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를 빛낸 신학자들] (69)샤를르 페로 (하)](//cpbc.co.kr/CMS/newspaper/2014/11/rc/541507_1.0_titleImage_1.jpg)
[20세기를 빛낸 신학자들] (69)샤를르 페로 (하)신약 연구 통해 예수 운동의 기원·전개 집약 3부작 중 2부 「초대 교회의…」 샤를르 페로 신부는 1부작 「예수와 역사」(1979년) 이후 2부작 「초대 교회의 예수 그리스도 주님」(백운철 옮김, 가톨릭대학교출판부)에서 “여러분은 나를 누구라고 합니까?”(마르 8,38)라는 예수의 질문에 대해 초대 교회가 저마다 표명한 그리스도론적 진술을 주석학적으로 살펴봤다. 그는 먼저 각 공동체가 처한 사목적 신학적 배경에서 유다교와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고 자신의 신원을 이해하였는지를 사회-종교적인 독서 방식으로 그려본다. 이러한 공동체의 삶의 자리에서 페로는 예수에게 부여된 각각의 호칭들을 고찰하되 예수의 이름을 찾아가는 초대 교회의 역동적 흐름 안에서 그 의미를 파악하고자 했다. 어록 전승은 예수를 ‘지혜의 스승’으로 보는 동시에 다니엘의 ‘종말론적 인자’(人子)와 관련된 존재로 지칭한다. 마르코는 세례와 거룩한 변모 그리고 십자가 사건을 통해 어떻게 예수가 ‘하느님의 아들’이요 ‘메시아’인지를 보여주는 ‘십자가의 그리스도론’을 전개한다. 마태오는 새로운 모세 유형론 안에서 예수를 하느님 나라의 가르침을 전하는 ‘스승’이자 끝날까지 제자들과 함께하는 ‘임마누엘’로 설명한다. 루카는 예언자 유형론 안에서 하느님 나라의 종말론적 현재를 선포하고 이를 치유와 구마 그리고 식탁의 친교로 구체화하는 ‘예언자’ 예수를 그려낸다. 한편 바오로는 유다계 그리스도인의 전승을 받아들이되(로마 1,3-4) 신성의 언어들을 십자가에 못 박음으로써 하느님 지혜(1코린 2,7)를 강조한다. 그는 신성의 언어보다는 신성의 동작으로 예수를 묘사한다. 하느님이 이스라엘 백성을 만나러 시나이 산 위로 내려오셨듯이 예수 또한 당신의 사람들을 만나러 구름을 타고 내려와 공중에서 상봉할 것이다(1테살 4,16-17). 유다교의 일신 사상의 범위 안에서 예수의 신성을 이보다 더 잘 묘사할 수 있는 방법이 또 있겠는가? 물론 요한은 직접적인 신성의 언어로 부활하신 예수의 신원을 고백한다(요한 20,28). 그러나 초대 그리스도인들은 하느님이 구약에서 이스라엘 백성에게 하신 구원의 동작을 예수가 대신하는 모습으로 그려줌으로써 유일신주의의 한계 안에서 유일신주의의 범주를 넘는 ‘이야기 그리스도론’의 방식을 취한다. “모든 이름 위의 이름을 주셨다”(필리2, 8)는 고백에서 드러나듯 예수의 면모는 언제나 다가갈 수 없는 신비라는 공통된 인식이 처음부터 존재했다. 그리하여 신약성경은 살아 계신 분에 대한 동일한 신앙을 바탕으로 저마다 그분에게 적절한 이름을 찾아 나서는 그리스도론적 고백의 다양성을 증언하고 있다. 3부 「 …초대 교회의 직무」 「예수 이후-초대 교회의 직무」(백운철 옮김, 가톨릭출판사)는 샤를르 페로 신부가 1994년 파리가톨릭대학교에서 은퇴한 뒤 수년간의 준비를 거쳐 2000년에 출간한 책이다. 이 책은 「예수와 역사」 그리고 「초대 그리스도인들의 예수, 그리스도, 주님」에 이어지는 일종의 삼부작에 해당한다. 페로 신부가 「예수와 역사」에서 역사적인 예수의 문제를 집중적으로 탐구하고, 「초대 그리스도인들의 예수, 그리스도, 주님」에서는 하나의 주석학적인 그리스도론을 전개했다면 「예수 이후-초대교회의 직무」에서는 초대 교회의 직무를 종합적으로 그려주고 있다. 그리하여 페로 신부는 평생에 걸친 신약성경 연구 결과를 ‘예수 운동의 기원과 그 전개’라고 이름을 부여할 수 있는 세 권의 저작 안에 집약해 놓은 것이다. 「예수 이후-초대 교회의 직무」는 오늘날 요청되는 그리스도인 직무의 핵심을 말씀의 봉사로 보고 있다. 성사와 말씀의 선포를 대립적인 것으로 보는 것은 그릇된 시각이다. 그리스도의 구원 업적은 말씀으로 선포되고 성사적인 동작 역시 말씀에 의해 이뤄지기 때문이다. 말씀과 실천을 구별하는 것도 성경적이지 않다. 말씀은 구원을 선포하고 새로운 현실을 일으키는 창조적인 말씀이기 때문이다. 말씀과 침묵을 대립하는 것도 옳지 않다. 하느님 말씀은 광야의 침묵 가운데 솟아 나오는 예언자적인 말씀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말씀은 성사와 실천 그리고 침묵을 통해 전달되는 하느님의 자기 표현이다. 그러기에 그리스도인의 직무는 하느님을 전달하는 말씀에 봉사하는 것을 근본으로 한다. 전통적으로 사제들에게 주어진 삼대 직무인 예언직, 사제직, 왕직 중에서 하느님 말씀을 선포하는 예언직이 본질적으로 중요하다. 그렇다면 오늘날 다원화된 사회에서 말씀의 봉사가 어떻게 이루어져야 할까. 그리스도인 직무는 시대의 징표에 따라 말씀과 실천, 성사와 봉사를 창조적으로 전개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하겠다. 로마서 페로 신부는 1988년 로마인들에게 보내는 서간에 대한 간단한 주석과 소개의 책을 펴냈다(「로마인들에게 보내는 편지」, 백운철 옮김, 가톨릭출판사). 그는 1세기의 역사적이고 사회적인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채 로마서를 신학적으로만 해석하는 방식을 경계하고 종교-사회적인 관점에서 이 서간에 접근하고자 했다. 1세기의 그리스도 교회에는 율법의 해석과 실천을 둘러싸고 유다계 그리스도인들과 이방계 그리스도인들 사이에 심각한 갈등이 있었다. 그리하여 사도는 모세의 율법과 무관하게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하는 구원의 새로운 원리 안에서 유다계 그리스도인들과 이방계 그리스도인들의 일치를 도모했다. 로마서의 중심적인 주제로 인식되는 의화 논쟁은 하느님 은총의 무상성이라는 신학적인 차원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그것은 율법에 대해 다양한 입장을 가진 로마 교회의 구성원들을 그리스도 신앙 안에 통합하려는 바오로 사도의 교회일치운동 전망에서 이해돼야 한다. 페로 신부는 세상을 떠나는 해에도 「나자렛 마리아」(2013년)를 출간할 만큼 하느님 말씀의 참된 봉사자로 살았다. 작년 11월 11일 불현듯 세상을 떠난 페로 신부는 바오로 사도의 말씀처럼 “나는 훌륭히 싸웠고 달릴 길을 다 달렸으며 믿음을 지킨”(2티모 4,7) 삶을 살았다고 평가받고 이다. 이 자리를 빌어 20세기의 위대한 가톨릭 신학자였던 페로 신부의 높은 인격과 학문에 경의를 표한다. 백운철 신부(가톨릭대 신학대학장) 평화신문2014.11.25
![[성경 속 궁금증] 77. 구약성경의 율법에서는 왜 무자비한 복수를 명령했나?](//cpbc.co.kr/CMS/newspaper/2013/06/rc/459076_1.0_titleImage_1.jpg)
[성경 속 궁금증] 77. 구약성경의 율법에서는 왜 무자비한 복수를 명령했나?하느님의 벌은 이스라엘 지키는 사랑의 견책 … 예수 그리스도, '원수를 사랑하라' 원칙 제시렘브란트, '십계명 석판을 든 모세', 1659, 베를린 시립박물관. 일반적으로 하느님 이미지는 자비와 용서, 사랑이다. 그런데 구약성경의 어떤 대목을 보면 하느님은 용서가 없는 아주 무서운 분으로 묘사된다. "사람을 때려서 죽인 자는 사형을 받아야 한다." "자기 아버지나 어머니를 때린 자는 사형을 받아야 한다." "눈은 눈으로, 이는 이로, 손은 손으로, 발은 발로, 화상은 화상으로, 상처는 상처로, 멍은 멍으로 갚아야 한다"(탈출 21장 참조). 원시 사회나 고대 사회에 적용되던 형벌 원칙인 동태복수법으로 피해자에게 입힌 상해와 손해를 가해자에게 그대로 보복한다는 것이다. 구약 당시 사회에서 복수는 사회 정의를 바로잡기 위해 정당하고 필요불가결한 것이었다. 율법(Torah)이란 십계명을 중심으로 한, 하느님 백성의 생활과 행위에 관한 하느님 명령이다. 율법의 근본정신은 누구나 법 앞에 평등하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법의 집행 또한 공정해야 한다. 특히 중세 때나 17~18세기 엄격주의가 성행했던 시절에는 사람들에게 하느님은 상선벌악(賞善罰惡)의 심판관으로 부상했다. 그래서 구약의 하느님은 계약이나 계명의 준수를 철저하게 요구하시고, 이를 위반하는 자는 용서 없이 처벌하시는 무서운 분으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구약에서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을 보여주는 대목도 무수히 찾아낼 수 있다.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율법은 그들의 삶을 옥죄는 것이 아니라 발걸음을 인도해 주는 지침이었던 것이다. "제가 고통을 겪은 것은 좋은 일이니 당신의 법령을 배우기 위함이었습니다. 저에게는 당신 입에서 나온 가르침이 좋습니다. 수천의 금과 은보다 좋습니다"(시편 119, 71-72). 만일 십계명이 없었더라면 이스라엘 민족이 강대국들 전쟁 등 엄청난 세계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자신들만의 신앙 공동체를 이루기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실제로 성경을 잘 살펴보면 하느님은 결코 까다로운 규정과 형벌로 인간을 옥죄고 억압하는 분이 아니다. 그분은 이스라엘 백성에게는 구원자요 자녀를 돌보시는 아버지와 같은 분이시다. 율법의 목적은 근본적으로 이스라엘을 멸망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다. 그래서 하느님의 벌은 죽음의 형벌이 아니라 사랑의 견책이다. 또한, 구약성경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하느님이 당신 백성에게 벌을 내리신 다음, 후회하시거나 마음 아파하시는 대목을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 역사에서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동태복수법의 원칙은 점차 퇴색해 갔다. 랍비들이 모세의 법을 지키려는 결의와 동태복수법 실행의 어려움 사이에서 많은 갈등을 겪었기 때문이다. 동태복수법은 금전적 보상제도로 대치됐고, 예수 그리스도에 의해 완전히 폐기됐다. 예수님께서는 악행과 학대를 당할 때 보복하지 말라고 가르쳤다. 예수님은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대신에 "원수를 사랑하라"는 원칙을 제시하셨다(마태 5,38-48). 이처럼 율법은 천년 이상 동안 이스라엘 사회 안에서 역사와 종교적 상황을 고려하며 계속 발전됐다. cpbc2013.06.18

