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당에 처음입니다만] (31) 가톨릭 신자들은 왜 외국 이름을 가지나요?](//cpbc.co.kr/CMS/newspaper/2019/10/rc/764554_1.0_titleImage_1.jpg)
[성당에 처음입니다만] (31) 가톨릭 신자들은 왜 외국 이름을 가지나요?그리스도인으로서 사명 담긴 ‘세례명’ 세례명은 세례성사를 통해 하느님의 자녀로 새로 태어난 신자가 받는 영적 이름이다. 이는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선물로 그리스도인 각자가 신자로서 앞으로 다할 사명을 나타내는 이름이다. 나처음 : 가톨릭 신자들은 왜 자기들끼리 베드로, 마리아 같은 서양 이름으로 부르나요. 같은 그리스도인인 개신교 신자들은 그렇지 않은데…. 로마 교황청에 대한 문화 사대주의를 드러내는 게 아닌가요? 조언해 : 헐! 진심 어이 털림(어이없다). 뭔 문화 사대주의야. 세례받을 때 하느님의 자녀로 새롭게 태어났다는 의미로 교회 이름을 받는 거야. 그래서 그걸 ‘세례명’이라고 하는 거야. 라파엘 신부 : 하하! 처음이가 ‘세례명’에 관해 정말 궁금했구나. 성당도 처음인데 신자들이 “요셉 형제님” “마리아 자매님” 하고 서로 부르니 무척 낯설었겠구나. 그것도 일종의 문화 충격이었을 테니 언해야 너무 나무라지 마. 오늘은 세례명에 관한 처음이의 궁금증을 풀어줘야겠구나.언해 말대로 세례명은 세례성사를 통해 하느님의 자녀로 새로 태어난 신자가 받는 새로운 영적 이름이야. ‘영명’(靈名), ‘본명’(本名)이라고도 하는데 세례명이 올바른 표현이야. ‘Nomen est Omen(노멘 에스트 오멘, 이름이 징조다)’이라는 라틴어 속담이 있어요. 이름이 그 사람의 됨됨이를 알려준다는 뜻이야. 이 속담처럼 세례명은 그리스도인 각자의 신원을 알려주기 위해 하느님께서 주시는 소중한 선물이란다. 이해하기 쉽게 예를 들어 보마. 성경에는 하느님께서 어떤 사람에게 새로운 사명을 부여하실 때 그 사람의 이름을 바꾸어 주는 경우를 드물지 않게 볼 수 있단다. 하느님께서 아브람에게 나타나시어 “이제 너의 이름은 아브라함이다. 내가 너를 많은 민족들의 아버지로 만들었기 때문이다”(창세 17,5)라고 새 이름은 주셨지.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예수님 자신이야. 하느님께서는 가브리엘 천사를 나자렛 고을 마리아에게 찾아가게 하시어 “보라, 이제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터이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여라. 그분께서는 큰 인물이 되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아드님이라 불리실 것이다”(루카 1,31-32)라고 고하게 하셨지. 예수는 히브리 말로 ‘요슈아’라고 하는데 ‘야훼께서 구하신다’라는 뜻이야. 하느님께서 직접 당신 외아드님의 사명을 드러내기 위해 그 이름을 예수라고 지으신 것이지. 이처럼 세례자도 자기가 가톨릭 신자로서, 즉 그리스도인으로서 앞으로 다할 사명을 나타내는 이름을 선택하는 거야. 그래서 이 중요한 세례명에 관해 「가톨릭교회 교리서」는 “세례명은 수호성인들의 전구와 사랑의 모범을 통해 하느님의 자녀가 되었음을 드러내는 표지이며, 하느님의 부르심에 충실히 응답하겠다는 약속의 징표”(2156항 참조)라고 설명하고 있단다. 세례명은 일반적으로 교회 성인들 가운데 한 분의 이름을 따서 정해요. 세례 때 자신이 좋아하거나 존경하는 성인을 선택해 평생토록 자신의 수호성인으로 특별히 공경하고 보호를 청하며, 그의 성덕과 품성을 본받으려고 노력해야 해. 언제부터 세례명을 가지기 시작한 것은 정확히 알 수 없으나 3세기 중엽 이후부터 태어난 아이에게 성경에 나오는 이름이나 성인들, 순교자들의 이름을 붙이는 것이 관례처럼 행해졌단다. 또 4세기 이후부터는 성인들의 이름뿐 아니라 ‘피데스’(Fides, 믿음, 신앙), ‘Agape’(아가페, 사랑), ‘Spes’(스페스, 희망)와 같은 그리스도인의 덕(향주덕)을 뜻하는 이름들도 세례명으로 사용했단다. 14세기 비엔 공의회(1311~1312)는 세례성사 때에 세례명을 받는 것을 공식적으로 선포해 정착시켰고, 트리엔트 공의회(1545~1563)는 개신교의 주장에 반대해 성인 공경을 강조해 본당 신부는 신자들에게 자녀들의 세례명을 반드시 성인의 이름으로 짓도록 권고할 것을 명했단다. 현행 교회법도 영세자가 그리스도적 감정에 어울리지 않는 이름을 세례명으로 짓지 않도록 부모와 대부모, 본당 신부들이 살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단다.(855조 참조)이처럼 세례명은 하느님께서 주신 선물로 그리스도인 각자가 신자로서 앞으로 다할 사명을 나타내는 이름이라고 정의할 수 있단다. 리길재 기자 teotokos@cpbc.co.kr cpbc2019.10.15
![[2019 출판 결산] 교회 문화·신앙 심리학 저서 등 인기](//cpbc.co.kr/CMS/newspaper/2019/12/rc/769116_1.3_titleImage_1.JPG)
[2019 출판 결산] 교회 문화·신앙 심리학 저서 등 인기올해의 책, 배런 주교 「가톨리시즘」
대중에게 가톨릭 역사·영향 알려 올해 가톨릭 출판계에서 가장 많이 입에 오르내린 책은 로버트 배런 주교의 「가톨리시즘」(생활성서)이었다. 미국에서 가장 촉망받는 신학자 로버트 배런 주교의 저서로, 가톨릭의 예술과 건축, 풍요로운 신학과 탁월한 인물까지 가톨릭교회의 속내를 보여준 책이었다. 교회 안팎에서 추천도서로 많이 회자됐다. 생활성서 송향숙 편집장은 “가톨릭을 사랑하지만 정확히 모르고 있던 사람들이 특히 좋아한 책이었다”면서 “각국을 돌아다니며 서양 문화 기저에 깔린 문화적 요소들을 취재하고, 가톨릭이 세상에 영향을 끼친 문화를 다룬 점이 좋은 반응을 얻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가톨리시즘」과 함께 교회 출판계의 화두는 ‘악마’와 ‘자존감’, ‘나이 듦’이었다. 올해 초, 구마와 악마를 다룬 드라마와 영화가 관심을 끌면서 「악마는 존재한다」, 「구마사제」(가톨릭출판사)도 인기를 얻었다. 신앙을 바탕으로 한 자존감과 관련된 심리학 저서도 관심을 끌었다. 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장 홍성남 신부는 「나는 생각보다 괜찮은 사람」(가톨릭출판사)과 「착한 사람 그만두기」(아니무스)를 펴내 내면의 나를 들여다보는 심리학 처방과 착한 사람 콤플렉스에서 벗어나는 법을 소개했다. 인간관계에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도와주는 그레고리 K. 팝케 심리상담가의 「하느님, 도와주세요! 이 사람들 때문에 미치겠어요」(가톨릭출판사)도 많은 판매량을 올렸다.교계 출판사들은 신자들의 신앙생활에 도움을 주는 서적들을 꾸준히 출간했다. 중독, 부부문제 등 현실적인 문제를 신앙과 복음적인 시각에서 어떻게 바라보고 해결할 수 있는지를 제시하는 서적들도 나왔다. 교계 출판사의 흥행 보증수표로 통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메시지를 담은 책들도 줄줄이 출간됐다. 경제와 금융의 힘에 관한 강론과 글을 엮은 「돈과 권력」(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프란치스코 교황이 알려 주는 가정 성화의 길」(가톨릭출판사) 등이 나왔다. 바오로딸 출판사는 간단한 기도 안내집 「하루 10분 주님과 단둘이」, 「이럴 때는 이런 기도」가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밖에 일반 출판사에서 펴낸 가톨릭 관련 서적들도 큰 인기를 끌었다. 최대환(의정부교구) 신부가 다양한 문학 작품과 예술가들의 영성을 통해 사유하는 법을 안내한 「당신이 내게 말하려 했던 것들」(파람북), 다산 정약용의 젊은 날을 파헤친 정민(베르나르도, 한양대 국어국문학과) 교수의 「다산독본 : 파란(波瀾)」(천년의 상상)이 발간돼 대중들의 관심을 받았다. 또 올해는 성경을 통한 그리스도인 재복음화에 뜻을 두고 설립된 기쁜소식 출판사가 30년을 맞은 해였다. 구상(요한 세례자, 1919~2004) 시인 탄생 100주년을 맞아 이숭원 문학평론가가 「구도 시인 구상 평전」(분도출판사)을 펴냈다. 이지혜 기자 bonaism@cpbc.co.kr 평화신문2019.12.17

혐오·비난에 지친 우리에게 사랑·희망·위로의 말로 ‘토닥토닥’[홍보 주일] 치 유 - 힘을 불어넣어 주는 cpbc 프로그램 악플과 험담이 난무한다. 욕설과 비방의 댓글이 혐오를 낳는다. 사이버 공간에서 말이 흉기가 되는 건 더 쉽다. 비대면 상태에서 주고받는 비난의 말은 칼이 되어 서로를 할퀸다. 혐오의 옷을 입은 말은 상처를 남긴다.그러나 기도와 사랑, 희망을 품은 말들로 서로에게 ‘선물의 집’이 되어주는 이들이 있다. 서로 얼굴도 모른다. 그저 아프다고 하면 토닥여주고, 삶의 고비를 이겨낼 힘을 불어넣어 준다. 들어주고 기도해줌으로써 치유가 일어나는 걸까?홍보 주일을 맞아, ‘신앙으로 뭉친 기도 부대’를 통해 세상에 치유의 목소리를 전해온 가톨릭평화방송의 세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이지혜 기자 bonaism@cpbc.co.kr 사진=벡영민 기자 heelen@▨기도의 오솔길(연출 조준형 PD) “오늘은 시인 정호승님의 시련에 대한 글로 명상해 봅니다. 저는 시련이 찾아오면 ‘아, 나에게도 또 시련의 과정이 필요할 때가 되었나 보다. 하느님께서 또 나를 단련시키려나 보다. 단 것이 끝나고 또 쓴 것이 오는구나. 쓴 것이 끝나면 또 단 것이 오겠지’하고 받아들입니다.”잔잔한 음악에 친정엄마 같은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진행자 전영금(체칠리아, 성바오로딸수도회) 수녀가 스튜디오에서 청취자들의 기도 사연을 나눈다.기도의 오솔길은 1990년대 ‘살며 기도하며’로 시작한 가톨릭평화방송의 정체성이 담긴 간판 프로그램이다. 따뜻하고 다정한 진행자 수녀의 기도에 청취자들은 웃고 울었다. 사연이 소개될 때마다 함께 듣고 기도해주는 기도부대를 통해 살아갈 힘을 얻었다. 청취자들은 학생과 주부, 직장인 등 다양하다. 최근에는 코로나19로 발이 묶인 이들이 많은 사연을 보내왔다.전 수녀는 방송이 끝나면, 해야 할 기도를 잔뜩 싸들고 수녀원으로 돌아간다. 같이 사는 수녀들과 함께 아픔을 겪는 이들을 위해 기도의 초를 밝힌다.‘기도의 오솔길’ 로고송을 작사ㆍ작곡한 조준형(미카엘) PD는 “지친 영혼들이 마음의 문을 열고 서로가 서로를 위해 기도하는 프로그램”이라며 “서로가 주님 안에서 외롭지 않고, 기도로 사랑을 나누는 존재임을 느끼게 한다”고 말했다. 전 수녀는 “처음에는 ‘집이 안 팔려요’, ‘아들이 고3이에요’ 하는 자기의 사정과 어려움만을 호소하는 사연이 많았다면, 이제는 이웃의 아픔과 고통에 동참하는 기도, 감사하는 사연도 많이 올라온다”고 말했다. 이어 전 수녀는 “극단적인 선택을 생각하는 사연에 놀란 적도 있지만, 심리적으로 따뜻하게 보듬어 안아주기 위해 노력한다”면서 “피곤하다가도 제가 오히려 치유의 힘을 받고 돌아간다”고 털어놨다. 라디오 방송 시간 : 월~금 오후 4시~4시 50분▨기도를 부탁해(연출 이상우 PD)2016년 11월 방송을 시작해 7월이면 1000회를 맞는다. ‘기도의 오솔길’처럼 세상 곳곳에서 벌어지는 아픔으로 기도가 필요한 이들의 사연을 모아 소개한다. 4명의 성직자와 1명의 수도자가 사연을 보낸 시청자들을 위해 기도해준다. 