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목일기] 형제들이 오순도순 모여 사는 곳!](//cpbc.co.kr/CMS/newspaper/2010/12/rc/359973_1.1_titleImage_1.jpg)
[사목일기] 형제들이 오순도순 모여 사는 곳!김민호 신부(수원교구 가남본당 주임)"여보세요? 저 △△반장 ○○○인데요, 오늘 저희 반모임에 신부님을 모시고 싶어서요. 와 주실 수 있으시죠?" "예, 곧 가겠습니다." 어느 반장님께서 반모임에 초대하는 전화였다. 내가 사목하는 가남본당은 시골 본당이기 때문에 신부가 직접 소공동체 모임에 참석해 격려해주기를 원하는 반이 많다. 그래서 특별한 일이 없으면 반모임에 꼭 참석하려고 노력한다. 반장님께서 초대를 해주셨는데 아무 옷이나 입고 갈 수 없어 정장 차림을 하고 반모임이 열리는 곳으로 갔다. 모임 장소에 도착해보니 어르신 6~7분이 모여서 준비를 하고 계셨다. 허리가 구부정한 할머니, 귀가 어두워서 잘 들리지 않는 할아버지, 다리가 불편하셔서 걷기조차 힘드신 어르신들…. 내가 봐도 참 이분들 정성이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반모임을 하는데 그 깨알 같은 성경 구절을 한 소절이라도 읽으려고 애쓰시는 어느 할머니 모습이 짠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또 한 분 한 분의 정성어린 자유기도를 들을 때마다 마치 하늘나라에 온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자신이 살아온 시간을 함께 나누는 시간, 어르신 중 한 분이 "내 나이 80에 이렇게 건강하게 걸어 다닐 수 있는 것이 바로 하느님 은총"이라며 앞으로 걸어 다닐 수 있을 때까지 남을 위해 봉사하겠다고 하셨다. 그 어르신의 소박한 고백에 참석한 모든 분께서 큰 박수로 격려를 해주셨다. 당신 몸을 추스르기도 어려우실 텐데 이웃을 생각하는 마음이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었다. 뒤이어 모든 사람이 삶을 나누고 다 함께 기도하면서 귀중한 시간을 마칠 수 있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다과 시간, 아마 어르신들께서 이 시간을 제일 기다리셨던 것 같다. 어디서 가져왔는지 한 상 가득 과일과 음료, 약간의 주류들이 곁들여져서 마치 성대한 잔치에 참여한 기분이었다. 음식을 함께 나누면서 자연스럽게 각 가정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게 되고, 서로 어려움도 이야기하면서 나는 '사랑하는 우리 신자들이 이렇게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데, 사제인 나는 너무나 편안하게 지내고 있는 것은 아닌가?'하고 반성하게 됐다. 신자들이 진정으로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부분에서 어려움을 하소연하고 있는지, 사목자로서 그들의 가려운 부분 또 힘든 부분을 도와줄 수 있는 진정한 목자가 될 것을 다시 한 번 다짐해본다.조은일2010.12.07

‘나의 신앙 이야기’로 복음 전하자 주교회의 복음선교위원장 장신호 주교 전교의 달 특별 담화 주교회의 복음선교위원회 위원장 장신호 주교는 10월 ‘전교의 달’을 맞아 특별 담화를 발표하고, “우리 모두 선교하는 제자로서 하느님 체험의 기쁨과 감사가 담긴 ‘나의 신앙 이야기’로 이웃에게 하느님을 전하자”고 당부했다. 장 주교는 ‘하느님과 기쁘게 살아가는 나의 신앙 이야기로 하느님을 전합시다’란 주제 담화에서 “1926년 비오 11세 교황께서 선교가 모든 그리스도인의 소명임을 일깨우시고자 전교 주일을 제정하셨고, 올해 우리는 제100차 전교 주일을 맞았다”며 “이렇게 뜻깊은 2026년 10월 전교의 달을 맞아, ‘나의 신앙 이야기’를 써 나가며, 우리 모두 복음의 사도가 되자”고 말했다. 