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문화산책]<23> 영화(5)더 헌트 -뒤틀린 소통의 관계`](//cpbc.co.kr/CMS/newspaper/2013/06/rc/460169_1.1_titleImage_1.jpg)
[가톨릭문화산책] 영화(5)더 헌트 -뒤틀린 소통의 관계`군중 심리에 가려진 '진실' 알아보는 헤안 필요 더 헌트(2012, 덴마크) 감독 : 토마스 빈터베르그 상영 시간 : 115분 장르 : 드라마(15세 관람가) 인간은 끊임없이 소통한다. 한순간도 소통하지 않고는 살 수 없다. 침묵도 하나의 언어로 뭔가를 계속 소통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구두로, 몸의 언어로 소통하며 이웃과의 관계, 공동사회 전반과 관계를 맺으며 관계에 생명력을 부여한다. 소통이 없는 관계는 이미 생명을 포기한 관계이며 죽은 집단의 사회다. 살아있는 소통은 상대방을 읽어내는 것이자 건네지는 말에 대한 경청이다. 소통은 상대방을 인식하고 신뢰하는 타자 중심의 관계를 형성케 한다. 이것이 진정성을 동반하는 소통이며 생명을 살리는 소통이다. 사랑에 메말랐던 어린 아이의 즉흥적 거짓말이 한 사람을 이웃으로부터 매장시키는 '뒤틀린 소통'의 관계를 다룬 영화 '더 헌트' 속으로 들어가 보자. #줄거리 이혼 후, 고향으로 내려온 유치원 교사 루카스는 새 여자 친구를 사귀며 아들 마커스와 함께하는 행복한 삶을 꿈꾼다. 그러던 어느 날 루카스의 친구 딸 클라라의 사소한 거짓말이 들불처럼 소문으로 번지며 루카스는 유치원 원장과 마을사람들로부터 의심과 함께 누명을 뒤집어쓴다. 그것도 아동 성추행이라는 누명이었다. 루카스는 마을 사람들의 눈총과 집단 따돌림, 폭력을 견뎌내며 자신의 삶을 지키기 위한 외로운 싸움을 시작한다. #아이들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신화 루카스는 유치원 교사다. 원생들과 허물없이 놀아주고 대소변까지 닦아주는 이성적이고 따뜻한 감성을 지닌 균형 잡힌 사람이다. 루카스의 절친한 친구 테오의 다섯 살 된 딸 클라라는 부부싸움이 잦은 가정에서 보살핌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외롭게 지낸다. 자기 생각에 자주 몰두하는 상상력이 풍부한 클라라는 가끔씩 길을 잃기까지 한다. 친절한 루카스는 그녀를 유치원과 집으로 데려다준다. 이런 루카스 아저씨에게 클라라는 애정을 품고 있다. 어느 날 클라라는 하트(♡) 모양을 만들어 루카스의 코트 주머니에 몰래 넣어두고 루카스에게 입맞춤을 한다. 루카스는 부드럽게 클라라를 타이른다. 하트는 엄마에게 주거나 만든 사람한테 돌려주고 입술 뽀뽀는 엄마, 아빠에게만 하는 거라고 분명한 가르침을 준다. 거절당한 클라라는 원장에게 루카스가 자신에게 하트를 선물했고 루카스의 성기를 봤다고 거짓말을 한다. 이는 클라라 오빠들이 보여준 남성 성기 사진을 떠올리며 말한 것. 유치원 마당을 나오던 루카스는 아이들 놀이공에 뒤통수를 맞는다. 뭔가 심상치 않음을 예고하는 상징적 장면이다. 원장은 '아이들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신화적 믿음에 사로잡혀 루카스의 성추행을 의심한다. 루카스는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지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가족과 마을, 학교 전체에서 진솔한 소통이 이뤄지지 않는 일방적 단죄의 상황에 휘말린다. 원장은 이 거짓된 사건을 교사와 학부모들에게 확대시키고, 자신의 정당성을 증명하고자 클라라를 아동심리전문가와 인터뷰하게 한다. 심리전문가가 추궁하는 질문에 클라라는 어린아이로서의 불안과 억압충동을 느끼며 "그랬던 것 같아요. 모르겠어요…"하며 그저 고개를 끄덕임으로 반응한다. 어리지만 상상력이 풍부한 아이의 영악한 태도가 섬뜩하다. 원장은 이 사건을 더 부풀려 성학대를 당했다고 단정한 뒤 다른 피해자가 있는지를 살핀다. 언제나 사회는 선과 악이 묘한 충돌을 일으켜 진실을 가리는 때가 많다. 중요한 사안일수록 그런 어리석음을 범한다. 하지만 인간은 군중심리에 휘말려 진실을 보지 못한다. 특히 어린이, 또는 통념적인 약자 편에 동조하기 마련이다. 진실은 그 뒤에 숨겨질 때가 종종 있다. 그것도 선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유치원을 찾아가던 날 아침, 햇살은 루카스의 얼굴을 환하게 비춘다. 루카스의 진실을 입증해 주는 상징적 햇살이다. #친구들이 뭐 이래, 친구도 아냐! 인간이 의사소통을 하는 데 비언어적 몸짓과 얼굴 표정, 눈 등은 많은 진실을 말해준다. 클라라의 아버지 테오는 맹세코 아무짓도 하지 않았다는 루카스의 말을 믿지 않고, 오히려 딸은 거짓말이라곤 한 번도 한 적이 없다며 루카스를 몰아부친다. 그러던 어느 날 클라라는 "아저씨는 잘 못 없어. 내가 바보 같은 말을 했는데, 이젠 다른 애들까지 이상한 말을 하고 있어"하고 혼잣말로 중얼거리지만, 엄마는 아이 말을 흘려듣는다. 인간은 들려오는 많은 말뿐 아니라 움직임에서 드러나는 많은 것을 관찰하고 사유하지 않는다. 