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꽂이]「레지오 마리애 문답 교본 공부」 등 4권▨레지오 마리애 문답 교본 공부 김영대 지음/도서출판 한빛/6000원 새 신자들에게 레지오 마리애를 소개하고 예비단원들이 교본을 공부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엮은 문답식 교재. 수년간 단원생활을 체험했다고 할지라도 편한 마음으로 읽어보면 레지오 마리애 신심을 재무장하는 데 도움을 준다. 명칭과 기원에서 시작해 목적, 봉사, 사도직, 단원 자격, 기도문, 의무 등을 총 41개 장에 걸쳐 설명한다.▨천주교와 개신교 박도식 신부 지음/가톨릭출판사/6000원 가톨릭 신자로서 흔들림 없는 신앙 기초를 다지는데 큰 도움을 주는 천주교 교리 대화집. 2003년 선종한 고 박도식(대구대교구) 신부가 1980년에 낸 스테디셀러로, 개신교 신자인 송영애씨가 가톨릭의 모순에 대해 박 신부와 토론하는 대화체로 진행된다. 천주교를 쉽게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뿐 아니라 참된 신앙에 대한 의미도 일깨운다. 새 성경에 맞게 용어와 어투 등을 바꿨다.▨앤소니 드 멜로 윌리엄 디치 엮음/서한규 옮김/분도출판사/8000원 동ㆍ서양 지혜를 통해 하느님을 깨닫게 하는 이야기. '일분 지혜' '종교박람회' 등 그간 낱권으로 나왔던 앤소니 드 멜로(예수회, 1931~87) 신부의 책을 한데 묶고 그 정수를 추렸다. 앤소니 드 멜로 신부는 이야기를 불러내고, 기쁨을 자아내고, 완전성을 추구하며, 살아 계신 하느님을 깨닫도록 돕고, 영적 성장을 낳게 한다.▨명상이란 무엇인가 토마스 머튼 지음/오무수 옮김/가톨릭출판사/4500원 항상 어렵고 멀게만 느껴지는 명상을 보다 쉽게 생활안에 꽃피울 수 있도록 이끄는 안내서. 지은이는 그리스도인으로서 성성(聖性)에 이르기 위해 갖춰야할 도구 가운데 하나인 명상이란 무엇인지, 명상에는 어떤 종류의 명상이 있는지 등을 상세하게 설명한다. 오세택 기자 이창훈2008.03.05
안동평협 새 회장 김대환씨부회장에는 정동진, 천영근씨 뽑혀김대환(노엘, 61, 의성본당, 사진) 안동교구 평신도사도직협의회 부회장이 1일 새 회장으로 선출됐다. 김 신임회장은 내년도 교구 사목방향이 '성숙한 신앙인으로 가난한 이들과 함께하는 교회'라며 "교구장의 사목목표를 실천하고자 노력하면서 평협회장으로서 직분에 충실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교구민이 영적으로 성장하고 이웃을 향한 열린 마음을 가질 수 있게 기도와 성경공부, 복음전파와 아울러 주변 이웃과 다문화가정 돌보기, 자원봉사활동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현재 의성 신용협동조합 이사장과 (재)한빛장학회 상임이사를 맡고 있다. 의성본당 사목회장과 교구 평협 부회장을 역임했다. 한편 안동평협은 부회장에 정동진(프란치스코, 51, 정상동본당)ㆍ천영근(프란치스코 하비에르, 51, 태화동본당)씨를 각각 선출했다. 이힘 기자이힘2007.12.05

