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사 속 세계 공의회 2부] 11. 교회헌장(상)](//cpbc.co.kr/CMS/newspaper/2012/03/rc/408241_1.2_titleImage_1.jpg)
[교회사 속 세계 공의회 2부] 11. 교회헌장(상)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이며 하느님 백성'교회에 관한 교의 헌장' 「인류의 빛(Lumen Gentium)」(이하 교회헌장)은 '현대 세계의 교회에 관한 사목 헌장' 「기쁨과 희망(Gaudium et Spes)」과 함께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문헌들 가운데 가장 중요한 문헌으로 꼽힙니다. 준비 단계부터 많은 논란을 일으켰던 교회헌장은 열띤 논쟁과 여러 차례 수정을 거쳐 제3회기 마지막 날인 1964년 11월 21일 압도적 지지(찬성 2151, 반대 5)로 통과돼 공포됐습니다. 헌장은 전체 8장 69항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제1장은 '교회의 신비'에 관해 이야기합니다(1~8항). 교회는 신비입니다. 교회는 인간들로 이뤄져 있지만 또한 신적 기원을 지니고 있고, 눈으로 볼 수 있는 가시적 조직이지만 또한 영적 공동체이기 때문입니다. 교회의 이런 신비를 잘 나타내는 것이 '그리스도의 성사' 또는 '그리스도 안의 성사'(1항)라는 표현입니다. 성사(聖事)란 한 마디로 '보이지 않는 하느님 은총을 전달해주는 볼 수 있는 표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교회를 '그리스도의 성사'라고 하는 이유는 하느님 은총이 예수 그리스도에게서 충만히 드러났고,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 은총이 교회를 통해 드러나고 전달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그리스도의 성사인 교회는 그리스도께서 이루신 구원 사업을 세상 끝날까지 수행해야 할 사명을 지닙니다. 그것은 교회가 "하느님과 이루는 깊은 결합과 온 인류가 이루는 일치의 표징이요 도구"(1항)로서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달리 표현하자면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세상에 오시어 시작하신 하느님 나라의 표징으로서 역할을 할 뿐 아니라 그 나라의 완성을 위해 계속 노력해 나갑니다(5항). 헌장은 교회의 신비를 설명하면서 교회를 구세사의 관점에서 이해합니다(2~4항). 교회는 세상 창조 때부터 예표됐으며, 구약 역사에서 오묘하게 준비됐습니다. 이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세상에 오시어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심으로써 볼 수 있는 공동체로 시작했습니다. 그리스도의 영이신 성령께서는 이 교회를 끊임없이 거룩하게 하시고 새롭게 하시며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도록 이끌어 주십니다. 이렇게 교회는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일치로 모인 백성"(4항)으로 나타납니다. 헌장은 이어 양 우리와 문, 양떼와 목자, 하느님의 밭, 포도나무와 가지, 그리스도의 신부, 천상 예루살렘 등 성경과 성전에 제시된 다양한 교회 표상들을 언급하면서(6항), 특별히 '그리스도의 몸'이라는 표상에 주목합니다. 사람 몸의 지체가 여럿이지만 모든 지체가 한 몸을 이루듯, 교회는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고 신자들을 지체로 하는 그리스도의 몸입니다(7항). 그런 다음 헌장은 아주 의미심장한 선언을 합니다. 곧 "그리스도의 유일한 교회", "하나이고 거룩하고 보편되며 사도로부터 이어 오는 교회"가 "베드로의 후계자와 그와 친교를 이루는 주교들이 다스리고 있는 가톨릭교회 안에 존재한다"(8항)는 것입니다. 이 표현은 우리 가톨릭 신자들에게 가톨릭 신앙에 대한 정체성 혹은 자긍심을 갖도록 해줍니다. 그러나 이것이 갈라진 다른 그리스도 교회들을 배척하거나 열등하게 여기는 계기가 돼서는 안 될 것입니다. 헌장은 바로 이어 "가톨릭교회 조직 밖에서도 성화와 진리의 많은 요소가 발견되지만 그 요소들은 그리스도 교회의 고유한 선물로서 보편적 일치를 재촉하고 있다"(8항)고 밝힙니다. 말하자면 다른 그리스도 교회들에 있는 진리와 성화의 요소들을 인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그리스도 교회의 일치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로써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갈라져 나간 그리스도 교회들에 대해 이전에 보였던 적대감에서 탈피해 개방성을 보이면서 교회 일치의 중요성을 간접적으로 역설하고 있는 것입니다. 헌장은 계속해서 교회가 자신의 사명을 수행하는 기본 자세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교회는 "현세의 영광을 추구하도록 세워진 것이 아니라 자신의 모범으로도 비움과 버림을 널리 전하도록 세워진 것이다"(8항). 나아가 "자기 품에 죄인들을 안고 있어 거룩하면서도 언제나 정화되어야 하는 교회는 끊임없이 참회와 쇄신을 추구한다"(8항). 제1장에서 교회의 신비에 대해 밝힌 교회헌장은 제2장에서 '하느님 백성'에 대해 이야기합니다(9~17항). '하느님 백성'이란 표현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새로운 표현이 아닙니다. 이미 성경과 성전에 언급돼 있는 오래되고 귀중한 유산입니다. 하지만 특히 중세 이후 교계 중심의 제도교회가 강조되면서 '하느님 백성'이란 표현은 오랜 세월 실종돼 버렸습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성경과 초대 교회 전통으로 되돌아가 '하느님 백성'이라는 표현을 되살려낸 것입니다. 물과 성령으로 새롭게 난 모든 이는 한 하느님 백성으로서 똑같은 품위와 존엄을 지닙니다. 이렇게 하느님 백성이 된 신자들은 똑같이 그리스도의 사제직을 수행합니다. 헌장은 이를 '보편 사제직'이라고 부릅니다. 신자들의 보편 사제직은 사제들의 직무 사제직과 "정도만이 아니라 본질에서 다르기는 하지만…그리스도의 유일한 사제직에 참여하고 있다"(10항)고 헌장은 밝힙니다. '본질에서 다르다'는 표현은 보편 사제직과 직무 사제직이 품위나 존엄함에서 다르다기보다는 수행하는 사제직의 성격에서 다르다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 학자들 견해입니다. 헌장은 또 사제만이 아니라 신자들도 예언자직에도 참여한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신자들은 "특히 믿음과 사랑의 생활로 그리스도께 대한 생생한 증거를 널리 전함"(12항)으로써 예언자직에 참여한다는 것입니다. 