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장 성경읽기 해설나훔, 하바쿡, 스바니야서 해설나훔, 하바쿡, 스바니야서 해설 이번 주부터는 세 권의 비교적 짧은 소예언서들인 「나훔서」, 「하바쿡서」, 「스바니야서」를 읽을 차례입니다. 이 세 권은 짧지만 개성이 강한 예언서들입니다. (1)「나훔서」 일곱 번째 소예언서인 「나훔서」는 '엘코스' 출신의 예언자 '나훔(위로받은 이)'이 니네베에 관한 단호한 심판의 신탁 말씀을 전해주는 마흔일곱 절의 짧은 예언서입니다. 애석하게도 오늘날 우리는 엘코스가 어디였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이 예언서는 기원전 7~8세기 고대 근동 최강대국이던 아시리아 제국의 수도이자 "피의 성읍"(나훔 3,1)으로 악명 높았던 니네베의 멸망을 선포하면서, 오랜 세월 강대국의 핍박 속에서 위축된 삶을 살아야만 했던 이스라엘 백성에게 희망을 불어넣어주고자 했습니다. 한때 이스라엘 백성의 잘못을 벌하기 위한 하느님의 도구로 선택을 받았던 아시리아의 멸망을 예언한 「나훔서」는 다음과 같이 구분됩니다: (1) 1,1~8: 머리말, 열정과 보복의 하느님 (2) 1,9~2,3: 니네베의 함락 (3) 2,4~3,19: 니네베의 완전한 멸망 (2)「하바쿡서」 「하바쿡서」는 하느님께서 예언자에게 계시의 말씀을 주시면 그 예언자가 백성에게 자기가 받은 말씀을 선포하는 형식을 취하는 일반적 예언서들과 달리 예언자가 먼저 하느님께 계시의 말씀을 요청하자 이에 대한 응답으로 하느님께서 예언자에게 요청된 말씀에 대한 답을 주는 독특한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기원전 7세기께 바빌론의 침략이 임박해 있던 시기에 예루살렘 성전에서 활동하던 성전 예언자 '하바쿡(껴안자)'이 당시 근동의 최강대국이던 바빌론과 유다의 운명에 관해 전한 신탁 모음집입니다. 이런 「하바쿡서」 주요 관심사는 하느님의 정의입니다. 예언자는 유다 백성의 불충이 극에 달하는 상황에서 하느님의 정의가 과연 실현될 것인지, 또 하느님의 정의가 실현되는 데에 있어서 바빌론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하느님께 묻습니다. 그리고 이에 대해 하느님께서는 정의가 반드시 실현될 것이라고 대답하십니다. 먼저 "격렬한 민족 칼데아인들"(하바 1,6)을 일으켜 유다인들의 불의를 심판하신 다음에, 이어서 하느님의 도구가 됐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폭력으로 다른 민족들을 마구 수탈하는 칼데아인들도 징벌하실 것입니다(하바 2,6~20). 이런 하느님의 심판을 피하고자 한다면 하느님께 대한 충직한 믿음을 지니고 살아야 한다고 예언자는 강하게 권고합니다: "의인은 성실함으로 산다"(하바 2,4). (3)「스바니야서」 대외적으로는 아시리아가 여전히 막강하고, 대내적으로는 친아시리아 정책을 펼쳤던 유다의 므나쎄(기원전 687~642)와 아몬(기원전 643~640)의 통치를 받아서, 가나안의 종교 관습이 성행하고 예언자들은 혹독한 박해를 받던 시기에 활동했던 예언자 '스바니야(야훼께서 숨겨 두시다)'가 당시 유다인들의 정치ㆍ종교적 관습을 비판한 말씀을 담은 「스바니야서」는 특별히 두 가지 주제에 관심을 기울였습니다. 첫째 주제는 '주님의 날'입니다. 득달같이 다가오는 주님의 날에 야훼 하느님께 불충했던 예루살렘의 모든 종교ㆍ정치 지도자들과 주님을 섬기지 않는 다른 민족들은 모두 벌을 받을 것입니다. 이 무서운 날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주님을 찾고 그분의 법을 실천하며 의로움과 겸손함을 찾아야 합니다(스바 2,3). 둘째 주제는 '남은 자들'입니다. 주님께서는 당신 백성 가운데에서 당신께 충실한 의인들, 곧 남은 자들을 이스라엘의 구원을 위한 희망의 불씨로 남겨주실 것입니다. 이들 덕분에 주님을 거역하는 죄를 지었던 모든 민족은 자신이 저지른 모든 행실을 더 이상 부끄러워하지 않게 될 것입니다(스바 3,11~13).신희준 신부(서울대교구장 비서)이힘2009.08.11
![[출판단신]사해 부근에서, 인간은 섬이 아니다, 중국사회 속의 종교](//cpbc.co.kr/CMS/newspaper/2011/05/rc/375595_1.0_titleImage_1.jpg)
[출판단신]사해 부근에서, 인간은 섬이 아니다, 중국사회 속의 종교 ▨사해 부근에서 "당신은 아무 것도 못했어….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사람이야." 안드레아는 예수를 손가락질하며 부르짖었다. 그리고 허물어지듯 방바닥에 주저 앉았다. 날이 밝았다. 밤새워 아이의 시신을 지켜준 여인들이 돌아가고 안드레아와 아내만이 멍하니 앉아 있었다.(본문 중에서) 이 책에 등장하는 예수는 우리가 알고 있는 성경 속 예수와는 전혀 다르다. 「사해 부근에서」의 예수는 아무런 기적도 행하지 못하고 병을 고쳐달라는 이들을 고쳐주지도 못한다. 힘이 없고 무능력하며 마냥 슬퍼할 뿐이다. 예수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한없는 연민과 사랑으로 고통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일이다. 저자는 책을 통해 기적을 고대하는 이기적인 이들을 돌아보게 한다. 그리고 '세상 끝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마태 28,20)고 한 예수를 상기시키며 참 믿음의 의미를 재조명한다. 「사해 부근에서」는 1995년 국내에 처음 소개된 책으로, 바오로딸이 새롭게 편집해 펴내는 '다시 읽고 싶은 명작' 시리즈 6번째 권으로 다시 나온 것이다.(엔도 슈사쿠 지음/이석봉 옮김/바오로딸/1만 3000원) ▨인간은 섬이 아니다 위대한 영성가 토머스 머튼이 들려주는 영성 생활의 근본요소에 관한 이야기다. 저자는 영성 생활이 곧 인간의 진정한 자아 생활이라고 말하며 이것은 결코 비현실적이거나 몽상적인 것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또 영성 생활의 안정 없이는 있는 그대로의 자기 자신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그는 양심과 자유, 기도, 금욕주의와 희생, 성소, 사랑, 자비, 내적 고독, 침묵 등 영성 생활에 근간이 되는 요소들을 짚어가며 이를 상세하게 설명해준다. 신학생과 예비 수도자들, 영성 생활에 깊이를 더하고 싶은 일반 신자들에게 추천한다.(토머스 머튼 지음/장은명 옮김/성바오로/1만 5000원) ▨중국사회 속의 종교 중국 출신 사회학자 양경곤 교수가 중국 종교를 사회학적 시각으로 새롭게 접근한 연구서로 '중국 종교 연구의 바이블'이라는 평을 받았다. 불교와 종교, 민속신앙이 혼재한 중국 사회를 분석하며 중국에서 차지하는 종교의 위상과 기능을 상세히 알려준다. 또 국가권력과 종교 신앙과 관계를 다루며 시대별로 나타난 신앙의 역할을 서술했다. 저자는 중국 종교를 불교나 도교, 미신으로 단정해버리거나 중국에는 종교가 없다고 성급한 판단을 내리는 이들에게 '제도종교'라는 기존의 시각으로 중국 종교를 바라보지 말 것을 주문한다.(양경곤 지음/중국명저독회 옮김/글을읽다/3만 5000원) 박수정 기자박수정2011.05.03

