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미와 교훈과 영성 '삼위일체 기쁨' 만끽피서 후유증 말끔.. 남은 방학기간 중 읽어 볼 만한 교계 출판사 청소년 서적 방학도 벌써 학교에 따라 보름 남짓 지나갔다. 평소 바쁘다는 핑계로 멀리해온 책을 통해 마음의 양식을 쌓아보자. 이왕이면 시리즈를 읽어도 좋을 듯하다. 재미도 있고 교훈도 있는 교회 출판사 서적을 대상별로 추천, 소개한다. ------------------------------- <<초등학교 저학년>> 동서고금을 통해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아시시의 프란치스코 성인을 우리 아이들이 좀더 인상적으로 만날 수 있게 안내한 「제비들의 프란치스코」(생활성서사/ 9000원)는 성인이라는 존재가 아직 생소하게 다가오는 저학년 어린이들에게 신나는 선물이 될 것이다. 「께꼬의 모험」(성바오로/ 7000원)은 게으름뱅이에 개구쟁이인 소년 께꼬가 모험을 통해 더 이상 심술도 부리지 않고 집안일도 돕는 착한 아이로 변화하는 이야기다. 매일매일이 따분하고 뭔가 새로운 것을 찾는 친구들에게 권한다. 꼬마 벌 뿅이의 성장과 사랑을 통해 진실한 마음, 한결같은 마음은 언젠가 꼭 전해진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되는 이야기 「울지 마, 뿅이야」(성바오로/ 7000원)도 읽어 볼만 하다. '김복태의 그림이야기 시리즈'(다솜/각 권 7500원) 「똥치우는 회장님 파이팅」 「아빠랑 꾸민 깜짝파티」 「우리가 희망이라면」은 쉬운 그림책이다. 어린이가 겪어야 할 오늘과 내일의 이야기이며 올바른 사람으로 자라기 위해 꼭 알아야 할 30가지 교훈적 소재를 골라 재미있게 꾸몄다. 「만화로 보는 신약 성경」(9800원), 「만화로 보는 예수님의 비유」(7000원), 「만화로 보는 예수님의 기적」(7000원) 총 세권으로 이뤄진 '만화로 보는 성경 시리즈'와 「구약 성경의 여인들」, 「모세의 일생」 등을 다룬 '명화로 읽는 성경 이야기'(으뜸사랑/ 각권 9500원) 시리즈는 우리 친구들에게 그리스도교와 관련된 기초 지식을 짧은 시간 안에 쌓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딱딱한 복음서를 읽기 힘들어했던 어린이들, 주변 사람들에게 예수님을 알리고 싶어 목마른 사람들, 예수님을 알고 싶지만 복음서를 아직까지 읽어 보지 못했던 사람들에게 권한다. <<초등학교 고학년>> 이상한 사건들이 벌어지고 악에 대한 끝없는 복수가 펼쳐지면서 기즈모의 정체를 밝혀 가는 스릴 만점 이야기 「환상과 경악 기즈모」(성바오로/ 9000원)는 기발한 이야기를 좋아하는 아이들 또는 주일 학교 교사들, 학부모들이 봐도 좋은 책이다. 「엄청 재미있는 노아 할아버지와 괴짜 동물들 이야기」(생활성서사/ 5500원)는 크기와 종류와 성격이 다를 뿐 아니라 천적 관계에 있는 동물들이 40일 동안 방주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함께 살면서 일으키는 다양한 사건들이 기상천외한 상상력과 유머러스하고 재미있는 시선으로 그리고 있다. 민박집 '유채꽃장'에서 벌어지는 기이하고 아름다운 판타지 동화 「유채꽃장에 찾아온 이상한 손님들」(바오로딸/ 8000원)은 도깨비 손님 이야기와 유채꽃장을 찾아온 손님들 이야기 열편이 펼쳐진다. 「잔다르크, 바르톨로메 데 라스카사스」 「(평화의 잔 꽃송이)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 「(인도의 빛)마하트마 간디」 「(흑인 인권 운동의 기수)마틴 루터 킹」 「(캘커타의 성녀)마더 데레사」 등 평화를 위해 살다 간 사람들 이야기를 다룬 '평화의 사람들'(분도출판사/ 각권 7000원) 시리즈와 「예수」 「(예수의 어머니)마리아」 「(불굴의 여행자)사도 바울로」 「(예수의 작은 형제)샤를르 드 푸코」 「(사부)성베네딕도」 「(강생의)마리아 귀야르」 「(하느님의 기사)이냐시오 데 로욜라」 등을 다룬 '하느님의 사람들'(분도출판사/ 각권 7000원) 시리즈도 읽을만하다. <<중고등학생>> 「고딩, 일본에 가다」(바오로딸/ 7000원)는 한국에 수없이 들어오는 일본 문화를 접하며 한국 문화와의 차이점을 궁금해하던 고등학교 2학년 우현년 학생이 교환 학생으로 10개월 동안 일본에서 생활하면서 알게 된 일본 문화를 진솔하게 전해주는 문화 체험기. 「길에서 만난 행복」(바오로딸/ 9500원)은 가까운 곳에 있는 삶의 즐거움을 발견하고 누릴 때 나 자신은 물론 이웃이 함께 행복해짐을 깨닫는 비결 60가지를 담고 있다. 이 책을 읽다보면 자신의 행복은 물론 이웃, 세상, 자연과 더불어 행복하게 살아가는 방법을 깨우치게 된다. 일생을 평화와 정의를 위해 희생하고 더없는 사랑을 실천한 사람들의 삶을 다룬 '우리 시대의 성인'(으뜸사랑) 시리즈 첫째권인 「요한 바오로 2세 교황」(7000원)은 오늘날 혼란한 사회 분위기 만큼 가치관 혼란을 겪을 청소년들에게 무엇을 추구하며 사는 것이 진정 바르고 가치 있는 삶인지를 알려 준다. 그리고 그 길로 올곧게 나아가도록 다잡아 주는 믿음직스러운 길잡이 역할을 한다. 크게 '만화-테마별 행적-어록' 3단계로 이뤄져 요한 바오로 2세 일대기를 만화로 압축해 보여줌으로써 재미있게 이해하고 한눈에 볼 수 있게 했다. 어린이와 어른이 함께 읽는 판타지 소설 '나르니아 이야기'(바오로딸) 시리즈는 출간 이후 50년 동안 판타지 소설의 바이블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신학자인 C. S. 루이스가 쓴 유일한 판타지 소설이자, 그와 함께 문학을 공부했던 J.R.R. 톨킨이 이 작품을 본 뒤 '반지의 제왕'을 집필했다는 일화로도 유명한 작품. 나르니아 탄생부터 멸망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신화와 성서의 모티브가 얽혀 있는 나르니아 이야기는 세계 3대 판타지 문학의 하나로 꼽힌다. 나르니아 이야기 중「사자와 마녀와 옷장」은 TIME지가 선전한 100대 영어 소설에 선정됐고 「최후의 대결」은 카네기 상을 수상했다. 김민경 기자 mksophia@pbc.co.krcpbc2006.08.02

성가정/ 수원교구 수지본당 남정림, 신경희씨 가정가정, 본당, 직장에서 '행복 삼박자'교구장 성가정 축복장을 받은 남정림, 신경희씨 가정 "성가정이라 하기에는 부족한 것이 많은데 이렇게 덜컥 성가정 축복장을 받아도 되는 건지 모르겠어요. 그래도 하느님께서 주신 상이라 기쁘게 받고 더 감사하며 살고 신앙생활도 열심히 해야죠." 지난 12월 말 수원교구 교구장 성가정 축복장을 받은 용인 수지본당 남정림(미카엘, 44)ㆍ신경희(수산나, 42) 부부는 과분한 상이라며 겸손해하지만 이들은 아이 셋을 키우며 가정과 본당, 직장 어느 하나 소홀함 없이 충실히 살고 있다. 신자인 아내와 결혼하면서 세례를 받은 남편은 이제 아내보다 더 열심히 성당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바쁜 직장생활 때문에 통신교리 덕을 톡톡히 봤다는 남편 남씨는 "지금은 성바오로딸 시청각 통신성서 공부를 하고 있다"면서 "나중에 성경 봉사를 꼭 해보고 싶어 지금부터 조금씩 준비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남씨는 형제회 회장, 레지오마리애 활동은 물론 교구 마라톤동호회 홍보부장을 맡아 직접 발로 뛰며 신앙을 전파하고 다닌다. 아내 신씨는 반장을 맡아 2명으로 시작한 반모임을 8명으로 늘렸고 쉬는 교우들을 다시 성당으로 불러들였다. 언제나 환히 웃으며 밝게 사는 신씨가 지친 이웃들에게 활기찬 신앙을 전해준 덕분이다. 헌화회 활동도 하고 있어 남씨 부부는 주말이면 성당에서 살다시피 한다. 이렇듯 부모의 독실한 믿음을 보고 자란 현승(보나벤투라, 중2)이, 소라(아녜스, 초6), 가연(엘리사벳, 6)이 세 아이들도 주일미사와 주일학교는 절대 거르지 않는다. 현승이는 "부모님께서 열심히 성당에서 봉사하시는 모습을 보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면서 "기도하기 귀찮거나 미사에 가기 싫은 마음이 생길 때마다 부모님을 생각한다"고 말했다. 막내 가연이는 이 가정의 행복둥이다. 고 김남수 주교에게 견진을 받은 남편은 견진성사 때 김 주교가 펼친 '아이 하나 더 낳기 운동'에 동참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래서 낳은 아이가 가연이다. 양육비와 사교육비 부담이 만만치 않았지만 부부는 하느님께 모든 것을 맡겼다. 아내 신씨는 "가연이가 있어 가정이 더 젊어지고 웃음도 끊이질 않고 좋은 일이 많아졌다"면서 "아이들끼리도 우애가 깊어졌고 아이를 가졌을 때 한 많은 걱정들은 괜한 것이었다"며 환하게 웃었다. '하느님 뜻대로 하소서'를 가훈으로 삼고 있다는 부부는 "하느님 말씀에 귀기울이며 하느님 뜻대로 살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며 아이들과 함께 교구장 성가정 축복장을 꼬옥 받아 쥐었다. 박수정 기자 crystal@pbc.co.krcpbc2007.01.10