하느님 백성에 관한 2장에서 특별히 주목할 것은 "모든 이가 하느님 백성을 이루도록 불린다"(13항)는 사실입니다. 세례를 받은 가톨릭 신자는 말할 것도 없고 가톨릭 신자가 되고자 하는 예비신자와 비가톨릭 그리스도인까지도 하느님 백성인 교회에 결합돼 있다고 헌장은 천명합니다(14~15항). 나아가 그리스도인은 아니지만 같은 창조주 하느님을 고백하는 이들 곧 유다교인이나 무슬림들, 또 진실한 마음으로 하느님을 찾고 양심의 명령을 통하여 알게 된 하느님을 실천하고자 노력하는 사람들과 하느님을 분명하게 알지 못하지만 하느님 은총으로 바른 생활을 하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에게도 구원이 열려 있다고 헌장은 밝힙니다. "그들이 지닌 좋은 것, 참된 것은 무엇이든지 다 교회는 복음의 준비로 여기기" 때문입니다(16항). 요컨대 이 가르침으로 공의회는 '가톨릭교회 밖에서는 구원이 없다'는 이전 입장에서 벗어나 하느님 구원이 모든 사람에게 열려 있음을 천명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점은 이제 하느님 백성인 교회에게는 모든 사람에게 복음을 선포하고 하느님 자녀로 삼는 선교 활동을 더욱 촉진하는 자극이 됩니다. 이창훈 기자 changhl@pbc.co.kr조은일2012.03.13
[생활속의 복음] 연중 제21주일-신부님께서는 하느님을 만난 적이 있으신가요?이기양 신부(서울대교구 10지구장 겸 공동사목 오금동본당 주임)"신부님께서는 하느님을 만나신 적이 있으신가요?" "그래, 나는 하느님을 만난 적이 있고, 하느님이 계신다는 것을 확신하고 있단다. 너도 내가 만난 하느님을 알게 되기 바란다." 한 초등학생과 저와의 어느 날의 대화 한 토막입니다. 산을 넘으면 또 하나의 산이 가로막던 청년시절, 신부가 되고자 마음을 먹고 신학생으로 산 지가 7년이 지났는데도 성직자로서 평생을 하느님께 헌신하며 살 자신이 없었습니다. 그로부터 2년간 방황의 시간을 뒤로하고 대학원으로 복학을 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부제품을 위한 피정이 시작됐습니다. 성직의 길을 가든지 아니면 그 길을 포기하고 세상으로 나오든지 결정을 내려야 했던 30일간 침묵피정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그렇게까지 기도한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밥 먹고 잠자는 기본 시간 외에 하루에 6~7시간씩 매일 무릎 꿇고 저의 길을 알려달라고 매달렸습니다. 그렇게 18일이 지나자 무릎에 이상이 생겨서 더 이상 피정을 할 수가 없었고 큰 수술을 앞두게 됐습니다. 그 정도 노력을 했으면 할 만큼 했다는 생각이 들면서 미래에 대한 결정에서 자유로워졌지만 끝까지 피정을 마쳐야 한다는 지도신부에게는 가시 돋친 말밖에는 안 나왔습니다. 이렇게 혼란 속에 반항하면서 피정이 거의 끝나갈 무렵이었습니다. 어느 날 성경을 읽는데 갑자기 눈앞이 확 트이는 것이었습니다. 성경 구절이 환히 비치면서 하느님의 현존이 순간 온 몸으로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필름이 한꺼번에 돌아가듯이 나의 지나온 인생이 처음부터 펼쳐지는데 눈물이 그치지 않고 쏟아졌습니다. 방황하고 다녔던 지난 모든 순간순간이 내가 결정하고 내가 선택하며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습니다. 그 어느 한 순간도 주님께서 함께 하지 않은 순간이 없었습니다. 하느님께서 항상 나와 함께 하셨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지나온 삶의 여정이 생생하게 눈앞에 펼쳐졌습니다. 하느님 앞에 내가 너무나 큰 죄인이라는 것이 절절히 느껴지면서 베풀어주신 하느님의 은혜에 하염없이 눈물이 쏟아져 내렸습니다. 그리고 저의 길은 명백해졌고, 과거의 불안과 어둠은 새로운 희망으로 바뀌었습니다. 저는 바오로 사도의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께서 내 안에 사시는 것입니다"(갈라 2,20)는 말씀을 늘 마음 깊이 새겨 넣었습니다. 바오로 사도가 고백했듯이 제 삶을 끌어가시는 분은 언제나 주님이십니다. 하느님을 체험한 그 순간 모든 것이 깨달아지며 퉁퉁 부어서 수술 날짜를 잡았던 무릎의 상처 또한 놀랍게도 자연 치료가 되어 지금까지도 수술 한 번 안 하고 잘 다니고 있습니다. 고통과 시련의 시간이 은총과 성숙의 시간이었음을 온몸으로 체험할 수가 있었습니다. 그 이후 주님은 저에게 모든 것이 되었습니다. 어렵고 힘들 때면 그때의 체험을 되새기면서 다시 정화의 길, 그리고 성숙의 계기로 삼곤 합니다. 바오로 사도처럼 저에게 있어서 예수님은 '주님'이십니다. 오늘 복음에서 베드로는 예수님을 깊이 만났습니다.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마태 16,15) "스승님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십니다"(마태 16,16). 베드로가 대답합니다. 제자의 답변에 기뻐하시며 예수님께서 말씀하시지요. "시몬 바르요나야, 너는 행복하다! 살과 피가 아니라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그것을 너에게 알려 주셨기 때문이다"(마태 16,17). 이때부터 베드로에게 예수님에 대한 믿음이 굳게 자리 잡게 됩니다. 예수님께 충성도 하고 배반도 하며 회개와 순교의 삶을 이어간 베드로를 있게 한 힘은 바로 오늘의 체험이었습니다. 베드로 사도의 이 체험이 저에게 이어졌고 저 역시 여러분에게 주님은 살아계신 분이라고 증언하고 있는 것입니다. 자, 그러면 여러분에게 예수님은 어떤 분이십니까? 저는 여러분이 베드로 사도가 체험했고 바오로 사도가 체험했으며 또 제가 체험했던 하느님을 알게 되기를 바랍니다. 하느님을 아는 순간 여러분이 있는 그 공간은 영원으로 열리며 바로 하늘나라로 바뀌게 될 것입니다. 조은일2008.08.19
[출판]선교, 그 축복의 길- 가장 좋은 선교는 예수님처럼 복음 전할 일꾼 선발 양성 파견이재을 신부, 소공동체 모임 사목체험과 단상 담아 선교, 그 축복의 길(이재을 지음/으뜸사람/9000원) '사랑방 소공동체'로 복음선포 일꾼을 양성하는 데 힘써 온 이재을(서울대교구 공덕동본당 주임)신부가 펴낸 책이다. 인터넷 카페 '사랑방천주교 사랑나눔! 행복배가!'(http://cafe.daum.net/H-caritas)에 올린 글을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사랑방 소공동체는 이 신부가 만든 소공동체 모임이다. 이 신부는 26년간 여러 본당에서 소공동체 운동, 성경 생활화와 공부, 봉사자 양성 교육, 구역ㆍ반 조직, 청년 공동체 등 다양한 사목을 시도해왔다. 물론 모두 성공했던 것만은 아니다. 각 세대와 계층, 현대 문화와 환경을 적절하게 아우르고, 새로운 사목과 선교 방법을 마련하는 데 한계를 느끼기도 했다. 이 신부는 해법을 '예수님의 복음 선포 활동과 방법'에서 찾았다. 홀로 활동하지 않으시고 제자들을 사도로 삼아 그들과 함께 복음을 전하신 예수님 모습에서 교회의 미래 선교방법을 찾은 것이다. 이 신부는 책 머리말에서 "오늘날 사회 안에서의 교회의 복음 선포 또한 예수님이 하신 것처럼, 하느님 나라 복음을 선포할 수 있는 사람들을 선발하고 그들을 양성하고 파견함으로써 이뤄질 수 있을 것이다"고 했다. △주님을 따라 걷는 길 △예수님의 계산법 △까치의 '떠남' 그리고 △이불의 고마움, 그 겸손 등으로 구성된 책은 이 신부의 사목 체험과 단상을 담고 있다. 이 신부는 "의미 있는 복음의 삶을 살고자 하는 이들에게 작게나마 용기를 주고자 사목 현장에서 쓴 글"이라며 "복음 선포의 삶을 사는 이들이 많아져 복음의 기쁨이 널리 전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고 했다. 박수정 기자 조은일2013.07.16