아들 마쿠스의 외침 속에 진실한 메시지가 들어 있다. "친구들이 뭐 이래요. 친구도 아냐!" 철저히 아동 성범죄자로 내몰려 고립과 막막함, 슬픔이 배어나는 루카스의 얼굴이 압권이다. 인간은 저마다 자신의 잘못에는 관대하고 타인의 작은 잘못에 대해선 엄격히 단죄한다. 여럿의 잘못된 판단과 증언으로 한 사람을 희생양으로 만들기는 순식간이다. 더구나 군중의 힘이 결집될 때는 더 깊고 큰 상처를 남긴다. #진실의 눈빛 마켓에서 부당한 모욕과 폭행을 당한 루카스는 돌아와 자신의 방에서 피를 흘리며 앉아 있다. 크게 부각된(big close up) 그의 두 눈은 죽은 자의 눈처럼 정지돼 있다. 거울 앞에서 옷과 핏자국을 닦아낸 루카스는 구두끈을 단단히 매고는 성탄 밤 마을 사람들이 모인 교회로 간다. 유치원 아이들이 부르는 캐럴을 들으며 그는 테오에게 자신의 눈을 똑바로 보라고 소리친다. 슈퍼 직원들에게 폭행당해 부서진 안경은 이제 필요 없다. 진실된 눈, 거짓 없는 눈으로 테오에게 외친다. "내 눈을 봐. 내 눈을 보라고. 뭐가 보여? 뭐가 보이기나 해? 없어? 아무것도 없어? 그러니 그만 괴롭혀…." 가슴속 깊은 절규가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그가 말하는 눈은 인간 내면을 반추하는 거울이자 오해와 편견으로 굽어진 사람들을 향한 양심의 외침이다. 그날 밤 테오는 결국 루카스에게 음식을 싸들고 찾아온다. 순간, 무겁고 깊은 침묵이 흐른다. 루카스가 먼저 테오가 들고 온 성탄절 음식을 맛본다. "맛있군…." 이 한 마디가 화해와 용서로 이어지는 순간이다. 마음을 추스른 루카스는 테오의 집으로 간다. 성탄 파티를 여는 가족들에게 쉽게 다가가지 못하는 클라라를 본다. 여전히 바닥에 새겨진 복잡한 사선 무늬에 신경 증세를 보이며 계단 끝에서 움직이지 못하고 있는 클라라에게 루카스는 장난스럽게 말한다. "난이도가 높구나. 선이 얼키고 설켜 있네. 이 많은 선들을 어떻게 피하겠니?"하며 클라라를 안아 건네준다. 진실이 거짓까지도 끌어안아 선을 넘어가게 하는 포용의 아름다움이 돋보인다. #오늘의 희생양 1년 뒤, 루커스는 마을 사람들, 아들 마커스와 함께 사슴 사냥을 간다. 사슴을 쫓고 있는 그때, 누군가 루커스를 겨냥해 총을 쏜다. 갑작스런 상황을 피하며 산 위를 바라보지만 역광 속 언덕으로 사라지는 누군가는 아주 상징적이다. 거짓된 소문이 누군가를 희생양으로 만드는 일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는 암시를 주는 듯하다. 사회 공동체의 집단 본성을 과감하게 드러낸 '더 헌트'는 덴마크 어느 마을 이야기만을 소재로 한 것이 아니다. 오늘날 우리의 현실이다. 우리 주위에도 온라인 마녀사냥, 이른바 '네카시즘(Netizen+McCarthyism)'이 있지 않은가. 다수의 네티즌이 특정 개인이나 단체 등에 일방적으로 여론몰이를 통해 공공의 적으로 매도하는 현상에 대해 사회 정보윤리적 차원에서 깊이 새겨볼 일이다. 그룹대화 : -우리 가족이나 동네, 직장, 학교, 교회에서 누군가를 따돌린 체험이 없는지 대화 나누기. -검증되지 않은 뜬소문에 대해 우리의 반응은 어땠는지. 성경구절 : "너희는 말할 때에 '예' 할 것은 '예' 하고, '아니요' 할 것은 '아니요'라고만 하여라. 그 이상의 것은 악에서 나오는 것이다"(마태 5,37).이복순 수녀(성 바오로딸 수도회)cpbc2013.06.25
![[예비신자가 묻습니다] 36. 신앙을 갖고 싶은데 가족이 반대합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cpbc.co.kr/CMS/newspaper/2012/11/rc/431923_1.0_titleImage_1.jpg)
[예비신자가 묻습니다] 36. 신앙을 갖고 싶은데 가족이 반대합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가족의 반대가 있다면 기도와 생활의 모범으로 반대를 이겨내고 기쁘고 즐겁게 신앙생활을 해야 한다. 사진은 절두산 성지에서 매일 봉헌되는 미사에 참례해 열심히 묵주 기도를 바치는 신자들.Q. 신앙을 갖고 싶은데 가족이 가족이 반대합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A. 종교적 삶은 진리의 길을 찾아가는 구도(求道)의 여정입니다. 신앙은 구원에 관계된 것이기에 영원한 삶을 얻고자 하는 신앙적 결단을 막을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습니다. 성인이라면 신앙을 선택할 권리는 당사자에게 있는 게 당연합니다. 호교론적 입장에서 보자면, 예비신자는 비록 세례성사를 받지는 않았지만 마음은 이미 하느님과 이웃 사랑에 대한 열망으로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그런데 어찌 가족의 반대나 인종과 문화, 국가의 벽이 종교적 결단을 가로막을 수 있겠습니까? 만약에 그 신앙적 결단을 가로막고 있다면 그것은 실질적으로 '박해' 상황이나 다를 바 없겠지요. 그렇지만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극복해야 하고 또 그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 바로 신앙입니다. 