7- 사랑과 평화의 상징 비둘기하느님의 영, 비둘기 모습으로성경에서 비둘기는 하느님의 영, 아름다운 연인의 모습으로 비유되기도 한다. 허 영 엽 신부 (서울대교구 홍보실장) "성북동 산에 번지가 새로 생기면서 / 본래 살던 성북동 비둘기만이 번지가 없어졌다. / 새벽부터 돌 깨는 산울림에 떨다가 / 가슴에 금이 갔다. …(중략)…사랑과 평화의 새 비둘기는 / 이제 산도 잃고 사람도 잃고/ 사랑과 평화의 사상까지 / 날지 못하는 쫓기는 새가 되었다"(김광섭 시인 '성북동 비둘기') 학창시절에 읽었던 '성북동 비둘기'때문이었던가. 나는 한동안 비둘기가 슬퍼 보였다. 보금자리를 잃고 이리 저리 떠도는 비둘기 삶에서 현대 물질 문명에서 점점 소외돼 가는 우리 모습을 보는 것은 지나친 생각일까. 어쨌든 신학생 때 대학로의 비둘기를 보면 '성북동 비둘기'를 항상 머리에 떠올리곤 했다. 요즘 고궁이나 공원에서 볼 수 있는 비둘기떼는 사람이 먹이를 주면 가까이 다가와 친근감을 갖게 한다. 도시의 비둘기는 여간해서 사람을 피하지도 않는다. 그런데 비둘기는 생각보다 상당한 대식가로 배설물도 많아 주변을 지저분하게 만든다. 또한 산성이 강한 비둘기 배설물로 건물이나 조형물이 훼손되기도 한다. 사랑과 평화의 상징으로 불리는 비둘기가 요즘 도시에서는 환경오염의 주범이라 불릴 만하다. 먹이가 흔한 도시 비둘기는 잘 날지도 못해서 심각한 비만으로 사람처럼 고혈압, 심장병 등 위험에 처해 있다고 한다. 비둘기는 다른 애완 조류와는 달리 멀리서도 집을 찾아가는 귀소 본능이 있다. 그래서 제1차 세계대전 때 비둘기는 프랑스군의 위기를 알리는 데 맹활약을 했다고 한다. 또 비둘기는 몸을 숨기는 능력이 뛰어나고 외딴 지역에 둥지를 트는 습성이 있다. 그런데 사람들은 왜 비둘기를 평화의 상징으로 여기게 되었을까? 고대 사람들은 비둘기에게는 담낭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담즙에 미움이나 분노가 깃든다고 생각해, 비둘기를 증오나 분노와는 무관한 평화로운 새라고 생각했다. 또 부리를 부딪히며 애정 표현을 하고, 다산을 하는 비둘기는 사랑의 여신으로도 여겼다. 지난번에 언급한대로 올리브는 풍요와 생명의 상징이다. '비둘기와 올리브'를 '평화'라는 이미지와 연관시킨 것은 창세기에 나오는 노아의 방주 이야기에서 볼 수 있다. "저녁때가 되어 비둘기가 그에게 돌아왔는데, 싱싱한 올리브 잎을 부리에 물고 있었다"(창세 8,11). 이처럼 올리브 나무 가지를 물고 있는 비둘기의 이미지는 평화의 상징이 됐다. 사실 이 이야기의 원형을 이루는 수메르인의 홍수 설화에서는 큰 까마귀가 비둘기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죽은 고기를 먹는 까마귀는 유다인에게 더러운 새로 간주되었기에 비둘기로 대체한 것으로 생각된다. 성경에서는 집비둘기와 산비둘기가 함께 언급된다. 성경에서 비둘기는 희생제물을 위한 새이다. 하느님께 드리는 제물을 산비둘기나 집비둘기 새끼로 바치라고 한다(레위 1,14). 비둘기와 비둘기 새끼는 양이나 염소를 제물로 바칠 수 없는 가난한 자들 제물이었다(레위 5,7). 비둘기 울음소리는 슬프게 들리기에 인간의 슬픔을 비둘기의 소리에 비유하기도 했다(이사 38,14). 또한 아가서는 아름다운 연인의 모습을 비둘기에 비유하고 있다(아가 1,15; 2,14; 4,1). 신약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뱀같이 슬기롭고 비둘기같이 순박하라고 당부하신다 (마태 10,16). 이처럼 비둘기는 순결의 상징으로 나타난다. 더 나아가서 하느님 영의 모습으로 비유되기도 했다. 예수님께서 세례를 받으시고 물에서 올라오실 때 하늘이 열리고 하느님의 영이 비둘기같이 내렸다고 표현한다(마태 3,16: 마르 1,10: 루카 3,22: 요한 1,32). 성령을 비둘기 모습으로 표현한 것은 예수께서 새로운 창조의 임무를 수행하실 분이라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성경에서 비둘기는 시, 예언, 비유, 노래 등 여러 방면에서 인용했다. 그런데 평화의 상징으로 생각하는 비둘기는 의외로 폭력적 습성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모든 존재는 양면성을 지닌다는 진리가 확인되는 대목이다.cpbc2006.06.28

전국 교구장 부활 담화에 담긴 뜻"죽음 이긴 부활 신앙으로 생명문화 건설하자"▲전국 교구장들이 2007년 부활 담화를 통해 가장 많이 강조한 것은 `생명문화 건설`이다. 사진은 2005년 12월 서울대교구 명동성당에서 봉헌된 생명미사에서 주요 참석자들이 인간생명 존엄성 수호와 확산에 헌신할 것을 다짐하는 모습. ▲교구장들은 부활 담화에서 이기주의를 극복하고,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에게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사진은 목욕 봉사를 하고 있는 신자들. 전국 교구장들이 2007년 4월 8일 예수 부활 대축일을 맞아 일제히 발표한 담화는 크게 볼 때 '생명 문화 건설'이라는 한 마디로 요약할 수 있을 정도로 '생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물론 이 때 생명은 배아 연구나 낙태, 자살 등 인간의 자연적 생명과 관련된 것이기도 하지만 넓은 의미에서는 '인간 존엄성', 즉 인간 자체라고 해도 틀리지 않다. 다시 말해 인간 존엄성을 해치는 모든 사회적 상황에 굳건히 맞서고자 하는 것이 부활 담화에 담긴 교구장들의 의지다. 복잡다단한 현대를 살아가는 신자들에게 부활 신앙의 참된 의미를 일깨우는 것은 부활 담화의 기본 요소다. 교구장들이 특별히 올해 부활 담화를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주제별로 나눠 살펴본다. --------------------------------------------------------------------------------------------- ▨'죽음의 문화'에서 '생명의 문화'로! 이번 부활 담화에서 가장 두드러진 것은 주교회의가 3월 15일 봄 정기총회를 폐막하면서 발표한 성명 '생명의 문화를 향하여!'를 다시 한 번 강조하면서 생명 문화 건설을 촉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교회 이름으로 성명을 발표한 것은 유례가 드문 일로, 한국 사회에 만연한 생명경시 풍조를 더이상 좌시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 나온 것이다. 생명, 즉 인간 존엄성을 경시하는 죽음의 문화는 매우 다양하다. 정진석(서울대교구장) 추기경은 담화에서 질병이나 자연재해, 경제적ㆍ정신적 빈곤, 사회적 불의, 정치적 억압, 전쟁과 폭력을 모두 죽음의 문화로 지적하고, 모든 죽음의 문화를 극복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최창무(광주대교구장) 대주교는 "사람들은 사회가 발전할수록 인간 존엄성을 해치는 행위를 저지르고 있다"면서 "생명 존엄성과 생명에 대한 모든 범죄는 인간 평화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고 대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한택(의정부교구장) 주교는 "물질적 실용주의에 바탕을 둔 '죽음의 문화'에 맞서 생명의 가치를 지키는 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주님의 부활로 새 생명을 얻게 된 신앙인은 무엇보다 '생명의 문화'를 건설하는 데 앞장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살률 세계 1위라는 불명예는 우리 사회에 죽음의 문화가 얼마나 팽배해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적 지표다. 생명경시 풍조가 극에 달한 나머지 자신의 생명까지도 쉽게 포기하는 이들이 늘어나는 슬픈 현실이다. 장봉훈(청주교구장) 주교는 "부활 신앙은 새로운 삶으로의 초대"라면서 "마지막 원수인 죽음을 극복한 부활 신앙으로 우리 사회에 만연한 죽음의 문화를 극복하고 사랑과 진실, 정직과 성실, 그리고 도덕성에 기초한 새 삶을 살아갈 것"을 권고했다. ▲배아가 아닌 성체줄기세포 연구 주교단이 '생명의 문화를 향하여!' 성명서를 발표한 가장 직접적이고도 구체적 이유 가운데 하나는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의 체세포복제 배아연구 허용 여부 최종 결정(3월 23일)을 앞두고 한국교회 입장을 분명하게 밝히기 위해서였다. 결과는 교회의 바람과 달리 '체세포복제 배아연구의 제한적 허용'이라는 반(反)생명적 결정이었다. 이에 따라 부활 담화에는 주교단의 성명서를 다시 언급하면서 배아연구에 대해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성체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요청하는 내용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정진석 추기경은 "배아 역시 인간 생명이기에 배아 파괴는 결국 살인이며, 인간 존엄성을 훼손하고 생명의 주인이신 하느님을 거스르는 일"이라며 배아연구를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어 배아의 대안으로서 윤리적 문제가 없는 성체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지원 의지를 강력히 표명하고, 정부와 학계 모두의 관심과 지원을 거듭 요청했다. 