장 주교는 “시노달리타스와 시노드적 회심을 실천하는 이유와 목적은 우리가 모두 ‘선교하는 제자들의 백성’이 되는 것”이라며 “주일 미사의 말씀과 성찬의 두 식탁에 참여한 신자들은 강복과 파견을 받아, 삶에서 신자로서 그리스도의 사제직·왕직·예언자직을 더욱 힘차게 수행하며 살아가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성모님께서는 선교하는 제자들과 선교사들의 본보기”라며 “성령의 힘으로 예수님을 잉태하신 성모님께서는 서둘러 길을 떠나 예수님을 전하러 가셨듯이, 선교의 기쁨은 자신의 영광이 아니라 하느님 찬송”이라고 강조했다. 장 주교는 또 “우리도 선교에 앞서, 저마다의 삶에서 얻은 하느님 체험을 바탕으로 ‘나의 신앙 이야기’를 쓰면 좋겠다”며 “먼저 중심이 되는 ‘하느님 체험’ 이야기를 쓸 때는 자신을 주인공으로 하기보다 하느님을 주인공으로 묘사하고, 하느님을 체험하기 전 자신의 삶과 체험 후의 변화를 써 두면 하느님께서 베풀어 주신 놀라운 일들을 기억하기도 좋고, 이웃에게 전하기도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와 각 교구대회 동안 이루어지는 홈스테이와 본당의 날 등에서 ‘개인 성경 구절’과 ‘나의 신앙 이야기’를 나누며, 하느님을 모시고 사는 기쁨을 서로 증언하자”며 “점점 더 많은 이들이 하느님의 사랑을 체험하고 나누는 가운데, 함께 걸어가는 시노드 여정의 발걸음은 한결 가벼워지고 온 교회에 기쁨이 충만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현민 기자 memo@cpbc.co.kr장현민2026.10.06

생명윤리 궁금증, 교회 가르침 한눈에서울 생명위, 혼인·보조생식술 등 담은 교육 영상 13편 공개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가 9월 11일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 한 ‘가톨릭 생명윤리 교육 영상’ 스틸컷. 서울 생명위 제공 가톨릭교회는 수정 순간부터 인간 생명으로 존중해야 한다고 가르친다. 그렇다면 보조생식술을 해도 될까? 요즘 줄기세포시술이 유행이라는데, 교회는 어떻게 바라볼까. 신자들이라면 누구나 궁금해할 만한, 그러나 주변에 쉽게 묻기 힘든 삶과 밀접한 교회의 생명 가르침을 한눈에 정리한 교육 영상이 나왔다.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는 9월 11일 혼인의 의미, 배아·태아의 존엄성, 보조생식술, 줄기세포, 젠더 문제 등을 다룬 ‘가톨릭 생명윤리 교육 영상’ 13편을 생명위 유튜브 채널에 게재했다. 인간 존엄의 근본 원리부터 다양한 생명윤리 이슈를 다루면서, 신자들이 생명에 관한 교회 가르침을 더욱 깊이 이해하고 삶 안에서 실천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생명위는 교육 영상 제작의 배경으로 ‘인간 생명이 경시되는 사회 현실’을 꼽았다. 생명위는 “2019년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처벌조항에 대한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태아의 생명권과 여성의 권리를 함께 보호할 입법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인공 생식 기술과 유전자 편집 등 날로 발전하는 과학기술이 던지는 새로운 물음에 신자들이 교회 가르침을 분명하고도 알기 쉽게 만날 수 있는 통로가 절실해졌다”고 밝혔다. 제작에는 cpbc 가톨릭평화방송이 참여했다. 교육 영상에는 창세기 등 성경 말씀과 역대 교황들의 가르침이 담겼다. 김수환 추기경의 전언과 서울대교구장의 생명 수호 메시지, 호스피스·완화의료와 조혈모세포·장기기증 등 한국 교회가 오랫동안 이어온 생명 운동 발자취도 함께 담겨 현장감을 더했다. 