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의 기초 다지고 새 복음화 길로전국 교구장 2012년 사목교서 발표, 무슨 내용을 담았나 교구장 주교가 교회력으로 새해를 시작하는 대림시기를 맞아 발표하는 사목교서는 그해 그 교구가 나아갈 바를 제시하는 나침반과 같다. 교구가 엄격하게 독립된 가톨릭교회 특성상 사목교서가 중점을 두는 내용은 교구별로 다를 수밖에 없다. 특히 올해 사목교서는 교구별로 지향하는 사목 방향이 매우 다양하다. 비슷한 특성을 지닌 사목교서를 유형별로 살펴본다. ▨ 새로운 복음화 2012년은 제2차 바티칸공의회가 개막한 지 50주년이 되는 해이자 한국교회에 교계제도가 설정된 지 50주년이 되는 뜻 깊은 해다. 세상과의 소통에 본격적으로 나선 제2차 바티칸공의회 정신에 기반을 둔 '새로운 복음화'는 현대사회에 걸맞은 새로운 열정ㆍ방법ㆍ표현으로 복음을 전하는 것이다. 특별히 공의회 개막 50주년을 맞아 사목의 초점을 새로운 복음화에 맞춘 교구는 서울대교구다. 2020년을 전망하면서 지난해부터 중장기 계획으로 '새로운 시대, 새로운 복음화'를 교구 정책 주제로 삼은 서울대교구는 올 한 해 하느님 백성 모두가 공의회 정신을 되새기고 공의회 정신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지 돌아볼 것을 촉구했다. 교구장 정진석 추기경은 교서에서 교회가 복음 선포를 위한 새로운 활력과 힘을 지니려면 교회가 먼저 복음화돼야 한다는 사실을 주지시켰다. 전주교구장 이병호 주교는 '새로운 시대의 복음 선포'라는 교서를 통해 "고 이태석 신부의 삶은 새로운 복음화가 과제로 삼고 있는 문제들과 그 해답의 방향을 암시하고 있다"며 이 신부처럼 새로운 열정을 갖고 새로운 방식과 표현으로 복음화 사명에 충실할 것을 당부했다. 춘천교구장 김운회 주교는 "급속도로 진행된 산업화와 현세 위주 문화는 영적 가치를 물질적 가치로 대치시키고 있다"면서 "우리는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려는 새로운 복음화의 부름에 기꺼이 응답하고 나서야 할 때임을 자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원교구장 이용훈 주교도 2010~2012년 사목교서에서 시대적 소명에 따라 모든 복음화 노력을 새롭게 해석함으로써 이 시대에 적응하도록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 성경과 실천 하느님 말씀을 담은 성경을 가까이하고, 그 말씀을 머리로만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일상에서 실천으로 옮기자는 내용의 사목교서다. 무엇보다 신앙의 기초를 튼튼하게 하자는 것이다. 인천교구장 최기산 주교는 '신앙과 생활이 하나 되는 한 해'라는 교서 제목처럼 삶과 신앙이 하나가 되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하면서 △50만 신자 목표 달성과 쉬는 교우, 특히 젊은이들에게 관심갖기 △가정에서 가족이 함께 기도하기 △생명보호에 앞장서기 등에 힘쓸 것을 요청했다. 2012년을 '말씀으로 하나 되어!-말씀 실천의 해'로 정한 안동교구장 권혁주 주교는 "그리스도인은 예수 그리스도를 말씀으로 고백하고 그분께서 하신 그 말씀으로 살아간다"며 "말씀의 핵심은 사랑으로, 말씀으로 하나 된 친교의 삶을 통해 하느님 안에서 사랑을 완성하자"고 말했다. 군종교구장 유수일 주교는 기도와 성경과 선교를 강조했다. 유 주교는 '믿음 안에서 예수 그리스도께로'라는 제목의 교서에서 "기도를 통해 굳세고 힘 있는 믿음을 키우고, 진리의 보고인 성경을 읽고, 교회 가르침에 충실해야 한다"면서 믿음 안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닮을 것을 호소했다. ▨ 가정ㆍ소공동체ㆍ선교ㆍ노인ㆍ순교영성ㆍ성령 7개 교구가 각각 중점을 두고 추진하는 사목 주제다. 광주대교구장 김희중 대주교는 특별히 가정에 주목했다. 모든 문제의 출발도 가정이고, 그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가정이라는 인식에서다. 김 대주교는 사회와 교회의 기초인 가정 공동체를 튼튼히 하는 데 힘을 하나로 모을 것을 요청했다. 지난해를 '소공동체 준비의 해'로 보낸 의정부교구는 2012년을 소공동체를 실시해나가는 첫해로 정하고, 소공동체 교육 및 지도자 양성, 성경 관련 청소년사목 확대, 삶 속에서 소공동체 정신 실천 등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부산교구장 황철수 주교는 '좋은 본당 가꾸기' 네 번째 주제로 올해를 '새 신자 초대의 해'로 잡았다. 황 주교는 "선교는 비신자를 초대하는 차원을 넘어 자신은 물론 본당 공동체를 성숙시킨다"면서 △새 신자를 위한 사제 교리반 운영 △외짝 교우를 위한 가족 교리반 운영과 혼인장애 해소 △유아 세례와 첫영성체를 통한 성가정 만들기 △지역사회와 소통하는 본당 공동체 실현 등을 제시했다. 원주교구장 김지석 주교는 '우리 믿음의 기초이신 하느님 : 선교의 해'라는 교서에서 그리스도인에게 선교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것을 주지시키면서 나 자신과 냉담교우, 그리고 이웃을 대상으로 적극적 선교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대전교구장 유흥식 주교는 2012년을 노인사목의 해로 정했다. 유 주교는 고령화 시대를 맞아 본당에 노인대학을 정착시켜 노인에 관한, 노인을 위한, 노인에 의한 다양한 형태 사목을 전개하자고 말했다. 마산교구장 안명옥 주교는 '순교 영성으로 세상의 복음화를!'이라는 사목교서를 통해 "예수 그리스도의 강생과 순종, 그리고 죽음이 순교 영성의 핵심"이라며 세상을 순교 영성으로 살아갈 것을 권고했다. '성령 안에 하나 되는 교구 공동체'를 주제로 교서를 발표한 청주교구장 장봉훈 주교는 교구 공동체가 친교와 선교 열정을 회복하고, 청소년사목이 성령 안에 결실을 맺으며, 가정을 거룩하게 하시는 성령 안에서 '내어줌'의 영성을 살아갈 수 있기를 기원했다. 남정률 기자 njyul@pbc.co.kr남정률2011.11.22
![[조규만 주교의 하느님 이야기] (24)삼위일체 하느님](//cpbc.co.kr/CMS/newspaper/2011/11/rc/396559_1.0_titleImage_1.jpg)
