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속의 동,식물] 89- 날아다니는 포유류 박쥐](//cpbc.co.kr/CMS/newspaper/2008/04/rc/245924_1.1_titleImage_1.jpg)
[성경 속의 동,식물] 89- 날아다니는 포유류 박쥐성경에서는 부정한 동물로 나와 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문화홍보국장)이솝우화에 박쥐 이야기가 있다. 동물나라에서 땅에 사는 동물과 새들이 편을 갈라 싸우고 있었다. 땅에 사는 동물쪽이 유리해지자 박쥐는 "나는 쥐처럼 생기고 새끼도 낳는, 땅에 사는 동물이야"하며 거들었다. 그러나 다음 싸움에서 새들이 우세하자 이번엔 "나는 날개가 달렸지"하며 새들의 편을 들었다. 그 후 동물나라에 평화가 찾아왔을 때에 간사한 박쥐는 땅에 사는 동물한테도, 새들한테도 쫓겨나고 말았다는 이야기다. 박쥐는 포유동물 중 유일하게 새처럼 날아다닐 수 있으며 극지방을 제외한 세계 각지에 약 900여 종이 서식한다. 주로 동굴이나 폐광, 바위 틈, 나무 속, 숲속 등 서식처도 다양하다. 몸의 구조와 기능이 모두 날기에 편리하도록 발달되어 있다. 공중을 날기 위해서는 체중을 최대한 줄여야 하는데, 그래서 박쥐는 다리의 무게를 줄이는 쪽으로 진화를 거듭했다. 박쥐의 다리 근육은 점차로 없어지고 힘줄만 남게 되었다. 박쥐는 휴식을 취할 때 거꾸로 매달려 있는데, 이렇게 하면 다리에 힘을 주지 않고도 몸을 지탱할 수 있다. 거꾸로 매달려 있는 자세가 가장 편안한 자세인 셈이다. 또한 천장에서 매달려 자면 천적을 피하는 데에도 효과적이다. 날개는 앞다리가 진화해 변형된 것이다. 엄지손가락을 제외한 모든 손가락이 길어졌으며 비막(飛膜)으로 연결된다. 비막은 앞팔에서부터 옆구리를 따라 뒷다리의 발목에까지 이른다. 엄지손가락 끝에는 발톱이 있다. 대부분의 박쥐는 곤충을 잡아 먹는다. 포식하는 곤충의 양이 엄청나므로 생태계에서 곤충류의 평형을 유지하는 데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 셈이다. 실제로 몇몇 해로운 곤충을 구제하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어떤 박쥐들은 나무 열매, 꽃가루, 꿀을 먹기도 하는데, 열대 아메리카에 사는 흡혈박쥐는 포유동물이나 큰 새들의 피를 먹고 살기 때문에 광견병을 옮기기도 한다. 박쥐는 아무리 깜깜한 곳에서도 주변 사물에 부딪히지 않고 날 수 있다. 실험에 의하면 약 30㎝ 간격으로 늘어뜨린 가는 철사에도 부딪히지 않고 날아갈 수가 있다고 한다. 이것은 물체로부터 반사해 오는 공기의 진동을 느끼고 장애물을 피하는 것이라고 추측되고 있다. 팔레스티나에는 약 20여 종의 박쥐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성경에서 박쥐는 황새, 오디새 등과 함께 부정한 동물로 등장한다. "새들 가운데 너희가 혐오스럽게 여길 것은 이런 것들이다. 그것들은 혐오스러운 것이니 먹어서는 안 된다. 황새와 각종 왜가리와 오디새와 박쥐다"(레위 11,13. 19). 동굴, 폐허 등 어두운 곳에서 지내며 거꾸로 매달려 지내는 행동을 염두에 두고 부정한 동물로 구분했다고 생각된다. "그날(주님의 날)에 인간들은 자기들이 경배하려고 만든 은 우상들과 금 우상들을 두더지와 박쥐들에게 던져 버리리니"(이사 2,20).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어둡고 습한 곳에 사는 박쥐의 습성 때문에 부정한 모습으로 비쳐졌을 가능성이 컸다. 하지만 박쥐가 해충을 잡아먹기에 인간에게 도움을 주기도 하니 세상에는 절대적인 것은 없다는 진리가 새삼스럽다.cpbc2008.04.10

