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사 따라 성지 따라 예루살렘 4 - 십자가의 길주님 십자가의 길은 '구원의 길'예수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신 날 하루의 얘기를 담은 영화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The Passion Of The Christ)는 예수님의 수난 길이 얼마나 처참했는가를 장엄하게 보여준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예수께서 십자가를 지고 걸으셨던 그 길은 성경에 상세히 기록돼 있지 않아 전혀 알 수 없다. 심지어 예수께서 사형선고를 받으셨던 빌라도 총독 관저 장소조차도 오늘날까지 확실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또 7세기 페르시아군과 이슬람군이 예루살렘을 함락한 후 1000년 가까이 그리스도인들의 예루살렘 순례가 단절되다시피 해 그나마 있던 교회의 흔적조차도 사라져 버렸다. 다만 333년 예루살렘을 순례한 프랑스 보르도 지방 신자들의 순례 기록에서 십자가의 길 경로를 어렴풋하게나마 추정할 수 있다. 이들은 십자가의 길 묵상 기도를 겟세마니에서 출발해 키드론 계곡과 예루살렘 대성전 서쪽에 있는 하스모니아 궁전을 지나 골고타를 순례했다고 한다. 영화에서처럼 예수의 체포부터 십자가상에서의 처형까지는 단 하루 만에 신속하게 이뤄졌다. 유다인들은 해질 무렵 저녁부터 시작해 아침과 낮을 지나 다음날 해질 때까지를 '하루'(창세 1,5 참조)라 했다. 예수께서는 유다력으로 니산달(태양력 3~4월) 14일을 시작하는 저녁에 제자들과 최후의 만찬을 나눈 다음 겟세마니 동산에서 기도한 후 체포돼 아침에 법정에 끌려가 사형선고를 받고, 오후 해질 무렵 십자가형을 받고 죽으셨다. 예수께서는 겟세마니 동산에서 수석 사제들과 원로원,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이 보낸 성전 경비병들에게 붙잡혔다. 성전 경비병들은 주로 레위인들로 성전 지성소를 지키고 예루살렘 치안을 유지하는 임무를 맡았다. 성전 경비병들은 예수를 제일 먼저 '한나스'에게 데려갔다(요한 18,12). 한나스는 그해의 대사제인 카야파의 장인으로 오랫동안 대사제직을 지낸 인물이다. 한나스는 예수를 심문했고, 성전 경비병은 예수의 뺨을 때리며 폭행을 가했다. 당시 로마법이나 유다 종교법에 따르면, 예수를 사법권이 있는 유다 최고 의결기관인 산헤드린으로 데려가지 않고, 전직 대사제의 집에 구금해 심문하고 폭행을 가한 것은 명백히 불법이었다. 불법은 재판 과정에서도 계속된다. 다음날 이른 아침, 예수는 산헤드린으로 끌려갔다(마르 14,55-64; 마태 26,59-66; 루카 22,66-71 참조). 하지만 요한복음서는 산헤드린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고, 예수께서 '카야파'의 집으로 끌려갔다(요한 18,28)고 진술한다. 대다수 성경학자들도 요한의 진술에 신빙성을 더 두고 있다. 그 이유로 종교 문제 소송은 대사제의 집이 아니라 성전 안 '돌을 깔아놓은 자리'에서 열려야 하고, 법에 따라 적어도 24시간 동안 형 집행을 연기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은 점, 또 예수께서 산헤드린이 지정한 사형수 무덤 2곳 중 어디에도 묻히지 않았다는 점을 들고 있다. 카야파는 예수를 신성모독자로 낙인찍고 로마 총독 본시오 빌라도에게 넘겼다. 마침 로마 총독 빌라도와 로마가 세운 유다왕 헤로데 안티파스가 파스카 축제를 지내러 예루살렘에 와 있었다. 빌라도는 자신의 곤란함과 짐을 덜기 위해 예수를 헤로데에게 보냈고, 헤로데는 예수를 빌라도에게 되돌려 보냄으로써 응수했다. 예수는 이처럼 온갖 잔인함의 노리갯감으로 이 사람, 저 사람 손에 넘겨졌다가 끝내 사형선고를 받았다. 예수께서는 십자가형을 받기 위해 사형장으로 끌려가기 전에 채찍질을 당해 반죽음 상태에 빠졌다. 그런 예수에게 로마군 병사들은 가시관을 씌우고 붉은 망토를 입혔다. 또 손에 왕홀 대신 갈대를 쥐어주고, 예수 앞에 무릎을 꿇고 "유다인의 왕, 만세!"라고 소리 지르며 모욕했다. 파스카 축제 준비로 분주한 예루살렘 성내, 순례자들과 주민들로 붐비는 골목길로 예수는 십자가를 지고 골고타 형장으로 끌려갔다. 로마군인들이 갈릴래아 사람 예수를 십자가형에 처할 것이라는 소문이 이미 온 예루살렘에 퍼져 있었다. 예수의 십자가 수난 길에는 벌써 구경꾼들로 가득 찼다. 예수를 죽이라고 고함을 치고 모독하는 선동꾼들이 있는가 하며, 눈물조차 메마를 만큼 충격에 휩싸여 마른 침을 삼키며 가슴을 치는 무리들도 있었다. 십자가의 길(Via dolorosa) 기도를 하는 신심은 초대교회 때부터 있었다. 십자가의 길은 예수께서 사형 선고를 받으신 후 십자가를 지고 골고타 언덕에 이르기까지 일어났던 14가지 중요 사건을 통해 예수의 수난과 죽음을 묵상하며 바치는 기도다. 십자가의 길은 4세기경엔 겟세마니에서 키드론 계곡을 지나 대사제 카야파의 집을 거쳐 골고타로 이르는 길로 구성됐다. 비잔틴 시대에는 로마 총독 관저 자리로 추정되는 예루살렘 하스모니아 궁전 인근에 있던 소피아 성당에서 출발해 골고타까지 이어졌다. 이후 십자군 시대에 오늘날 순례자들이 행하고 있는 십자가의 길이 대충 설정됐다. 오늘날 순례자들이 걷는 십자가의 길은 1540년께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수도회)가 확정한 것이다. 예루살렘 대성전 북서쪽 성전 벽 모퉁이에 있는 안토니아 성(제1,2처)에서 출발해 골고타(제10~14처)까지 그 사이 골목길에 7개 장소(3~9처)를 정해 예수의 수난을 묵상하게 배려했다. 이 길은 예수께서 걸으셨던 바로 그 십자가의 길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하지만 예수의 십자가 수난을 묵상하기에는 충분하고도 소중한 기도처이다. 리길재 기자 teotokos@pbc.co.kr ▨ 알고 가면 기쁨 두 배1. 십자가의 길은 현재 작은 형제회 성서대학인 '예수께서 채찍질 당하신 성당'(Flagellation)에서 시작한다. 십자가를 지고 십자가의 길 기도를 하길 원하면 이곳에서 십자가를 빌릴 수 있다. 대여 가격은 미화 30 달러 정도. 2. 매주 금요일 오후 3시 제1처 성당에서 작은 형제회가 주관하는 십자가의 길 기도가 있다. 개인 순례자일 경우 이날 수도자들과 함께하는 십자가의 길을 추천한다. 3. 가톨릭교회가 소유하고 있는 제3처 경당에선 매일 성체조배와 성체강복이 거행된다. 4. 예수의 작은 자매회가 관리하는 제6처 경당에는 수녀들이 제작한 베로니카의 수건에 찍혀진 예수의 얼굴 이콘을 판매하고 있다. 5. 제12처 골고타 바위 사진을 찍으면 예수의 얼굴 또는 성심이 나온다고 한다. 기도한 후 작은 틈으로 보이는 바위를 사진 촬영해 보시길. 이길재2007.07.25

