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형 참사에 대처하는 국가와 사회의 문제점 '조목조목' 제15회 가톨릭 포럼 '세월호 참사 1년, 한국 사회 길을 묻다' 에서 거론돼 가톨릭언론인협의회가 마련한 제15회 가톨릭 포럼 '세월호 참사 1년, 한국 사회 길을 묻는다' 에서 발제자들이 발표하고 있다. 이정훈 기자 세월호 참사 1년을 넘긴 이 시기, 전문가들은 대형 참사에 대처하는 국가와 사회 모습에 여전히 다양한 문제점을 제기했다. 주교회의 매스컴위원회와 서울대교구 매스컴위원회가 주최하고 가톨릭언론인협의회(회장 이상요)가 주관해 1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제15회 가톨릭 포럼 ‘세월호 참사 1년, 한국 사회 길을 묻는다’에서다. 포럼은 대형 참사에 교회가 어떠한 역할을 해야 하는가를 세월호 참사의 사례를 들어 함께 고민하고자 마련한 자리였다.김문태(힐라리오, 서울디지털대) 교수는 ‘세월호 참사와 답게 사는 길’이란 주제 발표에서 “대한민국의 부정부패가 심각해지고, 죽음의 문화가 만연해지는 가운데 일어난 세월호 참사는 우리 사회 이기주의와 무사안일, 무능과 무책임이 빚어낸 최악의 인재였다”며 “물질 만능과 무한 경쟁시대에서 타인을 적대시하는 현 상황을 개선하는 교육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김 교수는 “나 자신부터 각자 자리에서 ‘답게’ 살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정체성을 확립하고 사랑을 베푼다면, 생명의 문화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가톨릭 신앙 공동체는 특히 이웃에 대한 편협함을 깨고 봉사와 헌신으로 공동선 증진과 하느님 나라 건설에 앞장서야 한다”고 말했다.가톨릭 교회 대응에 대한 질타도 이어졌다. 김근수 가톨릭프레스 편집인은 “세월호 희생자를 위한 미사, 기도 등 보이지 않게 애쓴 평신도, 수도자, 사제들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신자 비율이 훨씬 더 높았다”면서 “사회교리와 성경 공부에 더욱 매진해 불의를 피하지 않는 교회 역할을 정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세월호 유가족과 팽목항 현장에서 아픔을 함께한 전문가의 발언도 이어졌다.고 박성호(단원고) 학생 어머니 정혜숙(체칠리아)씨는 “이번 참사는 수많은 개개인이 연대하는 계기를 만들어 줬고, 그 연대는 아래로부터의 변화를 촉구하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국가는 쉽게 변화하지 않고 제시되는 실천 덕목들도 개인의 성찰에 국한돼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최호선(영남대 심리학과) 교수는 “참사 당시 팽목항 현장에서 희생자들을 수습해 정성스럽게 모시고 유가족에게 인도해드리는 작업에 함께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공무원 여럿이 시신의 사진과 영상을 마구 찍는 모습에 가슴이 아팠다”면서 “합리성과 체계를 갖춘 사회 구조의 변화와 함께 유가족들의 내적인 치유가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이날 포럼에 참석한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은 격려사에서 “1년 전 바닷속으로 침몰한 건 세월호뿐만이 아니다. 우리 사회 믿음의 가치 또한 침몰했다”며 “희생자들의 고통과 죽음이 헛되지 않으려면 이번 참사를 통해 하느님께서 우리 시대에 보여주시는 징표를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다.이정훈 기자 sjunder@pbc.co.kr cpbc2015.06.19

신앙 교육, 가정·본당·학교 삼박자 맞아야 생활과 신앙이 일치하는 삶으로 완성가톨릭 청소년 사목 포럼 - 세계적 종교 교육학자 토마스 그룸 교수 초청 강연 15일 서울 혜화동 가톨릭청소년회관 소극장에서 열린 가톨릭 청소년 사목 포럼에서 부모들이 토론에 참여하고 있다. 백슬기 기자 청소년 사목의 화두 중 하나는 ‘신앙 교육’이다. 신앙이 빠진 청소년 사목은 모래 위에 쌓은 성이나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그럼 어떻게 하면 청소년들에게 신앙을 심어줄 수 있을까. 특히 종교에 무관심한 이 시대 청소년들에게. 이에 대해 세계적 종교 교육학자이자 가톨릭 신학자인 토마스 그룸(70, 미국 보스턴칼리지 신학대학원) 교수는 “삶과 신앙을 통합하는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왔다. 그룸 교수에 따르면, 가정에서 먼저 신앙 교육이 이뤄져야 하고 이 신앙 교육을 본당(사목자ㆍ수도자)과 학교(교사)에서 반드시 뒷받침해줘야 한다. 그래야 가정에서 배운 신앙을 일상과 사회생활에서도 실천하는 ‘삶에서 신앙으로, 다시 삶으로’ 이어지는 신앙을 살 수 있다는 것이다.이처럼 통합적 신앙 교육을 통해 그리스도교 신앙 교육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해 온 그룸 교수가 11~17일 한국을 찾았다. 