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헌생활의 날] 서울 명동 성바오로딸서원 수녀들을 찾아서](//cpbc.co.kr/CMS/newspaper/2011/01/rc/365260_1.0_titleImage_1.jpg)
[봉헌생활의 날] 서울 명동 성바오로딸서원 수녀들을 찾아서메마른 영혼에게 샘물 권하는 도심의 오아시스 늘 사람들로 북적대는 서울 명동 중심가에 조용한 묵상음악을 듣거나 신앙서적을 뒤적이면서 도심 속 고요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이 있다. 골목골목마다 늘어선 쇼핑몰, 화장품 가게, 옷 가게, 커피숍, 노점상들과는 어울리지 않게 조금은 이질적인 고즈넉함이 묻어나는 곳, 성 바오로딸 명동서원(원장 김인순 수녀, 중구 명동 2가 52-12)이다. 봉헌생활의 날(2월 2일)을 맞아 명동서원을 찾아갔다. 귀를 찌르는 음악소리와 상인들 호객소리로 시끌벅적한 명동 한 복판이지만, 안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투명한 유리문을 열고 들어가면 바깥 소음에 들뜬 기분을 잠시 가라앉혀 주는 고요함과 엄숙함이 흐른다. 나도 모르게 목소리를 낮추고 발걸음을 조심하게 된다. 관상 봉쇄수도원이 속세에서 멀리 떨어진 세상과 완전히 단절된 수도원이라면, 명동서원은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세상 가장 한 가운데 자리 잡은 수도원이라고 할까?성바오로딸 명동서원 김인순 원장 수녀가 손님에게 상본을 골라주고 있다.# '오아시스'처럼 자리 잡은 작은 수도원 "스승 예수님, 우리가 전하려는 매체의 내용을 잘 이해하는 노력을 멈추지 않게 해주소서. 그리고 서원을 찾는 손님의 필요와 영적 상태를 알아보는 초자연적 은총을 허락하시어 그들의 필요에 맞는 매체를 전해줄 수 있게 하소서." 오전 9시 30분. 직장인들 출근행렬이 줄어들 무렵, 명동서원을 지키는 성 바오로딸 수도회 수녀들이 하루를 하느님께 봉헌하는 아침기도를 바친 후 서원 안을 청소하고 보급소에서 새로 들어온 책을 정리하면서 손님맞을 준비에 한창이다. 명동서원은 성바오로딸 수녀들이 '영혼의 양식'이 되는 도서ㆍ음반ㆍ영상물을 보급하는 전국 15개 서원 중 하나다. 그곳은 단순한 서점이 아니다. 서원 안에 흐르는 잔잔한 묵상음악은 정신없이 앞만 보고 달려가는 사람들을 붙잡고 하느님 쉼터로 초대하는 듯하다. 마침 경건한 묵상성가가 깔리고 있어 작은 수도원에라도 온 느낌이다. 엄청나게 시끄러운 소리도, 바쁘게 서두르는 사람도 없다. 그리고 편안하다. 오전 10시. 개점시간 전인데 전화벨이 울리기 시작한다. 서원을 방문하기 전에 미리 구입하고 싶은 책의 재고가 있는지 문의하거나, 가까운 곳에 바오로서원이 없어 전화로 필요한 책을 주문하는 것이다. 요즘은 오프라인 서원에서 판매하는 것 보다 온라인(www.pauline.or.kr) 판매량이 많지만 여전히 읽고 싶은 책은 직접 서점에 가서 보고 골라야 하는 '오프라인 독자'도 적지 않다. 그 사이에 첫 손님이 유리문을 밀고 들어온다. 볼일을 보러 아침 일찍 지방에서 올라온 한 수녀가 필요한 영성서적을 몇 권 구입하러 들른 것이다. 서원 1층과 2층 매장에는 서적 3587종, 음반(카세트, CD) 309종, 영상물(DVD, 비디오) 414종을 비롯해 상본, 성물, 등 총 9754종이 구비돼 있다. 오전의 명동 거리는 한산하다. 유난히 날씨가 추워서 그런지 서원을 찾는 손님도 그리 많지 않은 편이다. 불과 2~3주 전 성탄 선물을 사러온 손님들로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던 것에 비하면 훨씬 한가한 편이다. 요즘은 방학 때 자녀들이 읽을 책이나 새해를 맞아 '탁상용 말씀 달력', '말씀과 함께'(2011년) 수첩을 사러 나왔다며 드문드문 손님들이 찾아온다. "수녀님, 초등학교 5학년 아이나 사춘기 청소년들이 읽을 만한 책 좀 추천해 주세요." "만화로 보는 성인 이야기나 그림이 있는 성경은 어떨까요?" "사춘기 아이에게는 이 책이 좋을 것 같네요." 김인순 원장 수녀는 "우리가 만든 책을 통해 신앙을 찾거나 오랜 냉담을 푸는 이들도 많다"고 말했다. "저희가 추천한 책을 읽고 자녀들이 달라졌다는 엄마들 이야기를 들을 때, 저희 책을 통해 성소를 찾았다며 사제품을 받고 인사하러 오는 신부님들을 만날 때 사명감이나 보람 같은 걸 느끼지요." 점심때가 가까워 오자 손님들이 점점 많아졌다. 하루 중 손님이 가장 많을 때가 점심시간과 퇴근시간 무렵이라고 한다. 점심 약속이 있어 명동에 나온 길에 서원에 들르거나 인근 직장인들이 책을 구입하러 오기 때문이라고. 또 요즘처럼 날씨가 매서운 날엔 추위를 피할 수 있는 약속 장소로 인기가 높다. 손님이 줄어든 때를 틈 타 수녀들도 점심식사를 하러 자리를 비운다. 하지만 점심시간이라고 서원 문을 닫을 수는 없다. 명동서원의 경우 모든 수녀들이 동시에 점심을 먹으러 가지 않고 2교대로 식사를 한다.# 서점에서 삶의 길을 찾다 노점상이 몰려나오는 오후 3~4시부터 명동거리가 분주해지기 시작한다. 추운 날씨에도 거리는 젊은이들로 가득하다. 많은 이들이 이리저리 거리와 상점을 구경하고 쇼핑을 즐기며 바쁘게 지나가고 있다. 하지만 바쁘게 걸어가는 이들을 보면 너무 앞만 보고 간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이 많은 사람들이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간혹 삶의 길을 잃은 사람들이 길을 물으러 서원에 찾아온다. 수녀들은 그들에게 인생의 나침반 같은 책을 권하면서 기꺼이 훌륭한 길잡이가 돼준다. 때로는 서원이 상처 입은 영혼의 휴식처가 되기도 한다. 긴 여정에 지친 순례자와 길 잃은 여행자들에게 편안한 쉼터를 제공하는 수도원 같다. 어딘지 모르게 얼굴에 수심이 가득해 보이는 여성이 들어오더니 쇼윈도우 앞 의자에 앉아 기도와 묵상에 잠긴다. 잠시 후 원장 수녀가 옆에 앉아 몇 마디 위로의 말을 건넨다. 