각 교구 교리신학원 신입생 모집선교사와 교리교사 양성, 신앙 갈증도 해소할 수 있어 각 교구 교리신학원 신입생 마감 일정과 연락처 교리 신학원은 선교사와 교리교사를 양성하는 것은 물론 신학 지식에 목마른 일반 신자들의 신앙 갈증을 해소해주는 교육 기관이다. 대부분 2년 과정(4학기)으로 구약과 신약을 다루는 성서학과 더불어 성사론, 그리스도론, 교회법, 전례학 등 다양한 신학 분야를 가르치고 있다. 이 밖에도 철학, 역사학, 심리학 등 신학과 연계된 학문도 폭넓게 다루고 있어 신자들 호응이 높다.교리 신학원을 다니는 신자들은 “그동안 산발적으로만 쌓아왔던 성경 지식과 교회 가르침들을 교리신학원을 다니면서 종합할 수 있게 됐다”면서 “신앙생활의 기초가 튼튼해져 믿음이 더 확고해졌다”고 입을 모은다. 오는 2월 가톨릭교리신학원 교리교육학과를 졸업하는 마인선(모니카, 61)씨 역시 “배우면 배울수록 내 신앙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며 “모든 신자들에게 교리 신학원을 적극 추천한다”고 말했다.교리신학원 중 가장 역사가 오래된 가톨릭 교리신학원(서울)은 2월 16일까지 전문 교육 과정 신입생을 추가 모집한다. 전문 교육 과정은 2년 과정의 교리 교육학과(주간), 종교 교육학과(야간)와 1년 과정의 성서 영성학과(심화반)로 이뤄졌다. 지원 서류는 가톨릭교리신학원 누리방에서 받아 우편으로 보내거나 직접 방문해 접수하면 된다. 이 밖에도 가톨릭교리신학원은 신학원에서 수업을 들을 수 없는 이들을 위해 우편으로 신학을 공부하는 ‘통신 신학 교육 과정’ 신입생도 모집한다. 2월 6일까지. 통신 신학 교육은 총 6년 과정으로 교재와 문제지를 우편으로 주고받으며 교육을 진행한다.청주교구 교리신학원은 1년 과정으로 「가톨릭 교회 교리서」를 중심으로 주요 과목이 편성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본당 사제가 추천하는 평신도, 수도회 장상이 추천하는 수도자, 수련자를 입학생으로 받고 있으며 신학원 등록비는 본당과 교구가 각각 1/3씩 지원해 주고 있다. 2013년 첫 졸업생을 배출한 원주교구 교리신학원도 2월 23일까지 신앙 교리 과정 신입생을 선발한다. 견진성사를 받은 신자는 누구나 지원할 수 있으며 입학원서와 본당 신부 추천서 등을 내야 한다. 지원 서류는 원주교구 누리방 자료실에서 내려받으면 된다. 박수정 기자 catherine@pbc.co.kr 백영민2015.01.21
![[신앙단상] 아담의 변명](//cpbc.co.kr/CMS/newspaper/2014/09/rc/527762_1.0_titleImage_1.jpg)
[신앙단상] 아담의 변명강금실 에스더(법무법인 원 변호사) 예수 그리스도는 산상설교에서 “너희는 말할 때에 ‘예’ 할 것은 ‘예’ 하고, ‘아니요’ 할 것은 ‘아니요’라고만 하여라. 그 이상의 것은 악에서 나오는 것이다”(마태 5,37)라고 말씀하셨다. 이 말씀을 맨 먼저 어긴 사람은 아담이었다. 창세기에서 아담과 하와는 선악과를 따먹은 후 하느님을 피해 동산 나무 사이에 숨었는데, 하느님이 아담을 찾고 선악과를 따먹었느냐고 물으시자 아담은 “당신께서 저와 함께 살라고 주신 여자가 그 나무 열매를 저에게 주기에 제가 먹었습니다”(창세 3,12)라고 대답하였다. 아담은 “예” 하면 될 것을 자신의 잘못을 하와에게 돌리고 자기 잘못은 아닌 것처럼 구구절절한 변명을 늘어놓았다. 이것은 선악과를 따먹고 식별력이 생긴 인간이 짊어지게 된 근본악이 무엇인지를 시사해준다. 보통 금지된 행위를 하는 것은 죄이고 처벌이 부과되는 기준들이 있지만, 인간이 자신의 행위를 부인하거나 변명하는 것은 죄에 해당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죄의 유형에 해당하지 않는 사회적 행위와 언어문화 안에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다든지, 슬쩍 타인의 잘못을 공격하면서 호도한다든지, 여러 가지 정황과 동기, 이유에 대한 장황한 이야기들이 횡행한다든지 하면서 서로 겹치고 섞이어 관계들을 포장하고 채워나간다. 그래서 보통 우리 문화적 삶 속에서 잘못의 시인은 권력을 잃어버릴 위기에 직면하거나, 경제적 이익의 막대한 타격을 입게 될 상황에 처할 때 비로소 정치적으로 언급되곤 한다. 그러나 성경은 이 모든 부인과 변명의 네트워크가 아담의 첫 변명으로서의 근본악에서 나온 것이란 사실을 직시하게 한다. 금지된 행위를 저지르는 것뿐 아니라 자신의 행위를 변명하는 것이야말로 유의해야 할 악의 발호이다. 미국의 의사이자 심리상담가였던 마틴 스캇 펙(1936~2005)은 성경에 나타난 이 근본악의 문제를 정신의학과 심리학의 차원에서 규명하고자 시도한 사람이었다. 그는 저서 「거짓의 사람들」에서 악을 정신질환의 한 질병 유형으로 체계화해서 치료대상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심리상담과정에서 그 어떤 신경증이나 정신질환에도 딱히 해당하지 않는 병리현상으로서의 ‘악’을 발견했다. 악의 특성은 죄책감이 없고 잘못을 다른 데로 돌리도록 교묘히 거짓말을 하며, 상대에게 그 거짓을 통해 혼란을 불러일으키고 혐오감을 주는 것이다. 그는 원래 타 종교인이었으나 심리상담의 경험을 통해 악의 존재를 인정하고서 악의 식별을 다루는 그리스도교로 개종했다. 영성과 윤리 차원에서는 악이 존재하나, 과학과 사회 영역에서는 악의 정의가 정립되어 있지 않기에 우리는 많은 혼란과 착각에 직면한다. 그리고 실제로 사회생활에서 ‘악’을 거론하는 것은 지나치게 단정적이라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스캇 펙 박사도 ‘악’을 질병으로 분류한 것이다. 그는 인간 개개인의 영혼이 하느님과 악마 사이의 팽팽한 대결 속에 끼어 있는 전투장이고, 인생의 의미는 전적으로 이 전투에 달려 있다고 했다. 악과의 전투장으로서의 영혼이 끝내 승리를 거둬 하느님 가까이 다가가는 것은 영혼의 구원에 이르는 길로서 신앙의 목적이기도 하다(1베드 1,9). 성경의 가르침을 준거로 자기 안의 악을 대면하고 식별하면서 이겨나가기 위해서는 무조건의 순종이 필요하다. 말할 때에 ‘예’ 할 것은 ‘예’ 하고, ‘아니요’ 할 것은 ‘아니요’라고만 하는 단순함으로 자기를 무장하는 것이다. 실천하기에 힘들고 무너지는 자기를 수없이 돌아보는 것은 고통스럽지만, 그것이 신앙생활이기에 나날이 실천하고자 노력할 따름이다. 평화신문2014.09.02
![[생활 속의 복음] 주님의 포도밭](//cpbc.co.kr/CMS/newspaper/2014/10/rc/531893_1.0_titleImage_1.jpg)
[생활 속의 복음] 주님의 포도밭연중 제27주일·군인주일(마태 21,33-43) 조재형 신부(서울대교구 성소국장) 오늘 성경 말씀의 주제는 ‘포도밭’입니다. 구약 성경에서 포도밭은 이스라엘 백성을 의미합니다. 신약 성경에서 포도밭은 주님께서 세우신 교회를 뜻합니다. 교회란 하느님 백성의 공동체이니 우리들 각자가 주님께서 가꾸시는 포도밭입니다. 오늘은 군인주일이기도 합니다. 저도 군대를 다녀왔기 때문에 군에서 있었던 경험을 말씀드리겠습니다. “1986년 10월 우리 부대는 안양의 몰악산으로 유격훈련을 간 적이 있습니다. 그때 저는 졸병이라서 선임들의 심부름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유격장의 담을 넘어가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 유격장의 담은 안양교도소의 담과 연결된 담이었습니다. 저는 자칫 잘못했으면 교도소의 담을 넘어들어간 최초의 군인이 될 뻔했습니다. 다행히 교도소의 담이 조금 높았고, 다른 길을 찾았기 때문에 교도소 담을 넘지는 않았지만 지금 생각하면 정말 아찔한 순간이었습니다.”사다리는 무조건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새삼 알았습니다. 목적지가 틀린 배는 아무리 노를 저어도 결국 잘못된 곳으로 가기 마련입니다. 군 생활을 하면서 경험했던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또 하나 있습니다. 제가 처음으로 근무한 곳은 성당이었습니다. 어느 여름날 부대에서 잔디밭에 뿌릴 비료를 주었습니다. 처음에는 골고루 비료를 뿌리다가 나중에는 ‘꾀’가 났습니다. 날씨도 덥고, 별일 없을 것 같아서 비료를 듬뿍듬뿍 뿌렸습니다. 일은 쉽게 끝났고, 저는 느긋하게 부대로 돌아갔습니다. 그런데 일주일 지나면서 문제가 생기고 말았습니다. 비료를 골고루 뿌려준 잔디는 잘 자라는데 한꺼번에 듬뿍 뿌려준 잔디는 영양 과다로 타들어 갔습니다. 저는 그 일을 통해서 큰 가르침을 얻었습니다. 지금 당장 편하려고 편법을 쓸 때, 그 결과는 반드시 좋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우리 가정, 우리 본당, 우리가 함께하는 공동체는 주님께서 사랑하시는 향기롭고 아름다운 주님의 포도밭입니다. 주님의 포도밭에는 때로 원하지 않는 일들이 생기곤 합니다. 분열의 씨가, 두려움의 씨가, 갈등과 걱정의 씨가 들어오곤 합니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은 없다고 했습니다. 비에 젖지 않고 피는 꽃도 없다고 했습니다. 우리가 기도한다면, 우리가 사랑한다면 그 어떤 시련도, 고난도, 아픔도 우리를 하느님과 맺어주신 사랑에서 떼어 놓을 수 없을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포도원 소작인의 비유를 말씀하십니다. 