소공동체에 현존하는 '말씀'의 의미 조명제5차 아시파총회, 강우일 주교 등 한국 대표단 23명 참석아시아교회 소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제5차 아시파(AsIPA : Asian Integral Pastrol Approach, 아시아의 통합사목적 접근) 총회가 10월 20일 필리핀 남부 다바오시 다바오 대신학교에서 막을 올렸다.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루카 22,19)를 주제로 10월 28일까지 계속된 총회에서 중국ㆍ인도ㆍ일본ㆍ말레이시아ㆍ미얀마ㆍ태국ㆍ방글라데시ㆍ남아프리카공화국ㆍ영국ㆍ독일 등 18개국 300여 명의 참가자들은 특별히 소공동체에 현존하는 하느님 말씀과 성체성사의 의미를 집중 조명했다. 한국에서는 강우일(제주교구장) 주교, 박기주(서울대교구 대방동본당 주임)ㆍ이어돈(제주교구 금악본당 주임)ㆍ전원(서울대교구 제기동본당 주임)ㆍ허찬란(제주교구 성산포본당 주임) 신부, 김점순(서울대교구 사목국)ㆍ황경숙(제주교구 사목국) 수녀, 대방동ㆍ제기동본당 신자 등 23명이 참석했다. 주 필리핀 교황대사 에드워드 조셉 아담스 대주교는 다바오대교구 성베드로주교좌성당에서 봉헌된 개막미사 강론을 통해 "교회 공동체는 예수 그리스도를 닮고 그분 가르침을 전하기 위해 존재한다"면서 참가자들이 총회를 통해 아시아교회가 나아갈 새로운 발전 방향을 모색하기를 당부했다. 또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축복과 격려를 전했다. 스타니슬라오 릴코(교황청 평신도평의회 의장) 추기경은 축하 메시지를 통해 거룩한 성체로 성화된 아시아인들이 제5차 아시파총회에서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있기를 기원했다. '소공동체 안에서의 빵 나눔과 말씀 나눔'을 부제로 한 이번 총회는 △다양한 복음 나누기에 대한 신학적 성찰 △소공동체의 빵 나눔에 대한 신학적 성찰-일상 안에서 성체성사를 산다는 것 △'교회됨의 새로운 방식'에 관한 참가자들의 경험과 방법 나눔 등을 목표로 열렸다. 아시아주교회의연합회(FABC) 평신도가정사무국이 2006년 11월 인도에서 개최한 제4차 총회에 이어 3년 만에 연 제5차 총회는 성경 안치식, 국가별 소공동체 현황 발표, 치토(필리핀) 주교의 '성체적 공동체로서 소공동체' 강의, 공동응답 및 아모스식 복음나누기, 그룹 토의, 현지 소공동체 탐방, 최종선언문 작성, 문화의 밤, 매일미사 등 각국 소공동체 체험을 나누고 새로운 방식의 소공동체 프로그램을 익히는 다채로운 내용으로 이어졌다. 아시파는 아시아에서 '공동체들의 친교'라는 '교회의 새로운 존재 양식'을 실현하기 위한 모든 사목 과정을 의미한다. 1990년 인도네시아 반둥에서 열린 제5차 FABC 총회는 아시아교회의 새로운 존재 양식을 '공동체들의 친교'라고 규정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 방법으로 남아프리카 룸코연구소의 소공동체 사목 모델을 받아들였다. 이후 FABC 산하 평신도위원회와 인간발전위원회는 1993년에 '아시아교회의 새로운 존재 양식'을 구현하는 과정을 아시파, 곧 '아시아의 통합사목적 접근'이라고 부르기로 한 데 이어 FABC 평신도가정사무국 산하에 아시파사무국을 설립했다. 필리핀(다바오)=남정률 기자 njyul@pbc.co.kr남정률2009.10.27
성경 하루 한장 읽기 해설(욥기)의인이 당하는 고통의 의미 앞의'모세오경'(율법서)이나 '역사서'(전기예언서)의 산문과는 대조되는 리듬을 지닌 운문으로 작성된 문학유형의 책들인 '지혜서'(성문서)가 '욥기'와 함께 시작됩니다. 욥기는 '욥'이라는 한 의인의 고통을 통해 '사람은 본래 어떤 존재인가?', 또 '하느님과 인간의 관계는 본래 어떠한가?'라는 질문들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1) 지혜문학 성경은 그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여러 가지 문학유형과 다양한 문체를 사용합니다. 유다교 전승에 의하면 성경은 크게 세 가지 문학유형들, 곧 '모세오경'과 '예언서'와 '지혜문학'으로 구성됩니다. 그 중에서 지혜문학에는 욥기, 시편, 잠언, 코헬렛, 아가, 지혜서, 그리고 집회서가 속해 있습니다. 다른 문학유형들보다 뒤늦게 편찬된 지혜문학은 이스라엘이 바빌론에 패망해 유배를 떠났다가 귀환하는 우여곡절 속에서 그러한 체험에 깃들어 있는 삶의 지혜를 진지하게 사색하고 야훼 신앙 안에서 나름대로 해결책을 모색하는 가운데 내놓은 작품들입니다. 이 작품들은 한결같이 지혜의 원천이신 하느님을 경외하고 하느님 뜻대로 살아갈 것을 권면합니다. (2) 욥기의 저자 및 저술 연대 욥기는 중심 인물인 '욥'의 이름을 따서 지칭되는 책으로서, 기원전 5~3세기경에 미상의 저자에 의해 최종적으로 편찬됐습니다. 과연 욥이 실존 인물이었는지는 분명치 않지만 적어도 고대 중동에서 흔한 이름이었던 것만큼은 분명합니다. 