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기헌 주교 삶과 신앙전방 지키는 아드들의 '영적 아버지'누구에게나 존경받는 목자, 주일마다 군 성당 사목방문김대건성당 등 훈련소 내 성전 지어 성장 동력 발판 마련이기헌 주교가 2007년 해군 동해성당을 방문해 훈련병을 격려하고 있다. 군종 신부들은 하나같이 이기헌 주교를 '큰형님' 또는 '아버지'라고 부른다. 다른 별명은 없느냐고 물어도 "글쎄요?"하는 표정들이다. 그만큼 이 주교가 푸근한 인품을 지녔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군종 신부들은 이 주교의 성품과 신앙을 높이 평가했다. 누구에게나 존경받을 사제라고 입을 모았다. 이 주교 역시 군종 사제들을 아꼈다. 군종신부로 다시 한 번 군 생활을 해야 하는 전국 교구 사제들이 임관해 전방에 배치되면 일일이 찾아가 1박 2일 동안 생활의 어려움은 없는지 살피고, 마음가짐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전방부대 골짜기 성당에서 신부 혼자 밥을 지어 먹어야 하는 상황을 안타깝게 여긴 이 주교는 신부들이 건강에 유의하기를 당부했으며, 겨울철이면 눈길에 자동차 사고라도 나지 않을까 아버지처럼 염려했다. 거의 매주일 전국 군 본당을 사목방문하는 이 주교는 차로 이동한 거리만 연 4만㎞가 넘는다. 비행기와 기차, 배 등을 이용한 이동거리는 뺀 수치다. 일반적으로 택시기사의 1년 운행거리가 2만㎞ 정도라고 하니, 이 주교가 1년 동안 얼마나 많은 군 성당을 방문하는지 알 수 있다. 이 주교는 주일에 군 성당을 사목방문하고 새벽에 교구청에 도착하는 날에도 어김없이 새벽미사를 집전하고, 기도와 묵상을 하는 '강철 주교'로도 유명하다. 아울러 잦은 이사와 힘든 근무로 생활에 어려움이 많은 군인 신자와 가족들에게도 인자하고 자상한 아버지다. 이 주교는 신자들을 만날 때마다 격려의 말을 아끼지 않으며, 성경과 묵주, 책 등을 손에 쥐여주곤 한다. 그래서 이 주교의 승용차 트렁크에는 묵주와 기념메달, 책 상자가 가득해 '이동 성물방'이 따로 없다. 뿐만 아니라 연말연시가 되면 편지와 함께 감명깊게 읽은 책 등을 각 부대 지휘관들에게 선물한다. 천주교 신자가 아니더라도 이 주교가 베푼 호의 덕에 천주교에 호감을 느끼는 미신자나 타 종교 신자들도 많다. 군종신부나 신자들과 테니스를 하는 등 함께 운동하며 건강관리를 하는 이 주교는 특히 탁구에 소질이 있다. 넉넉한 풍채를 갖고 있지만, 탁구채만 잡았다 하면 '날쌘돌이'가 돼 누구도 당하지 못할 실력을 뽐내기도 한다. 1947년 평양에서 출생한 이 주교는 4남 3녀 중 장남으로, 5대째 내려오는 독실한 천주교 집안에서 신앙적으로 매우 엄격하게 자랐다. 제사나 전통 명절 대신 축일을 지내며, 온 가족이 모여 매일 아침기도를 했을 정도다. 육사 화랑대본당 김정환 주임신부는 "초임시절 진부령에 어렵게 공소를 지었는데 봉헌식에 오신 주교님이 '고생했다'며 안아주셨던 기억이 난다"며 "주교님은 생각지도 못했던 부분까지 신경 써주시는 자상하신 아버지 같은 분"이라고 말했다. 이기헌 주교는 1999년 제2대 군종교구장으로 착좌, 청년 교구인 군종교구의 성장과 발전, 군 복음화를 앞당기는 데 큰 공헌을 했다. 지난해 세계 최대 선교본당으로 불리는 논산 육군훈련소 김대건성당(연무대성당)과 공군 교육사령부 비성대성당, 해병대 교육훈련단 요람성당 등 각 군 훈련소의 성전을 봉헌할 수 있었던 것은 이 주교의 남다른 노력 덕분이다. 특히 연 1만3000명이 넘는 영세자를 내는 육군훈련소에 새 성전 건립의 필요성을 전국 교구 주교들에게 제기, 전국 교구가 힘을 모아 한국교회 미래를 이끌 청년 복음화의 못자리를 완성하도록 했다. 이 주교의 가장 큰 업적이라 할 수 있다. 초대교구장 고 정명조(전 부산교구장) 주교가 교구의 기틀을 닦았다면, 이기헌 주교는 그 위에 반듯한 성전을 지어 한국교회 성장과 발전을 이룰 도약의 발판을 만들었다는 평가다. 군종교구는 1999년 당시만 해도 75개 본당에 189개 공소, 75명의 사제로 연 8664명의 영세자 수를 배출하는 작은 교구였다. 영세자 수 기준으로 전국 16개 교구 중 8위에 머물던 군종교구를 2008년에는 94개 본당, 166개 공소, 96명의 사제로 한 해 영세자 수 2만8213명을 배출시키는 큰 교구로 성장시켰다. 영세자 3만2000여 명을 배출한 서울대교구 다음으로 많은 숫자다. 교구설정 20주년(2009년)에 발맞춰 2006년부터 올해까지 '군 복음화 25%를 위한 5개년 계획'을 수립한 이 주교는 내적ㆍ외적 성장 모두 이룩하고자 노력해왔다. 재임 초반에는 부족한 시설을 확충하고 군 영세자 수 늘리기에 집중했으며, 후반기에는 군 본당에 성경을 보급하고, 혼인ㆍ고해 등 성사에 대한 군인 신자들의 이해도 향상을 위한 교육을 마련하고, 기도하고 봉사하는 습관을 들이도록 하는 등 질적 성장도 꾀했다. 육군 통일대본당 서상범 주임신부는 "지난달 사제피정 때 처음부터 끝까지 지도하시면서 제자들 발을 손수 닦아주신 예수님처럼 마지막으로 사제들에게 애정을 쏟는 모습을 보여주셔서 감동받았다"며 "군종사제들은 섭섭한 마음을 금치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힘 기자 lensman@pbc.co.kr▨이기헌 주교 약력 1947년 12월 31일 평양에서 출생, 1975년 사제품을 받은 이기헌 주교는 1977년까지 천호동ㆍ상봉동ㆍ명동주교좌본당 보좌를 거쳐 1978년 육군 군종장교로 임관해 1982년까지 군종사제 생활을 했다. 이 주교는 전역하고 잠원동ㆍ석관동본당 주임신부를 지낸 뒤 1990년 일본 도쿄 한인본당에서 사목하고 귀국했다. 1995년 서울대교구 교육국장(현 청소년국장), 1998년 교구 사무처장을 지낸 뒤 1999년 제2대 군종교구장에 착좌했다. 2000~2005년 주교회의 가정사목위원회 위원장을 지냈으며, 2003~2005년 주교회의 생명31 운동본부 책임 주교, 2003~2004년 아시아주교회의연합(FABC) 제8차 정기총회 담당이기도 했다. 2000년부터 주교회의 선교사목주교위원회 위원이기도 한 이 주교는 지난해부터 위원장을 맡았다. 또 2005년부터 현재 주교회의 문화위원회 위원장이기도 하다.이힘2010.03.02
![[특집]25일 전국 각 교구 및 수도회 성소주일 행사 종합](//cpbc.co.kr/CMS/newspaper/2010/04/rc/333610_1.0_titleImage_1.jpg)
[특집]25일 전국 각 교구 및 수도회 성소주일 행사 종합 주님께서 부르신다, 달려가자!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제47차 성소주일 담화에서 '성소를 일깨우는 증언'에 대해 설명하며, "성소 증진을 위해 우리가 펼치는 노력의 결실은 하느님 은총에 달려있다"면서도 "모든 사제들과 봉헌생활자들의 증언은 다른 이들에게 그리스도의 부르심에 기꺼이 응답하려는 열망을 일깨울 수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주님 포도밭에서 일하도록 부름 받은 모든 이는 자신의 충실한 응답을 새롭게 해야 한다"고 권유한다. 우리 교회는 부활 제4주일을 성소주일로 지낸다. 올해도 25일 성소주일을 맞아 전국 교구와 수도회는 청소년들을 초대해 기쁨의 잔치를 마련한다. 주님 부르심에 응답해 살고 있는 성직자와 수도자들의 행복한 삶의 증언을 들을 수 있는 시간이다. 신학생들과 함께 뒹굴고 어울리면서 성소의 소중함을 일깨워줄 다양한 체험도 기다리고 있다. 