교황 베네딕토 16세 지음「나자렛 예수」2000년 전 예수의 참모습 신학ㆍ역사적으로 재해석 "예수는 신화가 아니다. 피와 살을 가진 실존인물이며 사망했고 부활했다." 신학자로도 명성이 높은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예수의 실체를 탐색한 예수의 전기 「나자렛 예수」(최호영ㆍ김하락 옮김)가 최근 우리말로 번역됐다. 예수의 실체를 둘러싼 다양한 주장에 응하는 교황의 답변으로 '교황의 반(反) 다빈치 코드'다. 32개 언어로 번역된 밀리언셀러다.예수에 관해 무엇을 알고 있나? 2003년 여름, 교황청 신앙교리성 장관 시절(요제프 라칭거 추기경) 집필을 시작해 교황으로 선출되고 1년 후인 2006년에 펴낸 저서로, 전남대 법학전문대학원 정종휴(암브로시오, 60) 교수가 감수를 맡았다. 정 교수는 독일 뮌헨대 객원교수 당시, 라칭거 추기경과 인연을 맺은 후 교황 저서 다섯 권을 우리말로 옮겼다. 나자렛 예수는 누구인가? 우리는 예수에 관해 무엇을 알고 있나? 복음서 저자들이 묘사했고 교회가 복음서를 기초로 예언했던 예수가 인간 예수와 다르다면,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과 살아있는 하느님의 아들 예수에 대한 믿음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나자렛 예수」는 예수의 참모습을 신학ㆍ역사적으로 재해석했다. '예수의 세례' '예수가 받은 유혹' '하느님 나라에 대한 복음' ' 예수가 말한 자신의 이름' 등 10장으로 구성했다. 성경과 역사적 배경 속 예수의 실체를 찾고, 4대 복음서를 분석하며 성경 구절을 인용했다. 이 책은 '역사적 예수'와 '믿음의 그리스도' 간극에서 출발한다. 예수의 전승에 대한 이해가 역사ㆍ비평적 연구가 발전함에 따라 더 세분화되고 불명확해지면서, 예수라는 인물 자체가 우리에게서 더 멀어져버렸다고 지적한다. 교황은 "겉보기에 과학적 해석의 결과로 예수의 모습을 망가뜨리고 신앙을 허무는 최악의 책들이 만들어졌다"면서 '성경 해석은 실제로 악마의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주장들에 개탄한다. 저자는 "인간 예수가 정말로 하느님'이었다'고 믿는 것이 비록 비유 속에 가려있지만 점점 더 확실하게 드러난다고 믿는 것은 역사적 방법의 가능성을 넘어서는 일"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하느님 면전에서 살고 있는 예수는 하느님의 친구일 뿐 아니라 그의 아들로서, 아버지와 가장 내밀한 통일을 이룬 채 살고 있다"며 "이 점을 근거로 우리는 신약성경에 나타난 예수의 모습을 진정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참된 중심을 놓치면 예수의 참된 모습을 이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하느님의 친구이자 그의 아들 그렇지만 교황은 첫 페이지에 이렇게 썼다. "이 책이 교권에 바탕을 둔 행위의 소산이 아님은 굳이 말할 필요도 없다. 이 책은 오로지 '주님의 얼굴에 대한'(시편 27,8 참조) 나의 개인적인 탐색의 표현일 뿐이다. 따라서 누구든지 내 의견에 반대할 수 있다." 그러나 그는 "이렇게 서술된 예수의 모습이 지난 수십 년간 재구성됐던 것들보다 훨씬 더 논리적이고 역사적으로 볼 때도 훨씬 더 납득이 가는 모습임을 확신한다"며 "복음서에 나오는 바로 이 예수가 역사적으로 타당하고 모순이 없는 인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4년 동안 신앙교리성 장관으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를 보좌한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1927년 독일 남부 바이에른에서 태어나 프라이징신학대와 뮌헨대에서 공부하고 1951년 사제품을 받았다. 1957년 신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신학과 성경, 전례 등 학식이 풍부한 신학자로 수많은 저작을 남겼다. '철갑 추기경'(Panzer cardinal)이라는 별명이 있을 만큼, 가톨릭 전통과 정통성을 흔드는 시도에 대해 타협하지 않는 강인한 면모를 보여왔다.(김영사/2만2000원) 이지혜 기자 bonaism@pbc.co.kr이지혜2010.09.15
![[인천교구 50주년] 교구 설정 50돌 기념사업 어떤 것이 있나](//cpbc.co.kr/CMS/newspaper/2011/06/rc/379258_1.0_titleImage_1.jpg)
[인천교구 50주년] 교구 설정 50돌 기념사업 어떤 것이 있나청언본당 신설…청각장애인 사목 본격화교구민 교육ㆍ피정시설인 영성센터도 기공 인천교구는 최근 이주노동자ㆍ새터민ㆍ미혼모자ㆍ위기 청소년 등 사회적 취약계층을 감싸안는 시설(기관)을 잇달아 열며 사회 복음화 기반을 다지고 있다. 교구 설립 50주년을 기점으로 지역사회 복음화에 더 힘을 쏟겠다는 의지에 따른 것이다. 한국교회 첫 청각장애인본당인 청언본당 성전 봉헌식에서 교구장 최기산 주교가 성수를 뿌리며 축복하고 있다. ▶청언성당 한국교회의 첫 청각장애인본당인 청언본당(주임 안규태 신부)이 3일 연수구 신축부지에서 교구장 최기산 주교 주례로 축복식을 가졌다. 청언본당은 교구 설정 50주년을 맞아 청각장애인들의 신앙생활을 돕고자 설립한 속인(屬人)본당이다. 청언본당은 새 성전 마련을 계기로 수화미사뿐 아니라 예비신자 교리, 성경공부와 피정 등 일반 본당에 버금가는 다양한 사목을 펼칠 계획이다. 