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소금 - 20세기 이땅의 평신도] <7> 국채보상운동의 선구자 서상돈](//cpbc.co.kr/CMS/newspaper/2015/08/rc/588270_1.0_titleImage_1.jpg)
[빛과 소금 - 20세기 이땅의 평신도] 국채보상운동의 선구자 서상돈하느님의 집은 하느님이 지으십니다 서상돈은 다른 시찰관과는 달리 세금을 대납하고 세금 징수 후 남은 수만금의 이익금도 모두 나라에 바쳤다. “결전(結錢)은 나라만이 거둘 수 있는 것이다. 비록 나라에서 손이 모자라 시찰관에게 맡기고 이익금을 시찰관에게 넘긴다고 했으나 그 이익금은 나라의 돈이다. 근자 나라 재정이 곤핍하다는데 어찌 나랏일을 하고 대가를 받을 수 있겠느냐?”부정부패에도 흔들리지 않으니아전들은 서상돈으로 인해 부정부패를 저지를 수 없었다. 자연히 아전들에게 서상돈은 눈엣가시일 수밖에 없었다. 아전들에 대한 대우는 매우 열악해 조선 초기에는 그나마 수조지(收租地)로 호장 이하의 향리에게 인리위전(人吏位田)이라 하여 5결(結)의 토지를 지급했으나 세종 때 혁파되고 아예 녹봉 자체가 없었다. 결국 아전들은 전세ㆍ공물ㆍ병역ㆍ소송 등 직무로부터 발생하는 모든 기회를 이용해 착취의 구멍을 찾을 수밖에 없었다. 보통 관아의 비리는 백성들에게 세금으로 걷은 창고의 곡식과 문서를 다르게 작성하거나 혹은 봄의 춘궁기에 백성들에게 양곡을 나누어주지 않고 나누어준 것처럼 허위 문서를 만들고 남은 곡식을 사또와 결탁한 토호가 수레로 빼돌려 경강상인에게 팔고 이익의 절반씩 착복했다. 이러한 부정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아전이 중간에 끼어야 한다.가장 큰 비리는 방납인이었다. 각 지방에서는 정기적으로 왕실에 특산물을 진상하는데 관아에서는 매년 그 지방의 특산물을 진상한다. 이를 산지에서 구입해 바치는 사람이 방납인인데 이들은 항용 시가(市價)보다 비싼 값을 관아로부터 받아냈다. 가장 높이 시세를 부를 때는 인삼 한 근 값으로 면포 16필, 표범 가죽 한 장 값으로 무명 70필, 호피 깔개 한 장 값으로 무명 200필, 송이버섯 세 사발 값으로 무명 40필, 은행 한 말 값으로 쌀 80말이라는 터무니없는 값을 매겼다. 이렇게 해서 얻어지는 이익의 절반을 사또에게 바쳤기 때문에 방납인의 비리는 항상 묵인되어 왔다. 오죽하면 정약용은 ‘용산 마을 아전’이라는 시까지 지었겠는가. 그중 일부를 옮겨본다.아전들 용산 마을 들이쳐소 끌어내 관가로 넘기누나.소 몰고 멀리멀리 사라지는걸집집이 문밖에 서서 멍하니 바라만 보네.사또님 노여움 풀어 드리기 급급한데백성의 아픔이야 누가 아랑곳하랴.관아에서 파직된 아전들이 서 시찰을 모함하는 투서를 올렸다. 그때마다 천주교 대구대교구의 김보록 신부는 이러한 고발과 투서가 거짓임을 증명하는 등 서상돈을 옹호했다.“만약 서상돈이 진실되지 않다면 조선 사람 전체가 다 진실되지 않을 것입니다.”서양인 신부는 언제나 서상돈을 믿었고, 그의 호소는 절실함을 지니고 있었다. 서상돈이 세상을 떠났을 때 대구의 수많은 걸인이 상여 행렬을 따라가며 통곡을 했다. 어렵사리 봉헌한 성전이 잿더미로수많은 적이 다윗을 에워싸고 있었지만 다윗은 하느님의 도우심으로 사방의 적들을 다 물리치고 두 다리를 쭉 뻗고 마음 놓고 살게 되었다. 향백나무 궁을 짓고 다윗은 하루하루를 편하게 지내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을 때 비로소 생각한다.“하느님은 아직 천막 속에 계시는구나. 하느님의 집을 지어 드려야겠다.”다윗이 하느님을 모실 성전을 지으려 하자 하느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신다.“내가 살 집을 네가 짓겠다는 말이냐?”하느님은 왕궁 건축을 비롯해 이제껏 다윗이 이룬 업적 모두가 당신께서 하신 일임을 일깨우신다. 하느님의 집은 인간의 힘이나 재물이 아닌 하느님에 의해 시작되며 완성된다는 말씀이다. 더 나아가 인간이 하느님께서 머무르실 집을 지어드리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인간을 위하여 영원한 거처를 마련하여 우리와 함께 계신다는 약속을 주신다. 하느님의 약속은 복음에서 실현됐다. 천사가 마리아에게 “이제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터이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여라”고 알리자 놀란 마리아가 “저는 남자를 알지 못하는데,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하고 질문한다. 천사는 “성령께서 너에게 내려오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힘이 너를 덮을 것이다”라고 한다. 인간이 하느님의 집을 짓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우리 집을 지어주시려고 사람이 되어 오신다는 말씀이다. 참으로 놀라운 것은 그 과정이다. 천사의 말에 마리아는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하고 대답한다. 하느님께서 인간이 되시는 엄청난 사건이 우주적 변모나 정치 사회적 대변혁을 통해 이루어지지 않고 한 시골 처녀의 순박한 받아들임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점이다.서상돈은 마침내 하느님의 집을 지어야 할 때가 왔음을 알았다. “신부님. 성당을 지읍시다.”“아우구스티노, 나도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소. 우리 힘을 모아봅시다.”한국 이름을 김보록이라 한 이 벽안의 신부는 세 분 순교 선조를 둔 서상돈을 지극히 사랑했다. 1891년 새방골에서 읍내로 들어온 김보록 신부는 현재의 계산동성당 자리와 그 서편에 있는 동산 두 곳을 물색했다. 계산동에 정착한 김보록 신부는 3년 만인 1899년 이른 봄 한식으로 지은 십자형 기와집 성당과 신부 사랑채와 신자 교육관으로 사용될 해성재 건물 등을 건축했다. 우리나라에서 네 번째로 세워진 대구성당은 순수한 한식으로 동양 건축이었다. 1899년 12월 25일 루르드의 성모께 헌당식과 축성식을 성대히 거행하고, 성모성당이라 하였다. 그러나 십자형 성당은 봉헌 축성한 후 불과 40일 만에 원인 모를 불에 모두 타버렸다. 그때의 화재 상황을 파리외방전교회에 보고한 김보록 신부의 서한 중 일부를 옮겨본다.“한국 건축 양식의 걸작으로 그토록 많은 노력과 정성을 들였던 아름다운 노트르담의 루르드성당이 하룻밤 사이에 잿더미화하였다. … 그래서 나는 성수가 가득 담긴 병과 루르드의 물병을 들고 나와 불 속에 던졌다. 그러자 놀랍게도 화염이 건물 안으로 몰려들더니 이웃 초가집들엔 손상을 입히지 않고 사그라 들었다.” 시련을 은총으로 받아들여성당이 전소했지만 김보록 신부만은 별로 실망하지 않고 오히려 더 큰 은혜를 주시고자 하는 하느님의 뜻으로 받아들였다. 김 신부는 화재가 발생한 지 일주일이 지난 1900년 2월 10일자로 새로운 성전을 다시 건축하기 위한 호소문을 발표했다.어려서부터 신앙 공동체 속에서 성장하고 또 성경을 읽은 서상돈에게 삶의 고빗사위마다 은혜를 베풀어 준 것은 예수님을 대신해 신ㆍ구약 저자들이 기록한 말씀이었다. “나는 양들이 생명을 얻고 또 얻어 넘치게 하려고 왔다”(요한 10,10).