정리=오세택 기자 sebastiano@pbc.co.kr, 서영호 기자 amotu@, 이지혜 기자 bonaism@ 수도회가 마련한 성소주일 행사에 참가한 어린이들이 수도복을 입기 체험을 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평화신문 자료사진 ▨교구 ▲서울대교구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서울 혜화동)에서 '젊은이야,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어나라'(루카 7,14)를 주제로 성소주일 행사를 연다. 염수정 주교 및 사제단 공동집전으로 성소주일 미사를 시작으로 '묵주 만들기', '수단을 입고 싶어요', '학사님을 찾아라', '성소상담'이 진행된다. 오후 3시부터는 대운동장 무대에서 OㆍX 퀴즈가 열린다.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성신관 전례박물관과 진리관 1층 로비에서 제의 및 제구 전시와 함께 사진전이 열린다. 진리관 대강의실에서는 신학생의 삶을 담은 영상물을 상영하고 야외 전시장에서는 성화전이 열린다. ▲대구대교구는 오전 10시부터 대구가톨릭대학교 대신학원(대구 남산동)에서 기도 및 찬양, 레크리에이션으로 행사를 시작한다. '나의 기쁨이 여러분 모두의 기쁨'(2코린 2,3)을 주제로, 중등부는 신학생들과 함께 운동장에서 뛰어노는 미니올림픽에 참여한다. 고등부는 수단을 입어보고 성모당을 순례하며, 신학교 일상을 담은 사진전을 관람한다. 또 신학생들과 함께 대화하는 시간을 갖고 묵주를 만든 후 파견미사를 봉헌한다. 올해는 성소에 관심이 있는 남학생(중ㆍ고등ㆍ대학생)만 신청을 받았다. ▲광주대교구는 오전 9시 30분부터 광주가톨릭대학교(나주시 남평읍 남석리)에서 '오너라'(마태 14,29)를 주제로 열린다. 미사로 시작되는 행사는 성소 홍보 및 기도체험, 놀이 마당 등 으로 이어진다. ▲수원교구는 오전 9시부터 수원가톨릭대학교(화성시 봉담읍 왕림리)에서 '너희가 내 제자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요한 13,35)를 주제로 성소주일 행사가 마련된다. 초ㆍ중ㆍ고등학생과 성소에 관심있는 남녀 및 부모들에게 문을 열어놨다. ▲대전ㆍ청주교구는 오전 10시 30분 대전가톨릭대(충남 연기군 전의면 신방리)에서 '주님, 제게 당신의 길을 가르치소서!'(시편 86,11)를 주제로 성소주일 행사를 연다. 대전가톨릭대 교수 신부들 공동집전으로 봉헌될 미사를 시작으로 신학원 및 삶의 자리(신학생 숙소) 개방, 교구 지구별 예신모임, 중ㆍ고등부별 행사를 갖는다. 중등부는 보물찾기를 비롯해 '주님께로 가는 길',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포기하지마. 도저히 못찾겠다', '불변의 말씀', '내비게이션', '지금 마치러 갑니다' 등을, 고등부는 '주님, 당신의 길을 제게 보여주소서!' 등 주제 행사로 진행된다. 올해 대전ㆍ청주교구 성소주일 행사는 예비신학생들에게만 개방되는 제한적 행사로 기획됐다. ▲인천교구는 오전 10시 30분 인천신학교(인천시 중구 답동) 운동장에서 성소주일 미사를 시작으로 행사를 시작한다. 니고마(풍물) 공연과 진리(중창단) 공연, 쉐마(그룹사운드) 공연이 이어진다. 공연 후에는 대강의실에서 예신모임 및 수도회 상담이 진행된다. ▲안동교구는 오전 9시 30분부터 안동 탈춤공연장에서 '너희는 맛보고 눈여겨보아라. 주님께서 얼마나 좋으신지'(시편 34,9)를 주제로 초ㆍ중ㆍ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성소주일 행사를 연다. 시작전례로 막을 여는 이날 행사는 공연과 영상물 상영, 부스 관람 및 체험, 파견미사 순으로 열린다. ▲부산교구는 오전 10시 부산가톨릭대 신학교정(부산 금정구 부곡3동)에서 성소주일 미사와 체육대회, 구월산 산행 등 다채로운 행사를 연다. 또한 24일에는 성소에 관심 있는 학생들에게 신학교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학교를 개방해 기숙사 등을 둘러볼 수 있도록 한다. ▲제주교구는 오전 10시부터 신성여자중고등학교(제주시 영평동) 운동장과 체육관에서 체험 부스를 설치하고 놀이마당을 연다. 체험 부스에서는 수단 입어보기, 신학생들이 청소년들의 발을 씻어주는 발 씻김 예식, 성경을 주제로 한 놀이마당이 펼쳐진다. 또 신학생과 신부들이 무대에서 노래도 선보인다. 미사는 오후 3시에 봉헌한다. ▨남자 수도회 ▲한국 남자 수도회ㆍ 사도생활단 장상협의회=5월 21~23일 서울 신길6동 살레시오관구관 돈보스코청소년영성사목연구소 교육관, 수도자와 함께하는 젊은이들을 위한 피정(남장협 성소계발전문팀 주관)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25일 오전 10시30분 경북 칠곡군 왜관읍 왜관리 134의1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본원 대성당, 미사(주례 이장규 신부) 및 수도원 개방 행사(이날 오후 4시30분까지) : 유리화공예실ㆍ금속공예실ㆍ목공소ㆍ출판사ㆍ역사전시실 공개, 수도복 입어보기(구 왜관성당 잔디밭) ▲가르멜 남자 수도회ㆍ마리스타 교육 수사회ㆍ사랑의 선교 수사회ㆍ성 아우구스티노 수도회ㆍ사랑의 씨튼 수녀회ㆍ성모영보수녀회(6개 남녀 수도회)=25일 오전 10시 인천시 중구 전동 9의56 성 아우구스티노 수도회 인천 본원, 레크리에이션ㆍ웃음치료ㆍ각 수도회 소개ㆍ파견미사(주례 이인섭 신부, 가르멜남자수도회 성소 담당) ▲예수의 꽃동네 형제ㆍ자매회=25일 오전 9시30분 충북 음성군 맹동면 인곡리 산1의45 사랑의 연수원(유치ㆍ초등부)과 희망의 집 잔디밭(중ㆍ고등부), 수도회 수련소(대학ㆍ일반부), 체육대회ㆍ레크리에이션ㆍ성소씨앗심기 프로그램ㆍ남녀 수도회 소개 및 미사(주례 오웅진 신부) ▨여자 수도회 ▲ 거룩한 말씀의 회=24~25일 대전시 중구 목동 본원, 수도생활 체험 피정. 대상 : 35살 미만 미혼 여성. 문의 : 010-9151-5637 ▲ 스승 예수의 제자 수녀회 = 24~25일 서울시 강북구 미아동 본원, 성소주일 피정. 대상 : 34살 미만 미혼 여성. 문의 : 016-9876-0418 ▲아씨시의 프란치스코 전교 수녀회=24~25일 수원시 팔달구 우만1동 본원, 수도생활 체험 피정. 대상 : 35살 미만 미혼 여성. 문의 : 010-5313-0241 ▲ 툿찡 포교 베네딕도 수녀회 대구수녀원=25일 대구 북구 사수동 본원. 수도원 개방 및 수녀원 소개, 개별 체험 프로그램. 문의: 053-313-3429, 010-8519-3431 ▲파티마의 성모 프란치스코 수녀회 = 25일 오전 10시 30분, 경기 용인시 수지구 동천동 본원. 성무일도, 수녀원 소개, 수도자들과 그룹 만남, 수도복 입고 사진 찍기 등. 문의 : 011-9176-1212 ▲예수의 까리따스 수녀회=25일 오전 10시~오후 4시 서울 서초구 방배동 서울관구 본원. 수도회 소개, 페이스페인팅, 풍선아트, 기념품 만들기, 성경 이어쓰기, 수도복 입고 사진 찍기, 수녀회 소장 기념품 판매. 대상 : 초등학교 3학년 이상. 문의 : 010-5401-9742, 010-6474-9968 ▲샬트르 성바오로 수녀회 서울관구=25일 오전 10시~오후 5시 서울 중구 명동 본원(명동성당 뒤편) 주제 강의(최희양 베로니카 수녀), 수련 수녀들과 기쁨의 한마당. 수도자들과 담소, 감사미사. 대상 : 수도 성소에 관심 있는 20살 이상 미혼 여성 문의 : 02-3706- 3233, 017-743-3233 ▲샬트르 성바오로 수녀회 대구관구=25일 오후 2시 대구 중구 남산3동 본원. 성소주일 성가경연대회(초ㆍ중ㆍ고 및 사제, 수도자 교사연합팀), 대회 참가에 관계없이 수녀원 개방. 문의 : 053-659-3404, 011-803-8973 ▲성 바오로 딸 수도회=25일 오전 10시~오후 5시 서울 강북구 미아동 본원. 대상 : 20대 미혼 여성(선착순 30명) 문의 : 010-2264-2941, 010-5232-1611 ▲예수성심시녀회=25일 서울ㆍ대구ㆍ부산관구 본원. 수도원 개방, 성극과 찬양으로 만나는 예수님. 대상 : 중ㆍ고등부, 청년, 성소자 오세택2010.04.21