욥 1장 3절에서 '동방인'이라 한 것으로 볼 때 유다인이 아니었던 그는 오늘날 이루 감당할 수 없는 엄청난 고통에 처해 있는 인간을 상징하는 대명사가 됐습니다. (3) 욥기의 구조와 내용 욥기는 문장 유형과 내용을 토대로 다섯 부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1) 1,1~2,10 : 시련을 겪는 욥. 2) 2,11~31,40 : 세 친구와 벌인 논쟁. 3) 32,1~37,24 : 엘리후의 연설. 4) 38,1~42,6 : 하느님의 현현. 5) 42,7~17 : 모든 것을 회복하는 욥. 첫째 부분(1,1~2,10)은 먼저 앞으로 전개될 이야기들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사항들, 곧 욥이라는 인물에 대한 소개와 더불어 두 차례에 걸친 그의 시련을 기술하고 있습니다. 둘째 부분(2,11~31,40)은 세 단계로 이뤄진 욥과 친구들의 논쟁을 보여줍니다. 여기서 욥의 세 친구는 욥에게 닥친 불행의 원인과 그가 처한 상황을 이성적으로 해결할 방법을 찾고자 시도하지만 욥이 계속해서 그들에게 반론을 제기함으로써 이들의 노력은 실패로 끝납니다. 셋째 부분(32,1~37,24)에서는 도를 넘어선 듯한 욥에게 반론을 제기하는 엘리후의 연설이 이어집니다. 이 연설은 욥의 감정과 표현을 자제시키고, 욥과 친구들 사이에 논란이 된 문제와 관련된 전통적 지혜 관념을 더욱 폭넓게 발전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그러나 논쟁의 쟁점과 욥의 항변에 해답을 제시하지는 못합니다. 넷째 부분(38,1~42,6)이 전하는 하느님의 현현 이야기는 하느님께서 당신의 초월성과 권능에 관련된 물음들을 제시하시는 것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이로써 하느님께서는 지금까지 욥이 지녀온 문제와 생각의 범위를 완전히 뛰어넘어 전혀 다른 방향을 바라보게 하십니다. 마지막 부분(42,7~17)에서 하느님께서는 세 친구가 욥을 통해 용서받게 하십니다. 그리고 욥이 불행을 당하기 이전인 처음에 지녔던 것보다 더 많은 재물을 돌려주시고, 예전처럼 일곱 아들과 세 딸을 얻게 하십니다. (4) 핵심 신학 사상 욥기는 삶이, 의롭게 살면 복을 받고 악을 저지르면 벌을 받는다는 '인과응보'의 가르침대로 꼭 이뤄지는 것은 아니라는 체험을 토대로 무죄한 의인이 당하는 고통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묻습니다. 그러면서 욥이라는 의인을 통해 우리가 고통 중에 하느님과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를 보여줍니다. 즉, 하느님을 믿는 이유는 우리가 하느님에게서 무엇을 바라기 때문이 아니라 '까닭 없이'(욥 1,9) 하느님은 하느님이시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오늘날 모든 것을 물질과 관련해서 생각하는 우리에게 욥은 신앙마저 물질과 연관시키는 우리들의 내면을 다시 되돌아보게 해줍니다.남정률2008.02.20

일치주간 : 가톨릭의 형제교회들한 뿌리에서 자란 다른 줄기들예수 그리스도를 구세주로 고백하는 그리스도교는 '한 지붕 세 가족'이다. 예수 그리스도라는 한 지붕 아래 가톨릭ㆍ정교회ㆍ개신교라는 세 가족으로 나눠져 있기 때문이다. 원래는 가톨릭 하나였으나 정교회, 개신교 순서로 가톨릭에서 떨어져 나왔다. 일치주간(18~25일)을 맞아 가톨릭의 형제 교회인 정교회와 개신교에 대해 알아본다.▨정교회 정교회는 1054년 로마 가톨릭에서 갈라져 나와 독자적 전례와 전통을 간직하고 있는 동방 교회들을 통칭하는 것이다. 이들은 자신들만이 '올바른 믿음을 가진 교회'라는 뜻에서 정교회(正敎會, Orthodox Church)라고 부른다. 1453년 정교회 중심이었던 콘스탄티노플이 오스만 터키에 의해 함락되자 정교회 핵심은 러시아로 옮겨져 '러시아 정교회'가 탄생했다. 이어 그리스(1830년) 루마니아(1925년) 알바니아(1937년) 정교회 등이 각기 독립을 선언함에 따라 지금은 국가별 정교회로 나뉜 상태다. 정교회의 성사와 교리는 가톨릭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교황의 수위권과 무류성을 인정하지 않는다. 