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당 활성화 성공의 길잡이 발간 부산교구 선교사목국, 「… 자료 모둠」에 다양한 성공 사례 담아 부산교구 선교사목국(국장 장재봉 신부)은 2017년을 ‘본당 복음화의 해’로 정한 교구장 사목 지침에 따라 「본당 활성화를 위한 자료 모둠」을 발간했다.이 자료집은 본당 복음화의 취지에 맞게 전국 각 본당의 활성화 성공 사례를 모아 놓았다. 자료집은 크게 네 주제로 구성돼 있다. 영성이 자라나는 성당, 나눔 봉사와 선교로 크는 성당, 끈끈한 공동체-아이들이 머무는 성당, 영성이 쑥쑥- 함께하는 기쁨이 있는 성당이다.영성이 자라나는 성당에는 춘천교구 죽림동본당의 어르신 복사단이 함께하는 새벽 미사, 서울대교구 면목동본당의 유아 신앙 교실, 전주교구 요촌본당의 성지순례 800 프로젝트, 수원교구 동탄부활본당의 사순 시기 단식 릴레이 등 24개 본당 사례를 소개했다.나눔 봉사와 선교로 크는 성당에는 대구대교구 포항 지곡본당의 지역민과 함께하는 동아리, 서울대교구 시흥4동본당의 자비 실천을 위한 종잣돈 5000원, 대전교구 산성동본당 이동형 푸드마켓 등 11개 본당의 사랑 실천을 전하고 있다.아이들이 머무는 성당은 수원교구 죽전1동 본당 청소년 놀이 공간 ‘하늘 놀이터’, 서울대교구 무악재본당의 15분 다과회가 있는 젊은이 미사 등 12개 본당 이야기를 담았다.함께 하는 기쁨이 있는 성당은 서울대교구 대방동본당의 상시 심리상담실, 광주대교구 봉선동본당의 성가정상 순회 기도, 대구대교구 대명본당의 천사 닮기 운동, 의정부교구 6지구 가톨릭 문화 주간 등 28개 본당 사례를 싣고 있다.또 120시간 성경 이어 읽기 나눔표, 냉담자에게 보내는 글, 본당 사목위원의 십계명, 대부모와 대자녀의 만남을 준비하는 글, 대부모와 대자녀를 위한 기도, 본당 복사단 십계명 예시를 제시해 본당 형편에 맞게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리길재 기자 teotokos@cpbc.co.kr 평화신문2016.12.21
[위대한 신앙의 신비, 기도] (10) 시편, 회중의 기도 (「가톨릭 교회 교리서」 2585~2589항)시편, 시공간 초월한 기도의 걸작 교리서는 구약 성경에 나타난 기도에 관한 마지막 부분으로 시편을 제시합니다(2585~2589항). 전체 150편으로 이뤄진 시편은 다섯 권을 모아 놓은 하나의 전집입니다. 각 권은 1─41편, 42─72편, 73─89편, 90─106편, 그리고 107─150편입니다. 이렇게 모아진 시편은 “구약 성경에 수록된 기도의 걸작”입니다. 구약의 이스라엘 백성은 큰 축제일에는 예루살렘에 모여, 그리고 안식일에는 각 동네에 있는 회당에 모여 기도를 바쳤습니다. 시편은 이 기도를 표현하며 풍요롭게 합니다. 이 시편 기도는 개인적이지만 또한 동시에 공동체적이기도 합니다. 시편 기도는 기도를 드리는 사람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관련되기 때문입니다. 시편은 거룩한 땅 곧 이스라엘 땅에서만 아니라 이스라엘 밖의 흩어진 이스라엘 백성 공동체, 곧 디아스포라 공동체에서도 바칩니다. 그러나 시편 기도의 내용은 이스라엘 백성만이 아니라 만민을 다 포용합니다. 교리서는 시편 기도에 대해 “이 기도는 과거의 구원 사건들을 상기시키며, 역사의 종말에까지 미친다. 이 기도는 이미 실현된 하느님의 약속들을 상기시키며, 그 약속들을 결정적으로 실현하실 메시아를 기다린다”고 설명합니다. 실제로 예수님께서는 시편을 인용해 당신의 신원을 드러내실 뿐 아니라(마태 22,41-46 참조), 마지막 만찬을 드신 후에는 찬미가를 부르시고(마태 26,30 참조), 십자가 위에서도 시편을 바치며 부르짖으십니다(마태 26,30; 시편 22,2 참조). 그리고 숨을 거두실 때에도 시편을 바치십니다(루카 23,46; 시편 31,6 참조). 그래서 “그리스도께서 기도로 바치고 그분 안에서 완성된 시편은 교회가 드리는 기도의 핵심으로 머물러 있다”고 교리서는 밝힙니다. 시편은 또한 “그 안에서 하느님이 말씀이 인간의 기도가 되는 책”이라는 점에서 구약의 다른 책들과 구별됩니다. 다른 구약 성경의 “말씀들은 (인간을 위한 하느님의) 업적들을 선포하며 그 안에 포함된 신비들을 밝혀 주지만” 시편은 “시편 작가가 시를 지어 하느님께 노래함으로써 하느님의 구원 업적을 밝힌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물론 하느님의 일을 추진하시는 분도, 인간의 응답을 불러일으키시는 분도 같은 성령이시지요. 시편의 표현들은 다양합니다. 시편은 찬미가, 탄식 기도나 감사, 개인이나 공동체의 간구, 왕의 노래 또는 순례의 노래, 이 밖에 지혜의 명상 등을 담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은 “하느님 백성의 역사에서 하느님의 놀라우신 일과, 시편 작가가 인생살이에 체험한 인간적 상황들을 반영하는 거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시편은 “신분이나 시대를 초월하여 누구든지 바칠 수 있는 진실한 기도”(2588항)입니다. 교리서는 또 시편들에는 일관된 특징들이 있다고 설명합니다. 그것은 △기도의 소박함과 자발성 △피조물의 온갖 좋은 것을 통해 또 그것들과 함께 드러나는 하느님께 대한 갈망 △주님을 더 사랑함으로써 원수들과 유혹의 표징이 되는 믿는 이들의 처지 △주님의 사랑을 확신하며 주님 뜻에 맡겨드리는 의탁의 자세 등으로 시편 전체에 일관되이 흐르고 있습니다. 요약하면, 시편은 구약 성경에서 기도의 걸작을 이룹니다. 개인적 요소와 공동체적 요소를 함께 지니고 있는 시편은 이미 이루어진 하느님의 약속을 기념하며 메시아의 오심을 희망함으로써 역사의 모든 차원에까지 미칩니다. 그래서 시편은 교회가 드리는 기도의 근본적이고 불변하는 요소일 뿐 아니라 계층과 시대를 초월해 모든 이가 드리기에 적합한 기도입니다(2596~2597항). 기회가 될 때마다 시편 한 구절씩이라도 읽고 묵상하는 시간을 가지시면 좋겠습니다. 이창훈 기자 changhl@pbc.co.kr 평화신문2016.08.03
정성스레 미사 준비하며 피정과 순례로 마음 모아서울대교구 본당, ‘미사로 하나 되는 신앙의 해’ 보내며 다양한 사목 프로그램 선보여 서울대교구가 2017년을 ‘미사로 하나 되는 신앙의 해’로 지내면서 교구 각 본당들은 ‘미사로 하나 되는 신앙’의 실천을 위해 다양한 사목 프로그램들을 내놓고 있다. 자양2동본당(주임 조원필 신부)은 ‘참된 성체성사의 재현’을 지향하며 △미사 시작 10분 전에 성당 도착하기 △미사 학교 운영 △미사 관련 신심 서적 월 1권 읽기 △평일 미사 월 2회 이상 참여 △한여름밤의 음악 캠프 등을 계획했다. 또 성경 공부 참여와 1박 2일 피정, 쉬는 교우 10% 줄이기 등을 지향하며 매일 밤 9시 55분에 전 신자가 주모경을 바치고 밤 10시에 사제가 축복하기로 했다.우이본당(주임 김세훈 신부)은 ‘성체 안에 성가정’을 사목 목표로 정하고 본당 설립 15주년 기념을 더해 12가지 실천사항을 마련했다. 우선 미사 뜻을 바로 알기 위해 주보에 주교회의 교리교육위원회가 편찬한 「미사 전례」를 게시하기로 하고 성시간과 성모 신심 미사, 전 신자 피정과 성지순례를 마련하기로 했다. 또 공동체 성장과 성가정화를 지향하며 1인 1일 묵주기도 10단 바치기와 개인 성체조배 등을 권고했다.미사 말씀 필사와 묵상 프로그램 등도 다양하게 펼쳐진다. 암사동본당(주임 김중광 신부)은 ‘전례 말씀 필사’를 통해 독서와 화답송, 알렐루야, 복음, 영성체송을 적기로 했다. 갈현동본당(주임 장희동 신부)은 주일 미사 복음을 미리 읽고 빈칸을 채우면서 묵상하는 ‘미사 복음 새기기’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온 가족이 함께 참여하는 ‘복음 가정 챌린지’ 신청도 받고 있다.미사 관련 도서 추천도 활발하다. 성수동본당(주임 윤재한 신부)은 미사 시작 성호경부터 마지막 파견 예식까지 담긴 의미를 쉽게 풀어쓴 책 「미사, 마음의 문을 열다」를 추천했고 자양2동본당은 「그리스도와의 만남 미사」, 「프란치스코 교황과 함께하는 성체조배」 등을 1월 신심 서적으로 선정했다. 우장산본당(주임 장강택 신부)은 교구에서 발간한 소책자 「미사로 하나 되는 2017년 말씀과 기도」를 사무실에서 배부하고 있다.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은 ‘새로운 시대, 새로운 복음화-미사는 새로운 복음화의 중심’이라는 제목의 사목교서에서 “주님 말씀, 공동체의 기도, 교회 가르침이 모두 포함된 미사는 새로운 복음화의 원동력”이라며 교회 생활 전체의 원천이자 정점인 성체성사가 우리 삶과 복음화의 중심임을 더욱 깊이 깨닫게 되기를 희망했다. 유은재 기자 you@cpbc.co.kr 평화신문2017.02.01
![[안소근 수녀와 떠나는 구약 여행] (69)쿰란 공동체](//cpbc.co.kr/CMS/newspaper/2016/05/rc/634583_1.0_titleImage_1.jpg)
