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따라 떠나는 신앙여행]31-칠극(七克) 이야기(6)가난을 즐기고 부를 베풀라최기섭 신부(가톨릭대 신학대 학장, 동양철학)셋째주제: 탐욕을 풀다칠극(七克)을 읽다보면 같은 주제를 반복하다보니 사실 지루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찬찬히 따라가다 보면 한 주제를 이렇게 다양하고 꼼꼼하게 설명할 수도 있구나 하고 감탄하게 된다. 탐욕의 의미, 그 해로움, 다양한 실상, 풍부한 예화, 끊임없이 쏟아내는 성인과 현자들의 명언들 그리고 성경과 그리스도교의 가르침들…. 무엇보다도 해탐(解貪)이라는 단어가 깊이 와 닿는다. 나는 앞의 글들에서 유학의 수양론이 보편적이고 공정한 하늘의 뜻(天理之公)을 어떻게 잘 보존하는가 그리고 사사로운 인간의 욕심(人慾之私)을 어떻게 막는가 하는 두 방면으로 전개됨을 설명한 적이 있다. 여기에서 유학은 '인간의 사사로운 욕심'에 대해 전쟁을 치르듯이 막아야 한다고 말하지만, 빤또하는 그 욕심에서 벗어나 자유로워져야 한다고 강조하는 것이다. 즉 세상과 재물을 자기 쪽으로 끌어당기면 욕심이 되지만, 그것을 놓거나 밖을 향해 풀어헤치면 그것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결국 문제와 답은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어느 종교가 탐욕을 탐탁하게 여기겠는가? 불교에서도 수도(修道)에 가장 큰 걸림돌(三毒)은 욕심(貪), 성냄(瞋), 어리석음(痴)이라고 말한다. 도가(道家)에서도 수도(修道)의 핵심으로 덜어냄(損)이나 비움(虛)을 제시하는 것을 보면 더욱 그러하다. 그 점은 유학도 마찬가지다. 맹자도 일찍이 "수양하는데 욕망을 적게 하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養心 莫善於寡欲, 「孟子」 '盡心 下')고 했는데, 송대의 주렴계 선생은 더 나아가 "聖人은 배워서 이를 수 있는데, 그 핵심은 하나이고, 그것은 바로 무욕이다"(聖可學乎 曰可 有要乎 曰有 請問焉 曰一爲要 一者 無慾也. 「通書」)고 말한다. 칠극을 원문으로 읽거나, 원문과 대조하며 읽노라면 이 글들이 과연 서학서(西學書)가 맞는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성경이나 교부들의 말씀을 번역하면서 선택한 용어들이 거의 유학의 용어들이요, 어떤 때는 그 내용까지 흡사하기 때문이다. 빤또하가 탐욕을 설명하면서 인용한 글들 중에, 유교의 가르침과 핵심적으로 맞닿아 있는 것들을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하나는 재물을 취할 때 그것이 의(義)에 합당한지 살펴야한다는 것이다. "성 그레고리우스는 어떤 부자에게 가르침을 주며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당신은 재물을 손에 넣을 기회를 만나면, '이것이 의로운 재물인가 아니면 의롭지 않은 재물인가'를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의롭지 않은 재물은 그것을 하나라도 손에 넣으면 하느님(상제)에게 죄를 받기 때문입니다."(聖厄勒臥略 勸一富者曰 爾値取財之勢 宜思非義之財 一取卽得罪於上帝也. 「七克」, '解貪') 또 하나는 안빈낙도(安貧樂道)의 정신이다. 빤또하는 말한다. "편안한 마음으로 가난을 받아들이는 것은 참아낼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가난을 즐기는 것은 매우 지혜로운 일이다. 왜냐하면 가난과 궁핍을 즐기는 것은 바로 하늘로 올라가는 날개이기 때문이다."(平心受貧 忍也. 樂貧 大智也. 貧廬之樂 昇天之翼. 「七克」, '解貪') 그러나 빤또하는 탐욕의 문제 역시 하느님과의 관계 안에서 해석하고 있다. "하느님(天主)이 너희를 가난하게 하였다면 이는 너희가 가난을 참고 견디는 공으로써 보답을 받기를 바란 것이고, 너희를 부유하게 해 주었다면 이는 너희가 가난한 이를 도와주는 공으로써 보답을 받기를 바란 것이다."(원문생략. 「七克」, '解貪')조은일2008.09.23
