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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원준 박사의 구약성경과 신들제18강 치유하는 피의 신※ 치유하는 피의 신 유프라테스 강을 따라 펼쳐진 고대 수메르 문명의 몇몇 도시국가들, 곧 우르, 라르사이신, 기르수에서 믿던 신들 가운데, 아카드어로 ‘다무’라는 신이 있다. 바로 ‘피의 신’이다. 기록에 따르면 고바빌론 시대에도 섬기던 신이다. 이 피의 신은 첫째, 악령을 내쫓는 apotropaic ‘벽사’ 또는 ‘축사’의 능력, 둘째, “찢긴 힘줄을 붙여 주는” 능력이 있었다. 고대 근동인은 질병이 사악한 귀신을 통해 침입한다고 믿었으므로, 이 두 능력은 사실상 하나다. 한마디로 ‘치유하는 신’이다. 그러므로 다무가 풀과 나무를 자라게 하는, 곧 생명력의 신이 되는 것도 자연스럽다. ‘빈 다무’라는 인명도 볼 수 있다. 주로 시리아의 에블라, 북메소포타미아의 마리와 에마르 등에서 출토된 문헌에 자주 나온다. 이 이름의 뜻인즉, ‘피의 아들’이다. 곧 피의 신의 아들 이라는 의미다. 이 외에도 다무 신이 언급된 이름이 자주 나오는데, 왕가의 고결한 혈통을 가리키는 의미로 사용될 때도 있다. 다무는 이렇게 이롭고 좋은 신이다. 그래서인지 담이라는 어근과 이 신의 이름을 사용한 인명이 고대 근동 세계에 널리 사용되었다. 또한 피에 대한 종교적 심성이 고대 근동의 다양한 신화에서 확인된다. ※ 구약성경의 피에 대한 심성 - 피는 생명력 그 자체 이렇게 고대 근동에서 꽤 널리 섬겨진 신이건만, 구약성경에서 피를 신으로 표현한 적은 한 번도 없다. 구약성경에 약 360번 담이 등장하지만, ‘피의 신’이 아닌, 사람이나 짐승의 혈액을 의미한다. 하지만 구약시대 히브리인들은 피에 대한 고대 근동 종교의 심성은 고스란히 공유했다. 구약성경에서도 피는 신령한 생명력을 상징했다. 그래서 인간은 피를 먹으면 안 된다. 피는 신성한 것이기에 자연으로 돌려보내야 한다. 신명기 12장에서는 피를 먹어서는 안 된다고 세 번이나 거듭하여 강조된다. 그 이유인즉, 피는 생명이고 생명을 먹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피는 치유하는 생명력 그 자체다. 인간이 손을 대지 말아야 할 생명의 기氣 또는 에너지라서 바닥에 쏟아 땅에 되돌려 보내야 한다. 그러면 그 생명력을 받은 땅에서 풀이 돋아나 다시 그 풀을 먹은 짐승이 자라나서 이 땅에 생명력이 끊이지 않을 것이다. 무척 생태적인 이 계명의 배경에는 고대 유목민의 경험과 지혜가 자리 잡고 있다. 이와 관련된 음식 관련 율법은 오늘날 유다인들에게도 유효하다. 이 율법에 따르면 짐승을 잡아 목을 딴 다음에 거꾸로 매달아 피를 바닥에 충분히 쏟아 버린 고기는 ‘정결한’ 고기요, 피를 쏟지 않은 고기는 ‘불결한’ 고기다. 이 밖에도 음식과 관련된 까다로운 계명이 구약성경에 있는데, 하느님 백성은 모든 규정을 잘 지켜 생산된 ‘정결한’ 식품만 먹어야 한다. 그래서 지금도 유다인들은 이렇게 계명을 잘 지켜 생산된 식품을 ‘코셰르’(깨끗한)라고 불러, 따로 유통시키고 보통 식품보다 비싼 값을 치른다. 물론 모든 유다인이 늘 정결한 음식만을 먹고 살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 코셰르 음식 산업은 현대 세계의 유다인 문화와 경제의 일부를 이룬다. 구약성경에서 피는 생명력이다. 이런 종교심을 이해할 때 아래 창세기의 말씀도 쉽게 다가온다. 피는 단순한 붉은 액체가 아니라 거룩함을 지닌 생명력이니 남의 피를 흘린 자는 자신의 생명으로 갚아야 한다. 그래서 집안의 한 사람이 살해되면, 그 살인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