[안소근 수녀와 떠나는 구약 여행] (69)쿰란 공동체바리사이보다 더 엄격했던 쿰란 공동체 이스라엘 사해 인근의 쿰란 동굴. 1세기의 플라비우스 요세푸스(Flavius Josephus)는 그의 「유다 고사(Antiquitates Iudaicae)」에서 바리사이, 사두가이, 에세네파를 당시 유다인들의 중요한 종교 집단들로 언급합니다.신약 성경에는 에세네파가 직접 언급되지 않으나, 요세푸스와 필로가 이들에 대해 전해 줍니다. 그들은 바리사이나 사두가이보다 더 당시의 정치와 사회를 멀리했습니다. 그들의 기원은 마카베오 항쟁에 참여했던 “충실한 이들”(1마카 2,42, 히브리어로 ‘하시딤’)에게서 찾을 수 있을 것인데, 이들은 처음에는 마카베오 집안과 함께했으나 기원전 152년에 차독 계열이 아닌 유다 마카베오의 동생 요나탄이 대사제가 되면서부터 요나탄과 시몬에게 배신감을 느끼고 그들이 이끄는 성전의 체제에 대해 반발하면서 그들과 상종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율법에 더 충실한 삶을 살고자 했습니다.이들에 대해 더욱 상세하게 알게 된 것은 1947년에 사해 근처에서 쿰란 동굴이 발굴되면서부터입니다. 정확히 말한다면, 쿰란에 살고 있던 공동체가 에세네파에 속했다는 증언은 없습니다. 그러나 쿰란 발굴 결과 드러난 그들의 생활상이 에세네파에 대한 고대의 기록들과 많은 점에서 일치하기 때문에, 쿰란 공동체가 에세네파에 속했을 가능성은 높습니다.쿰란의 발견은 신약 성경의 배경사로서뿐만 아니라 성경 본문의 전승에 대한 연구에서도 매우 중요한 사건이었습니다. 쿰란은 사해 근처에 있는 언덕인데, 수천 년 동안 아무도 그 안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보러 들어간 일이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1947년에 어떤 목동이 잃어버린 염소를 찾으려고 동굴 안으로 돌을 던졌다가 항아리 소리를 듣게 되어 발굴이 시작되었습니다. 모두 11개의 동굴이 발굴되었고 그 안에서 많은 구약 성경 두루마리들과 그 밖의 자료들이 발견되었는데, 이들은 1세기의 것들로서 지금까지 알려졌던 구약 성경 사본들보다 수백 년 또는 천 년 이상 오래된 것들이기 때문에 성경의 원문을 찾으려고 하는 이들에게 매우 큰 관심의 대상이 됩니다. 우리가 보통 구약 성경의 번역 대본으로 삼는 레닌그라드 사본이 1008년에 만들어진 것이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그보다 천 년이나 앞선 사본들이 갖는 중요성을 조금이나마 상상할 수 있을 것입니다.이렇게 오래된 사본들이 발견되었을 때 처음에 학자들은 이제 성경 본문에 대한 수많은 문제가 풀릴 수 있으리라고 기대했고 오랜 전승 과정에서 손상된 성경의 원문을 찾는 데에 큰 도움이 되리라고 기대했습니다. 엄청난 도움이 되었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쿰란에서 지금까지 우리가 가지고 있던 사본들과 차이가 나는 수많은 두루마리가 발견됨으로써 성경 본문의 역사는 생각보다 더 복잡한 것이었음이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쉽게 말하면, 문제들이 정리되기도 했지만 또 다른 문제들이 나타나고 상황이 더 복잡해지기도 했습니다.또한, 쿰란에서는 성경에 속하지 않은 다른 문헌들도 여럿 발견되었는데, 그 가운데에는 예를 들어 공동체의 규칙서와 같은 것도 있어 그들의 사상과 삶을 엿볼 수 있게 해줍니다. 겉으로 보이는 쿰란 공동체의 모습을 본다면, 철저하게 율법을 지키며 부정을 타지 않으려고 노력했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정결례를 위하여 몸을 씻으러 내려가는 계단에는, 올라오는 이들과 접촉하지 않도록 난간이 있습니다. 몸을 씻어 정결해진 이들이, 내려오는 이들과 접촉하여 다시 부정을 타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이들은 바리사이들보다 훨씬 더 엄격하게 율법을 준수했고, 공동체의 규율을 어기는 이들에 대해서도 매우 엄한 처벌을 가했습니다.이렇게 눈에 보이는 모습 아래에 깔려 있는 사상은 묵시문학적 역사관이었고, 그들의 삶은 종말을 앞두고 빛의 자녀들과 어둠의 자식들 사이의 마지막 전쟁을 준비하는 것이었습니다. 온 세상을 빛과 어둠으로 구분했던 그들은, 예루살렘 성전의 사제들과 바리사이들 등을 어둠의 자식들이라고 보면서 그들 스스로는 빛의 자녀로서 흠 없는 삶을 살아감으로써 종말을 준비했습니다. 아울러 그들에게서는 메시아 희망도 강하게 나타납니다.쿰란 공동체는 기원후 68년 로마군의 공격을 받았습니다. 로마군이 다가올 때에 그들은 전쟁이 끝난 다음에 두루마리들을 다시 찾을 수 있도록 항아리 속에 조심스럽게 숨겨 두었으나, 공동체가 완전히 파괴되고 말았기에 그 두루마리들은 20세기까지 그대로 동굴 안에 감추어져 있었던 것입니다. 바리사이와 사두가이, 그리고 에세네파 외에도 율법학자들, 열혈당원들 등이 있었으나, 신약 성경이 형성되던 시기에 가장 중요했던 종교 집단들은 이 세 집단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 가운데에서도 특히 영향력이 컸던 것은 바리사이들이었습니다. 따라서 예수님의 공생활 시기뿐만 아니라 교회가 형성된 초기에도 그리스도인들은 바리사이들과 대립해야 했습니다.또한, 이 세 집단과 예수님의 관계를 본다면 일단 예수님은 사제나 귀족 계층에 속하지 않았고 사두가이들의 믿음을 공유하지 않았으며, 육신의 부활이나 종말에 대한 믿음은 오히려 바리사이 또는 에세네파에 가까웠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예수님이 쿰란 공동체나 당시의 다른 조류에 속한 이들이 기다렸던 메시아 상에 부합되는, 정해진 틀에 맞는 바로 그 메시아였던 것도 아닙니다. 근래에 나온 연구서나 아니면 영화에서는 예수님을 당시의 랍비, 열혈당원, 에세네파 등의 모습으로 그려내기도 하지만, 신약 성경에서는 예수님을 그 어떤 특정 집단과 연결짓지 않습니다. 이는 예수님 안에는 그 모든 범주를 깨뜨리는 새로움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바로 그 새로움이 많은 이들이 나중에는 그분을 버리고 떠나가는 이유가 될 것입니다.<성 도미니코 선교수녀회, 대전가톨릭대 교수> 평화신문2016.05.10
![[당신께 봉사함이 기쁩니다] (7) 서울대교구 서교동본당 청년 봉사팀 ‘위드(WITH)’](//cpbc.co.kr/CMS/newspaper/2017/03/rc/674190_1.0_titleImage_1.jpg)
[당신께 봉사함이 기쁩니다] (7) 서울대교구 서교동본당 청년 봉사팀 ‘위드(WITH)’ 토요일 새벽마다 성당 가는 청년들 서울 서교동본당 청년봉사단체 ‘위드’에서 활동하는 청년들이 노숙자들에게 전할 국을 뜨고 있다. 오세택 기자 ‘젊음의 거리’ 홍대입구. 말만 들어도 설레는 열정이 넘치는 거리 한복판에 서울대교구 서교동본당(주임 하형민 신부)이 있다. 본당 일부 청년들은 홍대입구를 찾는 일반 청년들과는 또 다른 열정으로 뭉쳤다. 열정의 지향은 ‘봉사’다. ‘위드(WITH)’라는 이름으로 모인 청년 30여 명은 ‘우리는 거룩한 사랑 안에 있다’(We are in the holy love)라는 말을 모토로 내걸고 함께한다. 매주 토요일 새벽 5시면 다들 부리나케 일어나 성당으로 달려온다. 급식 봉사를 하기 위해서다. 새벽 6시면 본당 성 빈첸시오 아 바오로회원들과 함께 급식 준비에 들어가 대략 80인분의 음식을 조리하고 배식하고 설거지까지 함께한다. 그러고 나서 봉사자들끼리 뒤늦은 아침 식사를 하고 나면 오전 8시 30분쯤 끝나는 서너 시간의 짤막한 봉사다. 그렇지만 매주 봉사한다는 게 쉽지만은 않다. 다들 공부에, 아르바이트에, 취업 스펙 쌓기에 바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들은 봉사에서 보람을 찾는다. “왜 봉사를 하느냐고요? 봉사하면서 오히려 제가 더 큰 기쁨, 더 큰 만족을 느끼기 때문이지요. 전 주로 주방 봉사를 하는데, 나누면서 결국은 제가 받아가는 게 훨씬 더 많다는 걸 알게 됐어요.”(정정화 레아, 34)이들이 처음부터 급식을 한 건 아니다. 2009년 무렵엔 노숙자에게 커피값으로 500원씩 나눠줬다. 그러다가 점차 컵라면, 김밥으로 메뉴를 바꿨고, 2012년부터는 급식을 했다. 평일이 아닌 주말엔 노숙자에게 급식하는 기관이나 단체가 많지 않아 이들이 굶는다는 걸 알게 됐기 때문이다. 본당 보좌 최영진 신부는 “매주 급식 봉사를 한다는 게 쉽지 않은데, 청년들이 스스로 봉사하며 보람을 찾는 걸 보면서 ‘주는 기쁨’을 알아가는 것 같아 기뻤다”면서 “저도 될 수 있으면 이들과 함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이 급식 봉사만 하는 건 아니다. 일부는 주중, 주말을 가리지 않고 살레시오 신월3동 ‘나눔의집’에서 위기의 청소년들에게 보충 학습이나 멘토를 해주기도 하고, 다른 청년들은 주말이면 정신요양시설 서울특별시립 ‘은혜로운집’을 찾아가 노숙자들을 돌보기도 한다. 박주하(페르페투아, 26) 단장은 “처음에는 본당에 청년 성경 모임이나 기도 모임만 있었는데, 청년들이 점차 성전에만 머물지 말고 봉사하자는 뜻을 보이면서 봉사 단체를 꾸리게 됐다”면서 “본당 빈첸시오회가 도움을 요청해온 것을 계기로 급식 봉사를 시작했는데, 반응이 좋아서 나눔의 집으로, ‘은혜로운집’으로 봉사 분야도 넓혔고 회원들도 늘었다”고 말했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cpbc.co.kr 백영민2017.03.08