최기산(인천교구장) 주교도 "배아줄기세포 연구는 생명의 신성성, 인간의 존엄성을 해치면서 막연한 경제적 이익을 기대하고 인간생명을 상업적 수단으로 삼으려는 것"이라며 신의 영역을 침해하는 이러한 연구는 대가를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모자보건법 개정 부활 담화에서 언급된 생명 관련 사안 가운데 하나가 시험관 아기를 통한 인공 수정과 낙태를 부추기는 모자보건법, 특히 모자보건법 개정 문제다. 이 역시 '생명의 문화를 향하여!' 성명서에서 강조된 내용이기도 하다. 김지석(원주교구장) 주교는 "시험관 아기를 통한 인공 수정과 출산은 1~2개의 배아를 얻기 위해 나머지 배아를 폐기해 버리는 비윤리적 행위"라면서 "유행병처럼 번지고 있는 자살과 낙태를 부추기는 이같은 행위는 저출산 문제의 주된 원인이 될뿐 아니라 국민의 도덕적 양심을 잘못된 방향으로 인도하고 죽음의 문화로 나가게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최덕기(수원교구장) 주교는 "이 땅에서 널리 그리고 쉽게 자행돼온 낙태 행위는 생명경시 풍조와 죽음의 문화를 낳았고, 높은 자살률을 기록하는 동시에 세계 최저 출산 국가가 되는 결과를 초래했다"며 우리나라가 하느님 축복을 받는 나라가 되기 위해선 하루 속히 모자보건법 개정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1973년 2월 8일 이른바 모자보건법이 제정된 이후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34년 동안 매년 150만건의 낙태가 이뤄져 현재까지 남한 인구만큼의 태아가 이 세상에서 빛을 보지 못한 채 목숨을 잃은 상황이다. 따라서 인간 생명을 위협하는 어떤 권력이나 사상 또는 시대적 조류에도 단호히 맞서 인간 생명을 보호하고 사랑하는 것이 교회의 소명이라는 것을 부활 담화는 다시금 확인하고 있다. ▨이웃에 대한 관심 우리 사회에 만연한 이기주의를 극복하고,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에게 관심을 쏟자는 목소리도 높다. 정명조(부산교구장) 주교는 "특히 경제적 빈부 차이가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단절시키고, 가난한 사람들은 더 가난해지고 점점 사회로부터 소외된다"며 "신앙인들이 매일의 삶에서 진정한 형제애를 실천하고 산다면 이 사회는 한층 더 인간다운 삶의 터전으로 변모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주교는 올해 대통령 선거와 관련, 우리에게 진정한 희망을 줄 수 있는 지도자를 선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기헌(군종교구장) 주교는 정치 지도자들의 리더십 부재, 극심한 경제 불황, 가정 위기, 죽음의 문화 등 우리 사회가 처한 위기의 근본 원인으로 개인과 단체 모두의 심각한 이기주의를 꼽았다. 이 주교는 "자기 자신만을 생각하는 이기주의를 뛰어넘고 우리 모두의 공동선과 행복을 위해 십자가를 지는 사람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봉훈(청주교구장) 주교는 "물질 만능주의와 쾌락 중심주의, 그리고 극단적 이기주의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무관심에서 관심으로, 미움에서 사랑으로 변화해야 한다"면서 삶의 자세를 바꿀 것을 촉구했다. ▨부활의 의미와 신앙인의 자세 교구장들이 예수 부활 대축일을 맞아 특별히 담화를 내는 것은 부활이야말로 오늘날의 그리스도교를 있게 하는 핵심 사건이기 때문이다. 얼마든지 변할 수 있는 시대 상황에 따라 교회 대응 역시 상황에 맞춰 달라질 수 있지만 부활 신앙만큼은 시대에 상관 없이 그리스도인이라면 누구나 간직해야 하는 불변의 가르침이다. 모든 교구장들은 오늘날 그리스도인이 지녀야 할 부활 신앙을 일깨우는 데 부활 담화의 많은 부분을 할애했다. 안명옥(마산교구장) 주교는 부활은 하느님의 자기 계시이기에 그리스도교의 핵심이라면서 "부활은 하느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하느님이 사랑이시라는 것을, 하느님 사랑은 죽음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을, 하느님 사랑은 죽음을 초월한다는 것을, 하느님 사랑이 죽음보다 강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부활의 의미를 설명했다. 이병호(전주교구장) 주교는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희생되신 대가로 우리 안에 사시게 된 성령으로 인해 오늘날 부활을 체험하는 것은 사도시대 때보다 훨씬 쉽다"며 "우리는 언제나 성령께서 내려오시는 그날에 살고 있기 때문에 부활하신 주님께서 우리 안에 계심을 체험한다"고 말했다. 최영수(대구대교구장) 대주교는 부활의 삶은 곧 증거하는 삶임을 강조했다. 최 대주교는 "삶을 통해 부활을 증거하기 위해서는 먼저 부활의 소식이 우리 스스로에게 참으로 기쁜 소식이 돼야 한다"면서 "부활의 증거를 우리 삶 구석구석에서 드러내고, 자신을 낮추셔서 우리 곁에 오신 구세주를 본받아 항상 겸손하게 낮은 자리를 마다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실천을 통해 증거하는 삶을 요청했다. 유흥식(대전교구장) 주교는 "성경을 묵상하는 가운데 예수님의 탄생과 삶, 고난과 부활의 의미를 깨닫는 은총을 구하고, 나를 변화시킴으로써 이를 보는 여러 공동체원들의 삶을 변화시키려는 하느님의 손길을 체험하자"고 당부했다. 권혁주(안동교구장) 주교는 "부활의 힘으로 사는 사람은 예수님처럼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해야 한다"며 자신의 뜻보다는 먼저 하느님 뜻을 찾기 위해 매일 성경을 읽고 묵상할 것을 권했다. 남정률 기자 njyul@pbc.co.krcpbc2007.04.05
주님수난성지주일- 나의 분신 나의 십자가이기양 신부(서울대교구 10지구장 겸 오금동 및 오륜동본당 주임) 오늘은 '주님 수난 성지 주일'입니다. 드디어 기다리던 부활 대축일이 눈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이 한 주간은 부활 대축일을 향해서 나아가는 성주간으로 그 중에서도 절정인 성삼일은 유다의 배반과 최후의 만찬, 그리고 예수님의 십자가 처형과 극적인 부활로 이어집니다. 십자가 처형이 있기 이전에 예수님 수난이 시작되는데 오늘이 그 시작인 셈입니다. 그렇습니다. 부활은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지요. 부활이 있기 전에 참혹한 시련인 십자가가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수차에 걸쳐서 말씀하셨습니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기를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마태16,24). 예수님 말씀대로 인간은 누구나 예외 없이 십자가를 집니다. 태어나서 늙고 병들고 죽는 생로병사(生老病死)의 과정, 그 자체가 바로 십자가입니다. 처음부터 우리에게 그런 고통들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 하느님과 같아지려는 인간의 교만한 마음이 고통을 자초했고 성경은 이를 '원죄'라고 부릅니다. 하느님과의 인격적 일치를 잃어버린 이 원죄 상태에서 우리는 분열과 고독, 죄책감 등 불완전한 감각을 얻고 불행에 떨어지고 말았지요. 원죄를 극복하고 원죄 이전의 에덴동산으로, 즉 부활의 영광으로 다시 갈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것이 바로 '십자가'입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자신에게만 크고 무거운 십자가가 주어지고 남들의 십자가는 모두 대수롭지 않은 가벼운 것이라고 불평을 합니다. 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는 자기 십자가는 너무나 무겁고, 다른 사람들의 십자가는 작다고 하느님께 투덜거리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하느님, 어떻게 저에게만 이렇게 무거운 십자가를 지게 하십니까?" 그 말을 들은 하느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그래? 그렇다면 네 십자가를 바꾸어 주마." 그러고는 그에게 맘에 드는 다른 십자가를 고르라고 하시며 십자가가 가득한 창고로 데리고 갔습니다. 좀 가벼워 보여 들어보면 그것도 무겁고, 작다 싶어 지어 봐도 그것 역시 불편하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고르고 고르다가 그는 번쩍번쩍 금으로 된 십자가 하나를 골랐습니다. 가운데에 아름다운 보석이 박힌 눈부시게 아름다운 십자가였습니다. "하느님, 골랐습니다. 