나눔 실천으로 빛과 소금 역할에 충실2008년도 사목교서 해설전국 교구장 주교들이 대림 제1주일을 맞아 발표한 2008년도 사목교서는 각 교구가 내년 한 해 중점 추진하고자 하는 사목 방향이 무엇인지 한눈에 볼 수 있는 일종의 교구 나침반이다.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기 위한 사명과 역할을 다시 한번 강조하는 것은 교구마다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교구마다 처한 상황과 여건에 따라 각 교구가 역점을 두는 사목 방침이 조금씩 다른 것 또한 사실이다. 교구장 주교들이 사목교서에서 강조한 내용들을 몇 가지 주제로 나눠 살펴본다. 가장 많이 언급된 것은 나눔과 가정이다. ▨나눔 소외되고 고통받는 이웃과의 나눔은 그리스도교 신자라는 사실을 밖으로 드러내는 길이다. 주교들은 사목교서를 통해 실천이 따르지 않는 신앙은 죽은 신앙이나 마찬가지라는 사실을 거듭 환기시켰다. 황철수(부산교구장) 주교는 "언제나 세상 한가운데서 빛과 소금 역할을 해야 하는 교회는 세상을 향해 자신을 열어야 한다"면서 특히 시대 요청인 노인사목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 장봉훈(청주교구장) 주교는 "주님과 함께하는 초대교회 공동체는 이웃과 가진 것을 나누는 나눔의 친교 공동체였다"며 삶의 현장에서 작은 것부터 나누고 봉사하는 데 앞장서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유흥식(대전교구장) 주교는 성체성사를 살아가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가 '이웃과 나누는 삶'이라면서 60주년을 맞이하는 교구의 모든 신자들에게 '한끼 100원 운동'을 제안했다. 권혁주(안동교구장) 주교는 "성숙한 신앙인은 소박한 삶을 살면서 어려운 이웃과 복된 나눔의 기쁨을 나눈다"면서 개인과 본당 차원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어려운 이들을 돕는 데 앞장서 달라고 요청했다. 이병호(전주교구장) 주교는 특별히 외국인 100만명 시대를 맞아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인 우리는 외국인을 따뜻하게 맞이하고 그들의 불편을 덜어주는 일에서도 다른 이들의 모범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가정과 생명 최근 들어 한국교회에서 '가정'처럼 주목받는 주제도 없었다. 모든 복음화의 기초가 가정일뿐 아니라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인 생명의 원천이 또한 가정이기 때문이다. 정진석(서울대교구장) 추기경은 해체가정과 결손가정을 더 큰 관심과 애정으로 사목해야 하며, 본당 사목자는 중요한 교육수단인 혼인준비과정 발전에 힘을 기울이고, 부모는 가정이 신앙적 분위기를 유지하는 데 힘을 쏟아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덕기(수원교구장) 주교는 "소공동체 활성화와 청소년 신앙생활 활성화의 토대는 가정 성화"라면서 가족 구성원간 대화, 기도, 성경말씀 생활화, 성사와 전례에 참여, 사회복지와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노력 등을 강조했다. 가정성화와 생명운동에 앞장설 것을 촉구한 최기산(인천교구장) 주교는 △가정성화를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생명 존중과 낙태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며 △사형제도 폐지에 앞장서고 △자살방지에 최선을 다할 것을 호소했다. 이한택(의정부교구장) 주교는 "복음화를 위한 출발은 교회 기초단위인 가정교회에서 이뤄진다"며 "교회는 가정이 나자렛 성가정의 영적 원천을 따라 신앙 안에서 행복을 향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구 쇄신 한국교회 3개 대교구 중에서 서울을 제외한 광주와 대구대교구는 사목교서에 나란히 장기 계획에 따른 교구 쇄신 방안을 담았다. '선교와 복음화'를 우선 과제로 삼은 최창무(광주대교구장) 대주교는 교구 발전 3단계 추진계획(2008년 영성 심화의 해, 2009년 사도직 활성화의 해, 2010년 새로운 복음화의 해)에 따라 교구 발전의 기틀을 마련함으로써 꿈을 가진 교구 공동체가 될 수 있기를 기대했다. 최영수(대구대교구장) 대주교는 앞으로 3년간 △2008년 성찰(각자 정체성 새롭게 인식) △2009년 비전(미래 교회상 새롭게 정립) △2010년 도약(미래를 향한 힘찬 도약)이라는 주제로 펼치는 교구 100주년 준비 사업에 교구민들의 적극 참여를 요청했다. ▨복음화와 선교 안명옥(마산교구장) 주교는 "그리스도를 모르는 이웃이 그리스도를 믿는 우리의 말과 행동을 보고서 그리스도를 믿고 싶다는 마음이 들도록 섬기고 봉사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기헌(군종교구장) 주교는 신앙생활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전례 의미를 올바로 인식하고 적극 참여하는 것과 함께 더 잘 믿기 위해 교리를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인천교구는 선교에 박차를 가해 교구 설립 50주년 전에 복음화율 13%를, 대전교구는 바오로의 해 열정적으로 살아 복음화율 10%를 달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자고 독려했다. ▨기타 특별히 젊은이 사목과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내용도 있었다. 강우일(제주교구장) 주교는 "교회 미래는 젊은 신앙인들에게 달린 만큼 성령께 이들을 맡겨드리고 우리도 뒤에서 받쳐주는 버팀목이 되어야 한다"며 청소년 신앙교육 활성화를 위해 지속적 관심을 갖고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지석(원주교구장) 주교는 '아름다운 환경과 우리'라는 제목의 사목교서에서 "환경오염을 막고 하느님 창조질서를 회복하는 데 뜻을 모아야 한다"면서 그동안 누려왔던 편리함을 버리고 당장 오늘 내가 할 수 있는 일부터 실천에 옮겨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정률 기자 njyul@pbc.co.kr 남정률2007.11.28