지금까지 8명의 사제와 수녀가 진행자로 함께했다.사람이 겪는 어려움이 크게 다르지 않다. 기도 사연도 병고, 경제적 어려움, 인간관계의 갈등과 다툼으로 나뉜다. 다만 사연을 보낸 시청자들은 성직ㆍ수도자의 기도와 함께 그 시간에 함께 방송을 보는 이들이 같이 기도해준다는 것에 큰 위로를 얻는다. 또 사연과 어울리는 성경 말씀을 뽑아 묵상할 수 있게 이끈다. 방송이 진행되는 20분 동안 진행자들은 가장 먼저 가장 주제가 넓은 기도부터 바친다. 이어 4개의 사연을 소개하고, 사연마다 기도를 바친다. 이상우(베드로) PD는 “다른 사람의 아픔과 고민을 귀담아듣고, 그 자리에서 함께 기도해주는 사람이 많지 않다”면서 “기도가 절실한 이들이 많은 걸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의사는 아니지만 누군가가 내 어려운 이야기를 듣고 기도를 해준다는 것 자체가 치유”라고 덧붙였다. 기도 사연은 홈페이지 게시판과 문자를 통해 받고 있다. TV 방송 시간 : 월~토 오전 6시 40분/ 낮 12시 40분 / 오후 6시 40분▨라디오 고해소, 비밀번호 1053(연출 윤기혁 PD, 구성 임성환 작가)아픔이 너무 깊은 상처는 가족과 친구에게도 쉽게 꺼내지 못한다. 그 고민에는 자신의 잘못과 죄, 부끄러움이 숨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고민을 털어놓고 위로받고 싶지만, 비밀스러운 익명의 공간이 없다.익명성을 보장받는 라디오 고해소. 이곳에서 익명의 신부가 고민을 들어준다. “8년 동안 사귀었던 연인과 좋은 이별을 하고 싶습니다”, “신학생인데 사제 성소의 길이 맞는지 흔들립니다”,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를 모시고 있는데, 시어머니가 불러도 못 들은 척하게 됩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 등 대부분 묵직한 사연이다. 윤기혁(비오) PD는 “가톨릭 신자가 아닌 비신자들도 들을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가톨릭 정신을 담기 위해 고해성사에서 형식을 차용했다”며 “대나무 숲처럼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익명의 신부는 고민 상담 후 고해성사 후 보속같은 미션을 준다. 고민에 대한 해결책은 아니다. “선행을 적금하라”든지, “자기 자신을 먼저 사랑하라”는 등 고민을 더 넓은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 비밀 사연은 매일 방송시간마다 #1053으로 문자 메시지를 보내거나, 카카오톡 오픈 채팅에서 메시지로 보낼 수 있다. 홈페이지 비밀 사연 게시판에 올려도 된다.라디오 방송시간 : 매일 00:00~01:00 cpbc2020.05.20

“북녘 교회도 한 형제… 관심 갖고 어려움 파악해야”[한국전쟁 70년, 갈등을 넘어 화해로] (20)교황청 특사 장익 주교 방북 비화 25일로 한국전쟁 70주년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을 맞는다. 남북관계는 여전히 혼미하다. 이런 때일수록 화해의 첫 마음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전 춘천교구장 겸 함흥교구장 서리 장익 주교는 전후 최초로 1987년 바티칸 대표로 방북, 남북 화해의 물꼬를 텄다. 30여 년 전에 이뤄진 장 주교의 방북은 1990년대 중반, 북한 식량난 이후 한국 천주교회가 대북지원과 함께 교류협력을 하는 데 실마리가 됐다. 이에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 위원장 정세덕 신부는 1일 춘천교구 스무숲본당 실레마을공소 사제관에서 장 주교의 방북 체험에 관해 대담했다. 이를 동행 취재했다. -먼저 많이 편찮으시다고 전해 들었는데,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1987년 주교님의 방북은 6ㆍ25 전쟁 이후 한국 천주교회 성직자의 첫 방북으로 기록되어 있는데요. “로마에 본부를 둔 세계식량기구(FAO) 북한 대표였던 리종혁 대사를 알게 됐는데, 그가 바티칸과 접촉을 원했습니다. 그래서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과 국무원 국무장관님, 인류복음화성 장관님 등을 소개해 드렸어요. 리 대사는 북에서 조선문학예술총동맹 위원장을 지낸 충남 아산 출신의 월북작가 이기영(1895∼1984) 선생의 아들인데, 리 대사와의 만남을 계기로 1987년 6월 7일 열흘간 일정으로 북한을 방문했어요. 평양에서 4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비동맹경제장관 회의에 당시 제네바 유엔기구 교황청사절이셨던 주세페 베르텔로 몬시뇰(현 바티칸시국 행정원장 추기경)께서 가게 됐는데, 몬시뇰께서 혼자 가면 말이 안 통하니까, 함께 가자고 요청해서 같이 갔어요. 바티칸은 공식 회원국이 아니어서 옵서버로 참관했지요.” -당시 방북 때 북한 신자들과 만났던 것으로 기억합니다.“바티칸 공무 여권을 받아 모스크바와 베이징을 거쳐 평양에 들어갔는데, 천주교 신자들을 만나고 싶다고 했더니 ‘위대한 수령님 밑에서 지상천국에 사는 데 웬 천주교냐?’고 반문하더라고요. 그래도 이왕에 북한에 왔으니 만나게 해달라고 했더니, 출국 전날 당 간부들이 천주교 신자 5명을 모아놓았다고 해서 만났어요. 만나서 하나하나 물어봤더니, 틀림없는 교우들이에요. 말하는 투도 그렇고, 옛날 교우들이 교회에서 쓰던 말도 그렇고, 누구한테 영세했는지 얘기를 들어보니 신자는 틀림 없었어요.” -1988년 4월 주님 부활 대축일 당시 이뤄진 전후 첫 북한 신자들의 교황님 알현은 일부 내용만 알려졌는데요. “이 또한 리종혁 대사와 연관돼요. 1987년 6월부터 1988년 8월 15일까지가 역사상 두 번째 성모성년이었는데, 전년도 방북 때 만났던 북한 신자들을 1988년 주님 부활 대축일 미사에 초대하면 어떠냐고 했더니 교황님께서도, 성청에서도 좋은 생각이라고 해서 리 대사를 통해 초청했어요. 온다, 안 온다 하다가 성주간 수요일 밤이 돼서야 로마에 왔어요. 리진철(모이세)과 홍도숙(데레사)을 포함해 5명인데, 처음 보는 사람들도 있지만, 구교우인 건 확실했어요. ‘성주간인데, 성사를 볼 생각이 있느냐’고 했더니, 둘이서만 밀담한다고 안 된다는 거예요. 인솔한 당 간부들이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난리가 났는데, 결국은 성사를 보게 해주더군요. 성 안셀모수도원에서 성사를 봤는데, 마침 주님 만찬 성목요일 미사가 있어서 수도원장님의 배려로 리 모이세가 고해성사도 보고 발씻김 예식 참여자 12명 가운데 1명으로 뽑혔어요. 성금요일에 베드로 대성전에 갔는데 제대 바로 아래 외교관들이 앉는 귀빈석에서 미사를 봉헌했어요. 원래 교황님은 성주간에 아무도 접견을 안 하시는데, 북한에서 신자들이 왔다고 말씀드렸더니 특별히 만나 주셨어요. 접견 뒤 북 신자들은 귀국했는데, 그 뒤로는 아무런 소식도 못 들었어요.” -1988년 10월 9일 평양에 교우들도 모르게 세워진 장충성당을 찾아가 휴전 이후 첫 미사를 집전하셨지요.“그때는 정의철 신부와 함께 갔는데, 교황님께서 전후 처음으로 사목방문을 하는 것이니 제의 일습(一襲)과 성경책, 성가책을 40㎏을 가져가라고 해서 가져갔어요. 갔더니 성당에 40∼50명 모여 있더군요. 그들 중 노인 몇 분은 표현은 못 하는데, 감동하는 표정이었어요. 30대들은 아무것도 모르고요. 공의회가 열린 것도 모르고, 전례도 잘 모르는 듯해서 정 신부가 1시간가량 강의를 하고 나서 성사를 줬어요. 정 신부는 제의방에서, 저는 성당 입구 쪽에 의자 놓고 양쪽에서 성사를 봤는데, 놀랍게도 전원이 성사를 보는 게 아니겠어요? 그런데 성사를 보는 신자들이 녹음한 것처럼 똑같은 말을 하더라고요. 얼마나 연습을 시켰으면 이렇게 하나 싶어, 이거 성사를 줘야 하나 하는 의문이 들기도 했었지요. 그래도 성사를 끝내고 미사를 했는데, 미사가 끝난 뒤 교우들과 얘기도 한 번 못 해봤고, 그냥 기념 사진 한 장 찍고 헤어진 게 전부입니다.” -1980년대 이후에도 방북하신 적이 있으신가요? “물론이죠. 평양에도 다녀왔고요. 1997년부터 ‘한솥밥 한식구 운동’을 전개, 북강원도 감자 보내기, 구급차 전달 및 북한 어린이 결핵 예방 백신 접종, 옥수수 개발기금 전달, 연탄 40만 장 지원 등 교구 차원에서 대북사업을 꾸준히 했지요. 산이란 산은 다 벗겨지고, 민둥산이 된 금강산 아래 자락을 봤을 때 가슴이 아팠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북녘땅 복음화, 이북 교회 재건은 가능할까요? “통일되면 북한 가서 성당 짓는 게 첫째가 되면 안 됩니다. 북녘 형제들의 아쉬운 것부터 파악하고 도와주는 게 우선돼야 합니다. 나서지 않고 도와야 합니다. 성당을 구경도 못 하고 산 세월이 수십 년이니까, 힘들더라도 생색내지 말고, 드러내지 않게, 소리 없이 돕는 게 중요합니다.” -일부 국민들, 또 젊은 세대들은 남북문제나 통일에 대해선 듣기 싫어합니다.“듣기 싫어하기보다 부담스러워 하지요. 절박하게 다가오지 않을 테니까요. ‘따로따로 있는 게 낫지 않아요?’ 이런 말을 하는 지경입니다. 그래도 우리는 하나이고, 하나인 교회라는 것, 북한 교회를 위해 기도하자는 이야기를 계속해서 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관심을 두도록 해야 하는데, 관심을 가지려면 알아야 하고 그 앎이 내 삶에 상관이 있도록 해줘야 합니다. 한 집안, 한 형제라고 생각하도록 해야 합니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cpbc.co.kr cpbc2020.06.10

