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도전과 희망」 「사해 두루마리의 미스터리와 의미」 등 허종렬씨 번역서 2권](//cpbc.co.kr/CMS/newspaper/2007/11/rc/228357_1.0_titleImage_1.jpg)
[출판]「도전과 희망」 「사해 두루마리의 미스터리와 의미」 등 허종렬씨 번역서 2권 주목할 만한 신간이 두 권이나 번역됐다. 중국천주교회를 다룬 통혼(湯漢, 홍콩교구 총대리) 주교의 「도전과 희망」, 사해 두루마리 히브리 성경의 국제적 권위자 허셔 생크스의 「사해 두루마리의 미스터리와 의미」다. 시인이자 번역가인 허종렬(이냐시오, 68, 의정부교구 화정동본당) 전 평화신문 편집국장이 번역했다. 각기 다른 주제에 다루는 지역도 극동과 중동으로 제각각이지만, '흥미를 끄는 저작물'이라는 점에서는 두 책이 공통적이다. ▶「도전과 희망」=1949년 중국이 공산화된 이후 숱한 시련과 고통 속에서도 주님과 함께해온 중국천주교회의 어제와 오늘, 미래에 대한 희망을 한 사제의 눈을 통해 이야기한다. 지난 6월 30일자로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갈라진 중국교회의 화해와 일치에 초석을 놓는 역사적 서한을 보낸 지 세 달밖에 되지 않은 데다 중국 천주교 관련 저작을 흔히 볼 수 있는 것도 아니어서 눈길을 모은다. 홍콩교구 성령연구센터소장으로 재임 중인 통혼 주교는 지난 50여 년간 중국의 정치사회적 상황과 그 변화에 따라 중국교회가 어떤 시련의 길을 걸어왔는지 시대별로 정리하고 몇 가지 감동적 이야기를 곁들인다. 지은이는 이 책을 통해 중국 본토에 대한 일반 독자들의 이해 폭을 넓히고 급변하는 중국 본토 상황을 냉철하게 바라보도록 도와줌으로써 우리가 중국교회를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 방법을 제시한다.(가톨릭출판사/8500원) ▶「사해 두루마리의 미스터리와 의미」=1940년대 전후 사해 근처 쿰란 동굴에서 발견된 히브리 성경 두루마리 '사해 사본(Dead Sea Scrolls)'에 얽힌 비밀과 숨겨진 의미를 찾아간다. 20세기 최대의 성서고고학적 발굴로 꼽히는 사해사본 전시회가 오는 12월 5일부터 내년 6월 4일까지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예정돼 있는 시점에서 출간돼 대중의 이목을 집중시킬 것으로 보인다. 10세기께 '히브리 성경'의 공식사본이 된 '마소라 사본'과 그보다 1000년이나 앞선 비교 검토하면서 사해 사본의 발굴 과정, 쿰란의 유적, 더 많은 두루마리를 찾아내려는 고고학자들과 베두인들의 경쟁, 예수와 사도들이 사용하던 70인역 구약성서 46권의 신뢰도 문제, 사해사본이 갖는 의미 등을 면밀히 다룬다. 언뜻 대하면 복잡하고 재미가 없을 것처럼 느껴지지만, 마치 탐정소설처럼 사해사본의 비밀을 하나하나 파헤치는 고고학자들의 발굴 여정과 연구 과정 및 성과가 흥미진진하게 전개된다.(경세원/1만2000원) 오세택 기자 sebastiano@pbc.co.kr오세택2007.11.07
[기도 맛들이기]예수마음기도(8) 하느님과의 일치로 이끄는 예수마음기도 영성수련권민자 수녀(성심수녀회, 예수마음 배움터 피정 지도)일상생활에서 예수마음기도를 열심히 바치다보면 하느님과 밀접한 관계가 형성되어 영적으로 살아가게 되지만 때로는 더 깊은 차원의 기도시간이 요청됩니다. 성령의 인도를 받아 광야에서 40일간 단식하면서 하느님과 일치의 기도를 하셨던 예수님의 모범에서 드러나듯 모든 영적수련은 궁극적으로 하느님과 보다 깊은 일치를 이루는 것에 그 목적이 있습니다. 예수마음기도를 바탕으로 한 영성수련 역시 하느님께 온전히 자신을 내어맡기고 그분과 보다 깊은 일치를 갈망하는 분들에게 아주 소중한 기회가 될 것입니다. 예수마음기도 영성수련에는 기초 과정으로 2박 3일, 4박 5일 피정이 있습니다. 일반신자들은 이 정도의 피정을 받아도 영적인 삶에 많은 도움을 받습니다. 그리고 8박 9일과 40일 피정은 하느님께 자신을 온전히 봉헌한 분들에게 더욱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예수마음기도 40일 영성수련 기간에는 하루 8시간씩 성체 앞에 모여 함께 기도하고 미사와 개인면담을 하게 됩니다. 