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경 속 인물들 살아 숨쉬는 조형 전시장동호 작가 유작 60여 점 공개
김세중미술관, 6월 9일까지 성가정상 중 앞면 일부, 브론즈, 2004. 고 장동호(프란치스코, 1961~2007) 작가의 미공개 유작들을 한 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전시가 6월 9일까지 서울 용산구 효창원로 70길에 있는 김세중미술관에서 열린다.개신교 신자였던 장 작가는 성미술에 매료돼 프란치스코라는 세례명으로 세례를 받았다. 그는 주님 수난과 부활 등 다양한 주제를 깊은 묵상과 성찰로 재해석한 독자적 조형세계를 남겼다. 그의 성미술 작품의 특징은 성경 속 인물을 소년의 형상으로 섬세하게 표현한 점이다. ‘봄빛과 십자가’를 주제로 열리고 있는 이번 전시에서는 청동, 쇠붙이 등으로 표현한 작품 60여 점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작가의 작업실에 배치된 작품들을 그대로 전시실에 옮겨 작가의 숨결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듯하다. 장 작가는 작가 노트(2002)에서 “우리에게 희망을 주기에 봄빛과 십자가가 참으로 둘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저의 일이, 제 작품의 흔적이 사람들에게 새롭게 다가선다면 얼마나 좋을까를 염원한다”고 밝혔다.특히, ‘성가정상(부제 : 이 땅의 모든 애비들을 위해)’에는 가족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주는 요셉의 사랑과 헌신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작품을 정면에서 바라보면 어린 예수를 꼭 끌어안은 성모의 모습과 크고 투박한 손만 보이지만, 작품을 뒤에서 보면 아내 마리아와 아들 예수를 낮은 자리에서 감싼 요셉의 모습이 보인다. 장 작가는 성가정상 제작 중 이런 글을 남겼다. “작업장 창 넘어 아이 보살피는 아내. 딱히 누릴 것 없이 이 땅 모든 애비들은 버거운 일에 커진 손으로 제마다 섬기는 식구를 즐겨 살피기 마련입니다. 나섬 없이 요셉이 그러했듯이 아내 등 뒤에서….”김세중미술관 김녕 관장은 “장 작가는 구도자의 자세와 뛰어난 재능, 예술혼으로 하느님의 마음을 흠모하고 치열하게 작업하다 짧은 생을 마쳤다”며 “그가 혼신을 다해 표현하고자 했던 것은 하느님께 대한 그의 사랑이자 그에 대한 하느님의 사랑”이라며 작품을 통해 희망과 위로를 얻길 바란다고 말했다.장 작가는 서울대 조소과와 독일 슈투트가르트 쿤스트 아카데미를 졸업했으며, 서울 도봉ㆍ방학ㆍ한남동ㆍ잠실7동ㆍ수원 금정 성당 등에 성미술 작품을 남겼다. 생전에 명동대성당 야외 조각전, 이탈리아 까라라성당 등지에서 전시회를 열었고 2008년에는 가톨릭 미술상을 받았다. 백영민 기자 heelen@cpbc.co.kr 평화신문2019.05.22

천천히, 깊이, 다시 ‘성경’ 읽도록 이끌어주는 도서들교회 출판사들이 불황에도 불구하고 성경에 관한 책들을 잇달아 출간하고 있다. 수익을 계산하기보다 모든 시대와 모든 장소에서 복음을 선포하는 예언자의 사명에 충실하기 위함일 것이다. 교회 출판사들의 헌신과 도전에 격려의 마음을 담아 최근 출간된 책들을 모아봤다.신약 종주-예수님과 함께 걷는 여정 / 안소근 지음 / 성서와함께 / 1만 7000원성서학 박사 안소근(성 도미니코 선교 수녀회) 수녀가 「구약 종주」에 이어 쓴 책이다. 「구약 종주」가 이스라엘 백성의 역사를 지도 삼아 하느님의 얼굴을 찾는 여정이라면, 「신약 종주」는 그 하느님의 얼굴인 예수님과 함께 걷는 여정이다.저자는 길을 나서기 전 신약성경의 형성 과정을 들여다보고, 신약 시대의 역사 배경을 살펴보는 일로 여행을 준비한다. 그런 다음 성경의 차례를 지도로 펼쳐 놓고 처음부터 끝까지 순서대로 읽으며 종주한다. 안소근 수녀의 친절한 해설과 함께 복음서 저자와 사도들, 첫 교회 공동체들의 증언에 귀 기울이다 보면, 어느새 우리와 함께 걷고 계신 예수님의 구원 여정을 깨닫게 될 것이다.에제키엘서 / 김명숙 지음 / 바오로딸 / 2만 3000원한님성서연구소와 공동 기획으로 거룩한 독서를 위한 구약성경 주해 총서 출간된 「에제키엘서」는 에제키엘 예언서 본문 전체를 제시하며 각 장과 절마다 각주를 붙여 놓았다. 에제키엘서는 구조적으로 심판에서 구원으로 넘어가는 경계가 명확해 예언서들 가운데 가장 체계적인 책으로 꼽힌다. 총 48장으로 이루어진 에제키엘서는 4대 예언서 가운데 예레미야서와 이사야서에 이어 세 번째로 분량이 많고, 다니엘서가 그 뒤를 잇는다. 에제키엘은 기원전 6세기에 활동한 예언자로 유다 임금 여호야킨과 귀족들과 함께 바빌론으로 유배된 인물이다. 사도행전·히브리서·가톨릭 서간 / 박병규·윤성희 지음 / 바오로딸 / 1만 8000원성바오로딸수도회 시청각통신성서교육원 신약 중급 교재이다. 이 책은 무엇보다 히브리서와 야고보서, 베드로1ㆍ2서, 유다서를 처음 읽거나 아주 드물게 읽어 본 이들에게 좋은 안내자 역할을 한다. 책은 사도행전, 히브리서, 가톨릭 서간이 가지는 특징적인 주제의 흐름을 서술하고, 각 서간의 가치와 사상, 특성을 소개하고 있다. 코린토 2서 강해 / 이영헌 지음 / 바오로딸 / 2만 원「코린토 2서 강해」는 20여 년을 광주가톨릭대학에서 성서학을 가르쳐온 이영헌 신부가 바오로의 4대 서간 가운데 「갈라티아서의 모든 것」, 「로마서 강해」, 「코린토 1서 강해」에 이어 바오로딸 성서연학총서로 출간한 책이다.코린토 2서는 어떤 서간보다 역사적 환경과 실제 상황에 밀착된, 생동감이 넘치는 서간이다. 또한, 바오로 자신의 애정 어린 심경과 신상 발언을 두루 드러내 보여주는 가장 인간적인 서간이다. 바오로 사도의 인간적인 면모뿐만 아니라 그가 수행한 그리스도의 사도직의 의미와 가치를 신학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서간으로서, 사도직 수행을 전망하는 데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역사적 보고다.저자는 서간의 단일성과 통일성을 말하는 전통적인 주장이나 견해에 따라 본문을 읽고 해석한다. 특히 가능한 많은 각주를 달아 참고 문헌과 함께 자세한 보충 설명도 곁들여 주해서의 가치를 더했다. 로마서 / 브렌던 번 지음 / 조장윤 옮김 대전가톨릭대학교 출판부 / 3만 원대전가톨릭대학교 출판부가 성경 연구 시리즈 제6권으로 브렌던 번이 지은 「로마서」를 우리말로 옮겨 출간했다.로마서는 신약성경 서간들 중에서 가장 길뿐 아니라 가장 많은 주석을 끌어들이는 서간이다. 로마서는 그리스도교 역사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는 단일 문서로 널리 인식됐지만 또한 가장 논란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다인과 이방인의 구원 문제를 다루고 있는 로마서는 오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신학적 접근을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은 가톨릭 전통 안에서 포괄적 구원 문제가 어떻게 형성돼 왔는지를 잘 설명해 준다. 리길재 기자 teotokos@cpbc.co.kr cpbc2019.06.25
![[영화의 향기 with CaFF] (100) 파힘](//cpbc.co.kr/CMS/newspaper/2021/01/rc/795407_1.2_titleImage_1.jpg)
[영화의 향기 with CaFF] (100) 파힘 난민 출신 천재소년의 감동 실화 영화 ‘파힘’은 체스 천재 방글라데시 소년 파힘이 프랑스로 망명해 프랑스 체스 챔피언이 되고 프랑스에 정착하기까지의 과정을 담고 있는, 실화에 바탕을 둔 영화이다. 방글라데시의 위험한 정치적 상황을 피해 아버지 누라와 프랑스로 망명한 파힘은 프랑스 적십자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임시거처를 마련한다. 하지만 처음에 프랑스 정부는 이들의 망명을 거부한다. 아버지는 추방당하고, 파힘은 위탁 가정으로 가야 할 위기에 처한다. 파힘은 세계 체스 챔피언이 되면 엄마를 다시 만날 수 있다는 말에 프랑스 마르세유에서 열리는 프랑스 챔피언십에 도전하게 된다.이 영화의 메인 플롯(main plot)은 방글라데시 난민 소년 파힘이 프랑스 체스 대회에서 챔피언이 되고, 프랑스에 정착하게 되는 것이지만, 서브플롯(subplot)은 요즘 심심치 않게 거론되고 있는 이슈 중 하나인 난민 문제를 다루고 있다. 전 세계 난민은 2590만 명에 이른다. 이 중에 즉시 재정착이 필요한 난민은 140만 명이나 된다.이 영화에서 감동을 주었던 부분은 파힘과 누라를 대하는 프랑스인들의 태도였다. 그들을 대하는 프랑스인들의 태도가 인간적이면서도 따뜻하고, 우호적으로 느껴졌다. 처음에 그들을 발견해 보호소로 데려간 적십자 사람들도 그랬고, 임시로 머물게 되었던 난민보호소에서도 그랬다. 적십자 사람들이나 난민보호소 사람들은 직업이니까 그럴 수 있다 치자. 하지만 체스 클럽의 선생님들과 아이들도 그들을 인간적으로 대하고 있었다. 그들에게는 파힘과 누라가 제3세계에서 온 위험한 이들이나, 불법체류자가 아니라 그저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었다.말도 제대로 통하지 않는 난민, 파힘과 누라에게 그들은 기꺼이 함께할 자리를 내어준다. 파힘 아버지의 망명이 거부돼 추방당할 위기에 처했을 때는, 파힘을 돌아가며 재워주는가 하면, 그들이 프랑스에 머물 수 있게 자기들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한다. 무엇보다 그들은 후진국에서 온 파힘의 재능을 인정하고, 체스 대회에 참가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어떤 이가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진정으로 도와줄 때, 우리는 감동하게 된다. 거기에는 도움을 주는 이와 받는 이를 넘어서 인간 대 인간으로서의 교감이 흐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영화를 보는 내내 마음이 따뜻했다. 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나라 제주도에 난민들이 왔을 때가 생각이 났다. 우리는 그들에게 과연 얼마나 따뜻했을까? 그들이 우리의 것을 모두 빼앗아 가는 양, 우리는 갈 곳 없는 그들을 몰아세우고 배타적으로 굴지는 않았을까? 우리의 모습을 반성하게 된다. 하느님이 우리에게 바라는 건 어떤 모습일까? 그분은 우리가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도와주는 것을 원하지 않으실까? 문득 이 성경 구절이 떠오른다.“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마태 25,40) 21일 개봉서빈 미카엘라 가톨릭영화제 프로그래머 극작가, 연출가 문채현2021.01.19