[교회상식 교리상식-109] 열두사도에 대해 알고 싶어요(13)마티아 마티아는 예수님께서 친히 사도로 택하신 제자는 아닙니다. 마티아는 예수님을 배반한 유다 이스카리옷 대신으로 사도단이 뽑은 사도입니다. 열두 사도 이야기 마지막으로 이번 호에는 마티아 사도에 대해 알아봅니다. ◇성경에서 본 마티아 신약성경에서 마티아는 사도행전에서 딱 두 번 나옵니다. 마티아를 사도로 선출하는 대목에서입니다(사도 1,13.26). 예수님께서 승천하신 후 열한 사도는 다른 제자들과 성모님과 다른 여자들과 함께 예루살렘으로 돌아가 열심히 기도하고 있습니다. 마티아가 사도로 뽑힌 것은 이때쯤이었습니다. 사도행전이 전하는 당시 모습(사도 1,15-26)을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하루는 백스무 명가량 되는 형제들이 모여 있을 때 베드로가 일어나 유다 이스카리옷의 직책을 대신할 사도를 뽑는 문제와 관련해서 발언합니다. "주 예수님께서 우리와 함께 지내시는 동안 줄곧 우리와 동행한 이들 가운데에서, 곧 요한이 세례를 주던 때부터 시작하여 예수님께서 우리를 떠나 승천하신 날까지 그렇게 한 이들 가운데서에서"(사도 1, 21-22) 사도를 뽑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제안에 따라 바르사빠스라고도 하고 유스투스라는 별명도 지닌 요셉과 마티아 두 사람을 가려서 앞에 세우고 나서 기도한 후 제비를 뽑아 마티아를 사도로 선출하게 됩니다. 이 대목에서 마티아의 신상에 대해 짐작할 수 있습니다. 마티아는 예수님 공생활 초기부터 다른 사도들과 줄곧 함께 예수님을 따라 다니며 예수님에게서 가르침을 받고 예수님 수난과 죽음, 부활, 그리고 승천까지 목격한 인물이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마티아는 처음부터 열두 사도에 속하지는 않았지만 예수님을 측근에서 따라 다니던 가까운 제자에 속했으리라고 추정할 수 있겠지요. 후대 전설에 따르면, 마티아가 예수님의 일흔 두 제자(루카 10,1-2) 가운데 하나라고도 하는데, 같은 맥락이 아닌가 싶습니다. ◇전승과 전설에서 본 마티아 마티아는 사도단에 합류한 후 처음에는 유다 지방에서, 나중에는 콜키스(오늘날 흑해 동부 그루지아 일대)에서 복음을 전하다 순교했다고 합니다. 마티아 사도는 세바스토폴리스(오늘날 흑해 동부 연안 도시 수후미)에서 죽어 그곳에 묻혔다가 로마 제국에 그리스도교를 공인한 콘스탄티누스 대제의 어머니 성녀 헬레나(248?~330)에 의해 로마로 옮겨졌습니다. 그후 다시 독일 남서부 국경 도시 트리어로 이장됐습니다. 그러나 다른 설도 있습니다. 이에 따르면, 마티아 사도는 유다 지방에서 복음을 전하다가 첫 순교자 스테파노처럼 예루살렘에서 유다인들에 의해 돌에 맞아 순교했습니다. 유다인들은 마티아 사도를 돌로 쳐 죽인 후에 다시 도끼로 목을 쳤다고 합니다. 유해는 나중에 로마로 옮겨졌다가 다시 트리어로 옮겨졌다고 하지요. 트리어로 옮겨진 마티아 사도의 유해는 베네딕토 수도원 성 마티아 성당에 안치됐다고 합니다. 트리어는 마티아 사도를 수호성인으로 모시고 있는 도시이기도 합니다. 트리어에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마티아 사도는 유다 지파 출신으로, 베들레헴의 지체 높은 집안에서 태어났다고 합니다. 마티아 사도 축일은 5월 14일에 지냅니다. 예전에 부르던 '마지아'라는 세례명은 마티아를 한자식으로 표기한 것입니다. ◇생각해 봅시다 여기서 마티아 사도의 이름과 관련해 잠시 생각해보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마티아라는 이름은 당시 그리스어 권에서는 흔한 이름이었다고 합니다. 이 이름은 히브리어 '마티티아'에서 유래하는데 "야훼의 선물"이라는 뜻입니다. 흔한 이름인 마티아가 제비뽑기를 통해서 마침내 유다 이스카리옷을 대신해 열두 사도단에 합류한 것은 그 이름이 뜻하는 그대로 "야훼의 선물", "하느님 은총" 덕분이 아닌가 합니다. 우리 자신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우리가 세례를 받고 하느님 자녀가 된 것은 우리 자신이 잘 나서라고 보시는지요, 아니면 참으로 "하느님의 은총"이라고 보시는지요. 이창훈 기자 changhl@pbc.co.kr이창훈2008.09.23
![[성경 속 동식물] 54-온순하고 영리한 코끼리](//cpbc.co.kr/CMS/newspaper/2007/06/rc/213479_1.1_titleImage_1.jpg)
[성경 속 동식물] 54-온순하고 영리한 코끼리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문화홍보국장)생텍쥐페리(1900~1944)의 유명한 소설 「어린왕자」에 코끼리 이야기가 나온다. 어린왕자가 여섯 살 때 색연필로 그린, 코끼리를 통째로 삼키고 그걸 소화시키느라 여섯 달 동안 잠을 자는 보아뱀 그림은 아주 인상적이다. 그러나 실제로 보아뱀은 중남 아메리카에 살기에 코끼리를 만날 확률이 적을뿐 아니라 몇톤이나 되는 코끼리를 삼키기 불가능할 것이다. 코끼리는 육지에서 사는 가장 큰 동물이다. 코끼리 피부는 두껍고 털이 매우 적고, 코는 원기둥 모양이고 매우 길며, 코 끝으로 작은 물건을 집을 수도 있다. 코끼리는 영리하고 온순하여 사람에게 잘 사역된다. 