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송과 함께 ‘TV 매일미사’ 시청부득이한 경우 주일 미사 참여 의무 어떻게 지켜야 하나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 사태가 신자들의 주일 미사 참여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지역 교구뿐만 아니라, 그렇지 않은 지역 본당 공동체들의 성사 생활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자칫 신자들의 신앙생활이 위축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까지 낳는 상황이다. 이처럼 전국민적 위급 상황에 해당하는 부득이한 경우, 신자들은 주일 미사 참여의 의무를 어떻게 지킬 수 있을까?묵주 기도·성경 봉독·선행 규정한국 교회는 이처럼 ‘부득이한 상황’에 처했을 때, 신자들이 주일 의무를 대신할 수 있는 ‘대송(代誦) 규정’을 마련해두고 있다. 주교회의가 제정한 「한국 천주교 사목 지침서」 제74조 4항은 “미사나 공소 예절에도 참례할 수 없는 부득이한 경우에는 그 대신에 묵주 기도, 성서 봉독, 선행 등으로 그 의무를 대신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이에 대해 한국 주교단은 2014년 봄 정기총회를 통해 묵주기도 5단을 바치거나, 해당 주일의 복음과 독서 말씀을 읽고 묵상하고, 작은 희생과 봉사 활동으로 주일 미사 참여 의무를 대신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피치 못할 사정으로 주일 미사 참여 의무를 지키지 못해 죄의식으로 방황하거나 무조건 고해성사에 임해야 한다는 부담감 속에 장기적으로 이 문제를 해소하지 못하는 신자들을 위한 배려 조치이기도 하다. 과거 대송 방법의 하나였던 ‘주님의 기도 33번 바치기’는 현재 대송에 해당하지 않는다.이처럼 공동체 전례와 성사 생활이 위협을 받는 상황 속에서 각 교구도 신자 보호를 위해 관련 지침을 내놓음에 따라, 대송에 대한 신자들의 명확한 이해도 필요해졌다. 확진자가 발생한 지역의 신자들이나 혹은 의심 증세가 있는 이들은 주일 미사에 참여하는 것을 우선적으로 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코로나19에 대한 우려로 주일 미사 참여에 어려움을 느낀다면, 개인 혹은 가족 구성원이 함께 신앙생활을 이어가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윤종식(가톨릭대 신학대 전례학 교수) 신부는 “전국 교구와 신심 단체가 대부분 집회 활동과 행사를 취소하는 등 코로나19 사태는 교회 공동체 활동이 위협받는 부득이한 재해에 해당한다”며 “주일 미사 참여 의무를 지키기 어려운 상황이 지속된다면 각 가정에서 대송 규정을 잘 숙지하고 ‘개별 영신 생활’을 지켜야 한다”고 설명했다.코로나19로 신앙생활 위축 경계윤 신부는 아울러 “대신 본당 사목자와 수도자는 미사 참여를 못 하는 신자들에게 메시지나 SNS로 주일 강론 말씀을 전송해주고, 신자들은 대송과 함께 가톨릭평화방송TV 미사 시청이나 가톨릭평화신문 등을 활용해 주일 복음 말씀을 되새기고자 노력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며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위해 함께 기도하는 것도 좋다”고 했다.분명한 것은 대송이 주일 미사 참여의 의무를 온전히 대신하는 것은 아니다. 피치 못하게 발생한 현 상황에서 대송을 포함한 다양한 개별 노력이 신앙생활을 지키는 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정훈 기자 평화신문2020.02.26
신부님이 알려주는 기초 교리, 책값 대신 후원을가톨릭 기본교리 상식
전수홍 지음 / 오륜대 순교자 성지 구원이란 무엇인가? 기도에도 종류가 있다?매우 기본적인 가르침이라고 생각하다가도 막상 설명하기 어려운 용어와 내용이 바로 가톨릭 기본교리다.전수홍(부산교구 오륜대순교자성지 담당) 신부가 「가톨릭 기본교리 상식」을 펴냈다. 35쪽의 작은 책자이지만, 기본 용어해설부터 믿음, 성경, 교회, 성사, 전례 등 교리의 주요 주제별 가르침을 일목요연하게 담았다.성사와 성경, 기도에 관한 기본상식은 물론, 성경을 읽는 태도와 고해성사를 보는 순서, 성가정에 비치해야 할 성물 등 궁금증에도 자세히 답해주고 있다. 예비 신자들뿐만 아니라, 현대 신자들이 무심코 지나쳤던 기초적인 교리를 되새겨볼 수 있어 유용하다. 많은 신자가 틈날 때마다 볼 수 있도록 성당이나 교리실에 비치해두는 것도 좋겠다.오륜대순교자성지는 새 성전 건립 등 성지개발을 한창 추진 중이며, 신자들의 관심을 도모해오고 있다. 현재 부산교구 모든 본당에는 예비신자 및 신자 재교육용으로 30부씩 배포한 상태이다. 새 성전 건립을 위한 작은 관심만 전해준다면, 책자 비용은 따로 받지 않는다. 문의 : 051-515-0030, 오륜대순교자성지 이정훈 기자 평화신문2019.05.02

차별 금지의 이름으로 ‘남녀 혼인’과 ‘생명’의 가치 간과하면 안 돼차별금지법안, 무엇이 문제인가 차별금지법안 제2조에서는 성별을 “남자와 여자, 그 외 분류할 수 없는 성”으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교회는 인간의 성별이 남자와 여자로 되어 있다는 근본적인 사실을 바꾸지 못한다고 밝히며, 차별금지법안이 남자와 여자의 성과 사랑, 남녀의 혼인과 가정 공동체가 갖는 특별한 의미와 역할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CNS 자료 사진】 차별금지법안이 2020년 6월 29일 국회에 발의됐다. 이 법안은 “차별 없는 평등한 세상을 지향하는 것으로 대한민국에 거주하는 어떤 누구도 특별한 이유로 차별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법안에 대한 반대 목소리 또한 거세다. 차별금지법 반대에 관한 청원은 지난 7월 7일 10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으며 21대 국회의 첫 국민동의청원이 됐으며, 학계와 종교계 내에서도 법안을 바라보는 온도 차가 상당하다. 차별을 금지하자는데, 찬반이 갈리는 이유가 무엇일까. 교회 가르침을 바탕으로 차별금지법안을 살펴본다.차별금지법안의 논란점“차별금지법안은 정치적ㆍ경제적ㆍ사회적ㆍ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차별을 금지하고, 차별로 인한 피해를 효과적으로 구제함으로써 헌법상의 평등권을 보호하여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실현함을 목적으로 한다.”(제1조) 차별금지법안 제1조의 내용이다. 사회 전반에 걸쳐 차별을 금지하는 법안은 총 57조항으로 구성돼 있다. 프로라이프 변호사회 회장 윤형한(야고보) 변호사는 “법령 내용을 보면 추상적이고 포괄적인 표현이 많으며 우리 사회를 이루는 모든 걸 다 써놓고 있어 무엇을 차별 금지하라는 것인지 알 수 없게 규정하고 있다”며 “이런 법은 악용될 소지가 많고 재판부에 갔을 때 판단을 제대로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이어 “법의 입법 의도는 성소수자의 차별 금지를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 보여진다”라며 “성소수자 차별금지법으로 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차별금지법안에 포함된 남녀차별금지와 장애인차별금지 등은 이미 법제화돼 있기 때문이다.차별금지법안이 성소수자의 차별금지법으로 비춰지는 근거는 법안의 제2조 1항, 4항, 5항 등이다. 제2조 1항은 “성별이란 여성, 남성, 그 외에 분류할 수 없는 성을 말한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유튜브를 통해 차별금지법안에 반대 목소리를 높여 온 김연준(광주대교구, 피아골 피정의 집 관장) 신부는 “법안에 평등이라는 이름으로 교묘하게 숨어 있는 성별의 정의 개념과 성별 정체성이라는 표현에 주목해야 한다”라며 “대부분의 사람이 성별하면 남자와 여자만 생각하지만, 차별금지법안에서의 성별은 남자와 여자의 개념을 넘어선다”고 지적했다. 