[조규만 주교의 하느님 이야기] (24)삼위일체 하느님삼위일체 신비는 사랑 가톨릭 신자의 특징은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성호경을 외우며, 왼손을 가슴에 얹고 오른손으로 십자 성호를 긋는 것이다. 그리스도교 신앙이 다른 종교와 구별되는 점은 하느님이 성부ㆍ성자ㆍ성령 삼위일체라는 것이다. 교회는 하느님은 한 분이시며, 또한 하느님은 성부ㆍ성자ㆍ성령 세 위(位)로 계신다고 가르친다. 기본 수학 원칙도 벗어나는데 어떻게 이것을 믿으라고 하는가. 교회는 성경에서 언급하고 있는 하느님에 대해서만 이해하고 말할 뿐이다. 성경은 분명 하느님은 한 분이시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성자도, 성령도 성부와 마찬가지로 하느님이라고 말씀하신다. 이를 어떻게 알아들어야 하는 것일까. 성경은 아버지 하느님과 아들 예수님의 관계를 진지하게 언급한다. "내가 내 아버지의 이름으로 하는 일들이 나를 증언한다"(요한 10,25), "아버지와 나는 하나다"(요한 10,30). 삼위일체 하느님의 신비는 하느님이야말로 초월적 존재라는 것을 의미한다. 무엇보다 한 분이시며 세 위가 되신다는 삼위일체 하느님은 인간에게 끝까지 알 수 없는 신비의 존재라는 사실을 말해준다. 인간의 지성으로, 노력으로 파악할 수 있는 만만한 분이 아니라는 것이다. 인간을 초월하는 존재라는 사실을 분명히 말해준다. 사실 인간이 파악할 수 있다면, 아우구스티노 성인이 말한 것처럼 그 존재는 이미 하느님이 아니다. "만일 당신이 이해했다면, 그것은 하느님이 아닙니다. 만일 당신이 이해할 수 있었다면 당신은 하느님이 아닌 것을 이해한 것입니다. 만일 당신이 부분적으로라도 이해할 수 있었다면, 당신의 생각에 속았을 뿐입니다"(「하느님의 백한 번째 이름」). 우리 이성으로 알아들을 수 없지만 성경은 삼위를 언급하고, 교의신학은 성경을 바탕으로 삼위일체 하느님에 관한 교리를 정립시켰다. 성령은 믿음 안에서, 그리고 교회 체험과 우리 체험으로 확인되는 분이시다. 교회는 삼위일체 하느님이 우리가 추구하는 일치의 원인이요, 모형이요, 그 바탕임을 보여준다(「교회헌장」 2~4항 참조). 오늘날 남북이 하나되고, 부부가 하나되고, 교회 공동체가 하나되고 인류가 하나돼야 하는 이유가 있다면 그것은 성부ㆍ성자ㆍ성령이 세 위로 계시면서도 한 분 하느님을 이루는 삼위일체 신비 때문이다. 삼위일체 하느님이 우리가 하나로 일치해야 하는 이유이자 좋은 모델이다. 또 인류, 민족, 가정, 공동체가 하나될 수 있는 기본 원리를 알려준다. 그것은 바로 사랑이라는 것이다. 사랑만이 하나가 될 수 있는 바탕임을 삼위일체 하느님이 말해준다. 나무와 나무는 못으로 하나를 이룰 수 있다. 종이와 종이는 풀로 하나를 이룰 수 있다. 그러나 부부가 하나되고, 남북한이 하나되고, 교회 공동체가 하나될 수 있는 끈은 사랑이다. 삼위일체 하느님이 보여준 사랑이다. 삼위일체 신비는 사랑의 신비다. 프랑수아 바리용 신부님의 탁월한 설명을 소개하고자 한다. "하느님은 전지전능하신가? 아니, 하느님은 사랑일 뿐이다. 내게 그분이 전능하시다고 말하려 하지 말라. 하느님은 무한하신가? 아니, 하느님은 사랑일 뿐이다. 내게 다른 말을 하지마라. 하느님은 지혜로우신가? 아니다…. 당신이 내게 묻는 모든 질문에 대하여 나는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아니, 아니, 하느님은 사랑이실 뿐이다.' 하느님이 전능하시다고 말하는 것은 지배나 파괴로 행사될 수도 있는 힘을 배경막처럼 둘러놓은 일이 된다. 파괴하는 데 강력한 힘들도 있는 것이다. 육백만 명을 학살한 히틀러에게 가서 물어보라. 많은 그리스도교인들이 하느님에게 이러한 전능함을 배경처럼 치장시킨 뒤에 이렇게 덧붙인다. '하느님은 사랑이시다.' 이는 틀린 말이다. 하느님의 전능함은 사랑의 전능함이다. 바로 사랑이 전능한 것이다. 사람들은 때로 하느님이 무엇이든 하실 수 있다고 말한다. 그렇지 않다. 하느님은 무엇이든 하실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랑이 할 수 있는 것만을 하실 수 있다. 그분은 사랑일뿐이기 때문이다." 터키, 이집트에서 아이들 수천 명에게 학교를 세워주고, 학대받는 여성들 권리를 일깨워주며, 종교의 벽을 넘어 화해를 이루면서 살아가게 한 임마누엘 수녀가 100살에 이르러 자신의 삶을 다 살고 난 다음 우리에게 말씀하신다. "사랑하는 독자 여러분, 저는 여러분 곁에 아주 가까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사랑의 하느님 곁에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여러분에게 한 가지 사실을 알려주고 싶습니다. 여러분은 스스로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이, 더 깊이 사랑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여러분 마음속 깊은 곳으로 내려가 보십시오. 그러면 거기서 사랑의 불꽃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그 사랑의 불꽃은 다른 사람들의 행복을 구하는 불꽃이며, 생사의 의미를 부여하는 불꽃입니다. 우리 모두는 영원 속에서 다시 만나게 된다는 것을 확신하기를 바랍니다. 사랑하는 사람은 결코 죽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무한한 신비이지만 나는 그 신비를 체험했고, 그 신비를 통해서 살았습니다. 나의 친구인 독자 여러분을 위해 저의 마지막 남은 힘을 다해 이렇게 고백하고 싶습니다. 어떤 일이 있더라도 지금은 여전히 가장 위대한 사랑의 계절이라고." 사랑이야말로 삼위일체 하느님의 신비를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최고 선물이다. 정리=박정연 기자 cecil@pbc.co.kr퇴사자22011.11.22
![[예비신자가 묻습니다]<16> 주님을 믿지 않는 미신자들은 구원을 받을 수 없는 건가요?](//cpbc.co.kr/CMS/newspaper/2012/05/rc/415376_1.0_titleImage_1.jpg)
[예비신자가 묻습니다] 주님을 믿지 않는 미신자들은 구원을 받을 수 없는 건가요?가톨릭교회는 미신자와 타종교인들의 구원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 사진은 천주교를 비롯한 국내 6대 종교 대표들이 지난 4월 공주시 동학사에서 승려들과 함께 종교간 대화를 주제로 이야기 하고 있는 모습.질문: 하느님께서는 저희에게 구원을 통한 영원한 생명을 약속하셨습니다. 그렇다면 주님을 믿지 않는 미신자들은 구원을 받을 수 없는 건가요? 백인호(서울 새남터본당, 37) 사제는 세례식에서 "신앙이 여러분에게 무엇을 줍니까?"하고 묻습니다. 이에 예비신자는 "영원한 생명을 줍니다"하고 응답합니다. 우리는 이처럼 하느님 자녀가 되는 세례식에서 영원한 생명, 즉 구원을 약속받습니다. 우리가 교회에 신앙을 청하고 믿음을 약속했기에 구원을 얻을 자격을 부여받은 것입니다. 세례성사의 은총을 받은 우리는 영원한 생명의 양식인 성체를 통해 '구원의 희망'을 얻습니다. 그렇다면 하느님을 알지 못하는 수많은 미신자나 타종교인들은 구원을 받지 못하는 것일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가톨릭교회는 미신자와 타종교인들의 구원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모든 사람이 구원되길 원하십니다(1티모 2,4). 