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좌식]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대주교 착좌식 이모저모](//cpbc.co.kr/CMS/newspaper/2012/06/rc/418998_1.0_titleImage_1.jpg)
[착좌식]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대주교 착좌식 이모저모아멘. 오십시오, 주 예수님! 간구, 정의롭고 큰 일꾼 되소서 기대 6월 25일 명동주교좌성당에서 거행된 제14대 서울대교구장 착좌미사를 위해 염수정 대주교가 입장하고 있다. 6월 25일 제14대 서울대교구장 착좌미사가 봉헌된 명동주교좌성당 일대는 한낮의 뜨거운 열기와 새 교구장에게 기대하는 희망찬 활기가 교차했다. 미사에 참례한 이들은 온마음을 다해 염수정 대주교와 서울대교구, 나아가 한국교회 앞날을 위해 기도했고, 염 대주교는 모든 이들의 염원과 격려, 축하와 환호를 겸허히 받아들이며 새로운 미래를 기약했다. ○…착좌미사 시작은 오후 2시였지만 신자들은 들뜬 마음으로 2시간 전부터 성당에 도착해 속속 자리를 채웠다. 성당에 들어가지 못한 신자 1500여 명은 33℃를 웃도는 뜨거운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성당 마당에 마련된 간이의자에 앉았다. 교구는 성당 밖에서 미사를 봉헌하는 신자들을 위해 꼬스트홀 앞마당에 대형 스크린을 설치했다. 그늘진 명당(?)을 잡기 위해 낮 12시가 되기도 전에 성당에 도착해 종이상자를 깔고 앉아 묵주기도를 바친 배경혜(클라라, 80, 창1동본당)ㆍ이정순(막달레나, 83) 할머니는 "우리 새 교구장님이 나신다는데 어떻게 안 올 수가 있느냐"며 "날씨가 너무 뜨겁지만 참 잘왔다는 생각이 든다"고 흐뭇해했다. 이어 두 할머니는 "모든 이를 사랑하시고, 특별히 불쌍한 이들을 잘 보살피는 목자가 되시길 바란다"면서 "신자로서 기도밖에 드릴 게 없다"고 수줍게 웃었다. 성당 입구에선 봉사자들이 미사 참례자에게 염 대주교 묵주와 교황 베네딕토 16세 대담집 「세상의 빛」(페터 제발트 지음/정종휴 옮김/가톨릭출판사)을 기념품으로 나눠줬다. 교구 운전기사사도회는 성당과 가톨릭회관 일대 주차봉사로 분주했다. 오전 10시부터 주차봉사를 한 김형남(요아킴, 63)씨는 "하느님께서 뽑으신 교구장님이 교구장직을 잘 수행하시도록 기도하겠다"며 "교구의 큰 행사에 이렇게 봉사할 수 있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일찌감치 성당 앞마당에 자리를 잡고 신자와 사제들을 환영한 장위동본당 신자 10여 명은 "염 대주교님께서 정의롭고 평화로운 큰 일꾼이 되시길 바란다"며 "특히 청소년사목에 관심을 기울여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염 대주교는 장위동본당 제2대 주임을 지냈다. 본당 신자들은 성당 앞마당에서 "한국 천주교회의 거룩하고 든든한 기둥이 되어주십시오!" 등이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연신 환호했다. 염 대주교가 주임이었을 때 본당 신자였다는 송만섭(마티아, 74)씨는 "늘 온유하고 심성이 고운 분이었다"고 회고하며 축하인사를 전했다. 축하와 기대, 희망 가득 담긴 축제 한마당3000여 명 운집. 뙤약볕 야외에서 미사 봉헌정 추기경, 교황대사 인도로 주교좌 착좌 ○…오후 2시. 가톨릭대 신학생 200여 명이 도열한 가운데 교구 사제단을 앞세운 주교단 입당행렬로 착좌미사가 시작됐다. 성당 안에서는 트럼펫과 오르간의 웅장한 연주가 위엄있는 행렬 분위기를 고취시켰다. 초와 십자가, 성경을 필두로 한 행렬은 이날 주인공인 염 대주교가 마지막으로 제대에 오르는 것으로 끝이 났다. 사제와 수도자, 신자, 취재진으로 발디딜 틈이 없는 성당 내부는 엄숙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카메라 기자들은 염 대주교 일거수일투족에 연신 플래시를 터뜨리며 열띤 취재경쟁을 벌였다. 이날 미사에는 각 종교 지도자와 정ㆍ재계 인사, 각국 대사들이 참석해 한국교회에서 차지하는 서울대교구 위상을 실감케 했다. ○…곧이어 진행된 착좌식은 △전임교구장 인사 △교령 청원 △교령 낭독 △목장 전달 △주교좌 착좌 △착좌록 서명 △주교들과 평화의 인사로 이어졌다. 전임 교구장 정진석 추기경은 이날 염 대주교에게 서울대교구장뿐만 아니라 춘천ㆍ인천ㆍ대전ㆍ평양ㆍ수원ㆍ원주ㆍ의정부교구를 관할하는 서울관구장으로서 역할을 강조했다. 정 추기경은 "서울관구는 이제 아시아를 넘어 세계 교회에서 관심과 주목을 받는 관구"라면서 "훌륭한 서울관구장을 맞이해 전임자로서 마음 든든하고 고맙다"고 말했다. 정 추기경은 이어 "큰 책임감에 부담갖지 말고 하느님께서 뒷받침해주실 것을 믿으라"고 당부했다. 이어 교구 사무처장 안병철 신부가 교구장 임명 교령을 청원하자 주한 교황대사 오스발도 파딜랴 대주교는 교령을 높이 들어보였다. 안 신부가 교령을 낭독한 후, 정 추기경은 주교의 품위와 관할권을 상징하는 목장(牧杖, 지팡이)을 새 교구장 염 대주교에게 전달했다. 정 추기경과 염 대주교는 목장을 맞잡고 함께 웃으며 감사의 인사를 나눴다. 목장을 넘겨받은 염 대주교는 정 추기경과 파딜랴 대주교 인도를 받으며 주교좌에 착좌했다. 성당을 가득 메운 참례자들은 새 교구장 염 대주교에게 축하와 격려, 희망을 가득 담은 박수를 아낌없이 보냈다. 교구장으로서 첫 미사를 주례한 염 대주교는 강론을 마친 후 교구 사제단에게 순명서약을 받았다. 자리에서 일어난 사제단은 "여러분은 나와 나의 후임자들에게 존경과 순명을 서약합니까?"라는 염 대주교 질문에 "예, 서약합니다"라고 힘차게 대답하며 새 교구장과 일치를 약속했다.사제단 순명 서약, 교구장과 일치 다짐전현직 교구장 사목표어 외치며 축배한국교회 거룩하고 든든한 기둥 기대 ○…영성체 후 진행된 축하식은 교구 여성연합회 박은영(이사벨라) 회장이 염 대주교에게 축하 꽃다발을 전달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이어 본당 총회장 대표들이 교구민 마음을 모은 영적 예물을 선물로 드렸다. 영적 예물은 염수정 대주교님을 위한 기도 815만 회, 주모경 815만 회, 묵주기도 5250만 단, 희생 88만 9580회, 화살기도 1630만 회, 미사영성체 733만 5000회다. 사제단은 신학교 교가를 우렁차게 부르며 축가를 대신했다. 가톨릭합창단(단장 변태준)은 합창단 지휘자 백남용 신부가 착좌식을 위해 특별히 작곡한 '아멘, 마라나타'를 연주해 큰 박수를 받았다. ○…염 대주교는 답사에서 감사인사를 하며 특별히 2시간 30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뜨거운 야외에서 미사를 봉헌한 신자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염 대주교는 또 영적 갈증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 하느님께서 함께 해주시길 기도하겠다고 답했다. 착좌식 준비위원장 조규만 주교는 인사말에서 "결혼'식'을 준비하는 것보다 결혼을 준비하는 것이, 세례'식'을 준비하는 것보다 세례를 준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면서 "서울대교구장 착좌식도 이와 같아 앞으로 새 교구장님께서 일을 잘 할 수 있도록 기도로 협력하자"고 당부했다. ○…이날 성당 마당에서 미사를 봉헌한 신자들은 뜨거운 태양열을 피하기 위해 양산과 선글라스, 모자 등으로 무장했다. 가만히 앉아 있어도 줄줄 흘러내리는 땀을 연신 닦아내고, 부채질을 멈추지 않으면서도 미사가 중계되는 스크린에서 눈을 뗄 줄 몰랐다. 햇볕을 피해 나무 그늘과 성모동산에서 미사를 봉헌하는 신자들도 많았다. 