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속 도시] (19) 피시디아의 안티오키아](//cpbc.co.kr/CMS/newspaper/2014/06/rc/513637_1.0_titleImage_1.jpg)
[성경 속 도시] (19) 피시디아의 안티오키아바오로, 발의 먼지 털며 떠나 성경에는 안티오키아란 지명이 두 곳 나온다. 한 곳은 시리아 지역의 안티오키아이고 다른 한 곳은 피시디아 지역의 안티오키아다. 피시디아의 안티오키아는 오늘날 터키 중부의 얄바취(에스파르타 지방)에서 동쪽으로 약 3.2㎞ 떨어진 곳이다. 지금은 과거의 흔적만 남아 있는 페허지다. 피시디아 안티오키아의 유적은 매우 넓어 지금도 계속해서 유적 발굴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이 도시는 자연적 요새로서 잘 보호돼 있는 고원 위에 형성되었다. 2만 5000여 명 정도의 소도시 얄바츠 동쪽 1km 지점에 피시디아 안티오키아의 유적지가 있다. 피시디아 안티오키아는 셀레우코스 왕조를 창시한 셀레우코스 1세 니카토르(재위 B.C 301~280)가 기원전 301년 세운 도시였다. 자기 아버지 안티오코스의 이름을 따서 안티오케이아로 명명했다. 그런데 기원전 25년 아우구스투스 황제는 이곳에 로마군을 주둔시키고 로마인의 거주지로 삼았다. 안티오키아는 약 200년간 로마 식민지로 있었기 때문에 로마의 영향을 많이 받은 도시였다. 공식 언어는 라틴어였으나 시민들은 그리스어를 사용했고, 극소수만이 로마 시민권을 갖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땅이 기름지고 생활환경이 좋아 토착민과 이주민들이 섞여 살았다. 그러다 8세기 초 아라비아인의 침입으로 폐허가 됐다.성경에서 피시디아 안티오키아는 바오로 사도와 연관이 깊다. 바오로는 45~58년경 지중해 동부지역에서 세 차례 선교여행을 했다. 바오로 사도는 제1차 전도 여행 때(45~48년경) 페르게에서 안티타우루스 산맥을 넘어 피시디아의 안티오키아, 이고니온, 리스트라, 데르베에서 전도했다. 바오로와 바르나바는 페르게에 도착해 곧바로 안티타우루스 산맥을 넘어 피시디아 안티오키아로 갔고, 이곳 회당에서 두 차례 안식일을 지내며 먼저 유다인들에게 선교했다. 피시디아의 안티오키아에는 원주민 외에 그리스인들과 유다인들과 그들의 회당이 있었다. “그들은 페르게에서 더 나아가 피시디아의 안티오키아에 이르러, 안식일에 회당에 들어가 앉았다.”(사도 13,14) 그러나 바오로는 유다인들에게 배척당하자 이방인들을 상대로 선교했다. “그러나 바오로와 바르나바는 담대히 말하였다. ‘우리는 하느님의 말씀을 먼저 여러분에게 전해야만 했습니다. 그러나 여러분이 그것을 배척하고 영원한 생명을 받기에 스스로 합당하지 못하다고 판단하니, 이제 우리는 다른 민족들에게 돌아섭니다….’”(사도 13,46) 유다인들과 달리 이방인들은 바오로의 말을 듣고 기뻐하여 복음을 받아들였다. 그러자 유다인들은 피시디아 안티오키아의 경건한 귀부인들과 그 시대 유력자인 헬라인들을 선동하여 바오로와 바르나바를 박해하게 하였다. “그러나 유다인들은 하느님을 섬기는 귀부인들과 그 도시의 유지들을 선동하여, 바오로와 바르나바를 박해하게 하고 그 지방에서 그들을 내쫓았다.”(사도 13,50) 그래서 바오로 일행은 피시디아 안티오키아를 떠나 이코니온으로 갔다. 사도 바오로와 바르나바는 피시디아 안티오키아를 떠날 때 발의 먼지를 털어 버리고 떠난다. “그들은 발의 먼지를 털어 버리고 나서 이코니온으로 갔다.”(사도 13,51) 발에서 먼지를 털어내는 행위는 제자들을 배척하는 그 고을에 속한 것이라면 먼지까지도 떨어버림으로써 그 고을과의 모든 관계를 단절한다는 것을 상징한다. 사도 바오로가 제2, 3차 전도 여행 때 피시디아 안티오키아를 들렀다는 분명한 기록은 없으나 방문한 것으로 추정된다.(사도 15,41-16,1) 평화신문2014.06.10
수원교구, 청년들에게 '신천지 경계령' 내려 청소년국, 신천지 점검표와 예방 등 담은 소책자 제작 배포수원교구 청소년국이 청년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포섭 활동을 벌이고 있는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 예방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부터 교구 청년 봉사자 교육 때 신천지의 위험성을 알려온 청소년국은 최근 신천지의 주요 특징을 정리한 ‘신천지 접근 및 센터ㆍ복음방 점검표’와 신천지의 접근 방법, 교육 내용 등을 담은 소책자를 만들어 청년들에게 배포하고 있다. 점검표에 따르면 신천지의 특징은 △성경 공부, 영성 훈련 등 신앙 모임을 하자고 권유 △심리 테스트, 성경 행동 유형 검사, 각종 설문 참여 유도 △성경 내용을 역사, 교훈, 예언, 성취로 구분 △개역 한글판 성경만을 갖고 성경 공부 등이다.책자는 “신천지(신도)는 자기 신분을 감춘 채 능숙한 거짓말과 탁월한 연기로 신앙심 좋고 사랑 많은 천사로 가장해 접근한다”고 설명했다. 동호회 또는 동아리, 문화센터 및 평생교육원, 봉사 단체 등을 가장해 접근하는 경우도 있다. 책자에 따르면 신천지는 비유 풀이 방식으로 성경을 가르치며 성경 공부 하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 절대로 알리지 말라고 입단속을 시킨다. 성경 공부를 시작할 때 3~4명이 함께 성경 공부를 하는 ‘1대1 복음방’ 과정을 거치는데 같이 공부하는 사람은 바람잡이 역할을 하는 신천지 신도일 가능성이 높다. 신천지 비밀 성경공부방은 외부에 간판이 없고, 내부 출입구에는 ‘힐링 스쿨’, ‘문화센터’, ‘바이블 아카데미’, ‘영성 아카데미’ 등 표지판이 붙어 있다.청소년국장 이건복 신부는 “교구 청년 신자들의 신천지 피해 사례가 꾸준히 보고되고 있다”면서 “청년 신자들에게 신천지의 위험성을 계속해서 교육하고, 중장년 신자들에게도 신천지를 알리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신천지 상담사로 활동하고 있는 이승혜(가타리나)씨는 “신천지는 그리스도교 신자인 20~40대 젊은이를 주요 포섭 대상으로 삼고 있다”면서 “신천지에서 교육을 받고 있는 이들 중 절반 이상이 청년”이라고 설명했다. 임영선 기자 hellomrlim@pbc.co.krcpbc2015.04.17
황창희 신부의 살며 배우며 실천하는 사회교리 <29>성경의 관점에서 본 정치 공동체 사제는 과연 정치 문제에 개입할 수 있는가?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사회적 사건과 그 사건들 속에 함께 하는 성직자, 수도자들의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그래서인지 많은 사람은 성직자나 수도자가 사회적이고 정치적인 문제에 교회의 예언자적 목소리를 높이는 것을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교회는 교회의 일에만 충실하고 사회 문제에는 더는 관심을 두지 말라는 것이 공통된 주장이다. 과연 교회는 교회의 일에만 충실하며 살아갈 수 있을까? 교회와 사회를 이분법적으로 나누어서 생각한다면 그런 주장이 타당하고 가능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 인간이 살아가는 세상에서 하느님의 일과 인간의 일을 구분하는 것이 가능한지 묻고 싶다.정치, 사회에서 인간의 모든 활동정치를 어원적으로 살펴보면, 고대 그리스의 폴리스(polis)라는 용어에서 비롯됐다. 당시 폴리스는 도시국가 공동체를 의미했고, 폴리스에서 비롯한 폴리틱스(politics)는 폴리스 안에서 행해졌던 어떤 특정한 활동을 지칭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 정확히 알 수 없다. 정치학의 발전과 더불어 형성된 정치 개념은 근대 정치 사상가들에 의해 국가의 법률과 같은 것으로 이해되기도 했지만, 개인이 지니고 있는 정치 개념은 결코 일정한 것으로 이해되지 않았다. 현대 사회에서 정치 개념은 사전적인 의미로 볼 때, 국가 권력을 획득하고 유지하며 행사하기 위해 벌이는 여러 가지 활동을 뜻하거나 통치자나 위정자가 국민을 위해 시행하는 여러 가지 일들을 의미한다. 