이는 하느님의 보편적 구원 의지와 크나큰 은총 때문입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교회 밖에도 '구원이 있을 수 있다'고 가르칩니다. "하느님의 섭리는 자기 탓 없이 아직 하느님을 분명하게 알지 못하지만, 하느님의 은총으로 바른 생활을 하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에게는 구원에 필요한 도움을 거절하지 않으신다. 사실 그들이 지닌 좋은 것, 참된 것은 무엇이든지 다 교회는 복음의 준비로 여기며, 모든 사람이 마침내 생명을 얻도록 빛을 비추시는 분께서 주신 것으로 생각한다"(「교회헌장」 16항). 성경 또한 하느님께서 모든 사람에게 생명과 호흡과 모든 것을 주신다(사도 17,25-28)고 말합니다. 교회는 이를 통해 세례의 은총은 받지 않았지만, 그리스도인과 같은 양심으로 선행을 실천하는 '익명의 그리스도인'에게 성령의 인도하심으로 구원이 있을 수 있다고 가르칩니다. 노숙인들과 평생을 함께 살았던 프랑스 아베 피에르 신부는 자신의 저서 「단순한 기쁨」에서 인간에 대한 근본적 구분은 '신자'와 '미신자'가 아니라 '타인의 고통 앞에서 등을 돌리는 자'와 '타인의 고통을 함께 나누길 바라는 자'에 있다고 했습니다. 우리가 꿈꾸는 구원은, 가장 작은이들에게 사랑을 베푼 피에르 신부처럼 날마다 보잘것없는 이들을 사랑하는 데서 시작되는 것은 아닐까요. 이정훈 기자 sjunder@pbc.co.kr퇴사자22012.05.22
![[선교지에서 온 편지] 페루(중)- 하느님께서 함께 하시면 부족함이 없네요(시편22) 박재식(안동교구) 신부](//cpbc.co.kr/CMS/newspaper/2012/05/rc/416235_1.0_titleImage_1.jpg)
[선교지에서 온 편지] 페루(중)- 하느님께서 함께 하시면 부족함이 없네요(시편22) 박재식(안동교구) 신부현란한 춤 솜씨로 신자들 마음 열어 천사같은 페루 어린이들이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카메라 렌즈를 바라보고 있다. 선교란 무엇일까? 또 선교사는 어떤 사람일까? 아마 다양한 대답이 나올 것이다. 나는 선교를 '복음말씀이 우리의 삶 안에 좀더 넓고 깊게 자리 잡는 것'이며 '일회성으로 각 성사를 끝내는 것이 아니라 일상에서 지속적으로 성사의 기쁨을 체험하며 이웃과 나누면서 살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무엇을 함께할 수 있을까? 내가 사목하던 리마의 본당에서는 매년 500여 명이 세례를 받고, 400여 명이 첫영성체를 한다. 또 젊은이 150여 명이 견진성사를 받는다. 그런데 본당에서 어린이 전례단ㆍ복사단과 청년들은 찾아 보기 힘들었다. 고민이 시작됐다. '어떻게 하면 어린이와 청년들이 성당에서 꾸준히 활동하게 할 수 있을까.' '내가 이들과 무엇을 함께 할 수 있을까.' 고민 끝에 이들이 좋아하고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을 함께하기로 했다. 남자들과는 축구를 했고, 여자들과는 배구를 했다. 그리고 함께 춤을 췄다. 즉시 마을 장년축구회에 선수로 등록해 함께 어울리고, 어린이ㆍ청년 축구팀을 만들어 마을에서 열리는 리그전에 참가했다. 직접 대회를 열기도 했다. 낮에는 학교를 방문해 말씀 전례를 한 후 아이들과 축구, 배구를 함께 하며 친분을 쌓아갔다. 마을 주민들과 친해지기 위해 마을 시장 3곳을 매일 돌아다니며 점심ㆍ저녁 식사를 시장에서 해결했다. 사제관에서는 휴식을 취하고 잠만 잤다. 주말에는 성당 마당과 인근 공터에서 주민들과 함께 운동하고 땀을 흘리며 인간적 유대관계를 맺었다. 그렇게 서서히 페루사람이 돼갔다. 남녀노소 구분 없이 모든 이들과 친해지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게 춤이라는 걸 깨달은 후에는 3개월 동안 학원을 다니며 이곳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춤인 '마리네라 노르떼냐'를 배웠다. 또 틈틈이 살사, 베렝게, 와이노와 같은 춤도 배웠다. 그러던 어느 날 드디어 갈고 닦은 내 춤 솜씨를 선보일 기회가 왔다. 본당 축일에 3000여 명의 주민들이 모인 가운데 성당에 다니는 13살짜리 소녀와 함께 10여 분 동안 정신없이 춤을 췄다. 곧 우레와 같은 박수소리가 들려왔다. 기립박수도 받았다. 살면서 그렇게 큰 환호와 박수를 받은 것은 처음이었다. 한 장년 신자는 "이제 빠드레 또마스를 사제이기 전에 형제로 여기겠다"고 말했다. 그에게 나를 형제로 부르는 이유를 물으니 "본당이 설립된 지 40여 년이 됐는데 외국인 사제들은 단 한 번도 우리 전통문화를 배우려 하지 않았고 단지 자신들 문화를 전하려고만 했다"며 "그들은 우리의 가족이 아닌 그냥 사제일 뿐이었다"고 대답했다. #페루 춤을 춘다는 것의 의미 현란한 춤 실력을 선보인 후 내 삶은 그야말로 탄탄대로였다. 축제미사가 봉헌되면 여기저기서 나를 불렀다. 미사 후 마요로도모(축제 책임자)와 함께 춤을 출 수 있는 유일한 사제였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말도 못하고 신경질 잘 내는 신부가 집전하는 미사는 싫다"면서 외면하던 이들이 나를 찾기 시작했다. 정말 한 순간에 모든 것이 바뀌었다. 꾸준히 관심을 기울였던 어린이 복사단도 성과를 거둬 2004년 성탄시기에 아이들 60여 명과 함께 복사단 창단식을 할 수 있었다. 착복식 날 아이들을 저녁식사에 초대했는데 아이들이 "닭고기를 먹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아이들 얼굴에는 마른버짐이 번져있었고 황달 기운도 있었다. 얼굴은 검고 몸은 말라있었다. 그렇게 영양상태가 좋지 않은데도 닭고기만을 고집하는 이유는 소고기나 돼지고기를 먹어본 일이 없기 때문이다. 맛있는 요리가 나왔지만 아이들은 하나같이 배고픔을 참으며 음식을 조금만 먹었고, 남은 음식은 집으로 가져가 가족들과 나눠먹겠다고 했다. 나는 아이들의 따뜻한 마음에 큰 감동을 받았다. 나는 그 아이들처럼 가족을 생각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아이들이 자식처럼 느껴지고 천사로 보였다. 나는 복사단의 대부, 동네 골목대장 역할을 하며 아이들과 작지만 많은 것을 나누며 살았다. 주말이면 청년들과 함께 가난한 마을을 방문해 마을 식당에서 4시간 정도 공부방을 열었다. 영어, 수학을 가르쳐주고 간식을 나누며 판자촌 아이들과 함께했더니 아이들이 먼저 미사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1년 동안 길거리에서 미사를 봉헌하다가 결국 마을 주민들과 함께 멋지고 아름다운 성전을 짓기도 했다. 또 한국의 성경공부 프로그램 '여정'으로 성인 신자들과 일주일에 두차례 성경 말씀을 나눴다. 스페인어로 나눔을 해야 하기에 1시간 공부를 위해서 4시간을 준비해야 했다. 모임 때마다 신자 집을 방문해 저녁식사를 함께했고 돈도 조금씩 모았다. 물론 음식 재료는 내가 준비해 갔다. 그렇게 1년이 흐르자 돈도 많이 모였고 신자들과 가족처럼 친하게 됐다. 모은 돈을 경비 삼아 신자들과 함께 1년에 두 번씩 시골 오지를 방문해 성사를 베풀고, 축제를 열고, 생필품을 나눠주는 '선교여행'을 떠났다. 신자들과 함께 '선교사의 삶'을 산 것이다. 마음가짐이 달라지자 모든 것이 변했다. 먹기 힘들었던 음식도 맛있고, 거부감이 들었던 그들 모습이 친구, 연인처럼 느껴졌다. 주말에는 저녁식사 초대를 많이 받아서 '어느 집을 가서 밥을 먹을까'하는 행복한 고민도 하게 됐다. 함께 걱정하고 웃고, 기쁨을 나누던 많은 가족이 있어 무엇 하나 부족함이 없던 마냥 행복한 시기였다. 2006년 10월 3년 만에 한국으로 휴가를 가는데 공항에서 재밌는 일이 있었다. 공항에 신자 50여 명이 나를 배웅하러 나온 것이다. 나를 보고 눈물을 흘리는 신자도 있었다. 내 옆에 계시던 이탈리아 출신 교구장 주교님을 배웅하러 나온 사람은 단 한 명이었다. 그때 주교님이 하신 말씀이 있다. "빠드레 또마스가 주교 같은데…."임영선2012.05.29