서울대교구 청소년국(국장 양장욱 신부)이 그룸 교수를 초청, 2015 가톨릭 청소년 사목 포럼을 열고 그룸 교수의 강연을 듣는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그룸 교수는 일정 중 한국 교회 사목자들과 부모, 교사들을 만나 신앙 교육에 대한 통합적 접근법을 설명하며 구체적이고 다양한 실천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신앙은 당연히, 저절로 미래 세대에 전해지지 않는다”면서 “본당, 가정, 학교가 연계하는 통합적인 신앙 교육, 평생 신앙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연은 일방적 강의에 그치지 않고 청중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그에 대한 답을 함께 나누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취재=박수정 기자 catherine@pbc.co.kr 백슬기 기자 jdarc@pbc.co.kr본당 청소년 사목에서 신앙 교육의 새로운 비전그룸 교수는 14일 서울 혜화동 가톨릭 청소년회관 소극장에서 만난 사제와 수도자들에게 “부모는 씨앗을 뿌리는 복음의 주체”라고 강조하며 “본당은 부모들이 신앙의 씨앗을 자녀들에게 심어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도와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그룸 교수는 “유아 세례식에서 사제들은 부모에게 그리스도교 신앙으로 자녀를 기를 것을 당부하며 촛불을 밝혀 나눠주는데, 대부분 사제는 촛불을 나눠주는 것으로 끝내고 있다”고 지적하며 “사제들은 그 촛불이 계속해서 잘 탈 수 있게 부모들에게 적절한 도움을 줘야 한다”고 설명했다.부모 교육의 구체적 방법 연구해야황병철(서울 옥수동본당 보좌) 신부는 “실제로 첫 영성체를 받는 학생들은 대단히 많은데 반해 주일학교에 출석하는 학생 수는 훨씬 적다”며 (그룸 교수의 설명대로) “청소년 교육에 앞서 부모 교육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또 부모의 작은 습관조차 자녀에겐 신앙의 씨앗이 될 수 있다는 그룸 교수의 설명에 공감한 황 신부는 “본당에서 부모 교육을 시행하기 위한 구체적 방법을 연구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단발성 교육으로 그치지 말아야 김영민(브리타, 영원한 도움의 성모 수도회) 수녀도 “본당 9곳을 다녀봤지만 부모들은 대부분 신앙과 삶이 따로국밥이었다”며 그룸 교수의 말처럼 ‘삶에서 신앙으로, 다시 삶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재교육을 통해 부모들이 신앙을 생활화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주장했다.김 수녀는 또한 “재교육은 특강 등 단발성 교육으로 그치지 말아야 한다”면서 “신자의 의무만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하느님과의 관계를 깨닫고 신앙에 확신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이날 그룸 교수는 사제들에게 교리 교육자로서 좋은 강론을 준비하기를 당부했다. 그룸 교수는 “많은 사제가 ‘오늘의 복음 말씀은 ~입니다’라고 강론을 시작한다”면서 “이 경우 3분만 지나면 신자들은 듣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신 “신자들 실생활과 관련된 질문으로 강론을 시작한다면 신자들이 귀를 기울일 것”이라며 “그 성경 내용이 우리 삶에서 어떤 의미인가를 알려주어야 한다”고 조언했다.신앙 교육에서 부모의 역할부모를 대상으로 열린 토마스 그룸 교수의 강연은 15일 금요일 저녁 8시부터 2시간가량 서울 혜화동 가톨릭 청소년회관 소극장에서 열렸다. 늦은 시간이었지만, 자녀 신앙 교육을 위해 그룸 교수를 찾아온 부모들의 관심과 열성은 뜨거웠다. 그룸 교수는 ‘자녀의 신앙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장소는 바로 가정’이라는 명백한 주제를 종교교육학자가 아닌 자녀를 키우는 ‘아버지’로서 풀어내 부모들의 공감을 끌어냈다. 그룸 교수는 “얼마 전부터 무신론자가 되겠다고 선언한 14살 된 막내아들을 키우고 있다”면서 “입양한 아들인데, 입양한 지 3일째 되는 날부터 예수님에 관해 이야기를 들려줬고, 항상 기도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줬는데도 그런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룸 교수는 “청소년 시기는 원래 그런 것이고, 그런 청소년들에게 신앙 교육을 하기란 정말 어려운 일”이라며 웃었고 부모들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기다려주고 행동으로 보여줘야그룸 교수는 “그래도 부모는 늘 기다려 주고 행동으로 끊임없이 신앙을 보여줘야 한다”면서 “일상에서 예수님을 느끼게 해주는 작은 행동들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학교나 학원에 데려다 주는 차 안에서 자녀와 함께 잠깐이라도 기도를 바치거나, 잠자기 전 “하느님께선 너를 사랑하신단다”라고 얘기를 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부모가 자녀에게 잘못했다면 얼른 “미안하다”고 말하고 가정 안에서 용서와 화해가 자연스러운 일이 돼야 한다고도 했다. 집에 십자가를 걸어두고, 눈에 띄는 곳에 성경을 놔두고, 성가를 틀어 놓는 것도 신앙 교육엔 큰 도움이 된다.