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지에서 온 편지] 필리핀- '예, 지금 여기 있습니다'](//cpbc.co.kr/CMS/newspaper/2013/02/rc/440247_1.0_titleImage_1.jpg)
[선교지에서 온 편지] 필리핀- '예, 지금 여기 있습니다'신현정 선교사(성골롬반외방선교회)이곳 거리를 걷다보면 수많은 사람의 눈빛과 마주하게 된다. 처음에는 그들의 눈빛이 부담스러웠지만 이제는 자유로워지고 있다. 사진은 거리에 서 있는 필자 모습. 안녕하세요! 저는 필리핀에서 2년째 평신도 선교사로 살아가고 있는 신현정 에우제니아입니다. 수도 마닐라에서 차로 4시간 거리인 '올롬갑뽀시 안 바레또'라는 바닷가 마을에 있는 성당에서 살고 있습니다. 바레또는 필리핀인들이 휴가 때 자주 찾는 바닷가 마을입니다. 시골이지만 미군기지가 가까이 있어 늘 북적대고 밤이 되면 더 화려해지는 곳입니다. 시장이 있는 중심가 한 쪽에는 교도소가 있어 면회를 하기 위해 줄 서 있는 가족들을 매일 볼 수 있습니다. 저 또한 일주일에 두 번 교도소를 방문해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타갈로그어(필리핀 인구의 절반 정도가 쓰는 언어)로 수인들과 성경 나눔도 하고 미사도 함께 봉헌합니다. 그 분들은 늘 저를 기다려주고 반겨주십니다. 한국에서 간호사로 일했던 경험을 살려 가정을 방문해 주민들 혈압체크와 건강 상담도 해 주고 있지만 많이 부족해 늘 부끄러울 뿐입니다. 저는 선교사로서는 2살 먹은 어린아이와 다를 바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큰 욕심을 부리지 않고 필리핀 문화에 천천히 적응하며 그들 곁에서 살아가기로 마음먹었습니다. 하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이곳에서 산다는 게 참 어렵다는 것을 느낍니다. 10개월 전 바레또에 처음 와서 가정 방문을 했습니다. 웃통을 벗은 채로 집 밖에 앉아 계시는 아저씨들과 낮술을 마시는 사람들, 길거리를 떠돌아다니는 고아들, 밤이면 더 화려해지는 거리의 풍경을 보면서 '천천히 알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저씨들이 웃통을 벗고 길거리에 앉아 있는 모습은 필리핀에서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사람마다 성격이 다른데 하물며 다른 나라의 문화와 역사, 날씨는 얼마나 다를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와는 너무나도 다른 문화가 신경 쓰이기 시작했습니다. 차츰 차츰 신경 쓰이는 게 늘어났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길거리에서 웃통을 벗고 술을 마시며 인사를 하는 아저씨들의 눈빛, 거리의 고아들과 아이를 업고 구걸하는 엄마의 눈빛, 밤이 되면 조명 빛 아래 앉아 있는 여자들의 눈빛을 피하고 있는 저를 발견했습니다. 눈빛을 피하다 보니 그들에게 마음으로 다가가기가 참 힘들었습니다. 그들은 많이 가난했고 할 일이 없었습니다. 먹고 살기가 힘들어 보였습니다. 더운 날씨에 지쳐있는 모습이 제 눈에는 점점 무기력한 모습으로 보였습니다. 공허함이 느껴졌고 그들에게 무언가 해주기에는 제가 너무 부족한 사람이라는 생각에 부담만 늘어갔습니다. 신경질까지 내는 나를 바라보며 '지금, 내가 여기서 살아간다는 것이 참 힘들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국을 그리워하고, 또 그리워했습니다. 수많은 생각이 들수록 선교사의 마음과 사랑을 잃어버린 듯 해 절망스럽기도 했습니다. '나는 왜 신경질을 내는가'하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졌습니다. 내가 알아차리지 못한 본질적 문제가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선교사로서 부족한 사람은 아닌지, 모난 사람은 아닌지 고민했습니다. 그것이 무엇이든 받아들일 수 있는 힘을 주시길 하느님께 청하며 그들 눈빛을 마주했습니다. 그러던 중 문득 아버지의 눈빛이 떠올랐습니다. 내 기억 속 아버지의 눈빛은 참 신기하게도 이곳에서 마주치는 가난한 이들의 눈빛과 닮았습니다. 이곳 사람들과 가진 것을 나누며 웃고, 소통하며 살아가길 바랐습니다. 그런데 내 안에 해결되지 않은, 치유되지 않은 과거 상처가 내게 말을 하고 있었나 봅니다. 그 과거의 상처들이 현재의 나를 건드려 신경질까지 나게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을 살기보다 지난 날 아픔에 사로 잡힌 채 가난한 이웃들과 인사 한번 시원스럽게 하지 못했던 것이 생각났습니다. 속상하기도 하고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부족하다고 자책했던 내 자신을 다독거렸습니다. '부족한 게 아니라 마음이 아팠겠구나. 고생했구나' 하고 스스로에게 말하며 아버지를 위해 기도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내가 왜 신경질을 내고 있는지, 지금 이 시간을 제대로 살지 못하도록 나의 마음을 잡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알기 위해 깨어 있는 시간을 좀더 가지려 노력했습니다. 어느 순간 내 마음을 덮고 있던 뿌연 안개가 걷힌 듯한 느낌이 들었고 그들의 눈빛에서 자유로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있는 그대로의 그들 모습을 바라보게 된 것입니다. 모든 사람은 개인적 상처와 역사 그리고 문화를 갖고 있습니다. '지금'을 살아가기 위해 우리는 수많은 사람들과 여러 사건을 통해 나를 알아가고 주님 현존을 깨닫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 과정은 참 아프고 힘듭니다. 저는 지금 이 시간들을 통해 내 안에 이미 심어져 있는, 단단한 다아이몬드 같은 신성(神聖)을 더 캐내보려 합니다. 거리를 걸으면 늘 그랬던 것 처럼 웃통 벗은 아저씨와 아이들, 앳돼 보이는 아기엄마, 거리의 여성들의 쌍꺼풀 짙은 눈빛이 저를 향하고 있습니다. 감사하게도 그들은 언제나 먼저 다가오고 웃어줍니다. 저 또한 미소를 지으며 "안녕하세요!"하고 인사하고 따뜻하게 마주합니다. 어린아이로 남아있는 제 내면 아이가 한 살 두 살 나이를 먹어가며 사람들과 소통하고 이곳에 살고 있습니다. 공기처럼 늘 나를 에워싸고 계신 주님께서 어느 날 갑자기 "너, 어디 있느냐"하고 물으시면 저는 해맑게 "예. 지금 여기 있습니다" 하고 대답하고 싶습니다. 지금 이 곳에서 내 신경질까지 감사하게 여기며 자유로워지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후원계좌 스탠다드차다드은행 225-20-435521예금주 : 성골롬반외방선교회퇴사자22013.02.05
![[교회건축을 말한다] 내가 뽑은 교회건축 - 프랑스 파리 생 샤펠 성당](//cpbc.co.kr/CMS/newspaper/2012/02/rc/405935_1.0_titleImage_1.jpg)
[교회건축을 말한다] 내가 뽑은 교회건축 - 프랑스 파리 생 샤펠 성당 고딕 성당은 눈에 보이지 않는 하늘 나라를 육체의 눈으로 보게 하고, 사람의 모든 감각으로 하늘 나라를 체험하게 해줬다. 고딕 성당은 온갖 보석으로 만들어진 천상의 예루살렘을 이 땅에 구현하려 한 것이다. "예루살렘의 성문들은 청옥과 취옥으로, 성벽은 모두 보석으로 만들어지고 예루살렘의 탑들은 금으로"(토빗 13,16) 돼 있으며, "성벽은 벽옥으로 되어 있고,(…) 도성 성벽의 초석들은 온갖 보석으로 꾸며져"(묵시 21,18-19) 있다. 하늘 나라는 하느님께서 계시고 생명의 힘이 미치는 곳이다. 그래서 사람은 성당 외곽을 만들고 그 안에 머물며 하느님께서 생기를 불어넣어 주시기를 기다린다. 이에 고딕 성당의 원형을 만든 수도원장 쉬제르는 이렇게 말했다. "이 집을 고귀하게 빛나게 하시고, 고귀하게 빛나는 이 집이 우리 마음을 밝히게 하소서." 고딕 성당은 얼마나 빛을 갈망했던가? 이 갈망의 정점에 생 샤펠(Sainte-Chapelle) 성당이 있다. 파리 한복판 시테 섬에 있으며, 1248년에 완성됐다. 루이 9세는 콘스탄티노폴리스에서 받은 그리스도의 가시관과 그리스도께서 못 박히셨던 십자가 조각을 모시기 위해 자신의 왕궁에 이 성당을 세웠다. 위ㆍ아래 2층인 성당이다. 아래층은 신하들을 위한 것이고, 유리화의 보석상자 같은 위층은 왕가 일족을 위한 것이다. 고딕 성당의 벽면에는 로마네스크처럼 아케이드가 있고, 그 위에 두세 개 다른 구조물이 층을 이뤘다. 그러던 것이 점차 구조적 기술이 발달하면서 층이 사라지고 창이 점점 커져갔다. 이러한 빛의 공간을 만들고자 한 고딕 성당의 극한이 바로 이 생트 샤펠이다. 나선 계단을 돌아 2층으로 올라가면 신비로운 빛이 보는 이를 엄습한다. 빛의 홍수요, 빛의 보석이 박힌 공간이다. 벽면은 모두 15개로 돼 있다. 벽면 전체는 창에서 빛을 받아들이고 있으며, 골조는 최소한으로 억제돼 있다. 교차 볼트를 보강해주는 뼈대들은 기둥으로 합쳐지면서 가벼운 선을 긋고 있다. 구조는 힘을 떠받치는 구조가 아니라, 하나의 시각적 선이 돼 있다. 이 성당 내부를 덮고 있는 것은 무수한 '입자'다. 유리화나 창문의 문양 중 어느 하나도 다른 것을 지배하는 것이 없다. 빛과 색깔, 구조와 창, 수많은 문양들은 모두 대등하다. 거의 바닥에서 시작해 천장까지 하나의 면으로 된 창도 그 안은 무수한 입자로 분해돼 있다. 기둥의 다발도 작은 문양으로 나뉘어 있고, 천장에도 무수한 별 모양이 가득하다. 이런 공간에서는 천장도 높고 전체가 잘게 쪼개져서, 웬만한 조각은 잘 보이지 않는다. 육중하고 촉각적인 로마네스크 성당과 비교하면 모든 것이 너무나도 시각적인 것을 위해 만들어져 있다. 그 결과, 이 성당의 공간은 가볍게 빛나고, 물질은 온통 비물질적인 것으로 변해 있다. 공간은 육중하고 무겁게 높지 않고 가볍게 높다. 보석과 같은 공간 안에는 신비한 빛이 가득 차 있고, 사람은 그 빛에 물들어 있다. '빛의 벽'이라 불러야 할 유리화에는 성경의 1134가지 장면이 그려져 있다. 그 자체가 거대한 공간이자 한 권의 장대한 성경책이다. 건축을 통해 성경을 '눈'으로 읽게 한 것이다.김은아2012.02.21