또 성직이 주교ㆍ사제ㆍ부제로 나뉘는 것은 가톨릭과 같지만 결혼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결정적으로 차이가 난다. 가톨릭과 마찬가지로 성경과 성전(聖傳, Holy Tradition)을 모두 신앙의 근거로 인정하지만 구약 49권과 신약 27권(가톨릭은 구약 46권, 신약 27권)을 성경으로 사용하는 점, 구약의 제2경전을 인정하되 교의적 권위를 부여하지 않는다는 점은 다르다. 한국 정교회는 1897년 러시아정교회 소속 신부가 주한 러시아 공사관에서 선교를 시작하면서 첫 발을 내디뎠다. 이후 많은 어려움을 겪은 한국 정교회는 1975년 그리스정교회 소속 신부가 한국 선교 책임자로 부임하면서 활기를 되찾아 오늘에 이른다. ▨개신교 16세기 마르틴 루터에 의해 시작된 종교개혁으로 가톨릭에서 갈라진 교회이다. 가톨릭에 대한 '항거자'(Protestant)라는 뜻에서 '프로테스탄트'라고 불리기도 한다. 종교개혁 이후 개신교는 견해를 달리하는 분파가 끊임없이 생겨남에 따라 지금은 500여 개 교파로 나눠졌다. 대표적 개신교 분파로는 장로교ㆍ감리교ㆍ침례교ㆍ성결교ㆍ루터교ㆍ구세군 등이 있다. 우리나라에는 1884년 미국 장로교 신자이자 의사인 알렌과 언더우드 목사 등이 황해도 송천에 교회를 짓고 의료사업과 선교사업을 시작하면서 전파됐다. 개신교는 가톨릭과 크게 다르다. 가톨릭은 성경과 함께 사도로부터 이어오는 교회 전통(성전)을 신앙의 원천으로 받아들이지만 개신교는 오직 성경만을 인정한다. 가톨릭이 성전에 근거를 두고 교의로 선포하는 교황 수위권과 무류성, 마리아 교리, 성사 등을 개신교가 인정하지 않는 것은 이 때문이다. 또 개신교는 구약성경 가운데 제2경전을 제외한 39권만을 성경으로 인정한다는 점도 다르다. 연옥 교리도 인정하는 않는다. 가톨릭과 개신교를 잇는 중간다리로 여겨지는 성공회(聖公會)도 개신교에 속한다. 16세기 영국 헨리 8세 국왕이 교황에게 결혼 무효소송을 냈으나 교황이 이를 거절하자 자신을 교회 수장(首長)으로 선포하면서 가톨릭과 결별한 것이 성공회다. 성공회는 전통으로 내려오는 사도신경과 니케아신경을 인정하는 등 많은 부분에서 가톨릭과 일치하지만 다른 점도 적지 않다. 교황 수위권과 무류성을 인정하지 않으며, 사제 독신 의무도 없다. 성경은 개신교와 같이 구약 39권, 신약 27권만을 정경으로 인정한다. 대한성공회는 1889년 영국에서 코프 신부가 초대 한국교구장으로 임명되면서 시작됐다. 1993년 독립된 관구로 승격했으며, 전국적으로 100여 개 교회와 5만여 명의 신자가 있다. 교구는 서울ㆍ대전ㆍ부산교구 등 3개다. 남정률 기자 njyul@pbc.co.kr남정률2009.01.13
![[특집] 루게릭병 환자 이원규ㆍ이희엽씨 부부의 사랑](//cpbc.co.kr/CMS/newspaper/2009/10/rc/314421_1.0_titleImage_1.jpg)
[특집] 루게릭병 환자 이원규ㆍ이희엽씨 부부의 사랑"ㄱ, ㄴ, ㄷ, ㅜ… 아내의 사랑이 보입니다"발가락 시인의 살아온, 살아갈 기적10년째 루게릭병 투병…깊어가는 아내의 돌봄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건 두 눈과 엄지 발가락발가락으로 마우스를 눌러 쓴 시 '내 아내에게'뭐가 그리 재밌는지 부부 사이엔 웃음이 끊이질 않는다. 혀가 완전히 굳어 발음이 어눌해진 이씨의 말을 그나마 이해하던 아내도 이제 거의 알아들을 수 없어 몇 개의 글자와 숫자가 적힌 판을 눈짓으로 짚어 대화를 나눈다. "나 몸이 굳어가다 결국은 꼼짝 없이 죽는 병이래. 그래도 내 곁에 있어 줄래?"(종우) "원래 사람은 다 죽어, 순서가 따로 없어. 그러니까 하루를 일 년처럼 살아야지. 다른 사람들보다 몇 백배 더 행복하게…."(지수) 요즘 뜬다는 '내 사랑 내 곁에'라는 영화에 나오는 대화다. 희귀병 '루게릭'에 걸린 한 청년 '종우'와 지고지순한 사랑으로 그의 곁을 지켜주는 '지수'의 절절한 순애보다. 2년 전 만났던 이원규(아우구스티노, 49, 서울 신천동본당)ㆍ이희엽(크리스티나, 45) 부부를 다시 찾아간 이유였다. <2007년 2월 11일자 제908호 참조> 루게릭병으로 투병하면서 오른쪽 가운데 손가락 하나로 화상 키보드를 누르고, 발가락으로 책장을 넘겨가며 논문을 완성해 2004년 8월 문학박사 학위를 받은 이원규씨. 그리고 그림자처럼 그의 곁을 지키며 손과 발이 되어 주는 아내 이희엽씨다. 