단순히 금지나 반대에 그치지 않고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낙태 문제에는 태아와 여성을 함께 돌보는 돌봄의 가치를, 인공 생식기술에는 자연주기법과 나프로임신법을, 배아 파괴 연구에는 성체줄기세포와 유도만능줄기세포를, 안락사에는 호스피스·완화의료를 대안으로 안내하며 ‘생명의 문화’ 실천으로 신자들을 초대한다. 생명위는 교육 영상과 연계해 활용할 수 있는 후속 자료도 차례로 선보일 계획이다. 본당과 구역·소공동체 등 신자들의 모임에서 영상을 함께 시청한 뒤 나눌 자료와 함께 중·고등부 교리 교육에 활용할 청소년 교육 자료들이다. 생명위 사무국장 오석준 신부는 “본당 교육과 청소년 사목 현장에서 이 영상과 후속 자료가 폭넓게 활용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박예슬 기자 okkcc8@cpbc.co.kr박예슬2026.09.30
![[가톨릭 문화산책]<1> 묵주기도와 함께하는 가톨릭미술(1)](//cpbc.co.kr/CMS/newspaper/2013/01/rc/438173_1.2_titleImage_1.jpg)
[가톨릭 문화산책] 묵주기도와 함께하는 가톨릭미술(1) 하느님의 부르심에 순종하는 마리아, 인류 구원의 길로 산업화와 정보화 시대를 지나 '문화와 영성의 시대'다. 교회는 따라서 인간 문화를 복음의 빛으로 조명하고 쇄신함으로써 참된 문화를 고양하고자 한다. 새해를 맞아 가톨릭 문화와 영성을 되돌아보는 '가톨릭문화산책'을 기획, 가톨릭 미술과 음악, 영화, 건축 등 네 분야별로 가톨릭 문화의 진수와 그 향기를 풀어놓는다. 작품 : '주님 탄생 예고', 12세기 초, 산 마르코 성당 모자이크 일부, 베네치아 ● 환희의 신비 1단 : 마리아께서 예수님을 잉태하심을 묵상합시다 ● 묵상 단어 : 기쁜 소식, 순종, 만남'주님 탄생 예고'는 가브리엘 천사가 마리아를 방문해 예수를 잉태했음을 알리는 대목을 그린다. 요한 세례자의 탄생을 예고한 지 반년이 되자 가브리엘 천사는 나자렛으로 가서 요셉의 약혼자 마리아에게 '지극히 높으신 분의 아드님'을 낳을 것이고, 그분의 나라는 끝이 없을 것이라고 예고한다. 천사는 마리아에게 아기는 성령이 내려와 잉태될 것이고, 아이를 못 낳는 여자라고 불리던 친척 엘리사벳도 이미 임신한 지 여섯 달이 됐음을 일러줬다. 이에 마리아는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루카 1,38)"하고 대답한다. 마찬가지로 천사는 요셉에게 가서 약혼자가 임신한 것을 알리고, 그에게 "다윗의 자손 요셉아, 두려워하지 말고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여라. 그 몸에 잉태된 아기는 성령으로 말미암은 것이다. 마리아가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예수라고 하여라. 그분께서 당신 백성을 죄에서 구원하실 것이다"(마태 1,20-22)하고 알렸다. 루카 복음서는 갈릴래아 지방 나자렛이라는 고을의 마리아에게 가브리엘 대천사가 나타나 '기쁜 소식'을 알리는 이야기를 기록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주님 탄생 예고' 도상에 나타나는 기본적 세 요소는 천사와 마리아, 마리아를 향해 하늘에서 내려오는 성령의 비둘기다. 그러나 황금색으로 배경을 가득 채운 이 모자이크 작품에서는 성령의 비둘기는 보이지 않고, 하늘의 천사와 우물 가까이에 있는 마리아만이 보인다. #축복을 주는 천사 작품 왼쪽 위에는 하느님의 천사 가브리엘이 표현돼 있다. 천사의 오른손은 전형적인 축복의 동작으로 마리아를 가리키고 있다. 천사는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루카 1,28)하고 말하며, 마리아를 '복된 여인'이라 지칭한다. 오래전부터 전해 내려오는 전승에 따르면, 마리아가 세 살이 돼 젖을 떼자 안나와 요아킴은 제물과 함께 딸 마리아를 성전으로 데리고 가서 다른 동정녀들과 함께 성전에 두고 집으로 돌아왔다고 한다. 마리아는 성전에서 거룩함 속에 착실하게 성장하는데, 천사들 보호 아래서 하느님의 환상을 즐기며 거룩하게 지냈다. 