신앙인 안중근, 살신성인의 모범대구가톨릭대 안중근연구소 학술심포지엄 '신앙응로 본 안중근' 천주교 사상 통해 근대 민권의식 키워가 이토 저격사건, 성경신학적 접근 바람직동양 평화, 조국 독립 위한 의지 재해석 안중근 토마스 의사. 대구가톨릭대 안중근연구소(소장 이경규)는 18일 대구가톨릭대 하양캠퍼스 이바오로관에서 '신앙으로 본 안중근'을 주제로 학술심포지엄을 열고, 신앙인 안중근의 행적과 사상을 조명했다. 안 의사 애국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지난 5월 안중근연구소를 설립한 대구가톨릭대(총장 소병욱 신부)는 안 의사의 딸 안현생(데레사) 여사가 1953년부터 3년간 대구가톨릭대(당시 효성여대) 문학과 교수로 재직한 인연이 있다. #신앙으로 본 안중근 이경규(안드레아, 역사교육과 교수) 소장은 기조강연에서 "안중근의 천주교 신앙은 국가와 민족에 대한 분명한 정체성을 바탕으로 한 주체적 신앙이었다"며 "어릴 때 익힌 유학적 소양과 천주교 신앙을 바탕으로 한 그의 행적은 한마디로 사생취의(捨生取義)와 살신성인(殺身成仁)이었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안중근은 천주교를 수용하면서 천주교를 통해 사회와 국가를 새롭게 인식하고 민족의 수난과 고통을 외면한 채 현실에 안주하고자 했던 제도교회 선교정책에 비판의식을 갖게 됐다"며 "천주교 사상을 통해 근대 민권의식을 성숙시켜 나갔다"고 밝혔다. 이 소장은 "「안중근의사 자서전」에서 밝히고 있듯 안중근은 이토 히로부미 포살계획을 세운 후 거사 성공을 위해 매일 아침에 기도를 드렸으며, 이토가 사망했다는 사실을 확인하자 가슴에 십자성호를 그으며 하느님께 감사기도를 드렸고, 그의 가방 속에는 성경이 들어 있었다"고 밝혔다. '안중근 토마스의 죽임과 죽음에 대한 이해'를 주제로 발표한 황종렬(레오) 박사는 "안중근은 자신이 왜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했는지 밝히면서 동양 평화를 위해 옥에 갇히고 죽음을 받아들인 자로서 자신의 존재 이유를 여러 경로를 통해 천명한다"며 "안중근의 신문과정과 면담 내용, 유언, 사형판결을 받은 후 감옥에서 쓴 글 등을 통해 저격 이유와 나라의 독립, 세계 평화에 대한 열망을 추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안중근에 대한 성경신학적 접근 황종렬 박사는 과부 유딧이 유다를 침략한 아시리아군의 장수 홀로페르네스를 죽여 백성을 구해내는 이야기(구약성경 유딧기)와 일곱 아들과 어머니의 순교(마카베오기 하권)를 통해 안중근의 이토 히로부미 저격이 지닌 의미를 밝혀냈다. 황 박사는 "유딧이 홀로페르네스의 목을 치는 순간에 고착될 때 그를 죽게 한 것이 살인인가 아닌가 하는 논쟁에서 벗어날 길이 없듯 안중근이 이토를 저격하는 순간에 고착될 때, 겉으로 보기에 명백한 살인으로 왜곡되기 쉽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딧의 칼부림을 누구도 살인으로 일컫지 않듯이 안중근이 이토를 저격하기 전의 생애와 이토를 저격한 이유, 저격 후 하느님께서 부여하신 시간과 공간 속에서 수행한 일을 통합적으로 볼 때 살인이라고 일컬은 행위가 다시 조명되기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논평자로 나선 송창현(대구가톨릭대 성서학 교수) 신부는 "성경은 살인과 폭력에 대한 단편적 규정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정의와 평화에 관한 더 넓은 신학적 토대와 전망을 제시한다"며 "황 박사의 성경신학적 접근은 안중근의 생애와 사상 전체를 정의와 평화의 관점에서 새롭게 해석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한다"고 말했다. 송 신부는 "안중근에 대한 잘못된 이해와 평가는 신앙과 민족 문제 간의 잘못된 신학적 토대에 기인한다"면서 "실제로 안중근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한 뮈텔 주교를 비롯한 프랑스 선교사들의 정교분리 원칙은 성속이원론과 내세주의에 기초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신학적 토대는 세속과의 단절, 경건주의, 엄격주의, 내세에서의 열복(悅服) 등을 강조함으로써 신앙과 교회가 사회 현실에 무관심하게 만들고 민족 문제를 외면하게 만들었다"며, "행동하는 신앙 안에서 사회참여와 민족문제 해결의 새로운 전망을 제시하는 성경적 근거는 안중근의 생애와 사상 안에서 훌륭하게 실현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지혜 기자 bonaism@pbc.co.kr 이지혜2011.11.22
[출판]이달의 교계잡지 ▨가톨릭 디다케 성모성월을 맞아 'Oh, my mother, Holy Mother!'(오 나의 어머니, 성모여!)를 특집주제로 △성모성월 그리고 나의 어머니(조규만) △어머니의 기도(한진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름, 어머니(장영희) △어머니는 성당에 계신다!(정준교) △하늘 엄마의 사랑(이연하) △종신 기도 보험(홍효정)을 실었다. 우리 교사회 자랑 꼭지에서는 대전교구 노은동본당 중고등부 주일학교 교사회를 만났다.(서울대교구 청소년국/3500원) ▨가톨릭 비타꼰 '감사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꼭지에서는 한 평생 한국과 한국인을 사랑했던 공토마스(1919~2009, 성 골롬반 외방선교회) 신부 삶을 돌아봤다. 음악으로 전하는 사랑에서는 대구대교구 뿌에리 깐또레스 지휘자 김정선(샬트르 성바오로수녀회) 수녀를 만났다. 비타콘 화랑에서는 '성모성월, 성모님 그리고 어머니'를 주제로 전혜은(마리엘라) 화가 그림을 실었다. 장긍선 신부의 성화 속 성인 이야기에서는 '성 이시도르 농부'를 소개했다.(마리아의아들수도회/4000원) ▨경향잡지 경향 돋보기에서는 '가정과 여성'을 주제로 △소통이 필요한 현대 한국 가족(조옥라) △성경 속 여성 들여다보기(이연수) △가족 되기를 위한 그리스도인의 실천적 영성(김세서리아) 등을 다뤘다. 경향시평은 '국가와 정치에 대한 단상'(김정용)을 실었다. 교회사에서 배운다 꼭지는 '탁발 수도회들의 탄생'(오윤교)을, 이스라엘 성지 길라잡이에서는 '카르멜산과 엘리야'(김명숙)를 살펴봤다.(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3300원) ▨교회와 역사 세계 교회사에서는 '사도시대 그리스도인 공동체(2)-예루살렘 밖의 교회'를 소개했다. 나의 신앙과 삶에는 순교자 분골을 12년 동안 집에 모시고 있다 대전신학교에 안치하고, 대전교구사 설정 연도를 바로잡기 위해 노력한 김윤배(판크라시오) 선생의 구술이 실렸다. 한국 교회 사적지 순례에서는 리델 신부를 톈진으로 탈출시킨 최인서와 장치선이 순교한 강화 진무영성지를 다뤘다.(한국교회사연구소/3000원) ▨레지오 마리애 '걷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꼭지에서는 대전교구 신리성지를 찾아갔고, 성경에서 걸어 나오는 사람에서는 아브라함을 소개했다. 레지오 마리애 영성으로는 △경청하시는 동정녀(이성효) △세계성체대회와 레지오(맥그리거/하성환) △네 안에 있는 상처받은 너를 사랑으로 대하여라(김연상) △오늘날 교회에서의 레지오 마리애(폴즈/이재호)를 다뤘다. 우리는 지금 꼭지에서는 부산과 마산 레지아를 찾아갔다.(세나뚜스협의회/1800원) ▨그물 '환경에 관한 교회 가르침과 포콜라레 영성'에 관한 새 칼럼을 시작하면서 환경에 관한 교회 가르침을 정리하고, 각종 환경 및 생태 문제에 대해 그리스도인으로서 어떻게 접근하고 실천해 나갈지를 짚어봤다. 이 밖에도 다문화 가정과 함께하는 동화 읽기방을 소개하며 다문화 시대를 모범적으로 살아가는 이웃들 모습을 담았고, 이해인 수녀의 '어머니의 기도' 글과 이 수녀 어머니가 생전에 즐겨 바치던 기도문을 실었다.(마리아사업회/3000원) ▨말씀지기 5월 한 달간 복음과 독서 말씀을 발췌해 그에 대한 묵상을 영한 대역으로 실었다. 아침뜨락에서는 남상근(서울대교구) 신부가 '오늘도 여전히 행복한 이유'를 주제로 행복과 감사에 대한 글을 썼다. 영성에세이에는 △성령의 활동은 계속된다 △숨겨진 열매의 축복 등이 실렸다. 이달의 묵상시는 김요한 시인의 시를 소개했다.(가톨릭출판사/3000원) ▨참 소중한 당신 '아름다운 사람들'에서는 음악에 대한 열정으로 최선을 다해 노래하는 가수 장혜진(본명 이남미, 멜라니아)씨를 만났다. 또 한국 프로라이프 청년회를 찾아가 생명을 지키고 소중함을 전하는 청년들 이야기를 들어봤다. '우리 이사했어요'를 특집주제로 전입교우와, 전입교우를 받아들이는 사목자와 공동체 이야기를 다뤘다.(사단법인 미션/3000원) ▨사목정보 특집 주제로 '소공동체 20년, 적응과 쇄신'을 다루며 △한국 천주교회 소공동체 20년과 교구별 현황(정월기) △본당 소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토착화 모색(윤득길) △본당 소공동체 유형과 복음나누기 방법(유혜숙) 등을 실었다. 