![[복음화 산실, 지금 우리 교구는] 의정부교구(상)](//cpbc.co.kr/CMS/newspaper/2010/10/rc/354830_1.0_titleImage_1.jpg)
[복음화 산실, 지금 우리 교구는] 의정부교구(상)"복음정신에 입각한 사귀과 섬김의 공동체로 도약" 의정부교구는 올해로 교구 설립 7년째에 접어들었다. '신생 교구'라는 타이틀에서 벗어나 이제 새로운 도약의 길목에 서 있는 의정부교구. 많은 이들이 의정부교구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미래지향적ㆍ창조적 교구를 목표로 힘찬 항해를 시작한 제2대 의정부교구장 이기헌 주교에게서 교구 비전과 앞으로의 사목방향 등을 들어본다.▲군종교구를 떠나 의정부교구장이 되신 지 5개월이 지났습니다. 소회를 부탁드립니다. "의정부교구에 대한 첫 느낌은 '친근함'이었습니다. 군종교구장으로 봉직하면서 의정부교구 관할인 경기도 연천, 파주 등에 있는 군부대를 많이 방문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또 교구 사제 중 절반 이상은 제가 서울대교구 사제로 사목하던 당시 함께 동고동락한 분들입니다. 참으로 기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어색함이 없는 만큼 생경함도 덜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신뢰관계를 구축하며 잘해나갈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특히 젊은 사제들이 많아 생기 있고 에너지가 넘쳐서 든든합니다. 저 역시 뜨거운 열정으로 이곳 의정부교구에서 좋은 결실을 보고 싶습니다." ▲2004년에 설립된 교구가 이제는 안정기에 접어들었다는 평입니다. 교구 도약과 발전을 위해 한 발자국 더 나아가야 할 때인 것 같은데요. "초대 교구장 이한택 주교님께서 정지(整地) 작업을 잘 해주신 덕에 도약을 향한 준비는 끝났다고 생각됩니다. 발전을 위한 기틀이 마련됐으니 이제는 그리스도인의 사명인 '복음화'를 위해 총력을 다해야 합니다. 많은 신자들이 하느님 사랑을 체험하고, 하느님 말씀 안에 모이게 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구상한 것이 바로 '소공동체 운동'입니다. 교구가 복음정신에 입각한 사귐과 섬김의 공동체로 거듭나려면 하느님 뜻을 알고, 그 뜻에 맞춰 살아가야 합니다. 소공동체 안에서 함께 기도를 하고, 친교를 맺고, 복음을 나누는 것이야말로 '내적 복음화'를 꾀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교구민의 내적 복음화를 꾀하는 것은 지역사회를 향한 외적 복음화의 시작입니다. 교구는 내년을 소공동체 활성화의 원년으로 삼고, 교구가 '사랑과 나눔'의 공동체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지난 8월 열린 사제총회에서 많은 변화를 예고하셨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전개하실 것인지 궁금합니다. "'착한 목자 운동'과 '지구 중심 사목'을 중심으로 교구 도약을 꾀하려 합니다. 교구 설립 당시, 의정부교구를 선택한 사제들 대다수가 "가난한 교회에서 순수한 마음으로, 사제들끼리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교우들에게 헌신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바로 이런 마음이 필요합니다. 사제단 전체가 자기 양의 고뇌와 아픔을 잘 아는 '착한목자'가 돼야 신자들도 그 뜻을 헤아리고 따라옵니다. 의정부교구는 경기 동ㆍ서ㆍ북부를 아우르는 넓은 지역을 관할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지역적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사목'이 절실한데, 이를 위해서는 '지구 중심 사목'이 필요합니다. 지구 사제단이 함께 교구에서 제안된 안건을 논의하고, 지구 차원의 다양한 행사와 교육을 펼칠 때 비로소 진정한 '맞춤형 사목'의 효과가 나타날 것입니다." ▲공동사목을 협력사목으로 이름을 바꾸셨습니다. 지구 사제 간 협력을 강조하신 것과 같은 맥락인가요? "사제들이 똘똘 뭉쳐 서로 협력하고, 신자들에게도 모범을 보여 '사랑의 공동체'를 구현하기 바라는 마음으로 명칭을 변경했습니다. 그간 공동사목을 통해 표출된 장ㆍ단점을 분석해 장점은 더욱 발전시키고, 단점은 보완하는 사목적 형태가 되길 바랍니다. 이번에 마두동본당에서 처음으로 협력사목을 시도합니다. 서로 마음 맞는 선후배 사제끼리 '드림팀'을 만들어 사목을 해보겠다고 해서 개인적으로도 기대가 큽니다. 사제단이 서로 협력해 본당의 각종 현안들에 대해 격의없이 토론하고, 의견을 나누다 보면 신자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성직자 관리와 재교육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하며 성직자실을 새로 만드셨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꾸려나갈 생각이십니까? "넓은 지역에 흩어져 있는 사제단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사제 개개인에 대한 관심을 기울이기 위해 신설했습니다. 그간 사제단의 애환을 들어주고, 격려해줄 만한 부서가 없었다는 판단에 따른 것입니다. 더불어 재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시해 더욱 전문적인 사제로 거듭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입니다." ▲의정부교구는 비무장지대(DMZ)와 맞닿아 있는 등 지리적으로 북녘에 대한 관심이 남다를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현재 교구에서는 매년 설, 추석 때마다 위령미사를 봉헌하며 실향민과 이산가족을 위로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특별히 펼치고 싶으신 통일사목이 있으신지요? "북녘에 끝없는 관심과 애정을 쏟는 것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해야 할 당연한 일입니다. 더군다나 대한민국 국민인 동시에 이 지역을 관할하는 그리스도인이라면 더 많은 의무와 소명감을 가지고 북녘 형제들을 돌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비단 사제뿐 아니라 신자들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그리스도의 사랑을 북녘 형제들에게도 전한다는 마음으로 '기도 운동'을 전개하려고 합니다. 최근 북녘 상황은 더욱 악화돼가고 있기 때문에 우리 기도가 더욱 절실합니다. 모든 정치적 상황을 배제하고 사랑을 담아 기도해야 합니다." ▲의정부교구 관할 경기도 파주ㆍ연천 등지에는 가구 공장, 화훼 농원 등에서 일하는 다양한 국적의 이주노동자가 많습니다. 사회적 약자인 이들에게 교구가 많은 관심을 기울여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살고 있는 이주노동자들은 많은 차별과 소외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이는 교회 정신에 어긋날 뿐 아니라 하느님이 바라시는 것과도 거리가 멉니다. 우리 교회만이라도 소외된 이들을 끌어안아야 합니다. 