[평화화랑] 이춘복, 이승희 개인전 서양화가 이승희(61)씨와 한국화가 이춘복(마리아, 64, 서울 오류동본당)씨는 10~16일 서울 명동 평화화랑 제1ㆍ2전시실에서 개인전을 갖는다. ▨이춘복 5번째 '빛 중의 빛-하느님 아버지'전 요한묵시록 4장과 8장을 조형적으로 표현한 5번째 개인전이다. 알파이며 오메가인 주님을 빛으로 묘사, 천상의 모습을 형상화하는 데 주력했다. 성경을 읽고 깊이 묵상하는 가운데 삼위일체와 성모, 열두 사도, 대천사와 천사들, 천상 가족을 떠올렸고 성령의 도움과 기도로 붓을 들었다. 이씨는 당뇨합병증으로 눈 초점이 잘 맞지 않고 귀도 잘 들리지 않는 시련 속에서 몇 번이나 포기하려고 하다가 주님 은총으로 다시 붓을 움직였다. 시련 중에도 희망을 버리지 않고 기도하는 이들, 하느님 자비에 감사하는 이들을 통해 아버지 현존에 가까이 다가가 함께 공감하는 장으로 5년 만에 전시회를 마련했다. 출품작 38점은 '영적 상처 치유' '기도' '빛 중의 빛' 등 다섯개 소주제로 분류했다. 마침 하느님 자비주일(7일)을 지내는 시점이라 공감대가 더 클 것으로 기대된다. ▨이승희 10번째 '꽃' 주제전 이승희 작가는 '꽃'을 10번째 개인전 주제로 삼았다. 그만큼 꽃에 대한 애정이 깊다. 양귀비, 솔로몬, 카사블랑카… 낯선 꽃이름이 술술 흘러나오는 게 하루이틀 된 공부가 아니다. 그렇다고 이름 있는 꽃만 그리는 것도 아니다. 하룻밤만 피고 지는 달맞이꽃도 작가에겐 최고 소재다. "꽃만 그리는 게 얼마나 좋은지 지루할 틈이 없다"는 작가는 "내 그림이 조금이라도 쉬어갈 수 있는 일상의 쉼표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세택 기자조은일2013.04.02
환자 생일날[월간 꿈CUM] 평신도 묵상 출처: 월간 꿈CUM 내가 첫딸을 낳은 기념일, 그러니까 첫딸의 생일인 셈이다. 마침, 허리를 수술한 자리 실밥을 뽑는 날이라고 첫딸 데레사는 혼자 병원에 갔다. 그 사이, 몇 년 만에 모녀가 미국에서 함께한 날. 나는 낯설고 좁은 부엌에서 몸도 맘도 바쁘다. 미역국을 진한 맛으로 한 냄비 끓여 은근한 불에 올려놓고, 양파, 당근, 버섯, 고기를 채 썰어 볶아 놓고, 돋보기 쓰고 노란 기름기를 샅샅이 떼어낸 닭 다리와 날개를 불고기 양념하여 졸이고, 냉동칸에서 찾아낸 생선을 무 두껍게 깔아 조림하고, 오이와 미역 섞어서 식초에 무쳐 놓고, 마지막 당면 삶아 잡채를 무치고, 이곳(미국)에서 담근 깍두기와 겉절이로 상을 차리니 초대한 손님들이 도착했다. 좁은 방에 좁은 상이지만, 고국의 엄마 손맛은 환상인가 보다. 수술 날 보호자 역할을 해준 첫딸 데레사의 선배와 창세기 성경 팀에서 만났다는 동생뻘인 엘리사벳도 딸 성격처럼 내숭 없이 터프하다. 설거지도 할 시간 없이 나와 딸 데레사의 선배 언니는 외출준비. 생일 맞은 주인공인 딸은 환자니까 꿩 대신 닭이라고, 낳느라고 고생한 엄마가 대신 카네기홀 오케스트라 연주회에 갔다. 환자 딸은 엘리사벳 동생과 케이크 먹으며 수다 떠는 동안, 피아노를 전공한선배 언니 따라 내 생전 처음 가본 카네기홀. 웅장한 연주와 4층까지 가득 찬 관중의 예술적 열정이 감동적이었다. 전철을 타고 집까지 데려다주고, 그린 케이크 한쪽 먹고 늦은 시각에 돌아간 딸의 선배 소영 씨가 너무 고맙다. 글 _ 곽외심 (글라라, 수원교구 분당성요한본당)cpbc2026.08.02
![[출판]이달의 교계잡지](//cpbc.co.kr/CMS/newspaper/2013/04/rc/446019_1.1_titleImage_1.jpg)
[출판]이달의 교계잡지▨가톨릭 디다케 '나를 불러주신 주님'을 특집 주제로 △나의 수도 성소 이야기 △'예신'을 아시나요? △각 교구 성소주일 행사 안내를 실었다. '끄덕이의 전례전례'에서는 미사 때 앉았다 일어났다 하는 이유를 알아봤다. '신앙의 뼈대 공의회 바로 맞추기'에서는 제1차 니케아 공의회를 다뤘다.(서울대교구 청소년국/3500원) ▨가톨릭 비타꼰 '감사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에서는 모지웅(스페인, 살레시오회) 신부를 인터뷰했고 '이승환 기자와 함께 떠나는 신앙여행'에선 수원교구 은이성지를 찾아갔다. 비타꼰 인터뷰에서는 나로호 발사체 체계사업단 선병찬(프란치스코) 박사를 만나 나로호 발사와 관련된 이야기를 들었다.(마리아의 아들수도회/4000원) ▨경향잡지 경향 돋보기에서는 '현대사회와 고독'을 주제로 △현대인은 왜 고독한가 △사람 사이에 있는 섬, 그곳을 왕래하자 △홀로 사는 이웃을 위한 교회의 역할을 게재했다. 21세기 새로운 칠죄종에서는 '마약거래와 복용'을 다뤘고, 그리스도교 철학자에서는 스콜라철학의 선구자 요하네스 스코투스 에리우게나를 소개했다.(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3300원) ▨교회와 역사 연재 중인 '사목서한으로 읽는 한국교회사'에서는 르 메르 신부 사목 보고서를 소개하며 1866년 대박해를 피해 신앙을 버리고 살다가, 하느님께 돌아온 탕아처럼 기적적으로 신앙을 되찾게 된 이들의 이야기를 실었다. 한국교회사연구소 고문 조광(이냐시오) 고려대 명예교수는 교구사 및 본당사 편찬자들께 드리는 제언을 기고했다.(한국교회사연구소/3000원) ▨그물 포콜라레운동 설립자 키아라 루빅의 선종 5주기를 특집으로 다루며 이해인 수녀의 추모시도 실었다. 포콜라레운동의 일치 정신을 실천하는 대중운동 '새인류 신호등'을 소개했고, 지난 겨울 이탈리아에서 열린 포콜라레운동 여자 청소년 모임에 참가한 이혜민(중3)양의 참가기 '형제, 또 다른 나'를 실었다.(마리아사업회/3000원) ▨레지오 마리애 레지오 영성으로 △어머니, 영신적인 모성애를 지니도록 도와주소서 △교회일치운동에 투신해야 △신천지가 가톨릭을 넘보고 있다 △교회 선교에 있어 사제와 평신도를 실었다. '걷고 기도하고 사랑하라!'에서는 당고개와 새남터 순교성지를 찾아갔다. 복음살이에서는 창조질서 회복을 위한 신앙인의 노력을 살펴봤다.(한국레지오마리애협의회/비매품) ▨말씀지기 아침뜨락에서는 남상근(서울대교구) 신부가 '기적은 멀지 않다'는 제목의 기고를 통해 일상 속에 숨겨진 하느님 섭리의 아름다움을 일깨웠다. 영성에세이에서는 △부활 신앙을 향한 마리아 막달레나의 여정 △부활 신앙을 향한 토마스의 여정을 다뤘다. 매일 묵상에서는 그날의 말씀과 해설을 영한대역으로 실었다.(가톨릭출판사/3000원) ▨사목정보 성소를 특집으로 △성소와 응답의 본질-현시대적 상황에서의 점검 △이 시대의 수도회 성소 △예비신학생 제도의 현황과 발전 방향 △신학교의 사제양성 시스템 △유럽교회의 성소자 감소, 한국교회는? 등을 게재했다. '문지방 위의 신앙'에서는 '냉담의 유혹, 쉬고 계십니까?'