특별 인터뷰에서는 한국평협 회장에 연임된 최홍준 회장을 만났고, 사목현장에서는 청주교구 용암동본당 김남오 신부 이야기를 들었다.(미래사목연구소/1만 원) ▨생활성서 '우리 집 신앙교육'을 특집으로 △유다인에게서 배운다(김용기) △가족 피정으로 이어지는 신앙 내리 사랑(이태우) △가족 기도는 나의 힘(전민아) △봉사는 또 봉사로 이어지고(임동규) △자녀들을 위한 신앙교육 환경 진단표 등을 소개했다. 꿈이 있는 세상에서는 '동성고등학교 예비신학생반'을 방문했고, 더불어 사는 세상에서는 수 년간 비무장지대 풍경을 담아온 김선규(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 수사를 만났다.(생활성서사/3900원) ▨성서와 함께 '구약의 세계'에서는 △창세기를 처음 읽는데요 △말씀과 함께 걷는다-열왕기 하권 등을, '신약의 세계'에서는 △사도 바오로의 발자취 △마르코 복음서 다시 읽기 등을 실었다. 성미술 산책에서는 대전교구 충남 청양 다락골성지 성당에 있는 '부활예수상'을 살펴봤다. 새로봄 꼭지에서는 '어린이와 같이'를 주제로 △너희는 놀기 위해 세상에 왔단다(편해문) △어린이 하나를 내 이름으로 받아들이면(정홍규)을 게재했다.(성서와함께/3000원) ▨소년 가정의 달 특집으로 다양한 가족 사진과 함께 어린이 기도문을 소개했고, 국민 멘토로 인기를 얻고 있는 기타리스트 김태원(바오로)씨에게 고민을 털어놓는 '김태원 아저씨, 제 고민을 들어주세요!'를 마련했다. 성경 속 인물이야기에서는 '엘리야의 뒤를 이은 엘리사'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부모님과 함께 보는 영화에서는 환경보호 메시지를 담은 만화영화 '로렉스'를 소개했다.(가톨릭출판사/4000원) ▨야곱의 우물 표지 이야기로 '하느님 보시기에 참 좋은 가정'을 다루며 ME와 약혼자 주말, 선택에서 부부 봉사자로 활약하고 있는 박재윤(사비노)ㆍ국혜원(실비아)씨 부부 가정을 찾아갔다. 초대교회의 삶과 영성에서는 '천막제조업자 바오로'에 대해 알아봤고, 표정이 있는 풍경에서는 '전남 나주 뒷골목' 풍경을 사진으로 담았다.(바오로딸/2800원) 박수정 기자박수정2012.05.01

「군인주일에 만난 사람」군종교구장 유수일 주교군에 뿌린 '복음의 씨앗' 반드시 열매 맺도록"군(軍)에서는 여건상 짧은 시간 교리교육을 하고 세례를 줄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저는 마음 안에 심어진 '복음의 씨앗'은 절대 죽지 않는다고 확신합니다. 군에서 영세한 이들이 제대 후에도 신앙생활을 잘할 수 있도록 신자 여러분이 관심을 가져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군종교구, 매년 3만 명 세례 제45회 군인주일(7일)을 앞두고 군종교구청에서 만난 군종교구장 유수일 주교는 "군종교구는 매년 3만 명에 가까운 이들에게 세례를 주고 있다"며 "이들이 군 울타리를 벗어나서도 신앙생활을 잘 이어가도록 관심을 둬 달라"고 당부했다. 「한국 천주교회 통계」에 의하면 군종교구는 지난해 2만 9070명의 영세자를 내 한국교회에서 가장 많은 영세자를 배출한 교구가 됐다. 더군다나 영세자들은 절대 다수가 젊은이들이기에 군종교구는 한국교회에서 젊은이 복음화에 가장 큰 기여를 하고 있는 셈이다. "군종교구가 많은 이들에게 세례를 주고 있지만, 교리공부를 철저히 하지 못하고 세례를 받은 이가 많아 신앙심 부족으로 냉담할 가능성도 큰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주님께서는 아무리 부족하더라도 당신께 대한 믿음을 표현한 이들을 구원으로 이끄시는 분이라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제대 후 신앙생활 도와야 유 주교는 "군종교구는 군 영세자들이 거주지 본당에서도 신앙생활을 이어가도록 제대 시점에 맞춰 교적을 만들도록 하는 메시지를 거주지 교구 양업시스템으로 보낸다"며 "군에서 하느님 자녀가 된 이들을 각 본당에서 따뜻하게 맞아 열심한 신앙인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예전처럼 군에서 종교를 선택하도록 하는 강제성이 사라졌고, 세속화와 자유의 물결이 장병 신앙생활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인생의 참된 행복과 구원을 추구하고자 예수님께 가까이 다가가려는 이들도 많다"고 희망을 놓지 않았다. 논산 육군훈련소 김대건성당에서 연 1만 명이 넘는 많은 영세자를 내는 것도 내는 거지만 오랜 기간 냉담했던 이들이 고해성사를 보고 다시 신앙의 길로 향하는 경우가 많아 군종사제들도 보람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유 주교는 군종사제와 수도자들에게도 "병사와 부사관, 장교, 군인 가족 누구나 신앙의 위기를 겪을 수 있는 만큼, 먼저 모범적 그리스도인의 삶을 살아야 하며, 목자로서 사랑과 열정을 갖고 이들을 만나야 한다"고 요청했다. 군종교구는 11일 시작되는 '신앙의 해'에 앞서 이미 올해 사목 표어를 '믿음 안에서 예수 그리스도께로'로 정하고 신앙 기초 강화에 역점을 뒀다. 내년 사목 표어는 '희망 안에서 예수 그리스도께로'이며, 2014년은 '사랑 안에서 예수 그리스도께로'이다. 믿음과 희망, 사랑이라는 세 가지 덕이 교구의 3년 사목 표어이자 방향이다. 유 주교는 신앙의 해를 맞아 신자들에게 "'하느님께서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외아들을 내 주시어,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셨다'(요한 3,16)는 성경말씀을 묵상하면서 회개의 삶을 살아야 한다"며 회개의 삶을 통해 새롭게 거듭나는 신자가 되기를 희망했다. 이힘 기자 lensman@pbc.co.kr이힘2012.09.25
![[분도출판사 50주년] 의식 일깨우고 영적 깊이 더하는 출판 외길](//cpbc.co.kr/CMS/newspaper/2012/04/rc/412625_1.0_titleImage_1.jpg)
[분도출판사 50주년] 의식 일깨우고 영적 깊이 더하는 출판 외길한국교회와 맥 같이하며 전문 신학서적 발간 독보적 '시대의 징표를 함께 읽어가는' 분도출판사(사장 선지훈 신부)가 5월 7일 설립 50주년을 맞는다. 출판사로 정식 등록한 역사는 50년이지만, 출판사 역사는 1909년 한국에 진출한 성 베네딕도회 출발과 함께한다. 선교에 출판ㆍ인쇄 사업은 빠질 수가 없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수도회는 1929년 함경남도 덕원에 일제 인쇄기를 들여와 인쇄소를 설립, 문서 선교를 시작했다. 이에 앞서 1910년에는 「성 분도 언행록」을 간행하기도 했다. 1930년대에는 출판에 적극 나서 한글판 「미사규식」을 처음 간행했고, 「주일미사경본」 「성인미사경본」 「가톨릭 성가」 등을 발간했다. 한국 천주교회 발전과 맥을 같이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후 1962년 5월 7일 분도출판사를 설립, 공식적으로 출판 사업을 시작하며 '그리스도를 따르는 향기로운 길'[芬道]을 열어왔다.신학텍스트 총서. 성경 역사 조직 실천신학과 철학으로 분류돼 있어 다양한 연구성과들을 깊이있게 종합, 한국신학 정립에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출판사는 △신학적 인식의 지평을 넓혀 지적으로 성숙한 신앙생활을 도와주는 책 △의식을 끊임없이 흔들어 깨워 밝고 예리한 눈으로 교회 안팎을 보도록 각성시키는 책 △삶을 영적으로 풍요롭고 따뜻하게 감싸주는 책을 만드는 데 지향을 두고 있다. 그 가운데서도 전문 신학서적 발간은 출판사 설립 초기부터 부단히 힘을 쏟은 분야다. 신학총서 종류만 해도 신학텍스트ㆍ교부문헌ㆍ중세철학ㆍ신학ㆍ아시아신학ㆍ사목ㆍ종교학 총서를 비롯해 교부들 성경주해까지 8종에 이른다. 출판사를 대표하는 책이 전문 신학서적임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특히 1981년 「마르코복음서」를 시작으로 신약성서 주석을 낱권으로 간행, 2001년에 신약성서 27권을 종합해 선보인 「200주년 신약성서 주해」는 출판사 명성을 확인케 하는 대작이었다. 출판사는 한국 신학에 기초를 다지고 성장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일을 소명으로 여기며 원전이 되는 문헌은 물론 서구 신학계에서 고전반열에 오른 책들을 옮겨 펴내는 데 집중해왔다. 때문에 가톨릭은 물론 개신교 신학자들 사이에서도 출판사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1973년 임인덕 신부가 사장을 맡으면서 '시대의 징표를 함께 읽어가는 분도출판사'라는 기치를 내걸었다. 독재와 억압의 시기인 1970~80년대 시대의 징표를 '정의'로 읽어내며, 교회와 사회에 쇄신을 불러일으키는 책들을 출간하는 데 망설이지 않았다. 「현실에 도전하는 성서」는 당시 '교도소 베스트셀러'라는 별칭이 따라다녔다. 「해방신학」 관련 도서들과 「민중의 외침」 「권력과 자유」 「유엔과 인권」 등 평화와 인권 등을 대변하는 도서들도 잇달아 발간하며 의식을 일깨우는 시대적 소명에 충실했다. 출판사가 꼭 어렵고 딱딱한 전문서적만을 낸 것은 아니다. 이해인 수녀와 안셀름 그륀 신부 저서 등은 독자들 메마른 영혼에 단비를 뿌렸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 「꽃들에게 희망을」과 같은 도서는 분도출판사를 대중에게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와 함께 출판사는 심리학 서적 출간은 물론 성인전, 예술서적 등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밖에도 제2차 바티칸 공의회 관련 도서, 어린이책, 전례서, 베네딕토 영성 관련 책 등도 출판사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다. 출판사는 지금까지 총서 8종, 성서ㆍ영성ㆍ묵상ㆍ교리ㆍ심리학 등 18종의 책 1000여 권을 펴냈다. 설립 50주년 기념미사는 5월 7일 오전 11시 경북 칠곡 왜관 수도원에서 봉헌된다. 박수정 기자 catherine@pbc.co.kr박수정2012.04.25