마리아는 동틀 무렵에서 오전 9시 전후까지 기도, 오전 9시부터 오후 2시 내지 3시까지 천 짜는 일, 그 이후부터는 천사가 나타나 음식을 가져다 줄 때까지 쉬지 않고 기도했다고 한다. 마리아는 성전에서 기도하고 말씀 안에서 일하며 살았으며, 이어 요셉의 신부로 혼인 약속을 한다. 이렇게 하느님의 말씀 안에서 성장한 마리아에게 성전에서의 생활은 실로 커다란 하느님 역사를 준비하라는 과정이었을 것임에 틀림없다. #놀란 동정녀 마리아 그림 중앙에는 작은 주전자를 들고 있는 마리아가 있다. 천사의 인사에 마리아는 놀란 표정이다. 처음에는 어디서 들려오는 소리인지 알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마리아는 뒤를 돌아보고서야 비로소 하늘에서 들려오는 천사의 목소리라는 것을 알고 소스라치게 놀란다. 많은 화가는 '주님 탄생 예고' 장면 중 마리아를 표현하는 데 있어, 마리아가 기도하고 있을 때 천사가 알렸다고 간주하고 책과 함께 마리아를 나타내곤 했다. 그래서 미술가들은 시편을 손에 든 마리아를 그렸다. 마리아의 자세는 주님 말씀을 들으며 주님과 교감을 나누는 동작으로 그려졌으며, 무릎 위에는 책이 올려진 것으로 묘사되고 있다. 하지만 성경 본문에는 단지 천사의 인사만이 언급돼 있을 뿐 마리아의 동작 상태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없다. 이 모자이크 작품은 '주님 탄생 예고' 내용을 기도 중인 모습이 아니라 물을 길어 우물로 향하는 모습으로 그려 비잔틴적인 특성을 보인다. 비잔틴 도상의 경우를 보면, 천사는 마리아에게 두 단계로 출현한다. 먼저 천사는 우물에서 물을 길어 올리는 마리아에게 나타나 말하고, 이어 마리아가 집에서 성전을 위해 자색 베일을 짜는 일에 열중하고 있을 때 나타난다. 첫 장면은 동방의 사막 지역에서 물이 갖는 중요성을 드러낸 것이고, 두 번째로 마리아가 자주색 실을 길게 잡고 있는 도상은 새로운 이브의 역할을 암시하는 표현으로, 원죄 후에 실을 짜는 것으로 죄 값을 치르는 운명을 뜻한다. 이 모자이크의 '주님 탄생 예고'는 비잔틴적 전통 도상을 토대로 우물가에서 생각지도 않은 인사와 함께 "두려워하지 마라"(루카 1,28-30)하고 말하는 천사의 목소리를 듣고 나서 놀라고 걱정스러워하는 마리아를 묘사한다. 하지만 마리아는 놀라움과 동시에 경배의 몸짓으로 무릎을 굽히고 있다. 이미 마리아의 머리 위에는 그리스어로 "하느님의 어머니"라고 새겨져 있는 것이 확인된다. #나자렛의 집 루카 복음사가는 '주님 탄생 예고' 이야기의 배경을 갈릴래아의 산들로 둘러싸인 아름다운 작은 고을 나자렛으로 설정한다. 성경 본문에서 "천사가 마리아의 집으로 들어가 말하였다"(루카 1,28)는 문장의 '들어가다'라는 표현은 천사의 움직임을 묘사한 것으로, 마리아가 집 안에 있었다는 사실을 추정하게 한다. 서양에서 '주님 탄생 예고' 도상은 일반적으로 왼쪽에 천사가 있고 오른쪽에 마리아가 있어 양쪽으로 분리되는 장면이 보편적이나, 때로는 마리아 집을 실내나 실외로 설정해 전체적 주제나 분위기를 변화시키는 때도 있다. 실외는 나자렛 고을이나 집 대문 아래를 배경으로 하는 반면에 실내를 배경으로 할 때에는 건축 구조를 두 공간으로 나누기도 했다. 여기서 한 공간은 천상 세계로 천사를 배치하고, 또 다른 공간은 지상 세계로 마리아를 배치하곤 했다. 이 모자이크는 '주님 탄생 예고' 장면을 조금 특별하게 묘사하고 있다. 장면은 실외로 나자렛을 배경으로 하고 있으나, 마을에서 약간 떨어진 곳으로 묘사한다. #작은 주전자 마리아는 손에 이미 물을 담은 듯 손잡이가 달린 작은 주전자를 쥐고 있다. 이 물 주전자는 아주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 둥근 형태의 주전자는 바로 어머니의 자궁을 연상시킨다. 주전자가 물을 담는데 사용되는 것처럼, 마리아도 천사가 전한 "하느님의 아들 예수를 잉태할 것이다"는 말에서 자신의 역할이 무엇인가를 깨닫는다. 