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금희 작가, 신앙이 이끈 '첫 여름 완주'"가라앉다가도 붙들어주는 손이 생겼어요" [앵커] 김금희 작가가 시각장애인을 위한 '듣는 소설'로 새로운 독자층과 만났습니다. 「첫 여름, 완주」는 단지 형식만이 아니라 작가 자신의 신앙 여정과도 맞닿아 있는데요. 김정아 기자가 김금희 작가를 만났습니다. [기자] 베스트셀러에 선정되고 서울국제도서전에서 흥행한 「첫 여름, 완주」. 책은 시각장애인을 위한 오디오북, '듣는 소설'로 먼저 세상에 나왔습니다. 출판사 '무제'의 박정민 대표가 제안한 프로젝트에 김금희 작가는 흔쾌히 응했습니다. 새로운 형식이자, 새로운 독자들을 만날 기회였기 때문입니다. <김금희 마리아 / 「첫 여름, 완주」 저자> "시각장애인 독자 분들 하면 우리가 점자나 이런 걸 떠올리지만 실제로는 음성 언어로 거의 80%가 그걸 사용하고 계신다는 것도 사실 몰랐거든요." 김 작가는 소리로 독서하는 이들을 이해하기 위해 직접 시각장애인 독자들을 만났습니다. <김금희 마리아 / 「첫 여름, 완주」 저자> "왜냐하면 그 경험이 어떻게 전달되는지를 이제 제가 알아야 쓸 수가 있잖아요. 그래서 실제 시각장애인 분들이랑 같이 독서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가 있었고 그 자리에서 되게 큰 용기를 주셨어요." 소설이 음성언어로 전달되는 만큼 김 작가는 촉각과 후각, 자연의 감각으로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이는 시각장애인 독자들과의 만남에서 얻은 영감이었습니다. 「첫 여름, 완주」 여정의 시작은 김 작가가 가톨릭 신앙을 받아들이기 시작한 시기와 맞물려 있습니다. 작품 속 장소 '창세기 비디오'와 벽에 적힌 성경 구절, 할아버지의 말도 김 작가의 신앙생활에서 비롯됐습니다. <김금희 마리아 / 「첫 여름, 완주」 저자> "'창세기 비디오'도 당연히 제가 하고 있는 신앙생활에서 온 거고, 거기에 성경 구절도 사실 들어가 있어요. '불길이 사라지자 부드러운 속삭임이 들려왔다'라는 벽에 낙서가 있는데 성경 구절이고…" 2년 전 서울 공덕동본당에서 세례를 받은 김 작가. 우연히 들른 성당에서 주임 신부의 유쾌한 강론과 수도자의 따뜻한 환대로 자연스레 마음이 열렸다고 회상합니다. <김금희 마리아 / 「첫 여름, 완주」 저자> "전에는 뭔가 마음이 가라앉고 가라앉고 가라앉으면 끝 간 데 가라앉는 기분이었는데 지금은 가라앉다가도 이렇게 받쳐주시는 손이 계세요. 그래서 그 손을 잡는 기분이 들거든요." 「첫 여름, 완주」에도 신앙적 시선이 자연스레 녹아 있습니다. 신앙은 김 작가에게 희망과 사랑, 믿음이라는 단어를 다시 믿을 수 있게 했습니다. <김금희 마리아 / 「첫 여름, 완주」 저자> "너무 중요해서 너무 닳아버린, 현실에서는 닳아버린 단어들이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그 단어들을 되살리는 데 제가 가지고 있는 글 쓰는 일이 도움이 될 수 있다면 하느님께서도 좋아하실 것 같고…" 세례를 받을 때, 김 작가는 "지혜를 청했다"고 고백합니다. <김금희 마리아 / 「첫 여름, 완주」 저자> "원하는 것 중에 하나가 죽기 전까지 최대한 내가 가지고 있는 불필요한 무지를 없애는 거, 그게 삶의 목표이기도 해서 천주교에 들어오면서 이 종교가 나한테 열어 보여줄 지혜의 세계를 기대하고 왔는데 그거는 정말 확실히 지금 배우고 있는 것 같아요." 문학과 종교의 역할은 다르지 않다고 말하는 김 작가. 김 작가는 프란치스코 교황처럼 난민과 이민자의 삶에 주목하고 싶다고 말합니다. <김금희 마리아 / 「첫 여름, 완주」 저자> "지금 하늘나라에 계신 프란치스코 교황님 책을 제가 너무 좋아했어요. 교황님은 늘 난민이나 이민자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셨잖아요. 그래서 제가 이동하는 인간들에 대해서 생각을 요즘에는 많이 하고 있고…" 세상을 밝히는 신앙의 힘으로 김금희 작가는 또 한 번, 완주를 시작합니다. CPBC 김정아입니다. 김정아2025.07.02

평화를 두드린 30분…이재명 대통령과 교황의 첫 만남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교황궁에서 레오 14세 교뢍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바티칸 미디어 ○ 방송 : CPBC 라디오 <행복을 여는 아침> ○ 진행 : 오수진 아가타 ○ 출연 : 김혜영 기자 이재명 대통령과 레오 14세 교황이 드디어 만났습니다. 한반도 평화와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가 주요 의제로 논의됐는데요. 오늘도 이 대통령의 유럽 순방을 취재 중인 CPBC 김혜영 기자를 연결해서 소식 들어보겠습니다. ▶ 오수진 : 김혜영 기자 안녕하세요. ▷ 김혜영 : 오늘도 로마에서 인사드립니다. 김혜영입니다. ▶ 오수진 : 이 대통령과 레오 14세 교황의 첫 만남에 관심이 모아졌는데 어땠나요? ▷ 김혜영 : 현지 시간으로 어제 오전 이 대통령이 교황궁을 방문해 교황을 만났습니다. 이 대통령과 교황은 악수를 하고 사진을 찍은 뒤, 배석자 없이 30분 동안 단독 면담을 가졌습니다. 이 대통령 취임 1년 만에, 레오 14세 교황 즉위 1년 1개월 만에 이뤄진 첫 만남인데요. 이 대통령은 검은색 수트에 회색 타이를 맸는데, 교황에 대한 존중과 신뢰, 그리고 세계 평화와 연대를 위한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청와대는 설명했습니다. ▶ 오수진 : 어떤 이야기가 오갔나요? ▷ 김혜영 : 핵심 화두는 예상대로 한반도 평화였습니다. 위성락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면담 결과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이 교황에게 한반도 평화 정착에 대한 우리 국민의 염원과 정부의 구상을 설명하고, 교황청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지를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교황의 북한 방문 가능성이 논의됐는지 관심이 쏠렸는데요.