바오로의 고향 타르수스"나는 유다 사람으로 타르수스 시민이오"옛 시리아의 안티오키아 땅인 터키의 안타키아(하타이)에서 사도 바오로의 고향인 '타르수스'로 가는 길에선 어김없이 거친 황소를 만난다. 바로 '타우루스 산맥'이다. 해발 2000m가 넘는 이 황소는 산맥 양편의 기후를 바꿔놓을 만큼 험준하다. 울창한 산림은 고도가 높아갈수록 생명의 한계점을 보여준다. 잔설 속에 삐죽 고개를 내민 고산식물을 제외하곤 생명체라곤 볼 수가 없다. 끝이 보이지 않는 협곡은 붉은 속살을 드리운 채 순례자의 눈을 현혹시킨다. 150마력이 넘는 버스도, 물자를 실어나르는 철마도 가쁜 숨을 토해내며 똬리를 틀듯 능선을 휘감으며 힘겹게 산맥을 오른다. 차창을 통해 모진 협곡의 바람과 맞서 온 몸이 휘어지고 뒤틀어진 나무들, 짙고 옅은 안개와 양지바른 공터에 가판을 펼친 이름모를 소녀의 고달픔을 본다. 오늘날 타우루스 산맥의 이 길은 2000여 년 전 로마에서 예루살렘까지 뻗어있던 길로 사도 바오로가 전도여행에 올랐던 바로 그 길이다. 눈을 감고 2000년 전의 이 길을 그려본다. 이 길은 사도 바오로의 극적 생애를 대변하듯 '회심'과 '선교'의 길이었을 것이다. 사도 바오로는 제2, 3차 전도여행 때 이 길을 걸었다. 전도 여행 당시 그가 걸은 이 길은 이방인들에게 구원의 빛을 전하고자 하는 자의식과 기쁨으로 가득했던 길이었다. '두려움'이란 말이 생소할 만큼 신앙을 위한 순수한 열정으로 가득했던 은총의 길이었다. 하지만 사도 바오로는 다마스커스에서 회심한 이후 고향 타르수스로 돌아온 후 8년간 은신했다(사도 9,30 참조). 따라서 바르나바의 초대로 교회 일을 돕고자 시리아의 안티오키아 교회로 가려고 걸었던 이 길은 분명 두려움의 길이었을 것이다. 바오로는 이 길을 걸으며 자신이 걸어온 인생을 되돌아 봤을 것이다. 그러면서 또다시 예수께로 회심하겠다고 거듭 결심하고 다짐했을 것이다. 험준한 타우루스 산맥을 넘어 황무지와 끝없이 펼쳐진 평야를 지나면 고대하던 사도 바오로의 고향(사도 9,11; 21,39; 22,3) 타르수스에 당도한다. 사도 바오로는 예루살렘에서 로마 군에게 체포됐을 때 "나는 유다 사람으로, 킬리키아의 저 유명한 도시 타르수스의 시민"이라고 밝혔다. 타르수스는 바오로가 자랑했을 만큼 유명한 도시였을까? 사도 바오로 시대 당시 타르수스는 예루살렘이나 시리아의 안티오키아에서 타우루스 산맥을 넘어 아나톨리아(오늘날 터키) 갈라리아 지방으로 가는 관문이었다. 또 지중해 남동쪽에 있는 킬리키아로 가는 교통 요지였다. 또 마케도니아 알렉산더 대왕과 이집트 클레오파트라 여왕의 활동지였으며, 앗시리아, 힛타이트, 프리키아, 페르시아 문명의 무대였다. 타르수스에 들어가기 위해선 도시를 관통하는 '치드누스'(지금의 수유 강)강을 지나야 한다. 도시의 젖줄이어서인지 이 강에 얽힌 전설도 많다. 그 중 유명한 이야기가 바로 알렉산더 대왕과 클레오파트라에 대한 구전이다. 기원 전 333년 경 페르시아 원정길에 오른 알렉산더 대왕이 타우루스 산맥에서 흘러내린 강물이 차가운 줄 모르고 치드누스 강에 뛰어들었다가 심장마비를 일으킬 뻔 했다고 한다. 또 기원 전 31년 경 이집트 여왕 클레오파트라는 악티움 해전에서 군대를 이끌고 치드누스 강으로 배를 타고와 안토니우스를 지원했다. 하지만 클레오파트라는 악티움 해전의 패배로 자결하고 만다. 오늘날 타르수스를 찾는 이방인 대부분은 사도 바오로의 고향을 둘러보려는 순례자들이다. 바오로는 서기 7~10년 경 타르수스에서 믿음이 깊은 디아스포라 유다계 가정에서 태어났다. 이미 언급했듯이 당시 타르수스는 번창한 로마 도시였으며, 그리스식 교육의 중심지였다. 바오로는 유다 전통에 따라 태어난지 8일 만에 할례를 받았으며(필립 3,5), 자신이 히브리인, 이스라엘 사람, 아브라함의 후손이라는 사실에 자긍심을 갖고 성장했다(2코린 11,22; 로마 11,1). 바오로는 바리사이파 사람으로 예루살렘에서 가말리엘에게서 교육을 받기 위해(사도 22,3) 타르수스를 떠났고, 다마스커스에서 회심한 이후 타르수스로 돌아와(사도 9,30) 바르나바가 시리아의 안티오키아로 그를 부를 때까지 생활했다. 바오로는 제2차 전도여행 때(50~52년경) 시리아의 안티오키아에서 타르수스를 거쳐 터키 중부와 서부 트로아스 지방을 선교했고, 제3차 전도여행 때(53~58년경)도 이 곳을 거쳐 유럽 관문인 그리스를 선교했다. 오늘날 타르수스에는 옛 성 바오로 성당터에 세워진 울루 모스크 인근에 '바오로의 집'이라 일컫는 터가 깔끔하게 조성돼 있다. 이 곳엔 사도 바오로의 이콘 상과 함께 파피루스가 심어져 있는'바오로의 우물'이 있다. 지름 1m, 깊이 35m의 이 우물은 지금도 물이 마르지 않아 순례자들의 목마름을 해소시켜 주고 있다. 타르수스도 사도 바오로 덕분인지 일찍부터 교회가 설립됐다. 타르수스 교구장 중 가장 돋보이는 인물은 예수의 신성을 부인한 아리우스 이단과 예수의 인성을 부인한 아폴리나리우스 이단과 싸워 정통 교리를 수호한 안티오키아 출신 디오도로 주교(394년)이다. 성장일로에 있던 타르수스는 641년 무슬림의 침공으로 쇠퇴했다. 안타깝게도 오늘날 타르수스 어디에서도 사도 바오로의 흔적을 찾아 볼 수 없다. 하지만 성경은 지금도 이방인들에게 꺼지지 않는 구원의 빛을 전하기 위해 회심의 삶을 보냈던 타르수스에서 사도 바오로의 체취를 느끼게 해 준다. 리길재 기자 teotokos@pbc.co.kr이길재2007.11.28
서울대교구, 인천, 원주교구 등 ▨ 서울대교구 ◇영등포동 : 전신자 야외미사(5/27) ◇사당5동 : 청소년 장학금 마련을 위한 알뜰시장(5/20) ◇양천 : 성전 완공 감사 바자(5/19∼20) ◇새남터 : '생명의 소중함' 주제로 새남터 영상제(5/6) ◇월계동 : 2007년 당고개 가요제(5/10) ◇천호동 : 9지구 노인대학 위안의 날 잔치(5/6, 강동구민회관) ◇역촌동 : 아빠와 함께하는 가족캠프(5/5∼6, 주 역촌동) ◇화곡본동 공동사목 : 해설과 함께하는 작은 음악회(5/11) ◇개포동 : 제2회 동영상 경진대회(5/20) ◇목5동 : 본당 설립 20주년 일치의 날(5/20) ▨ 인천교구 ◇숭의동 : 인천시립극단 초청 '넌센스' 공연(5/5 오후 8시) ◇역곡2동 : 본당 어르신 팔순 잔치(4/25) ◇신공항 : 부채상환기금 마련 및 구역 친목도모를 위한 본당 텃밭 일구기(고구마 농사) ◇만수3동 : 본당 선교운동 선포식(4/29) ▨ 원주교구 ◇원동 : 전신자 화합 위한 걷기대회(5/13, 봉산동 육십고개) ◇태장동 : 영화 상영(매주 금요일 저녁미사 후) ◇횡성 : 5월 성모성월 동안 기도등 설치 ◇매포 : 건강 체조 교실(매주 수요일 아침미사 후) ▨ 수원교구 ◇금정 : 선교를 위한 묵주기도 20만단 봉헌 운동 ◇동수원 : 조기축구회원 모집 ◇매탄동 : 새영세자 기도모임 운영 ◇송서 : 한글교실 개강(매주 화, 목) ◇발안 : 본당설립 50주년 기념 사랑의 헌혈운동(5/6) ◇송전 : 주임신부와 함께하는 성경공부(매주 수) ▨ 의정부교구 ◇진접 : 청소년에 관한 학부모 특강(5/6 오후 3~4시, 교육관 2층 회합실) ◇운정 : 병자사목 나눔회(5/23 오전 10시 미사 후, 사목회의실) ◇봉일천 : 본당 교우 단합 탁구대회 신청받음. ◇신곡1동 : 전신자 도보성지순례(5/19~20, 절두산순교성지) ◇의정부1동 : 제25회 본당의 날 채울제(5/27 오전 10시, 한마음수련원) ◇녹양동 : 지역주민 어르신 초청 잔치(5/18 오전 11시, 성당마당) ▨ 마산교구 ◇남해 : 은점공소 축복식(4/16) ◇사파공동사목 : 연도경연대회(4/22)cpbc2007.05.03