를 통해 냉담문제를 짚었다.(미래사목연구소/1만 원) ▨생활성서 특집으로 '실패학 개론'을 다루며 △나의 실패 이력서 △사울의 실패와 다윗의 성공 △실패에 대한 여덟 가지 지혜 △인간은 위대한 실패자를 실었다. 표지인물은 한준호(요한보스코) MBC 아나운서로 성가정을 꾸리며 살아가는 모습을 소개했다. 창간 30주년 특별기획 '유럽 성모발현 성지를 가다'에서는 루르드 성모성지를 찾아갔다.(생활성서사/3900원) ▨성서와함께 새로봄에서는 '함께 누리는 부활의 삶'을 주제로 서울 영등포 요셉의원에서 현관 봉사를 하는 안근수(안드레아)씨를 인터뷰했고, 정용진(청주교구) 신부에게 부활 신앙에 관해 이야기를 들었다. '창세기, 이게 궁금해요'에서는 하느님께서 아담과 하와를 왜 에덴동산에서 쫓아내셨는지를 살펴봤다.(성서와함께/3000원) ▨소년 '이런 일이 있었어요!'에서는 스스로 교황 자리에서 물러난 전임 교황 베네딕토 16세를 다뤘다. '성경 속 인물이야기'에서는 마음씨 따뜻한 효녀 룻(룻기 1-4장 참조)을 소개했고, '나의 첫 번째 성경'에서는 예수님 부활을 그림을 곁들여 설명했다. 창작동화로는 '두더지가 할아버지 농장에 오는 이유'(김향이)를 실었다.(가톨릭출판사/4000원) ▨야곱의 우물 표지 이야기 '공의회를 사는 사람들'에서는 경남 밀양에서 주민들과 함께 송전탑 건설 반대운동에 나서고 있는 최민자(아녜스)씨를 만나 밀양의 눈물을 껴안고 사는 이야기를 들었다. '교회와 사회'에서는 올해 UN이 정한 세계 물 협력의 해를 맞아 '물은 사유화할 수 없는 하느님의 선물'을 게재했다.(바오로딸/2800원) ▨참 소중한 당신 각계각층에서 보내온 창간 9주년 축하 및 격려 메시지를 실었다. 만우절로 시작하는 4월을 맞아 '만우절의 단상'을 특집으로 △보고 싶은 거짓말쟁이 어머니 △고맙다, 만우절! △양치기 아저씨 우리 아빠를 소개합니다 △제 야매(?) 선교를 고백합니다 등을 게재했다.(사단법인 미션3000/3500원) 박수정 기자조은일2013.04.02

예수 무덤 성당 지킴이 김상원 신부- 예수 무덤, 깨달음 있다면 무덤 아닌 '부활' 이스라엘 소임 자청, 광야 머물고파 2006녀부터 예루살렘 완덕의 길엔 파격이 없나 보다. 하느님의 거룩한 부르심과 자신을 찾아 이스라엘 땅 유다 광야 길을 걷고 있는 한 수도자가 있다. 그의 수행은 건너뜀도 한눈팔기도 없다. 오직 한 걸음 한 걸음 쉼없는 정진뿐이다. 고(故) 안선호 신부에 이어 한국인 두 번째 예수님 무덤 성당 지킴이로 있는 광야의 수도자 김상원(작은형제회, 예루살렘 성지관구) 신부를 만났다.예루살렘(이스라엘)=리길재기자 teotokos@pbc.co.kr브엘쉐바에서 단까지 이스라엘 전역을 도보 순례한 김상원 신부가 홀로 걸어온 광야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이스라엘 성지 소임을 자청했다고 들었는데요. "1996년 작은형제회에 입회해 종신서원 피정때 이스라엘 성지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광야에 머물고 싶다는 욕심이 컸습니다. 2005년 6월 사제품을 받고, 그해 10월 예루살렘 성지관구 파견을 허락받았습니다. 2006년 6월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베이루트 공항을 폭격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곳에 와 지금껏 살고 있습니다." ▶광야는 어떤 곳입니까. "자신을 가장 잘 들여다 볼 수 있는 곳입니다. 광야는 기도처이며 안식처입니다. 자신을 인식하고 하느님을 느낄 수 있다면 수도자로서 가장 행복한 사람일 것입니다. 사부 프란치스코 성인은 회개 여정에서 이미 하느님을 체험하셨지만, 거기에 만족하지 않고 죽기 직전까지 자신에게 '나는 누구인가'를 질문했습니다. 남들이 가지 않지만 이전 누군가 걸었던 길 위에 서 있을 때, 사방을 둘러봐도 아무도 없고 누울 수 있는 땅 한 평을 마땅하게 찾을 수 없을 때 하느님과 제 자신의 현존을 처절히 느낍니다." ▶광야 도보 순례는 언제부터 했는지요. "성경은 단에서 브에르 세바까지를 이스라엘 땅이라고 경계합니다. 오늘날 헤르몬에서 에일랏까지이죠. 광야 도보 순례는 2007년 9월 시작해 지금까지 총 970km를 걸었습니다. 성지 관구에서는 5주간 소임 봉사를 하면 1주일 동안 쉬는데 이 시간을 이용해 걸었습니다. 일반적으로 44일 정도 소요되는 여정이지만 조금씩 나눠서 걸었기에 대략 13개월이 소요됐고, 일수로는 53일이 걸렸습니다. 덕분에 이스라엘 광야의 사계를 다 체험했죠. 하루 평균 23km 정도 걸었습니다." ▶광야 순례가 말처럼 쉽지 않을 텐데요. "이스라엘 광야는 야고보 사도의 산티아고 순례길과 달리 편의시설이 전혀 없습니다. 더 매력적이죠. 미사도구와 1인용 텐트, 1.5리터 생수 12팩, 약간의 식량을 꾸려 이틀을 걷습니다. 광야는 매우 위험한 곳입니다. 죽을 고비도 여러차례 넘겼습니다. 지진으로 갈라져 끝이 보이지 않는 협곡을 뛰어 넘기도 했고, 줄지어 선 늑대 무리가 탈 없이 지나가기를 숨죽여 엎드려 기도했습니다. 발을 헛디뎌 굴러서 정신을 잃을 때가 있었고, 물이 떨어져 절박감에 허덕이고, 발을 내디딜 수 없는 뜨거운 지열 때문에 이성을 놓을 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광야는 경쟁적이지 않아 좋습니다. 어떤 난관도 걸으면서 다 극복할 수 있습니다. 해뜨기 전 일어나 아침미사를 봉헌하고 출발해 해넘이까지 걷다가 저녁기도하고 자는 것이 하루 일과이지만 결코 피곤하지 않은 것이 광야 생활입니다. 자연이 주는 위로가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 무덤 성당이 소임지인데…. "오늘의 예수님 무덤 성당은 어떤 의미에서 '카오스'입니다. 순례자보다 관광객이 더 많이 드나드는 장소가 됐습니다. 하지만 아귀다툼 속에서도 일치와 조화를 봅니다. 처음엔 이런 모습을 외면하려 했지만 결국 내 모습인 걸 하고 추스릅니다. 무덤 성당은 예수님 부활의 현장입니다. 혼돈 속에서 깨달음이 없으면 아직도 무덤이지만 깨달으면 곧 부활입니다." ▶이스라엘 성지 순례를 제대로 하려면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요. "성지에 대한 역사를 알면 매일 미사가 얼마나 고귀한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지난 800여 년 동안 수많은 프란치스코회 수도자들이 이 성지를 지키기 위해 순교하고 노예살이를 했는지, 또 오늘날 성지관구 수도자들이 예수님께서 그랬던 것처럼 능욕을 당하며 이곳을 지키고 있는지 알면 이스라엘 성지 곳곳에서 거행하는 미사 전례가 얼마나 값지고 감동적인지 느끼게 될 것입니다. 지금도 이곳 수도자들은 일거수 일투족 감시와 통제를 받고 있습니다. 미사 중 무슬림들이 와서 침뱉고 발길질 해도 다 견디며 지켜내고 있는 성지입니다. 이스라엘 성지에서 미사를 봉헌한다는 것은 주권 선포와 같은 행위입니다. 그래서 순례를 오실 때 반드시 성지에 대한 주인의식을 무장해 오시길 당부드립니다. 또 성경이 최고 안내서입니다. 누구에게나 은총의 장소이지만 머물고 쉴 수 있는 여백을 갖고 순례할 것을 당부드립니다."조은일2013.03.27
 죄와 벌](//cpbc.co.kr/CMS/newspaper/2011/07/rc/383956_1.2_titleImage_1.jpg)