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상세 내용을 말하긴 어렵다”면서도 “여러 남북관계 개선 방안이 논의됐다"고 밝혔습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교황 방북도 논의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 오수진 : 교황의 방북은 교회에서도 관심이 큰 사안이죠? ▷ 김혜영 : 그렇습니다.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 유흥식 추기경은 기자들로부터 관련 질문을 받고 “교황의 방북 가능성은 북한에 달려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초청과 여건 조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과거 프란치스코 교황 재임 시절에도 방북 논의가 있었지만 성사되진 못했는데요. 결국 관건은 북한의 초청 의지라는 점을 다시 한 번 확인한 셈입니다. ▶ 오수진 :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겠죠? ▷ 김혜영 : 네, 이 대통령과 교황은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뜻을 모았습니다. 이 대통령은 레오 14세 교황의 방한도 정중하게 요청했습니다. 교황이 서울 세계청년대회 참석을 위해 방한한다면, 한국 천주교회는 물론 우리 사회 전체에도 큰 의미가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 오수진 : 이 대통령이 교황청 국무원 총리도 만났네요? ▷ 김혜영 : 네, 이 대통령은 교황 면담 후 교황청 국무원 총리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 외무장관 폴 리처드 갤러거 대주교와 면담을 가졌습니다. 이 자리도 한반도 평화가 핵심 주제였는데요. 이 대통령이 복음 말씀인 “두드려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를 언급하면서 “시간과 인내가 필요하지만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파롤린 추기경은 “인내뿐 아니라 희망도 필요하다”고 답했습니다. 한반도 평화를 향한 교황청의 시각이 드러난 대목으로 보입니다. ▶ 오수진 : 이 대통령과 교황이 주고 받은 선물도 소개해주세요. ▷ 김혜영 : 선물에도 평화와 화해의 메시지가 담겨 있습니다. 이 대통령은 교황에게 ‘하느님의 품’ 조각상과 백자 다용도 합을 선물했는데요. ‘하느님의 품’은 성경 속 돌아온 탕아 이야기를 형상화한 작품으로, 용서와 화해, 공동체 회복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백자 합은 한국 백자의 절제된 아름다움과 청빈의 가치를 상징합니다. 교황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 1월 1일 발표한 세계 평화의 날 담화와 사도궁 관련 서적, 풍요의 뿔 도자기를 선물했습니다. 전반적으로 평화의 메시지와 우정을 상징하는 선물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 오수진 : 이 대통령의 교황청 방문의 의미, 어떻게 봐야 할까요? ▷ 김혜영 : 새 교황과 새 정부의 첫 만남. 저는 ‘평화의 공감대를 확인한 만남’이라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한반도 평화와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라는 공동 과제를 확인했고요. 무엇보다 교황의 방북 가능성이 다시 언급되면서 교황청이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할지 기대가 커지고 있습니다. ▶ 오수진 : 이번 이 대통령의 교황청 공식 방문에서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을 꼽아보신다면요? ▷ 김혜영 : 아무래도 성 바오로 대성전에서 봉헌된 ‘평화와 연대를 위한 특별미사’가 아닐까 싶습니다. 현직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어로 봉헌된 교황청 미사는 처음이었거든요. 한국인 사제와 수도자, 교민들이 한마음으로 한반도 평화를 위해 기도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각국 대사 등 외교관들도 많이 왔는데요. 정치나 외교를 넘어 평화를 향한 염원이 기도 안에서 하나로 모이는 현장을 직접 볼 수 있었습니다. ▶ 오수진 : 역사적인 현장을 취재한 소감이 궁금합니다. ▷ 김혜영 : 남북관계가 꽉 막혀 있지만, 바티칸에서는 한반도 문제가 정치 현안이 아니라 ‘평화의 문제’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번 교황 면담이 얼어붙은 남북관계를 녹이는 작은 변화가 되고, 한반도 평화를 향한 새로운 대화의 문을 여는 출발점이 되길 기대해 봅니다. ▶ 오수진 : 이 대통령이 이제 G7 정상회의에 참석한다면서요? ▷ 김혜영 : 그렇습니다. 이틀간의 교황청 방문 일정을 마친 이 대통령은 프랑스 에비앙으로 이동해 주요 7개국, G7 정상회의에 참석하고요. 18일에 귀국할 예정입니다. ▶ 오수진 : 지금까지 이재명 대통령과 레오 14세 교황의 면담 소식을 들어봤습니다. 로마에서 김혜영 기자였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 김혜영 : 감사합니다. 김혜영2026.06.16
![[전문] 유흥식 추기경 강론…"어떤 이유로도 결코 평화 포기할 수 없어"](https://img.cpbc.co.kr/newsimg/upload/2026/06/14/FIA1781431014457.jpg)