서울대교구, 인천, 원주교구 등 ▨ 서울대교구 ◇영등포동 : 전신자 야외미사(5/27) ◇사당5동 : 청소년 장학금 마련을 위한 알뜰시장(5/20) ◇양천 : 성전 완공 감사 바자(5/19∼20) ◇새남터 : '생명의 소중함' 주제로 새남터 영상제(5/6) ◇월계동 : 2007년 당고개 가요제(5/10) ◇천호동 : 9지구 노인대학 위안의 날 잔치(5/6, 강동구민회관) ◇역촌동 : 아빠와 함께하는 가족캠프(5/5∼6, 주 역촌동) ◇화곡본동 공동사목 : 해설과 함께하는 작은 음악회(5/11) ◇개포동 : 제2회 동영상 경진대회(5/20) ◇목5동 : 본당 설립 20주년 일치의 날(5/20) ▨ 인천교구 ◇숭의동 : 인천시립극단 초청 '넌센스' 공연(5/5 오후 8시) ◇역곡2동 : 본당 어르신 팔순 잔치(4/25) ◇신공항 : 부채상환기금 마련 및 구역 친목도모를 위한 본당 텃밭 일구기(고구마 농사) ◇만수3동 : 본당 선교운동 선포식(4/29) ▨ 원주교구 ◇원동 : 전신자 화합 위한 걷기대회(5/13, 봉산동 육십고개) ◇태장동 : 영화 상영(매주 금요일 저녁미사 후) ◇횡성 : 5월 성모성월 동안 기도등 설치 ◇매포 : 건강 체조 교실(매주 수요일 아침미사 후) ▨ 수원교구 ◇금정 : 선교를 위한 묵주기도 20만단 봉헌 운동 ◇동수원 : 조기축구회원 모집 ◇매탄동 : 새영세자 기도모임 운영 ◇송서 : 한글교실 개강(매주 화, 목) ◇발안 : 본당설립 50주년 기념 사랑의 헌혈운동(5/6) ◇송전 : 주임신부와 함께하는 성경공부(매주 수) ▨ 의정부교구 ◇진접 : 청소년에 관한 학부모 특강(5/6 오후 3~4시, 교육관 2층 회합실) ◇운정 : 병자사목 나눔회(5/23 오전 10시 미사 후, 사목회의실) ◇봉일천 : 본당 교우 단합 탁구대회 신청받음. ◇신곡1동 : 전신자 도보성지순례(5/19~20, 절두산순교성지) ◇의정부1동 : 제25회 본당의 날 채울제(5/27 오전 10시, 한마음수련원) ◇녹양동 : 지역주민 어르신 초청 잔치(5/18 오전 11시, 성당마당) ▨ 마산교구 ◇남해 : 은점공소 축복식(4/16) ◇사파공동사목 : 연도경연대회(4/22)cpbc2007.05.03

창세기 해설 성경은 구약성경과 신약성경을 모두 합쳐 73권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창세기는 구약성경의 첫번째 책이자 구약성경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모세오경(창세기ㆍ탈출기ㆍ레위기ㆍ민수기ㆍ신명기)의 첫번째 책이기도 합니다. 창세기는 세상과 인류의 기원 이야기에서 시작해 아브라함의 선택으로 이어지며 요셉의 활동으로 마무리됩니다. 1. 명칭 유다인들은 창세기 책의 이름을 이 책의 맨 처음에 나오는 단어를 따서 히브리어로 '브레쉬트(※1)', 곧 '태초에' 혹은 '한 처음에'라고 불렀습니다. 그리스어 역본인 70인역(LXX)에는 이 책이 '게네시스(※2)', 즉 '태초'라고 되어 있는데, 그 이유는 이 책이 세계와 인류의 생성에 관해 상세하게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명칭은 라틴어 역본인 불가타역에서는 '리베르 게네시스'(Liber Genesis)로 불려집니다. 이러한 명칭들은 단지 이 책의 앞 부분 내용을 따서 붙여진 것입니다. 2. 의의 모세오경에서 가장 중요한 책은 탈출기입니다. 그런데 탈출기 3장 6절을 보면 다음과 같은 구절이 나옵니다. "나는 네 아버지의 하느님, 곧 아브라함의 하느님, 이사악의 하느님, 야곱의 하느님이다." 하느님께서 모세에게 당신 자신을 소개하는 이 구절은 모세에게 말한 분이 아브라함, 이사악과 야곱 같은 '조상들'에게 나타났던 그 하느님이라는 사실을 말해줍니다. 또한 이 구절은 성조(聖祖)시대가 하느님께서 이스라엘을 이집트에서 구출하기까지 서막(序幕)이라는 사실을 말해주기도 합니다. 이렇게 창세기는 탈출기의 서막으로서 어떻게 이스라엘인들이 이집트에 가서 살게 되었는지, 이스라엘인들의 조상은 누구인지, 또 이스라엘의 조상을 이끈 하느님은 어떤 분인지 등 이스라엘인들의 기원과 종교에 대해 말해주고 있습니다. 3. 내용 창세기는 전통적으로 태고사(1-11장)와 성조사(12-50장)로 구분됩니다. 창세기 내용을 보다 세세하게 구분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태고사 ① 1장 : 세계와 첫 인간들의 창조 ② 2-3장 : 낙원과 타락 ③ 4-5장 : 홍수에 이르기까지 인류 ④ 6-9장: 홍수설화 ⑤ 10-11장 : 성조시대에 이르기까지의 인류 성조사 ① 12-25장 : 아브라함과 그의 가문 ② 25-26장 : 이사악과 그의 가문 ③ 27-36장 : 야곱과 그의 가문 ④ 37-50장 : 요셉 설화 4. 창세기의 메시지 창세기는 복잡한 이야기들과 족보들로 이뤄져 있지만 전체적으로 한 가지 주제에 의해 지탱되고 연결됩니다. 그 주제란 다름 아닌 '약속'입니다. 곧 창세기 12장 이하에서 하느님께서 이스라엘의 성조들에게 반복해서 해주신 세가지 약속입니다. 첫째는 후손에 대한 약속이고, 둘째는 땅을 주시겠다는 약속이며, 셋째는 하느님께서 함께하신다는 약속입니다. 이 약속들은 창세기에서 아직 실현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성경은 하느님의 약속은 반드시 실현되고야 만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결국 창세기는 탈출기에서 시작해 여호수아기에 이르러 약속의 땅에 정착할 때까지 진행되는 대장정의 시발점이며, 신약성경까지 연장되는 구원 역사의 시작입니다. 신희준 신부(서울대교구장 비서)cpbc2006.10.11

한가위 차례상 차리기와 차례 지내기누렇게 익은 벼 사이로 가을 바람이 분다. 민족의 대명절 한가위다. 우리 민족은 한 해의 수확에 감사드리고 선조 은덕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차례를 지낸다. 가톨릭교회는 조상 제사를 우상숭배가 아닌 조상을 공경하는 아름다운 전통으로 여기고 이를 허용하고 있다. 신자 가정을 위해 차례상 차리기와 차례예식을 소개한다. 다음은 주교회의 '조상 제사(차례)' 예식 시안. ▨ 몸과 마음은 깨끗하게 차례를 드리기 전에는 고해성사로 마음을 깨끗이 해야 한다. 이웃과 화해하고 가능하면 온 가족이 어려운 이웃을 찾아 자선을 행한다. 차례 하루 전에는 목욕을 하고 당일에는 단정한 옷을 차려 입는다. ▨ 차례상은 이렇게 1.차례 하루 전부터 집 안팎을 정돈하고 차례에 쓸 그릇을 깨끗이 닦아 놓는다. 2.차례상은 집안의 관습에 따라 차린다. 그러나 향상에는 향로와 향합, 촛대 외에 중앙에 십자가를 모신다. 벽에 십자고상이 걸려 있는 방향으로 상을 놓으면 별도로 십자가를 모시지 않아도 된다. 음식을 올리기 전 병풍을 치고 상을 편 후 영정을 놓는다. 영정 대신 위패를 모셔도 좋다. 3.첫줄은 숟가락을 놓는 대접과 잔, 받침대와 송편을 놓는다. 4.둘째 줄은 어동육서(漁東肉西)다. 상 오른쪽(동쪽)에 어적(생선 구운 것)을, 가운데에는 소적(두부 구운 것)을, 왼쪽(서쪽)에는 육적(고기 구운 것)을 놓는다. 5.셋째 줄은 3가지 종류(육탕, 소탕, 어탕)의 탕을 놓는다. 6.넷째 줄에는 좌포우혜(左捕右醯)라 해서 왼쪽에는 포를, 오른쪽에는 식혜를 놓는다. 7.