코끼리 위턱에 길게 뻗은 두 개의 어금니인 상아는 예전부터 공예품ㆍ인장ㆍ피아노 건반 등의 소재로 동서양을 막론하고 귀하게 여겨왔다. 고대 히브리인, 아시리아인, 페니키아인, 이집트인 등이 취급한 상아에는 인도 상아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상아도 끼어 있었다. 고대의 상아는 대체로 코끼리의 진짜 앞니일 것이다. 성경에는 코끼리는 상아를 가진 동물로 기록되어 있다. 고대에는 지금은 찾아 볼 수 없는 모양을 가지고 있는 코끼리가 팔레스티나에 서식했었다고 본다. 솔로몬 시대에 이 동물이 많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솔로몬은 상아로 왕좌를 만들었다는 기사도 있고(2역대 9,17) 아합 왕은 상아궁을 지었다고 한다(1열왕 22,39). 상아궁은 상아로 지은 궁전이라는 뜻이 아니라 상아와 귀중한 장식재를 많이 이용해서 궁전을 화려하게 장식했다는 뜻이다. 아가서에서는 은유적 표현으로 상아를 표현했다. "그이의 팔은 보석 박힌 금방망이. 그이의 몸통은 청옥으로 덮인 상아 조각이랍니다"(아가 5,14). 성경에서 코끼리에 대한 이야기는 주로 마카베오기에 나온다. 실제로 시리아군은 수 만의 군사와 코끼리 기병을 이용해서 이스라엘군을 자주 침략하고 약탈했다. 벳 즈카르야의 전투에는 코끼리 기병을 이용한 전투에 대해 매우 상세하게 전한다. "코끼리들을 잘 싸우게 하려고 포도즙과 오디 즙을 보여 자극시키고 나서, 그 짐승들을 전열에 나눠 배치했다. 그들은 코끼리마다, 쇠사슬 갑옷으로 무장하고 머리에는 청동 투구를 쓴 보병 천 명을 배열시켰으며, 또 코끼리마다 정예 기병 500명도 배치했다. 코끼리가 있는 곳에는 어디나 기병들이 먼저 가 있었고, 코끼리가 이동하면 함께 이동하여 코끼리를 떠나는 일이 없었다. 코끼리 등에는 단단한 나무 탑을 얹어 덮고, 그것들을 특별한 기구로 고정시켰다. 나무 탑에는 전투를 벌이는 군대의 병사 네 명과 인도 사람 하나가 타고 있었다"(1마카 6,34-37). 마카베오기 상권에는 하우아란이라고 하는 엘아자르의 용감한 행동이 전해진다. 그는 적군의 임금이 있을 것이라 추정되는 커다란 코끼리의 배를 찔러 죽이고 그도 그 코끼리의 밑에 깔려 장렬하게 전사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 때문에 적군들이 퇴각하기도 했다(1마카 6,43-47). 이처럼 마카베오기에는 곳곳에 코끼리 기병에 대한 기사가 전해진다. 대개는 코끼리를 길들여 성벽이나 성 문을 공격할 때 사용한 것으로 나온다.cpbc2007.06.27
![[출판/신간]바오로딸,「여성과 그리스도교1」발간](//cpbc.co.kr/CMS/newspaper/2009/01/rc/278871_1.0_titleImage_1.jpg)
[출판/신간]바오로딸,「여성과 그리스도교1」발간 여성 사도 유니아의 사도직(로마 16,7)은 후대 남성 주석가들을 곤란하게 만들었다. 심지어는 '유니아스'라는 남성 사도로 둔갑하곤 했다. 하지만 최근 여러 여성주의 주석가들 연구에 따르면, 고대 저작을 통틀어 유니아스라는 이름을 가진 남성은 없다. '뛰어난 사도'라면 반드시 남성이어야 했던 시대에 유니아는 또 다른 사도로서 바오로보다 먼저 그리스도교적 삶과 직무를 실천한 인물이었다. 바오로는 자신과 유니아가 선교활동을 하다가 체포된 후 감옥에서 '대등하게' 만났다고 전한다. 유니아의 활동에 대한 정보는 이뿐이다. 전통 속 뭇 여성처럼 유니아에 대한 간단한 소개만 남아 있을 뿐이고 유니아는 사라져 버린다. 이처럼 그리스도교 전승에서 잃어버리거나 감춰진 여성의 역사를 발굴해낸 여성신학자 메리 T. 말로운(70) 전 캐나다 토론토신학교 교수 저작 「여성과 그리스도교」 1권이 우리말로 번역됐다. 가톨릭여성신학회 총무 유정원(로사)씨와 박경선(골룸바)씨가 한국여자수도회장상연합회 도움을 받아 번역했다. 2ㆍ3권도, 올해와 내년에 한 권씩 출간 계획이다. 초세기부터 서기 1000년 무렵까지 그리스도교 역사 안에서 여성들의 활약을 다룬 이 책은 예나 지금이나 모든 사람이(여성도 당연히 포함해) 하느님을 찾고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삶을 갈구하며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삶 속에서 실천해 왔음을 보여준다. 또 그리스도교 전통 안에서 여성의 존재와 삶과 영성, 그리고 여성이 그리스도교 발전에 어떻게 기여했는지 이해하도록 돕는다. 특히 여성 또한 하느님 모상대로 태어나 가정과 공동체에서 그리스도를 닮아가는 삶의 동반자라는 사실을 재인식하게 해주고,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실천하며 그리스도교의 발전에 기여했음을 살피며, 그리스도를 따르는 이들의 동반자요 하느님 나라 건설의 주역이라는 정체성을 심어준다. 