김 신부는 “성소수자란 동성애자뿐 아니라 여성애자, 남성애자, 성전환자, 제3의 성 등을 포함한다”며 “이를 의학적으로 분류하면 크게 20여 가지, 세부적으로 분류하면 60여 가지가 넘는다”고 지적했다.차별금지법안에 대한 교회의 입장교회는 차별을 금지하고 인권 증진 등을 위한 차별금지법안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차별금지법의 일부 조항이 교회가 중요시해 온 남녀의 혼인과 출산, 생명에 대한 가치를 훼손할 수 있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주교회의 생명윤리위원회 위원장 이용훈 주교는 7일 ‘차별금지법안에 대한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생명윤리위원회 성명서’를 통해 “누구든지 성별ㆍ종교 또는 사회적ㆍ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헌법 제11조 1항)”는 모든 인간의 존엄성에 기반을 둔 차별금지법안의 취지에는 공감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법안의 일부 조항에 대한 교회의 우려를 표명했다. △동성애자의 결합을 혼인과 가정에 대한 하느님의 계획과 유사하거나 비슷하다고 여기는 움직임 △남자와 여자의 성과 사랑, 남녀의 혼인과 가정 공동체가 갖는 특별한 의미와 역할에 대한 간과 △차별 금지라는 이름으로 남녀 혼인과 가정 공동체의 특별한 중요성의 간과나 무시 △생명의 파괴, 인공 출산의 확산, 유전자 조작을 통한 생명의 선별적 선택과 폐기 △성 소수자들의 입양 허용 등이다. 차별금지법안이 기존의 사회 가치를 훼손하고 이를 지키려는 이들을 역차별한다는 지적도 있다. 사회의 근간을 이루는 혼인과 출산의 중요성은 간과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차별받고 낙태되는 태아에 관한 언급은 한 마디도 없기 때문이다. 수원교구는 8월 2일 자 주보를 통해 “차별금지의 이름으로 남자와 여자의 성과 사랑, 혼인과 가정의 특별한 중요성이 간과되거나 무시돼서는 안 될 것”이라며 “차별금지법이 눈에 보이는 생명뿐 아니라, 생명의 시작부터 차별과 배척ㆍ혐오의 대상이 되지 않을 때 온전한 법 정신이 실현되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차별금지법안이 통과되면차별금지법안에 동성혼 허용에 관한 항목은 없다. 하지만 차별금지법이 동성혼 허용의 디딤돌이 될 수 있다는 해석이 전반적이다. 법안이 통과되면 교회가 강조하는 남자와 여자의 성과 사랑, 남녀의 혼인과 가정공동체의 가치 증진 교육은 차별금지법안 제32조(교육내용의 차별금지)에 위배되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다분하다. 더욱이 동성애와 동성혼을 반대하는 교회의 윤리적 선택이 소수자 차별이라고 낙인 찍힐 수 있다. 차별금지법안이 통과된 외국의 사례를 살펴보면 기우가 아니다.영국은 2005년 동성 커플의 ‘시민결합’을 법적으로 인정했고, 2007년 차별금지법이 제정되어 2009년 초부터 시행됐다. 2013년 동성 혼인도 합법화했다. 차별금지법에 따라 2009년 초부터 입양 기관이 동성 커플 입양을 거부하면 벌금을 물고 정부 지원금도 받지 못하게 되자 결국 영국 가톨릭 입양 기관의 반은 문을 닫았다. 기관이 아닌 개인도 마찬가지다. 미국 콜로라도주의 제빵사 잭 필립스는 2012년 동성결혼 케이크 제작을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거부했다는 이유로 시민평등위로부터 소송을 당해 6년간 법정 싸움을 벌여야 했다. 다행히 2018년 6월 승소했지만 최근 성전환 기념 케이크 제작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또 소송을 당했다.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제정된 프랑스 학교에서는 학생과 관련한 모든 서류에 동성부모 차별 금지를 취지로 ‘아버지, 어머니’ 대신 ‘부모 1, 2’로 표기하도록 했다. 캐나다 온타리오주에서는 자녀 성전환을 반대하는 부모의 양육권을 빼앗는 법안이 통과됐다.차별금지법은 17대 국회에서 처음 발의된 후 찬반 논란으로 20대 국회까지 입법 문턱을 넘지 못했다. 정의당을 중심으로 한 차별금지법 지지층은 21대 국회에서는 반드시 법안을 통과시키겠다는 모양새다. 국가인권위원회 역시 6월 30일 기자회견을 통해 차별금지법 제정을 권고하고 차별에 대한 ‘국민인식조사 결과’를 근거로 국민 88.5%가 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차별금지법안의 문제점을 밝히지 않은 상태에서 조사한 결과라 논란이 있다.김연준 신부는 “인권이라는 것은 우리 삶에 직결되기 때문에 차별금지법 제목만 보고 찬성할 게 아니라 내용을 공부해야 한다”며 “내 자녀와 교회에 심각한 타격과 윤리의 혼란을 가져올 수 있는 법안을 찬성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가톨릭교회는 동성애를 심각한 타락으로 제시하고 있는 성경에 바탕을 두어 동성애 행위는 그 자체로 무질서라고 천명해 오며 동성의 성행위는 어떤 경우에도 인정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가톨릭교회 교리서」 2357항 참조) 하지만 교회 밖으로 내쳤던 이들을 ‘율법이 아닌 복음’의 잣대로 불러오기 위한 노력도 계속하고 있다. 2015년 세계주교시노드에서는 ‘교회와 현대 세계에서 가정의 소명과 사명’을 주제로 논의했고 “동성애적 성향을 지닌 사람들과 함께 사는 가정에 특별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최종보고서 76항)며 단죄와 비난이 아닌 따뜻한 관심과 격려를 강조했다. 백영민 기자 heelen@cpbc.co.kr cpbc2020.09.09

유다는 얼마에 예수님을 팔았을까성경 속 돈 이야기 화폐가 통용되기 이전 구약의 유다인들은 귀금속을 달아 사용했습니다(창세 23,16). 정확한 무게를 보증하기 위해 유다인들은 “올바른 저울과 저울판은 주님의 것이고 주머니 속의 저울추도 그분의 소관이다”(잠언 16,11)라고 강조했죠. 이렇게 돈을 세지 않고 다는 관습은 팔레스티나뿐 아니라 지중해 연안 전역에 퍼져 있었습니다. 그러다 유다인들은 바빌론 유배생활 때 물물교환이나 귀금속을 저울로 달아 주는 것보다 공신력을 가진 화폐를 사용하는 것이 훨씬 편리하다는 것을 경험했죠. 귀환 후에도 계속해서 헬라와 로마의 지배를 받은 이스라엘 백성들은 갖가지 돈을 통용했습니다. 팔레스타인 지역에서 발견된 최초의 화폐는 페르시아 다리우스 왕의 금화 ‘다리크’였죠. 그 후 헬레니즘 시대 돈과 셀로이코스가의 안티오쿠스와 클레오파트라의 초상이 새겨진 화폐도 통용됐습니다. 로마인들은 팔레스티나를 점령한 후 인두세를 로마 돈으로 내도록 했죠. 복음서에도 예수님 시대 통용되던 ‘드라크마’(루카 15,8) ‘데나리온’(마태 22,19; 마르 2,15; 루카 20,24), ‘아스’(마태 10,29; 루카 12,6), ‘세켈’, ‘미나’, ‘탈렌트’ 등 많은 돈 이야기가 나옵니다. 드라크마는 헬라 화폐이고, 아스ㆍ데나리온는 로마 돈이며, 미나는 페니키아 통화였죠. 1드라크마와 1데나리온은 노동자의 ‘하루 품삯’이었습니다. 1스타테르(마태 17,27)와 1세켈, 은돈 1아르기리온은 4드라크마(데나리온)로 노동자의 ‘나흘 품삯’이었죠. 유다 이스카리옷이 예수님을 수석 사제들에게 팔아넘기고 받은 은돈 아르기리온 서른 닢(마태 26,15)은 120데나리온으로, 유다는 노동자의 넉 달 품삯을 받고 주님을 배신한 것이죠. 2021년 우리나라 직장인 평균 월급이 333만 원을 고려한다면, 유다 이스카리옷은 한화 1332만 원을 받고 예수님을 팔아넘긴 셈이죠. 아울러 복음서에 많이 나오는 은화 1탈렌트는 한화 1억 8250여만 원에 해당합니다. 또 미나의 비유(루카 19,11-27)에 나오는 1미나는 60분의 1 은화 탈렌트 가치였죠. 이 밖에 ‘아스’는 1데나리온의 16분의 1로 예수님 시대 참새 두 마리를 살 수 있는 돈(마태 10,29)이었죠. 우리 말로 ‘닢’으로 번역된 ‘콰드란스’는 1데나리온의 64분의 1 가치였습니다(마태 5,26). 또 ‘가난한 과부의 비유’에 나오는 ‘렙톤’(마르 12,42)은 1드라크마(데나리온)의 128분의 1 가치였죠. 즉 가난한 과부가 헌금한 렙톤 두 닢은 콰드란스 한 닢인 셈입니다. 유다인 화폐도 있었습니다. 시몬 마카베오가 기원전 150년쯤에 주조한 구리 돈으로 유다인의 상징인 ‘레몬나무와 종려나무 가지’를 새기고 ‘해방된 시온’ 또는 ‘대사제와 공동체’라는 글이 새겨져 있죠. 유다인 화폐는 사람의 초상이나 동물의 형상을 새기거나 그리는 것을 금한 십계명 말씀에 따라 주로 식물이나 기하학적 상징을 도안했습니다. “너는 위로 하늘에 있는 것이든, 아래로 땅 위에 있는 것이든, 땅 아래로 물속에 있는 것이든 그 모습을 본뜬 어떤 신상도 만들어서는 안 된다”(탈출 20,4). 감히 이 규정을 어기는 자가 없어 헤로데 대왕조차 화폐에 자신의 얼굴을 새기지 않고 앞면에 ‘헤로데 왕’이란 글자만, 뒷면엔 꽃과 과실, 투구나 방패 등을 새겼다. 하지만 헤로데의 아들인 필리포스만이 자신의 초상을 새긴 화폐를 발행해 유다인들에게서 원성을 샀죠. 유다인들은 율법에 따라 성전세를 바칠 때는 반드시 유다인 화폐를 사용해야 했기에 성전 앞뜰에는 환전꾼(요한 2,14)들이 늘어서 있었습니다. 네 복음서 가운데 유독 마태오 복음서에서 다양한 화폐가 소개되는데 아마 그가 세리 출신이어서 돈에 밝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직업은 속일 수 없는 법인가 봅니다. cpbc2018.03.28