삶의 어둠을 몰아내기 위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한 가지, 생명의 빛이신 주님께로 돌아가는 것, 그 외에 다른 길이 없다. 성전 건축은 삶이 어렵고 힘겨운 신자들에게 구원의 우물가나 마찬가지다. 그들에게는 성체조배라도 마음 놓고 할 공간이 필요했다. 빛이신 주님 품에 안겨 따스한 온기와 밝은 생명을 누릴 수 있도록 성당 건축이 시급했다. 그것은 또한 서상돈에게는 순교한 세 분께 한 약속이기도 했다. 서상돈은 정규옥, 김종학 등 신자들과 함께 자신의 전 재산을 담보로 돈을 빌려 2개의 종탑을 가진 고딕식 벽돌 성당인 새 성전을 건축하는 데 힘을 쏟았다. 서울과 평양에 이어 세 번째로 세워진 고딕양식의 계산성당은 1902년 11월 완공된 후 1911년 주교좌성당이 되면서 종탑을 2배로 높이는 등 증축을 했고, 1918년 12월 24일 현재의 모습으로 완성됐다. 100년을 훌쩍 넘긴 성당이다. 서상돈은 9000냥을 헌금하여 1906년 12월 8일 성전 건축으로 진 모든 빚을 청산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두 개의 종은 서상돈 아우구스티노와 정규옥의 부인 김젤마나가 기증했으므로 종의 명칭도 이름을 따서 아우구스티노와 젤마나로 명명되었다. <계속> 백영민2015.08.19
 김홍식 아우구스티노 (주)전북도시가스 대표이사](//cpbc.co.kr/CMS/newspaper/2015/06/rc/575452_1.0_titleImage_1.jpg)
[나의 신앙 나의 기업](10) 김홍식 아우구스티노 (주)전북도시가스 대표이사체계적 사회 공헌 활동으로 지역 사회와 함께하는 기업 김홍식 대표가 종합상황실에서 직원 설명을 들으며 안전 관리 현황을 살펴보고 있다. “기업의 이윤은 반드시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선친의 이런 뜻에 따라 사회 공헌 활동을 무엇보다도 중시하는 기업이 있다. (주)전북도시가스다. 이 회사의 김홍식(아우구스티노, 60) 대표이사가 “사회 봉사 활동을 빼면 내세울 게 없다”고 말할 정도로 사회 공헌 활동은 전북도시가스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회사 경영 이념 4가지 가운데 하나가 사회 공헌 활동이다. 전주역에서 멀지 않은 전주시 덕진구 장재안길 31에 있는 (주)전북도시가스는 전라북도 내 14개 시군 가운데 전주시와 김제시를 포함한 7개 시군에 도시가스를 공급하고 있는 기업이다. “‘도시가스’라고 하면 공기업으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적지 않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공기업인 도시가스공사가 일종의 도매업이라면 전북도시가스는 가정을 비롯해 가스를 사용하는 업체에 직접 공급하는 소매업인 셈입니다. 전국적으로 전북도시가스 같은 소매업 회사가 33곳 있지요.”김홍식 대표는 “공기업은 아니지만, 공공성이 강한 일종의 독과점 기업”이라며 그래서 사회 공헌 활동에 비중을 두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한다. 전북도시가스는 사랑의 쌀 나눔·자원봉사·문화 예술 지원 활동 등 다양한 방식으로 사회 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2002년에 시작한 사랑의 쌀 나눔 운동은 해마다 설날과 추석에 소년소녀가장과 홀몸노인 집을 직원들이 직접 방문해 사랑의 쌀을 전달하는 활동이다. 이를 위해 회사는 연간 5000만 원 가량을 지원한다. 자원봉사는 회사가 특별히 관심을 쏟는 사회 공헌 활동이다. 2000년 전주시 자원봉사단 발족식에 참가한 것을 계기로 시작한 자원봉사 활동은 사내 6개 동호회를 중심으로 펼치고 있다. 동호회들은 각각 봉사단을 구성하고, 사회복지 시설과 결연을 하여 활동한다. 테니스회는 홀로 아이를 키우는 어머니들의 보금자리인 모자원과, 산악회와 당구회는 장애인 생활시설들과, 배드민턴회와 낚시회도 양로원들과, 그리고 마라톤회는 빈첸시오의 집과 자매결연을 해 연중 3~4회 이상 현장 방문을 통한 봉사 활동을 펼친다. 회사에서는 활동비 지원 등을 통해 직원들의 자원봉사 활동을 독려한다. 회사는 1993년 목정문화상을 제정, 향토 문화 발전에 훌륭한 업적을 쌓은 이들을 시상해 왔다. 문화 예술 분야 지원을 더욱 체계적으로 뒷받침하고자 2001년에는 목정문화재단을 설립, 운영하고 있다. 목정(牧汀)은 김홍식 대표 선친인 고(故) 김광수(1925~2013) 선생의 호. 그는 5선 국회의원을 지낸 정치인이었을 뿐 아니라 대한교과서(현 미래엔)를 비롯해 현대문학, 미래앤서해에너지 등을 경영한 기업인이기도 했다. 전북도시가스는 1982년 김 대표의 큰형(김필식)이 아버지의 도움으로 시작했다. 김 대표는 1987년 기획실 과장으로 입사해 상무와 전무를 거쳐 2006년부터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사실 저는 젊었을 때는 목장업을 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축산학과를 졸업하고 아버지의 도움으로 덕유산 자락에서 ‘덕유 목장’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1985년 전국적으로 소 파동이 일어나 그 여파로 목장 경영에도 어려움을 겪었지요. 그러던 차에 큰 형이 갑자기 돌아가시니 회사를 맡을 사람이 없어 제가 들어가게 된 것입니다.”선친의 후광을 입었지만, 회사를 전북의 대표적인 향토기업으로 육성하기까지 김 대표는 적잖은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상무, 전무를 거쳐 사장이 되면서 스트레스는 더욱 심해졌다. 결국에는 극심한 공황장애를 앓아야 했다. “때로는 잘못한 직원들에게 매몰차게 대해야 할 때가 있었는데, 그런 일이 쌓이면서 스트레스가 심해지고 과로까지 겹쳐서 공황장애로 이어진 겁니다. 더구나 그때는 냉담 중이었지요. 약에 의존하며 불안하고 힘들게 지내던 어느 날 하늘을 쳐다보았습니다. 문득 하느님이 보고 계신다는 생각이 들더니 마음이 조금 편안해지더군요.”김 대표는 그 길로 성당에 가서 냉담을 풀었다. 성사를 보고 사제의 조언을 들으며 믿음에 의지하면서 노력해 나가자 공황장애가 조금씩 조금씩 줄어들었고, 3~4년 전쯤 완전히 벗어날 수 있었다.냉담을 풀면서 본당(전주 서곡본당) 일에도 함께하기 시작한 김 대표는 현재 4년째 본당사목회 부회장으로 봉사하고 있다. 2년 6개월 동안 ‘성서백주간’을 공부한 후 지금까지 후속 모임에 계속 참여하고 있다. “신심 깊은 분들에게는 별일이 아니겠지만, 제게는 성경 공부가 소중한 경험이 됐습니다. 물론 지금도 모르는 부분이 많아 열심히 읽고 묻고 하고 있지만….”김 대표가 세례를 받은 해는 1989년이었다. 가톨릭계 학교에 다닌 아내(유경희 비비안나)의 영향이었다. 하지만 세례를 받은 이후에도 일만 있으면 핑계를 대고 주일을 지키지 않기 일쑤였다. 결국, 냉담으로 이어졌지만, 공황장애를 겪으면서 신앙을 되찾게 된 것이다. “다시 신앙인이 되고 나니 집착에서 벗어나게 되더군요. 제가 바뀌니까 회사 분위기도 달라지는 것 같았습니다. 봉사도 기쁜 마음으로 하게 되고요…. 앞만 보고 달려가기보다 뒤를 보면서 나보다 못한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때 기쁨이 오는 것 같습니다. 