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느님 말씀 듣는 재미에 빠져 보세요"콜바이블, '듣는 성경' CDㆍ카세트테이프ㆍMP3 CD 세 종류 출시평화방송과 공동으로 듣는 성경을 제작한 콜바이블 대표 이종주씨(왼쪽)와 성우 장주영씨가 듣는 성경을 펼쳐보이고 있다. 성경을 '듣는' 재미도 쏠쏠하다. 콜바이블 대표 이종주(프란치스코, 50, 서울대교구 양재동본당)씨는 2007년 4월 주교회의로부터 저작권 승인을 받아 새 성경으로 듣는 성경 제작에 들어갔다. 기획ㆍ녹음ㆍ편집은 평화방송이 맡았다. 듣는 성경은 CD, 카세트테이프, MP3 CD 세 종류. 이중 MP3 CD는 가톨릭에서는 처음으로 제작된 것이다. 총 길이 101시간(구약 79시간ㆍ신약 22시간) 분량으로 듣는 이가 지루하지 않도록 가톨릭 신자 성우 7명이 남녀교대로 20여 분씩 읽고, 배경음악을 넣지 않아 '말씀'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30여 시간 녹음에 참여한 성우 장주영(세례자 요한, 49, 의정부교구 호원동본당)씨는 "워낙 방대한 분량이기에 두려움이 앞섰지만, 가톨릭 신자로서 하느님이 내게 주신 소명이라 생각하고 제작에 참여했다"며 "'믿음은 들음에서 오며 들음은 그리스도의 말씀으로 이루어진다'(로마 10,17)는 말씀처럼 말씀을 통해 하느님 현존을 체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물론 어려움도 있었다. 개신교 성경이나 불교 불경에 비해 판매가 저조한 가톨릭 성경을 제작한다고 했을 때 주위에선 "그걸 왜 만드느냐"는 냉소적 반응뿐이었다. 하지만 제품 질은 높이고 가격은 기존 제품보다 저렴하게 만들자 해외에서도 주문이 들어오는 등 좋은 반응을 얻기 시작했다. 이씨는 "5개월 동안 띄어읽기 하나 틀리지 않고 정성들여 성경을 낭독한 성우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한다"며 "어느 정도 보급이 되면 수익금 일부로 시각장애인 단체나 홀몸 어르신 등 성경을 보고 싶어도 보지 못하는 불우이웃에게 기증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성전 건립 중인 성당에서 판매 시에는 판매수익금을 성전건립 기금으로 봉헌하기도 한다. 구입 문의 : 02-3274-1196, www. colbible.co.kr 김민경 기자 sofia@pbc.co.kr cpbc2008.01.02

'마리아사제운동'과 '다락방기도모임'을 아시나요성모께 대한 봉헌 생활화, 형제애 실천 운동주교 400여 명과 사제 10만여 명이 참여하는 세계 최대 규모 기도운동으로 성장했음에도 아직까지 우리에게 익숙지 않은 이름, 바로 '마리아사제운동'(M.S.M)이다. '다락방 기도모임'은 마리아사제운동 고유 활동 또는 회합을 일컫는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승천한 뒤 사도들이 성모 마리아와 함께 예루살렘의 '다락방'(라틴어로 체나쿨룸)에 모여 성령 강림을 기다리며 기도에 전념했던 것을 기억하고 재현하는 의미를 지닌 것이다. 성모 마리아의 티 없으신 성심에 자신을 봉헌하고 이를 실천하려는 모든 사제들에게 개방된 마리아사제운동은 1972년 이탈리아 스테파노 곱비(1930~ ) 신부에 의해 시작됐다. 파티마의 성모 발현 기념성당에서 기도하던 중 '마리아 운동을 시작하라'는 성모 마리아의 부르심을 받은 뒤 2명 사제와 함께 이 운동을 시작한 것. 성모 마리아는 1973년부터 내적 담화 형식으로 곱비 신부에게 메시지를 전달했고, 곱비 신부는 매년 이를 책자로 발간했다. 1973년부터 1997년까지 성모 마리아가 전달한 총 604개 메시지는 「성모님께서 지극히 사랑하시는 아들 사제들에게」라는 제목의 책자 하나로 묶여 나왔다. 1990년대 중반 이미 세계적으로 수천만 명이 참여하는 기도운동으로 발전한 이 운동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일정한 규정도 없으나 각 나라 및 교구별 책임자가 있으며, 그 지역 실정에 맞는 조직을 갖고 있다. 