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화 속 복숭아에 담긴 구원의 비밀[‘성서와함께’ 가꾸는 기도의 정원] 11. 복숭아 그리스도교 미술에서 복숭아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구원과 희망을 상징하는 과일로 자주 그려졌다. 성서와함께 제공 복숭아는 성경에 직접적으로 언급되지는 않지만, 프루누스 페르시카(Prunus persica)라는 학명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오래전 페르시아(현재 이란 지역)를 비롯한 중동 지역에서 널리 재배되던 과일이다. 이후 이탈리아·스페인 등 일조량이 많고 건조한 기후를 가진 유럽 국가에도 전파되었다. 고대 로마의 박물학자 대 플리니우스가 1세기경 남긴 「박물지」에는 ‘부드러운 과육과 단단한 핵, 핵 안에 든 씨앗으로 구성된 열매’라고 언급되어 있다. 사람들은 그 요소들이 세 위격을 표현한다고 생각해 삼위일체를 상징하는 과일로 여겼다. 스페인을 대표하는 화가 엘 그레코의 작품 ‘성가정과 마리아 막달레나’에는 과일 그릇을 들고 있는 요셉, 그릇에 담긴 과일을 꺼내 아기 예수님에게 건네는 마리아, 마리아의 무릎 위에 다소곳이 앉아 있는 아기 예수님이 등장한다. 투명한 유리 그릇에 들어있는 사과·체리·복숭아 등 형형색색의 과일은 마치 정물화처럼 섬세하게 표현되어 있는데, 사과는 인간의 타락, 체리는 그리스도의 성혈, 복숭아는 구원을 상징한다. 그리스도교 미술에서 마리아가 과일을 집으려고 손을 뻗거나 어린 예수님에게 과일을 건네는 장면은 아들 예수님의 사명에 대한 마리아의 깊은 인식과 예수님을 통한 하느님의 구원 계획에 대한 충실한 믿음을 상징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외에도 아기 예수님이 손에 복숭아를 들고 있거나 성모 마리아의 뒤편에 복숭아가 그려진 성모자 성화도 있는데, 이들 그림에서도 복숭아는 구원의 열매를 뜻한다. 복숭아는 종교화뿐만 아니라 세속적인 인물화나 정물화에도 자주 등장한다. 16세기의 성 프란치스코 살레시오 주교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다. “하느님의 말씀과 행동이 일치하듯, 우리도 말한 바는 즉시 행동으로 옮기고 늘 말과 행동을 같이해야 합니다. 옛사람들은 의인을 복숭아와 복숭아 꼭지에 달린 잎에 빗대어 표현했습니다. 복숭아는 심장, 복숭아 잎은 혀의 형태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지혜롭고 의로운 사람은 말을 잘할 뿐만 아니라 마음에서 우러나온 말만 한다는 것을 보여 주기 위한 것입니다.” 이 같은 믿음을 반영하듯 르네상스 시대 화가들은 의로운 사람을 표현할 때 복숭아와 복숭아 잎을 함께 그려 넣었다. 그런데 그림 속 복숭아 상태가 어떤지에 따라 때로는 전혀 다른 의미를 지니기도 한다. 누군가 반쯤 먹다 남긴 상한 복숭아는 평판이 좋지 않은 여성의 부도덕함을 나타내고, 특히 정물화에 그려진 벌레 먹은 복숭아는 인생의 덧없음을 상징하는 장치로 읽힌다. 복숭아에 얽힌 흥미로운 이야기도 있다. 마리아와 요셉이 아기 예수님을 안고 이집트로 피난 가던 중 복숭아나무 그늘 아래에서 잠시 쉬게 되었다. 꿈에서 천사로부터 피신하라는 이야기를 듣고 급히 길을 떠났으니 당연히 고단하고 시장할 터. 탐스러운 복숭아가 나뭇가지에 주렁주렁 달린 것을 본 마리아가 열매를 따려고 했지만, 복숭아는 요셉이 손을 뻗어도 닿지 않는 높은 곳에 있었다. 어머니의 마음을 헤아린 아기 예수님이 나무에 말을 걸자 나뭇가지는 순순히 아래로 구부러졌고, 요셉은 복숭아를 따 마리아에게 주었다. 이와 조금 다른 버전의 이야기에서는 천사들이 나타나 하늘과 가장 가까이에 있는 가지에서 복숭아를 따 마리아와 요셉에게 건네주었다고 한다. 이 이야기는 구전을 거치며 복숭아 대신 무화과나 대추야자로 언급되기도 한다. 과거 동양권에서도 복숭아와 복사나무는 천상과 연관된 것으로 여겨졌다. 무릉도원은 복사나무가 숲을 이루는 곳, 복사꽃잎이 바람에 흩날리는 이상적인 장소를 말하며, 천도복숭아는 신선들이 즐겨 먹는 과일이다(도원·천도의 ‘도’는 모두 복숭아나무 도(桃)). 구원과 천상을 꿈꾸는 인간의 오랜 소망이 담긴 복숭아. 세상에 이처럼 감미로운 과일이 또 있을까. cpbc2026.07.22

“당신이 나에게 그리스도”… 그리스도인 일치 꿈꾸는 수도자들[일치주간 특집 이탈리아 보세 수도원] 보세 수도원의 특징은 서로 다른 교파의 남녀 그리스도인들이 함께 수도 생활을 한다는 것이다. 남자 수도자들이 시간 전례를 하고 있다. 그리스도교 남녀 수도자 모여 ‘교회 일치’ 지향하는 공동체1965년 설립, 60년째 이어져 이탈리아 북부 피에몬테주 비엘라 지방 마냐노에 자리한 ‘보세 수도원(Bose Monastic Community)’은 교회 일치의 오랜 전통을 살아가는 매우 특별한 공동체다. 그리스도인 일치 기도 주간(18~25일)을 맞아 “모두가 하나 되게 하소서”라는 주님 뜻을 실현하기 위해 서로 다른 그리스도교 신앙을 존중하며 하나 된 삶을 살아가는 일치의 모범 보세 수도원 공동체를 소개한다. 토리노에서 북동쪽으로 약 60㎞ 떨어진 마냐노는 중세 마을의 고풍스러운 모습과 알프스의 만년설, 부르치나 자연 보호 구역과 비베로네 호수의 아름다운 자연을 간직하고 있다. 마을 외곽 11세기 초 성 베네딕도회 수도자들이 지은 산 세콘도 성당 근처에 바로 보세 수도원이 있다. 보세 수도원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그리스도교 수도회와 완전히 다르다. 남녀 수도자들이 함께 살고 있을 뿐 아니라 각자 믿음에 따라 가톨릭·정교회·개신교·콥트 교회에 속해 있다. 한마디로 교회 일치를 지향하며 초기 수도생활의 모습으로 살려는 ‘초교파 수도 공동체’다. 보세 수도원은 서방 교회 성 베네딕도 수도 규칙과 동방 교회 대 바실리오 주교의 수도 규칙의 전통을 공유하며 오늘날 수도생활에 맡겨진 소명을 찾아가고 있다. 이곳 수도자의 삶을 지탱하는 네 기둥은 기도와 노동, 거룩한 독서(렉시오 디비나-Lectio Divina), 그리고 환대다. 하지만 이 네 가지 삶의 방식 중심에는 ‘성경’, 구체적으로 ‘복음 말씀’이 자리한다. 수도생활의 일상이 성경 말씀, 특히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과 함께하는 실천의 삶이 되도록 묵상에 힘쓴다. 철저히 복음 정신대로 살기 위해 초기 그리스도교 수도자들이 그러했듯이 모든 것을 버리고 공동체 안에서 순명과 청빈, 정결의 삶을 사는 건 기본이다. 보세 수도원의 독창성은 ‘교회 일치의 삶’을 지향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세례’에 기초한 생활방식 속에서 수도자들은 교회 일치를 열망한다. 그래서 보세 수도원에선 매일 성찬례가 거행되지 않는다. 성체를 모셔둔 감실도 없기에 성체조배 역시 보세에서는 행해지지 않는다. 또 가톨릭교회의 ‘원죄’ 교리를 가르치거나 언급하지 않는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정신으로 설립된 보세 수도원에서 여자 수도자들이 찬미가를 부르고 있다. 이러한 삶의 방식에 대해 프란치스코 교황은 “보세 공동체는 교회 일치를 위한 길을 여는데 헌신하며, ‘이들도 우리처럼 하나 되게 해 주십시오’(요한 17,11) 하신 예수님의 기도처럼 그리스도교 신앙과 사랑의 친교를 위해 기도와 만남, 대화의 장소가 돼왔다”고 평가했다. 보세 수도원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폐막한 1965년 12월 8일 시작, 꼭 60년 됐다. 토리노대학교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가톨릭 평신도 엔조 비앙키가 보세 마을 외곽 농가를 빌려 은수생활을 시작했다. 전기도 상·하수 시설도 없는 단칸집에서 3년 동안 홀로 성경을 읽고, 기도와 묵상을 하면서 가끔 찾아오는 방문자들을 환대했다. 이 시기 비앙키는 서방 교회 시토회와 트라피스트회 수도원, 동방 교회 그리스 아토스 수도원, 그리고 교회 일치 수도 공동체 떼제를 체험하면서 수도생활에 대한 소명을 키워갔다. 보세 공동체가 처음부터 환영받는 공동체는 아니었다. 지역 교회 주교는 공개적인 전례를 금지했다. 가톨릭 신자가 아닌 이들이 전례에 참례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다 1968년 6월 29일 토리노대교구 미켈레 펠레그리노 추기경이 방문해 전례 금지를 해제하고 공동체를 축복함으로써 교회 일치 수도회로 성장할 수 있었다. 보세 수도원 성당. 시토회와 트라피스트회의 영향을 받아 특별한 장식이 없이 단순하다. 이와 함께 1968년 8월 스위스 개혁 교회 목사 1명과 스위스 그랑샹 교회 일치 수도 공동체 개신교 수녀 1명, 가톨릭 신자 1명 등 3명이 보세에 합류했다. 이로써 교회 일치를 지향하는 남녀 수도 공동체의 조건을 갖추게 됐다. 보세 수도원은 2023년 7월 비엘라교구장 인가로 교구 소속 자치 수도원이 됐다. 교회 일치를 지향하며 초기 그리스도교 수도생활을 따르겠다는 소박한 시작은 60년이 지난 오늘, 서로 다른 그리스도교 교파 남녀 수도자 80여 명이 함께 사는 큰 수도회로 성장했다. 또 현대 사회의 도전에 직면해 ‘복음적 사랑의 증인’이 된 보세 수도원은 이탈리아 아시시, 오스투니아, 시비텔라 산 파올로에도 수도원을 세워 그리스도교 일치를 위한 교회의 소중한 보석으로 빛나고 있다. 성 베네딕도회 왜관 수도원 박재찬 신부 지도 아래 ‘토마스 머튼 영성 배우기’ 피정자로 2025년 7월 보세 수도원을 방문했다. 보세 수도자들의 삶은 수도생활의 본질을 향해 나아가는 단순함 자체였다. 새벽 5시 30분에 깨어 오전 6시, 낮 12시 30분, 저녁 6시 30분 매일 3번 30분간 ‘시간 전례’를 한다. 남녀 수도자들은 모두 ‘관상 수도자’를 상징하는 흰색 수도복을 입고 전례에 참여한다. 성당 안 제대를 중심으로 남자 수도자들은 왼편, 여자 수도자들은 오른편에 자리한다. 찬미가와 시편 노래로 이어지는 성무일도로 시간 전례를 한다. 미사는 목요일과 주일 매주 두 번 거행된다. 