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된 이웃 아시아, 그리고 세계 5- 베트남(하)의정부 이주노동자상담소 직원 짠 부 킴 우엔씨 "외국인 며느리들이 진정으로 한국을 위해 살아갈 수 있도록 힘과 사랑을 주세요". 서툰 한국말에도 의정부 이주노동자상담소에서 직원으로 일하는 베트남 출신 며느리가 있다. 짠 부 킴 우엔(마리아, 28, 의정부교구 의정부주교좌본당)씨. 오는 8월24일이면 성경책 제본업체에서 일하는 이용영(미카엘, 37)씨와 혼인한 지 10돌을 맞는 그는 요즘 눈 코 뜰 새 없이 바쁘다. 베트남 이주노동자들 임금체불 문제 상담에 이직 협의, 베트남어 통역, 환자들 병원 데려가기, 노동부 진정 사건 처리, 국제결혼가정 돕기 등에 '감초' 같은 존재다. 베트남 호치민시에서 자동차로 50분 걸리는 롱 칸동 나이에 있는 일본 앨범제작업체에서 이씨와 만나 혼인, 1997년 한국에 들어온 그녀는 입국 당시만 해도 한국말을 거의 하지 못해 시어머니, 시아버지 등 시댁 식구들과 높은 언어 장벽을 실감해야 했다. 또 지난해 3월 의정부이주노동자상담소에 들어가기 전만해도 밤 늦게 들어오는 남편을 도무지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 자신의 '일'을 갖게 되면서 남편을 이해할 수 있게 됐고, 큰 딸 아람(수산나, 10)이와 정재(마르첼로, 5) 두 아이를 키우는데 정성을 쏟게 됐다고 고백한다. "딸한테 이것 저것 다 가르쳐주고 싶은 데 말이 안 통해서 답답할 때가 많아요. 특히 학교 숙제를 도와줄 때 제일 힘들어요. 한국말을 못해서 늘 아이한테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어요. 그래서 더 열심히 우리 한국말을 공부해요." "술도 마시지 않고 담배도 피우지 않는 1등 남편"이라고 자신의 남편을 소개한 그는 "요즘들어 바쁘긴 하지만 독일 월드컵 토고전이 열렸을 때는 남편, 아이들과 함께 의정부시청에 가서 응원을 하는 여유도 갖고 산다"고 했다. 특히 둘째 언니 짠 부 다린(30)씨도 한국 사람과 결혼해 서울에 살고 있어 큰 힘이 된다. 오세택 기자cpbc2006.06.28

위령성월을 맞아 재조명한 연도의 종교문화적 가치전통음악, 정서 스며든 민족 문화유산연옥영혼을 위한 기도인 연도는 신앙심, 효사상, 공동체 정신, 그리스도교적 생사관이 녹아있는 한국교회의 자랑스런 문화자산이다. 사진은 연도경연대회 장면. 천주교인 장례식장에는 으레 연도(煉禱)가 울려 퍼진다. 슬픔에 빠진 상주는 물론 비신자 문상객들도 '죽은 이를 위한 기도'인 연도 가락에 마음을 실어 슬픔을 달래며 망자의 부활을 기원한다. 연도는 한국 가톨릭 종교문화 가운데 가장 자연스럽게 토착화를 이룬 사례로 꼽힌다. 한국교회에서 170여년째 이어 내려오는 연도, 특히 1990년대 중반까지 불려온 구연도를 분석해보면 엄청난 문화적, 전통적 가치를 발견하게 된다. 강영애(데레사, 46)씨의 한양대 박사학위 논문 '천주교 장례노래에 관한 연구'(2005년)를 중심으로 연도의 종교문화적 가치를 살펴본다. ▶연도는 언제부터 바쳤나 죽은 이를 위해 기도하는 전통은 구약성경 마카베오서(2마카 12, 42)에서부터 나타난다. 연옥 영혼의 속죄와 부활을 청하던 유다인들의 기도 형태를 연도 기원으로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연도는 천주가사와 마찬가지로 박해시대부터 신자들 사이에서 널리 애창된 것으로 추정된다. 천주가사 초기에 해당하는 작품들의 음악적 특징이 연도와 유사한 데다 뮈텔주교 일기(1892년 5월16일)에는 "(쿠테르 신부 사망 때) 신자들이 하루 온 종일, 그리고 밤새도록 끊임없이 연도를 바쳤다"고 기록돼 있다. 우리나라 연도 기원은 조선말로 번역된 「천주성교공과」 편찬 착수시기인 1838년 전후로 추정해도 무리가 없다. ▶음악적 가치의 재발견 연도는 전통 음악어법으로 구성된 가락을 갖고 있는 데다 그 안에 민중정서가 스며있다. 