하느님 말씀 성경 쓰기에 미치다성경 여덟번 필사한 윤정구씨무려 8번이나 성경ㅍ리사를 한 윤종구씨가 아내와 손자손녀에게 둘러싸여 축하를 받고 있다. "하느님이 쓰시는 거죠. 사람이 쓰려고 해선 안 돼요." 성경을 무려 8번이나 필사해 3일 수원교구 성경잔치에서 교구장 축복장을 받은 윤정구(토마, 66, 서정동본당)씨는 성경필사 비결을 묻자 이렇게 대답했다. 윤씨가 성경을 필사하기 시작한 것은 1997년이다. 그는 가톨릭 신앙학교에서 "성경을 쓰면 눈이 맑아진다"는 한 선교사의 권유로 성경필사를 시작했다. 때마침 본당 주임신부도 성경필사를 권했다. 공소 부회장을 맡고 있던 그는 '그래도 내가 명색이 부회장인데…'하는 마음으로 필사를 시작했다. 하지만 성경필사는 만만치가 않았다. 두 줄 쓰면 틀리고, 다시 두 줄 쓰면 또 틀리고를 반복하다 노트를 덮어버린 적도 있다. "계속 쓰자니 힘이 들고, 안 쓰자니 맘이 편치 않더라고요." 그는 양심상 다시 펜을 잡을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그렇게 하루, 이틀 성경을 쓰자 재미가 붙기 시작했다. '나약한 인간에게 이번엔 무슨 말씀을 주실까?'하는 생각에 다음 내용이 궁금해졌다. 그런데 열흘쯤 지났을 때, 성경 글씨가 크게 보이는 체험을 했다. 돋보기 안경을 쓰고 미사 독서 봉독을 해왔는데, 성경 글씨가 크게 보이는 체험을 한 그날 안경을 벗어버렸다. 소값 하락으로 낙농업을 접고 쉬면서 35일 만에 첫 번째 신약성경 필사를 마친 그는 우여곡절 끝에 성당 관리장으로 일하게 됐다. "성당에서 일하니 천국 같았어요. 여기저기서 기도소리 들리죠, 날마다 미사 봉헌하죠, 점심시간에 성체조배할 수 있는 직장이 어디 그리 흔한가요? 세상천지에 이렇게 좋은 직장이 어딨나 싶었죠." 그러던 어느 날, 멍하니 밖을 내다보며 시간을 보내던 그에게 별안간 "너 왜 우두커니 서 있냐?"는 음성이 들려왔다. 그는 그 음성을 다시 성경을 쓰라는 소리로 알아들었다. 그리고 그 뒤로 틈날 때마다 성경을 써서 어느새 8번을 쓰게 됐다. 방에 사람이 들어와도 알아채지 못하고 성경만 쓰는 남편에게 "미쳐도 단단히 미쳤다"고 핀잔을 주던 아내 이정옥(아나타시아, 62)씨도 남편 권유로 성경을 쓰기 시작해 이미 3번이나 필사를 했다. "하느님 일엔 반드시 유혹이 따라요. 처음엔 졸리고, 어깨도 결리고, 자꾸 틀리고 힘들지만 한번 빠져들면 헤어나오기 어려워요." 뒤늦게 성경필사 재미에 빠져 새벽 3시까지 성경을 쓰는 아내를 보고 이번엔 남편이 "단단히 미쳤다"고 놀리는 바람에 한바탕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부부는 도중에 성경필사를 포기하는 신자들에게 "항상 눈에 띄게 성경을 펴놓고, 유혹에 빠질 때마다 '주님의 기도'를 바치라"고 조언했다. 김민경 기자 sofia@pbc.co.kr cpbc2010.10.05
![[전례력에 따른 가톨릭교회교리서 공부합시다] 2. 대림 제2주일- 회개](//cpbc.co.kr/CMS/newspaper/2012/12/rc/433690_1.0_titleImage_1.jpg)
[전례력에 따른 가톨릭교회교리서 공부합시다] 2. 대림 제2주일- 회개 온 마음으로 하느님께 돌아오는 삶의 방향 전환회개는 단순히 잘못을 뉘우치는 것이 아니라 삶 전체의 방향 전환이다. 사진은 요한 세례자가 죄의 용서를 위한 회개의 세례를 선포했다는 요르단 강. "요한은…죄의 용서를 위한 회개의 세례를 선포하였다"(루카 3,3) 대림 제2주일의 주제는 회개입니다. 오시는 주님을 잘 맞이하려면 회개가 필요합니다. 회개는 죄를 뉘우치고 잘못을 바로잡는 것입니다.◇살펴봅시다 ㉠죄 : "죄는 어떤 비뚤어진 애착 때문에 하느님과 이웃에 대한 참다운 사랑을 저버리는 것"으로 "이성과 진리와 올바른 양심을 거스르는 잘못"(1849항)을 말합니다. 이성과 진리와 올바른 양심을 지킨다는 것은 곧 하느님의 법을 지킨다는 것이지요. 성 아우구스티노는 하느님의 법에 어긋나는 말이나 행위나 욕망을 죄라고 규정합니다. 잘못된 행동만이 아니라 잘못된 말과 의향까지도 죄가 된다는 것입니다. 교회는 "죄는 우리에 대한 하느님의 사랑을 거슬러 맞서며, 우리 마음을 하느님에게서 다른 곳으로 돌리게 한다"(1850항)고 가르칩니다. 그래서 죄를 지으면 하느님을 외면하게 되고 하느님으로부터 멀어지게 됩니다. 죄는 또 인간 본성에 상처를 입힙니다. 죄를 지으면 자기 자신에게서 멀어지고 양심의 가책을 느끼게 되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죄는 나아가 인간 연대성을 해칩니다.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멀어지게 합니다. ㉡회개 : 이렇게 죄로 인해 멀어진 하느님과 이웃과의 관계를 회복하고 바로잡는 것이 바로 회개입니다. 회개(悔改)는 말 그대로 뉘우치고 고친다 또는 바로잡는다는 뜻입니다. 회개는 "죄에 대한 자각을 요구"(1848항)합니다. 잘못을 인정해야만 그 잘못을 뉘우치고 고칠 수 있는 것입니다. 나아가 참다운 회개는 내적 참회를 요구합니다. "내적 참회는 삶 전체의 근본적 방향 전환이며, 온 마음으로 하느님께 돌아오고 회개하는 것이며, 우리가 지은 악행을 혐오하고 악에서 돌아서서 죄를 짓지 않는 것이다. 동시에…하느님 자비에 대한 희망을 갖고 하느님 은총의 도움을 믿으며 생활을 바꾸겠다고 결심하는 것이다"(1431항). ㉢다양한 참회 형태 : 그리스도인의 내적 참회는 다양한 형태로 표현될 수 있습니다. 전통적인 참회 형태로 단식과 기도와 자선이 있습니다. 이 셋은 각각 자신에 대한 회개, 하느님께 대한 회개, 다른 사람들에게 대한 회개를 나타낸다고 합니다(1434항). 일상 생활에서 회개는 △상대방과 화해하기 △가난한 사람들에게 관심 갖기 △정의를 실천하고 다른 사람의 권리를 옹호하기 △형제들에게 잘못을 고백하기 △형제적인 충고 △생활의 반성 △양심성찰 △영적 지도 받기△고통을 받아들이기 △정의를 위해 박해를 견디기 등을 통해 실현됩니다(1435항). 일상 생활에서 회개와 참회의 원천은 성체성사입니다. 우리를 하느님과 화해시키신 그리스도의 희생 제사가 성체성사 안에 현존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성체로 양육되고 굳세어진다. 