커피와 빵 몇 조각으로 간단한 아침 식사를 마친 수도자들은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자신에게 맡겨진 수도원 작업장에서 노동한다. 올리브 농장과 포도원, 과수원에서 과일과 채소를 재배하고, 공방에서 십자가와 각종 성상, 초, 도자기, 이콘 그림을 제작한다. 또 출판사와 손님방에서 일하고, 어떤 이는 성경과 교부학, 히브리어와 아람어 등을 연구하고, 수련자들을 교육한다. 보세 수도원은 여느 수도원처럼 자급자족한다. 일터에서 생산한 모든 것을 무인 판매소에서 판매해 수익을 올린다. 이와 함께 여러 수입원으로 얻은 재화는 수도원과 가난한 이들을 위해 쓰고 있다. 손님, 곧 방문자 ‘환대’는 이곳 수도생활의 주요한 실천 활동이다. “너희는 내가 굶주렸을 때에 먹을 것을 주었고, 내가 목말랐을 때에 마실 것을 주었으며, 내가 나그네였을 때에 따뜻이 맞아들였다”(마태 25,35)고 말씀하신 예수님 최후의 심판 장면을 상기하면서 방문자를 ‘그리스도의 현존’으로 모신다. 특히 교회와 세상의 문제로 기도 안에 머물 자리가 필요한 이들에게 특별한 정성을 기울인다. 환대는 매일 낮 1시와 저녁 7시에 12명이 들어가는 작은 방에서 함께하는 식사에서 잘 드러난다. 음식은 영양가 높은 친환경 재료로 신선하고 푸짐하다. 방마다 2명의 수도자가 손님을 안내해 함께 식사한다. 한 명은 식사 준비를 돕고, 다른 한 명은 손님들이 서로를 더 잘 알아가도록 대화를 이끈다. 오후 5시부터 한 시간 동안은 ‘거룩한 독서’를 한다. 영적 사막 한가운데에서 복음의 샘물로 영원한 생명을 지탱하기 위함이다. 우리 일행을 안내한 마태오 수사는 “규칙적인 수도생활은 우리가 소명에 충실하도록 해준다”며 “수도생활은 진정한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기 위한 통찰력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보세 수도원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정신에 따라 설립돼 시대 흐름에 맞춰 동·서방 수도 전통에서 영감을 얻어 발전해왔다. 보세 수도원은 서로 다른 신앙과 전통을 지닌 그리스도인들이 기도와 노동, 환대와 섬김을 통해 조화롭게 화합하는 모범을 보여준다. 리길재 전문 기자 teotokos@cpbc.co.kr리길재 전문2026.01.14

윤리, 그리스도교 신앙과 이성으로 답하다 그리스도교 윤리학: 제2권 특수 도덕신학 / 칼 H. 페쉬케 신부 / 이동호·김성수 신부 옮김 / 가톨릭대학교출판부 그리스도교 윤리학 또는 도덕신학은 그리스도교 신앙과 이성에 비추어 그리스도인이 최종 목표를 달성하는 데 따라야 할 지침들을 연구하는 신학의 한 분야로 정의된다. 「그리스도교 윤리학: 제2권 특수 도덕신학」은 지난 2022년에 출간된 「그리스도교 윤리학: 제1권 기초 도덕신학」에 이은 개정판이다. 특수 도덕신학은 인간 삶의 다양한 영역과 상황에서의 인간 행동을 다룬다. 기초 도덕신학의 원리를 전제하고 그 기초 위에 수립되며, 인간 행동을 특정 분야에 적용한다. 전체적으로 타인 존중과 과학적 진보를 이룩한 인간의 성과들을 존중하되, 그에 대한 남용은 비판하고 있다. 개정판에서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가르침을 세밀하게 반영하고 성경 말씀을 보강하였다. 1000쪽이 넘는 책은 크게 ‘종교 권역에서 인간의 책임성’과 ‘창조된 세상을 향한 인간의 책임성’을 다룬다. 종교 영역을 설명한 제1부에서는 대신덕(對神德, theological virtues)으로서 신·망·애, 즉 믿음·소망·사랑을 고찰하며, 신적 예배의 본성 및 신적 예배의 특수한 형태와 의무를 논한다. 창조 세계에 관한 제2부에서는 이웃 사랑과 정의의 덕목을 고찰하되, 세부적으로 ‘개인적 윤리’로 정의되는 육체적 생명과 건강, 명예·성실·진실, 성(性)을 살펴본다. 이 성은 다른 큰 영역인 ‘사회 윤리’로 가는 전환점이다. 결국 작은 공동체에서 시작해 결혼·가족·국가·교회 등과 같은 큰 공동체로 나아가며, 노동·소유·경제·세계 등으로 확대해 피조물에 대한 책임 있는 돌봄으로 이어진다. 책은 단순히 계명에 따라 하지 말아야 할 금지 사항만을 나열하지 않는다. 하느님 사랑과 그 은총으로부터 주어진 대신 덕이 어떻게 인간적인 덕을 완성하는지, 모든 계명과 율법의 완성인 덕스러운 삶을 그리스도인의 일상 안에서 어떻게 실천할 수 있는지 제시한다. 특히 현대사회의 정신적·심리적 이해, 공동선과 인권·생태환경에 대한 이해가 강화되었고, 생명공학·생식의학·약물남용·핵전쟁 등의 문제점도 다룬다. 또 여성 존중·비혼·부모 역할 및 부부애 관련 주제가 보강되었다. 노동과 자본의 협력적 관계와 기업가의 명예, 국제 연대의 중요성 등에 대한 논의도 심화되었다. 로마 라테란대학교 알퐁시아눔에서 교황청립 신학 박사학위를 받은 칼 H. 페쉬케(말씀의 선교 수도회) 신부는 도덕신학 교수로 브라질·독일·필리핀·이탈리아 등에서 후학들을 가르쳤다. 윤하정 기자윤하정2026.04.08

변상호 가롤로의 감사 생활[월간 꿈CUM] 경청 프랑스 루르드 원죄없이 잉태되신 성모 대성당 군종신부로 살던 1981년의 일이었다. 어느 주일 미사 시작 조금 후, 성당 문이 열리면서 휠체어 한 대가 들어와 입구 쪽에 자리를 잡았다. 처음 온 사람 같았기에, 미사를 마치고 그에게 다가가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는 태어난 지 몇 달 만에 원인 모를 병에 걸렸다. 그래서 어머니와 함께 여러 병원을 돌아다니며 치료하고 약을 썼으나 아무런 효과가 없었고, 결국 뇌성마비로 판정받아 혼자서는 이동할 수 없는 장애자로 살게 되었다. 그러는 중 15세가 된 어느 날, 옆집 친구의 도움을 받아 가출해 여러 곳을 떠돌아 지내다가 부산의 한 재활원에서 살게 되었다. 그에게는 라디오가 유일한 친구요 스승이었으며, 그의 모든 상식과 지식은 오로지 방송을 통해서 터득된 것이었다. 특히 기독교 방송은 그에게 성경과 하느님을 알게 해주었고, 그리스도교 신앙인이 되는 데 밑거름이 되었다. 어느 날이었다. 부산 구포 본당의 레지오 단원 김양숙 클로틸다가 그곳을 방문하여 활동하다가 결심하게 되었다. 그것은 그러한 변상호와 평생을 같이 살기로 한 일이다. 그리하여 여러 가지 우여곡절 끝에, 두 사람은 지인(知人)의 소개를 받아 경기도 파주군 광탄면의 ‘순복음 금식 기도원’으로 가서 살았다. 그래서 그날은 인근에 있던 육군 제1사단의 전진성당(前進聖堂)으로 나를 찾아왔던 것이었다. 그는 눈물을 글썽거리며 특별히 네 가지 일에 감사한다고 했다. 첫째는 하느님을 알고 신앙을 갖게 된 것이고, 둘째는 이렇게 인생의 동반자인 아가씨를 만나게 된 것이며, 셋째는 장애로 살아가나 시각장애인이 안 된 것이고, 넷째는 언젠가 다른 장애인들을 돌볼 수 있겠다는 희망이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나에게 두 가지를 부탁했다. 하나는 자기가 세례를 받게 해주고, 다른 하나는 두 사람에게 혼인성사를 집전해 달라는 것이었다. 한 시간 정도 이야기를 들으며 많이 감동했다. 이와 비슷한 이야기는 신문이나 방송을 통해 전해 듣기는 했으나, 당사자를 직접 만나보기는 처음이었기 때문이었다. 그 후 세례를 받고 결혼하여 30년 동안 왕래하면서 서로 좋은 관계를 유지해 왔었다. 그런데 주인공 변상호 가롤로 형제는 안타깝게도 간경화로 고생하다가 2010년 11월 22일 세상을 떠났다. 임종 직전까지도 경기도 평택에서, ‘요한의 집’을 운영해 자신과 비슷한 장애인 20여 명을 돌보며 같이 살았었다. 사도 바오로는 테살로니카 사람들에게 “언제나 기뻐하십시오. 끊임없이 기도하십시오. 모든 일에 감사하십시오.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살아가는 여러분에게 바라시는 하느님의 뜻입니다”(1테살 5,16-18)라고 말했다. 변상호 가롤로는 그렇게 살았다. 온갖 역경 속에서도 언제나 미소 지으며, 주님 안에서 기뻐했다.(이사 61,10 참조) 또 틈만 나면 녹음된 성가와 성경을 들으며 묵상하고 기도했다. 그뿐만 아니라, 고난 속에서도 인내하고 감사드렸다. 전신 장애인이었지만, 앞을 볼 수 없는 시각장애인보다 행복하다며 모든 수입의 십일조(十一條)를 봉헌했다. 교도소에 초대를 받아 가서는 수감자들에게 감명을 주는 훌륭한 강사가 되기도 했다. 우리는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 장애인 부부보다 낫다. 그렇다면 우리가 더 많이 기뻐하고, 기도하고, 감사드려야 하지 않는가? 또 하느님의 사랑과 부모의은혜에, 배우자의 헌신과 이웃의 도움에 진정으로 더 많이 감사하면서 살아가야 하지 않겠는가? 글 _ 최봉원 신부 (야고보, 마산교구 원로사목) 1977년 사제품을 받았다. 1980년 군종장교로 임관, 군종단 홍보국장, 군종교구 사무처장 겸 사목국장, 관리국장, 군종참모 등을 지냈으며 2001년 군종감으로 취임, 2003년 퇴임했다. 이후 미국 LA 성삼본당, 함안본당, 신안동본당, 수산본당, 덕산동본당 주임으로 사목했으며, 마산교구 총대리 겸 사무처장을 역임했다.cpbc2026.02.10