전체 과정은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말씀해 주시는 복음을 따라 이뤄집니다. 루카복음 전부를 매일 조금씩 읽고 시편기도도 함께 바칩니다. 수련 과정을 통해 피정자들은 내면에서 떠오르는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게 되고 늘 함께 계시는 하느님을 전인격적으로 새롭게 만나게 됩니다. 이러한 하느님과의 새로운 만남을 통한 기도 체험은 예수님 마음으로 이 세상을 살아가고 남에게 복을 주는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우리를 변화시킵니다. 40일 영성수련의 여정을 다음 단계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개인의 영적 여정에 따라 각 단계 기간과 진행 과정에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제 1 여정 : 부르심의 단계 (나를 부르시는 하느님) "너는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정신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마르 12,30). △제 2 여정 : 정화의 단계 (치유하시는 하느님) "청하여라, 너희에게 주실 것이다. 찾아라, 너희가 얻을 것이다. 문을 두드려라, 너희에게 열릴 것이다"(마태 7,7). △제 3 여정 : 조명의 단계 (자녀가 되도록 인도하시는 하느님)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나를 통하지 않고서는 아무도 아버지께 갈 수 없다"(요한 14,6). △제 4 여정 : 봉헌의 단계 (나 자신을 바치도록 인도하시는 하느님)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마태 16,24). △제 5 여정 : 식별의 단계 (성령께로 인도하시는 하느님, 유혹 물리치기) "사탄아, 물러가라. 성경에 기록되어 있다. '주 너희 하느님께 경배하고 그분 만을 섬겨라'"(마태 4,10). △제 6 여정 : 일치의 단계 (나와 함께하시는 하느님)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마태 28,20). cpbc2008.06.25

나눌 수 있어 황혼이 풍요로워요!수원교구 분당 성마태오본당 김형욱, 편창만, 위윤운씨 수원교구 분당 성마태오본당(주임 이근덕 신부)에선 주말이면 영어와 라틴어가 심심치 않게 들린다. 그도 그럴 것이 주일 오전 9시부터 10시까지는 영어미사가 미사가 봉헌되고 미사후엔 12시까지 영어성경 연구반과 라틴어 초급ㆍ고급반이 연달아 열리기 때문. 영어성경 연구반에서는 그 다음주 미사 때 봉독될 제1, 2독서와 복음을 미리 읽고 공부한다. 라틴어 초급반은 말 그대로 라틴어를 처음 배우는 사람들을 위한 반이고 고급반은 라틴어 성경을 가지고 공부를 한다. 이 강좌들은 올해로 벌써 4년째다. 4년째 이어져왔다 해서 놀랄 것은 없다. 더 놀랄 일이 기다리고 있으니까. 우선 강좌를 진행하는 강사들이 60, 70대 어르신들인 것. 둘째 이들이 전공자가 아니라 독학해서 이룬 실력이라는 것.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강의를 이끌고 있는 이들은 바로 김형욱(가브리엘,75, 라틴어 초급반 강의)ㆍ편창만(베드로, 71, 라틴어 고급반)ㆍ위윤운(가밀로, 69, 영어성경 연구반)씨다. 물론 이렇게 강의할 수 있던 데에는 주임 신부와 교육분과장의 든든한 후원도 빼놓을 수는 없다. 강의한 지 1년 만에 머리가 하얗게 샜다는 김씨는 사실 3년전 편씨반 학생이었다. 3년을 꼬박 라틴어 책을 손에서 놓지 않으니 초급반을 맡을 정도의 수준이 됐다. 김씨와 함께 한 학생들이 모두 10여 명이었지만 시제는 물론이고 성(性) 따라, 격(格) 따라 수(數) 따라 달라지는 변화무쌍한 문법을 견디지 못하고 대부분이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 하지만 김씨만이 수불석권(手不釋卷)의 자세로 버텨냈다. 