 카이사리아](//cpbc.co.kr/CMS/newspaper/2015/05/rc/569504_1.0_titleImage_1.jpg)
[성경 속 도시](43) 카이사리아이방인에게 처음으로 세례 베풀어 카이사리아는 헤로데가 로마에 충성의 표시로 건설한 지중해 대표적 항구로, 초대 교회 이방인 선교의 거점 도시였다. 사진은 헤로데가 건설한 카이사리아 전차 경기장 유적. 리길재 기자 카이사리아는 사마리아 북서쪽 텔아비브와 하이파의 중간에 위치한 지중해 연안에 건설된 항구 도시다. 이곳은 더운 여름에도 지중해의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그늘에 있으면 시원하고 마음이 상쾌해진다. 카이사리아는 로마 시대의 가장 중요한 도시 중 하나로, 예수님 시대 유다 지방의 로마 행정 도시였다. 그런데 원래 이곳은 고대 페니키아인 정착지였는데 기원전 63년에 폼페이우스가 이 도시를 점령해 자치제를 허용했다. 그 후 아우구스투스 황제로부터 이 땅을 하사받은 헤로데는 기원전 25년부터 12년간 대대적인 공사를 통해 항구를 완성했다. 그리고 헤로데 왕은 로마 제국 초대 황제에게 아름다운 도시와 항구를 지어 헌정하면서 ‘카이사리아’로 명명했다. 그로부터 카이사리아는 지중해 연안의 대표적 항구가 됐고 로마 총독부와 군대 주둔지가 됐다. 로마 시대와 비잔틴 시대에 아주 큰 도시를 이뤘다. 로마 시대에는 무역항의 특징답게 여러 종류의 인종들이 섞여 살았으며 다양한 종교와 사상들이 쉽게 유입됐다. 카이사리아는 초대 교회 공동체의 또 다른 중심지였다. 195년경 현재 공의회 제도의 기원이 된 최초의 공의회가 열린 도시 중 하나이기도 하다. 성경에서 카이사리아는 백부장 코르넬리우스 이야기에 등장한다. 베드로가 환시를 보고 로마 백인대장이면서 이방인이었던 코르넬리우스에게 세례를 준다. 이 사건은 할례 없이 이방인을 교회로 받아들임으로써 그리스도교가 유다교와 결별하는 중대한 사건이 됐다. 이제는 인간 구원은 율법에 의해서가 아니라 그리스도를 통해 이뤄진다는 것을 세상에 알린 것이다(사도 10,1-48).또 일곱 부제 중 한 명인 필리포스가 에티오피아 내시에게 이사야 예언서와 예수님에 관한 복음 말씀을 설명해 준 다음 세례를 주고 아스돗에서 카이사리아에 이르기까지 모든 고을을 다니며 복음을 전하였다(사도 8,26-40). 바오로 사도는 제3차 전도 여행을 마치고 예루살렘을 향하는 길에 카이사리아에 있는 필리포스의 집에 들어가 함께 머물렀고(사도 21,8), 카이사리아의 제자 몇 사람과 함께 예루살렘으로 올라갔다(사도 21,16). 그 이후 바오로 사도는 제자들과 함께 예루살렘에 갔다가 성전에서 붙잡혀 유다인들은 그를 죽이려 카이사리아에 있는 총독에게 데려갔다(사도 23,23-35). 바오로 사도는 카이사리아를 세 번이나 방문했으며, 특히 마지막에 로마로 이송되기 전 2년간(58~60년) 이곳 감옥에 수감돼 있다가 로마로 압송돼 갔을 정도로 사도 바오로와 연고가 깊은 도시다. 카이사리아는 비잔틴 후기와 아랍의 통치를 받으면서부터 급격하게 쇠퇴하기 시작했다. 페르시아와 이슬람에게 점령되면서 많은 변화를 겪는다. 이슬람에게 점령되기 전 이 도시에는 유다인 2만 명과 사마리아인 3만 명이 살았지만 이슬람의 통치 기간 중 모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그러다 20세기에 들어서면서 고고학자들에 의해 카이사리아가 발굴돼 과거의 모습을 드러냈다. 로마 시대의 유적으로 현재 성벽, 극장, 전차 경기장, 신전 등과 인공적으로 만든 방파제가 남아있다. 그리고 카르멜 산에서부터 식수 공급을 위해 물을 끌어온 수도교가 지금까지 남아 있다. 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홍보국장) 평화신문2015.05.06
[‘위대한 신앙의 신비’ 기도] 기도의 두 가지 방법(23) 기도의 형태
(「가톨릭 교회 교리서」 2700~2724항) 소리 기도(2700~2704항)기도는 마음속으로 바치는 말이나 입으로 하는 말을 통해서 구체화됩니다. 이를 ‘소리 기도’라고 합니다. 소리 기도에서 중요한 것은 말이 아니라 마음입니다. 언변이 뛰어나 ‘황금 입’이라는 별명이 붙은 요한 크리소스토모 성인은 “우리의 기도가 받아들여지는 것은 말을 많이 하는 데 달린 것이 아니라 우리의 열성에 달린 것이다”라며 마음을 쏟는 정성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소리 기도는 그리스도 신자 생활에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침묵 중에 기도하시는 예수님 모습에 끌린 제자들이 기도하는 법을 가르쳐 달라고 청하자 예수님께서는 소리 기도인 ‘주님의 기도’를 가르쳐 주셨습니다. 우리는 육체와 정신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우리의 감정을 외적으로 표현해야 할 필요성을 느낍니다. 소리 기도는 여기에 부합하는 기도입니다. 우리의 청원에 가능한 모든 힘을 부여할 수 있도록, 우리는 온몸으로 기도해야 합니다. 이는 또한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바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영과 진리 안에서 예배하는 사람, 곧 영혼의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살아 있는 기도를 드리는 사람을 찾으십니다”(2703항). 소리 기도는 외적이고 지극히 인간적인 기도이기에, “가장 훌륭한 일반 대중의 기도”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대중의 기도라고 해서 무시해서는 안 됩니다. 교리서는 이렇게 밝힙니다. “기도는 우리가 말씀드리는 그분을 의식하면 할수록, 내적인 것이 된다. 이리하여 소리 기도는 관상 기도의 최초 형태가 되는 것이다”(2704항). 묵상(2705~2708항)묵상은 “탐색”입니다. 주님께서 요구하시는 일을 받아들이고 실천에 옮기기 위해서 우리는 그리스도 신자로서의 삶을 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이해하고자 애씁니다. 이렇게 탐색하는 일, 곧 묵상은 주의력을 집중해야 하므로 결코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묵상할 때는 도움을 받습니다. 주로 성경, 특히 복음서, 성화상, 그날의 전례문, 신심 영성 서적들을 통해 묵상거리를 찾지요. 하지만 책만이 아니라 주변의 모든 것이 묵상의 소재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것들은 묵상의 한 축을 이룰 뿐입니다. 다른 한 축이 필요합니다. 삶이 그것입니다. 묵상의 핵심은 생각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생각에서 현실로 옮아가도록 하는 데 있기 때문입니다. 교리서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겸손과 신앙의 정도에 따라, 우리는 묵상 중에 마음을 움직이는 감동을 발견하게 되고, 그것을 식별할 수 있게 된다. 빛에 이르기 위해서는 어떻게 진리를 실천하느냐가 문제이다. ‘주님, 제가 무엇을 하기를 원하십니까?’”(2706항). 묵상의 방법은 다양합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어떤 방법을 사용하느냐가 아니라 “성령의 도움으로, 기도를 위한 유일한 길, 곧 예수 그리스도께 나아가는 것”입니다(2707항). 또 묵상에는 사고력과 상상력, 감정과 의욕 등이 모두 동원됩니다. 이러한 것들은 신앙의 확신을 깊게 하고 마음의 회개를 불러일으키며 그리스도를 따르고자 하는 의지를 강화하는 데에 필요합니다. 성경을 읽고 묵상하는 ‘거룩한 독서’나 신자들이 즐겨 바치는 ‘묵주기도’는 그리스도의 신비를 묵상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됩니다. 이런 묵상 기도를 통해서 그리스도인은 예수님의 사랑을 깨닫고 그분과 결합하기 위해 더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이창훈 기자 changhl@pbc.co.kr 평화신문2016.11.09