[전문] 유흥식 추기경 강론…"어떤 이유로도 결코 평화 포기할 수 없어"14일(현지시간) 평화와 연대를 위한 특별미사 봉헌 이재명 대통령이 14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로마 성 밖 성 바오로 대성전에서 열린 평화와 연대를 위한 특별미사에서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 유흥식 추기경과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교황청을 공식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성 바오로 대성전에서 평화와 연대를 위한 특별미사를 봉헌했다. 미사를 집전한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 유흥식 추기경은 강론에서 "우리는 어떤 이유로도 결코 평화를 포기할 수 없으며, 평화를 건설하기 위하여 모두, 함께, 온 힘을 다해 노력해야 하는 현실 앞에 서 있다"고 강조했다. 유 추기경은 또 "대통령 직무수행에서 평화가 얼만큼 중요하고 남북이 정말 더불어 살 수 있는 그런 세계를 만들자고 호소하심에 대해서 깊게 동할 뿐만 아니라 매일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평화와 연대를 위한 특별미사 유흥식 추기경 강론 전문.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이재명 대통령님과 김혜경 여사님, 정부 부처 관계자 여러분, 세계 여러 나라에서 오신 외교관 여러분, 함께하신 모든 분께 주님의 평화를 빕니다. 이 뜻깊은 시간을 마련해주신 하느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한 해의 중간을 지나가는 이때, 오늘의 미사가 우리가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고, 앞으로 나아갈 길을 다시금 바라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각자 새해에 다짐했던 일들도 있을 것이고, 목표로 삼았던 과업도 있을 것입니다. 계획한 길을 잘 걸어가고 있다면 하느님의 은총에 감사드립시다. 부족한 점이 있다면 남은 시간을 후회 없이 보낼 수 있도록 성령의 도움을 청합시다. 오늘 우리가 감사의 미사를 봉헌하는 이 성 밖 바오로 대성전은 영원한 도시 로마를 순례하는 7대 대성당 중 하나입니다. 이방인들의 사도이신 바오로의 무덤이 있는 매우 중요한 대성전입니다. 여러분 뒤에 위치한 교황 제대 계단 아래에 바오로 사도의 무덤이 있습니다. 이방인의 사도 바오로라는 호칭에서 이미 알 수 있듯이, 바오로 사도께서는 당시 예루살렘 밖에 있는 수많은 공동체를 활발히 왕래하시며, 그 누구보다도 주님의 복음을 열정적으로, 활발히, 땅끝까지 선포하셨습니다. 수차례에 걸친 열악한 선교 여행 가운데 만났던 추위와 매질, 파선과 강도의 위험, 광야의 궁핍과 강물의 위험도 그분의 열정을 잠재우지는 못했습니다. 사도께서는 탁월한 언변과 해박한 지식으로 사람들의 가슴을 울리면서도, 인간적으로 누구보다 뜨겁게 온 세상에 퍼져 나가는 교회를 사랑할 줄도 아셨습니다. 우리 한국 가톨릭교회는 자신의 생명을 바쳐 복음의 씨앗을 뿌리셨던 순교자들의 증거 위에 세워졌습니다. 그보다 더 위로 거슬러 올라간다면 바오로 사도의 이러한 이방인들을 향한 열정과 사랑에서부터 이미 그 씨앗이 뿌려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바오로 사도께서 보여주신 하느님 백성을 향한 연민과 사랑이라는 핵심 덕목은 신비롭게도 오늘 독서와 복음에서도 잘 드러납니다. 우리가 방금 전에 들은 제1독서의 탈출기 19장은 오경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입니다. 탈출기 1장부터 18장까지는 이집트에서 노예 생활의 고통을 겪던 이스라엘 백성이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은 모세의 인도로 약속의 땅을 향해 떠나는 여정을 전하고 있습니다.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을 해방시키라는 하느님의 사명을 받고, 열 가지 재앙과 홍해를 건너는 사건을 비롯한 여러 시련과 우여곡절을 거쳐 마침내 백성을 시나이산까지 이끌게 됩니다. 그리고 바로 이 시나이산에서 주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과 계약을 맺으십니다. 시나이산에서 머무르는 이야기는 오늘 봉독한 탈출기 19장에서 시작되어 탈출기의 나머지 부분과 레위기 전체, 그리고 민수기 10장에 이르기까지 이어집니다. 그리고 이스라엘 백성은 그 이후에 약속의 땅을 향한 여정을 이어 나갈 것입니다. 주님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시는 메시지는 명확합니다. 주님의 말씀을 듣고 그분의 계약을 지키면 이스라엘은 하느님께서 소유하시는 백성이 된다는 사실입니다. 이스라엘이 지켜야 하는 주님의 말씀은 무엇입니까? 서두에 말씀드린 것처럼 민수기 10장까지 수많은 율법이 나열될 것이지만, 이 모든 계명은 바로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으로 요약됩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단순히 하느님의 도우심으로 여러 놀라운 일을 통해 이집트를 탈출했기 때문에 그분 백성이 되는 것이 아니라, 그분의 가르침대로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며 그분 뜻에 따라 살아가야만 그분의 백성이 된다는 뜻입니다. 바오로 사도께서는 제2독서에서 이렇게 우리를 가르치십니다. "우리가 아직 죄인이었을 때에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돌아가심으로써, 하느님께서는 우리에 대한 당신의 사랑을 증명해 주셨습니다."