성경 읽고 쓰기 100여 회, 말씀의 은총 듬뿍대전교구 천안두정동본당 이석자씨, 성경 통독 98회 필사 3회 마쳐 축복패 받아 14일 유흥식 주교에게 축복패를 받고 기념 촬영을 하는 이석자씨. 대전교구 홍보국 제공 대전교구 천안두정동본당 신당구역장 이석자(마리아, 74)씨가 14일 대전교구청에서 교구장 유흥식 주교에게 축복패를 받았다. 성경 통독 98회, 필사 3회를 합쳐 총 100회를 넘기며 말씀과 함께하는 삶을 살아온 데 격려하는 뜻으로 유 주교가 주는 축복패와 묵주를 받게 된 것이다. “말씀이 이렇게 큰 기쁨을 주는구나 싶네요. 말씀을 가까이하며 읽고 쓰는 일은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일인데 교구장님께서 이렇게 직접 축복패까지 주시니 정말 감동했습니다. 그런데다가 해져서 너덜너덜한 성경을 보신 김명현 주임 신부님께서 교중 미사 중에 특별히 성경과 이콘을 선물해 주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삶의 고비에서 만난 성경 이씨가 성경 통독을 시작한 건 1985년께다. 이유 없이 아파 몸져누워 있어야 했던 그에게 레지오 마리애 단원들이 환자를 위한 기도를 바쳐주러 찾아왔다. 그 기도에 고마워 감사 지향 묵주기도를 하다가 성경으로 눈을 돌려 통독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1년도 더 걸렸다. 누워서 책을 읽다 보니 고개도 아프고, 진도도 잘 안 나갔다. 그렇지만 힘겹게 읽어나가다 보니 점차 1년, 7∼8개월, 3개월, 2개월로 줄었다. 얼마 전부터는 발바닥이 아파 매일 미사에 못 나가게 되면서 성경만 읽으니 요즘은 1개월이면 성경 전권 통독을 끝낸다. 성경을 읽으면서 필사를 하고 싶다는 꿈도 꿨다. 1997년 본당(성황동, 현 신부동본당) 주임이던 정지풍 신부의 권유도 한몫했다. 성경 쓰기노트가 있는 줄도 모르고 대학노트에 쓰다가 나중에는 쓰기노트에 썼다. 필사만 1년도 넘게 걸렸다. 10여 년 뒤에 또 한 번 썼다. 그런데 성당(두정동성당)을 지으며 두 성경 필사본을 봉헌하고 나니, 허전해져서 2016년 8월부터 11개월에 걸쳐 또 한 번 썼다. 100회 넘게 통독과 필사를 해온 그가 가장 좋아하는 성구는 마태오복음 11장 28-30절 말씀이다.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 정녕 내 멍에는 편하고 내 짐은 가볍다”는 말씀에서 특히 큰 위로를 받았다. 34년 말씀의 힘으로 “정월이면, 온 동네가 굿판을 벌이던 동네에 시집갔지요. 성당 다니던 언니 덕에 1975년 성탄 전야에 세례를 받았는데 온 동네에 난리가 났어요. 그런데다 세례받은 지 1년 만에 철도청에 다니던 남편(박만식 미카엘)이 3남 1녀만 남겨두고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나니, 다 제 탓인 양 정말 힘겹게 살아야 했어요. 자살하려고 마루대들보에 끈을 매단 적도 있어요. 그런데 꼬부랑 할머니가 장을 얻으러 오시는 바람에 살았어요. 화장품 방문판매를 하다가 아파서 그만두고 성경을 읽기 시작한 게 34년간 말씀과 함께 살게 된 계기가 됐네요.” 축복패를 받고 나니 본당 공동체에서도 다들 자신의 일처럼 기뻐했다. “자매님들이 다가와 제 손을 꼭 잡아주시며 ‘저도 (성경 통독을) 시작했어요’ 하시니, 더 기쁩니다. 그래서 주님께 또 한 번 감사를 드렸어요. 앞으로 더 많은 분들이 말씀을 가까이하며 살아가시길 바랄 뿐입니다. 저 또한 성경을 99번째 읽고 있는데, 앞으로도 계속 말씀과 함께 살겠습니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cpbc.co.kr cpbc2018.06.19

고통 속에 꽃피는 믿음·희망… 우리를 위로하는 고전 명작 가톨릭 고전 명작에는 고통과 좌절 속에서 피워올린 신앙의 정수가 녹아있다. 성 바오로딸 수도회는 2008년부터 ‘다시 읽고 싶은 명작’ 시리즈를 기획해 ‘고전 중의 고전’으로 꼽혀온 작품들을 새롭게 선보였다. 백영민 기자 박해, 재난, 체포, 흑사병, 멸시…. 참다운 인간애와 보편적 사랑은 이같이 인간의 삶이 고통스러운 상황에 처할 때 빛을 발한다. 코로나19로 육체적ㆍ정신적ㆍ영적으로 고통받는 이들에게 위로가 될 만한 고전 명작(바오로딸 출간)을 소개한다. 고전 명작들은 하나같이 “하느님은 고통의 순간에 어디 계신가?”라는 삶의 질문을 아름답고 깊은 문체로 담아내고 있다. 천국의 열쇠 / A.J.크로닌 / 이승우 옮김 1941년 초판이 나온 이래 성경 다음으로 많이 팔린 A.J.크로닌의 역작. 주인공 프랜시스 치점은 고아로 성장했지만 해맑은 영혼을 지닌 사제로 성장한다. 이상주의적이고 자유분방한 치점 신부는 보수적인 성직자들과 마찰을 일으키고, 중국의 선교사로 파견된다. 중국 황허 유역의 벽지인 파이탄에 부임한 치점 신부는 척박한 환경에 굴하지 않고 진실하고 성실한 모습으로 중국인들에게 그리스도교 신앙이 스며들게 한다. 파이탄에 흑사병이 퍼져 수많은 사람이 죽어가자, 치점 신부는 구호소를 운영하며 재난에 대처한다. 치점 신부는 35년간 중국에서 온갖 오해와 멸시를 받으면서도 사제 직무를 성실히 수행한다. 이광복(프란치스코) 소설가는 “이 작품에는 우리네 평범한 인간에게 던져주는 따뜻한 위안이 있다”고 평했다. 칠층산 / 토머스 머튼 / 정진석 추기경 옮김침묵과 고독, 자연 속에서 기도하고 관상하며 하느님께 나아간 영성가 토머스 머튼(1915~1968)의 자전적 일기. ‘20세기판 성 아우구스티노의 고백록’이라고 불린다. 1948년 책이 출판된 이래 전 세계 거의 모든 언어로 번역됐다. 방황하는 인간의 고뇌와 하느님의 오묘한 섭리를 담아낸 아름다운 문학작품이다. 토머스 머튼 수사가 트라피스트 수도회 수사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날카롭게 분석했다. 그를 가로막았던 유혹과 장애, 좌절 속에서 방황했던 어둠과 수도원에서의 황홀한 내적 삶이 교차한다. 침묵 / 엔도 슈사쿠 / 김윤성 옮김17세기 일본 규슈 나가사키 지방에서 일어난 박해를 배경으로, 포르투갈인 예수회 선교사 세바스티안 로드리고 신부가 숨어서 선교활동을 하다가 체포돼 배교하기까지의 고뇌와 고통을 그렸다. 신앙을 버려야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절체절명의 순간에 인간이 느끼는 심리 묘사가 뛰어나다. 동양의 일본 문화와 서양의 그리스도교 문화의 미묘한 대립을 비롯해 일본의 박해 상황을 진지하고 생동감 있게 그렸다. 노벨문학상 후보로도 여러 번 거론됐던 엔도 슈사쿠는 종교와 인간에 대한 성찰이 녹아있는 작품들을 주로 써왔다. 영원한 것을 / 나가이 다카시 / 이승우 옮김 제2차 세계대전 때 원자폭탄으로 폐허가 된 일본 나가사키. 잿더미에서 영원한 것을 찾아 헤매는 나가이 다카시의 자전적 소설로 자신의 삶을 담아냈다. 주인공 류우키치는 물리학 방사능 연구로 백혈병에 걸리게 되고, 원자폭탄으로 아내와 친구, 제자와 재산을 몽땅 잃는다. 폐허의 벌판에서 병든 몸과 어린 자녀들만 그의 곁에 남는데…. 그러나 그는 모든 것은 변해도 하느님 말씀은 영원하다는 진리를 깨닫고, 잿더미 위에서 무릎을 꿇고 기도한다. 인간으로서 겪는 극한 고통에서 하느님을 향한 믿음에 희망이 있음을 가르친다. 저자 나가이 다카시(바오로, 1908~1951) 의학박사는 1945년 원폭으로 아내를 잃고 부상을 당했지만, 피폭자들을 돌보며 원폭의 폐해를 연구했다. 나를 이끄시는 분 / 월터 J.취제크 / 성찬성 옮김23년간 러시아 시베리아 강제노동수용소와 감옥에서 지냈던 월터 취제크(1904~1984, 미국 예수회) 신부가 생사의 기로에서 경험한 하느님의 사랑을 기록했다. 러시아에 하느님 말씀을 전하고 싶다는 열망 하나로 1940년 이주 노동자로 위장해 러시아에 잠입했지만, 신분이 발각돼 체포됐다. 그는 독방 감옥에서 5년간 장기 취조를 받고, 15년간 강제수용소에서 극한의 추위와 굶주림을 견디며 강제노동을 했다. 수도회는 그를 사망자 명단에 올리고 장례미사를 봉헌한다. 동료 사제들의 기억에서조차 사라지고 있을 무렵, 1963년에 돌연 귀국해 「러시아에서 그분과 함께」를 출간했다. 취제크 신부는 살아서 돌아올 수 있었던 것은 “모두 하느님 섭리 덕분”이라고 대답했다. 그러나 그는 러시아에서 혹독한 세월 동안 자신을 지켜준 하느님 사랑과 일치의 체험을 깊이 알려주기 위해 이 책을 펴냈다. 이지혜 기자 bonaism@cpbc.co.kr 평화신문2020.03.31

‘평신도 희년 정신’ 실천, 2019년에도 계속된다 한국 평협 추계 상임위 열어
희년 정신 이어가는 사업 논의
성경공부, 냉담자회두 등 추진 ‘2018 추계 상임위원회’에 참석한 교구 회장과 임원들이 내년 ‘평신도 희년 후속 사업’ 논의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19년에도 ‘평신도 희년의 정신’을 잇는 풍성한 후속 사업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한국천주교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회장 손병선)는 2~3일 부산교구 은혜의 집에서 교구 평협 및 신심단체 회장단과 임원 등 6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2018 추계 상임위원회’를 열고, 평신도 희년을 잇는 실천적 사업 계획을 논의했다.원주 평협은 내년 ‘기도와 실천으로 하나 되는 평신도’를 목표 아래, 특히 ‘쉬는교우 모셔오기 운동’에 역점을 두기로 했다. 대구 평협도 교구 전체가 ‘쉬는교우 모셔오기’로 선교에 힘쓰고, 우수본당을 선정해 시상하기로 했다. 청주ㆍ전주 평협은 각각 ‘신약성경을 읽고 새기기’, ‘공부하는 신자’를 목표로 내걸고, 교구민이 한 해 동안 말씀에 푹 빠져 지내도록 도울 계획이다. 마산교구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생태회칙 「찬미받으소서」를 실천하는 해로 정해 ‘일회용품 줄이기’ 운동을 펼치는 등 희년 정신을 이어가기로 했다.광주 평협은 조만간 ‘본당 사목회장 직무교육’을 신설해 교구 내 137개 본당 사목회장의 실질적 직무와 사명을 교구 차원에서 가르치고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할 계획이다. 내년 ‘희망의 해’를 보내는 부산교구는 ‘우리 교구부터 알자’는 취지로 시작된 ‘교구 본당 순례 운동’을 지속할 계획이다. 춘천 평협은 내년 교구 설정 80주년을 맞춰 ‘자랑스러운 평신도 자료집 발간’, ‘본당 복음화운동 지원사업’ 등을 전개한다. 올해 교구 설정 70주년을 맞은 대전 평협도 묵주기도 1억 단 바치기, 본당 회장단 성경 쓰기 등 다양한 사업을 펼칠 계획이다.서울 평협은 교구 사목방침에 따라 ‘가정 선교’를 중심으로 각종 선교 사업을 전개하며, 특히 내년 2월 맞는 ‘김수환 추기경 선종 10주기’를 연중 문화ㆍ영성ㆍ실천사업으로 펼쳐 소외된 계층과 더욱 함께하는 가운데 희년의 정신을 이어갈 계획이다. 한반도 평화를 위한 기도 운동과 홍보 사업에도 더욱 힘을 쏟는다.부산교구장 서리 손삼석 주교는 추계 상임위원회 개막 미사를 주례하고, ‘그리스도인의 죽음 이해와 그 준비’를 주제로 위령성월 특강을 펼쳤다.손 주교는 “평신도 희년은 모든 신자에게 은총의 시간이었다”며 “올해 받은 희년의 기쁨이 내년에는 더 많은 가정에 스며들어 신자 모두가 더욱 성화되길 바란다”고 전했다.한국 평협 손병선(아우구스티노) 회장은 “기쁘고 거룩한 평신도 희년이 되도록 함께 노력해준 각 교구 평협 임원들에게 감사드린다”며 “2019년이 희년의 정신을 더욱 구체적으로 이어가는 해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 평화신문2018.11.06
![[평신도 영성 나는 평신도다] (43) 제언(3) 제가(濟家) : 노인의 복음화](//cpbc.co.kr/CMS/newspaper/2019/10/rc/764539_1.0_titleImage_1.jpg)