루게릭병은 희귀병 중에서도 가장 악질이다. 자그마한 회복의 가능성도 남겨두지 않는 완벽한 불치병이다. "치료법도 없고 다만 죽음을 기다리는 것 외엔 할 수 있는 것이 없어 보였다"는 그의 말처럼. '박제된 잠자리'처럼 그의 온 몸은 구석구석 더 굳어가고 있었다. 이제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건 두 눈과 얼굴 근육 일부, 왼쪽 엄지발가락 뿐. 눈만 깜빡거릴 뿐 얼굴에 붙은 모기 한 마리도 쫓지 못하는 상황은 '세상에서 가장 잔인한 병'이라는 루게릭병의 끔찍함을 절감하게 한다. 식물상태 환자와 반대로 정신은 또렷하다. 지금은 '육체의 감옥'에 꼼짝 못하고 갇혀 있지만 언제나 희망을 전하는 웃음은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 루게릭병과 친구하는 남편 꼭 10년 전인 1999년 8월 27일, 이원규씨의 진료차트에 'ALS'(근위축성측색경화증)라는 병명이 기록됐다. "루게릭병에 걸린 것을 처음 알게 된 날, 우리 부부는 서로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렸어요. 그러나 곧바로 마음을 다잡고 다시는 울지 말자고 약속했죠. '살아있는 한 희망은 있다'고 믿기에…." 루게릭병은 발병 후 보통 2~3년 안에 죽음에 이르는 병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씨는 10년 넘게 살아 있다. 병의 진행속도가 그만큼 느린 것이다. 그 이유는 뭘까? 더욱이 간병생활 10년, '긴 병에 효자없다'는 말이 있듯이 결코 쉽지 않은 생활이었을 텐데 무엇이 아내로 하여금 남편 곁을 끝까지 지키게 한 것일까. "언제나 하느님이 함께 하신다는 믿음과 희망이 있기에 두렵지 않습니다. 아무리 힘겨운 상황에도 희망을 버리지 않는 한 살아갈 의지가 생겨요."(이원규) "솔직히 처음엔 하느님을 많이 원망했어요. 우리에게 무슨 죄가 있어 이런 병을 주셨느냐고. 지금은 다시 하느님게 의지하고 있어요. 병에 걸려 고통을 당하든, 회복되든, 죽음에 이르든, 모든 시련에는 하느님의 뜻이 있다고 믿어요. 우리에게 이런 시련이 없었다면 오히려 하느님 은총을 깨닫지 못했을 거예요. 지금은 하루하루 작은 기적을 느끼며 살아요."(이희엽) 이씨는 아무리 힘들어도 주일미사를 거르지 않는다. 발가락으로 컴퓨터 마우스를 굴려가며 인터넷으로 성경을 읽거나 매일 저녁 7시 평화방송TV '묵주기도' 프로그램을 시청하며 기도를 바친다. 아내 역시 방학 땐 매일 새벽미사에 참례한다. 난치병에 굴하지 않고 10년 넘게 너끈히 버티며 '루게릭병'과 '친구하고 있는' 이씨. 그의 곁에서 손과 발이 되어준 아내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물을 마시는 일부터, 목을 가누고 대화를 하는 일까지…, 아내는 남편과 한 몸이 돼 '이인삼각'(二人三脚) 경기를 해오고 있다. 아내 이씨는 "그래도 남편이 힘겨운 싸움을 포기하지 않고 잘 견뎌주어 마음 고생이 덜한 편"이라고 말했다. "남편이 좀 독해요.(웃음) 예전부터 자신만의 원칙을 갖고 포기할 줄을 몰랐어요. 너무 힘들 때도 있지만 남편의 카리스마가 워낙 강해 투정도 못해요. 그런 제게 남편은 언젠가 TV방송에서 발가락으로 마우스 눌러 쓴 '내 아내에게'라는 시(詩)를 읽어줬어요. 원망하던 마음이 눈녹듯 풀리더군요." 이씨는 2005년 말 출간해 2만부 가까이 팔린 자전적 에세이 「굳은 손가락으로 쓰다」 서문에도 '사랑하는 아내가 없이는 저는 아무 것도 할 수 없고 아무 것도 아님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고 적었다. "아이들에게도 정말 고맙죠. 지금 고3, 고1 이에요. 한창 엄마 손길이 필요한 나이에 남들처럼 신경을 많이 써주지 못하는데 알아서 잘 커주니." # 육체의 감옥 그러나 '희망'… 평생 배우고 가르치는 일을 하고 싶었던 이씨의 꿈은 '기회만 된다면' 대학 강단에서 강의를 하고 싶다는 것. 스티븐 호킹 박사처럼 음성변환장치 등 보조도구를 이용하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버틸 수 있을 때까지 학생들을 가르치고 싶거든요. 1주일에 2~3시간 정도의 특강이면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아내 이씨는 "아직 확정되진 않았지만 몇 곳의 대학과 긍정적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고 전했다. 