[재미있는 가톨릭 교리](8) 죄와 벌일곱 번 죄도 여덟 번 용서하시니우리는 성경에서 끊임없이 잘못을 저지르는 인간의 죄와 그런 인간을 변함없이 용서하시는 하느님 사랑을 만난다. 이는 우리 삶의 역사에서도 재현된다. 창세기 태고사를 중심으로 인간의 죄와 하느님 사랑에 대해 살펴보자. ▶창세기에 나타난 인간의 죄 창세기 3장에 최초의 사람과 그 아내가 저지른 첫 번째 범죄 이야기가 나온다. 사람과 그 아내는 뱀의 유혹에 넘어가 하느님께서 금하신, 선과 악을 알게 하는 나무 열매를 따먹어 결국 에덴동산에서 쫓겨나는 벌을 받는다. 하느님께서 선악과만은 따먹어서는 안 된다고 하신 것은 인간이 무엇이든 자유의지대로 다 할 수 있어도 하느님 명령만큼은 꼭 지켜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창세기 4장에 형 카인이 동생 아벨을 죽인 두 번째 범죄 이야기가 나온다. 형 카인은 하느님께서 양치기인 아벨의 제물을 더 굽어보시자 아벨을 시기하여 살해한다. 그래서 카인은 세상을 떠돌며 헤매는 삶을 벌로 받는다. 하느님은 카인에게 다른 이들의 살해에서 자신의 생명을 보호받을 표를 찍어 주신다. 이 표는 엄청난 죄를 지은 카인을 여전히 돌보시고 보호해 주시는 사랑과 자비, 용서의 표이다. 창세기 11장은 사람들이 "성읍을 세우고 꼭대기가 하늘까지 닿는" 바벨탑을 쌓았다고 이야기한다. 인간이 자신의 한계를 넘어 하느님처럼 되려는 교만한 자세를 가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인류 공동체 전체의 죄상(罪狀)을 말한다. 하느님은 세상에 사람을 만드신 것을 후회하시며 마음 아파하셨고, 홍수로 타락한 인류를 쓸어버리셨다. 또한 그들의 말을 뒤섞어 놓으셨다. 하지만 죄와 벌을 이야기하는 성경 말씀은 언제나 하느님의 자비와 용서를 통해 이뤄지는 구원과 함께 전개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창세기 태고사를 읽을 때 다음과 같은 사실에 유의해야 한다. 첫째, 사실을 있는 그대로 전하는 역사서가 아니라 이스라엘 백성들이 자신들의 죄를 성찰하기 위해 최초의 인간과 인간 공동체가 지은 죄를 설화양식을 빌어 기록했다. 둘째, 인간의 죄를 죄 자체로 이해할 것이 아니라 언제나 하느님 구원과의 상관관계에서 이해해야 한다. 셋째, 태고사 이야기를 잘못 이해하면 마치 인간 죄의 원인이 인간을 창조하신 하느님께 있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지만, 실상 인간 죄의 원인은 인간 자신에게 있다. 인간은 자유롭게 선택하고 실행할 수 있는 능력을 하느님께 부여받았으므로 자신이 저지른 죄에 전적으로 책임을 져야 한다. ▶죄에 대한 가르침 죄는 하느님과 자기 자신은 물론 이웃과 인간 공동체를 거스르는 삼중적 차원을 갖는다. 죄는 우선 원죄와 본죄로 구분한다. 원죄는 최초의 사람과 그 아내가 지은 죄가 인간 본성에 영향을 미쳐 모든 인류에게 전해진 죄라고 이해된다. 반면, 본죄는 자기 자신이 동의해 저지른 죄이다. 아울러 대죄는 인간이 완전한 인식과 자유의지의 동의로 하느님 뜻과 반대되는 중대한 행위를 하는 것이다. 소죄는 일반적으로 하느님 법에 대한 불완전한 인식이나 불완전한 동의로 불순종한 것이다. 이웃에게 돌이킬 수 없는 잘못을 저지르고, 하느님을 배반한 대죄를 범한 사람은 고해성사 때 자세히 고백해야 한다. 대죄를 용서받으려면 반드시 고해성사를 봐야 한다. 하지만 소죄는 하느님 은총을 잃지 않을 정도의 죄, 즉 용서받을 수 있는 가벼운 죄이므로 반드시 고백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참회나 영성체로도 용서받을 수 있다. ▶인간의 회개와 하느님 은총 인간은 누구나 잘못을 저지르고 죄를 지으며 살아간다. 그러나 죽을죄를 범한 경우라도 '회개'한다면 다시금 하느님과 올바른 관계를 맺을 수 있다. 회개란 하느님과 그분 뜻에서 벗어나 살던 사람이 죄를 뉘우치고 하느님께 돌아가는 행위다. 인간 영육의 차원, 내외적 차원 모두를 포함하는 전인격적이고 전존재적 행위다. 그런데 인간이 회개하려면 먼저 하느님 은총이 필요하기에 용서를 청할 때 회개의 은총도 함께 청해야 한다. 회개는 하느님 선물이다. 이 선물은 하느님 은총을 받을 준비가 돼 있는, 그분 은총에 마음이 열려 있는 이들에게만 주어진다. 인간은 죄를 지었더라도 다시금 회개하는 삶을 통해 참생명의 삶을 누릴 수 있다. 제공=서울대교구 사목국 조은일2011.07.19
![[재미있는 가톨릭 교리 ] (7) 하느님의 창조](//cpbc.co.kr/CMS/newspaper/2011/07/rc/383176_1.1_titleImage_1.jpg)
[재미있는 가톨릭 교리 ] (7) 하느님의 창조손수 만드신 것이 참 좋았다. ▶창조 이야기의 형성과 기록 과정 한처음에 하느님께서 세상과 인간을 창조하셨다는 사실은 오랜 시간 입에서 입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 백성은 하느님의 창조 사건과 창조 전승을 당시 근동에서 회자되던 설화 내지 신화를 빌어 기록했다. 여기서 우리는 두 가지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첫째, 이스라엘 백성이 창조 이야기를 설화 양식을 빌려 기록했다고 해서 사실이 아닌 허구라고 말할 수 없다. 둘째, 설화가 객관적 사실에 기반을 두고 있지만 역사의 사실을 있는 그대로 쓴 것은 아니기에 창조 이야기에 표현된 그대로 하느님께서 우주 만물을 창조하셨다고 생각해서도 안 된다. 이스라엘 백성은 하느님께서 세상과 인간을 창조하신 이야기를 과학적으로 기술하지 않고, 창조주 하느님에 대한 그들의 인식과 체험을 기초로 기록했다. 이는 이스라엘 백성이 하느님의 창조 업적을 기리기 위해 쓴 찬미 노래이며, 그들의 믿음을 담은 신앙 고백이다. ▶창세기 1~2장에 나타난 하느님의 창조 1우주 만물의 창조주 하느님 "한처음에 하느님께서 하늘과 땅을 창조하셨다"(창세 1,1)고 선포하면서, 이스라엘의 하느님께서 바로 우주 만물을 지어내신 창조주 하느님이라고 고백한다. 2무(無)로부터 창조 "땅은 아직 꼴을 갖추지 못하고 비어 있었는데, 어둠이 심연을 덮고 하느님의 영이 그 물 위를 감돌고 있었다"(창세 1,2)는 말씀에서 드러나듯 하느님께서는 무(無)에서 세상과 인간을 창조하셨다. 3말씀으로 창조 하느님께서는 하늘과 땅을 말씀으로 창조하셨다. 이는 창조주 하느님의 주권을 여실히 드러낸다. 4사람을 하느님 모상(模像)으로 창조 창조 이야기가 기록될 당시 이스라엘 백성들은 임금만이 하느님을 닮은 모상이라 여겼기에, 모든 인간이 하느님을 닮은 모상이라는 성경 말씀은 놀랍기 그지없는 것이었다. 5강복과 사명 부여 하느님께서는 사람을 창조하신 다음 "그들에게 복을 내리며 말씀하셨다.'자식을 많이 낳고 번성하여 땅을 가득 채우고 지배하여라. 그리고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땅을 기어 다니는 온갖 생물을 다스려라'"(창세 1,28). 하느님은 사람에게 다른 모든 창조물을 다스릴 권한을 부여하셨다. 하지만 이는 우리 마음대로 자연을 파괴하거나 착취하라는 뜻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인간과 세상을 사랑으로 보살피듯 자연을 잘 가꾸고 돌보라는 말씀이다. 6하느님 보시기에 좋았던 세상 하느님께서는 세상과 사람을 창조하신 후 손수 만드신 모든 것을 보면서 참 좋게 여기셨다. 