[평신도 영성 나는 평신도다] (43) 제언(3) 제가(濟家) : 노인의 복음화노인을 위한 노인에 의한 노인의 복음화가 필요 교회 공동체는 노인 평신도들이 교회 활동의 여러 분야에 참여할 수 있도록 조직을 개편하고 배려해야 한다. 사진은 수원교구 노인대학 예술제에 참가한 어르신들의 공연. 가톨릭평화신문 DB 나이 많으면 고리타분하다? 그렇지 않습니다. 나이 많은 사람도 여전히 젊은이다운 유머 감각과 활동성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만약 하느님이 청년과 장년을 통해서만 일하신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하느님의 어마어마한 힘을 제한하는 것입니다.하느님은 나이가 많아 더 이상 일할 능력이 없다고 여겨지는 그 어르신들을 통해 많은 일을 하셨습니다. 아브라함은 늙었을 때 하느님 유일신 신앙의 출구를 여는 대장정에 들어갔고, 모세는 나이 들었을 때 지팡이 짚고 백성을 이끌었습니다. 엘리사벳의 남편 즈카르야는 노인이었습니다. 하지만 성공적으로 사제직을 수행했습니다. 어르신은 신앙 전통의 증인특히 성경은 주님을 두려워하는 지혜가 풍부한 사람의 상징으로 노인을 제시합니다.(집회 25,4-6 참조) 사실 노인은 교회와 사회에서 신앙의 전통에 대한 증인(시편 44,2; 탈출 12,26-27 참조), 인생의 교훈을 가르치는 스승(집회 6,34; 8,9 참조), 사랑의 장인이 될 수 있고, 또 그렇게 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어르신의 의미’는 성경에만 국한하지 않습니다. 88세의 미켈란젤로는 교회 건축을 설계했고, 80세의 괴테는 파우스트를 완성했습니다. 톨스토이는 67세에 자전거를 배웠고, 알버트 슈바이처 박사는 89세에 아프리카 병원에서 수술을 집도하였습니다. 벤자민 프랭클린은 81세에 미국 헌법 작성을 도왔고, 영국의 극작가 버나드 쇼도 91세에 작품 활동을 하였습니다.어르신의 힘을 과소평가하면 안 됩니다. 어르신들은 20대 혼돈의 시기를 질주했고, 시행착오 가득했던 30대를 거쳤습니다. 또 가정과 사회 공동체를 책임져야 하는 40대와 50대를 버텨내신 분들입니다. 그 과정을 거쳤기에 스스로의 단단한 껍질을 깨고 나오는 새로운 창조의 시기, 60~80대를 만들 수 있습니다.이와 관련해 교회는 일찌감치 노인에 대한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었습니다. “노인은 역사의식과 전통의 표징적 인물입니다. 그러므로 노인들을 소외시키는 사회는 결국 역사의식과 신원 의식, 그리고 전통의 상실을 맞게 될 것입니다.”(서울대교구 시노드 후속 교구장 교서 「희망을 안고 하느님께」 50항, 2003)“교회는 노인들이 신앙의 빛 속에서 자신의 삶을 풍요하게 살찌우며 그 안에서 자신들이 여전히 이웃을 위하여 봉사할 수 있는 소중한 가치들을 재발견하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희망을 안고 하느님께」 51항)교회 공동체가 관심 가져야따라서 교회는 노인 스스로의 복음화, 노인을 통한 세상의 복음화 노력을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교회 공동체는 노인 평신도들이 교회 활동의 여러 분야에 참여할 수 있도록 교회 조직을 개편하고, 노인들이 미사, 고해성사, 순례, 피정 등에도 참여하도록 배려하여야 할 것입니다. 더 나아가 걷기 힘든 노인들을 생각하여 건물 구조를 개선하고, 나들이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신자들을 배치하여 노인들이 교회의 각종 행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관심을 기울이는 것 또한 필요할 것입니다. 신자가 아닌 노인들에게도 각별한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노력과 함께 가장 중요한 것은 노인들의 복음화일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이 제대로 자리 잡기 위해선 ‘노인 주일’의 제정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노인들은 그 누구도 도와주지 않는 삶의 링 위에서 평생 혼자 힘으로 혈투를 벌여온 분들입니다. 그 삶과의 싸움, 그리고 영적인 전투는 아마도 죽는 그 날까지 계속될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신앙인입니다. 그래서 압니다. 링 위에 우리를 올린 이유가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그 이유를 찾다 보면 문득 깨닫게 됩니다. 할 일이 많습니다. 쉴 새 없이 팔을 앞으로 뻗어야 합니다. 삶의 링 위에 올린 분은, 링 위에서 버틸 힘도 주실 것입니다. 그렇게 링 위에서 땀 흘리다 보면, 언젠가는 경기 종료를 알리는 종이 울릴 것이고, 그때 기쁜 마음으로 링에서 내려오면 됩니다.우리 모두 함께 오래 하느님의 은혜 안에서 잘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복음화의 기쁨을 충만히 만끽하면서 말이죠. 하느님께서 아브라함에게 주신 그 축복이 이 글을 읽는 모든 분에게 함께하길 기도합니다. “너는 장수를 누리고 무덤에 묻힐 것이다.”(창세 15,15)정치우(안드레아, 새천년복음화학교 교장) cpbc2019.10.15
![[교리 상식] 성경 속 씨앗](//cpbc.co.kr/CMS/newspaper/2018/01/rc/709755_1.0_titleImage_1.jpg)
[교리 상식] 성경 속 씨앗겨자씨를 본 적 있으신가요. 성경에서 비유로 자주 등장하는 겨자씨의 크기는 1~2mm로 정말 작습니다. 이렇게 작은 겨자씨가 자라나 2m가 넘는 겨자나무가 된다고 하니 정말 놀라운 일이죠. 겨자씨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씨앗은 그 크기가 매우 작고, 무게가 얼마 안 나가죠. 그 모양도 바람과 물, 동물 등에 의해 쉽게 옮겨질 수 있도록 생겼습니다. 이런 씨앗들의 수명은 매우 다양한데요, 짧게는 몇 주일밖에 살지 못하는 것도 있고, 길게는 수백 년에서 수천 년을 사는 것도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2007년 경남 창녕 우포늪 바닥에서 창포씨앗이 발견됐는데, 이 씨앗은 탄소연대 측정 결과 1100여 년 전인 후삼국시대 것으로 밝혀졌죠. 이 창포씨앗은 천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생명력을 고이 간직하고 있었고, 싹을 틔우는 데 성공했습니다. 씨앗은 생명과 생식을 상징합니다. 성경에서 씨앗이 지니는 가장 큰 상징적 의미는 그 크기가 매우 작다는 점입니다. 신약성경에서 예수님은 하늘나라를 겨자씨에 비유하셨죠. 그러나 실제로 모든 씨앗 중에서 겨자씨가 가장 작은 것은 아닙니다. 예수님께서 겨자씨를 가장 작은 것의 상징으로 비유하신 이유는 갈릴레아 호수 근처에서 사람들이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식물이 바로 겨자나무였기 때문이죠. "겨자씨는 어떤 씨앗보다도 작지만, 자라면 어떤 풀보다도 커져 나무가 되고 하늘의 새들이 와서 그 가지에 깃들인다"(마태 13,32). 바오로 사도는 부활 때 완성되는 인간의 구원을 설명하면서 다 자란 식물과 씨앗을 비교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그대가 뿌리는 것은 장차 생겨날 몸체가 아니라 밀이든 다른 종류든 씨앗일 따름입니다"(1코린 15,37). 성경에서 씨앗은 귀중함을 상징합니다. 씨앗은 농업에 의존했던 고대사회에서 물물교환의 주요 수단이었고, 양식과 미래 곡물로서의 경제적 가치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죠. 씨앗은 생산품이면서 동시에 생산자의 가치를 가집니다. 또한 씨앗은 무게와 가치를 측량하는 기준이 되기도 합니다. 모세오경은 씨앗 양에 따른 가치와 크기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누가 자기 소유의 밭을 주님에게 봉헌하고자 하면, 씨앗의 분량에 따라 그 값이 매겨진다. 보리 한 호메르의 씨앗 분량이면 은 쉰 세켈이다"(레위 27,16). 씨앗이 싹을 틔우기 위해선 토양과 물, 정성어린 돌봄이 필요합니다. 하느님 말씀이 우리 안에서 제대로 자라도록 하는 데도 마찬가지죠.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나라의 비유에서 가시나무나 돌밭에 뿌려진 씨앗들은 제대로 자라는 데 실패했지만 좋은 땅의 씨앗은 풍성한 열매를 맺는다고 하셨습니다(마태 13,1-8). 예수님은 또 하느님을 씨앗과 비유하기도 하셨습니다. "하느님에게서 태어난 사람은 아무도 죄를 저지르지 않습니다. 하느님의 씨가 그 사람 안에 있기 때문입니다. 그는 하느님에게서 태어났기 때문에 죄를 지을 수가 없습니다"(1요한 3,9). 신약에서 예수님께서는 씨앗의 죽음과, 그 후에 뿌리가 나고 싹이 트는 것을 신자들의 죽음과 연관지으셨죠.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요한 12,24).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홍보국장)백영민2018.01.30

주님 가르침 요약된 기도문, 의미 제대로 알고 바쳐야 ‘진짜 기도’예수님께서도 틈만 나면 외딴곳에서 기도하셨을 만큼 기도는 그리스도인의 일상이다. 그래서 그리스도인이라면 누구라도 자연스럽게 기도할 수 있기를 희망할 것이다. 하지만 ‘하느님과의 만남’이라는 기도는 말만큼 쉽지 않다. 기도를 갈망하는 이들에게 좋은 길잡이가 될 책들을 모았다. 주님의 기도 바로 알기 / 게르하르트 로핑크 지음 / 김혁태 옮김 / 생활성서 / 1만 3000원가톨릭 신앙인들이 가장 먼저 접하고 가장 많이 바치는 기도는 당연 ‘주님의 기도’이다. 주님께서 친히 가르쳐 주신 유일한 기도이지만 애석하게도 그 의미를 잊은 채 무미건조하게 혹은 습관적으로 이 기도를 바치곤 한다. 나아가 자신이 처한 현재 상황에 맞춰 주님의 기도를 왜곡시키고 변형시켜 예수님께서 가르쳐 주신 본래 의도와는 상관없이 바치기까지 한다. 세계의 석학인 성서학자 게르하르트 로핑크 신부는 이에 현시대에 바쳐지는 변형되고 왜곡된 주님의 기도에 관해 문제를 제기하고, 주님의 기도에 내재한 참된 의미와 그 안에 담겨 있는 사랑을 친절하게 안내한다. 로핑크 신부는 특히 주님의 기도를 신학적으로 분석하기보다 성경 속 배경에서 이루어지는 예수님의 가르침과 그 마음에 집중한다. 그리하여 당시 시대 상황으로부터 시작해 예수님께 기도를 알려달라고 청한 제자들의 원의와 그 청을 들으신 예수님의 모습까지 생생하게 전해준다. 로핑크 신부는 주님의 기도에 대해 “예수님이 가르쳐 주시고 교회가 전해준 대로 주님의 기도를 날마다 바쳐야 한다. 천천히, 깊이 새기며, 경외하는 마음으로! 값진 보물처럼 주님의 기도를 잘 간직해야 한다. 이 기도야말로 우리를 예수님의 마음 한가운데로 이끌어 주기 때문”이라고 정리한다.주요 기도문 풀이 / 박도식 지음 / 가톨릭출판사 / 6000원가톨릭 기도서에 수록된 주요 기도문은 가톨릭의 모든 교리를 요약하고 있다. ‘사도신경’에는 믿을 교리가 거의 다 들어있고, ‘천주 십계’에는 그리스도인이 지켜야 할 계명이 다 실려 있다. 따라서 주요 기도문의 뜻을 정확히 알고 기도를 바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뜻을 알고 기도를 바치는 사람과 뜻도 모르고 바치는 사람을 비교할 때, 그 기도의 깊이와 결과가 서로 다를 것이 뻔한 일이기 때문이다.「무엇하는 사람들인가」 「천주교와 개신교」 등 생전에 베스트셀러 저자요 철학자였던 고 박도식 신부가 쉽고 짧게 풀이한 주요 기도문 해설책이다. 로마서에서 기도를 배우다 / 임숙희 지음 / 성서와 함께 / 1만 4000원로마 신자들에게 보낸 서간 곳곳에 나타나는 바오로 사도의 기도를 배울 수 있는 책이다. 그리스도인을 박해하는 철저한 유다인에서 그리스도가 생의 전부인 그리스도인으로의 회심, 세 차례 선교 여행과 마지막 로마 여정까지 온 세상을 두루 다니며 복음을 선포한 이방인의 사도 바오로의 삶의 바탕에는 기도가 있었다.