께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교구에서 하고 있는 사업은 무엇인가요?“전임 교구장이신 최창무 대주교님께서 강조하신 5·18 정신의 영성화를 위해 광주대교구에서는 광주인권평화재단을 설립하여 5·18 정신의 생활화를 위한 교육과 시민운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청소년들이 인권과 민주, 정의 평화에 대한 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광주교육청과 협력하여 청소년인권모의재판 프로그램을 매년 시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5·18 정신의 영성화를 확산시키기 위한 2차 헌금을 1년 한 차례 실시하고 있습니다. 이 기금을 활용해 아시아나 아프리카, 또는 남미 나라 가운데 우리가 겪은 1980년 5월과 비슷한 나라들의 정의 평화와 인권을 신장하기 위한 교육과 평신도 양성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습니다.”마지막으로 김 대주교는 코로나19 극복과 선교에 대해 언급했다. 특히 코로나19로 공동체 미사가 중단된 상황에서 가톨릭평화방송(cpbc)이 큰 역할을 했다며 한국 교회 신자들의 기도를 당부했다. “이번에 우리가 코로나19를 극복한 것은 국민들이 혼연일체의 대동정신으로 동참한 결과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가톨릭평화방송이 이번 코로나19 사태에 신자들에게 영적인 선익을 위해 봉사한 것에 대해 감사드립니다. 고전적인 선교의 개념에 갇히지 않고 세상과 소통하는 방송, 사회의 재현상에 대해 시비를 가리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사건의 배경과 동기를 깊이 파악해서 비전을 제시하는 철학이 있는 방송국으로 거듭났으면 좋겠습니다. 가톨릭평화방송은 단순히 한 교구가 운영하는 매체가 아니라 한국 교회의 자랑이고 힘입니다. 모두가 지원하고 기도하고 성원해야 합니다.” cpbc2020.05.13

매일 붓으로 일상 속 하느님 은총 담아내27일~6월 2일 갤러리 1898에서 명상그림전 여는 하삼두 화백“제 그림은 하느님께 드리는 ‘일일보고’입니다. 하느님이 오늘이라는 시간을 허락하셨는데, 오늘의 그림이 어제와 닮았으면 하느님께 야단맞을 것 같아요.” 매일 미사를 봉헌하고, 매일 붓을 들었다. 30년 가까이 수묵화를 그렸다. 매일 주어진 몫의 그림을 그려야 한다고 믿었다. 그에게는 삶이 곧 그림이고, 그림이 곧 신앙이었다. 무엇을 어떻게 그리는지는 항상 달랐지만, 하느님 말씀을 품어야 비로소 보이는 장면을 그렸다. 본지 박재찬 신부의 ‘토마스 머튼의 영성 배우기’ 연재물에 토마스 머튼의 전 생애를 수묵화로 입히고 있는 하삼두(스테파노, 63) 화백이 명상그림전을 연다. 27일부터 6월 2일까지 서울 명동 갤러리 1898에서다. 부제는 ‘해 뜨면 노래하고 비 오면 듣지요’다. 일상의 복음 살기를 주제로 담아낸 수묵 담채화 40여 점을 건다. 하루를 미사로 시작하는 그에게 스치는 모든 풍경은 묵상이 되고 그림이 된다. 물을 품은 옅은 먹이 화선지에 번지며 구름이 피어난다. 젖은 붓으로 휘갈긴 자리에 돌무더기가 쌓이고, 그 틈새에 꽃이 핀다. 그 옆을 묵주를 쥔 아내가 걸어간다. 시간차를 두고 그려나간 먹의 겹침이 산등성이의 세월에 깊이를 더한다. 덧칠과 수정 작업은 없다. 빗나가면 빗나간 대로 둔다. 자기 자신을 맡기고 비우는 작업이다. 그는 “시련과 실수마저도 하느님의 안배로 주어지는 신비”라면서 “이 신비에 귀를 기울이는 ‘맡김의 화두’를 지향으로 삼았다”고 말했다. 그래선지 그의 작품은 명상으로 이끈다. 작품에는 성경의 시편 말씀이 많다. 전통 문인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제사 발문을 대신해 시편 말씀을 곁들였다. 작품이 곧 말씀을 살아내려는 노력과 기도의 결과임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밀양 삼랑진에 작업실을 둔 하 화백은 “시골에서 살다 보니까 자연이 내 작품의 주된 모티브”라며, “하느님이 자연과 세상을 이렇게 점령하고 계신다는 것을 보여주는 전시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하느님께서 창조 섭리를 구현하는 현장이 자연이지요. 그림을 통해 이런 이야기를 해주고 싶었습니다. ‘시골에서 꽃은 이렇게 핀단다. 경작지 없는 자갈밭에서 할머니와 할아버지들은 자갈밭을 일궈낸 후에 곡식을 심어. 그런데 하느님이 비를 안 내려주시면 수확을 못 해. 세상도 같지.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다 한 후에 하느님의 비 같은 은총이 보태져야 결실이 온단다.’” 하 화백은 “코로나19의 유행 속에서 의료진들의 헌신에 화답할 수 있는 일을 고민했다”며 “그 결과로 ‘시련은 곧 하느님의 손길’임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을 서둘러 보여주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고진석(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신부는 전시 초대 글에서 “하느님 말씀에서 길어올린 명징한 지혜로 이룩된 이 작품들이 험난한 인생길에 지친 나그네의 이마에 맺힌 구슬땀을 식혀줄 바람 한 줄기, 세파에 시달리는 길손들의 마른 목을 축여줄 물 한 모금이 되기를 바란다”고 썼다. 하 화백은 경남 남해 출생으로 홍익대 대학원을 졸업한 후 20차례가 넘는 개인전을 열었다. 명상그림집 「지금 여기」,「그렇게 말을 걸어올 때까지」를 펴냈으며, ‘사목’, ‘가톨릭 비타꼰’, 계간 ‘분도’ 등 교회 잡지와 주보 등에 그림을 연재해왔다. 그는 한 달에 한 번 성 클라라수도회 장성수도원에서 봉쇄 수도자들을 위해 그림 교실을 열고 있다. 다가오는 10월에는 독일 상트 오틸리엔 수도원에서 한국의 자연을 주제로 한 ‘고요한 아침의 나라에서’ 전시를 연다. 이지혜 기자 bonaism@cpbc.co.kr 문채현2020.05.20
