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구 주보들, 오늘도 진화 중 전국 교구 주보들이 한창 진화 중이다. 단순히 교구 소식과 단체 행사를 알리는 게시판 역할을 넘어 성경 말씀과 교회 가르침을 전하는 선교도구로, 영적도서를 소개하고 성화를 해설해주는 문화창구로, 교리 궁금증을 해결해주고 저마다의 신앙을 나누는 소통의 장으로 거듭나고 있다. 일부 교구에서는 뉴미디어 시대 흐름에 발맞춰 주보 QR코드를 제작, 스마트폰을 통해서도 주보를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영적 목마름을 채워주는 도구 광주대교구는 새해 주보부터 '성경 맛들이기'와 '영성의 향기' 면을 신설했다. 교구민들이 주보를 통해 성경 말씀을 쉽게 접하고 이를 생활화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또 영성의 향기 면에서는 이냐시오 성인이 쓴 「영신수련」을 소개하며 영성생활의 길잡이 역할을 자청하고 나섰다. 각 교구 주보 편집담당자들이 주보제작에 있어 가장 신경쓰는 부분도 바로 이 부분이다. 주보 편집담당자들은 입을 맞춘 듯 "주보가 신자들에게 말씀을 전하는 선교도구로 쓰여야 하고 그들의 영적 목마름을 채워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대부분의 교구 주보들이 주일 복음말씀을 토대로 한 강론 면 이외에도 성경해설, 영성묵상 면을 마련해 놓은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인천교구 주보는 '성경풀이' 꼭지로 성경 말씀을 좀 더 알기 쉽게 해설하고, 수원교구 주보는 '희망의 땅 복음으로' 면에서 신약성경을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또 수원주보는 한 주간에 읽을 말씀을 정해주고 묵상과 실천거리를 던져준다. 청주교구 주보는 현재 루카복음 해설을 싣고 있으며, 마산교구 주보는 '성경을 사랑합시다' 면을 통해 마음에 드는 성경구절을 직접 쓸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놓기도 했다. 대구대교구 주보는 '영성의 향기'와 '교부들의 지혜' 꼭지를 통해 신자들이 영적 묵상을 하도록 이끈다. 교구들은 또 주보를 교육ㆍ학습지로도 활용한다. 춘천교구 주보는 사회교리를 특집으로 연재 중이며, 전주교구 주보는 교구 내 순교자들을 소개하고 있다. 청주교구 주보는 교회의 빛나는 인물들을 알려주고, 대전교구 주보는 미사 속 궁금증을 풀어준다. 마산교구는 주보를 통해 교구 역사를 가르치고 있다. #소통의 장과 문화창구 역할 충실 서울대교구 주보 '말씀의 이삭' 면에 최근 소설가 최인호(베드로)씨 글이 실려 화제다. 암 투병 중인 최씨는 1월 한 달간 말씀의 이삭면을 통해 투병 중에 체험한 하느님을 신자들과 나눌 예정이다. 말씀의 이삭 면에는 각계각층에서 이름을 떨친 가톨릭 신자들 신앙체험기가 실리는데, 반응이 좋다. 서울대교구는 지난해 말씀의 이삭 면에 실린 글을 모은 책 「슈퍼스타」를 펴내기도 했다. 유명인사들 신앙체험기뿐만 아니라 일반신자들의 진솔한 신앙 이야기도 신자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준다. 마산교구는 우리이웃 면에서 모범적 신앙생활을 하는 교구민을 소개하고 있고, 대전교구는 '함께하는 이야기마당' 꼭지를 마련해 사제ㆍ수도자ㆍ신자들의 다양한 글을 싣고 있다. 춘천교구도 '열린마당'을 통해 신자들 원고를 받고 있다. 한편 부산교구는 매달 둘째 주 '한마음 한몸' 면을 통해 교구 내 어려운 이웃 사연을 소개하고 성금을 모금하는 등 주보를 나눔실천의 도구로도 사용한다. 이와 함께 주보를 통한 문화 복음화에도 앞장서고 있다. 청주교구 주보는 '교회미술 산책' 꼭지를 운영 중이고, 의정부교구 주보는 영화를 소개하며 신자들이 복음적 시각에서 영화를 볼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서울과 인천 등은 교계 서적과 음반, 볼만한 공연 등을 소개하고 있다. #신자들에게 더 가까이 각 교구는 보다 많은 신자들이 주보를 활용할 수 있도록 지면쇄신에도 적극적이다. 서울대교구와 마산교구는 가독성을 높이고 어르신 신자들을 위해 주보를 A4 크기로 늘렸다. 또 대다수 교구에서 주보를 컬러로 인쇄해 사진이 곁들여진 소식을 좀더 생생히 전하고 있다. 스마트폰에서 주보를 볼 수 있도록 QR코드를 도입한 교구도 눈에 띈다. 서울대교구를 비롯해 춘천ㆍ수원ㆍ마산ㆍ부산교구 등이 주보 QR코드를 제작했다. 또 서울과 수원, 부산교구는 음성변환 바코드를 실어 시각장애인들에게 주보 음성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박수정 기자 catherine@pbc.co.kr박수정2012.01.11
![[예비신자가 묻습니다] 33. 길거리를 걷다보면 "신앙을 영접했냐"고 물으며 끈덕지게 달라붙는 이들을 만납니다. 귀찮기도 하고, 짜증이 나기도 해 이분들을 피하게 되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cpbc.co.kr/CMS/newspaper/2012/10/rc/429970_1.0_titleImage_1.jpg)
[예비신자가 묻습니다] 33. 길거리를 걷다보면 "신앙을 영접했냐"고 물으며 끈덕지게 달라붙는 이들을 만납니다. 귀찮기도 하고, 짜증이 나기도 해 이분들을 피하게 되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계시가 하느님께서 인간에게 오는 길이라면, 신앙은 인간이 하느님께 나아가는 길이다. 사진은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성체, 성혈을 나눠주는 모습이 묘사된 16세기 초 이콘이다.Q. 길거리를 걷다보면 "신앙을 영접했냐"고 물으며 끈덕지게 달라붙는 이들을 만납니다. 귀찮기도 하고, 짜증이 나기도 해 이분들을 피하게 되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신앙 영접'은 한국 프로테스탄트들의 전형적 어법입니다. '영접을 알아야 신앙을 안다', '구경하는 신앙과 영접하는 신앙', '예수 영접, 신앙의 완성'이라는 식으로 표현합니다. 가장 정확한 표현은 '예수님을 영접했느냐?'일 듯한데, 아마도 에둘러 표현한 듯합니다. 그런데 가톨릭교회에서 신앙은 하느님의 자기 계시에 대한 인간의 인격적 응답을 의미합니다. 사도신경에서 "저는 믿나이다"라는 말은 그리스도인의 삶을 결정짓는 말입니다. '하느님께로 향함', '하느님을 앎'은 인간 존재와 세계의 의미 문제를 이해하는 지름길입니다. 하느님을 안다는 것은 그분이 인간 생명의 시작이요 마침임을 인정하는 것이며, 그분이 인간의 주인임을 고백하고 응답함을 의미합니다. 