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 해방과 강함의 상징 독수리이스라엘 백성을 날개에 태워서울 혜화동성당 전면에 있는 `최후의 심판도`(1961, 화강석 부조, 김세중ㆍ장기은). 이 작품에는 예수님을 중심으로 성경말씀과 함께 4명의 복음사가가 좌우에 자리잡고 있다. 사자는 마르코, 독수리는 솟구치는 영감을 글로 담은 사도 요한, 날개달린 남자는 마태오, 황소는 루카를 상징한다. 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홍보실장) 독수리는 날카로운 부리와 발톱, 예리한 시력과 힘을 가진 육식성 새이다. 강하고 용맹스러운 이미지 때문에 많은 나라의 문장에 독수리가 등장한다. 미국은 국가와 대통령 문장에 독수리 그림을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독수리 문장 사용은 로마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로마 제국은 창공을 힘차게 나는 독수리를 제국과 황제의 상징으로 정했다. 로마제국이 멸망한 후에도 힘 있는 나라나 왕들은 독수리를 지배자의 상징으로 삼았다. 아마도 자신들도 로마 황제와 같은 권위를 누리고 싶다는 원의가 작용했을 것이다. 러시아 제국이나 나폴레옹과 같은 경우가 대표적이다. 새들의 왕자인 독수리는 창공을 가장 높이 날고 가장 오래 비행하는 맹금류다. 맹금류란 다른 동물을 포식하는 조류(鳥類)를 말한다. 모든 맹금류는 갈고리 모양으로 굽은 부리와 날카롭게 휜 발톱을 가지고 있다. 독수리는 창공을 최고 5㎞까지 날 수 있으며 날개를 거의 움직이지 않고 원을 그리며 나는 것이 특징이다. 아주 눈이 밝은 사람의 시력은 2.0 정도인데 독수리의 시력은 대략 6.0 정도 된다고 한다. 이 정도 시력을 사람이 갖게 되면 1㎞밖에 있는 글자도 거뜬히 읽을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나라 여의도 면적의 3~4배 범위 안에 있는 먹이들은 모두 독수리 한 마리의 포위망 속에 들어가게 되는 셈이다. 독수리는 한 짝과 평생을 보내며 높은 나무 위나 바닷가 바위 언덕 꼭대기에 둥지를 틀고 새끼들을 돌본다. 독수리는 특히 강인한 훈련으로 자신의 새끼를 기른다. 어미 독수리는 새끼가 날개 깃이 나기 시작하면 등에 업고 높은 창공에서 떨어뜨린다. 그러면 새끼 독수리는 작은 날개 깃으로 사력을 다해 파닥거리면서 땅에 떨어진다. 새끼가 지면에 닫는 순간 어미 독수리는 날쌔게 새끼를 업고 다시 창공에서 비상해서 그 새끼를 다시 떨어뜨린다. 이와 같은 강인한 훈련을 통해 독수리는 창공을 가장 오래, 가장 높이 날 수 있는, 새 중에 왕자가 되는 것이다. 독수리는 날카로운 눈과 억세고 예리한 발톱으로 땅위 토끼나 들쥐를 잡아채며 절벽이나 높은 나무에서 먹이를 먹는다. 자연보호의 상징처럼 된 이들 맹금류는 숲의 먹이사슬에서 맨 꼭대기에 있기 때문에 건전한 생태계를 유지하고 보전하는데 반드시 필요하다. 성경에는 독수리가 자주 등장한다. 성경에 독수리는 이스라엘을 구한 상징적 동물로 표현되고 있다. "너희는 내가 이집트인들에게 무엇을 하고 어떻게 너희를 독수리 날개에 태워 나에게 데려왔는지 보았다. 이제 너희가 내 말을 듣고 내 계약을 지키면, 너희는 모든 민족들 가운데서 나의 소유가 될 것이다. 온 세상이 나의 것이다"(탈출 19,4-5). 하느님은 그의 소유가 된 백성 이스라엘을 향해 "내가 너희를 독수리 날개에 태워 내게로 데려왔다"고 말씀하신다. 