![[가톨릭 문화산책]<14> 건축(3) 회중석, 하느님 백성의 자리](//cpbc.co.kr/CMS/newspaper/2013/04/rc/449868_1.1_titleImage_1.jpg)
[가톨릭 문화산책] 건축(3) 회중석, 하느님 백성의 자리 하느님 말씀 듣고 성체 모시려 하느님 백성이 머무는 공간 주님께서는 언덕 위에서 가르치셨고 배 위에서 가르치셨다. 그리고 많은 사람이 주님의 말씀을 듣고자 그분을 둘러쌌다. 그들은 적당한 장소를 찾아 앉거나 서서 마음을 다하며 주님의 말씀을 들었다. 이런 모습을 그대로 성당이라는 건축 안에 넣어본다. 그러면 신자들이 앉는 회중석이 어떤 것인지를 더 잘 알 수 있게 된다. 회중석이란 제대를 둘러싸고 그분의 말씀을 듣고 그분의 몸을 모시며 하느님께 드리는 전례가 거행되는 동안 하느님 백성이 머무는 장소다. 미사를 드리는 공동체는 사제가 입당하면 일어서고 참회하기 위해 서 있고, 독서를 듣기 위해 앉았다가 그리스도의 복음이 시작되기 전 다시 일어서고 때로는 무릎을 꿇기도 하면서 몸으로 전례에 동참한다. 그러니 회중석은 신자가 편히 앉는 좌석이 배열된 전용공간 같은 것이 아니다. 성당의 회중석은 제단이라는 거룩한 공간과 구별되면서도 이 제단과 하나가 되도록 느끼는 하느님 백성의 자리다. 오늘날의 제단과 회중석은 각각 구약의 성전을 이루는 지성소와 성소의 위치에 있었다. 회중석은 예비신자 교리는 받고 있으나 아직 세례를 받지 못한 이들이 있는 입구 가까운 곳의 나르텍스(narthex)와 제단 사이의, 신자들이 앉게 되는 공간을 가리킨다. 영어로 '네이브(nave)'라 하는데, 이것은 '배'라는 의미의 라틴어 '나비스(navis)'에서 유래한 건축 용어다. 본래 전용 건물이 없었던 교회는 공공 집회를 위해 넓은 내부 공간을 가졌던 고대 로마의 바실리카(basilica)를 성당 건축에 응용했다. 고대 로마의 바실리카에서는 긴 변의 한가운데에 입구를 두었는데, 교회는 반대로 짧은 변에 입구를 두고 내부의 긴 방향을 바라보게 했다. 이 간단한 차이는 그야말로 근본적인 변화를 줬다. 이때부터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내부는 마치 배와 같은 구조처럼 보였고, 저 끝에 보이는 둥근 방은 영광의 그리스도께서 앉으신 자리라고 여기게 됐다. 이렇게 하여 평면은 배 모양이 됐고, 그 이후에 생긴 볼트 천장으로 성당 내부는 더욱 배의 용골 모양처럼 느껴졌다. 그렇다면 회중석이 왜 '배'라는 뜻을 가지게 되었을까? 그것은 교회가 무질서하게 소용돌이치는 물 위에 떠 있는 노아의 방주로 비유됐고, 회중석에 앉은 사람들을 세상의 죄에서 벗어나 하느님 나라를 향해 순례의 여정을 떠나는 이들로 비유됐기 때문이다. 이처럼 성당의 평면 모양은 그리스도인의 인생을 축약한 그림과도 같았다. 회중석을 지나가는 것은 하느님 나라를 향해 인생을 여행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우리말에는 아직 이 'nave'에 대한 번역어가 정해져 있지 못하다. 건축에서는 nave를 흔히 '신랑(身廊)'이라는 일본식 번역어를 사용한다. 이것은 몸이라는 뜻을 담고는 있어도 '랑(廊)'은 채나 복도라는 뜻이 강해서 '배'의 의미를 담지 못한다. 가톨릭사전에는 nave를 '신도석'이라고 적고 있지만 이보다는 '신자석'이 더 맞는 말이다. 전례를 거행하기 위해 모이는 모든 이를 '전례 회중'(liturgical assembly)이라고 한다. 회중이 평신도만을 가리키는 것은 아니지만, 이 말에는 '함께 모여서 미사를 드린다'는 뜻이 잘 나타나 있으므로 nave를 '회중석(會衆席)'이라고 하는 것이 가장 좋은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성당의 평면이 긴 경우, 회중석은 긴 통로(aisle)로 나뉜다. 그러니까 회중석은 이 세 개의 통로 모두를 말한다. 그러나 성당이 세 부분으로 나뉘는 경우 흔히 가운데를 회중석(nave), 그 좌우를 '측랑(側廊)'이라고 하는데, 이것 역시 잘못된 표현이다. 가운데를 '중앙 통로(central aisle)', 그 좌우를 '측면 통로(side aisle)'라 부르는 것이 맞다. 평면이 기둥과 벽으로 몇 개로 나뉠지라도 그 전체가 회중석이다. 그런데 이 'aisle'을 번역할 말이 참 없다. 이것을 여기에서도 '통로'라고 번역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통로는 벽과 벽 사이를 말한다. 로마네스크나 고딕 성당에서 중앙 통로를 만드는 좌우의 벽을 높게 만들려고 아치로 이루어진 아케이드(arcade)를 제일 아래에 두고 그 위에 갤러리(gallery)를 두고, 다시 그 위에 세 잎처럼 생긴 트리폴리움(trifolium)을 얹기도 한다. 또 가장 위에는 측면 높은 곳에 낸 창(고창, clerestory)을 얹는다. 그러나 갤러리나 트리폴리움은 성당의 높이에 따라 모두 둘 수도 있고 아무것도 안 둘 수도 있다. 오래된 유럽의 성당에 들어가 보면 정성을 다해 아름답게 장식한 바닥을 볼 수 있다. 좌석이 고정돼 있는 오늘날의 회중석을 생각하면 어차피 의자에 가릴 바닥을 왜 그렇게 아름답게 장식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종교개혁 이전에는 신자들이 미사를 드리는 동안 계속 서 있었고, 오래된 성당에서는 특별한 행사가 있는 경우가 아니면 보통 회중석에는 좌석을 두지 않고 빈 공간으로 뒀다. 회중석에 좌석이 놓이게 된 것은 중세 시기가 한참 지나서였다. 그 이전에는 일반적으로 좌석이 마련돼 있지 않았으므로 평신도는 서 있었거나 요구가 있으면 무릎을 꿇고 있었다. 르 토로네 수도원 성당(프랑스 남부). 성당에 등받이가 없는 벤치를 놓게 된 것은 13세기부터였다. 신자들이 앉는 긴 자리는 개신교에서 긴 시간 설교를 듣게 하기 위해 처음으로 사용한 것이다. 그러던 것이 가톨릭 개혁에서 말씀 전례를 강조하게 된 이후에는 성당에도 이 긴 의자가 배열됐다. 16세기 후반에 가서야 등받이와 무릎틀도 생겼고 의자가 커지고 고정됐다. 그렇지만 이것이 일반적인 것은 아니었다. 회중석 옆에 앉는 여자들의 좌석은 의자가 낮고 무릎틀도 낮았다. 이러기까지 남자와 여자는 회중석에서 종종 나뉘어 있었다. 어떤 오래된 성당의 중앙 통로 좌우 벽에는 열주로 된 아케이드로 구분된 2층석이 있다. 이것은 마트로네오(matroneo)라고 하는 여성용 특별석으로, 남녀가 따로 미사를 드린 비잔틴 전통을 따른 것이다. 고딕 성당에서는 이것이 그 용도를 잃었지만, 동방교회에는 여자들이 때때로 회중석 위에 있는 기나이콘(gynaikon)이라 부르는 갤러리에 서 있었다. 이것은 고대 그리스에서 15세 이상의 여자들이 모여서 뜨개질을 하거나 옷을 짓던 '기나이콘'이라는 방에서 나온 것이다. 중세 가톨릭교회에서 흔히 여자들은 북쪽과 서쪽에, 남자들은 남쪽과 동쪽에 앉았다. 이것은 고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죽은 자들의 나라 하데스는 서쪽에 있고 이교도들은 북쪽에 있다고 보았고, 여자들이 믿음이 적은 이들을 이런 유혹에서 지켜낸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또 성당 정면에는 남자와 여자가 따로 드나들도록 문을 좌우에 두 개 더 두기도 했다. 요사이 이동하기 쉽게 하려고 회중석에 독립된 개인 의자를 두는 경우를 본다. 나무로 된 긴 의자는 무겁고 고정된 것이기는 해도 모인 이들이 '가족'이라는 이미지를 준다. 또 성당은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영원함을 말해야 한다면 개인 의자는 극장 좌석을 연상하게 하므로 전례의 능동적 참여를 위해서는 피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그리고 의자의 색깔이나 재질은 성당이라는 전체 공간의 바닥을 결정하는 것이므로 회중석의 의자는 세심하게 디자인돼야 한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하느님께서 교회를 먹이시는 주님의 식탁이 두 개가 있다고 말씀하신 바 있다. 하나는 제대이고 다른 하나는 독서대다. 초기 그리스도교 교회에서 강론을 하고 성경을 낭독하며 공지사항을 전달하기 위해 회중석에 층계를 두고 높은 단을 만들었는데, 이것이 후에 강론대(pulpitum)와 독서대(ambo)가 됐다. 16세기 중엽 트리엔트공의회 이후 가톨릭에서는 회중석에서 보기 쉽고 말이 잘 들리도록 하기 위해 많은 강론대가 회중석 안으로 옮겨졌다. 이는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당신 백성과 함께하시는 하느님의 현존을 더욱 강조하기 위함이었다. 성당 안에 있는 회중석에서 우리는 어떤 마음과 자세로 앉거나 서야 할까? 내가 본 가장 겸손한 회중석, 그것은 프랑스 남부 르 토로네 수도원 성당의 회중석이다. 앉아 보면 의자가 낮다. 주님 앞에서 조금이라도 나를 낮추기 위함이다. 주님을 따르겠다고 다 버린 겸손한 수도자의 마음이 이렇듯 의자라는 물체에 소박하게 표현돼 있다. 등받이도 없고 무릎틀도 없다. 무릎을 꿇으려면 딱딱한 돌바닥에 무릎을 대야 한다. 이런 의자에는 우리 성당에서 흔히 보는 긴 방석 같은 것이 놓일 여지가 없다. 우리를 위해 내어주신 주님의 몸을 모시고 말씀을 듣고자 하는 자가 조금 더 편한 의자에 앉아 무엇하랴? 이것이 우리가 앉고 서는 회중석의 본래 모습이다. 성당이라는 건축물은 바로 이런 우리 마음과 영성이 드러나는 곳이다. 김광현(안드레아, 건축가, 서울대 건축학과 교수) 조은일2013.04.24