예수님의 경제학 ‘약자의 몫을 먼저 챙겨줘라’[엉클 죠의 바티칸산책] (21) 당시 갈릴래아 경제는 노숙 생활을 하는 아버지와 아이가 폭우가 퍼붓자 비닐을 덮어쓰고 보호소로 걸어가고 있다. 국가의 책무 가운데 하나는 사회적 약자들에게도 최소한의 인간적 삶을 보장하는 것이다. 【콜카타(인도)=CNS】 현실 문제에 대한 예수님의 메시지는 무서울 정도로 예리합니다. 갈릴래아의 생활상이 투영된 예화를 묵상해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갈릴래아는 대다수 백성이 절대빈곤 상태에 있었습니다. 예수님으로선 굶주린 백성들을 배불리 먹이는 게 일차적인 목표였겠지요. 배고픈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한들 귀에 들어가기나 했겠습니까. 그렇다고 허구한 날 오병이어의 기적을 일으킬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그것은 백성들에게 나쁜 신호를 줄 수 있습니다. 누가 땀 흘려가며 일하려고 하겠습니까. 백성들 스스로 경제 문제를 해결하게 하는 방법은 없을까, 예수님의 고민은 바로 여기에 있었을 것입니다. 두 예화 살펴보기 제가 주목하는 예화는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탈렌트의 비유’(마태 25,14-30)이고, 다른 하나는 ‘선한 포도밭 주인의 비유’(마태 20,1-16)입니다. 제가 이 예화에 대해 신학적 해석을 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그것은 저의 영역이 아닙니다. 저는 경제학적 해석을 시도해 보겠습니다. 저의 학창시절 꿈은 경제학자가 되어 세상의 경제적 궁핍을 해소하는 데 조금이라도 기여하는 것이었습니다. 실로 당찬 포부였지요. 가난한 나라를 잘 살게 하는 개발경제학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학부에서 경제학을 전공했지만, 여건이 되지 않아 경제학자의 꿈을 접어야 했습니다. 대신 경제전문기자로 20여 년간 실물경제 현장을 쫓아다녔습니다. 자연스럽게 경제학적 시각에서 세상사를 보는 버릇이 몸에 배었습니다. 성경을 묵상할 때도 이런 기질이 나옵니다.‘탈렌트의 비유’는 시장경제체제의 핵심적 기조인 경쟁 원리를 잘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부자 주인이 여행을 떠나면서 세 명의 종에게 거액의 돈을 맡겼는데, 두 명은 두 배 벌었고 한 명은 본전 그대로였습니다. 주인의 평가는 냉정했고 후속 조치는 가혹했습니다. 두 배를 번 종은 크게 치하했고, 본전밖에 못 한 종은 퇴출시켜 버렸습니다. 요즘 증권회사의 펀드 매니저들을 보는 것 같지 않습니까? 예수님은 말씀하셨습니다. “누구든지 가진 자는 더 받아 넉넉해지고, 가진 것이 없는 자는 가진 것마저 빼앗길 것이다.”(마태 25,29) 미국의 사회학자 로버트 머튼은 이를 ‘마태오 효과(Matthew Effect)’라 불렀습니다. 승자독식 시스템을 설명한 이론이지요. 인기 스포츠인 프로야구만큼 마태오 효과가 제대로 발휘되는 분야도 없습니다. 성적이 저조한 선수와 감독은 눈물을 머금고 보따리를 싸야 합니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저마다 피나는 노력을 할 수밖에! 생산성이 자연스럽게 높아집니다. ‘탈렌트의 비유’는 치열한 경쟁을 촉발해 파이를 키우는 성장 정책입니다. ‘선한 포도밭 주인의 비유’는 생산된 파이를 어떻게 분배해야 옳으냐를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파이를 아무리 많이 생산해도 소수의 사람이 독과점해 버린다면 백성들은 빈곤에서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포도밭 주인은 온종일 일한 사람이나 한 시간 일한 사람이나 똑같이 한 데나리온의 품삯을 줬습니다. 한 시간 일한 사람은 필시 사회적 약자였을 것입니다. 이들은 정상적인 경쟁이 불가능합니다. 국가가 이들에게 최소한의 인간적인 삶을 보장해 주는 적극적인 복지정책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이 예화에서 포도밭 주인이 ‘맨 나중에 온 일꾼’ 즉 사회적 약자에게 품삯을 먼저 주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스웨덴 등 북유럽의 사회민주주의 국가들이 이런 복지정책을 잘 구현하고 있습니다. 최근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는 기본소득론도 같은 맥락에서 나왔습니다. 성장과 분배 갈릴래아는 시간과 공간을 넘어 세상의 축소판입니다. ‘갈릴래아 현상’은 지금도 진행 중입니다. 세상은 두 그룹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한쪽에서는 배 터져 죽고, 다른 한쪽에서는 배 곯아 죽고…. 이를 어떻게 해결해 나가야 할까요. 예수님은 성장과 분배를 모두 강조하고 있습니다. 성장이 먼저냐, 분배가 먼저냐 따질 게 아니라는 것이지요. ‘탈렌트의 비유’에는 시장경제주의(성장), ‘착한 포도밭 주인의 비유’에는 사회민주주의(분배와 복지)의 메시지가 숨어 있습니다. 쉽게 요약해 봤습니다. “경쟁을 통해 파이를 최대한 키워라! 그리고 잘 나눠 먹어라! 항상 약자의 몫을 먼저 챙겨 줘라!”예수님의 경제학적 예지력은 정말 놀랍습니다. 21세기에도 유효한 경제원리를 2000년 전에 말씀하셨으니! 이백만(요셉, 주교황청 한국대사) 평화신문2020.05.06
청주평협, 가경자 최양업 신부 사제 수품 170주년 기념 도보 성지순례 최양업 신부 사제 수품 170주년 기념 도보 성지순례 중 기도를 바치는 청주교구 성직자와 수도자, 신자들. 장광동 명예기자 청주교구 평신도사도직협의회(회장 길병석)은 9월 28일 충북 진천군 배티성지 일원에서 교구 성직자와 수도자, 평신도 1800여 명이 함께한 가운데 가경자 최양업 신부 사제 수품 170주년 기념 도보 성지순례를 하고, 최 신부의 시복과 124위 순교자들의 시성, 하느님의 종 133위와 81위의 시복을 위해 기도했다. 1코스는 배티성지 대성전을 출발해 십자가의 길 14처와 6인묘, 복자 오반지 바오로 묘소, 14인묘, 옛 성당 겸 신학교, 박물관으로 돌아왔고, 2코스는 대성전을 출발한 뒤 반대로 박물관, 복자 오반지 바오로 묘소, 14인묘, 옛 성당 겸 신학교, 십자가의 길을 돌았다. 순례 뒤 묵주기도를 하고, 교구장 장봉훈 주교 주례와 교구 사제 공동 집전으로 파견 미사를 봉헌했다. 미사 뒤 경품 추첨을 통해 장 주교는 신자들에게 교구장 문장이 들어간 묵주와 성경, 최 신부 사제수품 170주년을 기념해 제작한 최양업 신부 동상 2개를 전달했다. 배티성지 담임 이현로 신부는 미사 강론에서 “가경자 최양업 신부님이 시복되시면, 한국 교회에서 처음으로 순교자가 아닌 증거자가 시복되는 영예를 안게 된다”며 “2년 뒤 탄생 200주년을 맞는 증거자 최양업 신부님의 시복시성을 위해 열심히 기도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장광동 명예기자 jang@cpbc.co.kr 평화신문2019.10.10

지구 살리기, 탄소저금통 보급 캠페인 펼치기로 프란치스코회 가족 정의평화창조보전위..
탄소발자국 줄이기 2020 평화의 기도 모임..