강의준비를 하기 위해 최근 맞춤형 전동휠체어와 노트북 컴퓨터, 눈동자를 움직여 컴퓨터 화면에 글을 쓸 수 있는 안구 마우스도 구입했다. 모두 합하면 2000만원이 넘지만 「굳은 손가락으로 쓰다」의 인세로 어느 정도 충당하고 부족한 금액은 신천동본당 한정관 전 주임신부 등 주위에서 도움을 줬다. 인터뷰를 마치고 나서려는데 이씨가 기사에 그의 책 이야기를 꼭 넣어달라고 부탁했다. 대학에 강의를 다니려면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데 아내는 일을 해야 하고 용돈 정도의 연금으로는 활동보조인을 두기 어려워 책이 많이 팔리면 도움이 좀 될 것 같다고 했다. 이씨가 대학 강단에 서는 날, 꼭 다시 취재하러 오겠다는 말로 대답을 대신했다. "언제나 기뻐하십시오. 끊임없이 기도하십시오. 모든 일에 감사하십시오."(1테살 5, 16~18) 이씨가 '가장 좋아하는 성경 구절'로 꼽은 말씀을 다시 한 번 마음에 새겼다. 서영호 기자 amotu@pbc.co.krcpbc2009.10.29
![[성경 속 동식물]85-향기로운 도금양나무](//cpbc.co.kr/CMS/newspaper/2008/03/rc/241462_1.1_titleImage_1.jpg)
[성경 속 동식물]85-향기로운 도금양나무평화와 감사, 사랑의 상징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문화홍보국장)도금양나무는 지중해 연안, 즉 팔레스타인, 레바논, 베들레헴, 헤브론, 카르멜산, 타보르산에 자생하는 향기로운 상록관목이다. 우리나라는 물론 중국에도 없는 식물이다. 도금양나무는 많은 가지를 지닌 키가 작은 나무로 가지 끝에 담홍색의 아름다운 꽃이 달린다. 꽃은 지름 2㎝ 정도로 꽃받침조각 5장, 꽃잎 5장으로 구성되며 꽃잎은 둥글다. 수술이 많고, 꽃실은 담홍색이다. 꽃피는 시기는 여름이고 열대에서는 1년에 한 번씩 핀다. 도금양나무는 거의 모든 부분이 향긋한 방향성 기름을 함유하고 있다. 이 기름들은 팔레스타인과 다른 지중해 지방들의 토산품이다. 예로부터 이 나무는 지팡이, 가구, 도구들 만드는 데 사용했다. 또한 이 나무는 상록수이기에 불사의 표징으로 죽음과 부활의 약속으로 삼았다. 사람들은 다른 곳으로 이민갈 때에는 반드시 가지고 갔을 정도로 이 나무를 중요시했다. 사람들은 도금양나무를 사랑과 미의 상징으로 삼아 의식, 예술 등에서 중요하게 생각했다. 아테네에서는 권위와 영광의 상징으로서, 사제와 영웅 및 뛰어난 위인에게 이 나무의 가지로 관을 엮어서 씌워 주었다. 고대 로마에서는 비너스의 신목으로서 비너스 신상을 장식했으며, 신전 주위에 이 나무를 심어 숲을 이루게 했다. 고대 로마인은 공공의 장소에 제일 먼저 도금양나무를 심어서 미래를 점쳤다고도 한다. 고대 이집트에서도 이 나무는 사랑과 환희의 상징으로서 사랑과 기쁨의 여신에게 바쳤다. 그래서 고대신화에는 도금양나무에 얽힌 많은 전설이 있다. 유럽에서 다산과 평화와 순결의 상징으로 결혼식의 꽃다발에 널리 사용하기도 했다. 로마인은 이 나무를 애정의 상징으로 삼았다. 도금양나무 열매는 달콤하고 짙은 향기가 있어서, 날로 먹는 외에 건조시켜 저장식도 만든다. 술, 음식물의 부향제로 쓰는가 하면 방부와 진통의 약효도 있어서 약으로도 사용한다. 성경에서 도금양나무는 초막절에 히브리인들이 초막을 짓는 데 사용한 나무 가운데 하나로 등장한다. "산으로 나가서 올리브 나무 가지, 소나무 가지, 도금양나무 가지, 야자나무 가지, 그 밖에 잎이 무성한 가지를 꺾어다가, 쓰여 있는 대로 초막을 만들어라"(느헤 8,15). 즈카르야가 본 환시 중에 용기와 소망, 그리고 평화를 언급하는 과정 중에서도 도금양나무를 사용했다. "내가 밤에 보니, 붉은 말을 탄 사람이 골짜기의 도금양나무 사이에 서 있었다. 그 사람 뒤에는 붉은 말들과 검붉은 말들과 흰말들이 서 있었다"(즈카 1,8). 유다인들은 이 나무를 평화와 감사의 상징으로도 여기며, 저주받은 상태의 회복을 상징해주는 식물로 생각했다. "가시덤불 대신 방백나무가 올라오고 쐐기풀 대신 도금양나무가 올라오리라. 이 일은 주님께 영예가 되고 결코 끊어지지 않는 영원한 표징이 되리라"(이사 55,13).cpbc2008.03.05