이를 위해 의정부교구는 의정부시 녹양동ㆍ경기서부ㆍ경기동부에 이주센터를 설립하고 이주노동자들을 위해 다양한 봉사와 교육 등을 펼쳐왔습니다. 또 의정부성모병원에서도 이들을 위한 무료검진을 실시하는 등 교구 내 많은 기관에서 협조하고 있기에 고무적입니다. 교회가 솔선수범하다보면 지역사회에 있는 일반 시민들의 인식도 변하게 됩니다." ▲지난 8월 의정부교구에서 열린 제2회 한국청년대회(KYD)가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이를 통해 청소년, 청년 사목의 중요성이 다시 한 번 대두됐습니다. 이 열기를 그대로 이어나가는 것이 중요할 것 같은데요. "청소년과 청년을 사목의 '대상'으로 보지말고, '주체'로 봐야 합니다. 특히 지구 차원에서 청년들이 마음껏 젊음과 신앙의 열기를 발산할 수 있는 장(場)을 마련해줘야 할 것입니다. 또 '청년 모델 본당'을 지정해 창의적인 사목방향을 모색하고, 실천에 옮겨 이 시대 청년들이 원하고 필요로 하는 청년 사목을 정립해나가려고 합니다. 가정에서는 부모가 자녀들과 함께 성경을 읽고, 기도하면서 끊임없이 신앙인의 삶으로 이끌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교구민들에게 당부 말씀 부탁드립니다. "늘 하느님께 의탁하는 삶을 사시기 바랍니다. 복음의 핵심은 '사랑'이라는 것을 언제나 기억하고, 가정과 본당뿐 아니라 지역사회에서도 그리스도 사랑을 전파하시길 부탁드립니다." 이서연 기자 kitty@pbc.co.kr ▨의정부교구 C.I 바깥의 큰 원은 화로를 상징하고, 가운데 작은 원은 성체를 상징한다. 가운데 원은 한반도 중심에 그리스도의 제단으로 세워진 의정부교구를 상징하며, 작은 불씨들이 모여서 큰 불로 지펴진다는 것을 뜻한다. 크고 작은 사각형들은 그리스도의 거룩한 빛을 의미한다. 의정부교구가 만남과 화해의 장소이자 온 사통팔달로로 통하는 희망의 십자로가 되기를 바람을 담고 있다. ▨의정부교구 현황 2004년 6월 서울대교구에서 분리 설정된 의정부교구는 의정부시ㆍ양주시ㆍ동두천시ㆍ연천군(이상 경기북부) 고양시ㆍ파주시(이상 경기서부) 구리시ㆍ남양주시(이상 경기동부) 등 총 8개 시(市)ㆍ군(郡)을 관할하고 있다. 지난 6년간 신자는 16만 명에서 23만5000여 명, 사제는 173명에서 184명, 본당은 52곳에서 66곳으로 증가했다. 의정부교구는 특별히 한반도의 중심에 있는 교구로서 향후 통일 대한민국의 주역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cpbc2010.10.26

'진리 안의 사랑' 선포하는 언론[평화방송 평화신문의 사명과 역할] 김한기 신부(원주교구 태장동본당 주임)1988년 5월 15일 창간된 평화신문은 그리스도의 복음 전파와 자유ㆍ정의ㆍ사랑을 바탕으로 하는 인간의 행복 및 사회의 민주적 발전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평화신문은 창간사에서 "평화는 전쟁이 없는 상태만도 아니고, 갈등하는 세력 사이의 균형만도 아니고 억압 속의 침묵이 아니다"면서 "평화는 곧 정의가 실현된 상태"라고 밝혔다. "진리를 빛으로 삼아 '정의'를 목표로 하는 참 언론을 지향하는 것이 평화신문의 사명"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이와 같은 평화방송ㆍ평화신문의 존재 근거는 무엇보다도 지난 1992년 2월 22일 교황청 사회홍보평의회가 발표한 「새로운 시대」와 맥을 같이한다. 「새로운 시대」는 현대사회에서 첫째가는 아레오파고스(그리스 아테네에 있는 언덕으로, 사도 바오로가 복음을 선포한 곳)는 모든 사람들을 하나로 묶어 이른바 지구촌 시대를 열어가는 커뮤니케이션 세계라는 점을 명백히 하고 있다. 아울러 매스 미디어의 기능으로 △사람과 문화에 봉사하고 △세상과 대화할 수 있게 하며 △인간 공동체 발전에 봉사할 뿐만 아니라 △교회 일치 및 새로운 복음화에 봉사하는 것 등을 꼽았다. 이러한 매스 미디어의 기능에 비춰 평화방송ㆍ평화신문은 구체적으로 가톨릭신자는 물론 일반인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지 살펴보자. 첫째, 평화방송ㆍ평화신문은 가톨릭교회 주요 뉴스를 다룬다. 국제 뉴스로 교황 동정과 가르침, 교황청 및 세계교회 움직임을 다루며, 국내 뉴스로는 각 교구, 수도회, 본당, 그리고 각종 신심 단체 활동상을 보도하고 있다. 가톨릭교회 움직임을 생생하게 보도하고 논평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교회 미디어의 역할 중 하나라 할 것이다. 둘째, 가톨릭교회를 대변하는 매체로서 복음 전파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선교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가톨릭교회 교의와 성경 및 교회의 각종 전례 등을 일반인들이 알아듣기 쉽게 설명하고, 이를 토대로 교도권의 유권 해석이나 권위 있는 가르침을 소개하는 한편 신자들이 오류에 빠지지 않도록 인도하는 역할을 한다. 각종 연구논문이나 특별강론 등을 소개함으로써 신자들을 올바른 길로 이끄는 것도 다양한 기능 중 하나이다. 셋째, 사회복지ㆍ사회정의ㆍ다문화사회ㆍ민족화해ㆍ환경ㆍ생명 등 사회사목 분야와 가정ㆍ청소년ㆍ노인사목 그리고 대사회적 문제 등을 광범위하게 다루는 기사와 논평 등을 통해 교회와 사회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한다. 최근 안중근 토마스 의사 재조명, 제반 사회문제 등에 관한 보도가 이를 잘 말해주고 있다. 넷째, 교회 내 각종 출판물ㆍ음악ㆍ연극ㆍ영화 등을 소개함으로써 신자들 정서적 욕구를 충족시켜주고 있으며, 오락적 기능도 함께하고 있다. 특히 기획기사, 프로그램 또는 드라마 등으로 신자들 교양을 향상시킴은 물론 신앙상담ㆍ의학상담 등으로 시청취자들 어려움을 듣고 가려운 데를 긁어주고 있다. 미디어를 통해 카운슬러 역할을 하는 것이다. 다섯째, 사회구제 기능도 한다. 소외된 계층의 어려움ㆍ병고ㆍ재난 등을 상세히 소개함으로써 성금을 모으고 독자나 시청자들이 사랑의 나눔에 동참할 수 있도록 캠페인을 전개하는 등 사회구제 운동을 펼치고 있다. 오병이어 기적을 불러일으키는 역할이다. 이처럼 평화방송ㆍ평화신문은 사랑의 문화 건설에 이바지함은 물론 그리스도교 공동체 건설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진리 안의 사랑은 모든 이가 받는 은총이므로 그것은 공동체를 세우는 힘이며, 어떠한 장벽도 경계를 두지 않고 모든 사람을 일치시키는 힘"(「진리 안의 사랑」 30항)이라는 베네딕토 16세 교황의 말씀을 상기할 때 한국교회 선교매체인 평화방송ㆍ평화신문이야말로 하느님 진리를 전파하고 사람들에게 사랑을 심는 복음화의 가장 효율적 수단인 것이다. 평화방송ㆍ평화신문을 통해 선포되는 복음은 우리 모두가 '지금 여기에서' 되새기며 살아가야 할 그리스도인 삶의 인도자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평화방송ㆍ평화신문을 주신 것에 대해 감사드리며, 이 선물을 최대한 활용해 주님의 기쁜 소식을 온누리에 선포해야 할 것이다. 남정률2010.05.11
![[바오로의 해 2부] 바오로 서간과 신학 사상 (1) 바오로 서간은](//cpbc.co.kr/CMS/newspaper/2008/09/rc/263969_1.1_titleImage_1.jpg)