많은 사제들이 자신에게 맡겨진 일들을 충실하게 수행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눈에, 젊은이들의 눈에, 어른들의 눈에,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눈에 주님의 종으로 성실하게 살아가는 사제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미사 및 성사를 거룩하게 드리고, 어려운 이웃을 자주 찾아가며, 특히 아픈 분들을 위해 기도하는 사제가 되면 좋겠습니다. 본당의 재정을 잘 관리해서 하느님 보시기에 좋은 곳에 예산이 쓰이도록 하면 좋겠습니다. 저는 지금 교구 성소국에 있습니다. 성소후원회 모임이 잘 이루어질 수 있도록 매월 후원회 미사를 함께 합니다. 예비 신학생 기숙사가 잘 운영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어야 합니다. 매월 있는 예비 신학생 모임이 잘되도록 함께 하려 합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이사야 예언자가 말한 것처럼, 권위주의와 독선이 자라나서는 안 됩니다. 공동체 안에 불신과 다툼, 시기와 질투가 자라게 해서는 안 됩니다. 그런 것들은 하느님 보시기에 나쁜 것들이고, 하느님께서 가슴 아파하는 것들이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제게 예비 신학생들과 성소 후원회를 선물로 주셨습니다. 우리는 모두 가족과 일터를 선물로 받았습니다. 살아가면서 만나는 이웃과 친구들을 선물로 받았습니다. 우리의 공로와 우리들의 업적으로 받는 것이 아니고, 하느님의 넘치는 사랑 때문에 선물을 받은 것입니다. 오늘 제2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아무것도 걱정하지 마십시오. 어떠한 경우에든 감사하는 마음으로 기도하고 간구하며, 여러분의 소원을 하느님께 아뢰십시오. 그러면 사람의 모든 이해를 뛰어넘는 하느님의 평화가 여러분의 마음과 생각을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지켜줄 것입니다. …그리고 나에게서 배우고 받고 듣고 본 것을 그대로 실천하십시오. 그러면 평화의 하느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계실 것입니다.” cpbc2014.10.01
![[사진 속 역사의 현장 광복 70년 분단 70년] <4> 전후 복구, 그리고 천주교의 역할](//cpbc.co.kr/CMS/newspaper/2015/06/rc/578062_1.0_titleImage_1.jpg)
[사진 속 역사의 현장 광복 70년 분단 70년] 전후 복구, 그리고 천주교의 역할기도와 연대로 폐허가 된 땅에 희망의 싹 틔우다 대문 옆에 ‘북동천주교회 무료급식소’라고 적혀 있고, 그 위에는 C.R.S.(Catholic Relief Services)라고 표기돼 있다. 그 앞에는 양푼이나 밥솥, 대야 등을 든 아이들이 줄지어 서 있다. 대문의 작은 쪽문 사이로 뒷짐을 진 한 아낙네가 보인다. 성 골롬반 외방 선교회 선교사 천 노엘 신부에 따르면, 1956년께 제16대 광주 북동본당 주임인 마이클 힐리 신부가 CRS의 지원을 받아 이 무료급식소를 설립 운영했으나 재원 부족으로 몇 달 만에 문을 닫았다고 한다.또 다른 사진을 보자. 1950년대 초, 한국에 파병된 미군들이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 수녀들과 함께 걷고 있다. 겨울 김장거리를 마련하러 가는 참이다. 김장 소식을 듣고 어디서 빌려왔는지, 미군들이 달구지를 몰고 왔다. 카메라를 들이대자 미군들이 환하게 웃는다. 당시 대구에 주둔하던 미군들은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 대구수녀원을 많이 지원했는데, 특히 전쟁으로 부모를 잃은 보육원 원아들에 대한 관심과 지원, 사랑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1950년대 초 샬트르 성 바오로수녀회 대구수녀원의 수도자들이 미군과 함께 김장거리를 준비하러 가고 있다. 전쟁 당시 대구수녀원 보육원은 미군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사진 출처=「한국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 1888-1988」 영원히 아물지 않을 상처만 남기고전쟁은 상처만 남겼다. 수백만 명의 사상자를 냈고, 국토는 3년간 총격과 폭격에 잿더미로 변했다. 가족은 뿔뿔이 흩어지고, 이산가족만 514만 명이 생겨났다. 전쟁미망인 20만 명, 고아도 10만 명이 넘었다. 영원히 아물지 않을 상처였다. 그런데도 정부는 헐벗고 굶주린 이들에게 눈을 돌리지 못했다. 교회는 세계 교회에 한국전쟁의 참상을 알리고, 지원과 연대를 호소했다. 이 같은 노력은 특히 미국 교회에 집중됐고, 미 교회 또한 정신적, 물질적으로 연대했다. 조광(이냐시오) 고려대 명예교수는 「교회와 역사」 통권 171호에 실린 ‘6ㆍ25전쟁과 한국 교회’라는 논문에서 “전쟁 당시 미국 교회에선 ‘블록 로사리오(Block Rosario) 운동’, 곧 기도의 띠 잇기 운동을 전개, 한국전쟁 승리를 위한 묵주기도를 바쳤고, 이 같은 신앙적 유대와 격려에 더해 물질적 지원도 이뤄졌는데 그것이 바로 미국가톨릭사회복지협의회의 가톨릭구제회(CRS)를 통한 원조였다”고 전한다. 가톨릭구제회를 통한 원조그렇다면 평양교구장 서리 조지 캐롤 몬시뇰이 이끈 CRS는 한국에 ‘얼마나’ 지원했을까. 그 정확한 지원 규모는 안타깝지만, 파악할 수 없다. ‘기록을 남기지 않는 것’이 CRS의 원칙 중 하나였다. “자선을 베풀 때에는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마태 6,3)는 성경의 가르침대로였다. 해마다 연말이 되면, 3년이 지난 서류와 사진 등은 폐기했고, 1974년 말 국내에서 철수하면서 모든 자료를 소각했다. 그랬기에 1952년 당시 외원법에 따라 보건사회부(현 보건복지부)에 외원단체로 등록하면서 시작된 한국에서의 CRS 현존 23년의 기록은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다. 다만 당시 신문기사 등을 통해 단편적 기록만이 남아 있을 뿐이다. 1950년 한 해 동안만 미국의 종교단체와 민간 구호단체에서 국내에 들어온 구호금품 총액이 280만 달러였는데, 이 중 200만 달러가 CRS를 통해 들어온 것이었다. CRS가 1953년 6월까지 한국에 보낸 의약품과 의류는 1130만 달러에 상당했다고 한다. 1946년부터 미군을 통해 들여온 지원 물품까지 합치면 2500만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1976년 서강대 사회문제연구소에서 발간한 ‘한국의 사회발전과 가톨릭 교회의 역할’이란 보고서를 보면, 1946년에서 1963년 사이 연간 원조액은 140만 달러, 1964년엔 350만 달러, 1965년 이후엔 연간 140만 달러가 지원된 것으로 나타나 있고, 혜택을 받은 사람은 모두 75만 명에서 80만 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CRS의 지원 원칙 중 하나는 ‘현물 지원’이었다. 이들 구호품은 정부나 교회를 통해 배분됐는데, 전쟁 중이나 전후 초창기에는 긴급 식량 구호에 집중되다가 어느 정도 사회가 안정을 찾자 양곡ㆍ의료ㆍ지역 사회 개발 사업 등에 대한 후원 형태로 이뤄졌다. 우선 1950년대엔 양곡 사업과 의료 사업이 집중적으로 추진됐다. 양곡 사업은 모자 보건과 아동 급식, 학교 급식, 근로 지원, 극빈자 구호로 나눠 추진됐고, 의료 사업 또한 비타민제와 기타 의약품 공급, 병원 설립 운영을 위한 원조, 의료 기구 지원 등으로 나눠 추진됐다. 1960년대로 접어들면서 CRS의 활동은 지역 사회 개발 사업에 집중되는데, 농로 및 농수로 개설과 축산, 저수지 축조, 관개, 주택, 간척, 신용조합 육성 등에 대한 직ㆍ간접 원조가 포함됐다. 이처럼 막대한 지원을 위한 재원은 어떻게 마련했을까. 미국 가톨릭 교회는 해마다 11월 제3주일 추수감사절을 구호 물품 수집일로, 사순 제4주일을 구호 모금일로 정해 구호 금품을 모아 우리나라를 포함한 해외의 빈국에 지원했다. 또한, 양곡은 CRS가 미국 경제협조처의 승인을 받아 들여온 남은 농산물로 충당했다. 이 같은 CRS의 지원은 한국 가톨릭 사회사업의 모태와 모범이 됐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pbc.co.kr 백영민2015.06.24
부활에 부르는 성가, 알고 부르면 기쁨 두 배이상철 신부와 함께 배우는 부활 시기 「가톨릭성가」 어느새 화창한 봄과 함께 희망과 기쁨의 예수 부활 대축일이 찾아왔다. 희생과 보속의 사순 시기를 보낸 우리에게 다시 오신 예수님은 그 자체로 빛이요 생명이시다. 이 시기를 더욱 기쁜 마음으로 찬양하기 위해 부활 시기를 대표하는 성가 몇 곡을 「가톨릭성가」에서 골라 들여다보았다. 교회음악 작곡가, 지휘자이면서 평화방송 라디오 ‘음악, 주님의 향기’ 진행자인 이상철(가톨릭대 교회음악대학원 교수) 신부가 설명한다. 132번 ‘감사의 송가를’이 곡은 부활 시기와 가장 잘 어울리는 곡 가운데 하나죠. 원래 제목은 ‘Alleluia No.1’(알렐루야 1번)입니다. 이 곡을 쓴 미국 작곡가 도널드 피셸은 원래 가사를 5절까지 썼다고 해요. 매일 주님을 만나기 위해 기도를 바칠 때엔 선율을 만들어 노래하기도 했다고 하고요.이 곡은 후렴-유절가사-후렴의 구조를 취하고 있어 신자와 성가대가 번갈아 부르기 좋습니다. 가사 ‘알렐루야’에서 ‘루’가 강박에 위치하므로 최대한 이 음을 생동감 있게 불러야 합니다. ‘감사기도’에선 ‘도’가 세게 불리지 않도록 주의하고요. 후렴은 생동감 있게, 유절가사 부분은 장중한 느낌으로 팡파르를 울리듯이 부르면 됩니다. 단 가사 ‘알렐루야’에서 ‘알’의 ‘ㄹ’받침을 너무 분명하게 발음하면 곡이 천박하게 느껴지므로, 물 흐르듯 노래해야 합니다. 피셸이 십자가 예수님과 함께 영원히 살리라는 자신의 신앙적 체험과 깨달음을 통해 얻은 곡이라고 하니, 부르는 이도 그런 마음가짐이어야겠죠.138번 ‘만왕의 왕’이 곡은 500여 년 전 종교개혁이 일어나던 시기에 나온 곡입니다. 당시는 라틴어로 된 그레고리오 성가를 성직자와 수도자들만 부를 수 있었어요. 