예수 성가정에 대해 자주 들려줘라그룸 교수는 또 “예수님의 성가정에 대해 자녀에게 자주 들려주라”면서 “성가정을 닮기 위해선 부모가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강연에 참석한 부모들은 “집에서 실천할 수 있는 신앙 교육법을 배워 유익했다”고 입을 모으면서도 “역시 부모가 먼저 신앙생활에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중3 아들을 키우는 오지연(베로니카, 46)씨는 “아이에게 기도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를 알게 됐다”고 했고 4살과 9살 된 두 딸을 키우는 진장욱(세바스티아노, 39)씨는 “평소 성경을 읽고, 묵주기도를 하며 자녀에게 신앙의 씨앗을 심어줄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고 말했다. 청소년과 함께하는 신앙 교육자의 사명16일 서울 가톨릭대 신학대에서 교사들과 만난 그룸 교수는 신앙 교육에서 ‘청소년기’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했다. 그룸 교수는 “청소년기는 신앙과 멀어질지 또는 확고하게 자리 잡을지 그들이 스스로 결정하는 시기”라며 “그렇기에 교사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스마트폰, 초고속 인터넷, 텔레비전 등이 등장한 현시대의 청소년 문화는 전보다 훨씬 복잡해졌다”며 “청소년들이 그들의 갈망을 신앙으로 해소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도와야 한다”고 역설했다.서울 혜화동본당 초등부 주일학교 교감 이은주(체칠리아)씨는 “그동안 교사 입장에서 알려주고 싶은 것을 가르치고 교육했는데 그것이 좋지 않은 방법임을 알게 됐다”며 “아이들이 갈망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그것을 신앙으로 해소할 수 있게끔 이끄는 것이 교사 역할인 것 같다. 앞으론 아이들의 생각을 들을 수 있는 질문을 자주 던질 것”이라고 말했다.서울대교구 청소년국에서 근무하는 장보배(베로니카)씨는 그룸 교수에게 ‘부모들이 가라고 해야만 성당을 찾는 청소년들의 습관적 신앙생활의 해결 방법’에 대해 물었다.그룸 교수는 “10대 중반까지 해결될 수 없는 일”이라며 “어린이와 청소년은 ‘내 이웃을 사랑하라’와 같은 추상적인 사고를 할 수 없는 시기이므로 ‘동생을 괴롭히지 말라’는 등 생활과 연관 지어 신앙을 구체적으로 사고할 수 있게 도와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론적으로 신앙을 이해할 수 없는 때이기에 부모를 통해 좋은 신앙 습관을 들일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또한 그룸 교수는 엠마오로 가는 제자들에게 예수님께서 복음을 전하셨듯(루카 24,13-35) “청소년들이 자신을 돌아보고 그 안에서 신앙 이야기를 찾아 다시 자신의 삶에 적용해 나갈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교리 교육자로서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은 엠마오로 가던 제자들이 예수님의 말을 듣고 ‘우리의 마음이 타오르지 않았던가!’라고 했듯 청소년들 마음을 불탈 수 있게 가르치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평화신문2015.05.19

배론에서 혜화 성신교정까지 사제 양성의 요람으로 160년가톨릭대 신학대학, 개교 160주년 기념 미사 봉헌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이 25일 가톨릭대 성신교정 대성당에서 열린 개교 160주년 기념미사에 앞서 벽면에 걸린 기념 성화를 축복하고 있다. 가톨릭대 신학대학(학장 백운철 신부)은 25일 서울 혜화동 성신교정 대성당에서 개교 160주년 기념미사를 봉헌하고, 사제 양성의 요람으로서 발자취를 되새기며 미래를 준비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미사에는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 전임 교구장 정진석 추기경, 교황대사 오스발도 파딜랴 대주교, 의정부교구장 이기헌 주교 등을 비롯해 신학대 출신 사제, 수도자들과 신학생, 신자들이 참례했다.미사를 주례한 염 추기경은 “한국 교회는 신학교를 통해 혹독한 박해시기, 어두웠던 일제 강점기, 혼란스러웠던 6ㆍ25 전쟁 중에도 끊임없이 사제를 배출한 놀라운 은총을 체험했다”면서 개교 160주년을 맞도록 신학교를 돌봐주신 하느님께 감사를 드렸다. 염 추기경은 또 “신학교 출신 사제와 수도자 평신도가 복음의 기쁨을 전하는 하느님 도구가 되기를 바란다”면서 신학교 졸업생들이 새로운 복음화에 힘을 모으기를 당부했다. 정진석 추기경은 축사에서 “올해는 신학교 개교 160주년이면서 한국의 첫 사제인 성 김대건 신부의 사제 수품 170주년이 되는 해”라고 설명하면서 “신학생들은 우리 각자를 불러주신 하느님께 감사하며 착실하게 사제서품을 준비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의정부교구장 이기헌 주교는 “신학생들이 신학교에서 예수님과 인격적 만남을 이루고 복음의 기쁨을 체험해 우리 교회의 튼튼한 대들보가 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와 함께 교황청 국무원장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이 파딜랴 대주교를 통해 프란치스코 교황을 대신해 축하 인사와 교황 축복을 전했고, 교황청 인류복음화성장관 페르난도 필로니 추기경도 축사를 보내왔다. 한편 이날 미사 시작 전 염 추기경은 교구 이콘연구소(소장 장긍선 신부)가 제작한 신학교 160주년 기념 성화를 축복했다. 신학대 대성당에 걸린 성화는 성경을 들고 있는 예수님을 중심으로 왼쪽에는 성 김대건 신부, 오른쪽에는 최양업 신부가 그려져 있으며 두 신부 사이로 1855년 초가집으로 지어진 신학교 모습이 담겨 있다.가톨릭대 신학대학은 1855년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교육을 시작한 배론의 성요셉신학교를 모태로 용산 예수성심신학교(1885~1942), 경성천주공교신학교(1945~1947), 성신대학(1947~1959), 가톨릭대학(1959~ 1992)을 거쳐 현재의 가톨릭대 성신교정으로 발전했다.글·사진=박수정 기자 catherine@ 평화신문2015.05.27