성체는 날마다 짓는 죄로부터 우리를 구해 주고 죽을 죄에서 보호해주는 해독제이다"(1436항). 용서의 성사, 화해의 성사라고 부르는 고해성사 또한 회개와 참회를 표현하고 실현하는 성사입니다. 신자들은 고해성사를 통해 죄를 용서받고 교회와 화해를 이룹니다(1436, 1440~1444항). 이 밖에 "성경 읽기, 시간전례(성무일도)와 주님의 기도, 모든 참된 예배와 신심 행위는 우리 마음에 회개와 참회의 정신을 되살려주고, 죄의 용서를 받는 데 도움이 된다"(1437항)고 교회는 가르칩니다. ◇알아봅시다 원죄(396~406, 415~418항) 인간은 선을 행하고 악을 피하고 싶어하지만 그런 원의와는 달리 인간 안에는 악으로 기우는 경향이 마치 본성처럼 존재하고 있습니다. 악으로 기우는 이 경향을 '탐욕'이라고 부르는데, 교회는 인간 안에 본성처럼 존재하는 악으로 기울어지는 이 경향의 원인을 원죄 교리로 설명합니다. 창조주 하느님께서는 인류의 첫 조상 아담과 하와를 당신 모습대로 거룩하고 의롭게 창조하셨습니다. 하지만 첫 인간 아담은 악의 유혹에 넘어가 자신의 자유를 남용해 하느님의 뜻을 거슬러 하느님께 반항하고 불순종하는 죄를 지었습니다. 이를 통해 아담은 원초적 거룩함과 의로움을 잃어버렸을 뿐 아니라 후손들에게까지 원래의 거룩함과 의로움을 상실한 손상된 인간 본성을 전해줬습니다. 이렇게 아담이 지었지만 그 영향이 본성처럼 후손에 대대로 미치는 이 죄를 원죄라고 부릅니다. 모든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원죄를 안고 태어납니다. 그래서 원죄는 각자가 '범한' 죄가 아니라 '짊어진' 죄이며 죄를 짓는 행위가 아니라 죄 중에 있는 상태입니다. (404항) 원죄로 인해 인간이 원래의 거룩함과 의로움을 잃어버렸지만 그렇다고 인간 본성이 온전히 타락한 것은 아닙니다. 다만 "인간 본성이 그 본연의 힘에 손상을 입고 무지와 고통과 죽음의 세력에 휘둘리며 죄에 기우는 것"입니다.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죄에 기우는 이 경향을 '탐욕'이라고 부릅니다. 교회는 세례를 통해 원죄가 사해진다고 가르칩니다. "세례는 그리스도 은총의 생명을 줌으로써 원죄를 없애고 인간을 하느님께 돌아서게 한다"(405항). "사람들은 복음을 믿고 세례를 받음으로써…모든 죄를 용서받고 새 생명의 선물을 받게 된다"(1427항). 하지만 사욕(邪慾) 혹은 탐욕이라고 부르는 악에 기울어지는 경향은 세례를 받은 인간 안에서도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세례를 받은 그리스도인들도 자신 안에 남아 있는 이 사욕에 맞서 부단히 영적인 싸움을 해야 합니다. 세례를 받은 그리스도인들도 끊임없이 회개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1426항). ㉠회개는 하느님 은총(1432~3,1989항) -회개는 인간의 행위이지만 또한 하느님 은총으로 이루어집니다. 인간의 마음은 무디고 완고해서 하느님께서 새 마음을 주셔야만 인간은 회개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새롭게 시작할 힘을 주십니다. 우리 마음은 하느님 사랑의 위대하심을 알게 됨으로써 죄의 두려움과 무게 때문에 떨게 되고 죄를 지어 하느님을 모욕하고 그분에게서 멀어지는 것을 두려워하게 됩니다. -회개는 성령의 은총이 작용하여 내는 첫 결실입니다. 성령께서는 인간의 마음에 참회와 회개의 은총을 주시는 위로자이십니다. ◇생각해봅시다 -나는 악에 기우는 경향에 나 자신을 맡기고 있는가 아니면 하느님께 돌아서는 회개의 싸움을 하고 있는가? -나는 회개의 싸움을 하면서 하느님 은총을 구하는가 아니면 나 자신의 의지를 자신하는가? -대림시기를 지내면서 내가 할 수 있는 회개의 참회 행위는 무엇일까? 이창훈 기자 changhl@pbc.co.kr퇴사자22012.12.04
![[생명의 문화] ②왜 생명을 존중해야 하는가](//cpbc.co.kr/CMS/newspaper/2012/03/rc/409604_1.0_titleImage_1.jpg)
[생명의 문화] ②왜 생명을 존중해야 하는가하느님 본성 담긴 인간을 함부로 해서야 성경 말씀이나 교회 가르침에 충실한 사람에게 생명을 존중해야 한다는 사실은 너무도 명백하다. 그럼에도 우리의 문화적 상황을 돌아보면 생명 존중이란 그냥 스쳐가는 말에 그칠 뿐이며, 오히려 생명을 해치거나 파괴하는 행동을 더 많이 보게 된다. 그러기에 다시금 왜 생명을 존중해야 하는지를 분명하게 드러내고 나의 말로 확실히 표현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럴 때만이 생명 존중 문화가 분명히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인간 생명을 존중해야 하는 가장 분명한 이유라면 무엇보다도 성경 창세기의 가르침일 것이다. 창세기 1장 26절은 인간이 바로 하느님 모상(Imago Dei)에 따라 창조됐다는 사실을 밝히고 있다. 하느님 모습을 따라 창조됨으로써 인간은 하느님 존재를 자신 안에 담고 있다. 그 말이 곧 우리 외적 모습이 하느님 얼굴이란 뜻은 아니다. 오히려 이 말씀은 우리 존재가 바로 하느님 존재에 근거해 있으며, 우리 본성이 다름 아닌 하느님 존재란 의미일 것이다. 하느님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러나 우리는 하느님 모습을 담고 있는 다른 사람을 볼 때 보이지 않는 하느님을 볼 수 있을 것이다. 하느님 존재는 바로 하느님 모습을 따라 창조된 이웃 사람 안에 담겨있다. 그 이웃은 내가 구체적으로 만나고 이야기 하고, 때로는 싸우기도 하고 미워하기도 하는 바로 그 사람이다. 하느님 존재는 멀리 있지 않다. 바로 내 옆에, 그것도 아주 구체적인 그 모습으로 있는 것이다. 길을 가면서 스쳐지나가는 그 사람이, 나를 기쁘게도 하지만 나를 아프게도 하는 그 사람이, "저 사람만 없다면 정말 좋은 세상일텐데!"하고 말하게 만드는 바로 그 사람이 하느님 존재인 것이다. 생명을 존중한다는 말은 바로 하느님 존재를 그대로 담고 있는 그 사람을 존중하고 아끼고, 그 사람을 하느님처럼 존중한다는 말이다. 현대 생명과학의 연구결과를 보면 이런 사실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자연과 생명은 역사적 과정을 거쳐 이뤄졌다. 인간은 물론 모든 생명은 역사를 통해 형성된 것, 역사적 결과물이다. 그러기에 생명을 이해하려면 우리는 그 역사를 알아야만 한다. 생명에 대해 과학적으로 탐구하는 생명과학은 여기서 중요한 통찰을 제공한다.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는 역사의 어느 한 순간 생겨났다. 과학은 생명 탄생의 의미나 그 순간의 내적 모습은 물론, 생명의 목적에 대해서도 아무런 사실도 말할 수 없다. 그것은 과학의 몫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 역사를 기술하는 생명과학이 밝혀낸 것은,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는 하나의 기원을 가지고 있으며, 개별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기본적 메커니즘이나 체계는 동일하다는 사실이다. 