(로마 5,8) 하느님으로부터 무한한 사랑을 받고, 그분으로부터 한량없는 은혜를 체험했음에도 우리는 여전히 죄인으로 살아갑니다. 하지만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외아들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이 세상에 보내시어 죄인인 우리와 함께 살게 하셨습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 우리의 죄사함을 위해 돌아가심으로써, 그분께서는 우리를 향한 하느님의 무한한 사랑을 당신 전부를 내어주시며 드러내셨습니다. 바오로 사도께서는 계속해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우리가 하느님의 원수였을 때에 그분 아드님의 죽음으로 그분과 화해하게 되었다면, 화해가 이루어진 지금 그 아드님의 생명으로 구원을 받게 되리라는 것은 더욱 분명합니다."(로마 5,10) 이처럼 우리도 당신과 맺은 계약을 저버리고 때로는 원수처럼 살아가던 우리를 끝까지 사랑하시고 구원해 주신 하느님을 사랑해야 합니다. 또한 죄인인 우리를 향한 사랑 때문에 당신의 목숨까지 내어주신 그리스도를 닮아, 우리 역시 이웃을 사랑하고 더 나아가 원수까지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열두 제자를 선별하십니다. 마태오 복음 시작 부분이 아니라, 시간이 꽤 지난 10장에 이르러서야 예수님께서 이 열두 사도를 부르셨다는 사실은 꽤나 흥미롭습니다. 열두 사도들은 서로 매우 다른 모습을 보입니다. 도저히 함께하지 못할 것만 같은 다양함을 보여 줍니다. 예수님께서 선별하신 열두 사도의 다양함은 모든 이에게 복음을 선포할 수 있음을 보여 줍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각자의 이름으로 부르십니다. 모든 이가, 한 사람의 예외도 없이, 당신의 사랑받는 자녀입니다. 그러므로 예수님께서는 "가엾은 마음"을 당신이 뽑으신 사도들이 지니기를 바라셨습니다. "[그때에 예수님께서는] 군중을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셨다. 그들이 목자 없는 양들처럼 시달리며 기가 꺾여 있었기 때문이다"(마태 9,36). 한국어 성경으로 '가엾은 마음이 드셨다.'라고 번역된 이 단어는 성경 원문에서 splanchnizomai(스플랑크니조마이)라고 표현됩니다. 그리스어 원문의 동사는 본래 '내장이 뒤틀리는'이라는 뜻을 지닙니다. 단순히 어떤 사람이 아파하는 모습을 보며 혀를 끌끌 차면서 지나가는 형식적인 동정이 아니라, 그 사람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고 내 속의 기관이 뒤틀릴 정도로 아픔을 공감하는 상태라는 의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의 구슬픈 처지에 이 정도로 큰 연민을 가지고 계십니다. 그분께서는 목자가 없는 양들처럼 시달리며 기가 꺾여 있는 군중들이 너무나 안쓰러워, 그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도들을 선별하시게 되었습니다. 바오로 사도 역시 주님의 부르심을 받은 후로, 구원을 갈망하는 이들에 대한 연민으로 온 마음을 다하여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선포하셨습니다. 오늘날의 세상은 형제들에 대한 연민이 그 어느 때보다도 필요한 시기입니다. 연민이 있어야 할 자리에는 무관심과 이기주의가 가득하고, 더 나아가 폭력과 무력이 그 자리를 채우려 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에서 주님께서는 폭력으로 희생된 이들, 삶의 터전을 잃고 목자 없는 양들처럼 기가 꺾여 있는 이들에게 연민의 마음을 가지라고 우리를 부르고 계십니다. 생명이 가장 소중함을 가르쳐 주십니다. 이렇게 연민에 대해 묵상을 하니 문득 대한민국을 각별히 사랑하셨던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떠오릅니다. 2014년 한국을 방문하신 교황님께서는 광화문 광장에서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을 만나셨습니다. 깊은 침묵과 기도, 그리고 사랑의 눈으로 그들의 아픔을 품어 주셨습니다. 그분은 한 아이를 잃은 부모의 슬픔 앞에서, 한 사회가 감당해야 할 상처 앞에서, 교회가 어디에 서 있어야 하는지를 몸소 보여 주셨습니다. 교회는 가난한 이들과 함께하는 교회이어야 함을 실제로 보여 주셨습니다. 한국 방문을 마치시고 로마로 돌아가시는 비행기 안에서, 세월호 유가족을 위로한 일이 정치적으로 해석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질문을 받으시고,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인간의 고통 앞에 중립은 없습니다."라고 명확하게 말씀하셨습니다. 이 한 마디는 한국 사회에 깊은 위로와 용기를 주었습니다. 편 가르기가 아니라, 상처 입은 사람 곁에 함께 있는 것이 복음의 방식이고 교회가 지녀야 할 연민의 방식임을 일깨워 주셨습니다. 2025년 5월 8일, 제267대 교황으로 선출되신 레오 14세 교황님께서는 "평화가 여러분 모두와 함께"라는 말씀으로 세상에 첫인사를 건네셨습니다. 이는 평화와 형제애를 사랑하신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정신을 온전히 이어받으셨다는 표징이었습니다. 또한, 이 인사는 단순한 축복의 말이 아니라, 갈라진 세계를 향해 교회가 행해야 하는 사명의 선포였습니다. 교황님께서는 전쟁의 비극을 기억하시며, 다시는 전쟁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호소하셨고, 정의롭고 지속 가능한 평화를 위해 온 인류가 힘써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오늘 이 미사를 봉헌하고 있는 사랑하는 이재명 대통령님과 대한민국의 공직자님들께도 이 평화의 부르심은 특별한 의미로 다가올 것입니다. 