다만 집안에서 반대한다면, 반대하는 이유나 고려해야 할 사항이 있을 것이기에 그 이유를 먼저 파악해야 하겠지요. 반대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요. 집안에서 타 종교를 믿고 있는데, 가풍이 다른데, 제사 때문에 등 갖은 이유를 다 댈 것입니다. 바로 이때 가족을 설득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이럴 때는 내적으로는 신앙적 삶을 유지하면서 신앙생활을 하지 않는 것처럼 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입니다. 가족들이 분노하지 않도록 하면서 차근차근 설득해 나간다는 건 '속이는 게' 아니라 '선의의 거짓말'로 봐도 무방할 듯합니다. 그러고나서 기도 속에서 하느님께 지혜를 주실 것을 청하십시오. 성숙한 신앙생활로 이끌어가는 길은 기도와 전례, 성경 외에 다른 길이 없습니다. 깊이 있는 기도 안에서 하느님과 생생한 친교를 추구하는 이들에게는 하느님께서 지혜의 빛을 발견하는 실마리를 주실 것입니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생활로써 모범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어려운 말로 '삶의 증거'를 보여주는 것인데, 삶을 통해 그리스도인으로서 완덕과 성화의 길을 꿋꿋하게 걸으시기 바랍니다. 그것이 가족의 반대를 딛고 기쁘고 즐겁게 신앙생활을 하는 지름길이 될 것입니다. 사랑 가운데서 열심히 기도하면서 지혜롭게 행동하시기 바랍니다. 신앙의 진짜 문제는 마음으로 하느님을 믿고 사랑하고 섬겨야 하는 의무를 인식하면서도 그렇게 하지 못하는데 있습니다. 세상은 하느님 진리의 씨앗이 자라기에 아주 메마른 땅입니다. 기도를 통해 내적 생활을 하고 있지 않다면 우리는 하느님을 온전히 섬길 수 없습니다. 끊임없는 성찰과 묵상, 기도와 공부, 욕망의 억제, 고독한 삶과 피정을 통해 세상의 온갖 외적 방해를 물리치고 하느님을 사랑하는 삶을 충실히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pbc.co.kr퇴사자22012.11.20
![[출판] 일상에서 마음속 '황금' 찾는 혜안 가르쳐줘](//cpbc.co.kr/CMS/newspaper/2013/02/rc/441379_1.2_titleImage_1.jpg)
[출판] 일상에서 마음속 '황금' 찾는 혜안 가르쳐줘안셀름 그륀 신부가 들려주는 기쁨과 행복 이야기 2권 출간 숨어 있는 기쁨ㆍ숨어 있는 행복 안셀름 그륀 신부 지음/조규홍 옮김/가톨릭출판사/각 1만 원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영성가 안셀름 그륀(독일 성베네딕도회) 신부가 들려주는 기쁨과 행복에 관한 이야기다. 우리가 흔히 겪을 수 있는 상황을 예로 들며 그 속에서 성경 속 하느님 말씀, 옛 성인들의 지혜와 교훈을 찾아내 알려준다. 기쁨과 행복을 찾는 이들에게 더할 나위 없는 길라잡이다. ▨숨어 있는 기쁨 누구에게나 매일 경험할 수 있는 소소한 기쁨들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화창한 날씨, 출퇴근 시간 버스에 비어 있는 한 자리, 동료의 밝은 인사 등 우리 주변에는 우리에게 기쁨을 줄 수 있는 일들로 가득하다. 이에 관해 그륀 신부는 매일같이 다가오는 수많은 기쁨을 의식하고 받아들일 것을 당부한다. "그렇게 할 때 우리 내면에는 적극적인 태도나 긍정적인 마음가짐이 점점 증폭되고 확고해질 것입니다. 그리하여 그런 내면적 태도가 우리를 건강하게 해줄 것입니다."(22쪽) 실제로 기쁨은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해준다. 집회서는 "마음의 기쁨은 곧 사람의 생명이며, 즐거움은 곧 인간의 장수이다. 질투와 분노는 수명을 줄이고 걱정은 노년을 앞당긴다"고 했다(집회 30,22.24-25). 기쁨을 표현하는 것에 익숙지 않은 사람들은 기뻐할 일은 조용히 지나가면서도, 화가 나거나 못마땅한 일은 크게 이야기하곤 한다. 그륀 신부는 이러한 태도에서도 긍정을 찾아낸다. "불만은 기쁨에 대한 커다란 열망의 표시"라면서 "슬픔 이면에 감춰져 있는 기쁨에 대한 열망도 지각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기뻐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들의 삶을 곁눈질하며 미련을 갖지 않는다"고 일러준다. "기뻐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들과 자신을 비교하지도 않습니다. 그는 자신의 삶을 충실히 살아갑니다. 그것이 그가 기뻐하는 근거입니다."(58~9쪽) 그륀 신부는 이어 △자연에 △순간순간에 △좋은 음식에 △기도할 수 있음에 △작은 것들에서 발견되는 행복에 △친구가 있음에 기뻐할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 그중에서도 하느님 앞에서 느끼는 기쁨이야말로 사라지지 않는 기쁨이라고 강조한다. ▨숨어 있는 행복 그륀 신부는 행복을 황금 찾기에 비유했다. 