구연도는 △동음반복 △일자일음식 △상호 교환창 △4음 음계 계면조(슬픔보다는 부활에 대한 간절함을 표현하기 위한 방법으로 격렬하지 않은 선율) △시김새(밀어올리는 음, 흘러내리는 음, 흔드는 음) 등의 음악적 특징을 보인다. 이 가운데 동음반복은 시집살이의 고달픔을 드러내는 서정요나 천주가사의 자탄가에서 발견되는 기법이다. 이 기법은 서정적이기에 감정이입이 쉽다. 일자일음식은 언어(말씀)의 중요성이 강조되어 선율보다 의미전달에 무게를 두는 구조다. 상호 교환창은 우리네 민요 가창방식으로 연도 리듬구조의 가장 큰 특징이다. 사제가 기도를 이끄는 게 아니라 대중이 계(○)ㆍ응(●)으로 주고 받는데 이는 노동요에서 보듯 공동체 의식형성에 도움을 준다. 이러한 선율 형태는 한국전통음악에서 나타나는 메나리토리, 판소리, 장례노래 등에서 골고루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또 연도는 한국 사람에게 가장 안정적이고 편안하게 느껴지는 3(♪♩)ㆍ2(♩)박의 반복형 리듬구조를 유지한다. 자장가의 "자장자장(♪♩ ♪♩) 우리아기(♪♩ ♪♩)"와 같은 리듬형태다. 음을 밀어올리고, 흘러내리고, 흔드는(떠는) 3가지 시김새를 적절히 사용하는 것도 연도의 빼놓을 수 없는 묘미다. 연도 가락에는 전통음악의 맛과 멋이 한껏 배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불교나 유교 종교음악에서 사용하는 한문가사를 따르지 않고 우리말을 사용한 점도 돋보인다. 즉, 한글 보급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강영애씨는 "연도 속에는 죽은 사람에 대한 슬픔과 기도하는 당사자의 갑갑하고 힘겨운 현 생활의 하소연이 북받치는 가운데 부활에 대한 기대와 공동체 배려가 복합적으로 표현돼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강씨는 1991년부터 악보형태로 보급된 신연도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악보화는 연도가락 보존과 전례통일이 장점인 반면 전통가락 왜곡과 단절이 우려되는 단점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강씨는 신연도는 구연도에 비해 △음정 폭이 넓고 점사분음표(♩.) 이분음표(♩) 등을 사용해 서양음악 느낌을 주고 △시김새 중 밀어올리는 형태만 두드러지게 사용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신연도 토착화 방법으로 △개정 기도문은 그대로 두되 음절수에 따라 일정하게 표현되는 구연도식 낱말단위 리듬형 적용 △5음계를 사용하더라도 구연도 음정폭인 2도나 3도 유지 △시김새의 적절한 활용 등을 제안했다. 강씨는 "연도는 170여년간 이 땅에 뿌리를 내리면서 전통음악과 문화를 흡수했다"며 "이는 세계 가톨릭 문화사에서 주목할만한 문화자산일뿐 아니라 민족 문화유산으로도 새롭게 조명할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김원철 기자cpbc2006.11.15

단점-권위주의와 냉소주의희생, 봉사 정신으로 함께하는 교회상 구현을성직자 권위주의 문제를 해결하려면 제2차 바티칸공의회가 제시한 `봉사하는 존재`로서 사제상을 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사진은 지난 7월 거행된 서울대교구 사제서품식 장면(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계 없음). 한국교회 권위주의를 이야기할 때 권위주의의 1차적 주체는 교회를 이끌어가는, 좀더 범위를 좁힌다면 본당에서 신자들을 대상으로 사목하는 성직자다. 먼저 성직자 권위주의에 대한 신자들과 일반인들의 인식을 보여주는 몇가지 지표를 살펴보자. 2004년 한국 근ㆍ현대 가톨릭연구단이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국 근ㆍ현대 사회문화적 변동기의 천주교 기여와 인상에 대한 국민 의식조사'에서 한국교회 문제점으로 '사제 중심적, 권위적 운영'(32.6%)이 가장 많이 지적됐다. 