한반도는 아직 분단의 상처를 끌어안고 살고 있습니다. 형제자매가 갈라져 있습니다. 이보다 더 큰 고통이 어디 있습니까? 우리는 어떤 이유로도 결코 평화를 포기할 수 없으며, 평화를 건설하기 위하여 모두, 함께, 온 힘을 다해 노력해야 하는 현실 앞에 서 있습니다. 늘 마음을 열고 경청하는 자세로, 대결보다 대화가, 증오보다 화해가, 두려움보다 신뢰가 더 큰 힘이 될 수 있음을 우리 대한민국이 대통령님과 함께 온 세상에 증언하는 나라가 되기를 간절히 희망합니다. 이면에서는 1년동안 대통령님의 대통령 직무수행에서 평화가 얼만큼 중요하고 남북이 정말 더불어 살 수 있는 그런 세계를 만들자고 호소하심에 대해서 깊게 동할 뿐만 아니라 매일 기도하고 있음을 말씀을 드립니다. 참된 평화는 단지 갈등을 멈추고 싸우지 않는 상태가 아닙니다. 오히려 진정한 평화는 마음을 활짝 연 대화,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존중, 상대의 처지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구체적인 노력과 함께 시작됩니다. 정치와 외교의 언어는 서로 다를 수 있지만, 생명을 지키고 사람을 살리며 공동선을 추구하려는 마음은 결국 복음의 정신 안에서 서로 만날 수 있습니다. 레오 14세 교황님과 함께 가톨릭 교회는 모든 인간 생명의 존엄성을 지키고, 평화로운 세상을 이루기 위한 사명을 실천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레오 교황님께서는 교회는 형제들과 화합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모든 이로 구성된다는 아우구스티노 성인의 말씀을 토대로, 가톨릭 교회가 화합된 세상, 화해를 지향하는 세상의 표징이 되어야 함을 강조하시며 당신의 직무를 시작하셨습니다. 교황님께서는 교황직 취임 미사 강론에서 교회는 사랑이고 친교이며 가정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처럼 형제들에 대한 관심과 연민은 평화와 떼어 낼 수 없는 덕목입니다. 우리 모두는 이 길로 나아가야 하겠습니다. 아무리 어려운 곳에도 희망은 있습니다. 메마른 아스팔트 사이에서도 한 송이 꽃은 피어나기 마련입니다. 폭력의 자리에 연민이 들어서고, 무관심의 자리에 소통이 들어서야 합니다. 대화가 불가능한 상대로 보일지라도 경청의 마음을 지니고 만남을 추구해야 평화의 길이 열립니다. 지금 전 세계에는 혼란과 갈등이 만연하지만, 예수 그리스도께서 가르쳐 주신 연민과 화합의 정신으로 형제들을 대하며 대화와 사랑의 길로 나아갑시다. 오늘 하루도 평화와 사랑이 여러분 모두에게 가득하기를 빕니다. 맹현균2026.06.14

화재를 지나 감사로…미리내성요셉애덕수녀회 노곡수련소의 100일 미리내성요셉애덕수녀회 노곡수련소 수련수녀와 청원자매들이 2월 25일 감사 인사를 전하며 노래하고 있다. 앵커] 지난해 11월 화재가 났던 미리내성요셉애덕수녀회 노곡수련소 복구가 마무리됐습니다. 수녀들은 마을 주민과 공무원, 봉사자 등을 수녀원으로 초대해 감사 인사를 전했습니다. 김혜영 기자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기자] 경기도 안성에 있는 미리내성요셉애덕수녀회 노곡수련소를 석 달 만에 다시 찾았습니다. 수녀원 주방에선 고마운 분들에게 대접할 식사 준비가 한창입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불고기를 볶는 손길에서 정성이 묻어납니다. 식당에선 식탁매트에 성경문구를 붙이느라 분주합니다. 작은 글귀 하나에도 감사의 마음을 담았습니다. 화재 당시 눈물이 삼켰던 수련장 장 마리폴 수녀의 안내로 복구를 마친 수녀원을 둘러봤습니다. 건물 뒤편 창고와 맞닿아 피해가 가장 컸던 1층은 외벽과 창문, 방문과 벽장을 모두 새로 교체했습니다. <장 마리폴 수녀 / 미리내성요셉애덕수녀회 노곡수련장> "불을 먹은 벽돌이라 이게 다 두두둑 떨어지는 거였는데 그걸 다 갈아내고 새로 한 거예요. 천장도 다 새로 한 거예요." 화재가 시작됐던 창고도 말끔하게 보강됐습니다. <김혜영 기자> 0038 01:01~01:06 "방염 소재로 바꿔서 튼튼하게 됐다고 하셨어요." <장 마리폴 수녀 / 미리내성요셉애덕수녀회 노곡수련장> "튼튼하게 됐는데 아까 말씀드린 대로 벽돌일 때는 수녀원 분위기가 좀 났는데 이렇게 외장을 이렇게 해버리니까 뒤태가 공장이에요. 공장." 농기구부터 재봉틀까지, 화재 피해 소식에 각지에서 온정의 손길이 답지했습니다. 조배실의 장궤틀은 재건축에 들어가는 서울대교구 대신학교에서 기부 받은 것입니다. 미리내성요셉애덕수녀회 노곡수련소 화재 당시 불에 그을린 성모상. 화마에 그을린 십자가와 성모상도 조배실에 놓였습니다. 복구가 진행되는 약 100일 동안 수녀들은 거처를 네 번이나 옮겨야 했습니다. <장 마리폴 수녀 / 미리내성요셉애덕수녀회 노곡수련장> "그 시간이 어떻게 지났는지 사실 정말 모르겠어요. 힘든지 모르고 지나갔어요. 갑자기 또 생각하니까…" 대림 시기에 '떠돌이' 생활을 하면서 수녀들의 영성은 더욱 깊어졌습니다. <장 마리폴 수녀 / 미리내성요셉애덕수녀회 노곡수련장> "이 불이 지나가면서 우리 안에 정말 그 인간적인 자존심, 집착, 그걸 다 자존심, 이기심 이걸 다 태우고 하느님 중심으로 다시 돌아오도록. 빈 손으로 빈 마음으로 돌아오도록…" 수녀원을 둘러보는 사이, 반가운 얼굴들이 도착했습니다. 복구에 물심양면으로 함께 해준 마을 주민과 인근 본당 신자들, 대한적십자사 자원봉사자들, 경기도 안성시 양성면사무소 공무원 등입니다. <황상열 베드로 / 경기도 안성시 양성면 노곡2리 이장> "이런 자리를 만들어주셔서 동네 이장으로서는 정말 감사하고 고마울 뿐입니다. 마을하고 더 가까워지고 앞으로도 마찬가지로 더 많은 소통이 이뤄질 것 같습니다." 