일상 생활 탄소 줄여 나무 심기 기금 마련 2020 평화의 기도 모임에서 기후위기 비상구 캠페인으로 탄소저금통 활용이 제안되자 프란치스칸들이 탄소저금통에 깊은 관심을 보이며 가져가고 있다. 일상생활에서 배출하는 온실가스 총량, 곧 ‘탄소발자국’(Carbon Footprint)을 어떻게 줄일까? 프란치스코회 가족 정의평화창조보전위원회(JPIC)는 8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탄소발자국 줄이기 2020 평화의 기도 모임을 열었다. 평화를 지키기 위해서는 무분별한 화석연료 사용과 에너지 낭비 등으로 황폐해지고 피폐해져 가는 지구를 먼저 살려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이날 기도 모임에는 작은 형제회, 꼰벤뚜알 프란치스코수도회, 카푸친 작은 형제회, 재속 프란치스코 한국국가형제회 회원 150여 명이 참여해 기후위기로 고통받는 이들의 울부짖음에 귀 기울이고, 무관심의 장막에서 벗어나 환경 위기를 극복하고 평화를 이뤄가도록 기도했다. 또한 미사 봉헌 예식 때에는 신앙인들이 말씀을 듣고 마음에 새겨 시대 징표가 무엇인지 찾고 행동해야 한다는 뜻으로 성경을, 평화를 상징하는 프란치스코 성상을, 기후위기에 대응해 생명을 돌보고 살리는 우리 마음을 상징하는 꽃나무를, 희망을 심고 키워가는 모든 활동가의 노력을 상징하는 씨앗을 봉헌했다. 아울러 푸른아시아 몽골지부장인 성공회 신기호 신부를 초청, ‘기후 위기의 증인들’이라는 주제로 몽골의 사막화 문제에 대한 강연을 들었다. 신 신부는 지난 10년간 이뤄온 몽골 생태복원 활동을 소개하며 “나무를 심었다고 해서 끝난 게 아니라 그 나무에 물을 주고 유지 관리하는 데 80% 이상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프란치스코회 가족들은 오는 사순 시기부터 비영리 국제 NGO 푸른아시아와 함께 ‘탄소저금통’을 보급하기로 하는 등 기후위기 비상구 캠페인을 펼치기로 했다. 각자 일상에서 탄소발자국을 줄여 그 금액을 저금통에 모아 그 기금으로 사막화돼 가는 땅에 나무를 심어 기후위기로 피해를 당한 환경 난민들이 환경적, 경제적, 사회적으로 자립하도록 돕는 일이다. 탄소저금통인 나무를 심어 내가 배출한 탄소를 저금하면, 30년산 소나무 기준으로 나무 1그루당 연간 6.6㎏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할 수 있다. 이날 임기를 시작한 양동순(체칠리아) 프란치스코회 가족 JPIC 신임 대표는 “현재 푸른아시아와 함께 환경 영상 씨네톡을 하고 있으니까, 이제 앞으로 단위 형제회들과 협의해 탄소저금통을 보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JPIC 안에서도 피정을 통해 직ㆍ간접적으로 온실가스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알리고, 피조물 공동의 집인 지구를 보호하고 지키는 데 관심을 두고 청지기로서의 실천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cpbc.co.kr 평화신문2020.01.15

아마존의 울부짖음에 꿈과 사랑으로 응답프란치스코 교황, 아마존 특별 시노드 후속 교황 권고 「사랑하는 아마존」 발표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10월 바티칸에서 개최된 아마존 시노드 회기 중 아마존 원주민들을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CNS 자료 사진】 프란치스코 교황은 12일 주교대의원회의 범 아마존 특별회의 후속 교황 권고 「사랑하는 아마존(Querida Amazonia)」을 발표했다. 2019년 10월 6~27일 바티칸에서 열린 아마존 시노드에서 논의된 내용에 대한 교황의 응답이다. 아마존 지역의 복음화는 물론 오늘날 아마존이 겪고 있는 사회, 문화, 환경 문제의 해결을 위한 교황의 통찰을 담았다. 4개 장 111개 문항으로 이뤄진 권고는 서론(1~7항), 본론(8~110항), 결론(111항)으로 구성돼 있다. 본론은 제1장 사회적 꿈(8~27항), 제2장 문화적 꿈(28~40항), 제3장 생태적 꿈(41~60항), 제4장 교회의 꿈(60~110항)으로 나뉘어 있다. 교황은 권고를 통해 아마존을 위해 꾸는 자신의 꿈을 펼쳐 보이며 이 꿈에 모든 이들을 초대했다. 교황은 “가난한 이들, 토착 민족들, 가장 보잘것없는 형제자매의 권리를 위해 투쟁하고, 그들의 목소리를 듣고 존엄을 증진할 수 있는 아마존을 꿈꾼다”고 했다. 또 다양한 문화와 아름다운 생명을 지키고 아마존에 헌신하는 그리스도인 공동체가 살아 숨 쉬는 아마존을 꿈꿨다. 사회 일각에서 관심이 집중됐던 기혼 사제 허용 문제에 관해서는 “아마존에서 사목할 사제 양성에 전 세계 주교들의 관심을 독려하고, 평신도 활동을 촉진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사제가 없는 지역에서 신앙 공동체를 보전해 온 여성 신자들의 노력에도 찬사를 보냈다. 그러나 “여성이 성품에 받아들여질 때에야 비로소 교회 안에서 더 큰 위상과 참여가 허용되리라고 생각하게끔 만드는” 환원주의를 경계하며 여성 성품직 논의를 일축했다.권고의 핵심은 무분별한 개발과 착취로 아마존 토착민과 가난한 이들이 겪는 고통, 파괴되는 환경 문제에 있다. 교황은 아마존의 울부짖음에 각국 정부와 기업인들의 책임을 환기하며 전 세계가 아마존을 지키는 데 함께하기를 촉구했다. 특별히 “교회는 아마존 민족들과 함께 걸어가라고 부름 받았다”며 ‘아마존의 얼굴을 지닌 교회’의 역할과 사명을 분명하게 제시했다.‘사랑하는 아마존’으로 시작하는 권고는 아마존과 전 세계에 보내는 교황의 연서(戀書)로 평가받고 있다. 교황은 권고에서 남미 시인들의 시적 언어를 빌리고, 문학적 표현을 사용하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문장마다 아마존을 바라보는 교황의 따스한 시선과 아마존을 향한 사랑이 진하게 배어난다. 이는 교황이 아마존 시노드 기간에 아마존 토착민 대표와 지역 전문가들을 초청해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들은 것과 무관하지 않다. 아마존 시노드 특별 서기 마이클 체르니 추기경은 “마치 러브레터처럼 시작하는 권고를 통해 ‘사랑해야 구할 수 있다’는 진리를 다시금 깨닫게 된다”고 말했다. 교황청립 그레고리오대 교수 아데우손 아라우주 도스 산투수(영성신학과) 신부는 교황이 선택한 ‘꿈’이라는 단어에 주목했다. 산투수 신부는 “성경에서 꿈이란 하느님께서 당신의 계획을 계시하는 자리”라면서 “교황이 말한 꿈에는 아마존 시노드 최종 문서가 촉구하는 회심의 가치가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박수정 기자 catherine@cpbc.co.kr 평화신문2020.02.19

2000년 그리스도교 역사 살펴보며 배우는 ‘영성 생활의 지혜’그리스도교 영성 역사- 근현대편 / 전영준 신부 지음 / 가톨릭대학교출판부 2000년 역사의 그리스도교를 보려면 그리스도인이 살아온 영성 생활의 역사를 들여다보지 않을 수 없다. 16세기 종교개혁주의자들의 출현으로 서방 가톨릭교회는 분열을 경험한다. 18세기 프랑스 혁명으로 프랑스 가톨릭 교회는 위축됐으며, 19세기에는 민족주의를 표방한 이탈리아 통일운동으로 교황령이 점령을 당했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에서 그 시대를 살았던 영성가의 삶과 영성신학자의 사상은 전례와 성사생활을 비롯해 대중들의 신심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2016년부터 2년간 본지에 ‘전영준 신부의 가톨릭 영성을 찾아서’를 연재해 꾸준한 인기를 끌었던 전영준(가톨릭대 신학대학장) 신부가 「그리스도교 영성 역사」를 전 3권으로 완간했다. 전 신부는 2017년 고대편(초세기~6세기)을 선보인 뒤 이듬해 중세편(7~14세기)을 잇달아 내고, 최근 근현대편을 출간함으로써 2000년 그리스도교 영성 역사를 총망라하는 작업을 끝냈다. 마지막 권에서 다루고 있는 근현대 유럽 역사는 계몽주의, 낭만주의 등 인간 중심의 다양한 사상이 출현한 시기였다. 