이러한 개념적 정의에도 인간의 정치적인 삶에 대한 이해는 더 광범위한 것으로 이해된다. 이스턴(David Easton)에 따르면, 한 사회 안에서 권위적인 정책의 수립이나 그 집행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모든 종류의 활동을 정치적인 삶으로 정의한다. 따라서 오늘날 정치 개념은 그 공동체에 속해 있는 모든 구성원이 사회 문제에 참여해 정책을 형성하고 집행하는 모든 활동을 정치활동으로 이해하고 있다. 그리스도 가르침에서 나타난 진정한 통치자정치에 대한 교회의 가르침 역시 성경에서부터 출발한다. 구약성경에서 이스라엘 민족의 독특한 정치관을 볼 수 있다. 우선 역사의 시초에서부터 이스라엘 민족은 다른 민족들과 달리 주님이신 하느님의 통치만을 인정해서 왕을 직접 세우지 않았다. 판관기에 따르면 하느님의 선택을 받은 판관들을 세움으로써 하느님의 직접적인 개입을 강조했다. 그러나 마지막 판관이며 예언자인 사무엘을 통해 이스라엘 백성은 자신들의 첫 번째 왕을 세워줄 것을 요청한다(1사무 8,5. 10,18-19 참조). 사무엘은 이스라엘 백성에게 전제적인 왕권의 행사가 가져올 결과를 경고하고 있지만(1사무 8,11-18 참조) 이스라엘 백성은 왕을 세워줄 것을 고집한다. 결국 하느님께서는 당신 백성의 원의를 들어 주신다. 한편 이러한 왕의 권위는 이민족의 침략으로부터 이스라엘 백성을 도우러 오시는 하느님의 선물로 체험된다. 이러한 사건들은 이스라엘이 이웃 민족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왕권을 이해하게 된 이유를 설명한다. 중요한 것은 주님께서 선택하시고(신명 17,15; 1사무 9,16 참조), 주님께서 축성하시는(1사무 16,12-13 참조) 왕은 하느님의 아들로 여겨지며(시편 2,7 참조), 그의 통치는 하느님의 통치와 구원계획을 드러내는 것이 돼야 하는 것이다(시편 72 참조). 따라서 왕은 약한 이들의 수호자이며 백성을 위한 정의의 보증인이 되어야 한다. 이후 이스라엘 왕정 시대에 나타난 수많은 예언자의 비난은 바로 이러한 왕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왕들에게 집중되어 나타난다(1열왕 21장; 이사 10,1-4; 아모 2,6-8; 미카 3,1-4 참조). 역사적으로 왕의 통치가 실패할 때에도 주님께 충실하며 지혜롭게 다스리고 정의롭게 행동해야 하는 왕의 이상은 사라지지 않는다. 이러한 희망은 메시아적 신탁에 자주 반복돼 나타나며, 종말론적인 시기에 주님의 영을 받아 지혜가 충만하며, 가난한 이들에게 정의를 베풀 줄 아는 왕이 도래할 것을 기다리게 한다(이사 11,2-5; 예레 23,5-6 참조). 이스라엘 백성의 참된 목자인 이 왕은 만민에게 평화를 가져다주며(에제 9,9-10 참조), 정의로운 판단을 내리고 부정을 싫어하는 사람이며(잠언 16,12 참조), 가난한 이들을 공평하게 재판하는 사람이며(잠언 29,14 참조), 마음이 깨끗한 이들의 벗이 되는 사람이다(잠언 22,11 참조). 왕의 모습에 관한 구약성경의 이러한 예언은 나자렛 예수 안에서 성취됐으며 왕의 모습에 관한 예언의 결정적인 구현이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선포됐다. 예수께서는 백성의 통치자들이 휘두르는 압제와 전제의 권력을 거부하신다. 물론 은인으로 행세하려는 그들을 직접 거부하고 계시지만(루카 22,25-26 참조) 그 시대의 권위들에 직접 반대하시지는 않으셨다. 카이사르에게 바칠 세금을 부당하게 보지 않으시면서도 하느님의 것은 하느님께 바쳐야 함을 단언하고 있다. 이러한 예수의 행동은 세속의 권력을 하느님의 권력과 같은 것으로 보려는 모든 시도의 암묵적인 단죄로 이해할 수 있다(「간추린 사회교리」 349항 참조). 예수께서는 정치적 메시아주의의 유혹에 맞서 싸우면서 가장 높은 사람은 가장 낮은 사람이 돼야 하며, 모든 사람을 섬기는 사람이 돼야 함을 가르치시고 계신다.예수의 가르침은 진정한 통치자의 모습이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를 우리에게 보여준다. 따라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역시 진정한 통치자의 모습을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찾아야 한다. 오늘날에 일어나는 여러 가지 사회 문제에 대해 교회가 예언자적인 소명을 다 해야 하는 근거 역시 이러한 예수의 모습에서 비롯된다고 말할 수 있다. 백영민2014.09.02

하느님 말씀 전하는 교리 봉사자, 서약 갱신 통해 복음 선포 다짐서울대교구 선교전례사목부 교리교사의 날 개최서울대교구 본당 예비신자 교리 봉사자와 특수사목 교리 봉사자들이 교리 봉사자 서약 갱신을 하고 있다. 이지혜 기자서울대교구 사목국 선교전례사목부(담당 이영제 신부)는 9월 29일 서울 명동대성당에서 자비의 희년 교리교사의 날을 열어 각 본당과 특수 사목 현장에서 예비신자 교리 봉사를 하는 이들의 노고를 위로하고, 교리 봉사자들의 소명의식을 일깨웠다. 각 본당 교리 봉사자와 경찰ㆍ교정사목위원회 및 노인사목부 방문교리 봉사자 350여 명은 ‘예비신자 교리 봉사자 감사 미사’를 봉헌하고, 교리 봉사자 서약 갱신 예식을 통해 복음 선포의 직무에 충실할 것을 다짐했다. “여러분이 하는 모든 일이 사랑으로 이루어지게 하십시오”(1코린 16,14)를 주제로 열린 교리교사의 날은 예비신자 교리 봉사자 감사 미사와 체험수기 공모전 시상식 순으로 진행됐다. 체험수기 최우수상 수상자는 이경숙(로사리아, 서울소년원)씨, 우수상 수상자는 문육자(데레사, 반포4동본당), 장려상은 박재진(체칠리아, 성내동본당)씨와 최원모(발렌티노, 목5동)씨가 각각 받았다. 체험수기 ‘주님, 저를 보내소서’로 최우수상을 받은 이경숙씨는 8년 동안 서울소년원에서 학생들의 교리교사로 활동한 경험을 진솔하게 털어놨다.▶관련 인터뷰 이 밖에 개봉동ㆍ고덕동본당 등을 비롯한 15개 본당은 우수본당상을, 교리신학원 교리교육부 임승욱(하상 바오로) 회장과 경찰사목위원회 3기동단 담당 선교사 정해리(미카엘라)씨와 서울구치소 대표 봉사자 배영희(헬레나)씨는 공로상을 받았다. 예비신자 교리 봉사자 감사 미사를 주례한 손희송(교구 총대리) 주교는 강론에서 “교리 봉사자들은 사람들이 하느님을 알고 영원한 생명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길잡이 역할을 해 주는 사람들”이라며 “평신도인 여러분은 세상에서 살기 때문에 성직자와 수도자들보다 교리 받으러 온 사람들의 애환과 갈증을 잘 알아 교리를 호소력 있게 전할 수 있다”고 격려했다. 이어 손 주교는 “기도와 미사를 통해 살아계신 주님을 만나며 기쁘고 꿋꿋하게 봉사해 달라”고 요청했다. 사목국장 조성풍 신부는 인사말을 통해 “여러분은 하느님과 교회 공동체의 보물”이라면서 “주님의 마음으로 주님을 대신하는 봉사자가 되어 달라”고 부탁했다. 선교전례사목부는 예비신자 교리 봉사자 체험수기를 엮은 모음집 「예수님께서 나를 보내셨습니다」를 제작, 교리 봉사자들에게 나눠줬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은 9월 23~25일을 자비의 특별 희년 교리교사들의 희년의 날로 정하고, 25일 성 베드로 광장에서 봉헌된 미사 강론에서 이같이 말했다. “예수님 말씀의 봉사자인 우리는 화려하게 드러나지 않고 영광을 추구하지 않도록 부름 받았습니다.…우리는 자기 영역 안에서 사회와 교회, 그리고 모든 것과 모든 이에 대해서 혹독한 비판을 토해 내면서 세상을 부정적으로 만들어 버리는 사람들이 아닙니다.…예수님의 희망을 선포하는 사람은 기쁨을 전달하면서 멀리 내다보는 사람입니다. 이지혜 기자 bonaism@pbc.co.kr▶관련 인터뷰이경숙씨 인터뷰 (체험수기 공모전 최우수상 수상자)“세상에 태어나 나만을 위해 사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죠. 지금까지 받은 사랑에 보답하고 싶었습니다.” 