하느님 일 열심히 하는데 마음은 왜 허전할까추교윤 신부, 신앙생활 핵심인 하느님과 관계 맺기로 신자들 안내 내적인 삶으로 초대추교윤 지음/가톨릭출판사/1만 2000원A씨는 주일 미사에 빠진 적이 없다. 손엔 늘 묵주를 달고 살며 본당 단체 활동에도 적극적이다. 흔히들 말하는 ‘열심한 신자’의 대표상이다. 하지만 추교윤(의정부교구) 신부는 자신의 책 「내적인 삶으로 초대」에서 이렇게 되묻는다.“미사에 열심히 참례하고 성사 생활과 기도 생활, 봉사 활동에 충실하다고 해서 열심인 신앙인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이건 또 무슨 말씀인지. A씨 같은 사람이 열심인 신자가 아니면 누가 열심인 신자란 말인가. 추 신부는 설명을 덧붙인다. “본당에서 사목 활동을 하다 보면, 열심히 활동하는 신자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참으로 감사하고 기쁜 일입니다. 그러나 마음 한구석은 조금 허전합니다. 미사 참례는 물론 기도와 봉사 활동에도 성심을 다하는 분들이지만, 안타깝게도 정작 하느님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는 느낌을 받기 때문입니다.”추 신부는 베트남 우엔 반 투안 추기경(1928~2002)의 말을 빌려 신앙생활을 할 땐 ‘하느님 일’이 아니라 ‘하느님’을 선택해야 한다고 말한다. 반 투안 추기경은 베트남 공산 정권 탄압을 받아 13년간 감옥살이를 했다. 그가 옥중에서 얻은 깨달음 중 하나가 바로 ‘하느님 일’과 ‘하느님’을 구분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신학생과 수도자를 양성하는 일, 신자들을 방문하는 일 등은 모두 훌륭한 하느님 일이지만, 그것 자체가 하느님이 될 수 없다는 통찰이었다. 이처럼 저자는 신앙생활에서 외적 활동에 열심히 참여하는 것보다 하느님과 관계 맺기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신앙생활의 핵심인 하느님과 관계 맺기로 신자들을 안내한다. 영성 생활, 즉 ‘내적인 삶’으로 초대하고 있는 것이다. 초대를 받았는데, 무작정 갈 수는 없는 법. 준비가 필요하다. 내적인 삶을 위한 준비로는 ‘하느님 현존 의식의 일상화’가 우선이다. 쉬운 말로 풀자면 매 순간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심을 늘 의식한다는 뜻이다. 그러기 위해선 고독과 침묵과 친해져야 한다. 또한 향주덕 믿음(信), 희망(望), 사랑(愛)을 내적인 삶으로 가는 원동력으로 삼아야 한다. 기도와 전례, 성사 역시 내적인 삶에서 빠질 수 없는 필수요소다. 이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추 신부는 성경 말씀과 여러 성인들, 교회 영성가들의 체험과 증언을 펼쳐 보인다. 20세기 최고 영성가 토머스 머튼, 아빌라의 데레사 성녀, 성 요한 마리아 비안네 신부, 십자가의 성 요한 등 영성 생활에 있어 둘째가라면 서러울 교회 인물들을 다양하게 선보인다. 하느님께 좀더 쉽게 다가가는 길을 알고 싶어, 지난 몇 년 동안 교회 내 다양한 가르침을 탐독했다는 추 신부 노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내적인 삶의 길을 가다 보면 영성 생활의 정점이라 하는 ‘내맡기는 신앙’에 다다르게 된다. 나의 모든 것을 내려놓고 하느님만이 우리 마음을 지배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분은 커지셔야 하고 나는 작아져야 한다”(요한 3,30)는 요한 세례자의 고백과도 일맥상통한다. 추 신부는 “내맡기는 신앙에 이르게 되면 우리 신앙생활은 그분이 주시는 은총으로 가득하게 된다”면서 “신자들이 그러한 내적인 삶의 즐거움을 즐기며 온전히 하느님 안에서 살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수정 기자 catherine@pbc.co.kr 백영민2015.07.16
![[빛과 소금 - 20세기 이땅의 평신도] <3> 국채보상운동의 선구자 서상돈](//cpbc.co.kr/CMS/newspaper/2015/07/rc/583346_1.0_titleImage_1.jpg)
[빛과 소금 - 20세기 이땅의 평신도] 국채보상운동의 선구자 서상돈억척 꼬마 심부름꾼서철순은 1859년 처가가 있는 대구로 두 아들을 데리고 이사했다. 정착한 곳은 대구성 남문 밖 뽕나무골 부근이었다. 남문 밖 앞밖거리(현재 계산동)라는 상설시장을 끼고 있으며 5일마다 성시되는 큰 장(현재 동산동 일대) 입구로 각처의 상인 출입이 빈번한 장소였다. 앞밖거리는 동네 사람 대부분이 봇짐장수 등짐장수를 해서 먹고 사는 동네였다. 서상돈은 어려서부터 그곳에서 뼈가 굵었다. 그는 쫄래쫄래 그들 뒤를 따라다니며 장사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보면서 자랐다. 고난을 딛고 점포 심부름꾼으로 상돈에게 첫 번째 불행이 찾아들었다. 병석에 누워 있던 아버지가 그토록 그리워하던 형제들을 만나보지도 못하고 눈을 감으셨다. 1859년 서상돈은 그의 나이 9세 때 소년가장이 된 것이다. 