그 여성은 원장 수녀와 몇 분간 대화를 나누다 종이에 기도지향을 적어 '기도우체통'에 넣고는 다시 문밖을 나선다. 원장 수녀는 "기도우체통에 담긴 사연을 보면 얼마나 많은 이들이 홀로 아파 몸부림치며 고통 속에 절망하는지 모른다"며 "사람들은 자신의 말에 귀를 기울여 주는 것만으로도 위로를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명동은 서울에서, 아니 전국에서 땅값이 가장 비싼 곳이다. 3.3㎡(1평)당 1~2억원이 넘는다. 이런 곳에 성바오로딸 서원이 존재할 수 있었던 것은 땅값이 지금처럼 오르기 훨씬 전인 1962년에 명동성당과 가깝다는 이유만으로 덥석 자리를 잡은 덕분이다. 수녀들은 비싼 값을 쳐 줄테니 건물을 팔라는 주위 유혹에도 타협하지 않는다. 젊은이 거리인 명동은 선교의 최전방 기지와도 같기 때문이다. 50~60㎡ 남짓한 좁은 서원에서 이뤄지는 바오로딸 수녀들의 일상은 저녁 8시 문을 닫을 때까지 쉴 틈이 없다. 가장 세속화된 명동거리 한 가운데 존재하는 만큼 세속의 유혹에 물들기도 쉽다. 손님들 상처를 달래주려다 자신이 더 큰 마음의 상처를 입기도 한다. 잠시도 매장을 비울 수 없는 수녀들이 관상 수녀들처럼 매일 정해진 시간에 기도를 봉헌하며 영성을 갈고 닦기는 쉽지 않다. 대신 매일 아침, 저녁기도와 성체조배, 하루 세 번 양심성찰, 공동생활을 하는 동료 수녀들과 나눔을 통해 활동과 관상의 조화를 이루려고 노력한다. 메마른 영혼에게 샘물 같은 책을 권하면서 함께 기도해 주는 것이 성바오로딸 수녀들이 살아가는 봉헌생활의 한 양식이다. 서영호 기자 amotu@pbc.co.krcpbc2011.01.25
![[낮은 데로 임하소서] 서울 '요한의 집' 김봉현씨](//cpbc.co.kr/CMS/newspaper/2010/12/rc/360845_1.0_titleImage_1.jpg)
[낮은 데로 임하소서] 서울 '요한의 집' 김봉현씨"이웃 위한 삶, 제겐 행복한 삶입니다" 흔히들 주름을 나잇살이라고 한다. 주름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인고의 세월을 거쳐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 사람이 지닌 삶의 무게가 만들어낸 주름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깨닫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주름의 아름다움은 내면 깊숙한 곳에 자리 잡고 있어서 우리네 눈으로 쉽사리 알아보기 어렵기 때문이리라. 서울 은평구 역촌1동 '요한의 집'에서 만난 김봉현(요한 사도, 79, 서울 역촌동본당) 원장 얼굴에 굽게 팬 주름에서 평생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봉사하며 살아온 그의 삶이 잔잔히 묻어났다."하루에 한쪽씩은 꼭 읽어야 해요." 김봉현 원장이 지하실에 만들어 놓은 그럴듯한 도서실. 김 원장이 직접 발로 뛰며 모은 도서가 약 3000권에 이른다., 요한의 집 아이들은 이곳에서 책을 읽으며 꿈을 키운다.# 주님 뜻을 따라 시작한 봉사 "정말이지 제가 남들보다 착해서, 잘나서 시작한 일이 아니었어요. 주님께서 부족한 부분은 늘 채워주시니까 감히 제가 용기를 낼 수 있었던 거죠." 지난 20여 년간 줄곧 부모가 없는 아이들의 부모로 올곧이 살아온 김 원장은 그간 자신이 살아온 삶을 통틀어 '주님의 뜻'이라고 설명했다. 확신에 찬 목소리였다. 고향인 전남 고흥군 외동읍 녹동초등학교에서 교편을 잡던 그가 1970년대 중반 봉사에 발을 들여놓은 것은 파현우(수원교구 원로사목자) 신부를 만나면서부터다. "당시 아내(박처성 마르가리타, 2006년 선종)와 본당 일을 하면서 지켜본 파 신부님의 모습 속에서 진정으로 사랑을 베푸는 것이 어떤 것인지 깨닫게 됐어요." 거리에 버려진 행려인의 시신을 수습해 질 좋은 광목으로 염습을 하던 파 신부에게 감명받은 부부는 생활 속에서 조금씩 봉사를 실천하기 시작했다. 교직에서 물러나 아내와 함께 소매상을 운영하던 김 원장은 매대 한 켠에 자그마한 상자를 올려놓고, 가게에 오는 걸인들을 위해 지폐를 쌓아 놓았다. "점원들이 '사장님이 미쳤다'고 말할 정도였어요. 하지만 이상하게 아깝지 않더라고요. 게다가 아내는 돈을 더 갖다 놓으라며 저를 응원(?)했으니 말 다했죠. 하하~" 1980년대 초 이들 부부에게 인생의 전환점이 찾아왔다. 서울에서 함께 어려운 이웃을 위한 공동체를 운영해보자는 파 신부의 제안을 받아들인 것. 그 길로 고향 집과 재산을 정리하고, 연고도 없는 서울로 무작정 상경했다.# 데레사의 집 '아버지'로, 행려인들의 '밥집 아저씨'로 1987년 서울 은평구에 있는 '데레사의 집' 운영을 맡아 아이들의 부모로, 형제자매로, 친구로 살기 시작했다. 부모에게 버림받은 초중고생 20명과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는 지체장애인 6명. 이들이 김 원장 부부의 첫 가족이었다. 몸은 고되지만 보람됐다. 주님께서 이런 김 원장의 마음을 읽으신 것일까, 김 원장에게 더 많은 일거리를 내려주시기 시작했다. "1991년 과수원을 운영하던 후원자가 보내준 귤 상자를 들고 무작정 서울역으로 향했어요. 갔더니 행려인들이 '웬 과일이냐, 우리한테 필요한 건 밥'이라며 소리치더라고요. 이들에게 따뜻한 밥 한 끼가 얼마나 절실한지 몸소 체험할 수 있었죠." 그 길로 김 원장 부부는 집 마당에 큰 솥을 걸고 밥과 국, 반찬 700인분을 준비해 매주 서울역 지하도로 나르기 시작했다. 그간 음식을 실어 나르던 차량이 승용차에서 승합차로, 다시 화물차로 바뀌었고, 노부부의 주름도 더 깊고 굵어졌다. 김 원장의 노력과 후원자들이 보내주는 정성으로 만들어낸 기적이었다. "15년간 무료급식을 하면서 오히려 제가 배운 게 많았어요. 우리에게 '고맙다'고 미소 지어주는 행려인 덕에 행복했거든요." 