대침묵 피정, 자유 찾는 데 좋은 길잡이 될 것송차선 신부와 함께하는 1박 2일 대침묵 두 번째 피정 자유로운 영혼을 위하여송차선 신부 / 분도출판사 / 1만 원출판계가 불황이라지만, 좋은 책은 독자들이 먼저 알아본다. 책이 아무리 안 팔린다지만, 좋은 책은 그래도 사서 본다. 송차선(서울대교구 석관동본당 주임) 신부가 2010년 펴낸 「화해와 치유」(분도출판사)는 지금껏 5쇄를 넘기며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았다. 「화해와 치유」는 혼자서 혹은 소규모로 1박 2일간 대침묵 피정을 하며 나 자신과 이웃과 화해하며 마음속 상처를 치유하도록 이끌어 준다. 대침묵을 하는 동안 무슨 기도를 바쳐야 하는지, 어떤 성경 말씀을 읽고, 무엇을 묵상해야 하는지를 자세하게 일러주는 데다, 아예 피정 시간표까지 제시해 줬다. 책만 있으면 누구라도 홀로 피정할 수 있도록 해 신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화해와 치유’ 말고도 다른 주제로도 피정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독자들의 요청이 끊이질 않았다. 송 신부는 「화해와 치유」 이후 7년 만에 새 책 「자유로운 영혼을 위하여」로 응답했다. 이번 책에서는 화해와 치유를 넘어 자신을 자유롭지 못하게 하는 모든 것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도록 독자들을 안내한다. 책 주제를 ‘자유’로 정한 데에는 송 신부의 체험이 바탕이 됐다. “제가 몇 년 전에 암 수술을 했어요. 수술실로 향하는 동안 병원 침대에 누워 있으면서 전혀 무섭거나 두렵지가 않았어요. 살고 죽는 것에 집착이 없었죠. 의사가 수술실에 웃으면서 인사하고 손 흔드는 환자는 처음 봤다고 하더라고요. 그런 저를 보고 사람들이 ‘아픈데도, 뭐가 그리 자유롭니’라고 하더라고요. 그때부터 많이 묵상하고 생각했어요. ‘내가 자유로운가? 무엇에서 자유로운 거지? 죽음에서? 고통에서? 무엇 때문에 자유로운 걸까. 그럼 자유란 게 진짜 뭘까’ 하고요.”송 신부는 철학에서 말하는 어렵고 딱딱한 ‘자유’가 아니라, 우리가 일상에서 느끼는 ‘자유’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보좌 시절 본당 주임 신부에게 매운 ‘시집살이’를 겪은 사연, 성당을 새로 지으면서 신자들과 겪었던 갈등, 커피와 컴퓨터 게임에 빠졌던 중독 등 자신의 삶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과거를 가감 없이 고백했다. 그러면서 “자유로워지기 위해선 자유를 향한 열망을 가지고 간절하게 찾아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람들은 모두 무언가로부터 자유로워지기를 바라죠. 또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자유를 얻길 바라고요. 바라는 데서만 그쳐서는 안 됩니다. 치열하게 고민하고, 찾아 나가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때론 아프고 깨질 수도 있겠지요. 대침묵 피정은 자유를 찾는 데 좋은 길잡이가 돼 줄 것입니다.”송 신부는 침묵의 중요성에 목소리를 높였다. 하느님을 만나는 피정에서 핵심은 침묵이라고 했다. “꼭 1시간은 반드시 침묵하며 묵상하기를 권합니다. 그래야 하느님 소리를 찾아낼 수 있습니다.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으면 않는 대로 있으면 됩니다. 점차 익숙해지다 보면 어느 순간 하느님과 대화할 수 있을 겁니다.”송 신부는 또 자유로우려면 하느님께 모든 것을 맡기고 현재에 머무르기를 당부했다. 과거에 얽매이거나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지금, 여기의 기쁨과 행복을 놓치는 잘못을 경계했다. “현재를 살아가는 것은 과거에 마음을 두지 않는 것입니다. 과거에 만들어진 상처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이죠. 또 불확실하고 보장 없는 미래에 마음이 사로잡혀 있으면 오늘을 보지 못하고요. 가장 좋은 방법은 하느님께 모든 걸 맡기면 됩니다. 그분 사랑 안에선 모든 것이 자유롭습니다.”한편, 분도출판사는 19일 오후 7시 석관동성당에서 「자유로운 영혼을 위하여」 출판 기념 저자와의 만남 시간을 마련한다. 저자 송 신부의 체험을 직접 들을 수 있는 자리다. 박수정 기자 catherine@cpbc.co.kr 평화신문2017.05.10
![[이창훈 기자의 예수님 이야기] (32) 열두 제자의 파견…오천 명을 먹이심(루카 9,1-17)](//cpbc.co.kr/CMS/newspaper/2017/09/rc/696254_1.0_titleImage_1.jpg)
[이창훈 기자의 예수님 이야기] (32) 열두 제자의 파견…오천 명을 먹이심(루카 9,1-17)‘오병이어의 기적’은 군중에 대한 관심과 배려의 절정갈릴래아 호수 북서쪽 타브가에 있는 빵의 기적 기념 성당.열두 제자의 파견(9,1-6) 예수님께서는 열두 제자를 불러 모으시어 모든 마귀를 쫓아내고 질병을 고치는 힘과 권한을 주십니다.(9,1) 마귀를 쫓아내고 질병을 고치는 힘과 권한은 예수님께서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시면서 보여주신 바로 그 힘과 권한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지니시는 힘과 권한을 이제 열두 제자 곧 열두 사도에게 주고 계시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신 까닭은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고 병자들을 고쳐 주라는 두 가지 목적 때문입니다.(9,2)그러면서 별도의 분부를 하십니다.(9,3-5) 분부하신 내용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길을 떠날 때 아무것도 가져가지 말라는 것입니다. 지팡이도, 여행보따리도, 빵도, 돈도, 여벌 옷도 가져가서는 안 됩니다.(9,3) 이 다섯 가지는 당시 여행객들에게 필요한 최소한의 지참물입니다. 지팡이는 사나운 들짐승이나 강도를 만났을 때, 다리가 불편할 때 사용하는 필수 지참물입니다. 빵, 돈, 여벌 옷, 그리고 이런 것들을 넣을 수 있는 여행보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이 모든 것을 금하십니다. 왜? 열두 제자가 하는 일은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는 일 곧 하느님 일입니다. 하느님 일을 하는 사람은 하느님께서 나머지 모든 것을 마련해 주실 것을 믿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 자신의 일을 챙기기 시작하면 하느님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할 것입니다. 둘째, 어떤 집에 들어가거든 그곳을 떠날 때까지 거기에 머무르라는 것입니다.(9,4) 이 분부를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요? 사도들이 하는 일은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는 일, 곧 복음을 전하는 일입니다. 그 집 사람들이 사도들이 선포하는 복음을 받아들이면 사도들은 사명을 완수하는 것입니다. 사명을 완수할 때까지 그 사람들에게 집중하라는 것으로 이해하면 어떨까요? 한 집에 들어가서 자꾸 다른 집을 기웃거린다면 집중력이 떨어지고 결국 그 집에 대한 복음 선포도 완수하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셋째, 사람들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그 고을을 떠날 때 발에서 먼지를 털어 버리라는 것입니다.(9,5) 발에서 먼지를 터는 행위는 그 지역과 절연한다는 표시입니다. 유다인들은 이방인 지역을 떠날 때 혹은 거룩한 땅으로 들어설 때 발에서 먼지를 털었다고 하지요. 루카는 제자들이 예수님의 분부대로 이 마을 저 마을 돌아다니며 복음을 전하고 병을 고쳐 주었다는 말로 이 기사를 마무리합니다.(9,6) 헤로데가 예수님의 소문을 듣다(9,7-9) 헤로데 영주가 이 모든 일을 전해 듣고 몹시 당황합니다. 헤로데 영주는 예수님 탄생 때 이스라엘 전체를 다스리던 헤로데 대왕의 아들 중 하나로 갈릴래아 지방을 맡아 다스리던 헤로데 안티파스를 말합니다. 루카 복음사가는 예수님 세례 이야기를 전하기 전에 이미 헤로데가 요한을 감옥에 가두었다는 소식을 전하지요.