이를 위해 이 책은 여성주의 역사의 관점에서 그리스도교 초기 1000년간 전해져온 전승에 나타난 여성 그리스도인 40명을 3부 10장에 걸쳐 연대기 순으로 소개한다. 1부 '신약성경 시대'는 1세기 초대교회 여성, 특히 여성 제자들과 초대 그리스도교 여성들을 다뤘다. 이어 2부 '황금기를 향하여'는 2~5세기 여성사에 등장하는 여성 순교자들과 여성 부제, 과부, 동정녀, 동정생활 등을 살펴본다. 3부 '암흑기 속으로'는 여성 대수도원장과 여성 수도 선교사들, 최초 그리스도교 희곡 작가이자 최초 독일 여성 역사가였던 간데르스하임의 로스비타 등 6~10세기 여성 그리스도인 역사를 다룬다. 혹자에겐 때로 혼란과 당혹스러움을 가져다 줄 이야기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인류 역사상 유례없는 인구 이동과 문화 간 교류를 경험하며 살아가는 현대 그리스도인에게 이 책은 '나는 왜 그리스도인인가'하는 질문을 진지하게 성찰하는 계기를 만들어준다.(바오로딸/1만3000원) 오세택 기자 sebastiano@pbc.co.kr오세택2009.01.06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베트남공동체 '안정적 보금자리' 절실하게 호소](//cpbc.co.kr/CMS/newspaper/2007/06/rc/213535_1.0_titleImage_1.jpg)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베트남공동체 '안정적 보금자리' 절실하게 호소"기도하고 성경 공부할 공간 필요해요."베트남공동체 신자들이 6월 3일 서울 보문동5가 상가 건물 4층에 새로 마련한 사목센터에서 꽃을 봉헌하고자 입당하고 있다. 서울 성북구 보문동5가 베트남공동체사목센터 옥상 6.6~10.9㎡ 남짓한 옥탑방. 베트남 출신 이주노동자들을 위한 교리실로 쓰이는 옥탑방은 마치 한증막에라도 들어온 듯, 무덥고 답답하다. 겨울이면, 그 혹한에 어떻게 공동체활동을 할까 싶을 정도로 열악한 공간이다. 그래도 짠 민 주(프란치스코, 도미니코 수도회) 신부와 레 티 밧 뜨위(사랑의 성 십자가수녀회) 수녀는 한글 공부를 하느라 여념이 없다. 하루라도 빨리 한국어를 배워 이주민들을 돕고 선교를 해야 한다는 소명에서다. 베트남공동체 담당 팜 탄 빈(살레시오회) 신부는 곁에서 이들과 함께하며 공동체 사목에 머리를 맞댄다.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위원장 허윤진 신부)가 6월 3일 노동사목회관 인근에 세를 들어 마련한 4층 경당과 옥탑방 교리실이 베트남 출신 이주민들에게 신앙의 보금자리로 떠오르고 있다. 주일이면 300명이 넘는 베트남 신자들이 찾는데도, 남미ㆍ타이ㆍ몽골 공동체와 기타 국가 이주노동자들도 찾아오고 노동사목회관도 공간이 협소해 교리 공부와 혼인교리, '성서백주간' 공부, 모임 등을 제대로 하기가 어려웠던 베트남 노동자들에겐 새 노동사목센터는 참으로 소중하기만한 공간이 됐다. 타이 빈ㆍ남 딘ㆍ녜 안ㆍ하 띤ㆍ꽝 빈ㆍ사이공(호치민) 등 6개 출신 지역별 공동체 모임도 활성화될 전망이다. 일산의 한 가구공장에서 일하는 베트남 출신 이주노동자 우엔 반 딘(37)씨는 특히 감회가 깊다. 2001년 평신도들의 기도 공동체로 닻을 올린 베트남공동체가 7년만에 사목센터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비록 상가에 세든 처지지만, 그는 하도 기뻐 독서대와 성모상ㆍ성요셉상 받침대를 만드는 데 신자들과 힘을 합쳤다. 베트남공동체는 그렇지만 기쁨 속에서도 어려움이 많다. 100명 정도가 들어갈 수 있는 188.43㎡의 비좁은 공간에 200~300명 신자들이 빼곡히 들어서서 간이의자에 앉거나 서서 미사를 봐야하는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건물 전세금 상환 걱정에 잠을 이루지 못한다. 도요안(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외국인사목 담당, 살레시오회) 신부가 한국에서 선교한 40년 동안 생활비와 용돈을 아끼고 지난해 9월 칠순 축하잔치 축하금을 모은 1억원을 출연했지만, 나머지 2억2500여만원은 고스란히 빚으로 남았다. 비좁은 건물 4층까지 가파른 계단을 오를라치면 모두들 답답하기만 하다. 허윤진 신부는 "베트남 신자들이 워낙 많아 타 공동체들이 미사나 교리교육, 상담활동, 회합 등에 큰 지장을 받아 하는 수 없이 빚을 내 필리핀공동체에 이어 두번째로 노동사목회관 인근에 새 보금자리를 마련했다"며 "베트남공동체가 정상적으로 미사전례와 자체 공동체활동, 이주사목을 할 수 있도록 사랑과 배려를 아끼지 말아달라"고 후원을 호소했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pbc.co.kr오세택2007.06.27