식사 전 기도로 감사의 자리가 시작됐습니다. <장 마리폴 수녀 / 미리내성요셉애덕수녀회 노곡수련장>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초대 받은 이들은 수녀들이 만든 음식을 먹으며 마음을 나누었습니다. <임정미 / 경기도 안성시 양성면사무소 복지팀장> "오늘 보니까 너무 깨끗해지고, 환경도 너무 좋아지고, 수녀님들이 다 너무나 밝은 미소로 맞아주시니까 너무 저도 행복한 거예요. 오늘 밥 맛있게 먹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식사가 진행되는 동안 인도네시아 수련수녀와 청원자매들이 연극을 선보였습니다. <연극 현장음> "수녀님 코가 까매요. 수녀님은 얼굴이 다 까매요. 수녀님 우리 기도책이 다 젖었어요. 신발도 다 탔어요. 그래도 괜찮아요. 수녀님은 안 탔잖아요. (하하)" 웃음이 터지고, 눈가엔 다시 온기가 번집니다. 연극은 노래로 절정에 이르렀습니다. <♬ 함께> "살아간다는 건 이런 게 아니겠니. 함께 숨쉬는 마음이 있다는 것~" <장 마리폴 수녀 / 미리내성요셉애덕수녀회 노곡수련장> "감사하다는 말로는 정말 부족하고요. 삶으로 보답하겠습니다. 저희가 더욱 더 마음을 모아서 기도하고 저희가 더 비우고 나누고 수도자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것. 그리고 하느님 중심 생활을 하는 것. 그것으로서 갚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CPBC 김혜영입니다. 김혜영2026.03.03
신형식 주교황청대사 "교황청과 한국교회, 정부 잇는 가교될 것"[앵커] 주교황청 한국대사에 신형식 전 국민주권연구원장이 임명됐습니다. 신형식 신임 대사는 "교황청과 한국교회, 정부를 잇는 일꾼이 되겠다"며 각오를 밝혔습니다. 전은지 기자가 신 대사를 만나봤습니다. [기자] 10월 29일 주교황청대사에 임명된 신형식 대사. 기쁨과 함께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는 신 대사는 2018년 9월 프란치스코 교황을 알현했던 기억을 떠올렸습니다. 신 대사는 주교황청대사 임명은 하느님의 은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습니다. <신형식 스테파노 / 주교황청대사> "교황님 미사 집전에 제가 초대를 받아가지고 교황님과 직접 대화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었고, 그때 교황님을 통해서 받은 은총이 아마도 제가 지금 주교황청 대사로 임명받게 되는 하느님의 은총에 따른 결과로 저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신 대사는 그동안 아시아민주주의네트워크 사무총장,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연구소장, 국민주권연구원장 등을 역임하며 민주화와 인권, 평화를 위해 앞장서 왔습니다. 신 대사는 이러한 활동이 보편교회가 추구하는 가치와 맞닿아 있다며, 교황청 대사로서 소명을 기쁘게 실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신형식 스테파노 / 주교황청대사> "진리, 공동선, 정의, 평화 이러한 가치와 어느 측면에서는 맞닿아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이제까지 개인이 한국사회에서 해왔던 여러 가지 활동이 보편교회로서, 교황청 대사로서 그러한 소명으로 훌륭한 결실을 맺을 수 있게 된 것에 대해서 너무나 기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신 대사는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교황청과 한국교회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하는데 힘쓰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무엇보다 신 대사는 레오 14세 교황의 한국 사목 방문이 한반도 평화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되길 희망했습니다. <신형식 스테파노 / 주교황청대사> "교황청이 가지고 있는 한반도 평화에 대한 관심이 지대함으로 한국 정부에서 교황청의 관심을 제대로 실현시킬 수 있는 그런 역할을 제가 심부름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신 대사는 27년 전 급성 신부전증을 앓던 중 사제와 수도자들의 기도로 건강을 회복했고, 세례를 통해 하느님의 자녀로 새롭게 태어났습니다. '행복하여라, 의로움 때문에 박해를 받는 사람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마태 5,10)라는 성경 말씀을 마음에 새기며, 의로운 삶에 대해 고민해 온 신 대사. 신 대사는 앞으로 주교황청대사로서 역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신형식 스테파노 / 주교황청대사> "민주주의 국제 교류 활동의 경험, 학교에서 강의를 한 경험, 연구 활동을 한 경험, 이런 것들을 바탕으로 제가 우려와 걱정을 불식시키고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을 능력과 역량을 보일 수 있도록 하느님께 매일 기도하겠습니다." 11월 6일 바티칸으로 출국한 신 대사는 12월 19일 레오 14세 교황에게 신임장을 제정하고 공식 업무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CPBC 전은지입니다. 전은지2025.11.10