(루카 3,19-20 참조) 헤로데 안티파스가 당황한 것은 예수님에 대해 사람들이 요한이 죽은 이들 가운데서 되살아났다 하거나 또는 엘리야가 나타났다고 하거나 또는 옛 예언자 가운데 한 사람이 되살아났다고 말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9,7-8) 하지만 헤로데는 당황해 하면서도 이런 소문을 믿지 않았습니다. “요한은 내가 목을 베었는데, 소문에 들리는 이 사람은 누구인가?”(9,9) 루카복음에는 나오지 않지만 헤로데가 요한의 목을 베게 된 사연은 마태오복음과 마르코복음이 자세히 전하고 있습니다.(마태 14,3-12; 마르 6,17-29 참조) 루카 복음사가는 헤로데가 예수님을 만나 보려 했다는 말로 헤로데 이야기를 끝냅니다. 헤로데는 나중에 예수님을 직접 보게 됩니다.(루카 23,8 참조) 오천 명을 먹이시다(9,10-17) 한편, 열두 제자가 돌아와 자신들이 한 일을 예수님께 보고하자 예수님께서 그들을 데리고 벳사이다로 가십니다.(9,10) 벳사이다는 갈릴래아 호수 북동쪽에 있는 어촌으로 시몬 베드로와 안드레아, 필립보의 고향이기도 합니다. 물론 지금은 완전히 폐허가 돼 유적만 남아 있습니다. 그런데 군중이 이를 알고 예수님을 따라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맞아 하느님 나라에 관해 말씀하시고 병을 고쳐주십니다. 그러는 사이에 날이 저물기 시작했고 열두 제자가 예수님께 군중을 돌려보내고 잠자리와 음식을 구하게 하라고 말씀드립니다. 그곳은 고을에서 떨어진 “황량한 곳”이었던 같습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너희가 먹을 것을 주어라” 하고 말씀하시자 제자들은 가진 것이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뿐이라고 대답합니다.(9,11-13) 그런데 모인 사람은 장정만 오천 명가량이나 됐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사람들을 대충 50명씩 떼를 지어 자리에 앉히라고 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들고 하늘을 우러러 축복하신 다음 떼어서 제자들에게 주시며 군중에게 나눠주라고 하십니다. 사람들이 모두 배불리 먹었고, 남은 조각을 모으니 열두 광주리나 되었습니다.(9,14-17) 이 장면을 잠시 떠올려봅시다. 저녁놀이 번지는 벌판에 사람들이 50명씩 떼를 지어 100무리나 앉아 있습니다. 그 가운데에 예수님께서 빵과 물고기를 들고 축복하십니다. 그러고 나서 빵과 물고기를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고 제자들은 이를 사람들에게 나누어 줍니다. 한폭의 그림같이 아름다운 정경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다섯 개뿐인 빵과 두 마리뿐인 물고기가 계속해서 사람들에게 나눠지고 있는 것입니다. 마침내 식사가 끝났습니다. 남은 음식들을 모아보니 열두 광주리나 됐습니다. 성경에서 12는 완전함, 충만함을 가리키는 숫자입니다. 도대체 어찌된 일일까요? 흔히 오병이어(五餠二魚)의 기적이라고 하는 이 일화와 관련해 사람들이 저마다 가지고 있던 것을 내놓았다고 하기도 하는데, 이는 이 기적 이야기의 본질을 훼손시킨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그보다는 당신 자신을 생명의 빵으로 내놓으신 성체성사의 예표(豫表)로 보아야 합니다. 실제로 빵을 들고 축복하신 후 제자들에게 나누어주시는 모습은 성체성사에서 그대로 재현됩니다. 이 일화에서 절대로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바로 예수님의 자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과 벳사이다로 물러나셨습니다. 그것은 분명 제자들과 따로 하실 일이 있어서일 것입니다. 그렇지만 군중이 알고 찾아오자 피하거나 물리치지 않으십니다. 수많은 군중이 황량한 곳으로 예수님을 찾아오는 것은 단순히 호기심 때문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나름대로의 간절함이나 절박함이 있었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그 군중을 외면하지 않고 맞아들여 하느님 나라를 가르치시며 병을 고쳐 주십니다. 예수님의 관심과 배려의 절정이 바로 군중을 배부르게 하신 기적입니다. 이 기적은 “소문에 들리는 이 사람은 누구인가?”(9,9) 하는 헤로데의 궁금증과 결부되면서 예수님 신원에 대한 의문을 더욱 증폭시킵니다. 이 의문은 단순한 궁금증이 아니라 놀라움과 경외심으로 가득찹니다. 병자를 고치시고 마귀를 쫓아내시며 죽은 이를 살리시고 오천 명을 배부르게 하신 예수는 도대체 누구이신가? 답은 시몬 베드로의 고백을 통해 드러납니다. 다음 호에서 살펴보겠습니다. 문채현2017.09.20
![[이상철 신부의 성가이야기] (54) 180. 주님의 작은 그릇 <상>](//cpbc.co.kr/CMS/newspaper/2017/03/rc/673476_1.0_titleImage_1.jpg)
[이상철 신부의 성가이야기] (54) 180. 주님의 작은 그릇 <상>평범한 찬송가 ‘바흐 스타일’로 부활 180번 성가 ‘주님의 작은 그릇’은 바흐의 칸타타 147번에서 사용된 것이다. 180번 ‘주님의 작은 그릇’은 원래 ‘예수 인류 소망의 기쁨’이라는 제목의 선율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우리 가톨릭성가 책에 등장하는 이 성가는 바흐(J. S. Bach, 1685~1750)의 칸타타 147번에서 사용된 것이다.칸타타(Cantata)란 성악곡의 한 종류다. 어원은 ‘노래한다’라는 뜻의 라틴어 ‘Cantare’에서 유래했다. 이는 ‘울린다’는 뜻을 지닌 라틴어 ‘Sonare’에서 기원한 ‘악기로 연주한다’는 뜻의 소나타(Sonata)와 대조를 이루는 말이다. 처음에는 일반적인 성악곡을 의미했는데, 이후 악기 반주를 동반하는 몇 개의 악장으로 구성된 바로크 시대의 중요한 성악 작품으로 발전했다. 대부분 루터파 개신교의 예배에 사용하기 위해 코랄 선율로 작곡된 교회 칸타타가 주를 이루었으나, 세속 칸타타도 몇 곡 있다. 이후 여러 작곡가가 자신의 작품에 이 이름을 사용하면서 가톨릭에서 시작해 정착된 오라토리오와의 구분이 모호해졌다.180번 성가는 17세기에 활동한 독일의 음악가 쇼프(Johann Schop, 1590~1667)가 만든 코랄 선율이다. 다만 바흐는 이 선율을 자신의 여러 칸타타에서 활용했을 뿐이다. 그는 이 선율을 조금씩 변형시키며 자신의 여러 칸타타에서 사용했는데, 각각 BWV(바흐 작품 번호) 55번의 5악장, 244번의 40악장, 147번의 6악장과 10악장, 154번의 3악장, 146의 8악장, 359번과 360번 그리고 118번에서 사용했다. 당시에는 오늘날과 달리 다른 이의 선율을 가져와 사용하는 것이 매우 자연스럽게 여겨지던 시대였다.바흐는 이외에도 매우 다양한 이들의 코랄 선율을 가져와 자신의 작품에 사용했다. 바흐가 조금씩 변형시키며 차용했던 쇼프의 선율 가운데 우리 성가집에 수록된 선율과 가장 유사한 형태로 유명해진 것은 147번에서 사용됐다. 바흐가 ‘마음과 입과 행실과 삶은(Herz und Mund und Tat und Leben)’이라는 제목으로 만든 칸타타 147번은 그가 바이마르에 머물던 1716년경에 대림 제4주일 용으로 사용하기 위해 만들었다. 그러나 이 악보는 오늘날 전해지고 있지 않으며, 작품 번호도 147a로 따로 붙이고 있다.이후 바흐는 라이프치히의 루터교회 음악가로 활동하게 된다. 그러나 이 교회에서는 대림 제2~4주일까지는 조용한 가운데 속죄를 수행하는 ‘Tempus clausum(침묵의 시기)’라는 로마교회 전통을 지키는 때여서 칸타타를 연주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는 1723년 몇 개의 곡을 더 추가해 ‘복되신 동정 마리아 방문 축일’용으로 이 작품을 다시 꾸몄고, 147번 칸타타가 탄생했다. 바흐는 1부를 마무리하는 합창(6악장)과 2부를 마무리하는 합창(10악장)에서 이 선율을 사용하고 있다. <가톨릭대 교회음악대학원 교수>오라토리오(oratorio)=성경이나 기타 종교적 도덕적 내용의 가사를 바탕으로 만든 서사적인 대규모 악곡코랄(chorale)=찬송가, 특히 독일 프로테스탄트 교회 찬송가 평화신문2017.03.02