[바오로의 해 2부] 바오로 서간과 신학 사상 (1) 바오로 서간은신약성경 27권 중 13권이 바오로 사도 서간 신약성경 전체 27권 가운데서 바오로 사도가 썼다고 하는 바오로 서간은 모두 13권이다. 신약성경 거의 절반이 바오로 사도의 서간인 셈이다. 신약성경 가운데서 복음서 4권과 사도행전 그리고 요한묵시록을 제외하면 21권이 서간인데, 그중 바오로 서간은 거의 3분의 2에 해당한다. 그만큼 바오로 서간은 신약성경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또 중요하게 읽힌다. 바오로 서간과 서간에 나타나는 신학 사상을 공부하기에 앞서 몇 가지 기본 사항을 알아본다. ◇바오로 서간은 모두 바오로가 직접 썼나신약성경에서 바오로 서간으로 불리는 13권은 다음과 같다. 1) 로마 신자들에게 보낸 서간(로마서) 2) 코린토 신자들에게 보낸 첫째 서간(코린토1서) 3) 코린토 신자들에게 보낸 둘째 서간(코린토 2서) 4) 갈라티아 신자들에게 보낸 서간(갈라티아서) 5) 에페소 신자들에게 보낸 서간(에페소서) 6) 필리피 신자들에게 보낸 서간(필리피서) 7) 콜로새 신자들에게 보낸 서간(콜로새서) 8) 테살로니카 신자들에게 보낸 첫째 서간(테살로니카1서) 9) 테살로니카 신자들에게 보낸 둘째 서간(테살로니카2서) 10) 티모테오에게 보낸 첫째 서간(티모테오1서) 11) 티모테오에게 보낸 둘째 서간(티모테오2서) 12) 티토에게 보낸 서간(티토서) 13) 필레몬에게 보낸 서간(필레몬서) 바오로 친서라 부르는 7권 직접 쓴 것 확실 이 서간들을 바오로 사도가 다 쓰지는 않았다는 것이 오늘날 많은 학자들의 일치된 견해다. 학자들 의견을 종합하면 이 13권은 다음과 같이 나눌 수 있다. 우선 바오로 친서라고 부르는 것으로 바오로가 직접 쓴 것이 확실한 서간들이 있다. 로마서, 코린토1서, 코린토2서, 갈라티아서, 필리피서, 테살로니카1서, 필레몬서 등 모두 7권이 여기에 해당한다. 둘째로는 바오로의 측근이나 제자들이 쓴 것으로 추정되는 제2바오로 서간이 있다. 콜로새서와 에페소서, 테살로니카2서, 그리고 '사목서간'이라고도 부르는 티모테오1서와 티모테오2서, 티토서 등 6권의 서간을 말한다. 이 가운데서 콜로새서와 에페소서, 테살로니카2서에 대해서는 바오로가 직접 썼으리라고 보는 견해도 적지 않다. 또 티모테오1서와 2서, 티토서를 사목서한이라고 부르는 것은 다른 서간들과 달리 공동체 신자들에게 보낸 서간이 아니라 공동체를 맡고 있는 사목자들에게 보낸 서간이어서다. 바오로의 친서가 아닌 것으로 여겨지는 서간들에 왜 바오로가 직접 쓴 것 같은 표현들이 나올까. 바오로 사도가 살았던 당시에는 널리 알려진 인물, 특히 존경하는 스승이나 가까운 동료의 이름을 저자로 내세우는 관습이 있었다고 한다. 이를 통해 그 저작에 대한 권위를 높이고 나아가 이름을 빌려 쓴 그 사람의 사상이나 정신을 더욱 발전 또는 확장시켜 나갈 수 있었다는 것이다. 바오로가 직접 쓰지 않았지만 바오로가 쓴 것처럼 제시되는 서간들도 이 경우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바오로가 직접 쓰지 않았다고 해서 바오로의 사상과 무관하다고 일축해 버려서는 안 된다고 학자들은 지적한다. 오히려 바오로 사상을 계승하고 발전시키기에 바오로 사상을 이해하는 데에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또 바오로가 직접 쓴 서간들과 그렇지 않은 것들을 구별함으로써 우리는 바오로의 사상이 시간이 흐르면서 교회 공동체에서 어떻게 발전했는지를 파악할 수 있고, 그 편지가 쓰이거나 편집됐을 시기의 달라진 교회 공동체 상황도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나아가 바오로가 쓰지 않았다고 해서 성경으로서의 권위가 줄어들거나 폄하되는 것은 아니다. 똑같이 영감을 받은 하느님 말씀으로서 권위를 존중받는다. ◇언제 어떻게 쓰고 어떤 식으로 전했을까 바오로의 서간, 특히 친서들은 신약성경 가운데서 가장 먼저 쓰였다. 네 복음서와 사도행전보다 더 이른 시기에 쓰였다. 그 중 가장 먼저 집필된 것은 테살로니카1서로 50~51년쯤에 작성됐다. 그러나 바오로 사도 생애를 연대기 순으로 정확하게 제시하기가 어려운 것과 마찬가지로 바오로 서간들이 언제 어디에서 쓰였는지를 정확히 밝혀내기는 현재로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다만 대략적 시기를 추정할 수 있을 따름이다. 그마저도 학자들에 따라 많게는 20~30년 차이가 나기도 한다. <표 참조> 바오로 서간, 그 중에서 친서들은 바오로가 직접 썼지만 그렇다고 해서 바오로 사도가 펜을 들고 직접 편지를 써내려 간 것은 아닌 듯하다. 바오로는 편지의 대부분을 다른 사람이 받아쓰게 했고 인사말 정도만 자신이 직접 썼다. "이 편지를 받아쓴 저 테르티우스도 주님 안에서 여러분에게 인사합니다"(로마 16,22)라는 구절이나 "이 인사말은 나 바오로가 직접 씁니다"(1코린 16,21; 콜로 4,18 등)라는 구절에서 확인할 수 있다. 대략적 시기만 추정…학자마다 차이 나기도 실제로 바오로 사도가 살던 당시에는 편지를 받아쓰게 하는 것이 널리 행해지던 관습이었다. 여러 이유가 있었겠지만 글을 읽고 쓸 줄 아는 사람이 드물었기 때문이었다. 바오로는 글을 읽고 쓸 줄 알았지만 당시의 관행에 따라서 다른 사람이 받아쓰게 한 것 같다. 그렇다면 바오로가 인사말을 직접 쓴 의도는 무엇일까. 일반적으로 저자가 친필로 글을 쓰는 것은 그 편지가 진짜임을 확실히하면서 동시에 권위를 부여하는 의미를 지닌다. 바오로가 인사말을 직접 쓴 것 역시 같은 효과를 냈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쓴 편지 두루마리는 끈으로 묶어 봉인을 한 다음에 믿을 만한 인편을 통해서 전달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로마제국에서는 우편 마차가 있었지만 이는 관리나 군인들만 이용할 수 있었고 일반인들은 다른 믿을 만한 사람의 도움을 빌려야 했다. 바오로도 티모테오나 티토 같은 가까운 동료 편에 서간을 딸려 보냈다고 한다. 이창훈 기자 changhl@pbc.co.kr※ '바오로의 서간과 신학 사상' 기사는 다음과 같은 자료를 참고하고 있습니다. 「바오로 서간과 신학」(바오로딸) 「서간에 담긴 보화」(생활성서) 「바오로에 대한 101가지 질문과 응답」 「바울로와 그의 서간들」(생활성서) 「바오로 스케치」(빅벨) 「바울로」(분도출판사) 「신약성서입문」 (분도출판사). cpbc2008.09.02
![[성경 속 상징] 20-열쇠- 베드로의 열쇠는 불변하는 마음](//cpbc.co.kr/CMS/newspaper/2008/10/rc/267734_1.1_titleImage_1.jpg)
[성경 속 상징] 20-열쇠- 베드로의 열쇠는 불변하는 마음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문화홍보국장)고등학교 때 프랜치스 치셤 신부의 숭고한 일생을 다룬 「천국의 열쇠」(A.J.크로닌 지음)를 읽고 무척 감동을 받았던 생각이 난다. 내가 신학교를 가기로 결심하는 데에 그 책이 적지 않은 영향을 줬던 것 같다. 열쇠는 자물쇠를 열고 닫는 데 쓰이는 금속기구다. 모양은 동서양에서 달랐지만 자물쇠와 함께 문단속을 하거나 귀중품을 간직한 기물을 잠그는 데 사용했음은 같았다. 옛날 사람들은 천국이나 지옥이 모두 문으로 잠겨져 있다고 생각했다. 열쇠는 능력과 권세의 상징으로 오랫동안 인식되어 왔다. 또한 열쇠는 믿을만하다고 생각되는 이에게 주어졌다. 고대사회에서도 열쇠가 열고 닫는 대상에 비해 열쇠 자체는 매우 작은 것이었기에 힘을 상징한다. 따라서 열쇠에는 힘, 신비, 독점 등의 의미가 함축돼 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열쇠는 B.C. 2000년 무렵의 것으로 이집트 사원 벽화에서 발견된 큰 칫솔 모양의 목제열쇠라고 한다. 중국에서는 전통적으로 주부의 열쇠는 가정에서 지위를 상징하는 것이었다. 