이것은 독수리 상징을 통해 하느님의 부성적 사랑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독수리는 약한 짐승이나 새, 살아있는 뱀을 먹이로 삼고 특히 썩은 시체를 즐겨 먹는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주검이 있는 곳에 독수리가 모인다고 하셨다(마태 24,28). 이것은 로마에 의한 예루살렘의 멸망을 예언한 말씀으로 유명하다. 즉, 독수리가 먹이를 찾아내듯 유다인들을 찾아내서 파멸시킨다는 것을 비유적으로 말한 것이다. 또한 독수리는 하느님 의지, 하느님의 뜻을 이룰 사람 또는 군대로서 하느님을 대리한 심판자로 비유된다. 그리고 독수리는 성경에서 강함과 신속함의 이미지(2사무 1,23)로 나타나는데 이것은 먹이를 사냥하는 능력과 갑자기 공격하는 독수리의 습성 때문이다. 독수리는 악조건을 극복하는 높은 안목과 넓은 시야를 지닌 용맹스러운 새다. 독수리가 창공을 힘차게 높이 날듯이 우리 신앙의 날개도 높이 솟구쳐야 하겠다. 이제 우리의 날개로 다른 이들을 구원의 땅으로 데려와야 할 것이다.cpbc2006.06.08

이 달의 교계 잡지 ▨가톨릭 디다케=보물상자에서는 '생명'을 주제로 △주일학교 생명윤리 교육의 필요성과 방향성(구인회) △생명 담은 책꽂이(서울대교구 행복한 가정운동 본부) △생일 축하해(김 마리 아니마) △생명의 시작(홍석영) 등을 담았다. (서울대교구 청소년국, 3500원). ▨경향잡지='경향 돋보기'에서 △가톨릭과 개신교 청소년들의 만남(배봉한) △쉼과 여가(한우진) 등을 다뤘고, '주제가 있는 수필'에서는 △힌두교의 나라 네팔에서(김지나) △목사 마누라가 천주교 나간대(김정택) 등을 실었다.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3300원) ▨내 친구들='엄마와 함께 떠나는 가족 여행'은 허준 박물관을 찾았고, 사도 성바오로 이야기(글ㆍ그림 이범기)는 제5회로 '주님 앞에 흘린 눈물' 편을 실었다. 특별기획 연재 가족만화 '네 바퀴로 가는 자동차'는 세번째로 '아빠와 생일 케이크' 얘기.(다솜, 3000원) ▨레지오 마리애=특집 '가정의 소중함'을 주제로 △소중한 가정을 위하여(박성철) △참 사랑의 샘터(윤영수) △자연과 가까운 아이들(강연희) △대가족의 행복(김복중)을 실었다. (한국세나뚜스협의회, 1800원) ▨사목='복음과 청년'을 특집으로 △인생은 즐겁고 할 일은 널려 있다(박기호) △가톨릭 청년성서모임과 청년사목의 미래(손희송) △소비주의 시대 청년 공동체 운동(조상민) △젊은이, 세상 속의 교회를 이루는 새로운 사명(현재우)을 실었다.(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4000원) ▨성모기사=성모기사회 한국진출 30주년을 맞아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추기경의 축하메시지를 실었다. 한국 순교성지를 찾아서(이충우)는 다블뤼 주교관이 재현된 '합덕 신리'를 찾았다.(성모기사회, 1000원ㆍ후원회원 무료) ▨생활성서='얼굴'을 특집으로 △삶이 아름다운 사람들(임종진) △얼굴에 관한 속설들의 심리적 이해(박지영) △신의 얼굴(노성두) △내 인생의 소중한 얼굴(정호승) 등을 실었다. 순교자의 길을 따라(한수산)는 강화도 일만위 순교자 현양동산을 소개한다.