편씨는 "나보다 나이 많은 형님이 라틴어를 배우겠다고 와서 놀랐다"면서 "사전을 봐도 알 수 없는 것이 라틴어인데 이렇게까지 열심히 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3년만에 제자를 스승으로 길러낸 편씨는 50대 때 라틴어 공부를 시작했다. 여러 외국어에 흥미를 느낀 편씨는 라틴어가 영어는 물론 대다수 유럽 언어의 뿌리가 된다는 사실에 호기심을 느낀 것. 그래서 당시 라틴어 대가로 불리는 허창덕 신부를 찾아가 라틴어를 배울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했고 신학대 라틴어 강좌를 청강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틈만 나면 라틴어 사전을 뒤적이고 원서를 읽어왔다. 이들은 우리나라 말로 쓰여진 성경보다 영어나 라틴어로 된 성경을 보는 것이 성경 본래의 의미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다고 했다. 은퇴 후 미국인 교수에게 영어성경을 배웠다는 위씨는 "라틴어, 영어, 한글 성경을 함께 보는 습관이 들었다"면서 "비교해 읽다 보면 성경에 푹 빠져들게 돼 시간가는 줄을 모른다"고 말했다. 위씨는 주말뿐 아니라 월요일 오전에도 영어성경반을 맡아 강의하고 있다. 1시간 강의를 위해 그 3~4배의 시간을 투자해야하지만 늘그막에 가진 것을 나눌 수 있어 행복하다고 즐거워했다. 읽고 쓰고 공부하고 외우다보니 뇌도 절로 운동이 되는 것 같다고 말한 이들은 건강을 위해 운동에 신경쓰는 것 만큼 끊임없이 공부하며 뇌를 단련시켜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우리는 치매 걸릴 틈이 없어요. 하하하. 바람이 있다면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공부하는 거죠. 성당에 와서 미사도 보고 공부도 하고 이런 게 바로 일석이조 아니고 뭐겠어요. 언제든 성당으로 찾아오세요." 박수정 기자 catherine@pbc.co.krcpbc2007.08.14
위령성월 기획(3)-가정 호스피스마지막 '숨결' 달래는 손말기 환자에게 희망의 빛 주는 '가정 호스피스'모현호스피스, 전진상의원 등 전문적으로 제공방문 및 가족모임 통해 사별가족 슬픔도 달래줘 "형제님, 몸은 좀 어떠세요?" "늘 돌봐주고 기도해주신 덕분에 많이 좋아졌습니다." "음식 조심해 드시고 늘 편안한 마음을 가지세요." 7일 오전 '성 바오로 가정 호스피스센터' 센터장 노유자(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 수녀와 호스피스 봉사자 심혜숙(마리나)씨가 간암 환자인 박병학(아도, 58)씨 가정을 방문하자 거실에서 성경을 읽고 있던 박씨가 일행을 반갑게 맞았다. 박씨는 B형간염 보균자에서 급성 간경화를 거쳐 결국 지난 2005년 '간암' 진단을 받은 뒤 통원치료를 받으며 집에서 투병생활을 하고 있다. 편안함이 느껴지는 박씨 얼굴만 봐서는 그가 호스피스 돌봄을 받고 있는 암 환자라는 사실을 믿기 어렵다. 박씨 역시 청천벽력 같은 암 선고를 받고 좌절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 박씨에게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준 사람은 가정 호스피스 봉사자 심혜숙씨. 그녀는 박씨에게 웃음이라는 약을 가져다 줬다. 심씨는 일주일에 1~2번 정도 방문해 환자나 가족들과 대화를 나누며 하소연을 들어준다. 1년 7개월 정도 지난 지금 박씨는 가족에게 말 못하는 속마음까지 심씨에게 털어놓으며 답답함을 해소하고 있다. "가족이나 친척도 이렇게는 못합니다. 병이 길면 가족도 지치고 친척도 멀어지기 마련인데 매주 한결같이 찾아와 위로와 용기를 주시니…." 30분 가량 진정으로 염려하는 사람들 사이에 오갈 법한 진심어린 대화가 오갔다. 노 수녀와 심씨의 대화에서는 환자를 진심으로 위하는 따뜻한 마음이 배어 나왔다.마지막 순간을 평화롭게 호스피스는 말기 환자와 그 가족을 사랑으로 돌보는 행위다. 