![[신앙단상] 선물이라뇨?(한승우, 크리스티나, 장애인주일학교 자모회·서울대교구 등촌1동본당)](//cpbc.co.kr/CMS/newspaper/2020/03/rc/776241_1.0_titleImage_1.jpg)
[신앙단상] 선물이라뇨?(한승우, 크리스티나, 장애인주일학교 자모회·서울대교구 등촌1동본당) 몇 해 전 장애 아이 둘과 사는 제가 힘들어 보이고, 삶에 지쳐 허우적거리는 모습이 안타까웠는지 한 친구가 영신수련을 추천해 주었습니다. 타인들과의 나눔이 싫어 외면하다가 소개해준 친구의 체면을 생각해 마지못해 다니고 있었는데, 어느 날 예수님이 우물가에서 사마리아 여인에게 물을 달라고 하시는 성경 구절을 묵상할 때였습니다. 제 눈앞에 뽀얗게 물안개가 피어오르고 끊임없이 솟아오르는 맑은 생수를 바라보며 ‘와! 저 맑은 샘물, 우리 아이들에게 먹여야 할 텐데…’라고 생각하는 순간 어디선가 소리가 들렸습니다. “너의 아이들은 내가 너에게 준 선물이다.” “뭐라고요? 지금 뭐라 말씀하신 거예요?” 그 말씀에 전 너무너무 화가 나서 “아니요, 아니요! 저는 그런 선물 원하지 않았어요. 절대! 절대로요!” 도리질 치며 묵상 시간 내내 통곡하며 울었습니다. “주님! 망망대해에 노 없이 저희 세 식구만 돛단배 타고 있는 모습 보이시나요? 또 이 아이들과 살아가는 게 얼마나 힘든지 아시나요? 하나도 아닌 둘을 어찌 감당하라고요?”그때부터 시작해서 오랫동안 냉담하던 중, 독실한 불교 신자인 언니의 소개로 어느 스님을 뵐 기회가 있었습니다. 이야기를 주고받던 중에 스님께서 제게, “보살님! 보살님의 아이들은 보살님에게는 선물입니다”라고 말씀하시는데, 갑자기 누군가 저의 뒤통수를 때린 것처럼 충격을 받았습니다. 가슴이 뛰고 얼굴이 붉어지며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 밖으로 나와 주저앉아 꼼짝할 수가 없었습니다. 몇 해 전 영신수련 때의 기억이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고통도 은총이다’ ‘견딜만한 사람에게 고통도 주신다’는 말은 제가 제일 싫어하는 말이었습니다. 저는 그때 왜 그런 선물을 주셨는지 이해할 수 없어 주님을 미워하고 원망했습니다. 사면초가에 둘러싸인 듯한 제 상황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어 주님께서 내미는 손길을 뿌리쳤습니다. 저의 삶만 힘들고, 억울하고, 초라하게 느껴졌기에 저는 하느님을 외면하고 또 까맣게 잊어버렸던 것입니다. 어떻게 주님의 말씀을 잊고 살았을까? “보지 않고도 믿는 사람은 행복하다(요한 20,29)”고 했는데 난 보고도 듣고도 믿지 않았으니….고통도 은총이라는 것을 진작 알고 느꼈더라면 이렇게까지 방황하지도 주님을 원망하지도 않았을 텐데요. 아마도 주님은 제가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계셨던 것이 아닐까 합니다. 먼 길을 돌아온 탕자처럼 스님을 통해서라도 저의 어리석음을 깨닫게 하려 하신 것 같습니다. 돌이켜보니 저의 나약함과 부족함, 욕심과 교만, 삶의 불평과 불만 등 모든 것이 제 탓이며, 주님을 믿지 못하고 살아온 저의 잘못이었습니다. 이제부터는 주님께서 주신 귀한 선물인 아이들과 함께하는 순간순간이 하느님 나라에 사는 것임을 알고, 감사하며 열심히 살아가려 합니다. 평화신문2020.03.31

말씀의 봉사자로 살아온 60년… “주님, 감사합니다”사제 수품 60주년 - 성 베네딕도회 진 토마스 신부 평일 낮기도 중 시간전례(성무일도)를 바치는 진 토마스 모어 신부. 성 베네딕도회 화순수도원 진 토마스 모어(Joseph Wilhelm Timpte, 한국명 진문도, 87) 신부. 세상에도, 교회에도 그리 많이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독일 오버하우젠 출신 선교사인 그는 알만한 사람은 아는 ‘말씀 봉사자’다. 수도자들은 물론 교구 사제들도 그에게 피정 지도를 받은 이가 한둘이 아니다. 1962년 초 한국에 들어와 58년을 한결같이 성경, 특히 시편과 수도생활 전반, 교회사 강의, 피정 지도에 힘쓴 진 신부가 20일로 사제수품 60주년을 맞았다. 이를 기념해 16일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분원인 화순수도원 성당에서 광주대교구장 김희중 대주교 주례로 축하 미사를 봉헌했고, 20일 본원인 왜관수도원 성당에서도 축하 미사를 봉헌했다. 6일 화순수도원 성당으로 그를 찾아갔다. 사제수품 60주년을 맞는 소감부터 물었다. 진 신부는 “내 인생은 이것이라는 가장 중요한 결정은 1954년의 첫서원 때였다”며 “1957년 종신서원은 첫서원에 대한 확인이었을 뿐”이라고 답변했다. “그만큼 첫서원은 제 삶에서 중요하고 결정적인 날이었다”면서도 “그렇지만 다른 분들께는 사제서품식도 의미가 있기에 사제수품 60주년 미사를 봉헌하게 됐다”고 담담히 설명했다. 진 신부는 사제로서의 삶 60년 중 58년을 한국에서 살았다. 그래서 왜 한국에 왔느냐는 질문을 하자 그는 “한국엔 오고 싶지 않았다”고 뜻밖의 답변을 했다. “그 이유는 두 가지였어요. 