생명평화 탁발순례단, 서울 환경사목위 만남종교인 힘 모아 생명 사랑 외침김운회 주교가 도법 스님과 만나 그간 전국을 순례하며 모색한 생명평화의 길과 그 여정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세상의 평화를 원한다면 내가 먼저 평화가 되자." 생명과 평화를 가꾸고 실현하고자 결성된 생명평화결사(대표 도법 스님)가 5년 가까이 걸어온 탁발(托鉢) 순례 발길을 2일 오후 서울대교구 주교관에서 멈췄다. 서울대교구 환경사목위원회(위원장 조대현 신부)와 함께 명동을 순례하고 김운회(교구 사회사목 담당 교구장 대리) 주교를 예방하고 우리농촌살리기운동 서울대교구본부 활동가 대상 강연 및 대화마당을 갖기 위해서다. 교구 주교관으로 김 주교를 예방한 도법(실상사 주지) 스님은 "전 국민이 모두 생명의 고귀함을 깨닫고 평화의 가치를 드높이며 삶의 방식을 바꾸는데 종교계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나선 순례가 4년이 훌쩍 넘어섰다"며 "그간 생명을 사랑하는 것보다 더 거룩한 일이 어디 있겠느냐는 깨달음을 얻었다"고 말했다. 이에 김 주교는 "이번 순례가 생명과 평화, 환경에 대한 국민들 인식의 변화를 가져오는 계기가 됐기를 바란다"며 "도시 문화가 농촌과 상생할 수 있는 날이 빨리 오기를 바란다"고 화답했다. 명동 순례여정은 우리농 서울대교구본부 활동가들과 만남으로 한층 뜻이 깊었다. 가톨릭회관 7층 대강당에서 활동가 100여 명과 마주한 순례단은 그간 순례 감회가 새로운 듯 다들 상기된 표정이다. 도법 스님은 '생평평화의 길 위에서 만난 예수'를 주제로 한 강연에서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할 것이다'(요한 8,32),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마태 22,39)는 성경의 가르침은 그리스도교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며 "자기자신을 끊임없이 낮추고 비우고 나누며 살아가시길 바란다"고 자신의 깨달음을 전했다. 최종수(전주교구 안식년) 신부 등 13명으로 이뤄진 순례단은 이어 명동 전진상교육관에서 활동가들과 대화마당을 갖고 "농촌과 농업, 농민을 팽개치는 사회 현실에 대한 뼈 아픈 성찰과 반성, 참회가 절실하다"는데 공감했다. 또 그간 순례를 통해 지역주민들과 만나 대화모임을 갖고, 농촌 일손도 돕고, '움직이는 생명평화학교'와 '생명평화 한마당'을 운영하며 가진 값진 체험을 나눴다. 순례단은 2004년 3월 1일 지리산 노고단을 출발, 전국 시ㆍ군ㆍ면 단위 지역을 찾아 생명ㆍ평화 메시지를 전했다. 총 12만㎞(3만 리)에 이르른 순례 여정은 서울 지역 단체 방문을 끝으로 13일 마무리된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pbc.co.krcpbc2008.12.09

설날, 차례 이렇게 지내요몸과 마음 단정히, 정성스럽게 준비 명절의 의미 가운데 하나는 자손들이 한자리에 모여 예를 갖추고 조상 은덕(恩德)을 기리는 것이다. 한국 가톨릭에도 조상에 대한 효와 하느님께 대한 감사, 가족의 화목을 아우르는 아름다운 제사(차례)예식안이 있다. 하지만 이 예식안은 「상장예식서」(주교회의 인준) 별책으로 나와서 그런지 그 존재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설날 아침, 가족이 함께 예를 올릴 수 있는 이 예식을 소개한다. 이 예식은 기제사와 설날, 한가위, 한식 등 모든 제사와 차례 때 사용할 수 있다. # 준비사항 차례를 올리기에 앞서 몸과 마음을 단정하게 한다. 혹시 불목하고 있는 이웃이 있는지 살펴 화해하기로 다짐하고, 고해성사를 통해 마음을 깨끗이 한다. # 예식순서 1) 제사 준비를 모두 마치면 영정(위패)을 모시고, 제주(祭主)는 제사의 시작을 알리며 십자 성호를 긋는다. 2) 참석한 모든 사람이 다 함께 두 번 절한다. 3) 제주가 영정(위패) 앞에 나아가 무릎을 꿇고 분향한 후 잔을 받아 미리 준비한 그릇(모사기-茅沙器) 위에 삼제(三祭-술을 세 번 조금씩 따르는 것)한 다음 돕는 이에게 주면 돕는 이는 잔을 올리고 밥그릇 뚜껑을 열어놓는다. 제주는 두 번 절하고 물러난다. 참석한 모든 이가 차례로 나아가서 잔을 올린다. 그러나 제주 이외에 다른 사람은 삼제를 하지 않는다. 4) 이러한 절차가 끝나면 제주가 조상께 고한다. "주님의 보살핌으로 오늘 다시 ( )께 차례(제사)를 올리게 되었나이다. 이 맑은 술과 여러 가지 음식을 장만하여 드리는 저희의 정성과 사모하는 마음을 받아 주소서. 