인류는 본래 하나였기에[사유하는 커피] (10)그리스도인의 음료인가, 무슬림의 음료인가 박영순 커피비평가협회장 솔로몬 혈통을 잇는 에티오피아 그리스도인들의 커피가 어떻게 예멘 무슬림의 음료가 됐을까? 커피가 이질적인 두 종교 사이를 넘나든 사연은 역설적으로 양측의 동질감을 되새기게 한다.홍해를 사이에 두고 종교뿐 아니라 지리적으로 갈라져 있는 에티오피아와 예멘은 솔로몬 시대인 기원전 955년부터 840여 년간 ‘시바(Sheba)’로 불리는 한 왕국이었다. 시바의 전성기는 잡신을 숭배하던 여왕 마케다가 솔로몬을 찾아가 유다교를 받아들임으로써 꽃피었다고 전해진다. 이 시기는 칼 야스퍼스가 제창한 ‘축의 시대(Axial age)’이기도 했다. 세계의 주요 종교와 사상이 일제히 등장한 이때 아프리카와 서남아시아에 걸쳐 왕국을 형성한 시바에도 마침내 유일신을 따르는 움직임이 일었다. 유다 지역에서는 이사야 예언자가 동정녀에게서 메시아의 탄생과 하느님의 구원 약속을 설파했다. 그즈음 아랍인도 등장한다. 당시 아라비아반도의 끝 부분에 거대한 무리가 살고 있었음은 메소포타미아 문명을 이룩한 수메르인들이 기록으로 남겼다.예멘에 둥지를 튼 아랍인들은 어디서 온 것일까? 그들은 유다인들과 다른 사람들이 아니었다. 아랍인은 셈어족(Semitic languages)을 사용했다. 함, 야펫과 함께 창세기에 등장하는 노아의 세 아들 중 한 명인 셈의 후손들이라는 이야기이다. 아라비아반도에 살던 셈족의 일부가 기원전 3500년경 북상해 나일 강 인근에 살던 함족(아프리카인의 조상)과 어우러지면서 이집트인이 되었다. 기원전 3000년경 아라비아 사막을 횡단해 메소포타미아로 진출한 셈족의 한 분파가 바빌로니아인의 조상이 되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또 기원전 2500년경 팔레스타인에서 북부 메소포타미아를 거쳐 이란 고원에 이르는 비옥한 초승달 지대에 정착한 셈족은 아무르인이 됐으며, 레바논과 시리아 등 지중해 동부 연안으로 이동한 무리는 페니키아인으로 정착했다. 셈족의 이동은 계속되었다. 기원전 1400년경에는 시리아 남부 지역에 거처를 정한 무리가 아람인(Aram)을 형성했고, 시리아 남부와 팔레스타인 지역에 정착한 분파는 유다인의 조상이 되었다.민족들이 보이지만 뿌리를 찾아 올라가 종교로 묶으면 손가락으로 꼽힐 정도로 단순하게 정렬된다. 종교는 민족을 분열시키는 게 아니라 통합시키는 본성을 가지고 있다. 가톨릭, 개신교, 유다교, 콥트교, 이슬람교는 셈으로 모이고, 그의 아버지 노아를 통해 9대를 올라가 아담에 닿는다. 천지 창조의 순간이다. 인류는 하나였다.이런 배경을 알고도 커피가 그리스도인들의 문화인지, 무슬림의 문화인지를 따지는 소리는 잡음처럼 들린다. 에덴의 동산이 있던 곳으로 추정되는 메소포타미아와 레반트, 동아프리카 일대는 인류 문명의 근원지이자 유일신 사상과 그리스도교가 탄생해 왕성하게 퍼진 곳이다. 근원을 찾아가며 인류가 갈등을 치유하고 동질감을 회복하는데 성경보다 좋은 게 없겠지만, 커피 인문학에도 기대를 걸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선악과, 다윗, 솔로몬을 거쳐 마호메트, 십자군 전쟁, 오스만 투르크, 클레멘스 8세 교황, 베니스 상인, 청교도 혁명, 프랑스 혁명, 예수회의 라틴 지역 선교 활동, 미국의 건국으로 이어지는 커피 역사의 파노라마는 성경의 장면, 그리고 선교의 역사와 오버랩 되는 비율이 꽤 높다. 매일 성경은 읽지 않아도 커피는 하루도 거르지 않는 세태에서, ‘말씀’을 커피가 걸어온 길에서 더듬어내는 것은 진실에 이르는 또 다른 길이 되지 않을까. 커피가 특정 종교와 민족의 전유물이 될 수 없는 것은, 그것이 인류가 다양한 방식으로 분열되기 전부터 우리 곁을 지켰기 때문이다. 인류가 본래 하나였다는 사실을 우리는 깜빡깜빡 잊고 살아간다.박영순(바오로, 커피비평가협회장, 단국대 커피학과 외래교수) 평화신문2020.07.07

무신론 논란에 신의 존재감 더 커져[사유하는 커피] (39)무신론 감상법 박영순 커피비평가협회장 진화생물학자인 리처드 도킨스가 또 무신론을 들고 나왔다. 2006년 「만들어진 신」에서 창조론을 반박하며 신은 없다고 주장했던 그가 「신, 만들어진 위험」이라는 책을 내고 “신과 결별하라”고 외치고 있다. “신은 인간이 만들어낸 허상이며, 그로 인해 인간은 위험에 빠졌다”는 메시지다. 「만들어진 신」과 「신, 만들어진 위험」의 원제는 각각 「더 갓 디루션(The God delusion)」과 「아웃그로잉 갓(Outgrowing God)」이다. 디루션은 ‘망상’을 의미한다. 망상은 피해망상, 과대망상, 망상장애처럼 정신과적 질환에 붙어서 잘못된 믿음을 갖게 되는 증상을 묘사한다. 도킨스는 이 단어에 신을 붙였다. 우리말로 옮기면 ‘신에 대한 망상’쯤이 되겠다. 사실 이 제목은 시쳇말로 ‘잔머리’를 쓴 것이다. 스스로 신이나 종교의 창시자로 생각하는 과대망상 환자에게나 붙이는 의학적 진단명인 ‘종교 망상(religious delusion)’에서 살짝 한 단어를 바꿔치기했다. 그러나 의미는 엄청나게 달라진다. 유일신을 믿는 사람들을 정신병자로 몰아세웠다. 종교(Religion)와 망상을 합한 ‘리루션(Relusion)’은 “과학적 증거가 있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종교에 맹종하는 현상”을 지칭한다. 도킨스는 이 용어에 신을 넣어 무신론에 정당성을 부여하려 애쓴다. 요지는 “신이 존재한다는 과학적인 증거가 없음에도 신을 믿는 것은 망상”이라는 주장이다. 노아의 방주가 사실이라면, 방주가 발견된 곳으로 거론되는 터키 아라라트 산에서부터 모든 동물이 세계로 퍼져 나간 패턴을 보여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동물도 창조가 아니라 진화의 결과가 아니냐는 인식이다. 「아웃그로잉 갓」은 ‘무신론 근본주의’라는 비난을 자초하는 모양새이다. Outgrowing은 ‘옷에 비해 몸집이 불어나 맞지 않게 됨’의 뜻으로 활용된다. 따라서 「Outgrowing God」은 “인간이 지혜로워져, 또는 과학이 발달해 신을 버려야 하는 수준이 됐다”는 도킨스의 신념을 은유하는 표현이다. 도킨스는 과학적 결과물을 성경 구절에 견주면서 신은 없다고 외친다.그의 주장과 자극적인 제목은 책을 파는 데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내용이 과학적이지도 논리적이지도 못하다는 눈총을 받고 있다. 영국의 과학철학자인 루퍼트 셀드레이크는 ‘망상’을 신이 아닌 과학에 붙인 「더 사이언스 디루션(The science delution)」을 출간하고, 도킨스의 무신론이 균형을 잃었음을 지적했다. 셀드레이크는 과학을 신봉하며 유물론과 무신론을 설파하는 지식인들에게 “모든 것이 진화하는 것이라면 자연의 법칙만은 왜 진화하지 않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진화론 만능주의자에게 던진 촌철살인이 아닐 수 없다. 도킨스의 무신론은 차라리 버트런드 러셀의 찻주전자 유추보다도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도킨스를 향해 “과학을 동원하며 논증한 것이 신이 없다는 소수의 정황증거뿐이냐”는 비난도 나온다. 그의 주장을 보면 무신론자라기보다는 불가지론자에 가깝다는 힐난도 있다. 무신론 논란이 커질수록 신의 존재감이 더 크게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굳이 논리를 따져 답변한다면, 무신론이라는 것이 이미 그 자체에 신이 존재함을 전제하기 때문이겠다.커피의 역사와 관련해 교황청으로 보냈던 이메일에 회신이 왔다. “클레멘스 8세 교황께서 커피에 세례를 준 것이 사실이냐”는 우문(愚問)에 “근거 자료가 제시되지 않는 상황에서 특별한 필요성이 있지 않는 한 교황청은 진위를 확인하지 않는다”는 내용이었다. 도킨스의 무신론에 교황청이 굳이 반응하지 않는 이유를 알 듯하다.박영순(바오로, 커피비평가협회장, 단국대 커피학과 외래교수) 평화신문2021.02.17

교황, 3월 5~8일 나흘간 첫 이라크 사목방문시아파 성지 순방, 무슬림·중동 신자들에게 화합 메시지 전할 예정 프란치스코 교황의 이라크 사목방문 공식 로고. 【CNS】 프란치스코 교황의 3월 5~8일 나흘간의 이라크 사목방문 일정이 확정됐다. 교황이 이라크를 방문하는 것은 역대 처음이다. 사목방문 주제는 ‘너희는 모두 형제다’이다. 이웃 종교인 이슬람과의 화합, 이라크와 주변 중동 그리스도인들을 향한 교황의 메시지가 현지에서 전달될 것으로 기대된다.교황청은 8일 교황의 이라크 사목방문 일정을 구체적으로 공개하며, 교황이 가난과 내전, 종교 박해로 물든 이라크 땅을 밟게 될 것을 시사했다. 교황은 5일부터 꼬박 나흘에 걸친 70여 시간 동안 이라크 남부 이슬람 시아파의 성지인 나자프를 비롯해 우르 평원, 아르빌, 모술, 카라코쉬 등을 잇달아 순방하며 바쁜 일정을 소화할 계획이다. 교황은 첫째 날인 3월 5일 오전 로마에서 출발해 오후에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국제공항에서 공식 환영행사에 참석한다. 곧장 무스타파 알카드히미 총리와 회담을 나눈 뒤, 이어 대통령궁에서 바르함 살리흐 이라크 대통령의 환영을 받는다. 교황은 대통령과 공식 대담을 나눈 뒤 대통령궁에서 이라크 위정자와 시민사회 지도자, 외교단원들을 만나 연설을 전할 예정이다. 이어 구원의 성모 시리아 대성당에서 이라크 교회 주교단과 사제, 종교인, 여성들을 만난다. 이 성당은 2010년 이슬람 무장단체(IS)의 자살 폭탄 테러로 사제 2명과 수십 명이 순교한 곳이다. 교황은 이곳에서 이웃 종교를 향한 화합의 메시지 등 중요한 연설을 다시 한 번 전한다.이튿날인 6일 교황은 나자프로 이동해 이라크 이슬람 시아파의 최고 종교지도자인 알시스타니 대 아야톨라를 만난다. 교황이 시아파 성지를 직접 찾아 최고 지도자와 마주하는 역사적인 장면이 연출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나자프는 과거 시아파가 수니파의 테러 공격을 받으며 갈등이 지속됐던 곳으로, 시아파의 수십만 신도들 또한 이날 교황의 방문을 함께 환영할 것으로 보인다. 2019년 이라크 정부가 반정부 시위대를 겨냥해 공격했던 양상을 비판하며 국민 편에 섰던 알시스타니와 교황의 만남이 향후 중동 정세에도 적지 않은 효과를 미칠 것으로 언론들이 내다보고 있다. 교황은 곧장 아브라함이 태어난 우르 지역 평원을 찾아 연설한 뒤, 다시 바그다드로 돌아와 칼데아 대성당에서 미사를 주례한다.7일 교황은 이라크와 IS와의 최대 격전지였던 이라크 북부 최대 도시 모술을 방문해 전쟁 희생자들을 추모한다. 교황은 미사 후 헬기로 카라코쉬로 이동해 그곳의 공동체를 방문하고, 신자들에게 메시지를 전할 예정이다. 그리스도인들이 밀집해 살던 ‘성경의 땅’ 모술은 2000년 교회 역사 내내 성당 종소리가 멎지 않았지만, 오랜 전쟁과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박해로 많은 그리스도인이 목숨을 잃거나 난민 신세로 전락한 상태다. 이번 교황의 발걸음이 그들에게 큰 희망의 메시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교황은 아르빌로 이동해 대형 스타디움에서 미사를 주례한다. 교황은 이번 사목방문 동안 총 4차례 연설과 2차례의 강론 등으로 종교 갈등을 겪는 중동 평화를 향한 뜻과 함께, 가톨릭과 유다교, 이슬람교의 근간이 되는 아브라함에 관한 메시지를 전할 것으로 예고된다. 교황은 마지막 날인 8일 오전 성대한 송별 행사를 끝으로 중동의 형제들과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한다.현재 이라크 내 그리스도인 수는 30~40만 명으로, IS와의 전쟁 및 박해 이전 150만 명에 이르던 때와 비교해 5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한 상황이다. 교황은 오랫동안 중동 평화를 위한 메시지를 내며 이라크 방문을 고대해왔다. 보편 교회는 오랫동안 파괴된 성전과 그리스도인 공동체 재건을 위해 힘써오고 있으며, 교황의 이번 사목 방문이 중동과 그리스도인 평화에 새로운 전환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 평화신문2021.02.16