예수성심성월의 유래에 대해 알아봅시다 예수님의 마음은 하느님의 마음 예수성심상. CNS 예수성심성월의 유래에 대해서 알고 싶습니다. 교회는 6월을 특별히 예수성심을 공경하며 기리는 예수성심성월로 지냅니다. 그래서 본당에서는 미사 전후에 예수성심성월 기도(예수 성심께 천하만민을 바치는 기도)를 바치고, 성시간과 성체강복 등 예수성심을 특별히 공경하는 신심행사들을 갖지요. 예수성심성월의 유래에 대해서 좀더 알아봅니다. 심장은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심장이 멎으면 바로 죽음입니다. 또 심장이 약한 사람은 생기가 없지요. 따라서 심장은 우리 삶에서 바로 생명과 활력의 원천입니다. 다른 한편으로 심장, 곧 마음은 그 사람의 내면, 정신 생활 상태를 가리키기도 합니다. 나아가 마음은 인간이 하느님과 만나는 장소, 양심이 거처하는 곳이기도 하지요. 이렇게 볼 때 심장은 단순히 육체적 생명의 원천일 뿐 아니라 그 사람의 인격 자체를 나타낸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예수성심으로 표현되는 예수님의 마음은 하느님의 마음입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1요한)라는 성경 말씀에서 알 수 있듯이, 하느님 마음은 사랑의 마음입니다. 인간에 대한 지극한 사랑에서 당신 외아들마저 기꺼이 내어주신 하느님의 지극한 사랑, 한결같은 사랑의 표현이 바로 예수성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수성심을 공경하는 신심은 요한 복음서의 '목마른 사람은 다 내게 와서 마셔라. 나를 믿는 사람은 그 속에서부터 생수의 강들이 흘러나올 것이다'(7,38-39)라는 말씀 그리고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의 옆구리를 군사 하나가 창으로 찔렀더니 즉시 피와 물이 나왔다'(19,34)는 말씀과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앞의 말씀은 예수님이 성령과 함께 생명수의 원천임을 가리키고 있고, 뒤의 말씀에서 창에 찔리신 예수님의 옆구리에서 나온 물과 피는 세례의 물과 성체성사를 상징한다고 교부들은 해석했습니다. 예수님의 마음에서 구원의 생명수가 흘러나온다고 본 교부들은 또한 창에 찔린 옆구리를 창에 찔린 심장(늑방)으로 이해하면서 예수성심을 모든 은총의 근원으로 본 것입니다. 이런 신학적 이해를 기반으로 비롯된 예수성심 공경은 중세기까지는 주로 개인적이고 주관적 신심 차원으로 머물렀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특히 중세 후기인 12~14세기에는 정감적 차원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인성에 대한 묵상이 활기를 띠면서 예수성심 공경이 유럽 사회에 널리 퍼졌습니다. 이 시기 예수성심 신심의 대표적 인물로 성 베르나르도(1090~1153), 성 보나벤투라(1217~1274) 성녀 제르투르다(1256~1302), 성녀 가타리나(1347~1380)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예수성심 신심이 체계를 갖추고 세계적으로 확산되도록 한 주역으로 17세기 성모 마리아 방문 수녀회의 성녀 마르가리타 마리아 알라코크(1617~1690)를 들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알라코크 수녀는 1673년 말부터 1675년까지 네 번에 걸쳐 환시 중에 예수성심의 발현을 체험합니다. 알라코크 수녀는 이 환시 체험들을 통해서 △ 예수성심은 사람이 되신 하느님의 무한하신 사랑을 드러내는 상징이다 △예수 성심은 사람들의 배은망덕으로 상처를 입었기에 사랑의 상처를 기워 갚아 드리는 것이 예수성심 신심이다 △특별히 매월 첫째 금요일에 영성체를 하고 매주 목요일 밤에 예수의 수난을 묵상하는 성시간을 가짐으로써 상처입은 예수성심을 위로하라 △성체축일(성체 성혈 대축일) 후 금요일을 예수성심을 공경하는 축일로 지내라는 메시지를 받습니다. 알라코크 수녀가 받은 계시가 인정되면서 예수성심 신심은 수녀가 속한 성모 마리아 방문 수녀회를 비롯해 예수회 등을 통해서 전세계로 확산됩니다. 이와 함께 성모성월과 인접해 있고 예수성심축일이 있는 6월을 예수성심성월로 지내는 관습도 생겨납니다. 특히 교황 비오 9세(재위 1846~1878)는 1856년에 이전까지 지역교회 차원에서 지내던 예수성심축일을 보편교회 축일로 확대했으며, 1873년에는 6월을 예수성심성월로 인가하면서 이와 관련한 대사를 반포했습니다. 또 교황 레오 13세(1878~1903)는 1899년 예수성심께 전 인류를 봉헌하는 회칙을 발표했습니다. 20세기에 와서 '성심의 교황'이라고도 불리는 교황 비오 12세(재위 1939~1958)는 5월 성모성월과 6월 예수성심성월을 중요하게 여기고 성모성심 신심과 예수성심 신심을 적극 권장했습니다. 교황은 나아가 예수성심축일 제정 100년이 되는 1956년에 예수성심 신심의 교리적 근거와 기원을 신학적으로 제시한 회칙 「물을 길으리라」(Haurietis Aquas)를 발표, "예수성심 신심이야말로 하느님의 사랑을 배우는 가장 효과적인 학교"라고 강조했습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도 「인간의 구원자」 「자비로우신 하느님」 같은 회칙들을 통해서 구원의 원천인 하느님의 사랑이 예수 그리스도의 성심을 통해 나타나며, 예수성심 신심은 하느님의 자비로우심을 고백하는 가장 합당한 수단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창훈 기자 changhl@cpbc.co.krcpbc2017.06.01
![[NIE-신문으로 크는 신앙]정말 악마가 존재할까?](//cpbc.co.kr/CMS/newspaper/2016/07/rc/643687_1.3_titleImage_1.jpg)
[NIE-신문으로 크는 신앙]정말 악마가 존재할까?일러스트=문채현 무더운 여름. 등골을 서늘하게 하는 공포 영화들이 극장가에 등장하는 때가 왔어요. 늘 ‘악마’ ‘악령’을 소재로 한 영화들도 빠지지 않죠. 지난해 구마 의식을 다룬 영화 「검은 사제들」이 인기를 끌었고, 최근 개봉한 영화 「곡성」과 「컨저링2」도 악마와 빙의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 많은 사람의 관심을 받고 있어요.정말 악마가 존재하느냐고요? 답부터 알려주자면, 있어요. 과거에도, 지금도 어디에나 있답니다. 갑자기 오늘 밤 잠자리에 들기 무서워졌다고요? 기사를 끝까지 읽고 나면 그런 걱정은 사라질 거예요.악마는 누구인가구약성경에서 악마는 ‘사탄’(Satan)이라 불려요. 우리말로 적대자란 뜻으로 하느님의 뜻을 거역하는 악한 영이랍니다. 이 세상을 창조하신 하느님께서 왜 악한 영을 만들어내셨는지 궁금하지 않나요. 세상 모든 존재는 근본적으로 선해요. 악마들도 사실 이전엔 하느님이 창조한 선한 천사들이었죠. 하지만 그들은 자신의 자유 의지로 하느님께 대항해 타락하고 말았어요.악마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존재해요. 악을 부추기면서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이 이 세상에 드러나지 못하게 방해한답니다. 이런 악마는 인간을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죄에 빠지도록 온갖 유혹과 술수를 부려요. 탐식ㆍ음란한 욕구ㆍ탐욕ㆍ슬픔ㆍ분노ㆍ허영ㆍ교만 등이 악마의 유혹이라 할 수 있어요. 또 오만하고 음란한 악마는 인간을 육체적ㆍ정신적으로 괴롭히고 악으로 끌어들여 인간의 육신을 소유하기도 해요. 사람을 습격해 공포감을 조성하는 것을 마습(魔襲), 몸속으로 들어가 비정상적으로 행동하게 하는 것을 부마(附魔)라고 한답니다.보이지 않아 생김새를 알 순 없지만, 성경에선 그 수가 헤아릴 수 없이 많다고 해서 악마를 ‘군대’라고도 표현해요. 중세시대 때는 악마를 추악하고 혐오스러운 괴물의 모습으로 상상해 그리기도 했어요. 동물의 머리를 한 반쪽 인간, 날개ㆍ뿔ㆍ꼬리가 달린 모습으로 묘사하기도 했죠. 성경에 나타난 악마성경을 통해 악마가 사람을 어떻게 괴롭히는지 알 수 있어요. 베드로 사도가 예수님을 모른다고 배반하도록 사로잡고(루카 22,54-62), 유다가 예수님을 수석 사제들에게 팔아넘기도록 꾄 것도 악마였어요.심지어 악마는 예수님까지 유혹하려 했어요(마태 4,1-11). 악마는 40일간 단식한 예수님께 “하느님의 아들이라면 돌들을 빵으로 바꿔보라”고 재촉했어요. 또 예수님을 성전 꼭대기에 세워놓고 아래로 몸을 던져 하느님의 아들임을 증명하라고 부추겼어요. 다시 악마는 예수님을 매우 높은 산으로 데리고 가, 세상의 모든 나라를 보여주며 “나에게 엎드려 경배하면 저 모든 것을 당신에게 주겠다”고 유혹했어요.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시며 악마를 물리치셨어요. “사탄아, 물러가라. 성경에 기록되어 있다. ‘주 너의 하느님께 경배하고 그분만을 섬겨라.’”예수님께서는 사람을 괴롭히는 악마들도 자주 물리치셨어요. 갈릴래아 호수 근처 게라사 지방에 더러운 영이 들린 사람이 있었는데 예수님께서 단번에 알아보시고 “더러운 영아, 그 사람에게서 나가라”고 말씀하셨어요. 