이 기쁨은 겪어본 사람만이 압니다.”김 대표가 지난 2013년 3월 아내와 함께 전북 지역 최초의 부부 아너 소사이어티(1억 원 이상의 고액 기부자 클럽) 회원이 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회사도 이 시기에 다문화 가정 지원 활동, 희망 도서 지원 사업 등 새로운 사회 공헌 활동을 시작했다. 유니세프, 굿네이버스, 한국 국제기아대책 같은 기구들에는 이미 길게는 15년 이상 꾸준히 후원 활동을 하고 있다. “전북도시가스는 전북의 대표 가는 향토 기업입니다. 생존을 위해 무한 경쟁에 시달려야 하는 다른 기업과도 같지 않지요. 지역에서 얻은 이익을 지역을 위해 돌려드리는 일은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사실 마음에 걸리기도 하지요. 그래서 수익의 일정 부분을 지역 사회를 위해 사용하고 있습니다.”임직원 130명을 두고 8개 협력사와 함께 전라북도 14개 시군 중 7개 지역에 30만이 넘는 세대에 도시가스를 공급하는 전북도시가스. 2013년 전북 지역에서 가장 들어가고 싶은 회사로 선정되기도 한 전북도시가스의 사회 공헌 활동은 회사 수익이 생기는 한 계속될 것이다. 글=이창훈 기자 changhl@pbc.co.kr사진=변효석 명예기자 평화신문2015.06.09
![[윤일마 수녀의 신나는 성경 공부]<17.끝> 내가 주는 특별한 상(마르16,14-18)](//cpbc.co.kr/CMS/newspaper/2013/11/rc/481760_1.1_titleImage_1.jpg)
[윤일마 수녀의 신나는 성경 공부] 내가 주는 특별한 상(마르16,14-18)믿음의 삶 통해 부활하신 예수님 만나야 조반니 벨리니, '그리스도의 부활', 1479년, 나무에 유채, 독일 베를린 국립미술관 소장. 우리는 16장에서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난다. 예수님은 부활하시면서 사람들에게 "평안하냐"며 "평화가 너희와 함께!"라고 인사하셨다. 부활하신 예수님이 주시는 평화는 온전한 평화, 충만한 평화다. 예수님이 주신 평화가 나에게 머물고, 나에게 머무는 평화가 이웃에게 전해져야 한다. 마르코 복음사가는 예수님의 개인적 희생의 결과가 하느님에게 속해 있다는 것을 보여 주신다. 예수님의 고난과 죽음은 실패가 아니라 하느님 뜻을 실현한 것으로 예수님의 신비로운 인격을 계시한다. 예수님의 죽음은 그분 생애의 종말이 아니라 부활의 영광을 누리기 위한 시작이었다. 하느님은 예수님의 죽음을 통해 죄에 물든 낡은 세계를 파괴하고, 당신 뜻에 일치하는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셨다. 세 여인이 예수님 시신에 바를 향료를 들고 무덤을 향해 급히 갔다. 이들은 예수님의 죽음을 멀리서 지켜보던 마리아 막달레나와 야고보의 어머니 마리아, 살로메였다. "안식일이 지나자, 마리아 막달레나와 야고보의 어머니 마리아와 살로메는 무덤에 가서 예수님께 발라 드리려고 향료를 샀다"(마르 16,1). 여인들이 무덤으로 간 때는 주간 첫날 매우 이른 아침, 해가 떠오를 무렵이었다. 이때는 희망과 기쁨을 상징적으로 예고한다. 여인들은 무덤에 가면서 걱정스러운 말투로 이야기를 나눈다. "누가 그 돌을 무덤 입구에서 굴려내 줄까요?" 무덤에 도착하자 이미 돌이 굴러져 있었다. "그들이 무덤에 들어가 보니, 웬 젊은이가 하얗고 긴 겉옷을 입고 오른쪽에 앉아 있었다. 그들은 깜짝 놀랐다"(마르 16,5). 오른쪽은 행운과 희망을 약속하는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 젊은이가 입고 있는 흰옷은 천상적인 존재임을 나타낸다. 젊은이는 여인들에게 "놀라지 마라. 그분께서는 되살아나셨다. 그래서 여기에 계시지 않는다"라고 말한다. 예수님이 예고하신 부활이 이미 실현됐음을 볼 수 있다. 부활이라는 말은 많이 쓰는 말이다. 그리스도교 신앙의 출발점이다. 예수님 부활에 관한 이야기는 성경에 전반적으로 펼쳐져 있다. 부활하신 예수님과의 첫 만남 이후의 체험들이 언어로 표현된 것을 볼 수 있다. 부활은 죽음에 직면한 인간의 희망이다. 부활이란 예수님을 만나는 일이다. 어둠 속에 있는 우리가 빛이신 예수님을 만나는 것이다. 죽음의 상태로 있는 우리가 생명이신 예수님을 만나는 것이 부활이다. 그분께서 나에게 개인적인 스승이 되시고, 나를 생명으로 이끌어 주신다. 또한 부활이란, 사랑이 죽음보다 더 강하다는 것을 알려준다. 예수님은 죽음 속에 머물러 있지 않고, 죽음을 극복하셨다. 신앙인에게 부활이란 예수님을 붙잡아 두는 것이 아니라 그분이 우리를 하느님 아버지께 향하도록 인도하는 것이다. 부활하신 분은 아버지께로 올라가신다. 당신 부활로 우리의 참된 집인 아버지 집에 우리가 갈 수 있도록 받아들여지는 역할을 하는 것이 부활이다. 부활은 옛 상태를 회복하는 것이 아니라 영적으로 깨어 있는 삶과 쇄신된 삶을 의미한다. 모든 것, 우리 삶의 참된 중심이 어디에 있어야 하는지를 알게 하는 것이 부활이다. 부활은 하느님과 인간이 나눈 사랑 역사의 완성이자 신앙의 완성이다. 복음서에서 말하고 있는 부활은 목격자들의 이야기다. 그리고 우리는 그들이 기록한 것을 읽고 있다. 우리는 읽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신앙의 삶을 통해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야 한다. 교회는 전례시기를 크게 사순과 부활, 대림과 성탄으로 나눈다. 하느님께로 돌아가는 길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는 어떤 모양으로든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났을 때 비로소 믿음이 생긴다. 우리가 모든 것을 신앙의 눈으로 읽고 살아간다면 우리 삶 전체가 하느님이 만들어주신 생명에 참여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된다. 예수님은 제자들을 갈릴래아로 초대하신다. 갈릴래아는 예수님에 대한 향수를 느끼게 하는 추억의 장소다. 갈릴래아는 예수님이 자신을 배신한 제자들도 다 용서해주신 곳이기도 하다. 갈릴래아는 제자들이 예수님의 부르심을 받고 하느님 나라의 복음을 들은 곳이요, 사랑을 나누고 함께 울고 웃던 사랑의 흔적이 배어 있는 곳이다. 우리는 그동안 마르코복음서를 통해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고, 하느님 나라의 복음을 듣고, 그 가르침을 이해할 수 있는 기적들을 체험했다. 우리가 마르코복음서를 통해 어떤 예수님을 만났는지 생각해보자. 우리는 복음을 어떻게 선포해야 할까. 우리가 믿고 있는 절대자 하느님, 최고의 참된 진리 자체이신 하느님을 세상 사람에게 전해야 한다. 하느님을 알지 못하는 많은 사람과 우리 자신에게도 매일 주님을 선포해야 한다. 정리=이지혜 기자 bonaism@pbc.co.kr ※'윤일마 수녀의 신나는 성경공부'는 이번 호로 마칩니다. 다음 호부터는 '신앙의 보물들'을 연재합니다. cpbc2013.11.05
![[생명의 가정 자비의 교회] (4) 위기의 가정, 이혼](//cpbc.co.kr/CMS/newspaper/2015/07/rc/582356_1.0_titleImage_1.jpg)