예비 신자 교리서 26년 만에 전면 교체 서울대교구, 새 교재 「하느님을 찾는 사람들」 출간… 교리 기간 최소 7개월로 연장 서울대교구가 새로 발간한 새 예비 신자 교리서 주교재 3권과 부속교재 4권 서울대교구가 26년 만에 예비 신자 교리서를 전면 교체해 발간했다. 새 교리서 발간에 맞춰 세례성사를 받기 위한 예비 신자의 교리 교육 기간도 7개월로 정해졌다. 이는 기존보다 한 달이 더 소요되는 것으로 한국 교회의 새 신자 교육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교구는 3월 19일 자로 예비 신자 교리서 「하느님을 찾는 사람들」을 출간하고 배부를 시작했다. 새 교리서는 1995년 발간돼 교회 내 예비 신자 교리서로 널리 쓰이고 있는 「함께하는 여정」을 대신하게 된다. 염수정 추기경은 발간사에서 “하느님을 믿고 따르는 신앙의 여정을 시작하기 위해 천주교를 찾아주신 여러분 모두를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교리서의 제목처럼 하느님을 찾는 여러분이 하느님의 말씀을 충실히 듣고 깨달아 그분께 참다운 찬미와 감사를 드릴 수 있도록 언제나 기도하겠다”고 밝혔다. 새 교리서는 ‘예비 신자 이전 기간ㆍ예비 신자 기간’, ‘정화와 조명의 기간ㆍ신비의 교육 기간’, 봉사자용 ‘길잡이’ 등 주교재 3권, 그리고 ‘예비 신자 신앙생활 길잡이’, ‘세례성사 준비를 위한 9일 기도’, ‘예비 신자를 위한 성경 필사’, ‘새 신자 신앙생활 길잡이’ 등 4권의 부속교재로 구성됐다. 교구는 새 교리서가 출간됨에 따라 우선 사제단을 상대로 지구 회합을 실시하고 이어 상반기 중에 수도자에 대한 교육을 마칠 방침이다. 또 본당 예비 신자 교리 교육 대표 봉사자와 기존 나눔 봉사자 갱신 교육을 4월 중에 마치고 하반기에는 신임 나눔 봉사자에 대한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또 예비 신자 교리 교육은 가능한 대면교육을 하되 코로나19로 대면 교육이 어려울 경우 줌(Zoom), 구글 미트(Google meet) 등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할 것을 권고했다. 아울러 교구는 새 교리서 출간에 맞춰 세부적인 ‘어른 예비 신자 교리 교육 지침’을 마련했다. 지침은 ‘공의회 문헌’과 ‘교회법’, 「어른 입교 예식」과 「한국 천주교회 교리 교육 총지침」 그리고 「한국 천주교 사목 지침서」 등 기존 교회 문헌에서 예비 신자 관련 조항들을 정리해 교리 교육을 실천하는 데 필요한 구체적인 방향을 정했다. 한국 교회에서 어른 예비 신자 교리 교육 실행에 필요한 세부 지침을 이렇게 상세하게 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새 지침에서 가장 주목할 내용은 교리 교육 기간을 ‘적어도 6개월’에서 ‘적어도 7개월’로 규정한 것이다. 새 지침에 따라 예비 신자들은 공휴일이나 성지순례, 본당의 날 등 기타 교육 과정을 포함한 7개월 이상의 교리 교육을 받아야 한다. 따라서 세례성사를 받기 위한 교리 교육 기간은 기존 6개월보다 1개월이 늘어나게 된다. 이는 기존 교리서 「함께하는 여정」에 수록된 28과를 6개월 과정에 맞추느라 교리서의 중요 주제들을 통합, 수정, 삭제했던 부작용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다. 또 「어른 입교 예식」 중에서 ‘받아들이는 예식’, ‘선발 예식’, ‘신비 교육 기간’만큼은 반드시 실시하도록 규정했다. 이는 현실적 어려움을 감안하더라도 교회가 강조하는 예비 신자 교리 교육의 목적에 부합하는 핵심적인 예식이 빠져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 이와 함께 균형 잡힌 교리 교육을 실천할 수 있도록 사제가 직접 교리를 가르칠 것을 강조했다. 이는 기존 교리서 교육이 봉사자와 예비 신자들이 공동체를 이루어 나눔을 위주로 진행되면서 예비 신자들이 세례를 받기 위해 기본적으로 배우고 깨우쳐야 할 교리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다는 현장의 지적을 반영한 것이다. 사목국 기획연구팀 이영제 신부는 “기존 주교회의에서 마련한 「한국 천주교 사목 지침서」는 그 성격상 세부적인 내용을 다 담을 수 없기에 가장 기초가 되는 ‘적어도 6개월 이상’이라는 기간에 대한 규정, ‘매 주일 미사와 교리 교육 참석’이라는 방법에 대한 규정 그리고 노인의 경우 그 기간을 달리할 수 있다는 예외 규정만을 언급하고 있다”며 “염수정 추기경께서 세부적 지침의 부재로 생기는 현장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새로운 교리서의 적절한 수용 방안을 만들라고 해 이번 지침이 마련됐다”고 강조했다. 이상도 기자 raelly1@cpbc.co.kr cpbc2021.03.17

조선 선교의 일등 공신 ‘한글’… 풍요로운 우리 교회 말 제대로 알자한글날 / 우리말 교회 용어와 천주교 1970년대초 최창현(요한)이 우리말로 번역한 최초의 한글성경 「성경직해광익」과 1636년 디아즈(예수회) 신부가 북경에서 펴낸 「성경직해」. 오른쪽 배경은 순 우리말로 명명한 본당 이름들. 가톨릭과 한글의 인연은 언제 시작됐을까? 1784년 이 땅에 가톨릭 신앙이 전래된 후 3년 만인 1787년부터 한글로 된 교회 서적들이 발간되기 시작했다. 정약종(아우구스티노)은 1786년께 이승훈(베드로)에게 세례를 받아 오랜 교리 연구 끝에 한글 교리서 해설서인 「주교요지」를 집필했고, 최초의 한글 성경 「성경직해광익」은 1790년대 초 최창현(요한)이 우리말로 썼다. 9일 한글날을 맞아 가톨릭과 한글에 얽힌 이야기와 올바른 교회 용어 표기법 등을 엮었다.한글과 가톨릭의 만남1801년 신유박해에 관한 정부 기록을 정리한 「사학징의」에 따르면, 당시 조선에 전해진 가톨릭 한문 서적 120종 177권 가운데 3분의 2가량인 83종 111권이 한글로 번역됐다고 보고 있다. 대중 선교를 위해서다. 조선 시대에는 양반이나 넉넉한 집안 출신이 아니면 한자를 배울 기회가 없었다. 박해시기였던 18~19세기에는 누구나 쉽게 익힐 수 있는 한글을 통해 전교가 이루어질 수밖에 없었다. 교회 기록에 따르면, 흥선대원군은 교회를 박해하면서 “언문, 즉 한글을 잘 알면 천주교인”이라고 이야기했을 정도라고 전해진다. 목숨을 던져 신앙을 전파한 프랑스 선교사들도 복음 전파를 위해 한글을 유용하게 사용했다. 특히 제4대 조선대목구장 베르뇌 시메온(1814~1866, 장경일) 주교는 ‘장주교윤시제우서(張主敎輪示諸友書)’를 통해 충청도와 전라도의 모든 신자에게 한글을 배우라고 공식적으로 선포했다. 1857년 반포된 사목교서인 장주교윤시제우서에는 ‘교리를 제대로 배우기 위해서는 언문(한글)을 배우든 한문으로 배우든 글자를 배우기를 적극적으로 권장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프랑스 선교사들은 한글의 체계적인 연구와 전파를 위해 ‘한글-한문-프랑스어 사전’과 ‘한글-한문-라틴어 사전’을 제작했다. 한글에 관한 최초의 사전은 1866년 완성됐다고 전해지지만, 그해부터 일어난 대박해인 병인박해 때 불태워져 남아있지는 않다. 올바른 교회 용어한글에 대한 교회의 관심과 사랑은 일제강점기에도 이어진다. 1933년 10월 29일 한글 맞춤법 통일안이 공식 선포되기 보름 전, 교구장들은 원산에서 열린 주교회의를 통해 한글 맞춤법 통일안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교회 출판의 원칙으로 삼기로 했다. 선교사들을 위해 발행된 라틴어 계간지 ‘일치된 힘으로’는 맞춤법의 세부 개념들을 소개하는 한편, 외국 선교사들이 100년간에 걸쳐 한글 맞춤법에 관심을 기울이며 한국어 초기 문법책들과 사전을 저술함으로써 한국어 문법 체계의 정착에 이바지했다.이후 제2차 바티칸 공의회(1962~1965)의 전례 개혁에 따라 한국 주교회의는 전례문의 라틴어를 우리말로 바꾸는 작업을 시작한다. 그 결과 1965년 1월 1일부터 미사 일부분이 우리말로 봉헌됐다. 이 과정에서 공용어에 대한 문제가 심각하게 제기됐다. 용어 문제의 중요성을 인식했던 주교회의는 1965년 ‘가톨릭 공용어 심의위원회’를 발족시켰다. 이 위원회는 주요 기도문과 미사 통상문, 새 전례력 등의 개정, 각종 예식서, 공동 번역 성서의 초역문 검토 실무 등을 담당했다. 아울러 성인들의 이름을 원음에 가깝게 프란치스꼬, 베네딕또, 안또니오로 바꿨다. 하지만 1986년 1월 7일 ‘외래어 표기법’(문교부 고시 제85-11호)이 제정되고, 미사 통상문과 가톨릭 기도서 등을 개정할 필요가 제기됐다. 히포의 주교 아우구스티노 성인의 경우 아우구스띠노, 아우구스티누스, 아오스딩, 아우구스틴, 오거스틴 등 여러 가지 이름으로 표기됐기 때문이다. 이후 주교회의 상임위원회 산하 기구로 1991년 주교회의 천주교용어위원회가 발족했다. 주교회의 천주교용어위원회가 2000년 「천주교 용어집」을 발행하면서 외국 성인명 등의 한글 표기도 나오며 혼용되던 성인 이름도 조금씩 정리되기 시작됐다. 외국 성인명 표기법“○○○ 안당을 위한 지향으로 연미사 부탁드립니다.”가톨릭평화방송 TV 매일미사 지향 접수 전화를 받다 보면 생소한 세례명으로 미사 지향을 부탁하는 신자들이 적지 않다. 안당, 가별, 방지거, 분도….중국을 통해서 천주교가 전해지다 보니 어르신들이나 돌아가신 분들의 세례명 표기도 한자식 표기가 많다. 대표적인 예로 ‘아우구스티노’는 중국식 표기인 아오스딩과 천주교 용어집이 나오기 이전 표현인 아우구스띠노가 아직 혼용되고 있다. 또한 ‘체칠리아’나 ‘루치아’의 경우 ‘ㅊ’ 발음이 거세게 들린다며 ‘세실리아’ ‘루시아’로 고집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2000년 주교회의에서 발행한 천주교 용어집은 “외국 성인명의 경우 스콜라 라틴어 발음법을 따르고 교육부 외래어 표기법을 준용한다”고 밝히고 있다. 