다섯째 줄에는 홍동백서(紅東白西)라 하여 붉은 과일은 오른쪽에, 흰색 과일은 서쪽에 놓는다. 차례상 앞에는 깨끗한 돗자리나 깔개를 편다. ※차례상에는 각 가정별로 고유의 차례 음식을 올릴 수 있으며, 평소 고인이 좋아하던 음식이나 가족이 즐기는 음식을 올려도 무방하다.그림은 위패와 차례상. 위패는 연령회연합회에서 모델로 내놓은 것으로, 중앙에 이름과 세례명을 적어 넣으면 된다. ▨ 차례 지내기 1.준비를 마치면 제주(祭主)는 제사의 시작을 알리고, 십자성호를 긋는다. 2.참석한 모든 사람이 다 함께 두 번 절한다. 3.제주가 먼저 앞에 나가 무릎을 꿇어 분향하고 잔을 받아 미리 준비한 그릇(모사기) 위에 삼제(술을 세 번 조금씩 따르는 것)한 다음 제사를 돕는 이에게 주면 돕는 이가 잔을 올리고 밥그릇 뚜껑을 열어 놓는다. 제주가 두 번 절하고 물러나면 참석한 이들은 차례로 나아가 잔을 올린다. 그러나 제주 이외의 사람은 삼제를 하지 않는다. 4.이 절차가 끝나면 제주가 조상께 고한다. "주님의 보살핌으로 오늘 다시 ○○ 제사를 올리게 되었나이다. 이 맑은 술과 여러 가지 음식을 장만하여 드리는 저희의 정성과 사모하는 마음을 받아주소서. 저희는 언제나 ○○를 기억하여 이 제사를 올리오니 ○○께서는 저희가 주님의 뜻을 따라 화목하게 사랑하며 살아가도록 전구해주소서." 5.제주는 성경말씀(1고린 2,9; 로마 14,7-9)을 봉독하며 참석자들이 함께 조상을 기억할 것을 권한다. 6.주부는 숟가락을 밥그릇 위에 놓는다. 제주와 모든 참석자는 두 번 절하고 조상을 생각하며 잠시 묵상한다. 7.제주인 주인과 주부는 국그릇을 거두고 냉수나 숭늉을 올린다. 8.제주는 모든 참석자와 함께 두 번 절하며 작별 배례를 한다. 제사를 마치며 조상과 가족, 친척들과의 통교를 더욱 깊게 할 것을 결심하고 주님께 감사하며 성가를 부른다. 9.영정을 따로 모신 후 참석자들은 술과 음식을 나눈다. 이지혜 기자 bonaism@pbc.co.krcpbc2007.09.19
![[공의회 과정]18 수도생활의 쇄신 적응에 관한 교령/유수일 신부(작은 형제회)](//cpbc.co.kr/CMS/newspaper/2007/10/rc/225160_1.1_titleImage_1.jpg)
[공의회 과정]18 수도생활의 쇄신 적응에 관한 교령/유수일 신부(작은 형제회)「수도생활의 쇄신 적응에 관한 교령」(이하 「수도생활 교령」)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먼저 수도생활의 역사부터 간략하게 소개한다. 우리 교회에 수도회가 생긴 것은 4세기 경이다. 그 이전에도 동정녀와 금욕자들이 있었지만 이들은 외견상 일반 사람과 같은 생활을 했다. 그러나 한적한 사막이나 광야로 나가 은수생활을 하는 이들이 313년 그리스도교의 자유가 주어진 후에도 계속되자 이 때부터 세속을 떠나 특수한 생활을 하는 것을 수도생활로 특징지었다. 은수자 중 사람들에게 큰 영향을 끼친 사막의 성 안토니오(251?~356)는 은수 생활의 창시자이자 모든 수도자들의 아버지로 불린다. 그는 하루 한 끼만 아주 검소하게 먹고 잠도 적게 잤다. 남루한 옷차림에 한가함을 피하고 애긍을 할 수 있도록 부지런히 노동을 했지만 주요 일과는 주로 시편을 외우고 묵상기도를 하는 일이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독수자들이 가까이 모여살기 시작했다. 특히 독수 생활에는 사막의 무서운 적막, 짐승과 강도들의 습격, 음식 결핍, 내적 건조, 상상적 공격 등 많은 위험이 뒤따르자 성 파코미오는 여러 수도자들이 한 곳에 모여 생활하게 하는 수도회를 창설했다. 성 바실리오는 공동체로 함께 사는 회(會) 수도 제도의 필요성을 신학적으로 이렇게 논증했다. "수도원은 그리스도 교회의 작은 모형이며 수도 단체는 성령의 역사하심으로 생활하는 살아있는 그리스도의 신비체다." 서방 수도생활이 정착하고 발전하는 데 기여한 이는 성 베네딕토다. 그는 정주(定住, stability)라는 특별한 생활양식을 제정했다. 이 원칙에 따라 수도자는 한 번 들어온 수도원에서 서원하면 다시는 다른 수도원으로 옮겨갈 수 없게 됐고, 각 수도원은 정주성으로 인해 자립적 공동체를 이뤘다. 사제들이 수도자들처럼 공동생활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아프리카 히포의 주교인 성 아우구스티노는 수도자들처럼 서원을 하지 않으면서 다른 성직자들과 함께 수도생활과 비슷한 공동생활을 했다. 그는 재속 사제들의 공동생활을 위한 회칙을 만들었는데 후대에 그의 회칙을 따르는 남녀 수도회들이 생겨났다. 13세기 성 도미니코와 같은 시대 사람인 성 프란치스코가 세운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는 종전 수도생활과 달리 세상에 나가 사도직 생활을 하는 양식을 택했다. 또 엘리아 예언자의 극기 생활을 본받는 수도 단체들도 생겨났지만 여러가지 불화와 규율의 해이로 어려움을 겪었다. 가르멜회를 개혁한 아빌라의 성녀 데레사와 십자가의 성 요한은 근대의 가장 유명한 신비가로 수도회 창설자보다 높이 평가받고 있다. 16세기에 설립된 예수회는 종전 수도회보다 더 '집중적 조직체'를 갖추었다. 특히 완전한 순명과 철저한 학문 연마로 유명한 예수회는 또 종전 수도회와 달리 성무일도를 공동으로 바치지 않는다. 이후 19세기에 들어 많은 수도회들이 병자 간호, 청소년 교육 등 일정한 목적을 위해 세워졌다. 우리 시대에 와서는 세속 사람들과 같은 생활을 하는 수도회가 생겨났는데, 이는 봉쇄구역과 수도복이 없는 재속수도회다. 이처럼 시대에 따라 수도생활의 새로운 양식이 생겨났고 설립됐다가 없어진 수도회도 있으나 수도생활의 갖가지 양식은 오늘날까지 지속된다. 수도회는 교회 당국이 의도적으로 세운 것이 아니다. 교회 안에서 자유로이 활동하시는 성령의 소산으로 특은(Charisma)에 속한다. 교회 역사를 보면 성인품에 오른 이들의 대다수는 복음적 권고를 지킨 수도자들이다. 수도자준비위원회가 작성한 초안은 애초 110쪽 분량이었으나 교황청 의사조정위원회 요청에 따라 34쪽으로 축소됐고 다시 4쪽으로 축소됐다가 제3회기 때 교부들의 강력한 요청으로 25개 항목을 담은 10쪽 분량으로 늘어났다. 또 의안 표제도 '헌장'에서 '제안'으로 내려갔다가 마지막에 헌장 아래 단계인 '교령'으로 정해졌다. 「교회헌장」 의안을 다룰 때도 성직자와 평신도가 한 장(章)씩 배정받은 것과 달리 수도자는 제외될 뻔 하다가 가까스로 한 장(章)을 배정(제6장) 받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1965년 10월 28일 반포된 이 교령은 이에 앞서 64년 11월 21일 반포된 「교회헌장」 제6장(수도자)의 연장이며 그 완성이라고 할 수 있다. 내용과 형식에 있어서 서로 동일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 교령은 수도생활의 두 가지 측면에 대해 언급한다. 수도생활의 불변적 요소인 수도생활의 목적, 기초, 가치 등 본질적 측면과 수도생활의 외적 요소인 생활양식, 복장 등 시대적으로 변할 수 있는 측면이다. 