저희는 언제나 ( )를 기억하여 이 차례(제사)를 올리오니 ( )께서는 저희가 주님의 뜻을 따라 화목하게 사랑하며 살아가도록 전구하여 주소서. 5) 제주는 아래의 말로 참석자들에게 함께 조상을 기억할 것을 권한다. "성경에는 '어떠한 눈도 본 적이 없고 어떠한 귀도 들은 적이 없으며 사람의 마음에도 떠오른 적이 없는 것들을 하느님께서는 당신을 사랑하시는 이들을 위해 마련해 두셨다'라는 말씀이 기록되어 있지 않습니까?"(1고린 2, 9) 또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우리 가운데에는 자신을 위하여 사는 사람도 없고 자신을 위하여 죽는 사람도 없습니다. 우리는 살아도 주님을 위하여 살고 죽어도 주님을 위하여 죽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살든지 죽든지 주님의 것입니다. 그리스도께서 돌아가셨다가 살아나신 것은, 바로 죽은 이들과 산 이들의 주님이 되시기 위해서입니다."(로마 14, 7~9) 이 말씀으로 우리 ( )께서는 영원한 행복을 누리고 계시며 주님 안에서 우리와 하나 되시어 우리를 위해 기도하고 계심을 믿습니다. 우리는 모두 주님 안에 한 백성입니다. (주례는 다른 성경말씀을 바탕으로 권고할 수도 있다) 6) 주부가 나아가 숟가락을 밥그릇 위에 놓는다. 제주와 모든 참석자는 두 번 절한다. 절한 다음 조상을 생각하며 잠시 묵상한다. 7) 제주인 주인과 주부는 국그릇을 거두고 냉수나 숭늉을 올린다. 8) 제주는 모든 참석자와 함께 두 번 절하며 작별배례를 한다. 제사를 마치면서 조상과 가족, 친척들과의 통교를 더욱 깊게 할 것을 결심하고 주님께 감사하며 성가를 부른다. 9) 영정(위패)을 따로 모신 다음, 참석자들은 술과 음식을 나눈다. 이 식사는 사랑과 일치의 식사이며 조상과 가족간의 통교를 더욱 깊게 하는 의미가 있다. 이러한 축제의 기쁨은 이웃, 특히 소외된 형제들에게도 확장되어야 한다. 정리=김원철 기자 wckim@pbc.co.kr ▨ 차례상은 이렇게 1) 차례상은 집안 관습에 따라 차리되, 향상(香床)에는 향로와 향합, 촛대 외에 중앙에 십자가를 모신다. 차례상 앞에는 깨끗한 돗자리나 다른 깔개를 편다. 영정 대신 위패를 모셔도 좋다. <그림 참조> 2) 첫 줄은 숟가락을 놓는 대접과 잔, 받침대와 송편(추석의 경우)을 놓는다. 3) 둘째 줄은 어동육서(漁東肉西)다. 오른쪽(동쪽)에 어적(생선 구운 것)을, 가운데에는 소적(두부 구운 것)을, 왼쪽(서쪽)에는 육적(고기 구운 것)을 놓는다. 4) 셋째 줄은 3가지 종류(육탕, 소탕, 어탕)의 탕을 놓는다. 5) 넷째 줄에는 좌포우혜(左捕右醯)라 해서 왼쪽에는 포를, 오른쪽에는 식혜를 놓는다. 6) 다섯째 줄에는 홍동백서(紅東白西)라 하여 붉은 과일은 오른쪽에, 흰색 과일은 서쪽에 놓는다. ※차례상에는 각 가정 고유의 차례 음식을 올릴 수 있으며, 평소 고인이 좋아하던 음식이나 가족이 즐기는 음식을 올려도 무방하다. ▨ 조상제사에 대한 교회 가르침 추석과 함께 우리나라 최대 명절 가운데 하나인 설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앞서간 조상들을 기억하고 추모하는 설을 맞아 조상제사에 대한 교회 가르침을 살펴본다. 교회가 처음에는 반대하다가 포용하는 입장으로 돌아선 대표적 경우다. 가톨릭교회에서 조상제사 문제가 처음 불거진 것은 16세기 중국에서였다. 당시 중국에서 선교하던 선교회들 가운데 예수회는 조상제사를 조상에 대한 효성을 드러내는 미풍양속으로 본 반면 프란치스코회와 도미니코회는 미신으로 여겼다. 선교회들의 이 같은 견해 차이는 '제사논쟁'을 촉발시켰고, 100여 년간 계속된 제사논쟁은 1715년 교황 클레멘스 11세와 1742년 교황 베네딕토 14세가 조상제사를 미신행위로 간주하면서 엄하게 금지함으로써 일단락됐다. 이에 따라 신자들은 제사에 참례할 수 없었고, '신주'(神主) 또는 '신위'(神位)라고 쓴 위패를 집안에 두는 것도 용납되지 않았다. 교황청의 제사금지 지침은 1790년께 우리나라에 알려졌다. 유교문화가 지배하고 있던 당시 조선사회에 제사를 엄격히 금한다는 천주교 가르침은 엄청난 충격을 안겨줬다. 천주교가 박해를 받게된 계기도 결국 제사문제 때문이었다. 전라도 진산에 살던 윤지충(바오로, 1759~1791)은 제사를 금하는 교회 가르침에 따라 집에 모시고 있던 신주를 불태워 버렸고, 1791년 5월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자 외사촌 형 권상연(야고보, 1751~1791)과 상의한 끝에 제사를 지내지 않고 천주교식 장례를 치렀다. 결국 이 두 사람은 전주 풍남문 밖에서 참수당하고 말았다. 한국교회 첫 번째 순교자들이다. 