서울대교구 사목국 선교전례사목부가 마련한 교리교사의 날, 체험수기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이경숙(로사리아, 인천교구 원종2동본당, 사진)씨는 “상을 받아 기쁘다”면서 “누군가에게 힘이 된다면 힘들더라도 기꺼이 봉사하는 삶을 살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서울소년원에서 9년째 교리교사 봉사자로 활동하고 있는 이씨가 응모한 체험수기 글 제목은 ‘주님, 저를 보내소서’다. 이씨는 범죄를 저지른 아이들과 예비신자반을 꾸려가면서 겪는 전쟁 같은 일상을 뭉클하게 그려냈다. 소년원에서 생활하는 아이들은 성경책을 방바닥에 패대기치거나, 입에 담지 못할 험한 말들도 쏟아냈다. 이씨는 교리를 가르칠수록 변하는 아이들 모습을 보며 보람과 기쁨을 느꼈다. “분노와 충동 조절 장애가 잘되지 않고, 우울증도 있는 아이들이 밝게 웃고 힘내는 모습을 볼 때 힘을 얻어요. 인간적으로 취약한 환경에서 성장한 아이들을 보듬어 줌으로써 하느님을 심어주는 것이지요.” 주일학교 교리교사로 12년, 시각장애인을 위한 낭독 봉사만 5년 반, 영등포 구치소와 교도소에서 10년 동안 봉사해 온 이씨는 어린 시절, 방앗간을 운영했던 부모님이 가난한 이들에게 따뜻한 밥상을 차려 주는 모습을 보며 자랐다. 이씨는 “교리교사 봉사자는 참 좋은 몫”이라며 “좋은 것은 힘을 들인 만큼 얻게 된다”고 말했다. 부천 가출청소년쉼터에서 독서 지도도 하는 이씨는 다문화가정 자녀들을 위한 독서 지도를 해보고 싶은 꿈도 있다. 이씨는 체험수기 글의 끝에서 이렇게 고백한다. “그들이 살아가는 동안 벼랑에 선 듯 힘들 때, 허허벌판에 혼자인 듯 외로움에 사무칠 때, ‘그때 그런 사람이 있었지’ 하며 나를 떠올렸으면 좋겠다. 그리하여 잠시나마 마음이 따뜻해지고 다시금 살아갈 용기를 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이영제 신부 인터뷰 (서울대교구 사목국 선교전례사목부 담당)“이분들은 군대로 치면 교회의 최전방에 있는 분들입니다. 예비 신자들이 처음 성당에 오면 만나는, 처음 관계를 맺는 사람들이죠. 예비 신자들은 교리 봉사자를 통해 예수 그리스도를 처음 만나게 됩니다.” 자비의 희년을 맞아 교리교사의 날을 주관한 서울대교구 사목국 선교전례사목부 담당 이영제 신부는 “교리 봉사자들은 교리교육 기간인 6개월 동안 예비 신자들에게 신앙의 지식을 전해 주고,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는 삶의 모습을 전해 주기에 이들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면서 “이분들이 교리 봉사자로서 소명을 되새기고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고자 행사를 처음 개최했다”고 밝혔다. 선교전례사목부에 따르면, 서울대교구 내 본당에서 활동하고 있는 교리 봉사자는 800~900여 명. 경찰서나 교도소, 구치소 등 특수 사목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봉사자까지 포함하면 1000여 명이다. 이 교리 봉사자들은 대부분 ‘함께하는 여정’을 통해 양성된 나눔 교리 봉사자들과 가톨릭교리신학원에서 2년 과정의 교육을 받은 평신도 선교사들이다. 교구 노인사목부에 소속된 방문 교리교사들도 포함돼 있다. “2000년 교회 역사 안에서 교리교사가 없었던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교회는 초창기부터 세례를 줬고, 세례성사를 주는 과정에서 교리교사의 역할을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이 신부는 “교회 역사 안에서 교리교사들은 단순히 선배로서 신앙을 전해주는 것뿐 아니라 후견인과 동반자 역할을 했다”면서 “교리 봉사자들은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예수님이 전해 주신 올바른 진리를 잘 식별해 전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수님의 겸손을 잇는 교리 봉사자가 돼야 합니다. 예수님을 보기 위해 자캐오가 올라간 ‘나무’, 예수님이 예루살렘에 입성하실 때 탄 ‘나귀’ 같은 존재여야 합니다.” 이 신부는 “예수님이 우리를 부르셨고, 하느님 안에서 사랑을 체험할 때 교리교사의 소명은 더 커질 것”이라며 “더 많은 이들이 예비 신자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기쁨에 동참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지혜 기자 bonaism@pbc.co.kr 문채현2016.10.06
![[성경 속 생명이야기] 21. 생명의 어머니 마리아](//cpbc.co.kr/CMS/newspaper/2014/07/rc/519529_1.0_titleImage_1.jpg)
[성경 속 생명이야기] 21. 생명의 어머니 마리아 지영현 신부(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사무국장) “천사가 마리아에게 말하였다.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 마리아는 몹시 놀랐다. 그리고 그 인사말이 무슨 뜻인가 하고 곰곰이 생각하였다. 천사가 다시 마리아에게 말하였다. ‘두려워하지 마라, 마리아야. 너는 하느님의 총애를 받았다. 보라, 이제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터이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여라. …하느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다.’ 마리아가 말하였다.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마태 1,28-31. 37-38).모든 이의 이름으로, 모든 이를 위해서 ‘생명’을 받아들이신 분은 동정 성모 마리아이십니다. 그러므로 그분은 생명의 복음과 가장 밀접하고도 인격적으로 결합해 계신 분입니다. 잉태 예고에 대한 마리아의 동의와 그분의 모성애는 그리스도께서 오셔서 인류에게 부여하신 생명의 신비(요한 10,10 참조)의 출발점에 서 있습니다. 강생하신 말씀의 생명에 대한 그분의 동의와 사랑에 찬 보살핌은 인간의 생명을 궁극적이고 영원한 죽음의 단죄에서 구해냈습니다. 이러한 이유에서 마리아께서는 “당신이 그 전형이신 교회와 마찬가지로 생명을 향해 다시 태어난 모든 사람의 어머니이십니다. 실제로 그분은 생명의 어머니이시며, 모든 사람은 그 생명으로 살아갑니다. 그리고 그분이 당신에게서 그 생명을 낳으셨을 때, 어떤 면에서, 그분은 그 생명으로 살아가게 될 모든 사람을 다시 낳아주신 것입니다.” 교회는 마리아의 모성애를 묵상함으로써 그분 모성애의 의미를 발견하게 되며, 또 교회가 그 모성애를 표현하도록 부름 받은 방법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리고 동시에, 모성애에 대한 교회의 체험은, 마리아의 체험을, 어떻게 생명을 환영하고 돌보아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비할 데 없는 모범으로 이해하도록 이끌어줍니다(「생명의 복음」 102항). 생명의 어머니 마리아는 수태고지를 통해 위대한 신앙의 어머니로서도 우리의 모범이 되십니다. 마리아는 가브리엘 천사가 전하는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라는 인사말이 무슨 뜻인지 알아듣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이내 ‘그 인사말이 무슨 뜻인가?’ 하고 곰곰이 생각하였습니다. 이를 생명의 복음에서는 ‘관상적 시각’이란 말로 표현합니다. 관상적 시각이란 인간을 오묘하게 창조하신 생명의 하느님에 대한 신앙에서 생겨나는 것으로 모든 사람 안에서 살아계시고 생활하시는 하느님의 모습을 발견하는 시각이며 우리에게 다가오는 좋고 나쁜 온갖 상황에서 하느님의 뜻과 그 의미를 찾으려는 노력을 말합니다(「생명의 복음」 83항 참조). 