![[출판]스코트 한 「나는 왜 믿는가」번역 발간돼](//cpbc.co.kr/CMS/newspaper/2009/09/rc/308095_1.0_titleImage_1.jpg)
[출판]스코트 한 「나는 왜 믿는가」번역 발간돼 1979년 미국 오하이오주 그로브시티대학에서 신학ㆍ철학ㆍ경제학을 전공한 스코트 한은 1982년 고든-콘웰대학에서 신학석사학위를 받으며 목사 안수를 받는다. 그러나 그는 1986년 30년간에 걸친 개신교 신앙을 버리고 가톨릭으로 개종한다. '천상예식에의 신비로운 참여'(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인 미사에 '구경꾼'으로 참례한 뒤 내린 결론이었다. 그 뒤를 따라 많은 개신교 목사와 성서학자들이 가톨릭으로 개종, 그는 '돌아온 루터'라고 불렸다. 1990년부터 스투벤빌 프란치스코대학에서 신학 및 성서학 교수로 재직 중인 그는 특히 '가톨릭 호교론자'로서 명성을 날리기에 이르렀다. 그 저작 가운데 대표적 저서가 「나는 왜 믿는가(Reasons to Believe)」로, 장로교에서 가톨릭으로 귀의한 입장에서 '어째서, 왜' 가톨릭 신앙이 답이 될 수 있는지 성경에서, 자신을 비롯해 그가 만난 수많은 이들의 체험에서, 일상의 삶과 자연과학에서 이끌어낸다. 최근 이 책이 이창훈(알폰소) 평화신문 기자의 번역으로 국내에 소개됐다. '가톨릭, 희망의 이유를 답하다'라는 부제가 달린 이 책은 '이중의 과제'를 해결하려 한다. 하나는 믿지 않는 비신앙인들에게 그리스도교 신앙에 대해 올바로 설명하고 알리려 한다. 또 하나는 같은 그리스도교 신앙을 고백하면서도 갈라져 있는 형제들, 특히 비가톨릭 그리스도교 신자들에게 가톨릭 신앙에 대해 올바르게 설명하는데 집중한다. 그렇다면 가톨릭의 대표적 호교론자이자 베스트셀러 저자인 그는 가톨릭에서 어떤 궁극의 희망을 발견했을까? 그는 이 책에서 2000여 년 동안 가톨릭교회가 주장해 온 것이 무엇이며, 왜 가톨릭이 이 시대 영적 구도자들에게 궁극적 답변이 될 수 있는지 그 희망의 근거를 밝혀준다. 그래서 이 책은 "호교론의 결정판!"(마커스 그로디, '저니 홈' 진행자)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그는 특히 이 책을 통해 자연과 초자연이, 또한 이성과 계시가 서로 대치되지 않으며, 오히려 하느님이 존재한다는 상호보완적 증거를 제공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특히 하느님이 특별한 목적과 형태로 우주를 창조했음을 독자들이 볼 수 있도록 이끈다. (살림/1만2000원) 오세택 기자 sebastiano@pbc.co.kr오세택2009.09.01
![[출판/문학]윤호병 시인, 「사도 바오로의 편지를 읽는 밤」출간](//cpbc.co.kr/CMS/newspaper/2009/04/rc/291866_1.0_titleImage_1.jpg)
[출판/문학]윤호병 시인, 「사도 바오로의 편지를 읽는 밤」출간영혼의 자유 갈구하는 '구도의 시' '참을 수 없는 가벼움으로 가득 찬' 시대에 윤호병(빈첸시오, 60, 추계예술대 교수) 시인이 '신앙에 무겁게 침잠하며' 사도 바오로의 내밀한 말씀을 그린 시집을 냈다. 가톨릭적 색채가 짙은 전작시집 「브람스가 보내온 비엔나 숲 속의 편지」에 이어 2년 만에 사도 바오로 탄생 2000주년을 기념하는 '바오로의 해'에 묶어낸 「사도 바오로의 편지를 읽는 밤」이다. 시집은 말씀 속에서 '주님'을 향해 기도하며 질곡에 찬 현실을 넘어 신성을 회복하고 영혼의 자유를 갈구하는 '구도의 시'라고 봐도 큰 무리가 없다. 성경 말씀이 그대로 시 구절로 들어와 시와 한 몸을 이루기도 하고, 시인 자신의 일상과 체험이 성경 말씀에 녹아들어 시적 의미로 형상화된다. '엠마오로 가는 길'을 통해 시인은 노래한다. "그 길 바로 그 길 위에 오랫동안 서 있었지만//올 해 첫 달 마지막 날 제 마음속으로/검은 먹구름 쏟아져 내려 쌓이고 쌓이던/그 시각부터 바로 이때 이 순간까지/만날 수 있으리라는 한 가닥 기대, 기대의 끈/애써 붙잡고 기다렸지만 기다리고 있었지만/아무도 오가지 않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그 길에는/클레오파스와 말벗하며 가고 있던 길동무도 없었고/기다리는 소식은 들을 수도 없었고 들려오지도 않았지요…" 시인은 이 시에서 주님을 뵙고 말리라는, 그래서 사도 바오로처럼 "눈꺼풀 벗겨져" 영혼의 눈을 뜨고 말겠다는 기다림을 기록한다. 