하지만 2006년 아내 박씨가 세상을 떠나면서 무료급식을 중단해야 했다. 1991년 데레사의 집 운영을 다른 수도회에 맡기고, 새롭게 설립한 청소년 복지시설 '요한의 집'에 머무는 9명의 아이를 돌볼 일손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김 원장은 "아내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데, 언제나 부족한 것 같아 큰일"이라며 계면쩍게 웃어 보였다.# 사랑이 꽃피는 요한의 집 요한의 집에는 그 흔한 명패도 없다. 여느 가정집같이 평범하고, 소박한 보금자리다. "아이들이 이곳을 일반 가정과 똑같이 생각하게 하려고 명패를 붙이지 않았어요. 부모에게 버림받고, 공동체에서 자란다는 이유로 아이들이 상처받지 않고, 손가락질 받지 않도록 보호해주는 것이 제 의무이자 사명이죠." 그간 요한의 집을 거쳐 사회로 나간 아이들은 35명에 이른다. 이 중에서 15명은 결혼에 골인해 각자 새로운 보금자리에서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 "아이들이 바르게 성장해 제 짝을 만나 결혼하는 것만큼 보람 있을 때가 없어요. 명절 때 아이들이 이곳에 찾아오면 참 행복합니다." 김 원장은 교편을 잡았던 실력을 발휘해 아이들 독서지도에서부터 숙제까지 모두 도맡아 챙긴다. 행여 아이들이 학원에 다니는 다른 친구들에 비해 부족함이 없도록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집 한 쪽에 놓인 '공부 방법'에 관한 신문기사 스크랩 묶음과 학습지도 일지 등이 김 원장의 노력을 고스란히 말해주고 있었다. 게다가 얼마 전부터 김 원장의 친자녀 5남매 중 2명이 이곳에서 같이 아이들을 돌보고 있어 보람이 배로 늘었다. "제 친자식들에게는 소홀했던 것 같아 미안할 때도 있지만 다행히 자식들이 잘 이해해줬어요. 자식들도 부모의 봉사가 하느님이 우리 가족에게 주신 사명이었다는 것을 받아 들여줘서 고마운 마음뿐입니다." 인터뷰를 마치고 환히 웃는 김 원장의 배웅을 받으면서 한 성경구절이 계속 떠올랐다. '너희가 여기 있는 형제 중에 가장 보잘것없는 사람 하나에게 해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준 것이다'(마태 23,40). 이서연 기자 kitty@pbc.co.kr이서연2010.12.14
![[성경 속 상징]16- 포도주](//cpbc.co.kr/CMS/newspaper/2008/09/rc/263988_1.1_titleImage_1.jpg)
[성경 속 상징]16- 포도주생명의 액체이자 희생과 진실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문화홍보국장)고혈압과 심장병 예방에 좋다는 의학적 보고가 보도되면서 인기를 끌고있는 붉은색 포도주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도 매우 인기 있다. 국내 전체 포도주 소비의 90%가 붉은색 포도주라고 한다. 옛날 유다인들은 "와인은 약(藥) 중에서 으뜸가는 약"이라고 했다. "와인이 부족한 곳이라야 약품이 필요하다"는 속담도 있다. 그러나 와인이 심장질환의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해도 과도하게 마시면 그것은 바로 독이 돼 우리의 건강을 송두리째 망치게 된다. 물론 이 말은 와인에만 국한되는 말이 아니고 모든 술에 해당된다. "술은 적당히 가끔 마셔야 약이 된다"는 것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귀담아 들어야 하는 금언이다. 고대 근동에서는 물이 귀해 포도주는 사치품이기보다는 필수품이었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포도주도 신과 연관되어 나타난다. 포도주는 생명의 액체이며, 희생과 진실과 활력을 상징한다. 성경에는 포도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포도는 포도나무, 포도원, 포도주, 건포도, 포도즙 등 다양한 표현으로 등장하는 귀중한 식물이다. 특히 이스라엘 사람들은 포도를 평화와 축복 그리고 풍요와 다산의 상징으로 사용했다. 구약 성경에서 젖과 꿀이 흐르는 축복의 땅(가나안)을 포도에 비유하기도 했다. 또한 포도는 가나안 땅에서 밀과 보리, 무화과와 석류, 올리브 나무와 대추야자와 함께 축복받은 7가지 식물 중 하나였다(신명 8,7-10). 포도는 하느님 자비의 상징이기도 하다. 그래서 포도를 수확할 때 약간을 남겨놓고 바닥에 떨어진 포도는 줍지 않았다. 가지에 남은 포도와 땅에 떨어진 포도는 가난한 사람들 몫이었다(레위 19,10). 신약에서 하느님은 '포도원의 주인'이라 하고, 예수님은 '포도원의 참 포도나무'라고 표현한다. 예수님은 제자들과 친밀한 관계를 포도나무와 가지에 비유하기도 했다(요한 15,1-3 참조). 포도의 가장 큰 상징은 우리 죄를 속죄하시려고 예수님이 흘리신 피가 포도주로 표현됐다는 것이다. 예수님이 제자들과 함께 행한 최후 만찬에서 포도주는 언약의 피로 상징됐다(마태 26, 26-28). 포도주는 많은 상징적 의미를 갖고 있지만, 성찬 전례에서의 포도주는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미사 중에 거행되는 성체성사를 통해 새로운 계약을 맺기 위해 흘리시는 그리스도의 피에 대한 성사적 표지이다(마태 26, 27-29). 포도주에 소량의 물을 섞는 것은 유대인이나 그리스인이나 로마인들이 포도주 농도를 낮게 하거나 맛이 더 나도록 물을 섞어 마신 데서 유래한다(2마카 15,39). 그래서 예수님 시대에는 신 포도주에 물을 타서 노동자의 음료수로 마셨다. 로마병사가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께 드린 신 포도주는 당시 노동자들이 마시던 음료였던 것이다. 오늘날에도 미사주는 포도주를 사용하고 있으니 그리스도교 신자들에게 포도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 미사 중 포도주에 물을 조금 섞는 것은 인간과 예수 그리스도와 일치를 뜻한다. 또한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의 신성과 인성의 일치뿐만 아니라, 인간이 하느님의 본성에 참여함을 의미하기도 한다(2베드 1,4), 전례 규정에 따르면 미사 때 사용되는 포도주는 다른 것이 섞이지 않은 순 포도주여야 한다. 조은일2008.09.02