미처 자리를 잡지 못한 신자들은 성당 외벽 담장에 앉아 제대를 향해 미사를 봉헌하며 새 교구장과 새 교구장을 맞은 서울대교구를 위해 기도했다. 딸과 손주와 함께 착좌미사에 참례한 양성자(리드비나, 58, 잠원동본당)씨는 "누구보다 교구민들을 잘 아시는 분이시기에 교구민들 갈망과 목마름도 잘 헤아릴 줄 믿는다"면서 "특히 중요한 시기에 있는 청소년과 청년들을 위한 사목에 힘을 기울여 달라"고 말했다. 가톨릭대 신학생 정현수(스테파노, 2학년)씨는 "우리 신학생들은 신학생으로서 각자 최선의 삶을 사는 것이 교구장님을 도와드리는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교구장님을 위해 기도드리겠다"고 축하인사를 건넸다. ○…미사가 끝나자 신자들은 염 대주교에게 직접 축하인사를 건네려고 앞다퉈 몰려들었다. 신자들과 인사를 나누는 새 교구장 모습을 카메라에 담으려는 기자들까지 합세해 한바탕 소란이 일었다. 환한 미소로 신자들을 맞은 염 대주교는 몰려드는 손길에 일일이 악수를 해줄 수 없게 되자 두 손을 번쩍 들고 흔들며 인사를 대신했다. 또 신자들에게 "미사가 길어 힘들지 않으셨냐"면서 "이제 집에 가서 편히 쉬시라"고 말하며 두 손을 모아 귀에 대고 잠자는 포즈를 취해 신자들 웃음을 자아내게 했다. 야외에서 미사를 봉헌한 신자들은 착좌미사의 여운이 남아 있는 성당 안으로 들어와 제대 앞에 무릎을 꿇고 기도를 바치기도 했다. ○…착좌미사가 끝난 뒤 꼬스트홀로 자리를 옮긴 염 대주교와 주교단 및 내빈들은 조규만 주교의 건배 제의를 시작으로 축하연을 갖고, 한층 가벼워진 분위기로 축하인사를 나누며 친교를 다졌다. 조 주교는 전임 교구장 정 추기경과 새 교구장 염 대주교 사목표어로 건배를 제의, 조 주교가 "옴니버스(Omnibus, 모든 이에게)"하고 외치자, 내빈들은 "옴니아(Omnia, 모든 것)"로 화답했다. 조 주교가 이어 "아멘, 베니!(Amen veni, 아멘 오십시오)"로 선창하자 모두 "도미네 예수(Domine Jesu, 주 예수님)"로 응답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축하식에 참석한 한국가톨릭언론인협의회 김태식(토마스) 회장은 "언론의 중요성을 아시고 언론에 많은 관심을 지닌 염 대주교님께서 교구장에 착좌해 가톨릭언론인들이 거는 기대가 크다"며 "교회와 언론이 함께 발전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 포콜라레운동 문원주(마리스)ㆍ김석인(알베르토) 대표는 "워낙 품성이 좋으신 분이어서 교구민들을 인자하게 품어 안으실 것"이라며 "포근한 모습 때문인지 교회가 더 따뜻한 한가족이 될 것 같다"고 기대했다. 이어 "너무 일에 찌들지 않으셨으면 좋겠다"며 애정어린 조언을 덧붙였다. 예수수도회 전정희(젤마나) 수녀는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에게 특별히 착한 목자의 모습을 보여주는 교구장님이 돼 주시길 바란다"면서 "한국교회 큰 어른으로서 한국교회가 하느님 나라를 선포할 수 있도록 모든 교구가 일치하는 데 마음을 써 달라"고 청했다. 특별취재반 남정률 기자 njyul@pbc.co.kr 백영민 기자 heelen@ 박수정 기자 catherine@ 이지혜 기자 bonaism@ 이힘 기자 lensman@ 박수정2012.06.27

하느님의 종 125위 열전(13) 이경언 바오로(1792-1827)교우 격려ㆍ복음 전파가 '낙', 투철한 신앙으로 순교 열망"…내 아들 딸아, 너희들이 철도 들기 전에 내 생명줄이 끊어지게 되는구나. 너희들에게 물려줄 덕도 없고 재산도 없으니 다만 몇 마디 말을 유언으로 남기고자 한다. 천주의 성은을 충실히 따르고 어머니께 효도의 본분을 지키도록 하여라. 다른 모든 사람들에게 공손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가져라. 이 세상에서 착한 길을 따르면 분명히 천국에 올라가게 될 것이다. 가벼운 잘못이라도 절대로 저지르지 말며, 아무리 하찮아 보이는 선이라도 항상 힘써 행해야 한다. 다른 것에 대해서도 쓸 말이 많으나 종이와 붓이 모자랄 뿐 아니라 또 다시 혹독한 고문을 당해 아랫도리를 쓸 수가 없고, 20근도 더 되는 큰 칼을 쓰고 있어 정신이 얼떨떨하고 팔이 떨린다. 그래서 더 글을 쓰지 못하겠다. 무엇보다도 특히 착하게 살고 착하게 죽기에 힘쓰기 바란다. 천만 번 부탁이다."순교를 앞둔 이경언(李景彦, 바오로)이 옥에서 쓴 편지 일부다. 어린 자녀를 남겨 두고 세상을 떠나야 하는 아버지의 안타까운 마음이 절절하다. 혹독한 고문으로 자신의 한 몸을 지탱하기 힘든 처지임에도 자식들에게 전하는 당부는 추상(秋霜)같다. 천주 성은(聖恩)을 따라 착하게 또 착하게 살라는 것이다. 초창기 한국교회 순교자들은 이처럼 사랑하는 가족을 가슴에 묻고 순교의 가시관을 받았다. '종회'라는 이름으로도 불린 이경언은 1792년 한양 유명한 학자 집안에서 태어났다. 조부는 충청도 연기군수를 지냈고, 당대 유명한 학자였던 부친 이윤하(마태오)는 외조부 이익의 학문을 잇고 있었다. 또 그의 어머니는 초창기 한국교회에 기여한 권일신(프란치스코 하비에르)의 누이였다. 1802년 한양에서 순교한 이경도(가롤로)는 그의 형이고, 1801년 전주에서 순교한 이순이(루갈다)는 그의 누나다. 이경언은 어려서부터 부모 가르침을 받아 천주교 교리를 열심히 실천했다. 몸은 허약했지만 성격은 유순하면서도 강인했다. 1801년 신유박해 때 형과 누나가 순교한 뒤로 지체 높던 가문은 몰락했고, 아주 궁핍한 생활을 해야 했다. 신유박해 당시 겨우 10살이던 이경언은 홀어머니, 형수와 함께 서울에서 살았다. 23살 되던 해에 중인 집안 처녀와 혼인했다. 이경언은 평소 속병이 있어 자주 고통을 받았다. 그럼에도 아무런 내색을 하지 않고 화평한 얼굴로 지냈으며, 성경을 읽고 깊은 묵상에 잠기는 시간이 많았다. 기도와 묵상에 전념할 때는 주위에 누가 있는지 없는지도 모를 정도였다. 교우들 집을 방문해 교리를 전하는 것을 낙으로 삼던 그는 뛰어난 교리 지식과 변론으로 교우들을 깨우쳤고, 냉담교우를 만나면 정성을 다해 회두를 권고했다. 가난한 가운데서도 불쌍한 이를 만나면 어떻게든 돕고자 온갖 정성을 쏟았다. 이경언은 스스로를 성찰하면서 자기 잘못을 지적해준 형제에게 고마움을 전했으며, 간절한 마음으로 자신의 잘못을 고쳤다. 이런 심경은 현석문(가롤로)에게 쓴 편지에 잘 나타나 있다. "우리 우정은 보통의 우정을 초월하는 것이었습니다. 형이 아니면 아무도 내 결점을 말해주는 사람이 없었을 것이니, 지금 곰곰이 생각하면 형은 참으로 나의 보물이었습니다." 이경언은 교리 연구와 전도를 위한 모임인 명도회(明道會)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자신의 학식과 재주로 교회 서적을 베끼거나 상본을 모사하고, 이를 교우들에게 나눠줬다. 또 북경을 왕래하는 밀사들에게 필요한 경비를 마련하는 데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며, 회장들을 양성하는 일에도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북경 주교가 한국교회 지도자가 될 남녀 회장 몇 사람을 선발하라고 하자, 매달 첫째 주일에 자신의 집으로 회장 후보자들을 불러 모아 묵상 자료를 주면서 참된 신심을 갖도록 격려했다. 이경언은 마음속으로 항상 순교를 하고자 하는 열망을 품고 있었다. 그는 "전국 방방곡곡에 천주교를 퍼뜨리려면 우리가 주님 진리를 증거하는 피를 흘려야 한다"고 역설하면서 천주를 위해 죽음을 당할 준비를 할 것을 권고하곤 했다. 1827년 정해박해가 일어나자 이경언이 나눠준 서적과 상본이 전주에서 적발됐다. 한양에 있던 이경언은 자신을 체포하러 올라온 전주 포졸들에게 붙잡혔다. 먼저 한양 포도청으로 압송된 그는 신앙을 고백했고, 조정 명령에 따라 전주로 이송됐다. 