또 어느 시기가 되면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열쇠를 물려주는데 이는 며느리가 시어머니 뒤를 이어 집안일을 위임받는다는 뜻이다. 중국에서는 장남에게만 은으로 만든 자물쇠를 물려줬는데, 생명을 장남에게 단단히 이어준다는 뜻을 지니고 있었다. 구약에서 열쇠는 그 집안의 청지기, 믿을 수 있는 하인, 가사를 전담하도록 주인이 택한 사람에게 주어졌다. 이사야서에서 예루살렘을 책망 하시면서 진실한 관리자들이 예루살렘을 돌보게 될 날을 예언했다. "나는 다윗 집안의 열쇠를 그의 어깨에 메어 주리니 그가 열면 닫을 사람이 없고 그가 닫으면 열 사람이 없으리라"(이사 2,22). 이 구절은 새 관리자에게 주어진 권세 외에도 열쇠가 신뢰와 책임의 이미지임을 암시한다. 열쇠를 맡기는 사람 처지에서는 열쇠가 청지기의 성품에 대한 신뢰와 신임의 상징이고 받은 사람 처지에서는 책임의 상징이다. 성경에 나오는 열쇠에 관한 가장 유명한 장면은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천국의 열쇠를 주시는 장면이다. "나는 너에게 하늘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그러니 네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고, 네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릴 것이다"(마태 16,19). 베드로는 그리스도에 관한 고백으로 예수님으로부터 천국의 열쇠를 받을 수 있었다. 베드로는 지상에서의 활동뿐만 아니라 천국에서의 활동에 책임을 지게 됐다. 왜냐면 베드로가 받은 열쇠는 땅에 있는 것과 하늘에 있는 것을 연결하기 때문이다. 또한 예수님은 율법을 가르치는 율법학자들이 오히려 진실한 하느님에 이르는 길로 가는 것을 방해했다고 개탄했다. "불행하여라, 너희 율법 교사들아! 너희가 지식의 열쇠를 치워 버리고서, 너희 자신들도 들어가지 않고 또 들어가려는 이들도 막아 버렸기 때문이다"(루카 11,52). 구세주는 하늘나라뿐 아니라 저승과 죽음의 문도 여는 권한과 능력을 갖고 계신 분이다. "살아 있는 자다. 나는 죽었었지만, 보라, 영원무궁토록 살아 있다. 나는 죽음과 저승의 열쇠를 쥐고 있다" (묵시 1,18). 열쇠는 출입을 통제하기에 그렇게 비유했던 것 같다. 5세기 이후의 석관과 성화에는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열쇠를 주는 모습이 자주 그려진다. 나중에 시대가 흐르면서 베드로의 열쇠는 불변하는 믿음을 나타내는 상징이 됐다.조은일2008.10.07
 선교의 주역인 평신도](//cpbc.co.kr/CMS/newspaper/2010/04/rc/331944_1.1_titleImage_1.jpg)
[선교, 할 수 있을까?](14) 선교의 주역인 평신도양해룡 신부(서울대교구 사목국 선교,전례사목부 담당)지난해는 우리 신앙 선조 103위 성인이 시성된 지 꼭 25주년 되던 해였다. 이때 기념 심포지엄에서 한 발제자의 발표가 진한 감동을 주었다. 그것은 한국 땅에 천주교가 성공적으로 뿌리를 내리게 된 것은 바로 평신도의 노력이었다는 사실이다. 주문모 신부가 입국해 활동 할 때 4000명이던 신자가 1801년, 신해박해 때는 1만 명으로 늘었다. 이러한 선교 발전의 배경에는 정약종, 강완숙 등 평신도 회장의 역할이 컸다는 것이다. 선교 사제들은 비밀리에 전국을 왕래하면서 성사를 집전하는 데 주력한 반면, 선교 활동은 평신도 회장들과 명도회나 그 하부 조직인 소공동체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평신도 지도자들은 신부들에게 위임받은 권한에 따라 신자들을 돌보고, 외교인들에게 입교를 권면하면서 자선과 애덕 활동을 하는 등 모범적 생활을 했다. 일반 평신도 역시 자신의 삶 속에서 언제나 전교의 열의를 다하면서 살았다. 그들은 폐쇄적이고 배타적인 조선 사회에서 가정을 중심으로 자신들의 신앙생활을 전파했다. 복음은 가족을 통해 이웃과 친지들에게 퍼져 나갔으며, 몇몇 가정 공동체가 교우촌 형성으로 이어졌다. 교우촌은 이러한 성가정의 틀이 꾸준히 유지될 수 있도록 보호막 역할을 했으며, 가정은 교우촌 형성의 기본 요소가 됐다. 박해가 하나의 교우촌과 그 안의 성가정들을 해체시키면, 교우들은 다른 곳으로 이주하여 또 다른 성가정과 교우촌을 이루고, 열심한 교우촌은 사제 활동기에 이르러 공소(公所)로 설정됐다. 그런데 박해가 지속되면서 교우촌은 신앙을 유지하기 어려울 정도로 궁핍했다. 하지만 그런 굶주림에도 배교 유혹에 빠지지 않고 그들을 지탱했던 것은 바로 신앙이었다. 박해기에는 경문책(기도서)이나 문답책(교리서), 성서(한글본 성서 해설서인 「성경직해」)와 같은 서적들을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므로 부모들은 자신들이 외우고 있는 기도문과 교리 내용, '천주가사'의 내용을 자녀들에게 들려주면서 신앙을 전수했다. 이렇게 평신도들은 궁핍한 생활 속에서도 선교활동을 꾸준히 실천하면서 신앙을 유지했다. 요즘 우리 평신도들에게 듣는 것은 "신부님들이 움직이고 관심을 가져야…문제는 신부님들이다"고 푸념하듯 말하면서 선교활동 역시 신부들이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의 평신도들이 신부 '핑계'를 대는 것은 선배 평신도에 비하면, '배부른 투정'이 아닌가 생각한다. 선교의 주역은 우리의 노력 여하에 따라 움직이고 용기를 주시는 성령이시다. 박해 때는 평신도의 부단한 노력에 성령께서 은총의 선물을 주신 것이다. 현재 평신도 노력이 과연 과거의 10분의 1이라도 되고 있는지 깊이 반성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선교 열의를 갖고 선배 평신도의 조직적이고 열성적인 신앙을 따라 간다면, 성령께서는 분명 우리도 생각지 못한 열매를 주실 것이다. 기도와 애긍, 묵상, 영적 독서 등 자기 성화를 바탕으로 외교인 입교 권면, 쉬는교우들에 대한 관심과 배려, 가난한 이웃에 대한 관심과 배려 등 이 모든 선교 활동은 바로 평신도 모두 함께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임무이다. 평신도들이 선교사로서 존재하고 활동하는 범위는 아주 광범하다. "그들의 고유한 분야는 지역적, 국가적, 국제적 정치, 사회, 경제 등 아주 광범하고 복잡한 세계이다." 교회 안에서는 여러 가지 직무와 의무와 기능과 그리스도교 생활을 활성화하는 방법 등이 있다.(「교회 선교 사명」 72)cpbc2010.04.06
날마다 성경 이야기에 묵상까지신교선 신부, 「365일 어린이 성경」펴내 원색 그림 삽입하고 짧은 기도도 곁들여 성경은 최고의 베스트셀러지만 방대하고 심오한 내용에, 낯선 용어, 우리와 너무 다른 역사적ㆍ문화적 배경으로 쉽게 접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때문에 어린이들이 선뜻 다가서긴 더 힘들다. 인천교구 신교선(김포본당 주임, 인천가톨릭대 교수) 신부가 최근 번역, 출간한 「365일 어린이 성경」(The DAY-BY-DAY BIBLE)은 신ㆍ구약 성경을 쉽고 재미있는 이야기 형식으로 풀어 놓은 동화 같은 책이다. 흥미진진한 이야기 속에는 사랑과 우정, 평화와 더불어 전쟁, 미움 그리고 성스러움이 담겨 있고, 페이지 마다 원색의 아름다운 그림을 삽입해 더욱 생동감 있게 접할 수 있다. 창세기에 해당하는 천지창조부터 요한묵시록까지 매일 하루에 한 편씩 읽을 수 있도록 365편으로 엮었다. 매일 매일 이야기에 곁들여 본문 내용을 압축한 짧은 기도문과 묵상을 함께 수록한 것도 특징이다. 인천교구장 최기산 주교도 "온 식구가 함께 읽고 묵상할 수 있는 최고의 이야기 성경"이라며 "특히 날마다 드리는 기도 안에는 그 날의 말씀이 압축돼 있어 가정성화와 인성 교육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추천했다. 고대 근동 지역과 이집트 탈출 경로, 신약시대의 팔레스티나, 바오로 사도의 선교 여행 등 성경 시대별 현황을 알려주는 지도를 부록으로 수록했다. 일반 출판사가 발행하는 기독교 관련 서적들이 대부분 이름과 지명 등 고유명사를 표기할 때 개신교 성경 번역을 따르고 있는데 반해 「365일 어린이 성경」은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의 새 번역 「성경」(2005년) 표현을 따랐다. 신 신부는 "어린이 뿐 아니라 어른들도 동심으로 돌아가 순수하고 꾸밈없는 시선으로 하느님을 만날 수 있는 성경 묵상서"라고 밝혔다.(메리 조슬린 글/아만다홀 그림/신교선 신부 옮김/대교베텔스만/1만8000원) 서영호 기자 cpbc2008.05.21