성경에 따르면, 하느님은 인간에게 가까이 오고, 말씀과 행위를 통해 자신을 알게 하며, 자신의 존재를 드러낼 뿐 아니라 모든 이를 구원 공동체로 초대하고 받아들이시는 분입니다. 특히 역사 안에서 하느님은 일정한 시대와 일정한 장소, 일정한 인간들에게 특별한 방법으로 자신을 계시하시고 있습니다. 그 절정이 바로 하느님이며 사람이 되신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이러한 계시가 하느님께서 인간에게 오는 길이라면, 신앙은 인간이 하느님께 나아가는 길입니다. 다시 말해 신앙은 인간과 하느님과의 인격적 관계이며, 하느님께로 향하는 인간의 기본 자세입니다. 신앙을 영접한다는 표현과는 다른 의미가 담겨 있다는 걸 금세 알 수 있지요? 길거리에서 "신앙을 영접했냐"고 묻는 이들은 프로테스탄트들 가운데서도 신흥교파 신도들이 대부분입니다. 프로테스탄트 교파들 가운데서도 이른바 '이단'이라는 낙인이 찍힌 이들이라는 뜻이지요. 베드로 사도는 이단의 특성을 다음과 같이 묘사하고 있습니다. "여러분 가운데에도 거짓 교사들이 나타날 것입니다. 그들은 파멸을 가져오는 이단을 끌어들이고 심지어 자기들을 속량해주신 주님을 부인하면서 파멸을 재촉하는 자들입니다"(2베드 2,1). 이는 믿음을 왜곡하고 그리스도인의 삶을 부패시키는 오류가 이단이라는 뜻입니다. 건전한 신앙생활을 위협하는 현상에 대한 정확한 식별력을 가져야 하고, 궁금한 점이 있다면 본당 신부님이나 수녀님, 대부ㆍ대모께 묻고 실상을 파악해야 할 것입니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pbc.co.kr퇴사자22012.10.30
"구약성경도 소리로 들으세요"가톨릭 인터넷 굿뉴스, 신약성경에 이어 서비스 시작 신약에 이어 구약성경도 인터넷에서 음성으로 들을 수 있게 됐다. 가톨릭 인터넷 굿뉴스(www.catho lic.or.kr)는 10일부터 구약성경의 탈출기와 판관기, 룻기, 아모스서, 즈카르야서 등 5편에 대한 소리성경 서비스를 먼저 시작했으며, 나머지는 녹음 및 편집 작업이 완료되는 대로 서비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대교구 전산정보실(실장 주호식 신부)이 주교회의 저작권 승인을 받아 성경 내용을 녹음한 소리성경은 가톨릭 굿뉴스 성경읽기 서비스 내에서 직접 원하는 장, 절을 선택해 들을 수 있다. 단순히 텍스트를 프로그램을 통해 음성으로 변환시킨 기계음이 아니라, 서울 성동장애인종합복지관 녹음봉사회 자원봉사자들이 자연스러운 억양과 정확한 발음으로 직접 녹음한 것이어서 편안하게 묵상하며 들을 수 있다. 그동안 성우나 아나운서가 녹음한 성경이 CD나 MP3로 제작, 판매되기도 했으나 인터넷에서 무료로 들을 수 있는 소리성경 서비스는 처음이다. 소리성경을 들으려면 굿뉴스에 접속해 초기화면 → 가톨릭정보 → 성경 순으로 선택해 들어간 후 각 장, 절 옆에 있는 볼륨모양 아이콘을 클릭하면 된다. 굿뉴스는 그동안 성경조회 서비스, 새 번역 성경과 공동번역성서 비교 검색 및 통합 검색 서비스(2005년 11월), 4복음서 대조(2005년 12월), 성경쓰기(2006년 4월), 휴대전화 성경 검색(2008년 6월), 모바일(스마트폰) 성경 검색(2010년 1월), 신약 소리성경(2010년 3월)을 통해 성경의 생활화에 앞장서왔다. 주호식 신부는 "시각장애인과 눈이 침침한 어르신은 물론 일반인들도 일상생활 중에 성경을 가까이 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실제 시각장애인들이 이용하는 데 불편이 없도록 서비스를 보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영호 기자 amotu@pbc.co.kr 광주대교구는 14일 보좌신부 사목 활성화와 도시본당 분할을 위한 '본당사목 활성화 위원회'를 구성하고 위원들을 임명했다. 본당사목 활성화 위원회는 대형 도시본당을 분할함으로써 적체된 보좌신부 인사문제를 해결한다는 취지로 조직된 임시 위원회다. 위원장은 교구 사무처장 송홍철 신부가 맡았고, 교구청 대표, 사제평의회 대표, 보좌신부 대표 등 사제 12명으로 구성됐다. 교구 사제단은 그동안 지역 사제회의와 사제평의회를 통해 보좌신부 적체 문제를 꾸준히 제기해 왔다. 보좌 기간이 길어지는 것이 사제와 신자 모두에게 좋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본당사목 활성화 위원회는 24~26일 전남 담양 대건센터에서 첫 모임을 열고 보좌신부 사목 활성화와 도시본당 분할 문제에 관한 구체적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박수정 기자 catherine@pbc.co.krcpbc2011.01.18
![[가톨릭 문화산책]<24> 건축(5) 포털, 영광의 주님께서 들어가시는 문](//cpbc.co.kr/CMS/newspaper/2013/07/rc/461362_1.2_titleImage_1.jpg)
[가톨릭 문화산책] 건축(5) 포털, 영광의 주님께서 들어가시는 문 누구나 들어오라 초대하는 주님의 집 '하늘나라의 문' 1285년에 지어진 프랑스의 부르주(Bourges)대성당 정면에 있는 5개의 문은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며 광장과 도시를 압도한다. 이 문은 영광의 주님께서 들어가시는 문이다. 이 문은 시편에 나오는 그대로 '머리를 들고 있는 문'이며 '일어서 있는 문'이다. 그래서 이 문은 밖에서 안으로 들어가시는 주님을 향해 언제나 웅장하게 노래하고 있는 문이다. 헨델의 메시아 33번 합창곡은 이렇게 노래한다. "성문들아, 머리를 들어라. 오랜 문들아, 일어서라. 영광의 임금님께서 들어가신다. 누가 영광의 임금이신가? 만군의 주님 그분께서 영광의 임금이시다"(시편 23,9-10). 이 메시아 33번곡을 들으며 이 대성당의 장대한 문을 바라보라. 그러면 저 문의 수많은 돌들이 소리 내며 우리와 함께 찬미하고 있음을 느끼게 될 것이다. 문은 사람들을 그 안에 있는 세계로 이끌어준다. 또 자신의 과거를 단절하고 새로운 세계로 들어가라고 재촉한다. 이렇게 문은 그 안에 있는 세계를 확정해준다. 문은 건물의 맨 앞에서 사람을 반기며 때로는 닫고 거절한다. 그리고 문은 안에 있던 이가 밖을 향해 출발을 시작하는 곳이기도 하다. 문은 건물의 안팎을 이렇게 이어준다. 사람이 사는 집의 대문은 방문과 달리 더 높고 크게 만드는 법이다. 그러니 하느님의 집인 성당의 문은 어떠해야 하겠는가?대성당처럼 중요한 건물의 웅장한 정문을 특별히 '포털'(portal)이라고 부른다. 포털이라 하면 천상과 지상의 이미지가 조각된 중세 대성당의 포털을 가장 먼저 떠올릴 정도로 건물 전체의 의미가 응축되는 특별한 장소였다. 성당의 포털은 단순히 벽을 뚫어 만든 것이 아니다. 