(생활성서, 3900원) ▨성서와 함께='새로봄' 꼭지에서 △어른이 된다는 것은(안철) △어른이 되는 길목에서(정진섭ㆍ이윤경) △바르 미츠바-계명의 아들(정장표)을 실었고, '생활 속의 복음'에서는 동정의 의미(이종한)을 다뤘다. (성서와함께, 3000원) ▨소년='만화성경'은 하느님께 오리발 내민 사라(창세 16~18장) 편을, '꾸러기 성경'은 '거룩함이란 무엇인가'를 실었다. '신기한 과학'에서는 바나나 우유에는 바나나가 없다(전종호)가, '나는야 일등 요리사'에서는 쇠고기 유부 초밥 만드는 법(김진숙)이 소개된다.(가톨릭출판사, 4000원) ▨야곱의 우물=표지인물로 문학인 장영희(마리아)씨를 소개했고, '성경 속 하느님'에서는 하느님은 시간의 주인(박태식), '성경 돋보기'에서는 왕의 조건-열왕기 상ㆍ하(김혜윤)를 다뤘다. (바오로딸, 2000원) ▨착한이웃=창간 3주년 특집으로 '봉사, 혼자서 여럿이서'라는 주제로 △정책적 제도적 지원을 통해 정착된 미국의 자원봉사(현경자) △영국, 봉사와 복지사회의 행복한 만남을 꿈꾸다(정재영) 등을 다뤘다. 교회와 인물로는 두봉 주교(한경심)를 찾았다. ▨참소중한 당신=표지인물로 김후란 시인을 소개했다. '팔자를 이기는 신앙' 첫번째로 팔자 한번 고쳐봅시다(차동엽)를, '이것이 궁금해요'는 사람에게 '오상'이 나타날 수 있나요?(오용호)를 다뤘다.(에우안겔리온, 2900원) 이창훈 기자cpbc2006.05.04

꽃처럼 아름다운 사람들류정(조선일보 기자) 사례1 어머니는 불교 신자다. 매일 아침 물 한 그릇을 떠 놓고 기도를 올리고, 염주알을 돌려가며 불경을 외고, 법당 불상을 향해 절을 한다. 방마다 부적을 붙이고, 부처님 오신 날에는 연등을 사서 자식의 행복을 기원하실 땐 한국적 기복신앙에 가까워 보이긴 해도, 어머니는 영락 없는 '열혈 신자'다. 그런 어머니가 가장 친하게 지내는 친구분은 가톨릭 신자다. 어릴 때 세례를 받았고, 성경을 몸에 끼고 사실만큼 독실한 분이다. 어머니는 가끔 그 아주머니와 성당을 찾아 신부님 말씀을 귀 담아 들으신다. 아주머니도 어머니가 사드린 염주를 손에 쥐고 사찰을 찾는다. 두 분은 각자의 '신(神)'에게 서로를 위해 기도한다. 그들은 이런 교류가 자신이 믿는 종교를 배신하는 행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모든 종교가 추구하는 '포용'이라고 믿는다. 사례2 "대학에 가면 개량한복을 입고 오토바이를 타고 다닐 거야." 고등학교 시절, 이렇게 엉뚱했던 친구가 있다. 그러나 외곬의 괴짜나 냉소적 반항아와는 거리가 멀었다. 편지에 시 써주기를 좋아하고, 머리가 살짝 벗겨진 신부님을 잘 따르던 그저 순수하고 청백한 소녀였다. 친구는 또 말했다. "특수교육과나 교정학과를 가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일 하고 싶어." 그는 결국 교정학과에 진학했고, 지난해 정말로 교정관이 되었다. 졸업 후 성당과 소년원에서 보호관찰, 교화 업무로 실무경험을 쌓고, 밤에는 두꺼운 책을 읽으며 몇 번의 고배를 마신 끝에 수백 대 일의 경쟁을 뚫었다. 힘들다는 이유로 자신의 꿈을 배신하지 않는 용기는 그의 곧은 신앙심에서 나왔다. 친구 덕분에 세상의 어둠만 배웠던 범죄자들이 밝은 길을 알아가고 있다고 생각하면 늘 고맙고 기분이 좋다. 사례 3 "정말 열심히 기도했어. 하지만 하느님은 우리 아버지를 살려주지 않았어." 군대에 있을 때 아버지를 여읜 한 친구는 어릴 때부터 이어온 가톨릭 신앙에 회의를 느꼈다고 했다. 그 뒤로 그는 기도를 하지 않았다. 많이 울었고, 간절히 바랐고, 깊은 진심이 담긴 기도였는데도 마음이 닿지 않아 실망이 컸던 모양이다. 그는 그때부터 눈물도 흘리지 않는다고 한다. 