일반 신자들은 성가를 부르지 못했죠. 종교개혁이 일어나면서 칼뱅파는 신자들도 노래하도록 전례를 바꾸고, 그런 가운데 성경 시편을 가사로 활용해 노래하기 시작했습니다.이 노래는 개신교 신자들이 시편 가사를 붙여 만든 「제네바 노래집」이란 성가책에 처음 수록된 곡입니다. 우리 「가톨릭 성가」엔 작곡가가 클로드 구디멜(C. Goudimel, 1510~1572)이라고 표기돼 있는데, 사실 작곡가는 보르조아(L. Bourgeois, 1510~1560)입니다. 구디멜은 화음을 붙인 사람입니다. 가톨릭 신자였던 구디멜은 종교개혁 이후 개신교 신자가 됐습니다. 그런데 1572년 가톨릭 신자들이 수천 명의 개신교 신자를 죽인 ‘성 바르톨로메오 축일의 대학살’ 사건 때에 죽임을 당해요. 아이러니하게도 가톨릭 신자들의 손에 죽은 사람의 성가가 가톨릭 성가집에 수록돼 지금까지 불리고 있죠. 이 곡은 음악과 가사가 제대로 일치돼 있지 않은 대표적인 곡입니다. 본래 못 갖춘 마디가 아닌 곡이어서 부를 때 ‘강약약’을 강조할 필요는 없는 곡입니다.139번 ‘알렐루야’이 곡은 선율은 유럽에서, 가사는 한국 천주가사를 붙인 노래입니다. 가사는 1916년 「경향잡지」에 수록된 ‘부활가’라는 후기 천주가사에서 비롯됐습니다. 가사를 들여다봐도 느껴지듯이 이 곡은 예수 부활 성야 미사에서 복음 전과 미사 후 세 번 외치는 ‘알렐루야’ 구조와 비슷합니다. 선율은 그레고리오 성가에서 온 것이지만, 박절을 가진 곡으로 변화된 노래입니다. 그래도 끊어지지 않고 유려하게 흐르는 분위기로 부르는 게 관건입니다.부활의 기쁨은 인간의 승리를 표현하는 게 아닙니다. 그래서 부활 성가를 부를 때엔 그리스도의 승리에 대한 신앙적 기쁨을 표현하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자칫 개선장군 행진곡 부르듯 노래하면 하느님에 대한 신앙적 찬미가 사라질 수 있으니 유념해야 합니다. 정리=이정훈 기자 sjunder@pbc.co.kr 백영민2015.04.01
![[윤일마 수녀의 신나는 성경공부]<14> 아름다운 인생(마르 13,23-37))](//cpbc.co.kr/CMS/newspaper/2013/10/rc/478438_1.1_titleImage_1.jpg)
[윤일마 수녀의 신나는 성경공부] 아름다운 인생(마르 13,23-37))언제든 주님께 달려갈 준비해야 '슬기로운 처녀와 미련한 처녀', 6세기, 채색 삽화, 로사노 대성당 보물실, 이탈리아.예수님은 우리에게 "깨어 있으라"고 말씀하신다. 깨어 있는 삶은 어떤 삶일까. 지나온 삶을 어떻게 살아왔는지 돌아보고, 지금 나는 어떻게 살고 있는지 생각해보자. 깨어 있는 삶을 설계해보자. 우리가 신앙생활을 하는 최종적인 목표는 하느님을 만나는 것이다. 깨어 있는 삶은 눈만 떠서 깨어 있는 삶이 아닌 하느님을 향한 삶이다. 구약 시대 이스라엘 백성은 하느님께 '주님의 날'이 빨리 오게 해 달라고 간청했다. 이스라엘 백성에게 '주님의 날'이란 주님이 원수를 심판하시고 이스라엘을 구원하러 오시는 날이다. 구약에는 많은 예언자가 나오는데 하느님 말씀에 순종하지 않고 살면 헛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예언자들은 하느님을 충실히 섬기고 이웃에게 사랑과 정의를 실천하지 않는다면, '주님의 날'은 구원의 때가 아니라 심판과 징벌의 날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마태오 복음서 25장 1-13절을 보면 '열 처녀의 비유'가 나온다. 25장 14-30절까지는 탈렌트의 비유가 나온다. 31-46절은 최후의 심판 이야기가 나온다. 열 처녀가 있었다. 다섯 명은 슬기로웠고, 다섯 명은 어리석었다. 그런데 이들은 비슷한 삶을 살았다. 열 처녀는 모두 똑같이 등불을 준비했다. 다 같이 신랑을 기다리다가 잠이 들었다. 신랑이 온다는 말을 듣고 처녀들은 등불을 챙겼는데, 슬기로운 처녀들은 여분의 기름을 준비했지만 어리석은 처녀들은 여분의 기름을 챙기지 못했다. 그런데 기름이 떨어진 것이다. 어리석은 처녀들이 슬기로운 처녀들에게 기름을 나눠달라고 하자 나눠줄 수 없다고 한다. 여기서 기름은 우리가 한 생을 주님을 위해 살아온 삶의 기름이다. 어떻게 살아왔는지에 대한 삶의 기름이다. 우리는 마지막 날 하느님을 대면했을 때, 하느님께 "다시 살다 오겠습니다"라고 말할 수는 없다. 이런 시행착오를 겪지 않게 하기 위해 예수님은 우리에게 깨어 있는 삶을 살라고 하신다. 우리는 주님께서 원하실 때 달려갈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깨어 있는 삶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첫째는 나를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이 돼야 한다. 하늘에는 해와 달, 별이 있고 하늘과 땅 사이의 창공에는 날아다니는 새가 굉장히 많다. 이 모든 것은 하느님이 만드신 것이다. 성경에는 아담과 하와가 나오는데 아담과 하와 말고 하느님은 더 소중하고 귀중하게 나를 만드셨다. 누가 뭐라고 하든 내가 가장 존귀하다는 것을 알아야 깨어 있는 삶을 살 수 있다. 둘째, 가족과 이웃에게 관심을 갖는 삶을 살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예수님을 통해 변화된 삶을 살아야 한다. 하느님을 향한 우리 삶의 각도가 잘 맞춰 있는가를 바라봐야 한다. 내가 표시 나지 않게 조금 변하면 내 주위의 사람들도 소리 없이 조금만 변한다. 예를 들어 밥을 먹을 때 내가 웃으면 함께 밥을 먹는 사람들도 웃으면서 먹는다. 그러나 내가 입을 꾹 다물고 밥만 먹으면 식탁은 조용하다. 우리는 하루를 사는 데 깨어 있는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를 생각해야 한다. 하루에 하나의 목표를 세워 살아가도록 노력하자. 아침에 일어나 거울에 비친 자신을 보며 "나는 내가 정말 좋다"고 말해 보자. '오늘 하루는 인사를 잘 해야지' 하고 결심했다면 하루 종일 웃으며 인사를 나눠보자. 해본 사람만이 그 힘을 느낀다. '좋은 말씀이지' 하면서도 움직이지 않으면 그 사람은 소금기둥처럼 돼 있을 것이다. 소금기둥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한다. 깨어 있는 삶은 예수님을 자기 삶의 첫 자리에 두는 것이다. 예수님의 가장 큰 계명은 첫째 모든 것을 다 바쳐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이다(마르 12,30). 두 번째는 이웃을 자기처럼 사랑하는 것이다(마르 12,31). '주님의 날'이 왔을 때 빨리 가서 하느님을 만날 수 있는 힘은 우리 각자에게 있다. 사랑과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자기를 내어주고, 힘과 사랑, 마음을 나눌 때 하느님 보시기에 가장 귀중한 삶의 기름이 될 것이다. 그런 삶을 살 때 우리가 주님 안에서 사는 참 행복을 느낄 수 있다. 큰 목표가 아닌 작은 목표를 세워 살아보자. 정리=이지혜 기자 bonaism@pbc.co.kr ※방송시간 : 화 오전 8시, 수 새벽 1시ㆍ오후 1시 40분, 금 오후 8시, 토 오후 10시 ※교재 문의 : grace@pauline. or.kr, 02-944-0945 cpbc2013.10.15
![[복음 이야기] (40) 예수님 족보 (상)](//cpbc.co.kr/CMS/newspaper/2014/12/rc/545252_1.0_titleImage_1.jpg)
[복음 이야기] (40) 예수님 족보 (상)예수님은 ‘참 하느님’이며 ‘참 인간’이시다 복음서는 예수님께서 ‘참 하느님이시며 참 인간’이시라는 신앙 고백으로 시작된다. 그림은 운보 김기창 화백의 ‘예수 탄생’. 유다인들은 조상에 대한 생각이 남달랐다. 그들은 같은 피를 가진 것은 같은 혼을 갖고 있다고 여겼다. 유다인들은 가문의 영속성, 순수성, 권위와 명예를 유지하기 위해 많은 계율을 만들었고 율법도 이 원칙에 따라 발전했다. 또 ‘조상 없는 나는 있을 수 없다’고 하여 성경 시대 유다인들은 그들 조상의 이름으로 말하는 것이 일반화돼 있었다. 유다인 풍속을 기록한 예로니모 성인은 “유다인들은 마치 자기 이름을 대듯이 조상의 이름을 댄다”며 “조상을 모르고 지내는 자는 상놈 취급을 받았다”고 전하고 있다. 유다인에게 가족이라는 말은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것보다 그 의미가 훨씬 넓다. 가족을 뜻하는 아람어와 히브리말 ‘아하’는 형제뿐 아니라 사촌과 친척까지도 포함했다. 유다인들은 가족 가운데 한 사람이 어떤 행운을 만나면 모든 가족이 기뻐했고, 한 사람에게 불행이 닥치면 온 집안이 슬퍼했으며, 불명예스러운 일이 있으면 온 식구가 치욕을 느꼈다. 그래서 유다의 랍비들은 “형제간에 책임을 느끼지 않는 자는 마치 카인과 같은 자”라고 가르쳤다. 가문의 영속성을 지키고 혈연을 유지하는 것은 유다인들 특히 유다인 남자들에겐 대단히 중요한 일이었다. 이런 이유로 마태오 복음서는 예수님의 족보(1,1-17)로 시작하고, 루카 복음서도 예수님의 족보(3, 23-38)를 소상히 밝히고 있다. 이는 예수님의 족보가 어느 누구에 의해 마음대로 만들어진 것이 아님을 증명하는 것이다. 마태오와 루카가 전하는 예수님의 족보가 다소 차이를 보이는 것은 다시 설명하겠지만 그 핵심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참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저명한 성경학자 라그랑주 신부는 “예수 그리스도는 그리스도인에게 하느님으로서 흠숭받고 있지만, 동시에 그는 참된 인간이다. 그는 로마 제국 아우구스투스 황제와 헤로데 시대에 팔레스티나에서 산 유다인이다. 그 출생과 일상 생활의 관습 및 지적 행동에 있어서 유다인이었을 뿐 아니라, 그 영적 사명의 근원도 이스라엘 땅에 깊이 뿌리박고 있다. 이 사실은 그의 신성한 독창성을 조금도 퇴색시키지 않는다”고 가르쳤다. 프랑스 시인 샤를르 페기는 “그리스도는 유다인, 그것도 평범한 유다인, 당신들과 같은 유다인, 당신들 가운데에 있는 유다인이었다”고 노래했다. 바오로 사도도 예수님의 양친이 유다인이라는 것을 자랑스럽게 밝힌다. “그리스도께서도 육으로는 바로 그들에게서 태어나셨습니다”(로마 9.5). 