조상제사를 금지하는 교황청 가르침이 바뀌는 데는 200년이라는 긴 세월이 필요했다. 1939년 교황 비오 12세는 「중국 의식(儀式)에 관한 훈령」을 통해 조상제사에 대해 관용적 조치를 취했다. 조상제사가 미신이나 우상숭배가 아니라 문화적 풍속이라고 전향적으로 해석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한국교회는 이후 이 훈령에 따라 시신이나 무덤, 죽은 이의 사진(영정)이나 이름이 적힌 위패 앞에서 절을 하고 향을 피우며 음식 차리는 행위 등을 허용했다. 다시 말해 제사를 인정한 것이다. 한국교회 지역교회법인 「한국천주교 사목지침서」는 제사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제사의 근본 정신은 선조에게 효를 실천하고, 생명의 존엄성과 뿌리 의식을 깊이 인식하며, 선조의 유지를 따라 진실된 삶을 살아가고, 가족 공동체의 화목과 유대를 이루게 하는 데 있다. 한국 주교회의는 이러한 정신을 이해하고 가톨릭 신자들에게 제례를 지낼 수 있도록 허락한 사도좌의 결정을 재확인한다"(제134조 1항). "설이나 한가위 등 명절에는 본당 공동체가 미사 전이나 후에 하느님께 대한 감사와 조상에게 대한 효성과 추모의 공동 의식을 거행함이 바람직하다"(제135조 2항). 남정률 기자 njyul@pbc.co.kr 김원철2009.01.21
47-성경의 장과 절 구분은 언제부터 생겼나요성경 쓰여진 후 장절 구분 생겨성경의 장 절 구분은 처음부터 있었던 것인가요, 아니면 나중에 추가된 것인가요. 우리가 지금 보는 성경은 각 권마다 장과 절로 나뉘어 있어서 찾아보기가 편리합니다. 그러나 장 절 표기는 성경이 씌어질 때 함께 이뤄진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성경을 찾아보기 쉽도록 나중에 붙여진 것입니다. 성경의 장 절 구분 역사에 대해서 알아봅니다. 성경의 장 절 표기 구분 역사는 신약성경과 구약성경이 조금 차이가 납니다. 먼저 신약성경의 경우 2~3세기부터 성경 연구자들이 복음서를 중심으로 구분하기 시작해 5~6세기에 이르면서 복음서들은 318 부분으로, 서간서들은 254 부분으로 구분되기도 했다고 합니다. 이에 앞서 4세기에 필사된 바티칸 사본에서는 마태오 복음을 68장, 마르코 복음은 48장 등으로 구분돼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구분은 완전하지 못했고 그래서 실제로 이용하는 데 불편한 점이 무척 많았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볼 수 있는 것과 같은 신약성경의 장 구분은 1205년 스티브 랑톤(1150~1228)이 창안했다고 합니다. 파리 대학 교수 출신으로 나중에 영국 캔터베리 대주교가 된 랑톤의 장 구분은, 불가타역 성경에 채택됐습니다. 불가타역은 성 예로니모(347~420)가 신구약 성경 전체를 당시 라틴어로 번역한 성경으로, 16세기 트렌토공의회에서 가톨릭 교회의 공식 성경으로 채택한 성경이지요. 그런데 신약성경에서 오늘날 우리가 보는 것과 같은 절이 구분된 것은 훨씬 후대인 1500년대 중반의 일입니다. 인쇄업자인 로베르 에티엔(1503~1559)이 파리에서 그리스어와 라틴어로 된 신약성경을 출판하면서 기존에 구분된 장에 다시 절을 구분했습니다. 전해지는 말로는 당시 에티엔은 말을 타고 리옹에서 파리로 여행하면서 절을 구분했다고 합니다. 구약성경의 경우에 유다인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회당에서 읽기 쉽게 주제별로 문단을 나누거나 한 줄을 띄우거나 해서 구분했습니다. 이런 흔적은 1947년 사해 동굴에서 발견된 꿈란 사본에서 볼 수 있는데 이 사본들이 기원전 1세기에서 기원후 1세기 사이에 사용되던 것이라는 점에서 그만큼 그 구분이 오래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유다인들은 회당에서 회중 앞에서 히브리어 성경을 낭독할 때에 통역자가 아람어로 번역할 수 있도록 일정하게 끊어서 낭독했는데 이것이 나중에 절을 구분하는 것으로 발전하게 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후 6세기에 와서는 구약성경의 절 구분에 해당하는 표시들이 히브리어 성경 본문에 첨가됐습니다. 그러나 구약성경에서 오늘날과 같은 장 구분은 히브리 성경이 아니라 라틴어 불가타역 성경을 통해서 이뤄졌고, 그 주역은 위에서 언급한 스티븐 랑톤 대주교입니다. 랑톤 대주교는 신약성경을 장으로 구분했을 뿐 아니라 구약성경도 숫자 형태로 장을 구분했습니다. 이 구분은 1330년에는 필사본 히브리어 성경에, 1516년에는 인쇄본 히브리어 성경에도 적용됐습니다. 