신자와 비신자의 의식차이 비교를 위해 신자 300명을 따로 조사한 결과로, 비신자들보다 신자들이 지적하는 비율이 더 높았다. 또 같은 연구단이 2003년 각계 전문가 19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한국교회에서 투명성이 가장 취약한 분야로 '사제 권위주의'가 꼽혔다. 아울러 교회가 해결해야 할 가장 시급한 과제는 성직자 권위주의(18.8%)와 자기 중심주의ㆍ이익 집단화(16.1%)라고 답했다. 성직자 권위주의에 대한 비판적 시각은 우리 사회에서 탈권위주의가 대세를 이루면서 더욱 가열되고 있는 조짐이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 지속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성직자 탈권위주의는 긴급하고 긴요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 성직자 권위주의 뿌리 한국교회 성직자 권위주의는 매우 복합적이다. 그것은 우리나라 유교문화에 내재한 양반 중심 권위주의와 천주교 전통 자체에 내재되어 있는 성직자 권위주의가 결합한 형태라고 볼 수 있다. 가톨릭이 이 땅에 처음 들어왔을 때 유교와 크게 충돌했지만 유교와 상통하는 점도 없지 않았다. 특히 양반ㆍ선비와 같은 신분적 권위에 대한 절대적 존중은 성직자라는 신분적 권위에 대한 존경과 맥을 같이 했다. 사실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전까지만 해도 한국교회는 물론 보편교회 전체가 사제를 '그리스도 대리자' 또는 '제2의 그리스도'로 이해함으로써 침범할 수 없는 신분의 존재로 보는 경향이 강했다. 이러한 인식은 사람들이 사제를 공동체 위에 존재하는 특별한 이로 보게 만들었을 뿐 아니라 사제와 공동체를 수직적 관계로 보려는 경향을 당연시하게 했다. ▨ 제2차 바티칸공의회 제2차 바티칸공의회는 사제를 공동체를 위해 봉사하는 존재, 즉 '하느님 백성에게 봉사하는 존재'(교회헌장 제28항, 사제 직무교령 제1항 참조)로 가르침으로써 초대교회 사제상, 즉 봉사자로서 사제상을 회복했다. 이와 관련해 공의회가 즐겨 인용하는 성경 구절은 "사실 사람의 아들은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고, 또 많은 이들의 몸값으로 자기 목숨을 바치러 왔다"(마르 10, 45)이다. '그리스도의 임무를 나누어 수행하는 사제'(교회헌장 제28항)는 분명 사제직 자체의 권위를 지니고 있고 또 그 권위를 사용해야 한다. 그러나 그 권위는 사제 개인의 능력이나 신분이 아닌 예수 그리스도로부터 비롯된다는 것이 바로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사제관이다. ▨ 한국교회와 바티칸공의회 시대를 앞서간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결실은 공의회가 끝난지 4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한국교회에 완전히 뿌리내리지 못했다. 특히 한국교회 권위주의적 모습들은 공의회 이전과 비교했을 때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는 지적도 많다. 강인철(세례자 요한, 한신대 종교문화학과) 교수는 그의 논문 '종교권력과 한국천주교회'에서 한국교회 자발적 요구가 아니라 교황청에 의해 이식된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라고 그 원인을 분석했다. 이 경우 제도와 문화의 괴리 또는 부조화로 인해 새로운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거나 본래 취지와는 다르게 혼란과 갈등의 원천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강 교수에 따르면 문제 핵심은 '제도'라기보다는 풍토나 관례, 의식과 같은 '문화'에 있다. 