창조 이야기는 "하느님께서 보시니 손수 만드신 모든 것이 참 좋았다"(창세 1,31)는 사실을 강조한다. 7쉼으로 마무리 "하느님께서는 하시던 일을 이렛날에 다 이루셨다. 그분께서는 하시던 일을 모두 마치시고 이렛날에 쉬셨다"(창세 2,2). 일곱째 날은 하느님께서 세상과 인간의 창조를 완성하신 날이며 쉬신 날이다. 전례적으로는 이렛날인 주일이 하느님을 경배하고 흠숭하는 거룩한 날이어야 한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창조와 진화에 대한 올바른 이해 세상과 인간의 기원에 관한 논쟁은 흔히 창조론과 진화론 논쟁으로 대변된다. 하지만 우리는 창세기의 창조 이야기를 이해할 때 두 가지 사실을 염두에 둬야 한다. 첫째, 창조 이야기는 과학적 차원에서 기술한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우주 만물과 인간의 창조주라는 신앙의 진리를 전하려고 기록했다는 사실이다. 둘째, 이스라엘 백성들은 '한처음의 창조'라는 과거 사실 자체를 전하기보다 '이집트 탈출'을 통해 하느님의 구원을 체험하고 시나이 산에서 하느님과 계약을 맺은 백성으로서 살아가는 현재를 '창조'라는 과거 역사에 비춰 성찰하면서 현재 역사의 올바른 의미를 밝히기 위해 창조 이야기를 기록했다는 사실이다. ▶창조된 인간 하느님의 창조물 중 으뜸이 바로 사람이다. 사람은 하느님의 모상대로 창조됐고, 하느님, 자연, 동료 인간과 관계를 맺고 노동을 하면서 살아간다. 1)하느님 모상(模像, Imago Dei)으로 창조된 존재 인간은 하느님과 비슷한 모습, 곧 하느님의 모상으로 창조됐다. 이에 인간은 고유성, 유일성, 불가침의 인격성, 평등성을 갖는다. 2)하느님, 동료 인간, 자연과 관계 속에 살아가는 존재 성경은 하느님과 비슷한 모습으로, 남자와 여자로, 세상 만물을 다스리는 존재로 창조된 인간이 하느님, 자연, 동료 인간과 협력자 관계를 맺으며 살아간다고 말한다. 이처럼 인간은 공동체 안에서 태어나고 성장하며 완성되는 존재인 것이다. 3)노동하는 존재 하느님은 인간에게 에덴동산을 돌보는 노동 사명을 맡기셨다. 인간은 자기가 맡은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는 노동을 통해 하느님의 창조 사업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협력한다. 제공=서울대교구 사목국조은일2011.07.12
가톨릭 여성 운동 공동체 20돌 맞아 새 세상을 여는 천주교 여성 공동체, 17일 기념미사 새 세상을 여는 천주교 여성공동체(공동대표 김진희ㆍ최금자, 이하 천여공)는 17일 오후 7시 서울 마포구 예수회센터에서 설립 20주년 기념미사를 봉헌한다. 천여공은 1993년 노동ㆍ빈민ㆍ환경 등 다양한 사회운동에 참여했던 가톨릭 여성 활동가들이 설립한 단체다. 여성신학을 알리고 교회 안팎에서 여성운동을 활발히 전개하며 교회와 사회 안에서 '여성 제자직'을 실천해왔다. 설립 초기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에 가입,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를 위한 모금 캠페인에 참여했고 여성신학을 교육하고 여성들의 영적 성장을 위한 대중강좌를 시작했다. 여성의 관점에서 성경을 읽고 연구한 교육자료 「왜 그 여자와 이야기하십니까」를 발간하기도 했다. 또 1995년 가톨릭 여성신자 1000명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설문조사를 시행, 가톨릭교회 내 여성사목의 현황과 실태를 분석한 '한국 천주교 여성신자 실태 및 의식조사 보고서'를 발간했고, 1996년에는 가톨릭 여성단체들이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인 '가톨릭 여성 한마당'을 개최했다. 부설기관으로 천주교 성폭력 상담소, 미리암 이주여성상담소, 미리암 이주여성센터, 가톨릭 여성의 전화 등을 운영하며 어려움을 겪는 여성들을 돕는 데에도 앞장섰다. 한편 천여공은 설립 20주년 기념미사에 앞서 13일 오후 3시 서울 마포구 가톨릭청년회관에서 '한국 천주교 여성운동,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한다. 막달레나공동체ㆍ한국가톨릭여성연구원ㆍ한국천주교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와 공동으로 주최하는 이날 심포지엄은 1990년대 이후 교회와 사회에서의 여성 제자직을 성찰하고 전망하는 자리다. 공동 주최하는 각 여성단체가 걸어온 길을 살펴보며 한국 천주교 여성의 현실을 진단하고, 한국 천주교 여성운동의 현황을 바탕으로 나아갈 길을 모색한다. 문의 : 02-747-2442, 천여공 박수정 기자 catherine@pbc.co.kr조은일2013.04.09

전쟁 위협에도 ‘성체 성혈 신심’으로 지켜낸 알프스 계곡의 순례지[중세 전문가의 간김에 순례] 90. 스위스 뮈스테어 장크트 요한 베네딕도회 수녀원 뮈스테어 계곡의 장크트 요한 베네딕도회 수녀원. 뒤로 해발 2882m의 피츠 라트가 솟아 있다. 8세기 카롤루스 왕조 시대에 세워졌으며, 왼쪽의 작은 독립 건물이 약 785년 건립된 성 십자가 소성당이다. 오른쪽 흰색 성곽 모양 건물은 958~960년경 세워진 플란타 탑으로, 알프스에서 가장 오래된 주거·방어탑 중 하나다. 1499년 칼벤 전투 후 플란타 아빠티사가 개축했으며, 현재 박물관으로 쓰고 있다. 1983년 유네스코 세계 유산에 등재됐다. 알프스의 수도원은 때로 너무 고요해 그 자리에 얼마나 많은 역동적 역사가 서려 있는지 모르고 지나치기 쉽습니다. 스위스 동쪽 끝 마을 뮈스테어의 장크트 요한 베네딕도회 수녀원도 그렇습니다. 한 번쯤 달력 사진에서 본 수녀원이지요. 뮈스테어를 찾아가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취리히에서 기차를 여러 차례 갈아탄 뒤 체르네츠에서 노란 우편 버스에 올라 해발 2149m의 푸오른 고개를 넘어야 비로소 뮈스테어 계곡에 다다릅니다. 이곳은 말도 조금 다릅니다. 로마 제국 시기 알프스 지역에 전해진 구어 라틴어가 토착어와 섞이며 형성된 로망슈어를 쓰는데, 프랑스어와 이탈리아어의 먼 친척쯤 되는 말입니다. 이런 외진 곳을 굳이 가야 하나 싶지만, 계곡에 들어서면 천 년 넘게 순례자의 발길을 붙잡아온 이유를 이내 알게 됩니다. 계곡 끝에서 몇 킬로미터만 더 가면 이탈리아 남티롤로 이어지는데, 스위스와 이탈리아를 오갈 때 들를 만한 곳입니다. 수녀원 성당 주 제대와 세 개의 후진. 9세기 카롤루스 왕조 시대 벽화 위에 12세기 로마네스크 회화가 일부 겹쳐 있다. 중앙 후진에는 그리스도의 현현과 성 요한 세례자의 탄생·순교 이야기, 왼쪽 후진에는 성 베드로·바오로 사도, 오른쪽 후진에는 성 스테파노와 관련된 장면들이 펼쳐져 있다. 교역 중심지에서 깊은 영적 쇄신 공간으로 뮈스테어 수녀원은 알프스의 눈보라 속에서 탄생한 베네딕도회 수도원에서 출발했습니다. 774년 이탈리아의 랑고바르드 왕국을 정복한 카롤루스 대제는 북쪽으로 돌아가던 길에 해발 2501m의 움브라일 고개에서 거센 눈보라를 만났습니다. 