여기서 황금은 물질적 황금을 포기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정신적 의미의 황금이다. 내면 혹은 영혼 깊숙한 곳에서 빛을 발하는 진리와 지혜를 가리킨다. 그륀 신부는 이 책에서 우리가 매일 살아가는 다양한 생활 속에서 마음속 황금을 찾는 방법을 알려주며 일상을 '잠겨 있는 보물 창고'에 비유했다. "이 보물 창고는 말 그대로 값지고 귀한 것들로 가득 채워져 있습니다. 따라서 보물 창고 열쇠를 손에 쥐게 된다면, 다시 말해 일상과 친해지는 법을 알게 된다면, 그 값지고 귀한 것은 우리 것이 될 수 있습니다. 그 열쇠를 갖는다는 것은 '자명(自明)함, 곧 그 자체로 분명함'을 알아차리는 것을 말합니다."(65쪽) 일상에서 황금을 찾으려면 '분명함을 알아차릴 수 있는' 사물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필요하다. 물론 여기에는 지혜와 사랑이 바탕이 돼 있어야 한다. 그래야 보잘것없고 겉으로는 아무 의미가 없어 보이는 일에도 사랑 어린 관심을 기울일 수 있고, 반복되는 일상에서 특별한 것을 발견할 수 있다. 그륀 신부는 또 경험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기억하기 싫은 괴로운 경험에서도 "가슴 아픈 상처들이 발하는 황금빛을 알아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상처를 받고 나면 우리는 종종 스스로 무언가를 하게 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상처를 받는 순간 자기 부모보다는 더 나은 삶을 살 것을, 또 자기처럼 상처받는 사람들을 위로해주고 보호해줄 것을 스스로 다짐합니다."(96쪽) 그륀 신부는 "이기적인 욕심이나 아픔들, 소극적인 감정이나 쓸데없는 생각들, 스스로 쌓아 올린 열등감을 헤집어 볼 수 있다면 내면에 자리하는 그 모든 것에서 황금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 책이 삶을 흔들어 놓은 모든 것들을 가만히 살펴서, 감춰져 있던 황금을 발견할 수 있는 격려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수정 기자 catherine@pbc.co.kr조은일2013.02.19
신약성경 속 혼인·가정에 대한 가르침[출판] 혼인과 가정 신약성경에 나타난 혼인과 가정에 대한 가르침을 담았다. 제1부 '혼인'에서는 복음서에 실린 카나 혼인 잔치(요한 2,1-11)에 나타난 혼인의 의미와 혼인에 관한 비유를 살핀다. 혼인 잔치가 담고 있는 표징은 신뢰에 바탕을 둔 희망과 사랑이 충만한 기쁨이다. 때문에 신랑 신부에게 혼인 동의를 묻는 질문은 단순히 "죽도록 서로 사랑하겠습니까?"가 아니다. "죽음이 갈라 놓을 때까지 신랑 000는 신부 000를 신뢰하고 존경하며 사랑할 것입니까?"라며 신뢰와 존경, 사랑을 묻는다. 책은 또 혼인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말한 '몸의 신학'으로 풀어내며 혼인이 신랑 신부가 맺는 수평적 관계뿐만 아니라 하느님과 맺어지는 수직적 관계임을 강조한다. 이밖에도 단식과 신랑의 비유(마태 9,14-15; 마르 2,18-20; 루카 5,33-35), 열 처녀의 비유(마태 25,1-13)와 에페소서에 나타난 아내와 남편(에페 5,21-33)의 관계를 살펴보며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이뤄지는 혼인의 의미를 일깨운다. 제2부 '가정'에서는 생명을 나누는 가정, 요한복음 속의 부모성과 자녀성, 죽음보다 강한 사랑에 대해 말한다. 저자는 아버지인 하느님과 자녀인 우리의 관계는 생명을 얻고 나누는 관계임을 강조하면서 하느님 생각과 방법에 따라 자신을 내려놓고 하느님 자녀로 살아야 할 것을 당부한다. 물론 이는 현실 속 부모, 자녀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저자 김혜숙(막시마)씨는 교황청립 혼인과 가정 연구를 위한 요한 바오로 2세 대학에서 석ㆍ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같은 대학 한국책임자를 맡고 있다. 박수정 기자 catherine@pbc.co.kr이정훈2011.03.15
![[문화/인터뷰]바티칸박물관 기획 총괄한 구이도 코르니니 수석큐레이터](//cpbc.co.kr/CMS/newspaper/2012/12/rc/435181_1.0_titleImage_1.jpg)