암, 간경화, 심장병 등 더 이상 완치를 위한 치료가 불가능한 말기 환자를 신체적, 정서적, 영적으로 돌봐주고 여생을 잘 정리해 마지막 순간을 평화롭게 맞이할 수 있게 도와준다. 노 수녀는 "죽음의 순간까지 환자와 함께하는 호스피스는 삶과 죽음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말기 환자의 경우 가족이나 환자 모두 절망에 빠지고 스트레스를 받기 쉽다. 특히 환자가 집에 있으면 어떻게 돌봐야 할지, 문제가 생겼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모르고 불안하기만 하다. '가정 호스피스'는 이러한 재가 말기 환자들이 인간으로서 존엄성을 지키면서 임종을 편안하게 맞을 수 있도록 가정을 직접 방문해 환자의 통증완화와 증상조절을 돕는다. 또 환자의 우울, 불안 등에 대한 심리 상담과 삶과 죽음에 대한 영적 보살핌도 함께 제공한다. 그리고 가족들도 환자들이 겪는 불안, 우울, 불면, 헛소리, 혼돈, 구토, 호흡곤란, 복통 같은 상황에 대한 대처 요령과 환자 간호법에 대한 교육을 함께 받을 수 있다. 해마다 6만여 명의 암 환자들이 생명을 잃고 있지만 호스피스 완화의료 서비스를 받는 말기암환자는 전체의 5%에 불과하다. 호스피스 전문 인력이나 병동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병상 부족도 문제지만 임종을 앞둔 말기 환자들은 대부분 가족과 함께, 가정에서 생의 마지막 시간을 보내고 싶어 한다. 사실 환자의 투병과 임종 장소로 자신이 살던 집보다 좋은 곳도 없기 때문이다. 더 이상 치료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말기 환자로서는 병원에 입원해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이어가는 것도 경제적으로 부담이 크다. 가정 호스피스는 이러한 상황에서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투병은 고통스럽지만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시기'라는 호스피스 환자들. 환자에게 남은 짧은 삶을 풍요롭게 살아가도록 최선을 다하는 가족들. 이런 열린 마음과 헌신적 자세를 통해 가정 호스피스팀은 아름다운 죽음을 목격하기도 한다. 그러나 집안에 말기 환자가 있는 많은 가정들이 가정 호스피스에 손쉽게 문을 두드리지 못한다. 말기 환자와 가족들에게 새로운 희망의 빛을 전해주는 '가정 호스피스'를 알고 있는 이들은 많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가톨릭교회 안에서는 모현호스피스와 전진상의원, 춘천 성골롬반의원, 성 바오로 가정 호스피스센터, 삼성산 호스피스 봉사회 등이 호스피스 교육ㆍ훈련을 받은 사회복지사, 의사, 간호사, 자원봉사자 등으로 팀을 구성, 가정 호스피스를 전문적으로 제공한다. 장기간 가정에서 환자를 돌보다 지친 가족들이 환자를 맡겨놓고 잠시 쉬거나 또는 환자가 낮 시간 동안 머물며 필요한 진료를 받을 수 있게 주간 호스피스를 운영하기도 한다. 한편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 후 가족들이 겪는 인간적 아픔을 함께하고자 사별 전ㆍ후 가족을 위한 방문 및 전화 상담과 가족모임을 마련해 가족을 잃은 아픔을 극복할 수 있게 도와주고 있다. 병동형 호스피스인 가톨릭대학교 강남성모병원 호스피스센터의 경우 병원에서 퇴원한 환자 가정을 호스피스 팀원이 방문해 지속적 돌봄을 제공한다. 노 수녀는 "병원마다 독립된 호스피스 병동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가정 방문 호스피스 서비스라도 활성화된다면 말기암 환자는 물론 환자 가족들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운영비 마련 등 지원 필요 환자의 종교나 경제사정은 상관없다. 멀리 있는 지역에서도 방문 요청이 늘고 있지만 여력이 미치지 못한다. 의료기관이 아닌 가정방문 호스피스의 경우 모든 서비스가 의료보험 적용대상이 아니므로 운영비 전액을 호스피스 서비스 기관이 호스피스 봉사자의 자발적 봉사와 후원금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지금 당장은 턱없이 부족한 운영비 마련이 시급할 뿐 아니라 무엇보다 호스피스에 대한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 서영호 기자 amotu@pbc.co.krcpbc2008.11.11