이것으로 하겠습니다." 그는 기뻐하며 자기가 고른 보석 십자가를 냉큼 짊어졌습니다. 그런데 아름다운 그 십자가는 너무나도 무거웠습니다. 몇 발자국 가지 못해서 어깨 살갗이 벗겨지고 다리가 저려왔습니다. "아이고, 주님, 너무 무거워서 안 되겠습니다. 다른 것으로 바꾸어 주십시오." "그래? 바꾸어 주마." 그는 심사숙고하여 십자가를 골랐지요. 이번에는 아주 가볍고 향기로운 장미화관 같은 십자가를 골랐습니다. 자신만만하게 십자가를 지던 그는 곧 소리를 지르고 말았습니다. "아얏! 따가워." 이번 십자가는 향기도 좋고 가벼웠지만 가시들이 사정없이 찔러대었던 것입니다. "아이고, 주님, 이것도 안 되겠습니다. 다른 것으로 바꾸어 주세요." 그는 들어보고 내려놓고, 들어보고 내려놓고 하며 이거다 싶은 십자가를 하나 골랐습니다. 그리고 하느님 앞으로 들고 갔습니다. "하느님, 드디어 골랐습니다. 가벼운 십자가로 바꿀 수 있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그러자 하느님께서 웃으며 그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자세히 보아라. 그 십자가는 처음에 네가 졌던 바로 그 십자가란다." 그렇습니다. 내 십자가는 무거워 보이고 남의 것은 다 가벼워 보이는 것이 연약한 우리 마음의 속성입니다. 힘들고 고통스럽다고 거부하고 외면하면 멸망의 길로 들어서게 됩니다. 이스카리옷 사람 유다는 스승인 예수님의 고난의 길을 외면하고 돈의 유혹에 빠져서 다른 길을 찾아가다가 멸망의 길에 이르고 말았습니다. 나의 십자가는 내가 받아들여야 하는 나의 분신입니다. 그렇게 받아들일 때 우리는 하느님 안에서 다시 부활할 수 있습니다. 거룩한 성주간을 통해 부활의 기쁨을 만끽하는 여러분 되시기를 바랍니다.cpbc2007.03.28
"몸은 비우고 영혼은 채웠어요"서울 잠실7동본당, 절제와 나눔을 위한 단식 실시 서울 잠실7동본당(주임 이기양 신부) 신자들이 사순절에 이어 대림절에도 '절제와 나눔을 위한 단식'을 6일부터 1주일간 실시했다. 본당측은 본당 신자와 관심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쉽게 단식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감식기와 단식기, 회복기 식단과 주의점, '단식과 영성'을 주제로 한 강의 자료 등을 소책자와 본당 인터넷을 통해 제공했다. 또 본격적 단식에 앞서 5일 대림특강으로 김종필(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서울분원장) 신부를 초청, '그리스도인의 삶에 있어서의 단식'을 주제로 강연을 들었다. 김 신부는 "그리스도인의 삶은 언제나 기뻐하고, 끊임없이 기도하고, 모든 일에 감사하는 삶(1테살 5, 16-18. 참조)이어야 한다"며 "이렇게 살기 위해선 영적, 육적으로 깨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신부는 또 수도생활 증진을 위해 수차례 단식을 했던 자신의 경험을 털어놓은 뒤 "단식 중에 거룩한 독서를 지속할 때 살아계신 하느님의 말씀을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단식을 권고했다. 이날 대림특강 시간에는 사순절 단식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신자들의 체험 발표도 있었다. 이윤열(스테파노)씨는 "우려와 달리 단식 기간 동안 정신이 맑아지고 집중이 잘돼 성경읽기에 몰두할 수 있었다"며 "짧은 단식기간이었지만 생활이 그렇게 여유로운 적이 없었다"고 만족해 했다. 주부 김희정(엘리사벳)씨는 "단식 기간 동안 조리 중에 음식 냄새를 맡고, 음식 간을 식구들에게 부탁해야 할 때가 가장 고통스러웠지만 예수님 수난에 조금이나마 동참할 수 있다는 뿌듯함에 너무 기뻤다"고 말했다. 이기양 신부는 "이번 단식 목적은 신자들이 하느님을 더욱 가깝게 만나기 위해 자신을 정화하고, 주변 가난한 이웃을 돌아볼 여유를 갖기 위한 것"이라며 "본당 신자들이 단식을 통해 세상 욕망을 절제하고 가장 낮은 자의 모습으로 탄생하신 아기 예수님을 닮은 새로운 그리스도인으로 거듭나길 희망한다"고 기대했다. 잠실7동본당은 지난 사순절 단식기간에 150여명 신자들이 참여해 모아진 식사비 300여만원을 행려자 430명에게 따뜻한 식사 한끼와 500여명의 노숙자들에게 부활 선물을 나눠준 바 있다. 리길재 기자 teotokos@pbc.co.krcpbc2006.12.13

11- 가난한 이들의 식량, 쥐엄나무 열매탕자의 허기진 배를 채운 식량가난한 이들의 식량으로 사용된 쥐엄나무 열매는 루카복음 `돌아온 탕자의 비유`에서도 언급된다. 작은 아들은 가진 것을 모두 탕진하고 쥐엄나무 열매로 배를 채우며 정신을 차렸다는 대목이다. 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홍보실장) 지중해 연안에서 자생하는 쥐엄나무는 이스라엘 등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나무다. 성경에서 쥐엄나무가 언급되는 것은 단 한번, 공동번역성서의 루카복음 15장 '잃었던 아들' 비유에서다. 돌아온 탕자의 비유라고 부르는 대목이다. 새로 번역한 성경은 이 쥐엄나무 열매를 '돼지들이 먹는 열매 꼬투리'라고 표현했다(루카 15, 16). 아버지 유산을 미리 챙겨 타지로 떠난 작은 아들은 가진 돈을 다 탕진하고 곤궁에 허덕이기 시작했다. 그는 돼지가 먹는 쥐엄나무 열매로라도 배를 채우고자 했지만 그에게 음식을 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돼지를 부정한 동물로 여긴 유다인들은 돼지고기를 먹지 않았을뿐만 아니라 그 주검을 만지지도 않는 관습(레위 11,7-8)이 있었다. 따라서 돼지를 친다는 것 자체가 매우 수치스러운 일이었고 돼지가 먹는 쥐엄나무 열매라도 먹겠다고 생각한 것은 그의 상황이 얼마나 비참했는지를 설명한다. 쥐엄나무는 파종해서 결실해 수확할 수 있을 때까지 20년 이상이 걸린다. 이 나무는 해안평야와 주변의 산기슭 언덕, 그리고 갈릴리와 사마리아의 산지 등에서 널리 자란다. 쥐엄나무는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주엽나무와 콩꼬투리의 생김새가 비슷해 동일한 식물로 생각하기 쉽지만 전혀 다른 식물이다. 쥐엄나무 열매는 콩꼬투리처럼 납작하고, 처음에는 녹색이지만 익으면 갈색으로 변한다. 콩꼬투리 속에 동글납작한 완두콩처럼 생긴 씨가 들어있다. 쥐엄나무의 씨는 무게가 균일한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 무게를 다는 저울추로도 쓰였다고 한다. 콩꼬투리는 익어도 벌어지지 않고, 마르면 그대로 떨어진다. 말린 것은 가루로 빻아서 엿을 만들거나 알코올 원료로 쓰인다. 쥐엄나무 열매는 소, 말, 돼지, 닭 등 가축들의 훌륭한 사료가 된다. 옛날에는 쥐엄나무 열매를 가난한 사람들 식량으로 사용했다. 아직도 가난한 원주민들은 쥐엄나무를 식량으로 사용한다. 세례자 요한이 광야에서 낙타 털 옷을 입고 허리에 가죽 띠를 두르고 메뚜기와 들꿀을 먹으며 회개의 세례를 선포했다(마르 1, 6)는 이야기에 나오는 메뚜기가 사실은 이 쥐엄나무 열매라는 주장이 있다. 두 단어의 히브리어 발음이 비슷하다는 것을 그 이유로 들지만 확실하지는 않다. 히브리어로 메뚜기는 '하가빔'(hagavim)이고 쥐엄나무는 '하로빔'(haruvim)이다. 그래서 초기 그리스도교 신자들은 쥐엄나무 열매를 '세례자 요한의 빵'이라고 이름 붙였다는 전설이 전해온다. 한편 유대 광야에는 사람이 식량으로 사용할 만큼 메뚜기가 많은 것이 아니었다고 한다. 돼지가 먹는 쥐엄나무 열매를 사람이 먹지 않은 것처럼 생각하지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구약 시대에는 적의 포위로 성안 사람들이 굶주릴 때 비상식량으로 많이 먹었다고 한다. 탈무드에 보면 랍비 시몬 바르요하이는 로마인들에게 붙잡히는 것을 두려워해 그의 아들과 갈릴래아 동굴에 숨어있는 동안 쥐엄나무 열매로 12년 동안 지냈다고 한다. 쥐엄나무는 오늘날에도 이스라엘 곳곳에서 쉽게 볼 수 있고 숲을 이루고 있는 곳도 있다. 예루살렘 거리 가로수도 쥐엄나무가 많다. 쥐엄나무가 고대시대부터 이스라엘에서 흔한데도 구약성경에서는 전혀 언급되지 않고 있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루카복음에서 아버지 집을 떠난 작은 아들은 세상의 쾌락에 빠져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 쥐엄나무 열매로 배를 채우면서 그제서야 정신을 차렸다. 오늘날 우리에게도 쥐엄나무 열매를 먹는 것 같은 어려움이 영적으로는 오히려 유익할 때가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런 상황에서 우리는 더 간절하게 하느님 나라를 소망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cpbc2006.08.02