첫 번째 이유는 한국말이 정말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노예장사를 하던 아랍 상인들이 만든 반투어족 계열 스와힐리어는 몇 달만 공부하면 읽고 쓰는 데 무리가 없고, 강론도 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선배 선교사들이 한국어는 선교하지 못하게 하는 말이라는 농담을 할 만큼 어려웠어요. 두 번째 두려움은 추위였죠. 덕원이나 연길에 파견됐던 우리 선배들은 난방이 안 돼 벽돌을 데워서 제대 위에 올려놓고 손을 녹여가며 미사를 집전했다고 해요. 그런데 막상 와보니 그렇게 춥지는 않더라고요.” 하지만 그런 생각은 마음속에만 간직했다. 총아빠스가 그를 불러 “(선교지로) 한국을 생각해 보라”고 하자 그는 두말없이 순종했다. 교황청립 성 안셀모 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한 뒤 1961년에 ‘현대 토미즘에서의 종교 체험’을 주제로 박사 논문을 제출하고 나서 훗날 탄자니아 페라미호수도원에 가서 철학을 가르치려던 꿈을 접고 그는 한국으로 왔다. 독일 함부르크에서 배를 타고 출발해 부산까지 오는 42일간의 여행은 재밌는 휴가와도 같았다. 매달 한 번씩 부산에 화물차를 몰고 와서 구호물자와 건축자재, 기계 등을 가져가던 수사들과 함께 진 신부는 왜관수도원에 왔다. 그리고 서강대에서 예수회원들과 함께 한국어를 배우고 58년을 살았다. 그래서 이젠 출생지 독일보다 왜관이 고향이라고 그는 털어놓는다. 첫 소임인 왜관본당 보좌 9개월, 구미본당 임시 주임 18일, 상주 서문동본당 주임 2년, 왜관 석전본당 주임 1년 6개월이 본당 사목의 전부였다. 그보다는 그는 왜관수도원 수련장으로 오래 살았다. 장장 15년간이었다. 그동안 100명의 수련자를 맡았다. “정말 어려운 자리였어요. 33세에 수련장을 했는데, 한국에 파견됐던 때보다 더 힘들었어요. 제가 내보낸 수련자도 9명이나 돼요. 얼마나 어렵고 힘든 결정이었겠어요? 수련을 마치고 남은 수도승이 34∼35명쯤 됩니다. 물론 제가 좋아하는 수도생활의 기쁨, 특히 베네딕도 성인의 영성을 전하는 기쁨이야 컸지요. 제일 기억나는 반이 박현동 아빠스를 비롯해 여덟 분이 있었던 반인데, 지금은 다섯 분이 남았네요.” 소임을 하는 중에도 진 신부는 ‘말씀 봉사자’로서의 소명을 잊지 않았다. 1년이면 적어도 예닐곱 차례 수녀원 연피정이나 교구 사제 피정을 지도했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피정 지도를 거의 하지 못했다. 다만 지난 1월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수녀회 모원에서 예정됐던 피정을 취소하고 일부 수도자들에게 강의만 했다. 이어 요즘 근황을 궁금해했더니 진 신부는 “그냥 삽니다” 하고 짧은 답변만 했다. “그냥 살고 기도하고 2주일에 한 번씩 강론하며 지냅니다. 지난해에는 총 3부 24개의 담화로 이뤄진 「요한 카시아누스의 담화집」 출판 준비를 하느라 지루하지 않게 지냈어요. 요한 카시아누스는 서구 수도생활의 영적 기초를 다졌고 큰 영향을 미친 교부인데, 신부님들도 잘 몰라서 라틴어 원본에 충실하게 번역해 한국베네딕도회 수도자 모임에서 펴내는 연간지 「코이노니아」에 실었고, 그 원고를 다듬어 조만간 출간할 예정입니다.” 끝으로 한 말씀 남겨달라고 진 신부에게 부탁했다. 그는 “1944년 2차 세계대전 중, 제가 12살 때 피란 중에 어느 신부님께서 코린토 신자들에게 보낸 첫째 서간 2장 9절의 말씀을 전해주셨는데, ‘어떠한 눈도 본 적이 없고, 어떠한 귀도 들은 적이 없으며, 사람의 마음에도 떠오른 적이 없는 것들을 하느님께서는 당신을 사랑하는 이들을 위해 마련해 두셨다’(2코린 2,9)는 내용의 그 말씀은 지금도 항상 제게 위로를 주고 희망과 기대를 준다”면서 “지금도 행복하지만, 얼마 남지 않은 제 인생, 세상 떠난 뒤에 하느님께서 마련해두신 더 좋은 세상에 가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60년을 말씀의 봉사자로 사는 사제가 될 수 있었던 건 제게 정말로 기쁘고 감사한 일이었다”고 회고했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cpbc.co.kr cpbc2020.08.18

복음의 빛으로 제시한 세상 모든 영역의 기준과 실천 지침사회교리, 얼마나 알고 계신가요? 서울 중계양업본당 청소년들이 지역 내 가난한 이들에게 겨울나기용 연탄을 나눠주고 있다. 가톨릭평화신문 DB “하느님께서는 사람을 차별하지 않으신다.”(사도 10,34)모든 사람은 하느님과 닮은 모습으로 창조되었기에 동등한 존엄성을 지닌다. 한국 가톨릭교회 주교회의는 모든 존엄한 인간은 평등하다는 것을 알리고 실천하기 위해 1982년부터 대림 제2주일을 ‘인권 주일’로 지내고 있다. 또 모든 이가 인간답게 살고 구원에 이를 수 있게 하도록 2011년부터 대림 제2주일 한 주간을 ‘사회교리 주간’으로 지내고 있다. 이 땅에 하느님 나라를 실현할 의무를 지닌 그리스도인의 삶의 기준인 ‘사회 교리’에 관해 간략히 정리했다. 「가톨릭교회 교리서」,「간추린 사회교리」, 서울 정평위 「가톨릭 사회교리」, 박동호 신부의 ‘언론인 신앙학교 강의록’ 등을 참조했다. 가톨릭 사회교리란 무엇인가 가톨릭 사회교리는 교회의 거룩한 전통 안에서 성경의 가르침으로 해석해 제시한 그리스도인의 생활 지침을 말한다. 한마디로 ‘교회의 도덕적 가르침’이라 할 수 있다. 이 가르침은 그리스도인이 사회 안에서 복음의 삶을 살아가는데 기준으로 삼아야 할 원리와 근본 가치를 제시한다. 그래서 교회는 모든 신자가 반드시 사회교리를 배워서 알고 실천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아울러 사회교리는 사회에 대한 교회의 가르침이다. 사회교리는 정치, 경제, 문화, 노동, 환경, 외교, 가정, 국가, 인권, 정의, 평화의 문제에 대한 가톨릭교회의 공식 가르침이다. 