그것은 하느님의 집에 들어가는 것이 얼마나 거룩한 일인가를 건축으로 표현한 것이다. 무심히 생각하면 성당의 문을 사람들이 드나드는 문으로만 여기기 쉽지만, 실은 그 문은 주님께서 들어가시는 문이다. 또 예수님께서는 문이시다. "나는 문이다"(요한 10,9). 포털은 이렇게 말씀하신 그리스도를 상징한다. 그러므로 성당의 포털에 들어서는 것은 그리스도교 공동체와 그것이 상징하는 모든 것 안에 들어서는 것이다. 그 때문에 어떠한 성당의 문도 하느님을 향한 인간의 숭고한 생각을 보여주는 상징이며, 그 의미가 지니는 힘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팀파눔에 많은 조각으로 장식 초기 그리스도교 성당은 외관이 매우 간소했고, 르네상스나 종교개혁 시대의 외관에는 엄숙하면서도 침착한 건축 요소가 많이 사용됐다. 그러나 중세의 대성당에서는 실로 장려한 조각으로 그리스도교의 과거와 미래를 세상을 향해 있는 포털에 응축해 새겼다. 중세에서 회화와 조각은 글을 읽을 줄 모르는 이들을 위해 대신 성경을 읽어주는 것이었다. 따라서 성당의 포털은 바깥 광장에 접해 있고 사람의 눈높이에 가까이 있으며, 성당에 들어가거나 그 앞을 지나갈 때 이 수많은 조각을 되풀이해 볼 수 있는 최적의 자리였다. 포털의 조각 모티프로는 십자가, 천사, 성인, 식물, 구원의 역사를 보여주는 장면 등이 사용됐다. 이와 같이 성당의 포털은 '하늘나라의 문'이었고, 그리스도교의 진리를 요약하고 있는 책의 표지와 같은 것이었다. 처음에는 포털이 한 개였지만 내부 통로의 수에 대응해 3개로 늘어났으며 때로는 5개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그 중에는 베네치아의 산마르코성당처럼 본래 통로가 셋이었는데 후에 나르텍스가 확장되면서 포털이 두 개가 된 예외도 있다. 그렇지만 성당의 규모와 관계없이 신자들은 가운데로 들어가지 않고 측면의 문으로 들어간다는 점에서는 모두 같았다. 돌로 지어진 성당에서는 문을 만들려면 벽의 일부를 떼어내야 했다. 이 때문에 아무리 작은 성당이라도 문을 만들 때에는 건물의 균형이 깨지지 않도록 세심하게 설계했다. 문은 인방이라는 수평 부재와 이를 받치는 두 개의 기둥으로 구성된다. 로마네스크나 고딕 대성당의 문에서는 여러 개의 문설주가 뒤로 차례로 물러나며 문의 양쪽에 붙는다. 그 문설주 위로는 다시 여러 겹의 장식 아치가 뒤로 물러나며 얹힌다. 이 때문에 실제로 드나드는 문보다 훨씬 큰 문으로 확장돼 보이는 효과를 얻는다. 이 장식 아치가 뒤로 물러나며 많은 겹을 이룰수록 성당의 벽 두께가 두껍고 견고하다는 뜻이다. 이렇게 하면 문 위의 긴 인방과 장식 아치 사이에 반원형이 생기는데, 이 부분을 팀파눔(tympanum, 프랑스어로는 tympan : 탱팡)이라 부른다. 이 말은 라틴어로 '큰 북'이라는 뜻이다. 눈에 띄는 장소에 있기 때문에 팀파눔에는 많은 조각이 장식된다. 정면의 한가운데에 있는 주 포털의 팀파눔 안에는 영광의 그리스도, 최후의 심판자 그리스도가, 좌우 포털의 팀파눔에는 그리스도의 탄생 등이 새겨지기도 했다. 성당의 포털은 하늘나라의 문이므로 후광으로 둘러싸인 그리스도가 그 안에 들어가기에 어울리는지 아닌지를 여기에서 판정한다. 일반적으로 고딕 성당에서는 구조적 이유로 문과 문 가운데에 기둥 한 개를 더 두는데, 이를 '가운데 기둥'(트뤼모, trumeau)이라고 한다. 독일 쾰른대성당의 가운데 기둥인 트뤼모에는 성모자상이 놓여 있다.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를 향하는 순례길의 중요한 장소였던 프랑스 남부의 작은 마을 므와삭(Moissac)의 생 피에르 수도원 성당 문에는 로마네스크 걸작 중의 걸작이라고 일컫는 장엄한 조각이 있다. 성당 입구의 팀파눔 중앙에는 장차 오실 그리스도께서 어좌에 앉으신 모습이 한층 높고 크게 조각돼 있다. 그 옆에는 네 복음사가가 날개가 있는 인간(마태오), 사자(마르코), 황소(루카), 독수리(요한)로 묘사돼 있으며, 주변에는 머리에 금관을 쓴 원로 스물네 명이 3단으로 앉아 있다. 요한묵시록 4장의 말씀이 돌로 새겨져 있는 것이다. 대성당 앞에는 언제나 크고 작은 광장이 있다. 이 광장은 마을과 도시 사람들이 모이는 일상의 장소여서, 이 장대한 문들은 성당 안에 들어오지 않는 이들에게도 늘 말을 건넨다. 더욱이 깊이가 있고 수많은 조각이 새겨져 있는 대성당의 남북 문 주변은 무대와 같은 공간이었다. 11세기에는 연극이 회중석에서 공연되기도 했지만, 실제로 문 주변에서 성사극(聖史劇)이 상연됐으며 음유시인들이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었다. 교회의 앞 광장은 극장이 됐고, 장대한 포털은 그 연극의 무대 배경이 됐다.프랑스 부르주대성당(1285년). 정면의 5개 문은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며 광장과 도시를 압도한다. #장대한 포털은 사라지고 전통만 남아 현대에 이르러서는 이런 장대한 포털은 사라졌지만 그 전통은 여전히 남아 있다. 도미니쿠스 뵘이 설계한 노이 울름(Neu-Ulm)의 성 요한 세례자성당(1927년)은 반드시 기억해야 할 근대 성당의 걸작이다. 전쟁으로 파괴된 울름 성채에서 나온 돌을 사용해 세워진 이 성당의 긴 정면에는 3개의 높은 아치의 포르티코가 겹쳐 있다. 붉은 벽돌 띠가 포르티코의 아치 위를 지나게 해 아치 형태를 더욱 뚜렷하게 했다. 성당에 들어가는 5개의 문 중에서 3개의 문은 높은 아치로 된 포르티코 안에 있다. 아치 한가운데는 요한 세례자, 좌우에는 성녀 엘리사벳과 밤베르크의 성 오토를 두었다. 로마네스크적 포털을 근대적으로 번안한 탁월한 설계다. 오늘날 대부분의 성당은 중세 대성당의 포털을 가질 정도의 규모가 전혀 못 되고, 대지의 제한이 많아서 정면에 이러한 문을 만들기조차 어렵다. 그래서인가, 이와는 달리 루돌프 쉬바르츠가 설계한 성 안나성당(1956년)은 규모도 크고 그 주변이 제법 넓은데도 딱히 정면이랄 것이 없다. 성당 전체의 크기에 비하면 문이 아주 작아서, 잘 모르면 성당 주변을 한 바퀴 돌아야 찾을 수 있을 정도다. 그러나 이것이 우리 시대의 성당 문이다. 일상의 다른 건물과 다를 바가 없는 작은 문, 그렇지만 누구나 들어오라고 초대하는 겸손한 문이며, 지나가는 이에게 묵묵히 말을 건네는 문이다. 오늘날 주님께서는 영광의 그리스도가 아니라 우리 일상 속에서 자주 보는 가난한 자, 헐벗은 자의 모습으로 이 문으로 걸어 들어오실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우리의 몸 크기로 작아진 문, "누구든지 나를 통하여 들어오면 구원을 받고, 또 드나들며 풀밭을 찾아 얻을 것이다"(요한 10,9)라는 말씀을 공간과 형태로 잘 구현한 '문이신 주님'을 겸손하게 만들어 드려야 하지 않겠는가? 그러면 그 문은 조용히, 그렇지만 중세의 장대한 포털 못지않게, 우리와 함께 주님을 찬미하며 그곳에 늘 서 있게 될 것이다.김광현(안드레아, 건축가, 서울대 건축학과 교수)조은일2013.07.02