한국에서는 1978년 하 안토니오 몬시뇰(당시 신부) 사제관에서 사제 10여 명ㅇl 모여 다락방 기도모임을 갖는 것으로 출발했다. 다락방 기도모임은 이후 사제는 물론 평신도에게까지 확산됐으며, 1991년에는 마리아사제운동 봉사회가 설립됐다. 교구 단위로는 현재 서울ㆍ수원ㆍ인천ㆍ춘천ㆍ대전ㆍ광주ㆍ대구ㆍ부산ㆍ제주교구 등 9개 교구에서 매월 사제 다락방 기도모임을 갖고 있으며, 평신도 다락방 기도모임은 전국적으로 3000여 개에 이른다. 이 운동에 가입을 신청한 사제는 200여 명이며, 서요셉(메리놀회)ㆍ채창락(대구대교구) 신부가 대표를 맡고 있다. 2명 이상이면 할 수 있는 다락방 기도모임은 성모와 함께 기도하고, 성모께 대한 봉헌을 생활화하며, 형제애를 실천하고 체험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모임은 성령께 대한 기도나 성가→다락방에 대한 성모의 메시지 봉독 및 성모의 현존 묵상→묵주기도와 교황을 위한 기도→성경 및 성모 메시지 독서와 나눔→마리아의 성심께 바치는 봉헌문 낭독→마침성가 순으로 진행되며, 모임 주기는 자유롭게 정하면 된다. 이범주(다락방기도 서울대교구 담당) 신부는 "이 운동은 새로운 교회, 새로운 시대를 열고자 성모님이 일으킨 운동"이라며 "성모님께 나 자신을 온전히 봉헌하고 또 그분 뜻에 따라 삶으로써 나를 변화시키고 세상을 변화시키는 다락방 기도모임에 많은 관심 가져달라"고 말했다. 문의 : 02-727-2489 http://club.catholic.or.kr/msm 남정률 기자 njyul@pbc.co.kr남정률2009.05.19
성경 하루 한장 읽기(역대기 하권, 4∼10일)▨역대기 하권(4∼10일) ▲19장(4일) : 이제 그대들이 주님을 경외하기를 바라오. 명심하여 일하시오. 주 우리 하느님께는 불의나 차별이나 ( )가 있을 수 없소. ▲20장(5일) : 주 저희 조상들의 하느님, 당신은 ( ) 하느님이 아니십니까? 또 당신은 민족들의 모든 나라를 다스리시는 분이 아니십니까? 당신의 손에 힘과 권능이 있기에 아무도 당신께 맞서지 못합니다. ▲21장(6일) : 그러나 주님께서는 다윗과 맺으신 계약 때문에, 또 일찍이 다윗과 그 자손들에게 영원히 ( )을 주시겠다고 말씀하셨기 때문에, 다윗의 집안을 멸망시키려고 하지는 않으셨다. ▲22장(7일) : 임금의 딸 여호세바가 살해될 왕자들 가운데에서 아하즈야의 아들 ( )를 몰래 빼내어, 유모와 함께 침실에 데려다 놓았다. ▲23장(8일) : 그때에 사람들이 왕자를 데리고 나와, 왕관을 씌우고 ( )를 주면서 그를 임금으로 세웠다. 여호야다와 그의 아들들이 왕자에게 기름을 붓고, "임금님 만세!" 하고 외쳤다. ▲24장(9일) : 요아스 임금은 이렇게 즈카르야의 아버지 ( )가 자기에게 바친 충성을 기억하지 않고, 그의 아들을 죽였다. 즈카르야는 죽으면서, "주님께서 보고 갚으실 것이다." 하고 말하였다. ▲25장(10일) : 차라리 ( )만 데리고 가셔서, 용감하게 싸우십시오. 그렇지 않으면 하느님께서 임금님을 원수 앞에서 넘어뜨리실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도와주실 수도 있고 넘어뜨리실 수도 있는 능력을 지니고 계십니다.남정률2007.10.31
![[성경 속 동식물] 72-하느님이 마련하신 메추라기](//cpbc.co.kr/CMS/newspaper/2007/11/rc/229126_1.1_titleImage_1.jpg)