표기법에 따르면 세례명 한글표기는 스콜라 라틴어 발음법에 따르되, 된소리는 쓰지 않으며 받침에는 ‘ㄱ, ㄴ, ㄷ, ㄹ, ㅁ, ㅂ, ㅅ’만 사용한다. 즉 토마는 스콜라 라틴어 발음법에 따라 토마스로, 니꼴라오 등 된소리가 들어간 경우에는 니콜라오가 올바른 표기법이다. 프란치스꼬는 ‘프란치스코’라고 표기해야 한다.하지만 평생 써왔던 세례명이나 돌아가신 분들의 세례명을 표기법에 맞게 바꾸거나 본인이 싫다는데 무작정 강요할 수 없는 노릇이다. 올바른 용어 사용법을 알고 조금씩 고쳐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천주교 용어집」 2017년 개정 증보판 발행 당시 주교회의 용어위원장으로서 개정 증보판 편찬 작업을 총괄한 강우일 주교는 “개정 증보판 발행으로 용어집 개정 작업은 일단락되겠지만, 의미를 정확하게 전달하는 용어들을 찾고자 하는 노력은 계속될 것”이라며 “용어집을 찾는 이들의 관심 속에서 올바르고 풍요로운 천주교 용어들이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한글 이름 성당한국의 지명 대부분은 한자어로 된 ‘OO동’이다. 이는 일제강점기에 일제가 행정적 편의를 위해 우리말 지명을 바꾼 것이라고 한다. 수원 율전동(栗田洞, 밤밭골), 군포 산본(山本, 산밑), 인천 을왕리(乙旺里, 늘목마을)를 비롯해 여러 지역에 있는 상촌(上村, 웃말), 하촌(下村, 아랫말) 등 한자어로 바뀐 우리말 마을 이름은 셀 수 없이 많다. 성당도 대부분 지역명에서 이름을 가져오고 있다. 쑥고개, 샘밭, 스무숲, 미리내, 버드내, 숲정이, 달맞이 등 아름답고 정감이 느껴지는 순우리말로 이름을 지은 본당들도 있다. 전국에서 순우리말 이름 본당은 약 30여 개. 춘천교구 솔모루ㆍ애막골ㆍ스무숲ㆍ샘밭ㆍ솔올본당, 꽃동네(준)본당, 수원교구 감골ㆍ던지실ㆍ미리내ㆍ버드내ㆍ벌말본당, 군종교구의 불무리ㆍ열쇠ㆍ오뚜기ㆍ이기자ㆍ한밭본당 등이 우리말로 지어진 본당 이름이다. 도재진ㆍ백영민 기자 heelen@cpbc.co.kr cpbc2020.10.07

매일 복음 쓰기 100일 여정… 모바일로 영적 갈증 해소한 공동체‘굿뉴스 모바일 매일 복음 쓰기’ 수상 본당들 이야기 서울대교구 이문동본당은 모바일 복음쓰기 이벤트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사진은 지난해 여름 함께 모여 성경을 통독하고 있는 성경통독반 신자들 모습. 한용수씨 제공 혼자서 가는 길은 외롭다. 하지만 함께 떠나는 여정은 서로에게 힘이 되고 위안이 된다. 서울대교구 홍보위원회(위원장 손희송 주교)가 지난해 11월 22일부터 2월 29일까지 100일간 진행한 ‘굿뉴스 모바일 매일 복음 쓰기’에는 많은 신자가 본당 소속으로 참여했다. 서울대교구 중앙동본당이 최우수상을 받았고, 서울 이문동본당과 인천교구 백령본당이 우수상을 받았다. 공동체의 힘을 보여준 본당들의 사연과 복음 쓰기 여정을 마친 신자들의 묵상글을 소개한다.하나가 된 공동체 최우수상을 받은 서울대교구 중앙동본당(주임 김명섭 신부)은 신자 364명이 참여했다. 전국 1441개 본당이 참여했고 평균 참여 인원수가 9.4명인 것에 비하면 놀라운 수치다.본당은 지난 12월에 3년 동안 진행해온 성서못자리 종강 미사를 봉헌하고 수료증을 배부했다. 새해에 들어 40주간을 이어서 시작하려던 중 가톨릭 굿뉴스 매일 복음 쓰기 이벤트 소식을 접했다. 신자들의 관심이 모이고 주임 사제가 매일 복음 쓰기 참여를 적극적으로 권하며 100일간의 말씀의 여정이 시작됐다.성서못자리를 통해 말씀에 맛 들인 신자들은 본당과 자신의 등수가 나오는 매일 복음 쓰기 통계를 보며 복음 쓰기 재미에 빠졌다. 60~70대 어르신부터 주일학교 학생까지 참가 연령층도 다양했다. 특히 주일학교 학생 참여는 50여 명을 훌쩍 넘겼다.매일 복음 쓰기는 코로나19로 함께 드리는 미사가 중단된 공동체를 하나로 묶는 역할도 했다. 비록 코로나19 확산으로 완필 감사 미사와 축하식 자리가 취소됐지만, 최우수상 상금 200만 원을 코로나19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돕고자 기부해 나눔의 기쁨을 더했다. 본당 부주임 이재학 신부는 “매일 복음 쓰기 이벤트가 끝났지만 매일 성경 쓰기를 이어서 하는 신자들이 있다”며 “앞으로도 신자들이 복음 안에 함께하며 미사도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힘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어려운 시기 신앙이 힘이 되다서울대교구 이문동본당(주임 박동호 신부)은 신자 150명이 참여해 우수상을 받았다. 코로나19도 모바일 복음 쓰기를 향한 열풍에 한몫했지만, 복음을 쓰고 싶은 열의는 10년째 이어온 성경통독반을 중심으로 확산됐다. 코로나19 발병 전, 매주 한 번씩 모여 한 시간씩 성경을 읽는 신자들에게 성경을 쓰고 싶은 영적인 갈망은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성경통독반 대표 한용수(미카엘)씨는 휴대폰 애플리케이션 활용이 어려운 신자들에게 내려받는 법과 로그인하는 법 등을 상세히 알려줬다. 신자들은 언제 어디서든 틈이 나면 두 손가락으로 성경을 써 내려갔다. 모바일에서 각자의 진도표를 확인할 수 있어 서로 복음 쓰기를 격려하며 함께 해나갔다. 이문동본당에 성경통독반이 개설된 건 2011년이다. 당시 “새 성전을 짓고 새 건물만 있어서는 안 된다”는 이홍근 주임 신부의 뜻에 따라 내적 성전을 짓기 위해 성경통독반을 만들었다. 1년 과정으로 한 반에 7~8명의 신자로 구성돼 1년마다 새 반이 시작됐다. 지금은 낮과 밤으로 5개 반이 운영 중인데, 코로나19로 각자 집에서 정해진 분량을 읽고 있다. 한 대표는 “모바일 복음 쓰기 이벤트를 통해 신자들을 하나로 묶어주고, 코로나19로 서로 만나지 못해도 서로의 신앙생활을 챙겨준 시간이었다”며 “가톨릭 신자들이 성당에서 성경 공부를 올바로 할 수 있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주면 좋겠다”고도 제안했다. 우수상 상금 100만 원은 본당에서 형편이 어려운 이를 위해 쓸 계획이다. 서해 최북단 본당에 뿌려진 복음 쓰기의 씨앗인천교구 백령본당은 서울 외 지역에서 유일하게 본당 단체상을 받았다. 주일 미사 참여자 240여 명, 서해 최북단 본당에 섬이라는 지리적 특성, 젊은이들은 대부분이 육지로 나가고 어르신이 많은 본당 특성을 보면 이례적 수상이다.지난 2월 본당을 떠나 다른 소임지로 떠난 2명의 수도자는 “가톨릭평화방송 유튜브를 통해 매일 복음 쓰기 추첨과 시상식을 봤다”며 “첫날 매일 복음 쓰기를 해보고 아주 좋아서 중고등부 학생과 교사들에게 권유하며 공동체의 복음 쓰기가 시작됐다”고 말했다.매일 복음 쓰기에 참여한 이들은 ‘주님 말씀에 맛 들이는 이 좋은 것을 더 많은 사람이 함께하면 좋겠다’라는 생각에 가정 방문에 나서기도 했다. 어르신들에게는 굿뉴스 가입과 매일 복음 쓰기 방법을 알려드리며 참여를 유도했다. 백령본당은 매일 복음 쓰기 완주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100일 달리기 운동’이라는 단체 카톡방도 만들었다. 그날 복음을 쓰지 못한 사람이 있으면 메시지나 전화로 안부를 묻고 매일 복음을 쓴 후 가산점을 얻기 위한 룰렛 게임은 ‘언제 어떻게 하면 점수가 잘 나오더라’ 의견도 나눴다. 매일 복음 쓰기에 참여한 신자들은 “지난 100일간 복음을 쓰고 말씀을 묵상하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며 “매일 복음쓰기 이벤트는 끝났지만, 여전히 40여 명이 매일 복음을 쓰며 하루를 살아가는 데 큰 힘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복음쓰기로 신앙생활 반추하고 단단해졌어요”매일 복음 쓰기를 한 신자들은 22만여 건에 이르는 수많은 묵상글을 주님께 봉헌했다. 마지막 날인 100일째 되던 날 자신의 신앙을 고백하고 매일 복음 쓰기의 은총에 감사한다는 묵상글들이 올라왔다.“영적 메마름의 돌파구가 되어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로 복음 쓰기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100일의 여정을 통해 영혼의 우물에도 물이 조금씩 채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이번 사순 시기에는 자신을 버리는 작은 연습들을 통해, 그분의 부활을 증언할 수 있는 보다 단단한 신앙인으로 나아가고 싶습니다.”(여○은)“늦게 알고 시작했지만 그날그날 복음 쓰기는 너무 행복했습니다.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저희는 죄인이고 병든 이들입니다. 그래서 저희에게 주님이 계십니다. 코로나19로 고통받는 이들과 애쓰는 의료진, 불안해하는 저희 모두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소서.”(이○주)이 외에도 야외 근무와 교대 근무를 하며 틈틈이 성경 쓰기를 하며 위안을 받았던 신자(김○순), 비행기 이륙 직전까지 스튜어디스의 눈치를 보면서 급하게 타이핑했던 것이 기억난다는 신자(도○경), 초보 신자로 복음 쓰기를 통해 매일 감사할 수 있는 하루를 살았다는 신자(주○철)들의 글이 눈길을 끌었다.특히, “처음 시작할 때 상품을 꼭 가질 거라는 생각으로 시작했지만, 가족과의 관계도 좋아지고 나 자신을 뒤돌아 볼 수 있어 상품보다 더 좋은 것을 얻었다. 복음으로 매일 잘못하는 나 자신을 뒤돌아 보고 저를 바꾸게 해주셔 감사하고 이 추억 까먹지 않겠다”라는 초등부 주일학교 학생의 묵상글(허○경)은 어른들의 신앙도 돌아보게 만들었다. 백영민·이지혜 기자 bonaism@cpbc.co.kr cpbc2020.03.25

대구 갈밭본당 ‘50년의 기도’에 참여하세요도원성당에서 분가한 갈밭성당, 4월 중순 새 성당 완공 예정
제대 아래 성경 필사본·신앙 편지 등 묻어 50년 뒤 개봉 계획