로마서를 통해 ‘기도하는 사람, 바오로’를 따라가며 참으로 하느님 앞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근본 자세가 무엇인지, 복음에 합당한 삶이 무엇인지 성찰하게 한다. 치프리아노 주님의 기도 / 장재명 지음 / 성서와 함께 / 1만 원이 책은 교부학과 교부신학을 전공한 장재명(부산교구) 신부의 ‘생각하는 그리스도인’ 시리즈 첫 권이다. 혼자서 또는 공동체를 이루어서 교부들의 문헌을 읽고, 배우고, 생각하고, 나누고, 묵상할 수 있도록 돕는 안내서이다. 가톨릭교회는 성경과 성전을 하느님의 계시가 담겨 있는 두 가지 원천이라고 고백한다. 성전은 ‘교부들의 증언이 언제나 살아 있는 전통’을 말한다. 따라서 교부들의 저서를 읽는 것이 성전을 아는 데 가장 핵심적인 활동이라 하겠다. 3세기 북아프리카 카르타고 주교였던 성 치프리아노 교부는 서방 교회 최초의 주교 저술가였다. 그는 “교회를 어머니로 모시지 않는 사람은 하느님을 아버지로 모실 수 없다”는 유명한 말을 남긴 교부로 성경과 교회 일치, 세례, 참회, 순교 등에 관한 방대한 저술을 남겼다.이 책은 치프리아노 교부가 당대 신자들뿐 아니라 오늘날 우리에게 ‘주님의 기도’에 관해 그 의미를 해설해 주고 있다.마음을 씻고 영혼을 돌보는 고해성사 / 곽승룡 지음 / 기쁜소식 / 1만 원부담 없이 고해성사를 하는 방법을 일러주는 책이다. 복음에 비추어 자신의 마음과 영혼을 들여다보는 고해성사를 위한 성찰과 식별 방법을 소개한다. 성찰은 마음속에 있는 악과 죄를 들여다보는 것이고, 식별은 마음과 생각 속에 있는 선과 축복을 들여다보고, 그 움직임을 바라보는 관상 수련이다. 저자는 그래서 고해성사는 자신의 양심과 영혼을 들여다보는 수련이라고 한다. 이 책은 그동안 죄 중심으로 고해성사를 본 이들에게, 곧 미사에 빠지고 사람을 미워하던 정도의 죄에 머물던 신자들에게 이제는 말씀과 성령에 이끌려 영적인 위로를 통해 영적으로 성장하는 고해성사가 되도록 이끈다. 리길재 기자 teotokos@cpbc.co.kr cpbc2019.08.14
![[성당에 처음입니다만] (29) 미사가 뭐예요?](//cpbc.co.kr/CMS/newspaper/2019/10/rc/763568_1.0_titleImage_1.jpg)
[성당에 처음입니다만] (29) 미사가 뭐예요?주님 수난·부활 기념하는 제사 ‘미사’ 사도들과 교회는 주님의 명을 따라 하느님과의 일치를 이루고 인간의 구원과 해방을 구현하기 위해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 부활을 기념하고 재현하는 제사를 공적으로 바쳐오고 있다. 나처음 : 미사가 무슨 뜻인지, 어떻게 진행되는지 정말 궁금해요. 의미를 알아야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조언해 : 처음이가 미사에 참여할 때마다 저건 뭐야? 왜 저렇게 해? 자꾸만 물어 미사를 제대로 드릴 수 없었어요. 오늘 미사에 대해 자세히 알려주세요.라파엘 신부 : 그러자꾸나. 처음이가 점차 미사의 중요성을 깨닫는 것 같아 무척 기쁘구나. 예수님께서는 당신 자신을 하느님 아버지께 인류 구원을 위해 십자가의 희생 제물로 바치시기 전에 사도들과 함께 마지막 만찬을 하셨지. 그러면서 빵과 포도주를 모든 이를 위해 내어줄 당신의 몸과 피라고 하셨단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사도들에게 “너희는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루카 22,20)고 명하셨지. 사도들과 교회는 주님의 명을 따라 하느님과의 일치를 이루고 인간의 구원과 해방을 구현하기 위해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 부활을 기념하고 재현하는 제사를 공적으로 바쳐오고 있단다. 이를 ‘미사’라고 하지. 이 장황한 설명을 교회는 “주 그리스도께서는 당신의 몸과 피로 제정하신 성찬의 희생 제사를, 사랑하는 신부인 교회에 당신의 수난과 부활의 기념제로 맡기셨다”고 한 문장으로 정의한단다.(「전례헌장」 47항) 참으로 명쾌한 설명이지. 그래서 미사를 가톨릭교회의 중심 전례이며, 가장 완전한 기도라고 한단다. ‘미사’는 선교와 맞물려 교회 안에 자리 잡게 된 전례 용어란다. 그리스도교 공인 이후 5세기부터 이민족에 대한 선교 열기가 교회 안에 확산되었지. 미사의 어원은 라틴말 ‘Missio’(미씨오)인데 우리말로 ‘파견’ ‘떠나 보냄’ ‘해산’을 뜻하지. 교회는 성체성사를 통해 받은 은혜와 축복으로 신자들을 그리스도를 증거하는 자로 파견한다는 의미로 미사를 전례 용어로 받아들였단다. 그래서 사제는 미사 끝에 신자들을 강복한 후 “Ite missa est”(이떼 미사 에스트)라며 세상으로 파견하지. 예수님께서 마지막 만찬 때 미사를 세우셨다고 했지. 그래서 예수님께서 마지막 만찬 때 하신 말씀과 행동이 미사 형식의 원형이야.(마르 14,22-25; 마태 26,26-29; 루카 22,19-20; 1코린 11,23-26) 주님의 제자들인 사도들이 이끌던 초기 교회에서는 신자들과 함께 모여 식사 때 주님께서 행하신 성찬례를 재현하였단다. 150년 이후 교회는 성찬례를 일반 식사와 분리해 성경을 읽은 다음 성찬례를 거행하기 시작해. 5세기 초부터는 예물 봉헌과 감사 기도, 공동 기도가 고정되었고, 6세기 초에는 입당송, 자비송, 대영광송, 본기도, 봉헌 기도, 거룩하시다, 영성체송, 영성체 후 기도 등이 첨가되었지. 오늘날 같은 미사 형태가 완성된 것은 7세기 중엽부터야. 미사는 크게 ‘말씀 전례’와 ‘성찬 전례’로 구분돼 있단다. 이 두 부분 외에 ‘시작 예식’과 ‘마침 예식’이 있지. 시작 예식은 말씀 전례 앞에 오는 예식으로 입당, 인사, 참회, 자비송, 대영광송, 본기도 부분이야. 미사 시작과 인도, 준비의 성격을 지니고 있지. 시작 예식의 목적은 미사 참여자들이 일치를 이루고, 하느님 말씀을 올바로 듣고, 합당하게 성찬례를 거행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데 있단다.말씀 전례의 중심 부분은 성경에서 뽑은 독서들과 그 사이에 오는 노래란다. 이후 강론, 신앙 고백, 보편 지향 기도까지 이어지지. 특히 복음 봉독은 말씀 전례의 정점이란다. 성찬 전례는 주님의 마지막 만찬을 그대로 재현해 성체성사를 거행하는 예식이야. 그리스도의 몸과 피가 될 예물을 제대에 봉헌하는 것으로 성찬 전례는 시작해. 이어 미사 거행 전체의 중심이며 정점인 감사 기도를 바치지. 이 기도는 빵과 포도주를 그리스도의 몸과 피로 축성하는 기도야. 이어 영성체 예식이 거행돼 주님의 기도로 날마다 먹을 양식을 청한 후 평화의 인사를 나누고 그리스도의 몸과 피를 받아 모시지. 미사를 마무리하는 마침 예식은 사제의 인사와 강복, 파견 순으로 진행돼. 미사 각 예식 부분을 다음 기회에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마. 리길재 기자 teotokos@cpbc.co.kr cpbc2019.10.02
![[대구대교구 사목교서] 새로운 서약, 새로운 희망 - 치유의 해, 성체를 공경하며 성령의 은혜로 충만한 삶을 살아갑니다! -](//cpbc.co.kr/CMS/newspaper/2019/12/rc/768222_1.1_titleImage_1.jpg)
[대구대교구 사목교서] 새로운 서약, 새로운 희망 - 치유의 해, 성체를 공경하며 성령의 은혜로 충만한 삶을 살아갑니다! -대구대교구장 조환길 대주교
올해 2020년은 ‘치유의 해’로 보내고자 합니다. 저는 먼저 지난 몇 년간 있었던 일련의 일들에 대해서 교구장으로서 책임을 통감하며, 모든 교구민께 용서를 구합니다. 아울러 우리 교구민들이 대내외적으로 입은 상처에 대해 성모님께서 치유의 은혜를 주시기를 간청합니다. 이제 우리 모두 가톨릭 신자로서의 자긍심을 회복하기 위하여 한마음으로 노력하자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저는 분단된 남북한의 현실과 이념적인 대립, 그리고 끊임없는 여야의 정쟁과 이웃 나라들과의 갈등 등으로 상처받은 우리 국민들의 마음도 하느님께서 치유의 손길로 어루만져 주시길 기도합니다. “주님께서는 영혼을 들어 높이시고 눈을 밝혀 주시며 치유와 생명과 복을 내려 주신다.”(집회 34,20)는 말씀대로, 참된 치유는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에게서 오는 것입니다.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있는 빵이다. 누구든지 이 빵을 먹으면 영원히 살 것이다”(요한 6,51) 하신 예수님의 말씀과 성령의 은혜를 신뢰하며 하느님께서 우리 교구민들의 모든 아픔을 낫게 해 주시기를 청합니다.“주님, 제 안에 주님을 모시기에 합당치 않사오나 한 말씀만 하소서. 제 영혼이 곧 나으리이다.” “주님, 저희가 모신 성체를 깨끗한 마음으로 받들게 하시고 현세의 이 선물이 영원한 생명의 약이 되게 하소서.” 이 미사통상문의 기도처럼, 우리 모두가 주님의 성체와 성혈을 통해 자신의 상처를 치유 받으며, 기본에 충실한 신앙생활로 하느님의 사랑과 복음의 기쁨이 충만한 본당과 단체와 가정을 만들어 나갑시다. 우선 우리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모든 교구민은 자주 성경을 읽고, 매일 1단 이상의 묵주기도를 바치며, 생활 중에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 주변의 쓰레기 줍기와 같은 희생 봉사에 힘쓰며,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 이상의 가정 기도, 평일 미사 참례, 성체 조배에 힘쓰기를 권합니다.또한, 우리 주위에는 각종 질병이나 사고로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는 분들, 노환과 질병의 아픔을 겪는 소외된 어르신들, 나름대로 아프고 힘든 정신적인 상처를 입고 살아가는 이들도 많습니다.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그들의 아픔과 결코 무관할 수 없는 우리는 자신이 입은 치유의 은혜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그들을 위해 기도하고, 또 그들을 형제적 사랑으로 돌보는 자세를 가져야 하겠습니다. 이러한 지향으로 각 본당에서는 주변의 병원이나 요양시설, 어르신들을 위한 주간보호센터 등과 사각지대에 있는 분들에 대한 병자 영성체와 방문에 정성을 다하길 바랍니다. 아울러 각 대리구(혹은 각 지역)는 연중 적당한 날에 성체대회나 성체 행렬, 치유의 성령대회, 합동 병자성사 등의 행사를 거행하면 좋겠습니다. 평화신문2019.12.04