'평화' 13번 외친 유흥식 추기경…이재명 대통령의 기도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성 바오로 대성전에서 열린 평화와 연대를 위한 특별미사에서 유흥식 추기경과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 방송 : CPBC 라디오 <행복을 여는 아침> ○ 진행 : 오수진 아가타 ○ 출연 : 김혜영 기자 한국 시간으로 어제 오후 로마 성 바오로 대성전에서 특별한 미사가 봉헌됐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평화와 연대를 위한 특별미사'가 열렸는데요. 이 대통령의 유럽 순방을 취재 중인 CPBC 김혜영 기자를 연결해서 자세한 소식 들어보겠습니다. ▶ 오수진 : 김혜영 기자 안녕하세요. ▷ 김혜영 : 부온 죠르노. 올해도 로마에서 인사드립니다. 김혜영입니다. ▶ 오수진 : '평화와 연대를 위한 특별미사' 현장에 계셨던 거죠? ▷ 김혜영 : 그렇습니다. 로마 현지 시각으로 14일 오전 9시 45분, 한국 시각으로 오후 4시 45분 성 바오로 대성전에서 '평화와 연대를 위한 특별미사'가 봉헌됐습니다. 교황청을 공식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미사였습니다. 이날 미사는 여러모로 의미가 남달랐습니다. 우리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바티칸에서 한국어로 미사가 봉헌된 건 처음입니다.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 유흥식 추기경이 주례했고, 한국인 사제와 수도자, 교민, 외교단 등 300여 명이 참석했습니다. ▶ 오수진 : 미사 이름이 '평화와 연대를 위한 특별미사'였던 만큼, 평화와 연대의 메시지가 나왔을 것 같아요. ▷ 김혜영 : 유흥식 추기경은 강론에서 한반도 평화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평화'라는 단어가 13번이나 나왔습니다. 유 추기경은 "한반도는 아직 분단의 상처를 끌어안고 살고 있다"면서 "어떤 이유로도 결코 평화를 포기할 수 없고, 평화를 건설하기 위해 모두, 함께, 온 힘을 다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마음을 열고 경청하는 자세로, 대결보다 대화가, 증오보다 화해가, 두려움보다 신뢰가 더 큰 힘이 될 수 있음을 대한민국이 세상에 증언하는 나라가 되길 희망한다'고 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로마 성 바오로 대성전에서 열린 평화와 연대를 위한 특별미사에서 기념 연설을 하고 있다. 뉴시스 ▶ 오수진 : 이 대통령의 연설도 있었죠? ▷ 김혜영 : 미사 후 이 대통령은 7분 가량 연설을 했는데요. 한반도 평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혔습니다. 이 대통령은 26년 전 남북이 분단 이후 처음으로 마주 앉아 발표한 6·15 남북공동선언을 거론하며 "지금도 희망의 불씨가 살아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창을 쳐서 낫을 만들리라'는 성경 문구를 인용하며 "한반도 평화가 세계 평화로 이어지고, 세계의 연대가 다시 한반도 평화를 굳건하게 만드는 선순환을 만들자"고 강조했습니다. "함께 봉헌하는 기도가 세상의 평화와 연대를 위한 하나의 복된 밀알이 되길 기원한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 오수진 :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어요. ▷ 김혜영 : 이 대통령은 "서울 세계청년대회가 국경과 언어, 문화의 차이를 넘어 우정을 나누며 평화와 연대의 가치를 배우는 뜻깊은 시간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이어 "세계 각국의 청년들이 전선과 철조망, 국경의 제약을 넘어 함께할 수 있길 바란다"며 "교황청의 관심과 건설적 역할을 요청한다"고 했는데요. 북한 청년들도 참가했으면 좋겠다는 뜻이 담겨 있는 발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대통령은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 주제 성구인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도 언급하며 "2000년 전 예수 그리스도가 두려움에 떨던 제자들에게 하신 이 말씀이 오늘날 우리 청년들에게도 위로와 용기, 희망으로 전해지길 바란다"고 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로마 성 바오로 대성전에서 열린 평화와 연대를 위한 특별미사에서 기념 연설을 하고 있다. 뉴시스 ▶ 오수진 : 미사 분위기는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 김혜영 : '평화와 연대를 위한 특별미사' 이름만 들어도 무게감이 느껴지는 지향이잖아요. 미사 분위기는 장엄하고 경건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네이비 수트에 금색 넥타이를 맸고요. 김혜경 여사는 네이비 투피스를 입었는데요. 청와대는 "경건함 속에서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예우를 갖춘 복장"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워낙 중요하고 큰 미사다 보니까, 전례 담당 사제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며 미사 진행을 챙기는 모습이 눈에 띄었습니다. 또 제단에서 성가를 불러주신 분들이 노래를 정말 잘하시더라고요. 화답송 선창을 해주신 분도 실력이 대단했습니다. 로마에서 성악을 공부하는 분들이 참여했다고 들었는데요. 덕분에 미사의 품격이 살아났습니다. ▶ 오수진 : 김 기자도 전례에 참여했다고 들었습니다. ▷ 김혜영 : 저에게도 이번 미사가 특별했는데요. 미사 며칠 전에 예물 봉헌 요청을 받아서 전례에 참여했습니다. 예물 봉헌자가 무려 8명이나 됐어요. 로마 한인성당에서 신앙 생활을 하는 교민 가족 4명, 로마에서 활동하는 수녀 2명, 그리고 천주교 신자 기자 2명, 이렇게 8명이 대열을 맞춰 제단에 올라가서 예물을 봉헌했습니다. 미사 전날 리허설을 하면서 동선을 맞췄는데요. 생중계가 되는 큰 미사에서 제대 앞에 나가려니 긴장이 되더라고요. 