안규태 주임신부는 "인천교구 관할 지역에만 청각장애인이 1만 5000명으로 추산된다"며 "청각장애인성당은 본격적인 청각장애인 사목의 첫발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새 성당은 대지 346.10㎡에 연면적 549.67㎡의 지하 1층ㆍ지상 3층 규모로 1층에 사무실과 식당, 2층에 106석 규모 성당, 3층에 사제관, 지하 1층에 주차장이 들어서 있다. ▶청소년상담지원센터 개소 1일 남구 주안동 939-19에서 정신철 보좌주교 주례로 청소년상담지원센터 축복식을 가졌다. 청소년상담지원센터는 위기 청소년들 고민을 나누며 긴급구조와 보호, 복지, 상담, 치료, 자립지원 등 청소년들의 건강한 성장을 돕기 위한 맞춤형 돌봄 서비스를 제공한다. 운영에 어려움을 겪던 인천시 제안으로 센터를 수탁, 시설을 확충해 새로 문을 열었다. 2개 층 812㎡ 규모에 개인 상담실과 교육실, 남녀 일시보호시설, 심리검사실 등을 갖추고 있다. 교구는 (재)가톨릭아동청소년재단을 통해 가출청소년 쉼터, 도시형 대안학교, 자활작업장, 자립생활관을 운영하면서 위기 청소년들이 가정과 학교, 사회에 복귀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가족역량강화지원센터 5월 31일 부평구 십정동에 문을 연 가족역량강화지원센터는 저소득 한부모ㆍ미혼모자 가정과 조손가정 등 복지사각지대 결손가정에 맞춤형 복지서비스를 제공한다. 가족 기능이 약화된 취약가정에 대해 일대일 맞춤형 사례관리를 실시함으로써 건강한 가족으로 거듭나는 데 디딤돌 역할을 하게 된다. ▶영성센터 이밖에 인천교구는 2일 강화군 강화읍 갑곶리 갑곶순교성지에서 교구민 재교육과 영성 강화를 위한 영성센터 기공식을 가졌다. 영성센터는 대지 4260㎡에 연면적 5090㎡의 지하 1층ㆍ지상 3층 건물로 성당과 영성수련관으로 지어진다. 인천교구는 한국교회에서 네 번째로 신자 수가 많은 교구로 성장했으나 마땅한 교육ㆍ피정시설이 없어 영성센터 건립은 숙원사업이었다. 교구는 또 올해 들어 바다의 별 장학회와 새터민지역아동센터, 모자가정 자립지원 시설인 '빈첸시아의 집'을 잇달아 설립했다. 이주노동자들 자녀를 돌봐줄 탁아소도 조만간 문을 열 예정이다. 서영호 기자 cpbc2011.06.07

자녀 9명 낳아 키우는 인천 갈산동본당 강수창ㆍ정은숙씨 부부가지 많은 나무엔 사랑도 '풍성'아이들은 사느님이 주신 소중한 보물11명 대가족 부대끼며 살아도 웃음꽃서로가 서로를 챙겨주니 가족애 끈끈"아이들은 하느님이 주신 소중한 보물이에요." 아홉 남매를 자녀로 둔 강수창ㆍ정은숙씨 부부 집에서는 웃음소리가 그치지 않는다. 첫째 딸과 둘째 딸은 학교 시험과 아르바이트로 함께하지 못했다. 둘도 많다. '하나만 낳아 잘 기르자'는 말은 고사하고 아예 출산을 기피한다. 이런 세태에서 강수창(마르코, 49, 인천 갈산동본당)ㆍ정은숙(베로니카, 43)씨 부부는 자녀 9명을 낳아 키운다. 9명이면 야구팀을 만들 수 있는 인원이다. 집이 큰 것도 아니다. 11명 대식구가 56㎡(17평) 남짓한 좁은 빌라에서 부대끼며 산다. 그런데도 웃음소리가 그치지 않는다. 민경(소화 데레사, 대3)ㆍ정민(마리아 고레티, 대1)ㆍ민지(마리아, 고2)ㆍ신명(요한 사도, 중2)ㆍ민희(마리스텔라, 중1)ㆍ대호(그레고리오, 초6)ㆍ지현(요셉, 초5)ㆍ진주(소피아, 초4)ㆍ민주(리타, 초3). 9남매가 1~2년 터울로 태어났다. 엄마, 아빠조차 아이들 이름과 세례명이 헷갈릴 때가 있다. 강씨 부부는 "아이들이 자라는 모습을 보면서 뱃속 아이를 두고 다른 마음을 품을 수 없었다"며 "하느님이 주시는 대로 낳다보니 이렇게 불어났다"고 말했다. 부부는 작은 이불가게를 운영하며 9남매를 키우느라 허리가 휠 지경이다. 하지만 자녀들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보물이다. 크게 아프거나 속을 썩이는 아이도 없다.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다"는 말은 강씨 가정에서 통하지 않는다. 강씨는 "오히려 가지가 많아서 바람을 막아준다"고 말했다. 아이들 스스로 집안일을 나눠 하고, 서로 챙겨주기에 생각보다 손이 덜 간다는 것이다. 물론 불편한 점도 없지 않다. 방 두 개에 화장실이 한 개. 안방은 큰 딸들이 사용하고, 아들 셋은 거실에서 지낸다. 작은 방에서는 강씨 부부가 초등학생 딸들을 데리고 잔다. 아침이면 화장실을 먼저 쓰려고 한바탕 전쟁을 치른다. 한 달 먹는 쌀만 약 80㎏. 과일 한 상자, 라면 한 상자가 이틀을 못 넘기지만 온 가족이 둘러앉은 저녁식탁에서 피어나는 웃음꽃만큼 귀한 성찬은 없다. 한 번 움직이려면 비용이 만만찮아 놀이공원이나 가족여행은 꿈도 꿀 수 없다. 강씨는 "남들처럼 아이들 뒷바라지를 해주지 못해 마음이 아프다"면서도 "그런데도 탈 없이 잘 크고, 학원 한 번 안 다니고도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서 대견하다"고 말했다. 둘째 딸 정민(19)양은 "아무리 청소해도 끝이 없고 먹을 것, 입을 것이 풍족하지 않지만 다른 집에 비해 가족애가 더 끈끈하고 화목하다"고 자랑했다. 강씨 부부는 7년 전 세례를 받았다. 날마다 잠자리에 들기 전 한데 모여 저녁기도를 바치는 것도 이 집 행복이다. 부모가 먼저 신앙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생각에 성경공부와 레지오 마리애, 봉사활동에도 열심이다. "우리는 3명 키울 능력밖에 안 되고, 나머지는 하느님이 키워주신다"는 게 이들 부부의 믿음이다. "아이는 돈으로 키우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키우는 것"이라며 "옥토를 비워두면 잡초만 무성해지므로 알찬 곡식을 가꾸라"는 강씨 말은 출산을 기피하는 요즘 세태에 큰 울림을 준다. 강씨 가족은 지난 6일 문학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인천교구 설정 50주년 감사미사에서 교구장 최기산 주교에게 성가정 축복장을 받았다. 서영호 기자 amotu@pbc.co.krcpbc2011.06.21