이는 하느님 백성의 신앙과 삶의 모습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드러냅니다. 마리아는 자신에게 다가오는 온갖 고통 속에서도 모성애를 실천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고통의 의미와 하느님의 계획을 마음속 깊이 되새겼습니다. 또 마리아는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라는 신앙을 고백합니다. 이러한 고백은 마리아가 자신 안에 하느님의 인간에 대한 사랑과 구원 계획이 이미 새겨져 있음을 깨닫고 있음을 알려줍니다. 그리고 아직 구체적으로 그 계획이 무엇인지는 알지 못하지만, 자신의 현실적이고 인간적인 욕심이 아닌 창조주이시며 우리 생명의 주인이신 하느님의 계획이 마리아 자신 안에서 그대로 이루어지기를 고백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마리아의 신앙고백은 하느님께서 언제나 가까이 계시며 그분께서 섭리로 우리를 보살펴 주신다는 ‘확신에 찬 믿음’에서 기인합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은 불가능한 일이 없다.” 이렇게 구세주의 수태고지를 받은 그 날 “예” 하고 생명을 받아들인 마리아의 확신에 찬 결단은 오늘날 우리에게도 똑같은 결단을 내리도록 요청합니다. 하느님의 사랑과 계획을 새기고 구원과 축복으로 세상에 오는 모든 인간 생명을 받아들이고 사랑이 가득 찬 마음으로 보살피도록 우리의 결단을 촉구합니다. 결코 어떤 이유에서든지 세상에 오는 모든 인간 생명을 거부하거나 공격하지 않을 결단을 촉구합니다. 이러한 결단은 언제나 ‘인간에 대한 하느님의 무한한 사랑에 대한 확신’에서 기인합니다. 그것이 인간의 참된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cpbc2014.07.16

특별 대담/ 가르멜회 윤주현 신부와 조계종 혜민 스님우리 안에 있는 ‘자비의 마음’ 찾아내 주위 어려운 이웃에게 다가가 함께하자 구도(求道)의 길을 걷는 두 수도자가 마주 앉았다. 각자 신앙은 다르지만 진리에 이르는 길을 찾아 끊임없이 기도하고 묵상한다는 점에선 닮아 있는 이들이다. 가르멜회 윤주현 신부와 조계종 혜민 스님이다. 닮은 듯 다른 두 사람은 5일 서울 수유동 가르멜 여자 수도원에서 만났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주선한 만남이라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교황이 선포한 ‘자비의 해’를 맞아 성사된 자리다. 자비의 해를 사는 가톨릭교회 수도자와 자비를 진리 그 자체로 여기는 불교의 스님이 나눈 대화를 통해 이 시대 자비의 의미를 되새겨 본다. 진행자 없이 두 ‘고수’가 자유롭게 나눈 대담을 정리해 소개한다. 대담은 평화방송 TV에서도 설 특집으로 방영될 예정이다. 정리=박수정 기자 catherine@pbc.co.kr 사진=이힘 기자 lensman@윤주현 신부는 맨발의 가르멜 남자 수도회 소속 수도사제로 이탈리아 로마 테레시아눔에서 신학적 인간학부 석ㆍ박사 학위를 받았다. 스페인 아빌라 신비신학 대학원에서 신비신학과 가르멜 영성 코스를 전공했다. 아빌라 신비신학 대학원 교수를 지냈으며 대구 가르멜 수도원 원장을 맡고 있다. 대전 가톨릭대 교수이기도 하다. ‘가르멜 총서’ ‘가르멜의 향기’ ‘가르멜 산책’ 시리즈를 창간했다. 가톨릭 교회 안팎에서 가톨릭 영성과 가르멜 영성을 알리는 데 노력하고 있다. 혜민 스님은 미국 하버드대에서 비교종교학 석사, 프린스턴대에서 종교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하버드대에서 석사 과정 중에 출가를 결심해 조계종 승려가 됐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햄프셔대에서 종교학 교수를 지냈으며 「젊은 날의 깨달음」「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을 펴냈다. 이 시대 젊은이들의 멘토로 활약 중이며 현재 서울 인사동에 ‘마음치유학교’를 열어 고통받고 아픈 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고 있다. 윤주현 신부는 혜민 스님을 서울 가르멜 수도원으로 초대했다. 세상과 단절된 채 온전히 자신을 하느님께 봉헌하며 수도 생활을 하는 이들이 사는 곳이니만큼, 두 수도자가 만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는 생각에서다. 봉쇄 수녀원은 일반 사람들 출입이 제한된 곳이지만, 윤주현 신부와 혜민 스님의 만남에 원장 수녀도 이날만큼은 흔쾌히 수녀원 문을 열었다. 혜민 스님 역시 특별한 장소에서 함께 이야기할 수 있음에 감사의 마음을 표했다. 서로에 대해 잘 모르는 윤 신부와 혜민 스님은 어떻게 수도자의 길을 들어서게 됐는지를 묻고 대답하면서 대화를 시작했다. 윤주현 신부(이하 주현) : 이번 기회를 통해서 스님이 대단하신 분이심을 알게 됐다. 일찍 미국으로 건너가 많은 공부를 하셨던데, 미국에 가게 된 계기가 있는지.혜민 스님(이하 혜민) : 원래 영화에 관심이 많아서 영화감독이 돼 볼까 하는 생각에 고등학교 졸업 후 미국으로 갔다. 하지만 고등학교 때부터 사람은 왜 태어났는지, 죽으면 어떻게 되는지, 세상은 불의로 가득 차 있는 것 같은데 정의는 어디로 간 건지. 이런 질문들을 많이 생각했다. 교과서는 많이 안 보고 서양 철학책들, 동양 고전들을 읽었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종교 쪽으로 관심을 가지게 됐다. 주현 : 저도 고등학교 때부터 그런 고민을 했다. 가장 단순하면서 그 누구도 대답해주지 않는 질문들. 내가 어디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어떻게 한 생을 의미 있게 살 수 있는지. 그런 질문이 가슴에 사무치게 다가왔다.혜민 : 왜 이렇게 중요한 질문을 학교에서 얘기도 안 하고 가르쳐 주지도 않고 토론도 안 하는지, 정말 희한하다. 주현 : 저도 여러 철학책을 읽으면서 이런 고민들을 풀었는데 그러면서 점차 교회 안에서 기도하면서 신앙으로 나아가게 됐다. 원래 어렸을 땐 개신교 신자였는데, 목사보다는 사제의 삶이 구도의 삶에 온전히 투신하는 길이라 생각해 개종하게 됐다. 여러 고민 끝에 가르멜 수도회에 인생의 모든 것을 걸었다. 혜민 : 사회적 성공, 이런 것들이 영원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너무나 일시적일 뿐이었다. 삶이 계속 변하고 무상하다는 것을 느꼈다. 그러다 보니 삶이란 게 돈 벌어 잘 먹고 잘 사는 게 이게 다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뭔가 더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이 길을 가게 됐다. 불교 가르침을 통해 믿음과 삶이 하나가 되는 수도자의 삶을 살 수 있다고 믿었다.두 사람은 고등학교 때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해 수도자의 길을 택했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찾았다. 응접실 안을 가득 채운 어색함은 서서히 사라지며 분위기는 한결 편안해졌다. 두 사람의 대화는 무르익으며 서로의 종교에서 말하는 기도와 자비의 이야기로 옮아갔다. 혜민 : 오늘 이야기 나눌 주제가 자비다. 자비라는 얘기를 처음 딱 들었을 때 다른 사람에게 자비하려면 일단 나 스스로 자비로워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게 잘 안 되니 남에게도 자비를 베풀기가 힘든 것 같다. 가톨릭 교회 안에선 자비와 관련된 가르침이 무엇이 있는지 궁금하다. 주현 : 아주 풍요롭다. 그리스도교에서 인간을 이야기할 때 하느님과 관계성 안에서 인간을 바라보고 이해한다. 삶의 출발과 완성이 하느님에게 있다. 창세기 1장 26절을 보면 하느님께서 인간을 창조하실 때 당신 모습대로, 당신 모상대로 창조했다고 나온다. 