그리고 앞에서 이야기한 인쇄업자 로베르 에티엔은 랑톤 대주교의 장 구분을 바탕으로 신약성경의 절을 구분하면서 구약 성경의 경우 전해져오던 절 구분 표시들을 받아들였습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서 1571년에는 인쇄된 히브리어 구약성경에서 처음으로 절이 구분돼 출판됐습니다. 따라서 성경의 장 절 구분과 관련해서 랑톤 대주교와 로베르 에티엔 두 사람의 이름을 기억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들 덕분에 우리는 편리하게 성경의 해당 본문을 찾아 읽을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알아 둡시다 성경의 장 절을 표시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 천주교회에서는 새 번역 「성경」을 편찬하면서 성경 구절 표기 원칙을 다음과 같이 정했습니다. 예컨대 창세기 5장을 줄여서 표기할 때는 '창세 5'로, 창세기 3장 15절을 줄여서 표기할 때는 '창세 3,15'로 각각 표기합니다. 또 창세기 3장 5절부터 10절까지로 절이 이어질 때는 붙임표를 써서 '창세 3,5-10'으로, 창세기 4장부터 6장까지로 장이 이어질 때는 줄표를 써서 '창세 4─6'으로 표기합니다. 이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성경」 '일러 두기' 10항에 나와 있습니다. 성경 장 절을 표기할 때 이 원칙을 잘 새겨두었다가 틀리지 않게 표기하면 좋겠습니다. 이창훈 기자 changhl@pbc.co.kr이창훈2007.06.07

대화하듯 재미있게 성경 공부하며 살아계신 하느님 직접 만나보세요'차동엽 신부의 맥으로 읽는 성경' 9월 17일 첫선인천교구 미래사목연구소장 차동엽 신부의 새로운 특강 시리즈 '맥(脈)으로 읽는 성경'이 시청자들을 찾아간다. 방대한 신ㆍ구약 성경의 내용을 알기 쉽게 짚어보고 실제 생활에서 성경의 가르침을 실천하도록 돕고자 기획된 '차동엽 신부의 맥으로 읽는 성경'은 구약 24강, 신약 18강으로 평화방송 TV 가을철 프로그램 개편이 시작되는 9월 17일부터 구약은 매주 월요일 오후 3시, 신약은 매주 화요일 오후 3시에 각각 방송된다. 지난 7월 23일부터 11일 동안 인천교구 부천시 상동 가톨릭교육관에서 진행된 녹화 현장에는 한여름 무더위 속에서도 초등학생부터 70대 어르신까지 150여명이 빠지지 않고 참석, 성경을 알고 배우고자 하는 열의를 드러냈다. 이 강의를 들으려고 인천, 서울, 수원, 의정부교구뿐만 아니라 춘천교구에서도 두세 시간씩 걸려 달려왔을 정도. 차 신부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 하루에 네 번의 강의를 진행하는 강행군 속에서도 강의에 모든 에너지를 쏟았다. 차 신부는 "처음엔 내가 강의를 하는 줄 알았는데, 강의를 하면 할수록 주님께서 직접 지휘하시고 함께하시는 강의임을 깨달았다"며 "이번 강의를 통해 교회에 성경 읽기 붐이 일어나길 기대해 본다"고 말했다. "강의 구석구석 은혜가 숨겨져 있어, 어디에서 은혜가 쏟아질지 모르니 하루도 빠뜨리지 말고 꼬박꼬박 들어보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엄마와 함께 강의를 들으러 왔다는 주형석(요셉, 12, 서울 구의동본당)군은 "강의를 듣기 전에는 '구약성경'하면 답답하고 까다로운 내용인줄 알았는데, 강의를 듣고나니 구약성경도 재미있게 느껴진다"며 "대화하듯이 재미있게 성경공부를 할 수 있어 즐거운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프로그램을 연출한 김경숙(데레지나) 수녀는 "'맥으로 읽는 성경'은 단순히 머리로 하는 성경공부가 아니라 삶을 변화시키고 영성적 목마름을 채워주는 강의가 될 것"이라며 "강의를 통해 살아계신 하느님을 만나고 행복한 신앙생활을 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차 신부는 지난 3년 동안 '여기에 물이 있다' '밭에 묻힌 보물' '하는 일마다 잘 되리라' 등 프로그램을 통해 그리스도의 말씀을 일상 삶에서 어떻게 해석하고 실천해야 하는지를 재미있고 명쾌하게 해설해 화제를 모아왔다. 지난해 말 출간한 「무지개 원리」는 지금까지 20만여 부가 팔려 유명 서점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기도 했으며, 지난 6월부터 두 달 동안은 KBS에서 종교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연속 특강을 맡아 '행복 전도사'로서 교회 안팎에 명성을 얻고 있다. 김민경 기자 sofia@pbc.co.krcpbc2007.08.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