"부모 사랑·가정의 소중함 되새겼어요"수원 시흥지구, 가정성화 다짐하는 부활성야 미사'가정성화 다짐하는 시흥지구 부활성야 미사'에서 이용훈 주교와 사제단이 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수원교구 안산대리구 시흥지구(지구장 송병선 신부)는 22일 경기도 시흥시 경기공업대학 실내체육관에서 '가정성화를 다짐하는 시흥지구 부활성야 미사'를 봉헌하고 부활의 기쁨을 함께 나눴다. 이용훈 총대리 주교가 주례하고 김한철 안산대리구장 신부, 지구 사제단이 공동 집전한 이 미사에는 시흥지구 내 6개 본당 신자 2000여 명이 참례했다. 신자들은 미사에 앞서 '부활과 가정'을 주제로 한 영상물을 관람, 아버지의 사랑에 대해 묵상하고 이지현(루치아, 군자본당)씨의 성가정 사례 발표를 들으며 가정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되새겼다. 이 주교는 강론을 통해 "함께 모여 한마음 한뜻으로 부활 찬송을 노래하고 기도하니 하느님 은혜가 더욱 큰 것 같다"며 "시흥지구가 자녀들의 신앙교육은 물론 부활하신 주님을 널리 알리는 데 앞장서 달라"고 당부했다. 신자들은 봉헌 예절에서 가정성화를 상징하는 초와 성경, 묵주, 성가정상을 봉헌하고 이웃사랑 실천을 다짐하며 쌀을 봉헌했다. 또 미사 후에는 '가정성화를 위한 결의문'을 함께 낭독, △매일 서로를 위해 축복기도를 바칠 것 △하루에 한 번 환하게 웃어주며, 칭찬할 것 △한 달에 한 번 가족이 함께 미사참례 할 것 △한 달에 한 번 소외 이웃을 찾아가 사랑을 실천할 것을 선서했다. 미사에 참례한 나순희(에디나, 48, 시화바오로본당)씨는 "다른 본당 신자들은 만날 기회가 없는데, 이렇게 함께 미사를 봉헌하니 단합도 되고 친교도 나눌 수 있어 좋다"며 만족해했다. 최소영(소피아, 17, 군자본당)양은 "한 달에 한번 청소년 미사를 봉헌해와 다른 본당 친구들을 많이 알게 됐다"며 "오늘은 청소년들뿐 아니라 온 가족이 함께 미사를 참례해 더욱 기쁘다"고 말했다. 시흥지구는 앞으로도 지구 차원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 신자들 단합과 지역 복음화에 앞장설 계획이다. 김민경 기자 sofia@pbc.co.kr cpbc2008.03.25
[기도맛들이기]-거룩한 독서(4)"주님 말씀하십시오. 듣고 있습니다" 이연학 신부(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회) 마리아 어머니, 오늘은 거룩한 독서에서 '무엇을' 읽고 기도할 것인지에 대해 좀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그런 다음, 거룩한 독서의 가장 중요한 요건인 '들음'의 자세에 대해서도 말씀드리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영적 독서'와 '거룩한 독서'를 혼동합니다. 앞의 것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훌륭한 영성 저술가들이 써 놓으신 좋은 영성 서적을 읽는 일이요, 뒤의 것은 성경에 한정되는 것입니다. 둘 중 무엇이 더 중요한지는 자명하지요? 수도회 전통 일각에서는 성경 본문에 대한 고대 교부들의 영적 주해도 거룩한 독서의 대상에 포함시키기도 하지만, 이 역시 어디까지나 성경 본문에 담긴 하느님 말씀을 더 깊이 이해하는 데에 목적이 있는 것입니다. 그러면 수많은 성경 본문 중에서 어떤 것을 읽을 것인가 하는 문제가 남지요. 여기서 우선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손가는 대로" 즉 즉흥적으로 아무 데나 펼치거나 혹은 읽고 싶은 곳을 골라 읽지 말라는 것입니다. '연속독서'는 거룩한 독서의 중요한 원칙 중 하나입니다. 즉, 성경 중 한 권을 선택하여 기도하기 시작했다면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나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미사 전례 중에 나오는 독서와 복음이 이런 원칙으로 매일매일 주어지지요. 