하느님의 모상. 인간이 하느님의 품격을 가지고 창조됐다는 걸 드러내는 대표적인 말이다. 혜민 : 그렇게 우리는 하느님 모상대로 창조됐지만, 보통 사람들은 내 안에 있는 하느님 모상을 다 잊어버리는 듯하다. 나의 죄, 부족함, 온전하지 못함, 이런 것들을 주로 생각한다. 그래서 하느님 모상이라기보다는 부족함이 많은 존재라고 느끼는 이들이 많다. 이런 점을 넘어서서 하느님 모습을 자각하려면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주현 : 이 부분은 가톨릭뿐만 아니라 모든 종교와 현대 심리학이 말하는 자존감과 깊이 연관돼 있다고 본다. 그리스도교에서는 무엇보다도 기도를 통해서, 신앙을 통해서 하느님 앞에 자기 존재의 본래 모습을 끊임없이 깨닫도록 권고한다.혜민 : 기도라고 하면 어떤 기도가 있는지. 주현 : 기도의 가장 중요한 재료가 되는 것은 성경이다. 그리스도교는 성경 안에 하느님께서 인류를 향해 전해주신 구원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고 믿는다. 성경에 담긴 하느님 마음과 인류를 향한 하느님 구원 계획과 행적을 봐야 한다. 혜민 : 그러면 성경의 구절을 깊게 묵상하는 게 기도가 될 수 있는가. 주현 : 기도의 방법은 다양하다. 렉시오 디비나도 있고, 영신수련도 있고, 성녀 데레사식 묵상기도 등 많다. 물론 일반 신자들이 성당에서 가서 바치는 기도도 있다. 자신의 일상을 하느님과 나누고 마음 안에 있는 하느님과 소통하는 것도 훌륭한 기도다. 혜민 : 사람들은 스스로를 죄가 많다고 생각한다. 의도하지 않게 남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고, 장사를 하다 보면 또 거짓말을 하게 되기도 한다. 그런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기도는 무엇이 있을까.주현 : 가톨릭 교회에는 성사라는 게 있다. 하느님 은총과 자비를 신자들에게 전해주는 통로와 같은 것인데, 그중에 고해성사가 있다. 죄를 사해주는 성사다. 근본적으로 하느님 용서를 체험하고 하느님 사랑과 자비 안에서 자기 자신을 새롭게 발견하는 시간이 된다. 혜민 : 그런데 기도를 하다 보면, 자기 소원을 말하기 바쁘다. 불교 신자들의 경우 내가 기도를 많이 하고 노력하면 부처님께서 그 얘기를 듣고 내가 원하는 대로 해주시겠지라고 생각한다. 부처님을 자신이 컨트롤하려는 것이다. 이건 자기 중심에서 시작되는 기도다. 주현 : 가톨릭 신자들도 마찬가지다. 성당에서 신자들이 바치는 기도가 대부분 그런 기도일 것이다. 혜민 : 그건 자기 기도를 하는 거지 하느님의 소리, 부처님의 소리를 듣는 게 아니다. 기도가 깊어지면 기도의 중심이 나에게서 하느님과 부처님 쪽으로 옮겨지는 것 같다. 내 안에 있는 불성의 소리를 더 들으려고 한다. 그러려면 말하는 것보다 듣는 게 많아야 하고 자연스레 침묵으로 흐르는 게 아닌가 싶다. 주현 : 침묵은 들음이고 이것이야말로 기도의 가장 근본적 자세다. 어떻게 하면 내 삶에서 보다 더 하느님 뜻을 구현할 수 있을까 기도해야 한다. 기도가 깊어질수록 말이 더 필요가 없어진다. 마치 사랑하는 연인이 함께했을 때 많은 얘기를 하지 않아도 존재 그 자체로도 깊은 교류를 하는 것과 같다. 불교 신자나 가톨릭 신자나 기도하는 사람들의 마음은 한결같은 듯하다. 바라고 청하는 것. 그런 기도라고 해서 중요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두 수도자는 사람들이 좀더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기를 바랐다. 그러면 마음 안에 계신 하느님, 부처님의 자비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음을 그들은 알기 때문이었다. 기도 이야기에서 본격적으로 자비에 관한 대화가 이어졌다. 혜민 : 궁금한 것이 있다. 종교를 믿으면 더 자비롭고 온화해져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듯하다. 사랑이신 예수님 모습보다는 심판하는 무서운 아버지와 같은 모습에 집중해 다른 사람들을 지적하며 너는 이게 문제고, 그러면 지옥 가고…. 이런 말들을 많이 한다. 주현 : 심판은 하느님의 영역이다. 스님께서 말한 사람들은 하느님의 본 모습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사람들이다. 하느님께선 심판하고 벌을 주기도 하시지만, 넓게 보면 이 또한 하느님 사랑과 자비를 표현하는 한 방식이다. 마치 부모가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에 잘못된 길을 가지 않도록 야단치고 회초리를 드는 모습이라 볼 수 있다. 이런 부분에 대해 하느님 자비를 올바로 이해해야 한다. 그러면 불교에선 자비에 관해 어떻게 이야기하고 있는지 궁금하다.혜민 : 불교에선 자비가 진리의 당체(當體, 바로 그 자체)로 본다. 진리가 있고 자비가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자비가 바로 진리라고 생각한다. 부처님의 경우는 진리 그 자체라서 눈으로 볼 수 있는 한정된 어떤 형상이 아니라 깨어 있는 진리 그 자체라는 것이다. ▶15면으로 이어짐 평화신문2016.01.13
![[가톨릭 리더를 만나다] (4) 임영진 요셉·김미진 아녜스 성심당 대표이사](//cpbc.co.kr/CMS/newspaper/2017/01/rc/667402_1.0_titleImage_1.jpg)
[가톨릭 리더를 만나다] (4) 임영진 요셉·김미진 아녜스 성심당 대표이사빵으로 ‘예수님 마음(성심, 聖心)’ 전하고 실천하는 성심당 성심당 대표이사 임영진(오른쪽)·김미진씨 부부가 가톨릭평화방송 TV ‘가톨릭, 리더를 만나다’ 녹화 중 성심당의 이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힘 기자 lensman@cpbc.co.kr 여느 동네 빵집보다 초라하게 시작했다. 눈보라가 휘날리는 흥남부두를 탈출해 거제와 진해를 거쳐 1956년 생계를 위해 가족을 데리고 서울 가는 열차에 몸을 실었다. 그러나 대전발 0시 50분 완행열차는 움직이지 않았다. 살길이 막막해 찾은 성당에서 신부님이 선뜻 내준 밀가루 두 포대. 가족의 식량으로 소비하지 않고 대전역 앞에 천막을 치고 찐빵 장사를 시작했다. 빵집 성심당은 이렇게 출발했고 굴곡의 60년이 지난 지금, 대전의 문화가 됐다. 400명 가까운 직원이 하루에 3만 개의 빵을 팔지만, 빵집은 대전에만 있다. 포콜라레 정신을 근간으로 한 ‘EoC’(모두를 위한 경제)를 실천하고 있다. 전 직원에게 매출 내용을 공개하고 이윤의 15%를 성과급으로 지급한다. 소유보다 나눔, 경쟁보다 상생을 추구하면서, 분배와 성장을 동시에 해결한다. 성심당의 부부 대표이사인 임영진(요셉)ㆍ김미진(아녜스)씨를 만났다. 서종빈 기자 binseo@cpbc.co.kr▶성심당은 대전역에서 처음 시작했는데요. 하루에 빵은 몇 개나 팔리고 직원은 어떻게 됩니까.세 군데에서 한 3만 개 정도 팔리고요. 직원도 400명 가까이 됩니다. 다른 빵집에 비해 빵이 좀 크다고 하시는데요. 지방에 오면 뭔가 푸짐하고 횡재한 것 같은 인심 좋은 그런 이미지가 있잖아요. 저희도 90년대엔 추세에 맞게 빵이 좀 작아졌다가 ‘성심당다움’을 찾아가면서 빵이 다시 커졌습니다.▶김미진 이사님께서는 미술을 전공하셨는데요. 성심당만의 인테리어가 있는 것 같습니다.빵집의 경향이 계속 바뀌는데요. 어느 순간부터 성심당다운 빵집 스타일을 찾게 됐습니다. 창업주가 생각했던 본질에 맞추다 보니 가장 따뜻하고 보편적인 성심당만의 정체성을 갖추게 된 것이죠. 저희 사훈이 ‘모든 이가 다 좋게 여기는 일을 하도록 하십시오’(로마 12,17)라는 성경 말씀인데요. 너무 초라해서 부자가 못 들어오는 것도 아니고, 또 너무 화려해서 가난한 사람이 들어오지 않는 그런 빵집이 아닌 거죠. 저희 빵집에 딱 들어오면 무장 해제되는 빵집, 따뜻한 고향에 들어온 빵집, 그런 것이죠.▶임영진 대표 선친께서 빵집을 창업하셨는데요. 아버님은 어떤 분이셨어요. 아버님은 독실한 신자셨죠. 우직하시고요. 