또 히브리인들에게 보낸 서간의 저자도 “우리의 주님께서 유다 지파에서 나오신 것은 명확합니다”(히브 7,14)라고 고백한다. 아울러 묵시록에서도 “나는 다윗의 뿌리이며 그의 자손이고 빛나는 샛별이다”(22,16)라며 예수님께서 유다인이며 참 사람이심을 선포하고 있다. 그리고 복음 저자들도 예수님에 대해 자주 ‘다윗의 자손’(마태 1,1. 20 ; 마르 10, 47; 루카 18, 38)이라 부르며, 예수님께서 “여인에게서 태어나 율법 아래 있는 이들을 속량하시어”(갈라 4,4), 그 율법에 따라 여드레째 날에 할례를 받으시고 (루카 2,2), 성전에 봉헌된 후 유다인 공동체에 드셨다고 증언하고 있다. 그러나 신학자 로마노 과르디니 신부의 말처럼 “그분의 원천은 하느님 안에 있다.” 예루살렘에 입성하는 예수님을 보고 온 도성이 술렁거리며 “저분이 누구냐?”라고 물었을 때 군중이 “저분은 갈릴래아 나자렛 출신 예언자 예수님이시오”(마태 21,10-11)라고 대답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이 물음에 다음과 같이 말씀하신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나는 아브라함이 태어나기 전부터 있었다”(요한 8,58).예수님의 이 말씀을 근거로 요한 복음사가는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의 신비적 존재 안에서 예수님의 근원을 고백한다. “한 처음 말씀이 계셨다. 말씀은 하느님과 함께 계셨는데 말씀은 하느님이셨다.…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사셨다. …은총과 진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왔다. 아무도 하느님을 본 적이 없다. 아버지와 가장 가까우신 외아드님 하느님이신 그분께서 알려주셨다”(요한 1,1-18).이는 ‘예수님은 참 하느님이시다’라는 고백이다. 이처럼 복음서는 ‘예수님께서 참 하느님이시며 참 인간이시다’는 신앙 고백으로 시작된다. 리길재 기자 teotokos@pbc.co.kr 평화신문2014.12.16

수원교구 50주년 신앙대회 및 감사미사- 소통과 참여로 쇄신하는 공동체 향해 새 출발 다짐 교구민 함께한 성경필사, 십자가 순회로 의미 살려 신자들이 거룩한 순회 십자가를 어깨에 지고 입장하고 있다. 설정 50주년 희년을 맞은 수원교구(교구장 이용훈 주교)가 50주년 기념 신앙대회를 열고 '소통과 참여로 쇄신되는 수원교구'가 될 것을 다짐했다. 3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신앙대회와 감사미사에는 교구민 4만여 명이 참가해 설정 50주년을 한마음으로 축하했다. 이날 모인 교구민 숫자는 교구 설정 당시 전체 교구민 수(4만 2548명)와 비슷해 교구의 눈부신 성장을 실감할 수 있었다. 현재 교구 신자는 80만 명을 넘어섰다. 이날 행사는 교구 역사를 한눈에 보여준 신앙대회를 시작으로 기념식, 교황청 인류복음화성 장관 페르난도 필로니 추기경과 이용훈 주교가 공동 집전한 기념미사로 이어졌다. 이 주교는 감사미사 중 발표한 '교구 미래 선언'에서 "예수님 모범을 따라 섬김의 삶을 살려고 노력할 때 우리가 원하는 소통은 꿈에 머물지 않고 실현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임영선 기자 hellomrlim@pbc.co.kr 사진=백영민 기자 heelen@○…이날 신앙대회는 6개의 '거룩한 순회 십자가'와 필사 성경 200여 권이 긴 행렬을 지어 행사장에 입장하면서 막이 올랐다. 6개 십자가는 지난 8월 15일 수원 정자동주교좌성당 시작으로 7주 동안 교구 202개 모든 본당을 순회했다. 필사 성경은 모든 교구민이 참여해 만들었다. 교구는 50주년 기념 신앙대회 및 감사미사가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모든 신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십자가 순회기도와 성경 필사를 마련했다. ○…신앙대회는 교구의 지난 50년을 되돌아보고 현재를 이야기하는 한편 미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먼저 '과거'는 한국천주교 창립과정을 보여주는 영상과 성 김대건 신부의 순교를 재연한 순교극으로 시작됐다. 이어 역대 교구장(윤공희 대주교, 김남수 주교, 최덕기 주교)의 가면을 쓰고 나온 후배 사제들이 교구의 주요 역사를 토크쇼 형식으로 재치 있게 설명해 신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현재'는 일일 리포터로 나선 박경민(판교 성프란치스코본당 주임) 신부와 이용훈 주교의 현장 인터뷰로 진행됐다. 박 신부로부터 "착한 목자, 영적인 아버지, 원조 훈남(훈훈한 남자)"이라고 소개를 받은 이 주교는 "하느님을 믿고, 고백하고 살면서 늘 행복하고 건강하게 살자"며 "우리 사회의 어려운 이웃들과 함께하는 수원교구가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 주교는 가요 한 곡을 불러달라는 박 신부 요청에 애창곡 '행복이란'을 부르며 숨겨온 노래 솜씨를 뽐냈다. 이 주교는 후렴구를 "이 생명 다 바쳐 신부님 사랑하리. 이 목숨 다 바쳐 교구민 사랑하리."로 개사해 불러 환호를 받았다. '미래'는 청소년들의 무대였다. 점점 심각해지는 학교 폭력, 날로 어려워지는 청년 취업 등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소년ㆍ청년들의 어두운 현실을 다룬 뮤지컬이 끝나자 유아와 교구 복사단, 예비신학생 등 2000여 명이 운동장으로 입장해 율동과 함께 미래의 희망을 노래했다. ○…50주년 기념식에는 페르난도 필로니 추기경을 비롯해 오스발도 파딜랴(주한 교황대사)ㆍ윤공희(초대 수원교구장)ㆍ염수정(서울대교구장)ㆍ김희중(광주대교구장)ㆍ조환길(대구대교구장)ㆍ최창무(전임 광주대교구장) 대주교, 강우일(주교회의 의장) 주교 등 주교단 20여 명이 참석해 수원교구의 희년을 축하했다. 강우일 주교는 "50주년은 부족한 부분을 메우고, 새로운 것을 채우는 완성의 해"라며 "서둘러 성장하느라 제대로 영글지 못한 우리 교회와 사회에 복음의 열정으로 정의로운 불을 놓으면 불꽃이 활활 타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10여 년 동안 수원교구의 기반을 튼튼히 다져 놓은 초대 교구장 윤공희 대주교는 "100주년을 향해 더욱 더 분발하며 앞으로 나아갈 것을 하느님 앞에 다짐하자"고 당부하며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고 외쳐 큰 박수를 받았다. ○…이날 신앙대회는 다양한 계층의 신자가 행사와 전례에 참여해 '소통과 참여, 쇄신'이라는 50주년의 3대 가치를 잘 드러낸 행사였다. 감사미사 예물봉헌은 청소년과 청년, 이주민, 새터민, 수도자, 장애인이 담당했고 기념식 중에는 사제, 수도자, 평신도, 청소년, 이주민 대표가 앞으로 나와 큰 소리로 '우리의 다짐'을 읽었다. 사제는 "맡겨진 양들을 위해 온 삶을 내어주겠다"고 다짐했고, 수도자는 "정결과 청빈과 순명의 삶을 더욱 구체적으로 실천해 하느님 나라가 이미 이 땅에 도래했음을 증거하겠다"고 말했다. 평신도는 신앙선조들 모범을 본받아 각자 자리에서 온 삶을 다해 복음을 전파할 것을, 청소년은 학업과 신앙생활을 게을리하지 않으며 예수님을 닮아 사랑의 삶을 살아갈 것을 다짐했다. 마지막으로 이주민은 이 땅에서 삶을 허락하신 주님께 감사드리며 복음을 충실히 살아 보편교회와의 일치의 표징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주한 교황대사 오스발도 파딜랴 대주교는 감사미사 중 프란치스코 교황의 축하메시지를 전했다. 파딜랴 대주교는 "교황님은 신앙의 해에 개최되는 이 기념 행사가 하느님께서 지난 반세기 동안 베풀어주신 은총에 대해 찬미와 감사를 드리기에 합당한 행사가 될 것이라고 확신하신다"면서 "교황님은 수원교구민이 예수 그리스도를 닮아 사랑을 실천하는 삶을 깊이 체험하길 바라며 기도하고 계신다"고 밝혔다. 50주년 기념행사 참석을 위해 한국을 방문한 교황청 인류복음화성 장관 페르난도 필로니 추기경은 축하메시지에서 "설정 50주년이라는 획기적인 이정표를 축하하는 이 때에 우리는 믿음의 유산을 전해준 수많은 선배 수도자, 평신도, 선교사들을 기억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갖자"고 말했다. ○…수원교구는 이날 감사미사 봉헌금 전액을 희귀병, 난치병을 앓고 있는 어린이들에게 전달해 나눔을 실천할 계획이다. 이용훈 주교는 지난 달 본지와 인터뷰에서 "행사 진행 경비를 최소화해 가난한 이웃과 나누는 신앙대회가 되도록 할 것"이라며 "봉헌금은 비신자 어린이들을 중심으로 50명을 선정해 치료비로 지원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cpbc2013.10.08