대구는 조선 후기 이래 낙동강을 배경으로 경상도 내륙 지방의 상업 중심지 성격이 강했다. 이런 배경에서 대 상인층의 형성이 다른 지역에 비해 광범위하게 이루어졌다. 어머니는 부잣집의 빨래며 찬모일까지 안 해 본 일이 없었다. 그래서 어머니 손등은 거북이처럼 굳었고 싯누런 쇠못이 박혀 있었다. 여자가 경제 활동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서상돈은 언제까지나 어머니께 의지할 수만은 없었다. 어서 돈을 벌어 고생한 어머니를 호강시켜 드리고 싶었다. 상돈은 불과 13세에 외할아버지 김후상의 도움으로 한 가게에 취직했다. 일이 다 결정된 후 상돈은 자신의 결심을 말했다. “어머니. 이제부터는 제가 돈을 벌어 올 테니 어머니는 그저 편하게 사세요.” “상돈아. 아직은 에미가 일 할 수 있느니라.” “아니어요. 이미 외할아버지를 찾아가 취직한 걸요.” “취직? 네가?” “네. 어떤 점포에 심부름꾼으로 들어갔어요.” 어머니는 상돈의 손을 잡고 눈시울을 적실 뿐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소년은 앞밖거리의 한 점포에 심부름꾼으로 취직했다. 그는 성실하고 진실한 심부름꾼이었다. 점포 주인들은 상돈을 “억척 꼬마 심부름꾼”이라 부르며 대견해 했다. 주인은 무척이나 그를 신뢰했으나 그곳에서 잔뼈가 굵은 최동철은 늘 그를 시기했다. 사사건건 상돈을 눈엣가시처럼 미워하던 최동철은 기회를 보아 상돈을 모함했다. “일전에 수금한 돈을 슬쩍 빼돌리는 것 같아 요.” “동생에게 과자를 사주는 것을 보았어요.” 처음에 주인은 최동철의 거짓말에 반신반의했으나 모함이 계속되자 상돈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오늘 보세요. 그놈은 틀림없이 수금을 떼먹고 도망갈 거예요” 끝내 상돈의 정직함이 밝혀지긴 했지만 그는 마음 깊이 상처를 입었다. 세상이 무서웠으나 어머니는 최동철을 용서하라고 그에게 일렀다. “네게 악행을 저지르는 자가 너의 스승이다. 예수님은 십자가에 못 박히시면서도 그들을 용서하지 않았느냐?” 그는 이때부터 행상을 시작했다. 언제까지나 남의 심부름만을 해주면서 돈을 벌 수는 없었다. 장사를 시작하려고 해도 그에게는 밑천이 없었다. 하지만 상돈은 타고난 장사꾼이었다. 장사를 처음 시작할 때 밑천이 없는 그는 동생 상정을 대신 가게에 맡겼다. “상정아. 형아 믿지? 형아가 후딱 이것들 팔고 우리 상정이 데리러 올게.” “알았어. 형. 걱정하지 마.” 점포 주인들은 억척 심부름꾼이던 서상돈에게 기꺼이 물건을 내주었다. 그는 동생 상정을 생각하면서 열심히 물건을 팔았다. 그렇게 해서 집안의 가장 노릇을 하며 장사할 밑천도 벌었다. 누구보다 열심히 일하는 그에게도 보부상으로서 클 기회가 왔다. 1868년경 그의 나이 18세쯤이었다. 이는 대구천주교회 원로회장 서용서(김수환 추기경의 외할아버지)의 후원과 보부상의 거두인 최철학의 지원, 그리고 외사촌형 김종학 등 천주교인들의 후원 등에 힘입은 바 크다. 취급 품목은 소금·건어물·일용잡화 등으로 아직은 재래시장을 전전하는 신세였다. 삽화 문채현 봇짐장수와 등짐장수 조선 시대 상인이라 하면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한 보부상을 빼놓을 수 없다. 보부상은 장돌뱅이, 장도림, 장꾼, 항아장수, 봇짐장수, 등짐장수 등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리었다. 이들은 하루하루 먹고살기가 바빴다. 직업의 특성상 가정을 이루고 사는 것이 힘들어서 병들거나 죽어도 돌보아줄 사람이 없는 외로운 처지였다. 때문에 이들은 일찍부터 임방을 만들어 자신들끼리 힘을 합쳤고 이를 기반으로 대규모의 상단을 형성했다. 이제는 버려진 말처럼 된 ‘동무’라는 말도 원래는 보부상이 서로를 부르는 호칭이었다. 보상은 정교하고 비교적 값이 비싼 잡화 등속을 보자기에 싸서 들고 다니거나 혹은 질빵에 걸머지고 다니며 시장 혹은 농촌 가옥 마루에 보자기를 끌러놓고 판매하였으므로 일명 ‘봇짐장수’라고도 하였다. 이에 비해 부상은 주로 조잡한 일용품을 취급하였는데, 재래의 농업 생산을 주로 하는 사회에서의 유치한 가내수공업품을 지게에 얹어 등에 짊어지고 다녔으므로 속칭 ‘등짐장수’라고 불렀다. 질을 걷네 질을 걷네/ 등금장사가 질을 걷네/ 날이 났네 날이 났네 등금등금 날이 났네/ 밭을 매네 밭을 매네/처녀 다섯이 밭을 매네/ 날난신을 다지나 팔아/ 처녀 다섯을 사가지고/ 삼으리라 삼으리라 예수님이 앞장서고 상돈이 뒤따르니 위 노래는 경상남도 창원시 마산합포구 구산면에서 밭을 맬 때 부르는 노동요의 일부다. 1994년 창원군에서 발행한 「창원군지」 1669~1670쪽에 실려 있는데, 최재남이 1994년 창원시 마산합포구 구산면 심리에서 박경님(여, 85)에게서 채록한 것이다. 「혜상공국서」에 의하면 세상 안에 지극히 미천하고 누추하여 살아서 이익 없고 죽어도 손해 없는 자가 보부상이다. 오죽하면 밭매는 사람이 종놈으로 삼겠다고 할까. 보부상이 되는 사람들은 살아서 이익 없고 죽어도 손해 없는 자들이다. 보부상이 되는 계층은 먼저 농민 중 생활고로 토지에서 이탈된 자들이다. 상돈이 등짐장사를 하면서 걸었던 그 길들. 그 길 어디에나 예수님이 앞서 걸으셨다. 봉놋방에서 눈을 뜨면 서상돈은 가장 먼저 어머니를 생각했다. 새벽이면 일어나 옷차림을 단정히 하고 기도하던 어머니의 성스러운 모습을. 그 모습은 그의 뇌리에 각인되다시피 했다. 그 때문에 상돈은 어떤 유혹에도 지지 않을 수 있었다. 어머니는 새벽이면 항상 성경을 읽으셨다. 상돈은 어머니가 어디쯤을 읽는지 잘 안다. “들에 핀 나리꽃들이 어떻게 자라는지 지켜보아라. 그것들은 애쓰지도 않고 길쌈도 하지 않는다. 그러나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솔로몬도 그 온갖 영화 속에서 이 꽃 하나만큼 차려입지 못하였다.