선교의식 높일 방안 마련 시급서울대교구 「본당사목 활성화를 위한 기초자료 수집 보고서」발생9개 본당 신자 1만 784명 조사단위 퍼센트(%) 미사참례율이 높은 본당일수록 신자 연령층이 높고 신자들 기도생활과 소공동체 및 신심단체 활동이 열심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서울대교구 신자 10명 중 2명 정도만 최근 3년간 1명 이상 입교시켜, 전반적 선교 의식은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대교구 사목국(국장 민병덕 신부)이 최근 발간한 「서울대교구 본당사목 활성화를 위한 기초자료 수집 설문조사 보고서」(이하 보고서)를 보면, 미사참례율이 높은 본당과 낮은 본당 간에 몇 가지 차이를 드러내 이에 따른 사목적 대안이 요청된다. ▶관련기사 11면 미사참례율이 서울대교구 평균(27.5%)보다 높은 본당은 60대 이상 연령층 비율이 41.9%인 반면, 평균보다 낮은 본당은 같은 연령대가 30.2%에 그쳐 11.7%p 격차가 생겼다. 미사참례율의 높고 낮음을 가르는 가장 큰 변수는 '나이 많은 신자 비율'이었다. 또 성체조배와 묵주기도, 성경읽기와 아침ㆍ저녁 기도를 매일 하는 신자가 많은 본당일수록 미사참례율이 높았으며, 고해성사를 자주 보는 신자 비율이 높을수록 미사참례율이 역시 높았다. 한편 신자 77.4%가 최근 3년 내 1명도 입교시키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고, 최근 3년 동안 직접 선교로 입교시킨 신자 수는 1인당 평균 0.5명에 불과했다. 이 보고서는 서울대교구의 현주소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는 종합적이고 객관적인 자료로, 한국교회에서 가장 많은 신자가 속한 서울대교구 신자들의 미사참례율ㆍ신앙생활ㆍ소공동체에 대한 의식과 참석률ㆍ교회의 사회 참여에 대한 생각 등 교회 현황을 한 눈에 살필 수 있게 해준다. 이 보고서를 토대로 본당 별로 철저히 신자들의 '니즈(Needs, 요구)'를 파악하고, 이를 적극 사목에 반영할 때 본당 활성화를 꾀할 수 있고, 결국 '새 복음화'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이 사목자들의 한결같은 의견이다. 이 설문조사는 서서울ㆍ중서울ㆍ동서울 등 3개 지역에서 각각 1개씩 지구장좌 본당과 일반 본당 2곳 등 모두 9개 본당 신자 1만 784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8월부터 10개월간 시행됐다. 대상자 가운데 남녀 신자 비율은 각각 3585명(33.2%)과 7199명(66.8%)으로 여성 신자가 많았다. 조사 방법은 문헌ㆍ설문ㆍ면접 조사로 이뤄졌다. 교구장 염수정 대주교는 추천사에서 "이 보고서는 서울대교구가 '새로운 시대 새로운 복음화'를 주제로 쇄신의 길을 향해 가는 첫 발걸음"이라며 "객관적 자료를 토대로 깨어 준비하고 믿음으로 청할 때 주님께서 은총과 축복으로 우리 모든 교구민과 함께하실 것"이라고 썼다. 이힘 기자 lensman@pbc.co.kr이힘2012.07.31
![[박동호 신부의 생생 사회교리] <23>시장의 실패를 바라보며(4)](//cpbc.co.kr/CMS/newspaper/2012/06/rc/416855_1.1_titleImage_1.jpg)
[박동호 신부의 생생 사회교리] 시장의 실패를 바라보며(4)#빚지고는 살기 힘들어 "빚지고는 못살아!"는 말이 있다. 좋은 뜻으로 이 말을 할 때는 남이 나에게 호의를 베풀었거나, 사회제도나 환경이 품위 있는 삶을 영위할 수 있게 해줄 때 꼭 보답하겠다는 다짐이 포함돼 있다. 우리 일상생활과 사회구조에서 그렇게 고마워하면서 지낼 수 있는 일이 많다면 그 삶은 하루하루가 살 만한 날들이 될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고마움보다는 원망 때문에 힘겨울 때도 있게 마련이다. 누군가 나에게 억울하게 불이익을 안겼을 경우, 혹은 내가 처한 사회구조가 터무니없이 부조리할 때가 그렇다. 마음은 증오나 원망으로 어지러워지게 마련이다. 그 정도를 넘으면 "빚지고는 못살아!"가 복수와 보복의 다짐이 된다. #이 시대의 매정한 종 성경에서는 빚이 죄와 관련된다. 죄를 용서한다는 것과 빚을 탕감한다는 말이 나란히 쓰인다. '매정한 종의 비유'(마태 18,23-35)에서 이를 볼 수 있다. 만 달란트를 임금에게 빚진 사람과 그에게 백 데나리온을 빚진 사람 이야기다. 1데나리온은 성인 남성이 남의 밭에서 하루 일하고 받는 품삯 정도다. 6000데나리온이 1달란트이다. 이를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원화로 환산을 해보았다. 일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하루 밭일을 하면 대략 6~8만 원쯤 받는다고 한다. 도시의 편의점에서 시간제로 일하는 어린 학생들이 시급 5000원을 받으니까, 하루 8시간 일하면 4만 원쯤 받을 것이다. 밭에서 일하건 편의점에서 일하건 하루에 5만 원쯤 받는다고 치면, 백 데나리온은 500만 원쯤 되는 셈이다. 1달란트가 6000데나리온이니까 3억 원쯤 될 것이고, 만 달란트는 무려 3조 원쯤 되는 것이다. 성경의 매정한 종은 무려 3조 원을 탕감받아 놓고, 자기한테 500만 원 빚진 친구를 멱살잡이하고 그것도 모자라 감옥에 가두었다. 그런 일이 생길 수 있을까? 똑같지는 않지만, 공교롭게도 이를 떠올릴만한 일이 있었다. 우리는 15년 전 쯤 온 나라를 뿌리채 뒤흔들어 놓은 이른바 IMF 사태를 맞았다. 구조조정이니 기업매각이니 하는 말이 낯설지 않았다. 그 당시 매각한 기업이 ○○은행이었고, 이 은행을 사들인 자본이 있었다. 은행을 사들인 자본은 공적자금으로 회사를 정상화시킨 다음 그 은행을 매각하면서 무려 수조 원의 시세차익을 얻었다. 그러는 사이 대학생들은 치솟는 등록금을 마련하느라 학업에 전념하는 대신 일자리를 찾아 헤매야 했고, 마침내는 대출을 받는 처지로 내몰렸다. 등록금이 대략 500만 원쯤 될 것이다. 누구는 1만 달란트를 탕감받아 자기 것으로 삼았고, 누구는 500만 원을 마련하지 못해 곤경에 처했다. 매정한 종의 비유가 우리에게 현실이 된 셈이다.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은 1만 달란트를 탕감받아 손에 쥔 것을 능력이라며 부러워하고, 500만 원에 허덕이는 것을 무능력으로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이다. #부의 재분배 얼마 전 신문을 보니까 우리나라의 가계부채가 평균소득보다 훨씬 많다고 한다. 구체적으로 2011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전체 가구는 1769만 가구이고, 가계부채는 912조 9000억 원이다. 이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은 392조 원이라 한다. 이를 계산해보면 한 가구당 5100여만 원이 된다. 그런데 우리나라 2인 이상 가구의 한 해 평균 소득은 4600여만 원이라고 하며 국내총생산(Gross Domestic Product) 대비 가계부채는 73.8%를 차지한다. 참고로 국내총생산은 외국인이든 우리나라 사람이든 국적을 불문하고 우리나라 국경 안에서 이루어진 생산활동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다. 우리나라의 영역 내에서 가계와 기업, 정부 등 모든 경제주체가 일정 기간 생산활동에 참여해 창출한 부가가치 또는 최종 생산물을 시장가격으로 평가한 합계를 말한다. 여기에는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에게 지불되는 소득과 국내 거주자가 외국에 용역을 제공함으로써 수취한 소득도 포함된다. 하여튼 가계부채가 그렇게 많다는 게 좋은 것은 아니다. 가계에서는 소비를 줄일 수밖에 없다. 멱살잡이 당하지 않고, 감옥에 가지 않으려면 허리띠를 졸라매고 빚을 갚아야 한다. 우리는 "삶이 고달프다. 경기가 워낙 좋지 않다"고 말하면서 스스로 위로한다. 그렇지만 과연 경기침체 때문만일까? 경기침체보다는 부의 재분배가 이루어지지 않아서 그런 것은 아닐까 살펴봐야 한다. 적절한 법률적 구조로 통제하지 않는 무제한의 자유주의 경제정책의 필연적 귀결은 아닐까 돌아봐야 한다. "자주색 옷과 고운 아마포 옷을 입고 날마다 즐겁고 호화롭게 사는 이들의 대문 밖에는 부자의 식탁에서 떨어지는 것으로 배를 채우기를 간절히 바라는 수많은 이들이 지친 몸으로 누워있다"(루카 16,19-21 참조).퇴사자22012.06.05
![[특집/베트남 소수부족 선교현장④]부온마투옷교구 커피 재배 소수부족들](//cpbc.co.kr/CMS/newspaper/2012/07/rc/419566_1.0_titleImage_1.jpg)