[생명의 가정 자비의 교회] (4) 위기의 가정, 이혼이혼 위기로 고통받는 부부들에게 교회가 반창고 돼야 혼인을 하느님께서 맺어주시는 거룩한 일(聖事)로 여기는 가톨릭 교회에선 이혼을 인정하지 않는다. 하느님께서 맺어 주신 것을 사람이 갈라놓아선 안 된다(마태 19,6)는 성경 말씀에 따른 것이다. 가톨릭 교회 전통이자 확고한 가르침이다. 하지만 이러한 교회 가르침은 현실 앞에서 한없이 무색해질 뿐이다. 통계청이 매년 발표하는 혼인ㆍ이혼 통계를 보면 2014년 한해 이혼 건수는 11만 5500건으로 집계됐다. 매일 부부 316쌍이 이혼 서류에 도장을 찍고 남남으로 돌아서고 있다. 이혼을 연습시키는 사회SBS 다큐 프로그램 ‘SBS 스페셜’은 6월 28일 방송에서 이혼 문제를 다뤘다. 제목은 ‘이혼 연습-이혼을 꿈꾸는 당신에게’였다. 방송은 △자녀 없이 혼인 10년 차를 맞아 권태에 빠진 부부 △돌쟁이 아들을 키우면서 육아와 가사로 다투는 혼인 2년 차 부부 △혼인 후 줄곧 바람피우던 남편이 재산을 빼돌리려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60대 주부 등 저마다 사연 있는 부부들 상황을 보여주며, 이혼하고 싶어하는 이들이 실제로 이혼하려 할 경우 어떤 준비를 해야 하고,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 알려주는 내용이었다. 이처럼 지상파 방송에서 이혼을 연습시킬 만큼 우리 사회에서 이혼은 일상이 된 지 오래다. 이혼할 때 법률 문제와 재산분할 문제 등을 도와주는 ‘이혼플래너’(이혼상담사)는 2013년 정부가 추진하는 ‘신(新)직업 육성 프로젝트’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혼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바보처럼 참고 살지 말고 헤어지라”고 권유하는 게 현실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황혼 이혼’이 늘어나는 추세다. 2014년 이혼한 이들 가운데 28.7%가 혼인한 지 20~29년 된 부부였다. 30년 이상 된 부부도 8.9%를 차지했다. 이혼하는 이들 3쌍 가운데 1쌍은 중년 부부들인 셈이다. 이혼 사유 대부분은 성격차이다. 대법원에 따르면 이혼 사건의 원인별 비율은 성격차이가 47.2%, 경제문제가 12.7%, 배우자 부정 7.6%, 가족 간 불화 7.0%, 정신적 육체적 학대 4.2% 순이다(2014 사법연감).메아리 없는 교회 가르침행복을 위해서는 이혼도 선택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세상에서 혼인은 하느님께서 맺어준 것이기에 이혼해선 안 된다는 가톨릭 교회 가르침은 메아리 없는 외침과 같다. 가톨릭 신자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서 신자 가운데 10명 중 6명(59.8%)은 ‘조건부 이혼’에 찬성했다. 24.9%는 ‘자녀가 없으면 이혼할 수 있다’고 했고, 34.9%는 ‘자녀가 있거나 없거나 관계없이 사안에 따라서 이혼할 수 있다’고 답했다(2014년 생명과 가정에 관한 설문 조사 결과 보고서, 주교회의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 가톨릭 교회 가르침보다 이혼이 흠이 되지 않는 사회 분위기가 신자들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가톨릭 신자 남편과 혼인해 두 아이를 키우는 김안젤라(34)씨는 “만일 남편이 외도한다면 이혼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이혼할 때 신앙을 생각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느냐”고 말했다. 최비비안나(62)씨는 3년 전 딸이 이혼할 때 손수 나섰다. 사위가 딸에게 충실하지 않고, 생활비를 제때 가져다주지 않아서다. 최씨는 “딸에게 고생길이 훤히 보이는 결혼 생활을 계속 하라고 말할 수 없었다”면서 “지금 생각해도 그때 이혼시키길 백번 잘했다”고 했다. 가톨릭 교회가 이러한 현실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10월 세계주교시노드 제3차 임시총회를 마친 전 세계 주교들은 시노드 보고서에서 현대 가정이 직면한 여러 도전을 논의하며 “세상의 많은 곳에서 이루어지는 세속화로 인해 하느님에 관한 언급은 크게 감소 됐고 신앙은 더 이상 사회적으로 공유되지 않는다”고 했다. 흔들리는 부부를 잡아주는 교회 돼야시노드 보고서는 이어 “부부가 그들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을 때 교회의 도움과 동반에 의지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별거 중이거나 이혼을 고민하는 이들, 이혼한 이들을 치유하는 데 특별한 사목적 관심을 기울이기를 당부하고 있다. 신정숙(안젤라, 주교회의 가정사목위원회 위원) 수녀는 5월 열린 ‘이혼 후 재혼한 이들의 성사생활에 대한 사목적 배려’ 세미나에서 “지나가는 위기는 부부가 교회나 다른 사람들의 지원을 받는다면 얼마든지 극복될 수 있다”면서 “이혼의 위기로 고통받는 부부들의 아픔을 보살피는 데 가톨릭 교회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가톨릭 교회는 위기를 겪는 부부와 가정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과 상담창구를 마련해 놓고 있다. 대표적 프로그램으로는 ‘르트루바이 주말’이 있으며 상담기관으로는 △나눔의 전화(02-752-4411) △서울대교구 영성심리상담교육원(02-727-2126) △타우 심리상담연구소(프란치스코 전교봉사수녀회 운영, 02-6405-5604) △가톨릭 여성의 전화(02-752-1366) 등이 있다. 박수정 기자 위기의 부부 돕는 '르트루바이 주말' 대표 전대현·이혜미 부부 르트루바이 주말은 혼인 생활에 실망하고 배우자와 헤어지기를 고민하는 부부에게 갈등을 극복하고 관계를 회복하도록 도와주는 프로그램(2박 3일)이다. 1977년 캐나다 퀘백에서 시작했고 2007년 서울대교구에 처음 소개됐다. 르트루바이(retrouvaille)는 프랑스어로 ‘재발견’을 뜻한다. 르트루바이가 서울대교구에 도입될 때부터 참여했던 전대현(시몬)ㆍ이혜미(로사) 부부는 현재 르트루바이 주말 대표를 맡고 있다. 부부는 “르트루바이 주말은 남편과 아내가 서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깊이 대화하도록 이끌어 준다”면서 “2박 3일 동안 13가지 주제에 따라 부부가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대화와 용서의 물꼬를 트게 된다”고 설명했다. 아내 이씨는 “이미 이혼 서류에 도장까지 다 찍고 조정기간에 온 부부가 주말을 마치고 환한 얼굴로 손잡고 나가는 모습은 잊을 수 없다”면서 “더 많은 부부가 르트루바이 주말을 경험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남편 전씨는 “꼭 위기에 놓인 부부가 아니더라도 배우자와 깊이 대화하고 싶은 이들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덧붙였다.르트루바이 주말은 듣기와 대화로 채워져 있다. 참가 부부는 봉사자로 참여한 부부와 사제의 경험담을 먼저 듣고 난 뒤, 이를 바탕으로 배우자와 이야기를 나누면 된다. 자신의 이야기를 다른 사람들 앞에서 발표해야 하는 일은 없다. 