…이 믿음이 약한 자들아! 그러므로 너희는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차려입을까?’하며 걱정하지 마라.” 기도로 시작하는 하루 상돈은 어렴풋이 어머니의 성경 읽는 소리를 새 소리와 함께 들으며 뒤척거렸다. 곧 뒤이어 어머니가 그들 형제를 잠에서 깨우신다. 아침기도 시간이었다. 상정은 투덜거리면서도 부엌으로 나가 “엇! 추워! 엇! 추워!” 하면서 고양이 세수를 하고 기도하기 위해 앉곤 했다. 아버지는 벌써 큰 집에 가서 할머니께 아침 문안을 드리고 돌아오신다. 상돈은 온 가족이 둘러앉는 아침의 이 기도 시간을 사랑했다. 매일 아침의 기도 시간은 신비스러울 정도로 아름답고 평화로웠다. 기도를 마치고 나면 가슴이 무언가로 충만해지곤 했다. 예수님이 그의 길을 인도해주시리라는 것, 그 믿음은 평생 그를 지켜준 힘이었다. <계속> 백영민2015.07.22
![[성경속 궁금증] 80. - 성경에서 층계는 어떤 의미가 있나요](//cpbc.co.kr/CMS/newspaper/2013/07/rc/464078_1.0_titleImage_1.jpg)
[성경속 궁금증] 80. - 성경에서 층계는 어떤 의미가 있나요하늘과 땅 연결… 하늘에 닿으려 바벨탑 건설고대인들에게 하늘과 땅을 연결하는 것은 층계였다. 고대에는 신들이 하늘로 승천할 때 층계를 통해 오른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구약에 보면 사람들은 하늘에 도달하기 위해 바벨탑을 쌓았다. 그림은 브뤼겔, '바벨탑', 1563, 비엔나, 미술사 박물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람들은 하늘을 우러러보며 동경해왔다. 인간은 결국에는 하느님께 돌아간다는 기대가 하늘을 바라보며 살아가게 하는 것은 아닐까. 고대인들에게 하늘과 땅을 연결하는 것은 층계였다. 고대에는 신들이 하늘로 승천할 때 층계를 통해 오른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신전에는 층계가 있었다. 층계는 인간이 욕망에서 해방돼 하늘에 도달할 때까지 걸어가야 하는 인생의 길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구약에 보면 사람들은 하늘에 도달하기 위해 바벨탑을 쌓았다. "그들은 서로 말하였다. '자, 벽돌을 빚어 단단히 구워내자.' 그리하여 그들은 돌 대신 벽돌을 쓰고, 진흙 대신 역청을 쓰게 되었다. 그들은 또 말하였다.'자, 성읍을 세우고 꼭대기가 하늘까지 닿는 탑을 세워 이름을 날리자. 그렇게 해서 우리가 온 땅으로 흩어지지 않게 하자'"(창세 11,3-4). 옛날부터 사람들은 하늘에 도달하고 싶어 했다. 그래서 하늘에 오르기 위해 높은 탑을 지어놓고는 수백 개의 층계를 만들기도 했다. 구약의 야곱은 아버지 집에서 나와서 먼 외삼촌 집으로 향하던 날 밤에 꿈속에서 층계를 보았다. "야곱은 브에르 세바를 떠나 하란으로 가다가, 어떤 곳에 이르러 해가 지자 거기에서 밤을 지내게 되었다. 그는 그곳의 돌 하나를 가져다 머리에 베고 그곳에 누워 자다가, 꿈을 꾸었다. 그가 보니 땅에 층계가 세워져 있고 그 꼭대기는 하늘에 닿아 있는데, 하느님의 천사들이 그 층계를 오르내리고 있었다"(창세 28,10-12). 야곱이 꿈에서 본 층계는 하느님과 연결되어 나타난다. 층계 위로는 천사들이 오르락내리락하면서 천상과 지상을 부지런히 왕래하고 있었고 층계는 지상에서 하늘에까지 통하는 길을 의미한다. 하늘에 닿는 층계로 하느님께 나아갈 길을 발견한 것이다. 또한, 구약에서는 '하늘의 문'과 '하느님의 집'이라는 의미의 '베텔'이 등장한다. "두려움에 싸여 말하였다. '이 얼마나 두려운 곳인가! 이곳은 다름 아닌 하느님의 집이다. 여기가 바로 하늘의 문이로구나.' 야곱은 아침 일찍 일어나, 머리에 베었던 돌을 가져다 기념 기둥으로 세우고 그 꼭대기에 기름을 부었다. 그러고는 그곳의 이름을 베텔이라 하였다. 그러나 그 성읍의 본 이름은 루즈였다"(창세 28,17-19). 솔로몬 왕좌에 있던 층계도 같은 의미가 있다. "그 왕좌에는 층계가 여섯 개 있었고, 왕좌 등받이 윗부분은 둥글었다. 왕좌 양쪽에는 팔걸이가 있고 그 팔걸이 옆에는 사자가 두 마리 세워져 있었다"(1열왕 10,19). 하늘은 인간의 머리 위에서 아득하게, 구름과 빛과 헤아릴 수 없는 심원 속에 있다. 영혼의 고양, 정신의 상승, 승천은 인간이 가장 옛날부터 가지고 있던 소원 중 하나이다. 유다인들은 악을 저질렀다고 해도 속죄를 통해 원래의 깨끗한 상태로 되돌아갈 수 있다고 믿었다. 유다인들은 또 인생을 일종의 '계단'같은 것으로 봤다. 인간은 그 사다리를 오를 수도 있고 내려갈 수도 있다. 많은 교부는 성경에 근거, 야곱의 층계를 인간이 하늘로 오를 수 있게 해주는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관련시키고 있다.cpbc2013.07.16