마리아는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루카 1,38)하고 말하며, 하느님 말씀에 겸손하게 "예"하고 순종으로 받아들인다. #우물과 녹색 나무 작품 오른쪽에 상당히 단순하게 표현된 우물이 있다. 마을과 좀 떨어져 있는 우물은 집이나 동물들에게 사용할 물을 그곳에서 퍼올리기 위해서 팠다. 따라서 우물은 마을 사람들이 만나는 장소가 되기도 하고, 지나던 길손이 목을 축이기 위해 머물고, 새로운 소식이나 정보를 교환하는 장소가 되기도 한다. 때문에 우물은 서로에 대해 알고 가족 간에 혼인을 성사시킬 수 있는 '만남의 장소'가 되기도 했다. 모세와 그의 아내, 야곱과 라헬, 이사악과 레베카가 혼인했을 때도 우물이라는 장소가 등장한다. 이 작품 역시 우물이라는 장소에서 이뤄지는 마리아와 천사의 만남을 통해 새로운 계약을 성사시키려 한다. 사실 마리아는 요셉과 혼인을 하게 되지만 마리아는 성령으로 말미암아 하느님 아들을 잉태한다. 또 '봉해진 우물'(아가 4,12), '정원의 샘 생수가 솟는 우물'(아가 4,15)이라고도 불리는 마리아는 풍요롭고 순결한 모성을 의미한다. 우물 옆에는 녹색 나무 한 그루가 단단하게 우뚝 솟아 있다. 시들지 않은 이 나무는 에덴동산의 생명나무를 연상케 하는 것으로, '영원한 생명'을 상징한다. 하와는 하느님께서 따먹지 말라는 생명나무 선악과를 따먹어 하느님 뜻을 거역했고, 마리아는 하느님 뜻을 전하는 천사의 말에 그대로 순종한다. 하와는 하느님 말씀을 거역해 인류에게 죽음을 초래했지만, 마리아는 순명해 인류를 구원한다. 하느님과 인간 사이에 '옛 계약'은 무너졌지만,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새로운 계약'으로 대체되는 것이다. 또 나무 뿌리를 자세히 살펴보면, 나무는 우물이 파진 땅에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 성경에 "오히려 주님의 가르침을 좋아하고 그분의 가르침을 밤낮으로 되새기는 사람. 그는 시냇가에 심겨 제때에 열매를 내며 잎이 시들지 않는 나무와 같아 하는 일마다 잘되리라"(시편 1,2-3)는 구절처럼, 하느님을 믿는 사람은 나무처럼 전혀 물의 부족함이 없어 나뭇잎들은 항상 푸르고 전혀 시들지 않으며 언제나 풍성한 열매를 맺게 된다는 것이다. 바로 우리 모두의 어머니이신 성모 마리아의 삶이다. 윤인복 교수(아기 예수의 데레사, 인천가톨릭대 대학원 그리스도교 미술학과)조은일2013.01.15
환자 생일날[월간 꿈CUM] 평신도 묵상 출처: 월간 꿈CUM 내가 첫딸을 낳은 기념일, 그러니까 첫딸의 생일인 셈이다. 마침, 허리를 수술한 자리 실밥을 뽑는 날이라고 첫딸 데레사는 혼자 병원에 갔다. 그 사이, 몇 년 만에 모녀가 미국에서 함께한 날. 나는 낯설고 좁은 부엌에서 몸도 맘도 바쁘다. 미역국을 진한 맛으로 한 냄비 끓여 은근한 불에 올려놓고, 양파, 당근, 버섯, 고기를 채 썰어 볶아 놓고, 돋보기 쓰고 노란 기름기를 샅샅이 떼어낸 닭 다리와 날개를 불고기 양념하여 졸이고, 냉동칸에서 찾아낸 생선을 무 두껍게 깔아 조림하고, 오이와 미역 섞어서 식초에 무쳐 놓고, 마지막 당면 삶아 잡채를 무치고, 이곳(미국)에서 담근 깍두기와 겉절이로 상을 차리니 초대한 손님들이 도착했다. 좁은 방에 좁은 상이지만, 고국의 엄마 손맛은 환상인가 보다. 수술 날 보호자 역할을 해준 첫딸 데레사의 선배와 창세기 성경 팀에서 만났다는 동생뻘인 엘리사벳도 딸 성격처럼 내숭 없이 터프하다. 설거지도 할 시간 없이 나와 딸 데레사의 선배 언니는 외출준비. 생일 맞은 주인공인 딸은 환자니까 꿩 대신 닭이라고, 낳느라고 고생한 엄마가 대신 카네기홀 오케스트라 연주회에 갔다. 환자 딸은 엘리사벳 동생과 케이크 먹으며 수다 떠는 동안, 피아노를 전공한선배 언니 따라 내 생전 처음 가본 카네기홀. 웅장한 연주와 4층까지 가득 찬 관중의 예술적 열정이 감동적이었다. 전철을 타고 집까지 데려다주고, 그린 케이크 한쪽 먹고 늦은 시각에 돌아간 딸의 선배 소영 씨가 너무 고맙다. 글 _ 곽외심 (글라라, 수원교구 분당성요한본당)cpbc2026.08.02