“도시락에 하느님 사랑 담아 ‘희망의 싹’ 나눠요”[오늘을 사는 사람들] 16년째 나눔 활동 펼치는 선덕님 유스티나씨 16년째 나눔활동을 해오고 있는 선덕님씨가 한 가정에 도시락을 전한 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정훈 기자 “어르신 새 도시락 왔습니다!”“고마워요. 이렇게 늘 신경 써주는데, 고맙다는 말을 많이 못 했네.”큼직한 도시락통을 양손에 든 선덕님(유스티나, 62, 서울 해방촌본당 빈첸시오회 회장)씨는 남산 자락 아래 서울 용산 2가동 해방촌 골목을 거침없이 다니며 가정마다 도시락을 나눠줬다. 모든 대상자 가정 위치를 머릿속에 꿰고 있는 그는 “형님”, “어르신” 하며 문을 두드린다. 컴컴한 단칸방에 홀로 있던 이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선씨를 반기고 문앞까지 배웅한다.선씨의 빈민 가정 도시락 배달 봉사는 벌써 6년째다. “모든 밑반찬도 이전에 본당 지원을 받으며 어렵게 지내던 어르신들이 성당에 모여 직접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나눔이 또 다른 나눔을 낳도록 그녀가 이끈 것이다.그는 “도시락통이 새로 교체될 때마다 크기가 자꾸만 커지고 있다”며 “이동할 때 좀 무거워도 그만큼 그분들이 더 행복해하지 않겠느냐”고 웃음 지었다.“‘나눔’은 결코 혼자 해선 안 되더라고요.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공동체 모두가 함께 신경 쓰고 노력해 연대하는 게 가장 중요해요. 거기에 성경 말씀은 나눔의 지침이 돼줍니다.”언뜻 당연한 말처럼 보이지만, 이 같은 ‘나눔론’은 16년째 쉬지 않고 이웃사랑을 실천해온 그의 삶에서 우러나온 지혜다. 이쯤 되면 ‘나눔의 달인’으로 칭해도 좋지 않을까.“세월이 벌써 이만큼 흘렀네요. 봉사하기 이전 약국을 17년 정도 운영했는데, 그 세월만큼 봉사했네요. 그런데 돈 많이 벌던 전보다 이렇게 나누며 지내온 삶이 더 행복합니다.”약사였던 선씨는 1998년 세례를 받은 뒤 생업이던 약국을 접고 이웃을 위한 활동에 돌입했다. 단골손님이 건넨 신앙 서적에 적힌 ‘어려운 이웃을 그냥 버려둘 것인가’란 대목이 삶을 뒤바꿔 놓은 것이다. 선씨는 이후 본당 빈첸시오 아 바오로회에 가입해 홀몸 어르신, 환자 가정, 한부모, 조손 가정까지 어려운 집을 모두 다녔다. 초창기 5년간 공부방 교사로도 활동했는데, 선씨에게 배운 학생들은 좋은 직장에 취직하며 대부분 잘 됐다. 그들 중 몇몇은 고마운 마음을 매달 후원금으로 전하고 있다.“처음 곳곳을 다녀보니 이웃들 삶이 너무 열악한 거예요. 마음 아프고 안타까워 울기도 많이 했어요. 그 마음을 모아 하루하루 나누다 보니 오늘에 이르게 됐네요.”선씨는 빈첸시오회에서만 줄곧 활동해오면서 본당 사회사목분과장, 지구 사회사목회장 등을 오랫동안 겸했다. 초창기 본당 재정 구조를 잘 모르던 때, 당연히 나오는 줄 알았던 본당 사회사목 활동 지원비가 끊기자 사제관을 찾아가 무작정 “신부님, 손가락 빨고 있는 가난한 이웃들은 어떡하느냐”며 매달린 적도 있었다. 수년째 이어오고 있는 ‘본당 장터’는 선씨의 ‘영업력’ 덕분에 지역 자영업자들도 늘 참여하는 나눔의 장이 됐다. 이 같은 노력 덕분인지 이곳 빈첸시오회 명예회원은 200여 명에 이른다. 발로 뛰어 지금까지 60여 가정을 기초생활수급대상자로 등록해주는 등 그의 나눔 영역은 다 헤아리기 어렵다.“하루아침에 된 것은 하나도 없어요. 공동체 모두 함께 나누니까 이만큼 지역민과도 함께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제가 나누면 주님께선 늘 은총과 도움을 주셨어요. 제 걸음에 함께하시는 주님과 함께 계속 어려운 분들 ‘희망의 싹’ 심어주러 다닐 겁니다.”이정훈 기자 sjunder@pbc.co.kr 평화신문2015.04.15
![[출판]안셀름 그륀의 성경이야기- 두려움 떨치고 '생명의 말씀' 새롭게 읽기](//cpbc.co.kr/CMS/newspaper/2013/10/rc/479556_1.1_titleImage_1.jpg)
[출판]안셀름 그륀의 성경이야기- 두려움 떨치고 '생명의 말씀' 새롭게 읽기영성가 안셀름 그륀 신부가 펴낸 성경 입문서 안셀름 그륀의 성경 이야기(안셀름 그륀 지음/이종한 옮김/분도출판사/1만 원) 독일의 영적 스승이자 전 세계인에게 사랑받는 영성가 안셀름 그륀(독일 성 베네딕도회) 신부가 쓴 성경 입문서다. 그는 여전히 성경 읽기를 두려워하거나, 편견을 가지고 성경을 읽어 말씀의 참뜻을 잘못 이해하는 신자들을 안타깝게 여겨 이 책을 썼다. 그륀 신부는 "성경은 우리 삶을 온전하게 하는 거룩한 책"이라며 "그리스도인은 성경을 읽으며 어둠과 낙담 속에서 위로를 체험한다"고 일러준다. "모든 성경 말씀은 하나같이 우리에게 희망을 전하고자 합니다. 이로써 우리가 굳은 확신을 가지고 내적 자유를 누리며 세상을 살아갈 수 있게, 우리의 희망을 이루어주실 유일한 분을 더없이 신뢰하고 고대하며 살아갈 수 있게 합니다"(14쪽). 그는 성경을 읽을 때 세 가지 태도가 필요하다고 했다. 첫째, 성경은 하느님께서 '나'에게 하신 말씀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하느님께선 '나'라는 한 사람을 위해 쓰인 말씀을 통해 당신의 사랑과 애정을 보여주신다. 둘째, 말씀을 내 삶의 표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성경 속 표상과 성경을 읽을 때 내 마음에 떠오르는 표상을 비교하다 보면, 인간의 생각으론 알 수 없는 하느님 신비를 바라볼 수 있게 된다. 셋째, 성경은 나를 격려하는 생명의 말씀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성경을 읽고 말씀 내용이 두려워졌다면, 온전히 말씀을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구약 창세기부터 신약 요한묵시록까지 성경 전반을 다룬 책은 △하느님 계약의 역사 △삶의 지혜 △예언서 △예수님 이야기 △바오로 편지 △원그리스도교 편지 △요한 묵시록으로 구성돼 있다. 그륀 신부는 성경 각 권의 핵심 내용을 짚어주며, 말씀이 뜻하는 바를 명확히 설명해준다. 이어 말씀을 통해 자기 자신을 이해할 수 있도록 이끈다. 창세기에선 선과 악, 성공하는 삶과 실패하는 삶의 차이를 보여주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세상 모든 것 위에 하느님이 계신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바오로서간 로마서를 읽을 땐 말씀 이면에 있는 '체험'에 대해 거듭 되물어야 한다고 당부한다. "바오로가 어떤 체험을 했기에 이런 말씀을 썼을까? 바오로는 우리를 어떤 체험으로 이끌려는 것일까? 바오로가 예수 그리스도에게서 했던 체험과 그분께서 보내신 성령에게서 했던 체험은 우리에게도 영적 체험을 만들어 내고자 합니다. 이것은 하느님의 영이 우리 마음에 부어졌다는 체험, 성령을 통해 우리가 하느님의 아들딸이 되었다는 체험입니다"(178~179쪽). 그륀 신부는 "성경 말씀은 각각의 상황마다 우리 마음을 달리 움직이기에 끊임없이 새롭게 읽어야 한다"면서 말씀의 뜻을 거듭 발견하는 삶을 통해 자기 자신과 하느님을 더 잘 알게 되기를 희망했다. 박수정 기자 catherine@pbc.co.krcpbc2013.10.22
![[청소년 주일] 인성교육 통해 학교 복음화 선도하는 천안 복자여고를 찾아](//cpbc.co.kr/CMS/newspaper/2015/05/rc/572931_1.0_titleImage_1.jpg)
[청소년 주일] 인성교육 통해 학교 복음화 선도하는 천안 복자여고를 찾아가톨릭 향기 가득한 인성교육 덕분에 신앙도 시나브로 천안 복자여고 학생들과 수도자들이 점심시간을 이용해 묵주 기도를 바치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올해 청소년 주일 담화를 통해 젊은이들에게 예수 그리스도를 만날 수 있는 참된 길, 그리스도를 통해 행복해지기 위해 기도와 성경 읽기, 그리고 (특히 가난한) 형제자매를 사랑하는 삶을 요청했다. 청소년 주일을 맞아 인성교육을 통해 학교 복음화를 선도하고 있는 천안 복자여고를 탐방했다. “의무감에 시달리지 않고 봉사하는 기쁨을 알았지요.”봉사가 점수로 환산되는 상황이 늘 부담스럽던 천안 복자여고 권가영(가브리엘라, 고2)양은 올해 초 다녀온 필리핀 케손시티 해외 봉사를 통해 봉사의 참맛을 알았다. 지난해 3월 입학 직후부터 10여 명 친구와 함께 1년간 봉사 교육과 활동, 후원 모금을 통해 봉사에 맛 들이고 필리핀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해외 봉사를 통해 그 기쁨을 느꼈다는 것. 이뿐만이 아니다. 예체능 봉사 동아리 ‘토요일 토요일은 봉사다(토ㆍ토ㆍ봉)’나 시각장애인시설 녹음 봉사 동아리 ‘폴리’ 등 교육이나 경로, 장애 시설, 다문화가정, 환경 보호 등 분야별로 10여 개에 이르는 학생 봉사 단체가 구성돼 방과 후, 또는 주말 봉사를 생활화하도록 이끈다. 박소민(고2)양은 “토요일마다 이웃한 복자여중에 다니는 결손가정 학생들을 만나 공부를 도와주는데, 기본부터 개념 이해, 문제풀이까지 각자 진도에 맞춰 가르쳐주다 보니 오히려 제가 더 많이 배우는 것 같다”고 털어놓는다. 토요일이면 다들 봉사를 통해 사랑을 나누는 기쁨을 체득해가다 보니 학생들 얼굴엔 다들 밝은 미소가 깃든다.22일 천안 복자여고를 방문했을 때 마침 학생들은 뙤약볕 속에서 ‘묵주기도’를 바치고 있었다. 날마다 점심을 마친 뒤 교정 내 성모상 앞에서 이뤄지는 15분간의 기도다. 학교 인성교육부 종교담당인 박수미(리타, 한국순교복자수녀회) 수녀 등 수도자들과 함께 기도에 동참한 학생들도, 그 곁을 뛰어가는 학생도 그 기도의 분위기에 자연스럽게 젖어들 수밖에 없다. 막 기도를 마친 임담영(프란체스카, 고2) 양은 “날마다 묵주기도에 함께하지는 못하지만 가능한 한 참석하려 한다”며 “사순 시기나 성모 성월 때 바치는 묵주 기도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천안 복자여중ㆍ고는 한국순교복자수녀회에서 설립한 가톨릭계 학교다. 수녀회에서 설립한 중ㆍ고교가 하나밖에 없다 보니 수도자들의 학생들 사랑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천안 복자여고는 수도자와 교사들이 함께 주관하는 인성교육부 활동이 특히 활성화돼 있다. 매일 아침 명상 시간을 통해 일상에서 소소하게 길어올리는 가톨릭 영성의 향기를 맛보도록 해주고, 시와 세상사, 자연, 문화, 사람 얘기를 통해 삶의 길을 스스로 찾아 나서도록 해준다. 1ㆍ2학년 학생들은 매주 목요일에 마련되는 종교 활동 시간에 자유스럽게 예비신자 교리를 받기도 하고, 매달 2회 월례미사를 통해 가톨릭 신앙을 접한다. 해마다 한 번씩 갖는 성지순례나 전국가톨릭학생대회 참가는 덤이다. 교회의 전통 묵상 기도인 거룩한 독서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독서 프로그램인 ‘렉시오 복자’(Lectio Bokja)도 인성교육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인성교육 활동을 통해 자연스레 신앙을 받아들인 신혜민(헬레나, 고2) 양은 “가족 가운데 저 혼자만 세례를 받았는데, 친구들과 함께하는 게 더 좋아서 학교에서 예비신자 교리교육을 받았다”며 공부에 신앙생활이 큰 힘이 된다고 고백한다. 이렇게 봉사와 인성교육에 치중하는데도 전국 2280여 개 고등학교 가운데 복자여고는 40위 권을 꾸준히 유지한다. 웬만한 특목고는 명함도 못 내민다. 물론 천안 지역이 아직 비평준화 지역이어서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이 복자여고에 들어오는 이유도 있지만, 그보다는 토요 휴무제가 정착되기 이전부터 토요일은 책가방 없는 날로 정하고 인성교육을 시도하며 자발적인 봉사 활동을 하도록 이끈 가톨릭 교육 때문이라고 학교에선 평가한다. 이러다 보니 주말 천안 시내에 교복을 입고 돌아다니는 학생들은 복자여고 학생들밖에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학생들의 학교에 대한 자부심도 높다. 윤성화(엘리사벳) 교장 수녀는 “우리 학교는 공부 잘하는 학교로만 알려졌지만, 그보다는 복자들의 순교 정신을 통해 그리스도를 인생의 모범으로 삼도록 해주는 가톨릭 학교라는 자부심이 더 크다”면서 “진리 자체이신 그리스도께서 세상에 오시어 이 진리를 드러내 보여주셨듯이 저희 선생님들도 가톨릭 정신을 학문 전수와 전인교육을 통해 자연스럽게 전해주고 있다”고 말한다. 글·사진=오세택 기자 sebastiano@pbc.co.kr 평화신문2015.05.26