바다ㆍ태양ㆍ인간 노력이 하얀 결정체김장철 대목을 기다리는 소금 이야기…전남 무안군 운남면 염전을 찾아서 세상의 소금이 되는 게 어디 쉬운 줄 아세요? 아! 저는 염전에서 사는 소금, 좀 더 정확히 말씀드리면 소금이 되고 싶어 가을볕 아래에서 땀 흘리는 소금 씨앗이에요. 올해는 날씨가 안 좋아 제가 점점 싱거워지는 거 같아 고민이에요. 곧 김장철이 다가오는데…. 그래도 요 근래 볕이 좋아 내일이면 소금이 될 거라고 주인 아주머니가 말씀하신던데요. 정말 다행이죠. 제가 소금이 되는 순간을 지켜봐 주세요. #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다"(마태 5,13) "이것들을 잘 섞고 소금을 쳐서 깨끗하고 거룩한 것을 만들어라"(탈출 30,35) 잘 아시는 성경 구절이죠. 제 꿈을 담은 구절이기도 해요. 사람들은 제가 땡볕을 쬐기만 하면 저절로 소금이 되는 줄 알더라고요. 휴~세상에 저절로 되는 일이 어디 있어요. 더군다나 세상의 소금이 돼야 하는 일인데요. 제 이야기를 들려 드릴게요. 제 고향은 전남 무안군 운남면 내리랍니다. 제가 사는 염전 바로 옆이 낙지로 유명한 무안 갯벌이에요. 바닷물은 갯벌을 통해 염전 저수지로 들어와요. 그럼 저수지에서 며칠 머물면서 불순물을 아래로 가라앉히죠. 그러니까 갯벌에서 한 번, 저수지에서 한 번, 이렇게 두번 때를 씻고 소금이 될 준비를 하는 거죠. 그러고는 바둑판 모양의 저장소를 단계별로 거칠 때마다 염도가 높아지죠. 15번 정도 이사를 다녀야 소금이 될 만한 염도(鹽度)가 되는 거지요.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는 비할 것도 아니에요. 그렇게 단계를 거쳐 염판(소금을 채취하는 사각형 모양 판)에 들어가 염도 27도가 되면 바닷물에 소금 꽃이 피기 시작해요. 28도가 되면 꽃이 가라앉고 30도가 되면 드디어 소금이 될 준비가 끝나요. 그럼 일꾼 아저씨가 대패(소금을 밀어서 모으는 밀대)로 바닷물을 밀기 시작해요. 제가 이리저리 밀려 다니다보면 신기하게도 알이 굵은 하얀 소금으로 변하죠. 대패를 미는 아저씨 옷이 벌써 땀으로 젖었네요. 아저씨는 양 몰듯 저희를 이리저리 쉴 새 없이 몰아대요. 바닷물을 많이 치댈수록 질 좋은 소금이 나온다고 말이에요. 인생이건 신앙생활이건 시련을 겪어야 성숙해진다는 말이 있잖아요. 히히, 저희도 마찬가진가 봐요. 염도가 높아지면 더 좋은 소금이 돼냐고요? 아니에요. 염도가 높으면 쓴맛이 강하고 질이 떨어져 음식에 쓰기가 어려워요. 그리고 소금을 정제한 정제염 아시죠? 걔네들은 정제 과정에서 무기질이 빠져서 짠맛만 남은 친구들이에요. 정제염으로 김장을 담그면 배추가 빨리 무르고 쓴맛이 나요. 저희 같은 천일염이 들어가야 김치냉장고의 광고 문구처럼 김치가 '아삭아삭'거리죠. # "소금이 제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다시 짜게 하겠느냐?"(루카 14,34) 이 말씀 속에 있는 소금이 저냐고요? 물론 아니죠. 저는 농도는 떨어질지언정 소금이 된 이상 짠맛은 기본적으로 갖고 있어요. 주님께서 신앙인의 본분을 깨우쳐주시려고 하신 말씀인데, 사람들은 자꾸 딴 데만 쳐다봐요. 왜들 그렇게 눈치가 없는지…. 피부색이 하얗건 누렇건 소금은 소금이에요. 질이 떨어지는 친구도 짠맛을 잃지는 않아요. 땡볕 아래에서 공부를 열심히 안 한 친구들이라 하더라도 정화제로 쓰이기도 하고, 운동장 같은 곳에 뿌려져 살균을 담당한답니다. 구약시대에도 제사 봉헌물이나 물을 정화할 때 소금을 뿌렸잖아요. 요즘 성당에서 성수를 만들 때도 저희가 쓰이는 거 다들 아시죠. 이렇게 저희가 세상에 꼭 필요한 소금이 되려면 하느님께서 좋은 날씨를 허락해 주셔야만 가능해요. 시기도 4월에서 10월 사이에 채렴(소금채취)이 가능하죠. 여기에 저희를 채렴하는 일꾼들의 노력이 더해져 질 좋은 소금으로 태어나는 거예요. 이렇게 저는 바다와 태양과 바람, 여기에 인간의 땀이 더해져 탄생한답니다. 채렴이 끝난 바닷물은 다시 농도가 연한 바닷물과 섞여 또 채렴을 기다려요. 이런 과정은 여러 번 반복돼요. 그리고 나서 남은 바닷물은 다시 바다로 돌아간답니다. 거기서 다시 소금 씨앗을 품고 염전으로 찾아오는 거죠. 저희 주인 아주머니의 아버지와 어머니, 형제들도 소금 농사를 지으셨데요. 다 합치면 40년 째예요. 주인 아주머니는 혹시라도 저희 몸에 해로울까봐 주변에 있는 밭에 비료와 농약을 뿌리지 않습니다. 아주머니는 요즘 낙지잡이 배가 늘어나면 갯벌이 오염될까봐 이마에 주름이 늘어가요. 우와, 드디어 채렴 작업이 끝나고 소금 창고로 가야할 시간이에요. 이제 자루에 들어가 간수와 불순물이 빠지길 기다려야죠. 세상으로 나갈 생각을 하니 벌써 가슴이 두근두근거려요. 저는 '식탁의 소금', 여러분은 '세상의 소금'이 되어 함께 만나요. 백영민 기자 heelen@pbc.co.kr 염포염전 운영하는 최옥영(로사리아)씨 "값이 싸기만 하면 뭐해요. 몸에 좋은 소금을 만들어야죠." 오늘 소개한 소금의 주인 아주머니는 염포염전 최옥영(52, 로사리아)씨다. 그의 소금 사랑은 끝이 없다. 더 좋은 천일염을 생산하기 위해 최근 친환경 재료로 시설 전체를 바꿨다. 거액이 드는 큰 공사였지만 '최고의 천일염'을 만들겠다는 고집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의 사무실에는 소금에 대한 각종 서적과 잡지가 쌓여 있다. 그는 질 좋은 소금을 생산하기 위해 매일 소금 일지를 쓴다. 얼마 전에 그의 땀방울이 결실을 맺었다. 전국 염전 콘테스트에 응모해 2차 예선까지 합격한 것이다. 최씨는 "외국 소금이 좋다고 비싸게 구매하는 소비자들에게 천일염의 우수성을 알리고 싶다"며 "갯벌 옆에서 생산되는 한국 천일염이야말로 무기질 함유량이 풍부한 세계 최고의 소금"이라고 말했다. 일하는 모습을 찍고 싶다는 기자의 부탁에 "오늘의 주인공인 소금만 찍어 달라"고 답하는 최씨. 그의 두 손에 담긴 소금이 햇살을 받아 더욱 눈부시다.백영민2011.10.04
 제2차 니케아 공의회(하)](//cpbc.co.kr/CMS/newspaper/2011/05/rc/377762_1.0_titleImage_1.jpg)
[교회사 속 세계공의회](16) 제2차 니케아 공의회(하)'성화상 공경' 교회전통 확고히 니케아 성 소피아 성당에서 개최된 제2차 니케아 공의회 모습. 가톨릭대사전 자료사진 ? 개최와 과정 니케아는 462년 전인 325년에 성자 예수 그리스도가 참 하느님이 아니라고 하는 아리우스 이설을 단죄하기 위해 첫 번째 세계공의회가 열린 도시였습니다. 다만 460여 년 전과 달리 공의회가 소집된 장소는 궁전이 아니라 그 동안 새롭게 세워진 성 소피아 성당이었습니다. 787년 9월 24일 교황 하드리아노 1세가 파견한 사절들을 포함해 약 300명의 주교가 참석한 가운데 콘스탄티노폴리스 총대주교 타르시우스가 공의회 개회를 선언합니다. 참석자들에게 발언의 자유를 보장한다는 이레네 황후의 편지가 낭독되고 회의에 참석한 성화상 파괴주의자 주교들의 문제를 어떻게 할 것지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습니다. 이 논의는 3차 회의에 가서 결말을 보는데 해당 주교들은 성화상 공경을 우상숭배로 규정한 754년 회의 결과를 포기하고 그 회의를 단죄한다는 조건으로 공의회에 참석할 수 있게 됩니다. 