[성경 속 동식물] 72-하느님이 마련하신 메추라기만나와 함께 주신 귀한 식량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문화홍보국장)꿩과에 속하는 한국의 대표적 사냥새 메추라기는 작고 뭉툭한 몸집에 짧은 꼬리가 특징이다. 등은 갈색 바탕에 연한 황색의 가로 및 세로무늬가 가득하며 배는 연한 황갈색 바탕에 붉은빛 또는 검은 가로무늬가 있다. 풀씨, 낟알, 곤충류, 거미류 등을 가리지 않고 먹는 잡식성 조류다. 우리나라에서 한때 메추라기의 알이 강장식품으로 애용된 적이 있다. 요리에 많이 이용하는데 모양이 작고 예뻐서 요리 장식용으로도 많이 쓴다. 메추라기는 대표적인 겨울새로 번식기에는 일부일처로 생활한다. 부화 직후의 새끼는 온몸에 어린 솜털이 빽빽이 있다. 이 새는 유럽 전 지역과 아시아 서쪽에서 주로 번식한다. 이스라엘 백성들도 이집트에서 탈출해 광야를 지날 때 메추라기를 먹었다. 하느님께서 배고픔에 주리고 있던 이스라엘 백성을 배불리 먹이신 것이 바로 이 메추라기였다. 메추라기는 보통 1년에 두 번 정도는 시나이 반도를 통과한다. 이스라엘 백성의 그 부르짖음을 들으신 하느님께서 이 메추라기를 내려 주셨다. "그날 저녁에 메추라기 떼가 날아와 진영을 덮었다. 그리고 아침에는 진영 둘레에 이슬이 내렸다"(탈출 16,13). 하느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약속의 가나안 땅에 도착할 때까지 사십년 동안 만나와 메추라기를 먹도록 해주셨다. 메추라기는 단거리는 힘들지 않게 날아다니지만 장거리는 바람의 도움 없이는 힘들다. 그래서 성경에는 하느님께서 메추라기를 몰아 오신 것으로 표현한다. "그때 주님에게서 바람이 일어나, 바다 쪽에서 메추라기를 몰아다가 진영을 돌아가며 진영 이쪽과 저쪽으로 하룻길 되는 너비로 떨어뜨려, 땅 위에 두 암마가량 쌓이게 하였다. 그러자 백성은 일어나 그날 온종일 밤새도록, 그리고 이튿날도 온종일 메추라기를 모았는데, 적게 거둔 사람이 열 호메르를 모았다. 그들은 그것들을 진영 둘레에 널어놓았다"(민수 11,31-32). 메추라기는 성경에서 만나와 함께 하느님이 이스라엘 백성에게 주시는 음식으로 대변된다. "그러나 당신의 백성에게는 당신께서 그 징벌과는 반대로 은혜를 베푸시고 그들의 식욕을 채워 주시려고 놀라운 맛이 나는 음식, 메추라기를 마련해 주셨습니다"(지혜 16,2). 시편에서도 이 사건을 기억하는 구절이 있다. "그들이 청하자 메추라기 떼를 불러오시고 하늘의 빵으로 그들을 배불리셨다"(시편 105,40). 그런데 민수기에서는 하느님이 마련하신 메추라기 기적이 탐욕스런 사람에 대한 징벌로 나타나기도 한다. "그런데 그들이 고기를 다 씹기도 전에, 주님께서 백성에게 진노하셨다. 그래서 주님께서는 매우 큰 재앙으로 백성을 치셨다. 그래서 그곳 이름을 키브롯 타아와라고 하였다. 탐욕스러운 백성을 그곳에 묻었기 때문이다"(민수 11, 33-34 참조). 아무리 좋은 하느님께서 마련하신 은총이라도 겸손하지 못하고, 인간이 욕심을 갖게 되면 징벌로 다가온다는 것은 늘 마음에 새겨야 하는 교훈이 아닐까. cpbc2007.11.13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일가족 모두 '근이영양증' 앓는 세 모자](//cpbc.co.kr/CMS/newspaper/2009/05/rc/296400_1.0_titleImage_1.jpg)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일가족 모두 '근이영양증' 앓는 세 모자근이영양증을 앓는 임사홍(앞쪽)ㆍ영훈(뒤쪽) 형제가 호흡기를 낀 채 PC 게임에 몰두해 있는 가운데 어머니 김현숙씨와 한관동 청주 용암동본당 빈첸시오회장이 대화를 나누며 이를 지켜보고 있다. 전대식 기자 jfaco@pbc.co.kr 유전성 근육병 '근이영양증'을 앓는 임사홍(요한 사도, 26, 청주교구 용암동본당)씨는 컴퓨터에 몰두해 있다. 금방 머리를 감았는지 물기에 젖은 머리카락을 늘어트린 채 책상 대용으로 펴놓은 밥상에 비스듬히 기대어 퍼즐 게임 삼매경에 빠져 있다. 