신천지에 포섭 당할 뻔한 박 마리아씨 사연사제로 사칭해 안심시켜 유혹 서울 강북에 사는 박 마리아(57)씨는 얼마 전 말로만 듣던 신천지(일명 신천지 예수교 증거장막성전) 사람들에게 ‘포섭’당할 뻔한 아찔한 경험을 했다.사업하는 그는 최근 일이 잘 풀리지 않아 고민의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다 오랜만에 친구를 만났는데, 그 친구가 마침 “왠지 힘들어 보이는 것 같다. 내가 잘 아는 신부님이 계시는데, 한번 만나보자”고 권했다.박씨는 사제에게 좋은 말씀을 듣는 것도 위로가 되겠다고 여겨 거리낌 없이 친구를 따랐다. 친구와 함께 도착한 곳은 서울 중랑구 상봉역 2번 출구 인근 상가 건물 3층 사무실. 학원처럼 여러 개 방이 있었고, 방마다 3~4명의 사람이 그룹을 지어 ‘성경공부’를 하고 있었다. 거기서 만난 사람은 자신을 이형섭 요셉 신부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로마교구에 속해 있으며, 현재 안식년이라 한국에 와있는 것이라고 했다. 박씨는 일주일에 2번씩 10차례 신부에게 강의를 들었다. 처음엔 대뜸 “자매님 집에 수맥이 흐르는지 우선 살펴봐야 한다”며 기이한 도구를 이용해 수맥을 봐주기도 했다. 그러다 어느 날부턴가 그는 점점 교회에 대한 비판을 늘어놓기 시작했다.이형섭은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태양신을 믿었다” “OO교구의 한 보좌신부는 일반 신자들의 카드를 유용해 쓰고 있다” “OOO 신부는 고스톱만 친다”는 식이었다. 이런 내용은 날이 갈수록 심해졌다.“성모님은 세상에 발현한 적이 없다. 김수환 추기경과 마더 데레사는 지금 모두 지옥에 계시다. 그들을 믿어 제대로 구원받을 수 있겠느냐?”라는 말을 서슴없이 내뱉는 것이 아닌가.이전까지만 해도 박씨는 이형섭이 그래도 사제이고, 조금 과격한 표현을 하는 사람이라고 여겼지만, 기존 교회 이론과 진리를 부정하고 욕하니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거기다 어느 날 이형섭은 “가톨릭 「성경」 말고, 「성경 개혁판」을 사오라”고 주문했다. 인터넷을 통해 박씨가 주문한 성경은 개신교 것이었다. 이형섭은 계속해 신천지 교리대로 요한 세례자를 부정하고, ‘새 하늘 새 땅’과 연관된 성경 구절만을 강조해 가르치며 “종말이 머지않았으니, 얼른 구원의 대열에 동참해야 한다”고 세뇌했다.박씨는 주변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다 그제야 이 모임이 신천지라는 것을 알게 됐다. 박씨가 다닌 곳도 ‘신천지 신학원’, ‘복음방’이라고 불리는 곳이었다. 박씨는 자신을 처음 데려간 친구에게 “지금껏 신천지 모임에 자신을 데려간 것이냐”며 따져 물었지만, 그 친구는 아니라고 몇 마디만 던질 뿐 강한 부정은 하지 않는 모양새였다. 가톨릭 신자였던 그도 1년 전 이미 신천지에 포섭된 상태였다.박씨는 “사제를 사칭해 안심시켜 불러모으는 신천지 ‘추수’가 끊이지 않는다면, 누구든 언제든지 포섭당할 위기에 노출될 것”이라며 “신천지 주의를 당부하는 구체적인 교육을 통해 신자들을 철저히 보호하는 게 시급하다”고 말했다.이정훈 기자 sjunder@pbc.co.kr 평화신문2014.06.03
![[홍기선 신부의 복음의 기쁨 해설] <27>](//cpbc.co.kr/CMS/newspaper/2015/06/rc/576815_1.0_titleImage_1.jpg)
[홍기선 신부의 복음의 기쁨 해설] 영적 세속성은 안 된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이어진 전례 개혁은 교회 안에 공기를 새롭게 바꾸어 주는 효과를 불러왔다. 사진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 참석한 의장단이 기도하는 모습. 【CNS】 교황 권고문 「복음의 기쁨」이 발표된 후, 많은 분이 그 내용을 읽고 감동을 글이나 강연을 통해 전했는데, 그 중 많이 인용된 용어가 바로 ‘영적 세속성’이다. 겉은 영적인 양 거룩하게 치장하고 그 내부에는 속된 세계의 추악한 탐욕을 담아 자신의 욕망을 채우려는 사람들의 죄악성을 고발하는 말이다. 권고문에서 교황은 직접 그 의미를 설명했다. “영적 세속성은 신앙심의 외양 뒤에, 심지어 교회에 대한 사랑의 겉모습 뒤에 숨어서, 주님의 영광이 아니라 인간적인 영광과 개인의 안녕을 추구하는 것입니다”(93항). 교황은 성경을 인용하면서 바리사이의 태도가 바로 ‘영적 세속성’을 추구하는 자들의 모습이라고 했다. “자기들끼리 영광을 주고받으면서 한 분이신 하느님에게서 받는 영광은 추구하지 않으니, 너희가 어떻게 믿을 수 있겠느냐?”(요한 5,44). 자기 만족에 빠진 사람들 교황은 영적 세속성의 해악을 두 부류의 사람들을 통해 지적하였다. 첫 번째로는 특별히 유럽 사회의 관념적 사상의 틀 속에서 위로와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고 여기는 ‘영지주의자’들을 지적했고, 두 번째로는 규범을 통해, 혹은 과거의 특정한 가톨릭 양식에 완고하게 집착하여 자아도취적이고 권위주의적인 엘리트주의에 빠져 버린 ‘율법주의자’들을 경계하도록 했다(94항). 첫 번째의 사람들, 즉 영지주의자들은 특정한 경험이나 사상이나 정보에만 유일하게 관심을 두고 이로써 위로와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고 여기지만, 결국 자기 자신의 생각과 감정에 갇혀 버리고 마는 사람들이다(94항). 두 번째의 사람들, 즉 율법주의에 빠진 엘리트주의자들은 세상의 복음화에 투신하기보다는 남들을 분석하고 분류하며, 은총의 문을 열기보다는 검토하고 검증하는 데에 자신의 힘을 소진해 버리는 사람들이다(94항). “두 경우 모두 예수 그리스도나 다른 사람들에 대하여 참다운 관심이 없습니다. … 이러한 불순한 형태의 그리스도교에서는 참다운 복음화의 힘이 나올 수 없습니다”(94항). 사목 현장에 뛰어들어 복음을 선포하고 구원으로 초대하며 그들의 상처를 싸매주고 치료하며 눈물을 닦아주기보다는 탁상 공론을 사목의 전부인양 여기며 갑론을박하고 관념적 구원론에 도취되어 보내는 사람들 전체를 경계하도록 이르신 말씀이다. 그들은 온통 허영심에 빠진 자들이라고 일갈했다. “이러한 사고방식은 알량한 권력에 만족하는 자들의 허영심을 부추기고, 또한 전쟁을 계속하는 군대의 병졸보다는 차라리 패잔군의 장군이 되고자 하는 자들의 허영심만을 키워 줍니다”(96항).교황은 이들의 숨은 의도를 적나라하게 파헤쳐 보여준다. “이 음험한 세속성은 대립되어 보이지만 하나같이 ‘교회의 공간을 장악하려는’ 의도를 지닌 수많은 태도로 드러납니다. 어떤 사람들은 전례, 교리, 교회의 특권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 복음적 열정은 더 이상 없고 자아도취와 자기 만족의 공허한 쾌락만이 남게 됩니다”(95항).종교적 겉치레를 벗자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끝난 뒤에 전례 개혁이 있었다. 성령께서 교회 안의 공기를 새롭게 바꾸어 주셨다. 신선한 공기를 호흡한 교회 안의 하느님 자녀들은 건강하고 튼튼하게 성장하였고 자모이신 성교회 안에 새로운 자녀들이 수없이 새롭게 태어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와 같은 변화를 받아들이지 않고 전통을 고집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 중 하나가 르페브르 대주교(1905~1991)였다. ‘성 비오 10세회’를 설립하여 그의 추종자들과 함께 과거의 라틴어 미사 전례 양식을 고집하였다. 교회로부터 최고 징계까지 받았으나 자신들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2007년 7월 7일 자의교서 「교황들」(Summorum Pontificum)을 발표하면서 이들을 다시 교회의 품으로 안으셨다. 이 자의교서는 성인이 되신 요한 23세 교황이 1962년 공포한 라틴어 미사 전례문에 따른 성찬 거행의 합법성을 인정하는 내용으로 꾸며졌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예수회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공의회 후, 옛 전례 양식(Vetus Ordo)의 복원 문제와 같은 특별한 문제들도 있었습니다. 제 생각에, 이 문제는 특별한 감수성을 지닌 사람들을 돕기 위한 것으로 베네딕토 교황님의 지혜로운 선택이었습니다. 그러나 옛 전례 양식을 이념화시키거나 도구화시켜 그것만을 고집할 위험이 있기에 우려되기도 합니다”(「가톨릭 문화 생활」과의 인터뷰 중에서).교황은 ‘영적 세속성은 안 된다’는 주제를 이야기하면서 이렇게 기도하였다. “하느님, 껍데기뿐인 영성과 사목으로 치장한 세속적인 교회에서 저희를 구하소서! 이 숨 막히게 하는 세속성은 성령의 순수한 공기를 들이마실 때에만 치유될 수 있습니다. 성령께서는 우리를 하느님이 없는 종교적 겉치레 밑에 감춘 자기 중심성에서 벗어나게 해 주십니다. 복음을 빼앗기지 않도록 합시다!”(97항) 백영민2015.06.17