우리 역시 그렇게 읽어야 합니다. 매일의 전례 복음이나 독서를 따라가도 좋고, 그렇지 않으면 한 번 선택한 본문을 매일 이어서 읽어가는 것도 좋습니다. 이런 연속독서의 원칙은 자기에게 하느님 말씀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하느님 말씀에 자기를 맞추는 순명의 훈련을 위해서도 참으로 중요합니다. 초심자들이 거룩한 독서에 더 잘 입문하려면 성경의 어떤 부분을 먼저 읽는 것이 좋은지에 대한 질문도 더러 받습니다. 순 제 생각입니다만, 시편들(특히 '말씀의 시편'이라 할 수 있는 시 119편이나 '하느님 현존의 시편'인 139편 등)이나 복음서, 혹은 바오로 사도의 서한 중 하나가 어떨까요. 그러면 하루에 '얼마만큼' 읽는 것이 좋을까요? "창세기를 뗐다, 요한복음을 뗐다"고 표현할 때처럼 '떼는' 것이 전혀 중요하지 않습니다. 속도와 분량이 중요하지 않다는 말씀입니다. 읽고 익히는 것이 아니라 기도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학습과 통독을 위해서는 따로 시간을 내는 것이 좋으리라 생각합니다. 예컨대 제 경우에 바오로 서한 전체를 매일 한 시간 기도해서 약 2년 반에 걸쳐 다 마친 기억이 있습니다. 물론 본문 종류에 따라 기도하는 속도나 방식, 분량은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예컨대 레위기나 민수기의 율법 규정들이 나오는 본문과 요한복음 17장 본문을 모두 꼭 같은 방식으로 기도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하면 거룩한 독서를 정말 제대로 할 수 있을까요? 다음 주에 계속 말씀드리겠지만, 한 마디로 '듣는 마음'을 갖추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람과 사람의 만남에서도 제 말만 많이 할 때 소통은 어려워집니다. 그 때 '귀'가 닫혀 있기 십상이기 때문입니다. 관계에서 '듣는 일'이 말하는 일보다 우선이라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하느님과의 만남이요 관계인 기도에 있어서도 먼저 듣는 자세를 갖추는 것이 우선입니다. "하느님, 말씀하십시오. 종이 듣고 있습니다"는 사무엘의 기도는 거룩한 독서의 기본자세를 보여줍니다. 시작기도 단계에 이 기도를 진심으로 바칠 수 있다면, 거룩한 독서의 첫 단추는 이미 꿴 것입니다. cpbc2007.08.22
[기도맛들이기] 거룩한 독서(7)내 영적 투쟁에서 주님 승리하시길이연학 신부(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회) 존경하고 사랑하는 마리아 어머니, 그동안 제가 드린 말씀으로 거룩한 독서를 실천하는 데에 얼마나 도움을 받으셨을까를 생각하면 죄송한 마음입니다. 오히려 방해되지 않았는지 두렵기까지 하고요. 그러나 아우구스티노 성인께서 말씀하셨듯이, 기도를 배우는 데 있어서도 결국 사람의 도움이 아니라 그리스도라는 유일한 '내적 스승'이 계실 따름이라는 사실을 상기하며 짐짓 안심(安心)을 얻고자 합니다. 성경은 나하고 별 관계가 없는 누군가가 쓴 '책'이 아니라 나를 아주 잘 아는 어떤 분이 나에게 보낸 '편지'에 가깝습니다. 편지를 읽을 때, 우리는 글자만 읽는 것이 아니라 편지를 보낸 사람의 숨결을 느낍니다. 