인천교구 갑곶순교성지 50주년 기념 영성센터 담당 지성용 신부순교 영성의 요람으로 자리잡아 인천교구 갑곶순교성지 50주년 기념 영성센터(담당 지성용 신부)가 순교 영성의 요람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인천 강화군 강화읍 갑곶리 1000 갑곶순교성지에 자리한 영성센터는 2011년 교구 설정 50주년을 맞아 신자들의 신앙 성숙을 돕고자 교구민 정성으로 짓기 시작해 지난해 11월 준공된 통합 교육관이다. 영성센터가 마련됨에 따라 교구는 피정센터 건립의 숙원을 풀고, 신자 재교육과 순교 영성 함양에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갑곶순교성지 50주년 기념 영성센터. 전체면적 4889㎡의 영성센터는 갑곶에서 순교한 순교자 3위의 이름을 딴 △박상손관 △우윤집관 △최순복관 3개 동으로 이뤄져 있다. 센터에는 야외 십자가길, 세미나실, 소강당, 성체조배실, 휴게실, 성당, 고해실 등이 갖춰졌다. 순백색을 띤 영성센터의 내부로 들어서면 현대적 분위기로 조성된 강당과 세미나실을 비롯해 나무 빛깔의 고즈넉한 성당이 순례객의 마음을 끈다. 전통과 현대의 적절한 조화 속에 공동체는 피정으로 하나 되고, 개인은 고요한 성당에서 내면을 성찰할 수 있다. 성지 전체에 흘러나오는 클래식 음악은 지나가는 이의 발걸음 붙잡는다. 기존에 조성돼 있던 센터 뒤편 십자가의 길ㆍ묵주기도 길을 음악을 들으며 걸으면 성지가 주는 따뜻함을 만끽할 수 있다. 한 번에 100여 명이 피정할 수 있으며, 전국에서 단체 예약이 끊이지 않고 들어오고 있다. 현재 주말에만 1500여 명이 다녀간다. 센터는 단순 피정과 강의 위주로 운영되는 기존 피정의 집 패러다임을 바꿔 신자들이 성령 충만한 신앙생활을 몸에 익히도록 도울 계획이다. 이를 위해 △몸 살림 △마음 살림 △영성 살림 △교회 살림 등 '살림'을 주제로 바이블 테라피ㆍ음악피정 등 성경과 음악을 통해 주님을 체험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영적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현재 돌아가며 성지에 상주하는 40여 명 영성지도사는 상담을 통해 신자들이 잡념을 버리고 각자 내면을 주님으로 채우도록 돕고 있다. 조만간 교계 서점이 센터에 들어설 예정이어서 영적 독서 나눔도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성지 및 센터 담당 지성용 신부는 "순교는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사랑의 삶을 살기 위한 것"이라며 "생명을 살리는 삶, 순교영성을 본받는 삶을 살기 위한 '살림' 교육이 교회 영성을 올바로 자리매김하도록 하는 데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 신부는 "준공 이후 기다렸다는 듯 많은 순례객이 다녀가고 있다"면서 "서울을 비롯해 수도권과 인접한 영성센터가 신자 영성을 함양하는 영성 서비스 기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정훈 기자 sjunder@pbc.co.kr조은일2013.05.21
![[2013 신춘문예]심사평-시 (정호승, 이승하)](//cpbc.co.kr/CMS/newspaper/2013/01/rc/439541_1.2_titleImage_1.jpg)