인간 생명, 존재 그 자체로 존엄2010 전국 생명대회 기조강연/생명이란 무엇인가(주교회의 의장 강우일 주교)주교회의 의장 강우일(제주교구장) 주교는 9~11일 충북 음성 꽃동네에서 열린 2010 전국 생명대회에서 기조강연을 통해 생명 문제를 역사적ㆍ성서적 배경에서 거시적으로 짚었다. 인간과 성경의 역사를 '생명 의식 고양'이라는 시각으로 접근한 강 주교의 기조강연을 요약한다. 생명에 대한 새로운 안목을 제공할 것이다. 생명이란 무엇인가인간은 하느님 창조의 결정체이자 하느님과 모든 피조물을 잇는 대표다. 사람은 어떤 일이 있어도 훼손해서는 안 되는 최고 가치를 지닌 존재다. 그런데도 인간은 창조된 직후부터 하느님께 받은 자유와 능력을 남용해 다른 인간 생명을 파괴하고 죽이는 악을 저질렀다. 원죄 이후 인간이 다른 인간에게 저지른 최초 죄악이 살인이었다. 인간은 역사를 살아오면서 온갖 구실을 붙여 끊임없이 수많은 생명을 훼손하고 제거했다. 인간이 같은 인간을 그토록 무자비하게 짓밟은 것은 인간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를 제대로 깨닫지 못해 그런 것이 아닐까? 인간은 스스로가 자신을 창조한 것이 아니기에 인간 존재가 얼마나 존귀한지 온전히 인식하지 못했던 것 같다. 역사를 거슬러 올라갈수록 인간이 다른 인간 생명을 아무렇게나 취급했음을 알 수 있다. 고대인들에게는 인간이라고 해도 모두가 같은 인간 생명으로 보이지 않았다. 다른 종족, 다른 계층, 천민, 노예, 전쟁 포로 등은 동급 인간이 아니었다. 구약을 보면 가나안 땅을 정복하는 과정에서 원주민들을 거리낌 없이 죽이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나온다. 그들의 의식 수준에선 같은 종족, 같은 부족에 속한 이들만이 훼손해서는 안 되는 인간 생명을 지닌 존재였다. 이스라엘은 나라가 망하고, 유배지로 끌려가고, 이민족 지배 속에 여러 세기를 고통 속에 살면서 인간이 갖는 인격의 가치에 대해 새로운 깨달음을 얻게 됐다. 이스라엘 백성 자신들이 노예처럼 끌려가고 종살이하면서 노예들도 결코 함부로 억압하거나 무시하거나 짓밟아서는 안 되는 고귀하고 동등한 인간임을 깨달아갔다. 이처럼 인간들은 수많은 참극을 저지르면서 조금씩 생명의 존귀함을 깨달았고, 생명을 훼손하는 데 따른 고통을 맛보면서 생명이란 그렇게 마구 짓밟아서는 안 되는 존재임을 시간과 더불어 아주 천천히 터득해나갔다. 그러나 아직도 멀었다. 아직도 세계 곳곳에서 총성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인간 생명을 파괴하는 행위는 전쟁만이 아니다. 오늘날에도 인류는 아직 인간 생명에 대한 인식과 이해가 성숙되지 못한 까닭에 다양한 방법으로 인간 생명을 훼손하고 있다. 모체와는 엄연히 독립된 생명체로 자라고 있는 태아를 낙태하는 데 어떤 방법이 동원되는지 대부분의 산모나 주변 사람들, 낙태를 권장하는 사람들은 잘 모른다.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 제2차 대전 때 독일 나치가 유다인 수백만 명을 가스실에서 독살하고 있을 때, 세상 사람들은 그 수용소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깊이 알려고 하지 않았다. 마찬가지로 오늘의 낙태를 시술, 묵인, 방조하고 있는 사람들도 낙태의 진실에 대해 눈감고 깊이 알려고 하지 않는다. 그래도 우리가 인간 생명의 존엄성에 대한 인식을 심화하고 그 존엄성을 지키고자 하는 역사 발전의 대열에 설 수 있으려면, 우리는 오늘날 저질러지고 있는 인간 생명에 대한 엄청난 파괴 행위를 중단하도록 호소하고 행동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2차 대전 당시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유다인들이 죽어가는 데도 외면하고 침묵하던 수많은 대중의 대열에 낄 수밖에 없다. 우리는 이 시대 과학기술 발전으로 말미암아 인간 생명에 대한 인식을 한 단계 더 높이 고양하고 더 넓게 확대하도록 초대받고 있다. 인류는 오랜 역사적 체험을 통해 고대 사회에서는 아직 동등한 인간으로 인식하지 못했던 노예, 천민, 전쟁포로, 여성, 어린이, 이민족들도 똑같은 인간, 존엄한 인간임을 서서히 깨달아왔다. 오늘날 인류는 세포 덩어리라고만 여겨지는 배아와 태아도 동등한 인간 존엄성을 지닌 존재임을 어서 빨리 깨닫도록 초대받고 있는 것이다. 인간 생명이 좀 더 포괄적으로 존중받아야 한다는 의식은 태아나 배아를 인간으로 인정하는 데서 그쳐서는 안 된다. 인간 생명의 존엄함은 생명이 다 꺼져가는 마지막 상황, 질병이나 노쇠로 인해 신체적 생명력이 극도로 감퇴된 장애인이나 육체적ㆍ정신적 질병을 앓고 있는 병자나 노인에게도 똑같이 적용돼야 할 것이다. 최근 우리나라는 OECD국가 중에서 최고 자살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우리 사회가 전체적으로 병들었음을 입증한다. 왜 이렇게 많은 사람이 자살하는가? 사회 전체가 경제적 가치를 최우선시하고, 그래서 모두가 경쟁 대열에 끼게 되고, 그 대열에서 낙오되는 데 대한 엄청난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해 자신의 목숨까지 버리는 극단적 선택을 생각하게 된다. 죽음의 그림자가 우리 사회 전체를 뒤덮고 있다. 얼마 전 여고생이 엄마에게 유서를 남기고 베란다에서 투신했다. 유서는 "이제 됐어?" 단 네 글자였다. 엄마가 요구한 성적에 도달한 직후 아이는 죽었다. 그 아이는 다른 부모들이 부러워하는 외고에 다니고 있었고, 그 학교에서도 우수한 성적을 거둔 학생이었다. 인간 생명은 뛰어난 성적, 잘 생긴 외모, 풍요한 부, 찬란한 명예 등 그 어떤 가치와도 비교할 수 없다. 존재 자체로 최고의 존엄함을 지닌다. 하느님을 닮은 모습으로 창조됐기 때문이다. 정리=남정률 기자 njyul@pbc.co.kr남정률2010.07.20
![[출판] 이달의 교계잡지(2009년 9월호)](//cpbc.co.kr/CMS/newspaper/2009/09/rc/308094_1.0_titleImage_1.jpg)