![[성경 속 상징] (115) 씨앗- 무게와 가치를 측정하는 기준](//cpbc.co.kr/CMS/newspaper/2011/05/rc/375610_1.2_titleImage_1.jpg)
[성경 속 상징] (115) 씨앗- 무게와 가치를 측정하는 기준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문화홍보국장)이스라엘 성지순례를 할 때 겨자씨를 본 적이 있다. 성경에서 비유로 자주 등장하는 겨자씨의 크기는 1~2mm로 정말 작았다. 이렇게 작은 겨자씨가 자라나 2m가 넘는 겨자나무가 된다고 하니 정말 놀라운 일이다. 겨자씨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씨앗은 그 크기가 매우 작고, 무게가 얼마 안 나간다. 그 모양은 바람과 물, 동물 등에 의해 쉽게 옮겨질 수 있도록 생겼다. 씨앗의 수명은 매우 다양하다. 짧게는 몇 주일밖에 살지 못하는 것도 있고, 길게는 수백 년에서 수천 년을 사는 것도 있다. 실제로 지난 2007년 경남 창녕 우포늪 바닥에서 창포씨앗이 발견됐는데, 이 씨앗은 탄소연대 측정 결과 1100여 년 전인 후삼국시대 것으로 밝혀졌다. 이 창포씨앗은 천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생명력을 고이 간직하고 있었고, 싹을 틔우는 데 성공했다. 씨앗은 생명과 생식을 상징한다. 성경에서 씨앗이 지니는 가장 큰 상징적 의미는 그 크기가 매우 작다는 점이다. 신약성경에서 예수님은 하늘나라를 겨자씨에 비유하셨다. 그러나 실제로 모든 씨앗 중에서 겨자씨가 가장 작은 것은 아니다. 예수님께서 겨자씨를 가장 작은 것의 상징으로 비유하신 이유는 갈릴레아 호수 근처에서 사람들이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식물이 바로 겨자나무였기 때문이다. "겨자씨는 어떤 씨앗보다도 작지만, 자라면 어떤 풀보다도 커져 나무가 되고 하늘의 새들이 와서 그 가지에 깃들인다"(마태 13,32). 바오로 사도는 부활 때 완성되는 인간의 구원을 설명하면서 다 자란 식물과 씨앗을 비교하기도 했다. "그리고 그대가 뿌리는 것은 장차 생겨날 몸체가 아니라 밀이든 다른 종류든 씨앗일 따름입니다"(1코린 15,37). 성경에서 씨앗은 귀중함을 상징한다. 씨앗은 농업에 의존했던 고대사회에서 물물교환의 주요 수단이었고, 양식과 미래 곡물로서의 경제적 가치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씨앗은 생산품이면서 동시에 생산자의 가치를 가진다. 또한 씨앗은 무게와 가치를 측량하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모세오경은 씨앗 양에 따른 가치와 크기를 기록하고 있다. "누가 자기 소유의 밭을 주님에게 봉헌하고자 하면, 씨앗의 분량에 따라 그 값이 매겨진다. 보리 한 호메르의 씨앗 분량이면 은 쉰 세켈이다"(레위 27,16). 씨앗이 싹을 틔우기 위해선 토양과 물, 정성어린 돌봄이 필요하다. 하느님 말씀이 우리 안에서 제대로 자라도록 하는 데도 마찬가지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나라의 비유에서 가시나무나 돌밭에 뿌려진 씨앗들은 제대로 자라는 데 실패했지만 좋은 땅의 씨앗은 풍성한 열매를 맺는다고 하셨다(마태 13,1-8). 예수님은 또 하느님을 씨앗과 비유하기도 하셨다. "하느님에게서 태어난 사람은 아무도 죄를 저지르지 않습니다. 하느님의 씨가 그 사람 안에 있기 때문입니다. 그는 하느님에게서 태어났기 때문에 죄를 지을 수가 없습니다"(1요한 3,9). 신약에서 예수님께서는 씨앗의 죽음과, 그 후에 뿌리가 나고 싹이 트는 것을 신자들의 죽음과 연관지으셨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요한 12,24).조은일2011.05.03
![[문화]한국천주교회 두 번째 오라토리오 '최양업, 사랑의 사도여!' 무대 오른다](//cpbc.co.kr/CMS/newspaper/2012/10/rc/428120_1.0_titleImage_1.jpg)
[문화]한국천주교회 두 번째 오라토리오 '최양업, 사랑의 사도여!' 무대 오른다13일 시작으로 11월 3일, 11월 9일 세 차례 서울 발산동성당과 부산가톨릭대 신학교정, 가톨릭대 성신교정 대성전에서 각각 공연키로 오라토리오로 되살아난 '땀의 순교자' 최양업 신부2010년 김대건 신부 다룬 오라토리오 이어 두 번째그레고리오성가 창법과 국악성가 넣어 전통 살려 오라토리오(oratorio)는 무대 배경이나 연기가 없다. 이 점에서 극음악(Dramatic Music)의 전형인 오페라(Opera)나 '작은 오페라' 격인 오페레타(Operetta)와 다르다. 대신 성경이나 신앙적 주제 대본을 바탕으로 한 극적 구성과 인물 중심으로 큰 규모의 서사적 악곡이 전개된다. 대본상 줄거리도 있고 해설자도 있다는 점에서 성시 형식의 시적 운율에 해설자도 없는 칸타타(Cantata)와도 또 다르다. 관현악이나 오르간을 반주로 하는 합창과 중창, 독창으로 이뤄지며, 헨델의 '메시아'나 하이든의 '천지창조' 등이 대표적이다. 이같은 형식의 오라토리오는 전례양식을 존중하며 성당에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그렇지만 한국천주교회에선 2010년 11월 '나의 김대건 안드레아(당시 나의 김대건 첫 사제 김 안드레아)'가 첫 오라토리오로 공연됐을 뿐이다. 당시 이 작품을 기획했던 성 김대건 안드레아 합창단이 두 번째 오라토리오 기획 작품을 선보인다. '최양업, 사랑의 사도여!'라는 작품이다. 13일 오후 7시 30분 서울 발산동성당에서 첫 무대를 갖는 데 이어 11월 3일 오후 7시 30분 부산가톨릭대 신학교정 대성전, 11월 9일 가톨릭대 성신교정 대성전에서 각각 공연한다.오라토리오 '최양업, 사랑의 사도여!' 포스터. '사랑으로 흘린 땀의 순교자!'라는 부제를 단 이 작품은 한국천주교회 두 번째 사제로 1846년 병오박해로 무너진 조선 교회를 재건하고자 12년간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사제직에 헌신하다가 숨을 거운 '길의 사도' 최양업(토마스, 1821~1861) 신부를 테마로 삼았다. 연주는 신학생 선발부터 신학 수업, 사제의 길, 사목, 땀의 영성, 선종까지 최 신부의 전 생애를 12곡으로 풀어낸다. '최양업…'은 교황청 교회음악대학에서 가톨릭 교회음악과 오르간을 전공하고 이탈리아 산타 체칠리아음악원에서 작곡과 피아노, 오케스트라 지휘를 전공한 김미희(34)씨가 작곡을 하고, 부산교구 관리국장 조욱종 신부가 대본을 집필해 창작 오라토리오로 선보이게 됐다. 무대엔 박민식(미카엘, 38)씨 지휘에 최주용(로사, 39)씨의 오르간 반주로 본당 성가대 지휘자 12명과 음대 성악전공자 10여 명 등 총 35명으로 이뤄진 성 김대건 안드레아 합창단(단장 이종숙)이 출연한다. 성 김대건 안드레아 합창단 담당인 최호영(가톨릭대 음악과 교수) 신부는 "이번 곡은 그레고리오 성가 느낌의 시편 창법이나 국악풍 성가를 많이 넣어 교회음악 전통을 충실하게 반영했다"며 "교회문화 토착화라는 측면에서 뜻이 깊고 교회음악사적 가치 또한 크고 새로운 것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문의 : 010-9989-5699 오세택 기자 sebastiano@pbc.co.kr오세택2012.10.09