성모님 품에서 묵주기도가 된 장미[‘성서와함께’ 가꾸는 기도의 정원] 1. 장미 장미. 성서와함께 제공 성모 성월, 가장 고운 꽃 모아 성전을 꾸밀 수 있는 제일 좋은 시절이다. 그 고운 꽃들 중 ‘기도의 정원’ 연재의 문을 여는 꽃으로 장미를 소개한다. 5월에 찬란하게 만발하는 ‘꽃의 여왕’. ‘하늘의 여왕’이신 성모님께 장미만큼 잘 어울리는 꽃이 또 있을까. 장미는 구약 성경에서 처음 언급된 이래 지난 수백 년 동안 그리스도교 문화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중요한 꽃으로 자리매김했으며, 특히 성모 마리아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꽃이 되었다. 오래된 전설에 따르면 인간이 타락하기 전에는 장미 줄기에 가시가 없었으나 아담과 하와가 에덴동산에서 쫓겨나면서부터 줄기에서 가시가 돋았다고 한다. 동정녀 마리아는 원죄에 물들지 않은 존재이므로 ‘가시 없는 장미’라고 불렸고, 이에 화가들 사이에서는 ‘장미와 성모 마리아’나 ‘장미 덩굴 아래 성모 마리아’를 주제로 한 작품을 그리는 것이 한때 크게 유행했다. 장미는 원죄 없는 잉태, 성모 승천, 천상 모후의 관을 받는 마리아를 그린 성화에도 많이 등장했으며, 특히 성모 승천을 묘사한 작품에서는 마리아의 빈 무덤 앞에 백합과 함께 그려지곤 했다. 인류는 약 2500~3000년 전부터 장미를 재배하기 시작했다는 기록이 있으며,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장미는 야생 덩굴장미의 일종인 개장미(Rosa canina)다. 이 장미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풍성한 화형의 현대 품종 장미와 달리 꽃잎이 다섯 장뿐인 수수한 외모의 홑꽃으로, 지금도 독일 힐데스하임 대성당 뒷벽에서 볼 수 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대성당이 연합군으로부터 폭격을 당했을 때도 이 장미 뿌리는 잔해 속에서 살아남아 꽃을 피웠다. 오랜 세월에 걸쳐 다양한 종·교배종·품종이 탄생한 만큼 장미는 색감이나 화형, 크기가 다양해 절화로서의 활용도가 높다. 가장 보편적이고 무난한 꽃 중 하나이기에, 장미 없이는 제대를 비롯한 성전 장식이나 꽃 봉헌을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다. 물리적인 봉헌은 물론 영적인 봉헌도 마찬가지다. 수줍게 오므린 꽃봉오리처럼 동글동글한 묵주 알을 손으로 굴리며 성모님께 장미를 한 송이씩 바치는 것이 로사리오(rosario) 기도, 즉 묵주기도로, 로사리오는 ‘장미 정원’‘장미 화환’을 뜻하는 라틴어 로사리움(rosarium)에서 유래한 단어다. 장미는 꽃 색깔마다 상징하는 바가 다르다. 붉은색은 열정과 사랑, 흰색은 순수함 또는 죽음, 복숭아색은 겸손과 순결, 분홍색은 은총과 행복, 인공적인 염색으로 만들어낸 파란색 장미는 기적을 상징한다. 물론 성전 장식에 활용하는 경우에는 전례색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한다. 결국 모든 꽃은 그 자체로 메시지를 전달하기보다 그 꽃을 하느님께 드리는 나의 진심과 그 순간의 맥락 속에서 의미가 완성된다. cpbc2026.05.13

가혹한 정치는 호랑이보다 무섭다(苛政猛於虎)[월간 꿈 CUM] 철학의 길 _ 동양 고전의 지혜와 성경 (8) 「예기」, 「단궁하(下)편」에 공자가 제자들과 함께 태산 기슭을 지나갈 때의 일이었습니다. 한 처자가 무덤에서 서글피 곡소리를 내고 있었습니다. 공자는 제자인 자로를 시켜 그 사연을 알아보라고 합니다. 그 처자가 자로에게 하는 말이 “옛적에 시아버지께서 호랑이에게 죽었고, 남편 역시 호랑이에게 죽었으며, 이제 아들 또한 호랑이에게 죽었습니다.” 그런 무서운 일이 반복해 일어났음에도 이 마을을 떠나지 않는 것이 의아해 물으니 여인이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가혹한 정치가 없어서입니다.” 이 말을 듣고 공자가 제자들에게 말합니다. “가혹한 정치는 호랑이보다 무섭다.” (가정맹어호, 苛政猛於虎) 공자가 살던 시대는 주나라의 사회질서가 붕괴되기 시작하는 춘추시대였습니다. 왕실은 점차 힘을 잃고 제후국들이 패권을 다투는 전쟁의 시대가 도래한 것입니다. 각 제후국들은 부국강병을 위해 더 많은 세금과 병력이 필요했습니다. 그런 가운데 피해 보는 것은 일반 민중들이었습니다. 그런 가혹함을 피해 사람들은 외진 곳으로 숨어들어 갔습니다. 세상을 피해 산속으로 들어가 사는 ‘나는 자연인이다’ 속 인물들이 비일비재했던 것입니다. 주나라는 대체로 읍제 국가였습니다. 그 읍은 다시 ‘국’(國), ‘도’(都), ‘비’(鄙)로 구분되었습니다. 국(國)은 제후가 다스리는 곳이며, 도(都)는 제후가 파견한 대부가 다스리는 곳이었고, 비(鄙)는 국이나 도로부터 직접 통치받는 곳이 아니었습니다. 그곳 사람들은 성곽 밖 가장 천한 사람들로 취급되어 ‘야인’(野人)이라 불렸습니다. 물론 이곳도 더 혼란한 전국시대로 들어서면서 징병을 목적으로 직접 통치하기 시작합니다. 공자는 정치를 피해, 들로 산으로 흩어져 숨어 살던 사람의 처지를 보았던 것입니다. 그 비참한 현실을 말한 것이 바로 ‘가정맹어호’(苛政猛於虎), 즉 ‘가혹한 정치는 호랑이보다 무섭다’였습니다. 공자는 정치에 대해 말하길 “정치는 바르게(正) 하는 것이다(政者正也)”(「논어」 안연)라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바르게 하는 것(正)’이란 무엇일까요? 공자에게 바르게 하는 것이란 ‘정명’(正名), 즉 이름 혹은 명칭을 바르게 하는 것입니다. 함의는 이름(名)과 그 안에 담고 있는 실제 내용(實)을 일치시켜 자기 이름에 맞게 행실하라는 것입니다. ‘~답게 살라’는 것이죠. 소위 ‘이름값 하라’는 것입니다. 대통령은 대통령답게, 국회의원은 국회의원답게, 검찰은 검찰답게, 경찰은 경찰답게, 언론은 언론답게, 종교인은 종교인답게. 자기 본분에 맞게 행실하라는 사회고발입니다. 공자가 볼 때 정치가 무너진 것은 자신의 신분과 위치, 지위에 맞는 처신을 잃어버렸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런 ‘정명’ 사상을 바탕으로 공자는 제자 자공에게 정치에 관해 말합니다. 자공이 정치에 관하여 묻자 공자가 말하길 “먹는 것을 풍족하게 하고, 군사력을 풍족하게 하고 백성들이 믿게 하는 것이다.” (「논어」 안연) 공자가 말하고 있는 정치란 풍족한 식량, 풍족한 군대, 그리고 백성의 믿음을 얻는 것이라 합니다. 요즘 말로 하면 경제, 국방을 튼튼하게 하여 백성에게 믿음을 주는 것입니다. 그 토대가 바로 ‘정명’, 자기 본분에 맞게 ‘~답게’ 처신하는 것입니다. 백성들에게 믿음을 주지 못하면 백성이 서 있을 수 없다고 공자는 말합니다(民無信不立). 지도자가 가혹한 수탈로 굶어 죽게 하고, 명분 없는 전쟁으로 목숨을 잃게 하니 불안한 백성은 결국 흩어져 야인이 되고 마는 것입니다. 무능한데 가혹하기까지 하면 호랑이보다 무섭습니다. 공자의 시대가 그랬습니다. 성경에서 예수님이 이 세상에 오신 목적은 안식을 주시기 위해서였습니다.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마태 11,28) 당시 지도자들의 위선적 태도가 백성들에게 믿음을 주지 못하고, 무거운 짐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그런 지도자들에게 말합니다. “눈먼 인도자들아! 너희는 작은 벌레들은 걸러 내면서 낙타는 그냥 삼키는 자들이다.”(마태 23,24) 여기서 ‘작은 벌레’와 ‘낙타’는 부정한 동물을 말합니다. 유다인들은 포도주를 담글 때 부정한 초파리를 걸러 내는 과정을 가졌습니다. 그런 작은 부정을 막기 위해 열심이면서 ‘낙타’라는 큰 부정은 삼키고 있다는 사회비평의 말씀입니다. 겉(名)은 그럴듯하나 속(實)은 탐욕과 부정으로 가득한 위선적 태도의 지도자를 비판한 예수님의 사회고발입니다. 지금 우리 사회는 어떤가요? 백성이 믿음을 가지고 있나요? 백성이 이 땅에 제대로 설 수 있나요? ‘잔혹한 통치를 두느니 차라리 통치가 없는 편이 낫다’라는 서양의 말이 있습니다. 공자의 말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입니다. 백성이 야인이 되지 않도록 믿음을 주었으면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거꾸로 호랑이보다 무서운 백성을 볼 날이 올 것 같습니다. ‘正’은 글자의 뜻으로 보면 성(囗)을 바로 잡기 위해 성을 향해 발(止)로 나아가는 것입니다. ‘政’(정치)은 ‘正’해야 합니다. 예수님은 호랑이보다 무서운 예루살렘 도성에 목숨 걸고 입성하셨습니다. 바로잡아 안식을 주시기 위해서였습니다. 분노한 백성이 정치를 바로잡기 위해 도성으로 향할 일이 생기지 않도록 믿음을 주십시오. 글 _ 손은석 신부 (마르코, 대전교구 산성동본당 주임) 2006년 사제수품. 대전교구 이주사목부 전담사제를 지냈으며 서강대학교 대학원 철학과(동양철학전공)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소소하게 살다 소리 없이 죽고 싶은 사람 중 하나. 그러나 소리 없는 성령은 꼭 알아주시길 바라는 욕심쟁이다.cpbc2024.12.10

책꽂이 교황의 언어 / 이광재 / 시공사 「교황의 언어」는 제261대 성 요한 23세 교황부터 성 바오로 6세, 복자 요한 바오로 1세, 성 요한 바오로 2세, 베네딕토 16세, 프란치스코 교황까지 여섯 교황의 말씀을 엮은 책이다. 1부에서는 경제·사랑·용서·정의·환경·평화 등 개인의 삶과 사회를 이루는 본질적인 주제들을 중심으로 우리가 실천할 방향을 제시하는 교황의 메시지를 모았다. 2부에서는 여섯 교황의 궤적을 좀 더 구체적으로 살피며 교황명에 녹인 결심과 짧은 사목 표어에 담긴 시대와 공동체를 향한 책임감, 신앙심, 인류를 향한 사랑과 연민을 들여다본다. 국회 외교통일위원장·국회사무총장 등을 지낸 저자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북한 방문을 추진하면서 역대 교황들의 말씀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시대와 지역을 넘어, 인간의 존엄과 평화를 향한 교황님들의 언어는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도 깊은 울림을 준다”고 전했다. 영어 성경 필사 노트 / 가톨릭출판사 「영어 성경 필사 노트 – 루카 복음서」가 나왔다. 가톨릭출판사가 펴낸 네 복음서 영어 필사 노트 시리즈의 완결편이다. 예수님의 삶과 가르침을 통해 하느님의 구원 계획을 드러내는 루카 복음서는 하느님 구원이 모든 사람에게 가닿는다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으며, 이웃 사랑과 자비의 실천을 강조한다. 장면 설명과 인물 묘사가 뚜렷해 말씀을 묵상하며 특히 문맥 안에서 자연스럽게 어휘를 익히는 데 적합하다. 영어 성경 본문은 미국 가톨릭교회에서 공식적으로 사용하는 「New American Bible」(NAB)을 바탕으로 한국 신앙인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정리됐다. 필사 노트는 하루 한 페이지 분량이며, 우리말 성경 구절과 주요 영어 단어에 대한 뜻풀이도 수록돼 있다. 