모든 생명체는 유전자와 그에 따른 구성 원리를 따르며 동일한 작동원리에 근거해 있는 것이다. 모든 생명체는 인간과 같은 기원 원리에 따라 이뤄졌다. 그 가운데 인간은 유일하게 생명의 역사를 이해하고 해석할 수 있는 능력과 자격을 지닌 존재이다. 그것은 인간이 지닌 하느님 모습, 우리 안에 담긴 하느님 존재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그럼에도 그 의미가 곧 인간 이외 생명체를 지배하고 마음대로 다뤄도 좋다는 의미에서의 능력이 아니다. 오히려 인간은 창조의 협력자이며, 창조사업이 완성에 이르도록 하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물려받았다. 그것은 생명의 본래 의미와 원리가 실현되고 완성에 이르도록 하는 가운데 실현된다. 여기에 생명을 존중하고 생명을 생명이게 해야 하는 인간의 존재의미가 자리한다. 그 자신이 창조된 생명 가운데 하나이며, 기나긴 생명 역사의 결과물인 인간이 자신의 능력으로 생명 의미와 목적을 성찰하고 되새김으로써 생명의 역사와 의미를 완성시켜야 하는 과제를 부여받은 것이다. 인간은 다른 인간을 존중하고, 나아가 다른 생명을 존중하고 유지함으로써 창조와 생명에 담긴 의미와 목적, 원리를 완성에 이르도록 할 의무를 지닌다. 이러한 의무와 과제를 무시한다면, 그것은 우리가 우리 안에 담긴 하느님 모습, 우리 존재의 목적인 하느님 본성을 배반하는 일이 될 것이다. 그 자신 창조된 생명체임에도 인간은 자신의 존재와 행위를 통해 생명의 미래를 결정하고 생명의 의미를 달성할 과제를 물려받은 것이다. 그와 함께 생명 존중과 생명의 의미를 달성함으로써 인간은 자신의 존재를 성취하게 된다. 우리 생명 안에 생명의 본성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생명문화는 생명을 생명으로 살게 하는 문화이면서, 우리의 존재를 성취하는 문화적 삶이기도 한 것이다.퇴사자22012.03.27
![[출판] 휴가철 추천 책(6-끝) 성서와 함께](//cpbc.co.kr/CMS/newspaper/2011/08/rc/386743_1.0_titleImage_1.jpg)
[출판] 휴가철 추천 책(6-끝) 성서와 함께「성경의 백성」「하느님께 나아가는 세 가지 여행」「당신의 눈길을…」 '무더운, 후텁지근한, 뜨거운 ….' 여름 앞에 흔하게 붙는 수식어다. 그런데 여름은 '열매'의 옛말이라고도 한다. 자연이 저마다 제 아름다움을 뽐내며 흐드러지게 피었다 지는 사이, 바람과 곤충이 부지런히 오가며 묻힌 사랑의 흔적들이 여름을 지내며 영글어간다. 지루한 장마와 모진 태풍, 폭염의 칼날을 기적처럼 견디어낸 열매에게 우리는 '아름다운, 신선한, 알찬, 튼실한'처럼 예쁜 긍정의 수식어를 붙여준다. 우리의 여름을 긍정의 열매로 변화시켜 줄 책을 소개한다. 「성경의 백성」은 성경과 좀 더 친해지기를 희망하는 분들을 위한 책이다. 성경은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보내는 사랑의 편지라 했다. 가슴 설레며 편지를 열고 읽다 보면 우리에게 보내는 하느님 사랑 메시지를 발견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옛날 성경 시대에 대한 기초 지식이 없다 보니, 갖가지 의문거리가 솟아나는 통에 쉽사리 앞으로 나아가기 어렵다. 「성경의 백성」은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성경의 세계로 쉽고 재미있게 들어갈 수 있게 도와주는, 만화를 곁들인 그림 해설서다. 신앙 선조 아브라함 시대부터 예수님 시대까지 이스라엘 백성의 생활과 풍습, 문화를 보여준다. 그네들 삶의 자리를 이해할 때 우리는 비로소 각자 구원의 역사까지 비춰 볼 수 있다. 「하느님께 나아가는 세 가지 여행」은 참된 자아를 찾고 싶은 현대인들을 위한 내면 여행 안내서다. 아파트 평수와 은행 잔고, 명품 소유가 행복 지수로 둔갑해 정신을 헷갈리게 하는 요즘 세태, 앞만 보고 달려오던 현대인들은 영혼의 갈증과 허기로 주춤거리며 빈 가슴을 채워줄 삶의 영성을 찾아 헤맨다. 저자 정규한(예수회) 신부는 '참 나'와 진정으로 대면해 만나지 않으면, 찾고자 하는 '참 행복'을 제대로 알기 어렵다고 말문을 연다. 하느님을 향한 세 가지 여행이란 '참 나'를 찾아 떠나는 안으로의 여행(In going)과, 이웃에게 사랑을 실천하는 밖으로의 여행(Out going), 그렇게 함으로써 하느님과 더욱 일치하는 위로의 여행(Up going)이다. 저자는 세 가지 여행을 돕는 구체적 방법으로 양심성찰 기도(제2장)와, 이냐시오 영신수련의 묵상과 관상(제3장)을 제시한다. 「당신의 눈길을 가르쳐 주소서」는 기도 모음집이다. 마음에 차오르는 내밀한 사랑을 주님께 올려 드리고 싶을 때, 기도로 누군가를 위로하고자 할 때, 예기치 못한 인생의 파도 속에서 주님 손에 의탁하려 할 때, 바로 이때가 우리에게 말을 걸어오시는 하느님과 소통하는 기도의 순간이다. 엮은이 류해욱(예수회) 신부는 "기도하는 제 삶의 여정에서 눈에 띄어 제 마음 속에 간직했던 보석을 혼자 간직하기에 아까운 마음에 나누게 됐다"고 고백한다. 책에는 엮은이가 직접 찍은 묵상 사진이 함께 수록돼 있어 기도문에 깊이와 진정성을 더해준다. 2000년을 이어온 우리 교회의 귀한 영성의 젖줄이라 할 수 있는 기도문을 내 것으로 내면화하다 보면 하느님께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민경은 수녀 성서와함께 편집부 이지혜2011.08.16
![[출판] YOUCAT(가톨릭 청년 교리서) 한국어판 출간](//cpbc.co.kr/CMS/newspaper/2012/09/rc/427088_1.0_titleImage_1.jpg)
[출판] YOUCAT(가톨릭 청년 교리서) 한국어판 출간이시대 청년들을 위한 삶과 신앙 안내서 신앙이란 무엇인가. 예수님은 진짜 기적을 행하신 걸까, 아니면 꾸며낸 이야기일까. 하느님은 사랑이시라는데, 지옥은 왜 있는 걸까. 세상을 살아가는 의미는 뭘까…. 신앙을 가진 이들이라면 한 번쯤 고민했을 법한 질문이다. 특히 삶의 의미를 찾고 존재의 근원을 고민하며 일상과 신앙 사이에서 갈등하는 젊은이라면 더욱 그렇다. 이럴 땐 누군가 명쾌한 정답을 알려주면 좋겠지만 '누군가'와 '명쾌한 정답'을 찾기란 쉽지 않다. 교리서로 눈을 돌려보지만 신학과 교회 가르침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주면서 가톨릭적 시각에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눈을 밝혀주는 책을 만나기도 쉽지 않다. 「YOUCAT」(유캣)은 가톨릭교회가 이러한 고민을 토로하는 청년들 목소리에 귀 기울여 청년들 눈높이에 맞춰 발행한 가톨릭 청년교리서다. 책 제목 '유캣'은 'YOUth CATechism of the Catholic Church'(가톨릭 청년 교리)에서 따왔다. 