대전 가톨릭대 총장 곽승룡 신부 「2014 KOREA 프란치스코 메시지」 펴내 교황에게 받은 위로, 이웃과 나눠야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의미 되짚고 섬김과 사랑 강조, 4월 5일 사인회 열어 역시 프란치스코 교황이었다. 최근 로마에서 열린 한국 주교단의 사도좌 정기방문 때, 한국 주교단과 만난 교황이 주교들에게 가장 먼저 던진 질문은 “세월호 사건이 어떻게 됐느냐”는 것이었다. 한국 사회에서 점차 잊히는 세월호 사건을 저 멀리 로마에 사는 교황은 잊지 않고 있었다. 가난하고 소외당하고 고통받는 이들을 위한 교회가 돼야 한다는 교황의 메시지가 분명하게 담긴 질문이었다. 이 첫 질문에 많은 이들은 지난해 8월 교황이 한국을 방문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교황은 4박 5일 일정 내내 세월호 희생자들과 함께했다. 경차를 타고 다닌 교황은 경호와 의전을 최소화하며 신자들에게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려고 했다. 맞다. 그랬다. 소탈함과 검소함, 겸손과 섬김, 유머와 미소…. 우리는 이 땅에서 그의 메시지를 직접 보고 들으며 그가 전하는 위로와 감동에 웃고 울었다. 교황 방한의 감동을 다시 한번대전 가톨릭대 총장 곽승룡 신부가 최근 발간한 「2014 KOREA 프란치스코 메시지」(하양인/1만 2000원)는 한여름밤의 꿈처럼 아득해져 버린 교황 방한의 감동을 다시 한 번 불러일으킨다. 곽 신부는 교황이 남긴 메시지와 그가 보여준 모습을 중심으로 교황의 한국 방문 의미를 차곡차곡 되새겼다. 그러면서 교황 메시지를 실천하는 몫이 아직 남아 있음을 상기시켰다.교황은 방한 기간 중 방명록에 서명을 남길 때 자신의 이름 ‘Francisco’를 보일락 말락 한 크기로 썼다. 마치 점 하나가 찍힌 듯한 깨알 같은 서명이었다. 곽 신부는 “교황의 서명을 날이 갈수록 작아지고 있다”면서 “스스로를 낮추어 더 높아져 가는 교황의 모습은 우리에게 겸손한 자세로 삶을 채워가라고, 그래서 하느님으로 충만한 삶을 살아가라고 말하는 듯하다”고 했다. 교황은 한국 방문 마지막 순간까지 사회적 약자와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보듬었다. 방한 마지막 날 명동에서 집전한 미사에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쌍용차 해고 노동자, 제주 강정마을 주민 등이 초대됐다. 교황은 예수께서 선포한 하느님 나라엔 어느 누구도 제외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몸소 보여준 것이다. “교황 프란치스코 역시 누구도 예외 없이 하느님 나라에 초대된 사실을 사회적 약자와 소외된 이들을 만남으로서 그 나라를 드러냅니다. 교황 프란치스코는 움직이는 신약 성경 복음 주석서입니다. 예수처럼 교황은 하느님 사랑을 설명하기보다 그 사랑을 실천합니다.” (70쪽)곽 신부는 대전교구와 대전 가톨릭대를 방문한 교황과 동행했다. 가장 가까이서 교황을 만나고 지켜봤던 그의 체험도 곁들여져 있어, 교황 모습이 더 생생하게 전해진다. 곽 신부는 “교황은 자비로운 아버지, 따뜻한 친구로 우리에게 오셨다”면서 “교황의 방문은 위로와 치유의 선물이자 큰 기쁨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우리가 움직일 때”라며 교회는 환자의 상처를 즉시 치료해야 하는 야전병원이 돼야 한다는 교황의 말을 새겨듣기를 당부했다. “교황 프란치스코가 우리에게 남긴 ‘행동하는 말씀’은 섬김과 사랑입니다. 섬김과 사랑, 위로로 치유하고, 용서와 화해로 회복하는 오늘의 교회는 야전병원이 되어야 합니다” (222쪽, 에필로그 중에서)한편 곽 신부는 4월 5일 오후 12시 30분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 교보문고에서 저자 사인회를 마련한다. 이어 오후 2시 교보빌딩 23층 컨벤션홀에서 프란치스코 교황 영성에 관한 특강을 할 예정이다. 박수정 기자 catherine@pbc.co.kr 백영민2015.03.25

한국 순교 선조들 신앙 못자리는 성가정 124위 순교 복자와 103위 성인 살펴보면 부부·형제·자녀 등 혈연관계 많아 “내 아들과 딸아…하느님의 뜻을 충실히 따르고 어머니께 효의 도리를 다하는 데 힘을 쏟도록 하여라. 모든 사람을 상냥하게 사랑으로 대하고, 너희가 이 세상에서 잘못된 길로 들어서지 않는다면 너희는 당연히 천국에 오를 것이다. 내 입으로 이런 말을 하는 게 부끄럽다만, 그러나 아비가 자식들을 선(善)으로 독려하는 게 나쁠리는 없을 터이다. …옛 어른들의 지혜로운 격언을 마음 깊이 새겨, 비록 가벼운 잘못이라도 절대로 저지르지 말며 아무리 하찮아 보이는 선이라도 항상 힘써 행하여라”(복자 이경언 바오로 ‘옥중 서간’ 중에서).선교사 없이 평신도들이 자발적으로 복음을 받아들여 교회를 시작한 것이 한국 천주교회의 큰 자랑으로 꼽힌다. 하지만 이것 못지않게 자랑스러운 것이 있다. 바로 성가정에서 순교자들을 배출하고 복자, 성인을 탄생시켰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124위 순교 복자와 103위 성인을 보면, 부모를 통해 신앙을 물려받은 이들이 가장 많고, 가족과 친척 등 혈연관계가 신앙 전파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또 박해 시대 신앙을 유지하기 위해 교우촌 중심으로 신자들끼리 혼인했기에 신자 간의 결속이 매우 돈독했다.순교 복자 이경언 바오로(1792~1827) 집안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그는 복자 이경도(가롤로)ㆍ이순이(루갈다)와 친남매다. 이들 세 남매의 어머니 안동 권씨는 한국 천주교회 창립 선조 5위에 속하는 권일신(프란치스코 하비에르)ㆍ철신(암브로시오) 형제의 동생이고, 아버지 이윤하(마태오) 역시 한국 천주교 초기 공동체의 핵심 인물이었다. 이윤하와 안동 권씨 부부가 독실한 신자였기에 그 자식들 가운데 셋이나 순교 복자가 나올 수 있었다. 이순이의 남편 유중철(요한) 집안도 마찬가지다. 아버지 유항검은 권일신에게 교리를 배워 세례를 받은 후 집안을 성가정으로 만들었으며, 자신은 물론 큰아들과 며느리인 유중철과 이순이 동정부부, 둘째아들 유문석, 동생 유관검, 그리고 부인 신희까지 순교의 월계관을 받았다. 유중철과 이순이가 동정부부로 맺어질 수 있었던 것도 이순이의 외삼촌(권일신)과 유중철의 아버지(유항검)가 대부 대자 사이였다는 것과 무관치 않다. 그뿐 아니라 박해 시대에 가정 공동체로 신앙을 유지해온 순교 선조들은 매일 주님의 기도와 성모송, 삼종기도, 아침ㆍ저녁 기도뿐 아니라 성경과 기도서를 읽고 외우며 주일과 축일의 의무를 충실히 지켰다고 전해진다. 가정 공동체의 이런 분위기가 순교로 이어지는 것은 물론, 때로는 배교를 했다가도 다시 돌아오도록 하는 원천이 됐다고 관련 분야 연구자들은 지적한다. 한국교회사연구소 연구실장 방상근(석문 가롤로) 박사는 “박해 시대 신자 가정 안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신앙 교육이 행해졌나 하는 자세한 자료는 없으나 신앙의 지속성을 유지시켜 준 가정 교육이 있었던 것은 분명하다”면서 “124위 순교 복자와 103위 순교 성인의 상당수 집안에서 3~4대에 걸쳐 순교자를 배출했고, 또 배교했다가도 다시 교회로 돌아온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신자들이 항상 아침ㆍ저녁 기도와 묵주 기도를 했다는 베르뇌 주교의 증언처럼 그 원천은 분명 가정 안에서의 기도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가정이 위기에 처한 오늘의 상황에서 가정을 바로 세우고 또 가정이 집안 교회로 신앙 보금자리 역할을 제대로 하려면 가정 안에서 신앙 교육, 특히 기도 생활이 강화돼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또 이런 점에서 순교 복자와 성인들 삶을 새롭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103위 시성 추진 당시 청원인으로 활동했던 윤민구(수원교구 손골성지 담당) 신부는 “한국 교회처럼 공적으로 공경하는 복자와 성인이 가족과 혈연으로 얽혀 있는 예가 세계 교회 안에서 거의 없다”면서 “이는 오늘날 가정에서의 신앙 교육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증명해 주는 귀감”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세계적 종교 교육학자 토마스 그룸 교수도 강연회를 통해 “신앙의 씨앗을 뿌리는 곳은 결국 가정”이라면서 신자 부모들은 단지 신앙의 모범을 보이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자녀들에게 꾸준히 신앙을 권면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를 통해 가정을 성가정으로 가꿔야 한다는 것이다. 복자 정약용(아우구스티노)의 아들 정하상(바오로) 성인이 「상재상서」에서 한 고백을 200여 년 전의 낡은 이야기로 흘러버릴 수 없는 이유다. “충효 두 글자는 만대가 흘러도 바꿀 수 없는 도입니다. 부모의 뜻과 몸을 봉양하는 것이 자식된 자로서는 당연한 일이지만, 천주교의 가르침을 받은 자는 더욱 근신합니다. 그러므로 부모를 섬길 때 예를 다하고 봉양할 때 힘을 다 바칩니다. 그 정성스러운 마음이 임금에게 옮겨가면 몸을 버려 목숨을 바치게 되고 물불을 가리지 않고 피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십계명을 어기는 셈이 됩니다.” 리길재 기자 teotokos@pbc.co.kr 평화신문2015.05.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