이경언은 혹독한 고문 중에도 그리스도를 본받고자 하던 열의를 옥중 편지에서 이렇게 기록했다. "아아, 나는 열심히 하지도 않고 체질도 약합니다. 그러나 비상한 특은으로 이 형틀 위에 놓여 있는 동안 구세주의 매 맞으심과 십자가에 못 박히신 것만을 묵상하고 있었습니다. 매질할 때마다 나는 '예수 마리아'를 불렀습니다. 20여 차례 매를 맞고 나서 정신이 아득해지는 것을 깨닫고, 나는 '천주여, 내 영혼을 당신 손에 맡기나이다'라고 했습니다." 이처럼 이경언은 수차례 혹독한 형벌로 약해지려는 마음을 끊임없이 채찍질하면서 순교를 위해 노력했다. 그에게는 형과 누나 뒤를 따라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그가 전주 감옥에서 가족에게 보낸 서한에는 그러한 마음이 잘 나타나 있다. "상처의 괴로움으로 말하자면, 나의 너무나 연약한 육체만으로는 그것을 이겨낼 수 없습니다. 천주의 은총과 성모의 도우심이 아니라면 어찌 한시인들 이를 이겨낼 수 있겠습니까?(…) 천주께서 지금까지 내게 무수한 은혜를 내려주신 것으로 볼 때, 분명히 나를 저버리려고 하지는 않으실 것입니다. 내가 먼저 천국에 올라가게 되면, 누구든지 이 큰집에 올라오실 때 내가 마중 나가 우리의 공번된 아버지에게로 함께 가서 그분을 찬미할 것입니다." 이경언은 끝까지 버텼지만 선천적으로 약했던 그의 몸은 고통을 견뎌내질 못했다. 상처는 계속 깊어졌고, 그는 신음 속에서 마지막 며칠을 보내야 했다. 결국 1827년 6월 27일 전주 감옥에서 하느님께 영혼을 바쳤다. 그의 나이 36살이었다. 이경언이 감옥에서 쓴 수기와 편지는 교회사의 소중한 자료로 전해진다. 그의 편지는 투철한 천주 신앙과 함께 순교를 열망한 이유를 잘 보여준다. "한편으로 내 죄가 무수하다면 또 한편으로는 천주의 자비도 끝이 없으니 이것이 내 오직 하나의 희망이오. 내 힘만 가지고는 한순간이라도 꿋꿋이 견디지 못했을 거요. 참말이지 모든 일에 있어서 우리 힘은 아무것도 아니고 천주의 보호하심이 모든 것을 이룬다는 것을 지금이야말로 그 어느 때보다 인정하오.(…) 순교가 그리스도를 본받는 행위라고 할 때 그것은 순교자의 고통이 그리스도 수난과 유사하다는 사실 때문이 아니라 무엇보다도 순교자의 자세가 그분의 자세, 즉 사랑을 닮았기 때문이오. 마음속으로 이런 생각을 했소. '예수 그리스도는 십자가를 지고 길을 가셨는데 내가 왜 이 길을 걷기를 두려워한단 말인가. 아니, 나는 예수를 한발 한발 따라가겠다.' 이렇게 결심하니 기운이 솟아났소." 달레 신부는 「한국천주교회사」에서 이경언을 "조선교회 가장 위대한 영웅의 하나"라고, 그의 신앙고백을 "조선 신자뿐 아니라 전 세계 모든 천주교인들에게 찬미를 받아 마땅한 모범을 남겼다"고 기록했다. 남정률 기자 njyul@pbc.co.kr남정률2012.04.12

마산교구 남해본당, 18일 50주년 기념미사 봉헌지역 복음화 위해 새 출발 다짐남해본당 설립 50돌 기념 가족캠프에서 신자들이 어울려 흥겨운 춤을 추고 있다. 마산교구 남해본당(주임 배진구 신부)이 설립 50주년을 맞았다. 남해본당은 18일 오전 10시 30분 경남 남해군 남해읍 성당에서 교구장 안명옥 주교 주례로 50주년 기념미사를 봉헌하고 지역 복음화를 위한 새로운 출발을 다짐할 예정이다. 1930년께 공소로 출발한 남해본당은 1958년 공소재건운동을 전개하면서 교세가 증가해 1961년 삼천포본당에서 분리, 설립됐다. 성당(1961)과 사제관(1962), 수녀원(1963)을 잇달아 신축한 본당은 초대 주임 강 도나토(꼰벤뚜알 성 프란치스코회) 신부 중심으로 지역 복음화에 힘써왔다. 초기에는 교통여건이 열악해 본당 중심 사목보다는 공소 활성화에 주력했으나 1973년 6월 남해대교 개통과 더불어 주변 지역이 관광지로 발전하면서 본당도 점차 활기를 띠게 됐다. 본당은 지역 내 교육자 및 지식인들을 대상으로 가톨릭사상 강좌(1985년 9월)를 마련한 것을 비롯해 관할 내 중고등학교 통학버스가 부족해 학생들 사고가 잇따르자 전 신자들이 나서 침묵시위를 벌이고 추모미사를 봉헌(1987년 11월)하는 등 지역사회 빛과 소금 역할을 했다. 현재 남해본당 신자 수는 1500여 명이며, 1989년 1월 신축한 거대한 삼각형 모양 성당은 아름다운 산과 남해 바다에 둘러싸여 동화 속 그림 같은 성당으로 유명하다. 남해본당은 50주년을 맞아 더 성숙한 신앙 공동체로 거듭나고자 묵주기도 100만 단 봉헌, 성경 통독ㆍ필사, 평일 미사와 성체조배 생활화, 신앙체험 발표회, 시신 및 장기 기증 운동 등을 펼쳐왔다. 또 전 신자 가족캠프를 실시하고 50주년 기념 문집을 발간하는 등 친교 공동체를 구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본당은 또 2일 남해 실내체육관에서 '설립 50주년 기념 및 추석맞이 군민음악회'와 본당 50년 역사를 담은 사진전을 열었다. 이날 음악회는 가수 주현미(아기 예수의 성녀 데레사)ㆍ장미화ㆍ유익종ㆍ김태곤ㆍ김은영(베로니카)씨 등 가수들이 출연해 군민들과 50주년 기쁨을 함께 나누는 흥겨운 잔치가 됐다. 이날 음악회는 12일 밤 11시, 18일 오후 3시 평화방송 TV를 통해 방송된다. 배진구 주임신부는 "나이 오십은 지천명(知天命)으로, 하늘의 뜻을 헤아릴 나이라고 하듯 이제는 예수님 뜻대로 본당이 속한 사회 전체로 눈을 돌려 모든 이들을 사랑으로 감싸안고 더불어 사는 공동체로 거듭나고자 한다"고 밝혔다. 서영호 기자 amotu@pbc.co.krcpbc2011.09.06
![[재미있는 가톨릭교리] (31ㆍ끝) 영원한 삶](//cpbc.co.kr/CMS/newspaper/2012/01/rc/402492_1.2_titleImage_1.jpg)
[재미있는 가톨릭교리] (31ㆍ끝) 영원한 삶죽음 이후 영원한 삶 위해 오늘도 아름답게 심판은 죽음을 맞이한 후 하느님 앞에서 잘못을 판결받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과 인격적이고 실제적인 만남을 통해 삶의 모든 것이 총체적으로 드러나는 것이다. 사진은 바티칸 시스티나 경당에 그려진 '최후의 심판'(미켈란젤로 작, 1535~1541년).▶죽음을 넘어선 희망 인간은 죽음을 통해 살아온 삶을 마무리하면서 자기 완성의 정점에 다다른다. 죽음에 직면하는 인간은 죽음에 대한 고통이나 두려움만큼 죽음을 극복하려는 희망도 갖는다. 교회는 인간이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생명이신 하느님 안에서 죽음을 넘어 희망할 수 있는 최종적 근거를 갖게 된다고 가르친다. "하느님께서는 영원불멸하는 신적 생명의 친교 안에서 전 존재로 당신을 따르도록 인간을 부르셨고 또 부르고 계시기 때문이다. 이 승리는 그리스도께서 당신의 죽음을 통해 인간을 죽음에서 해방시키시고 생명으로 부활하시어 거두신 것이다. 따라서 확고한 논증에 바탕을 둔 신앙은 깊이 생각하는 모든 사람에게 미래의 운명에 대한 그의 불안에 해답을 준다."(「사목헌장」 18항)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와 영원한 삶 죽음을 단순히 죄의 결과로 이해하기보다 '죄'와 '예수 그리스도의 인간 구원을 위한 죽음'이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이해해야 한다. 인간은 죄로 말미암아 죽음을 겪지만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로 구원의 희망을 얻기 때문이다. 이제 죽음은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을 통해 새로운 의미를 갖는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죽은 이들 가운데서 부활하신 맏물이시고, 그분으로 말미암아 그분 안에서 죽은 이들의 부활이 가능하며, 그분께서 모든 이들을 구원의 삶으로 초대하시기 때문이다. 