부활시기를 맞아 선보인 시편 45편은 믿음과 기다림, 말씀의 실천에 대한 신앙적 의지가 배어 있다. 인습적이고 관성적인 믿음, 자신의 위안을 위한 믿음, 베풂마저 자신의 충족을 위해 실행하는 믿음에 대한 치열한 고백과 반성이다. 더불어 '비뚤어지고 뒤틀린 이 세상'에서 종교와 종교인의 바른 지향을 담아내려 한다. 남의 얘기인 듯하지만, 알고 보면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 자화상이다. '조금만이라도 주님을 닮아보려 애쓰는' 시인은 영혼의 화학반응을 기대하며 기다리고 기다린다.(푸른사상/1만2000원) 오세택 기자sebastiano@pbc.co.kr오세택2009.04.21
![[성경 속 동식물]82- 행운의 새 공작](//cpbc.co.kr/CMS/newspaper/2008/02/rc/238867_1.1_titleImage_1.jpg)
[성경 속 동식물]82- 행운의 새 공작무지갯빛 부채 깃털 '신비' 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문화홍보국장)초등학교 때 동물원으로 소풍을 가면 제일 먼저 공작새 우리로 달려가 화려한 날갯짓을 한참동안 구경하곤 했다. 몸길이의 몇 배나 되는 깃털을 활짝 펼친 모습은 마치 형형색색의 거대한 부채 같았다. 깃털 끝에는 청색과 청동색의 테를 두른 무지갯빛 동그란 무늬가 있어 수많은 눈동자로 우리를 쳐다보는 듯 한층 신비스러운 동물로 느껴졌다. 대부분의 동물이 그렇듯이 공작도 수컷의 모습이 훨씬 화려하다. 암컷은 수컷에 비해 몸길이가 작고 온몸이 갈색이어서 그다지 곱지 않다. 수컷은 깃털을 부채모양으로 벌리면서 암컷에게 구애 행동을 한다. 닭목 꿩과에 속하는 공작은 인도 아삼과 스리랑카, 미얀마, 말레이반도 등지에 분포하고 서식하나, 현재는 전 세계적으로 사육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미 신라시대에 공작을 길렀다는 기록이 있다. 공작의 목, 가슴, 어깨는 짙은 청색이며, 빛의 각도에 따라 녹색, 자청색을 띤다. 공작은 참공작, 인도공작 두 종류가 있다. 참공작은 미얀마와 자바에 걸쳐 분포하며 수컷의 가슴은 금녹색이고 머리 위의 볏은 다발 모양이다. 인도산인 인도공작의 수컷 가슴은 감색이고 볏은 반쯤 열린 부채 모양이다. 또한 하얀공작은 인도공작의 변종으로 희귀종이다. 공작새는 보통 밀림의 물가에서 나무열매와 벌레 따위를 먹으며 산다. 둥지는 땅 위에 잔가지나 풀을 모아서 만들고 6∼10개의 흰색 알을 낳아 암컷이 품는다. 새끼는 약 24일 만에 부화하며 부화하는 즉시 걸을 수 있다. 중국의 소수 민족인 대족은 공작새를 길조(吉鳥)로 여기며 공작새가 깃을 펼 때 행운이 찾아온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공작새의 춤을 본따서 다채로운 공작춤을 추기도 한다.또한 공작새는 용과 호랑이, 거북이 등과 함께 장수의 동물로 알려져 있다. 공작 고기는 맛이 매우 좋아 옛날부터 유럽에서는 고급 요리에 사용했다. 수세기 동안 공작은 서방 세계에서 공원과 정원을 우아하게 장식해 주는 새였고, 선원들이라면 누구나 가져오고 싶어했던 그럴듯한 선물이었다. 그리스인은 공작을 '페르시아조'(鳥)라고 불렀다고 한다. 페르시아와 인도 사이에 무역이 이루어진 것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페르시아인은 한 번 인도를 정복했었다. 알렉산더 대왕의 군사가 인도에 침입했을 때 모든 장병들은 떼를 지어 날아다니는 이 아름다운 새를 보고 크게 놀랐다고 한다. 로마는 그리스에서 공작을 가져왔다. 그래서 서기 2세기 경에는 사치스러운 로마인들이 공작의 고기를 즐겨 먹을 정도가 되었다. 성경의 기록에 따르면 페니키아 무역 상인들이 솔로몬 시대 이전에는 이집트까지 공작을 가지고 갔을 가능성이 있다. "왕은 다르싯 상선대를 조직하여 히람 상선대와 함께 해상 무역에 종사토록 하였다. 다르싯 상선대로 금, 은, 상아, 원숭이, 공작새 등을 해외에서 한 번 실어 오는 데 삼 년이 걸렸다"(1열왕 10,22). 솔로몬 왕은 세상의 아름다운 것은 모두 수집했다고 한다. 그는 이스라엘 황금시절의 군왕으로서 먼 나라의 진귀한 것들을 많이 손에 넣을 수 있었을 것이다.cpbc2008.0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