“가난한 이웃에 더 혹독한 시기, 신앙인의 나눔 실천 절실”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 신년 대담 신축년(辛丑年) 새해가 밝았다. 2021년 한국 교회는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 탄생 200주년 희년’을 지낸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올해를 ‘성 요셉의 해’로 선포했다. 어느 때보다 ‘사회적 우정’과 ‘이웃을 향한 우애’가 필요한 시기다. 신축년 새해를 열며,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에게 코로나 팬데믹 위기 속에서 한국 교회와 사회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고언을 듣는 자리를 마련했다. ▲코로나19 대유행은 새해에도 이어질 것으로 여겨집니다. 한국 교회는 물론, 사회 전반이 어려움에 직면해 있습니다. 교회는 전례 없는 팬데믹 위기를 어떻게 대처해 나가야 할지요. 2020년은 전 세계가 처음으로 맞이하는 팬데믹 상황에서 매우 어렵고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특히 힘겨움 속에 사목하는 우리 사제, 수도자들, 이 신앙을 굳건히 이어가고 있는 신자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우리 교회는 주변이 어두워질수록 위로부터 오는 빛에 마음을 열어야 합니다. 신앙인은 어려울 때일수록 하느님께 의탁하며 그분께 희망을 두어야 합니다. 예수님은 비천한 종의 모습이지만, 사랑과 자비를 가득히 안고 세상에 오셨습니다. 주님은 우리와 함께 계십니다. 그분을 만나면 어떤 상황에서든 살아갈 힘과 희망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분 곁에 머무르면 자신이 받은 힘과 희망을 이웃에게 전할 수 있습니다. 우리 모두 주님을 마음 안에 모시고, 이웃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면서, 사랑의 손길을 내밀어야 합니다. 그러면 세상에 가득 찬 고통이 줄어들고 그 자리에는 기쁨과 평화가 들어서기 시작할 것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반포하신 회칙 「모든 형제들」에서 교황님은 “형제애의 실현으로 교회를 쇄신하고 사회적 우애를 통해 코로나19뿐 아니라 인류가 겪는 모든 문제를 극복해 나가자”고 말씀하셨습니다. 이웃을 배척하고 불신하는 지금, 우리 교회부터 형제애를 실현하며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고자 노력해야 합니다.▲코로나19는 전례와 성사 참여에 큰 어려움을 초래해 신자가 함께 모여 기도하고 활동하는 신앙생활에 타격을 입고 있습니다. 많은 사제와 평신도가 유튜브와 각종 SNS를 활용해 미사와 교리, 소통 등을 이어가는 추세에 교회의 사목은 비대면과 대면 사이에서 어떻게 조화를 이뤄 나아가야 한다고 보십니까. 코로나19로 전례 없는 상황에서 교회의 활동 중 많은 부분이 비대면으로 전환됐습니다. 교회와 신자 간 소통이 비대면으로 대체되면서 신자들의 성사 생활이 큰 제약을 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올바른 온라인 콘텐츠를 잘 활용하면 유용한 신앙생활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성사는 어떤 방식으로도 대체될 수 없음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방송 미사를 통한 대송은 세계적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사목적 배려이고 원칙적으로 비대면 성사는 허용되지 않습니다. 어떠한 방송 미사도 주님과 직접적으로 만날 수 있는 신자들의 직접적인 미사 참례와 대체될 수 없습니다. 사목자들은 작은 규모라도 충실히 미사를 봉헌하고 성사를 거행해야 합니다. 순간순간 우리의 일상이 주님 안에서 신앙인으로서 살아가는 시간임을 깊이 새기면서 사목자 뿐만 아니라 신자들도 일상 속에서 주님을 더 찾고 말씀과 기도를 생활화해야 합니다.▲바이러스의 창궐은 환경의 변화에 기인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현재 전 지구적 생태계 파괴와 기후 위기 등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한 전 인류적 노력이 시급합니다. 그리스도인이 환경을 지키고, 더불어 살아갈 방법을 일깨우는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코로나19는 인간뿐 아니라 자연에도 막대한 피해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음식물 포장, 배달음식 주문, 온라인 쇼핑 등이 증가함에 따라 일회용품과 쓰레기가 급증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찬미받으소서」를 통해 오염, 쓰레기, 버리는 문화에 대한 우려를 전했습니다. 교황님은 “우리의 집인 지구가 점점 더 엄청난 쓰레기 더미처럼 보이기 시작했다”고 하시면서 “버리는 문화는 물건을 쉽게 쓰레기로 만들어 버리는 것처럼 소외된 이들에게 악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하셨습니다. 이어 “현재와 미래 세대들을 위해 자원을 보존하기 위해서는 재생 불가능한 자원 사용의 최소화, 소비 절제, 효율 극대화, 재사용, 재활용이 필요하다”고 강조하셨습니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사람들이 먼저 바뀌지 않는다면, 덜 탐욕적이고 더 평온하며, 덜 걱정하고 더 존중하며, 더 형제적인 또 다른 삶의 양식을 선택하도록 독려하지 않는다면, 무엇인가를 바꿀 수 있는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생태론은 있을 수 없다”라며 생태교육의 필요성과 새로운 습관을 기를 것을 촉구하십니다(「사랑하는 아마존」 58항). 인간이 초래한 기후 변화, 생태계 파괴로 바이러스도 우리 생활권에 들어오게 됐습니다. 우리의 공동의 집인 지구를 지키기 위해 그리스도인부터 솔선수범해 노력해야 합니다. ▲추기경님께서는 올해도 가난한 이들에게 직접 도시락을 전달하시며 나눔의 모범을 보이셨습니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신앙인으로서 나눔 실천이 왜 더 중요한지 일깨워 주십시오. 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운 날을 보내고 있지만, 저소득층과 취약계층 등 가난한 이들이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아기 예수님은 가장 비천한 곳에서 태어나셨고, 가장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찾아오셨습니다. 이렇게 어려운 시기일수록 누구보다도 먼저 가난한 이웃들과 함께 주님 탄생의 기쁨을 함께 나눠야 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이 어려운 시기에 코로나 19 대유행이 아무것도 못 하게 가로막는 상황에 불평하기보다는 적게 가진 이들을 위해 무엇인가 행하고, 우리 자신과 우리 친구들을 위해 많은 선물을 마련할 것이 아니라 아무도 생각해주지 않는 도움이 필요한 이를 위해 선물을 해줍시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가진 것이 없는 이들은 더 혹독한 겨울을 보냅니다. 코로나19로 인한 두려움은 개인화된 사람들, 관계를 멀리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에 대한 사랑과 관심마저 얼어붙게 만드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 주님을 마음 안에 모시고 이웃을 항해 발걸음을 옮기면서 사랑의 손을 내밀 때 고통이 줄어들고 그 자리에 기쁨과 평화가 들어설 것입니다. 우리 교구도 명동 옛 계성여고 자리에 노숙인을 위한 무료 급식소 ‘명동밥집’을 곧 개소합니다. 우리 모두 가난한 이들에게 더 극심한 고통이 되고 있는 이 상황에서 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며 함께 이겨냈으면 좋겠습니다.▲2019년 4월 11일,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국회와 여성계는 낙태를 여성의 자기결정권과 태아의 생명권 싸움으로 끌고 왔는데요. 결국 낙태죄 개정 입법을 하지 못한 채 해를 넘겼습니다. 한국 교회의 생명운동을 어떻게 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태아도 하느님께서 그 존재를 허락하신 귀한 인간 생명입니다. 슬프게도 우리 사회는 지금 가장 연약한 인간 생명인 그 태아를 그 어머니에 의해 죽여도 좋다는 법을 만들려고 하고 있습니다. 형법이 낙태를 허용해도, 신앙인은 신법과 자연법, 양심법에 따라 낙태가 죄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교회가 낙태죄 폐지를 반대하는 것은 낙태한 여성을 처벌하려는 것이 아니라 무고한 태아의 생명을 보호하고 인간 생명의 존엄함을 지키기 위한 것입니다. 낙태죄 법 조항이 필요 없도록 양심의 법에 따라 살도록 노력하고 여성들이 낙태를 고민하지 않도록 출산 친화적인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돈보다 사람이 중요하고 더불어 살아가는것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코로나 시대에 깊이 이해하면 좋겠습니다. “본당, 운동 단체, 학교, 교회의 여러 기관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가정을 지원하고 가정에 힘을 보태어줄 수 있습니다(「사랑의 기쁨」 229항)”라는 교황님 말씀처럼 교회 전체가 가정과 적극 동반해야 합니다. 교회는 출산과 양육처럼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힌 사람들의 어려운 삶을 돌봐주고 그 안에서 하느님의 계획을 온전히 완수하도록 함께 그 길을 걸어야 합니다. ▲2021년 한국 교회는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 탄생 200주년 희년’을 지냅니다. 성인의 영성을 과거의 것이 아닌, 지금 우리의 삶 안에서 본받아 실천할 방법과 격려의 말씀 부탁드립니다. 한국 천주교회는 자생적으로 천주교의 싹을 틔우고 신앙 공동체를 형성한 전례 없는 교회입니다. 우리 교회는 김대건 신부님을 비롯해 무수히 많은 순교자의 피로 성장해 왔습니다. 비록 현시대에 신앙을 위해 목숨을 바칠 수는 없지만 ‘신앙의 증인’으로서의 삶을 살아가기 위해 더욱 노력해야겠습니다. ‘피의 순교자 김대건과 땀의 증거자 최양업’, 두 분 신부님의 삶을 본받아 이 세상에서의 유혹과 시련을 이겨내며, ‘복음화되어, 복음화하는 여정’을 충실히 걸어가는 교회 공동체를 만들어야 합니다. 고문과 죽음의 위협 앞에서도 굳건히 신앙을 고백하시는 김대건 신부님의 마음과 태도는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것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 사제들은 성 김대건 신부와 가경자 최양업 신부의 사목적 열정을 본받아 찾아가는 사목, 함께하는 사목을 실현하는 선교사가 되어야 합니다. ▲정치권의 여야 대립, 빈부의 양극화로 한국 사회는 갈등과 분열이 거세지고 있고 교회 공동체 역시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종교 지도자로서, 한국 교회의 어른으로서 갈등과 분열로 고통받는 이들에게 당부하실 말씀이 있으신지요. 