오로지 부부 두 사람에게만 집중된 프로그램이다. 2박 3일 주말이 끝나고 나면 후속 프로그램을 통해 부부가 계속 대화할 수 있도록 돕는다. 대표 부부는 “부부 위기는 서로에게 거는 기대가 충족되지 못한다고 느낄 때 찾아온다”면서 “내가 기대하는 배우자의 모습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배우자 모습을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부부 역시 기대를 내려놓고 있는 서로를 이해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다. 부부는 “대화를 나누다 보면 어느새 신뢰가 쌓이고 측은한 마음으로 서로를 마주 보면 용서의 마음이 생긴다”고 말했다.르트루바이는 오는 11월 4~6일 서울 장충동 성 베네딕도 피정의 집에서 올해 마지막 주말을 진행한다. 참가 문의 : 02-929-2141, http://cafe.naver.com/newretrouvaille 박수정 기자 catherine@pbc.co.kr 평화신문2015.07.16
![[사도직 현장에서] 잊지 말아라, 기억하여라](//cpbc.co.kr/CMS/newspaper/2014/07/rc/518404_1.1_titleImage_1.jpg)
[사도직 현장에서] 잊지 말아라, 기억하여라노중호 신부(수원교구 서부본당 주임) 하느님과 이스라엘 백성의 약속이 담긴 구약성경과 예수 그리스도와 우리의 새로운 약속이 담긴 신약성경의 전체적인 내용은 ‘기억하여라, 잊지 말아라’입니다. 하느님의 사랑이 얼마나 지극하신지 잊게 되면 우리는 쉽게 생명의 길이 아니라 죽음의 길로 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잊지 말고 기억해야 할 시간들을 회상하며 꺼내 보려 합니다. 사제로 살면서 가장 힘든 것 중에 하나는 웃고 우는 것입니다. 가장 일상적인데 가장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착한 목자이시고 사목의 대가이셨던 예수님의 별명이 왜 ‘먹보요 술꾼’이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울 때 가슴 아파하시며 우셨고, 웃을 때 누구보다도 크게 기뻐하시며 웃을 줄 아셨기 때문입니다. 올해 부활 대축일을 맞이하기는 왜 이렇게 힘이 들었는지요? 부활하기 위해서는 먼저 죽어야 한다는 것을 알지만, 왜 이렇게 죽는 것이 힘이 들었는지요? 어른들의 욕심과 무책임으로 아이들을 세월호에 수장시켜야 했던 시간들 속에 또 이 땅에 사는 모든 아이는 친구들의 몫까지 부활의 삶을 살고 있습니다. “준형이가 좋아했던 노래는 무엇이야?” “‘사랑한다는 말은’요.” “그래, 우리 준형이 장례미사 때 밴드 연주하며 이 성가 불러주자.” “하느님 안에서 우리가 못할 것이 무엇이 있겠어?” 수많은 장례미사를 봉헌하며 많은 이들을 하느님 나라로 보내드렸지만, 이런 장례미사는 처음이었습니다. 시신이 바뀌고 가슴 아파 죽을 것 같아 아프고 또 아팠지만, 끊임없이 죄를 뉘우치게 하고, 기도로써 통회의 눈물을 흘리게 하였습니다. 성부 하느님께서 성자 예수님께 “내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 하신 말씀을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제 옆에서 복사단장으로서 수고해준 준형이는 이제 하느님 나라의 예수님 복사대장이 될 것이고, 예비신학생으로서 못다 핀 꽃송이가 아니라 하느님 나라의 사제가 될 것임을 기억하기 때문입니다. 처음으로 장례미사 중에 드럼, 피아노, 기타를 연주하였습니다. 그리고 준형이가 세월호 사고 전, 주일까지 연주했던 베이스기타 소리도 행복하게 연주되고 있었음을 믿습니다.기억해 주십시오. 잊지 말아 주십시오. 죽음보다 더 무서운 것은 잊는다는 것입니다. 평화신문2014.07.09
![[성경 속 궁금증] 62. 성경에서 가나안은 어떤 땅인가](//cpbc.co.kr/CMS/newspaper/2013/01/rc/438872_1.0_titleImage_1.jpg)
[성경 속 궁금증] 62. 성경에서 가나안은 어떤 땅인가하느님께서 약속하신 젖과 꿀이 흐르는 땅…종살이ㆍ광야생활 거쳐 이스라엘 민족 정착'아브라함의 가나안 여정'(라스트만 작, 1614년). 아브라함의 아버지 테라는 가족을 데리고 가나안 땅으로 가려고 원래 살던 칼데아의 우르를 떠나 하란에 이르러 그곳에 자리 잡고 살았다(창세 11,31 참조). 아버지 집에서 친족과 함께 안정적 생활을 하던 아브라함은 어느 날 하느님 부르심을 받는다. "내가 너에게 보여 줄 땅으로 가거라. 나는 너를 큰 민족이 되게 하고, 너에게 복을 내리며, 너의 이름을 떨치게 하겠다"(창세 12,1-2). 아브라함은 하느님께서 이르신 대로 길을 떠나 가나안 땅에 이르렀다. 그러나 그 땅에는 가나안족이 이미 살고 있었다. 고향을 떠나기 전 자손에 대한 약속을 하신 하느님께서는 이번에는 "내가 이 땅을 너의 후손에게 주겠다"고 약속하신다. 이때부터 가나안 땅은 이스라엘 선조 이야기의 중심축이 된다. 아브라함은 가나안을 가로질러 베텔과 아이 사이의 산악지역으로 이주했다가 남쪽 네겝 쪽으로 옮겨갔다. 하느님 명령을 따라 고향과 친족을 떠나 타향살이를 이어가게 된 것이다(창세 12,1-9 참조). 하느님께서 약속하신 때가 아직 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성경 저자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가나안 땅에 많은 민족이 살고 있었던 것은 분명하다. 그래서 가나안 사람이라 하면 일반적으로 팔레스티나에 거주하는 비유다인을 지칭했다. 이스라엘 민족은 이집트에서 약 400년 동안 노예생활을 했다. 그러다 하느님 도우심으로 이집트 종살이에서 해방된다. 그리고 고난의 광야생활 40년을 거쳐 요르단 강을 건너 가나안 땅으로 들어가게 된다. 소망의 땅에 천신만고 끝에 들어간 것이다. 막상 들어가 보니 가나안은 이미 다른 민족들이 살고 있는 남의 땅이었다. 땅덩어리는 하나인데 주인은 여럿이었다. 실제로 가나안 땅은 하느님께서 약속하신 "젖과 꿀이 흐르는 땅"(탈출 13,5)이라 할 만큼 비옥한 초승달 지대에 있었다. 또 이 땅은 4대 문명의 발상지 가운데 두 곳, 나일 강 문명과 티그리스ㆍ유프라테스 강 문명을 잇는 길목이었다. 그래서 이 지역은 크고 작은 영토싸움이 끊이질 않았다. 그때마다 땅의 경계와 주인이 바뀌었다. 아라비아, 소아시아, 이집트 등지에서 온 종족들이 이 땅에 들어와 자기들 영토를 확장하기 위해 투쟁했다. 마치 오늘날 팔레스타인이 세계 열강의 각축장이 된 것과 비슷하다고 하겠다. 바로 이 지역에 히브리인들이 들어가게 된 것이다. 그들은 사실 영토가 없는 백성이었다. 그들은 일정한 사회에 정착하지 못하고 방황하며 땅을 찾고 있었던 것이다. 그들은 가나안 땅을 얻기 위해 가나안 족속들과 피나는 투쟁을 벌여야 했다. 그들은 야훼 하느님께서 자신들을 그 땅으로 인도하시고 승리를 안겨 주신다는 확신을 갖고 있었다. 가나안 땅을 이스라엘에게 주신 사실을 이스라엘 백성은 하느님의 위대한 행동으로 고백하고 있다. 후에 예배자들은 첫 열매를 바칠 때마다 다음과 같이 고백했다. "주님께서는 강한 손과 뻗은 팔로, 큰 공포와 표징과 기적으로 저희를 이집트에서 이끌어 내셨습니다. 그리고 저희를 이곳으로 데리고 오시어 저희에게 이 땅, 곧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을 주셨습니다"(신명 26,8-9). 가나안 땅은 암석이 많아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라는 표현이 매우 이상하게 들릴 수 있다. 고대 이스라엘에 젖과 꿀이 풍부하다는 것은 낙원의 축복을 상기하는 말이었다. 황량한 광야에서 헤매던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가나안은 꿈에 그리던 낙원 같은 곳이었다.cpbc2013.01.22