이 가르침은 참된 인간화와 참된 사회화를 실현하는 데 필요한 양식들을 제시해 준다. 따라서 사회교리는 인간이 사회 안에서 살아가면서 구원에 이를 수 있도록 복음의 빛으로 제시한 세상 모든 영역의 올바른 기준과 실천 지침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주님이 가르치신 사회교리사회교리의 원천은 ‘복음’이다. 예수님의 사명은 세상에 하느님 나라를 여는 것이었다. 주님께서는 세상에서 하느님 나라를 여는 두 개의 열쇠를 당신을 따르는 이들에게 안겨주셨다. 하나는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라는 것이었다. 주님께서는 가난한 이, 굶주린 이, 병든 이, 옥에 갇힌 이, 이방인, 소외된 이 등 모든 사람을 형제로 받아들이시고 그들에게 자비를 베풀어준 것이 당신에게 해 준 것이라고 하셨다.(마태 25,40) 이처럼 주님께서는 사회생활을 모든 이를 위한 형제애, 정의, 평화, 존엄의 자리가 되게 하셨다. 아울러 주님께서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 복음을 선포하라”(마르 16,15)고 명하셨다. 여기서 피조물은 인간 삶의 모든 측면에 관련된 것이다. 그래서 이 사랑의 명령은 모든 개인, 공동체 생활의 모든 분야, 모든 민족에게 포함된다. 그리고 인간적인 모든 것이 포함된다. 사회교리 보고인 교회가난한 이들과 함께하는 교회의 삶의 자리는 거룩한 전통이다. 초대 교회 때부터 그리스도인의 주요 관심사는 인간 존엄과 가난한 이들의 권리, 재화의 보편적 목적과 분배 정의, 나눔과 환대의 의무, 연대와 공동선 등이었다. 초대 교회 그리스도인들은 모두 함께 지내며 모든 것을 공동으로 소유했으며 아무도 자기 것을 자기 것이라 하지 않았다.(사도 2,44; 4,32 참조) 하느님께서 주신 세상 재화는 공동의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초대 교회 그리스도인들은 온유하고 사랑스럽고 점잖고 진실하며 서로 사랑하며, 과부를 얕잡아 보지 않고 고아를 보호했다. 떠돌이를 보면 자기 집에 맞아들이고 마치 친형제처럼 기뻐했다. 그리고 가난한 사람이 죽은 것을 보면 힘닿는 대로 너그럽게 매장해 주었고, 그리스도 때문에 감옥에 갇힌 이들이 있으며 기금을 모아 필요한 것을 보내주었다.(아리스티데스 「호교론」 중에서)사회교리 원리들“누구든지 세상 재물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자기 형제가 궁핍한 것을 보고 그에게 마음을 닫아 버리면, 하느님 사랑이 어떻게 그 사람 안에 머무를 수 있겠습니까? 자녀 여러분, 말과 혀로 사랑하지 말고 행동으로 진리 안에서 사랑합시다.”(1요한 3,17-18)교회는 세상 사람들이 물질의 유혹에서 벗어나 선을 증진하고 사회 약자에 대한 책임감을 갖는 것이 하느님의 사랑이라고 가르친다. 그래서 가톨릭교회는 인간의 존엄성을 기초로 해 공동선, 재화의 보편적 목적, 가난한 이들을 위한 우선적 선택, 보조성, 참여와 책임, 연대성을 사회교리 원리로 제시한다.1)인간의 존엄성사회교리의 근본 주제는 바로 ‘인간’이다. 인간의 존엄함은 절대적이다. 인간은 하느님과 대화하고 협력할 수 있는 하느님을 닮은 존재로 창조되었으며 하느님이신 그리스도의 벗이며, 성령의 궁전이기 때문이다. 인류는 인간의 존엄성을 역사 속에서 정치ㆍ시민의 권리(자유), 경제ㆍ사회ㆍ문화의 권리(평등), 개발ㆍ환경에 대한 연대의 권리(형제애)들로 발전 실현해 왔다. 이러한 인간의 기본 권리들, 즉 인권은 하느님을 닮은 인간의 존엄성 때문에 보편적이고 절대적이고, 양도할 수 없으며 침해될 수 없다. 2)공동선공동선은 개인이나 집단이 자기완성을 추구하도록 하는 사회생활의 모든 조건을 가리킨다. 인간은 자기 자신 안에서 완성을 얻을 수 없다. 공동선을 구현하기 위한 사회생활의 모든 조건은 인간 삶의 환경과 자연환경 모두 포함한다. 가정, 문화, 정치, 경제, 세계질서뿐 아니라 자연환경이 개인과 모든 이의 자기완성에 기여할 때 공동선이 실현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3)재화의 보편 목적모든 사람은 자기 발전을 위해 지상의 모든 재화를 사용할 권리가 있다. 교회는 이를 ‘재화의 공동 사용권’이라고 한다. 이러한 권리는 창조된 재화는 사랑을 동반하는 정의에 따라 공정하게 모든 사람에게 풍부히 돌아가야 한다는 재화의 보편 목적에 근거한다. 교회는 재화의 공동 사용권이 인간의 기본 권리라고 한다. 이에 교회는 지상의 재화를 선용하라는 당부이다.4)가난한 이들을 위한 우선적 선택가난한 이들에게 우선으로 하느님의 사랑을 실천하는 것은 국경, 인종, 이념, 종교를 넘어서는 것이어야 한다. 또 교회는 사회적 약자 역시 우선으로 선택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정치와 경제, 권력과 집단이 시민사회를 압도하는 구조는 그 목적과 토대가 인간 존엄성 증진과 공동선 실현에 있다는 것을 부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교회가 포용 경제의 실현을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5)보조성보조성은 상위 질서의 사회가 하위 질서의 사회 기능과 역할을 대신하려 하지 말아야 하며 필요하다면 도와야 한다는 원리이다. 보조성의 원리가 제대로 적용되면 상위 사회 질서의 권력 남용이 방지되고 사회 여러 조직이 질서 있고 조화롭게 조정되어야 한다. 6)참여모든 사람은 자신이 속한 사회의 공동선을 위해 참여할 의무가 있다. 