[특집/베트남 소수부족 선교현장④]부온마투옷교구 커피 재배 소수부족들베트남 최대 커피 생산지... 농민들은 여전히 가난... 1857년 파리외방전교회 선교사들이 커피 종자 보급... 에데족 3000여 명 오염된 약수터 샘물 식수로 써... 에꺼마 본당, 가축 길러 사회복지 및 주일학교 운영비로 부온마투옷으로 가는 길은 멀다. 제2차 인도차이나전쟁 격전지이자 전략요충지였던 플레이쿠시를 떠나 남쪽으로 다섯 시간에 걸쳐 180㎞를 달리자 베트남 최대 커피생산지 닥락성 부온마투옷시가 나타났다. 베트남 커피 생산량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커피 농사를 많이 짓는 커피 고장이다. 2011년 기준으로 브라질에 이어 세계 2위 커피생산국답게 고산지대에 커피농장이 줄지어 나타난다. 지난해 3월엔 세계 커피박물관까지 세웠다. 베트남에서 커피농사가 시작된 것은 1857년의 일. 당시 가난한 농촌의 참상을 보다 못한 파리외방전교회 선교사들이 커피 종자를 들여와 남부 농민들에게 보급하면서 재배되기 시작했다. 이 커피가 중부지역 고지대 부온마투옷을 로부스타(Robusta) 품종 세계 최대 생산지로 만들었다. 인스턴트 커피 원료로 쓰이는 로부스타종 연간 생산량은 60∼70만t에 이른다. 커피 재배의 주역은 역시 다수부족인 낀족이지만, 에데족과 미농족ㆍ스티엔족ㆍ잘라이족 등 소수부족들도 커피 농사에 뛰어들고 있다. 척박한 화전을 일구며 소박하게 살던 산악부족들은 도시 인근에 자리를 잡고 상당수 커피 농가로 변신했다. 그렇지만 커피농사를 짓든, 짓지 않든 소수부족은 대부분 가난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생산된 커피 수익 대부분은 다국적 기업에 돌아가기 때문이다. 커피열매 100알을 생산하면 1알 값만 커피 농부들에게 돌아간다고 봐야 할 정도다.에당족이 주로 사는 아쿠톤 마을을 가로지르는 큰 길가 양옆엔 커피밭이 끝도 없이 펼쳐진다. 커피나무를 실은 채 경운기를 끄는 베트남 농부의 모습이 한가로워 보인다. #커피만큼 쌉싸래한 가난의 일상 에데족 마을로 접어들었다. 큰 길을 사이에 두고 양쪽에 커피 밭이 펼쳐진다. 길가에 설핏 민가가 눈에 띄다 사라지고 다시 마을이 나타난다. 아쿠톤 마을이다. 뙤약볕 아래 커피나무에 다가서니 체리처럼 생긴 초록색 열매가 달려 있다. 꽃이 진 자리에 생겨난 커피 열매는 6∼9개월이 지나면 점차 붉은 색으로 변하며 익는다. 체리와 닮아 '커피 체리' 혹은 '커피 베리'라고 불리는 커피 열매에선 금세라도 쌉싸래하고도 진한 커피 향이 번져 나오는 듯하다. 커피농사를 주업으로 삼는 에데족 마을은 여느 베트남 농가와 하나도 다를 게 없다. 널따란 커피밭 사이로 햇볕에 그을린 소수부족들이 허리를 굽히고 농사를 짓느라 여념이 없다. 커피는 병충해에 약해 손이 많이 간다. 그런데 에데족에겐 다른 마을과 다른 게 하나 있다. 바로 모계사회라는 점이다. 경제권을 여성이 쥐고 있고, 여성을 중심으로 대를 이어간다. 찌는 듯한 더위를 안고 한 농가에 들어가니 100살을 넘겨 자신의 이름도 기억하지 못한다는 마리아 할머니가 일행을 맞아준다. 그 아래로 딸 아두온(55)씨와 손녀 아윤(23)씨, 7개월 된 딸 요엘까지 4대로 이어진 모계가족이다.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어두운 거실에서 마리아 할머니 가족과 함께 커피농사와 살아가는 얘기를 들다보니 채 10분도 되지 않았는데 찜질방에 들어온 듯 땀이 줄줄 흘러내린다. 낡고 허름한 살림살이와 조악한 침대ㆍ얇은 이불ㆍ열악한 주거환경이 어둠 속에 고여 있다.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개선되지 않는 삶, 그리고 가난에 대한 절망이 전해져오는 듯하다. 이런 소수부족들의 가난을 개선하고자 티엔당 예수성심본당은 주택개량사업과 함께 생활환경 개선 사업, 중고의류 나눔 등 복지활동을 펴고 있다. 때론 이를 닦고 목욕하는 방법을 포함해 위생교육까지 해야 한다. 식수는 최근 에데족에 가장 큰 현안이다. 주민 3000여 명이 이용한다는 샘물이 갈수록 오염돼 가기 때문이다. 식수에 빨래ㆍ설거지ㆍ목욕까지 하니 오염되지 않을 수 없을 듯했다. 수질검사는 해봤을까 싶게 웅덩이는 흙탕물 투성이다. 그런데도 이 샘물을 식수로 쓰는 허네오(마리아)씨는 "산에서 내려오는 물이라 깨끗하다"고 말한다. 티엔당본당에선 이 샘물 주위에 콘크리트 옹벽을 치고 식수와 생활용수를 분리해 쓰도록 하고자 정비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재)기쁨나눔에 샘물 정비사업에 지원을 해줄 것을 요청하는 제안서를 보내온 상태다. 미화 3만 5000달러(한화 약 4000만 원)에 이르는 재원 확보가 과제다. #선교가 우선… 자활에 중점 안타까움 속에서 차를 돌려 산악 마을로 향했다. 1956년에 본당으로 설정된 에꺼마 예수 아기의 데레사본당에 이르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다. 이 본당은 신자 3500여 명 가운데 에데족이 3150여 명(90%)에 이르는 소수부족 본당으로, 1975년 공산화 이후 파리외방전교회 선교사가 추방되면서 오랫동안 폐쇄돼 공소 공동체조차 허용되지 않아 몰래 숨어 신앙생활을 해야 했다. 2004년이 돼서야 지역 종교집회가 허용됐고, 지난해 6월 군 출신인 마이반호아 신부가 부임하면서 본당으로 환원됐다. 공소회장이 자신의 집이자 경당으로 쓰던 건물을 개축해 성당으로 쓰는 열악한 형편이지만, 성당 신축보다는 본당 공동체 복원과 지역 복음화에 우선순위를 두고 선교에 열중하고 있다. 에꺼마본당의 특징은 후원에만 기대지 않고 '자활'에도 주력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엔 닭 500마리를 키워 주일학교 소수부족 아이들 370여 명을 위한 예산으로 쓰고 있다. 지난 4월 예수 부활 대축일 때는 그동안 키운 오리 70마리를 팔아 본당 관할구역 내 홀몸어르신 204명과 고아 32명 등 어려운 형편에 놓인 이웃을 도왔다. 또 학비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대학생들에게 장학금도 지원하고, 본당 관할구역 내 여성교육을 위해서도 쓰고 있다. 요즘도 본당 사회복지예산으로 쓰고자 돼지 100마리와 소 14마리를 키우고 있다. 2000달러 상당 송아지 14마리 구입비용은 모두 (재)기쁨나눔에서 후원했다. 후원도 적절히 활용하고 있다. 수원 성 빈센트 드 뽈 자비의 수녀회에서 지원한 미화 3만 2000달러로 메콩자동차에서 제작한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을 구입, 산악지역 부족에 대한 의료지원 및 환자수송용 차량으로 쓰고 있다. 마이 신부는 "우리에게 당장 시급한 건 교회 지도자를 양성해 소수부족들을 일깨우고 교리교육을 하는 것이다"며 "그래서 당분간은 사회복지활동에 치중하면서 지도자 양성에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부온마투옷(베트남)=오세택 기자 sebastiano@pbc.co.kr ▨인터뷰/부온마투옷교구장 응웬반반 주교 "소수부족들의 밝은 내일에 사목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긴급구호와 교육, 지도자 양성이 핵심입니다." 1967년 꼰뚬교구에서 분리된 부온마투옷교구 교구장 응웬반반 주교는 "교구민 38만 8600여 명 가운데 소수부족은 40개 부족 7만 8500여 명(20.19%)이나 되는데 이들을 교육할 재원은 거의 없다시피 하다"며 "교육만이 소수부족들 삶의 질 향상과 복음화를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응웬 주교는 이를 위해 선교사 교육에 중점을 두고 있다. 선교사를 양성해 에꺼마와 티엔당 등지에 신설한 소수부족들만을 위한 본당을 중심으로 소수부족들 의식을 개혁하고 교리교육을 하는 한편 소수부족들 언어로 성경과 교리서를 편찬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닥락성에 주로 사는 에데족 성경과 교리서는 이미 편찬돼 보급됐으며, 빈푹성에 살고 있는 스티엔족과 닥농성에 사는 미농족 성경과 교리서는 한창 번역 중이다. 소수부족들에게 농법을 가르쳐 도시 근교에 정착할 수 있도록 돕고 있고, 의식계몽활동도 하고 있다. 나아가 소수부족 청소년들 가운데서 3명을 선발해 대신학교에 보내 사제로 양성하고 있다. 응웬 주교는 "우리 교구 형편이 꼰뚬교구에 비해 좀 낫지만 척박한 땅이나 열악한 생활여건은 비슷하다"며 "소수부족 선교에 한국교회가 기도와 함께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1956년 부온마투옷시 후엔교우촌 출신으로 뀌년신학교를 나온 응웬 주교는 1993년 9월 사제품을 받고 3년간 본당사목을 하다가 1996년 프랑스로 유학, 파리가톨릭대에서 성서학을 전공하고 2005년 귀국했다. 이어 2009년 5월 주교품을 받았으며, 지난해 5월 전임 교구장 응웬틱둑 주교가 선종하면서 교구장에 착좌했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pbc.co.kr ※후원계좌우리은행 1005-501-638288 예금주 : (재)기쁨나눔 오세택2012.07.03
![[서석희 신부의 영화 속 복음 여행] (11)영화 속에 나타난 성찬의 의미- 가브리엘 악셀 감독의 '바베트의 만찬'](//cpbc.co.kr/CMS/newspaper/2012/06/rc/418049_1.0_titleImage_1.jpg)