대구대교구 갈밭본당은 50년의 기도 프로젝트를 통해 새 성당 건립에 힘쓰고 있다. 김해인 주임 신부와 건축위원 등 신자들이 신축 기금 온도계 앞에 모였다. 대구시 달서구 갈밭로 부지에 작고 아담한 성당이 지어지고 있다. 1㎞ 남짓 떨어진 도원성당(주임 최경환 신부)에서 분가한 갈밭성당(주임 김해인 신부)이다. 새 성당은 4월 중순에 완공할 예정이다. 그런데 성당의 중심인 제대 아래에 가로 1.5mㆍ세로 1mㆍ높이 1m 되는 공간을 비워뒀다. 본당 신자들의 성경 필사본과 하느님께 드리는 기도 편지, 후손에게 쓰는 신앙 편지를 50년간 묻어두기 위해서다. 신앙편지들은 2070년 편지에 지정된 후손에게 전해줄 계획이다. 일명 ‘50년의 기도 프로젝트’다. 갈밭본당은 지난해 1월 도원본당에서 분가해 설립됐지만, 임시 성당을 마련하지 않고, 도원성당에서 더부살이를 하고 있다. 갈밭로 인근에 1만여 세대가 넘는 새 아파트 단지가 조성되면서 교구는 새 본당 설립을 결정했다.분가된 본당의 첫 주임으로 발령받은 김해인 신부는 꽃편지지에 마음을 담은 편지를 전 신자들에게 보냈다. “분가된 성당의 첫 신부로, 죄송스럽다”면서 “갈대밭에 올라가게 될 성전은 우리와 우리 자녀를 위한 성당이 될 것”이라고 호소했다. 편지에 “새 성전은 우리의 자녀가 새로 태어나 유아세례를 받고, 혼인 미사와 장례 미사가 봉헌되는 노년의 따듯한 쉼터이자 기도하는 집이 될 것”이라고 썼다. 본당 신자들은 가정별로 신립금을 책정하고, 대학생들은 아르바이트로 번 용돈과 어르신들은 쌈짓돈으로 신앙의 성전을 짓기 위한 봉헌금을 내놨다. 첫 월급을 봉헌한 직장인도 있다. 지난해 봄에는 본당 신자들이 5~6차례 단체로 청도에 가서 쑥을 뜯어와 방앗간을 통째로 빌려 쑥떡도 만들어 팔았다. 여름에는 충남에서 옥수수를 공수해와 성당에서 옥수수를 삶아 인근 본당에 판매했다. 신자들이 함께 땀 흘리며 신앙 공동체로서 일치를 맛본 순간이었다. 본당 주임 신부는 유튜브에 올릴 영상을 제작하고, 50년의 기도 프로젝트의 취지와 방법을 알리는 데 힘쓰고 있다. 본당은 50년 후 편지 배송 약속을 지키기 위해 사목회 회칙에 정관을 따로 만들기로 했다. 교구장 조환길 대주교도 반세기 후 편지가 잘 배달되도록 교구에서 문서를 만들어 관심을 갖겠다고 약속했다. 조 대주교도 편지 한 통을 쓰기로 했다.김해인 신부는 “잘 알지도 못하는 본당에 성전 건립 기금을 보태는 일이 어려운 일이겠지만 신앙 후손에게 보내는 편지가 손자, 손녀들에게 신앙을 물려주는 도구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사랑과 관심을 요청했다. 이어 김 신부는 “편지를 묻어둘 공간 제약으로 50만 원 이상을 봉헌한 이들이 참여할 수 있지만, 비용은 조절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갈밭본당 신자들은 봉헌금과 상관없이 모두 참여할 수 있게 했다. 본당은 내적 성전을 짓기 위해 각 가정과 본당별로 성경 필사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2월까지 성경 필사를 마무리하고, 필사본 전시회도 열 계획이다.50년의 기도 프로젝트 참여를 원하는 신자들은 본당 사무실로 신청하면 된다. 본당은 3월부터 참여자들에게 편지지를 동봉한 안내문을 각 가정으로 발송할 예정이다. 참여자들은 50년 후에 편지를 받아볼 3명의 후손을 지정한 후 편지와 가족사진을 함께 넣어 갈밭성당 사무실(053-631-9595)로 보내면 된다.본당은 올가을 성전 봉헌식을 열 계획이다. 편지는 봉헌식 즈음에 묻을 예정이다. 이지혜 기자 bonaism@cpbc.co.kr 평화신문2020.02.18

야수주의 화풍과 한국 전통 색채 융합, 그림으로 성경 말씀과 복음 정신 전파[붓을 통한 신앙 전파] 성 베네딕도회 앙드레 부통 신부의 예술 선교 <하> 앙드레 부통 신부가 1960년대 제작한 것으로 알려진 부산 초장성당의 벽화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 1960~70년대 100여 점에 달하는 벽화 제작앙드레 부통 신부는 1960년대 중반에서 1970년대 중반까지 10여 년간 한국에 체류하며 한국 가톨릭교회에 서양화와 한국적인 표현을 적절히 융화시킨 독특한 화풍을 소개하여 1960~70년대 한국 가톨릭교회 미술에 중요한 발자취를 남겼다. 제한된 재료와 작업 여건에도 불구하고 앙드레 부통 신부는 예술을 통한 신앙 전파의 열의로 국내에 100여 점에 달하는 벽화를 제작했다. 부통 신부는 자신의 거의 모든 작품에 ‘FRAB’, ‘부’, ‘부신부’와 같이 여러 형태의 서명과 함께 제작 년, 월, 일을 남겼다. 그의 판화 작품에는 서명과 함께 그의 한국 이름으로 보이는 ‘부보경(夫普敬, 夫普景)’이 새겨진 낙관(落款)이 찍혀 있다. 부통 신부의 판화 작품은 1969년 3월 16일, 3월 23일자 가톨릭시보 제4면에 실린 ‘사순절 전례(四旬節 典禮) 부활의 길’의 삽화로 실린 바 있는데 기사에 ‘글···白플라치도, 그림···夫普敬’라 쓰여 있어 부통 신부의 작품임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서명들이 부통 신부 작품의 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게 해준다. 약 10여 년간 활발한 활동을 펼쳤던 앙드레 부통 신부는 건강상의 문제 등으로 1970년대 한국을 떠나 일본을 거쳐 본원인 프랑스 위스크의 생 폴 수도원으로 복귀했다.프랑스 귀환 후의 활동 : 예술가에서 교육자로한국을 거쳐 일본에 체류 중이던 앙드레 부통 신부는 건강 악화로 1977년 9월 일본에서 프랑스 위스크 수도원으로 복귀하여 1980년 3월 선종할 때까지 자신의 예술 활동을 이어갔다. 프랑스로 돌아온 부통 신부는 건강상의 문제로 대규모 벽화 작업은 실행하지 못했으며 세라믹 작품을 비롯한 소품을 주로 제작하였다. 당시 그는 성인 시리즈를 주제로 한 세라믹 패널 작품을 제작했는데, 한국과 일본의 전통 의상을 입고 있는 인물상들이 담긴 작품들이 현재 위스크 수도원에 남아있다. 또한, 이 시기에 제작한 세라믹 작품 중에는 그의 한국어 이름 약자인 ‘부’로 서명이 되어 있는 작품이 남아 있어 한국 체류 시기의 흔적을 보여주고 있다. 프랑스 귀환 이후 부통 신부는 작품 제작보다는 교육 관련 일에 주력하였다. 한국 체류 시기에 쓴 편지에서 그는 “지금 내가 가장 그리워하는 것은 프랑스어로 강의하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10여 년이라는 긴 한국 체류 기간 그는 언어가 아닌 그림으로 소통하면서, 그리스도교의 진리와 성경 말씀에 대해 보다 다양한 소통을 이뤄내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리하여 프랑스에서 보낸 3년이 채 안 되는 짧은 시간 동안 부통 신부는 주로 위스크 수도원의 수련기 수사들을 위한 성경 연구회와 어린이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앙드레 부통 신부는 스스로도 늘 이야기했듯이 예술가이기에 앞서 신부, 선교사, 교육자였으며 성경 말씀과 그리스도교 정신을 교육하고 알리는 것이 자신의 진정한 소임임을 강조했다. 그에게 있어 그림은 교육과 선교를 위해 세계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소통의 수단이었다. 지방 공소 중심으로 벽화 20여 점 남아 있어앙드레 부통 신부가 국내에 남긴 벽화의 수는 현재 정확하게 파악되고 있지 않지만, 지방 공소를 중심으로 남아 있는 20여 점의 벽화에서 서양의 야수주의 화풍과 한국의 전통 색채가 융합된 그의 독특한 화풍을 볼 수 있다. 그동안 부통 신부의 작품을 재평가하고 현재 남아 있는 작품에 대한 보존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고 현재 대전교구 대흥동 주교좌 성당에 있다가 소실된 부통 신부의 벽화들을 복원하는 일이 추진되고 있다고 한다. 앞으로 대구대교구, 안동교구에 남아 있는 부통 신부의 작품들을 정리하고 기록하는 일도 이루어질 수 있기를 바란다. 앙드레 부통 신부에 대한 연구는 필자에게 옛 자료를 뒤지고 기록하는 일에 대한 가치를 일깨워준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1960~70년대 가톨릭시보에 게재됐던 부통 신부 관련 기사 목록과 필자의 연구 논문을 정리하며 그의 작품 세계에 대한 소개를 마무리하고자 한다. 본 졸고가 부통 신부가 펼쳤던 예술 선교의 중요성과 그 의미를 재조명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1969년 3월 16일, 1969년 3월 23일자 제4면 ‘사순절 전례(四旬節 典禮) 부활의 길’ 판화 삽화▲1972년 4월 2일 제1면, ‘영광의 그리스도’, 부 안드레아 신부 그림, 대전 성남동성당 벽화▲1972년 4월 9일, 제4면 ‘그림으로 복음전파, 왜관 베네딕또수도원 부신부’(삽화: 삼위일체, 화령본당 하동공소 벽화, 1967년 제작)▲1972년 12월 25일, 제4면, ‘성탄’ 삽화▲정수경, ‘붓을 통한 신앙 전파 : 앙드레 부통 신부(Andr Bouton OSB : 1914~1980)의 예술 선교’, 「교회사연구」 38, 2012, pp.105~141.※다음 글부터는 한국 가톨릭 여성 원로작가에 대한 소개를 진행하고자 합니다. 첫 작가는 백남순 작가입니다. 평화신문2019.08.14
![[수도 전통에 따른 렉시오 디비나] (29)수행의 중요성](//cpbc.co.kr/CMS/newspaper/2020/03/rc/774784_1.1_titleImage_1.jpg)
[수도 전통에 따른 렉시오 디비나] (29)수행의 중요성말씀 하나에 가슴이 뜨거워지고 허성준 신부 성경 독서 안에서 하느님 말씀의 영적 의미를 깨닫기 위해서 반드시 많은 분량의 말씀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한 예로 이집트의 안토니우스 성인은 수도승이 되기 전에 어느 날 성당에 들어갔다. 그때 사제가 복음을 봉독하고 있었는데, 그 말씀 중에서 특별히 다음의 한 말씀을 듣자마자 갑자기 마음이 뜨겁게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네가 완전한 사람이 되려거든, 가서 너의 재산을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주어라. 그러면 네가 하늘에서 보물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와서 나를 따라라.”(마태 19,21) 그는 곧 그 말씀에 따라 자신의 모든 것을 가난한 이들에게 나누어 주고 하느님을 따랐다. 이 경우에서처럼 우리가 하느님의 말씀을 깨닫기 위해서는 반드시 많은 성경 말씀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파코미우스 성인의 제자였던 테오도로는 어느 날 홀로 앉아서 미카 예언서를 읽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주님의 천사가 그에게 나타나, 미카서의 “벼랑에서 쏟아져 내리는 물과 같다!”(미카 1,4)는 말씀이 무엇을 의미하는가를 그에게 물었다. 천사는 그에게 그 물이 바로 천상으로부터 흘러내리는 물과 같음을 깨우쳐 주고는 즉시 사라졌다. 아빌라의 데레사 성녀는 어느 날 독서를 하다가 갑자기 하느님 현존의 강한 내적 체험을 하게 되었다. 그때 그녀는 하느님이 자신 안에 와 계심을 그리고 자신이 하느님 안에 온전히 잠겨 있음을 전혀 의심할 수가 없었다고 자서전에서 밝히고 있다.(「자서전」 10,1)마르틴 루터는 비텐베르그수도원의 공부방에서 성경의 한 말씀인 “의로운 이는 믿음으로 살 것이다”(로마 1,17)라는 말씀을 깊이 묵상하던 중, 후에 그의 신학의 핵심을 이루는 의화론을 깨닫는다. 성령은 비록 한 말씀이라도 어느 날 우리의 가슴을 뜨겁게 불타오르게 할 수 있다. 그러므로 매일 읽어야 하는 분량이 있더라도 단순히 의무로서 성급히 성경을 읽어 내려가고자 하는 유혹에 떨어져서는 안 된다. 성공회 석좌 교수였던 신영복 교수는 언젠가 “더 좋은 것이란 없다”고 말하면서 “지금 여기에서 독서에 충실할 것”을 강조하였다. “한 마리 작은 새가 하늘을 날아오르는 것이 그렇습니다. 어미 새의 체온과 바람과 물 그리고 수많은 밤이 차곡차곡 누적되어, 어느 날 아침 문득 빛나는 비상으로 날아오릅니다. 고뇌와 방황으로 얼룩진 역경의 어느 날, 그때까지 쌓아온 회한과 눈물이 어느 순간 빛나는 꽃으로 피어오릅니다. 독서도 인생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것이 어떤 책이든 상관없습니다. 그것이 고뇌와 성찰의 작은 공간인 한 언젠가는 빛나는 각성(覺醒)으로 꽃피어나기 마련입니다. 언약(言約)은 강물처럼 흐르고 만남은 꽃처럼 피어날 것입니다.”그러나 아무리 성경 독서를 많이 한다고 하여도 그것에 실천이 없다면 그것은 무의미하다. 「사막 교부들의 금언집」에 보면, 켈리아에 살던 한 은수자는 20년 동안 밤낮으로 독서에만 열중하였는데, 하루는 느닷없이 가지고 있던 책을 다 팔아버리고 외투 하나만 걸친 채 사막을 향해 길을 떠났다. 길 위에서 우연히 이사야 압바를 만나게 되었는데, 그가 “어디를 가시오?”라고 물었다. 그러자 그는 “스승님, 저는 20년 동안 성경을 읽었습니다. 이제는 성경의 가르침대로 살고자 합니다”라고 대답하였다고 한다. 그러자 사부는 그를 강복하고 떠나보냈다고 한다. 우리 모두는 말씀을 끊임없이 수행해야 하지만 동시에 그 말씀대로 살아감도 중요한 것 같다.허성준 신부(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평화신문2020.03.10