오스트리아 주교회의가 수년간 심혈을 기울여 제작한 이 책은 지난해 초 발간됐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지난해 8월 열린 스페인 마드리드 세계청년대회 참가자 전원에게 이 책을 선물하고 "청년들이 이 교리서를 공부하며 신앙에 관해 계속 대화하길 바란다"고 했다. 교황청 신앙교리성은 올해 신앙의 해 개막을 앞두고 이 책을 추천도서로 선정하기도 했다. 책은 현재 전 세계 30개국 언어로 번역돼 200만 권 이상이 팔렸다. 한국어판은 최근 가톨릭출판사(사장 홍성학 신부)가 발행했다. 독일에서 신학을 전공한 번역가가 원문 번역에만 꼬박 6개월을 매달리며, 정확한 신학 개념 전달과 매끄러운 표현에 공을 들였다는 후문이다. 가톨릭교회교리서 중 500여 개 문답형식으로 간추려원본, 지난해 초 나와 세계 30개국 언어로 번역 출간교황청 신앙교리성, 신앙의 해 앞두고 추천도서로 선정다양한 자료, 사진 곁들여 쉽게 읽고 이해하도록 도와 ▨어떻게 구성됐나=노란색 표지가 인상적인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청년의, 청년에 의한, 청년을 위한' 가톨릭 교리서라는 점이다. 1992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승인, 반포한 「가톨릭교회교리서」 내용 가운데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이 궁금해하는 삶과 신앙에 관한 궁금증을 500여 개로 추려 문답형식으로 구성했다. △무엇을 믿고 있는가(교의) △그리스도의 신비를 어떻게 거행하는가(성사) △그리스도를 통해 어떻게 생명을 얻는가(윤리) △어떻게 기도해야 하는가(기도와 영성) 등을 다뤘다. 좀 더 깊이 있는 해설을 원하는 청년을 위해 각 문답에 해당하는 「가톨릭교회교리서」 항목을 표기해 둬, 원문을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도왔다. 이와 함께 모든 쪽에 문답과 관련된 성경 구절, 성인과 교부들 말씀, 격언 등을 실어 함께 묵상할 수 있도록 했다. 다양한 자료사진과 청년들 취향에 맞춘 편집으로 '쉽게 읽히는' 책이다. 서울대교구 청소년국은 자료사진을 제공하며, 책 발간을 적극 지원했다. 서울대교구 청소년담당 교구장대리 조규만 주교는 유캣 한국어판 발행을 축하하며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진리를 알고, 진리가 주는 자유를 누리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유캣이 발간되기까지=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가톨릭교회교리서」를 두고 "가톨릭 교리를 온전하고 완전하게 설명한다"고 극찬했지만 1000쪽이 넘는 방대한 분량과 신학적 깊이로 일반 신자들이 소화하기엔 벅찬 책이었다. 이에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2003년 당시 교황청 신앙교리성 장관이던 요제프 라칭거 추기경(현 교황 베네딕토 16세)을 의장으로 하는 특별위원회를 꾸려 교리서가 더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도록 하라는 임무를 내렸고, 2005년 요약편으로 그 결실을 봤다. 교황청은 「가톨릭교회교리서 요약편」 출간을 축하하며, 오스트리아 빈에서 출판 기념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때 한 여기자가 "내 자녀에게 교리서를 사주고 싶은데, 이 교리서는 아이들이 보기엔 너무 어렵다"며 "왜 청소년과 청년을 위한 교리서가 없느냐"고 물었다. 빈대교구장 쇤보른 추기경을 중심으로 한 오스트리아 주교회의는 이후 청년을 위한 교리서 제작에 돌입했다. 또 종교에 관계 없이 15~25살 청년 52명을 선발, 청년들 이야기를 직접 듣고 책을 제작해 온전히 청년들 언어로 풀어낸 교리서를 만들었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책 발간을 기념하며 전 세계 청년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열정과 끈기를 갖고 이 교리서를 공부하라"고 당부했다. 더불어 스터디 그룹이나 네트워크를 만들고 인터넷을 이용해 의견을 교환할 것을 권고했다. 교황은 "젊은이들은 자신이 무엇을 믿고 있는지 정확히 알고 이해해야 한다"며 "이 시대 도전과 유혹에 결연하고 힘 있게 대처하려면 부모님 세대보다 훨씬 더 깊이 신앙에 뿌리내려야 한다"고 했다. 한편 전 세계 청년들은 「유캣」 발간을 환영하며, 교황이 당부한 대로 유캣 공식 누리방(www.youcat.org)과 페이스북(www.facebook.com/youcat.org)을 통해 온라인상에서 신앙나눔을 활발히 이어가고 있다. 박수정 기자 catherine@pbc.co.kr 박수정2012.09.25
[출판]이달의 교계잡지 ▨가톨릭 디다케=주일학교 교리교육은 꼭 재미있어야 할까? 교사회 안에서의 연애, 허용해야 할까? 교감의 권위는 어디까지인가? 주일학교를 특집 주제로, 찬반 논쟁을 벌였다. 우리 교사회 자랑에서는 대전교구 목동성당 중고등부 주일학교 교사회를 찾아갔다.(서울대교구 청소년국/3500원) ▨경향잡지=문화 비평에서는 '잉여의 문화화, 그 양가성 사이에서 꾸는 꿈'을, 만남과 관계로 본 루카 복음에서는 예수님을 만난 세리 자캐오를 알아봤다. 현대의 영성에서는 희망의 증거자 반 투안 추기경을 소개했다. 생명의 문화를 향하여에서는 '이중적인 악, 대리모'에 대해 다뤘다.(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3300원) ▨교회와 역사=특별 기획 '서울대교구 설정 180주년 기념 지상전' 마지막 순서로 제11, 12대 서울대교구장 윤공희 대주교와 김수환 추기경의 생애와 활동을 되짚었다. '한국교회의 수도회'에서는 1840년 프랑스 트르와에서 밀레 신부가 설립한 트르와 사랑의 성모수녀회의 활동과 영성을 살펴봤다.(재단법인 한국교회사연구소/3000원) ▨그물=교육마당에서는 부모교육 강사 유수정씨가 성인 인터넷 사이트를 접속하는 자녀들을 어떻게 교육하면 좋을 지에 대해 소개했다. 포콜라레 영성에서는 '성인과 교황, 제2차 바티칸공의회 안에서 본 하느님의 뜻'을 다뤘다.(마리아 사업회/3000원) ▨레지오 마리애=공의회의 바다에서는 곽승룡 신부가 수도 생활의 쇄신에 관한 교령에 대해 알아봤다. 레지오의 영성에서는 '본당에서의 레지오' '레지오 마리애와 다른 단체와의 갈등' 등을 실었다. 26년 동안 염습봉사를 해온 류중열씨를 취재했다.(세나뚜스협의회/1800원) ▨말씀지기=아침뜨락에서는 최강 신부의 '빛과 소금'을, 영성 에세이에서는 '고대 원전, 새 말씀'을 다뤘다. 전례력에 따른 말씀과 묵상은 연중 제31주간부터 대림 제1주간까지 게재했다.(가톨릭출판사/3000원) ▨사목정보='왕ㆍ예언직ㆍ사제인 교회'를 특집 주제로, △예수님께서 수행하신 3가지 직무 △우리 시대가 요구하는 교회의 왕직 등을 다뤘다. 