이것은 꼭 편지가 아니라 정말 마음이 통하는 사람의 글을 읽을 때도 그러하지요. 어머니께서는 언젠가, 제가 드린 무위당 장일순 선생님의 일화집을 읽으시며 속으로 "정말 그렇습니다, 정말 그렇습니다"하고 연신 무릎을 치셨노라 말씀하신 적이 있으시지요. 이런 글을 읽을 때 우리는 글 쓴 사람을 지배하던 같은 정신 혹은 얼의 영향권 아래 있게 되므로 깊은 감정이입을 체험합니다. 이심전심(以心傳心)의 경지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를 속 깊은 곳에서부터 알아듣는 것입니다. 잘 통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들을 때, 우리는 상대방이 다음에 할 말이 무엇인지도 알아맞히고 심지어 미처 하지 못한 이야기까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내게 부치신 '편지'인 성경을 읽을 때에도 이런 체험은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이 글의 참된 저자인 성령께서는 오래 전 이 글을 쓰셨던 사람들 안에서 뿐 아니라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내 안에서도 똑 같이 작용하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큰 수도승 교부였던 요한 카시아누스는, 거룩한 독서에서는 "마치 내 자신이 저자인 것처럼, 글자들을 채 읽기도 전에 그 뜻을 앞질러 알아차리는" 이심전심의 경지에서 읽는 일이 가능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또 본문이 참으로 말하고자 하는 바를 마음 저 깊은 곳에서 마치 내 존재의 일부인양 '탄생'시키게 된다고까지 말씀하셨던 것입니다. 같은 체험을 일러 그레고리오 대교황은 "미처 쓰여지지 않은 성경을 쓴다"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놀라운 표현이지요. 결국, 거룩한 독서를 통해 성경을 읽는 일은 사실 '미처 쓰여지지 않은' 성경을 쓰는 일에 다름 아닙니다. 달리 말하면 이것은 성령께서 말씀을 내 심장(돌심장이 아닌 살심장!)에 기록하실 수 있게 해 드리는 일입니다(예레 31,33-34; 2고린 3,3 참조). 물론 이 여정이 금세 이뤄지는 것은 아닙니다. 시간이 걸리는 일이며, 무엇보다 말씀에 저항하는 내 안의 '세상'과 때로는 처절하기까지 한 영적 투쟁을 감당해야만 가능합니다. 그러나 내가 하느님께서 내 안에서 세력을 장악하시도록 마음을 허락해 드린다면, 그분의 말씀이 내 마음에 끊임없이 새겨지시도록 협조해 드린다면, 우리 안에서 좋은 일을 시작하신 분이 그 일을 마침내 완성하실 것입니다. "내가 세상을 이겼다"고 말씀하신 분께서 내 안에서도 '세상'을 이기실 것입니다. 어머니, 제게 거룩한 독서가 깊은 감동을 동반하는 좋은 '영적 체험'이라기보다는 대부분의 경우 쉽지 않은 '영적 투쟁'으로 체험된다고 전에 말씀드린 이유가 바로 여기 있습니다. 그러므로 거룩한 독서에 왕도는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말씀을 마음에 새기고 사는 영적 투쟁의 여정에서 충실할 때 시나브로 "예수님께서 지니셨던 바로 그 마음을 내 안에 간직할 수 있게"(필립 2,5) 될 것입니다. cpbc2007.09.12
 무료급식소 봉사체험](//cpbc.co.kr/CMS/newspaper/2008/12/rc/274266_1.0_titleImage_1.jpg)