이 때문에 반종교적 사상들이 난립했고, 과학과 산업의 발달은 그리스도교를 세속적 도전에 직면하게 했다.15~21세기를 다룬 근현대편에는 서방 교회의 분열을 매듭짓기 위해 소집된 콘스탄츠 공의회(1414~1418)에서 활약했던 피에르 다이를 시작으로, 영적 쇄신을 위한 영신 수련을 지도한 로욜라의 이냐시오 등 60여 명의 영성가와 영성신학자들이 등장한다. 이단으로 단죄받은 스페인의 조명주의자(계시로 조명받고 계몽된 사람들이라는 뜻)들을 비롯한 스페인 영성, 오라토리오회 설립자인 필립보 네리 등 이탈리아의 신비체험가들도 소개했다. 바로크 예술과 맞물린 계몽주의 시대의 영성과 이단 사조를 극복했던 이탈리아 영성, 개신교의 경건주의에 직면한 독일 가톨릭 영성 등 지금까지 가톨릭 교회가 위기를 극복하며 신앙 유산을 이어온 흥미진진한 과정을 탐색할 수 있다.저자는 책에서 그리스도교 영성 역사를 볼 때 객관적인 관점으로 다가가기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2000년 그리스도교 역사가 상세히 기록돼 있지 않고, 초자연적 그리스도교 신앙과 관련된 역사는 이미 주관적이라고 설명한다. 그래서 전 신부는 2000년 동안 그리스도인이 살아온 영성 생활의 역사를 다양한 측면으로 다가갔다고 밝히고 있다. 평신도 그리스도인의 전례ㆍ성사생활, 수도자의 수도생활과 더불어 대중들의 신심이 어떤 방향으로 전개되고 발전됐는지를 다뤘다. 음악과 미술 등 인류의 정신문화와 예술을 통한 영성 역사의 현주소를 두루 살폈다.전 신부는 서문에서 “독자들도 그리스도교 영성 역사를 살펴봄으로써 자신의 영적 여정의 현주소를 확인하는 기회를 갖고, 신앙인으로서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가늠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전 신부는 1991년 사제품을 받고 2007년 그레고리안대학교에서 영성신학으로 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듬해부터 성신교정 영성신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저서로 「성경에서 시작하는 영성 생활」, 「주님과 함께하는 영성생활」이 있다. 이지혜 기자 bonaism@cpbc.co.kr cpbc2020.02.19

샤를마뉴의 ‘카롤링거 르네상스’, 오늘의 유럽을 만들다[명작으로 보는 교회사 한 장면] (14)장 빅토르 슈네츠의 ‘알쿠이노를 접견하는 샤를마뉴’ 장 빅토르 슈네츠, ‘알쿠이노를 접견하는 샤를마뉴’(1830년), 파리, 루브르 소장. 2018년 월드컵 축구가 러시아에서 열렸다. 이탈리아는 지역 예선에서 떨어지는 바람에 본선에 참가조차 못했다. 하지만 프랑스는 결승까지 올라가 크로아티아를 4:2로 누르고 최종 우승의 영예를 누렸다. 그 모든 과정에서 이탈리아는 한 번도 이웃 나라인 프랑스를 응원한 적이 없다. 그만큼 두 나라는 서로를 싫어하고 잘못되면 고소하다고 생각하는 기류가 큰 것이 사실이다. 1500년간 유럽의 역사 속에서, 제2차 세계대전과 같은 전쟁 시에 서로에게 총을 겨누었던 탓도 있지만, 여기에는 근원적인 이유가 있다고 여겨진다. 이탈리아 입장에서 볼 때 프랑스는 프랑크, 곧 북방 야만 민족 중 하나였다. 그런 민족이 종교와 언어와 법률을 모두 로마에서 받아들여 ‘문명’을 가진 민족으로 재탄생하였다. 프랑스의 뿌리를 아는 로마, 곧 이탈리아는 그것이 꼴 보기 싫은 거고, 프랑스는 로마 제국을 쫄딱 망하게 만든 별 볼 일 없는 반도가 기껏 살려주었더니 이제 와서 우리를 무시한다는 것이다. 프랑스 입장에서는 과거 아우구스투스 황제 시절에 꽃을 피웠던 문화가 제국의 멸망과 이민족들의 난입으로 꺼져가는 것을 다시 살려, 이민족들이 일으킨 왕국들에 전수한 일등공신으로 자처하는데, 그것을 전 유럽이 인정하는데, 로마만 무시한다고 울먹이는 것이다. 이번에는 프랑크 왕국이 어떻게 유럽의 종주국이 되었는지, 그들이 이룩한 문화적인 업적이 무엇이었는지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일상적인 주제를 고전적으로 그려내다소개할 작품은 프랑스 출신의 화가 장 빅토르 슈네츠(Jean-Victor Schnetz, 1787~1870)가 그린 ‘알쿠이노를 접견하는 샤를마뉴’이다. 슈네츠는 자크 루이 다비드(Jacques-Louis David)의 제자며, 테오도르 제리코(Thodore Gricault)의 친구다. 낭만주의에 입각한 신고전주의와 현실주의의 영향을 받았다. 어릴 적부터 동경했던 이탈리아에서 오래 머물렀고, 로마에서 프랑스 아카데미 원장을 지내기도 했다. 빌라 메디치에 초대된 젊은 예술가 중 눈에 띄는 경력을 이룩한 사람으로 손꼽히기도 했다. 슈네츠는 작업실 안에서 박제된 형태의 모델보다는 자연과 인간의 현실과 일상의 장면들을 화폭에 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이에 로마시의 허락으로 외곽에 거주하는 유목민과 집시촌으로 들어가 그들의 삶의 현실을 화폭에 담았다. 동시에 ‘지중해’ 생활의 풍경과 인물들을 그리는 데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민간의 신심을 표현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연구했고, 가장 의미 있는 순간을 포착하려고 노력했다. 당시 ‘고전주의’와 ‘낭만주의’의 대립은 상당했다. 공개적으로 서로 다투었는데, 비록 완전한 해결책은 아니라고 할지라도 슈네츠 덕분에 둘의 상반된 견해가 심도있는 회화에 대한 지식으로 화해를 모색하기도 했다. 그는 평범한 방식으로, 농부와 전사(戰士)들의 일상적인 주제를 고전적인 방식으로 그려냈다. 이런 방식이 그를 더욱 유명하게 만들었다. 1841~1846년 로마의 프랑스 아카데미 원장을 지냈고, 1870년에 파리로 돌아가 83세에 사망했다. 다양한 학문과 예술이 꽃피우다그림 속 이야기는 아우구스투스 황제 시절 메세나 운동으로 다양한 학문과 예술이 꽃을 피웠던 것처럼, 샤를마뉴로 인해 오늘날 유럽이라고 일컫는 곳에서 고전이 꽃을 피운 것과 관련이 있다. 역사는 이것을 ‘카롤링거 르네상스(Carolingian Renaissance)’라고 부른다. 카롤링거 왕조의 카롤루스(샤를) 시대에 일어난 라틴 문화, 즉 고전의 부흥 운동이다. 이 운동은 샤를이 과거 서로마 제국의 영토를 모두 평정하는 과정에서 로마 문화가 비교적 많이 남아 있던 지역들을 접수하면서 시작되었다. 처음에는 샤를이 야만 민족들 사이에서 탄생하는 성직자들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 시작한 순수한 교회 운동이었다. 도처에서 ‘라틴어 사투리’(오늘날 유럽어의 기원이 되는 ‘로망스어’)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성직자들에게 정확한 원래 라틴어와 라틴 지식을 전수하려는 목적이었다. 결과적으로는 고전의 부활이었고, 유럽 전역에서 라틴 문화가 꽃을 피우는 계기가 되었다. 그는 마뉴(magnus), ‘위대한’이라는 호칭에 걸맞게 그리스도인으로서 강력한 군사력을 기반으로 영토를 이슬람 세력으로부터 지켜내며 체계적인 행정 제도를 도입하여 제국을 안정시키고 문화와 예술이 융성하도록 후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교황에게 약속한 대로, 그리스도교의 확산을 위해 도처에 많은 성당과 수도원을 지었고, 거기에 딸린 학교와 병원 등을 지어 성직자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학문을 전수하고 연구하도록 했다. 프랑크 왕국은 물론, 주변의 여러 왕국에서 저명한 학자들을 초청하여 제국 내 학문을 장려하고 학자들을 양성하였다. 카롤링거는 교황뿐 아니라 성 베네딕도 수도회와도 깊은 관계를 맺으며 제국 내에 수십 개의 대수도원을 지었고, 교양 있는 성직자들을 왕궁에 모셔 왕실 자녀들의 교육에 힘썼다. 이를 모델로 각 지역에서도 성당과 수도원을 짓고, 백성들을 교육함으로써 지역 문화의 산실로 자리매김하도록 했다. 샤를은 건축, 미학, 문학, 시 등 다양한 문화 분야에서 참되고 진정한 개혁을 시도했다. 