[출판]루카복음에 따라 엮은 열 송이 렉시오 디비나- 구원 위한 열가지 거룩한 독서로남양성모성지 전담 이상각 신부, 성경 묵상 기도로 이끌어 루카복음에 따라 엮은 열 송이 렉시오 디비나(이상각 지음/들숨날숨/8500원) 수원교구 남양성모성지 전담 이상각 신부는 현대인이 가장 좋아하고 열망하는 '성공'이란 단어를 영성생활에도 적용하면, 그리스도인으로서 성공한 삶은 바로 '오늘, 구원을 이룬 삶'이라고 했다. 이 신부는 최근 구원에 필요한 열 가지를 루카복음에서 골라내, 렉시오 디비나(거룩한 독서)로 이끄는 책을 펴냈다. 루카복음을 선택한 것은 교회가 공적으로 드리는 시간전례의 아침, 저녁, 밤 찬미가가 모두 루카복음에서 인용됐기 때문이다. 루카복음에 따른 렉시오 디비나는 △찬미로 여는 아침 △동정만이 잉태할 수 있는 하느님 △오늘 나의 손님은? △내 이웃은 누구이며 어디에? △구원은 예수님을 만나는 것 △진정 하느님을 사랑하는 사람은? △겸손과 온유의 행복 △구원받은 이의 저녁 찬미가 △하늘나라는 오늘, 지금, 여기에 △평화로운 잠으로 구성돼 있다. 이 신부는 하루를 시작하고 잠자리에 들 때까지 고요하고 평온한 환경에서 성경을 읽고 묵상한 뒤, 기도하고 관상하도록 독자를 이끈다. 또 거룩한 독서를 할 때 성모님께 특별히 함께해 주시기를 청하라고 당부했다. 그는 "가장 먼저 거룩한 독서를 하셨고, 거룩한 독서가 되신 성모님께서 깊은 신비의 세계로 이끌어주실 것"이라고 했다. 박수정 기자조은일2013.07.09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그후] 여관 생활 청산하고 새 보금자리 마련한 이옥수씨, 세례도 받아](//cpbc.co.kr/CMS/newspaper/2015/01/rc/552467_1.0_titleImage_1.jpg)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그후] 여관 생활 청산하고 새 보금자리 마련한 이옥수씨, 세례도 받아얼굴에서 웃음이 떠나질 않아 이옥수(왼쪽)씨가 1월 22일 자신의 집에 찾아온 후견인 오인숙씨와 함께 담소를 나누고 있다. 이씨는 평화신문 독자들이 전한 사랑의 성금으로 새 삶을 살고 있다고 전했다. 이힘 기자 2년 전 서울 암사동의 허름한 여관에서 7년 넘게 지내온 간경변증 환자 이옥수(45)씨를 처음 만났을 때, 이씨는 병색이 완연했다. 이씨는 본지 2013년 6월 30일 자(1222호)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사연의 주인공이다.이씨가 당시 지냈던 6.6㎡ 남짓한 여관방에선 악취가 코를 찔렀다. 방바닥에는 먹다 만 음식과 쓰레기, 먼지가 널브러져 있었고 벽지에는 곰팡이가 가득했다. 그런 여관방에서 겨우 고개를 든 이씨는 복수로 불러온 배를 감추며 기자를 맞았었다. 방 청소를 할 수 없을 정도로 몸이 쇠약했던 것이다.독자들 사랑 덕분에 셋집 마련, 새 인생 그러던 이씨가 요즘 신바람이 나서 지낸다. 겨울 찬바람도 봄바람처럼 느껴진단다. 1월 22일 암사동에 있는 그의 보금자리에서 다시 만난 그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돼 있었다. 거무데데하던 얼굴은 환해졌고 미소가 가득했다.이씨는 사연이 보도된 지 2개월여 만인 2013년 8월 1400여만 원의 성금을 받았다. 평화신문 독자들이 전한 사랑의 성금은 단순한 돈이 아니라 ‘구원의 손길’이었다. 이씨는 성금 수령 이틀 만에 여관방 생활을 청산하고 보증금 1000만 원에 월 25만 원짜리 셋집을 구했다. 장롱과 세탁기, 냉장고 등 세간도 새로 장만했다. 그동안 돈이 없어 치료받지 못했던 치아도 20개 넘게 해 넣었다. 당시 후견인 오인숙(마리안나, 57, 암사동본당) 전 빈첸시오회장이 잘 아는 치과에 부탁해 재료비만 내고 시술받게 도와줬다.새 보금자리가 생기자 그동안 소식이 끊겼던 지인들이 먹을거리를 보내오는 등 또 다른 도움의 물꼬가 터졌다. 말소됐던 주민등록번호도 되살렸고, 이 덕분에 그해 10월엔 기초생활수급권자가 됐다. 독자들의 사랑은 이씨 남편(신성태, 50)에게도 전해졌다. 남편 신씨도 웃는 날이 많아졌다. 신씨는 왼쪽 다리가 불편하지만 매일 박스공장 등에 일용직을 구하러 다니며 삶의 희망을 품게 됐다.가장 큰 은총은 이씨 부부가 지난 12월 ‘미카엘’과 ‘미카엘라’로 거듭난 것이다. 그래선지 그의 방에는 성모상과 십자가가 있었고, 창세기 28장을 막 마친 성경 필사 노트도 보였다. 이씨는 교리공부 기간에 간경변증이 악화돼 한 달 가까이 입원한 적이 있었지만, 암사동본당 주임 김중광 신부의 배려로 세례를 받을 수 있었다. 나눔 실천하는 신앙인으로 변신물론 이씨의 간경변증이 완치된 것은 아니다. 지금도 한 달에 2~3번은 병원에서 복수를 빼내고 있다. 매일 약도 먹어야 한다. 그럼에도 이씨는 이제 다른 이웃을 위해 쌀을 기부하는 선행을 시작했다. 평화신문 독자와 신자들 도움으로 새 삶을 살게 된 것에 대한 마음의 징표다. 그는 여전히 형편은 어렵지만 자신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나눔을 실천하는 신앙인으로 변해 있었다. “평화신문 독자 여러분 감사합니다. 새 인생을 선물 받았으니 앞으로 더 잘 살고 싶어요.”이힘 기자 lensman@pbc.co.kr 평화신문2015.01.28

성삼일, 파스카 신비 기념하는 전례주년의 정점성주간 전례와 의미 교회 전례력으로 주님 수난 성지 주일부터 성 토요일까지를 성주간(聖週間)이라 한다. 주님 수난을 기념하는 연중 가장 ‘거룩한’ 기간이다. 주님 죽음과 부활을 마음에 깊이 새기며 묵상하는 시기다. 그만큼 전례도 성대하고 장엄하게 치러진다. 평소 예식과 다른 점도 많다. 성주간 전례와 의미에 대해 알아본다. 박수정 기자 catherine@pbc.co.kr▨주님 수난 성지 주일(29일)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 입성하신 것을 기념한다. 교회는 이날 예루살렘 입성 기념 행렬과 나뭇가지 축복 전례를 거행한다. 신자들은 나뭇가지를 들고 “호산나! 다윗의 자손, 주님의 이름으로 오시는 분, 찬미 받으소서. 이스라엘 임금님, 높은 곳에 호산나!”를 외친다. 이스라엘 백성이 예루살렘에 입성하는 예수님을 환영했던 것을 재현하는 것이다.당시 유다인들은 예수님께서 자신을 지배하던 로마인을 타도하고 유다인의 왕이 돼 유다 왕국을 재건해주길 기대했다.하지만 예수님은 ‘하느님의 아들’이라고 스스로를 지칭했다며 신성 모독죄로 붙잡혔다. 예수님을 반대했던 이들은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외쳤다. 호산나를 외치며 환호로 시작한 미사지만, 복음 말씀은 예수님께서 수난당하는 내용이다. 예수님 죽음이 가까웠음을 알리는 것이다. 사제는 고통을 상징하는 붉은색 제의를 입고 미사를 주례하며, 주님 수난 복음을 선포한다.▨성목요일(4월 2일) 성목요일 성유 축성 미사에서는 한 해 동안 사용할 성유를 축성한다. 