신유년에 핀 꽃 / 황보윤(프란체스카) / 바오로딸 ‘조선 천주교의 짧은 봄날’을 배경으로 성직자 영입을 위해 목숨을 걸고 신앙의 길을 찾아 나선 이들의 모습을 그린 소설이다. 소설의 시간적 배경은 신해년(1791년)부터 신유년(1801년)까지 10년, 이존창(루도비코)과 주문모 신부를 중심으로 정약종(아우구스티노)·최여겸(마티아)·이도기(바오로)·강완숙(골룸바)·황사영(알렉시오) 등 각 계층 인물들의 이야기가 녹아 있다. 세 번이나 배교한 이존창의 신앙 여정과 심리 변화, 사제품을 받기까지의 우여곡절과 조선에서 겪은 여러 박해를 편지 형식으로 전하는 주문모 신부를 만날 수 있다. 꽃 말씀을 만나다 / 신성근 신부 / 기쁜소식 산림교육전문가 자격증을 취득해 숲해설가로 활동하고 있는 신성근(성사전담사제) 신부의 신간이다. 저자는 어린 시절 어머니의 뜰을 떠올리며 지난해 주마다 하나의 들꽃을 기록했다. 모두 직접 보았거나 돌보며 마음을 나누었던 꽃들이다. 꽃말에 따라 이야기를 적었고, 끝에는 꽃말과 어울리는 성경 말씀을 담았다. 낯선 꽃 이름과 달리 앙증맞은 사진들이 흥미롭게 책장을 넘기게 한다. 그냥 살자 / 김홍신(리노) / 작가 김홍신 작가가 21년 만에 펴낸 시집이다. ‘그냥 살면 되거늘’ ‘겪어보면 안다’ ‘인생 사용 설명서’ ‘왜 사냐고 물으면’ ‘흔들리며 살자’ 등 세상살이의 경험과 지혜가 60여 편의 시에 함축되어 있다. 누구나 고민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제목처럼 ‘그냥 살자’라고 가장 쉽고도 어려운 답을 제시한다. 비유와 압축이라는 시어의 특별함을 택했지만 소박하고 편안한 필치로 수필처럼 읽힌다. 윤하정 기자윤하정2025.08.20

성스러우면서 친숙하고, 거룩하면서도 한국적인.... 최봉자 수녀, 50년 영성의 여정최봉자 수녀 80대에 연 첫 개인전 ‘하늘 향한 그리움’ 전시장에서 만난 최봉자 수녀. 최봉자(레지나, 영원한 도움의 성모 수도회) 수녀의 50년 작품 세계가 한자리에 펼쳐졌다. 지난 4일 서울 서초동 흰물결갤러리에서 개막한 ‘하늘 향한 그리움’ 전. 성상과 성경 말씀을 묵상한 그림, 드로잉과 인터뷰 영상 등이 다채로운 형태와 빛깔로 관람객들을 맞고 있다. 1942년생, 1960년대에 서울대 조소과를 졸업하고 로마 국립미술대학에서 유학한 최 수녀는 1973년 영원한 도움의 성모 수도회에 입회했다. 로마에서 공부할 때에도 어떻게 살아갈지에 대한 마음을 열어둔 채 4년여간 여러 수도원을 방문했으나 별다른 응답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다 졸업하기 직전 독일에 있는 지금의 수도회에서 드디어 확고한 성소를 느꼈다. “한 수녀님이 재봉틀로 바느질하는 모습을 보면서 ‘수도생활은 이렇게 사는 거다, 특별한 게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졸업하고 귀국할 때는 입회를 결정하고 들어왔죠.” 전시 개막식에서 만난 최 수녀는 작은 체구에 미소 짓는 모습이 꾸준히 작업해 온 성상의 이미지들과 닮아있었다. 제1회 가톨릭 미술상을 수상하고, 서울대교구청 성가정상, 가톨릭 의대 성모상 등 국내외 성당의 성상과 십자가, 십자가의 길 14처 등을 작업해 왔지만, 개인적인 작품 활동은 하지 않았고 개인전도 이번이 처음이다. ‘개인전’이라는 말에 최 수녀는 바로 난색을 표했다. “윤학(미카엘, 흰물결아트센터 대표) 변호사님이 예수님 그림 한 점을 보시고 전시회를 하자는 거예요. 계속 못 한다고 했어요. 그랬더니 연말에 바자회 하면서 조그맣게 공간을 마련하자고, 준비하다 보니 이렇게 돼버린 거예요.”(웃음) 예수님, 2008(왼쪽에서 첫번째). 예수님, 2025. 50년 전 입국할 때에도 작품 활동을 할 생각은 없었다. 그러나 서원하면서 주문이 자꾸 들어왔고, 작가가 아니라 수도자로서의 자세를 잃지 않으려 노력했다. “성경에 다윗왕이 백성이 몇 명인지 조사하라고 명했는데, 하느님이 크게 벌을 내리셨거든요. 사흘 동안 흑사병이 돌게 했는데, 그때는 그저 인구를 헤아리는 게 왜 안 될까 이해가 안 됐어요. 그런데 인구가 많으면 그만큼 임금의 힘이 세지잖아요. 저도 작품 수를 헤아리고 돈이 들어오는 걸 보게 되면 교만해질 수 있을 것 같아서 하느님께 작품하는 건 모두 바친다는 생각만 했어요. 하느님께서 주관하시고 함께하신다는 마음으로, 모두 주님의 은총이라는 마음으로 늘 감사드려요.” 최봉자 수녀 개인전 전경. 잃어버린 양을 찾아, 2025. 십자고상, 2014. 성모상, 2015. 갤러리 3개 층의 전시 공간에는 최 수녀의 초기작부터 최근작까지 26점의 성상과 성경 말씀을 묵상하며 함축적으로 담아낸 ‘뜻 그림’ 700점 가운데 20여 점, 드로잉 등이 펼쳐진다. 50년 작품 세계를 총망라했지만, 대규모 돌조각은 대부분 성당이나 학교, 병원 등에 가야만 감상할 수 있는 점을 감안하면 소품들로 구성된 셈이다. 그러나 성스러우면서 친숙하고, 거룩하면서도 한국적인 작품들에는 특유의 작가 정신이 배어 있다. “모두 성상이니까 기도의 매개체잖아요. 내 작품이 아니라 많은 사람이 기도하는 데, 신앙생활 하는 데 도움이 되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작업했어요. 특히 성모님이나 성모자상을 많이 작업했는데, 그냥 아기가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잖아요. 팔을 연결하면 십자가가 돼요. 또 그냥 어머니가 아니라 우리의 어머니인데, 성모님이라고 하면 하늘에 계신, 나와는 먼 분처럼 느껴지니까 내 안의 어머니로 느낄 수 있도록 한국적인 이미지로 표현했죠. 기도의 매개체가 되도록, 도움이 되려고 작업했던 작품들을 내보이는 거니까 관람객들이 보시고 느낄 수 있으면 좋겠어요.” “작품 자체의 아름다움보다 기도할 수 있는 성상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최 수녀의 작품은 아이러니하게도 그 어떤 작품보다 아름답다. 그 다감한 표정들, 작품을 보는 것만으로도 자연스레 닮은 미소를 짓게 된다. 전시는 내년 1월 31일까지 주일과 공휴일을 제외하고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토요일은 오후 6시)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문의: 02-536-8641 윤하정 기자 monica@cpbc.co.kr윤하정2025.12.10

고운 글귀 깃든책으로의 여행추석 연휴 추천 도서길게는 열흘간의 추석 연휴다.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기도 하니 쉼의 한 자락은 책과 함께하면 어떨까. 특별히 고운 글귀가 깃든 책들로 골라봤다. 시편에 설레다 / 임미숙 수녀 / 바오로딸 독일 본대학교에서 시편으로 구약성서학 박사학위를 받은 임미숙(툿찡 포교 베데닉도수녀회) 수녀가 시편의 주요 본문을 풀이한 책이다. 히브리어로 ‘찬양의 책’이라는 뜻의 ‘시편’은 율법서나 예언서처럼 하느님께서 사람에게 말씀하시는 형식이 아니라, 사람이 하느님께 말씀드리는 책 또는 사람이 하느님에 관해 말하는 책이다. 임 수녀는 “시편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우리가 경험하는 온갖 감정의 흐름이 고스란히 담겨있다”며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하느님 앞에 서 있는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기에, 시편은 성경에서 가장 인간적이면서도 가장 신학적인 책”이라고 말한다. “시편 1편은 ‘행복하여라’라는 말로 시작하고 시편 2편은 ‘행복하여라’라는 말로 끝납니다. (중략) 시편 1편은 복된 사람의 모습을 보여주며 의로운 사람이 살아가야 할 길과 방향을 제시하고 있고, 시편 2편은 세상 사람들이 살아가야 할 길과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할 수 있겠습니다.”(15쪽) “우리 마음이 헝클어져 한 품은 괴물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하느님을 바라보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중략) 시편 22편의 시인처럼, 우리가 맞닥뜨리는 압도적인 절망의 순간마다 무한한 가능성이라는 역설 곧 ‘하느님’을 만나게 되기를 빕니다.”(110쪽) 성경 속 동물과 식물 / 허영엽 신부 / 가톨릭출판사 뱀·비둘기·낙타·어린양·말·무화과나무·포도·밀·올리브나무·가시나무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신앙인이라면 어렵지 않게 성경에 등장하는 동식물임을 알아챘을 것이다. 그런데 개구리·모기·귀뚜라미·하이에나·달팽이·합환채·오이·수박·헤나·박하 등이 등장하는 말씀도 쉽게 떠올릴 수 있을까? 서울대교구 허영엽(영성심리상담교육원 원장) 신부가 피조물 하나하나에 깃든 하느님의 창조질서를 한 권의 책에 실었다. 과거 가톨릭평화신문에 3년간 연재한 내용을 엮은 책의 개정판이다. 이 책에 소개된 동식물만 78종으로, 저자는 성지 순례를 거듭하며 축적한 현지 상황에 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각 동식물에 얽힌 역사적 배경과 문화적 상황을 설명하고, 성경에서 어떤 비유와 의미로 등장하는지 소개해 말씀의 이해를 돕는다. “‘너희가 먹을 수 있는 것은 각종 메뚜기와 각종 방아깨비, 각종 누리와 각종 귀뚜라미다.’(레위 11,22) 이 구절에서 귀뚜라미는 정결한 곤충으로 언급된다. (중략) 이스라엘 백성에게 이교도들과 어울리지 말라는 경고를 하시려는 것이었다.”(96쪽) “성경에서 이스라엘 백성이 시나이 광야에서 먹을 것이 없어 불평하며 원망하는 대목이 나온다. ‘우리가 이집트 땅에서 공짜로 먹던 생선이며, 오이와 수박과 부추와 파와 마늘이 생각나는구나.’(민수 11,5) (중략) ‘이집트 멜론’이라고 불리는데, 이집트 카이로 주변 나일강 홍수로 비옥해진 평야 지역에서는 현재 털이 있는 오이가 널리 재배되고 있다.”(243쪽) 허 신부는 “창세기는 하느님께서 하늘과 땅, 해와 달, 동물과 식물 등 인간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만드신 뒤, 흙으로 사람을 빚으셨다고 전한다”며 “성경에 나오는 동식물에 깃든 하느님의 섭리를 깨달아 가는 과정은 그야말로 ‘꽃송이보다 달콤한’ 시간”이라고 말했다. 