그는 무사히 산을 넘게 해주신다면 수도원을 세우겠다고 하느님께 서원했고, 산을 넘은 뒤 약속대로 이곳에 수도원을 세웠다고 합니다. 중세 초기 수도원은 왕권과 긴밀한 관계였습니다. 특히 카롤루스 시대의 수도원은 단순히 수도자들이 기도하는 공간만이 아니라, 복음 전파와 교육, 농업 개척, 필사와 지식 보존, 그리고 광대한 왕국을 관리하는 행정 거점이었습니다. 뮈스테어 수도원도 쿠어 주교 관할 아래 이러한 역할을 맡았는데, 라인강 유역과 이탈리아 남티롤 등을 잇는 교역로와도 가까워 기도의 집이자 고갯길을 넘는 이들의 쉼터, 교역의 중심지였죠. 10~12세기에 들어 카롤루스 왕국의 통합력이 약해지고 지역 귀족과 주교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수도원의 역할도 변했습니다. 동시에 교회 개혁 운동과 함께 더욱 깊은 기도와 영적 쇄신을 추구하는 수도 생활이 널리 퍼졌습니다. 이러한 시대 흐름 속에서 뮈스테어도 변모했습니다. 12세기경 제작된 종에 새겨진 “감미로운 소리가 나면 경건한 자매들이 모여들리라”라는 문구로 보아, 그 무렵 수녀원으로 탈바꿈한 것 같습니다. 중앙 후진과 북쪽 후진 사이의 벽면에 그려진 성체 성혈 기적(1597). 13세기 하엥가딘 출신의 기사 딸인 아녜스 수녀가 겪은 성체 성혈 기적을 그림으로 옮겼다. 수녀들의 성 목요일 영성체, 성체 성혈 기적, 아녜스 수녀의 회개와 고백, 성체 성혈 공경 장면을 볼 수 있다. 성경 속 구원의 서사 담긴 벽화 체르네츠에서 출발한 우편 버스가 마을에 다다르면 그라우뷘덴 특유의 전통 가옥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두꺼운 벽과 깊은 창, 주거와 축사를 한데 묶은 구조는 긴 겨울을 견뎌온 산악 생활의 흔적입니다. 회벽을 긁어 무늬를 낸 스그라피토 문양과 로망슈어 문구, 국경 너머로 이어지는 길은 이곳이 오래전부터 사람과 언어, 문화가 오가던 알프스의 경계였음을 보여줍니다. 수녀원은 마을 한가운데 자리합니다. 흰 벽의 건물, 안뜰, 플란타 탑이 차례로 눈에 들어옵니다. 탑 옆에는 쿠어 주교의 별궁으로 사용되던 건물이 있습니다. 이런 복합 단지 모습은 중세 수도원이 지역 교회와 긴밀히 연결되어 있었음을 드러냅니다. 성당 안으로 들어서면 9세기 카롤루스 시대의 벽화가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다윗 이야기부터 그리스도의 탄생과 수난, 부활과 승천까지 성경의 구원 역사가 벽면을 따라 펼쳐집니다. 글을 읽기 어려웠던 중세 사람들에게 이 벽화는 돌과 회벽 위에 펼쳐진 성경책이었습니다. 성 십자가 소성당. 785~788년경 건립된 카롤루스 왕조 시대 2층 구조의 건물로 수도원 성당처럼 세 개의 말굽형 후진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펼쳐져 클로버잎 같은 독특한 평면을 지녔다. 초창기 수도원의 장례용으로 사용했던 공간으로 추정된다. 살과 피로 변한 ‘성체 성혈의 기적’ 주 제대 주변은 9세기 벽화 위로 12세기 로마네스크 회화가 겹쳐, 1000년이 넘는 신앙의 시간이 켜켜이 쌓여있습니다. 중앙 후진과 북쪽 후진 사이에는 뮈스테어를 중세 순례지로 만든 성체 성혈 기적의 벽화도 보입니다. 15세기 필사본 「기적의 성체 이야기」에 따르면, 13세기 초 아녜스 수녀가 성 목요일 영성체 때 양심의 가책을 느껴 성체를 삼키지 못하고 베일 속에 간직했는데, 이후 성체가 살과 피의 모습으로 변했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가 퍼지면서 뮈스테어로 순례자들이 모여들었고, 성체 성혈 공경은 수녀원의 중요한 영적 전통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성체 성혈 신심은 격변의 시대를 건너는 신앙의 버팀목이었습니다. 15세기 말, 알프스 길목을 두고 합스부르크 왕가와 자치권을 지키려는 그라우뷘덴 산악 공동체가 충돌해 전쟁이 벌어졌습니다. 수도원이 불타고 수녀들은 메라노로 피난을 떠나야 했지만, 이내 돌아와 무너진 수녀원을 다시 세우고 기도의 삶을 이어 갔습니다. 종교개혁으로 주변 마을이 신교로 돌아섰을 때도 뮈스테어는 그대로 가톨릭 신앙을 지켰습니다. 1799년 프랑스군이 수도원을 약탈한 뒤 성체 성혈 유물은 사라졌습니다만, 신심은 사그라지지 않았습니다. 현대에도 두 번의 세계 대전 중 국경의 주인이 바뀌고, 수녀원 문턱까지 군대가 오갔지만, 안에서는 같은 시간에 종이 울리고 기도 소리가 낭랑히 들려왔습니다. 뮈스테어는 카롤루스 시대 수도원의 전통을 여성 베네딕도 공동체가 이어받은 드문 사례입니다. 하지만 이는 예외라기보다 중세에 성장하던 여성 수도 생활의 흐름과 맞닿아 있습니다. 당시 수녀원은 귀족 여성들이 신앙과 교육·문화를 펼치는 공간이었고, 수녀원장인 아빠티사도 지역 사회에 영향력이 컸습니다. 그러나 이곳의 신앙을 지켜온 힘은 세속적 영향력이 아니라, 수백 년간 같은 자리를 지키며 기도해 온 여성들의 작고 끈질긴 충실함이었습니다. 이곳의 고요함에서 하느님의 평화를 느끼는 건 그 때문일 겁니다. <순례 팁> ※ 스위스 체르네츠 역, 이탈리아 말스 역에서 매시간 우편 버스 811번 운행(각각 1시간, 25분 소요). ※ 수녀원 성당 미사: 주일 및 대축일 9:30, 평일 7:30. 수도원 성당과 박물관 가이드 투어(6월 말~11월 초), 수녀원 게스트하우스 숙박 가능. ※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이 마련한 2026·2027 유럽 수도원 성지 순례. 문의 및 신청: 분도출판사, 010-5577-3605(문자) 차윤석 cpbc2026.09.16

성경 품고 청년들과 동행한 착한 목자, 주교로 부르심 받다최광희 신임 주교 삶과 신앙서울대교구의 새 보좌 주교로 임명된 최광희 신임 주교는 청년 사목·성서 사도직·문화 홍보 등 여러 분야에서 경험을 쌓아온 인물이다. 최 주교 곁에서 동고동락한 이들은 한결같이 그가 배려심 깊고, 늘 경청하는 사제라고 입을 모은다. 사제 성소의 못자리였던 서울 목5동본당 공동체에서 성소의 싹을 틔웠고, 젊은이들의 사제로 동반했다. 최광희 주교의 어린 시절. 복사단과 성소 전주 숲정이에서 영세 후 복사로 활동 목5동본당에서 사제의 꿈 키워 2004년 사제품 받아 경청과 배려의 아이콘 학생 때부터 따뜻하고 자상 다정다감한 성품에 늘 먼저 다가가 청년들과 활발한 대화 통해 소통·사목 청년·성경·문화홍보 사도직 분야에서 7년간 성서모임 청년들과 동행 문화홍보국장 역할 충실히 다양한 경험 갖춘 사목자 “먹이고 재우고 입혔을 뿐입니다. 돌이켜보면 신학교와 교구·교회가 사람을 키운 것이지 제가 아버지로서 어떤 영향을 끼친 것은 없습니다. 교회 어른들이 잘 지도해주셨지요. 성당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삶 안에서 사제로 길러진 것입니다.” 최광희 주교의 아버지 최동준(보나벤투라, 77)씨는 아들의 주교 임명 소식에 “축하 인사를 받아도 제가 한 일이 없어 송구스러울 따름”이라며 말을 아꼈다. 최 주교는 1977년 1남 1녀 중 장남으로 서울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직장 관계로 초등학교 3학년 때 전주교구 숲정이성당에서 세례를 받고 첫영성체를 한 뒤 복사단 활동으로 신앙을 키웠다. 