전자는 성경과 신학적 기초를 바탕으로 수도생활을 그 원천으로 되돌아가게 하는 수도생활 쇄신과 관계되는 내용이다. 후자는 시대와 상황 변천에 생활양식을 조화시키는 수도생활의 현대적 적응과 관계되는 것이다. 또 이 교령은 수도생활의 본질과 가치를 하느님 중심성, 교회론적 가치, 구속적(救贖的) 가치, 종말론적 가치 등 4가지 차원에서 말한다. * 일반 원칙과 실천 기준, 쇄신 주체(제2~4조) 교령은 쇄신의 최고 원칙으로 그리스도를 따르는 삶과 수도회 초창기 영감, 즉 창립자 정신으로 되돌아가는 것을 제시한다. 그러나 이 두 가지 최고 원칙을 강조해도 수도회 회원 각자가 자신의 영적 쇄신에 힘쓰지 않으면 현세의 요구에 대한 최선의 적응이 효과를 거두지 못하게 되고 나아가 성소의 위기까지 겪게 될 것이다. 교령은 또 적응의 긴급함과 특히 선교지에서 적응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적응의 대상은 먼저 생활과 기도, 활동양식 세 가지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전까지는 세상 변천을 무시한 초(超) 세속주의를 견지했던 수도회들이 현세에 관심 갖고 현세를 이해하고 긍정하는 입장에 서야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현명함과 신중함이 요구된다. 쇄신 적응은 교회 지도 아래 이뤄져야 하는데, 수도회 쇄신과 적응을 위해 총회 및 각 관구 회의를 중요시했다. 또 수도회 쇄신과 적응을 실제로 추진하는 이들은 장상들이기에 공의회 이후 장상들의 책임도 강화됐다. * 영성생활(제5~6조) 수도생활은 하느님 부르심에 응답하는 것으로 세상을 버리고 온전히 하느님을 사랑해 하느님을 섬기는 삶이다. 세상을 버리는 것은 세상에 무관심한 것이 아니라 오로지 복음적 권고를 사는 것으로, 일반 사람들이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남녀간 애정, 재물 소유 등과 같은 것을 자발적으로 포기하는 것이다. 따라서 "수도자는 자신의 서원에 충실하여 모든 것을 그리스도를 위해 버리고 오로지 필요한 단 한 분 그리스도를 따르며 그리스도 말씀을 듣고 그리스도 일에 열중해야 한다." 수도자는 무엇보다 영적생활이 중요하다. 영적생활을 증진하려면 기도생활, 성경말씀 읽고 묵상하기, 거룩한 전례, 특히 성찬전례 거행에 충실해야 한다. 교령은 관상 수도회, 사도직 수도회, 은세 수도생활, 평신도 수도회, 재속회 등 수도생활의 여러 양식과 이에 맞는 쇄신과 적응 요소에 대해서도 설명한다(제7~11조). *3대서원(정결ㆍ청빈ㆍ순명)(제12~14조) 공의회 문헌은 세 가지 복음적 권고인 정결, 청빈, 순명 중 정결을 항상 맨 먼저 말하며 교회 성성(聖性)을 육성하는 하느님의 가장 훌륭한 선물로 간주한다. 정결 서원은 준수하기 어려운 반면 큰 가치를 지니고 있다. 따라서 정결 서원 지원자들이 충분한 수련을 거쳐 심리적, 정서적으로 성숙한 다음에만 정결 서원을 하도록 허락해야 한다. 교황 바오로 6세는 후속 문헌인 사도적 권고 「복음의 증거」(1971)에서도 정결의 숭고한 가치를 강조한다. 청빈은 그리스도를 따르는 이의 표지다. 청빈은 물질적 청빈만이 아닌 정신적 청빈(가난), 즉 겸손도 포함한다. 물질적 가난에는 충실하지만 정신적 가난(겸손)이 결여되는 것도 문제이기 때문이다. 또 수도자는 예수 그리스도를 본받아, 성령의 인도로 신앙 안에서 하느님의 대리자인 장상에게 순명하며 장상을 통해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형제를 섬기게 된다. 수도자는 믿음에 기초해 겸손하게 순명해야 하고 자신에게 맡겨진 임무를 완수해야 한다.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는 불순명은 많은 영혼을 잃게 한다며 불순명하는 이들을 살인자로 표현할만큼 수도자의 순명을 강조했다. 장상도 회원이 자발적으로 순명하도록 배려해야 한다. 교령은 또 공동생활, 봉쇄수녀원의 봉쇄 구역, 수도복, 회원양성, 새로운 수도단체 설립, 쇠퇴하는 수도단체와 수도원, 수도단체들 간의 통합, 장상협의회, 수도성소에 대해서도 언급한다(제15~24조). 교령은 "그리스도를 본받아 정결, 청빈, 순명을 지키며 사는 수도자 생활양식을 높이 평가하고 드러나거나 드러나지 않는 수도자들의 풍요로운 활동에 굳건한 희망을 두고 있다"고 격려하는 말로 결론을 맺는다. 정리=이연숙 기자 mirinae@pbc.co.krcpbc2007.10.10

"하느님 말씀은 제 발에 등불"(시편 119,105)성경과 친해지는 길 성서 전체의 맛을 온전히 심어준 「공동번역 성서」에 이어 오랫동안 기다리던 새 번역 「성경」이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에서 선보였다. 한층 정갈한 우리말로 하느님 말씀을 듣게 된 기쁨을 간직하며, '성서 주간'을 맞아 성경과 사귈 수 있는 길 하나를 '성서와 함께' 편집부 도움으로 소개한다. 교회는 끊임없이 성경에서 "구원의 양식과 거룩한 힘을 얻도록"(계시헌장 「하느님 말씀」 24항) 강조하지만, 실제로 성경을 펼치면 친해지기란 그리 쉽지 않다. 우선 그 방대한 양에 기가 질린다. 「성경」에서 구약은 2362쪽, 신약은 589쪽에 달한다. 게다가 낯선 환경에 등장 인물도 많고 사건도 잦아, 모처럼 마음먹고 성경 세계로 들어간 이들도 마치 울창한 숲 속에서 헤매듯 길을 잃기 십상이다. 단순히 말해, 성경은 하느님과 그분 백성이 역사를 통해 지속적으로 대화를 나눠 온 대하 드라마다. 이런 흐름에 오늘 하느님 백성도 함께 참여하며 성경과 친숙해지는 길을 찾아본다. ▶'무슨' 일이 어떻게 벌어졌나?-그 사건의 뜻을 파헤쳐라 우리 일상이 크고 작은 사건들로 이루어지듯, 성경에도 무수한 사건이 소개 된다. 그러나 하느님 사람과 하느님 백성은 그냥 우연히 일어나는 사건은 없다고 믿었다. 그래서 그 사건들과 이어지는 역사에서 하느님의 뜻, 그분께서 일러주시는 메시지를 알아차리려고 애썼다. 그 메시지를 받거나 알아차린 이들은 이를 공동체에 선포했고, 공동체는 중요한 메시지를 잊거나 놓치지 않기 위해 정기적으로 기억하고 기념했다. 그런 자리 중 하나가 축제요 전례였다. ▶'누구와' 관련됐는가?-그 사람을 깊이 보라 성경에는 참으로 많은 사람들이 등장한다. 신분도 다양하고 나이와 성별, 개성들이 제각각이다. 결점과 부족함, 실수와 상처가 많은 우리네와 똑같이 닮은 그들이 우리 거울이다. 하느님께서는 이런 사람들 중에서 당신 마음에 두신 이들을 부르셨고, 그들과 다양한 관계를 맺으신다. 이들이 하느님과, 다른 동료 인간과, 자연과 어떤 관계를 맺고 반응하며 변화해 가는지를 살피는 일은 흥미진진하다.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은 이들은 하나의 고리처럼 길게 연결돼 가는데, 그 고리의 절정은 예수님이다. ▶'언제' '어디서' 생긴 일인가?-때와 장소를 자세히 보라 우리가 어딘가에 발을 딛고 살아가듯, 성경은 구체적 인간 삶의 현실에 단단하게 뿌리박고 있다. 성경에 나오는 사건들이 벌어진 현장들은 주로 팔레스티나를 중심으로 한 지중해 세계와 근동 세계에 있다. 