[유학따라 떠나는 신앙여행]27-칠극(七克)이야기 (2)선이 커지면 악은 작아지고 최기섭 신부(가톨릭대 신학대 학장, 동양철학)내가 칠극(七克)을 읽으면서 지향했던 것 중 하나는 이 글을 먼저 읽었던 우리 신앙선조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이었다. 아마 나도 유학을 공부했기에 어느 정도는 그 마음을 헤아릴 수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서였다. 조선시대 말엽, 사회적 혼란과 함께 그동안 성리학의 이념으로 이상적 사회를 이루려고 했던 노력들이 학문적으로 또 사회적으로 그 한계를 드러내고 있을 즈음, 그들은 서학(西學)의 문물과 사상을 만난 것이다. 유학도 본시 인간의 본질을 하늘이 부여한 도덕성으로 파악하고, 그것을 자신의 삶 속에서 구현하는 것이 인간의 사명이라고 생각했다. 그러한 유학자들이 「칠극」 안에서 수많은 서양의 선비와 현자들의 수덕에 관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얼마나 놀랍고 반갑게 느꼈을까? 더 나아가 자신들이 마음속에 품어왔던 삶의 근본인 하늘과 하늘의 이치〔天理〕가 인간 세상 안으로 들어와 가깝게 만날 수 있는 인격체로서 설명될 때, 혼란스러우면서도 또 한편 얼마나 커다란 희열을 느꼈을까? 내가 그들 안에서 느끼고 만나고 싶었던 것은 바로 이러한 참된 진리에 대한 욕구, 근원적 존재에 대한 열망 그리고 어려운 결단을 통해 그것을 자신의 삶에 받아들였을 때의 기쁨 같은 것이었다. 칠극(七克)에서 극(克)의 뜻은 무엇일까? 전주대학교 출판부에서 나온 번역본이 '일곱가지 승리의 길'이라는 부제를 붙인 것을 보면, '이기다' 또는 '극복하다'는 뜻으로 사용한 것 같다. 그러나 극복해가는 방식은 독특하다. 즉 일곱 가지 죄의 뿌리와 직접적으로 싸우는 것이 아니라 그것과 대립되는 덕(德)을 쌓아가는 방식으로 이기는 것이다. 이것은 스콜라 철학이 악(惡)을 그 자체로 규정하지 않고, 선(善)에 대립되는 개념으로 또한 선의 결핍(缺乏) 혹은 완전성의 결여(缺如)로 해석하고 있는 것에 기인한다. 이 문제와 관련해 마르틴 부버가 지은 「인간의 길」이라는 책에서 재미있는 일화를 전해준다. 즉 서로 사돈관계인 두 랍비가 대화를 나누는데, 한 랍비가 "나는 이 나이 되도록 아직 속죄하지 못했다"고 한탄하니 다른 랍비가 "그것에서 벗어나시지요"라고 답하는 내용이다. 그것에 이어 또 다른 랍비의 강론을 소개하는데 그 내용은 이렇다. "잘못을 저지르고 나서 줄곧 그 잘못에 대한 말만 하고 생각만 하는 자는 자기가 행한 저열한 그것을 마음에서 뿌리치지 못하고 있는 형편입니다. 그런 자는 결코 돌아서지 못할 것입니다… 그래, 어쩌자는 말입니까. 똥을 이리 쓸고 저리 쓸어 본들 똥은 똥입니다. 내가 죄를 지었는가 안지었는가 해봐야 하늘에 무슨 소용이 있단 말입니까. 그렇게 꿍꿍거릴 겨를이 있으면 차라리 하늘을 기쁘게 하기 위해 진주알을 꿰고 있을 수도 있는 일입니다. 그렇기에 성경에도 "악을 떠나 선을 행하라"고 했습니다. 악에설랑 아예 돌아서서 더는 거기 마음을 쓰지 말고 선을 행하십시오. 그대는 잘못을 저질렀습니까. 그렇다면 선을 행함으로써 이에 대처하십시오." 이것이 「칠극」의 특징이기도 하다. 죄의 7가지 뿌리를 분석하고 살피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것에 대적할 수 있는 더욱 완전한 덕을 설정하고 매진하여 그 경지에 도달하는 것이다. 이것이 진정한 승리의 길이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 이러한 마음으로 신앙의 선조들과 함께 찬찬히 이 책을 읽어나가자. 그 안에 얼마나 많은 정통 신앙의 보화들이 있는지 확인하면서….조은일2008.08.12