사회구성원의 생각이나 의견은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십인십색이라고 하잖아요. 공동체 안에서 구성원들의 의견이 다르고 생각이 다르다고 상대 자체를 인정하지 않거나 배격해서는 안 됩니다. 성경 창세기에 보면 하느님께서 인간을 창조하셨는데 자유의지를 주셨지요. 중요한 것은 공동체 안에서 갈등과 분열이 있지만 그런 간격들을 서로 좁히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상대를 인정해야 하고 대화를 끊임없이 하면서 소통을 해야 합니다. 다른 사람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있어야 하고 공동체의 구성원이 공존해야 한다는 생각이 우선되어야 하지요. 정치 지도자들은 특히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배려와 소외당하고 억울한 사람들이 없어야 하는 것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회의 갈등과 분열을 해결하는 데 지도자들은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합니다. ▲한국 교회는 2021년에도 ‘한반도 평화를 위한 밤 9시 주모경 바치기’ 기도운동을 이어갑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도 한반도에 대한 각별한 애정과 관심을 드러내 주고 계십니다. 새 미국 대통령 임기 시작 후 한반도 정세가 더 안정화되기를 기원하며, 앞으로 교회가 발맞춰 해나가야 할 사명은 무엇일까요? 지난해 우리는 6ㆍ25전쟁 발발 70주년, 그리고 민족 해방 75주년을 맞았습니다. 또 평양교구장 서리로서 평양교구를 파티마 성모님께 봉헌했던 한 해였습니다. 우리 겨레의 참된 해방을 이루려면, 이와 관련된 남과 북, 국제 사회의 모든 지도자를 비롯한 모든 이의 회개(마르 1,15 등)가 필요합니다. 죄를 극복하기 위해서 회개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신앙인들은 이 세상 안에서 세상의 평화 건설을 위해 가장 먼저 그리고 모범적으로 실천하도록 소명 받은 사람들입니다. 세상의 평화는 인간의 노력과 실천이 필요하지만, 인간의 힘만으로는 불가능합니다. 우리가 잊어서는 안 될 것은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자주 말씀하시는 대로 끝없는 용서와 조건 없는 나눔을 지닌 자비의 마음입니다. 이 모든 것의 구체적인 실천은 기도에서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진정한 평화는 무엇보다도 우리의 기도로써 청해야만 확실히 얻을 수 있는 하느님의 선물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신앙인들은 평화로 가는 길이 멀고 험난하더라도 자신의 처지에서 최선을 다하며 인내심을 갖고 기도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는 하느님 마음에 드는 사람들이 되어 약속하신 그리스도의 평화를 누리게 될 것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추기경님을 80세까지 인류복음화성 위원으로 직무를 수행하시도록 임명하셨습니다. 어깨가 더욱 무거워지셨는데요. 소감을 여쭤보고 싶습니다. 교황님께서 저를 인류복음화성 위원으로 더 일하도록 하신 것은 지금보다 더 열심히 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겠습니다.(웃음) 한국 교회는 외국으로부터 도움받는 교회에서 주는 교회로 빠른 시간 안에 변화됐습니다. 한국 교회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주변의 나라에 대해서 더 많은 관심과 사랑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그런 부분에서 다른 아시아 교회와 더 많은 소통과 대화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교황님께서도 그런 부분을 강조하시기도 했습니다. 한국 교회는 지난 시절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고 성장했습니다. 이제는 그 은총의 빚을 갚아야 하는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마음과 시선이 항상 우리 자신을 뛰어넘어 이웃, 특히도움을 필요로 하는 교회를 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부족하면서도 나눔을 실천하는 것은 바로 교회의 본질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인간의 생각을 넘어서 하느님의 은총으로 기적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예들을 많이 체험하기도 했고요. 저 자신부터 최선을 다해서 노력하겠습니다. ▲추기경님께서는 2021년 서울대교구 사목교서 주제를 ‘복음을 증거하는 교구 공동체’로 정하셨습니다. 이를 주제로 정하신 이유와 교구민에게 당부하시고 싶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우리 교구는 신앙의 기초를 다지며 새로운 시대에 적합한 새로운 복음화를 이루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특히 ‘복음의 기쁨을 선포하는 교회 공동체’를 이루기 위해 가정과 본당 공동체를 중심으로 힘써오심에 감사를 드립니다. 코로나19로 어지러운 상황 속에서도 우리 모두는 복음이 가져다주는 큰 기쁨과 행복을 새로운 방식으로 온 세상에 증거해야 합니다. 올 한해 가정과 본당 그리고 세상 안에서, 우리뿐만 아니라 아직 그리스도를 모르는 많은 이들에게도 복음의 기쁨을 전하는 선교적 교구 공동체를 이루기 위해 노력해주시길 바랍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자기 자신의 이해와 관심에만 갇혀있을 때, 더 이상 다른 이들을 위한 자리가 없어 가난한 이들이 들어오지 못한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러므로 교구 안에서, 특히 코로나19로 더욱 힘든 삶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관심과 사랑으로 복음의 기쁨을 전해야겠습니다. 가정을 비롯한 학교, 직장, 각종 모임, 본당과 지역, 세상 안에서 복음의 기쁨을 증거하는 ‘그리스도인답게’ 살아가야 합니다. 복음의 기쁨을 선포하는 교회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세상 사람들이 우리를 보고 기뻐할 수 있는 모습을 가져야만 합니다. 우리 교구와 교구가 하는 모든 일들, 그리고 구성원들 모두가 세상과 이웃에 걱정이 아닌 기쁨을 주는 모습이 되고자 늘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신자들과 국민 모두에게 격려와 새해 덕담 부탁드립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는 올해 12월 8일까지 ‘성 요셉의 해’를 선포하셨습니다. 교황 교서 「아버지의 마음」(Patris Corde)에서 “모든 신자들이 성 요셉의 모범을 따라 하느님의 뜻을 완수하기 위해 일상에서 신앙생활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하시기도 했습니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가 성 요셉 성인에게 의탁해 현재의 고통을 헤쳐나가야 합니다. 자선과 겸손으로 가정을 위해 봉사한 성 요셉을 생각하며 우리도 각자의 자리에서 희생하고 신앙생활을 굳건히 하려 노력한다면 이 고통과 어려움의 시간도 언젠가는 지나갈 것입니다. 정리=이지혜 기자 bonappetit@cpbc.co.kr사진=백영민기자 heelen@cpbc.co.kr cpbc2020.12.29

‘신령성체’ 가능하지만 미사 참여 의무 대신할 수 없어[미사의 모든 것] (1) 방송 미사 코로나19 확산으로 신자들과 함께하는 미사가 잠정 중단되면서 서울대교구 주교단에 이어 전국 주교단이 가톨릭평화방송TV 방송 미사를 주례하고 있다. 가톨릭평화신문 DB 코로나19로 성당에서의 공동체 미사가 중단되면서 많은 신자가 일상에서 신앙 실천의 중요성을 새삼 깨달았다고 합니다. 반면, 두 달여 이상 미사에 참여하지 못하면서 주일 미사 참여 의무에 대한 신자들의 인식이 상당히 약화된 것으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성체성사를 거행하는 미사가 ‘그리스도교 생활 전체의 원천이며 정점’(「교회 헌장」 11항)인데도 불구하고 미사와 성사생활에 대한 신자들의 의식이 자꾸만 약화되어 간다는 것은 위기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래서 왜 교회가 성체성사로 살아가는지, 그리스도인은 어디에서 생명을 얻고 유지하는지, 교회의 눈길은 어디로 향해 있는지를 살피기 위해 새 연재 ‘미사의 모든 것’을 시작합니다. 독자들에게 좀더 쉽게 미사에 관해 설명하고 친숙하게 다가가기 위해 지난 연재 ‘성당은 처음입니다만’을 이끌었던 나처음, 조언해, 라파엘 신부를 다시 초대했습니다.연재 내용은 성경과 가톨릭교회 교리서,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문헌, 로마 미사 경본 총지침, 교황 문헌, 전례학자와 신학자들의 저서를 참고하였습니다. 나처음: 가톨릭교회에 평소 호감이 많은 대학 새내기. 궁금한 것은 참지 못하는 ‘열혈 청년’조언해: 주일학교 교사로 성당 일이라면 발 벗고 나서는 나처음군의 친구라파엘 신부: 수도회 신부로 가톨릭교회 신앙과 역사에 해박한 ‘걸어 다니는 백과사전’전국의 모든 성당에서 공동체 미사가 중단되었을 때 수도원도 봉쇄됐다. 수도원 밖으로 나가는 이도, 들어오는 사람도 없이 수도 공동체는 철저히 봉쇄 생활을 했다. 전국의 성당에서 공동체 미사가 재개되었어도 수도원은 바로 문을 개방하지 않고 지금도 조심스레 방문자를 맞이하고 있다. 대학 새내기로 우여곡절을 겪은 나처음군과 조언해양이 여름 방학을 맞아 모처럼 라파엘 신부가 있는 수도원을 찾았다.라파엘 신부: 정말 반가워. 그동안 아무 탈 없이 모두 잘 지냈지. 하느님께서 여러분 가정을 축복해 주시길 기도해. 그래, 그간 어떻게 지냈어?나처음: 대학 첫 학기를 이렇게 보내다니 너무 어이없어요. 새 친구들과 불소(불타는 소통)하며 대학 생활을 만끽하려 했는데 화상 수업만 했네요. 다행히 대유잼(크게 재미나는) 넷플릭스 바다를 유영하며, 긴급 재난 지원금으로 갓수(갓+백수-일하지 않고 편하게 산다)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라파엘 신부: 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 나야말로 소통이 되지 않는구나. 그래 언해는 어떻게 지냈니?조언해: 저도 코로나 때문에 밖으로 나다닐 수 없어 집에만 있었어요. 주일이면 가족과 방송 미사를 함께 시청하고 대송도 바치고 그렇게 지냈죠. 뭐. 무엇보다 성당에서 주일학교 초등부 아이들과 지낼 수 없어서 너무 속상했어요. 