[대림특집-낮은 데로 임하소서](2) 무료급식소 봉사체험기도, 따뜻한 고봉밥과 미소 전하는 무료 사랑 급식소서울역 인근 노숙자 행려인을 위한 무료 급식소음식 준비에 앞서 항상 기도 먼저하는 봉사자들인근 직장인도 짬 내 봉사, 고봉밥엔 정성 가득 평소 바쁘다는 핑계로, 가진 것이 별로 없다는 이유로 나 자신을 위한 씀씀이에 골몰하다 보면 이웃과 나누는 삶에 인색해지게 되는 법이다. 그런가 하면 평소 나눔과 봉사를 실천하는 이들도 많다. 무료급식소에서 밥을 퍼주고, 홀몸 노인이나 장애인들을 찾아가 목욕을 시켜주며, 달동네에 연탄을 배달하거나 이주노동자를 무료로 치료해주는 이들…. 이들의 모습에 매번 큰 감동을 받았고, 기자도 그 봉사에 참여하고 싶었다. 그 소망은 결국 '봉사체험기'라는 대림특집 과제를 받고서야 이룰 수 있었다. 무작정 '한마음 공동체 나눔의 집'에 전화를 걸었다. '한마음 공동체 나눔의 집'(회장 김혜덕, 담당 조창수 신부, 이하 나눔의 집)은 10년을 한결같이 배고프고 주린 이들에게 '사랑'을 나눠온 무료급식소다. IMF 외환위기 이후 거리로 쏟아져 나온 노숙인들에게 따뜻한 밥 한 끼를 제공하고자 1998년 8월 설립됐다. 매주 목ㆍ금요일 저녁 서울역 지하도에서 무료 급식을 하다 2007년 4월부터 거리급식을 중단하고 현 위치에 집을 마련해 실내 급식을 하고 있다. 올해 8월부터 주4회(화~금)에서 주6회(월~토)로 늘렸다. '나눔의 집' 무료급식소에서 봉사자들이 배식하고 있다. 따뜻한 밥과 국을 받아든 노숙인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피어오른다.찬바람이 어깨를 움츠리게 한 이른 아침, 일찌감치 서울역 건너편 용산구 동자동 남산자락의 속칭 '쪽방촌' 길목에 있는 나눔의 집을 향해 집을 나섰다. 배식은 낮 12시부터지만 오전 9시부터 시작되는 식사 준비를 돕기 위해서다. 역시 자원봉사자인 윤정애(그라시아, 역삼동본당) 총무가 하얀 앞치마를 건네주며 만면에 웃음을 띠었다. "잘 오셨어요. 조금 있으면 주방 봉사하는 자매님들이 오실 거예요. 우선 2층 경당에 올라가 기도부터 하고 오세요." 윤 총무는 봉사에 기도가 따르지 않으면 내가 잘나서 하는 봉사가 될 수밖에 없고 쉽게 지치기 마련이라고 했다. 내게 주어진 첫 임무는 급식소 밖 거리청소. 식사를 하러 오시는 분들의 기분이 좋아질 수 있도록 길에 떨어진 휴지와 꽁초를 줍고 빗자루로 깨끗이 쓸었다. 9시 30분이 넘어가자 주방은 봉사자 6명으로 북적거리기 시작한다. 매주 하루 이틀씩 식사 준비를 책임지는 든든한 주부 특공대다. 배식과 설거지, 뒷정리까지 하면서도 힘든 기색 없이 얼굴에 행복한 미소를 띠고 일한다. 심지어 남양주 덕소에서도 먼 거리를 마다않고 몇 년째 봉사하러 오는 이도 있다.예수님이 드실 음식처럼 준비 "하루 250~300인분 음식을 뚝딱 만들어 내는 베테랑들이에요. 나눔의 집은 이런 봉사자들의 따뜻한 손길로 운영되지요." 과연 식사 준비는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좁은 주방에서 여러 명이 식재료를 다듬고 반찬을 준비하려면 동선이 얽히고 산만하기 마련인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초짜에겐 그 수준에 맞춰 다소 단순한 일거리를 쥐어주는 어머니들의 센스. 기자에게 주어진 일 역시 쌀포대 나르기, 냅킨 접기 등의 단순 업무. 그리고 행려인들에게 나눠 줄 빵을 일 인분씩 비닐봉지에 나눠 담았다. 그동안 주방에서는 맛있는 냄새가 코끝을 자극한다. 오늘 식단은 돼지불고기, 두부쑥갓무침, 김치에 근대된장국과 밥. 