그는 전보다 많이 강해진 것 같다. 하지만 요즘 다시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다시 성당을 찾고 싶어한다. 강해짐으로써 그는 깨달았다고 한다. 누구나 겪어야 하는 슬픔을 누군가의 탓으로 돌리고 싶었던, 어린아이 같은 원망이었음을. 하느님은 인간이 바라는 것을 모두 해 줄 수 없지만, 마음이 의지할 곳을 조건 없이 베풀어 준다는 것을. 여전히 그는 누구보다 선하다. 아마, 어릴 때부터 간직해온 신앙이 빚어낸 심성 때문일 것이다. 가톨릭에 대해 이론적으로는 잘 알지 못한다. 다만 살아오면서 만난 가톨릭 신자들은 하나같이 꽃처럼 아름다웠다. 매사에 긍정적이고 타인에 대한 이해심이 넓은 가톨릭 신자들이 세상에 존재하는 많은 불신과 미움을 지혜롭게 보듬어주길 진심으로 바란다.cpbc2007.01.10
서울 평협, 성가 노랫말 공모10월31일 마감 서울대교구 평신도사도직협의회(회장 한홍순, 지도 민병덕 신부)는 미사전례 성가 창작과 보급을 하려고, 성가 노랫말을 공모한다. 이번 공모는 신앙의 토양을 보다 튼튼하게 해줄 성가 창작과 육성을 고취하기 위한 것으로, 서울평협은 매년 평신도주일을 기해 성가합창제를 여는 등 21세기 문화 복음화시대를 맞아 전례 활성화를 통한 신자 일치와 화합에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노랫말은 △전례서와 성경에 부합하고 △생명ㆍ사랑ㆍ가정의 소중함을 일깨우며 △3,4,4,3 또는 7,5조의 일정한 운율을 갖춘 형태로 2∼3절 길이면 된다.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마감은 10월31일. 시상식은 11월 성가합창제 때 열리며, 상금은 최우수상(1명) 100만원, 우수상(2명) 각 50만원, 장려상(3명) 각 30만원이다. 서울평협은 수상작으로 선정된 노랫말에 대한 창작곡 공모를 내년 상반기에 실시하며, 내년 성가합창제 때 당선작을 지정곡으로 연주한다. 보낼 곳 : 100-809 서울 중구 명동 2가 1번지 가톨릭회관 510호 서울평협 사무국. 전자우편 clak@catholic. or.kr(보낼 때 이름ㆍ세례명ㆍ본당ㆍ연락처 명기). 문의 : 02-777-2013. 남정률 기자cpbc2006.08.16

34- 행복과 기쁨의 꽃 수선화청초함 머금은 '사순절의 백합'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이야기다. 제우스의 양을 치는 목동으로 나르시스라는 아름다운 소년이 있었다. 소년은 양떼를 몰고 다니며 평화로운 날을 보냈다. 어느 날 나르시스가 수정처럼 맑은 시냇물이 흐르는 산골짜기로 양떼를 몰고 지나다가 목이 말라 물을 먹으려고 시냇가에 엎드렸다. 그런데 물속에 아름다운 사람의 얼굴이 나타나 자기를 쳐다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아름다운 소년은 샘물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반해 물 속에 빠져 죽고 말았다. 소년이 죽은 자리에 수선화가 피었다. 그래서 수선화의 속명인 나르키수스(Narcissus)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나르시스(나르키소스)라는 소년의 이름에서 유래한 것이다. 그래서 꽃말도 '자기주의' 또는 '자기애'를 뜻하게 되었다. 그리스의 시인 호메로스가 수선화를 찬양한 시를 지었을 정도로 예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은 꽃이다. 