땅 이름이 언급될 때마다 그 시대적 배경과 함께, 지도에서 그 땅 위치와 지형, 기후, 산물 등을 살펴보면, 그 성경 본문을 한층 생생하게 맛볼 수 있다. 「성경」의 끝에 실려 있는 네 장 컬러 성경지도를 참고해도 좋고, 더 자세한 성경지도나 성경 연대표를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왜' 그런 일이 생겼는가?-그 의미를 묻고 되새겨라 우리는 삶의 궁극적 의미를 찾고 우리 생명이 충만하고 영원하길 희망한다. 하느님은 이 생명을 약속하셨고 이뤄주신다. 성경 속 인물과 사건들은 궁극적으로 인간과 창조세계 전체를 향한 하느님 사랑을 드러내고, 생명의 진리를 가르치며 구원을 얻는 지혜를 준다(2디모 3,15-16). 이를 믿고 하느님께 나아가 그 사랑을 증거하고 고백하는 삶이 어떻게 가능한지 성경은 여러모로 들려준다. 성경을 통해 성경 안에 약동하는 신앙의 의미를 깨닫고 응답하려면 끊임없이 묻고 되새기는 기도가 따라야 한다. 성경 안에 온갖 사건과 인물들이 셀 수 없이 등장하지만 그 중에서 중요한 사건과 인물, 핵심 주제와 내용들이 하나의 맥을 이루며 우뚝 서 있다. 따라서 창조부터 종말에 이르는, 우주 전체에 가득 찬 하느님 사랑과 구원 역사의 큰 줄거리를 잡고 관련된 내용들을 종횡으로 살펴보면 성경 전체를 좀 더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신문 도표 참조 cpbc2005.11.16

35-그늘을 만들어주는 싸리나무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문화홍보국장) 싸리나무는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생활과 밀접한 나무다. 옛날에는 싸리를 베어 집 울타리와 사립문을 만들어서 짐승들 침입과 바람을 막았다. 또한 싸리나무를 이용해서 소쿠리, 발, 고리, 바소쿠리 등 여러 가지 생활 필수품을 만들어 편리한 생활 도구로 써왔다. 최근까지도 싸리비는 없어서는 안 될 청소 용구였고 겨울에는 땔감으로 이용했다. 성경에 나오는 싸리나무도 아라비아사막, 사하라사막, 시리아, 팔레스티나 도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나무이다. 사막이나 암석지대에서 볼 수 있는 나무이기에 우리나라 싸리나무와는 다르다. 개신교 성경에서는 이 싸리나무를 히브리 발음을 그대로 이용해서 로뎀나무라고 번역했다. 특히 사해 부근에 무성하게 자라는 콩과에 속한 비교적 큰 관목이다. 싸리나무는 잎이 거의 없으나 잔가지가 많아 광야에서 나그네에게 그늘을 만들어 주는 좋은 나무 중 하나다. 뿌리는 길고 크며 땅속 깊이 뻗어 지하수까지 도달해 있어서 사막에서도 잘 견딘다. 싸리나무는 회색의 가지들 때문에 다른 나무와 쉽게 구분할 수 있다. 잎은 바늘 모양으로 작으며, 꽃은 백색이고 이른 봄에 핀다. 2~3월에 하얀 꽃봉오리가 눈이 시리도록 광야를 아름답게 물들인다. 팔레스타인 등지 사막 구릉이나 암석지대, 특히 사해 부근에서 번성하고 그늘을 만들며 크게 자란다. 구약성경에서 싸리나무는 엘리아와 깊은 관계가 있다. 바알 예언자들을 죽인 엘리야 예언자가 목숨의 위협을 느끼고 광야로 도망쳤다가 피곤에 지쳐 쓰러진 후 새 힘을 얻은 곳이 바로 싸리나무 덤불 그늘이다. 싸리나무 그늘을 우리나라 널찍한 느티나무 그늘쯤으로 상상할 수 있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 싸리나무 그늘은 몸 하나 간신히 누워 쉴 정도의 넓이를 제공한다. 여름날 이스라엘 광야의 온도는 섭씨 50도를 훨씬 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건조한 날씨로 작은 그늘이라도 찾으면 더위를 식힐 수 있다. 호렙산으로 가는 도중에 엘리야 예언자도 홀로 바알과 싸워 이긴 후에 싸리나무 아래서 피곤한 몸을 쉬었다. "엘리야는 두려운 나머지 일어나 목숨을 구하려고 그곳을 떠났다. 그는 유다의 브에르 세바에 이르러 그곳에 시종을 남겨 두고, 자기는 하룻길을 더 걸어 광야로 나갔다. 그는 싸리나무 아래로 들어가 앉아서, 죽기를 간청하며 이렇게 말하였다. '주님, 이것으로 충분하니 저의 목숨을 거두어 주십시오. 저는 제 조상들보다 나을 것이 없습니다.' 그러고 나서 엘리야는 싸리나무 아래에 누워 잠이 들었다. 그때에 천사가 나타나 그를 흔들면서, '일어나 먹어라' 하고 말하였다"(1열왕 19, 3-5). 엘리야가 천사의 말대로 먹고 마신 음식으로 힘을 얻어 40일을 걸어 하느님의 산 호렙에 당도한 것은 유명한 이야기다. 싸리나무 뿌리는 예로부터 숯을 만드는 데 널리 쓰였다. "전사의 날카로운 화살들을 싸리나무 숯불과 함께 받으리라"(시편 120, 4). 근동 사람들은 싸리나무 숯불은 타고 남은 불씨가 1년 동안이나 지속된다고 과장한다. 따라서 싸리나무 숯은 베드윈족과 이집트인 사이 중요한 무역상품이 되었다. 싸리나무는 숯으로 굽지 않아도 매우 잘 타며, 탈 때는 매우 요란한 소리를 낸다. 오늘날에도 시나이 반도에 사는 베드윈 족들은 싸리나무를 숯을 만드는데 사용한다. 또한 싸리나무 마른 가지는 잠을 잘 때 깔개로도 사용할 수 있다. 기근이 들때는 식용으로도 사용했다. 싸리나무 하나를 보더라도 그 용도가 이루 말할 수 없다. 세상에 가치없이 존재하는 것은 하나도 없는 것 같다.cpbc2007.01.31

45- 하느님의 재앙으로 쓰인 모기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문화홍보국장)인류의 오랜 역사와 함께한 모기는 성경에서 하느님 재앙으로 쓰였다. 더운 여름밤에 잠을 청할 때 귓가에서 '엥~!' 하는 모기 소리에 잠을 설쳤던 경험이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이것은 모기의 날갯짓 소리인데 암컷은 그 빈도가 낮아 소리로 암수 구별을 할 수 있다고 한다. 모기는 약 2500종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성충은 길쭉한 몸통, 길고 가는 다리, 빨대처럼 긴 입이 특징이다. 물 표면에 낳은 알은 부화되면 물에서 사는 유충인 장구벌레가 된다. 동물의 피를 빨아먹는 것은 암컷에 한정되고, 수컷은 식물의 즙액이나 과즙을 먹는다. 모기는 화학물질을 감지해 먹잇감을 찾는데, 후각이 대단히 예민해서 20m 밖에서도 숙주동물을 찾아낸다. 사람이 내뿜는 열기, 습도, 이산화탄소, 체온, 땀에 들어있는 지방산, 유기산 등의 화학물질이 자극이 되어 모기를 부르는 것이다. 그래서 가만히 있을 때보다 움직일 때 더 달려든다. 따라서 땀을 많이 흘리는 여름철에는 항상 몸을 잘 씻어서 냄새를 없애고 몸을 차게 하는 게 모기를 피하는 방법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모기는 적색, 청색, 검은색을 좋아한고 한다. 약 7m 거리에서부터 색깔을 구별하며 달려든다는 것이다. 여름철에 모기의 표적이 되고 싶지 않다면 이런 색깔의 옷을 피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다. 