윤성여와 두 은인, “용서와 기적, 희망을 말하다”화성사건 무죄 판결 받은 윤성여씨 인터뷰 한 자리에 모인 박종덕(좌) 나호견(중앙) 윤성여(우). 세 사람이 한 자리에 모여 인터뷰에 응한 것은 가톨릭평화신문이 처음이다. 1988년 화성 연쇄살인 8차 사건 범인으로 지목된 윤성여(빈첸시오, 53)씨는 교도소에 수감될 때부터 무죄라고 했다. 그 말을 믿어준 유일한 사람은 충주교도소 박종덕(55) 교도관뿐이었다. 시종일관 억울함을 호소했던 윤씨는 19년 6개월 만에 가석방됐지만, 갈 곳이 없었다. 박 교도관은 출소자 보호시설 뷰티플라이프 나호견(엘리사벳, 71) 원장에게 윤성여를 받아 달라고 부탁했다. 윤씨는 직장에서 주간과 야간 2교대로 근무하며, 쉬는 날이면 성당을 찾는 삶을 반복했다. 2020년 12월 17일, 윤씨는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사건이 발생한 지 32년,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이 확정된 지 30년 만이다. 주님의 수난과 희생을 되새기는 사순 시기, 32년간의 고통을 떨치고 무죄 판결을 받은 윤성여씨와 그리고 그의 두 은인(恩人) 박종덕 교도관, 나호견 원장을 충북 청주에서 만났다. 세 사람이 한 자리에서 언론인터뷰에 응한 것은 가톨릭평화신문이 처음이다. 이들은 “용서와 하느님의 기적, 희망”을 얘기했다. - 현재 생활은 어떤가요. (윤) “똑같습니다. 직장 그대로 다니고 평상시하고 바뀐 게 없어요. 대신 마음이 홀가분해졌습니다. 전과자라는 신분이 벗겨졌으니까 기쁘게 살고 있습니다. 코로나19 때문에 성당은 자주 못 갑니다. 전에는 미사에 꼭 갔고요.”- 무죄가 확정될 때까지 불안하셨다고요.(나) “처음에 이춘재가 자백했을 때 굉장히 불안했어요. 빈첸시오(성여)는 신분이 노출되지 않고 열심히 살고 있는데 이춘재가 번복하면 말할 수 없는 피해를 입게 되잖아요. 재판 가는 날까지 불안했어요. ‘땅땅’ 무죄라고 할 때 ‘하느님 감사합니다’ 그랬어요. 윤성여가 살아온 30년을 누가 알겠어요. 하느님이 이루신 기적입니다.”- 감회가 특별했을 거 같네요. (박) “사필귀정(事必歸正) 같습니다. 옳은 길로 몇십 년 동안 참고 살았던 게 결국 정해진 길로 오지 않았나. 너무 기쁘죠.” - 무죄 판결 직후 인도네시아 옆 나라인 브루나이를 가고 싶다고 했는데.(윤) “제가 추운 거, 겨울을 싫어해요. 제가 소아마비잖아요. 통증이 있어서 지금도 잠을 제대로 못 자요. 지금도 세 시간 이상 자기가 힘들어요. 거기는 겨울이 없잖아요.” (박) “성여가 따뜻한 나라를 좋아해요. 교도소에서 추웠던 경험이 있거든요. 따뜻한 나라에 대한 소망이 있어요.” - 이춘재와 당시 수사를 진행한 경찰관들은 용서가 되는지요.(윤) “교도소에서 성경 필사를 두 번 했어요. 필사를 하다 보면 ‘용서’라는 단어를 많이 쓰게 됩니다. 누군가는 용서해야 해요. 하지만 (경찰관) 한 분은 딱 잡아뗐어요. 솔직히 재판하면서 (감정이)많이 올라와서 참다 보니까 혈압이 터지는 줄 알았어요. 그래도 참고 인내했으니까 무죄를 받은 거고 믿어주는 사람이 있으니까 여기까지 왔습니다. 기도도 노력도 많이 했죠.”- 교도소에서 ‘무죄’라는 노래를 그렇게 많이 했나요.(윤) “무죄는 (가수)하춘화의 노래에요. 장애인 행사에서 무죄라는 노래가 나왔어요. 그때부터 부르게 된 거죠.” (박) “무죄라는 노래가 와 닿은 거죠. 가사는 전혀 상관없이 자기 심정을 대변해주니까. 원래 노래가 ‘사랑은 무죄’거든요. 그런데 무죄라는 소리만 계속한 거죠. 동료 수감자들이 그만 부르라고 하고 싸우기도 많이 싸웠고, 대법원까지 간 놈이 무죄라고 하니까 귀찮았겠죠.”- 박 교도관을 믿고, 윤성여를 받아주셨는데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요.(나) “박 교도관은 재소자에 대한 사랑, 배려하는 마음이 교도관 중에 최고였어요. 저는 박 교도관이 말하면 다 들어줬어요. 믿으니까. 성여를 부탁하는 데 장애가 있으면 본인도 불편하고 다른 사람도 불편하잖아요. 출소자의 집에서는 일하고 집을 얻어서 나가야 해요. 몸이 불편하면 취업이 어려울까 봐 받기를 꺼린 거죠. 그런데 ‘갈 데가 없다’ 그래요. 그래서 ‘성여를 만나보겠다’고 했죠.”- 윤성여가 무죄라고 믿었나요.(나) “교도소에서 천주교 자매(결연)할 때 성여가 왔어요. 근데 다른 애들은 얌전한데 ‘자기는 무죄다’ 그러는 거예요. 무식하지, 장애 있지, 무기수지, 저런 조건이면 기가 죽었어야 하는 데 기가 센 거예요. (가석방 후) 집에 와서도 무죄라고 해요. 제가 3개월간 관찰했어요. 성범죄자라면 외박도 하고 돈도 써야 하고 술도 먹어야 해요. 그런데 외박ㆍ외출도 안 하고 술도 한 잔 안 먹어요. 제가 3개월 지켜보고 ‘아니다, 너 말이 맞다’ 했어요. 그리고 저하고 3년을 살고 나가서 10년을 한결같이 살았어요.”- 왜 천주교를 택했는지요.(윤) “원래 종교가 없었습니다. 불교, 개신교, 원불교 다 가봤는데 천주교에 가니까 말들이 와 닿았습니다. 수녀님한테 교리를 받았는데 좀 엄했습니다. ‘성서를 다 쓰느냐 못 쓰느냐’ (성경 필사) 얘기를 하기에 ‘1년 안에 다 쓰겠다’고 했어요. 그래서 10개월 만에 다 썼어요. 근데 그때는 집필허가가 없던 때라 빼앗겼어요. 2000년도가 넘으니까 집필허가가 나왔어요. 다시 한 번 썼죠. 11개월이 걸렸습니다.”- 교도소에서 종교교화위원들의 역할은 어느 정도인가요.(박) “수용자들에게 어마어마한 역할을 합니다. 가정으로 표현하면 교도관들이 아버지라면 종교 쪽 교화위원들은 마음을 위로해주는 어머니 역할을 합니다. 교도소에서 순찰을 하다 보면 새벽에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이 반성하고 하는 건 종교적인 힘입니다.”, (나) “교정사목 때문에 제 인생이 바뀌었습니다. 교도소를 가서 재소자를 만난 다음에 소명을 느끼고 이 일을 하게 됐죠. 이 일을 내가 죽는 날까지 하겠지만 재소자라고, 출소자라고 돌 던지고 낙인찍으면 안 되는 거죠. 예수님도 사형수고 재소자였어요.” - 조두순 출소 이후 출소자들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죠. (나) “사회가 ‘우리를 불안하게 만드는 사람들은 다 나가라’ 그럽니다. 그럼 이 사람들은 어디로 가야 합니까. 자기 죄를 치르고 사회로 돌아왔으면 ‘잘 살아라, 너희도 잘할 수 있어’라고 안아줘야 해요. 그래서 제가 우리 형제들 데리고 사는 거예요. 근데 이 사람들이 착하게 살면 누가 좋아요? 동네가 조용하고 시민이 좋은 거예요. 그런데 나타나기만 하면 돌멩이를 던져요.” (박) “출소한 후 안정이 안 되면 결국은 또 범죄를 저지릅니다. 그럼 누가 피해를 보나요. 우리 가족이 될 수도 있고 다 피해를 입게 됩니다.” (윤) “원장님이 교통카드를 주는 데 쓸 줄을 몰랐어요. 이런 사람들을 포용해야 해요. 솔직히 전과자들이 다 나쁜 거는 아니잖아요. 근데 기업들은 전과자들을 냉대하죠. 사회에서 좀 넓게 봐야 해요.” - 출소자의 집 운영이 어렵지 않은가요. (나) “조두순이 출소한 이후 아주 어려워졌어요. 안 그래도 적었던 후원이 더 적어졌습니다. 출소자의 집 운영비는 국가에서 70%를 지원하고 나머지 30%는 법인을 만든 내가 구해 와야 해요. 그런데 30% 마련이 안 된다고요. 누가 (후원금)내는 줄 아나요? 불쌍한 할머니들, 가난한 사람들이 돈을 냅니다. 부자는 안 내고 회사도 절대 안 내요. 전과자 도와준다면 누가 좋아하겠어요. ‘불쌍한 할머니, 소년소녀가장들도 많은데 왜 도둑질한 놈들 도와주느냐?’ 그래요. 이 사람들이 나와서 살아야 하는데 출소자에게 3개월에 100만 원만 줘요. 그다음에는 끝이죠. 100만 원 갖고 3개월 살 수 있어요? ”- 1년 3개월 전 인터뷰에서 세례명처럼 살고 싶다고 했는데. (윤) “큰 계획은 없어요. 저는 세례명이 빈첸시오인데 빈첸시오가 거지왕이잖아요. 그렇다고 거지처럼 살 수는 없잖아요.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고 앞으로 어려운 사람, (나호견)원장님 같은 분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어요.”- 윤성여씨가 이제 어떤 삶을 살았으면 좋겠는지요.(나) “주변에서 ‘결혼해라’ 그러는 등 본인도 생각이 많을 거예요. 윤성여의 인생을 보면 삶에 대한 희망이 없는데 한결같이 살았어요. 그 기적은 하느님이 윤성여의 삶을 보고 당신이 마음을 내놓으신 거예요. “빈첸시오 너는 진짜야” 이렇게 도장을 찍어줬으니까 지금부터가 출발이에요. 지금부터 어떻게 살지 쟤(윤성여)가 하는 것보다 하느님이 하시리라 생각하고 하느님의 소리에 귀를 기울일 겁니다. 하느님은 한결같이 지금 하신 것처럼 계속하시리라 생각합니다.” (박) “이제 전과자 딱지를, 굴레를 벗어난 것이니까 조금 못다 했던 것, 브루나이도 다녀오고 자기가 소망했던 것도 성취하면서 그런 꿈을 이뤘으면 좋겠어요.”(후원 계좌: 농협 401821-55-000142 뷰티플라이프) 이상도 기자 raelly1@cpbc.co.kr cpbc2021.03.03