제2차 니케아 공의회는 약 3주 동안 8차 회의로 진행됐습니다. 마지막 8차 회의를 제외하고는 모두 성 소피아 성당에서 열렸습니다. 제2차 회의(9월 26일) 때는 교황 하드리아노 1세가 보낸 편지가 낭독됩니다. 교황은 이 서한에서 베드로 사도의 후계자인 교황들이 성화상 공경은 우상숭배라는 비난에 맞서 흔들림 없이 성화상 공경의 전통을 지켜왔음을 강조합니다. 또 성전 계약궤에 커룹을 만들라는 말씀(탈출 25,18-19 참조)과 구리뱀을 만들어 기둥에 달아 두라는 말씀(민수 21, 8 참조)을 성서적 근거로 내세우지요. 교황 편지가 낭독된 후 교황사절들은 타르시우스 총대주교를 비롯한 모든 참석 주교들에게 교황의 가르침을 받아들인다는 일종의 신앙 서약을 요구합니다. 또 회의장에 참석해 있던 수도승들에게도 같은 서약을 요구하지요. 제4차 회의(10월 1일)와 제5차 회의(10월 4일)에서는 성화상 공경과 성화상 제작 및 설치의 정당성에 대한 성경의 근거와 교부들의 증언을 제시하는 일이 본격적으로 다뤄집니다. 제5차 회의가 끝날 때는 교황사절들의 제안에 따라 소피아 성당에 성화상을 안치하는 장엄한 예식이 열립니다. 10월 6일 열린 제6차 회의에서는 콘스탄티노폴리스 부근 히에레이아에서 754년에 열렸던 회의를 단죄합니다. 754년 회의의 교령이 낭독되고 그에 대한 반박이 조목조목 길게 이어집니다. 아울러 754년 회의는 교황이 대표하지 않았기에 세계공의회가 될 수 없다고 지적합니다. 또 754년 회의에서는 성화상 공경을 우상숭배로 규정함으로써 교회가 우상 숭배에 빠진 것처럼 여겼지만 그리스도의 교회가 우상 숭배에 빠진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합니다. 제7차 회의는 10월 13일 열렸는데 성화상 논쟁을 종식시키는 교리적 선언문이 작성됩니다. 제1차 니케아 공의회의 신앙고백문을 시작으로 앞선 공의회들의 신앙고백문들을 선포하고 과거의 모든 이단들을 단죄합니다. 단죄된 이단 가운데는 교황 호노리오 1세도 있었지만 이상하게도 삼장서는 들어 있지 않았습니다. 그런 다음에 성화상을 만들어 공경하는 관습의 정당성과 그 근거를 제시합니다. 중요 대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생명을 주는 십자가와 마찬가지로, 성화상들에 대해서도, 교회 안에서, 성구와 의복에도, 벽에도, 개인집이나 길가에도 다양한 형태로 설치할 수 있다…성화상들을 자주 바라봄으로써 우리 마음은 성화상들이 표상하는 이들에 대한 기억을 더욱 생생하게 한다. 우리는 그 성화상들에 공경의 예를 표하지만 그러나 진짜 흠숭을 드리지는 않는다. 흠숭은 우리 신앙이 가르치는 대로, 오직 하느님께게만 해당하기 때문이다…그러므로 거룩한 십자가와 복음서와 성인 유해들에 대해서와 마찬가지로 이러한 성화상들에 향을 치고 촛불을 드릴 수 있다…그러므로 이와 다르게 생각하거나 가르치려는 자, 또는 교회의 이 전통을 일축하려는 자는…그들이 사제나 주교라면 그 직에서 쫓겨날 것이며 수도자나 평신도라면 파문될 것이다." 공의회 교부들은 이 선언문 작성에 이어 교회 생활 규율에 관한 22개 규정도 제정합니다. 몇 가지를 살펴보면 △세속 권력은 주교와 사제, 부제를 임명하지 못한다 △주교는 수하 성직자들에게 돈을 요구해서는 안 된다 △성당마다 유해가 모셔져야 하며 유해를 모시지 않은 성당은 축성할 수 없다 △성직자들은 허가 없이 자기 교구를 떠나서는 안 되며 값비싼 장신구를 착용해서도 안 된다 △주교나 수도원장은 교회 재산을 세속 권력에 넘겨줘서는 안 된다 등입니다. 공의회 마지막 제8차 회의는 10월 23일 열렸는데 장소는 소피아 성당이 아니라 수도 콘스탄티노폴리스에 있는 마냐우라 궁전이었습니다. 수도 시민들이 니케아 공의회 결정 사항들을 잘 알아야 한다고 판단한 이레네 황후가 공의회 폐회 장소를 옮긴 것입니다. 공의회 교령이 낭독되고 모두가 이를 받아들인다는 고백이 따랐습니다. 교황사절들을 비롯해 참석 주교들은 물론 이레네 황후의 어린 아들 콘스탄티누스 6세 황제도 서명을 했습니다. 그리고 환호 속에 폐막했습니다. ?공의회 결과 성화상 파괴 논쟁은 제2차 니케아 공의회의 결정으로 교리상으로는 종지부를 찍었습니다. 공의회 교부들은 성경과 교부들의 가르침 등을 근거로 성화상을 만들고 공경의 예를 표하는 것은 결코 우상숭배가 아님을 분명히 하고 이 가르침을 거부하는 이들을 단죄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특별히 주목할 것은 공의회 교부들이 성화상에 대한 공경과 하느님께 대한 흠숭을 구별한 것입니다. 그런데 당시 서방은 카를 대제(재위 768~814)의 프랑크 왕국이 지배하고 있었습니다. 카를 대제는 로마 교회의 수호자, 정통 신앙의 수호자임을 자처했지요. 그런데 교회의 중요한 문제를 자신에게는 알리지도 않고 나이 어린 황제의 비잔틴제국 영토에서 결정된 것이 몹시 기분이 상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카를 대제는 자신의 딸과 콘스탄티누스 6세 결혼이 깨진 것에 무척 자존심이 상해 있던 터였습니다. 게다가 대제가 입수한 교령의 라틴어 번역문에도 문제가 있었습니다. 어쨌든 카를 대제는 794년 프랑크푸르트에서 교회회의를 소집해 제2차 니케아 공의회의 결정을 반박하는 75개 조항을 발표하면서 비잔틴 황제 파문까지 요구합니다. 이른바 '카를 문서'였습니다. 교황 하드리아노 1세는 이 조항들이 무지와 오해, 악의에서 비롯했다며 차근차근 설명하지요. 물론 비잔틴 황제에 대한 파문 요구도 거부했습니다. 제2차 니케아 공의회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동방에서는 9세기 중반까지 성화상 파괴주의자들의 소동이 계속됩니다. 이창훈 기자 changhl@pbc.co.kr이창훈2011.05.24