몸을 가눌 수 없어 공익근무요원이 손을 옮겨주면 그제야 겨우 손가락을 느릿느릿 움직인다. 호흡에 관여하는 횡격막이 약해지는 최악 단계라서 호흡기를 끼지 않으면 이제 숨쉬기조차 힘들다. 초등학교 5학년 때 발병해 벌써 15년째다. 점차 근육이 무력화 돼가는 고통은 도저히 말로 다 형용할 수 없다. 곁에서 함께 플래시 게임 '고군분투'에 집중하는 동생 영훈(요엘, 23)씨도 같은 근무력증에 시달린다. 힘겹게 마우스를 움직여 게임을 풀어가는 모습이 그나마 살아있다는 증거다. 이를 지켜보는 어머니 김현숙(54)씨도 마음이 찢어진다. 자신도 9년 전 발병, 같은 고통을 겪고 있으면서도 자식 걱정에 몸져 누울 새가 없다. 아이들이 잠을 잘 때도 한 자세로 오래 누워 있다 보면 방바닥에 몸이 배겨 아프다고 호소하는 바람에 아이들 자세를 바꿔주느라 잠을 자지 못한다. 그래서 낮에 겨우 새우잠을 자야 한다. 청주 용암동, 33.06㎡(10평) 남짓한 영구임대아파트가 세 모자 보금자리다. 자질구레한 살림살이를 지나치자 방 한 칸에 세 모자와 공익근무요원 2명이 북적댄다. 모두 장애 1등급인 세 모자를 위해 수시로 돌보는 박기순(젬마, 50)씨에다가 용암동본당 빈첸시오회 회원들이 찾아와 먹을거리라도 전달하려하면, 앉을 자리마저 마땅치 않다. 검사나 치료를 받으러 큰 병원에 가려면, 호흡기가 설치된 구급차량을 타야 하기에 왕복 40만 원씩 내야 한다. 그렇지만 이런 열악한 환경에서도 세 모자는 웃음을 잃지 않는다. 극한 상황에서도 늘 밝게 사는 모습에 이웃들조차 놀란다. 형 사홍씨는 2003년 충북대 컴퓨터공학과에 입학, 2학년을 마치고 휴학한 지 5년째지만 학업에 대한 희망이라는 끈을 놓지 않는다. 동생 영훈씨도 마찬가지다. 인터넷으로 강의를 듣고 검정고시를 통해 지난해 충북대 사회심리학과에 입학했다가 병세가 악화돼 1학기밖에 마치지 못했다. 하지만 한국방송통신대에 다시 입학해 학업을 이어갈 꿈을 꾼다. 세 모자는 혹시 새로운 치료법이 개발되면, 몸이라도 움직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가느다란 희망에 목을 맨다. 13년째 세 모자를 찾아와 돌보는 한관동(가밀로, 57) 용암동본당 빈첸시오회장은 "온 가족이 근육병을 앓고 있고 아버지는 오래 전 가출한 상황인데도 밝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은 행복하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마태 5,3)는 성경 말씀이 떠오르곤 한다"며 "근육병으로 옴짝달싹 못하는 상황에서도 희망이신 그리스도만 바라보는 사는 이들을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pbc.co.kr오세택2009.05.26

어깨 너머 배운 한글로 '말씀' 필사4년째 성경 필사하는 88살 전옥련 할머니고령에도 꼬박 4년째 성경 필사에 매달려몸 힘들어도 하느님과 대화하며 은총 체험가난한 삶에도 나눔 실천 '신앙 터줏대감'이웃 신자들에게 성경필사 노트를 보여주고 있는 전옥련 할머니(왼쪽 두 번째)신자들 사이에 성경 쓰기가 확산되면서 신ㆍ구약 완필은 이제 특별한 화젯거리도 되지 않는다. 요즘은 한 번 쓰는 것도 모자라 서너 번 이상 완필했다는 사람도 적지 않다. 하지만 올해 88살의 고령, 학교 문턱에도 가보지 못해 한글만 겨우 깨우친 할머니가 성경 쓰기를 한다면 이야기는 다르다. 마산교구 남해본당 전옥련(데레사) 할머니는 고령임에도 꼬박 4년째 구약과 신약 성경에 담긴 말씀을 손으로 써서 주위 사람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학력이라고는 자녀들이 학교에 다닐 때 어깨너머로 배운 한글이 전부. 그런 전 할머니가 지금까지 성경을 옮겨 쓴 필사 노트가 20권에 이른다. 