우리나라에서 수선화는 주로 남부지방에서 관상용으로 재배하고 있다. 이른 봄, 동절기에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유일한 풀이 수선화다. 옛 선비들은 눈 내리는 이른 봄 눈밭에서 이 꽃을 보면서 글을 짓고 묵향에 젖었다고 한다. '수선'이라는 말은 자라는데 많은 물이 필요해서 붙여진 이름이고 또한 물에 사는 신선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가을에 연한 녹색 싹이 나와, 비를 맞으면 갑자기 자라서, 12월부터 꽃이 피기 시작해 이듬해 2월이나 길게는 4월까지 핀다. 풀잎은 가늘고 난초 잎같이 날렵하며 양파 모양의 뿌리줄기를 가지고 있다. 중국에서는 이 꽃의 모양이, 은쟁반에 금잔을 올려놓은 듯하다고 해 금잔은대(金盞銀臺)라고 부르기도 한다. 약간 습한 땅에서 잘 자라며, 땅속줄기는 검은색으로 양파처럼 둥글고 잎은 난초잎같이 선형으로 자란다. 원산지는 지중해 연안으로 특히 스페인ㆍ포르투갈에 많으며, 북아프리카에도 분포한다. 꽃이 필 때 아름답고 향기가 그윽하다. 또한 수선화는 생즙을 내어 부스럼을 치료하고, 꽃으로 향유를 만들어 풍을 제거하며 발열, 백일해, 천식, 구토에도 이용한다. 제주도에 귀양 간 추사 김정희가 서울에 사는 친구에게 편지를 썼다. 서울에서 귀하게 여겨 가꾸던 수선화가, 제주도에는 어느 곳에나 지천으로 나 있어서, 농부들이 김매기가 어려워 원수처럼 여긴다고 적고 있다. 성경에서 수선화는 아가서와 이사야서에 두차례 정도 등장한다. 수선화는 팔레스티나에 많이 자생하고 있고 이스라엘에서는 가장 흔하고 잘 알려져 있는 꽃이다. 수선화는 '봄의 환희'라 해서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가장 흔하고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의 상징으로 나타난다. "나는 사론의 수선화, 골짜기의 나리꽃이랍니다"(아가 2,1). 사론은 평원, 황야를 뜻하는 단어로 이 세상을 뜻한다. 수선화는 이스라엘에 가장 흔하고 하찮은 꽃으로 하느님 앞에서의 겸손을 시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수선화처럼 활짝 피고 즐거워 뛰며 환성을 올려라. 레바논의 영광과 카르멜과 사론의 영화가 그곳에 내려 그들이 주님의 영광을, 우리 하느님의 영화를 보리라"(이사 35,2). 이스라엘의 귀향과 행복을 전할 때 수선화를 언급할 정도로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꽃 중의 하나이다. 수선화는 부활 전 사순시기에 꽃이 피므로 사순절의 백합이라고도 부른다. 마호메트도 "2개의 빵을 가진 자는 1개를 수선화와 바꿔라. 빵은 육의 양식이요, 수선화는 영의 양식이다"고 설파했을 정도로 근동지방에서는 수선화의 청초하고 맑은 향기를 사랑했다.cpbc2007.01.24