![[사람들]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진문도 신부 금경축 맞아](//cpbc.co.kr/CMS/newspaper/2010/08/rc/347966_1.0_titleImage_1.jpg)
[사람들]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진문도 신부 금경축 맞아 50년 말씀 봉사자로서 소명에 깊은 감사... 왜관수도원 수련장만 세 차례 역임하며 수도자들 길러내... 요즘도 잡지 편집장 등으로 저술과 강의 활동에 주력 요제프 W. 팀프테 신부가 22일 왜관수도원 대성전에서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주한 교황대사 오스발도 파딜랴 대주교를 통해 보내온 교황강복장을 이형우 아빠스에게 전해받고 수도공동체에 보여주고 있다. 사진제공=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48년간 한국에서 '말씀 봉사자'로 산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요제프 빌헬름 팀프테(Joseph Wilhelm Timpte, 토마스 모어, 한국명 진문도) 신부가 20일 사제수품 50주년 금경축을 맞았다. 1933년 독일 오베르하우젠 오스테르펠트 태생으로 1953년 독일 쾨닉스뮌스터수도원에 입회, 1957년 종신서원을 하고 1960년 8월 20일 사제품을 받은 지 올해로 50돌을 맞은 것.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은 20일 화순분원 성당, 22일 왜관수도원 대성전에서 각각 진 신부 금경축 기념미사를 봉헌하고 전 공동체의 축하를 전했다. 화순분원에서 봉헌된 미사와 축하행사엔 김희중(광주대교구장) 대주교를 비롯해 윤공희ㆍ최창무(전 광주대교구장) 대주교 등 주교단과 광주대교구 사제단이, 왜관수도원에서 봉헌된 미사와 축하식엔 이형우(왜관수도원장)ㆍ오도 하스(Odo Haas, 전 왜관수도원장) 아빠스 등이 함께했다. 진 신부는 금경축 축하행사에서 전해지는 주위 상찬에 "솔직한 심경은 도망가고 싶은 마음뿐"이라며 침묵과 은둔의 삶을 살아가는 수도자로서 겸양을 보였다. 또 "사제라는 직분은 그리스도의 모습을 보여주는 역할을 한다고 하는데, 저의 경우는 말씀을 통해 용기와 평화를 주는 말씀 봉사자였다"며 "말씀 봉사자의 길로 저를 불러주신 하느님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소회를 전했다. 평생을 성경, 특히 시편과 수도생활 전반, 교회사 강의와 피정 지도에 힘쓴 진 신부는 "복음서를 통해 보여지는 예수님 생애는 하나의 노래라고 하는데 저는 예수님처럼 아름답게 노래를 부르지는 못했지만 그 어설픈 노래에서 사람들이 예수님 목소리를 듣는 걸 보면 놀랍고 기쁘기 그지 없다"고 말하며, 말씀 봉사자로서 산것에 큰 보람을 느낀다고 술회했다. "부모가 자식에게 너무 잘해주면 흔히 자식이 버릇이 없다고 하는데, 저 또한 하느님께서 너무 잘해주셔서 버릇도 없고 미숙하기만 합니다. 그래서 (더 성숙하기 위해) 오래 살고 싶고(웃음), 다른 한편으로는 저에게 그처럼 잘해주시는 하느님께 빨리 가고 싶은 마음도 간절합니다.(또 웃음)" 진 신부는 1962년 한국에 입국, 1965년 로마 성 안셀모대학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고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수련장을 세 차례나 역임하며 수도자 양성에 심혈을 기울였다. 1980년대엔 대구가톨릭신학원장으로 있으면서 많은 후학을 길러내기도 했다. 1963년 7월부터 3년 6개월간 왜관ㆍ구미ㆍ상주 서문동본당 주임을 지냈으며, 2008년 1월부터 2년간 화순분원장을 역임했다. 현재 한국 베네딕도회 수도자모임이 1년에 한 번씩 펴내는 잡지 「코이노니아」 편집장을 맡고 있으면서 저술과 피정 강의에 몰두하고 있다. 수도회에서 '전형적 독일인'으로 기억될 만큼 반듯한 삶을 산 진 신부는 "하느님께서는 하느님께 대한 사랑을 이웃 사랑과 묶어 주셨는데 그것이 우리 활동의 기초"라며 "앞으로도 감사하는 마음으로 여생을 하느님께 대한 사랑과 이웃 사랑의 삶을 살겠다"고 다짐했다. 화순분원장 허성석(로무알도) 신부는 강론을 통해 "신부님의 쉽지만은 않았던 오랜 여정, 시련과 고통, 기쁨과 슬픔 등 온갖 역경의 세월에서 우리는 하느님의 역사하심과 성령의 이끄심을 보게 된다"며 "수도자로서, 또 사제로서 그의 한결같은 현존 자체가 뜻깊고 고귀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pbc.co.kr오세택2010.08.24
![[문화 인터뷰]18년 만에 「이콘ㆍ신비의 미」 개정신판 펴낸 장긍선 신부](//cpbc.co.kr/CMS/newspaper/2010/02/rc/327130_1.0_titleImage_1.jpg)