참여함으로써 자신뿐 아니라 사회 전체, 나아가 인류 전체가 성장하고 발전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교회는 가장 혜택을 받지 못한 사람들의 참여를 장려하고 있다. 7)연대성연대성은 사회 안에서 개인이 전체에게, 전체는 개인에게 책임을 지고 돌보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연대성 원리의 핵심은 서로 주고받는 관계이다. 연대성은 무엇보다도 빈곤의 구조적 원인을 없애고 가난한 이들의 온전한 발적을 촉진하는 일에 인류가 협력하는 것을 의미한다. 사회생활의 근본 가치가톨릭교회는 인간다운 사회 건설을 이끌어야 할 사회교리의 원리들과 더불어 사회생활의 근본 가치들을 제시한다. 사회의 모든 가치는 인간의 존엄성 안에 내재해 있으며 인간의 진정한 발전을 도모한다. 이러한 가치들은 근본적으로 진리, 자유, 정의, 사랑이다. 1)진리모든 사람은 언제나 진리를 추구하고 존중하며 책임 있게 증언해야 할 의무가 있다. 교회는 특별히 대중매체와 정치ㆍ경제 분야에 관련된 문제에서 진리를 해치려는 시도나 상대화하려는 위험을 경고한다. 2)자유자유는 인간 존엄성의 탁월한 표징이다. 자유를 행사할 권리는 인간의 존엄성과 분리될 수 없으며 도덕과 종교적인 문제에 대해서 특히 그러하다. 교회는 ‘행사할 권리로서의 자유’뿐 아니라 도덕적으로 그릇된 것을 무엇이든 ‘거부할 수 있는 자유’를 숭고한 가치라고 믿고 있다.3)정의교회는 정의를 “마땅히 하느님께 드릴 것을 드리고 이웃에게 주어야 할 것을 주려는 지속적이고 확고한 의지”라고 한다. 그리고 교회는 교환ㆍ분배ㆍ법적ㆍ사회정의에 대한 존중을 요구한다. 정의는 무엇보다도 도덕적이어야 한다.4)사랑교회는 개인적 사랑뿐 아니라 사회적 정치적 애덕을 가르친다. 이는 상황에 따라 사회의 중개를 활용해 이웃의 삶을 개선하고 이웃의 가난을 초래하는 사회적 요인들을 제거하는 것을 말한다. 리길재 기자 teotokos@cpbc.co.kr cpbc2020.12.02

성경을 삼시대로 구분한다면 신천지… 경계해야 유사종교 대책위원장 이금재 신부, 의정부교구 교육에 나서… 신천지 실체와 사목적 대응법 등 설명 한국 천주교 유사종교 대책위원회 위원장 이금재 신부가 의정부교구 사제들과 본당 사무직원을 대상으로 ‘신천지 현장의 이해와 대책’을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 “바빠서 점심을 못 먹는 문구점 주인에게 매일같이 도시락을 싸서 갖다 주며 친교를 쌓습니다. 손주를 돌보는 사람의 집에 1년 동안 찾아가 손주 돌보는 일을 도와줍니다. 그러고 성경 공부하러 같이 가자고 하면, 그 한번을 못 가줄 사람이 어디 있을까요?”9월 19일 의정부교구청 신앙교육원. 한국 천주교 유사종교 대책위원회 위원장 이금재(전주교구 사목국장) 신부가 ‘신천지의 실체와 사목적 대응’을 주제로 온갖 방법을 총동원한 신천지의 포교법을 이렇게 소개했다. 의정부교구 유사종교 대책위원회(위원장 이재화 신부)가 교구 사제들과 본당 사무직원 60여 명을 대상으로 마련한 유사종교 문제 예방 및 대책을 위한 연수에서다. 이 신부는 “어제(18일) 인천에서 하늘문화세계평화광복(HWPL) 종교대통합 만국회의가 열렸다”며 행사 영상을 보여줬다. “이단의 패턴은 단합을 위해 대규모 축제를 벌이는 것인데, 성경의 역사를 퍼포먼스로 보여주면서 결론은 ‘교주 이만희’로 끝을 맺습니다. 이만희를 구원자로 세우기 위해 성경의 모든 내용을 끌어다 설명합니다.”이 신부는 “신천지 교인이 1990년대에는 1000명이었는데, 2017년 현재 약 20만 명으로 추정된다”며 “매달 약 2000명씩 증가하는데 이중 절반 이상이 청년들”이라고 언급했다.“신천지에 빠졌던 가톨릭 신자들의 반응은 신천지에서 진짜 하느님을 만나고, 참된 말씀을 알았고, 구원을 얻었다고 이야기합니다. 하느님도, 말씀도, 구원도 없는 성당에서 시간을 낭비했다고도 말합니다.”이 신부는 “청년들을 위한 술사목은 이제 끝났다”며 한국 교회 청소년ㆍ청년 사목의 실태를 꼬집었다. “청년사목의 패턴이 주일에 미사하고, 회의 30분 하고 술 마시러 가고, 보좌 신부 축일이라고 술을 마시는 것”이라는 지적이다.신천지 설문조사를 보면 이런 결과가 있다. 과거 신앙생활 중 불만족을 묻는 질문에 ‘말씀에 대한 갈증’(47%)이 가장 높았으며, 신천지로 옮긴 가장 큰 이유는 ‘성경 말씀의 탁월성’(70%)이 가장 많았다. 과거와 달라진 점으로는, 25%의 비율을 차지하던 성경 묵상이 53%, 성경공부는 12%에서 62%로 증가했다는 점이다.이 신부는 신천지의 잘못된 주장과 단계별 포교법도 소개했다. “신천지는 성경을 삼시대로 구분합니다. 이단 사이비의 전형적인 방법인데, 구약과 신약ㆍ계시록의 시대로 구분하는 겁니다. 우리는 구약과 신약만 있지만 이들이 삼시대론을 주장하는 이유는 교주를 신격화하기 위한 자리를 만들기 위해서죠.”이 신부는 “가족 중 한 명이 신천지에 빠지면 나머지 가족은 지옥 같은 삶을 살아간다”며 “사제와 본당 사무직원들이 먼저 이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신부는 10년 전 지인의 자녀가 신천지의 피해를 당해 도움을 주면서 신천지에 관심을 두기 시작해 천주교 유사종교 대책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예방 교육 및 피해자 상담을 맡고 있다. 주교회의는 2011년 신천지에 대응하기 위해 각 교구에 신천지 포교 활동에 대한 주의 공문을 보냈고, 지난해 2월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 산하에 한국 천주교 유사종교 대책위원회를 결성했다. 이지혜 기자 bonaism@cpbc.co.kr 평화신문2018.10.02