8월의 교계잡지 ▨경향잡지=사목방문 동행기편에서는 전주교구장 이병호 주교를 만났다. 생활성가 가수 신상옥(안드레아)씨가 쓴 '나의 하느님 나의 힘'과 한국 틴스타 대표 배미애 수녀가 쓴 '왜 십대 자녀와 성에 대해 대화하는 것이 어려울까?'가 눈에 띈다. 새로운 기부형태로 떠오른 재능나눔에 대한 글 △재능나눔이란 무엇인가(윤석인) △재능나눔에 관한 그리스도교적 성찰(김민수) △재능나눔, 누구나 할 수 있다(노희성)도 눈여겨볼 만하다.(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3300원) ▨교회와 역사=한국교회의 인물상 꼭지에서는 전덕표(안드레아, 1920∼1950) 신부 삶과 행적을 살펴봤다. 전 신부는 1946년 사제품을 받고 첫 사목지인 사리원본당에서 사목하다가 순교해 현재 '근ㆍ현대 신앙의 증인'으로 시복 추진 중에 있다. 아울러 특별기획 '서울대목구 설정 180주년 기념 지상전(紙上展)-그리스도의 일꾼, 서울대목구장'편에서는 리델 주교 문장과 조선대목구장 임명 소칙서를 소개했다.(재단법인 한국교회사연구소/3000원) ▨레지오 마리애=레지오 영성으로 △우리 삶의 중심에 있는 미사(폴 처칠) △성모 승천 대축일에 광복절을 지내는 우리의 기도(김학록) △영향을 주는 신앙인(김태현) △오늘날 교회에서의 레지오 마리애(폴즈)를 알아봤다. 세상 속으로 꼭지에서는 △가두선교(안창흡) △능하신 정녀 Pr. 1500차 주회(고현숙) △선교체험(최태용)에 대한 이야기를 다뤘다.(세나뚜스협의회/1800원) ▨말씀지기=영성 에세이 △성찰하고, 묵상하고, 용서하라-영적 예방의학의 가치 △내가 늘 고대하던 결혼생활(줄리 백스터)이 눈에 띈다. 아침뜨락편에서는 최영배(대구대교구) 신부가 하느님과 나와 이웃이 하나되는 삶을 일깨우는 글 '앞사람을 넘어서면 좋은 사람을 만나게 되고, 앞사람을 피해 가면 나쁜 사람을 만나게 됩니다'를 게재했다. 이와 함께 8월 한 달간 독서와 복음 말씀을 한영대역으로 실었다.(가톨릭출판사/3000원) ▨사목정보=2011년 인천교구 사제연수 현장을 특집으로 다루며 △대한민국 근대화 혁명(김진현) △천주교 인쳔교구사 서술을 위한 서설(조광) △한국경제의 발전 과정과 향후 과제ㆍ고령화세대의 경제생활과 봉헌(조병도)을 살펴봤다. 공동선 꼭지에서는 '가톨릭교회와 경제 정의'를 주제로 △가톨릭교회 가르침에서 살펴본 경제 정의(김어상) △기업경영 안의 사랑(박용승) △경제 정의를 위한 그리스도인의 삶(전영철)을 실었다.(미래사목연구소/1만 원) ▨생활성서='걸림돌과 디딤돌'을 특집주제로 다뤘다. △굳은 상처를 밑거름으로(안학수) △돌부리에 걸려 업그레이드되다(김선경) △운명처럼 글에 닿은 길(신정일) △성경 속 인물들의 지혜 열전(이나미) △왼손 피아니스트, 플라이셔에게서 배운다(박혜린)를 통해 자신을 힘들게 하는 걸림돌을 오히려 자신의 성장에 도움이 되는 디딤돌로 여길 줄 아는 지혜를 나눴다.(생활성서사/3900원) ▨성서와 함께=새로봄 꼭지에서는 '아이는 방학, 엄마는 개학'을 주제로 △아줌마 아저씨 집에 들렀다 가세요(김용길ㆍ최금자) △아이와 엄마가 함께 자라는 방학(강현진) △자녀와 부모, 그 사랑과 신뢰의 관계(정은)를 실었다. 집중탐구 사도행전편에서는 '사도 바오로, 두 번째 선교 여정에 오르다'를 주제로 살펴봤다.(성서와함께/3000원) ▨소년=가톨릭출판사가 마련한 '춘천교구 공소 어린이 초대의 날 행사-춘천 어린이들의 서울나들이 1박 2일'을 특집으로 실었다. '예수님은 누구세요?' 꼭지에서는 △예수님에게 자녀가 있었나요? △예수님은 몸소 생활비를 버셨나요? 등에 관한 궁금증을 풀어줬다. 창작동화 '아빠는 방랑 요리사'와 그림동화 '사자 가족의 저녁만찬'이 눈길을 끈다.(가톨릭출판사/4000원) ▨야곱의 우물=표지 이야기 '소리 없는 세상, 그 길을 걸어요'에서는 서울농학교 박건실 교감과 청각장애 청년을 고용한 홍차카페 티아트 박정동 대표 등 청각장애인과 더불어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교회와 사회 꼭지에서는 지구를 살리는 산림(山林)을 주제로 이동훈(원주교구 남천동본당 주임) 신부 글을 게재했다.(바오로딸/2800원) ▨참 소중한 당신=특집 주제로 '남이 해주기를 바라는 그대로 너희도 해 주어라'를 다루며 인천 장애인복지시설 노틀담복지관 김희순 관장 수녀와 사무국장 이은기씨, 복지관 이용자 학부모 성인숙씨, 이용자 김경숙씨 글을 실었다. 아름다운 사람들 꼭지에서는 생면부지 환자에게 자신의 간을 이식해 준 새터민 배금별씨를 만났다.(사단법인 미션/3000원) 박수정 기자 catherine@pbc.co.kr 이지혜2011.08.02

지은이와 만남-성지순례기「오래된 영혼」펴낸 강금실 전 장관 "가치관 달라도 서로를 인정해야죠" "인생에 놓쳐서 아쉬운 것은 사랑 밖에 없다." 참여정부 초대 법무부장관을 지낸 강금실(에스더, 53) 변호사의 미니홈피 대문글이다. 18대 총선 당시 통합민주당 선대위원장을 마지막으로 정치권에서 물러나 변호사로 복귀한 그가 '이탈리아의 방랑자'가 되어 돌아왔다. 로마와 바티칸, 수비아코, 피렌체, 아시시 등 성지를 누비며 기도하고 생각했다. 그리고 보고 듣고 느낀 것을 담은 성지순례기 「오래된 영혼」을 펴냈다. "신자로서 부담스럽고 조심스러웠어요. 신앙인이라고 하기에는 아직 신앙을 배우는 과정에 있는 학생이니까요. 한 명이라도 누군가가 읽고 공감하면 고마운 일이죠." 그는 법무부장관을 지낸 후 사회적으로 더 비중있는 발언과 행동을 요구받았지만 스스로 바닥을 보는 듯한 한계를 느껴 정치권에서 물러났다. 지상 권력에 회의를 느낀 그는 자연스럽게 예수의 죽음에 마음이 쏠려 2004년 가톨릭 신자가 됐다. 이영애(글로리아) 의원이 대모다. 거대한 정치문화로 둘러싸인 사회에서 갈증을 느낀 강 변호사는 2008년 가톨릭대 생명대학원 문을 두드렸다. 그는 종교와 과학, 생명과 영성, 우주와 문명 등 생명문화 강의를 들으며 한국 정치사회 구조에 갇혀 있던 생각에 날개를 달았다. 인간 내면의 문제와 행위에도 관심을 갖게 됐다. 그리고 대학원 입학은 뜻하지 않게 성지순례라는 선물로 이어졌다. "복 받은 여행이었어요. 신부님들이 쪽집게 과외하듯이 설명해주시고 매일 성지에서 미사도 봉헌했어요." 문화탐방 프로그램으로 열흘간 이탈리아를 다녀온 것이다. 대학원 교수와 학생뿐 아니라 이탈리아에서 체류 중인 신부들도 성지순례 일정을 함께하며 안내와 강론 등을 도맡았다. 강 변호사는 성지 곳곳에서 그리스도의 생생한 숨결을 느꼈다. 그야말로 걷고 기도하며 생각하는 은총의 시간을 보냈다. 미켈란젤로가 바티칸 시스티나 경당에 그린 벽화 '최후의 심판' 앞에선 발길이 멈췄다. 유독 지옥으로 떨어지는 이들에게 눈길이 갔다. "착하게 살라는 경고 메시지처럼 느껴졌어요. 내가 안 떨어진다는 보장도 없고…." 「오래된 영혼」에는 그가 가슴으로 만난 예수 그리스도, 성모 마리아, 베네딕토 성인, 프란치스코 성인 등 오래된 영혼들과 만남을 잔잔히 풀어냈다. 어지러운 사회에서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과 진정한 버림과 헌신, 믿음과 용서에 대해서도 묵상했다. "자신을 배신한 유다를 예수님이 받아들일 수 있었던 건 지혜로운 식견이 있었기 때문이에요. 서로 가치관이 달라도 서로를 인정해야죠. 미우나 고우나 같이 살아야 하잖아요." 