[문화 인터뷰]18년 만에 「이콘ㆍ신비의 미」 개정신판 펴낸 장긍선 신부 이콘은 신앙인의 영적 길잡이... 2000년간 교회가 간직해온 영성적 보화 '이콘(ICON)' 미학을 집약한 「이콘ㆍ신비의 미」 개정 신판이 무려 18년 만에 출간됐다. 편저자는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 본부장 장긍선 신부로, 원래는 1992년 12월 가톨릭대 대학원 졸업논문을 책으로 냈던 것을 이번에 재차 집필한 것. 개정 신판을 내기까지 1997년부터 4년 6개월간 러시아로 유학을 떠나 모스크바총대주교청 직할 상트페테르부르크 신학교 이콘 교사 양성과정을 밟으며 디플롬을 받을 정도로 혼신을 기울였다. 개정 신판에는 러시아 유학을 통해 체득한 이콘 제작 테크닉과 옛 이콘 복원술, 이콘 미학 및 이론 전반, 자료 및 사진, 정교회 전례 등이 다 녹아있다. 이를 통해 성모에 관한 다양한 성화의 주제별 분류를 명확히 하고, 성모와 축일, 기적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보완했으며, 정교회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자 정교회 성당 내부와 성화 배치, 전례 등에 관한 자료를 덧보탰다. 특히 주제별 분류를 통해 예수 그리스도 시대 이콘을 비롯해 성모 마리아 이콘, 성당 내부 이콘 배치, 성인들 이콘 등을 두루 살폈다. 이를 위해 그리스 출신 이콘 전문가인 한국정교회 2대 교구장 암브로시오스 아리스토텔리스 조그라포스 대주교와 동방교회 전례 및 이콘 전공자인 일본 요코하마교구 후루야 이사오 신부 감수를 거쳤다. 2000년 귀국해 교구 특수사목을 하면서도 2003년 이콘연구소를 개설해 이콘작가 양성에 몰두해온 장 신부는 아직도 이콘에 대한 교회 인식이 낮은데 대해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콘은 단순한 성화가 아닙니다. 우리를 영적으로 이끌어주는 길잡이입니다. 우리 교회에선 이콘을 가톨릭교회와 무관한 동방교회 미술로만 인식하는데, 이콘은 정교회만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11세기 동ㆍ서방교회 분열 이전 하나였던 교회에서 공유했던 성화로, 동방교회가 고집스럽게 옛 전통을 지킨 반면 서방교회는 각 시대 흐름에 따라 세속적으로 친밀감을 느끼도록 표현에 융통성을 보였을 뿐입니다. 그래서 최근 전 세계적으로 영적 보화를 다시금 찾고자 이콘 재발견과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게 된 것입니다." 장 신부는 "이콘은 옛 형태를 그대로 '베끼는' 단순한 작업이 아니다"며 "따라서 무조건 창의성이 없다고 매도해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또 "우리가 이콘을 연구하고 그리는 것은 남의 것을 답습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잊고 있던 초기 교회 성화 전통을 다시금 되찾기 위해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리스 말로 모상, 형상이라는 뜻을 담고 있는 이콘의 실체는 성경과 신앙, 전례, 교리이며 그 내용을 눈으로 볼 수 있도록 가시화시킨 것"이라며 "이콘을 제대로 감상하고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그 안에 담긴 영성과 상징성을 먼저 보고 성경과 교리 내용을 이해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장 신부는 이 책에 이어 러시아 유학 당시, 또 그간 러시아에 다녀오며 수집한 각종 자료와 사진을 기반으로 이콘 역사와 제작에 대한 내용을 정리한 일종의 이콘 교과서를 펴낼 계획이다. 또 모스크바총대주교청에서 나온 얇은 「러시아정교회 용어사전」을 기초로 우리말 러시아 정교회 용어 사전도 펴낼 구상도 갖고 있다.(기쁜소식/4만 원) 오세택 기자 sebastiano@pbc.co.kr오세택2010.02.23
![[사목일기] 제 미래를 볼 수 있으신가요?](//cpbc.co.kr/CMS/newspaper/2010/06/rc/340088_1.1_titleImage_1.jpg)
[사목일기] 제 미래를 볼 수 있으신가요?홍석정 신부(의정부교구 청소년사목 7,8지구 전담)어느 날 미사가 끝나고 사제관으로 들어가려는데 고3 남학생이 조용히 다가오더니 눈을 아래로 깔며 나직히 말했다. "신부님, 드릴 말씀이 있는데요…." '이 녀석이 무슨 비밀이 있는 게로구나'하고 생각하며 센스있게 조용한 곳으로 데리고 갔다. "그래, 무슨 일이니?" 그 친구는 잠시 머뭇거리다 "성경에 보니 예언자들은 미래도 예언하고 그러던데 신부님도 제 미래를 볼 수 있으신가요?" '응? 이걸 어떻게 대답해야 하나?'하고 고민하며 그 친구 눈빛을 보니 상당히 불안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들어보니 대략 다음과 같은 내용이었다. 얼마 전에 치른 중간고사를 망친 탓에 맞벌이하는 부모님을 볼 면목이 없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부모님 몰래 사귀던 여자친구와도 헤어지게 됐다는 것. 게다가 여자친구의 일방적 이별 통보 이유인즉슨, 어떤 대학생과 사귀게 됐기 때문이라는 것. 그래서 정말 살고 싶지도 않다는 고민이었다. 어느 것에 초점을 맞춰 상담을 해줘야 할지 고민이 됐다. 부모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채 시험을 망친 것? 부모님 몰래 여자친구를 만난 것에 대한 죄책감? 여자친구에게 버림받은 배신감과 허전함? 어른 시각으로는 찬물에 세수 한 번하고 다시 열심히 공부하면 해결될 수 있을 정도의 가벼운 사안일지 모르지만 청소년에게는 전혀 다른 문제다. 청소년은 그만큼 나약하고, 여차하면 바람직하지 못한 방향으로 진로가 바뀔 가능성도 크다. 나는 "너 지금 많이 힘들지?"하고 물었다. 녀석은 다시 고개를 떨어뜨리더니 "신부님… 저, 정말… 죽고 싶어요. 저 같은 건 태어나지 말았어야 했어요"하며 꺼이꺼이 울었다. 그 친구는 1시간 이상 속마음을 털어놓다 마음이 좀 풀렸는지 또 물어봤다. "신부님, 전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허참… 이 녀석, 내가 무슨 도사님쯤으로 보이나. 하지만 한 마디 정도는 해주는 게 좋을 것 같았다. "다른 사람에게 관찰당하지 말고, 세상을 바라보는 사람이 돼봐. 이 세상도 그리고 미래도 다 네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말이야." 그리고 문득 어느 소설에서 읽은 구절이 생각났다. "네가 곧 만나게 될 미래의 세계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느껴지지 않니?" 이 감수성 예민한 녀석은 뭔가 새로운 희망을 찾았는지 "다음에 힘들 때도 또 신부님 찾아와도 돼요?"하고 묻는다. 난 물론 그러라고 했고, 그 이후로 그 친구는 다시 날 따로 찾지는 않았지만 가끔 성당에서 마주치면 환하게 웃는 모습 정도는 보여줬다. 조은일2010.06.15