“진정한 희망은 슬픔 속에도 하느님 말씀 믿고 기다리는 태도” 그래도 희망 / 프란치스코 교황 지음 / 윤주현 옮김 / 가톨릭출판사초라한 구유에서 작고 연약한 아기 예수가 태어났다. 아기 예수가 다시 태어났고, 또 다른 새해가 밝았다. 여전히 크고 작은 어려움과 부딪힌다. 길거리 전광판의 광고와 휴대전화 속 유튜버들은 물질적 풍요로움을 자랑한다. 이것만 소유하면, 이것만 먹으면 더 행복하다고 손짓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말한다. “세상이 말하는 희망은 물질적인 풍요로움에 가깝다. 그러나 이것은 거짓된 희망, 거짓된 낙관주의다. 우리의 존재 자체가 곧 희망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희망 메시지를 담은 「그래도 희망」이 발간됐다. 교황을 방문한 전 세계의 신자들을 위해 2016년 12월 7일부터 2017년 3월 15일까지 일반 알현에서 ‘그리스도인의 희망’에 대해 했던 교황의 강론을 엮었다. 전례력으로 이 시기는 대림과 성탄, 사순 시기가 포함된다. 교황은 신ㆍ구약에 등장하는 성경 속 인물들이 어떻게 희망했는지를 이야기한다. 교황은 아브라함과 라헬, 유딧을 통해 슬픔에서 피워올린 희망을 들려준다. 바오로 사도는 ‘로마 신자들에게 보낸 서간’에서 아브라함이 자신에게 아들을 약속하신 하느님의 말씀을 어떤 태도로 믿었는지 설명한다. 백 세에 가까운 노인으로 아내 사라 또한 임신할 수 없는 몸이지만 아브라함은 모든 어려움을 거슬러서 희망했다. 아브라함의 마음 안에는 실망과 좌절, 난관이라는 어둠이 있었다. 아브라함은 그러나 아들을 청하지는 않았다. 희망을 품기 위해 “주님, 제가 계속 희망할 수 있도록 저를 도우소서”라고 기도했다. 교황은 “믿음이란 아무 대답 없이 그저 맹목적으로 모든 것을 받아들이는 침묵이 아니다”라고 설명한다. 또한, 희망하고 의심하며 당혹스러워하면서 확실한 것에만 마음을 두는 것도 아니라고 한다. “많은 경우, 희망은 어둡습니다. 하지만 바로 거기에 여러분을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희망이 있습니다. 믿음은 가식적인 경건함 없이 있는 그대로의 괴로움을 하느님께 보여드리며 그분과 더불어 싸우는 겁니다.”(73쪽)교황은 “희망은 인간에게 우선적으로 필요한 것”이라며, “미래를 희망하는 것, 삶을 믿는 것, 이것은 소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이러한 희망이 우리 존재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대답이 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사람들은 삶에서 어려움과 맞닥뜨렸을 때, 자신이 나약하다는 것을 경험합니다. 그래서 손을 뻗어 가까이 만질 수 있을 정도로 확실한 보장 장치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하느님을 신뢰함에도, 내가 처한 상황이 불리하게 바뀌면 구체적으로 확실한 그 무언가를 원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바로 거기에 위험이 있습니다!”(99쪽) 교황은 그때 우리는 고독이 지닌 공허함을 메꿔 줄 것 같고 믿음의 어려움을 경감시켜 줄 것처럼 보이는 것에 마음을 둔다고 지적한다. 심지어 돈이나 권세가들과의 야합, 세속성 등으로 일시적인 위로를 추구하려는 유혹을 받는다. 구체적으로 보장된 상황을 원하는 것이다.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은 추천의 말에서 “성경이 말하는 희망은 바로 ‘기다림’”이라며 “그들은 인간적인 희망이 없는 가운데에서도 주님의 말씀을 믿고 희망하며, 그 말씀이 이루어지길 기다렸다”고 말했다. 이어 “(이 책을 통해) 그리스도인이 바라고 지향해야 하는 희망이란 과연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얻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옮긴 이 윤주현(가르멜수도회 한국관구장) 신부는 “교황님의 탁월한 강론을 따라가며 마음 깊은 곳에서 인류를 향한 주님의 자비와 용서, 사랑을 발견하는 가운데 어느새 희망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라고 책에 썼다. 이지혜 기자 bonaism@cpbc.co.kr 평화신문2019.12.26

장애인 신자, 연민·동정의 대상 아닌 똑같은 ‘신앙인’서울대교구 ‘장애인들의 신앙생활을 위한 본당의 사목적 배려’ 제안 서울대교구는 제40회 장애인의 날을 맞아 ‘장애인들의 신앙생활을 위한 사목적 배려’가 담긴 제안서를 교구 각 본당에 전달했다. 2019년 5월 19일 주교좌 명동대성당 교중 미사로 봉헌된 발달장애인 가족 미사에서 염수정 추기경이 한 장애인에게 성체를 영해 주고 있다. 가톨릭평화신문 DB “하느님 앞에서 모든 인간은 존엄하다. 장애가 있는 신자들도 ‘연민’의 대상이 아닌 동일한 ‘신앙인’으로서 모든 전례에 온전히 참여할 권리가 있다.”서울대교구 사회사목담당 교구장대리 유경촌 주교는 제40회 장애인의 날(20일)을 맞아 이같이 밝히며 ‘장애인들의 신앙생활을 위한 사목적 배려’가 담긴 제안서를 교구 각 본당에 전달했다. 2020년 서울대교구 사목 교서 주제 ‘복음의 기쁨을 선포하는 본당공동체’를 이루기 위해서다. 