38- 예수님은 정말 부활하셨나요?피에트로 페루지노가 1494년에 그린 '부활'. 예수님께서는 정말로 부활하셨나요? 예수님의 부활을 우리는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요. -------------------------------------------- 예수님의 부활은 인류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사건입니다. 예수님께서 부활하시지 않았다면 그리스도교도 존재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래서 교회는 예수님 부활을 가장 성대하게 경축하며 기념하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예수님 부활을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것도 사실입니다. 예수님은 정말로 부활하셨는지, 또 그 부활은 어떤 것인지를 「가톨릭교회교리서」를 중심으로 살펴봅니다. ◇부활의 증거 예수님 부활과 관련해서 가장 확실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예수님 시신을 모셨던 무덤이 비었다는 사실입니다. 물론 빈 무덤 자체가 부활의 직접적 증거가 되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빈 무덤은 예수님 부활의 핵심 징표가 됩니다. 예수님 부활과 관련해서 이야기할 수 있는 또 한 가지는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사람들에게 나타나셨다는 사실입니다. 마리아 막달레나와 다른 여인들, 베드로를 비롯한 열두 사도들, 엠마오의 제자들 등 입니다. 사도 바오로는 예수님께서 한 번에 500명이 넘는 사람들에게 나타나셨다고도 말합니다(1코린 15,6 참조). 이들은 모두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난 증인들입니다. 이처럼 예수님 부활은 빈 무덤과 증인들의 증언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부활한 육신 그런데 예수님 부활과 관련해서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곧 예수님 부활은 죽은 시신이 다시 소생한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성경에는 예수님께서 라자로를 다시 살리신 기적 이야기가 나옵니다만(요한 11,44 참조) 예수님 부활은 라자로의 소생과는 전혀 다릅니다. 라자로의 경우에는 지상 생명을 조금 더 연장한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예수님 부활은 예수님께서 단순히 지상 삶으로 돌아오신 것이 아니라 다른 생명의 세계로 넘어가심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선 부활한 육신은 예수님이 확실히 부활하셨음을 보여줍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이 당신을 만지게 하시고 함께 식사를 하심으로써 당신이 유령이 아님을 제자들에게 깨닫게 하십니다. 그러나 부활하신 예수님의 육신은 또한 시ㆍ공간을 초월해 원하는 곳에 원하는 때에 마음대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복음서의 여러 대목이 이를 말해줍니다(마태 28,9.16-17 ; 루카 24,15.36 ; 요한 20,14.19.26 ; 21, 4 참조). 따라서 부활하신 예수님의 육신은 죽음 이전의 상태와는 다른 차원을 지닌다는 것을, 곧 죽음과 부패의 사슬에서 벗어나 성령의 권능으로 충만해지고 그 영광스러운 상태로 하느님 생명에 참여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부활은 역사적이며 초월적 사건 빈 무덤,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난 사도들을 비롯한 증인들의 증언 등은 부활이 역사적 사건임을 확인하게 해줍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부활하시는 모습을 실제로 목격한 사람은 아무도 없고, 부활이 물리적으로 어떻게 이루어졌는지도 알 수 없습니다. 게다가 부활하신 예수님의 육신이 시공간의 제약을 뛰어넘는다는 사실은 부활이 물리적 차원, 역사적 차원을 넘어서는 초월적 사건임을 알려줍니다. 초월적 사건이란 부활이 하느님께서 이루신 사건이며, 따라서 신앙의 신비에 속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부활의 의미 예수님 부활은 구약에서 예언된 약속과 예수님 자신이 지상 생애에서 하신 약속이 실현됐음을 보여줍니다. 아울러 예수님께서 자신의 온 생애를 통해서 보여준 모든 말씀과 행적이 참될 뿐 아니라 참으로 하느님의 아들이시며 하느님이심을 보증한 사건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나아가 당신 부활을 통해서 우리에게 새 생명의 길을 열어 주십니다. 죄로 인해서 죽음이 왔지만 예수님은 죽음에서 부활하심으로써 죄와 죽음의 권세를 물리치셨습니다. 이로써 그리스도를 믿는 우리도 죄와 죽음의 권세에서 해방돼 그리스도의 부활한 생명에 참여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예수님 부활은 또한 장차 있을 우리 부활의 근원이며 원천입니다. 그리스도의 부활은 우리도 그리스도처럼 부활하리라는 희망 속에서 지금 여기에서 부활한 삶, 생명과 사랑의 삶을 살도록 해줍니다. 이창훈 기자 changhl@pbc.co.krcpbc2007.04.05
천주교중앙협의회 배포 '성경' 간행 의미 과정 종합 안내서 주요 내용신구약 성경 전권 독자적으로 첫 완역 한국 천주교회가 1988년부터 17년 동안 공들여 왔던 우리말 신ㆍ구약 성경 간행 작업이 6월말로 최종 마무리 된다. 한국 천주교회가 교회 창립 이래 신ㆍ구약 성경 전권을 독자적으로 완역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천주교중앙협의회는 최근 한국 천주교회사의 역사적 사건으로 기록될 「성경」 간행 의미와 과정을 담은 종합 안내서를 배포했다. 본보는 신자들의 이해를 도우려 안내서 주요 내용을 간추려 소개한다. ▲본문에 충실한 첫 완역 공용성서 곧 선보일 우리말 「성경」은 한국 천주교가 독자적으로 신ㆍ구약 성경 73권을 처음으로 완역한 성경이며, 교회 공식 전례때 사용할 '공용성경'이라는 점에서 그 가치를 지닌다. 새 「성경」은 지금까지 번역된 모든 우리말본 성경 중 가장 본문에 충실하면서도 대중이 쉽게 읽을 수 있는 번역본으로 평가받고 있다. 새 번역을 주도한 주교회의 성서위원회(위원장 권혁주 주교,이하 성서위)는 애초부터 '본문에 충실한 교회 공용 번역본 완성'을 목표로 새 성경 간행 작업을 착수했었다. 성서위가 '성경 본문에 충실한 번역'과 '교회 공용으로 사용할 성경'이 두가지 목표를 고집한 이유는 그간 한국 천주교가 사용해온 「공동번역 성서」가 대중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의역에 치중한 나머지 성서 본문의 내용과 뜻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번역 대본과 원칙들 새 「성경」 번역 대본으로는 △스튜트가르트 히브리말 성경 △괴팅겐 칠십인역 성경 △그리스말 신약성서 등 3권이다. 새 「성경」은 이 3개 대본을 토대로 되도록이면 줄임말을 쓰지 않고 좋은 우리말을 찾아 쓰고, 맞춤법ㆍ띄어쓰기ㆍ구두점 등은 일반 학교에서 쓰는 교과서를 따르며, 표제어는 국립국어연구원에서 펴낸 「표준국어대사전」의 기준을 따랐다. 또 용어들은 외래어 표기법에 따라 통일성과 일관성을 유지했고, 히브리어ㆍ아람어ㆍ그리스어 고유명사들은 최대한 음역(音譯)했다. 또 번역자의 자의적 해석은 최대한 피하고, 라틴어ㆍ영어ㆍ프랑스어ㆍ독일어 성경을 대조하며 가장 중립적 번역을 취했다. ▲번역 과정과 참가자들 새 「성경」 번역은 1988년 7월12일시작됐다. 고 임승필 신부를 비롯한 성서학자 17명이 '번역위원'으로 참여했다. 번역위원들은 각자 맡은 부분을 개별적으로 번역한 다음, 함께 독회를 하면서 문장을 다듬었다. 이승화 한글학자와 정양완(한국정신문화연구원)교수 등 13명으로 구성된 '우리말 위원'들은 이 초벌 번역문을 번역위원들과 함께 독회를 하면서 재교정작업을 실시했다. 성서위는 신자들의 비평과 비판을 수렴하기 위해 새로운 번역을 그때그때 단행본으로 간행했다. 신ㆍ구약 성경 전체는 총 28권의 단행본으로 선보였고, 이들 단행본은 그동안 10만부 이상이 배포됐다. 성서위는 또 2004년 가을에는 각 교구와 대신학교, 수도회, 성서모임 등에 새 「성경」에 대한 설문을 실시, 그 결과를 바탕으로 2004년 11월23일 새 번역 성경 공청회를 열어 신자들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려고 노력했다. 성서위는 아울러 '성서합본위원회'를 구성, 신ㆍ구약성서 전체에 번역 원칙과 세칙이 일관성 있게 적용되었는지를 검토했다. 성경 발행을 앞두고 있는 성서위는 최근 우리말 감각이 대단히 뛰어나다고 알려진 유만근(성균관대)명예교수를 위촉 '윤문위원회'를 임시로 구성, 우리말 표현에 대한 마지막 수정 작업 중이다. 17년 동안 진행된 「성경」 간행 사업에는 강우일ㆍ이병호ㆍ장익ㆍ권혁주 주교 등 주교 4명과 번역위원 17명, 우리말위원 13명, 합본위원 9명, 통독위촉위원 2명, 윤문위원 6명 등 51명이 전문위원으로 참여했다. ▲ 새 성경에서 바뀌는 것들 먼저, 하느님의 이름인 '야훼'를 '주, 주님, 하느님'으로 바꾸었다. 