[진단] 응급피임약 일반약 전환 문제 살펴보기(하) 조기 낙태약, 윤리적 문제 커 일반 사전 피임약과 달리 초기 생명체인 수정란 착상 막아여성 건강에도 좋지 않을 뿐더러 피임 실패율도 높아 문제 교회가 응급피임약의 일반약 전환을 반대하는 이유는 응급피임약이 인간 생명을 죽이는 낙태약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인간 생명은 언제부터 시작하는가. 시작된 생명을 죽이는 것은 살인이기에 생명이 시작하는 시점은 매우 중요하다. 생명의 시작에 대한 성경과 교회 가르침을 살펴본다. ▨ 성경 가르침 - "어머니 배에서 나를 만드신 분이 그도 만드시고 바로 그분께서 우리를 모태에서 지어 내지 않으셨던가?"(욥 31,15). - "정녕 당신께서는 제 속을 만드시고 제 어머니 배 속에서 저를 엮으셨습니다. 제가 오묘하게 지어졌으니 당신을 찬송합니다. 당신의 조물들은 경이로울 뿐. 제 영혼이 이를 잘 압니다. 제가 남몰래 만들어질 때 제가 땅 깊은 곳에서 짜일 때 제 뼈대는 당신께 감추어져 있지 않았습니다. 제가 아직 태아일 때 당신 두 눈이 보셨고 이미 정해진 날 가운데 아직 하나도 시작하지 않았을 때 당신 책에 그 모든 것이 쓰였습니다"(시편 139,13-16). - "저는 태중에서부터 당신께 의지해 왔고 제 어머니 배 속에서부터 당신은 저의 보호자시니 저의 찬양이 언제나 당신께 향합니다"(시편 71,6). - "주님의 말씀이 나에게 내렸다. '모태에서 너를 빚기 전에 나는 너를 알았다. 태중에서 나오기 전에 내가 너를 성별하였다. 민족들의 예언자로 내가 너를 세웠다.'"(예레 1,4-5). -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이렇게 탄생하셨다. 그분의 어머니 마리아가 요셉과 약혼하였는데, 그들이 같이 살기 전에 마리아가 성령으로 말미암아 잉태한 사실이 드러났다. 마리아의 남편 요셉은 의로운 사람이었고 또 마리아의 일을 세상에 드러내고 싶지 않았으므로, 남모르게 마리아와 파혼하기로 작정하였다"(마태 1,18-19). - "엘리사벳이 마리아의 인사말을 들을 때 그의 태 안에서 아기가 뛰놀았다. 엘리사벳은 성령으로 가득 차 큰 소리로 외쳤다. '당신은 여인들 가운데에서 가장 복되시며 당신 태중의 아기도 복되십니다. 내 주님의 어머니께서 저에게 오시다니 어찌 된 일입니까? 보십시오, 당신의 인사말 소리가 제 귀에 들리자 저의 태 안에서 아기가 즐거워 뛰놀았습니다. 행복하십니다,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리라고 믿으신 분!'"(루카 1,41-45). ▨ 교회 가르침 ▲제2차 바티칸공의회는 '생명은 임신(수정)되는 순간부터 성심껏 보호해야 한다. 낙태와 유아 살해는 가증할 죄악이다'고 선언했다(「사목헌장」 51항, 1965년). ▲그리스도교 전승은 초창기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분명하고도 일치된 목소리로 낙태를 특별히 중대한 도덕적 불법행위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초기 그리스도교 공동체는, 낙태와 유아 살해가 널리 행해지고 있던 그리스-로마 세계와 처음 만나던 그때부터, 가르침과 실천을 통해서, 그 사회에 만연하고 있는 관습에 철저하게 맞섰습니다. 그리스교회 저술가들 중에서 아테나고라스는 그리스도교 신자들이 낙태 의술의 도움을 받은 여자들을 살인자로 여긴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어린 아기들은 아직 어머니의 태중에 있을 때부터 '이미 하느님 섭리의 보호를 받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교황 요한 바오로 2세, 회칙 「생명의 복음」 61항, 1995년). ▲인간 생명은 그 시작부터 '하느님의 창조행위'와 관련돼 있으므로 신성한 것이고, 그 생명의 유일한 목적이신 창조주와 특별한 관계로 맺어져 있다. 생명의 시작에서부터 끝에 이르기까지 오직 하느님만이 그 주인이시다. 어느 누구도, 어떤 상황에서도, 무죄한 인간을 직접적으로 파괴할 권리를 주장할 수 없다(교황청 신앙교리성, 인간 생명의 기원과 출산의 존엄성에 관한 훈령 「생명의 선물」 서론, 1987년). ▲인간 생식의 결실인 생명은 그 존재의 시작, 곧 남녀 생식 세포 접합체의 형성 시기부터 육체와 정신의 합일체인 인간 존재로서 무조건 존경받지 않으면 안 된다. 다시 말해서 인간은 수정되는 순간부터 하나의 인격체로서 존경받고 대접받아야 한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부터 인격자로서 그의 권리 또한 인정받아야 하며, 이런 권리 가운데 가장 우선되는 것이 바로 무죄한 생명이 침해받지 않아야 하는 권리인 것이다(「생명의 선물」 1항). ▲고의적 낙태는 어떤 수단에 의해서 이뤄지든지, 임신(수정)에서 출생에 이르는 인간 존재의 출발 단계에서 의도적이고 직접적으로 죽이는 행위입니다(「생명의 복음」 58항). 정리=남정률 기자 njyul@pbc.co.kr 이지혜2012.08.16
![[생활 속의 복음]삼위일체 대축일-삼위일체, 사랑의 신비는 우리의 표양](//cpbc.co.kr/CMS/newspaper/2012/05/rc/416223_1.1_titleImage_1.jpg)