9-사랑의 묘약인 합환채부부들에겐 생명, 행복의 상징아름다운 꽃을 피운 자귀나무. 공동번역 성서는 합환채를 부부의 행복과 관계가 깊은 자귀나무로 잘못 번역했다. 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홍보실장) 창세기에 유명한 자매, 레아와 라헬 이야기가 나온다. 성격이 전혀 다른 언니 레아와 동생 라헬은 모두 한 남자 야곱을 남편으로 섬겼다. 그런데 남편 사랑은 늘 예쁜 외모를 지녔던 라헬 차지였다. 당시 사람들 관점에서 보면 아들을 더 많이 낳은 레아가 행복한 여성이었겠지만 레아는 남편 사랑을 얻지 못해 한 여자로서는 불행했을 것이다. 그래서 레아는 아들을 더 많이 낳아 남편 사랑을 얻으려고 눈물겨운 노력을 했다. 보리 추수 때에 레아의 큰 아들이 임신 촉진제인 합환채를 밭에서 따왔다. 그 소식을 들은 동생 라헬이 언니 레아에게 달려왔다. "언니! 그 합환채를 나에게 줘요. 나도 아들을 낳고 싶어요." 그러자 레아는 라헬에게 화를 버럭냈다. "네가 남편 마음도 독차지하고 무엇이 또 부족해서 합환채마저 달라고 떼를 쓰는거냐?" 그동안 꾹꾹 참아왔던 레아의 분노가 폭발하는 순간이었다. 라헬은 언니 레아의 역정에 눈도 깜짝 않고 거래를 했다. "언니, 합환채를 주면 오늘 밤 그이가 언니와 함께 자게 해주지요." 결국 레아는 라헬에게 합환채를 주었다. 그날 밤 남편이 들에서 일을 마치고 돌아오자 레아는 그를 맞으며 말했다. "저에게 오셔야 해요. 내 아들 합환채를 주고 당신을 빌렸거든요"(창세기 30, 14~16 참조). 합환채란 어떤 식물인가? 합환채를 영어 성경은 '사랑의 사과'(Love Apple), 일본 성경은 '연애가지'라고 번역했다. 또 아랍인들은 정욕을 불러일으키는 힘이 있다고 믿어 '악마의 사과'(Devil's Apple)라고 불렀다. 그런데 공동번역 성서는 합환채를 자귀나무로 잘못 번역했다. 지난해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출간한 성경은 합환채로 바르게 번역했는데, 자귀나무는 지중해 연안에는 없는, 합환채와 전혀 다른 식물이다. 그렇다면 합환채를 왜 자귀나무로 번역했을까? 합환채와 자귀나무는 비슷한 점이 많다. 자귀나무 꽃은 6~7월 초여름에 피는데,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자귀나무가 첫번째 꽃을 피울 때 팥을 파종했다고 해서 이 이름으로 불렀다. 자귀나무는 예로부터 부부 금실을 상징하는 나무로 안마당에 심어 놓으면 부부 금실이 좋아진다고 생각했다. 특히 자귀나무는 밤이 되면 잎을 접고 깊이 잠드는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자귀나무를 합환목(기쁨으로 만나는 나무), 합혼수(혼인으로 만나는 나무), 유정수(정이 많은 나무), 야합수(밤에 만나는 나무) 등으로 달리 부르지만 모두 비슷한 뜻을 지니고 있다. 하나같이 부부간 만남과 즐거움을 상징하는 뜻을 갖고 있는 이유로 공동번역 성서는 합환채를 자귀나무로 번역했던 것 같다. 서구사회에서 합환채는 가장 미신적이고 공포를 주는 식물 중 하나였다. 합환채 뿌리는 독성이 강해 다량 섭취하면 뇌신경이 손상된다. 유독성분이 규명되지 못했던 옛날에 합환채를 먹고 흥분이 지나쳐서 미쳐버리는 것을 악마의 장난이라고 믿었다. 합환채 과실은 향기롭지만(아가 7 ,14) 열매 속에는 약하기는 해도 유독성분이 있어서 많이 섭취하면 구토와 설사를 일으킨다. 그러나 중동지역에서는 유독성의 위험을 무릅쓰고 수태력 증진 효과와 약간의 마약 성분으로 부부들이 즐겨 먹었다. 고대 사회에서는 극소량을 술에 담가 외과수술용 마취약으로 사용했다. 유효성분이 열매에 들어 있어 이것을 말려 예로부터 약품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특히 마취, 최면, 진정, 최음의 효과도 있으며 적당량을 사용하면 치통, 두통 등을 경감시켜 주고 사람 마음을 상쾌하게 해준다. 따라서 서양에서 합환채처럼 영적, 의학적, 미신적으로 크게 영향을 끼친 식물도 흔하지 않다. 합환채를 자귀나무로 오역했지만 자귀나무 역시 우리나라에서는 옛날부터 부부의 행복과 관계가 깊은 나무이다. 신학교에서는 자귀나무 꽃이 필 즈음이면 여름 방학을 한다고 해서 '방학나무'로 부르니 합환채처럼 자귀나무도 기쁨을 주는 나무임에는 틀림없다.cpbc2006.07.12