영원한 삶이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상 죽음과 부활로 가능해진 인간 구원의 결정적이고 최종적 상황을 말한다. 이 영원한 삶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이미 우리에게 주어졌다. ▶죽음 이후의 실재 1)심판 교회는 하느님께서 인간의 죽음 이후에 인간이 세상에서 살아온 모든 삶에 대해 심판하신다고 가르친다. 그런데 심판이란 하느님과 천사들 앞에서 자신의 잘못이 낱낱이 밝혀지고 하느님 판결을 받는 그런 심판이 아니라, 하느님 현존을 뵈옵고 하느님과 인격적이고 실제적으로 만나면서 자신이 살아온 삶의 모든 것이 총체적으로 드러나는 측면에서의 심판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심판이란 이생의 삶을 살면서 고대했던 하느님과 인간과의 인격적 만남인 것이다. 2)천국ㆍ연옥ㆍ지옥 교회는 인간이 죽은 다음에 하느님께 자신이 살아온 삶에 대한 심판을 받고, 그 심판 결과에 따라 천국ㆍ연옥ㆍ지옥 판결을 받는다고 가르친다. 천국은 죄벌이 없는 영혼이 누리고, 연옥은 소죄를 지었거나 보속할 죄벌이 남아 있는 영혼이 겪으며, 지옥은 대죄 중에 있는 영혼이 겪는다. 천국은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한 이들이 누리는 하느님과 완전한 합일 상태를 가리킨다. 언제나 하느님과 얼굴을 마주 대하는 은총과 완전하고 충만한 사랑을 영원히 누리는 것이다. 하느님 나라라고 일컬어지는 천국의 삶을 누리기 위해서 다른 무엇보다도 하느님 은총이 필요하지만 이 은총에 응답하는 인간 자세 또한 필요하다. 연옥은 하느님 은총 속에 죽었으나 천국을 누릴 수 있을 정도로 깨끗하지는 못한 영혼들이 천국을 누리기 위해 정화 과정을 거치는 것을 가리킨다. 연옥은 어떤 장소라기보다는 깨끗하지 못한 인간이 죽음 후 거룩한 하느님을 뵙는 것, 그 자체가 부끄럽고 죄스러워 정화될 수밖에 없는 그분과의 만남이라고 이해하는 것이 옳다. 지옥은 죽을 죄를 뉘우치지 않고 스스로 자유로이 하느님과 영원히 결별하겠다고 선택한 이들이 겪는다.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하지 않고 자기 자신만을 사랑한 이들이 하느님을 뵈올 수 없고 사랑이라고는 전혀 없는 사랑의 결핍, 증오와 절망만을 겪는 것이다. 3)영혼 불멸과 육신 부활 영혼과 육신은 서로 분리될 수 없으며, 이는 죽음 이후에도 마찬가지다. 죽음으로 영혼과 육체가 서로 완전하게 분리되지 않으며, 육체와는 관계없이 영혼만이 불멸해 하느님과 함께하지도 않는다. 성경은 죽은 이들이 썩지 않는 몸으로 되살아나고, 썩는 몸이 썩지 않는 것을 입고 죽는 몸이 죽지 않는 것을 입는 그런 날, 영혼이 불멸하고 육체가 부활하는 날이 오리라고 전한다. ▶현재에 내재된 천국과 지옥 영원한 삶은 죽음 이후에 이뤄질 뿐 아니라 '지금 여기'에서도 계속되는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 사업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상 죽음과 부활로 가능해진 영원한 삶은 미래에 충만히 완성되고 성취되는 삶이면서 동시에 현재에서도 이미 구현되고 실현되는 삶인 것이다. 죽음을 두려워하고 회피하는 것은 죽음을 모르기 때문이다. 죽음을 진정으로 이해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되고, 지금 여기에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 죽음을 어떻게 맞이해야 할지도 알게 된다. 우리는 신앙인으로서 죽음을 어떻게 맞이해야 하고 신앙인들의 희망이라고 할 수 있는 죽음 이후 영원한 삶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진지하게 생각하면서 매일의 삶을 '하느님 보시기에 좋은 삶'으로 성화시켜가야 할 것이다. 제공=서울대교구 사목국조은일2012.01.17
 사도 요한과 관계 깊은 에페소](//cpbc.co.kr/CMS/newspaper/2010/05/rc/337598_1.2_titleImage_1.jpg)
[사제의 해-성경의 땅을 가다](6) 사도 요한과 관계 깊은 에페소 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문화홍보국장)성모님의 집에서 봉헌한 야외미사 강론에서 허영민 신부는 "기적은 우리 삶 곳곳에 있으며 지금도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기적이란 믿음의 결과가 아닌가. 예수님께서도 "너희가 겨자씨 한 알만한 믿음이라도 있다면, 이 산더러 '여기서 저기로 옮겨 가라' 하더라도 그대로 옮겨갈 것"이라고 하셨다(마태 17,20). 우리는 믿음을 청하는 간절한 기도를 드렸다. 융 신부 일행이 성모님이 사셨던 집터를 발견한 1891년 당시 이곳에는 6~7세기 비잔틴시대 집 주춧돌만 있었다고 한다. 지금 건물은 1950년 이탈리아 카푸친 수도회에서 건축한 것이다. 미사 후 야외제대 옆 성모님의 집 안으로 들어갔다. 성모님께서 우리를 위해 기도하시는 모습이 떠올랐다. 그러자 가슴이 쿵쿵 뛰었다. 우리 죄인을 위해 하느님께 대신 빌어주시는 성모님, 아, 어머니! 다시 버스를 타고 에페소 유적지로 이동했다. 고대 에페소는 주민 20여만 명의 그리스 최대 도시였다. 로마 통치를 거쳐 비잔틴 제국, 다시 오스만 터키 지배를 받으면서 옛 영광의 자취는 온 데 간 데 없고 지금은 폐허만 남아 있다. 에페소의 원형 음악당은 터키에서 가장 큰 규모로 2만50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다. 무대에서 우리는 가만히 눈을 감고 성가를 불렀다. '주 하느님 지으신 모든 세계, 내 마음 속에 그리어볼 때…' 하느님을 향한 찬양 소리가 극장 전체를 감싸고 다시 우리 귓속을 울렸다. 요한묵시록에는 에페소 신자들을 향한 칭찬과 꾸중이 기록돼 있다. 요한은 악인들을 용납하지 않는 정의감과 뛰어난 인내심, 노고를 칭찬하신다. 그러나 처음에 지녔던 사랑을 저버린 에페소 신자들을 나무라셨다(묵시 2,1-7). 에페소는 사도 요한과도 관계가 깊다.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에서 숨을 거두시기 전, 요한에게 성모님을 모시도록 하셨다(요한 19,26-27). 이후 요한은 오래도록 에페소에서 활동했다고 전해진다. '사랑의 사도' 요한이 생을 마치기까지 완전한 사랑을 역설한 곳이다. "사랑하는 여러분, 서로 사랑합시다. 사랑은 하느님에게서 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이는 모두 하느님에게서 태어났으며 하느님을 압니다.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하느님을 알지 못합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시기 때문입니다"(1요한 4,7-8). 또한 에페소는 사도 바오로와도 관계가 깊은 곳이다. 2차 전도여행 때 잠시, 3차 전도여행 중에는 27개월 가까이 머물며 열정적으로 복음을 전했다. 바오로 사도 당시만 해도 에페소는 동양과 서양을 잇는 상업 중심의 항구도시였다. 에페소가 사치와 허영에 빠져 있을 때 바오로 사도는 성령의 불타는 열정으로 말씀을 전했다. 바오로 사도가 진정 그렇게 열심히 선교했고 초세기 교회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소아시아(오늘의 터키 지역) 교회들은 오랜 세기 동안 이슬람 지배 속에 있게 됐다. 지금은 이슬람 사원들만 곳곳에 보일 뿐 찬란했던 교회의 자취는 사라지고 돌무더기로 흔적만 남아 있다. 왠지 허전하고 씁쓸한 마음이 들었다.조은일2010.05.25