성경말씀, 기쁨과 은총이 '듬뿍'수워뇩구 제13회 성경잔치 성황... 흥겨운 부대행사도 다채수원교구 성경잔치 성경경시대회에 참가한 학생들이 진지한 표정으로 문제를 풀고 있다. 수원교구 제13회 성경잔치가 3일 경기도 평택 효명중학교에서 교구민 10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성대히 열렸다. 이번 잔치는 성경봉헌식, 성경경시대회, 다함께 한마당, 미사, 시상식 및 성경필사 축복장 수여식 차례로 진행됐으며 참가자들은 말씀의 기쁨과 은총을 함께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어르신, 청소년, 성인 부문으로 나눠 열린 성경경시대회에는 700여명이 참가, 그동안 열심히 성경을 읽고 공부한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김건(베드로, 초5) 군은 "경시대회 준비를 하면서 성경과 친해졌다"면서 "이제 평소에도 가족들과 함께 성경을 읽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시대회가 끝난 직후 진행된 정답발표와 해설 시간엔 참가자들 안도와 안타까움의 한숨이 교차됐다. 하지만 이어진 풍물놀이와 찬양, 고전무용 등으로 꾸며진 '다함께 한마당' 시간을 통해 시험의 긴장과 아쉬움을 훌훌 털어버리고 흥겨운 시간을 보냈다. 행사장 곳곳에는 성경필사본과 성경 구절을 주제로 한 조각, 공예, 십자수, 서예, 그림 등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돼 참가자들 눈길을 끌었다. 김영미(안젤라, 35)씨는 "볼거리, 즐길거리가 많아 아이들과 오길 잘했다"면서 "성경을 자주 읽지 않았는데 성경필사본 전시된 것을 보니 필사를 시작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미사를 집전한 교구장 최덕기 주교는 "성경잔치가 신자들에게 뜻깊은 시간이 되길 바란다"면서 "말씀으로 하나된 공동체, 말씀으로 복음화된 사회가 될 수 있도록 신자들이 말씀을 생활화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날 성경잔치에선 336명이 성경필사 축복장을 받았으며 70명이 필사에 참가한 산본본당이 성경필사 최우수 본당상을 받았다. 또한 성경경시대회에서 송민경(효임골룸바, 감골본당, 어르신부문), 안자영(펠리치타스, 과천본당, 청소년부문), 김미정(스테파니아, 신갈본당, 성인부문)씨가 각각 최우수상을 받았으며 최우수본당상은 신갈본당으로 선정됐다. 또한 안명숙(수산나, 85, 광북본당)씨가 최고연장자상을, 이정현(크리스티나, 7, 인계동본당)양이 최연소자상을 각각 수상했다. 이밖에 성경 창작품 공모상 최우수상은 성탄구유를 만든 김금자(제노베파, 영통성령본당)씨에게 돌아갔다. 박수정 기자 crystal@pbc.co.krcpbc2006.09.06

'오상 조배기도' 등 19세기 기도문 '부활' 홍문택 신부「예수님께 드리는 사랑의 기도」출판기념회 1862년 목판본으로 나온 「천주성교공과(天主聖敎工課」는 1969년 「가톨릭기도서」가 나오기까지 108년간 한국천주교회 공식 기도서였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 새 기도서가 나오며 천주성교공과는 잊혀졌지만, 그 보화마저 아주 사라진 것은 아니다. 홍문택(서울대교구 14A지구장 겸 대방동본당 주임) 신부가 천주성교공과 중 일부 기도를 부활시켰다. 최근 발간한 「예수님께 드리는 사랑의 기도」를 통해서다. 천주성교공과 가운데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과 관련된 기도를 중심으로 주옥 같은 기도를 살려낸 것. 새 기도서는 가톨릭 기도서에 빠져있는 오상(五傷) 조배 기도와 십자고상 앞에서 바치는 기도1ㆍ2, 예수님 수난 기도, 예수님 수난 감사 기도, 예수님 탄생을 기다리며 바치는 기도, 예수 성심께 바치는 기도, 예수 성심 찬미기도, 33성상 묵상 기도 등 8가지 기도가 담겨 있다. 