안동교구, 2년 과정 신앙대학 제1회 개강신자들 위한 체계적 배움마당 마련안동교구 신앙대학 입학미사에서 권혁주 주교가 강론하고 있다. 사진제공=안동교구 안동교구는 3일 신앙대학을 개설, 안동가톨릭회관에서 교구장 권혁주 주교 주례로 개강미사를 봉헌했다. 교구 차원에서는 처음으로 개설된 신앙대학은 신학 전반에 관한 교육을 받을 기회가 드물었던 교구 신자들을 위한 체계적 배움의 장이다. 총 2년 과정인 신앙대학은 구약성경 입문을 시작으로 성사론, 그리스도론, 교회사, 선교신학, 전례신학, 교회론 등 10개 과목으로 이뤄져 있다. 한 학기 16주 과정으로 매주 수요일에 실시되며, 강의는 이춘우ㆍ정희완ㆍ신대원 신부 등 교구 사제들이 맡는다. 권 주교는 개강미사 강론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것은 영원한 생명을 얻는 우리 신앙의 목표"라면서 "우리는 '너희는 너희가 무엇을 청하는지도 알지 못한다'(마태 20,22)는 예수님 말씀을 되새겨 봐야 한다"고 말했다. 교구 사목국장 안상기 신부는 "신앙대학을 통해 주님께는 영광이 되고, 교회에는 기쁨이 되며, 개인적으로는 영적 성숙을 통한 신앙의 기쁨을 체험해 아름답게 살아가는 삶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신앙대학에는 현재 34명이 수강하고 있다. 교육 과정 이수자들은 교리 교육 봉사나 본당공동체 활동 등 다양한 직분에서 활발한 봉사와 선교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힘 기자 이힘2010.03.09
![[성경 속 상징]34- 잠(수면)- 영적이고 육체적 건강의 증거](//cpbc.co.kr/CMS/newspaper/2009/02/rc/281992_1.2_titleImage_1.jpg)
[성경 속 상징]34- 잠(수면)- 영적이고 육체적 건강의 증거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문화홍보국장) 인류 역사를 살펴보면 꿈속에서 문제 해결 방법을 찾은 경우가 흔치않게 있다. 원소주기율표를 만든 러시아 과학자 드미트리 멘델레예프도 그런 경우라고 한다. 어느 날 꿈 속에서 원소들이 공중에서 떨어지면서 자기 자리를 잡아가는 것을 보고 영감을 얻었다는 것이다. 불후의 팝 명곡이라 불리는 비틀즈의 '예스터데이'는 5분 만에 작곡된 곡이라고 해서 더 유명하다. 그런데 이 곡은 폴 메카트니가 꿈 속에서 들었던 선율이라고 한다. 고민거리나 여러 가지 문제가 있을 때 쉽게 잠들지 못하고 뒤척이곤 한다. 그러나 연구 결과를 보면, 잠을 푹 자는 것이 문제해결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숙면을 취하는 동안 기억이 정리되고 영구화되는 과정을 통해 문제해결에 새로운 통찰력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라는 것이 과학적으로 밝혀졌다. 잠을 통해 뇌와 신체의 모든 기능을 멈추고 쉬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 왔지만 실제로는 우리가 잠을 자고 있는 사이에도 뇌는 끊임없이 무언가를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이처럼 인간의 잠과 꿈은 무척 신비한 요소를 지니고 있다. 성경에는 잠에 관한 이야기가 자주 나온다. 창세기에서 잠은 하느님께서 시작하신 것이라고 묘사한다. "그래서 주 하느님께서는 사람 위로 깊은 잠이 쏟아지게 하시어 그를 잠들게 하신 다음, 그의 갈빗대 하나를 빼내시고 그 자리를 살로 메우셨다"(창세 2,21). 잠은 꿈과 환시를 경험하게 한다. 성경에는 야곱이나 요셉, 그리고 다니엘 예언자, 베드로 사도 등 꿈을 꾸거나 환시를 봤던 인물이 많다. 아브람의 손자 야곱은 그의 쌍둥이 형인 에사우의 보복을 피해 도망가던 도중에 베텔에서 밤을 지내게 됐다. 야곱은 이곳에서 꿈에 하느님을 뵙고 축복을 받았다(창세 28,10-19). 야곱의 아들 요셉은 자신이 꾼 꿈을 형들에게 말했는데 그 때문에 형들은 그를 더 미워하게 되고, 이집트로 팔려가게 된다(창세 37장). 이집트에서 요셉은 억울하게 감옥살이를 하는 동안 꿈풀이를 하게 됐다. 제빵 시종장의 경우처럼 모든 꿈들이 길몽은 아니다(창세 40,16-23). 열 처녀 비유처럼 잠이 들었다가 신랑을 맞이하지 못하게 되기도 한다(마태 25,1-13). 긴 설교 중에 창문에서 떨어져 죽기도 했다(사도 20,9). 지나치게 오래 자는 것은 게으른 습관으로 가난을 불러올 수가 있다. "게으르면 깊은 잠에만 빠지고 나태하면 배를 곯는다"(잠언 19,15). 사악한 자들은 악을 저지르지 않고는 잠들지 못하고 남을 쓰러트리지 않으면 잠을 설친다(잠언 4,16). 이처럼 성경에서 잠은 부정적인 경우가 많다. 한편 깊은 잠은 의인들에게는 달콤한 것이다. 의인들은 "이스라엘을 지키시는 분께서는 졸지도 않으시고 잠들지도 않으신다"(시편 212,4)는 사실을 알기에 평화롭게 수면을 취할 수 있었다. 신약에서 예수님께서 풍랑을 가라앉히시는 장면이 나온다(마태 8,23-27). 심한 풍랑 가운데서도 배 안에서 예수님께서 잠드신 것은 하느님의 돌보심을 신뢰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잠은 일반적으로 영적이고 육체적 건강의 한 증거이다. "주님, 당신만이 저를 평안히 살게 하시니 저는 평화로이 자리에 누워 잠이 듭니다"(시편 4,9). 성경은 또한 수면을 의인들 죽음을 위한 하나의 비유로 사용했다. 잠은 악의 유혹과 동일시 되기도 한다. 예수님께서 겟세마니 동산에서 기도하시며 고통을 겪으시는데 제자들은 잠에 빠져있었다. 예수님께서는 자고 있는 베드로에게 "시몬아, 자고 있느냐? 한 시간도 깨어 있을 수 없더란 말이냐?"(마태 26,36-46) 라고 꾸짖으신다. '잠자는 사람은 꿈을 꾸지만 깨어있는 사람은 꿈을 이룬다'는 격언이 있다. 우리 모두가 꿈을 이루는 희망찬 2009년이 되길 바란다.cpbc2009.02.03