그러자 자신을 ‘군대’라고 밝힌 악마는 돼지 떼 속으로 들어가게 해달라고 예수님께 간청해, 돼지 2000여 마리 속으로 들어가 갈릴래아 호수로 뛰어들어 죽고 말았답니다(마르 5,1-20). 악마에게 유혹되지 않으려면과학적으로 증명할 수 없다는 이유로 악마의 존재를 의심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많아요. 하지만 “사탄의 가장 은밀하고 간사한 꾀는 오늘날 우리가 사탄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믿게 하는 것”이라고 해요. 바오로 6세 교황님께서도 “악은 효력을 발휘하는 살아 있는 존재이며, 타락한 영이고, 인간의 타락을 조장하는 자이다. 신비하고, 무서운 공포의 현실이다. 이런 악의 존재를 부정하는 사람은 성경적이고 교회적인 가르침의 반경에서 벗어난 사람”이라면서 악마의 존재를 설명하셨어요.기도하며 예수님의 가르침을 더욱 열심히 따라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어요. 악마의 힘은 강력하고 그 숫자도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지만, 그보다 더 강인하고 권위 있는 하느님께서 우리를 지켜주시기 때문이에요. 누구든 언제나 악마에게 유혹을 당하고 시련을 겪을 수 있어요. 하지만 우리에겐 곁에서 돌봐주시는 자비로운 하느님이 항상 계시다는 것을 잊지 않기로 해요.“여러분은 믿음을 굳건히 하여 악마에게 대항하십시오. 여러분도 알다시피, 온 세상에 퍼져 있는 여러분의 형제들도 같은 고난을 당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잠시 고난을 겪고 나면, 모든 은총의 하느님께서, 곧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당신의 영원한 영광에 참여하도록 여러분을 불러 주신 그분께서 몸소 여러분을 온전하게 하시고 굳세게 하시며 든든하게 하시고 굳건히 세워 주실 것입니다. 그분의 권능은 영원합니다. 아멘”(1베드 5,9-11).백슬기 기자 jdarc@pbc.co.kr 문채현2016.07.06

성경 쓰인 시대와 현재의 간극, 해설서로 메운다 마르코 복음서 해설서 펴낸 최승정 신부 서울대교구 성서 100주간 담당과 청년성서모임 연수지도를 맡고 있는 최승정(서울대교구, 가톨릭대 신학대 교수) 신부는 본당이나 단체들이 서로 모시고 싶어하는 인기 성경 강사다. 신학교 수업을 제외하더라도 한 해에 잡힌 성경 강의 일정만 해도 70~80회에 이른다. 타고난 강사 체질 같아 보이는데 정작 최 신부 자신은 “숨어 사는 게 인생의 목표”라고 했다. “수줍음이 많아 책상에 앉아 연구하고 글 쓰는 게 체질인데, 인생이 뭔가 잘못 풀렸다”는 최 신부를 최근 가톨릭대 성신교정 도서관에서 만났다. 성서 사도직 봉사자를 위한 마르코 복음서 길라잡이 「마르코 복음 이해」(생활성서/1만 원)를 펴낸 것이 계기가 됐다. 「마르코 복음 이해」 -「마르코 복음 이해」는 어떤 책인가교구 청년성서모임 마르코 연수 지도를 하면서 연수 때 다 하지 못한 마르코 복음에 관한 설명을 담았다. 연수 때 이미 다룬 내용도 자료를 좀더 첨부하고 내용을 심화해 가다듬었다.-마르코 복음서의 특징은 무엇인가복음서 중에 가장 오래된 복음서다. 예수님이 누구인지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고통받는 하느님, 고난받는 메시아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인간 고통과 연대하는 예수님을 만나는 체험이 가능하다.-일반 신자를 위한 첫 책인 듯하다그동안 부지런히 논문을 썼다. 탈출기 주석서를 쓴 적이 있는데 신학을 전문적으로 공부한 이들을 위한 책이다. 성서사도직(성서100주간, 청년성서모임)에 몸담으면서 성경을 쉽게 해설해주는 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2~3년 전부터 작업을 해왔다.-성서사도직은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사람들 앞에 나서는 건 정말 내 탈렌트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학교에서 연구하고 학생들 가르치며 머물러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뭔가 잘못 풀렸다(웃음). 사실 인생 목표는 숨어 사는 거였는데…. 전 춘천교구장이신 장익 주교님께서 어느 날 밥 먹는 자리에 데리고 가더니 사람들에게 성서 100주간 신부라고 소개하셔서 (성서100주간을) 맡게 됐다. 청년성서모임은 전 청년성서모임 담당인 홍인식 신부님께서 부탁해 돕게 됐다. 이렇게 오래 할 줄을 몰랐는데 성경 봉사자들에게 배운 것이 참 많아 계속하고 있다. 하느님 말씀을 전하는 그분들의 진심은 저에게도 좋은 체험이다.최 신부는 신학생 때 독일로 유학 가 신학을 공부하고 다시 이탈리아 로마에서 성서신학을 전공했다. 사춘기 시절 ‘인생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에 대한 고민을 하면서 사제(신학자)의 길을 꿈꿨다. 하지만 공부 잘하던 아들이 신학교에 가는 걸 부모는 반기지 않았다. 최 신부 부모는 ‘대학에 가서 공부를 더 해본 다음 그때에도 신학교에 가고 싶으면 가도 좋다’고 했다. 서울대 수학과를 졸업한 최 신부는 자연과학으로는 자신이 고민하는 문제를 풀 수가 없다는 걸 깨닫고 졸업 후 곧바로 신학대에 들어갔다. -신학을 공부하면서 인생의 궁금증을 풀었는지신학교에 와 공부해도 잘 모르겠더라(웃음). 유학할 때 당대 최고의 성경신학자들, 슈나켄부르크, 지글러, 피츠마이어, 노르베르트 로핑크 등을 찾아다니며 그분들께도 질문했는데 역시나 답을 찾진 못했다. 궁극적으로 자신이 느낀 것을 토대로 각자 답을 찾아야 하는 것 같다.-요즘 청년들이 본당을 떠나고 있는데, 성경 공부하러 오는 청년들은 꾸준한 듯하다5~6년 전 청년성서모임 지도신부들과 모여 이야기한 적이 있다. 성당 나오는 청년이 줄어드니 성서모임도 없어지지 않겠느냐. 출구전략을 짜야 한다. 조직도 줄여보자고 했다. 그런데 정 반대 현상이 일어났다. 젊은이들이 더 많이 찾아왔다. 세상이 이러면 이럴수록 영적인 것에 대한 갈망이 커진다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교회가 이런 말씀의 목마름에 준비하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성경은 어떻게 읽어야 잘 읽는 것인가성경 말씀을 왜곡하지 않으려면 본문 내용을 충실히 읽어야 한다. 그리고 성경이 쓰인 시대와 공간이 지금과는 다르다는 것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 그래서 이를 해설해주는 주석가가 필요한 것이다. 이러한 인식 없이 마음대로 읽고 해석하면 자칫 교회 공동체를 혼란에 빠트릴 수 있다. 요즘 문제가 되는 신천지도 성경을 잘못 해석해서 그렇다. 교회가 올바른 말씀 해석을 신자들에게 심어 주면 잘못된 길로 빠지지 않을 것이다.최 신부는 마지막으로 성경을 읽을 때 혼자보다는 여럿이 ‘함께’ 읽고 나누기를 강조했다. 나눔을 통해 성경 말씀이 보다 풍성해지고 얘기를 나누다 보면 위로와 격려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최 신부는 “성경을 함께 읽고 나누면 의문점을 공유해 풀 수 있고, 공동체의 장점을 누릴 수 있다”면서 “함께 읽고 묵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수정 기자 catherine@pbc.co.kr 백영민2015.08.19
![[허규 신부와 떠나는 신약 여행] (6)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마르 1,15)](//cpbc.co.kr/CMS/newspaper/2016/07/rc/643679_1.0_titleImage_1.jpg)