[생활 속의 복음]삼위일체 대축일-삼위일체, 사랑의 신비는 우리의 표양서광석 신부(전주교구 신풍본당 주임)오늘 삼위일체 대축일 복음에서 예수님은 "나는 하늘과 땅의 모든 권한을 받았다.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고 하신다. 성삼위 각각의 위격과 본성은 동일하다. 성부와 성자와 성령이신 하느님은 유일하신 분이시기 때문이다. 그러나 성삼위께서 한 위격이면서 하느님은 한 분이시라는 삼위일체의 진리는 인간의 지성으로 이해하기란 불가능하다. 오직 신앙으로만 믿을 수 있다. 성 아우구스티노가 "성부와 성자, 성령이 계시는데 어떻게 서로 높고 낮음이 없으며, 한 분이 다른 분으로 되시고, 또 이 낳으신 분과 낳음을 받으신 두 분으로부터 성령이 나셨다면 어찌 선후관계가 없겠는가?"하는 고민을 하며 해변을 거닐었다. 그때 한 꼬마 아이가 백사장에서 조개껍데기로 바닷물을 작은 모래집에 퍼 담고 있었다. "얘야 뭐하니?"하는 성인의 물음에 아이는 "제가 바닷물을 모두 퍼서 이 모래집에 담으려고요"하고 답했다. 그러자 성 아우구스티노는 "어떻게 이 엄청난 바닷물을 조개껍데기로 다 퍼서 그 모래집에 담겠느냐?"고 말했다. 아이는 "그러면 당신은 어떻게 인간의 작은 머리로 그 엄청난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을 이해하겠다고 하십니까"하고 반문했다. 자신의 어리석음을 깨달은 성 아우구스티노가 바닷가를 다시 보니 아이는 보이지 않았다. 성인의 일화처럼 우리는 성삼위의 신비를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다. 그러나 성경에 기록된 인류구원 역사 과정에서 삼위일체 관계를 살펴볼 수 있다. 하느님 안에서의 관계인 성삼위 신비와 하느님과 인간 관계가 성경에 드러나는 것이다. 인류구원 역사에서 하느님인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서는 우리와 함께하신다. 하느님께서는 죄를 짓고 당신을 등진 인류를 회두하여 화해시키시고, 당신과 일치시키신다. 인간 수준과 조건에 맞추시어 단계적으로 당신을 계시하신다. 하느님이신 성부께서는 천지를 창조하셨고, 죄를 짓고 떠나간 인류를 구원할 계획을 세우셨다. 그리하여 성부께서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유일신 하느님에 대해 계시하신다. 자연, 초자연적 방법이나 예언자를 통해 인간과 관계를 맺으시고 소통했음이 구약에 기록돼 있다. 신약에서 하느님이신 성자께서는 성부의 구원계획에 따라 세상에 오신다. 인간 곁에 직접 함께 계심으로써 성부와 인간, 인간과 인간관계를 회복시켜 구원계획을 완성하신다. "너희는 가서(…)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그들에게 세례를 베풀라"(마태 28,19 참조)고 하신 성자의 말씀에서 삼위일체 신비가 더 구체적으로 나타난다. 하느님이신 성자 예수께서는 이 세상에서 떠나신 다음에도 사람들과 관계를 유지하셨다. 하느님이신 성령께서 다른 위격을 취하심은 당연하다. 그분은 성부와 성자의 사랑으로서 교회 안에 항상 존재하시어 인간을 성화시키시며 인간 곁이 아닌 인간 안으로 들어오신다. 하느님과 전 교회 구성원이 서로 사랑하여 일치를 이루게 하시는 것이다. 우리는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일치로 모인 하느님 백성이다. 시간적 선후나 지위의 높고 낮음이 없으신 하느님이신 성부와 하느님이신 성자와 하느님이신 성령께 다 같은 흠숭과 사랑을 드려야 한다. 그리고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은 서로 다른 위격으로 구별되지만 사랑으로 완전한 일치를 이루신다. 그리스도인은 이 성삼위 신비인 사랑의 일치를 신앙의 근본 원리로 삼아야 한다. 우리는 사랑의 하느님을 거부할 수 없고 이웃사랑을 외면할 수 없다. 하느님이신 성부께서는 매개를 통해 우리와 관계를 맺으셨고, 하느님이신 성자는 우리 곁에 계시고, 하느님이신 성령께서 우리 안에 계시기 때문이다. 사랑하라고 명하시는 하느님께서는 우리 안에, 즉 양심에 존재하신다. 우리의 양심을 거슬러 사랑의 계명을 거부하는 행위는 곧 하느님을 거부하는 행위이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성경에서 "사람의 아들을 거슬러 말하는 자는 용서받을 것이다. 그러나 성령을 거슬러 말하는 자는 현세에서도 내세에서도 용서받지 못할 것이다"(마태 12,32)고 가르치신다.조은일2012.05.29
![[성경 속 상징] (113) 힘과 아름다움, 기적을 드러내](//cpbc.co.kr/CMS/newspaper/2011/04/rc/373372_1.1_titleImage_1.jpg)
[성경 속 상징] (113) 힘과 아름다움, 기적을 드러내날씨성경시대 사람들은 하느님이 날씨를 주관하신다고 생각했다. 그림은 미켈란젤로가 그린 '노아의 홍수' (1512년). 얼마 전 일본 동북부에 규모 9.0에 이르는 대지진이 났다. 이로 인해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가 폭발해 방사능이 유출됐다. 방사능 유출은 일본은 물론 미국과 유럽 등에도 영향을 미쳤으며, 편서풍 영향권에 있어 안전하다는 우리나라에서도 방사능 물질이 잇따라 검출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방사능 물질의 이동 경로에 영향을 주는 바람과 방사능 물질이 섞여 있을 가능성이 있는 비 등 날씨에 대한 사람들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성경에서 날씨는 힘과 아름다움, 기적을 드러내는 데 나타난다. 또한 일반적 날씨보다는 그 현상들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따라서 성경에 자주 등장하는 비, 안개, 우박, 눈, 폭풍우, 구름, 번개, 바람 등은 하나하나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 또 인간 행동을 날씨와 비유하며 재밌게 설명해 독자들 이해를 돕기도 한다. "폭우가 쏟아지는 날의 끊임없는 낙숫물은 투덜거리는 아내와 비슷하다"(잠언 27,15). 하느님과 관련지어 언급되는 날씨 현상은 세상을 초월하는 아주 강력한 능력을 나타낸다. "일곱 번째가 되었을 때에 시종은 '바다에서 사람 손바닥만 한 작은 구름이 올라옵니다.'하고 말하였다. 그러자 엘리야가 시종에게 일렀다. '아합에게 올라가서, 비가 와서 길이 막히기 전에 병거를 갖추어 내려가십시오. 하고 전하여라.' 그러는 동안 잠깐 사이에 하늘이 구름과 바람으로 캄캄해지더니, 큰비가 내리기 시작하였다. 아합은 병거를 타고 이즈르엘로 갔다"(1열왕 18,44-45). 고대 이스라엘 사람들은 하느님만이 날씨를 지배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하느님은 날씨를 주관하는 분으로 묘사된다. 하느님은 특히 천둥과 번개로 두려움과 공포를 일으키는 힘으로 등장하신다. "그분께서 소리를 내시자 하늘의 물이 요동친다. 그분께서는 땅 끝에서 안개가 피어오르게 하신다. 비가 내리도록 번개를 만드시고 당신의 곳간에서 바람을 꺼내신다"(예레 10,13). 이처럼 날씨는 하느님 특성을 나타내는 이미지로 자주 사용됐다. 