이북에서 과수원 하다가 한국전쟁 때 월남하셨습니다. 거제도로 피란을 갔다가 아무것도 없으니까 가족들을 데리고 서울에 정착하려고 올라가던 길에 대전역에서 기차가 고장 나서 섰습니다. 서울 가도 특별히 기다려주는 사람이 없으니까 대전에 내려 성당을 찾아가서 신부님께 사정 이야기를 한 거죠. 신부님께서는 미국에서 지원해준 밀가루 두 포대를 주셨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 밀가루를 가지고 대전역에서 생계를 위해 찐빵집을 시작하셨습니다. 이번에 60주년 전시회 제목이 ‘밀가루 두 포대의 기적, 대전의 문화가 되다’ 였는데요. 60주년 기념으로 6만 포대의 밀가루 미니어처를 만들어서 대전 시민들과 나눴습니다.▶예수님의 마음을 닮은 상호 ‘성심당’은 누가 작명을 하셨나요.아버님이 하셨죠. 대전역에 쓰레기장을 치워서 천막을 쳤을 때 나무에다가 성심(聖心)이라고 간판을 걸었습니다. 초라한 천막 찐빵집에서 불경스럽게 예수님 마음이라는 성심을 썼다고 핀잔하는 분들도 꽤 있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많이 이해해주시고 좋아하십니다. 아버님은 피난 나올 때 너무 어려워 가족들과 같이 살아남는다면 평생 어려운 사람들을 도우면서 살겠다고 맹세를 했고 그래서 천막 찐빵집을 할 때도 주위에 굶는 사람들에게 빵을 나눠주기 시작한 것이죠. 빵은 거의 어머님이 만드셨고 아버님은 나눠주는 역할만 하셨습니다.▶그럼, 성심당은 어떻게 성장했나요.기적이죠. 나눠주는 게 손실이 아니고 더 들어오게 된 것입니다. 실질적으로 빵을 나눠서 어려운 사람들에게 줬지만, 시민들이 볼 때에는 오래된 빵들이 없는 것이죠. 그러니까 더 많은 분이 오시고요. 나눠 줬지만, 더 성장하고 발전하는 것을 보면 하느님의 큰 선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어머니의 불만이 많았는데요. 평소에 어머님께서 아버님은 천당 가셨을 것 같은데 나는 지옥 갈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물론 신부님이 어머님의 역할도 하느님께서 알아주실 것이라고 해서 굉장히 안심하시곤 했습니다. 두 분이 같이 천당에 가셨겠죠. (눈시울을 붉힘)▶이 건물로 오신 게 어렸을 때였는데요. 임영진 대표께서 기억하는 에피소드가 있으신가요.이 자리는 어떻게 보면 제과점 하기에는 상당히 나쁜 자리였습니다. 상권이 전혀 없는 데다 바로 앞에 성당만 있었죠. 아버님은 ‘성당 앞으로 이사 가면 자식들이 성당 종소리를 들으면서 기도를 할 것이다. 신앙을 잊지 않을 것이다’ 하고 생각하셨고, 그래서 이사를 오게 됐습니다. 어느 정도로 자리가 안 좋았냐 하면 주변에서 ‘저 노인네 망령들었다. 잘못 생각한다’고 했을 정도로 취급을 받으면서 이사를 한 거예요. 아버님은 기준이 확실하셨죠. 자식들의 신앙 때문에 이사를 한 것이죠. 당시엔 가장 나쁜 자리였지만 지금은 제일 번화한 곳이 됐습니다. 어떻게 보면 기적이죠.▶아버님께서는 어떤 점을 가장 강조하셨나요.어려운 사람을 도와주는 것은 하느님 축복을 받는 길이라고 강조하고 늘 행동으로 실천하셨습니다. 저희에게는 신앙생활만 강조하셨습니다. 하느님께서는 항상 복리 계산을 해주신다는 말씀을 정말 많이 들었던 것 같아요. 계산법이 다르다는 것이죠. 하나를 주면 열 개를 받고 복리로 받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저희도 아버님의 뜻에 따라 하고는 있지만 늘 부족합니다.▶오늘의 성심당이 있기까지 순탄하지만은 않았죠.60년 동안 참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화재도 있었고 사고도 많았고요. 너무 어려워서 부동산에 매매를 의뢰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고비를 넘어서 60년을 맞았습니다. 지금 와서 보면 시련을 통해 저를 굉장히 성숙하게 만들었고 회사를 단단하게 만들어 준 데엔 하느님의 어떤 가르침, 어떤 교육이 있었다고 느껴집니다. 내 힘만으로는 안 되고 오직 의지할 곳은 하느님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김미진 이사님께서는 불이 났을 때 어떠셨어요.2005년 1월 말에 불이 났는데 밸런타인데이와 설날을 앞두고 굉장히 바빴을 때에요. 남편은 피정 가 있었고 미사하고 저녁에 딱 나오는데 불났다는 사람들의 소리가 들렸습니다. 성당 앞이니까 바로 보이죠. 화재 현장으로 뛰어가다가 순간적으로 내가 불을 끌 것도 아닌데 라는 생각에 다시 성당으로 돌아가 아무도 없는 감실 앞에 무릎을 꿇고 “주님! 당신만이 나의 유일한 행복이십니다” 하고 크게 외쳤어요. 외치고 나니까, 정말 짧은 시간 생각이 정리되고 아무렇지도 않은 거예요. 하느님께 고정했을 때 두려움이 없어진 것이죠.▶성심당에 대한 직원들의 자부심이 대단하다고 들었습니다. 사랑을 많이 하는 사람을 우선으로 승진시킵니다. 인사 고과의 40%를 차지하고요. 어떻게 하면 사랑을 할까, 생각하면서 근무를 하는 것이죠. 분위기도 좋아지고 장기 근속자도 늘고요. 사랑을 공유하니까 안 될 것이 없더라고요. ▶분배와 성장을 동시에 추구하는 성심당의 경영에 주목하는 분들이 많습니다.평신도 영성운동인 포콜라레를 창설한 끼아라 루빅께서 1991년에 ‘모두를 위한 경제’라고 EoC를 제창하십니다. EoC는 경제활동을 하면서 어려운 사람들과 부를 함께 나누고 성장하는 것이죠. 가난한 사람이 동정을 받는 것이 아니고 함께하는 그런 경제입니다. 빈부의 격차가 커지면 결과적으로 부유한 사람도 망하게 됩니다. 나누면 내 것이 없어져야 하는데 성령의 보이지 않는 힘으로 더 커져서 돌아온다는 것을 저희가 체험하고 있습니다. ▶나눔 경영을 실천해 공유경제의 새로운 모델이 되고 있는데요. 대전에만 머무는 이유는 어디에 있는지요.능력이 부족한 것도 있지만 잘 된다고 확장하는 것만이 정상적인 방법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성심당이 대전에만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일부러 대전도 와 보고 대전 시민들도 외지에서 손님이 오면 아주 자랑스럽게 설명해줍니다. 이 집은 오래됐고, 가톨릭 신자이고, 신선하고, 좋은 일 많이 하고…. 저희 제품을 선물하면 그렇게 반가워한대요. 어렵게 대전에서부터 사 왔느냐고…. 저희가 서울과 부산에 있으면 그런 인사를 못 듣잖아요. 그렇다고 적게 판매되는 것도 아닙니다.▶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방한하셨을 때 성심당에서 제공한 빵을 드셨죠.네, 빵집 60년 동안 가장 영예로운 일이었습니다. 교황 방한 사절단이 우연한 기회에 저희 빵을 드셨고 성심당의 정신을 들었나 봅니다. 그게 계기가 돼서 교황님 식탁에 저희 빵을 올리게 됐습니다. 빵 배달은 007작전 식으로 했었죠. 하나의 에피소드라면 교황님께서 바티칸에 가실 때 직원들한테 선물하신다고 저희 초콜릿을 가지고 가셨는데, 제가 정말 감동했던 것은 교황님께서 초콜릿값으로 100유로를 주고 가신 것입니다.▶교황청으로부터 ‘성 대 그레고리오 훈장’도 받으셨죠.평신도가 받을 수 있는 제일 큰 상이라고 들었습니다. 교황님을 지키는 기사죠. 영광이었습니다. 아마 하느님 뜻에 맞는 사업을 한다고 평가를 잘해주신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일할 때 큰 격려가 되는 부분이고요. 가보(家寶)로 잘 보관하고 있습니다. ▶성심당은 다른 동네 빵집과 비교해 보면 거대한 공룡 빵집인데요. 요즘 동네 빵집들이 어렵습니다. 아버님도 아무것도 없이 초라하게 시작했고 많은 어려움을 겪었는데요. 극복하고 참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지금은 어려운 시기지만 시간이 지나면 틀림없이 좋은 때가 있는데 기다리지 못하고 포기하고 짜증 내고 그러면 결실을 볼 수 없다고 봅니다. 많은 분이 저희 빵집에 배우러 오시는데 마지막 결과보다는 중간에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성공의 관건이 될 것 같습니다. 