[허규 신부와 떠나는 신약 여행] (6)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마르 1,15)“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 예수님께서는 공생활을 시작하면서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셨다. 그림은 코시모 로셀리 작 ‘산상설교와 나병환자의 치유’ 중 일부, 1481~1482년, 시스티나성당, 바티칸. 예수님의 세례와 광야에서의 유혹 이후에 본격적인 활동을 나타내는 것은 갈릴래아에서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는 사건입니다. 아주 짧은 형태로 전해지는 이 선포는 예수님의 활동을 요약해 주는 내용이기도 합니다. 마르코 복음은 아주 단순하게 “때가 차서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마르 1,15)는 예수님의 말씀을 전합니다. 반면에 마태오 복음은 예수님의 선포가 이미 이사야 예언자를 통해 예언되었고 이제 그것이 실제로 이루어진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이사야서 8장 23절에서 9장 1절의 내용을 인용합니다. “회개하여라.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마태 4,17). 마태오 복음이 사용하는 용어에서 차이가 나는 것은 ‘하늘 나라’입니다. 마르코나 루카 복음서는 모두 ‘하느님 나라’라는 용어를 사용하지만, 마태오 복음은 이것을 하늘 나라로 표현합니다. 마태오 복음서의 주된 독자들은 유다인 출신이었습니다. 그들은 구약 성경을 잘 알고 있었을 뿐 아니라 유다교의 전통에 익숙한 이들이었습니다. 그렇기에 하느님의 이름을 부르는 것을 경계하는 의미로 하느님의 이름 대신 장소를 나타내는 하늘을 통해 표현합니다. 예수님의 하느님 나라에 대한 선포를 가장 독특하게 전하는 것은 루카 복음서입니다. 루카 복음은 마태오와 마르코처럼 간단한 선포 대신 하나의 이야기를 통해 하느님 나라의 선포를 대신합니다. 나자렛 회당에서의 희년 선포(루카 4,16-30)는 루카 복음서의 특징을 잘 요약해 주는 부분입니다. 이사야서 61장을 인용하면서 선포되는 내용은 “주님의 은혜로운 해”, 곧 희년입니다. 메시아 시대의 이상적인 모습을 그리고 있는 이사야서를 통해 이제 하느님의 뜻이 펼쳐지는 새로운 세상을 선포합니다. “오늘 이 성경 말씀이 너희가 듣는 가운데에서 이루어졌다”는 예수님의 말씀은 이미 시작되어 완성을 향해 나아가는 ‘하느님 나라’를 설명하는 데 부족함이 없습니다. 신학에서는 이것을 종말론적인 긴장의 시간이라 부릅니다. 종말의 때가 되어 완성될 이 시간을 살아가는 것이 하느님 백성의, 교회 공동체의 삶입니다. 루카 복음에서 희년의 선포와 함께 나자렛에 전해지는 엘리야와 엘리사 예언자의 이야기는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하늘이 닫혀 비가 내리지 않는 기근의 시기에 시돈 지방 사렙타의 과부에게 파견된 엘리야(1열왕 17,8-16), 그리고 이스라엘의 나병 환자가 아닌 시리아 사람 나아만을 고쳐준 엘리사(2열왕 5장). 이 두 인물은 이스라엘의 예언자이지만 이방인들에게 기적을 베푼 것으로 구약 성경에 나타나고 예수님은 이 이야기를 전합니다. 이 안에 담겨진 의미는 이미 구약성경 시대에도, 다시 말하면 예수님께서 이 세상에 오시기 이전에도 하느님은 이방인을 구원하고자 했다는 것입니다. 당시의 이스라엘 사람들이 생각한 것처럼 하느님의 구원이 유다인들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모든 이들을 향해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이야기입니다. 구약성경을 통해 전해진, 모든 이들을 구원하고자 했던 하느님의 의지는 예수님을 통해 그 의미가 온전히 드러나고 실현됩니다. 하느님 나라는 공관 복음서 안에서 찾을 수 있는 가장 핵심적인 주제입니다. 하느님 나라는 장소적인 어떤 것을 나타낸다기보다 하느님이 왕으로 다스리는, 하느님의 뜻이 백성들 안에 실현되는 관계를 나타내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느님 나라의 백성은 그 다스림을 받고 따르는 이들이고, 그것을 통해 하느님의 뜻이 실현되는 것이 바로 하느님 나라의 모습입니다. 예수님의 삶은, 그의 활동과 가르침은 모두 이 하느님 나라를 드러내고 보여주는 역할을 합니다. 결국, 하느님 나라는 예수님의 가르침을 통해 알려지고 선포되며 그의 행동을 통해 사람들에게 드러납니다. 하느님 나라가 가까이 왔다는 예수님의 선포와 함께 요청되는 것은 회개와 믿음입니다. <가톨릭대 성신교정 성서학 교수> 평화신문2016.07.06
![[허규 신부와 떠나는 신약 여행] (1) 예수 그리스도의 드라마](//cpbc.co.kr/CMS/newspaper/2016/05/rc/638027_1.0_titleImage_1.jpg)
[허규 신부와 떠나는 신약 여행] (1) 예수 그리스도의 드라마예수가 주연인 감동의 드라마 다시 보기 신약 성경은 예수가 주연하고 열두 사도 등이 조연으로 출연하는 한 편의 드라마와 같다. 프라 안젤리코 작 ‘제자들의 성찬’, 1441~1442년, 프레스코화, 산 마르코 미술관, 이탈리아 피렌체. “여행을 떠나요. 즐거운 마음으로. 모두 함께 떠나요.” 어떤 노래의 가사입니다. 여행을 떠난다는 것은 분명 즐거운 일입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여행의 즐거움보다 그것을 준비하고 기다릴 때의 즐거움이 더 큽니다. ‘신약 여행’. 어쨌거나 여행인데 이번에는 이 여행이 아주 즐겁지만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부담 때문이겠죠! 그래도 여행이라니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떠날 수 있기를 바라면서 연재를 시작합니다. 나자렛 사람 예수. 이 여행의 가장 중심이 되는 인물입니다. 2000년 전쯤 이스라엘에 살았던 한 젊은이가 바로 여행의 주제입니다. 나자렛 출신의 예수는 그리 길지 않은 삶을 살았던 인물입니다. 지금 우리에게 전해지는 바에 따르면 대외적 활동이 2 년 남짓한 그의 인생은 그리 평범하지 않았습니다. 숱한 소문과 문제를 일으킨 인생이었습니다. 그의 인생 안에서, 그리고 그의 죽음 이후에 이 청년 예수에게는 다른 호칭이 하나 따라 붙습니다. 그것은 바로 ‘그리스도’입니다. ‘기름 부음 받은 이’를 일컫는 이 호칭은 구약 성경에서 ‘메시아’로 불립니다. 사람들은 그 예수를 이제 그리스도라고 부릅니다. 총 27권으로 되어 있는 신약 성경은 모두 ‘예수는 그리스도이시다’는 내용을 중심에 둡니다. 나자렛 출신의 청년 예수가 곧 그리스도라는 사실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 신약 성경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신약성경은 예수 그리스도의 드라마를 중심으로 합니다. 그의 탄생에 대한 이야기, 청년이 되어 사람들에게 믿음을 갖도록 선포하고 그것을 활동으로 보여 준 다양한 이야기들, 그리고 이것으로 십자가형이라는 가장 혹독한 형벌에 처형당했지만, 다시 살아났다는 믿기 힘든 이야기까지 이 모든 것을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드라마’라 부를 수 있습니다. 한 편의 드라마 같은 내용이기 때문입니다. 이 드라마는 끝났지만 2000년 가까이 지난 지금도 많은 이들은 이 드라마를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역사상 가장 훌륭한 드라마이기도 합니다. 물론 이 드라마에는 예수 그리스도 이외에 많은 이들이 등장합니다. 바로 제자들입니다. 열둘, 사실은 더 많은 제자가 조연으로, 때로는 주인공으로 등장합니다. 그리고 이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드라마를 지속적으로 이어가는 이들이기도 합니다. 신약 성경은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는, 아니 더 나아가서 많은 이들의 삶을 바꾸어 주는, 상당히 긴 한 편의 드라마와도 같습니다. 그 안에는 기쁨과 행복, 고통과 고뇌들이 모두 담겨 있습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만이 아니라 그 안에 감추어진 어려움들 역시 함께 담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갖는 가장 큰 이유는 지금 우리에게도 필요한 이야기들이기 때문입니다. 때로는 흥미롭고, 어쩌면 조금은 따분한 이야기들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것은 신앙인들에게 의미있는 것이고, 또 신앙인들이 기억하고 한 번쯤은 되새겨 보아야 할 내용입니다. 먼저 예수 그리스도의 삶을 따라가고자 합니다. 예수님의 삶 안에서 벌어진 여러 이야기들, 복음서에서 전하는 내용을 중심으로 이 여정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어쩌면 이것은 순례의 길일지도 모릅니다. 단순한 여행이 아니라 신앙에 도움이 되는 여정이면 좋겠습니다. 전혀 모르던 새로운 것을 얻는다기보다 알고 있는 것들을 다시 한 번 기억해 보는 여정이면 좋겠습니다.“행복합니다, 마음속으로 순례의 길을 생각할 때 당신께 힘을 얻는 사람들!”(시편 84,6) 허규 신부 서울대교구 소속, 1999년 사제 수품, 독일 뮌헨 대학(Ludwig-Maximilians-University Munich) 성서신학 박사, 현 가톨릭대 성신교정 교수 평화신문2016.05.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