[문화/인터뷰]바티칸박물관 기획 총괄한 구이도 코르니니 수석큐레이터교회미술적 메시지와 본연의 아름다움 감상 기회'문화대사'라는 자부심으로 특별전 기획14-16세기 르네상스 3대 거장 걸작 대거 선봬작가 의도 상상 통해 작가와 소통하며 감상하길 8일 바티칸 박물관전이 개막된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는 관람자들이 연일 줄을 잇고 있다. '르네상스의 천재화가들'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번 특별전 기획과 작품 선정, 구성, 도록 제작 등을 총괄한 주인공은 바티칸 박물관 구이도 코르니니(55) 수석 큐레이터다. 로마대에서 미술사 박사학위를 받고 2003년부터 큐레이터로 일해온 그에게서 기획 취지와 작품 선별 기준, 관람 요령 등에 대해 들었다.아시아에선 사상 최초로 열리는 바티칸박물관 기획 총괄한 구이도 코르니니 수석큐레이터 전시에 대한 그의 자부심은 '바티칸 박물관(Musei Vaticani)'이라는 이름을 설명하는 데서 비롯됐다. '뮤제이(Musei)'라는 단어가 복수형으로 쓰인 건 소장품 규모나 깊이에서 인류문명의 모든 면모가 망라돼 있어 이에 비견할만한 박물관이 없기 때문이라는 것. 이번 특별전은 그 중에서 이동이 불가능한 작품을 제외하고 14~16세기 르네상스 시기 작품 중 레오나르도 다 빈치(1452~1519)와 미켈란젤로(1475~1564), 라파엘로 산치오(1483~1520) 등 3대 거장의 걸작을 쏙 빼왔다. 코르니니 큐레이터는 우선 아시아에서 최초로 한국에서 전시를 갖게 된 이유부터 설명했다. "예술의전당 측에서 보낸 기획 사유가 저희 입장과 딱 맞았습니다. 특별히 문화적, 교육적 측면을 전달하고자 전시를 기획하고 있다는 게 반가웠고, 우리가 '문화대사'라는 자부심을 갖고 전시를 할 수 있다는 측면도 많이 고려했습니다." 특별히 르네상스 시기 작품을 선별한 이유에 대해 그는 "르네상스라는 말은 프랑스어 '부활'이라는 단어에서 유래한 단어지만, 인간은 자유로운 존재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어서 하느님이 창조한 인간의 자유로움이 어떻게 표현되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시기 소장작 중 △르네상스 시기를 잘 대변하는 작품 △14세기에서 17세기까지 이탈리아 시에나와 피렌체, 로마에서 활동한 작가 등 대표적 화법이나 세부묘사(detail)를 갖춘 작품 △이송이 가능한 400㎏ 이하 작품 △르네상스 교회미술의 특징을 함축하는 작품 △그림이나 조각에 한정되지 않고 장식미술도 포함할 것 등을 선정기준으로 삼아 73점을 골라냈다고 설명했다. 바티칸 박물관 이외 지역에서 처음 전시하는 작품에 대한 소개도 잊지 않았다. "카발리에르 다르피노(Cavalier d'Arpino)의 '주님 탄생 예고'는 단 한 번도 박물관에서 나온 적이 없는 작품입니다. 그는 후기 르네상스 시기 이탈리아에서 유행한 미술 흐름인 마니에리스모(manierismo, '양식'이라는 뜻) 화가인데, 그의 인기에 힘입어 마니에리스모 그림이 국외로 전파됐지요. 교황 클레멘스 8세에게 인정을 받았던 그는 로마에서 가장 인기 있는 프레스코화가가 됐습니다. 이번에 출품된 그의 작품은 마니에리스모 미술의 대표 작품입니다." 코르니니 큐레이터는 관람 비결도 전했다. 작가의 혼이 담긴 원작을 통해 왜 이 작가는 이렇게 표현했을까 등을 상상해보며 작가와 '소통'을 하는 게 관람 포인트라는 것. 이어 "꼭 가톨릭 신자가 아니더라도 그림에서 우러나오는 교회미술적 메시지 외에도 신앙를 떠나 오브제(objet) 자체가 주는 아름다움은 인간 본연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기에 감상할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고 전했다. 그는 "그리스도인들에겐 특히 성경을 그림으로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유구한 역사와 풍요로운 문화를 갖고 있는 문화의 나라 한국에서 전시를 갖게 돼 기쁘다"고 덧붙였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pbc.co.kr오세택2012.12.18

'나누는 문화'에 기반 둔 '공유경제'가 해법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 '세계 경제위기와 가톨릭 경제윤리에 따른 대안'세미나 '세계 경제위기와 가톨릭 경제윤리에 따른 대안'을 주제로 열린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 제3회 새로운 복음화 세미나에서 발표자들이 종합토론을 하고 있다. '세계 경제위기와 가톨릭 경제윤리에 따른 대안'을 주제로 열린 제3회 새로운 복음화 세미나는 효율성, 이익극대화만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현대사회에서 사회교리에 기초한 경제활동의 방향을 제시하는 자리였다. 발표자들은 "경제활동은 인류 공동체 전체에 선익을 주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발표된 내용을 요약ㆍ정리했다. 임영선 기자 hellomrlim@pbc.co.kr ▨기조 강연- 세계 경제위기와 가톨릭 경제윤리 / 이용훈 주교(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장ㆍ수원교구장) 신자유주의가 시장과 사회의 지배적 가치가 되면서 효율성이 가치 판단의 기준이 되고 있다. 