[2013 신춘문예]심사평-시 (정호승, 이승하)사물에 대한 관찰력, 묘사 돋보여 시를 쓰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테크닉이 아니라 시심이다. 마음의 바탕이 사물의 본질을 추구하는 데 있지 않으면, 인생의 희로애락과 인간 생로병사의 비의를 탐색하는 데 있지 않으면, 그 시인은 시를 쓰는 기술자이지 시인이 아닌 것이다. 평화신문에 투고한다고 해서 반드시 신자일 필요는 없다. 또한 주제가 신앙심이나 영성이어야만 하지도 않고, 성경에서 모티브를 가져와야만 하지도 않다. 우선 좋은 시여야 한다. 그리고 그 시가 좋으려면 진실한 마음(흔히 '진정성'이라 한다)으로 써야 한다. 바로 그런 점에서 우리는 오정순의 '은빛 보행차'를 당선작으로 뽑기로 했다. 지팡이를 대신해 노인의 보행을 도와주는 유모차 비슷한 것이 있다. 이 시는 바로 그 보행차가 시의 초점이 된다. 몸이 불편한 노인에 대한 과도한 동정심이나 부자연스런 행동에 대한 과장된 표현 대신 사물에 대한 꼼꼼한 관찰과 세심한 기록이 이 시의 덕목이다. 그런데 사물에 대한 관찰기록 속에는 한 존재의 말년이 참으로 섬세하게 그려져 있다. 보행차는 은빛을 띠고 있고, 그 빛나는 사물이 바로 노인이다. '햇살 걸음'의 발견도 놀랍지만 '네 개의 바퀴와 굽은 허리 하나'가, '더 이상 수리할 곳 없는 오후의 한때'와 함께 은빛 바퀴를 굴리며 가고 있는 광경에 대한 치밀한 묘사는 미상불, 눈부시다. '피에타'(김형미)는 병실에서 늙어버린 어머니와의 나날을 눈물겹도록 아름답게 수놓은 작품인데 받쳐주는 시들이 약했다. '책의 장례'(김은호)는 전반부의 견고함을 끝까지 유지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웠다. '다락방에서 본 풍경'(정순)은 추억담을 들려주는 입담이 여간 활달하지 않은데, 그 이야기를 하나의 주제의식으로 승화되지 못하고 있었다. '압록 매운탕'(조송이)은 참 좋은 소재인데 소품에 가까워 좀 더 의욕을 갖고 퇴고했으면 한다. "백부가 인절미 담긴 칠기를 던졌다 학이 날던 다완도 함께 날아갔다"로 시작되는 시와 "누군가 걷어내는 걸 잊어버린 물그림자"로 시작되는 시를 쓴 두 응모자는 기성시인임이 심사과정에서 밝혀졌다. 전자는 오랫동안 활동하지 않았다 하고, 후자는 유명하지 않은 출판사를 통해 등단한 뒤 시집을 2권 냈다고 했다. 이런 분이 구태여 신춘문예를 다시 두드릴 필요가 있을까? 공자가 시를 '사무사'(思無邪)라고 한 이유를 가슴에 새겼으면 한다. 조은일2013.01.29
![[사목일기] 제 미래를 볼 수 있으신가요?](//cpbc.co.kr/CMS/newspaper/2010/06/rc/340088_1.1_titleImage_1.jpg)
[사목일기] 제 미래를 볼 수 있으신가요?홍석정 신부(의정부교구 청소년사목 7,8지구 전담)어느 날 미사가 끝나고 사제관으로 들어가려는데 고3 남학생이 조용히 다가오더니 눈을 아래로 깔며 나직히 말했다. "신부님, 드릴 말씀이 있는데요…." '이 녀석이 무슨 비밀이 있는 게로구나'하고 생각하며 센스있게 조용한 곳으로 데리고 갔다. "그래, 무슨 일이니?" 그 친구는 잠시 머뭇거리다 "성경에 보니 예언자들은 미래도 예언하고 그러던데 신부님도 제 미래를 볼 수 있으신가요?" '응? 이걸 어떻게 대답해야 하나?'하고 고민하며 그 친구 눈빛을 보니 상당히 불안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들어보니 대략 다음과 같은 내용이었다. 얼마 전에 치른 중간고사를 망친 탓에 맞벌이하는 부모님을 볼 면목이 없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부모님 몰래 사귀던 여자친구와도 헤어지게 됐다는 것. 게다가 여자친구의 일방적 이별 통보 이유인즉슨, 어떤 대학생과 사귀게 됐기 때문이라는 것. 그래서 정말 살고 싶지도 않다는 고민이었다. 어느 것에 초점을 맞춰 상담을 해줘야 할지 고민이 됐다. 부모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채 시험을 망친 것? 부모님 몰래 여자친구를 만난 것에 대한 죄책감? 여자친구에게 버림받은 배신감과 허전함? 어른 시각으로는 찬물에 세수 한 번하고 다시 열심히 공부하면 해결될 수 있을 정도의 가벼운 사안일지 모르지만 청소년에게는 전혀 다른 문제다. 청소년은 그만큼 나약하고, 여차하면 바람직하지 못한 방향으로 진로가 바뀔 가능성도 크다. 나는 "너 지금 많이 힘들지?"하고 물었다. 녀석은 다시 고개를 떨어뜨리더니 "신부님… 저, 정말… 죽고 싶어요. 저 같은 건 태어나지 말았어야 했어요"하며 꺼이꺼이 울었다. 