가끔은 허당이어도 좋다 – 봉달이 신부의 행복 이야기 / 나봉균 신부 / 성바오로 「가끔은 미쳐도 좋다」에 이어 10년 만에 출간된 대전교구 나봉균(천안쌍용동본당 주임) 신부의 두 번째 에세이다. ‘봉달이’는 나 신부의 애착 별명이다. 누군가의 마음을 보이지 않게 품어 주고 위로를 담아내는 모습이 까만 봉다리(봉지)를 닮았다고 붙여졌다. 책에는 별명만큼 소박하고 일상적인, 하지만 꼭 품어야 할 소중한 성찰과 고백, 삶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기본적으로 깔려 있는 ‘자학’적이면서도 엉뚱한 유머감각은 책장을 넘기는 윤활유다. “세상 웬만큼 좀 살아봤다고 툭하면 지적질에다가 고집불통이다. 자기가 예수쯤 되는 줄 착각한다. 만일 그렇다면 정말 큰 병에 걸림 셈이다. 결코 사제는 예수가 아니다. 사제는 예수를 닮아야 할 평범한 또 하나의 신앙인일 뿐이다.”(24쪽) 나 신부는 “평범한 한 사제의 일상을 엿보면서 독자들이 한 번이라도 웃고, 마음이 따뜻해지고, 위로를 받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전했다. 이 아침 축복처럼 꽃비가 / 장영희 / 샘터 고 장영희(마리아) 교수의 마지막 산문집 「이 아침 축복처럼 꽃비가-장영희가 남긴 문학의 향기」의 개정판이다. 저자를 그리워하는 이들의 편지와 사진 등을 실어 유고집의 성격이 강했던 초판을 장 작가의 문장에 오롯이 집중할 수 있도록 편집했다. 1부 ‘삶은 작은 것들로 이루어졌네’에는 저자가 생전 각종 매체에 연재했던 칼럼 중 풍경과 사람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드러난 이야기를 모았고, 2부 ‘이 아침, 축복처럼 꽃비가’에는 평생 열정적으로 연구하고 가르쳤던 영미문학에 대한 글들을 실었다. “10월입니다. 오곡백과가 풍성함을 자랑하는 성취와 감사의 달입니다. 그런가 하면 자연이 또 한 번의 치열한 삶을 마감하며 순명으로 죽음을 준비하는 달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삶과 죽음이, 만족과 겸손이 공존하는 달입니다. (중략) 무엇보다 10월은 아쉬움의 달입니다. 올해만은 꼭 잘 살아봐야지, 굳게 마음먹었던 계획은 하루하루 버거운 살림살이에 이미 잊었는데, 인생 기차는 어느덧 또 하나의 정거장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233쪽) 편의점에서 잠깐 / 정호승 / 창비 정호승(프란치스코) 시인이 3년 만에 펴낸 시집이다. 50여 년 시를 길러낸 시인의 15번째 신작 시집으로, 125편의 사유가 실려 있다. 제목 ‘편의점에서 잠깐’처럼 낙엽·연필·순댓국·담배꽁초·현관문·점심·기도·숟가락 등 일상의 낯익은 모습을 매개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과 그 생에 깃든 진실을 이야기한다. 시인은 “더 이상 시를 못 쓰게 될 줄 알았으나 시를 쓰기 시작하자 말라버린 시의 샘에 조금씩 물이 고이기 시작했다”며 “사랑이 결핍되고 증오가 팽배한 이 시대에 이 시집이 마음에 필요한 수선화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윤하정 기자 monica@cpbc.co.kr윤하정2025.09.30

좌로 우로, 우왕좌왕, 이제 미래로![월간 꿈 CUM] 철학의 길 _ 동양 고전의 지혜와 성경 (7) 우리말 사전에 ‘갈팡질팡’이란 말은 순우리말로서 ‘어디로 갈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헤매는 모양’을 뜻합니다. 이와 유사한 사자성어가 ‘우왕좌왕’(右往左往)입니다. 갈팡질팡, 우왕좌왕하는 심리적 상태를 들여다보면 불안하기 때문이며, 윤리적 상태로 보면 책임을 지려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어디로 갈지 확실한 선택을 한다는 것은 무거운 책임이 뒤따르기 때문에 불안하고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선택의 책임 앞에서 스스로, 그리고 아무도 불안한 상태로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런 사이에 자신도 사회도 더 불안에 떨며 멍들어가게 됩니다. 아침 해를 바라보며 일어나 자기 자신과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나아갈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 불안은 책임 있는 행동을 할 때 오히려 극복되어집니다. 굶주림과 추위에 시달리는 백성을 보살필 책임을 짊어진 제나라 왕에게 맹자가 말합니다. “왕의 신하가 벗에게 처자식을 맡기고 초나라에 갔습니다. 그가 돌아와 보니 처자식이 굶주리고 추위에 떨고 있었습니다. 그 친구를 어찌하면 좋을까요?” 왕이 말하길 “절교해야 하지요.” 다시 맹자가 말했습니다. “만약 감옥에서 죄수 관리를 관장하는 관리가 직무를 다하지 못했다면 어찌해야 할까요?” 왕이 말하길 “그를 면직시켜야 합니다.” 맹자가 다시 말했습니다. “만약 나라 안이 다스려지지 않으면 어찌해야 할까요?” 왕은 좌우로 고개를 돌아보고 딴소리를 합니다.(왕고좌우이언타, 王顧左右而言他) 「맹자, 양혜왕 하」 굶주림과 추위에 시달리며 도탄에 빠진 백성을 나 몰라라 하는, 제나라 왕을 일깨우기 위해 맹자가 유도한 말입니다. 제나라 왕은 남의 허물은 잘 판단하면서 정작 자기 자신에 대해서는 ‘좌우로 고개를 돌리며 딴소리하면서’ 책임을 회피합니다. 책임을 져야 할 사람들이 책임을 지지 않고 아랫사람에게 미루는 일이 많습니다. 좌로 우로 고개를 돌리며 딴소리할 때 주변 사람들은 불안에 떨며 우왕좌왕, 갈팡질팡, 길을 선택하지 못하고 헤매게 됩니다. 우리가 사는 사회라는 얼굴은 항상 ‘좌로 갔다’ ‘우로 갔다’ 역할분담하며 역사를 반복하지만, 딴소리하고 책임을 지려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각자도생’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입니다. 사회가 진정 바라는 것은 좌와 우가 목적이 아니라 좌우가 화(和)해 길을 선택하고 책임감 있게 앞으로 나아가는 행동입니다. 그것을 위해 남의 얼굴만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얼굴을 먼저 볼 수 있도록, 자기방어가 아니라 자기반성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책임감 있게 헌신해야 합니다. 실존주의 철학자 키에르케고르는 ‘객관적 진리’보다 ‘주관적 진리’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머리로 아는 상식적 진리보다 자기가 직접 체험하여 얻은 진리가 참된 의미로 주어진다고 본 것입니다. 그래서 이론이 아닌 헌신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누구든지 내 뒤를 따르려면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마르 8,34)고 말했습니다. 자신을 버리고 십자가를 지고 따르라는 것은 주관적 진리로 들어오라는 것입니다. 십자가는 머리로 하는 것도 아니고, 누가 대신 짊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오직 자신이 짊어져야 합니다. 십자가! 그것은 책임이라는 무거운 짐을 짊어지는 것은 아닐까요? 그런 짐을 진 사람만이 참된 진리의 세계로 들어가 자신과 세상의 미래를 향해 달려갈 수 있습니다. 인간은 불안하기 때문에 책임을 미루고 우왕좌왕하지만, 책임 있는 행동을 해야 불안에서 벗어나 미래로 달려갈 수 있습니다. 글 _ 손은석 신부 (마르코, 대전교구 산성동본당 주임) 2006년 사제수품. 대전교구 이주사목부 전담사제를 지냈으며 서강대학교 대학원 철학과(동양철학전공)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소소하게 살다 소리 없이 죽고 싶은 사람 중 하나. 그러나 소리 없는 성령은 꼭 알아주시길 바라는 욕심쟁이다. cpbc2024.11.27

예수님 사랑 안에 매일 기도 다짐한 ‘예수 성심 수호대’성모마리아방문봉쇄수녀회 분원서 12일 성모마리아방문봉쇄수녀회 한국 분원에서 봉헌된 예수 성심 대축일 미사 중 예수 성심 수호대 서약식이 진행되고 있다. 17세기 ‘성 알라코크’, 환시 중 체험 예수 성심 전파·공적 신심으로 자리 19세기 ‘예수 성심 성월’ 정식 인가 예수 성심 성월을 맞아 예수 성심의 발원지인 성모마리아방문봉쇄수녀회 한국 분원에서 예수 성심에 대한 공경과 기도가 이어지고 있다. 경기도 연천에 위치한 성모마리아방문봉쇄수녀회 한국 분원(원장 율리안나 수녀)은 12일 예수 성심 대축일 미사를 봉헌했다. 미사에는 예수회 신부들을 비롯해 신자 100여 명이 함께하며 예수 성심의 사랑을 기념했다. 이날 미사에 참여한 이들은 전대사도 받았다. 한현배(예수회) 신부는 강론에서 “성녀 알라코크에게 주어진 메시지는 결국 성경 전체를 관통하는 예수님의 크고 자비로운 사랑을 드러내는 것”이라며 “어떤 죄인이라도 하느님께서는 품어 안고 함께하신다는 사실을 보여주신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예수 성심께 감사드리는 이유도 바로 그 사랑 때문”이라며 “많은 어려움이 있더라도 아버지 하느님께 마음을 내어놓고, 자신의 마음이 하느님의 마음으로 변화되도록 의탁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예수 성심을 전파한 성녀 마르가리타 마리아 알라코크의 소속 수녀회인 성모마리아방문봉쇄수녀회 한국 분원에서 12일 예수 성심 대축일 미사가 봉헌되고 있다. 예수 성심은 성모마리아방문봉쇄수녀회 소속 성녀 마르가리타 마리아 알라코크(1647~1690, 프랑스)가 예수 성심의 메시지를 받으면서 교회의 공적 신심으로 자리 잡았다. 성녀는 1673년 12월 27일부터 1675년 6월 16일까지 네 차례 환시 중 예수 성심 발현을 체험했다. 