[서석희 신부의 영화 속 복음 여행] (11)영화 속에 나타난 성찬의 의미- 가브리엘 악셀 감독의 '바베트의 만찬'미사에 농축된 그리스도 사랑 이해할 수 있게 도와음식을 만드는 마르티나 할머니를 지켜보는 바베트. 1. 영화가 음식을 중심소재로 삼을 때 그것은 단순히 육체적 배부름이나 건강 보존 이상의 의미를 넘어서서 정신적인 것을 지향한다. 이안 감독의 '음식남녀(Drink Eat Man Woman, 飮食男女, 1994)'에서 음식을 나누는 것이 전통의 계승을 상징한다면,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의 '카모메 식당(かもめ食堂: Kamome Diner, 2006)'에서 음식을 나누는 것은 '함께 걷는 사람'이라는 뜻에서 '동행', '동반자' 의미를 강조한다. 그리고 이들 영화들이 주는 정신적 의미를 수용하며 그리스도교의 영성적 의미로까지 확대한 영화가 있는데 그 영화가 바로 '바베트의 만찬(Babette's Feast, 1987)'이다. 이 영화에 주목해보자. 2. 영화 '바베트의 만찬'은 덴마크 출신 여류 작가 이자크 디네센(Isak Dinesen, 1885~1962)의 단편 '바베트의 만찬(Anecdotes of Destiny)'을 가브리엘 악셀 감독이 영상에 담은 작품이다. 저자인 이자크 디네센은 영화 '아웃 오브 아프리카 (Out Of Africa, 1985)'에서 배우 메릴 스트립이 열연한 여주인공이기도 하다. 영화는 19세기 중반 덴마크 한 바닷가 마을에 사는 마르티나(Martina)와 필리파(Philippa)라는 할머니 자매의 일상세계를 통해 이야기를 이어간다. 그들은 정신적, 신앙적 지주이자 목사인 아버지의 삶을 따르느라 청춘과 연애, 결혼의 행복과 기쁨을 고스란히 흘려보내고 어느덧 인생의 황혼녘에 이르렀다. 변하지 않은 것이 있다면 그들은 여전히 자신들이 살고 있던 동네에서 돌아가신 아버지의 삶을 본받아 아름답고 고운 마음씨와 두터운 신앙심으로 마을 사람들에게 봉사하는 삶을 산다는 것이었다. 이렇게 가난하지만 평화로운 생활 속에 어려운 이들을 도우며 봉사하며 살아가던 이들 자매에게 어느 날 초라하고 지친 행색의 '바베트'라는 여인이 찾아온다. 프랑스가 고향인 그는 내란 중에 남편과 자식을 잃고 어린 조카의 도움으로 간신히 자매가 살고 있는 덴마크의 조용한 시골 마을로 피신해 온 것이다. 무보수로 두 자매의 가정부 일을 자청하고 나선 바베트는 지혜롭고 야무진 솜씨로 그들 살림을 전보다 더 풍족하고 윤기 있게 가꾸어 나가기를 14년 동안이나 지속한다. 한편 이들 자매는 아버지를 대신해 마을 사람들과 함께 모여 기도하며 서로의 경건한 삶을 권면하는 작은 모임을 꾸려왔는데, 그 모임이 점차 반목과 싸움으로 분열 조짐을 보이기 시작한다. 때마침 자매의 돌아가신 아버지의 100번째 생일이 가까이 다가오는데, 바베트에겐 해마다 그의 친구가 그를 위해 프랑스에서 사두었던 복권이 당첨 된다. 두 자매는 이제 바베트가 자기들 곁을 떠날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바닷가를 거닐며 한동안 사색에 잠겨있던 바베트는 자매에게 목사님 생일 기념 저녁만찬을 자신이 비용을 부담해 차리겠다고 제안한다. 마침내 열두 명이 모인 두 자매의 저녁 식탁에는 그들이 평생 맛볼 수 없었던 최고 요리들이 예술작품처럼 차려진다. 아무도 몰랐지만 한때 프랑스 최고 요리사였던 바베트가 당첨된 복권 전액을 쏟아 온갖 정성으로 만찬을 차린 것이다. 만찬을 함께한 이들은 행복감 속에 서로 화해하고 삶에 대한 감사로 충일해진다. 3. 무엇보다도 영화 '바베트의 만찬'에서 주시해야 하는 것은 만찬이 차려지는 '식탁'이 지닌 상징적 의미이다. 이 식탁은 영화 처음부터 끝까지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시간과 장소로서 존재한다. 영화는 '오프닝 신'에 이어 영화 전체 길이 100분 중 전반부 40분을 내레이션과 함께 식탁을 중심으로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여전히 함께 모여 성경 말씀을 읽고 묵상하는 신자들 모임'을 보여준다. 과거에 신자 모임을 이끌었던 이가 아버지라면 지금은 그의 딸들이다.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면 이들 세대를 이어주는 식탁이다. 이 식탁은 이중적 기능을 하고 있는데 두 자매와 마을 사람들이 기도모임을 하며 성경을 읽고 묵상하고 하느님을 찬양하는 장소이자 동시에 그들이 음식을 나누는 장소다. 식탁은 전통을 계승하고 사람과 사람을 이어준다(전통 계승의 장소). 또한 영화는 마을 사람들의 정신적 지주였던 목사이자 자매의 아버지 탄생 100주년이 되는 생일에 특별한 만찬이 차려지는 것에 시선을 집중시킨다. 이 만찬에서 마을 사람들은 각자 과거 불우하고 어려웠던 시기에 그들에게 다가와 성심성의껏 도와주고 영적으로 하느님께 이끌어준 목사에게 감사하면서 목사의 가르침에 대해 이야기한다(기억을 복원시키는 기념제의). 아울러 프랑스에서 온 신비한 여인 바베트는 마을 사람들을 위해 헌신적 삶을 살았던 목사와 그 딸들의 희생적 의미를 만찬으로 완성시킨다. 그는 두 자매를 대신해 어려운 환자들을 돕고 신도들 모임에 음식을 준비하는 등 14년 동안 무보수로 자신의 삶을 이웃을 위해 헌신해 왔다. 마침내 복권이 당첨돼 부자가 됐지만 바베트는 상금마저도 모두 마을 사람들을 위한 한 번의 만찬 요리에 쏟아부음으로써 모든 것을 다 내놓은 것이다. 영화는 또한 바베트가 파리로 되돌아가는 것을 포기함으로써 앞으로 남은 생애도 두 자매와 마을 사람들을 위해 살아가게 될 것임을 암시하고 있다. 바베트는 목사→두 자매→바베트를 통해 지속해온 희생과 헌신의 의미를 '바베트의 만찬'으로 완성한다(모든 것을 다 내놓은 희생제의). 이로써 만찬에 참여한 사람들은 친교를 통해 일치를 이룬다(친교와 일치의 공동체). 영화 '바베트의 만찬'은 또한 필리파와 파핀이 부르는 모차르트의 오페라 '돈조반니' 중 '자, 우리 손에 손을 맞잡고'란 이중창과 영화 사이사이를 채우는 배경 음악을 통해 우아함과 경건함을 깊게 한다. 식사 후 마을사람들이 화해와 용서, 감사로 손을 잡고 함께 부르는 찬송가는 영화를 보는 느낌이 아니라 관객 모두가 경건한 전례에 참석하는 느낌을 갖게 하기에 이 영화는 저절로 기도하게 만들기도 한다. 1995년 영화 탄생 100주년을 맞아 바티칸에서는 '신앙생활에 도움을 주는 좋은 영화(Important Films)' 목록을 뽑았는데(http://old.usccb.org/movies/vaticanfilms.shtml), '바베트의 만찬'이 그 목록에 당당히 올라와 있다. 말하자면 바티칸이 공인한 영화인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 영화는 음식을 단지 허기를 채우고 육체를 지탱시키는 의미를 넘어서는 정신적이고 영성적인 전례 의미로 각색했다는 점에서 돋보인다. 마치 성목요일 저녁 '주님 만찬'과도 흡사하다. 그 자리에 모인 사람이 열두 명이라는 것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상징적 의미를 지난다. 뿐만 아니라 자신이 가진 모든 것(돈, 육체적 수고, 마음)을 다 바쳐 만찬을 준비하는 바베트의 모습은 예수님께서 사랑과 정성으로 자신의 모든 것을 농축시켜 마련한 마지막 만찬과 성체와 성혈의 깊은 의미를 드러내준다. 즉 예수님 육체(Body)와 정신(Soul)이 담긴 성찬의 깊은 의미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그 음식을 먹으며 친교를 이루고 화해하면서, 그들 일생에서 가장 행복하고 소중했던 기억들을 나누는 장면은 전례 분위기를 보여준다. 이처럼 영화 '바베트의 만찬'은 음식을 만드는 사람과 음식을 먹는 사람들, 그리고 식탁에 놓인 음식의 의미를 신앙적 차원으로 승화시키고 있다. 4. 우리는 성경을 통해 예수님께서 온 힘과 정성을 다해 당신 자신을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위한 음식으로 내놓으셨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예수님의 이러한 희생은 인류 역사상 그 어떤 사랑의 고백보다도 강하고 감동적이다. 그리고 그 음식을 통해 우리는 분열과 갈등을 넘어선 일치와 화해, 자신을 희생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구한, '이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는 사랑을 체험하게 된다. 바베트가 정성스럽게 만든 음식이 단지 배를 채우기 위함을 넘어서 영화 '바베트의 만찬'이 강조하는 것은 더 깊은 의미에서 예수님이 마련한 '그리스도의 미사'야말로 인류 역사상 가장 깊은 사랑이 농축돼 있다는 것을 미흡하나마 말해주고 있는 건 아닐지. 미사의 의미를 영화적으로 묵상해보고 싶다면, 글쎄 '바베트의 만찬'이 어떨까.퇴사자22012.06.19

우리말 성경공부 새로운 길 활짝 열렸다주교회의 성서위원회, '주석 성경' 발간 의의와 특징"이제 우리말만으로도 성경 공부를 제대로 할 수 있게 됐습니다." 주교회의 성서위원회 총무 이기락 신부가 4일 기자 간담회에서 밝힌 「주석 성경」 발간의 의미다. 외국어 한두 개쯤은 구사해야 제대로 할 수 있는 것으로 여겨졌던 성경 공부를 이제 신자 누구나 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뜻이다. 이처럼 「주석 성경」은 지금까지 일부 학자층에 머물렀던 성경 연구의 기반을 일반 신자들에게까지 확대시켰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찾을 수 있다. 기자 간담회에 동석한 한 성서신학자는 「주석 성경」 발간으로 앞으로 신부들이 힘들어질 것이라고 예견(?)했다. 사목자에 버금가는 성경 실력을 가진 신자들이 급격히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주석 성경」은 성경에 대한 이해를 심화시킴으로써 신자들이 하느님께 한걸음 더 가깝게 다가가게 하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관심을 모은다. 주교회의 성서위원회(위원장 이형우 아빠스)가 펴낸 「주석 성경」(188×257㎜, 3868쪽)은 2005년에 나온 한국교회 공용 「성경」에 프랑스어 「공동 번역 성경」의 주석을 기초로 입문과 각주(脚註)를 붙인 것이다. 프랑스어 「공동 번역 성경」(TOB: La Traduction Oecumenique de la Bible)은 현대 성서학계에서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성경 번역본이다. 프랑스 성서학회가 1972년 신약성경을, 1975년 구약성경을 발행한 뒤 수정작업을 거쳐 1987년 신ㆍ구약 합본을 발행했다. 2004년에는 모세오경 입문을 완전히 수정한 개정판을 펴냈다. 