그래도 의미 있는 미사에서 전례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서 뜻깊었습니다. 예물 봉헌을 함께 한 교민 어린이 유이안(발렌티노) 군에게 소감을 물어봤는데요. "떨리긴 했지만 이런 경험을 한 것이 영광스럽고, 귀한 기회여서 뿌듯했다"고 했습니다. ▶ 오수진 : 미사에 쏠린 관심이 높았던 것 같아요. ▷ 김혜영 : 네, 언론들은 특별미사 소식을 비중 있게 다루며 주요 뉴스로 전했습니다. 이 대통령이 "북한과 정전을 넘어 지속가능한 평화체제를 구축하겠다"거나 "희망의 불씨가 살아있다"고 한 발언을 제목으로 뽑은 언론들이 많았습니다. 이날 미사는 CPBC를 비롯해 여러 방송사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 됐는데요. 특히 교황청 공식 매체인 바티칸뉴스도 미사를 생중계한 걸 보면, 미사에 대한 높은 관심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 오수진 : 이 대통령이 오늘은 레오 14세 교황을 만나죠? ▷ 김혜영 : 그렇습니다. 이제 관심은 이재명 대통령과 레오 14세 교황의 첫 만남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이 대통령은 한국 시간으로 오늘 레오 14세 교황과 단독 면담을 갖습니다. 우리 대통령의 교황 면담은 2021년 10월 문재인 전 대통령 이후 4년 7개월여 만입니다. 위성락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세계 평화의 상징인 교황과의 면담 그리고 특별미사 연설은 평화와 연대에 관한 대한민국의 확고한 뜻을 세계에 전하는 동시에, 한반도의 평화에 대한 교황청의 변함없는 관심과 성원을 거듭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또 "아시아 국가 2번째이자 가톨릭이 다수 종교가 아닌 국가에서 최초로 개최되는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를 위해 한국과 교황청의 협력 체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 대통령과 레오 14세 교황의 첫 만남, 어떤 이야기가 오갈지 저도 궁금한데요. 이 소식은 내일 전해드리겠습니다. ▶ 오수진 : 지금까지 성 바오로 대성전에서 봉헌된 '평화와 연대를 위한 특별미사' 소식 들어봤습니다. 로마에서 취재 중인 김혜영 기자였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혜영 : 감사합니다.김혜영2026.06.15
챗GPT의 성경 풀이, 경계와 식별 필요[앵커] 질문을 던지면 사람처럼 답하는 생성형 인공지능, 챗GPT가 세상에 나온지 1년이 됐습니다. 그야말로 돌풍을 일으켰는데, 여전히 잘못된 내용이 많아 사용할 때는 주의가 필요합니다. 특히 챗GPT의 성경 풀이나 교리 지식에는 가톨릭교회의 가르침과 다른 부분이 많습니다. 전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질문을 적으면 답변을 해주는 오픈형 AI인 챗GPT. 챗GPT에 성경은 모두 몇 권으로 구성돼 있는지 물어봤습니다. 성경은 총 66권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답변이 나옵니다. 이는 가톨릭교회 기준으로 올바르지 않은 답변입니다. 가톨릭교회는 구약성서 46권과 신약성서 27권, 모두 73권을 성경이라고 말합니다. 가톨릭교회는 초기교회에서 히브리어로 구성됐던 구약성경을 제2의 경전으로 받아들였고, 이를 포함합니다. 다음으로 사이비 종교에서 잘못 풀이하는 요한 묵시록 관련 질문을 던졌습니다. 요한 묵시록에 나오는 숫자 14만 4천은 가톨릭교회에서는 개개인의 숫자가 아닌 전체를 나타내는 상징적 표현으로 받아들입니다. 그야말로 '믿는 사람 모두'를 의미합니다. 하지만 챗GPT는 14만 4천이 하느님의 선택을 받은 이스라엘 자손이나 기독교 신자들을 나타낸다는 해석을 전합니다. 종교마다 해석이 다를 수 있다는 문구가 있지만, 성경을 정확히 알지 못한다면 잘못된 내용을 받아들일 소지가 큽니다. 편리한 기술이라지만 챗GPT로 성경과 신앙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할 때는 경계가 필요합니다. <허영엽 신부 / 「성경 속 궁금증 」 저자> "문제는 성경에 대한 해석이거든요. 이단교회가 결국에는 이 해석의 문제에서 발생하죠. 성경에 대한 지식은 인공지능이나 인터넷 등에서 나오는 것들을 받아들이는 것은 조금 조심해야 된다라고 생각을 합니다." 특히 인공지능 기술은 신앙생활의 보조적 도구가 되는 것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교황청 준칙 ‘인공지능 윤리를 위한 로마 콜’엔 "사람은 기계와 상호작용 할 때 의식해야 한다"고 나와있습니다. 또 디지털 혁신이 이뤄지더라도 인간은 기술에 대체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인공지능이 이성적인 인간처럼 행동해도, 인격체가 아니며 인간을 절대 대체할 수 없다는 대목입니다. 그러므로 인공지능 기술을 도구적으로 활용할 때, 중요한 판단과 결정은 본인에게 달려있음을 인지해야 합니다. 신앙인이 성경을 읽을 때도 기술보조 수단에 의존하기보다 능동적으로 궁금증을 해소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허영엽 신부 / 「성경 속 궁금증 」 저자> "가장 좋은 것은 신부님에게 좀 직접 여쭤보거나, 굿뉴스에도 성경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이 나오기도 하고. 주교회의에서 나오는 주석성경이라는 것이 있거든요. 일종의 해설서죠. 이것을 봐도 좋은데…" 기술의 발전 속에서 올바르게 성경을 읽고, 신앙생활을 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CPBC 전은지입니다.전은지2023.1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