유 주교는 “본당은 관할 지역 내에서 장애를 가진 신자와 그 가족을 찾아보고, 그들에게 어떤 구체적인 지원이 필요한지 늘 대화하고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본당에서 시행할 수 있는 4가지 사목 제안을 내놓았다. △비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장애인 인식개선’ 운동 △장애인 신자들의 활동 기회 마련 △장애인을 위한 편의시설 확충ㆍ이동공간 확보 △장애인이 본당에 올 수 있도록 돕는 비장애인 교우들의 안내와 도우미 봉사활동이다. ▨장애인 인식 개선 교육미사에 참여한 장애인들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위해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발달장애인이 미사 중에 소리를 내거나 손뼉을 치는 행동을 하는 것은 감정의 표현 방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장애인과 함께 미사에 참여한 본당 교우들은 발달장애인들에게 불편한 시선보다는 이해할 수 있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장애 유무를 떠나서 모든 사람은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똑같은 인간이다. 장애인을 대하는 시선과 행동에 예의를 갖추어야 한다. 아울러 장애인을 ‘동정의 대상’으로만 보는 시각도 경계해야 한다. 장애인은 무조건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아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물어보고, 도움이 필요할 때 적극적으로 도와주어야 한다. 비장애인이 장애인에게 무심코 가하는 언어폭력도 해선 안 된다. 장애인에게 반말하지 말고, 장애인 차별과 편견을 낳는 잘못된 용어를 써서는 안 된다. ▨장애인 신자들의 활동 기회 마련본당에서 장애인들이 전례에 적극적이고 직접 참여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우선 장애인이 전례 봉사자로 참여할 수 있도록 배려가 필요하다. 장애인도 자신의 역량에 따라 복사와 해설자ㆍ독서자ㆍ성가대원으로 충분히 참여할 수 있다. 이는 장애인에 큰 기쁨을 주고 신앙생활에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물론 장애로 인해 일반적인 방법으로 전례 봉사를 하는 것이 어려울 수도 있다. 이에 장애 유형에 따른 구체적인 대안이 필요하다. 독서대에 올라가기 힘든 지체 장애인이나 뇌병변 장애인은 독서대 아래나 해설대에서 독서를 하도록 한다. 시각장애인 경우는 점자 성경으로 읽으면 얼마든지 독서를 할 수 있다. 점자를 읽지 못하는 시각장애인은 옆에서 도움을 주어야한다. 신체ㆍ발달장애인 역시 전례 봉사를 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많은 연습과 노력이 필요하다. 이들의 전례 봉사 참여는 본당과 당사자에 큰 보람이 될 것이다. 장애인 신자만을 위한 미사보다는 비장애인과 함께하는 미사나 가족 미사에 참여하는 것을 권장한다. 장애별로 분리하여 미사를 만들거나 유아방에서 미사를 봉헌하는 것은 편견을 키우는 역효과를 낳을 뿐이다. 아울러 본당은 장애인 신자의 미사 참여를 돕기 위해 안내 자료를 준비하고, 점자 성가책ㆍ성경ㆍ주보와 수어 통역ㆍ확대경 등을 마련해야 한다. 장애인들이 성사생활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발달장애인의 경우, 어린이 세례에 준해 세례성사를 줄 수 있다. 「한국 천주교 사목지침서」는 “전면적 정신장애인(발달장애인)에 대한 세례는 어린이의 세례에 준하며 부분적 발달장애인에게는 가능한 대로 교육을 실시하고 의사 표시를 확인한 다음 세례받게 해야 한다”(제57조)고 명시하고 있다. 발달장애인은 교육을 통해 성체성사를 받을 수 있다. 장애인 주일학교나 교리교사의 개별 교리교육을 통해 첫영성체 교육을 받으면 된다. 이렇게 교육을 마친 발달장애인은 스스로 힘으로 영성체할 수 있다. 이동이 불편한 지체장애인은 사제가 직접 와서 성체를 영해줘야 한다. 고해성사도 장애 유형에 따라 다른 방법으로 진행할 수 있다. 청각장애인은 종이에 고백할 내용을 글로 적거나, 면담식으로 성사를 보면 된다. 지체장애인은 드나들기 편한 장소에서 고해성사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발달장애인의 경우, 사제가 후견인과 고해할 내용을 상의해 적어오거나, 면담식으로 고해를 이끌어내야 한다. 보속은 사제나 가족이 함께하면 된다. 장애인의 신앙생활 참여도 중요하다. 모든 신자는 장애 유무와 상관없이 레지오 마리애와 빈첸시오회ㆍ구역반장ㆍ교사회 등 신심 단체에서 활동할 수 있다. 이는 장애인의 신앙생활에 큰 도움이 된다. 다만 장애인만으로 구성된 단체를 꾸리는 것보다는,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함께 활동하는 게 바람직하다. 아울러 지구 내에 발달장애인들을 위한 장애인 주일학교를 설립ㆍ운영할 필요가 있다. 장애인 주일학교는 발달장애인이 신앙생활을 하고, 성사생활 즉, 세례ㆍ성체ㆍ고해ㆍ견진성사 등에 참여하도록 많은 도움을 준다. ▨본당 내 장애인들을 위한 편의시설 확충 및 이동공간 확보 장애인이 성당에 오기 위해서는 편의시설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경사로와 승강기 설치, 문턱 제거와 복도 손잡이 부착 등이 그 방안이다. 또 신체장애인들이 휠체어와 목발을 사용할 수 있도록 통로와 고해실에 충분한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 본당 앞좌석에 장애인 지정 자리를 마련하는 것도 권장한다. 또 시각장애인 안내견 출입 시 만지기ㆍ간식 주기ㆍ사진 찍기 등 주의력을 떨어뜨리는 행동은 지양해야 한다. 시각장애인 안내견이 성당에 들어오는 것을 막아서는 안 된다. 장애인 보조견 표지를 붙인 안내견의 공공장소 출입을 막는 행위는 불법행위다. 