이는 신약성경 시대 폭풍우가 몰아치는 갈릴래아 호숫가 배에서 있었던 예수님과 제자들 이야기에서도 잘 나타난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깨어나시어 바람을 꾸짖으시고 호수더러, '잠잠해져라. 조용히 하여라!' 하시니 바람이 멎고 아주 고요해졌다"(마르 4,39). 날씨 현상을 하느님 심판의 상징으로 전해주는 경우도 있다. 특히 많은 비는 파괴적 큰 힘을 갖고 있어 대홍수를 불러일으켰다(창세 7,11-12). 또 날씨는 바빌로니아 유배 이후 이스라엘 회복에 대한 상징으로도 사용됐다. "비와 눈은 하늘에서 내려와 그리로 돌아가지 않고 오히려 땅을 적시어 기름지게 하고 싹이 돋아나게 하여 씨 뿌리는 사람에게 씨앗을 주고 먹는 이에게 양식을 준다"(이사 55,10). 이스라엘 사람들은 날씨는 하느님이 주관하신다고 생각했다. 때로는 날씨를 하느님이 인간에게 주는 선물이나 벌, 심판으로 이해했다. 날씨는 그 변화만큼이나 여러 가지 상징을 가진 셈이다. 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문화홍보국장)cpbc2011.04.12
[출판]나의 증인이 네 복음서와 사도들의 서간을 잇는 사도행전은 교회 기원과 확장, 교회 본연의 사명과 생활상을 알려주는 매우 독특하고 중요한 신약성경이다. 사도행전 해설서 「나의 증인이」는 사도행전 본문을 자세히 설명하면서 이에 따른 여러가지 묵상과 교회 가르침을 아우르고 있다. △사도행전을 시작하며 △제1부 성령께서 오시어 교회를 낳다(사도 1,1-6,7) △제2부 유다와 사마리아에서 교회가 성장하다(6,8-9,31) △제3부 시리아와 유다의 이방인들에게 선교하다(9,32-12,24) △제4부 다른 민족들에게 믿음의 문을 열다(12,25-16,5) △제5부 그리스와 소아시아에서 말씀이 성장하다(16,6-19,20) △제6부 로마에서 말씀을 선포하다(19,21-28,31)로 구성돼 있다. 책은 "만약 신약성경에서 사도행전이 빠졌다면, 교회의 태동과 성장과정, 성령의 이끄심에 따라 복음을 증거하는 사도와 봉사자들 모습, 교회가 겪은 박해와 갈등 양상을 제대로 알 수 없었을 것"이라면서 사도행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성서와함께 편집부는 "이 책을 만나는 모든 분이 우리 교회의 신원을 깨닫고, 성령에 힘입어 '담대히 하느님 나라를 선포'(사도 28,31)하는 증인으로 신앙의 지평을 넓혀가길 바란다"고 말했다.(성서와 함께 편집부 지음/성서와 함께/1만 6000원)박수정 기자 catherine@pbc.co.kr박수정2012.03.06
![[출판]박영식(야고보) 신부,「오늘 읽는 요한묵시록」펴내](//cpbc.co.kr/CMS/newspaper/2012/03/rc/408218_1.0_titleImage_1.jpg)
[출판]박영식(야고보) 신부,「오늘 읽는 요한묵시록」펴내묵시록에 대한 올바른 이해 돕는 해설서... 오늘 우리 현실에서 말씀이 어떻게 되살아나는지 깨닫게해 '묵시록'이란 말을 들으면, 종말과 심판이 먼저 떠오른다. 환시나 상징에 대한 갖가지 해석은 때로 우리를 두려움에 몰아넣기도 한다. 게다가 묵시록엔 세상 종말이 닥치기 직전에 일어나는 자연과 천체이변이 구체적으로 묘사돼 있어 뉴스를 통해 지구촌 기상이변이나 천재지변 소식을 들으면, 묵시록에 나오는 종말 현상이 떠올라 한동안 공포를 갖게 한다. 그러나 요한묵시록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당신 교회와 인류 역사 안에 살아있으며, 당신 피로 우리를 죄와 영원한 죽음에서 구원하고 하느님이 있는 천상 예루살렘으로 데려갈 계획을 파트모스 섬에 유배돼 있는 요한에게 밝힌 것을 기록하고 있다.지난해 안식년을 맞아 아프리카 북부 지중해 연안 튀니지를 방문, 사막 한가운데 세워진 로마시대 원형극장을 돌아본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박영식 신부. 박영식(야고보, 대구대교구 효목본당 주임) 신부가 쓴 「오늘 읽는 요한묵시록」은 우리 현실에서 묵시록 말씀이 어떻게 되살아나는지 꿰뚫는 해설서다. 성서학자로서의 올곧은 연구활동과 필력이 느껴진다. 1976년 사제품을 받고 2년 뒤 로마로 유학을 떠난 박 신부는 1982년 2월 교황청 성서대학에서 성서학 석사학위(S.S.L)를 받고, 유학 중 예루살렘 히브리대학에서 수학하면서 고고학 발굴 참여와 함께 성경을 연구했으며, 귀국한 뒤에도 성경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입문ㆍ새 본문 번역ㆍ해설'이라는 부제를 단 이 책은 묵시록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돕고 있으며, 구세사를 관통하며 지나가는 말씀의 힘은 오늘을 사는 우리를 일깨우고 하느님 구원에 대한 희망과 사랑을 느끼게 한다. 해설서는 묵시문학이 태동하게 된 배경과 함께 묵시록 저자 요한이 어떤 문학 유형으로 언제 어디서 묵시록을 썼는지 살펴보고 요한이 천사를 통해 하느님과 예수 그리스도에게 받은 환시와 말씀이 무엇을 뜻하는지 설명한다. 전체를 6장으로 나눠 입문과 머리말, 일곱 교회에 보내는 편지, 천상 하느님의 어좌ㆍ봉인된 일곱 두루마리와 어린양ㆍ여섯 나팔ㆍ삽입된 두 환시ㆍ일곱째 나팔, 용ㆍ짐승들ㆍ어린양ㆍ일곱 재앙과 일곱 대접ㆍ심판과 대탕녀 바빌론ㆍ그리스도의 승리와 역사의 끝, 결론을 살핀다. 특히 묵시록의 원문이 갖는 의미를 살려 새로 번역하고 이해를 돕기 위한 해설을 담았다. 상징이 많은 묵시록인 만큼 지은이는 성경학계에서 쟁점이 되는 해설을 가급적 피하고 대다수 학자들의 공통된 설명을 토대로 삼았다. 또한 일정한 본문 해설이 끝날 때마다 내용을 간추리거나 요약해 오늘 우리 현실에서 묵시록의 말씀이 어떻게 되살아나는지 깨닫도록 했다. 아울러 하느님 사랑과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을 통해 이뤄질 구원에 대한 희망을 새롭게 하는 계기를 마련한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pbc.co.kr오세택2012.03.13