나부터 ‘답게’ 살겠다는 정체성 확립 계기 한국가톨릭언론인협의회, 제15회 가톨릭 포럼 ‘세월호 참사 1년, 한국 사회 길을 묻는다’ 한국가톨릭언론인협의회가 마련한 제15회 가톨릭 포럼 ‘세월호 참사 1년, 한국 사회 길을 묻는다’에서 발제자들이 발표를 하고 있다. 이정훈 기자 세월호 참사 1년을 넘긴 이 시기, 전문가들은 대형 참사에 대처하는 국가와 사회 모습에 여전히 다양한 문제점을 제기했다. 주교회의 매스컴위원회와 서울대교구 매스컴위원회가 주최하고 한국가톨릭언론인협의회(회장 이상요)가 주관해 1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제15회 가톨릭 포럼 ‘세월호 참사 1년, 한국 사회 길을 묻는다’에서다. 포럼은 대형 참사에 교회가 어떠한 역할을 해야 하는가를 세월호 참사의 사례를 들어 함께 고민하고자 마련한 자리였다.김문태(힐라리오, 서울디지털대) 교수는 ‘세월호 참사와 답게 사는 길’이란 주제 발표에서 “대한민국의 부정부패가 심각해지고, 죽음의 문화가 만연해지는 가운데 일어난 세월호 참사는 우리 사회 이기주의와 무사안일, 무능과 무책임이 빚어낸 최악의 인재였다”며 “물질 만능과 무한 경쟁시대에서 타인을 적대시하는 현 상황을 개선하는 교육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김 교수는 “나 자신부터 각자 자리에서 ‘답게’ 살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정체성을 확립하고 사랑을 베푼다면, 생명의 문화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가톨릭 신앙 공동체는 특히 이웃에 대한 편협함을 깨고 봉사와 헌신으로 공동선 증진과 하느님 나라 건설에 앞장서야 한다”고 말했다.가톨릭 교회 대응에 대한 질타도 이어졌다. 김근수 가톨릭프레스 편집인은 “세월호 희생자를 위한 미사, 기도 등 보이지 않게 애쓴 평신도, 수도자, 사제들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신자 비율이 훨씬 더 높았다”면서 “사회교리와 성경 공부에 더욱 매진해 불의를 피하지 않는 교회 역할을 정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세월호 유가족, 팽목항 현장에서 아픔을 함께한 전문가의 발언도 이어졌다.고 박성호(단원고) 학생 어머니 정혜숙(체칠리아)씨는 “이번 참사는 수많은 개개인이 연대하는 계기를 만들어 줬고, 그 연대는 아래로부터의 변화를 촉구하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국가는 쉽게 변화하지 않고 제시되는 실천 덕목들도 개인의 성찰에 국한돼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최호선(영남대 심리학과) 교수는 “참사 당시 팽목항 현장에서 희생자들을 수습해 정성스럽게 모시고 유가족에게 인도해드리는 작업에 함께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공무원 여럿이 시신의 사진과 영상을 마구 찍는 모습에 가슴이 아팠다”면서 “합리성과 체계를 갖춘 사회 구조의 변화와 함께 유가족들의 내적인 치유가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이날 포럼에 참석한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은 격려사에서 “1년 전 바닷속으로 침몰한 건 세월호뿐만이 아니다. 우리 사회 믿음의 가치 또한 침몰했다”며 “희생자들의 고통과 죽음이 헛되지 않으려면 이번 참사를 통해 하느님께서 우리 시대에 보여주시는 징표를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다.이정훈 기자 sjunder@pbc.co.kr 평화신문2015.06.26

‘자비의 특별 희년’ 선포 배경과 의미·지침 담은 칙서 「자비의 얼굴」 주요 내용소외된 이들에게 마음의 문을 열고 자비 실천해야 프란치스코 교황이 11일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열린 하느님의 자비주일 전야 기도 예식에서 칙서 「자비의 얼굴」을 발표한 뒤, 주교들에게 칙서를 전달하고 있다. 【CNS 자비의 교회를 강조해 온 프란치스코 교황은 11일 자비의 희년 선포 배경과 의미, 희년을 살아갈 구체적 지침이 담긴 칙서 「자비의 얼굴」(Misericordiae Vultus)을 발표했다. 칙서는 교황 문헌을 지칭하는 명칭 가운데 하나로, 주로 시성, 희년, 교의 문제 등과 관련된 내용을 다룬다. 「자비의 얼굴」(Misericordiae Vultus) 주요 내용을 살펴본다. 「자비의 얼굴」은 25개 항으로 이뤄졌다. 첫 항은 “예수 그리스도는 아버지의 자비의 얼굴입니다”로 시작한다. 이는 자비가 추상적인 말이 아니라 우리가 늘 보는 얼굴처럼 구체적인 것임을 뜻한다. 교황은 칙서 전반에 걸쳐 성경에 나타난 하느님 자비를 상세히 설명하고 “너희 아버지께서 자비하신 것처럼 너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루카 6,36)라는 성경 말씀에 따라 하느님 자비를 실천하기를 거듭 강조하고 있다. 교황은 또 “교회에 대한 신뢰는 교회가 자비와 연민의 사랑을 얼마만큼 드러내 보이느냐에 달렸지만, 교회는 오랫동안 자비의 길을 어떻게 보여야 하는지 잊고 있었다”며 자비의 희년 선포 취지를 설명했다. 자비의 희년을 사는 구체적 실천교황은 자비의 희년이 사회에서 버림받은 이들에게 마음의 문을 여는 시간이 되기를 희망했다. 교황은 “많은 이들이 불확실과 고통 중에 있고, 상처 입은 이들의 외침이 부유한 이들의 무관심에 묻히고 있다”고 탄식하며 이들에게 자비로 다가가기를 당부했다. 교황은 자비의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제안하면서 “이러한 직접적이고 영적인 자비의 활동은 우리의 양심을 일깨우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굶주린 이들에게 먹을 것 주기 △목마른 이들에게 마실 것 주기 △헐벗은 이들에게 입을 옷 주기 △낯선 이들 환대하기 △아픈 이들 치유하기 △교도소 방문하기 △장례에 참여하기를 제안했다. 또한 영적 활동으로는 △(신앙을) 의심하는 이들에게 조언해주기 △(신앙을) 알지 못하는 이들에게 가르쳐주기 △죄 지은 이들을 타이르기 △고통받는 이들을 위로하기 △용서하기 △참고 견디기 △산 이와 죽은 이를 위해 기도하기 등이다. 이는 “너희는 내가 굶주렸을 때에 먹을 것을 주지 않았고, 내가 목말랐을 때에 마실 것을 주지 않았으며, 내가 나그네였을 때에 따뜻이 맞아들이지 않았다. 