어려울 때 힘내시고요. 저희보다 더 멋지게 성공하시길 바랍니다.▶요즘 일자리가 없어 방황하는 젊은이들이 많은데요. 이들에게 꿈과 희망의 말씀 부탁합니다.드라마를 보면 파티시에(patissier)가 굉장히 멋진, 꿈의 직업으로 다뤄집니다. 그러다 현장에 와 보면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힘들어서 버티지 못하고 나가는 직원들이 꽤 많은데요. 어떤 동화적인 환상보다 빵과 노동의 가치와 의미에 대해 생각하고 직업을 선택하면 좋겠습니다. 아름답고 멋진 파티시에의 모습만 생각하고 온 직원들은 대부분이 어려움을 겪는데 힘든 노동에 대한 존엄성을 자기 스스로 부여해야 한다고 봅니다.▶두 분은 요즘 어떤 기도를 하시나요.우리가 빵 장사를 하지만 세상에 영향을 미치고 싶습니다. 우리가 부족한 게 있으면 더 완벽하게 해서 좋은 사례를 만들고 이웃들이 저희 이상으로 잘 돼서 세상을 좋게 만들고 싶다는 것이 목표입니다. 또 60년을 맞으면서 저희와 함께했던 무수한 은인을 위해 기도하고 있습니다. 사랑은 완성품이 아니잖아요. 방송 시각 TV : 17일 오후 7시, 18일 오후 11시, 19일 오전 8시 라디오 : 14일 오전 7시 cpbc2017.01.10
![[성경 속 생명이야기] 23. 생명의 어머니- 마리아 Ⅲ](//cpbc.co.kr/CMS/newspaper/2014/07/rc/521816_1.0_titleImage_1.jpg)
[성경 속 생명이야기] 23. 생명의 어머니- 마리아 Ⅲ지영현 신부(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사무국장) “그 용은 여인이 해산하기만 하면 아이를 삼켜 버리려고, 이제 막 해산하려는 그 여인 앞에 지켜 서 있었습니다.”(묵시 12,4): 악의 세력들이 위협하는 생명요한 묵시록에서 ‘여인’의 ‘큰 표징’에는 ‘또 다른 표징’ 즉 “크고 붉은 용”(묵시 12,3)이 함께 등장합니다. 이 용은 사탄, 개인적인 악의 힘과 아울러 역사 안에서 활동하며, 교회의 사명을 공격하는 모든 세력을 표현합니다.이 점에서도 마리아는 믿는 이들의 공동체에 빛을 비추어줍니다. 악의 세력이 지닌 적대감은 교활한 저항으로서, 예수님 제자들 곧 교회를 직접 공격하기 전에 먼저 예수님의 어머니 마리아를 향합니다. 당신 아드님을 위협으로 여겨 두려워하는 사람들로부터 아드님을 보호하기 위해서 마리아는 요셉과 아기와 함께 이집트로 피난을 가셔야만 했습니다(마태 2,13-15 참조). 그러므로 마리아는 교회로 하여금, 생명은 언제나 선과 악 사이의, 빛과 어둠 사이의 엄청난 투쟁의 핵심에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줍니다. 용은 “해산하기만 하면”(묵시 12,4 참조) 삼켜 버리려고 합니다. 그 아기는 “때가 차자”(갈라 4,4) 마리아께서 낳아주신 그리스도의 형상입니다. 그리고 교회는 모든 시대에 더욱더 많은 백성을 그분께 봉헌해야 합니다. 그러나 어떤 면에서 그 아기는 모든 사람들, 특히 생명을 위협받고 있는 모든 힘없는 아기들의 형상이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성자께서는 사실 당신의 강생으로 어떤 의미에서 당신을 모든 사람과 일치시키셨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께서는 모든 사람들의 ‘육체’ 안에서 당신을 계속 계시하시며, 우리들과의 형제애 안으로 들어오십니다. 그러므로 인간 생명에 대한 거부는, 그것이 어떤 형태를 취하든 간에, 실제로는 그리스도께 대한 거부입니다. 이것은 그리스도께서 계시해 주시는 진리이며, 그분의 교회가 꾸준히 선포하고 있는 진리입니다. “누구든지 이런 어린이 하나를 내 이름으로 받아들이면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다”(마태 18,5).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마태 25,40).천사는 다음과 같이 안심시키는 말로써 마리아에게 잉태를 예고합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하느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다”(루카 1,30.37). 실로 동정 성모님의 전 생애는 하느님께서 당신 가까이에 계시며, 그분께서 섭리로 보살펴 주신다는 확신으로 차 있었습니다. 이러한 사실은 교회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교회는 광야에서 “하느님께서… 마련해 두신 처소”(묵시 12,6)를 발견합니다. 광야는 시험의 장소이면서 또한 당신 백성에 대한 하느님의 사랑이 드러나는 곳이기도 합니다(호세 2,16 참조). 마리아는 죽음과 싸우는 교회에 위안을 주는 살아 있는 말씀이십니다. 교회는 우리에게 성자를 보여줌으로써, 그분 안에서 이미 죽음의 세력들은 패배하고 말았다는 것을 보장해 줍니다. 생명과 죽음의 싸움에서 돌아가신 생명의 주님께서 살아 계시며 다스리시기 때문입니다.죽임을 당하신 어린양은, 부활의 광채 속에 당신 수난의 표시를 간직하신 채 살아계십니다. 그분 홀로 역사의 모든 사건의 주인이십니다. 그분께서는 역사의 ‘봉인’(묵시 5,1-10 참조)을 떼시며, 시간 안에서, 시간을 초월하여 생명의 힘이 죽음보다 강함을 선포하십니다. 인간의 역사가 나아가는 목적지인 새 세상, “새 예루살렘”에는 “다시는 죽음이 없고 다시는 슬픔도 울부짖음도 괴로움도 없을 것이다. 이전 것들이 사라져 버렸기 때문이다”(묵시 21,4).그리고 순례하는 백성, 생명의 백성이며 생명을 위한 백성인 우리는 “새 하늘과 새 땅”(묵시 21,1)에 대한 확신 속에서, ‘확실한 희망과 위로의 표시’이신 마리아를 바라보며 나아갑니다(생명의 복음 104-105항). cpbc2014.07.30

감사한 일, 선행한 일 적다 보니 하루가 은총이네~ 광주대교구 북동주교좌본당, 자비의 특별 희년 맞아 「하루·하나 하기」 책자 보급 광주대교구 북동주교좌본당 「하루·하나 하기」 책자에 이처럼 신자들은 ‘감사 찾기’와 ‘선행하기’ 란에 기록한다. 광주대교구 북동주교좌본당(주임 오요안 신부) 신자들은 요즘 매일같이 ‘감사한 일’, ‘선행한 일’을 적는다. 그뿐만 아니라 신자들이 개별적으로 돌아가며 매일 기도를 하고, 매주 두 차례 성당에 함께 모여 성체조배도 한다. 이 모든 일은 북동본당이 자비의 특별 희년을 맞아 제작한 「하루ㆍ하나 하기」 책자로 이뤄지고 있다.북동주교좌본당 「하루ㆍ하나 하기」 책은 매일 ‘감사 찾기’, ‘선행하기’, ‘매일 3시ㆍ9시 기도하기’를 적는 꼭지로 구성돼 있다. 또 본당 복음화를 위한 기도, 자비의 희년에 바치는 기도는 ‘고리기도’ 형식으로 매일 정해진 사람이 돌아가며 바치고 있다. 고리기도가 끊기지 않기 위해 기도 순서 명단이 게재돼 있다. 매일 읽어야 할 말씀 구절도 적혀 있다. 90쪽 분량의 「하루ㆍ하나 하기」가 1년 치 신앙생활의 기록지 역할을 하는 셈이다.이 책자는 주임 오요안 신부가 ‘어떻게 하면 본당 공동체가 자비의 희년을 정말 자비롭게 보낼 수 있을까’하는 고민에서 비롯됐다. 2014~2015년 두 해 동안 각각 ‘선교’와 ‘복음의 기쁨으로 충만한 공동체’를 위해 고리기도, 성체조배, 성경 읽기 내용이 담긴 본당 복음 안내서를 제작해 호응을 얻은 것에서 발전시킨 것이다. 오 신부는 “하루하루 사소할 수 있지만, 일부러 감사와 선행을 기록하다 보니 신자들 표정도 점점 달라졌다”고 했다. “아내 설거지를 도왔습니다” “이웃을 위해 기도했습니다” “성당에 다닐 수 있는 것만 해도 감사한 일입니다.”지난해 12월 배포된 신자들 노트는 감사와 기도로 채워지고 있다. 책자 효과가 알려지면서 타 본당 요청에 따라 본당은 책자 200부를 더 찍어 각 본당에 전달했다. 본당은 예수 성탄 대축일 미사 때 신자 각자가 완성한 책을 봉헌할 계획이다.오 신부는 “책자는 본당 신자들의 신앙생활을 올바로 이끄는 작은 지침서 역할을 하고 있다”며 “매일 시간 맞춰놓고 기도하고, 사제 수녀도 함께 성체조배하며 더욱 하나 된 공동체로 거듭나고 있다”고 말했다.이정훈 기자 sjunder@pbc.co.kr 평화신문2016.01.27