사진은 염수정 추기경이 새 성유에 숨을 불어넣는 모습. ▶성유 축성 미사오전에는 각 교구 주교좌성당에서 교구장 주교 주례로 성유 축성 미사가 봉헌된다. 축성되는 성유는 ‘축성성유’(세례ㆍ견진ㆍ성품성사에 쓰임)와 ‘병자성유’(병자성사에 쓰임), ‘예비신자 성유’(예비신자들에게 쓰임) 3가지로, 1년간 각 성당에서 사용하게 된다. 성경에서 기름은 중요한 음식이자, 축복과 구원, 치유의 표징이기도 하다.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기름을 붓는 것은 사람을 거룩하게 하고 치유하는 행위였다. 주교는 성유가 든 항아리에 입김을 불어넣으며 성유를 축성한다.이날 미사에는 교구 사제단이 함께하는데 사제 서약 갱신이 있기 때문이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자신의 사제직을 건네주셨음을 기념하며, 사제 수품 때 한 서약을 되새기고 주님과 주교와의 일치를 확인하는 것이다. 성유 축성 미사에서 사제 서약 갱신과 성유 축성을 함께하는 것은 사제들이 그리스도의 사제직을 수행하고자 ‘축성’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새 성유를 나눠 받듯, 이 예식을 통해 사제 생활을 새롭게 갱신함을 뜻한다.▶주님 만찬 미사성목요일 저녁 봉헌되는 주님 만찬 미사로 성삼일이 시작된다. 주님 만찬 미사는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최후의 만찬을 하면서 성체성사를 제정한 것을 기념하는 미사다. 예수님께선 수석 사제와 율법 학자들에게 잡히시기 전 제자들과 함께 마지막 저녁 식사를 하면서 빵과 포도주 형상으로 자신의 몸과 피를 하느님께 봉헌했다. 또한 제자들 발을 직접 씻겨주며 제자들에 대한 사랑을 보여주셨다. 이날 대영광송을 바치면서 종을 치는데, 이후 부활 성야 때까지 종을 치지 않는다. 주님 수난을 묵상하면서 아름답고 즐거운 소리를 멀리한다는 뜻에서다. 예수님께서 제자들 발을 씻어준 모범을 본받기 위한 발 씻김 예식도 거행된다.영성체 후 기도가 끝난 뒤엔 성체를 수난 감실로 옮겨 모시는 예식이 이어진다. 사제는 제대 위에 모셔 둔 성합 앞에 무릎을 꿇고 분향한 다음, 어깨보로 성합을 감싸 든다. 십자가를 앞세워 촛불과 향을 든 행렬을 뒤따라 수난 감실로 성체를 모신다. 미사 후 제대보는 모두 벗기고, 제대 중앙 십자가는 밖으로 치우거나 천으로 가려둔다. 신자들은 수난 감실 앞에서 밤중 성체 조배를 한다. “깨어 있으라”는 주님 말씀대로 주님 죽음과 성체의 신비를 깊이 묵상하는 시간을 가진다. ▨주님 수난 성금요일(4월 3일)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셨음을 기념하는 날이다. 위급한 상황의 고해성사와 병자성사 외에 모든 성사 집전이 금지된다. 예수님께서 돌아가신 오후 3시쯤 미사 대신 ‘주님 수난 예식’을 거행한다. 신자들은 주님 수난에 관한 복음을 듣고 묵상하는 말씀 전례, 십자가 경배, 영성체 예식으로 예수님 죽음에 동참한다. 하루 동안 금식과 금육도 실천한다. ▨성토요일(4월 4일)예수님께서 무덤이 묻히신 것을 묵상하면서 부활을 기다리는 날이다. 예수님께선 돌아가셨고, 제자들도 뿔뿔이 흩어졌기에 미사가 없다. 성금요일과 마찬가지로 사제는 고해성사와 병자성사를 제외한 모든 성사를 집전하지 않는다. 성토요일로 성주간은 끝난다. 밤이 되면 부활 성야 예식을 시작으로 부활의 기쁨을 경축한다. cpbc2015.03.25
![[윤일마 수녀의 신나는 성경공부]<16>조롱받고 못 박히신 예수님(마르 15,21-32)](//cpbc.co.kr/CMS/newspaper/2013/10/rc/480606_1.1_titleImage_1.jpg)
[윤일마 수녀의 신나는 성경공부]조롱받고 못 박히신 예수님(마르 15,21-32)예수의 외로운 길, 하느님 사랑과 현존의 증거 프라 안젤리코와 베노초 고촐리, 1440~1442년, 제7기도실, 프레스코화, 피렌체 산마르코 수도원, 이탈리아. 조롱받고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님을 만나보자. 로마 군인들은 총독 관저에 예수님을 끌고 갔다. 예수님은 로마 법정에서 신문을 받고 구타와 인격적 모욕을 당하신다. 예수님은 자주색 옷을 입고 가시관을 쓰셨다. 자주색 옷은 왕이나 귀족이 입는 옷이다. 유다인의 왕 예수를 조롱하기 위해 자주색 옷을 입힌 것이다. 순교자들도 하느님을 믿는다는 이유로 조롱과 학대를 당했다. 군중은 "십자가에 못 박으시오" 하며 외쳤다. 예수님은 외침을 들으며 참혹한 죽음을 안겨줄 십자가의 길을 걸으신다. 당시 로마의 처형 방법은 목을 잘라서 죽이는 참수형, 굶주린 맹수에게 집어 던지는 맹수형이 있다. 십자가형은 가장 잔혹한 극형으로, 로마인들은 용서받지 못할 죄를 지어도 십자가형에 처하지 않았다. 로마 군인들은 십자가형에 처한 죄수가 자기가 못 박힐 십자가를 메고 가는 도중에 계속 매질을 한다. 그러나 가는 길에 죄수가 죽어버리면 안 되므로 너무 힘이 빠졌다고 생각하면 대신 다른 사람이 지고 가게 했다. 군인들은 예수가 길에서 죽으면 안되겠다 싶어 키레네 사람 한 명을 골라 예수님을 대신해 십자가를 지고 가게 한다. 우리는 이 대목에서 우리를 대신해 십자가를 져 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주위에 보면 우리를 대신해 수고하는 사람들이 참 많다. 거리를 지나다 보면 청소를 해주시는 분, 화단을 정리해 주시는 분 등 아무도 모르게 남을 도와주는 분이 많다. 채찍은 십자가형을 받은 사람에게 자비의 행위라고 한다. 오히려 채찍으로 맞은 후 십자가에 못 박히면 일찍 죽기 때문이다. 사형장에 가면 군인들은 죄수를 나무 십자가 위에 눕혀서 죄수의 손목과 발을 나무에 대고 박은 다음 세워놓고 몇 시간이 지난 다음 군인들은 죄수가 죽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다리를 부러뜨렸다. 그러나 예수님은 이미 돌아가셨기에 창으로 그분의 옆구리를 찌르자, 피와 물이 나왔다. 아리마태아 요셉은 예수님 시신을 바위를 깎아 만든 무덤에 모셨다. 예수님은 엄청난 고통을 겪으시면서 아무런 저항도 하지 않으셨다. 힘든 상황에서 침묵하셨다. 예수님은 당신 자신을 위해 십자가를 지신 것이 아니라 우리 구원을 위해 십자가를 지셨다. 군인들이 키레네 사람들을 붙들어 예수님의 십자가를 지고 가게 한 것은 예수님의 기력이 쇠했고 십자가를 질 수 없을 그만큼 예수님은 이 세상의 구원을 위해 당신의 모든 것을 온전히 쏟아내어 주셨다는 것이다. 마르코복음서에는 "유다인들의 임금"(마르 15,26), 마태오복음서에는 "이 자는 유다인들의 임금 예수"(마태 27,37), 루카 복음서에는 "이 자는 유다인들의 임금이다"(루카 23,38)라고 쓰여 있다. 요한복음서에는 빌라도가 축제에 모인 다양한 사람이 볼 수 있도록 세 가지 언어(히브리어, 라틴어, 그리스어)로 써놓았다. 성 아우구스티노가 말하기를, 이 세 가지 언어는 세 부류의 사람을 뜻한다고 했다. 히브리어는 하느님의 율법으로 영광스럽게 된 유다인을, 라틴어는 모든 민족 위에 군림하는 로마인을, 그리스어는 이방인들 가운데 현자들을 표현한다. 더 깊은 뜻으로는 히브리어는 종교의 언어, 라틴어는 정치의 언어, 그리스어는 문화의 언어다. 종교와 정치, 문화 모든 면에서 예수님은 진정한 임금이시라는 것을 표현하고 싶은 것이다. 지나가는 사람들은 십자가에 매달려 극도의 고통에 시달리시는 예수님을 보며 모독했다. "저런! 