또 내가 헐벗었을 때에 입을 것을 주지 않았고, 내가 병들었을 때와 감옥에 있을 때에 돌보아 주지 않았다”(마태 25, 42-43)라는 성경 말씀에 기반을 둔 것이다. 교황은 “우리는 주님 말씀에서 벗어날 수 없다”면서 “주님 말씀은 우리가 판단하고 행동하는 기준”이라고 설명했다. 자비의 희년 중 사순 시기교황은 “하느님의 자비를 더욱 깊이 깨닫고 체험하는 시간은 사순 시기”라면서 기도와 단식, 자선을 행하는 사순 시기를 더 뜻깊게 보내기를 당부했다. 이에 교황은 자비의 희년 사순 제4주일 금요일에 ‘주님을 위한 24시간’을 시행하기를 권고했다. 많은 신자들이 이날 고해성사를 보고, 주님께서 걸어오신 길을 기억하며, 속죄와 보속을 통해 마음의 평화를 얻기를 희망했다. “고해 사제야말로 하느님의 자비를 드러내는 진정한 표지”라고 말한 교황은 사제들이 고해성사를 집전하면서 하느님 자비에 동참하고 있음을 상기시키며, 고해성사를 통해 신자들이 아버지의 집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해주기를 당부했다. 이어 교황은 사제들로 구성된 ‘자비의 선교단’을 파견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교황에게 죄를 용서할 권한을 받은 이들은 각 지역 교회로 파견돼 자비를 알리고, 하느님 용서와 사랑을 전파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교황은 주교들에게 자비의 선교단을 초대하고 환영해주기를 요청했다. 회개와 보속, 용서와 화해의 시간교황은 자비의 희년이 범죄 조직에 있는 이들이 새로운 삶을 살고, 부정부패를 일삼으며 죄를 짓는 이들도 회개하는 시간이 되기를 희망했다. 교황은 “돈은 행복을 가져다주지 못한다”면서 “삶이 돈에 좌우된다는 끔찍한 생각에 빠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부패는 가난하고 힘없는 이들에게 희망을 빼앗는 일”이라고 지적하면서 자비의 희년을 계기로 하느님 자비로 이제까지와는 다른 삶을 살기를 당부했다. 희년에는 전대사(고해성사와 영성체, 교황을 위한 기도 등 교회가 정한 일정한 조건을 충족하는 사람에게 잠벌을 면해주는 것)의 은총이 주어진다. 교황은 “하느님의 용서에는 한계가 없다”면서 “하느님께선 언제나 용서할 준비가 돼 있으시고, 용서하는 데 지치지 않으신다”고 말했다. 교황은 또 하느님 자비를 유다교와 이슬람교와 함께 나누기를 요청했다. 열린 마음으로 더 많이 대화하고 서로를 잘 이해하며 폭력과 차별을 없애야 한다고 했다. 자비의 특별 희년 개막일과 폐막일에 담긴 의미교황은 자비의 특별 희년을 오는 12월 8일 원죄 없이 잉태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에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 대축일은 아담과 하와가 죄를 지었지만, 하느님께선 인간을 악의 세력에 홀로 두지 않으시고 마리아의 잉태로 예수님을 우리에게 보내주셨음을 기억하는 날이다. 교황은 칙서에서 “하느님은 인간의 죄에 풍성한 자비로 응답하셨다”면서 “언제나 용서할 준비를 하고 계신 하느님 사랑은 누구도 헤아릴 수 없다”고 말했다. 12월 8일은 또 제2차 바티칸 공의회 폐막 50주년이 되는 날이기도 하다. 교황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를 통해 교회는 교회 역사의 새로운 장으로 들어섰다”면서 자비의 희년이 변화와 쇄신을 가져온 제2차 바티칸 공의회처럼 복음 선포의 새로운 역사가 되기를 희망했다. 자비의 희년이 끝나는 2016년 11월 20일은 그리스도왕 대축일이다. 전례력에 따라 교회는 그리스도왕 대축일을 지내며 한 해를 마감하고 대림 시기를 맞이한다. 이날 그동안 열려 있던 성년 문은 모두 닫힌다. 교황은 “(마지막 날에) 특별한 은총의 시기를 허락해준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 감사드리며, 모든 이들이 하느님 자비에 흠뻑 젖어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자비의 문로마 4대 대성전(성 베드로 대성전, 성 요한 라테라노 대성전, 성 바오로 대성전, 성모 마리아 대성전)에 있는 성년 문은 평소에는 닫혀 있다가 희년에만 열린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자비의 희년 선포로 하느님 자비를 상징하게 될 성년 문은 활짝 열린다. 교황은 칙서에서 “하느님 자비가 드러난 원죄 없이 잉태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에 성년 문(Holy Door)을 열게 돼 기쁘다”면서 “이 문을 지나가는 누구나 위로와 용서 희망이신 하느님의 사랑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성 베드로 대성전 성년 문은 자비의 희년 개막일인 12월 8일에 열리며, 나머지 성년 문은 주일인 13일부터 차례로 열린다. 교황은 각 지역 교회도 주교좌 성당 또는 특별한 의미를 지닌 성당과 성지에 ‘자비의 문’을 지정하고, 13일 성 요한 라테라노 대성전 성년 문을 열 때 ‘자비의 문’을 열기를 권고했다. 교황은 “자비의 문은 지역 교회가 자비의 희년에 동참하고, 로마와 세계 교회가 일치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표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수정 기자 catherine@pbc.co.kr 평화신문2015.04.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