예수님은 환시에서 심장 모양의 불길을 꺼내 성녀의 가슴 속에 넣어주며 예수 성심의 전파 사명을 맡겼다. 예수 성심을 공경하고 다른 이에게도 권하는 모든 이에게 하느님 사랑을 부어줄 것을 약속하며, 축일 제정과 매월 첫 금요일 신심, 성시간 장려를 당부했다. 복자 비오 9세 교황은 1856년 예수 성심 축일을 전 세계 축일로 확대했고, 1873년 예수 성심 성월을 정식 인가했다. 성녀는 1920년 5월 13일 베네딕토 15세 교황에 의해 시성됐다. 이 신심은 예수님의 희생과 사랑에 감사하는 데서 나아가 그 사랑에 응답하는 차원까지 이른다. 응답하다 보면 그리스도와 인격적 관계를 맺게 되고 결국 더 큰 사랑과 위로를 받게 된다고 알려져 있다. 12일 성모마리아방문봉쇄수녀회 한국 분원에서 봉헌된 예수 성심 대축일 미사 중 예수 성심 수호대 서약식이 진행되고 있다. 방문수녀회는 성녀에게 전해진 메시지를 이어받아 전 세계 수녀들이 매월 첫 금요일에 성체조배를 하고, 매일 정해진 기도 시간 외 1시간 30분씩 묵상한다. 창에 찔린 예수님 마음을 위로하고 세상 사람들이 하느님께 다가가도록 지향을 둔다. 콜롬비아에 모원을 두고 있는 방문수녀회는 한국에 2005년 진출해 현재 2명의 한국 유기서원자 포함 8명이 함께 살고 있다. 수녀원 담장 안에서는 봉쇄 수녀들의 기도로, 밖에서는 예수회원들의 활동으로 신심이 전파되고 있다. 1863년에는 ‘예수 성심 수호대’가 결성됐고, 이듬해 비오 9세 교황은 이 단체를 공식 인준하면서 자신을 첫 번째 회원으로 봉헌했다. 이날 미사에서도 신자 8명이 예수 성심 수호대 서약식을 통해 새 회원이 됐다. 회원들은 하루 중 자신이 정한 한 시간 동안 예수 성심 안에서 온 마음을 다해 기도하며 창에 찔린 예수님의 아픔을 위로한다. 현재 한국에는 250명 넘는 수호대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분원장 율리안나 수녀는 “예수 성심께서 여러분 마음에 넘치는 사랑을 가득히 내려주시길 기도하고, 그 사랑 안에서 기쁘고 힘찬 하루하루 보내길 바란다”며 “저희도 각자 지닌 기도 지향을 열심히 봉헌하겠다”고 약속했다. 박민규 기자 mk@cpbc.co.kr박민규2026.06.17

속(內) 천불(千佛)나시는 예수님 [월간 꿈CUM] 인생의 길 로마 라테라노 대성당(San Giovanni in Laterano, 라테라노의 성 요한 대성당) 우리말에 “속이 천불난다!”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이 말의 본뜻은 “속(內) 안에서 천불(千佛), 아주 많은 부처가 나온다”는 뜻입니다. 그토록 많은 부처님이 필요할 정도로 화가 나고 속이 상한다는 뜻입니다. 누군가로부터 심한 모멸감을 느끼는 말을 들었을 때, 상대방이 자신을 무시하는 행동이나 말을 했을 때, 오랫동안 계획했던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 이럴 때 우리는 속이 타들어간다는 의미에서 ‘속 천불난다!’고 합니다. 그런데 요즈음 예수님도 속(內)이 천불(千佛)난다고 하십니다. 왠지 아십니까? 신자들이 주일미사 밥 먹듯이 빠지고, 기도는 하루에 10분도 하지 않고, 성당에서는 걸핏하면 패를 갈라 싸우고, 만나면 시기하고 질투하고 증오하고 미워하는 모습을 보시면, 더 나아가 신자들이 세속의 향락과 쾌락에 빠져 허덕이는 모습을 보시면 정말이지 예수님 속이 천불나지 않겠습니까? 아니 천불(千佛)이 아니라 만불(萬佛)도 날 것입니다. 성경에 보면,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이 세상에 오신 이유를 이렇게 밝히십니다. “나는 세상에 불을 지르러 왔다. 그 불이 이미 타올랐으면 얼마나 좋으랴? 내가 받아야 하는 세례가 있다. 이 일이 다 이루어질 때까지 내가 얼마나 짓눌릴 것인가? 내가 세상에 평화를 주러 왔다고 생각하느냐? 아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오히려 분열을 일으키러 왔다.”(루카 12,49-51) 언뜻 들으면,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내용입니다. 평화 자체이신 예수님께서 평화를 주러 오신 것이 아니라 이 세상에 불을 지르러, 이 세상에 분열을 일으키러 왔다고 하시니 말입니다. 사실 당시 메시아가 오시기를 간절히 기대했던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메시아는 평화를 주시는 분으로 선포되어 왔었고, 그래서 메시아는 바로 ‘평화의 사도’였습니다. 다시 말해서, 예수 그리스도는 곧 ‘평화의 왕’이며, 그분의 탄생은 세상 사람들에게 평화를 가져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놀랍게도 당신 자신을 세상에 불을 지르러 온 방화자로, 나아가 세상에 분열을 일으키러 온 전쟁 방조자로 표현하고 계십니다. “나는 세상에 불을 지르러 왔다.”(루카 12,49)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예수님께서 이 세상에 가져오시는 불은, 미움 가득한 세상을 태워버리는 분노의 불이 결코 아닙니다. 복수와 증오의 불이 결코 아닙니다. 수많은 인간에게 고통과 비참함을 겪게 하는 그런 불 또한 아닙니다.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불, 우리에게 주시고자 하시는 그 불은 바로 세상을 정화하는 하느님의 능력입니다. 이 불은 타락한 인간들의 오만함과 불손함을 불사르고, 하느님의 거룩하심과 그분의 초자연적인 권능을 드러내는 불인 것입니다. 따라서 예수님은 하느님 아버지의 불을 세상에 가져오는 정의로운 불의 전달자이십니다. 예수님의 근본적인 사명은 바로 묵은 이스라엘 백성을 정화하고, 나아가 타락하고 썩어빠진 이 세상과 우리 자신을 정화하는 데 있습니다. 불은 다름 아닌 예수님 자신이십니다. 예수님은 쾌락과 물질로 타락한 이 세상을 새롭게 만드는 정의와 심판의 불이시며, 온갖 유혹에 빠져 시기와 질투, 미움과 증오로 가득한 우리의 마음을 남김없이 태우시는 사랑과 정화의 불이십니다. 우리는 타락한 세상과 죄로 물든 우리의 마음을 태우는 이 정화의 불길 앞에서 삶의 방향을 어떻게 잡을 것이냐를 분명하게 결정해야 합니다. 다시 말해서, 하느님의 위대한 사랑과 정의의 불 앞에서, 우리는 매 순간 하느님의 편에 설 것인가? 아니면 그 반대편에 설 것인가를 분명하게 결단해야 합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가족들 간에도, 이웃들 간에도 만남과 충돌의 분기점이 되실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이 중대한 삶의 분기점에서 우물쭈물하거나, 이것도 저것도 아닌 우유부단한 태도는 결코 용납될 수 없습니다. 예수님께서 제시하신 근본적 가치에 대한 선택이 엇갈릴 때, 분열은 필연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예수님 말씀을 선과 악, 진실과 거짓을 가려내는 마지막 척도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다른 종류의 가치와 판단의 척도를 가진 사람들과 대립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따라서 예수님 말씀을 따르는 우리는, 복음과 일치되지 않는 사상체계나 정치적, 사회적 관습, 그리고 쾌락과 물질적 타락에 빠진 이 세상의 악에 대항해서 싸워야 합니다. 아직도 우리에게는 스스로 태워야 할 것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정작 우리는 무엇을 태웠고, 무엇을 태우고 있습니까? 진정 우리 마음속에는 어떤 불이 타오르고 있습니까? 예수님께서 주신 사랑과 정의의 불입니까? 세속적인 쾌락과 욕망의 불입니까? 예수님께서 주시는 사랑과 정의의 불로 아직도 마음속에 남아 있는 미움과 증오, 탐욕과 교만, 시기와 질투를 모두 태워버립시다! 하나도남김없이 재가 될 때까지 깨끗이 태워버립시다! 글 _ 이창영 신부 (바오로, 대구대교구) 1991년 사제 서품. 이탈리아 로마 라테란대학교 대학원에서 윤리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사무국장과 매일신문사 사장, 가톨릭신문사 사장, 대구대교구 경산본당, 만촌1동본당 주임, 대구가톨릭요양원 원장, 대구대교구 대외협력본부장을 지냈다.cpbc2026.08.29

재활용 옷가게 '소금창고' 운영하는 김경순, 이주희씨봉사지기 10년, 아름다운 신앙 동반자 주님을 향한 신앙 여정에 아름다운 동반자가 되어 서로 끌어주고 밀어주는 친구가 있다. 서울 성동구 금호동에서 옷가게 '소금창고'를 운영하는 김경순(마리아 막달레나, 62)ㆍ이주희(후안 디에고, 62)씨다. 초등학교 동창이기도 한 이들은 주님 앞에 "영ㆍ물적으로 가난한 이들을 돕겠다"는 다짐을 하고 10년이 넘는 세월 변함없이 주님 종으로 살고 있다. 신앙의 동반자를 만나러 소금창고를 찾았다. #벼랑 끝에서 만난 주님 "창고에 쌓인 소금을 퍼줄수록 더 많은 소금이 들어오니 주님의 섭리 아니겠습니까." 스스로를 하느님의 소금창고 창고지기라고 말하는 김경순ㆍ이주희씨는 "호스피스 환자를 돕기 위해 옷가지를 모으던 게 쌓여 재활용 옷가게를 만들었다"며 "누군가 물품을 기증하면, 꼭 필요한 이들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김씨와 이씨는 서울의료원에서 호스피스 봉사와 무연고자를 위한 상장례 봉사 등을 하고 있다. 각종 물품을 지원받아 도움이 필요한 이에게 건네는 활동도 한다. 함께 봉사하기를 10년, 봉사는 시련과 주님이 맺어 준 만남 속에서 시작됐다. 이씨는 "1998년 사업이 망하고 가정도 깨져 거리에서 노숙자 생활을 했다"며 "사면초가 상황에서 하늘만 보고 한숨만 쉬었다"고 털어놨다. 당시 그는 김씨에게 빌린 돈이 있었는데 돈을 갚지 못해 연락도 하지 못했다. 김씨 역시 경제적 상황은 비슷했다. 젊은 시절 남편과 사별하고 병고에 시달리면서 신앙적 깨달음을 얻은 김씨는 웨딩숍을 운영해 큰 돈을 벌었다. 하지만 돈이 주님의 것이라고 생각해 아낌없이 내어주다 보니 사업도 흔들렸다. 기도 중에 재물이 주님의 것이라는 것을 다시 깨달았다. 