그 친구는 1시간 이상 속마음을 털어놓다 마음이 좀 풀렸는지 또 물어봤다. "신부님, 전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허참… 이 녀석, 내가 무슨 도사님쯤으로 보이나. 하지만 한 마디 정도는 해주는 게 좋을 것 같았다. "다른 사람에게 관찰당하지 말고, 세상을 바라보는 사람이 돼봐. 이 세상도 그리고 미래도 다 네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말이야." 그리고 문득 어느 소설에서 읽은 구절이 생각났다. "네가 곧 만나게 될 미래의 세계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느껴지지 않니?" 이 감수성 예민한 녀석은 뭔가 새로운 희망을 찾았는지 "다음에 힘들 때도 또 신부님 찾아와도 돼요?"하고 묻는다. 난 물론 그러라고 했고, 그 이후로 그 친구는 다시 날 따로 찾지는 않았지만 가끔 성당에서 마주치면 환하게 웃는 모습 정도는 보여줬다. 조은일2010.06.15
[사목일기] 하느님이신 농부임용환 신부(서울 삼양동선교본당 주임)나의 아버지는 농부이시다"(요한 15,1). 농부이신 하느님은 우리들을 어떻게 키우실까? '빈민사목 청소년 농촌 봉사단'이란 이름으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는 솔뫼농장을 찾았다. 주제는 '하느님은 농부이시다'이다. 솔뫼농장은 충북 괴산군 청천면과 경북 상주시 화북면 일대에서 유기농업으로 농사를 짓는 농부들 모임이다. 아이들이 할 일은 옥수수 밭에 있는 비닐을 수거하고 옥수수를 잘라 내는 일이다. 이런 일을 해 본 적이 없는 아이들이라 처음에는 의욕을 갖고 덤비지만 이내 지친다. 그래도 생각보다는 열심히 한다. 재미있어 하는 아이도 있고, 얼마 못가 밭에 주저앉아 쉬는 아이, 목마르다고 물 뜨러 가는 아이, 금세 익숙해져 낫질을 하는 아이, 옆에서 잘한다고 응원하는 아이도 보인다. 쉬고 있는 아이들에게 "야! 힘들게 일하고 있는 아이들 안보여 빨리 일어나!"라고 할 것인가, 아니면 "힘들지 좀 쉬었다 해"라고 할 것인가. 전자의 말을 들은 아이들은 마지못해 억지로 일하지만, 후자의 말을 들은 아이들은 잠시 쉬었다 즐겁게 일한다. 시간이 좀 지나자 역할이 자연스럽게 나눠진다. 비닐을 걷는 아이, 그 비닐을 모으는 아이, 모아진 비닐을 한군데에 쌓아 놓는 아이, 옥수수를 자르는 아이, 옥수수를 따는 아이. 모두에게 같은 일을, 같은 강도로, 같은 시간을 똑같이 시킬 수는 없다. 아이들은 다 다르다. 저녁에는 용산참사에 관한 동영상을 보여줬다. 염려한 것과는 달리 그때와 지금 상황을 이야기해 줄 때 다들 집중해서 듣는다. 동영상을 보면서 눈물을 흘리는 아이도 있다. 아이들을 올바르게 성장시키는 것은 어느 한쪽만을 보여주거나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다른 한쪽도, 즉 거짓 없이 진실을 알려주는 것이라고 믿는다. 설거지와 청소는 공평하게 나눠서 한다. 아이들이 제일 좋아하는 시간은 자유시간이다. 공을 차는 아이들, 잠자는 아이들, 게임을 하거나 수다를 떠는 아이들, 손톱에 봉숭아물을 들인다고 열심히 꽃을 따는 아이들. "보시니 참 좋았다"(창세 1,31)는 성경 말씀대로 아이들이 제일 힘 있고 생기 있고 예뻐 보이는 시간이다.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있어서다. 그렇게 아이들을 살 게 해 줄 수는 없을까? 하느님이신 농부는 우리들을 모두 똑같이 키우시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들은 다 다르기 때문이다. 각 농작물마다 심는 시기와 키우는 방법이 다르듯, 우리들 하나하나도 각각 다른 방법으로,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맞는 방법으로 키우실 것이다.조은일2009.0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