강 변호사는 "진정한 버림과 헌신을 이야기하기 전에 서로를 인정하고 분노를 참는 법을 익혀야 한다"며 "올해는 삶에 대한 식견을 넓혀 지혜롭게 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성모 승천 대축일 미사에서 마음에 와닿는 성경구절을 발견했다. "그러나 마리아는 이 모든 일을 마음 속에 간직하고 곰곰이 되새겼다"(루카 2,16)다. "마리아는 미혼모로 아기를 낳은 후 죽임을 당할지 모르는 공포 속에서 불평을 하거나 울부짖을 수도 있었잖아요. 그런데 그는 마음 속에 간직했어요. 사실 하루 전날 무지 화나는 일이 있어 분노를 표출해야지 하고 있었는데…. 깊이 반성하고 새기면서 살라는 뜻으로 받아들였어요. 화를 가라앉히는 계기가 됐죠.(웃음)" 강 변호사는 "미사와 피정, 성경 묵상 등이 많이 부족한 내가 마음을 다스리는데 큰 힘이 되고 있다"면서 "인간 사회에 대한 근원적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서도 예수와 사도들의 이야기에 대해 더 공부할 필요를 느낀다"고 말했다.(웅진지식하우스/1만3000원) 이지혜 기자 bonaism@pbc.co.kr이지혜2011.01.25
[평화화랑] 신성태 서양화전, 이콘연구소 제6기 졸업전 신성태 서양화전과 이콘연구소 제6기 졸업전이 2월 9~15일 서울 명동 평화화랑에서 열린다. 문의 : 02-727-2336~7. ▨신성태 서양화전 희망으로, 40x31.8cm, 2010, 유화. 서양화가 신성태(가타리나, 59, 서울 명일동본당)씨가 정물과 풍경, 성화 등 밝고 따스한 기운을 한아름 담은 유화 20여 점을 선보인다. 신씨는 '저희 손이 하는 일이 잘되게 하소서'(시편 90,17)라는 성경구절을 마음에 새기며 이번 작품들을 그렸다. 본당에서 기도회장을 맡고 있는 그는 붓칠 하나하나에 기도를 담았다. 신씨는 "제 그림을 만나는 분들 모두가 기분 좋은 기운을 얻고 갔으면 좋겠다"면서 "사랑하는 가족과 친지, 그리고 이웃들에게 선물을 주는 마음으로 전시회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1978년 효성여대 응용미술학과를 졸업한 신씨는 2007년과 2009년 제1,2회 개인전을 평화화랑에서 열었다. ▨이콘연구소 제6기 졸업전-영혼의 빛을 따라서 이콘연구소(소장 장긍선 신부) 제6기생들이 3년 과정을 마치고 마련한 졸업전시회다. 최경남(아녜스)씨 등 졸업생 8명은 "힘든 시간을 이겨낸 보람이 있다"면서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마음으로 이콘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졸업전 주제는 '성모의 다양한 모습'이다. '수난의 성모(영원한 도움의 성모)', '비둘기의 성모', '야로슬라브의 성모' 등 비슷한 듯하면서도 제각기 다른 성모 마리아 이콘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다. 졸업생들은 성모 이콘 외에도 그동안 그려온 작품들을 함께 선보인다. 박수정 기자박수정2011.01.25
![[영성의 길 수도의 길]-(41)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cpbc.co.kr/CMS/newspaper/2011/07/rc/383135_1.1_titleImage_1.jpg)
[영성의 길 수도의 길]-(41)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기도하고 일하며 교회와 세상에 그리스도 증거하루 다섯 차례 성당에 모여 하느님 찬미하며 출판 비롯 목공과 금속, 초, 유리화 공예 등 소임. 본당사목과 피정의 집 등 영성지도와 교육도 활발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문장. 촛불 5개는 5대양을, 배는 선교를, 물결 모양 W는 왜관수도원의 영문 첫 글자를 각각 상징한다. 아래 라틴어 글귀는 주지하다시피 '기도하며 일하라(Ora et Labora)'는 베네딕도회 모토다. 문장은 전 세계에 복음을 선포하려는 선교 의지를 함축하고 있다. 온종일 내리던 장맛비가 잠깐 그친 사이 왜관역에 내렸다. 성 베네딕도회 왜관 성 마오로 쁠라치도 수도원(수도원장 이형우 아빠스)으로 가기 위해서였다. 아늑한 읍내를 걸어 수도원에 이르기까지는 채 10분이 걸리지 않는다. 옛 왜관성당을 지나 수도원으로 접어드니 베네딕도회 한국 진출 100주년을 맞아 2009년에 신축한 웅장한 성당과 수도원이 한 눈에 들어온다. '매일의 삶 가운데서 자신을 죽이는' 순교 영성과 자아포기의 삶을 통해 '하느님을 찾는' 수도원은 중정 너머로 성당과 이어져 있다. #기도와 노동이 수도원 일상 수도원 일상은 기도와 노동을 빼놓고는 얘기할 수 없다. 하루 다섯 차례 성당에 모여 공동으로 하느님을 찬미하고, 오전과 오후 두 차례 각자 소임에 따라 일터에서 노동을 한다. 특히 독서기도와 아침기도, 아침 묵상, 미사, 낮기도, 저녁 묵상, 저녁기도, 거룩한 독서(Lectio Divina), 끝기도로 새벽 5시부터 밤 8시까지 이어지는 기도는 수도생활의 정수다. 그 삶은 '기도하고 일하라(Ora et Labora)'라는 베네딕도회 모토에 함축돼 있다. 왜관수도원이 교회, 나아가 사회와 만나는 가장 큰 접점은 역시 분도출판사(사장 선지훈 신부)다. 내년에 설립 50돌을 맞는 분도출판사를 통해 왜관수도원은 국내 성서학 및 신학 저술의 저변을 넓혔다. 그 사이 신간만 960여 종을 내놓았다. 인쇄소에 들어서니 편집 기획부터 시작해 제판과 인쇄, 제본으로 이어지는 일련 과정이 외주 없이 이뤄지는 분도출판사의 저력이 그대로 드러난다. 포켓용에 4ㆍ6판, 4ㆍ6배판 등 크기와 용도가 다양한 새 성경이 막 제본을 끝내고 잉크 냄새를 풍긴다. 각종 신학서적에서 문학서, 일반 단행본, 심지어는 낱장 인쇄물까지 없는 게 없다. 여기서 1년에 찍어내는 책만 해도 100만 부에 이른다. 인쇄소를 안내하던 지석영(베르나르도) 수사는 "하이델베르크사 4색 컬러 인쇄기에서 재단기, 접지기, 사철기, 정합기, 무선철기까지 다 최신식으로 설비를 갖췄다"며 "이처럼 좋은 설비를 갖춘 건 성경을 찍는데 교회에서 최고로 찍어야 한다는 소명의식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수도원 일터로 발걸음을 옮겼다. 인쇄소 곁엔 '분도가구공예사'(대임자 이규단 수사)가 있다. 성당 비품 가운데 최고로 꼽히는 목재 비품을 만드는 그 현장이다. 수도자 2명을 포함해 총 26명이 일하는 삶의 터전이자 수도생활의 연장이다. 톱밥과 함께 자투리 목재가 여기저기 널려있고, 그 사이에 근사한 제대와 독서대, 감실대, 장의자 등이 놓여 있다. 