대희년을 앞두고 채무자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돈 때문에 미워한 것을 용서해 달라, 안 갚아도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친구 이씨와는 연락이 닿지 않아 늘 마음에 걸렸던 터다. 당시 이씨는 세례를 받고 지방의 한 양로원에서 봉사하고 있었다. 이씨는 "하늘을 보고 문득 '내가 의지할 곳은 주님뿐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 길로 성당을 다녀 세례를 받고 봉사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봉사를 시작한 지 3년 후, 마음에서 세상에 대한 집착이 사라졌다. 마침 친구 김씨 축일이라 축하 전화를 걸었다. 전화를 받은 김씨는 "돈 때문에 잃어버린 친구를 하느님이 세례까지 주어 연락이 닿게 해주셨구나"하고 기뻐했다. 그들의 봉사는 그렇게 시작됐다. #주님 향한 여정의 동반자 "이 친구는 기관차이고 저는 객차입니다." 이주희씨는 김경순씨를 자신을 끌어주는 '기관차' '인생의 내비게이션'이라고 표현했다. 김씨 말만 들으면 주님 향한 여정에서 벗어날 일이 없다는 것이다. 이씨는 김씨를 따라 성경공부를 다니고 호스피스 등 각종 봉사를 다니며 주님께 한 발 한 발 다가가고 있다. 평일 봉사로 서울의료원(구 강남병원) 호스피스팀 시작의 주춧돌도 놨다. 노숙자, 무연고자가 많은 시립병원 특성상 봉사가 쉬울 리 없었다. 김씨는 "병원에서는 무연고자나 난동을 피우는 환자가 있을 때마다 우리를 불렀다"며 "얼마나 사랑과 관심을 받고 싶으면 아픈데도 소동을 피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임종을 앞둔 이들의 소원 들어주기 프로그램도 시작했다. 바다가 보고 싶다는 이들을 바다로 데려다 줬고, 꼭 보고 싶은 이가 있다면 그 사람을 찾아 백방으로 다녔다. 김씨는 "임종을 앞둔 환자의 아들이 경제적 이유로 결혼식을 치르지 못한 적이 있었다"며 "의식이 없는 환자가 세상을 떠나지 못하는 이유가 자녀 결혼 때문이라는 생각에 조촐한 결혼식을 병원에서 열어주었다"고 말했다. 기적이었을까, 환자는 결혼식 중 눈을 떠 기뻐했다. 그리고 다음날 새벽 평온한 얼굴로 주님 품에 안겼다. 떠나는 환자들을 마지막까지 함께 지키고자 두 사람은 상장례지도사 자격증도 취득했다. 비난도 따랐다. 주변 이들이 "왜 게으른 노숙자를 돕느냐"며 냉소적 반응을 보였다. 돈 버는 것도 없이 봉사만 하는 이씨를 보고 자녀들도 우려했다. 이씨는 "장성한 두 딸이 '아버지가 사업 실패로 이제 정신 나갔다'며 걱정을 했었다"고 했다. 하지만 딸들은 나이가 들며 아버지를 이해하고 든든한 후원자가 됐다. 두 딸은 "예수님 발바닥이 되어 낮은 곳에서 일해 달라"며 수입의 십일조를 아버지께 드리고 있다. 김씨 자녀도 그의 든든한 후원자다. 이씨는 작은 소망이 있다고 했다. 그는 "부부냐는 오해도 많이 들었지만, 남은 삶 인생의 동반자가 되고 싶다"고 했다. 듣던 김씨는 "난 이미 하느님과 결혼했다. 다음 생에 해줄게"라며 받아넘겼다. 말을 주고 받던 두 신앙인은 "하느님께서 이끄시는 데로 가는데 어떻게 계획을 세우겠느냐"고 웃었다. "주님 향한 여정이 끝나는 날까지 계속해서 영ㆍ물적으로 가난한 이들을 위해 살아야죠. 앞날은 주님만이 아시죠." 백영민 기자 heelen@pbc.co.kr조은일2013.07.02
![[부활특집] 새 생명 품은 흙에서 부활을 일구다](//cpbc.co.kr/CMS/newspaper/2013/03/rc/445147_1.1_titleImage_1.jpg)
[부활특집] 새 생명 품은 흙에서 부활을 일구다 생명의 흙- 천주교 농부학교 생명농업 실습현장에서 "나의 아버지는 농부이시다"(요한 15,1)는 성경구절처럼, 하느님을 따라 농부가 될 준비를 하는 예비 농사꾼들이 있다. 이들은 흙에서 새 삶의 부활을 기대한다. 왜 농부일까? 이들은 한결같이 "생명이신 주님 뜻에 따라 살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땅을 일구는 농부의 삶을 통해 자연에서 하느님 모습을 보고 배우고 느끼며 살고 싶다는 것이다. 서울대교구 우리농운동본부(본부장 조해붕 신부)가 주관하는 귀농학교인 천주교 농부학교 제8기 학생 30여 명은 화창한 주말인 16일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화정동 서울 우리농 실습농장에서 농사 준비를 하느라 구슬땀을 흘렸다. 이들이 흙에서 발견한 것은 생명이었다.봄 햇빛을 받은 새싹들이 흙 속에서 깨알 같은 얼굴을 내밀고 있다.#생명을 품고 부활하는 흙 농부학교 학생들은 3월 초부터 매주 두 차례 이론수업만 받다 이날 처음 들판에 나왔다. 목장갑을 끼고, 삽과 곡괭이를 들었다. 화정동 134번지에 있는 1752㎡ 실습장은 봄이 완연했다. 그동안 쌀쌀했던 낮 기온이 이날은 섭씨 13도를 넘었고, 햇살마저 눈부셨다. 점퍼를 입은 예비 농부들이 소매를 걷기 시작했다. 초보 농사꾼들을 불러 모은 이 땅은 서울 우리농이 물류센터를 지으려고 매입했다가 계획이 바뀌는 바람에 빈땅으로 남은 곳이다. 얼마 전까지 인근 화정동본당 신자들이 주말농장으로 이용했다. 농부학교 학생들은 남녀노소 불문하고 솜씨는 어설펐지만 땀을 흘려가며 곡괭이질을 했다. 주말농장이었지만 큰 돌과 자갈이 많아 일일이 골라내야 했다. 건축 폐기물과 쓰레기도 많았다. 겨우내 흙 속에 숨어 있다가 봄 햇살을 받고 올라온 시금치를 뽑는 일은 여성들 몫이었다. 농부학교 1기 출신 정지양(베드로, 농부학교 전 운영위원장)씨와 송인섭(안드레아) 운영위원장 등 선배들이 초보 농사꾼 멘토를 자청하고 나섰다. 이날 담당교사로 나선 박정국(마르티노, 5기)씨가 "학생들에게 개인 텃밭을 분양하고, 동문을 위한 공동작물도 심을 계획"이라고 하자 학생들은 자신의 텃밭이 생긴다는 기쁨에 힘 든 줄도 모르고 구슬땀을 흘렸다. 얼마 시간이 지나자 초보 농사꾼들이 "허리가 아프다" "팔이 아프다"며 엄살을 떨었다. 선배들은 "한 번에 힘 다 쓰지 말고 여유를 가지세요"하고 후배들을 다독였다. 이날 하이라이트는 점심시간. 하늘ㆍ땅ㆍ똥ㆍ호미 등 모둠별로 자리를 펴고 앉은 이들은 각자 싸온 김밥과 주먹밥, 고추장 비빔밥, 나물 등을 나누며 즐겁게 식사했다. 삼겹살을 굽는 모둠도 눈에 띄었다. 이들은 "이런 게 오병이어 기적이 아니겠느냐"며 웃음 지었다. 들판 식사에 농주(農酒)인 막걸리가 빠질 리 없다. 시원한 막걸리가 몇 순배 도니 들녘 농부 모습이 따로 없다. 8기 수강생 김홍진(서울 쑥고개본당 주임) 신부는 "땅은 세상의 모든 더러움까지 겸손하게 품으면서 새로운 생명을 낳는다"며 "땅을 일구는 농부들 마음속에서 하느님 뜻을 읽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종대(시메온, 64, 서울 당산동본당)씨는 "농사를 지어본 적이 없어 이번 농사실습이 첫 농사인 셈"이라며 "겨울을 이겨내고 올라온 쑥과 풀을 보니 하느님이 주신 생명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 절로 든다"고 소감을 밝혔다. #흙의 넉넉함을 배워야 하느님은 인간을 창조하시기 전에 흙(땅)을 먼저 만드셨다. 흙에서 나온 인간은 죽으면 흙으로 돌아간다. "너는 흙에서 나왔으니 흙으로 돌아갈 때까지 얼굴에 땀을 흘려야 양식을 먹을 수 있으리. 너는 먼지이니 먼지로 돌아가리라"(창세 3,19). 황창연(성 필립보 생태마을 관장) 신부는 환경에세이집 「북극곰 어디로 가야 하나」에서 "흙으로 돌아가야 한다. 흙의 부드러움, 따뜻함을 느끼고 만물을 길러 내는 흙의 넉넉함을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또 하느님이 공짜로 주신 땅을 사고팔기 시작하면서 땅값이 오르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에 인간이 삶의 여유를 잃었다고 지적했다. 황 신부는 "심리학자들이 일주일에 한 번도 흙을 밟지 않는 사람들 정신을 분석한 결과, 50% 정도가 이상 증세를 보였다"며 흙이 인간의 정신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강조했다. 겨울 매서운 추위에 웅크리며 사순(?)을 보낸 흙은 부활 즈음에 기지개를 켠다. 햇살과 바람이 따듯해질 이 무렵이면 '예수님 부활을 축하하듯' 땅속에 있던 생명도 몸을 일으킨다. 키 작은 잔디와 이끼들이 먼저 깨어 '부활의 기쁨'을 노래하면, 뒤 이어 매화와 개나리, 벚꽃 등 봄꽃이 추임새를 넣는다. 시인 안도현은 "제비떼가 날아오면 봄이라고 함부로 말하는 사람은 (…) 이 들판에 나오너라. 여기 사는 흙 묻은 손들을 보아라. 영차 어기영차 끝끝내 놓치지 않고 움켜쥔 일하는 손들이 끌어당기는 봄을 보아라"('봄')하고 농부의 손을 예찬했다. 봄은 거저 오는 게 아니다. 농부들이 들에 나와 흙 묻은 손으로 당겨오는 것이다. 흙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다. 흙은 생명이다. 이힘 기자 lensman@pbc.co.kr조은일2013.03.27
![[출판] 이달의 교계 잡지- 2월](//cpbc.co.kr/CMS/newspaper/2013/01/rc/439527_1.1_titleImage_1.jpg)