신자유주의로 인해 사회 모든 영역에서 효율성을 제외한 다른 인간적 가치들이 사라지면서 사회는 무한경쟁과 적자생존 구조가 되고 있다. 신자유주의는 빈부격차를 심화시키고, 심각한 경제적 불평등을 초래하기도 한다. 불행하게도 제3세계 대다수 주민들은 신자유주의 체제 안에서 인간 존엄성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신자유주의 폐단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공유경제가 있다. 이는 복음적 정의와 인류 공동선을 토대로 하는 가톨릭 사회교리 정신을 따르는 새로운 경제체제다. 공유경제는 사유재산권과 자유시장 질서를 존중하는 동시에 그리스도교 복음과 사회정의 개념을 바탕으로 삼고 있다. 시장경제 역할을 인정하면서도 복음적 나눔을 경제 분야에서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주는 문화'에 기반을 두고 있다. 경제문제 해결을 위해 인류 가족의 연대성이 요청된다. 하느님께서는 인류 가족 전체가 빈곤과 가난을 벗어나 평화롭게 살길 원하신다. 그리스도인은 연대성 원리에 따라 사회적 사랑을 실천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연대성은 경제적 현안들을 매듭짓는 결정적 역할을 한다. 교회는 이윤 창출이 경제활동의 유일한 원칙이며 궁극적 목표라고 주장하는 이론을 부정한다. 재물에 대한 과도한 욕심은 반드시 악한 결과를 낳기 때문이다. 경제활동은 무엇보다 먼저 인류 공동체 전체에 선익을 줘야 한다. 신자유주의는 자유시장을 주창하고 있지만 현실에서는 축적된 자본을 바탕으로 시장에서 독과점적 횡포를 행사하고 있다. 이러한 모습에 교회는 계속해서 우려를 표명하며 그리스도인들에게 정의로운 식별력과 태도를 가질 것을 촉구하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난한 이가 고통 받는 원인을 잘못된 경제이념, 극심한 빈부격차, 재물숭배로 규정하면서 정치ㆍ금융ㆍ재계 지도자들이 세계 경제 체제와 이념을 개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이 공동선 확립과 경제 불평등 구조 개선을 위해 국가의 시장개입을 촉구하고 있는 것이다. ▨주제 발표- 신자유주의의 위기에 대한 대안적 논의와 실천 : 가톨릭 사회교리를 중심으로 / 김항섭 교수(한신대 종교문화학과) 신자유주의나 세계화에 대한 논의와 사회적 가르침은 1990년대 후반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문헌에서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더 구체적인 내용은 전임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문헌 「진리 안의 사랑」에 등장한다. 교황들의 신자유주의 비판은 무엇보다 신자유주의로 인해 발생하는 희생자들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는 방향으로 이뤄진다. 요한 바오로 2세는 기업인, 지도층, 노동자 등 모두가 협력해 경제체제가 자본에 대한 노동의 우위, 사적인 것에 대한 공동선의 우위라는 기본 질서를 위협하지 않도록 하고, 노동 존엄성을 위해 연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네딕토 16세는 세계화 과정에서 경쟁력 강화라는 명분으로 사회보장제도를 축소하고 있고 그로 인해 노동자 권익과 인권이 크게 위협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안정된 고용보장이 최우선 과제이며 노동자 권리를 위협하고 약화시키는 것은 지속가능한 발전을 저해한다고 경고했다. 베네딕토 16세는 선진국들이 가난한 나라와 연대할 것을 제안한다. 예를 들어 연대적 금융계획을 통해 가난한 나라에 경제적 지원을 하면 참다운 경제성장이 이뤄지고 부유한 나라들의 생산력 유지에도 도움이 된다고 역설한다. 지구촌 가난을 줄이기 위해서는 원조정책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공정 무역정책이라고 강조한다. 베네딕토 16세는 정치공동체는 공동선을 추구하는 직접적 경제활동을 도울 책임이 있다면서 정치를 통한 올바른 재분배 필요성을 강조한다. 또 기존 기업모델과 다른 지속가능한 기업모델을 제안한다. ▨패널 발표- 윤리적 소비 / 천경희 교수(가톨릭대 소비자주거학과) 교회는 다양한 윤리적 소비 실천 운동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교회가 교육을 이끌어 나가고 (윤리적 제품을 선택하는) 구매운동, (윤리적 제품이 아닌 제품을 사지 않는) 불매운동, 친환경 제품을 선택하도록 하는 녹색 소비 등 다양한 윤리적 소비 실천에 앞장설 수 있을 것이다. 교회가 이끌어야 할 윤리적 소비운동의 주제는 '소비 절제와 간소한 삶 실천'이다. 이 운동의 궁극적 목적은 실천을 통해 얻어진 시간과 돈을 나눔과 기부로 이어지게 하는 것이다. 윤리적 소비란 개인적이고 도덕적 믿음에 근거한 의식적인 소비다. 