공동선에서는 '강정마을에서 생각하는 모순된 평화논리' '제주 해군기지 건설 목적과 그 문제점' 등을 게재했다.(미래사목연구소/1만 원) ▨생활성서=김진숙씨가 한진중공업의 부당한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85호 크레인에서 사투를 벌이는 동안 한의사 윤성현씨는 그 밑에서 노동자와 활동가들의 진맥을 짚는다. 전남 순천에서 한의원을 운영하며 침구와 약재들을 싸들고 현장을 찾아 노동자들을 진료하는 윤씨를 취재했다. 방교원 신부는 지리산 둘레길에서 사는 것과 걷는 것을 묵상했다.(생활성서사/3900원) ▨성서와 함께=말씀의 봉사자 영성을 주제로 '말씀의 봉사자는 성령의 사람입니다' '말씀을 믿고 기도하고 행하며 전한다' 등을 다뤘다. 교부들의 성경 읽기에서는 변종찬 신부가 '맹인'이라는 별명을 가진 디디무스의 생애와 저서에 대해 알아봤다.(성서와함께/3000원) ▨소년=제16회 박홍근아동문학상 소식을 특집으로 다뤘다. 수상자 조장희 아동문학가의 '꽃나라를 달리는 기관차'를 소개했다. 이솝 아저씨의 이야기 가게에서는 부자로 걱정하며 사는 도시 쥐와 가난해도 만족하며 사는 시골 쥐의 이야기를 다뤘다. 성경 속 인물 이야기에서는 다윗을 소개했다.(가톨릭출판사/4000원) ▨야곱의 우물=박동호 신부가 '제주의 강정! 보고 알리고 함께 살리자'를, 주원준 박사가 '구약성경에 남긴 신들의 흔적'을 게재했다. 유학자들한테 배운다에서는 금장태 교수가 '연암 박지원을 통해 호랑이의 질책을 당하는 지식인의 허위성'에 대해 짚었다.(바오로딸/2800원) ▨참 소중한 당신='하느님의 집, 성전'을 특집 주제로, △성전 정화 사건을 통해 본 우리가 가꾸어야 할 성전 △구파발본당 성전 건축기 △아름다운 주님의 집 태종대 성당 등을 게재했다. 이 사람의 향기에서는 30년 넘게 각국의 언어로 된 성경을 수집해온 김동소 교수를 인터뷰했다.(사단법인 미션/3000원) 이지혜 기자 이지혜2011.11.01
 조규만 주교(서서울지역 교구장 대리)](//cpbc.co.kr/CMS/newspaper/2012/03/rc/408860_1.0_titleImage_1.jpg)
[명동주교좌본당 사순특강](3) 조규만 주교(서서울지역 교구장 대리)기도ㆍ자선ㆍ단식<상> -기도기도는 하느님과 만남이자 대화늘 깨어있는 마음으로 믿음을 갖고 겸손하게 기도 가톨릭교회 신자들은 사순시기에 한 해 은총을 다 받고 사는 사람들이라 할 수 있다. 야구선수들이 동계훈련을 잘 받아야 한 시즌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듯, 사순절은 신자들의 동계훈련 기간이다. 사순 동계훈련을 잘 받기 위해서는 '기도''자선''단식'이라는 세 가지를 실천해야 한다. 이번 주에는 기도에 대해, 다음 주에 자선과 단식에 대해 강의하겠다. 우리는 세 가지 관계를 맺고 있다. 첫째는 '나와 이웃', 둘째는 '나와 하느님', 셋째는 '나와 나'의 관계다. 기도는 하느님과 만남이자 대화다. 기도에 대한 정의가 못마땅한 분도 있을 것이다. '기도할 때 하느님은 보이지 않고 독백 같은데 어찌 대화인가'하고 생각하는 분이 있다. 기도할 때 하느님이 나타나면 어찌 될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겁이 날 것 같다. 성경에도 하느님을 만난 인물들은 모두 두려움에 떨었다. 기도 중에 하느님이 안 나타나시는 게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성 아우구스티노는 기도를 '영혼의 호흡'이라고 했다. 기도가 아니면 구원을 받을 수 없다. 구원은 하느님을 만나는 일이며, 하느님을 만나 대화하지 않고서는 구원도 불가능하다. 그래서 예수님은 우리에게 기도하라고 강력히 권고하셨다. 또 말씀과 행동으로 많은 것을 가르쳐주셨다. 성경을 살펴보면 예수님이 기도에 대해 얼마나 많은 것을 가르쳐주고 얼마나 많이 기도했는지 놀랄 정도다. '두세 사람이라도 공동체 이름으로 기도하면 나도 함께 있겠다'고 하신 말씀을 기억하자. 박해하는 이들을 위해서도 기도해야 한다. 기도하는 이유는 모든 유혹을 물리치기 위해서다. 예수님께서는 유혹에 빠지지 않게 일어나 기도하라고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또 기도는 끈질기게 해야 한다. 그리고 겸손하게 기도해야 한다. 하느님은 늘 깨어 있는 마음으로, 진심으로 믿음을 갖고 언제나 낙심하지 말고 기도해야 들어주신다. 예수님은 친히 기도의 모범을 보여주셨다. 하루 세 번 유다인 관습에 따라 기도하셨다. 그리고 기도하시느라 자주 밤을 지새우셨다. 안식일이면 회당에서 기도하셨다. 그리고 성전은 기도하는 집이자 아버지 집이라고 하셨다. 예수님은 또 홀로 기도하는 것을 즐기셨다. 먼동이 트기 전에 외딴곳에서 기도하셨고, 산에서도 기도하셨으며, 어린 아이를 축복할 때나 베드로가 배반할 것을 예고하고도 기도하셨다. 심지어 십자가에 못 박히시고도 "하느님 하느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시나이까"하고 기도하셨다. 교회는 기도를 소중히 여긴다. 개신교회에는 관상수도회가 없지만 우리는 가르멜수녀회나 트라피스트 같은 관상수도회가 있다. 신자들이 좋아하는 성녀 가운데 아기 예수의 데레사가 있다. 이분은 가르멜회 수녀님이셨다. 수녀님은 고작 9년간 수녀회에서 살았을 뿐이고, 기도밖엔 한 게 없을 정도다. 그런데 성녀가 '선교의 성녀'로 선포됐다. 하느님께서는 어떤 기도를 좋아하실까? 나도 모른다. 대화의 목적은 두 가지다. 문제 해결을 위한 것과 친교를 위한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는 이유는 서로 더 잘 알기 위해서다. 그런데 우리는 무슨 문제가 있을 때만 하느님을 찾는다. 나의 경우 청원보다는 감사가 편하다. 아마 하느님께서도 청원기도보다는 감사기도를 더 좋아하실 것 같다. 하느님께 청원기도를 드렸는데, 기도를 들어주시지 않더라는 신자가 많을 것이다. 하느님께서 기도를 들어주시지 않는 데는 적어도 다섯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내가 마음 없이 기도해서다. 사랑하는 사이라도 마음 없이 말하면 들리지 않는다. 마음 없이 하는 기도는 하느님께도 들리지 않는다. 둘째는 끈질기게 기도하지 않아서다. 인디언은 비가 올 때까지 기도한다고 한다. 그래서 인디언의 기도는 반드시 이뤄진다. 셋째는 겸손하지 않아서다. 냉담교우였던 세리는 "하느님, 저는 죄인입니다"하고 기도했다. 반면 바리사이는 건방지게 기도했다. 하느님은 세리 기도를 들어주셨다. 넷째, 기도를 들어주면 나에게 피해가 오기 때문이다. 아기가 사과 깎던 엄마에게 칼을 달라고 하면 엄마가 칼을 줄 수 있을까? 기도를 들어주면 더 큰일이 벌어질까봐 들어주시지 않으신 것이다. 다섯째, 기도를 들어주지 않아도 냉담할 것 같지 않아서일 것이다. 기도를 들어주지 않으면 당장 냉담하겠다고 하느님을 협박(?)이라도 해보라. 그러면 하느님께서 기도를 들어주실지도 모른다. 정리=이힘 기자 lensman@pbc.co.kr이힘2012.0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