박근혜 대통령에게 바란다/ 정신적 가치에 정책 주심 두기를 투명 공정하며 도덕성에 흠 없는 정부가 되길 바라 대한민국은 1988년부터 대통령 취임식을 2월 25일 거행해왔다. 전례력으로 이 시기는 사순시기다. 묵은 것을 버리고 새로운 삶의 여정으로 나가는 사순시기에 새 정부가 출범하는 것은 우연이긴 하지만 의미하는 바가 크다. 박근혜 대통령 취임을 맞아 한국교회 사제와 수도자, 평신도에게 대통령에게 바라는 점을 물었다. 그리스도인들은 크게 "정신적 가치를 추구해달라", "가난한 이들을 우선적으로 배려해달라", "교회 가르침을 정책에 반영해달라"는 희망사항을 피력했다. 그리스도인들은 새 대통령이 가난한 이들을 위한 정책과 종교ㆍ신앙적 가치관을 담은 정책을 펴주기를 희망했다. 사진은 박근혜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는 모습. 사진제공=청와대#가톨릭교회 정신적 가치, 정책에 접목해야 박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국민 행복시대를 열겠다"고 말했다. 국가발전과 국민행복이 선순환하는 새로운 미래를 위해 경제부흥과 창조경제, 경제 민주화를 추진하겠다고도 했다. 취임사를 분석해보면, 경제부흥을 통한 국민행복 추구가 새 정부의 핵심 정책기조임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 역시 '국민이 모두 잘 사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했지만, 5년이 지난 지금 '잘 산다''행복하다'고 느끼는 국민은 얼마 되지 않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 가운데 우리나라 행복지수는 32위(2012년)로 여전히 최하위권이다. 그리스도인들의 바람은 한 마디로 "종교ㆍ신앙적 가치를 정책에 반영해달라"는 것이다. 서울대교구 사목국장 손희송 신부는 "사람은 물질적 가치만으로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올바른 가치관과 인성교육, 정신교육 등 정신적 가치에 정책의 중심을 둬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국 천주교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 최홍준(파비아노) 회장은 "그리스도인들은 영원한 삶에 대한 행복을 추구한다"며 "정신적 가치관 즉, 혼(魂)을 담은 행복이 진정한 행복"이라고 말했다. 이어 "교황 요한 23세가 반포한 회칙 「지상의 평화」(1963)의 핵심은 진리ㆍ정의ㆍ자유ㆍ사랑"이라며 "이것이 정책에 반영될 때 진정으로 행복한 세상, 국민이 행복한 나라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행복하여라, 가난한 사람들! 하느님의 나라가 너희 것이다. 행복하여라, 지금 굶주리는 사람들! 너희는 배부르게 될 것이다. 행복하여라, 지금 우는 사람들! 너희는 웃게 될 것이다"(루카 6,20-21)는 성경 말씀처럼, 물질적 행복만이 행복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리스도인들은 아울러 새 정부가 투명하고 공정하며, 도덕성에 흠집이 없기를 바랐다. 정직한 사람이 손해 보지 않는 사회를 만들어달라는 것이다. 최근 인사청문회에서도 드러났듯이 도덕적 흠결이 있는 인물은 국민의 일꾼으로 내세우지 말아달라는 당부이다. 한국천주교 여자수도회장상연합회 생명평화분과장 김영미 수녀는 "더 이상 자격 미달인 사람이 나라를 맡아서는 안 되며, 공직자는 높은 수준의 도덕성과 혜안을 겸비한 인물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가난한 이들에 대한 배려, 최우선으로 그리스도인들은 또한 가난한 이웃에 대한 정책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 정권에서 부익부 빈익빈 현상과 사회 양극화가 더 극심해졌다. 사회적 약자 계층인 노인 빈곤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가운데 1위이며, 국내총생산(GDP) 가운데 노인 복지지출 비중이 최하위권이라는 통계도 최근 발표됐다. 노인 및 최저 빈곤층율과 자살률 역시 부끄러운 1위다. 가톨릭교회는 재화와 부에 대해 "경제활동과 물질적 진보는 인간과 사회에 이바지해야 한다… 부는 타인과 사회에 유익하게 쓰일 때 인간에게 봉사하는 기능을 수행한다"(「간추린 사회교리」 328~329항)고 말한다. 또 "재화의 보편 목적의 원칙은 가난한 이들, 소외받는 이들, 어느 모로든 자신의 올바른 성장을 방해하는 생활 조건에서 살아가는 이들에게 특별한 관심을 쏟아야 한다"(「간추린 사회교리」 182항)고 강조한다. 수원교구 사회복음화국장 양기석 신부는 "대통령이 진정으로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고 싶다면, 넉넉해서 지금도 행복한 사람들이 아니라 가진 것 없고 힘이 없어 불행하다고 느끼는 사람들 중심의 정책을 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대교구 사목국 이정준 신부는 "박 대통령이 아파하는 자식을 최우선으로 보듬는 어머니 마음으로 국민을 대한다면 모든 국민이 진심으로 존경하는 대통령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국교회, 반성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교회 내부적으로는 행복과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한국교회가 제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있다. 한국교회는 1970~1980년대 민주화운동 당시 김수환 추기경과 지학순 주교 등을 필두로 세상을 향해 목소리를 내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그 목소리가 예전만 못하다는 우려가 크다. 그동안 제주 해군기지를 비롯해 4대강 사업과 밀양 송전탑 건립문제, 용산 철거민 사건과 쌍용차 사태 등 굵직굵직한 사회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목소리를 내오긴 했지만, 그것이 한국교회 전체의 여론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가톨릭 신자 수가 국민의 10%를 넘어섰고, 사회 각계각층에 신자가 포진해 있지만 복음화율이 낮았던 예전보다 나아진 것이 별로 없다는 지적이다. 특히 국회의원은 30%가량이 신자이지만, 언론을 통해 드러난 일부 가톨릭 의원들 부패와 비리, 다툼과 분열 모습은 공분을 사기에 충분하다. 평협 사회사도직연구소장 오용석(프란치스코 사베리오) 경성대 명예교수는 "대통령이 천주교계 학교(성심여고와 서강대)를 졸업한 신자임에도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이 잘 드러나지 않는 점은 교회가 반성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교회의 의장과 교구장 주교님들이 기회가 닿는대로 새 정부를 향해 예언자적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힘 기자 lensman@pbc.co.kr조은일2013.03.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