지금까지 소비자들은 합리적 소비, 경제적 효율성을 목표로 소비를 해왔기 때문에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윤리적 소비를 실천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내 작은 소비행동이 다른 사람이나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윤리적 소비를 선택하고, 나아가 절제와 나눔을 실천한다면 지구온난화, 빈부격차, 환경오염 등 많은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패널 발표- 사회책임투자의 발전 과정과 현황 / 박주원 상무(한국 CSR 평가) 사회책임투자란 기업의 재무적 가치뿐 아니라 환경, 지배구조 등 사회적 가치를 고려해 투자하는 행위를 말한다. 사회책임투자의 근거를 구약성경에서 찾기도 한다. 유다교 법에서 노예문제, 공정 세금 및 거래, 고리대금 문제를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책임투자는 소수 종교인들이 했던 윤리투자였지만 이제는 금융의 주류로 진입하고 있다. 주요 연기금들이 사회책임투자를 선도하고 일반 금융 및 투자기관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2011년 말 현재 전 세계 운용자산 중 사회책임투자 자산은 21.8%를 차지한다. 한국교회는 자본주의 체제를 신학적으로 올바르게 이해하고 건강한 투자, 소비의 원칙을 천명해야 한다. 천주교 기관들도 재정을 투명하게 운영하고, 주요 정책 결정에 있어 합리적 의사결정 구조를 갖춰야 한다. ▨패널 발표- 가톨릭교회 내 사회적 경제 활성화를 위한 제언 / 윤경중 센터장(카리타스사회적기업 지원센터) '사람이 먼저'라는 관점에서 보면 사회적 기업은 가톨릭 사회교리의 최고 원리인 '인간 존엄성 원리'에 합당하게 운영된다고 볼 수 있다. 또 취약계층 일자리 창출과 사회적 서비스 제공을 우선시한다는 점에서 '공동선의 원리'도 충실하게 따르고 있다. 참여민주적이고 가난한 이들과의 연대로 수행한다는 점도 사회적기업이 사회교리에 부합한다고 볼 수 있다. 이제 사회교리 선언만으로 자본주의와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를 제어할 수 있는 시기는 지났다. 교회가 실천으로 보여줘야 할 때다. 사회적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교리교육을 할 때 사회교리를 철저히 교육하고 △교회 내 사회적 경제 주체를 발굴하고 지원하며 △교회가 사회적 기업 제품과 서비스를 구매할 수 있도록 주교회의 차원 결의가 필요하다. ▨패널 발표- 대안세계체계의 이론적 구성과 협동조합 / 김기태 소장(한국협동조합연구소) 협동조합이 대안세계체계의 하나가 되기 위해서는 사업체의 한 형태인 협동조합 자체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대안세계체계가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협동조합 및 대안세계 체계의 여러 구성단위를 활성화시키는 중층적 제도가 있어야 한다. 대안사회경제에서 협동조합은 다양한 성공사례를 갖고 있고 세계적으로 가장 규모가 크다는 장점이 있다. 협동조합 이론은 다양한 방식으로 발전돼 왔기 때문에 대안사회경제 논의에서 다른 접근법이 제공하지 못하는 현실적 방법론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협동조합의 접근법을 단순히 지역주의, 생태주의라는 범주로 묶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cpbc2013.07.02

"하느님께 받은 사랑 나누니 행복해요"복지시설에 과일 나눠주는 안영진, 황인숙씨 부부와 김창수씨청과물 도매상을 하는 안영진씨(오른쪽)와 트럭운전사 김창수씨가 복지시설에 갖다 줄 과일을 차에 싣고 있다. 영업용 소형 화물트럭을 운전하는 김창수(바오로, 66, 수원교구 동탄능동본당)씨는 4년 전 안양 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청과물 가게를 운영하는 안영진(요한 세례자, 51, 수원교구 호계동본당)ㆍ황인숙(도르테아, 46)씨와 처음 거래를 시작했다. 안씨 부부는 한 달에 몇 차례 김씨에게 인근 노인요양원 2~3곳에 과일을 배달해달라고 부탁했다. 노인요양원에서 발송인을 묻더라도 "모른다"고 말하라고 신신당부했다. 김씨는 큰 도매상에서 10상자도 안 되는 소량의 과일을 요양원에 파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했다. 하지만 짧은 거리인데도 운임을 정상적으로 받을 수 있었기에 계속 실어다줬다. 전화를 받고 과일을 실으러 간 어느 날, 김씨는 우연히 황씨 손가락에 끼워져 있는 묵주반지를 발견했다. 그제야 부부가 천주교 신자인 것을 알게 된 김씨는 반가운 마음에 "노인요양원에서 왜 그렇게 과일을 자주 주문하냐"고 궁금해 하던 것을 물었다. 알고 보니 주문한 게 아니었다. 안씨 부부는 "어려운 이웃과 조금이나마 가진 것을 나누며 살려고 한다"고 했다. 그때부터 부부의 나눔활동에 김씨도 동참했다. 