![[최기산 주교 선종] 갑작스러운 비보에 안타까움과 슬픔의 눈물만…](//cpbc.co.kr/CMS/newspaper/2016/05/rc/638040_1.0_titleImage_1.jpg)
[최기산 주교 선종] 갑작스러운 비보에 안타까움과 슬픔의 눈물만…빈소 답동주교좌성당 현장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과 주교들이 5월 30일 답동주교좌성당을 찾아 최기산 주교의 영혼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 너무나 갑작스러운 비보였다. 최기산 주교는 선종 전날(5월 29일)에도 건강한 모습으로 경기 부천 심곡부활성당을 사목 방문하고 견진성사까지 주례했다. 최 주교가 선종했다는 소식을 듣고 빈소가 차려진 답동주교좌성당을 찾은 신자들은 하나같이 “믿을 수 없다. 거짓말 같다”고 말하며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신자들은 최 주교를 ‘웃음이 넘치고, 사랑이 가득했던 주교님’으로 기억했다.○…30일 정오께 최 주교의 선종 소식이 전해졌다. 선종 시각은 11시 40분. 총대리 정신철 주교, 60년 지기 이찬우(인천교구 상동본당 주임) 신부, 이학노(인천성모병원장) 몬시뇰, 서품 동기 박복남(교구 원로사목자) 신부가 국제성모병원에서 임종을 지켰다.황급하게 장례위원회를 꾸리고, 답동주교좌성당과 인천교구청 강당에 빈소가 차려졌다. 정신철 주교가 장례위원장을 맡고, 교구청 사제들이 장례위원이 됐다. 오후 2시께 최 주교의 시신이 답동성당으로 이송됐다. 소식을 듣고 달려온 신자들은 갑작스레 하느님 곁으로 간 교구장을 눈물로 맞았다.○…오후 3시 정신철 주교 주례로 고인을 위한 첫 미사가 봉헌됐다. 정 주교는 강론에서 “최 주교님은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는 성경 말씀을 무척 좋아하셨다”면서 “하느님의 부르심에 기꺼이 응답하시고 우리 곁을 떠나셨다”고 말했다. 이어 “주교님은 늘 신앙 안에서 굳건히 살아가라고 당부하셨다”면서 “가슴이 미어지지만, 하느님 안에서 영원한 생명을 얻으시는 주교님을 위해 기도하자”고 당부했다.이후 매시간 최 주교를 위한 미사가 봉헌됐고, 교구청 강당에서는 연도가 이어졌다. 밤 11시부터 이튿날 오전 7시까지는 답동성당에서 한 시간은 미사를 봉헌하고 한 시간은 연도를 바쳤다.○… 조문 행렬은 밤늦게까지 이어졌다. 시간이 흐르자 답동성당엔 추모객이 줄을 이었고, 교구청 빈소도 발디딜 틈이 없었다. 30일 오후 주한 교황대사 오스발도 파딜랴 대주교가 조문했고, 저녁에는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과 유경촌ㆍ정순택ㆍ손희송 주교, 군종교구장 유수일 주교가 함께 빈소를 찾았다. 염 추기경은 한참 동안 최 주교가 안치된 유리관 앞에 머물며 기도하고, 함께 연도를 바쳤다.소신학교 시절부터 50년이 넘는 시간을 함께한 이찬우 신부는 “초등학교 5학년 때 함께 사제가 되겠다는 꿈을 가졌고, 오늘날까지 동료 사제로 함께했고 또 교구장 주교로서 보필해 왔다”면서 “항상 다른 이를 먼저 생각하고 도와주는 ‘참 목자’이셨다”고 회고했다. 이어 “마지막 순간에 ‘보니파시오 잘 가시게’ 하고 인사드렸다”고 말했다.12년 간 비서로서 곁을 지킨 김 마리 페르페투아 수녀는 “주교님은 ‘자비’ 그 자체이셨다”며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내색하시지 않고, 주변 사람의 어려움을 먼저 살피고 도와주신 분”이라고 기억했다.정기회(요셉) 전 인천평협 회장은 “손을 흔들며 저를 반겨주시던 주교님 모습이 눈에 선하다”면서 “주교님 환갑을 기념해 중국 양쯔강 일대로 여행을 갔었는데, 좋으셨는지 ‘한 번 더 가자’고 말씀하셨다. 결국 그 바람을 들어드리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오빠 이렇게 떠나면 어떻게 해요.” 최 주교 유족들은 한마디 말도 남기지 못하고 떠난 고인 영정 앞에서 오열했다. 막냇동생 최기종(안토니오씨)씨는 “최근 주교님 생일을 맞아 어머님을 모시고 가족끼리 모임을 했었는데, 이렇게 갑작스럽게 가실 줄은 생각도 못 했다”면서 “남은 형제들의 상심이 너무 크다. 주님 곁에서 영원한 안식을 이루시길 기도드린다”고 말했다.○…교회 안팎 인사들 조문도 잇따랐다. 선종 이튿날인 5월 31일 박근혜 대통령은 빈소가 마련된 답동주교좌성당에 조화를 보내왔고, 오전에는 박강섭 청와대 관광진흥비서관과 원용기 문화체육관광부 종무실장이 조문했다.○… SNS에서도 추모가 이어졌다. 선종 직후 인천교구와 평화신문ㆍ평화방송을 비롯한 교회 기관들은 페이스북에 최 주교의 선종 소식을 알리는 게시물을 올렸고, 수백 명의 신자가 댓글로 최 주교의 영원한 안식을 기원했다. 임영선 기자 hellomrlim@ 이정훈 기자 sjunder@pbc.co.kr 평화신문2016.05.31

갑작스럽게 목자 잃은 양 떼 찾아나선 추기경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 난곡동본당 위로 방문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이 11일 선종한 강대호 신부가 사목했던 난곡동본당을 찾아 강 신부를 추모하고, 신자들을 위로하며 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이정훈 기자 “강대호 신부님은 평생 믿고 따르던 하느님 곁에서 안식을 누리실 것입니다.”21일 서울 난곡동성당 교중 미사.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의 위로에 신자들은 이내 눈시울을 붉혔다. 본당 주임 강대호 신부를 지난 11일 갑작스럽게 주님 곁으로 보낸 신자들의 표정은 여전히 슬픔과 충격이 가시지 않은 모습이었다. <본지 제1352호 2월 21일 자 보도>염 추기경은 이날 난곡동성당을 찾아 미사를 주례하고, 심장마비로 갑작스럽게 선종한 강대호 신부를 추모하며 함께 신앙생활을 해오던 본당 신자들을 위로했다. 교구장의 선종 사제 본당 추모 방문은 이례적인 일로, 슬픔에 빠진 공동체에 목자의 위로와 격려가 필요하다고 여긴 것이다.염 추기경은 미사 강론에서 “강 신부님께서는 2015년 본당 설정 40주년을 맞아 성전을 이처럼 밝게 단장하고, 전 신자가 참여하는 묵주기도, 성경 필사 등으로 내적 영성 성장에도 크게 이바지하셨다”며 “강 신부님의 이같은 사목적 노력으로 2011년부터 3년간 매년 감소하던 본당 복음화율이 2015년부터 증가세로 돌아섰다”고 회고했다.염 추기경은 이어 “사순 시기 사제의 선종을 아픔으로 여기지 말고 우리 삶에서 주님 부활의 은총을 더욱 깨닫는 시간으로 삼자”며 “신부님께서도 하늘에서 여러분을 위해 기도해 주실 것”이라고 말했다.미사 내내 슬픔을 삼킨 신자들은 “여전히 신부님 빈자리가 느껴진다”, “예수님 곁에서 행복하실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고 했다.2012년부터 난곡동본당 주임으로 사목해온 강 신부는 지난해 성전 리모델링을 마친 후 줄곧 “성전 건축 잘 마쳤으니 이제 신자들과 더 즐겁게 지내야겠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평소 운동을 좋아했던 강 신부는 최근 감기몸살을 앓았지만, 큰 지병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신자들은 “강 신부님께서 ‘맨날 남의 자식 키워주다 처음 아들(신학생)이 생겼다’며 본당 출신 신학생 탄생을 무척 기뻐했는데 입학도 못 보고 갑작스레 돌아가신 것이 눈에 밟힌다”고 안타까워했다.신자들은 또 “신부님께서 편찮으실 때마다 병원에 가보시라고 권하기도 했지만, 그때마다 ‘괜찮다’ ‘예약한 날 가면 된다’고 하셨다”면서 “늘 신자들을 먼저 살피시던 모습이 벌써 그립다”고 말했다.한편, 서울대교구는 이날 난곡동본당 새 주임에 오기오(교구 사목국 상설고해사목부 담당) 신부를 임명, 3월 2일 자로 부임한다고 밝혔다.이정훈 기자 sjunder@pbc.co.kr 평화신문2016.0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