다만, 예외로 하느님께서 친히 당신의 이름을 밝히시는 장면(탈출 3,15;6,2-3)과 '야훼'라는 이름과 함쳐진 이름(야훼 이레, 야훼 니시 등)은 그대로 야훼로 표기했다. 성서위는 야훼를 '주님'으로 옮겨야 하는 이유로 △유일신을 믿는 우리는 옛날 다신교에 빠져있던 이스라엘인들과 달리 하느님의 고유한 이름을 그다지 필요로 하지 않고 △우리나라에서는 예의상 어른 함자를 함부로 부르지 않으며 △우리 언어 관습상 많은 경우 이름을 부르지 않고 직책이나 칭호만 부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성서위는 또 새 「성경」은 공식 전례에서도 쓰일 공용 성경이므로, 2000년 동안 하느님의 이름을 '주님'으로 옮겨 불러온 가톨릭 교회의 전례 전통에 따라 '야훼'를 '주님'으로 옮겼다고 덧붙였다. 새 「성경」에서는 각 책의 제목도 몇가지 수정했다. 공동번역본의 '출애굽기'를 '탈출기'로 바로잡았다. '출애굽기'를 우리말 어법에 맞게 고치면, '이집트 탈출기'로 표현해야 한다. 그러나 '엑소도스'는 과거에 한 번 이뤄진 이집트 탈출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다, 구약성서 시대에 제2 이사야는 하느님 백성이 바빌론에서 귀향하는 것을 제2의 엑소도스로 표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전도서'를 '코헬렛'으로 바꾸었다. 전도서라는 이름은 1장1절의 코헬렛이라는 히브리말에 기인한다. 코헬렛은 '집회의 연사' '대변인' '수집가' 등 여러 뜻으로 해석되나 그 뜻이 확실하지 않다. 그래서 책 이름이자 동시에 본문에도 나오는 이 명칭을 일관성 있게 '코헬렛'으로 옮겼다. 신약성서 서간 제목도 대폭 바뀌었다. '로마인들에게 보낸 편지' '디도에게 보낸 편지' '야고보 편지' 식의 표현은 '로마 신자들에게 보낸 서간' '디도에게 보낸 서간' '야고보 서간'과 같은 표현으로 바로 잡았다. 리길재 기자 teotokos@pbc.co.krcpbc2005.06.08
추기경 김수환 이야기 (7) 에피소드"사제의 길로 이끌어주신 어머니께 감사" 인생을 돌이켜보면 사람들 앞에 내세울 만한 게 별로 없다. 그런데도 평화신문 독자들에게 이 지면을 통해 많은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행여나 내 자랑이나 늘어놓은 것은 아닌지 조심스럽다. 내 구술을 받아 정리하는 김 바오로 기자가 "오늘은 아주 쉬운 질문만 할테니 지체없이 즉답을 해주면 좋겠다"면서 질문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나의 어떤 면을 찾아내려고 하는 건지 질문 내용이 하나 같이 쉬운 듯 하면서도 까다롭다. -늙으면 섭섭한 게 많다고 하는데? "노인네가 노여움 탄다는 말이 있다. 자식들 뜻은 그런 게 아닌데 그들 언행에 섭섭함을 느끼는 일종의 소외감이다. 나는 청력이 떨어져 보청기를 껴도 말이 잘 안 들릴 때가 있다. 이를테면 나를 찾아온 손님들이 자기들끼리 뭔가 얘기를 주고받으면서 웃는데 난 영문을 몰라 소외감(?)을 느끼곤한다. 그러나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연세 많은 분들이 자주 '내가 어서 죽어야지'라고 말하는데 그게 거짓말이라고 한다. 그런 거짓말한 적 있나? "매일 한다.(웃음) 나이가 85살이다. 내일 죽는다고 해서 빨리 죽었다고 얘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요즘은 사람들이 '건강하게'라는 말은 빼고 '오래 사십시오'라고 인사하는데, 장수(長壽)가 육체적으로 얼마나 고달픈 지 모르고 하는 인사 같다. 요즘은 대학입시를 앞둔 수험생 심정이다." -살아오면서 가장 잘했다고 생각하는 일은? "신부가 된 것이다. 어머니에게 등 떠밀려 신학교에 들어가기는 했지만." -신부 외에 꼭 해보고 싶었던 것은? "결혼해서 처자식과 오순도순 살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도 해봤다. 굴뚝에서 저녁밥 짓는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시골 오두막집, 얼마나 정겨운 풍경인가." -사제직 외에 동경한 것은? "코흘리개 시절 꿈은 읍내에 점포를 차려 돈을 버는 것이었다. 그런데 장사를 하지 않길 잘했다. 나 같은 사람은 허구한 날 사기를 당해 알거지 되기 십상이다. 오케스트라 지휘자도 동경했다. 유학시절, 오스트리아 빈에서 잠시 서정길 대주교님 병 수발을 들 때 값싼 입석표를 끊어 음악회에 자주 갔다. 열정적으로 지휘봉을 휘두르는 지휘자의 손 끝에서 선율이 흘러 나오는 것 같아 넋을 잃고 쳐다보았다. 많은 어휘를 함축해 아름답게 표현하는 시인도 부럽다." -좋아하는 시는? "윤동주의 '별 헤는 밤', 특히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대목을 좋아한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로 시작되는 서시도 참 좋은 시지만 감히 읊어볼 생각을 못했다. 하늘을 우러러 부끄러운 게 많아서 그런 것 같다." -애송시 한 편 읊어달라.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받아주세요/ 낙엽이 쌓이는 날/ 외로운 여자가 아름다워요…"(고은 '가을편지') -애창곡은? 온 국민의 애창곡 '사랑해 당신을'. 예전엔 '저 별은 나의 별'을 자주 불렀는데 앙코르 요청을 받으면 '등대'를 이어 부르곤했다." -별과 등대, 어둠 속 길잡이라는 공통점이 있는 것 같다. 잡기(雜技)는? "신부님들 실력에는 못미쳤지만 신학생 시절에 장기를 제법 잘 뒀다. 신부님들이 차포(車包) 떼주면 이길 때가 많았다. 덕분에 오징어를 자주 얻어 먹었다. 화투는 고스톱보다 6백(600점 먼저 나는 사람이 이기는 게임)을 좀 쳤다. 저녁식사 후 명동성당 구내를 산책하다 가톨릭회관에 붙어있던 성모병원 간호수녀님들 방에 들러 가끔 쳤다. 할머니 수녀님 한 분이 그걸 꽤 좋아하셨다." -십자가와 성경을 제외한 애장품은? "성 김대건 신부님 성해 일부분, 성모상, 칫솔, 면도기, 그리고 20년 넘게 차고 있는 손목시계." -운전을 잘 한다면 지금 차를 몰고 가보고 싶은 곳은? "특별히 가보고 싶은 곳은 없다. 젊었을 때 그런 질문을 받았으면 대답할 게 많았을 텐데…." -장거리 비행이 가능하다면 어느 나라를? "뉴질랜드. 공기가 맑고 경치가 좋다. 언젠가 한 번 갔을 때 다음에 또 오겠다고 했는데 여태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도 한번 다녀가라는 재촉을 받았다." -하느님께서 단 하루만 허락하신다면? "'하루는 너무 짧습니다' 하고 하소연을 해야 하나? 아니다. '하느님 제가 당신을 배반하지 않게 해주십시오. 당신 사랑을 믿으며 당신 품에 들게 해주십시오' 하고 기도하겠다." -새내기 직장인이라면 연봉을 얼마나 기대하겠나? "1000만원 정도." -그 돈으로 어떻게 가족 부양하고 집 장만할 건가? "한달에 80만원 정도면 밥 먹고 전철 타고 다니고, 물도 사 마시고……. 그래도 20만원 정도 남을 것 같은데." -3만원으로 여자 친구와 하루 데이트를 한다면? "점심 먹고 영화보고 분위기 좋은 데 가서 저녁식사하겠다." -요즘 2명이 영화보려고 해도 1만5000원은 가져야 하는데? "영화표값이 언제 그렇게 올랐냐? 밥값보다 더 들겠네. 그럼 빵이나 햄버거 사갖고 북한산에 올라가면 어떨까?" -하늘나라에서 어머니를 만나면 가장 먼저 하고 싶은 말은? "고맙습니다. 어머니가 저를 사제의 길로 인도해주셔서 한 생을 잘 살다가 왔습니다. 속상하고 힘들었던 일도 털어놓고 싶은 게 좀 있기는 하지만." -가장 가깝게 지내는 사람은? "30년 가까이 내 발이 돼준 운전기사 김형태(요한) 형제. 성실하고 운전 잘하고 마음씨가 곱다." -추기경 김수환은 ( )다. "추기경 김수환은 바보다. 하느님은 위대하시고 사랑과 진실 그 자체인 것을 잘 알면서도 마음 깊이 깨닫지 못하고 사니까." -하늘나라에 갔을 때 하느님이 잘못을 지적하며 꾸짖으신다면? "'그래도 좀 억울합니다' 하고 항변을 해야 하나. 하느님은 인자하신 분이니까 모든 허물을 덮어 주실 것이라 믿는다." -22세기 사람들이 추기경 김수환을 어떻게 기억해주길 바라나? "글쎄…. 참 못난 사람이라고 기억하지 않을까? 훌륭하지는 않아도 조금 괜찮은 구석이 있는 성직자로 기억해주길 바라는 마음이 있기는 한데." -묘비에 남기고 싶은 말은? "주님은 나의 목자, 나는 아쉬울 것 없어라"(시편 23, 1). 정리=김원철 기자 wckim@pbc.co.kr김원철2007.06.20