![[재미있는 가톨릭 교리 ] (7) 하느님의 창조](//cpbc.co.kr/CMS/newspaper/2011/07/rc/383176_1.1_titleImage_1.jpg)
[재미있는 가톨릭 교리 ] (7) 하느님의 창조손수 만드신 것이 참 좋았다. ▶창조 이야기의 형성과 기록 과정 한처음에 하느님께서 세상과 인간을 창조하셨다는 사실은 오랜 시간 입에서 입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 백성은 하느님의 창조 사건과 창조 전승을 당시 근동에서 회자되던 설화 내지 신화를 빌어 기록했다. 여기서 우리는 두 가지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첫째, 이스라엘 백성이 창조 이야기를 설화 양식을 빌려 기록했다고 해서 사실이 아닌 허구라고 말할 수 없다. 둘째, 설화가 객관적 사실에 기반을 두고 있지만 역사의 사실을 있는 그대로 쓴 것은 아니기에 창조 이야기에 표현된 그대로 하느님께서 우주 만물을 창조하셨다고 생각해서도 안 된다. 이스라엘 백성은 하느님께서 세상과 인간을 창조하신 이야기를 과학적으로 기술하지 않고, 창조주 하느님에 대한 그들의 인식과 체험을 기초로 기록했다. 이는 이스라엘 백성이 하느님의 창조 업적을 기리기 위해 쓴 찬미 노래이며, 그들의 믿음을 담은 신앙 고백이다. ▶창세기 1~2장에 나타난 하느님의 창조 1우주 만물의 창조주 하느님 "한처음에 하느님께서 하늘과 땅을 창조하셨다"(창세 1,1)고 선포하면서, 이스라엘의 하느님께서 바로 우주 만물을 지어내신 창조주 하느님이라고 고백한다. 2무(無)로부터 창조 "땅은 아직 꼴을 갖추지 못하고 비어 있었는데, 어둠이 심연을 덮고 하느님의 영이 그 물 위를 감돌고 있었다"(창세 1,2)는 말씀에서 드러나듯 하느님께서는 무(無)에서 세상과 인간을 창조하셨다. 3말씀으로 창조 하느님께서는 하늘과 땅을 말씀으로 창조하셨다. 이는 창조주 하느님의 주권을 여실히 드러낸다. 4사람을 하느님 모상(模像)으로 창조 창조 이야기가 기록될 당시 이스라엘 백성들은 임금만이 하느님을 닮은 모상이라 여겼기에, 모든 인간이 하느님을 닮은 모상이라는 성경 말씀은 놀랍기 그지없는 것이었다. 5강복과 사명 부여 하느님께서는 사람을 창조하신 다음 "그들에게 복을 내리며 말씀하셨다.'자식을 많이 낳고 번성하여 땅을 가득 채우고 지배하여라. 그리고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땅을 기어 다니는 온갖 생물을 다스려라'"(창세 1,28). 하느님은 사람에게 다른 모든 창조물을 다스릴 권한을 부여하셨다. 하지만 이는 우리 마음대로 자연을 파괴하거나 착취하라는 뜻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인간과 세상을 사랑으로 보살피듯 자연을 잘 가꾸고 돌보라는 말씀이다. 6하느님 보시기에 좋았던 세상 하느님께서는 세상과 사람을 창조하신 후 손수 만드신 모든 것을 보면서 참 좋게 여기셨다. 창조 이야기는 "하느님께서 보시니 손수 만드신 모든 것이 참 좋았다"(창세 1,31)는 사실을 강조한다. 7쉼으로 마무리 "하느님께서는 하시던 일을 이렛날에 다 이루셨다. 그분께서는 하시던 일을 모두 마치시고 이렛날에 쉬셨다"(창세 2,2). 일곱째 날은 하느님께서 세상과 인간의 창조를 완성하신 날이며 쉬신 날이다. 전례적으로는 이렛날인 주일이 하느님을 경배하고 흠숭하는 거룩한 날이어야 한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창조와 진화에 대한 올바른 이해 세상과 인간의 기원에 관한 논쟁은 흔히 창조론과 진화론 논쟁으로 대변된다. 하지만 우리는 창세기의 창조 이야기를 이해할 때 두 가지 사실을 염두에 둬야 한다. 첫째, 창조 이야기는 과학적 차원에서 기술한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우주 만물과 인간의 창조주라는 신앙의 진리를 전하려고 기록했다는 사실이다. 둘째, 이스라엘 백성들은 '한처음의 창조'라는 과거 사실 자체를 전하기보다 '이집트 탈출'을 통해 하느님의 구원을 체험하고 시나이 산에서 하느님과 계약을 맺은 백성으로서 살아가는 현재를 '창조'라는 과거 역사에 비춰 성찰하면서 현재 역사의 올바른 의미를 밝히기 위해 창조 이야기를 기록했다는 사실이다. ▶창조된 인간 하느님의 창조물 중 으뜸이 바로 사람이다. 사람은 하느님의 모상대로 창조됐고, 하느님, 자연, 동료 인간과 관계를 맺고 노동을 하면서 살아간다. 1)하느님 모상(模像, Imago Dei)으로 창조된 존재 인간은 하느님과 비슷한 모습, 곧 하느님의 모상으로 창조됐다. 이에 인간은 고유성, 유일성, 불가침의 인격성, 평등성을 갖는다. 2)하느님, 동료 인간, 자연과 관계 속에 살아가는 존재 성경은 하느님과 비슷한 모습으로, 남자와 여자로, 세상 만물을 다스리는 존재로 창조된 인간이 하느님, 자연, 동료 인간과 협력자 관계를 맺으며 살아간다고 말한다. 이처럼 인간은 공동체 안에서 태어나고 성장하며 완성되는 존재인 것이다. 3)노동하는 존재 하느님은 인간에게 에덴동산을 돌보는 노동 사명을 맡기셨다. 인간은 자기가 맡은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는 노동을 통해 하느님의 창조 사업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협력한다. 제공=서울대교구 사목국조은일2011.07.12
TV, 라디오 프로그램 소개 ▨더 바이블 성경 인물들의 삶을 그린 성경영화 시리즈 '더 바이블'이 평화방송 TV 시청자들과 만난다. 이 작품은 아브라함, 모세, 토마스, 사도 바오로 등 하느님께 대한 굳센 믿음으로 시련과 역경을 이겨낸 성경 인물들의 삶을 생생히 보여준다. 이탈리아 룩스비데사가 제작해 세계적으로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이번 주에는 믿음의 아버지로 불리는 아브라함 편이 방송된다. ▶방송일시 : 14일 오전 9시, 15일 밤 11시, 19일 낮 12시 3분 ▨교회음악으로의 초대 거룩한 주일, 교회음악과 함께 마음의 양식을 쌓는 시간이다. 대부분 사람들은 교회음악을 일부 음악 전공자들의 전유물로 여긴다. 하지만 친절하고 알기쉬운 해설을 곁들인 방송을 듣다보면 교회음악이 한층 친숙하게 다가온다. 주일말씀과 관련된 곡을 중심으로 미사전례곡, 오페라, 오라토리오, 가톨릭성가까지 다양한 음악을 다룬다. 가톨릭대 교회음악대학원장 백남용 신부와 오르가니스트 김윤희(에스텔)씨가 진행한다. ▶방송일시 : 주일 오전 6시 5분~8시, 오후 2시 5분~4시. ▶진행 : 백남용 신부(1,2부)ㆍ김윤희씨(3,4부)박수정2010.12.07
![[성경 속 상징] (79) 꿈- 하느님 계시 전달 수단 중 하나](//cpbc.co.kr/CMS/newspaper/2010/03/rc/328733_1.1_titleImage_1.jpg)