성 바오로딸 4집 ‘그리스도 나를 사랑하시어’ 발매본원 소속 140여 명 수녀 함께 참여, 공동체 일치·아름다움 담아 성 바오로딸 수도회 수녀들의 기도 노래 시리즈 음반 ‘그리스도 나를 사랑하시어’가 발매됐다.‘주님 사랑해요(2010)’, ‘하늘의 사랑을 그대에게(2015)’, ‘당신 날개 펼치소서(2018’에 이은 네 번째 음반이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이 느끼는 기쁨과 즐거움, 고통과 아픔을 마음에 품고 세상을 향해 매일의 삶을 봉헌하는 수녀들의 기도 노래를 통해 많은 이가 위로와 힘을 얻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이번 음반은 수녀들의 기도와 삶이 녹아 있는 수도회 본원 대성당에서 자연스러운 울림을 최대한 살리며 악기와 동시 현장 녹음으로 진행했다. 이번 음반의 가장 큰 특징이다. 수녀들과 연주자가 함께 호흡하며 찬미하는 실황을 녹음해서 생생한 기도와 찬양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특히 수록곡 16~18번 ‘그리스도 나를 사랑하시어’, ‘주님의 기도’와 기도 낭송 ‘하느님께 맡기는 기도’에는 본원 소속 수녀 140여 명이 함께 참여해 수도 공동체의 일치와 아름다움을 더욱 풍성하게 담았다. 또한, 3번 트랙과 9번 트랙의 ‘기도 노래 메들리 1·2’는 유튜브 성 바오로 딸 채널의 인기 콘텐츠 ‘수녀님, 기도해 주세요’에 사용됐던 곡을 세 곡씩 엮어 새롭게 편곡했다. 이 노래들은 성경 구절을 인용한 가사에 짧은 멜로디를 붙여 여러 번 반복해 노래하는 형식으로 떼제 노래와 비슷한 느낌을 준다.바오로딸은 음반 발매 전 음반 녹음과 진행 과정을 담은 브이로그 홍보 영상 두 편을 유튜브 채널 바오로딸 뮤직앤(youtube.com/fspmusic)에 공개했다. 수녀들은 소외와 단절을 살아가는 이 시대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끊임없이 기도로 자신을 동반하는 이가 있음을 느끼고 위로와 힘을 얻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노래마다 묵상과 체험을 나누며 자신의 신앙과 삶, 존재가 노래에 담으려 했다. 수녀들의 일치된 노래는 듣는 이들에게 참된 아름다움은 단순함, 투명함, 함께함이라는 복음적 가치에 있음을 느끼게 한다. 전곡 음원은 국내 음원 사이트와 해외 음원 사이트에서 만나볼 수 있다. 가격 : 1만 3000원문의 : 02-944-0944~5, 바오로딸도재진 기자 djj1213@cpbc.co.kr 평화신문2020.11.04
![[생활속의 복음] 사순 제4주일- 하느님의 구원 계획이 이뤄지는 삶](//cpbc.co.kr/CMS/newspaper/2021/03/rc/798118_1.0_titleImage_1.jpg)
[생활속의 복음] 사순 제4주일- 하느님의 구원 계획이 이뤄지는 삶 이란 서남부의 데자그 마을에 사는 ‘하지’씨는 ‘청결이 병을 불러온다’는 생각에 60년 넘게 씻지 않고 더럽게 살아왔습니다.신선한 채소와 깨끗한 물에 대한 혐오감도 큽니다. 마을 사람들이 그에게 신선한 음식과 물을 가져다주면, 그런 것을 어떻게 먹느냐며 역정을 내고 땅바닥에 내동댕이칠 정도입니다. 대신 그는 썩은 고슴도치 고기를 즐겨 먹고, 녹슨 기름통으로 더러운 물을 떠 마시며, 사람들이 자신을 위해 지어준 집을 마다하고 자신이 직접 판 구덩이에서 살아갑니다. 깨끗한 물과 신선한 음식, 아늑한 집을 거부하는 것은 오랜 시간 그런 것들로부터 멀어져 ‘불편’하기 때문입니다. “평안 감사도 저 싫으면 그만”이라고, 주변에서 좋은 것들을 추천해도, 스스로가 불편하고 싫은 선택은 절대 하지 않는 것이지요.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자기가 불편하고 싫다는 이유로 하느님께서 베풀어주시는 은총과 구원의 선물들을 마다하는 우리의 어리석은 모습을 안타깝게 여기십니다. 하느님께서 당신을 이 세상에 보내신 것은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함인데도, 이미 하느님의 뜻으로부터 멀어져 죄악의 ‘어둠’ 속에 사는 데에 익숙해져 버린 우리가 그 ‘좋은 길’을 거부하고 계속해서 어둠 속에서 불행하게 사는 쪽을 선택한다는 것이지요. ‘심판’과 ‘지옥’을 두려워하면서도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를 믿지 못해 스스로 그 상태에 머무르려고 하는 아이러니한 모습입니다. 그러면서 예로 드신 것이 민수기(21,4-9)에 나오는 ‘구리뱀 이야기’입니다. 이집트를 탈출해 광야를 헤매던 이스라엘 백성이 하느님의 뜻을 믿지 못하고 그분께 불평불만을 늘어놓자, 하느님께서 그들에게 ‘불뱀’을 보내셨고 그 뱀에 물린 많은 사람들이 죽어갑니다. 그러자 모세가 주님의 뜻에 따라 구리로 뱀을 만들어 높은 장대 위에 매달았고, 믿음으로 그 뱀을 쳐다본 사람들은 모두 치유됩니다. ‘불신’으로 소중한 생명을 잃을 위기에 처했던 이스라엘 백성들이 당신의 사랑과 자비에 대한 믿음을 회복함으로써 생명과 구원을 누리도록 섭리하신 하느님의 큰 뜻 안에서 이루어진 일이었습니다.우리가 신앙생활을 하는 것은 ‘믿음’을 통해 ‘구원’을 얻기 위해서입니다. 즉,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한 조건은 하느님께서 당신의 사랑과 자비로 우리를 구원하신다는 복된 소식을 믿는 것입니다. 믿음은 모든 관계의 기본이자 핵심입니다. 부부는 사랑 없이 살 수 있지만 믿음이 깨지면 살 수 없습니다. 서로를 신뢰하지 않는 부부는 그저 껍데기만 함께 있을 뿐입니다. 하느님과의 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느님과 우리 사이가 ‘특별한 관계’가 되는 것은 우리가 그분에 대한 ‘믿음’을 가지는 순간입니다. 겨자씨만한 믿음이라도 있어야 성경 말씀 안에서 드러나는 주님의 뜻이 나와 상관있는 이야기가 되고, 그래야 비로소 하느님과 ‘기도’를 통해 대화할 수 있으며, 그렇게 함으로써 내 삶의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하는 것입니다.하느님은 우리를 심판하지 않으십니다. 사람이 하느님께서 비춰주시는 진리의 빛을 외면하고, 악한 일을 저지르며, 어둠 속에 숨느라 멸망을 자초(自招)할 뿐입니다. 인간은 어둠 속에 있으면 자기 자신만 생각하는 이기심에 매몰됩니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에 비추어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고, 하느님의 진리를 발견하며 실천하는 사람은 구원의 빛에 인도되어 하느님 나라를 향해 나아갑니다. 구원은 그리스도교 신앙인들에게만 주어지는 특별한 혜택이 아닙니다. 무조건 참고 믿어서 얻어내는 보상(報償)도 아니고, 열심히 신앙생활을 한 데 대한 포상(褒賞)도 아닙니다. 하느님의 빛으로 자기 자신과 세상을 더 넓게, 더 밝게, 더 제대로 보고, 그 안에서 더 큰 기쁨과 자유를 누리기 위해 적극적으로 살아가는 삶 자체가 바로 구원입니다. 하느님의 구원계획은 나의 삶 속에서, 나의 삶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함승수 신부(서울대교구 수색본당 부주임) cpbc2021.03.10

하느님께 영광 돌리고 성삼위 찬미하는 기도[미사의 모든 것] (13)대영광송 조언해: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 지침이 1단계로 하향되면서 우리 본당에서 지난 주일 드디어 미사 때 성가대원들이 합창을 했어요. 미사 중 대영광송을 신부님과 성가대가 서로 주고받으며 노래하는데 감격스러워 눈물이 났어요.나처음: 미사 때 왜 노래를 하나요? 그냥 말로 함께 기도문을 외우면 미사 시간도 짧아지고 저처럼 노래를 못 하는 사람도 부담이 없을 텐데요. 라파엘 신부: 교회가 전례 중에 노래하거나 오르간을 연주하는 것은 하느님을 찬미하고 신자들을 성화시키기 위함이란다. 교회 음악이 그 자체로 ‘기도’이기에 일반 음악과는 근본적으로 구분되지. 그래서 교회에선 “노래를 잘 부르는 사람이 두 배로 기도한다”는 속담이 내려오고 있단다. 가톨릭교회 음악을 ‘성음악’이라고 불러. 그중 미사를 비롯한 교회의 공식 전례 때 사용하는 음악을 ‘전례 음악’이라고 하지. 전례 음악을 대표하는 것이 바로 ‘그레고리오 성가’란다. 초기 교회 여러 지역 교회에서 불리던 성가를 전례력에 따라 집대성해 전례 음악의 체계를 갖춘 그레고리오 대교황(재위 590~604)의 업적을 기려 ‘그레고리오 성가’라고 하지.나처음: 그런데 대영광송은 무슨 뜻이죠?조언해: 세상을 창조하시고 인류를 구원하신 삼위일체 하느님께 감사와 영광을 드리는 기도를 말해. 우리가 신부님과 모임을 하고 마칠 때 함께 “영광이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 처음과 같이 이제와 항상 영원히. 아멘”이라고 기도하는 게 소영광송이고, 주일 미사 때 “하늘 높은 데서는 하느님께 영광…”이라며 노래하는 것을 대영광송이라고 해.라파엘 신부: 언해가 잘 설명해 주었구나. “하늘 높은 데서는 하느님께 영광”으로 시작하는 ‘대영광송’은 교회의 가장 오래된 찬미가란다. 언제 누가 만들었는지 알 수 없으나 콘스탄티누스 대제 시대 이전 고대 교회 때부터 불러온 찬미가란다. 라틴말로 ‘글로리아(Gloria)’라고 하지. 베들레헴에서 구세주의 탄생을 알리는 천사들의 노래(루카 2,14)로 시작해 ‘천사 찬미가’(Hymnus Angelicus)라고도 하는 이 기도는 성부, 성자, 성령에 대한 찬미 기도로 미사곡 중 가장 활기차고 화려하단다. 조언해: 대영광송도 동방 교회에서 유래됐다면서요. 라파엘 신부: 맞아! 고대 교회 때부터 신자들 사이에 퍼져 있던 이 기도는 4세기 때부터 동방 교회 수도자들이 아침 기도 때 사용했다고 해. 서방 교회에서는 6세기부터 미사에 도입했지. 처음에는 성탄과 부활 미사 때만 노래로 부르다가 지금은 대림과 사순 시기를 제외한 모든 주일과 대축일, 축일 미사 때 장엄하게 서로 교대로 노래하고 있지. 또한, 대영광송은 다른 어떤 것과 대체할 수 없을 만큼 중요한 것이기에 사제와 교우들이 함께 부르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지. 나처음: 대영광송이 엄청 길던데 어떻게 구성돼 있나요?라파엘 신부: 좋은 질문이야! 대영광송은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돼 있어요. 앞부분은 좀 전에 말한 것처럼 루카 복음 2,14의 천사의 노래로 시작해 하느님께 찬미와 감사를 노래하지. 이것은 이 찬가가 가장 오래된 부분이야. 그리고 주님이신 그리스도께 자비를 청하는 기도로 구세주께 대한 신앙고백이 포함되어 있지. 마지막 부분에 ‘성령과 함께’라는 짧은 고백이지만 성령께 대한 신앙도 포함되어 있단다.조언해: 신부님, 대영광송 내용을 좀더 자세히 설명해 주세요. 라파엘 신부: 지루하지 않을까? 특히 아직 비신자인 처음이에게는?나처음: 아녜요. 궁금해요. 뭐 다 성경 내용으로 꾸며졌겠지만 듣고 싶네요.라파엘 신부: 처음이가 이젠 교회 전례에 대해 아주 많이 이해하고 있구나. 처음이 말처럼 대영광송의 내용도 모두 성경 안에서 이해할 수 있단다. +하늘 높은 데서는 하느님께 영광○땅에서는 주님께서 사랑하시는 사람들에게 평화(루카 2,14-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느님께 영광 땅에서는 그분 마음에 드는 사람들에게 평화)●주 하느님, 하늘의 임금님 (다니 5,23- 하늘의 주님)○전능하신 아버지 하느님 (창세 17,1- 나는 전능한 하느님이다)●주님을 기리나이다, 찬미하나이다. ○주님을 흠숭하나이다, 찬양하나이다. (탈출 15,21- 주님께 노래하여라. 