'기도하는 가정' 서울 시흥동본당 총회장 김성훈씨 가정엄마 기도는 온가족 밝히는 작은 불씨103위 한국 성인화 퍼즐을 기도하는 마음으로 함께 맞추며 환하게 웃고 있는 김성훈씨 가정. 왼쪽부터 둘째 희민씨, 아버지 김성훈씨, 맏이 희진씨, 어머니 박선주씨. "엄마의 기도가 온가족을 환하게 밝혀주는 작은 불씨가 됐어요." 12일, 밤 9시를 넘겨 귀가한 새내기 직장인 김희진(엘리사벳, 23)씨는 자신의 집이 기도하는 가정이 된 데는 엄마의 기도가 가장 큰 힘이 됐다고 털어놓았다. 동덕여대 4학년 재학 중 최근 취업한 희진씨는 특히 봉사의 삶을 사는 엄마 영향으로 그간 청년성서봉사자와 생활성가밴드 키보드 연주자로 학업 중에도 봉사의 끈을 놓지 않았고, 지금도 성당에서 주일 새벽미사 반주자로 활약하고 있다. 둘째 딸 희민(로사리아, 20)씨는 아예 봉사자로서 삶을 살고자 꽃동네현도사회복지대에 들어가 사회복지학, 복지행정학 등을 복수전공하면서 격주로 반포종합사회복지관과 강남청소년쉼터에 봉사를 나간다. 기도는 7~8년에 걸친 오랜 냉담도 풀게했다. 한두 차례 미사에 빠지다보니, 또 사업 탓에 자신도 모르게 신앙생활에 소홀했던 남편도 신앙을 되찾았다. '기도의 촛불'이 꺼지지 않는 가정. 기도를 통해 봉사를 생활화한 가정. 서울대교구 시흥동본당 총회장 김성훈(대건 안드레아, 52)ㆍ박선주(아녜스, 50)씨 가정이다. 1984년 세례를 받은 박씨는 시흥동성당의 소문난 일꾼. 여성총구역장에 본당 사목회 가정분과위원, 본당 매리지 엔카운터(ME) 대표부부를 거쳐 지금은 교구 가정사목위원회 성서가훈 상담 봉사로 바쁘다. 또 그간 봉사를 통해 입교를 시킨 신자만해도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그러나 이처럼 박씨가 봉사와 전교의 삶을 살 수 있었던 데는 남편의 '외조'가 큰 도움이 됐다. 박씨가 봉사를 나갈 때면, 김 총회장은 엄마 역할을 대신했다. 그래도 자녀들에게 귀가는 썰렁하기만 했다. 집에 들어서면 텅 빈 집안을 바라봐야하는 건 두 딸에겐 불만이었던 것. "엄마는 왜 늘 집에 안 계세요"하는 말에 김 총회장은 늦은 밤 말없이 두 딸을 데리고 성당으로 갔다. 밤이 이슥하도록 성당에서 열심히 설거지를 하는 어머니 모습에 두 딸은 감동했다고 한다. 봉사를 매개로 가정기도가 움텄다. '주님께 늘 여쭙고 주님 도구로 살아가려는' 엄마 기도에 두 딸이 동참했고, 딸들 성화에 아빠도 참여했다. 이제는 밤 9시면 으레 가정기도를 하러 거실에 모여든다. 매일같이 기도와 성인호칭기도를 바친다. 때론 짧은 성무일도를 바치기도 한다. 대략 30분 정도 걸리는 기도에 다들 열심이다. 3년전에 시작한 가정기도는 가족들 개개인의 기도생활도 변화시켰다. 맏딸 희진씨는 "물론 기도가 하기 싫을 때도 있고, 때론 기도 중에 깜박 졸기도 하지만 이젠 어느 정도 기도에 맛을 들였다"며 그 공을 엄마에게 돌렸다. "신앙에서 머물기에 성모님께서 늘 자신의 망토에 우리 가정을 품어주시는 걸 느낀다"는 박씨는 가정 기도를 꾸준히 해올 수 있었던 비결을 가족간 대화에서 찾았다. 자녀들이 거리낌 없이 말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고 전화와 전자우편,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활용해 사소한 일까지 털어놓도록 함으로써 가족간에 서로를 위해 기도해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든 것. 특히 딸들이 엄마, 아빠에게 동시다발적으로 보내는 문자메시지는 가족을 잇는 사랑의 고리다. "매일 똑같아요. '아빠, 사랑해요' 아니면 '사랑한다'는 내용이죠. 그런데 친구들이 이걸 보고 신기해 하더라구요. 자기들은 아빠랑 거의 문자메시지를 하지 않는대요." 희진씨 말에 엄마는 곁에서 "거의 애인반, 아빠반"이라며, 질투(?) 섞인 듯한 한마디를 농담처럼 건넨다. 지난해 11월에 나온 새번역 성경을 최근 완독했을 만큼 성경공부에도 열심인 박씨는 "부모들이 사랑을 주면 아이들도 그만큼 자신의 사랑, 그 폭을 넓혀가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귀가하는 딸 표정만 봐도 오늘 남자친구와 다퉜는지, 아니면 잘 지냈는지 금세 알아차리는 아빠, 이런 남편을 보며 주방에서 흐뭇한 표정을 짓는 아내, 사소한 일까지 미주알고주알 다 털어놓는 딸들의 수다가 어우러지는 가정은 마음에 그려보기만해도 너무도 아름다운 풍경이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pbc.co.krcpbc2006.10.19

예수님 탄생지 베들레헴메시아에게 인도해줄 '별' 품은 그곳▲`베들레헴의 별`. 예수 탄생 성당 중앙 제대 밑 예수 탄생 동굴에 예수 탄생 자리를 알려주기 위해 은으로 만든 별. 별의 14각은 십자가의 길 14처와 아브라함에서 다윗까지 14대, 다윗부터 바빌론 유배까지 14대, 그후부터 예수까지 14대를 가리킨다. ▲베들레헴 전경. 이집트와 메소포타미아를 잇는 교통의 요충지였던 베들레헴은 다윗의 고향이기도하다. ▲예수 탄생 성당 내부. 유스티아누스 황제 때 건축된 이 성당의 마루 바닥 밑에는 339년 콘스탄티누스 대제가 지은 모자이크가 잘 보존돼 있다. 성지순례는 2000년 교회 전통 안에서 길이신 예수님을 따르고자 하는 원의에 대한 고유한 신심 표현이었습니다. 평화신문은 새해를 맞아 세계 성지순례를 희망하는 신자들에게 진정한 도우미가 되고자 특별기획 '교회사 따라, 성지 따라'를 연재합니다. 이 기획은 독자 여러분들에게 세계 교회사의 현장으로 생생하게 안내할 것입니다. -------------------------------------------------------------------------------------------- 이스라엘! 예수님께서 태어나 성장하고, '하느님 나라'의 복음을 선포하다 죽으시고 부활하신 거룩한 땅. 모든 그리스도인이 살아서 꼭 한번 밟아보고자 희원하는 순례의 땅이다. 이런 의미에서 이스라엘은 성지중 성지로 예수 그리스도의 지상 삶을 가장 생생하게 체험시켜주는 유일한 땅이다. 그리스도교 발생지이며, 최초의 그리스도인 공동체가 세워진 곳인 이스라엘은 동쪽으로 요르단, 서쪽으로 지중해, 남쪽으로 이집트, 북쪽으로 레바논ㆍ 시리아와 접해있다. 이스라엘은 또 지형에 따라 서부 지중해 연안 평원지대와 중부 구릉지대, 지표면보다 낮은 동부 협곡지대, 남부 네게브 사막지대로 나눌 수 있다. 지중해성 기후로 아열대 영향을 받아 여름에는 기온이 40℃를 넘나들고, 10월부터 4월까지는 우기다. 이스라엘은 히브리어로 "하느님께서 싸우신다" 또는 "하느님께서 싸워 주시기를"이라는 뜻으로 야곱이 야뽁 강가에서 하느님이 보낸 사람과 겨루어 이겼다(창세 32,29)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팔레스타인과 영토 분쟁 중인 이스라엘은 여느 나라보다 출입국이 까다롭다. 누구나 할 것 없이 탑승자 모두에게 질문을 하고, 짐 검사를 꼼꼼히 하기에 항공기 탑승시간 4~5시간 전에 공항에 가서 출입국 수속을 밟지 않으면 비행기를 놓치기 십상이다. 공항뿐 아니라 예수님 발자취를 좇는 이스라엘 땅의 모든 길은 긴장감으로 팽배하다. 거리 곳곳에 자동화기로 무장한 군인들이 감시의 눈을 번뜩이고 있다. 심지어 커피숍조차도 무장 경호원의 검문을 받아야 출입할 수 있다. 특히 팔레스타인 땅인 베들레헴으로 가는 길은 이 곳이 분쟁지역이라는 것을 온 몸으로 느끼게 해 준다. 예수님 탄생지 베들레헴은 예루살렘에서 약 8km 떨어진 언덕 위에 세워진 작은 마을이다. 오늘날 '베이트람'이라 불리는 베들레헴은 구약시대에는 '에프라타'라 불리기도 했다. 예루살렘에서 차량으로 약 20여분 거리에 있는 이 곳은 안타깝게도 통행이 자유롭지 못하다. 베들레헴으로 들어가려면 다마스커스 관문 앞에서 이스라엘군 초소의 검문을 받아야 한다. 검문을 통과하면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을 고립시켜 테러를 방지한다는 명목으로 설치한 회색빛 콘크리트 장벽이 방문자를 가로막는다. 높이 9m에 두께 50cm가 넘는 이 콘크리트 장벽은 건너편 하늘조차 볼 수 없을 만큼 보는 사람의 마음을 짓눌렀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에 의해 게토에 고립됐던 유다인들이 이번에는 자신들이 게토를 건설해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가두고 있다. 베들레헴은 구약시대 때부터 이집트와 메소포타미아를 잇는 마을이었다. 이러한 지리적 요건 때문에 요셉과 마리아는 헤로데 군인들의 학살을 피해 이집트로 피신할 수 있었다. 히브리어로는 '빵(떡)의 집', 아랍어로는 '푸줏간'을 뜻하는 베들레헴은 야곱의 아내 라헬의 무덤(창세 35,19)과 다윗 왕의 고향(1사무 16,1-16)으로 구약시대 때부터 성스러운 땅으로 여겨졌다. 유다인들은 이스라엘에 태평성대를 이뤄줄 메시아가 장차 베들레헴에서 탄생할 것으로 기대했다(미카 5,1). 신약성경은 "예수님께서 베틀레헴에서 탄생하셨다"(마태 2,1;루카 2,4-7)고 선포하고 있다. 또 150년경에 집필된 교부 유스티노의 「트리폰과의 대화」와 위경 「야고보의 원복음서」도 예수님께서 베들레헴에서 탄생하셨다고 기록하고 있다. 베들레헴 버스 터미널에서 큰 길로 나와 왼쪽 언덕길로 약 150여m를 걸어 다시 오른쪽 언덕길로 꺽어 올라가면 '예수 탄생 성당'이 나온다. 이 성당은 콘스탄티누스 대제가 베들레헴을 순례한 어머니 성녀 헬레나의 청을 받아들여 예수님의 탄생지로 전해 오는 동굴 위에다 339년 성당을 완공했고, 200여년 후 유스티아누스 황제가 6세기 초반 화재로 소실된 성당을 개축했다. 지금의 요새형 성당 외형은 12세기 초 십자군이 베들레헴을 탈환한 후 재보수한 것이다. 팔레스타인 경찰의 검문을 받은 후 성당 입구로 들어서면 긴 회랑이 나온다. 바닥에는 콘스탄티누스 대제 성당 바닥을 장식한 모자이크가 남아있다. 이 성당이 이슬람으로부터 피해를 입지 않고 지금까지 1500여년 동안 보존될 수 있었던 것은 두가지 이유 때문이다. 