[출판] 이달의 교계잡지(2009년 9월호) ▨가톨릭 디다케='틀림이 아닌 다름으로'라는 특집 주제로 △다문화 속에 한(一) 문화(김세원) △무지개 주일학교(김세라) △편견의 벽 허물기(편집부) 등을 게재했다.(서울대교구 청소년국/3500원) ▨경향잡지='경향 돋보기'에서 '교회와 생명'을 주제로 △자살의 급등과 원인(홍강의, 한국자살예방협회장) △자살에 대한 교회 가르침(김정우 신부) △자살 예방을 위한 사목적 대안과 노력(강혁준 신부) 등을 다뤘다. '경향초대석'에서 주교회의 시복시성특별위원회 위원장 박정일 주교를 인터뷰했다.(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3300원) ▨교회와 역사='서양 선교사 문서 소개'를 통해 몬시뇰에 임명된 캐롤 신부가 한국전쟁으로 피난지 부산에 머물면서 느낀 한국에 대한 단상과 가톨릭구제회 활동 등을 담은 기사를 실었다. '한국교회 단체'에서는 노동 문제와 노동사목에 대한 교회 관심에서 시작된 가톨릭노동청년회(J.O.C.)를 살폈다.(재단법인 한국교회사연구소/3000원) ▨그물=지난 7~8월 경주와 천안 등지에서 34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여름 마리아뽈리'를 특집으로 다뤘다. 또 오는 10월 19~20일 의왕시 마리아뽈리센터에서 '일치'를 주제로 열릴 2009년 본당 운동대회를 상세히 공지했다.(마리아사업회/3000원) ▨레지오 마리애=특집으로 '103위 시성 25주년을 맞아'를 마련, △초기 정신으로 돌아가자(김희중 대주교) △복음화의 선봉에 서라(조환길 주교) △작은 마리아(유흥식 주교) △순교정신을 본받아(이용훈 주교) △말씀에 충실한 사람들(권혁주 주교) 등을 실었다.(세나뚜스협의회/1800원) ▨말씀지기=전례력에 따른 매일 묵상을 빠르고 쉽고 편리하게 접하도록 했다. '아침 뜨락'에서 박용식(원주교구 횡성본당 주임) 신부가 '남의 손을 씻어 주면 내 손도 깨끗해진다'라는 제목으로 사람답게 사는 법에 대해 썼고, 십자가의 성 요한에 대해 쓴 영성 에세이 2편도 인상적이다.(가톨릭출판사/한글ㆍ영문판 각 권 900원) ▨사목정보='담장 허물기'를 특집 주제로 △담장 허물기, 두 본당의 사례(정홍규 신부) △담장 허물기-그 다음은?(이호 신부) △벽의 종교와 파벽의 종교(이창익) △분당 요한 성당 문화사목 탐방 등을 실었다. 아울러 정의채(서울대교구 원로사목자) 몬시뇰을 특별 인터뷰했다.(미래사목연구소/1만 원) ▨생활성서='신약 성경통독 피정'을 특집으로 마련해 △숲을 보듯이 전체를 이해하라 △신약 성경 형성 과정 △예수 그리스도 생애에 따른 성경통독 등을 다뤘다. '만나고 싶었습니다'를 통해 피아노 3중주 연주그룹 김트리오 얘기를 썼다.(생활성서사/3900원) ▨성서와함께='새로봄'을 통해 '약자를 품으시는 예수님'을 주제로 △모든 사람을 사랑하고 선택해야(박문수) △새마을만 있고 사람은 없다(이정호 기자) △오늘날 가난한 이들은 누구의 이웃입니까(이강서 신부) 등을 게재했다.(성서와함께/3000원) ▨소년=창작동화로 '가지 마, 넌 내 동생이잖아'(김혜리)를 실었고, 소년소설 '꽥 보이 한성봉, 소년 되다'(노경실)를 첫회 연재했다. '만화로 보는 사도행전-예루살렘에서 로마로'(고선일 옮김)는 이번호로 연재를 마무리한다. '부모님과 함께 보는 영화'에선 스페인 영화 '마법의 세계 녹터나'를 소개했다.(가톨릭출판사/4000원) ▨야곱의우물=표지인물로 (사)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코리아(CCK)에서 활약하는 대전지방법원 논산지원장 윤종수(베네딕토, 45) 판사를 만났고, '교회와 사회'에선 상계주민의원 의사 박태훈씨의 '국민 건강은 상품이 아니다'라는 주제 글을 실었다.(바오로딸/2800원) ▨참 소중한 당신=순교자성월을 맞아 '믿음의 씨앗을 찾아서'라는 특집 주제로 △주님이 제 손을 잡아 주셨던 곳, 어농 성지 △야생화로 피어난 성거산의 불꽃 △순교자의 피와 믿음과 사랑이 깃든 서소문 밖 성지 △동정부부의 신심을 만날 수 있는 치명자산 성지 등을 게재했다. (사단법인 가톨릭문화연구소/3000원) 오세택 기자 sebastiano@pbc.co.krcpbc2009.09.01
![[성경 속 상징] 12-물고기- 구원을 가져오는 그리스도](//cpbc.co.kr/CMS/newspaper/2008/07/rc/260245_1.2_titleImage_1.jpg)
[성경 속 상징] 12-물고기- 구원을 가져오는 그리스도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문화홍보국장)구한말 우리나라에서는 처음 등장한 전등을 가르쳐 '증어'라고 불렀다. 물고기를 끓인다는 뜻이 재미있다. 왜 그랬을까? 1887년 우리나라에서 발전기를 통해 처음으로 전기를 만들 때 경복궁 향원정의 물을 이용해 석탄을 원료로 발전기를 가동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발전기를 가동하자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하곤 했다. 발전기 가동으로 수온이 올라갔기 때문이다. 한문자에서 처음 만들어진 글자는 '魚'(물고기 어)자라고 하는 학설이 있다. 고대인들에게 물고기는 그만큼 강한 인상을 준 생명체이자 식량이었던 모양이다. 초기 인류가 물가에 살면서 식수도 얻고 물고기도 구할 수 있었으니 물고기는 최초의 사냥 양식인 셈이기도 하다. 물고기는 문자 그대로 물에 사는 고기다. 물에서 생명이 시작되었고 물에서 활동은 땅에서보다 더 많은 힘이 필요하다. 따라서 물고기는 자연스레 건강과 생명의 상징이 됐다. 우리나라에서 예로부터 물고기는 '아들 출산'과 '출세'를 상징했다. 또한 우리 선조들은 자물통을 물고기 모양으로 많이 만들었다. 물고기는 24시간 밤낮으로 눈을 감지 않아 귀중품을 잘 지킬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물고기는 고대 바빌론, 인도, 고대 이집트, 고대 그리스 등의 전설에서 신으로 자주 등장한다. 성경에서 물고기가 나오는 대목이 많다. 구약성경에서 인간은 바다에 사는 물고기로 비유된다. 인상적인 대목은 뭐니뭐니해도 요나 이야기다. 신약성경에서는 요나가 경험한 사건은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을 상징적으로 나타낸다(마태 12,1-4). 성전에서 솟아나는 기적의 물에 의해 다시 소생하는 물고기는 하느님의 구원을 받는 상징적 의미를 띈다(에제 47,1-12). 또한 고기잡이 이미지는 때때로 개인에 대한 하느님 심판을 묘사하는 데 사용되었다(아모 4,2). 물고기에 대한 중요한 상징적 태도 중 하나는 바다에 대한 뿌리 깊은 두려움이다. 아마도 이것은 이스라엘이 바다와 접촉이 거의 없었다는 점에 기인하는 듯하다. 신약성경에서도 물고기는 인간을 비유한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사람을 물고기에 비유하시면서 말씀하셨다."나를 따라오너라. 내가 너희를 사람 낚는 어부로 만들겠다"(마태 4,19). 또한 하느님 나라를 온갖 종류의 물고기를 잡아들이는 그물로 비유한다. "또 하늘나라는 바다에 던져 온갖 종류의 고기를 모아들인 그물과 같다"(마태 13,47).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는 물고기와 깊은 관계를 지닌다. 부활하신 예수님 말씀을 따라 고기를 많이 잡은 후 제자들이 스승을 비로소 알아보았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그물을 배 오른쪽에 던져라. 그러면 고기가 잡힐 것이다.' 그래서 제자들이 그물을 던졌더니, 고기가 너무 많이 걸려 그물을 끌어 올릴 수가 없었다. 예수님께서 사랑하신 그 제자가 베드로에게 '주님이십니다'하고 말하였다. 주님이시라는 말을 듣자, 옷을 벗고 있던 베드로는 겉옷을 두르고 호수로 뛰어들었다"(요한 21,6-7). 그래서 초대교회에서는 물고기를 구원을 가져오는 그리스도의 상징이라 해석했다. 실제로 물고기는 사도 베드로의 상징이었으며 때로는 '세례'의 상징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로마의 지하묘소인 카타콤바 벽화에 물고기가 많이 그려져있고 최후만찬을 묘사한 성화에 빵과 물고기가 함께 등장한다. 조은일2008.0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