모기는 수 백 개의 감지 센서가 있어서 물체를 거의 모든 방향에서 정확히 인지할 수 있고 순간적으로 방향과 속도를 180도 바꾸며 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재빠르게 나는 모기를 잡기란 쉽지 않다. 말라리아를 옮기는 학질모기는 쉬고 있는 자세로 구별할 수 있다. 일반 모기는 바닥과 몸을 평행으로 앉지만, 학질모기는 머리를 아래로, 몸을 꼬리 쪽까지 일직선으로 바닥과 거의 수직으로 올리고 앉는다. 모기의 조상은 2억 년 전 공룡의 피를 빨아 먹고 살았을 정도로 인류와 오랜 역사를 같이 했다. 유명한 SF영화 '쥬라기 공원'은 호박(琥珀) 속에 갇힌 중생대 모기의 피에서 공룡의 DNA를 추출해 6500만 년 전의 공룡을 부활시키는 것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인류는 태어나면서부터 인간의 피를 노리는 모기와 싸워야 했다. 모기가 옮긴 말라리아, 뎅기열, 뇌염 등의 전염병을 이기지 못한 인류는 목숨을 잃었다. 이처럼 인류와 모기는 경쟁하며 번성했다. 모기는 오늘날에도 인간만큼 넓은 지역에서 살아가는 적응력을 자랑한다. 성경에서 모기가 등장하는 인상적 대목은 탈출기에서다. 하느님께서 이집트에 내리신 셋째 재앙에서 모기가 나온다. 주님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아론에게, 지팡이를 뻗어 땅의 먼지를 쳐서, 그것을 이집트 온 땅에서 모기로 변하게 하라고 말하여라"(탈출 8,12). "하느님의 말씀대로 아론이 지팡이를 들어 땅을 치자 먼지가 모두 모기가 되었다"(탈출 8,13). "너희는 하늘로 눈을 들어라. 아래로 땅을 바라보아라. 하늘은 연기처럼 스러지고 땅은 옷처럼 해지며 그 주민들은 모기 떼처럼 죽어 가리라. 그러나 나의 구원은 영원하고 나의 의로움은 꺾이지 않으리라"(이사 51,6). 이사야 예언자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바빌론 포로가 되어 엄청난 고난을 받고 있지만 하느님께서 위로해 주시고 회복해주실 것이라고 예언한다. 땅에 사는 사람의 목숨은 하루살이 목숨 같지만 하느님의 구원은 영원히 존재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모기는 하찮은 것들, 땅위에 있는 피조물의 대명사이다. 한 여름의 불청객 모기. 지구 온난화 현상과 주거 환경의 변화로 최근 들어서는 모기를 계절과 상관없이 만날 수 있다. 따뜻한 겨울, 아파트 지하실이나 하수구에서 사철 번식하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수 십 층 빌딩을 오르내린다. 처서(處暑)가 지나면 '모기 입이 삐뚤어진다'는 얘기도 이제는 옛말이 된 것이다. 창조주께서 잠시 빌려주신 이 지구를 마음대로 훼손한 우리에게 하느님이 내리신 경고는 아닐까.cpbc2007.04.18

40- 미사 때 분향은 왜 하나요 지난 부활대축일 미사 때 분향하는 것을 봤는데 어떤 의미가 있나요? -------------------------------------- "주님께 올리는 기도 분향 같게 하옵시고, 쳐든 손 저녁 제사같게 하시옵소서." 미사 봉헌 때 자주 부르는 가톨릭성가(510)의 첫 소절인데, 구약성경 시편(141,2)을 인용한 것입니다. 이 시편 구절은 분향의 의미를 잘 드러내고 있습니다. 향을 피우면 향기로운 연기가 무럭무럭 피어오르듯이 주님께서 우리 기도를 어여쁘게 받아주시기를 바라는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분향에 대해서 좀 더 알아봅니다. ▶역사적 배경 구약성경에 보면 이스라엘 백성은 하느님께 제물을 태워 봉헌할 때 향가루도 함께 태웠으며, 이와 별도로 분향 제단을 따로 만들어 아침마다 하느님께 향을 피워올리기도 했습니다. 또 분향 제단이 있는 곳은 지극히 거룩하신 하느님이 계시는 곳을 상징하는 지성소였습니다(탈출 30장 참조). 그래서 분향은 하느님께 바치는 기도와 희생, 공경의 표시이자 거룩함의 표시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고대 세계에서는 이교도들이 제식(際式)을 바칠 때 향을 사용했습니다. 로마인들은 황제를 신처럼 여겨 황제에게 분향을 했지요. 그래서 초기 그리스도 교회에서는 분향을 우상숭배에 사용되는 예식으로 여겨 오히려 배격했습니다. 박해 시대에 박해자들은 이를 이용해서 그리스도교 신자들에게 황제에 대한 충성심을 시험하고자 황제 상 앞에서 분향을 강요했다고 합니다. 당시 신자들은 이 강요에 못이겨 분향한 이들을 배교자로 여겼습니다. 그리스도교에 대한 박해가 끝나고 신앙의 자유를 얻게 되면서 교회 전례에 분향이 도입되기 시작했습니다. 제일 먼저 장례식 때에 향이 사용됐고, 그 이후 미사 시작 때 제단에 분향하는 예절이 도입됐습니다. 또 교황에게도 분향을 했는데 이는 그리스도의 대리자인 교황이 세속 황제 이상 공경을 받아야 한다고 여긴 데서 비롯됐다고 합니다. 11세기 쯤에는 미사 봉헌 때도 분향하는 예절이 도입됐고, 이후에 성직자와 신자들 그리고 성당 봉헌식 등에로 분향이 확대됐습니다. ▶분향의 의미 분향은 부활대축일 같은 큰 축일뿐 아니라 어느 미사 때에나 할 수 있습니다. 또 성체강복 때와 성당 봉헌 때에 그리고 장례 예식 때에도 분향을 하는데 그 기본적 의미는 공경과 기도, 거룩함으로 요약됩니다. 성당 봉헌식에서 향을 피우는 것은 성당이 하느님께 봉헌된 거룩한 곳임을 뜻합니다. 장례 예식 때에 시신에 향을 피우는데 이는 세례성사로써 고인의 몸이 성령의 궁전으로 거룩하게 봉헌된 것에 대한 공경을 나타냅니다. 미사에서는 여러 때에 분향을 합니다. 우선 입당 행렬 때나 퇴장 때에도 분향을 할 수 있는데 이는 공동체 전체를 축복하고 거룩하게 한다는 표시입니다. 미사를 시작할 때 십자가와 제대에 향을 피우는 것은 그리스도를 상징하는 제대와 십자가에 대한 공경의 표시입니다. 복음을 선포할 때 복음서에 분향하는 것도 같은 의미입니다. 봉헌 때는 제대 위에 놓인 예물과 제대에 분향하는데, 이것은 앞에서 이야기한 "주님께 올리는 기도 분향같게 하옵시고"라는 시편 성가의 의미를 그대로 담고 있습니다. 또 이때에 사제와 신자들에게도 분향을 합니다. 이는 신자들이 하느님의 자녀로서 거룩하게 된 신분임을 일깨우는 것입니다. 사제가 빵과 포도주를 축성한 후 높이 들어올릴 때에 하는 분향은 말할 것도 없이 공경과 흠숭의 표현이지요. 이밖에 성체강복 때에 성체를 높이 들어 현시할 때에도 마찬가지로 성체로 현존하시는 그리스도께 대한 공경과 흠숭의 표시로 분향을 합니다. ▨한 가지 더 향이 탈 때는 향 연기가 피어오르면서 향긋한 냄새를 퍼뜨립니다. 이 향기는 사람들의 마음을 감미롭게 합니다. 제단에서 향을 피울 때 우리는 하느님을 공경하며 우리 자신을 바쳐 하느님께 봉헌할 뿐 아니라 우리 이웃에게도 사랑의 향기를 풍길 것을 다짐합시다. "우리는 하느님께 피어오르는 그리스도의 향기입니다"(2코린 2,15). 이창훈 기자 changhl@pbc.co.krcpbc2007.0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