![[아시아 가톨릭 평신도대회] 강연요약 - 용감한 신앙의 증인들](//cpbc.co.kr/CMS/newspaper/2010/09/rc/351627_1.0_titleImage_1.jpg)
[아시아 가톨릭 평신도대회] 강연요약 - 용감한 신앙의 증인들곳곳서 종교 탄압, 그래도 희망은 있다 베르나르도 체르벨레라 신부 아시아뉴스(www.asianews.it) 책임자이자 기자이며, 교황청외방선교원(PIME) 선교사다. 1997~2002년 바티칸의 국제 잡지인 피데스(Fides) 편집자로 일했고, 1995~1997년에는 베이징에 거주하며 북경대학에서 '서구문명의 역사'를 강의했다. 이탈리아 가톨릭 일간지인 아베니레(Avvenire)에 기고하며, 여러 출판물이 있으며, TV 뉴스와 프로그램 제작에 협력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교회가 시작되던 초기부터 박해가 시작됐고, 1801년 신유박해를 비롯 이어지는 박해로 수많은 신자들이 순교했다. 이것이 오늘날 우리의 신앙이다. 순교는 교회를 위한 하나의 축복이다. 테르툴리아누스는 "순교자의 피는 그리스도인들의 씨앗"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볼 때 우리는 순교자들에게 얼마나 많은 빚을 지고 있는가. # 순교는 축복이다 중국에서는 많은 그리스도인, 대학생, 지성인들이 개인의 권리와 인간 존중을 바탕으로 한 사회를 건설하기 위해 중국에 진정 필요한 것이 바로 그리스도교 정신이 아닌가 하고 자문한다. 공산주의 박해에도 가톨릭 신자가 최근 60년 동안 4배(300만 명에서 1200만 명) 증가한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순교는 한 사회를 위해서도 축복이다. 지상의 지옥과 같은 곳에서 그리스도와 형제에 대한 사랑으로 다른 이와 화해하고 용서하며 자신의 삶을 바치는 사람들이 있다. 이는 이 땅이 희망의 장소라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모든 그리스도인이 순교로 초대받는 것은 아니다. 모든 것을 위해 한 번에 피를 흘리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매일 삶에서 신앙을 증거하며 '한 방울 한 방울씩' 피를 봉헌하는 이들도 있다. 두 번째 형태의 순교도 교회와 사회를 위한 축복이다. 그리스도인들이 세상을 변화시키려면 한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아시아에는 아직도 확립되지 않은 인간권리와 종교자유가 그것이다. 종교자유는 모든 권리의 근본이다. # 종교자유가 탄압받는 대륙 아시아 대륙은 이제 국제정치와 경제의 주역이 됐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종교자유가 억압받고 있다. 대표적 국가가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투르크메니스탄, 파키스탄, 중국, 미얀마, 라오스, 북한이다. 탄압 형태는 다양하다. 이슬람 국가 사우디아라비아는 이슬람이 아닌 다른 신앙의 모든 공식적 표현을 금하고 있다. 성경이나 십자가, 묵주를 소지할 수 없고 종교에 관련된 공적 기도나 만남이 불가능하다. 북한에는 수십 년 전 모든 사제와 수도자가 처형된 이래 지금까지 단 한 명의 사제나 수도자도 없다. 인도에서도 지난해에 오리싸의 반그리스도교 힌두 과격단체에 의해 탄압이 자행됐다. 중국은 사제들과 목사들을 감옥에 가두고, 정책적으로 교회와 티베트 불교 신자들, 위구르족 무슬림들을 억압하고 있다. 아시아 52개국 중 적어도 32개국은 어느 면에서 종교활동이 제한되고 있다. 종교자유의 탄압은 우선 사람을 대상으로 한다. 2008~2009년 인도 오리싸에서 반그리스도교 힌두 과격단체는 "그리스도인들을 죽이자, 그들의 기관을 파괴하자"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중국이나 홍콩, 인도네시아, 인도, 파키스탄 같은 나라에서는 가톨릭계 학교를 없애거나 또는 그들의 입을 막는 것이 이미 박해의 한 추세가 됐다. 젊은 세대에게 그들의 신앙을 전할까 봐 입을 막는 것뿐만 아니라 사회에 대한 그리스도교 영향력을 차단하려는 이유에서다. # 종교 탄압은 빈곤과 무지 불러와 이라크의 무슬림 강경파는 지성인, 대학교수, 언론인 등 소위 온건 무슬림들이 다른 문화와 대화를 함으로써 이슬람 순수성을 오염시킨다는 생각으로 이들을 공격한다. 이라크 박해는 이 나라를 더 빈곤하게 만들고, 전쟁보다 더 심각하게 발전을 가로막을 것이다. 무슬림 국가에서는 근본주의가 더 성장하고, 사회적 분쟁이 더 심각해질 것이다. 종교자유가 없는 아시아 국가들은 '도덕적 저개발'로 인해 비탄에 빠질 것이다. 종교자유 억압은 사회를 파괴하는 행위나 다름없다. 교황은 최근 중국 가톨릭 신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교회는 가장 정의로운 사회를 이룩하고자 정치 투쟁을 할 수는 없으며 그래서도 안 된다. 교회는 국가를 대신할 수 없으며 그래서도 안 된다. 그러나 동시에 교회는 정의를 위한 투쟁에서 비켜서 있을 수 없으며 그래서도 안 된다. 교회는 이성적 토론의 길로 그러한 투쟁에 들어서야 하며, 그 정신적 힘을 다시 일깨워야 한다. 정의로운 사회는 교회가 아닌 정치를 통해 실현돼야 한다. 그러나 공동선의 요구에 마음을 열고 의지를 불러일으키도록, 교회는 정의 증진을 위한 활동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이힘2010.09.28