[성경 속 상징] (79) 꿈- 하느님 계시 전달 수단 중 하나 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문화홍보국장)고대인은 꿈을 매우 중요시했다. 그들에게 꿈은 하느님 목소리와 같았으며, 꿈을 하느님 뜻을 전달하는 도구라고 생각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꿈을 풀이하는 해몽 전문가가 있었고, 이들은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서양에서는 근대 계몽사상의 영향으로 꿈에 대한 해석을 미신이라 여겨 배척함으로써 해몽은 역사에서 자취를 감췄다. 꿈이 또다시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20세기 들어 심리학이 발달하면서부터다. 특히 프로이드가 꿈을 인간 마음속에 숨겨진 측면이 표출되는 것으로 간주하고 과학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했다. 인간에게 불가사의한 현상인 꿈은 각 문화마다 다양하게 해석됐다. 고대 인도에서는 잠자고 있는 사람을 갑자기 깨우면 혼이 육체로 돌아오지 못해 큰 병에 걸리게 된다고 생각했다. 고대 그리스의 호메로스는 제우스 신이 꿈을 보낸다고 생각했다. 또한 고대 이집트 왕도 꿈속에서 신의 계시를 받았다. 성경에서는 파라오의 꿈에 대한 요셉의 해석(창세 41~45장)과 야곱의 꿈이 잘 알려져 있다(창세 28~32장). 꿈과 관련된 상징은 성경에서 중요한 요소였다. 성경에서 꿈은 하느님 계시를 전달하는 수단 중 하나였다. "그날 밤 꿈에, 하느님께서 아비멜렉에게 나타나 말씀하셨다. '네가 데려온 여자 때문에 너는 죽을 것이다. 그 여자는 임자가 있는 몸이다.'"(창세 20,3). 이처럼 성경 속에 꿈이 자주 언급되고 또 중요하게 취급되는 것은 꿈이 특별한 개인에게 하느님 계시를 전달하는 수단으로서 의미를 가지기 때문이다. 물론 모든 꿈이 하느님에게서 온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성경은 꿈을 하느님 뜻을 전하는 방법 중 하나로 언급한다. "그런데 그날 밤, 주님의 말씀이 나탄에게 내렸다. '나의 종 다윗에게 가서 말하여라. 「주님이 이렇게 말한다. 내가 살 집을 네가 짓겠다는 말이냐?」'"(2사무 7,4-5). 성경의 어떤 꿈은 상징적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그 의미가 명백하다. 예를 들면 요셉 형제들이 요셉의 꿈속 상징을 이해하는 대목이다(창세 37,8). 그런데 다른 어떤 꿈들은 그 의미를 비유 속에 감추고 있어서 해석하는 사람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요셉이 감옥에서 꾼 꿈같은 것이다(창세 40,5-19). 또한 꿈은 하느님 신탁으로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고대사회에서 사람들은 신성한 장소에서 잠을 잠으로써 신탁을 구하려 했다. 앗시리아 왕들도 하느님 신탁을 받기 위해 성전 안에서 잠을 잤다고 한다. 사무엘은 주님 말씀이 드물게 내리고 환시도 자주 있지 않았을 때 스승인 엘리처럼 숙소에서 자지 않고 성전에서 잠을 잤다(1사무 3,4-5). 하느님 뜻을 전해줄 꿈을 꾸려고 했던 것으로 보인다. 재미있는 것은 꿈속에서 하느님 메시지를 천사들이 전하는 것이다. "요셉이 그렇게 하기로 생각을 굳혔을 때, 꿈에 주님의 천사가 나타나 말하였다. '다윗의 자손 요셉아, 두려워하지 말고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여라. 그 몸에 잉태된 아기는 성령으로 말미암은 것이다.'"(마태 1,20). 성경에서 하느님은 꿈을 통해 말씀하시지만 모든 꿈이 하느님에게서 온 것은 아니다. 어떤 경우 꿈은 지각없는 사람이 거짓된 희망을 갖게 하며, 미련한 자를 흥분시키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집회 34,1).조은일2010.03.09
하루 한 장 성경 읽기(17~23일)▨로마 신자들에게 보낸 서간(17~23일) ▲6장(17일) : 그런데 이제 여러분이 죄에서 해방되고 하느님의 종이 되어 얻는 소득은 ( )로 이끌어 줍니다. 또 그 끝은 영원한 생명입니다. ▲7장(18일) : 이렇게 나 자신이 ( )으로는 하느님의 법을 섬기지만, 육으로는 죄의 법을 섬깁니다. ▲8장(19일) : 죽음도, 삶도, 천사도, 권세도, 현재의 것도, 미래의 것도, 권능도, 저 높은 곳도, 저 깊은 곳도, 그 밖의 어떠한 ( )도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님에게서 드러난 하느님의 사랑에서 우리를 떼어 놓을 수 없습니다. ▲9장(20일) : 아, 인간이여! 하느님께 말대답을 하는 그대는 정녕 누구인가? ( )이 제작자에게 "나를 왜 이렇게 만들었소?" 하고 말할 수 있습니까? ▲10장(21일) : 그대가 예수님은 주님이시라고 입으로 고백하고 하느님께서 예수님을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일으키셨다고 ( )으로 믿으면 구원을 받을 것입니다. ▲11장(22일) : 오! 하느님의 풍요와 지혜와 지식은 정녕 깊습니다. 그분의 ( )은 얼마나 헤아리기 어렵고 그분의 길은 얼마나 알아내기 어렵습니까? ▲12장(23일) : 여러분은 현세에 동화되지 말고 정신을 새롭게 하여 여러분 자신이 ( )되게 하십시오. 임영선2010.01.12

노인대학 운영 사례 발표, 특강대전 노인사목부, 본당 노인대학장 등 연수대전교구 노인사목부(전담 한동성 신부)가 내년 '교구 노인의 해'를 앞두고 13일 대전 전민동성당에서 노인대학 운영 사례 발표와 전재희(마리아, 62) 의원 초청 강연을 듣는 자리를 마련했다. 교구 내 각 본당 노인대학장과 봉사자, 노인분과장 및 단체장 등 600여 명이 함께한 가운데 열린 이날 노인사목부 연수에서 대천본당 등 6개 본당 노인대학 관계자들은 본당별로 다양하게 운영되는 노인대학과 각종 노인 관련 모임, 노인사목 현황을 발표했다. 대천본당 노인대학은 한글공부와 성경 쓰기 및 읽기, 미술, 율동, 사물놀이, 성지순례 등을 통해 가정과 교회, 지역사회 내에서 어른으로서 인격을 고양하고 참된 행복을 창조해 나가는 방법에 대해 소개했다. 서산 동문동본당 수호천사대학은 수지침 강의와 대화기법 강의, 종이접기, 노래교실 등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들 본당 노인대학들은 본당에서 연간 180여만 원에서 480여만 원의 예산 지원을 받고 있으나 부족해 후원금을 받고 있다며 예산 문제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에 앞서 전재희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특강을 통해 일제강점기 망국의 한을 담은 노래를 시작으로 해방 당시 광복의 기쁨, 분단과 전쟁의 아픔, 도시화와 베트남 전쟁 참전, 새마을운동과 민주화 열망, 올림픽 개최, 최근에 이르기까지 노래를 중심으로 시대 변화를 읽어내면서 노후대비책 부족과 건강한 삶에 대해 깊이있는 조언을 건넸다. 전 위원장은 또 정부에서 시행 중인 66살 생애전환기 건강진단, 치매 및 실명 예방 관리, 만성환자에 대한 단골의사제 전국 확대시행, 노인돌봄서비스, 홀몸노인 응급안전 돌보미 서비스 등 국가 차원 노력을 설명하고, "자신에게 맞는 자원봉사나 교육 등을 통해 스스로 삶의 태도를 바꿈으로써 제2 인생인 노년을 잘 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연수에서는 교구장 유흥식 주교 주례 미사 봉헌과 한동성 전담신부의 '노인대학 설립 안내', 대전 영시니어 아카데미 수료생들의 기념 공연 등도 이어졌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pbc.co.kr조은일2011.07.19