그는 왕국의 도처에서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불러들였다. 요크지방에서 태어난 앵글로색슨족 출신인 알쿠이노, 롬바르드족 출신의 파올로 디아코노, 피사 출신의 문법학자 피에트로, 아랍인들이 스페인을 침입하자 도망쳐 온 고트족 사람 테오돌포 도르레앙스 등이다. 탁월한 문법학자들의 변증법적인 수사학은 당시 궁정에서 발전하고 있던 여러 정책에 힘을 실어 주었다. 샤를은 여러 학문을 통해 기존의 인식을 심화할 수 있는 것들에 큰 흥미를 느꼈다. 그가 일으킨 문예 부흥에 힘입어, 수사학과 문법, 논리학과 음악, 기하학과 수학, 천문학을 ‘일곱 가지 자유 학예(septem artes liberales)’로 자리를 잡게 함으로써 중세 교육의 근간이 되게 했다. 그가 읽기와 쓰기를 거의 하지 못했다는 것은 크게 놀랄 일은 아니다. 당시에는 읽고 쓰는 것을 하위 계급에 맡겼기 때문에 그 일은 귀족에게 어울리지 않는 활동으로 간주되었기 때문이다. 문화는 구전으로, 개인의 기억으로 전수되었던 것이다.작품속으로한편 샤를은 문화 분야만 후원한 것이 아니라 전례와 성경의 텍스트를 확립하고 표준화하며, 고전 라틴어의 사전적이고 문법적인 유려함과 정확함을 취합하여 글쓰기 양식을 장려하기도 했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요크의 알쿠이노(Alcuino, 735~804)는 그 선두에 섰던 학자였다. 그는 샤를의 지시에 따라 텍스트를 편집하고, 학사 일정을 마련하여 복사들을 위한 수업을 진행했다. 당대 최고의 학자였던 그는 직접 개발한 서체로 필사한 것들을 샤를에게 보여주고 있다. 황제를 둘러싼 인물들은 실로 다양하다. 왼쪽 앞에는 검은 피부의 학자들이 있고, 그 뒤로 황제의 사람들로 보이는 군인들, 오른쪽에는 터번을 쓴 아랍 학자들과 대상 상인들 및 여러 계층의 성직자, 수도자들이 그룹별로 채워져 있다. 샤를은 제국을 내외적으로 아름답게 하는 데 최선을 다했다. 국방을 튼튼하게 하고 국토를 확장하며 도시를 재정비하는 한편, 문화와 예술, 학문을 장려함으로써 중세를 암흑이 아니라 찬란한 문화를 꽃피우는 데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cpbc2020.08.18

“저의 삶은 빛에 의해 유리와 같이 사라짐입니다” [토마스 머튼의 영성 배우기] 47. 머튼의 마리아 영성 ② 그림=하삼두 스테파노 지난 호에서 성모님은 ‘주님의 종’으로서 토마스 머튼에게 관상의 모델이 되셨다는 설명을 하였다. 이번 호에서는 ‘성모님의 순종과 말씀의 오심’, ‘주님과의 일치: 창문의 비유’를 통해 관상의 모델이 되신 머튼의 성모 영성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다룬 다음, 우리가 머튼의 마리아 영성을 통해 배울 수 있는 점을 소개하고자 한다.성모님의 순종과 말씀의 오심성모 마리아는 가브리엘 천사로부터 전해진 하느님의 말씀에 “왜”라고 하지 않고 “예”라고 응답하셨다. 이 성모님의 “예”라는 순종의 응답을 통해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오셨다. 성모님은 ‘말씀’이신 아드님과 태중에서부터 십자가의 죽음에 이르기까지 긴 기다림 속에서 함께 하셨다. 관상은 ‘말씀’이신 예수님께서 우리를 부르실 때 “예”라고 응답하는 것이다. 관상은 성모님께서 아드님의 탄생을 위해 기다리셨고, 아드님의 공생활 시작을 기다리셨고, 아드님의 부활을 기다리셨듯이, ‘말씀’이신 그분께서 우리 안에 재탄생하시기 위한 기다림을 필요로 한다. 성경 말씀을 읽고 맛 들이며, 고요한 미풍 가운데 들려오는 침묵의 말씀을 들으며 기다릴 때, 어느 순간 우리가 그분의 말씀과 하나 되어 있는 체험을 하게 된다. 성모님께서 그 누구보다도 철저히 아드님과 일치의 삶을 사셨기에 머튼은 성모님을 ‘유리창’에 비유하며 그분의 자기 비움과 깨끗함을 본받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머튼은 「새 명상의 씨」에서 “이기심이 전혀 없고 아무런 죄도 없는 성모님은 햇빛을 들여보내는 기능 이외에 다른 기능은 전혀 하지 않는 맑은 유리창과 같이 깨끗하십니다”라고 묘사하고 있다. 성모님은 너무도 맑고 투명한 창문이시기에 성모님을 바라보지만 성모님은 사라지고 예수님을 만나게 된다는 것이다. 머튼은 성모님을 창문에 비유하며 다음과 같은 시를 지어 노래했다.저의 뜻은 창문과 같기에,그리고 태초의 탄생이 교만이 아님을 알기에,저의 삶은 빛에 의해 유리와도 같이 사라짐입니다.저는 신랑의 태양의 강렬한 빛 안에서 온전히 사라졌습니다.저의 사랑은 창문과 같기에,그리고 태초의 먼지와 같은 탄생이 수치가 아님을 알기에,저는 저의 죽음의 새벽까지 온 밤을 기다렸습니다.제가 저의 성령과 혼인하던 날,그리고 거룩한 변모에 의해 빛 안으로 온전히 사라졌습니다.주님과의 일치: 창문의 비유머튼은 1962년 강론에서도 “순수함과 겸손의 완전함에 의해 성모 마리아보다 하느님의 빛을 더 완벽하게 소유한 이는 없었다. 그녀는 빛이 비춰지면 온전히 사라지는 듯 보이는 깨끗한 유리창처럼 진리와 충만히 하나 되었다”라고 성모님과 하느님의 일치를 유리창에 비유하여 묘사하고 있다. 머튼은 성모님의 가장 큰 영광은 그녀가 스스로를 아무것도 아니라고 여겼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성모님께서 완전하게 자신을 비우셨기에 오히려 더 큰 하늘의 영광을 받으신 것이다. “비움 속에 감춰져 있는 것은 성모님이 하느님으로 충만해 있듯 하느님으로 가득 차 있는 것이며 하느님을 사람들에게 모셔오는 성모님의 사명에 동참하는 것이다…. 성모님의 영광은 그저 단순히 하느님의 영광이 그분에게 있는 것뿐입니다. 성모님도 다른 모든 사람과 마찬가지로 그리스도를 통해서 하느님께로부터 받지 않은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말할 수 있다.”(「새 명상의 씨」) 머튼의 이러한 성모님에 대한 묘사는 우리 인간이 하느님과 완전한 일치를 이룰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우리 역시 성모님처럼 자신을 완전하게 가난하게 하고, 자신을 완전하게 비우며, 하느님의 뜻에 순종하며 살아가는 어느 날 하느님의 영광을 받을 것이다. 머튼은 “성모님께서 숨어 계시는 하느님 안에 우리도 숨어든다면 우리는 성모님을 찾아 만날 수 있습니다. 성모님의 겸손과 드러나지 않으심, 그리고 청빈과 드러냄 없는 은거를 함께 나누는 것은 성모님을 아는 가장 좋은 길입니다”라고 말한다. 우리가 겸손과 비움을 통해 성모님을 알아갈 때 우리도 성모님의 하느님과의 신비로운 관계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것이다. 하느님과의 신비로운 관계는 성모님 안에 예수님께서 사시듯이 내 안에 예수님이 사실 때 완성된다. 우리에게 평화를 주소서성모 마리아여, 하느님께서는 당신에게 우리를 하나 되게 하는 사명을 주셨으며,그리하여 한 여인을 통해 우리가 지혜로운 사람들로 변화될 수 있게 되었습니다.당신을 통하여 저는 오직 하느님과 지내는 고독한 삶을 살 수 있게 되었습니다.당신은 하늘나라의 창문으로 창조되셨습니다. 우리에게 평화를 주소서.…작은 방에서 오로지 당신과 하느님하고만 지내고 있을 제가 세상을 떠날 때까지우리를 당신의 마음속에 품어 주소서.그분의 뜻이 바로 제가 머무는 곳입니다. 그분의 사랑이 저의 고독입니다.우리에게 평화를 주소서.(토마스 머튼, 「침묵 속의 만남」) cpbc2020.05.27