[출판] 이달의 교계 잡지- 2월 ▨가톨릭 디다케 특집으로 '사순묵상/교리교안'을 다루며 △사진으로 묵상하는 주일학교 교사의 사순 △사순 시기, 예수님의 사랑! △한 뼘 더 자란 신앙의 키 등을 실었다. '백점짜리 교사 만점짜리 엄마'에서는 스마트폰에 빠진 6학년 남자아이를 둔 부모의 고민과 해결책을 들어봤다. '우리 교사회 자랑'에서는 대구대교구 평화본당 주일학교 교사회를 소개했다.(서울대교구 청소년국/3500원) ▨가톨릭 비타꼰 가르멜 수도회 영성을 특집으로 소개하며 수도회 영성의 전통과 네 가지 영적 단계를 설명했다. 지적장애인들과 함께한 해외문화탐방 동행취재기가 눈길을 끌며, 비타꼰 화랑에서는 서울대교구 가톨릭사진가회 부회장 문수영(토마스)씨 사진과 묵상을 실었다. 가톨릭 신앙유산 기행에서는 이스라엘 시온산을 소개했다.(마리아의 아들 수도회/4000원) ▨경향잡지 아시아주교회의연합회(FABC) 소식에서는 '한국 주교, 베트남전쟁 범죄에 대하여 사과하다'를 실었고 '세상 속 신앙 읽기'에서는 상처 받은 신자, 상처 입은 사목자를 다뤘다. '경향 돋보기'에서는 대선 이후의 진정한 민주화를 주제로 △조화로운 민주화를 향한 단상 △경제민주화 없으면 양극화 해소도 없다 △이제는 사회민주화를 이룩해야 한다 등을 게재했다.(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3300원) ▨교회와 역사 번역논저에서는 한국교회사연구소가 소장하고 있는 한문본 「성 요셉 성월」의 해제를 실었다. 「성 요셉 성월」은 북경교구장이던 들라플라스 주교가 성 요셉 성월인 3월에 요셉 성인 덕을 기리고자 1872년 북경에서 간행한 신심서적이다. '사목 서한으로 읽는 한국교회사'에서는 정규하ㆍ르 메르 신부의 서한을 각각 소개하며 19세기 말~20세기 초 한국교회사를 살폈다.(한국교회사연구소/3000원) ▨그물 사순특집으로 이해인 수녀의 가상칠언 묵상시 3편을 실었다. 이와 함께 지난해 성 금요일 교황 베네딕토 16세 주례로 로마 콜로세움에서 거행된 십자가의 길 기도의 기도 묵상글을 쓴 포콜라레 회원 부부의 '가정 십자가의 길 기도'를 소개했다. '종교 간 대화'에서는 신정훈(가톨릭대 교수) 신부가 다종교 사회에서의 그리스도인의 증거에 관해 썼다.(마리아사업회/3000원) ▨레지오 마리애 레지오 영성에서는 △성모 마리아의 정신으로(조환길) △교회를 사랑합시다(맥그리거/하성환) △성모님을 닮아 '좋은 땅'이 됩시다(손희송) △새로운 천년기의 거대한 도전(디아르무르/이재호)을 실었다. '걷고 기도하고 사랑하라!'에선 마산교구 순교자 묘지를 순례했고 '공의회 문헌 풀어보기'에서는 일치교령을 해설했다.(한국레지오마리애협의회/비매품) ▨말씀지기 '아침뜨락'에서는 멕시코에서 사목하는 최강(한국외방선교회) 신부 글 '웰빙을 원하세요?'를 실었고, 영성 에세이로는 △주님의 영광을 누리도록 창조된 인간 △자비와 용서를 베푸시는 주님께 영광을 등을 게재했다. 묵상 시는 김요한 시인이 맡았다. 이와 함께 연중 제3주간부터 사순 제2주간 복음과 독서 말씀을 영한대역으로 실었다.(가톨릭출판사/3000원) ▨사목정보 미래사목 대안에서는 △2040 세대를 위한 교회 모델(현정수) △다원종교시대, 신앙의 부흥(김혜경) △신앙 대물림의 지혜(이영춘)를 게재했다. 시론에서는 '박 당선자의 콤플렉스를 극복하는 무지개꿈'(이순성)을 게재했다. 특집으로는 '착한 소비로 자라나는 공동선'을 주제로 △우리 사회 소비의 불편한 진실 △공정무역과 윤리적 소비 등을 다뤘다.(미래사목연구소/1만 원) ▨생활성서 '아버지라는 이름'을 특집주제로 선정해 △아버지 딸의 아버지 기억(조영주) △그 비틀거림마저도 사랑합니다(이창근) △이 시대 아버지들에게 고함(권혁주) 등을 실었다. '만나고 싶었습니다'에서는 탤런트 서현진(가브리엘라)씨를 만나 인터뷰했고 '특별기획-유럽 성모발현지를 가다'에서는 포르투갈 파티마 성모성지를 소개했다.(생활성서사/3900원) ▨성서와 함께 신앙의 해를 맞아 '신앙생활, 잘하고 있습니까?'를 주제로 특별좌담을 마련, 20대부터 60대까지 신자와 사목자들 이야기를 들으며 우리 신앙 생활의 현주소를 살펴봤다. '복음 속 풍습과 친해지기'에서는 단식에 관해 알아봤고 '배워봅시다, 성경의 언어'에서는 히브리어 자음의 이름과 표기, 발음기호 등을 소개했다.(성서와함께/3000원) ▨소년 봄 방학 특집으로 동생과 함께 읽는 그림 동화 '나는 곰 친구가 있어요'를 실었다. '예수님이 살던 곳'에서는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고 걸으셨던 예루살렘 십자가의 길을 안내했고, 부모님과 함께 보는 영화에서는 뮤지컬을 소재로 한 영화 '마이 리틀 히어로'를 추천했다. '순교로 빛을 밝힌 성인 이야기' 만화에서는 성녀 김성임 마르타를 소개했다.(가톨릭출판사/4000원) ▨야곱의 우물 '공의회를 사는 사람들'에서는 올바른 성(性)과 생명문화 확산에 힘쓰고 있는 이광호(베네딕토)씨를 만나 우리 아이들에게 알려줘야 할 생명문화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표정이 있는 풍경'에선 광주대교구 해남본당 김양회 신부의 사진과 글을 실었다. '이슬람 이야기'에선 무슬림들의 꾸란에 관해 알아봤다.(바오로딸/2800원) ▨참 소중한 당신 '아름다운 사람들'에서는 엄마 리더십으로 감동의 야구를 선사한 삼성 라이온즈 김인(루도비코) 사장의 삶과 신앙을 소개했다. 특집으로는 '불통? 화통! 소통^^'을 주제로 △사랑은 이웃에게 악을 저지르지 않습니다(김기경) △자식과의 소통, 어렵지 않아요(류태선) △학교 생활이 고달프냐고요?(박태순) △아~옛날이여!(배용우)를 실었다.(사단법인 미션/3000원) 박수정 기자조은일2013.01.29

"자전거는 타야 재밌지 메고 가면 힘들어"'신앙의 해- 뿌리 깊은 나무가 되어' 공동기획한 서울대교구 사목국장 손희송 신부 "신앙은 '기쁨'입니다. 신앙은 하느님께서 주시지만, 그것을 받아 키우는 것은 우리 몫입니다." 평화신문과 '신앙의 해- 뿌리 깊은 나무가 되어'를 공동기획한 서울대교구 사목국장 손희송 신부는 "이번 기획은 그리스도인들이 신앙생활의 기쁨을 재발견할 수 있도록 신앙의 기초체력을 길러주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손 신부는 "하느님 선물인 신앙을 키우려면 신자들이 하느님 말씀을 듣고 기도하는 등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앙에도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신앙을 자전거 타기에 비유한 손 신부는 "자전거를 타지 않고 어깨에 메고 다닌다면 힘이 든다"며 "하지만 타는 법을 배우면 자전거 타는 기쁨을 만끽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앙의 해는 그러한 기쁨을 누리기 위해 기초체력을 튼튼히 하는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신앙의 해 공동기획에 바라는 점은 "신앙의 해 취지가 널리 알려졌으면 한다. 또한 신앙의 맛과 기쁨을 전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아울러 신앙의 해가 일회성 이벤트에 지나지 않기를 바란다. 신앙은 기쁨이자 하느님 선물이다. 신앙의 기쁨을 누리려면 하느님 부르심에 응답해야 한다. 좋은 사람을 만나면 만남 자체만으로도 기쁘다. 우리는 좋으신 하느님을 만날 때 매우 기쁘다. 순교자들은 신앙을 제대로 알고 살았기에 기쁘게 순교의 칼을 받았다. 신앙의 기쁨을 느끼려면 우리에게 손 내미시는 하느님께 우리도 손을 내밀어야 한다. 미사에 참례하고 돌아가는 신자들 표정에 기쁨이 묻어나야 한다." ▶서울대교구는 말씀ㆍ기도ㆍ교회 가르침ㆍ미사ㆍ사랑나눔 등 5가지 신앙의 해 표어를 정했다. 선정 배경과 취지는 "서울대교구뿐만 아니라 한국교회의 위기는 '허약한 신앙'에 있다. 예비신자가 있지만 그만큼 냉담교우가 생긴다. 위험신호다. 바오로 사도는 '믿음은 들음에서 오고, 들음은 그리스도의 말씀으로 이루어진다'(로마 10,17)고 말했다. 그래서 첫 표어를 말씀으로 정했다. 기도는 그 다음이다. 또한 하느님 뜻은 교회를 통해 분명히 드러나기에 교회 가르침도 중요하다. 요즘 신자들은 교회 가르침까지도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배척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교회의 공적 가르침은 하느님 뜻이고, 성령의 도우심으로 이뤄졌다. 교회 가르침에 충실히 따라야 한다. 미사는 공동체성을 드러내 준다. 교회의 핵심이 미사다. '하나가 되자'는 것이 우리 신앙이다. 모든 신앙은 열매를 맺어야 한다. 바로 사랑 실천이다. 이냐시오 성인은 '신앙은 시작이요, 사랑은 마침'이라 했고, 야고보 사도는 '행동 없는 믿음은 죽은 믿음'이라고 했다." ▶현대 신앙인들의 신앙적 토대가 점점 약해지는 이유를 어디에서 찾아야 하나 "예전보다 기도를 안 한다. 옛 신자들은 가족과 함께 조과ㆍ만과(아침ㆍ저녁기도)를 바쳤다. 성경공부를 하는 이들도 전체의 10%도 안 될 것이다. 신자로서 꼭 해야 하는 말씀공부와 기도를 안 하는데 신앙적 토대가 튼튼할 리 없다. 교회 외적 요인도 가볍게 볼 수 없다. 학생들은 성적, 어른들은 돈을 하느님 위에 둔다. 돈이 하느님 자리를 차지했으니 신앙이 약해지는 것이다. 돈을 절대화하는 풍토가 문제다. 나 자신을 절대기준으로 삼는 이기주의와 개인주의도 우려스럽다. 우정이 깊어지려면 친구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도와주며 함께 이겨내야 한다. 신앙도 마찬가지다. 함께 노력하지 않으면 약해진다." ▶한국교회에도 유럽교회화 돼가는 징후가 보인다는 지적이 있는데 "세속화를 경계해야 한다. 교회 공동체 모습은 세상과는 달라야 한다. 교회 안에서 세속적 판단기준이 통하기 시작하면 교회는 변질되고, 복음은 약화될 수밖에 없다. 한 예로 교회 봉사직에 명예, 재력, 학력을 내세우면 세상과 다른 게 무엇인가. 입교한 지 얼마 안 돼 냉담하는 사람 중에는 그런 모습에 실망하고 돌아선 경우가 많다. 순교자 중에 황일광(시몬, 1757~1802)이라는 백정이 있다. 그는 천국이 두 곳이라고 했다. 하나는 죽어서 갈 곳이고, 또 하나는 바로 여기라고 했다. 하느님을 만난 양반들이 천민 백정을 한 형제로 따뜻하게 대해줬기 때문이다. 교회가 천국 분위기를 느낄 수 있게 해줘야 한다." ▶신앙의 해가 18일로 100일을 맞았다.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 "신앙의 해를 열심히 살아가는 본당이 많지만 그렇지 않은 본당도 있다. 본당에서 신앙의 해 프로그램을 신앙의 기쁨을 얻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으면 한다. 신자들이 신앙과 공동체 생활의 기쁨을 느낄 수 있도록 사목자들이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사목자들 관심과 호응이 성패의 관건이다. 이번 공동기획이 교회 공동체에 동기와 활력을 불어넣어주길 기대한다." 이힘 기자 lensman@pbc.co.kr황병훈2013.0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