서울 민족화해위원회, 참회와 속죄의 성당 상량식"온 겨레가 화해의 기쁨 얻게 하소서"▲김운회(오른쪽) 주교가 서울대교구 및 의정부교구 사제단이 함께한 가운데 참회와 속죄 성당 대들보에 부착할 상량판에 성수를 뿌리며 축복하고 있다. ▲북측 만수대 창작사 소속 화가 7명이 9월부터 중국에서 제작해 들여온 유리 모자이크 벽화 `구세주` 일부. 겨레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요람 '참회와 속죄의 성당' 대들보가 올라갔다. 지난 4월 성전 신축에 들어간 지 8개월만의 경사로, 상량문에는 "눈물로 씨 뿌리던 이들 환호하며 거두리라. 뿌릴 씨 들고 울며 가던 이 곡식 단 들고 환호하며 돌아오리라"(시편 126,5-6)는 성경 구절이 서울대교구장 겸 평양교구장 서리 정진석 추기경의 친필로 새겨졌다.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위원장 최창화 몬시뇰)는 11월27일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성동리 694 신축현장에서 김운회(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위원장) 주교 주례와 서울대교구 및 의정부교구 사제단 11명 공동집전으로 200여명의 신자들이 함께한 가운데 '참회와 속죄의 성당' 상량미사를 봉헌하고 '상량판' 축복식을 거행했다. 참회와 속죄의 성당 공사는 특히 10월9일 북측이 핵실험을 강행, 분단의 골이 깊어지는 가운데서도 꾸준히 진행돼 현재 45.8%(함께 지어질 민족화해센터를 포함하면 14.9%) 공정률을 보이고 있으며, 터파기ㆍ골조 공사와 종탑 공사는마무리된 상태다. 성당은 북에 실재했던 성당을 본따 외양은 평양교구 신의주 진사동성당을, 내부는 덕원자치수도원구 성 베네딕도회 대수도원 성당을 각각 재현했으며 내년 4월께 완공될 예정이다. 이날 상량식 중에는 남북 화해의 상징적 작품이 될 북측 만수대창작사 제작 유리 모자이크 벽화 '구세주'(140×240㎝)가 제대에서 일부 공개돼 신자들 눈길을 끌었다. 북녘 화가 7명이 9월부터 40여일간 중국에서 제작해 국내에 반입한 이 작품은 대성당 정문 외벽 상단에 설치된다. 또 제대 상단 돔형 부위에는 예수 그리스도와 103위 성인 중 성 유정률(베드로), 우세영(알렉시오), 고순이(바르바라), 정하상(바오로), 유대철(베드로), 김효임(골룸바)ㆍ효주(아녜스) 등 남북 대표적 성인을 만수대창작사 화가들이 그린 폭 20m, 높이 9m 크기 모자이크화가 설치된다. 이와 함께 성당 내 유리화는 최영심(빅토리아)씨가 제작함으로써 참회와 속죄 성당은 남북 작가들의 작품이 한데 어울리는 화해의 성전이 될 전망이다. 김 주교는 미사 강론을 통해 "재를 뿌리고 엎드려 주님께 용서를 청하는 참회와 속죄 성당을 통해 남북간 갈등이 치유되고 온 겨레가 참회의 눈물을 흘리며 화해의 기쁨을 얻는 성전이 되기를 바란다"고 기원했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pbc.co.krcpbc2006.1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