성당 좌석에 거치대가 있다면 지체장애인에게는 큰 도움이 된다. 장애인 화장실도 반드시 필요하다. 성당은 장애인 편의시설에 대한 의무설치 대상 시설이다. 설치가 어려운 경우, 가까운 장애인 화장실을 섭외하거나 칸 두 개를 합쳐 장애인 화장실로 삼는 것도 대안이다. ▨비장애인 교우들의 안내와 도우미 봉사활동본당 지역 내 장애인과 가족을 찾아 그들을 신앙생활로 이끄는 것도 중요한 사목 방안이다. 이를 위해서는 장애로 인해 본당에 못 나오는 신자를 파악하고, 이들에게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살펴야 한다. 또 차량 봉사나 승용차 함께 타기를 통해 이들이 성당에 올 수 있도록 ‘이동 도우미’ 역할도 수행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장애인 가정에 대한 방문 등을 통해 그들을 보살피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이학주 기자 goldenmouth@cpbc.co.kr cpbc2020.04.22

종교·인종 불문 환자들에게 위로 전하는 천사 수녀프랑스 생드니교구에서 17년째 환자 방문하는 장현규 수녀(프랑스 성요한사도수녀회) 프랑스에서 17년째 병원 환자 방문 사도직을 수행하며 말기암 환자, 임종 환자를 위로하고 하느님 나라로 인도하는 장현규 수녀. 매주 두 차례, 수녀는 이른 점심을 끝내자마자 왕복 전철 승차권만 달랑 손에 쥐고 수녀원을 나선다. 작은 가방 속에 묵주 여러 개와 상본을 챙기는 것도 잊지 않는다. 피부색도, 종교도, 국적도 다른 환자들을 만나기 위한 수녀의 ‘사랑의 발걸음’이다.주인공은 2002년부터 17년째 프랑스 생드니교구의 한 병원에서 ‘환자 방문 사도직’을 수행하고 있는 프랑스 성요한사도수녀회 장현규(마리스텔라, 71) 수녀다. 오랫동안 고통과 죽음 앞에 힘겨운 나날을 보내는 말기암 환자, 임종 환자 등에게 위로와 사랑을 전하고 있는 장 수녀가 잠시 귀국해 10월 24일 만났다. 얼굴만 드러낸 베일 위, 안경 너머 따스한 눈빛에서 얼마나 많은 환자에게 큰 위로를 전해왔을지 가늠이 됐다.“그리스도인이든 무슬림이든 유다인이든 제겐 종교, 인종에 어떠한 벽도 없어요. 오로지 하느님 사랑을 전하게 해달라는 기도를 바치며 병원에 들어섭니다. 그들도 마음을 열어 저를 반기고, 그들의 환대에 저도 위로를 얻습니다. 모두 하느님 은총 안의 만남이니까요.”사도직 이야기 담은 책 「그대들을… 」 출간 장 수녀가 사는 베르사유수도원에서 오베흐빌리에 라호즈레병원까지는 편도로만 꼬박 2시간. 서울과 대전 거리를 매주 이틀씩 17년째 오가고 있다. 특히 생드니 지역은 아프리카인, 동양인, 아랍인 등 80여 개국 사람들과 종교인이 모여 사는 곳. 대부분 타지에서 온 가난한 노동자들이다. 오죽하면 생드니교구 별명이 ‘무지개 교구’다. 유다인이 설립한 라호즈레병원을 장 수녀에게 소개해 준 이는 바로 한국에서 사목했던 오영진(Olivier de Berranger, 전 생드니교구장, 2017년 선종) 주교였다. 1976년부터 17년간 한국에서 ‘가난한 이들의 대부’로 불리며 노동사목을 했던 프랑스인 오 주교는 1996년 주교품을 받은 뒤 생드니교구장이 됐다. 한국 사랑이 넘치던 오 주교를 통해 2002년 새 사도직을 시작한 장 수녀는 이후 때마다 오 주교에게 환자 방문 일지를 상세히 적어 전했고, 오 주교는 그 내용을 불어로 번역해 생드니교구 온라인 홈페이지와 수도 공동체에 널리 알렸다. 주교의 격려에 힘입어 2018년 장 수녀는 사도직 이야기를 담은 책 「그대들을 사랑합니다」를 국내에 출간했다.사도직 이름만 ‘환자 방문’이지, 장 수녀가 수행하는 활동은 종교 일치, 이민자ㆍ난민 환대, 선교, 나눔이 모두 이뤄지는 ‘종합 사도직’이다. 「그대들을 사랑합니다」에는 병원에서 펼쳐진 감동적인 이야기 60여 편이 줄곧 이어진다. 장 수녀는 “300여 명을 수용하는 병원은 그야말로 인생의 축소판”이라며 “모든 이들의 아픔은 이곳에 다 있다”고 했다. 장 수녀는 한 시간이고 말없이 환자 눈을 바라봐주고, 또 한참이나 이야기도 들어준다. 치유에 관한 구절을 찾아 성경을 읽어주고, 성가도 불러준다. 무슬림 환자들에겐 그들 언어로 “인샬라(신의 뜻대로)” 하고 인사를 건네기도 한다. 임종을 앞둔 무슬림 환자의 가족 요청으로 장 수녀는 가톨릭 방식으로, 그들은 자신들 방식으로 기도하는 광경도 벌어진다. 홀로 선종한 젊은 무연고자가 유일한 친구였던 장 수녀의 묵주와 상본을 가슴 위에 얹고 떠난 사연 등 감동적인 이야기는 수없이 많다.따뜻한 미소가 갖는 힘“이분들은 모두 마음이 추운 분들이에요. 저는 그들 마음에 하느님의 따뜻한 사랑을 채워줄 뿐이죠. 그들이나 저나 가난한 나그네예요. 긴말 필요없이 따뜻한 미소만으로도 서로 위로를 전할 수 있습니다. 사랑이죠.”장 수녀는 신자 환자들에게 묵주와 상본을 건네며 잊지 않고 하는 말이 있다. “남북으로 갈라진 한국을 위해서도 꼭 기도해 달라”는 것이다. 그들도 자신들의 신에게 “남북 통일을 위해 꼭 기도하겠다”고 답한다. 장 수녀는 책 판매 수익금으로 오랜 바람이던 ‘성경 선물하기’를 한 번 했다. “작은 성경 23권을 선물했는데, 직원과 환자들이 그렇게 좋아하더라”고 했다. “‘이렇게 저를 당신 도구로 써주심에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하고 기도해요. 예수님만이 우리에게 줄 수 있는 평화를 환자들과 계속 나눌 겁니다. 고독의 자리에 하느님을 모셔가는 것이 제 소명이니까요.” 도서 구입 문의 : 070-7012-0727, 1만 원, 갤러리운수 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 평화신문2019.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