이병호 주교와 함께 하는 도보순례전주교구, 22일부터 12월까지 매달 한 차례씩 전주교구는 교구장 이병호 주교와 함께 하는 도보 순례를 22일 천호성지-나바위성지를 시작으로 매월 한 차례씩 모두 9차례에 걸쳐 실시한다. '2009 주교님과 함께 하는 도보 순례'는 교구 내 성지 및 교우촌을 연결하는 순례길을 교구장과 신자들이 함께 순례하는 가운데 선조들의 신앙을 계승하고 영적으로 더욱 성숙시키며 체험 중심의 순례 문화를 정착시키고자 교구 사목국이 주관한다. 첫 도보순례는 22일 오전 8시 30분 천호성지에서 출발, 여산성지를 거쳐 성 김대건 신부의 입국지인 나바위성지에는 오후 4시 30분에 도착해 파견 미사를 봉헌하는 일정으로 진행된다. 참가 신청자들에게는 점심과 기념품, 교통편의가 제공되며(회비 만 원), 신청하지 않고 참가하면 각자가 해결해야 한다. 신청 문의 : 063-230-1085, 010-2799-9443 이병호 주교는 이와 관련 "이스라엘 백성은 40년 동안을 걸으며 순례하는 가운데 하느님 백성으로 형성됐고 예수님께서 길을 걸으시며 제자들을 가르치셨다"면서 순례길을 걸으면서 성경 말씀을 묵상하고 깊이 새길 수 있다면 더욱 뜻있는 순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교구가 매월 실시할 순례 일정은 다음과 같다. △초남이-전주(4/17) △천호-되재(5/17, 사제의 해 기념 사제들과 함께 하는 순례) △천호성지 품안길(6/5) △능교공소-먹구니(7/10, 김대건 신부 동생 김난식 프란치스코 묘) △개갑장터(최여겸 마티아 순교터)-고창성당(9/18) △군산하구둑-나바위(10/16, 김대건 신부 상륙로) △진산-경천(고산)(11/8, 윤지충 권상연 압송로) △진안교우촌(어은동-장수 수분리, 12/6) 이창훈 기자 changhl@pbc.co.kr이창훈2010.03.16
[조학균 신부의 미사 이야기](10) 독서자하느님 말씀 참뜻 깨닫고 전달하려 노력해야어느 수녀님이 본당 전교수녀로 있을 때 경험한 어려움 중 하나가 독서자 선정이라고 말한 것이 생각난다. 나이도 있으시고 신앙생활도 열심하신 어느 자매님에게 주일날 독서를 부탁했더니 극구 사양하셔서, 수녀님은 '이 자매님이 참 겸손도 하시구나' 생각하고 아무튼 꼭 하셔야 한다고 부탁을 하자 나중에는 말소리가 높아지며 서로가 서먹서먹한 분위기까지 이르게 됐다는 것이다. 그때 자신이 잘못한 것이 무엇인지 아무리 생각해 봐도 알 수가 없었고, 무슨 연유로 그렇게 그 자매가 화를 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하느님 말씀을 자신 있고 신념에 차서 선포한다는 것은 강심장의 소유자가 아니면 쉽지 않을 것이다. 그것도 많은 사람 앞에서(가족이나 알고 있는 신자들 앞에서 ) 마이크를 앞에 두고 자신 있게 하느님 말씀을 읽는다는 것은 쉽지 않다. 물론 어떤 분들은 아무런 어려움 없이 독서를 해 나가시는 분들도 있지만, 처음 하시는 분들에게는 어렵다. 어려워하는 분들은 집에서 여러 번 독서 내용을 숙지한 후 가족 앞에서 한번 연습을 해 보면 한결 좋아질 것이다. 또 '선택된 독서자'라는 자부심을 갖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독서자에게는 독서를 부탁하기 전에 독서자의 임무나 자격에 대해 설명해 주면 더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두려움은 안에서 나오는 것이지 외부에서 주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교회에서는 말씀 전례에서 성경을 읽어, 전례에 참여한 사람들에게 하느님 말씀을 깨닫도록 하는 사람을 독서자라고 한다. 성경이란 글자 그대로 거룩한 말씀이며, 거룩한 책을 읽는 사람은 거룩한 사람이어야 한다. 또한 독서자는 성경 본문을 정독하며, 성경 말씀을 전체적으로 파악해야 한다. 독서와 복음의 상관관계를 잘 이해하고, 하느님 말씀의 참뜻을 깨닫고 전달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올바른 독서를 하기 위해서 독서자는 말씀을 봉독 전에 충분히 읽고 이해해야 하며, 자신감을 갖고서 하느님 말씀 선포자 자격으로 당당하게 임해야 한다. 회중들 앞에서 자신감이 결여돼 떨리는 목소리로 봉독해 나간다면 듣는 이들은 하느님 말씀을 제대로 알아들을 수 없기에, 독서자들은 임무를 수행할 참된 자질을 갖춰야 하며 빈틈없는 준비를 해야 한다. 신자들이 거룩한 독서를 들으면서 성경에 대해 맛들이며 마음속에 살아있는 감동을 키워 갈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하기 때문이다. 독서직을 받은 독서자가 없을 경우 다른 평신도에게 성경 봉독을 수행할 임무를 맡길 수 있다. 하지만 알맞은 독서자가 없을 때는 주례 사제 자신이 독서를 낭송할 수도 있다. 독서자는 독서 후에 화답송 낭송자가 따로 없을 경우에 화답송을 낭송한다. 독서자는 평신도일지라도 미사 집전 중에 고유 직무를 가지고 있으므로 자기보다 높은 계층의 직무 수행자가 있더라도 스스로 자기 고유의 직무를 수행한다. 신자들이 하느님 말씀을 듣고서 성경에 대한 감미로움을 생생하게 느끼도록 하려면, 독서자들은 비록 독서직을 받지 않았지만 성경 봉독의 소양을 갖추고 있어야 할 것이다. 한국 교회는 여성에게도 복음 전 독서들을 봉독하고 보편 지향 기도를 하도록 허락하고 있다. 교회는 하느님 말씀을 선포하는 임무가 모든 이에게 열려 있다고 가르치고 있기 때문이다.이창훈2009.09.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