교단과 종교 넘어 상생과 나눔을김수환 추기경, 강원용 목사, 법정 스님과 대화 여름 한낮, 함께 길을 가던 세 종교 어르신들이 나무 그늘 평상에 걸터앉아 땀을 식히며 정담(情談)을 주고받는 것 같았다. '참종교인이 바라본 평화'를 주제로 6월 30일 명동대성당 꼬스트홀에서 열린 대화마당에는 김수환 추기경, 강원용 목사, 법정 스님이 우리 곁으로 다시 와 속삭이는 것처럼 상생과 나눔의 메시지가 넘쳐 흘렀다. 이날 전 조계종 총무원장 송월주 스님은 2006년 세상을 떠난 강원용 목사를 그리워하며 그의 상생과 관용 정신에 경의를 표했다. 성공회 김성수 대주교는 열린 마음으로 타종교를 찾아오던 김 추기경을 "우리 모두의 친구였다"고 말했다. 가톨릭을 대표해 나온 조각가 최종태(요셉) 서울대 명예교수는 "김 추기경에 이어 종교 쪽에서 만난 스승이 법정 스님"이라며 "두 분이 다 갔으니 이제는 정말 기댈 데가 없어 하느님하고 놀 때인가 싶다"고 말했다. 이날 대화마당은 세 거목의 뜻을 이어가는 김수환추기경연구소(소장 고준석 신부), 맑고 향기롭게(이사장 현장 스님), 대화문화아카데미(원장 강대인)가 공동 주최했다. 다음은 대화마당 내용 요약. 김원철 기자 wckim@pbc.co.kr 성공회 김성수 대주교 ▨김성수 대주교 대한성공회 초대 한인주교인 이천환 주교님이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선비적 모습을 지니고 사셨다면, 김 추기경님은 친근하고 서민적이면서 고결한 품격을 지니고 계셨던 분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김 추기경님은 박정희 대통령을 비롯한 권력 핵심에 있는 사람에서부터 청계천 후미진 구석에 버려진 어린아이들에 이르기까지 세상 어느 한 부분도 놓치지 않으셨습니다. 참 거침이 없는 분이었습니다. 성공회에도 많은 관심을 애정을 보여주셨습니다. 성공회와의 교류에도 적극적이셨습니다. 그분은 이렇게 천주교 교단을 넘어 우리 모두의 친구요, 사제요, 추기경이셨습니다. 우리가 그분 뜻을 제대로 기리려면 아픔과 슬픔, 상처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그 자리에 함께 해야 됩니다. 교단과 종교를 넘어서서 서로 교류하며 평화의 메시지를 보여줘야 합니다. ▨송월주 스님 강원룡 목사님의 소천(召天) 소식을 접하고 '가름'과 '다툼'이 끊이지 않는 한국사회에 경책의 죽비를 내리칠 어른이 사라졌다는 생각에 마음 아팠습니다. 그분은 분열과 갈등이 있을 때는 제3의 지대에서 화합의 방법을 제시해주셨습니다. 특히 오해와 불신이 불가피한 다종교사회에서 종교간 이해와 협력의 기반을 다지셨습니다. 진실로 소통하고 화합하고 싶다면, 요구되는 것은 채움이 아니라 비움입니다. 어느 편이 절대선이고 반대편은 절대악이라는 사고방식은 아집과 몰이해의 산물입니다. 자신이 믿는 종교가 사랑과 자비를 가르치고 있다면, 남에게 사랑과 자비를 베풀 것을 종용하기 이전에, 먼저 사랑이 돼야 하고 자비가 돼야 합니다. ▨최종태 교수 스님과 우리 집에서 마주 앉았을 때 일입니다. 내가 대학다닐 때 불경공부를 하다 성경을 집어 들었는데, 그 성경이 가슴으로 읽혔다고 했더니 스님은 "최 선생이 그때 경을 읽는 눈이 열렸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말씀의 뜻을 알아듣는 순간, 가슴 속을 가렸던 거대한 산이 일시에 무너지는 것 같았습니다. 김수환 추기경님과 법정 스님은 제게 스승입니다. 두 분 장례예절 모습은 세속 일과 달라서 한 평생 사신 것처럼 깨끗해서 좋았습니다. 두 분 공백이 얼마나 더 갈지 사회가 심난할 적마다 생각나는 것은 나뿐이 아닐 겁니다. 두 분은 가시면서 세상에 '희망'이란 선물을 놓고 가셨습니다. 명동성당에서 길상사에서 끝이 안 보이는 긴 조문행렬을 우리는 기억합니다. 마냥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 표정이 행복해 보였습니다. 그 풍경이 참 아름다웠습니다. ● 임들이 말씀하시길…. "자기 중심적으로 감싸고 있던 자아의 두꺼운 껍질을 깨고 거기서 해방돼야 남을 향하는 사람, 남을 향하여 열린 사람, 남을 품어주고 사랑할 줄 아는 사람, 즉 참된 인간이 됩니다."(김수환 추기경, 1922~2009) "기독교인은 기독교인으로서 철저히 살아가고, 불교도는 불교도대로 열심히 살아간다면, 이 세상에서 함께 도울 일은 있어도 싸울 일은 없습니다."(강원용 목사, 1917~2006) "꼭 물질적인 것만이 아니고 따뜻한 말을 나눈다든가, 시간을 함께 나눈다든가, 함께 살고 있는 공동체와의 유대가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나누는 기쁨이 없으면 사는 기쁨도 없습니다."(법정 스님, 1932~2010) 김원철2011.07.05

고귀한 생명 보호 위해 생명 문화 건설 앞장서야 생명주일-주교회의 생명운동본부 교육자료 들여다보기 "낙태가 왜 죄악인가요?" "낙태는 여성만의 문제인가요?" 주교회의 생명운동본부(위원장 장봉훈 주교)는 제1회 생명주일(1일)을 맞아 낙태에 관한 모든 것을 담은 교육자료 '낙태도 살인입니다'를 배포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회칙 「생명의 복음」을 토대로 풀어낸 낙태에 대해 알아보자. 다음은 교육자료 요약. 사람들은 뱃속 아기가 태어나 장애나 질병을 갖고 살아가야 할 경우, 태어나지 않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고 판단하기도 한다. 그러나 인간을 고의로 죽이는 낙태 행위는 결코 정당화할 수 없다. 사진은 경기도 화성시 남양성모성지 낙태아의 묘에서 기도하고 있는 한 신자의 모습. 평화신문 자료사진. 수정란에 유전적 청사진 모두 있어… 수정된 20일 후엔 심장 뛰어의료인들 낙태 확고하게 거부해야, 낙태 조장하는 공직자도 책임1. 성경은 낙태에 대해 어떻게 언급하나?- '살인해선 안된다'는 계명 확대 적용 성경은 낙태문제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으며 직접적으로 단죄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성경 본문들은 어머니의 태중에 있는 아기 존재를 극도로 존중하고 있으므로, 논리적으로 볼 때 "살인해서는 안 된다"는 하느님 계명은 아직 태어나지 않은 아기에게까지 확대 적용되는 것이 마땅하다. 성경의 많은 대목들(시편 71,6; 이사 46,3; 루카 1,39-45)이 증언하듯이 태아들이 어머니의 태중에 있을 때, 이미 하느님의 자비롭고 아버지다운 섭리의 인격적 대상이다(생명의 복음, 61항 참조). 2. 교회는 왜 낙태를 '흉악한 죄악'이라 규정하는가? 이유 있다면 낙태할 수 있나? -산모 살리는 경우 제외하곤 낙태 안돼 제2차 바티칸공의회는 유아 살해와 함께 낙태를 '흉악한 죄악'(사목헌장, 51항)이라고 규정한다. 태아는 인간 중에 가장 약하며 최소 형태의 방어 수단조차도 가지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특히 낙태를 '임신 중절'과 같은 모호한 용어로 사용함으로써 여론에서 낙태의 심각성을 약화시키고 있다(생명의 복음 58항 참조). 산모를 살리기 위한 경우가 아니고서는 어떤 이유로도 낙태는 할 수 없다. 아기가 장애나 질병을 갖고 살아가야 할 경우, 태어나지 않는 것이 더 나을 것으로 판단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인간을 고의로 죽이는 낙태 행위는 결코 정당화할 수 없다(생명의 복음, 58항 참조). 3. 낙태와 응급피임약은 어떤 관계가 있나? - 응급 피임약 역시 부당 '모닝 필' 혹은 '노래보정' 등 응급피임약은 낙태와 무관하지 않다. 모닝 필은 성행위 직후 여성이 72시간 안에 복용하는 호르몬제로 수정 배아가 자궁벽에 착상되지 못하게 하는 낙태약이다. 교황청 생명학술원은 2000년 성명서를 내고, 모닝 필을 배포하고 처방하고 복용하는 행위는 역시 부당한 일임을 강조했다(주교회의 생명운동 지침, 20∼23항 참조). 4. 인간 생명의 시작은 언제인가? -난자와 정자가 수정되는 순간부터 난자와 정자가 수정되는 순간부터다. 수정란의 크기는 0.2mm 정도로 작지만, 이 인간 생명체는 부모에게 각각 23개 모두 46개의 염색체를 물려받는다. 이 하나의 세포에 한 인간의 특성을 결정하는 유전적 청사진을 모두 갖고 있다. 수정된 20일 후에 심장이 뛰기 시작한다. 난자가 수정되는 순간부터 독립된 한 인간 생명이 시작된다(생명의 복음, 60항). 5. 