대부분 기도가 현대 신자들이 접하지 못했던 기도들로,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 기도서가 간편화되면서 잊혀졌던 기도가 살아난 셈이다. 특히 그리스도의 오상을 묵상하며 바치는 오상 조배기도, 그리스도의 강생부터 행적, 고난, 부활과 승천, 성령강림까지 기도를 통해 묵상할 수 있는 33성상 묵상 기도가 인상적이다. 19세기 후반만 해도 교회출판물이 빈약하기 짝이 없고 성경도 접하기 어려워 천주성교공과가 신자들을 다양하고 깊이있는 기도 및 신앙 생활로 이끌어주는 매개 역할을 했다는 사실을 이 짧지만 풍요롭기만한 기도서는 여실히 보여준다. 홍 신부는 "가톨릭기도서에는 수록돼 있지 않지만 신앙의 깊이를 더해주는 아름다운 기도, 특히 십자가의 수난과 성체성사를 통해 우리에게 넘치는 사랑을 베풀어주신 예수님 은혜를 구구절절이 깨닫도록 해주던 기도문이 잊혀지는게 아쉬워 6개월간 천주성교공과 가운데 일부 기도를 현대어에 맞도록 윤문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홍 신부는 4월 29일 서울 대방동성당 지하 회합실에서 자신의 저서 중 27번째로 나온 「예수님께 드리는 사랑의 기도」 발간을 기념, 처음으로 출판기념회를 가졌다. 이 책의 수익금은 대방동본당 교육관 건립기금으로 쓴다. 28번째 저서는 자연과 인간, 인간과 인간 간 소통을 주제로 한 묵상집을 구상 중이다.(가톨릭출판사/4000원) 오세택 기자 sebastiano@pbc.co.kr이지혜2008.05.06

인터넷 다음 카페 '성서 백주간을 사랑하는 사람들'회원 110여명 성경 공부에 푹 빠져지난 3월26일 청주 분평동성당에서 「탈출기」 오프라인 종합강의를 마치고 기념촬영을 한 이중섭(앞줄 가운데) 신부와 `성서 백주간을 사랑하는 사람들` 카페 회원들. "요즘은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른다'는 그 말씀이 자꾸만 맴돕니다. (성서공부를 통해) 알게 모르게 은총 속에 깊이 들어와 있음을 항상 체험한답니다. 성령의 은총으로 기쁨과 평화가 있으니 말입니다.…"(김진희 로즈마리, 39) 인터넷 카페를 통해 배우는 '성서백주간'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 10월27일 개설, 1년여간 이중섭(청주교구 분평동본당 주임) 신부가 카페지기를 맡아 이끌어온 카페 '성서 백주간을 사랑하는 사람들'(cafe. daum. net/catholicbible100)이 그 주역. 인터넷 성경공부엔 지난해 10월 회원으로 가입한 1기생 60여명, 또 올해 10월 가입한 50여명 등 모두 110여명이 참여, 새 성경 공부에 열을 올리고 있다. 초등학생부터 68살 어르신까지 연령대를 건너 뛰어 전국 각지에서, 멀리는 미국에서까지 참여하고 있다. 1기생은 예레미야서를, 2기생은 탈출기를 수강 중. 이들 회원들은 매주간 읽어야할 분량을 읽고나서 묵상과 함께 복습문제를 수요일마다 올리고 '묻고 답하기' 꼭지에는 이 신부가 직접 댓글을 달아주며 수강 상황을 점검한다. '성서 백주간을…'은 온ㆍ오프 라인을 함께 진행한다는 점도 특징. 성경 각 권을 마칠 때마다 이 신부가 주임으로 있는 청주 분평동성당에서 종합강의를 해 정리해주고, 강의에 참석치 못하는 이들을 위해서는 강의 내용과 함께 사진을 올려주고 있다. 또 카페엔 강좌와 함께 한 줄 메모장, 성서신학(구약학)을 전공한 이 신부의 '나의 프랑스 유학(1990~1995) 이야기'와 주일강론, 기도문 모음, 시모음, 성경 지도, 앨범 등 꼭지를 둬 서로 친교를 나누도록 했다. 이 신부는 "처음엔 힘들어하지만 인터넷을 통해 성경을 공부하면서 조금씩 말씀에 맛들이며 변화된 삶을 사는 분들도 나타나고 있다"며 "말씀 공부를 하고는 싶은데 시간을 내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이렇게라도 말씀을 배울 수 있는 장을 개설했다는 데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pbc.co.krcpbc2006.1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