“내포의 사도 이존창은 홍낙민이 풀어준 노비의 아들이었다”[정민 교수의 한국 교회사 숨은 이야기] 24. 교회, 신분의 벽을 허물다 형의 반대로 신앙생활을 제대로 할 수 없게 된 이존창이 식솔을 데리고 한겨울에 고향을 떠나고 있다. 그림=탁희성 화백 명례방 집회와 관련한 새로운 기록 강세정의 「송담유록」을 좀더 소개해야겠다. 성립기 조선 교회의 정황에 대한 몇 가지 기록들이다. “계묘년(1783) 겨울에 이동욱(李東郁, 1739~?)이 서장관(書狀官)으로 연경에 들어가게 되자, 그의 아들 이승훈이 수행하였다. 조선관(朝鮮館)에 머물 적에 자주 천주당을 왕래하여 날마다 머물러 자고 돌아왔다고 한다.(당시 다른 사신을 수행했던 막료(幕僚) 비장(裨將)의 말이다.) 사서(邪書) 중에 이전에 나온 적이 없었던 허다한 책자들을 모두 사가지고 왔고, 그들이 가르치고 공부하는 방법까지 다 배워서 왔다. 이때 이후로 그 교법(敎法)이 크게 갖추어졌다.”이승훈이 천주당에서 날마다 머물러 잠까지 자며 천주학을 배웠다는 내용이다. 강세정은 당시 연행에 수행했던 비장의 전언을 직접 들었던 듯하다. 여기에 더해 당시 이승훈이 수많은 천주교 관련 서적을 지니고, 교학 방법까지 다 익힌 채 돌아온 사실을 적었다. 실제 귀국 이듬해인 1785년 3월 명례방 집회 당시, 이들이 모두 예수 상본을 담은 주머니를 들고 있었고, 이미 「성경광익」과 「성년광익」 같은 책을 바탕으로 주일 미사까지 드리고 있었던 것으로 보아, 이승훈이 귀국 시에 가져온 천주교 관련 물품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수준을 훨씬 상회하는 것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이 부분은 뒤에 따로 살필 기회를 갖겠다.명례방 집회 검거 이후 권일신이 이윤하, 이총억 등 5인과 함께 추조로 들어가서 성상을 돌려달라고 요청했을 때, 형조판서 김화진의 반응과 이후 이총억의 이야기도 흥미롭다. “누누이 호소하자, 형조판서가 그중 아무개와 아무개를 심문하고는 크게 꾸짖어 말했다. ‘너희들은 모두 이름난 집안의 사대부의 자식인데, 어찌하여 이런 외교(外敎)로 들어갔더란 말이냐? 너희는 상민과는 다르므로 형벌이나 매질을 하지 않고 특별히 놓아 보내 준다. 다시는 이 학문을 하지 말거라.’ 단지 김범우만 엄형에 처하고 귀양 보냈다.” 다음 한 단락이 더 흥미를 끈다. 「송담유록」의 저자인 강세정은 같은 남인으로 이기양과도 알고 지내던 사이였다. 이 일이 있고 난 뒤, 하루는 그의 아들 이총억이 이웃에 와서 머물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강세정은 일부러 이총억이 머물던 곳으로 찾아가서 물었다. “네가 추조의 뜨락까지 들어갔다던데, 사대부는 산송(山訟)이 아니고는 그곳에 들어가서는 안 된다. 네가 나이 어린 선비로 어찌하여 패악스러운 거동을 하는 게냐?” 이총억의 대답은 이랬다. “성상(聖像)에 재앙이 박두한지라 어쩔 수 없이 고하여 호소하였습니다.(禍迫聖像, 故不得不告訴云.)” 이 말을 듣고 강세정은, “네가 이미 예수를 두고 성상이라 하는 것을 보니 거기에 빠진 것이 심하구나” 하고는, 이후 다시는 그를 보지 않았다고 적었다. 그러고 나서 “총억은 그 숙부인 이기성과 함께 어려서부터 가정에서 물든 자이다”라는 말을 더 보탰다. 이기성의 놀랍고 해괴한 행동이기성은 이기양의 동생이자, 안정복의 손녀사위였다. 안정복이 이 일로 이기양과 일전을 벌였던 일은 앞서도 살폈다. 이기성은 권일신이 형조에 찾아갔을 때 함께 갔던 인물이기도 하다. 하지만 막상 당시 관련 기록에서 그의 이름은 빠져 있다. 그가 5명과 함께 간 것이 아니라, 혼자서 따로 찾아갔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송담유록」에 그 이기성에 관한 기록이 더 나온다. 신사원(申史源)은 1791년 진산 사건이 발생했을 당시 진산 현감으로 있었던 인물이다. 그는 이보다 앞선 1785년 8월에 예산현감으로 부임했다. 1787년 4월, 충청도 암행어사로 나갔던 심환지가 올린 보고를 통해 볼 때, 신사원은 여러 마을을 직접 찾아다니며 사민(士民)의 말을 듣고, 읍리로 들어가 아전과 장교의 정상을 살펴 모든 사람이 입을 모아 훌륭한 사또라고 칭찬했던, 인격적으로 훌륭한 인물이었다. 「송담유록」은 이렇게 말한다. “신사원이 뒤늦게 벼슬에 나아가 예산 현감이 되었다. 그 땅과 접해있는 천안 여소동(余蘇洞)에 이존창이라는 자가 있었다. 그는 홍낙민(洪樂敏, 1751~1801)이 속량해준 노비로, 자못 문필을 알아 홍낙민에게서 수업했다고 한다. 그는 오로지 사학만 공부하여 근처에서 이름이 있었다. 상민은 말할 것도 없고 남녀노소가 서로서로 전하여 익혔다. 신사원이 공문을 보내 붙잡아서 천안의 감옥에다 가두었다.”여소동은 여사울의 또 다른 표기다. 여사울은 천안에 속한 월경지로 예산군 안에 있었으므로 예산 현감 신사원이 이존창을 체포해서 천안으로 이송했다. 그런데 지금까지 이존창이 처음으로 체포된 것은 1791년으로 알려져 왔다. 하지만 이 기록을 통해 그보다 4년 앞선 1787년에 이미 신사원에 의해 이존창이 체포되어 천안 감옥에 이송되었던 사실이 확인된다. 이 일이 1787년의 일인 것을 어찌 알 수 있는가? 다음 이어지는 기록 때문이다.“이기성이 이 말을 듣고는 곧장 옥문 밖에 가서 이존창에게 절을 올린 뒤에, 자기도 함께 죽기를 원하였다. 천안 군수 조정옥(趙鼎玉, 1733~?)은 평소 이기성과 친숙했던 터라 불러와 몹시 꾸짖었지만 듣지 않았다. 온갖 방법으로 달래자 그제서야 떠나갔다. 이존창이 비록 상민이지만, 그의 서학에 대한 조예가 깊고 독실했기 때문에, 사학을 하는 일파들이 마치 스승처럼 높여서 그를 섬겼다. 이기성이 예로써 대한 것 또한 이 때문이었다.(基誠聞之, 直往獄門外, 納拜於存昌, 願與之同死. 主守趙鼎玉, 素所親熟, 故招致切責, 不聽. 萬端開誘, 始爲離去. 盖存昌雖常漢, 其造詣深篤, 故邪學一派, 尊事之如師傅. 基誠之禮待, 亦以此也.)”「일성록」의 기록을 통해 볼 때 조정옥이 천안 군수로 내려간 것이 1787년 2월 4일이고, 그해 11월 9일에 평양 서윤으로 전보되어 천안을 떠났다. 그러니까 이존창이 검거되어 천안 감옥에 갇힌 것은 1787년 2월에서 11월 사이의 일일 수밖에 없다. 신사원은 1785년 8월 10일에 예산현감으로 부임해, 1789년 6월 20일에 진산 현감으로 자리를 옮겼다.이존창에 대한 새로운 사실위 기록에서 우선 이존창이 홍낙민이 속량((贖良)해준 노비였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밝혀진다. 사실 그간 그의 신분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많았다. 뒤쪽에는 좀더 구체적으로 “이존창은 천안의 상한(常漢)으로 홍낙민이 속량시켜준 종의 아들이었다. 홍낙민과 이기양에게서 글을 배워, 글씨도 잘 썼고 시에도 능했다. 사학(邪學)에 조예가 깊어 인근을 교화시켰다. 마을 사람 중에 다른 고을의 양민과 혼인한 사람은 남녀 할 것 없이 모두 교화되어 사학을 하니, 덕산과 홍주, 예산과 청양, 정산의 사이가 온통 사학에 빠져들었다. 이에 한글로 전하여 가르쳤다(存昌卽天安常漢, 而樂敏贖奴之子. 學書於樂敏基讓, 能書能詩. 深於邪學, 隣近化之. 洞民之連姻他邑常漢, 毋論男女, 皆化爲邪學. 如德山洪州禮山靑陽定山之間, 一例陷溺, 乃以諺文傳授)”고 적었다. 이존창 자신이 아니라 그의 아버지가 홍낙민 집안의 종이었고, 홍낙민이 그를 속량시켜 노비의 신분을 면하게 해주었다는 것이다. 이존창은 시문에 능하고 글씨까지 잘 썼을 뿐 아니라, 천주교에 대한 깊은 조예로 내포 일대가 천주학의 진앙지가 되게 했다고 썼다. 이존창이 천안 감옥에 갇혔다는 소식을 듣고 나서, 이기양의 동생 이기성이 보인 행동은 참으로 뜻밖이어서 놀랍다. 우선 그는 명례방 사건 당시 형조에 뛰어들었던 것과 똑같이, 이번에는 멀리 천안 감옥까지 이존창을 찾아갔다. 찾아갔을 뿐 아니라, 옥문 밖에서 옥에 갇힌 이존창을 향해 큰절까지 올렸다. 양반이 종의 자식에게 큰절을 올린 셈이다. 그러고는 천안 군수 조정옥을 찾아가 자기도 이존창과 함께 죽여달라고 요청했다. 정작 기겁을 한 것은 천안 군수 조정옥이었다. 천안 군수 조정옥은 권철신의 매부였던 조정기(趙鼎基)와 가까운 친척이었고, 이기성과도 친숙하게 알고 지내던 사이였다. 조정옥은 그런 이기성을 달래고 얼른 끝에야 겨우 돌려보낼 수 있었다. 하지만 실로 이기성의 행동은 당시의 상식에 비추어 참으로 납득하기 힘든 해괴한 일이었다. 이같은 정황은 당시 교회 내에서 이존창이 지녔던 위상에 대해 좀더 다르게 생각해야 함을 시사해준다. 이존창의 교계 내부에서의 위치는 분명히 신분을 뛰어넘는 그 어떤 아우라가 있었다. 더 놀라운 것은 「송담유록」이 적고 있는 다음 기록이다. “홍낙민의 외종질인 조 아무개는 참판 조경진(趙景, 1579~1648)의 후예이고 상사(上舍) 조육(趙堉)의 손자였는데, 이존창의 딸을 취해 며느리로 삼았다. 홍낙민이 권유하여 성사되었다. 그들의 학문은 배움의 깊고 얕음을 가지고 높고 낮음의 차례로 삼을 뿐, 문벌의 고하는 따지지 않았으므로 서로 혼인을 통하기에 이르렀다. 사학이 세상의 도리를 그르치는 것이 이에 이르러 말할 수 없게 되었다.” 홍낙민은 외종질인 조 아무개에게 자기 집 천한 노비 출신인 이존창의 딸을 며느리로 데려갈 것을 권유해, 이 일을 밀어붙여 성사시켰다. 노비 집안의 딸이 명문 대갓집의 며느리로 들어간 것도 놀라운데, 그것을 지체 높은 양반인 홍낙민이 나서서 주선했고, 그의 외종질이 이를 수락했다는 사실도 더 놀랍다. 조 아무개 또한 독실한 천주교 신자였던 것이다. 이렇게 해서 신분의 벽을 허물고, 말씀으로 하나가 되는 교회 공동체의 꿈이 위태롭게 성장하고 있었다. 이들은 이전에 그 누구도 생각해 보지 못한 평등한 세상을 복음을 통해 열고자 했다. 정민 베르나르도(한양대 국문학 교수) cpbc2020.10.28