노인요양원에 과일을 실어다 줄 때는 운임을 받지 않았다. 또 수십 년 동안 피우던 담배를 끊고 돈을 모았다. 그 돈으로 과일을 사서 부부와 함께 여러 시설에 후원하기 시작했다. 더 많은 곳에 후원하고 싶었지만 방법을 몰라 노인요양원 2~3곳에만 과일을 보냈던 부부에게 김씨는 도움을 필요로 하는 다른 시설을 소개시켜줬다. 부부는 김씨가 시설을 알려 줄 때마다 자세히 묻지도 않고 바나나, 참외, 귤, 토마토 등 제철 과일 10여 상자씩 트럭에 실어줬다. 성라자로마을, 인천 민들레국수집, 무의탁 어르신 생활시설 마리아의 집, 장애인 생활시설 성가원을 비롯해 부부가 이름을 밝히지 말아달라고 부탁한 시설까지 합하면 과일을 보내는 곳이 10 곳이 넘는다. 안씨는 4년 전 예비신자 교리교육을 받을 때 나눔활동에 눈을 떴다.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고 어려운 사람을 찾아가 봉사하는 신자들 모습이 안씨 눈에 신기하게 다가왔다. 자신도 다른 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겠다고 결심했다. 안씨는 새벽 4시에 시장에 나와 하루를 시작하고, 황씨는 오전 10시에 가게로 출근한다. 일을 마치는 시간은 저녁 9시. 한 달 동안 쉬는 날은 단 이틀이다. 그래도 신앙생활은 게을리 하지 않는다. 두 사람 모두 주일미사에 빠지지 않는다. 레지오마리애 활동도 한다. 시장 한 편의 작은 사무실 책상 위에 십자고상과 성모상ㆍ성경ㆍ레지오마리애 수첩이 가지런히 놓여있다. 손님이 없을 때 틈틈이 묵주기도를 바치고, 성경필사도 한다. "저희가 부자는 아니지만 가족 모두 건강하고 살 집도 있어요. 아이들도 잘 크고 있고요. 더 이상 바랄 게 없죠. 하느님이 이렇게 많은 걸 주셨는데, 조금이라도 나눠야죠. 나누면 행복해요. 정말 이루 말 할 수 없이 기분이 좋아요." 임영선 기자 hellomrlim@pbc.co.kr임영선2012.07.03
이혼- 하느님이 싫어하는 행위](//cpbc.co.kr/CMS/newspaper/2011/05/rc/377054_1.1_titleImage_1.jpg)
[성경 속 상징](116)이혼- 하느님이 싫어하는 행위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문화홍보국장)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 우리나라 이혼율이 가장 높다고 한다. 정서적 이혼율까지 포함한다면 전 세계 최고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다. 이혼사유에 대한 통계청 자료를 보면 부부 간 성격차이, 경제문제, 가족 간 불화 및 자기중심적 삶의 지향 등 가치관 변화가 이혼율 증가의 원인임을 알 수 있다. 그 가운데 성격차이가 이혼사유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결혼을 앞둔 사람들이 배우자를 선택하는 중요한 조건으로 가장 많이 꼽는 것이 바로 성격이다. 결혼을 결심하는 중요 조건도 성격이고, 이혼하는 가장 큰 이유도 성격이라니 인간 삶은 참으로 모를 일이다. 구약성경은 부부 사이 사랑과 정절을 강조할 뿐만 아니라(잠언 5,15-19) 이혼을 하느님이 싫어하는 행위로 표현한다(말라 2,16). 일반적으로 이스라엘인들은 가정을 중시해 이혼이 실제로 이뤄지는 것은 매우 드물었다. 성경에서는 이혼사유를 여자가 추한 일을 행했을 경우만으로 제한하고 있다. 이후 유다인 사회에서는 추한 일의 범위에 대한 논쟁이 계속됐고, 남자에게 유리하게 해석됐다. "어떤 남자가 여자를 맞아들여 혼인하였는데, 그 여자에게서 추한 것이 드러나 눈에 들지 않을 경우, 이혼 증서를 써서 손에 쥐어 주고 자기 집에서 내보낼 수 있다"(신명 24,1). 이스라엘에서 부부가 갈라지는 것이 허락됐지만 이혼할 수 있는 주도권은 남편에게만 있었다(집회 7,26). 이혼사유가 있는 아내를 내보낼 때 먼저 남편이 부부 인연을 끊음을 선언하고(호세 2,4), 남편은 아내에게 이혼장을 써줬다(이사 50,1). 이혼을 당해 내쫓긴 여자는 이혼장이 있어야 다른 남자와 혼인할 수 있었다. 본래 성경에서 언급한 이혼규정은 약자인 여성을 보호하려는 것이었다. 그러나 점차 남자들 권리를 행사하는 편리한 도구로 변질됐다. 그래서 간단히 이혼장만 써주면 남편은 자기의 아내를 내쫓을 수가 있었다. 신약성경에서 예수님께서는 이혼에 대해 엄격하게 가르치신다.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불륜을 저지른 경우를 제외하고 아내를 버리는 자는 누구나 그 여자가 간음하게 만드는 것이다. 또 버림받은 여자와 혼인하는 자도 간음하는 것이다"(마태 5,32). 이혼하지 말라는 예수님 말씀은 인간의 근본적 존엄성에 대한 가르침이었다. 예수님은 결혼의 인격적 결합을 강조하신 것이다. 그래서 결혼이란 단순히 남녀의 인간적 선택과 행동을 넘어선 거룩한 행위임을 늘 기억해야 한다. "따라서 그들은 이제 둘이 아니라 한 몸이다. 그러므로 하느님께서 맺어 주신 것을 사람이 갈라놓아서는 안 된다"(마태 19,6). 조은일2011.0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