주교회의 성서위원회는 1988년 주교회의 결정에 따라 성경 번역에 착수했고, 1992년 시편을 시작으로 번역 시안을 낱권으로 출판했다. '신구약성서 새 번역' 단행본으로 발행된 번역 시안들은 성경 본문을 번역한 것은 물론 성경 각 권에 대한 입문을 수록하고 본문에 각주를 붙이는 한편 한국신자들에게는 낯선 역사ㆍ지리ㆍ문화적 설명을 곁들였다. 이때 번역 시안의 토대가 된 것이 「공동 번역 성경」이다. 성경 본문 번역을 마친 뒤 입문과 각주 작업을 새로 하기로 했던 성서위원회는 2005년 「성경」 출간 이후 새로운 입문과 각주 작성을 검토한 끝에 '신구약성서 새 번역'의 입문과 각주를 쓰기로 뜻을 모았다. 「공동 번역 성경」이 주석서로서 객관적 시각과 균형을 갖췄다는 판단에서다. 「주석 성경」은 '신구약성서 새 번역'(구약 1-18권, 신약 1-10권/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발행)에 수록된 입문과 각주를 「공동 번역 성경」 개정판에 따라 다시 번역하고 보완한 것이다. 특히 모세오경 부분을 새로 번역하고 성경 연대표를 대폭 수정했다. 고 임승필 신부와 번역자들이 작성한 '신구약성서 새 번역'의 입문과 각주를 바탕으로 주석 성경 위원들이 「공동 번역 성경」 개정판을 참고자료 삼아 새로 번역하고 대조하면서 재정리한 것이 바로 「주석 성경」이다. 가톨릭교회는 물론 정교회와 개신교가 참여한 「공동 번역 성경」은 근본주의적 해석들을 배제하는 객관성과 균형 감각을 갖춰 그리스도인들의 일치와 공동 증언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장점을 지녔다. 그러나 여러 교회와 공동체들이 저마다 중시하는 주석 방법이나 해석 경향을 모두 만족시킬 수 없는 것 또한 사실이다. 교회나 교파 사이에 논란이 되는 본문에 대한 해석은 아예 언급을 하지 않고 지나치는 경향도 있다. 이에 따라 성서위원회는 「공동 번역 성경」의 주석을 단순히 번역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독자적으로 가톨릭교회가 전통적으로 관심을 가져온 본문들을 주석하는 데도 심혈을 기울였다. 2005년에 나온 「성경」은 한국교회 공용 성경으로서 '본문에 충실한 번역'을 제1원칙으로 삼은 만큼, 번역자의 주관적 견해를 배제하고 객관적ㆍ중도적 번역에 충실한 것이다. 「공동 번역 성경」의 객관적이고 권위 있는 주석은 객관적 입장을 견지한 「성경」 본문과 잘 부합한다. 「주석 성경」은 다음과 같은 몇 가지 특징을 지녔다. - 어휘 선택이나 문장 구성 등 번역 자체와 관련된 각주를 붙이고, 본문에 대한 주관적이고 논란이 되는 신학적 해설은 되도록 배제했다. 본문이 탄생하게 된 '삶의 자리'를 오늘날 독자들이 더욱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우리에게는 생소한 역사, 지리, 문화적 배경들을 설명했다. 또 입문에서는 물론 각주에서도, 어휘나 문장마다 히브리 사람들의 독특한 사고방식과 언어 습관을 설명함으로써 번역 자체에 관한 이해를 도왔다. - 최근 연구 경향에 따라 모세오경 주석에서 '문헌 가설'을 거의 내세우지 않고 오래된 이야기와 전승들을 설명했다. 지금으로서는 오경 연구에 관한 어떠한 가설도 절대적 이론으로 내세울 수 없기 때문이다. - 논란이 되는 본문들에 관한 각주에는 직역과 다른 번역 가능성들을 달아 본문 자체에 관한 이해를 도왔다. - 본문 자체에 나타난 은유법 등 다양한 문학적 기법들은 입문과 각주의 설명을 통해 의도한 바를 올바로 전달하고자 했다. 남정률 기자 njyul@pbc.co.kr남정률2011.01.11
 Q. 요한 세례자에 대하여](//cpbc.co.kr/CMS/newspaper/2012/12/rc/433580_1.0_titleImage_1.jpg)
[아! 어쩌나?](179) Q. 요한 세례자에 대하여Q. 요한 세례자에 대하여 성경을 묵상하다가 요한 세례자에 대한 부분을 읽게 됐는데, 그분이 어떤 분인지 궁금합니다. 저는 의지가 약해서 조금이라도 힘든 일이 생기면 도망하고 싶은 마음부터 일어나는데, 그분은 자기 목숨조차 내놓을 정도로 용기있는 분이어서 부럽기도 합니다. '그분은 그처럼 사나이답게 사셨는데 나는 왜 이렇게 못났을까'하고 생각하면 우울해집니다. 제가 어떻게 살아야 요한 세례자처럼 살 수 있을까요? A. 형제님이 요한 세례자의 삶에 관심을 두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그러나 요한 세례자와 자신을 비교하는 것은 그리 좋은 일이 아닙니다. 왜냐면 자칫 '비교 열등감'이 생길 수 있고 자신을 비하하는 병적 삶이 만들어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분은 그분이 가야 할 길을 간 것이고, 형제님은 하느님께서 형제님에게 주신 삶이 있으니 지나친 비교는 안 하시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습니다. 또 형제님은 자기 혼자만 용기가 없고 비겁하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생각도 안 하는 것이 좋습니다. 세상 남자 중에 늘 용기백배로 사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누구나 어려운 상황을 피하고 싶고, 그런 상황이 닥쳐오는 것에 대해 겁을 먹고 삽니다. 단지 그런 감정을 극복하는가 못하는가 차이가 있을 뿐이지요. 주님께서도 수난의 길을 가시기 전에 피눈물을 흘리시며 고통의 잔을 피하게 해달라고 기도하셨을 정도인데, 우리 같은 사람들이야 더 약할 수밖에 없으니 자기비하는 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어쨌거나 형제님이 요한 세례자에 대해 궁금해 하니 설명해 드리지요. 우선 요한 세례자는 '성취형 인간'입니다. 성취형 인간이란 어떤 행동을 선택할 때 돈과 명예, 권력이 아니라 일 자체에 즐거움과 의미를 부여하는 동기에 의해 일을 성취하는 사람을 말합니다. 이런 사람들은 자신이 가진 장점을 잘 활용합니다. 즉, 자신의 모자람을 한탄하면서 시간을 낭비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영역에서 중간 이상 혹은 아주 높은 수준의 모험성에 도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설정한 수준에 도달함으로써 성취감과 만족감, 행복감을 얻습니다. 한 영역에 깊이 몰두하고 스스로 어떤 문제에서 모순을 발견하기를 좋아합니다. 그리고 그 모순을 없애고자 다시 몰두합니다. 한마디로 창조적이고 생산적 삶을 사는 것입니다. 요한 세례자는 광야에서 살며 자신의 신앙에 대한 깊은 숙고와 명상을 통해 성취감을 가지신 분입니다. 이런 성취형 인간이 되려면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과정 지향적인 배움의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인생은 죽을 때까지 배움의 과정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사는 것을 뜻합니다. 특히 자기 마음의 자유로움에 대해 스스로 묻는 공부가 매우 중요합니다. '지금 내 영혼이 자유로운가' 아니면 '감옥 안에 갇혀서 사는 존재인가' 하는 물음들을 말하지요. 내 영혼을 감옥에 가두는 것은 두 가지 이유에서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나에게 던진 말들이 나를 가두거나 혹은 나 자신이 자신을 스스로 정죄해 마음 안에 감옥을 만드는 것입니다. 이처럼 원인은 두 가지이지만, 해결방법은 하나입니다. 나의 무지를 깨는 공부를 하는 것입니다. 진정한 자유로움이 무엇인지를 깨닫는 순간 내 마음 안의 감옥은 순식간에 무너져버리고, 나를 가두려고 했던 것들은 한순간에 힘을 잃고 초라한 본모습을 드러냅니다. '아, 그것은 내 문제가 아니라 내 병이었어. 그것도 내가 만든 것이 아닌가!'하는 작은 깨달음이 생길 때마다 마음 안에서는 감동과 자유로움이 일어나고, 오랫동안 마음을 칭칭 동여맸던 밧줄이 끊어져 나가는 시원함을 느끼게 됩니다. 요한 세례자는 광야에서 이런 공부를 통해 마음의 자유를 얻은 분이십니다. 요한 세례자가 보여준 그런 삶의 자세는 헤로데와의 갈등을 극복하는 데서 잘 나타납니다. 헤로데는 요한 세례자를 감옥에 가둡니다. 감옥이 고통스러운 것은 자유를 빼앗기 때문입니다. 사람에게 자유는 절대적으로 필요한 심리적 영양소입니다. 자유가 없는 공동체에서 사는 사람들은 외적 조건이 아무리 좋다 하더라도 인간성이 메마르고 자기 인생을 스스로 만들지 못합니다. 게다가 통제 권력을 가진 힘에 복종하는 미성숙하고 기계적 삶을 삽니다. 판단력은 흐려지고 시간이 갈수록 욕망의 수준이 영적인 것에서 동물적인 수준으로 떨어집니다. 그런데 때로는 가둔 자가 부자유를 느끼고 감옥에 갇힌 사람이 자유를 가지는 일이 생기기도 합니다. 요한 세례자와 헤로데의 경우가 바로 그렇습니다. 요한 세례자는 자기 마음 안에 감옥을 만들지 않았기에 헤로데에 의해 갇혔음에도 자유로운 마음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즉, 요한 세례자는 자신이 하느님의 길을 가고 있다는 확신을 한 사람이었기에 마음의 자유를 가졌고, 헤로데는 무의식적으로 자신을 정죄함으로써 자신의 마음 안에 감옥을 만들었기에 부자유한 삶을 살았던 것입니다. 이처럼 요한 세례자처럼 마음을 가다듬고 공부한다면 형제님도 마음의 힘을 얻을 것입니다.홍성남 신부(한국그루터기상담심리학회 1급 심리상담가, 그루터기영성심리상담센터 담당) cafe. daum.net/withdoban퇴사자22012.1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