사실 마산교구에는 교구 설정 40주년(2006) 기념사업으로 벌인 '성경 읽고 쓰기'에 적극 참여해 신ㆍ구약 성경을 완필한 신자들이 많다. 전 할머니도 처음에는 자신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본당 신부 권유로 '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성경을 쓰기 시작했다. "누구에게 보이려고 쓴 것은 아니에요. 이제껏 받은 하느님 은총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느님 사랑을 더 잘 깨닫고, 말씀을 가슴 속에 새겨두려고 했던 것 뿐이지요." 전 할머니의 필사 노트를 보면 얼마나 정성을 들여 썼는지 한 눈에 알 수 있다. 처음에는 초등학생 글씨처럼 삐뚤빼뚤 엉망이었고, 띄어쓰기를 무시하거나 맞춤법도 소리 나는 대로 적었지만 이젠 제법 반듯하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성경 쓰기에 모든 시간을 쏟지요. 새벽에 일어나 기도하고 쓰고, 집안 청소하고 쓰고, 미사참례하고 와서 또 쓰고, 그렇게 쓰다 보니 어느새 취미가 됐어요." 그러나 성경필사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육체적으로는 고통의 여정이었다. 안면근육이 마비돼 한 쪽 눈이 반쯤 감겨있는 상태에서, 나이가 들어 다리와 허리도 불편한 할머니가 책상도 없이 오랫동안 방바닥에 엎드려 성경을 쓰려니 온몸이 욱신거렸다. "한글도 제대로 모르는 내가 해낼 수 있을까 자신이 없었어요. 하지만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성경을 완필하겠다고 결심했지요. 신기하게도 성경을 쓸 때는 돋보기를 쓰지 않아도 작은 글자가 큼지막하게 보이는 것 같더라고요." 딸 넷을 낳았으나 40여 년 전 남편과 사별하고 혼자 살고 있는 전 할머니는 1964년 세례를 받았다. 젊어서는 가정을 돌보지 않는 남편을 대신해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와 자식들을 돌보기 위해 죽기 살기로 생업에 매달려야 했다. "굶어 죽지 않고 살 수 있었던 것도 다 하느님 은총이지요. 누구나 다 가난하게 살았지만 나는 하느님을 알았기에 덜 힘들었어요. 그 은혜가 너무 감사해서 어떻게든 갚아야겠는데 늙은이가 뭐 할 줄 아는 게 있어야지요. 신부님이 가르쳐 주신대로 열심히 성경을 쓰는 것 밖에…." 전 할머니는 본당 신자들 사이에서 '신앙의 터줏대감'으로 불린다. 기초생활수급대상자로 한 달 25만 원의 생계보조금을 받아 생활하면서도 평소 밥을 지을 때마다 쌀 한 줌씩 따로 모으고, 여유있을 때마다 양말 한 켤레씩 사모아 고아원에 갖다주는 등 신앙적 삶이 몸에 배있기 때문이다. 중풍으로 누워있는 대녀의 대소변을 받아내며 10년 넘게 간병하기도 했다. 이런 할머니를 보고 감화된 많은 이웃들이 세례를 받았다. 엄밀히 말해 전 할머니는 아직 신ㆍ구약 성경을 모두 완필했다고 할 수는 없다. 구약의 창세기나 신약의 마태오복음 첫 장부터 차례로 옮겨 쓴 것이 아니라 그때그때 쓰고 싶은 부분을 골라 써서 아직 쓰지 못한 부분이 약간 남아있고, 여러번 반복해서 쓴 부분도 많다. 전 할머니는 "한평생 가난과 설움 속에서도 힘과 용기를 갖고 살도록 인도해 주신 주님의 말씀이 성경 안에 모조리 담겨 있음을 알았다"고 고백하며, "쉬는 교우들도 내 필사노트를 보고 용기를 얻어 하느님께 다시 돌아오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성경을 한 자 한 자 써 보세요. 성경을 쓰면서 하느님과 이야기하다보면 내가 은총 속에 살고 있음을 느끼게 돼요." 오석자 명예기자 hellen5@pbc.co.krcpbc2007.1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