교회를 낙태죄를 범한 사람에게 어떤 벌을 부과하나? - 공범자도 함께 파문 1917년 교회법전에는 낙태를 파문의 벌로 다스렸으며(제2350조), 1983년에 개정된 교회법전에도 "낙태를 주선하여 그 효과를 얻는 자는 자동 처벌의 파문 제재를 받는다"(제1398조)고 규정한다. 이러한 파문은 처벌을 받는다는 것을 알면서 낙태죄를 범한 모든 사람들에게 해당되는 것이다. 낙태를 도운 공범자들도 파문에 포함된다. 이러한 반복되는 제재를 통해 교회는 낙태죄를 저지르는 사람들에게 지체 없이 회개의 길을 찾도록 고무하고 있다. 교회의 처벌이 지닌 목적은 진정으로 회개하도록 돕기 위한 것이다(생명의 복음, 62항 참조). 6. 낙태는 여성만의 문제인가?-우리 모두의 문제 아기 아버지에게도 책임이 있다. 여자에게 낙태하도록 압박할 뿐 아니라 여자가 임신 문제를 혼자서 처리하도록 내버려둠으로써 결정을 내리도록 간접적으로 고무하는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가정은 치명적 상처를 입으며, 사랑의 공동체로서 본질과 '생명의 성역'으로서 소명이 훼손된다. 넓은 의미의 가족과 친구들에게 받는 압박도 무시할 수 없다. 이 경우 도덕적 책임은 낙태를 하도록 강요한 사람들에게 있다(생명의 복음, 59항 참조). 7. 교회는 낙태 시술을 하는 의료인들에 대해 무엇을 상기시키나?낙태와 입법자들은 어떤 관계가 있나?-우리 사회 전체가 낙태 막아야 "산부인과 의사들은 여성의 자궁에서 일어나는 경이롭고 신비로운 출생 과정을 주의 깊게 보살펴서 태아가 정상적으로 성장하고 무사히 출생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한다"(의료인 헌장, 36항).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1980년 전 세계 산부인과 의사 협회 모임에서 "의료인들이 낙태에 호의적인 법률을 대했을 때는 정중하고 확고하게 이를 거부해야 한다"고 명백히 말했다. 낙태법을 조장하고 승인한 입법자와 낙태를 조장하는 공직자들도 책임이 있다. 낙태 입법과 확산을 위한 캠페인을 벌이는 국제기구, 재단, 단체들까지 끌어들이려는 음모의 조직망도 간과할 수 없다. 이것은 사회를 진흥시키고 보호해야 할 바로 그 사람들이 사회에 가하는 가장 중대한 상처다(생명의 복음, 59항 참조). 8. 국법에서 낙태를 허용한다면 신자는 어떻게 해야 하나?-낙태 허용 법안 따라서는 안돼 국가는 낙태를 허용해서도 안 되고 허용할 윤리적 권리도 없다. 국가가 낙태를 허용하는 법안을 제정해도 신자는 이를 따라서는 안 된다. 국법은 사회의 모든 구성원이, 인간에게 본래적으로 속한 어떤 기본권들을 누릴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 무고한 인간 존재를 낙태를 통해 직접적으로 살해하는 것을 합법화하는 법들은 모든 개인들에게 고유한 생명 불가침권에 완전히 위배되는 것이다(생명의 복음, 68∼74항 참조). 9. 생명의 문화를 향해 우리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하나? -생명운동 함께 펼쳐야 우리 사회는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사회이기보다는 거부당하고, 소외되고, 억압당한 사람들의 사회가 되어가고 있다. 인간이 지닌 침해할 수 없는 권리들이 엄숙하게 선포되고 생명의 가치가 공적으로 인정되는 시대에 생명의 권리 자체가 존재의 가장 중대한 순간에 짓밟히고 있다(생명의 복음, 18항). 우리 모두 생명의 문화를 향해 생명운동을 함께 펼쳐가야 한다. 정리=이지혜 기자 bonaism@pbc.co.kr이지혜2011.04.26
![[성경 속 상징]80-십자성호- 하느님의 사랑과 구원 의지](//cpbc.co.kr/CMS/newspaper/2010/03/rc/329578_1.1_titleImage_1.jpg)
[성경 속 상징]80-십자성호- 하느님의 사랑과 구원 의지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문화홍보국장)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감동과 눈물을 안겨준 김연아 선수는 피겨 여자 싱글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그는 세계 최고 수준의 연기로 세계기록을 경신하며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그는 2008년 '스텔라'라는 세례명으로 영세한 후 경기에 나설 때 십자성호를 긋고 경기장에 들어선다. 이번 올림픽에서도 십자성호를 그으며 경기장에 들어서는 모습을 TV를 통해 볼 수 있었다. 그리스도교 신앙을 나타내는 십자성호는 가장 널리 알려진 상징으로, 이마와 가슴, 양쪽 어깨에 십자 모양을 긋는 것이다. 십자성호를 그으며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이라고 바치는 성호경은 가장 짧지만 가장 중요한 기도문이다. 십자성호는 바로 십자가 죽음을 통해 인류를 구원한 예수 그리스도와 삼위일체에 대한 신앙을 고백하는 것이다. 동시에 가톨릭 신자임을 알리는 표시이기도 하다. 십자성호는 초기 사도시대 이래로 오늘날까지 교회에서 공적 전례를 거행할 때와 신자들이 사사로이 기도할 때 사용된다. 또한 아침에 일어나서 저녁에 잠자리에 들 때까지 식사 전후, 위험과 유혹이 있을 때에도 자유롭게 사용됐다. 본래 십자가는 예수님께서 탄생하시기 훨씬 전부터 여러 대륙, 많은 민족 사이에서 종교적 징표나 상징, 또는 장식으로 사용됐다. 그러다가 페르시아인들이 십자가를 처형 도구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 영향으로 로마에서도 기원후 4세기까지 십자가형을 극형으로 사용했다. 로마 시민도 십자가형을 받았지만 특별한 경우에만 매우 드물게 시용됐다. 로마인들은 노예들이 살인이나 강도, 반역이나 반란 같은 죄를 저질렀을 때 십자가형에 처했다. 그래서 십자가형을 '노예 처형 방식'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이처럼 십자가는 본래 처형 도구였다. 성경에서도 나무에 매달린 사람은 저주받은 사람을 의미한다(신명 21,21-23). 따라서 십자가에 달렸다는 것은 치욕을 의미한다. 그런데 하느님은 신비롭게도 이 십자가를 구원의 도구로 사용하신다. "그를 다른 민족 사람들에게 넘겨 조롱하고 채찍질하고 나서 십자가에 못 박게 할 것이다. 그러나 사람의 아들은 사흗날에 되살아날 것이다"(마태 20,19).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에 달려서 죽기까지 하느님 뜻에 순종하셨다(필립 2,8). 십자가는 사람과 사람, 사람과 하느님을 화해시키고 사람들에게 구원을 주는 도구가 된다(에페 2,13-16). 따라서 십자가는 그리스도의 삶을 의미한다.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마태 16,24). 이 십자가는 믿지 않는 이들에게는 신앙의 걸림돌이 된다. "그러나 우리는 십자가에 못박히신 그리스도를 선포합니다. 그리스도는 유다인들에게는 걸림돌이고 다른 민족에게는 어리석음입니다. 그렇지만 유다인이든 그리스인이든 부르심을 받은 이들에게 그리스도는 하느님의 힘이시며 하느님의 지혜이십니다"(1코린 1,23-24). 이처럼 믿음의 눈으로 볼 때 십자가는 하느님의 사랑과 구원 의지, 인간의 상상을 초월하는 그분의 구원 능력을 극적으로 보여주는 명백한 징표이다. 십자가는 초대교회 때부터 그리스도교 신자들 무덤을 비롯해 기념비나 동전, 관공서 서류 등 곳곳에서 사용됐다. 그리스도교가 4세기 말 마침내 로마제국 국교가 되면서 십자가는 그리스도교의 대표적 상징이 됐다. 조은일2010.0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