경제논리로만 따진다면 벌써 문을 닫아도 한참 전에 닫았어야 할 공예사다. 하지만 기도하는 집에 필요한 비품을 제작하는 목공소이기에 수도원측은 갖은 정성을 다한다. 목공소를 둘러보다가 성물제작실, 금속공예실로 향했다. 성물 제작실을 맡고 있는 김신규(이냐시오) 수사는 마침 외출했다기에 잠깐 제작실에 들러 수사들을 형상화한 재밌는 토우와 성물을 보다가 곧바로 금속공예실로 향했다. 감실 제작 소임만 10년째인 김정배(이레네오) 수사는 "디자인에 따라 기본 틀을 만들고 거기에 동판을 씌우고 문양을 새기고 완성하는 주문생산과정에는 굉장한 인내가 필요하다"며 "보통 감실 1개 제작에 3~4주 정도 걸리는데 수도생활 영성하고도 잘 맞아 기도 연장선상에서 일한다"고 귀띔한다. 감실뿐 아니라 성작과 성합, 성반, 촛대 등 금속공예실에서 제작한 미사 도구가 공예실 초입 사무실에 전시돼 제각기 아름다운 모습을 드러낸다. #독일식 소시지 '분도햄' 생산 계획 수도회 가운데선 유일하게 20여 년째 유리화(스테인드 글라스)를 제작 중인 유리화공예실에선 김한경(리노)ㆍ조종운(쁠라치도) 수사가 한창 900가지 색유리를 재단하느라 여념이 없다. 중세 때 방식 그대로 유리 재단과 납으로 조립하는 과정을 거쳐 각 성당이 처한 지리적 위치나 빛의 강도를 반영해 주문생산한다. 오는 7월 말 설치를 끝내야 하는 군종교구 공군 천성대성당 유리화 제작에 한창이다. 옛 왜관성당 사제관 1층에 자리한 초공예실에도 들렀다. 이영석(요한) 수사는 한창 밀랍 초를 담금질 중이었다. 석유정제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로 만드는 파라핀(양초)과 달리 토종꿀 생산농가에서 구한 벌집을 녹인 밀랍으로 정제하고 있다. 그래서 밀랍 초는 머리가 아프거나 그을음이 나지 않고 공기정화용으로도 좋아 요즘 성당이나 가정에서 기도할 때 인기품목으로 쓰이고 있다. 순대방에도 잠깐 들렀다. 우리식으로야 순대라고 부르지만, 정확히는 독일식 소시지 생산 현장이다. 왜관수도원 본원 부원장이자 순대방 책임자인 강대봉(알빈) 수사는 수도원 내에서만 먹던 소시지를 '분도햄'이라는 이름으로 조만간 일반에 시판을 계획을 세웠다. 지난 5월 대구대교구 설정 100주년 행사 당시 3시간 만에 1000개가 다 팔릴 정도로 인기를 끈 분도햄은 주된 양념을 독일에서 직수입하되 일반 양념이나 돼지고기는 국내산으로 충당한다. 강 수사는 이참에 '분도식품'도 차려 사업자 등록도 할 구상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왜관수도원은 대구대교구 내 본당사목도 맡고 있고, 툿찡 포교 베네딕도수녀회 대구 수녀원 등 수녀원엔 신부를 파견해 영적 지도를 맡고 있다. 서울ㆍ부산ㆍ요셉ㆍ왜관 피정의 집을 통해 평신도들의 영적 성장에 도움을 주고 있으며, 대구 대명동 가톨릭 신학원, 가톨릭 교리통신교육회, 왜관 순심 남녀 중ㆍ고교를 통해 교육에 종사하고 있다. 사회사업으로는 분도노인마을과 구미 가톨릭 근로자센터를 통해 양로사업 및 노동사목도 하고 있다. 이뿐 아니라 중국 내 북방사도직 활동과 함께 1987년 경기 남양주시 성 요셉수도원 설립, 2001년 미국 뉴튼수도원 인수, 2006년 전남 화순수도원 설립 등을 통해 저변을 넓히며 교회와 사회에 봉사하고 있다. '필요로 하는 곳에 이미 가 있는', 그러나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헌신하는' 그리스도 정신의 실천이었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pbc.co.kr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영성과 역사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은 1884년 6월 29일 설립된 독일 상트 오틸리엔수도원에 기원을 두고 있으며, 지금도 전 세계 베네딕도회 21개 연합회와 5개 자치수도원, 2개 예속수도원 중에서 오틸리엔연합회에 속해 있다.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은 △베네딕토(480~547년께) 성인이 저술한 베네딕토 규칙서를 따르고 △은수자처럼 홀로 살지 않고 공동생활을 하는 '회수도자(會修道者)' 전통에 따라 △하느님을 찾는 삶 자체를 목적으로 하는 △자립수도회라는 네 가지 특징을 갖고 있다. 이와함께 1884년 독일 보이론수도원 안드레아스 암라인(1844~1927년) 신부가 '안으로는 수도자, 밖으로는 선교사'라는 표어를 내걸고 설립한 오틸리엔 연합회 소속 '선교 베네딕도회(Missionsbenediktiner)'다. 즉 베네딕도회적 수도생활과 전체 교회의 선교사명에 협력한다는 두 가지 요소를 기본사명으로 한다. 이같은 설립 정신에 따라 기존 교구 내에 수도원을 세우고 공동생활을 하면서 학교 운영 및 문화예술활동 등을 통해 교구 전체 사목을 돕는다. 특히 기도와 형제애적 사랑 실천으로 하느님을 찾는 이상적 공동체를 형성해 교회와 세상에 그리스도를 증거하는 데 집중한다. 베네딕도회가 한국에 파견된 것은 1909년 12월로, 서울 백동(현 혜화동) 낙산 아래에 수도원을 세웠다. 한국교회사는 이를 국내 첫 남자 수도회 설립으로 기록한다. 1920년 교황청에서 성 베네딕도회에 원산대목구를 위탁하고 대목구장에 보니파시오 사우어 주교아빠스를 임명하자 1927년 덕원으로 수도원을 옮겼다. 이와 함께 1922년 만주 간도지역이 원산대목구 관할로 들어오자 1928년 연길 수도원을 세웠다. 그러나 2차 세계대전 종료와 더불어 중국과 북한이 공산화되면서 수많은 순교자를 냈고,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피란을 온 덕원ㆍ연길수도원 수도자들이 1952년 7월 왜관에 수도원을 세워 오늘에 이르고 있다. 왜관 본원을 비롯해 대구ㆍ부산ㆍ서울분원과 요셉수도원, 화순분원, 뉴튼수도원 등 분원 6곳이 있다. 회원은 지난 2월 현재 145명에 이른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pbc.co.kr ※성소모임 ▲왜관수도원 본원 : 매달 첫째 주 토요일 오후 4시~주일 오후 1시 경북 칠곡군 왜관읍 왜관리 134의1(본원 상원관), ▲서울 분원 : 매달 마지막 주 토요일 오후 6시~주일 오후 1시 서울시 중구 장충동1가 54(서울 장충동 분원) 문의 : 054-970-2342ㆍ010-8353-2323(왜관수도원 본원), 02-2273-6394ㆍ010-9903-4180(서울 분원) cpbc2011.0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