그지없이 높으신 분; 신명 6,13- 주 너희 하느님을 경외하고 그분을 섬겨라)●주님 영광 크시오니 감사하나이다. (묵시 7,12- 아멘. 우리 하느님께 찬미와 영광과 지혜와 감사와 영예와 권능과 함이 영원무궁하기를 빕니다. 아멘.; 에페 5,20- 모든 일에 언제나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하느님 아버지께 감사를 드리십시오.)○외아들 주 예수 그리스도님 ●주 하느님, 성부의 아드님 (2요한 1,3- 하느님 아버지와 그분의 아드님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내려 주시는 은총과 자비와 평화가 진리와 사랑 안에서 우리와 함께 있을 것입니다.)○하느님의 어린양●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주님, 저희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요한 1,29- 보라,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하느님의 어린양이시다.)○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주님, 저희의 기도를 들어주소서.●성부 오른편에 앉아 계신 주님, 저희에게 자비를 베푸소서.(로마 8,34- 돌아가셨다가 참으로 되살아나신 분, 또 하느님의 오른쪽에 앉아 계신 분, 그리고 우리를 위하여 간구해 주시는 분이 바로 그리스도 예수님이십니다.)◎홀로 거룩하시고,(루카 4,34- 저는 당신이 누구신지 압니다. 당신은 하느님의 거룩하신 분이십니다.)홀로 주님이시며 (묵시 15,4- 정녕 주님 홀로 거룩하십니다.)홀로 높으신 예수 그리스도님 (루카 1,32- 그분께서는 큰 인물이 되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아드님이라 불리실 것이다.)성령과 함께 아버지 하느님의 영광 안에 계시나이다. 아멘.(요한 14,26- 보호자, 곧 아버지께서 내 이름으로 보내실 성령께서 너희에게 모든 것을 가르치시고 내가 너희에게 말한 모든 것을 기억하게 해 주실 것이다.)이처럼 대영광송은 삼위일체 하느님을 찬미하고 영광을 드리는 성경의 내용을 집약해 놓은 기도이지. 우리가 대영광송을 노래할 때마다 가슴이 벅차오르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단다. 하느님 찬양은 감사하는 마음에서 저절로 용솟음치기 때문이야. 그리스도인에게 있어서 너무 당연한 것이지. 아버지 하느님께 드리는 찬미와 영광은 그분을 경외하는 가운데 “주 하느님 하늘의 임금님 전능하신 아버지 하느님”이라고 부르며 주님이신 예수 그리스도께로 자연스럽게 옮겨간단다. 성자 하느님은 “하느님께로부터 나신 하느님이시오, 빛으로부터 나신 빛”으로서 아버지 하느님의 영광에 참여하시지. 그리스도께 드리는 찬양은 ‘하느님의 어린양’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주님’ ‘성부 오른편에 앉아 계신 주님’ ‘홀로 거룩하신 분’ ‘홀로 주님이신 분’ ‘홀로 높으신 분’ 등 여러 존귀한 칭호로 우리의 신앙을 고백하는 표현이지. ‘성령과 함께’ 주님께 드리는 기도는 우리의 삶과 죽음을 결정하는 간절한 청원이란다. 오늘날의 신앙인들에게도 거짓 우상이나 여러 가지 이념의 유혹이 있음을 볼 때, 이 “주님 당신만이 홀로 거룩하시고 높으시나이다”라고 고백하는 것이 필요하며 요구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지.대영광송을 노래하면서 의미를 이해한다면, 하느님께서 인간들 사이에 역사하심을 다시 한 번 알게 되고 하느님을 찬미할 수밖에 없는 우리의 겸손함을 깨닫게 되지. 리길재 기자 teotokos@pbc.co.kr cpbc2020.10.14

선악과는 커피 열매일 수도 있다[사유하는 커피] (2)미켈란젤로는 왜 선악과를 그리지 못했을까 박영순 커피비평가협회장 사랑하는 대상이 소중한 존재이길 바라는 마음은 커피에도 마찬가지이다.스튜어트 리 앨런이 「악마의 잔」에서 “에덴동산의 선악과는 사과가 아니라 커피 열매였을 수 있다”고 밝힌 대목을 본 순간의 흥분은 지금 생각해도 벅차다. 커피 애호가들에게 그의 ‘직관’은 과학적 사고의 틀에 갇혀 있던 ‘정신’을 해방시킨 통쾌한 사건이었다. 선험적으로 본질을 포착하는 인간의 능력은 칸트, 스피노자, 베르그송, 후설에 의해 중요한 가치로 다뤄졌다. 직관이라는 정신작용은 종종 “경험한 것만 알 수 있다” 또는 “본 것만 믿을 수 있다”는 사유작용이 진실 발견의 방해가 됨을 보여준다.어쨌든,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가 커피나무일 수 있다니… 그것이 사실로 드러나길 간절히 바랐다. 일단 선악과가 사과라는 통념을 흔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창세기 2장을 샅샅이 뒤졌다. “동산 한가운데에는 생명나무와, 선과 악을 알게 하는 나무를 자라게 하셨다” “선과 악을 알게 하는 나무에서는 따 먹으면 안 된다. 그 열매를 따 먹는 날, 너는 반드시 죽을 것이다”고 묘사되지, 사과라는 단어는 없다. 3장에서도 “자, 사람이 선과 악을 알아 우리 가운데 하나처럼 되었으니, 이제 그가 손을 내밀어 생명나무 열매까지 따 먹고 영원히 살게 되어서는 안 되지”라는 말씀이 있을 뿐 사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창세기에는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와 ‘그 열매’만 적혀 있을 뿐이다.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가 ‘사과’로 표기된 것은 영국의 시인이자 사상가인 존 밀턴이 1667년 펴낸 대서사시 「실낙원」에서 선악과를 비로소 ‘사과’로 명기했다. 밀턴 이전까지 선악과는 실체를 알 수 없는 모호한 나무였다.인류사에서 가장 위대한 그림으로 손꼽히는 바티칸 시스티나 경당의 천장화 ‘천지 창조’에는 ‘에덴동산에서 타락과 추방’이라고 명명된 그림이 있다. 미켈란젤로는 1510년 이 작품을 완성하면서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를 그릴 수 없었다. 뱀이 이브에게 선악과를 건네주는 장면에서 정작 그들의 손은 비어 있다. 나무에 열매는 달려있지 않다. 미켈란젤로는 선악과의 모양을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다만 나무의 잎을 무화과나무처럼 묘사해 넌지시 선악과가 무화과였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무화과 나뭇잎은 언뜻 오리발자국처럼 생긴 반면 사과나무의 잎은 단순한 타원형으로 커피 나뭇잎과 비슷하다.존 밀턴 이전 시대에 선악과가 사과로 묘사되는 작품이 몇 점 있는 것은 서기 2세기경 구약 성경이 히브리어에서 라틴어로 번역되는 과정에서 잘못이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유다인 성경번역가인 아킬라 폰티쿠스가 아가 ‘솔로몬왕의 노래’를 번역하면서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를 의미하는 부분을 사과나무라고 명기했다. ‘나쁜’이란 의미의 형용사 ‘말루스(Malus)’에 어원을 둔 ‘말룸(Malum)’이 문제였는데, 말룸은 ‘악’을 뜻하면서도 ‘사과’를 뜻하기도 하고 ‘배의 돛대’를 일컫기도 한다. 이런 탓에 선악과를 ‘사과’로 오해했다는 주장이 있다.커피나무의 정체를 따라 많은 커피 애호가들이 창세기로 들어왔다. 선악과와 사과, 커피 열매의 진실 게임은 이제 시작이다. 단지 통념을 흔들었을 뿐이다. 선악과가 커피임을 뒷받침할 증거는 어디에 있을까? 실마리는 성경에 있다. 세상의 모든 궁금증은 성경 말씀으로 풀 수 있다고 나는 믿는다. 박영순(바오로) 커피비평가협회장, 단국대 커피학과 외래교수 cpbc2020.05.13

“‘굿뉴스 모바일 매일 복음 쓰기’ 함께 해요”서울대교구 홍보위원회, 22일부터 100일간 이벤트 진행… 신자들이 성경 가까이 하는 계기 6일 서울대교구청 교구장 집무실에서 진행된 복음 쓰기 이벤트 시연회에 참가한 염수정 추기경을 비롯한 서울대교구 홍보위원회 관계자들이 복음 쓰기 어플을 선보이고 있다. 서울대교구 홍보위원회와 함께하는 ‘굿뉴스 모바일 매일 복음 쓰기’ 이벤트가 22일부터 2020년 2월 29일까지 100일에 걸쳐 진행된다.“당신 말씀은 제 발에 등불, 저의 길에 빛입니다”(시편 119,105)를 주제 성구로 한 매일 복음 쓰기는 신자들이 성경을 더욱 가까이하고 자주 읽고 묵상하도록 마련됐다. 전국 가톨릭 신자와 일반인 등 굿뉴스 이용자는 누구나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다.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가톨릭’을 내려받고 굿뉴스 신규 이용자는 회원 가입을 해야 한다. 경품 수령과 묵상글 공개 등을 위해 참여정보 제공에 동의하고 출석 체크하면 완료. 100일간 복음을 쓰고 짧은 소감과 묵상 등을 작성하는 복음 묵상 나누기를 하면 된다. 서울대교구 홍보위는 이번 이벤트가 선교와 홍보는 물론 본당별 참여현황 공개를 통해 본당 사목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성서 주간ㆍ대림 시기ㆍ하느님 말씀 주일 등 본당 사목 및 신자 재교육 프로그램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서울대교구가 전국 신자들을 대상으로 이벤트를 마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서울대교구와 cpbc, 가톨릭출판사가 참가자를 위한 푸짐한 경품도 마련했다. 100일간 매일 복음 묵상 글 작성자를 뽑아 문화상품권(6명), 「성경 속 동물과 식물」(3명), 가톨릭평화신문 3개월 구독권(3명), 추천 도서(3명)를 선물한다. 이벤트 종료 후에는 매일 복음 쓰기 점수와 출석 점수를 합산해 점수 등급별로 추첨해 이스라엘 성지순례 여행권(1명), 아이패드/갤럭시탭(3명), 에어팟 프로(6명), 블루투스 스피커(6명), 우리농 상품권(6명), 프리에르 금 묵주반지(2명)를 선물한다.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은 “굿뉴스 모바일 매일 복음 쓰기는 주님 말씀을 더욱 가까이하고, 자주 읽고, 묵상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더 많은 분이 함께할 수 있도록 널리 알려주시고, 매일 꾸준히 참여해 하느님 말씀에 맛들이기 바란다”고 당부했다.백영민 기자 heelen@cpbc.co.kr 평화신문2019.1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