산해진미는 아니지만 한 끼 식사가 절실한 이들에게는 성찬이다. "맛과 영양을 염두에 두고 항상 신선한 최상품의 식재료를 사용해요. 예수님께서 드실 음식인데 소홀할 수 없지요. 금요일을 제외하곤 고기반찬이 끊이지 않게 해요." 11시 40분쯤 직장인 다섯 명이 배식을 도와주러 왔다. 서울역 인근 직장에 다니는 이들은 매주 한 두 번은 점심시간을 틈타 이곳에서 식판을 나른다. "직원들에게 권유해 함께 봉사하러 온다"는 한성우(미카엘, 도곡동본당)씨는 "봉사활동을 통해 오히려 내가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얻는다"고 말했다. 정오가 가까워지면서 20대 청년부터 80대 노인까지 하나 둘 문밖에 모여들었다. 서울역 부근 노숙인과 행려자, 인근 쪽방촌에 사는 홀몸노인들이다. 경기가 나빠지면서 최근 50~60명이 더 늘었다. 여성 봉사자들이 주방 안쪽에서 배식과 설거지를 하는 동안 남자들은 거동이 불편한 이들에게 직접 식판을 날라드리거나 식사를 마친 후 빈 식판을 치우는 일을 맡는다. 기자는 뜨거운 국이 담긴 대접을 식판에 올려드리는 일을 했다. '맛있게 드세요'라는 인사와 함께. 밥을 퍼드리는 일을 직접 체험해보고 싶었으나 '초짜'인 기자에게는 허락되지 않았다. "여기 밥 좀 허실하게 말고, 한 가득 푹 퍼 줘 봐요." "예~ 많이 드세요. 밥은 많이 있으니까요." 배고픈 이들을 염려하는 봉사자들의 마음은 고봉밥과 대접에 넘실댈 정도로 넉넉한 국에서 찾을 수 있다. '여기 반찬 좀 더 주세요!', '국물도 좀 더!' 테이블에서도 주문이 잇따른다. 봉사자들도 기쁜 마음으로 움직임을 재촉한다. 그들의 표정 속에도 뿌듯한 미소가 스며있다. 윤정애 총무는 "가장 비천하고 낮은 곳으로 오신 예수님처럼 가장 소외된 이들과 밥 한 끼를 나누는 것이야 말로 나눔과 봉사 중의 으뜸"이라고 강조했다. 따뜻한 밥과 국으로 허기를 채운 이들은 이내 자리를 훌훌 털고 일어난다. 한번에 48명밖에 앉을 수 없어 빨리 먹고 일어나야 다음 사람 차례가 돌아가기 때문이다. 보통 사람 두 세배에 가까운 밥을 뚝딱 해치운 이들은 그제야 힘을 얻은 듯 움츠린 어깨를 펴고 들어왔던 문을 빠져 나간다. 기자가 미리 포장해 둔 빵 봉지를 하나 씩 받아든 채. 51만7596명. 1998년 9월 이후 10년간(2008년 10월말 현재) 줄곧 따뜻한 식사를 제공한 숫자다. 일주일 부식비만 100만원이 넘게 들어간다. 건물 구입 때 받은 대출금 이자를 포함해 한 달 경비가 최소 700~800만원.10년째 변함없이 무료 급식 경기 불황 여파로 후원금은 뚝 떨어졌다. 설상가상으로 식재료비와 연료비까지 올라 부담이 더욱 크다. 반찬 메뉴를 불고기에서 고깃국으로 바꾸는 것도 재료비를 줄이기 위한 '고육책'인 셈이다. 후원 및 봉사문의 : 02-3789-5425 뒷정리까지 말끔히 하고 나니 오후 2시쯤 됐다. 욕심을 버리고 가진 것을 소외된 이와 나눌 때, 나의 작은 행동이 다른 이에게 도움이 될 때, 보람과 기쁨은 내가 한 일의 몇 배로 돌아온다는 것을 되새겨 보는 기회였다. 나눔을 집을 나서는 데 성경 말씀이 화두처럼 떠오른다. "너희가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어라"(마태 14, 16).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마태 25,40).서영호 기자 amotu@pbc.co.kr cpbc2008.1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