하나는 성당 정면에 있는 모자이크에 아기 예수를 경배하러 온 동방박사들이 페르시아 옷을 입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슬람군은 이 모자이크를 보고 너무나 감동해 성당을 허물지 않고 참배했다고 전해진다. 또 다른 이유는 「쿠란」에 동정녀 마리아가 하느님의 종이며 예언자인 예수를 종려나무 아래에서 낳았다고 하는데, 이 종려나무가 바로 베들레헴에 있다는 이슬람의 전설 때문이다. 오늘날 무슬림들이 예루살렘 이슬람 황금사원과 헤브론 성조 사원을 순례한 후 베들레헴 예수 탄생 성당도 참배하는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중앙 제대 바로 아래에는 '예수 탄생 동굴'이 있다. 이 동굴은 가톨릭과 그리스 정교회, 아르메니아 정교회가 각각 소유권을 갖고 있다. 중앙 제대 왼쪽은 아르메니아 정교회, 오른쪽은 그리스 정교회 소유이다. 예수 탄생 동굴은 그리스 정교회 소유이지만, '베들레헴의 별'이라 불리는 동굴 바닥의 은색 별은 가톨릭에서 설치한 것이다. 또 예수 탄생 동굴에서 3~4m 물러서서 두 계단을 내려가면 '구유동굴'이 있다. 아기 예수를 구유에 눕힌 곳이라고 하는 이 곳은 가톨릭 소유다. 예수님께서는 모든 이가 하나되기를 희망하셨지만 당신의 탄생지조차 세 교회의 소유로 쪼개져 있는 것은 역사의 아니러니가 아닐 수 없다. 예수 탄생 성당 왼편에는 1881년 프란치스코 수도회가 세운 근대식 건축물인 '가타리나 성당'이 자리하고 있다. 가톨릭 신자들은 이 곳에서 매년 성탄 자정 미사를 봉헌한다. 가타리나 성당 지하에는 예로니모 성인이 34년간 은거했던 동굴이 있다. 예로니모 성인은 이 곳에서 신구약성경을 라틴어로 번역 완간했는데 이 것이 그 유명한 '불가타 역본'이다. 예수 탄생 성당을 순례하고 돌아오는 길에 다시 콘크리트 장벽을 만났다. 이 콘크리트 장벽은 유엔에서 도시 재건을 위해 팔레스타인에 원조한 것을 부패한 정치 지도자들이 이스라엘에 몰래 내다 판 시멘트로 지어졌다고 한다. 장벽에는 이스라엘 지역에서 볼 수 없었던 수많은 낙서들이 있었다. 그 중에 "우리의 육체는 가둘지언정 정신은 가둘 수 없다"는 글이 눈에 들어왔다. 무거운 마음으로 국경 지대를 넘으면서 미카 예언서를 폈다. "너 에프라타의 베들레헴아. 너는 유다 부족들 가운데에서 보잘 것 없지만 나를 위하여 이스라엘을 다스릴 이가 너에게서 나오리라." 리길재 기자 teotokos@pbc.co.kr cpbc2007.02.01
문종원 신부신학, 교의적 내용 보충...체험만 강조 안돼 ▨시대 흐름에 부응하는 교재 그동안 사용해왔고 또 현재 사용하고 있는 성령세미나 교재를 통해 무수한 사람들이 성령 체험의 기쁨을 맛보았다는 사실을 전적으로 인정한다. 그러나 특별히 많은 지식인들과 본당 사제 및 신자들이 성령쇄신운동을 외면하고 있다는 현실을 감안할 때, 또 성령쇄신운동이 우리를 끊임없이 새로움으로 인도하는 성령에 대한 재인식이라는 사실을 인정한다면 교재는 마땅히 수정되고 보완돼야 한다. 현대인들 의식 수준은 대단히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신앙의 본질은 바뀔 수 없지만 그 본질을 전하는 데 있어 시대 의식을 반영하고 조화를 이루는 일은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그것은 곧 성령쇄신의 의무이기도 하다. 성령세미나 교재 내용 가운데 많은 부분은 이 시대의 지성에 맞는, 그리고 이 시대의 갈망에 부응하는 안내서가 될 수 있어야 한다. 성령세미나 교재 사용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 가운데 하나는 교재 내용을 설명하는 데 예화가 너무 많다는 점이다. 예화는 한 강의에서 강렬한 것 한두가지 정도면 족하다. 강사는 그 단원의 주제를 성실하게 전달해야 한다. 주제를 설명하는 데 예화가 도움을 줄 수 있을지 모르나 예화가 주가 되고 성경구절이 중간중간 삽입되는 식은 대단히 곤란하다. 각 단원 주제는 많은 부분 신학적ㆍ교의적으로 설명해야 한다. 그러한 이론적 바탕이 없으면 강사 개인의 체험 역시 청중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기 어렵다. 강사는 성경과 교회 가르침에 근거한 강의를 위해 많은 공부를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교재 어느 부분에도 강의 원고를 잘 준비해야 한다는 말이 없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강사 자질 및 교수법 제고 강의를 담당하는 봉사자들은 강의 주제와 내용에 대해 충분한 지식을 갖고 있어야 하며, 체험이나 예화는 그 주제를 이해하고 있는 강사의 지식에 바탕을 둬야 한다. 강사 개인이 이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성령쇄신의 고질적 오류를 바로잡기 힘들다. 그러므로 강사는 강의 주제, 주제와 관련된 성경적 배경, 관련된 교의 지식 등을 충분히 숙지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신학적ㆍ성서적ㆍ교의적 방향을 제시해주는 교회 서적들을 찾아보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 강사 본인의 모범적 영성을 피교육자들이 느낄 수 있도록 스스로 기도생활에 충실해야 한다. 강사의 체험이 수강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성령세미나는 이론이 아닌 체험만을 강의한다'는 도식에서 벗어나야 할 때가 됐다. 지금까지 개인 체험에 치중한 나머지 교재 각 단원의 핵심을 소홀하게 다뤘음을 인정해야 한다. 강사 자신이 변화의 요구를 깨닫고 자신의 의식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할 것이다. 어느 분야에서든 노력하지 않는 사람은 탈락하기 마련이다. 신앙과 관련한 것이기에, 또한 성령세미나는 모든 것을 성령께서 주관하시기 때문에 지식을 습득하는 노력이 필요없다고 생각한다면 이는 큰 오류이다. 강사는 공부해야 하고, 강사는 자신이 공부한 성경과 신학적 내용을 피교육자보다 더 많이 묵상해야 한다. ▨봉사자의 내적 쇄신 우리는 세례로 하느님과 결합된 그 순간부터 성령의 공동체에서 성령의 선물로 살아가고 있다. 성령은 지금도 항상 새로운 시작이다. 그분은 생명의 원천이 되시고 바람과 같아 당신이 원하시는 곳으로 부신다. 그러므로 우리는 성령의 은사를 단번에 통째로 약속되고 보여지는 그 무엇으로 여겨서는 안되며 또 그렇게 전해서도 안된다. 항상 새로운 마음으로 거룩한 은사를 기다리고 청해야 한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일깨워주는 것이 봉사자들 몫이다. 성령의 은사는 고정된 상태로 소유되는 것이 아니다. 그분은 우리 마음에 항상 새롭게 오셔야 한다. 주님의 영이 우리 안에 살아계시고, 우리가 공동체에서 성령으로 주님과 결합돼 있다는 사실이 우리를 참된 봉사자가 되게 하는 것이다.cpbc2006.06.08

광주대교구 제1회 공소 신앙대회"작지만 주님 안에서 성숙한 공동체로 거듭나자"광주대교구 사목국이 마련한 제1회 공소신앙대회에 참가한 신자들이 파견미사를 봉헌하고 있다. 광주대교구 사목국(차장 허우영 신부)은 5일 전남 나주 실내체육관에서 교구 사제단, 수도자, 공소신자 18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제1회 공소신앙대회를 개최했다. '거듭나는 작은 교회'를 주제로 열린 이번 대회는 본당 모태이자 고향인 공소 활성화와 공소에 대한 사랑과 관심을 환기시키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개막식, 공연(주비루스), 강의(차동엽 신부), 어울림 한마당, 파견미사 순서로 진행됐다. 이날 공소별 어울림 한마당 잔치에선 신자들은 교우촌 영성 토착화를 주제로 한 '사슴골 무지개' 연극(여순지구), 나주 순교자 유치성 안드레아 무언극(나주지구), 지신밟기(광주지구) 등을 선보이며 친교를 나눴다. 또한 입체미사로 봉헌된 파견미사에선 순천교도소 '희망공소'의 성경 필사본을 비롯한 각 지구별 특산물을 봉헌하며 하느님 안에서 교구 모든 공소가 일치하고 화합할 것을 약속했다. 김희중 주교는 파견미사 강론에서 "하느님께 대한 사랑은 이웃 사랑의 원천이고 이웃 사랑은 하느님 사랑의 구체적 표현"이라며 "일생생활에서 포근한 말 한마디 건네기, 홀몸 어르신 방문, 농번기 때 일손 바쁜 이들 모른 체 안하기 등 이웃 사랑을 실천해야 할 것"을 강조했다. 이날 선교사들은 처음 열린 공소신앙대회가 하느님 은총과 축복 속에서 성공리에 치러진 것에 기뻐하며 "소외된 공소, 외부 도움을 받는 공소 이미지에서 벗어나 스스로 위로받고 주님 안에서 거듭나는 작고 성숙된 교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광주대교구에는 현재 74개 공소에 2000여명 공소신자들이 신앙생활을 하고 있으며 25개 공소에 30여명의 공소사목 동반자들이 활동하고 있다. 광주대교구는 2004년부터 교구장 사목지침으로 '1면 1공소 갖기' 운동을 전개해왔다. 김상술 명예기자 sangs1004@pbc.co.krcpbc2006.1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