성전을 허물고 사흘 안에 다시 짓겠다더니. 십자가에서 내려와 너 자신이나 구해 보아라"(마르 15,29-30). 수석 사제들도 "다른 이들은 구원하였으면서 자신은 구원하지 못하는군"(마르 15,31-32)하며 바아냥 거렸다. 예수님의 죽음은 사람의 손으로 지은 성전, 곧 하느님께 참된 예배를 드리는 장소가 아니라 강도들의 소굴로 변한 성전을 무너뜨리는 사건이었다. 그러나 사흘 후에 이뤄질 예수님의 부활은 하느님이 손수 마련하신 성전을 세우는 사건이다. 부활하신 예수님은 바로 믿는 모든 이를 하느님과 일치시키는 살아있는 성전이시기 때문이다. 자신도 구하지 못하는 예수님은 그 많은 백성이 있음에도 백성에게 배척당하면서 혼자 외롭게 돌아가실 수밖에 없는 십자가의 길을 걸으셨다. 그 모습에서 인간을 위해 생명을 내놓으시는 하느님, 인간의 고통과 절망에 함께하시는 하느님의 사랑과 현존을 느낄 수 있다. 마지막에 백인대장이 나와 신앙고백을 한다. "그리고 예수님을 마주 보고 서 있던 백인대장이 그분께서 그렇게 숨을 거두시는 것을 보고, 참으로 이 사람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셨다"(마르 15,39)고 말한다. 하느님은 우리에게 온갓 시련을 이겨낼 힘을 주신다. 너무 힘든 상황이라고 울고만 있지 말고 주님께 나아가야 한다. 처절하고 절실하게 도와달라고 기도하면 하느님은 우리가 그것을 뛰어넘을 용기와 힘을 주실 것이다. 하느님을 믿고 나아가는 것이다. 마지막 날에는 우리를 죽음에서 일으키시면서 영원히 당신과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영광에 참여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실 것이다. 정리=이지혜 기자 bonaism@pbc.co.krcpbc2013.10.29
![[아! 어쩌나] 284. 영성적 사목을 하려면](//cpbc.co.kr/CMS/newspaper/2015/03/rc/559478_1.0_titleImage_1.jpg)
[아! 어쩌나] 284. 영성적 사목을 하려면홍성남 신부(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장, 상담전화: 02-727-2516) 문: 본당 주임신부가 되고 난 후 신자들을 영적으로 성장시키기 위해서 여러 가지 사목 방안을 만들고 실행했습니다. 전례도 다양하게 하고 행사도 더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해도 영 변화의 조짐은 보이질 않고 지지부진한 느낌만 듭니다. 제가 원하는 수준에 도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답: 신부님은 그래도 교우들에 대한 기대와 열정을 가진 분이시니 그 본당 교우들은 행복한 분들이십니다. 비록 신부님의 기대만큼 영적인 성장은 없었다 하더라도 교우들이 신부님에 대하여 가진 이미지는 열심한 신부님, 신자들에게 관심이 많은 신부님으로 기억할 것이니 실망하지 마십시오. 그래도 신부님께 영성 심리 관점에서 몇 가지 조언을 드릴까 합니다. 우선 사람의 마음은 쉽사리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유념하셔야 합니다. 유년기에 형성된 마음의 기본 틀은 변화하지 않기에 180도 변화를 기대하는 것은 비현실적인 기대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여러 가지 영성 실험을 통하여 자기 마음 안의 영성적 요소들을 활성화시킬 수 있으니 크게 기대하지 않고 신부님이 그 본당을 떠나신 후에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느긋하게 생각하고 추진하신다면 교우들에게는 내적인 이로움이 주어질 것입니다. 두 번째 조언은 사람 마음 안의 무의식에 대한 이해심을 가지시는 것이 좋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사목이 지나치게 지적인 것만을 추구하는 경우 의식은 활성화되지만, 무의식은 거부되고 무력화됩니다. 말로는 하느님의 사랑이나 뜻, 혹은 사랑, 믿음 등등 여러 가지 내적ㆍ신앙적 용어들을 사용하지만 그런 것들을 단지 의식으로, 지적인 수준으로만 이해하고 무의식 안에서 되새김질하지 않으면 영적 팽창 현상이 생긴다는 것입니다. 즉 마음에 바람이 들어차서 영적 허풍을 치게 됩니다. 구체성과 실천성이 없는 추상적인 말만 늘어놓을 뿐만 아니라 행사 같은 형식으로 포장된 거짓 영성에 집착하는 균형 잃은 신앙생활을 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런 일들이 계속되면 북한 주민들이 가진 심리적 문제와 유사한 문제들이 발생합니다. 군중심리에 쉽게 부화뇌동하여 자기 생각과 감정을 보지 못하게 되며 홀로 있는 시간을 두려워하고 늘 다른 사람들의 생각이나 감정에 연연하고 민감해진다는 것입니다. 또한, 무의식적 방어 본능이 일어나서 자신을 보지 못하게 하고 다른 사람들의 마음도 볼 수 없도록 해서 사목이 치유가 아니라 마치 실적 쌓기 식의 겉치레 사목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문제들을 예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신부님 자신의 마음 안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자주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자신의 과거를 들여다보고 그 과거 안에 얽혀있는 갈등과 콤플렉스, 상처들을 들추어보고 보듬어주고 치유해가면 무의식 안의 에너지가 활성화됩니다. 그러면 신부님이 하시는 사목에 내적인 힘이 실리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힘이 생겨야 듣는 사람들도, 참여하는 사람들도 내적인 힘을 느끼고 마음의 움직임을 감지하게 되는 것입니다. 제가 아는 신부님 중에서 달변이 아님에도 듣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을 가진 분들이 계십니다. 그분들의 특징이 바로 영성생활을 의식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당신들이 배운 것들을 무의식 안에서 동화시키는 노력을 오랫동안 해오신 분들이란 것입니다. 그래서 별로 긴 말씀이나 현란한 말씀이 아님에도 사람의 마음에 좋은 파문을 일으키는 것입니다. 구약성경 바룩서에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이스라엘아! 생명의 계명을 들어라. 귀를 기울여 예지를 배워라. 이스라엘아! 어찌하여, 네가 어찌하여 원수들의 땅에서 살며 남의 나라에서 늙어 가느냐? 네가 어찌하여 죽은 자들과 함께 더럽혀지고 저승으로 가는 자들과 함께 헤아려지게 되었느냐? 네가 지혜의 샘을 저버린 탓이다. 네가 하느님의 길을 걸었더라면 너는 영원히 평화롭게 살았으리라. 예지가 어디에 있고 힘이 어디에 있으며 지식이 어디에 있는지를 배워라”(바룩 3,14). 참으로 의미심장한 말씀입니다. 자기 마음과 대화하고 주님과 대화하는 시간을 많이 가지시길 바랍니다. ※상담을 원하시면 010-5032-7422로 ‘문자’를 보내주세요. cpbc2015.0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