이듬해 인천으로 이주했다가 초등학교 5학년 때 다시 서울로 돌아와 목5동에 정착했다. 최 주교에게 목5동본당은 성소의 뿌리이자 신앙의 터전이었다. 초대 주임 고 박노헌 신부의 영향을 받아 사제 성소의 꿈을 키웠고, 고등학교 진학 후 예비 신학생 모임에 참여했다. 2002년 3월, 시종직 후 청년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최광희 신학생. 서울대교구 홍보위원회 제공 1999년 강원도 고성에서 군 생활 시절. 서울대교구 홍보위원회 제공 2004년 7월 2일 사제서품식 후 아버지(최동준 보나벤투라)와 어머니(이연복 데레사), 여동생(최현주 엘리사벳)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서울대교구 홍보위원회 제공 아버지 최씨는 “유년 시절부터 어른스럽다는 말을 자주 들었다”고 했다. 그는 아들을 산과 바다에 자주 데려갔다. 최씨는 “다섯 살 무렵 동해안에 눈이 내려 버스를 타고 무작정 경포대 백사장을 찾아가 아이를 풀어놨는데, 모래가 아닌 눈으로 덮인 해변에서 바다를 향해 두 팔을 벌리고 뛰어가던 아들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6학년 때에는 미국에 거주하던 큰아버지와 함께 미국 동서부 공원을 여행했고, 중학교 3학년 때에는 어머니 이연복(아기 예수의 데레사, 72)씨와 함께 유럽 배낭여행을 했다. 어린 시절의 이러한 경험은 그의 시야를 넓히고 감수성을 키우는 계기가 되었다. 아버지는 “드넓은 대자연을 직접 보고 경험한 일들이 사제성소를 선택하는 데 분명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주교는 2004년 7월 2일 사제품을 받았으며, 수품 성구로 ‘내가 너와 함께 있겠다’(탈출 3,12)를 택했다. 그는 수품 성구처럼 항상 경청하는 자세로 신자들에게 다가갔고, 배려는 그의 삶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 2004년 7월 2일 사제품을 받은 후 출신 본당인 목5동성당에서 첫 미사를 봉헌하고 있다. 서울대교구 홍보위원회 제공 2004년 7월 2일 사제품을 받은 최광희 신부. 서울대교구 홍보위원회 제공 목5동본당 출신 후배 사제로 함께 생활한 박민우(교구 사목국 노인사목팀 담당) 신부는 “중고등부 시절부터 지금까지 늘 한결같이 따뜻하고 자상한 모습이었다”며 “훤칠한 인물에 다정다감한 성격으로 남녀노소 모두에게 인기가 많았다”고 밝혔다. 이어 “고민이 있을 때마다 가장 먼저 전화하던 든든한 선배였는데, 앞으로도 특히 젊은 사제들의 마음을 잘 읽어주시는 사제들의 아버지(주교)가 되어주시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사제수품 동기인 은성제(교구 청소년국 가톨릭청소년이동쉼터 서울A지T 소장) 신부는 “최 주교님은 저와 청소년·청년 사목관에 있어 비슷한 점이 많아 대화도 많이 나눴는데, 늘 청년들과의 면담 스케줄이 꽉 차 있었을 정도로 젊은이들과 동반해온 분”이라며 “사목하다 보면화가 날 수 있는 일이 생겨도 인내심이 얼마나 깊은지 청년들 사이 ‘배려의 아이콘’으로 불렸다”고 전했다. 21년간 사제생활 중 최 주교가 가장 오래 몸담은 곳은 가톨릭청년성서모임이었다. 교황청립 그레고리오대학교에서 성서신학 석사학위를 받고 귀국한 최 주교는 7년 동안 성서모임 청년들에게 말씀의 힘을 전하는 데 열정을 쏟았고, 젊은이들이 성경 그룹공부와 연수를 통해 느끼는 하느님 체험의 감동에 동반하며 성서 사도직 활성화에 헌신했다. 2020년에는 세계 각지에 사는 한인과 교포 청년들을 위한 첫 영문판 성경 공부용 교재도 출간하기도 했다. 가톨릭청년성서모임에서 찬양부 활동을 했던 고수미(클라라, 37)씨는 “연습 때 찾아와 불편한 점은 없는지 물어봐 주기도 하고, 고충이 있을 때엔 면담을 통해 들어주는 사제셨다”며 “늘 사려 깊고 청년들을 잘 챙겨주신 신부님으로 기억한다”고 했다. 가톨릭청년성서모임 미사 중 성체가 쏟아졌는데, 한치의 망설임 없이 휴지로 먼지 섞인 성체를 다 모은 후 주저하지 않고 받아 모셔 곁에 있던 사제들을 놀라게 한 일화도 전해진다. 선배·동기 사제들과 함께 하고 있는 최광희 신부(맨 오른쪽). 앞줄 가운데는 당시 신부였던 유경촌 주교. 최 주교는 2023년부터 교구 문화홍보국장을 지내며 가톨릭커뮤니케이션협회 담당 사제로 활동, 언론·방송·출판 등 커뮤니케이션 관련 일을 하는 신자들과도 교류해왔다. 가톨릭커뮤니케이션협회 강무성(티모테오) 회장은 “최근 협회 주관으로 열린 제25회 가톨릭 포럼 ‘다시 쓰는 민주주의’가 늦게 끝나 장내를 정리하고 있는데, 최 주교님은 그 순간에도 앞서 질의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활동가들의 이야기를 다 들어주며 대화하고 계셨다”고 했다. 이어 “이들과 대화하는 최 주교님을 보며 가톨릭교회는 이런 모습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잠시 후 기념촬영 때 전장연 활동가들이 어색하게 서 있자, 같이 사진을 찍자고 손을 잡아 앞자리에 세우며 세심히 챙기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고 털어놨다. 교구 문화홍보국 차장 박우준 신부는 “최 주교님은 문화홍보국장으로 일하면서 직원들을 기능적으로 대하지 않고, 동반자로 여기며 각자의 사정과 이야기를 늘 경청해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경청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각자 상황에 맞게 마음을 써주셨기에 많은 청년이 애정을 갖고 주교님을 많이 찾아왔다”면서 “청년들과 소통해온 주교님의 경험이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 준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최 주교는 인스타그램에 날마다 성화와 복음 묵상글을 올린다. 그리고 주교 임명 당일인 8일 처음 자신의 사진과 함께 주교 임명 축하식에서 발표한 소감문을 게재했다. “부족한 저를 위해 기도를 청한다”고 밝혔고, 축하 댓글이 이어졌다. “책임과 권한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자신의 권한과 책임을 망각하기 쉬움을 생각해봅니다. 자신의 권한에는 매우 넓은 아량을 베풀고 자신의 책임에는 매우 협소한 기준을 적용하기가 쉽지요. 잘못을 인정하는 거에는 인색해지고 책임을 전가하는 것에는 지혜로워지기가 쉽지요. 다른 사람들에게 무거운 짐들을 지워놓고 자신은 그 압박에서 슬그머니 빠져나와 버리기도 쉽습니다. (···) 생명의 길, 내적인 기쁨과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는 축복의 길을 걸어가는 사람들임을 다시금 되새깁니다. 감사의 마음으로 두 손 모아 기도를 올립니다. ‘파견된 이는 파견한 이보다 높지 않다.’(요한 13,17)” - 5월 14일 레오 14세 교황 선출 후 올린 최광희 주교의 글 중에서 - 이지혜·박예슬 기자이지혜2025.07.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