[교부들의 사회교리] (39) 가난한 나봇 이야기탐욕으로 가난한 이들 착취하는 권력자들 “나봇 이야기는 옛날 일이지만 날마다 벌어지고 있습니다. 날마다 다른 사람의 것을 탐내지 않는 부자가 누구입니까? 어떤 재벌이 가난한 사람을 그 작은 밭에서 내쫓지 않으며, 궁핍한 자를 조상의 땅 끝자락에서 몰아내지 않습니까? 그 누가 자신이 지닌 것만으로 만족합니까? 어떤 부자의 영혼이 이웃의 재산을 차지하려는 열망으로 불타오르지 않습니까? 그러므로 아합 한 사람만 태어난 것이 아닙니다. 더욱 딱한 것은 아합이 날마다 태어나고 있으며, 이 세상에서 결코 죽어 없어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한 사람이 죽으면 또 다른 많은 자들이 태어나는데, 그들 가운데 잃는 사람보다 훔치는 자들이 더 많습니다. 가난한 나봇 한 사람만 죽임을 당한 것이 아닙니다. 날마다 나봇들이 쓰러지고, 날마다 가난한 사람이 죽임을 당합니다.”(암브로시우스, 「나봇 이야기」 1,1, 최원오 옮김)암브로시우스의 대표적 사회교리모든 사람에게 속하는 재화의 공정한 분배와 사유재산권의 한계를 암브로시우스의 「나봇 이야기」처럼 강하게 가르치는 그리스도교 문헌은 드물다. 열왕기 1권 21장에 나오는 나봇의 포도밭 일화에서 암브로시우스는 그 시대를 살아가던 가난한 이들의 짓밟힌 삶을 읽어냈다. 가난한 나봇의 한 줌 밭뙈기마저 손에 넣기 위해 온갖 파렴치한 구실을 꾸며내고 마침내 합법적 살인까지 저지르는 탐욕적인 임금 아합이 날마다 징그러운 새끼를 치며 끊임없이 태어나고 있다고 한다. 가난한 나봇의 비참한 이야기는 구약성경 역사서의 기록으로만 전해지는 먼 옛날이야기가 아니다. 나봇 이야기는 이 시대 이 땅에서 억눌리고 착취당하는 민중과 노동자들의 피맺힌 절규이며, 불의하고 불평등한 사회 경제 구조 속에서 날마다 죽음의 벼랑으로 내몰리고 있는 사회적 약자들의 처절한 비명이다.교황이 사랑하는 교부 문헌 「나봇 이야기」나봇 이야기는 교황 강론의 단골 주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당신 숙소인 산타 마르타 경당 미사에서 여러 차례 나봇에 관해 강론했다. 2014년 교황청 사순 피정에 참석한 성직자들에게는 「나봇 이야기」로 영적 독서를 하라고 직접 권고하기까지 했다. 2016년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수요 일반알현에서는 암브로시우스의 「나봇 이야기」를 꼭 읽어보라며 이렇게 말했다. “「나봇 이야기」는 정말 아름답고 매우 구체적인 책입니다. 이것은 옛이야기가 아닙니다. 오늘날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더 많은 돈을 갖기 위해 가난한 이들을 착취하고 사람들을 착취하는 권력자들의 이야기입니다. 이것은 인신매매 이야기이고, 노예 노동의 이야기이며, 권력자들을 부유하게 만들어 주기 위하여 어두운 곳에서 최소한의 임금을 받고 일하는 가난한 민중의 이야기입니다. 또한 더욱 더 많은 것을 바라는 부패한 정치인들의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나봇에 관한 암브로시우스 성인의 책을 읽으면 좋을 것이라고 말씀드린 것입니다. 이 책은 오늘날에도 시의적절합니다.”(2016년 2월 24일, 수요 일반알현 교리교육 중에서) 암브로시우스의 「나봇 이야기」는 복음의 빛으로 현실을 읽어내는 성경 해석의 탁월한 본보기이고, 프란치스코 교황의 가르침은 현대적 교부 문헌 읽기의 훌륭한 길잡이다. 교황의 권고대로 「나봇 이야기」는 교부들의 사회교리를 생생하게 만나게 해 줄 것이다.최원오(빈첸시오, 대구가톨릭대 유스티노자유대학원장) 평화신문2019.10.01
고3 수험생 “신천지 ‘모략전도’에 속지 마세요” 젊은이 불안심리 악용해 심리 설문·상담하자며 접근… 교회 밖 성경공부는 안 돼 고3 수험생들을 대상으로 한 신천지 예수교 증거장막성전 등 사이비ㆍ이단 종교의 조직적 접근이 최근 포착되고 있어 주의가 요망된다.김 베로니카(19)양은 얼마 전 지하철역으로 가던 길에 “설문조사에 응해 달라”는 대학생 두 명을 만났다. “OO대학교 심리학과 학생”이라며 과제에 필요한 설문을 부탁하면서 다가온 이들은 심리 설문이 끝나고 연락처를 물었고, 김양은 별다른 의심 없이 개인 정보를 기재해줬다. 며칠이 흘렀을까. “고민이 많은 것 같아 마음이 쓰였다”며 설문 내용을 토대로 무료 상담을 해주겠다고 연락이 온 것이다. 마침 친구 관계와 미래에 대해 고민이 많던 김양은 상담실을 찾았고, 심리 인터뷰, 미술치료, 성격유형검사까지 받았다. 김양의 성격과 장단점 등 ‘신상’을 파악해간 이들은 이후에도 연락을 이어가다 조심스레 ‘다른 말’을 꺼냈다. “바이블 코칭이라는 게 있는데 네가 어떻게 창조됐고, 어떤 미래를 살아가야 할지 알려줄 수 있어. 같이 받아볼래?”수능시험을 막 끝낸 해방감과 설레는 대학생활을 꿈꾸고 있을 고3 수험생들. 그러나 이 시기는 이단 종교들엔 ‘황금 대목’과 같은 때여서 수험생과 학부모의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신천지 ‘추수꾼’들은 전국에서 조직적으로 ‘노방전도’(길거리 선교)를 펼치고 있다. 지하철역 주변, 대학가, 학원가, 심지어 학교 정문에서 버젓이 고3 학생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주로 혼자 다니는 학생을 선택해 2인 1조로 접근하는 게 이들의 특징. 최근엔 대학교 내 시험 및 면접장 주변에서도 활동하고 있다.신천지는 전형적으로 ‘연락처 묻기→친분 쌓기→성경공부 권유→복음방 인도→신천지 센터 유도’와 같은 방식을 취한다. 추수 방법도 더 교묘해지고 있다. ‘입시정보업체’라며 연락처를 묻고, 대학 동아리를 소개해주며 접근하기도 한다. 방송사 명함을 주면서 인터뷰하고 연락처를 묻고, 경품 행사에 당첨시켜주고 번호 제공을 요구한다. 여기서 계속 안부를 묻거나 만남을 지속하려 한다면 신천지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전도 대상자의 고민과 관심사를 파악한 이들은 친분을 쌓은 뒤 모임을 갖자며 상담소로 데려간다. ‘복음방’이다. 이곳에서 3~4명이 모여 2~3개월간 성경공부 모임을 한 뒤 그제야 자신들이 신천지임을 드러내고 신천지 센터에 데려가 포섭한다.신천지가 이 같은 방식으로 고3 수험생이나 젊은이들을 유혹해온 것은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 현재 신천지에 유혹된 사람 10명 가운데 2~3명은 천주교 신자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신천지 신자가 한 해 약 2만 명 증가하는데, 이 말대로라면 연간 적게는 4000명 넘는 천주교 신자가 신천지로 넘어가는 셈이다.이금재(한국 천주교 유사종교 대책위원회 위원장) 신부는 “신천지는 ‘모략전도’라고 해서 ‘우연을 가장한 선교전략’으로 젊은이들의 불안한 심리를 이용해 잘못된 신앙으로 이끌고 있다”며 “낯선 이의 과잉 친절을 경계하고, 교회 밖에서는 성경공부를 하지 않도록 학부모와 본당 사목자들의 특별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특별취재팀 평화신문2018.1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