그래서 얼마 전부터 함께 교리교사를 하는 친구들과 유튜브 영상을 만들어 주일학교 아이들과 만나고 있는데 나름의 재미도 있고 보람도 느껴요. 라파엘 신부: 언해가 교리교사로서 제법 소명 의식이 있구나. 수도원에서 매일 미사와 기도를 하지만 신자들이 어떻게 신앙생활을 하지는 궁금해 나도 자주 가톨릭평화방송 미사를 시청했지. 예전에 몰랐는데 요즘엔 교회 안에 가톨릭평화방송 같은 미디어가 있다는 게 너무 감사하고 고마워. 미사에 참여하지 못하는 신자들을 위해 전국의 주교님들이 방송 미사를 주례하시는 걸 보고 감동을 했지. 그리고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텅 빈 성 베드로 광장에서 인류를 위해 특별 기도를 하시고 성체 강복을 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큰 위로를 받았어. 우리 수도자들도 모두 깨어 새벽에 가톨릭평화방송 생중계를 시청하면서 교황님과 연대했지. 참 고마운 방송이라고 생각해.조언해: 그런데 신부님. 방송 미사만 시청해도 미사에 참여하는 것과 똑같은 건가요. 제가 아무리 아니라도 설명해도 우리 가족들은 방송 미사만 보면 된다며 요즘 성당에 가려 하지 않아요.라파엘 신부: 방송 미사로 주일 미사 참여 의무를 대신할 순 없어. 사제가 주례하는 미사에 직접 참여해야만 미사의 은혜를 온전히 누릴 수 있단다. 미사는 예수님께서 마지막 만찬 때 행하신 예식으로 우리 구원을 위한 가장 완전한 성사란다. 그리고 ‘주일’은 부활하신 주님의 날(묵시 1,10)이며 주님께서 성령을 우리에게 선물로 주신 날이야. 세례를 받은 그리스도인이 주일을 거룩히 지내고 주일 미사에 꼭 참여하는 이유는 주님께서 ‘안식일 다음 첫째 날’ 곧 주간 첫날에 부활하셨기 때문이다. 교회는 주님 부활 대축일뿐 아니라 주일마다 주님의 부활을 경축하기 때문에 신자들은 이날 미사에 참여할 의무가 있는 거야. 그래서 미사의 은혜를 온전히 누리기 위해서는 미사에 몸과 마음으로 온전히 참여해야 해.나처음: 그러면 왜 방송 미사를 하는 거죠?라파엘 신부: 신자들을 위한 교회의 사목적 배려라고 이해하면 돼. 지금처럼 코로나19 바이러스 같은 전염병이 전역으로 확산돼 감염의 위험이 있을 때 신자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교황님이나 각 교구장 주교님께서 사목적 배려로 미사 참여 의무를 면해 주시는 거야. 특히 미사에 참여할 수 없는 환자들이나, 수인들, 거동이 불편한 노약자나 출장자 등은 가톨릭평화방송 TV나 라디오, 아니면 각 교구에서 운영하는 유튜브 등을 통해 방송 미사에 함께하는 것은 권장할 만한 일이지. 비록 미사에 몸과 마음이 온전히 참여하지 못하지만, 방송을 통해서라도 미사를 봉헌하는 사제와 신자들과 함께 마음으로 일치하고 성체를 모시고자 하는 열망(신령성체)으로 주님과 일치할 수 있기 때문이야. 비록 몸은 물리적으로 미사 장소에 있지 않지만 말이다. 그래서 우리 교구장 주교님들도 코로나19가 종식될 때까지 한시적으로 노약자나 환자들에게 방송 미사를 통해 주일 미사 참여 의무를 면해 주시는 거야. 참 고마운 일이지.조언해: 그런데 신부님. 방송 미사를 보면 생중계도 있지만, 녹화로 방송되는 것 같아요. 생중계와 녹화 방송이 차이가 있듯 미사의 은혜도 차이 나는 것 아닌가요.라파엘 신부: 헉! 너무 훅 들어오는데. 미처 그런 것까지 생각해보지 못했구나. 평소에도 사제가 없는 공소에서 그 주일 미사의 독서와 기도로써 공소 예절을 하는 것처럼 방송 미사도 주일이든 평일이든 교회 전례력에 따라 미사 전례서의 독서와 기도, 성찬 예식을 거행한단다. 방송 미사의 목적은 좀 전에 말했듯이 몸과 마음으로 온전히 미사에 참여할 수 없는 물리적 한계에 있는 이들을 위한 사목적 배려이기 때문에 그것이 생중계이건 녹화 방송이건 차이가 없단다. 그것보다 방송 미사를 시청하면서 주님과 일치하려는 우리의 마음가짐과 정성이 더 중요한 것이지. 총알을 맞았는데 총알의 굵기가 얼마나 되고, 총탄의 종류가 무엇인지 따지는 건 어리석은 일이겠지. 생명을 살리기 위한 응급 치료가 우선이지. 방송 미사도 마찬가지야. 신앙생활의 선익과 유익을 위한 것이란 것만 먼저 염두에 두었으면 좋겠구나. 리길재 기자 teotokos@cpbc.co.kr cpbc2020.07.08

고추장 팔고 한마음으로 기도해 지은 하느님의 집2년 4개월 만에 새 성전 봉헌 앞둔 전주교구 순창본당 순창 읍내가 한 눈에 보이는 언덕 위에 자리한 순창본당 새 성전은 본당 신자들과 전국 각지의 은인들의 노력으로 완공을 앞두고 있다. 전주교구 순창본당이 2년 4개월 만에 새 성당 완공을 앞두고 있다. 교적상 신자는 1500명이지만 미사에 나오는 신자는 320여 명, 1년 교구 납부금 2000만 원인 공동체 규모를 살피면 기적 같은 일이다. 사제와 신자가 하나 되어 신앙의 매운맛을 보여준 고추장의 고장 순창을 찾았다. 백영민 기자 heelen@cpbc.co.kr 낡은 주님의 집을 새집으로전북 순창군 순창읍에 들어서자 저 멀리 언덕 위에 성당이 보인다.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지어진 성당 외형이 파란 하늘과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듯하다. 성당 외부는 친근한 느낌의 고벽돌로 마무리하고, 측면에는 회랑을 만들어 마치 유럽의 중세 수도원을 옮겨 놓은듯한 느낌이다. “저기 신부님 오시네요.” 성당 마당에서 본당 건축위원들과 이야기하기도 잠시, 땡볕이 내리쬐는 큰길을 따라 이사정 주임 신부가 자전거 페달을 힘차게 밟으며 성당으로 들어선다.이 신부는 “2018년 2월에 부임 당시 성당 여기저기에서 돌멩이가 떨어지고 지붕에서 비가 샜다”고 말했다. 하지만 가난한 시골 본당에서 새 성당 봉헌은 엄두도 내지 못할 일이었다. “제 나이가 60이고 기존 성전도 60년이 됐더군요. 우연의 일치일 수 있겠지만 제가 태어날 때부터 하느님께서 이곳에 새 성전을 지으라고 저를 부르신 것 같았습니다.” 이 신부는 평소 점찍어 둔 청주교구 새터성당 사진을 붙인 기도 초를 신자들에게 나눠주며 “이런 성당을 봉헌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본격적인 성당 건축 여정이 시작된 것이다. 새 성당 봉헌을 결심하자 막혔던 일도 풀렸다. 교구의 배려로 본당 명의로 된 논을 팔아 성당 건립 종잣돈을 마련했다. 지역 게이트볼협회로부터 성당 앞 게이트볼장 사용을 허락받아 임시 성전도 마련했다. 하지만 작은 공동체가 30억 원이 넘는 공사비를 마련하기란 불가능에 가까웠다.사제부터 낮은 자세로 모범 보여 이 신부가 먼저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이 신부는 신자들에게 솔선수범하기 위해 타던 차를 팔아 건축 기금에 보탰다. 그리고 선종한 부모님 이름으로 28개월간 매달 250만 원을 성당 신축기금으로 봉헌했다. 이 신부의 ‘한 달 200만 원 만들기 과정’은 눈물겹다. △담배 안 피우기(15만 원 절약) △술은 막걸리로(25만 원 절약) △밥은 누가 사주면 먹고 나는 절대 안 사주기(50만 원 절약) △자췻집에서 밥 해먹기(50만 원 절약) 등. 이 신부는 이렇게 절약한 돈뿐 아니라 자신의 전 재산과 생활비까지 털어 총 1억 5000만 원을 주님의 집을 짓는 데 봉헌했다. 본당 신자들은 이 신부를 겸손한 사제라고 칭찬한다. 늘 낮은 자세로 먼저 신자들에게 다가가고 어르신들 앞에서 춤을 추며 큰 즐거움을 주는 사제다. 그런 사제가 나서자 신자들도 하나둘 그의 뒤를 따랐다. 본당 사무장인 황인선(아우구스티노, 39)씨가 이 신부를 따라 1억 3300만 원이라는 거금을 봉헌했다. 투자회사에서 일했던 황 사무장은 “하느님의 집을 짓는 데 동참할 수 있어 영광이고 가족들도 흔쾌히 동의했다”고 말했다. 감동적인 사연은 이뿐 아니다. 새 차 살 돈 2000만 원을 봉헌한 자매와 가톨릭평화신문에 난 순창성당 건축기금 모금 광고를 보고 5000만 원을 낸 자매도 있다. 엠마우스를 가던 길에 순창성당을 들른 한 신심단체가 회원 193명의 이름으로 3900만 원을 내기도 했다. 신자들도 가정마다 건축 헌금을 봉헌하고 조를 꾸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이웃 본당으로 된장 고추장 장아찌 등을 팔며 성당 신축기금을 마련했다. 본당 공동체는 기도 운동을 펼치고 신약성경을 필사하며 신앙도 다졌다. 이 신부는 매일 묵주기도 50단을 봉헌하고, 지난 5월 31일까지 매일 103위 성인들을 기억하며 103배를 바쳤다. 이 신부가 103배를 바치는 동안 신자들은 자비의 기도를 바쳤다. 2018년 4월부터 밤 9시면 전 신자가 각자의 자리에서 성전 봉헌을 위한 기도를 바치며 마음을 모았고, 본당의 수호성인인 요셉 성인과 성모님께 힘을 보태 달라고 끊임없이 간구했다. 본당과 전국 신자들의 정성이 모일수록 새 성당도 조금씩 모양을 잡아갔다.반석 위에 지어진 성전 이 신부와 본당 건축위원들을 따라 마무리 공사가 한창인 성당 안으로 들어섰다. 성당은 대지 4628㎡에 연면적 991㎡로 성전과 교육관, 회합실, 식당, 사제관, 수녀원 등이 있는 부속 건물로 구성돼 있다. 하얀색에 베이지색이 어우러져 따뜻함이 가득한 성전 내부는 단층 429㎡로 210석 규모다. 제대와 제단 의자, 해설대, 독서대는 베이지색 대리석으로 제작했다. 성전의 십자가와 스테인드글라스는 손승희(소벽 막달레나) 작가가 제작 중이다. 서춘식(마티아) 건축위원장은 “전라도와 충청도 지역에 잘 지어진 성당 13곳을 돌아다니며 성당 설계에 반영하고 건축 과정을 투명하게 하려고 노력했다”며 “지역 고령화로 인구가 줄어들 것까지 계산해 작지만 아름답고 실용적인 성당으로 꾸몄다”고 설명했다. 신자들의 정성과 마음이 모이고 도와주는 은인들이 나타났지만, 건축비는 늘 모자랐다. 이 신부는 “건축비 때문에 복권을 사볼까 고민도 했다”면서 “답답한 마음에 삭발하고 제대에 오르기도 했다”고 털어놓았다. 성전 봉헌을 위해 걸어온 2년 4개월의 시간. 이 신부에게는 기쁜 일도 많았고 답답한 일도 많았다. “돌아보니 성전을 지으며 속으로 욕도 하고 누군가를 비난하기도 했고 처지를 비관하기도 했네요. 그래서 성격만 더러워졌습니다. 이제 성당이 완공되면 할부로 근사한 차도 사고 소고기 안주에 소주도 한 잔 사 먹고 싶네요.(웃음)” 성당 곳곳을 둘러보고 문을 나서니 순창읍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언덕 위 반석에 지어진 주님의 집 순창성당은 7월 중 공사를 마무리하고 9월에 전주교구장 김선태 주교 주례로 축복식을 가질 예정이다.이 신부는 “2년 반 성전 봉헌 과정에서 신자들이 저를 칭찬하지만, 신자들과 도움을 주신 분들, 그리고 하느님 은총으로 지어진 것”이라며 “누구라도 들어오면 기도하고 싶은 성당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마무리 단계에 들어간 공사는 스테인드글라스 제작비와 내부에 들어가는 성 요셉상 등 2억 5000여만 원의 비용이 더 필요하다. 이 신부는 “전국의 신자들이 기도와 금전적 정성을 보탠 전국적인 성당이 하느님께 봉헌될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많은 관심을 바랍니다”라며 멋쩍은 웃음과 함께 도움을 청했다.후원 계좌 : 농협 351-1013-2651-63, 예금주 : 천주교 순창성당문의 : 063-652-1004 cpbc2020.0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