그는 "제도는 들여왔으나 그것을 운영하는 사람들의 의식이나 관행은 별로 바뀐 것이 없어 제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 권위주의에 따른 냉소적 시각 권위주의와 냉소주의는 톱니바퀴와 같다. 성직자의 권위적 모습에 실망할수록 냉소적 시각을 갖기 마련이다. 성직자 권위주의를 포함한 한국교회 부정적 모습에 실망한 이들의 신랄한 비판을 접하는 것은 더 이상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인터넷이 확산되면서 이와 관련한 문제들에 대한 체험과 의견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러한 비판들이 '인터넷의 역기능'으로 간주되기도 하지만 교회가 수용하든 하지 않든 교회 권위주의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냉소주의는 아무리 외쳐도 반응이 없거나 달라지는 점이 없을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 성직자 권위주의에 대한 성찰 성직자 권위주의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은 제2차 바티칸공의회에 이어 200주년 사목회의나 최근 각 교구별로 열린 시노드에서도 두드러진다. 서울대교구 역시 시노드를 통해 '봉사하는 목자'로서 사제상을 정립하고자 했다. 서울대교구 시노드 후속 교구장 교서 '성직자'편 33항은 "사제가 때때로 일방적이고 독단적 결정을 내림으로써 본당 공동체에 영적으로, 경제적으로 피해를 주는 경우가 있다"면서 "신자들은 사제가 신자들 의견을 존중하고 그들의 전문 지식과 경험을 최대한 활용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또 37항(예의바른 사제)은 "신중하지 못한 언어 사용은 사제가 선포하는 복음의 빛마저 가릴 우려가 있으며, 예의에 맞지 않는 태도는 사제 자신이 권위주의에 빠져있는 것으로 보이게 함으로써 양떼인 신자들이 목자인 사제를 떠나가게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제는 성직주의 함정에 빠지지 말고 더욱 적극적 봉사 자세로 모든 면에서 예의를 지켜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교회 관계자들은 한국교회 성직자 권위주의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제들이 제2차 바티칸공의회가 제시한 새로운 교회상과 사제상에 대해 숙지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공의회 이전 성직자 권위가 엄격한 위계질서에서 나온 것이라면 공의회 이후 성직자 권위는 신분이 아닌 행위, 즉 봉사에서 나오는 것임을 깨달아야 한다는 것이다. 한 신부는 "희생과 봉사 정신 없이 사제라는 신분이 주는 권위만 내세울 때 참된 권위는 사라지고 권위주의만 남는다"면서 진정한 권위를 일깨우는 사제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평신도 역시 이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방관자 또는 침묵의 참여자가 아니라 사제들의 짐을 나눠지고자 하는 능동적 봉사자 자세를 갖추어야 한다. 과도한 업무로 인해 본의 아니게 권위적 자세를 취하지 않도록 진정한 사제의 협력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서울대교구 통합사목연구소가 시도하고 있는 '팀(Team) 훈련'도 성직자 중심주의를 극복하기 위한 하나의 작은 시도로 눈길을 끈다. 팀훈련은 사제와 수도자, 평신도 등 교회 구성원들이 사안에 따라 팀을 이뤄 활동하는 것으로, 사제 1인 중심 의사 결정과 교육에서 탈피해 사목자와 사목 협력자가 상호 연합함으로써 좀더 효율적 사목과 공동체의식 회복을 목표로 하는 모델이다. 전원(통합사목연구소 대표) 신부는 "사제 한명이 짊어진 과중한 짐을 여럿이 나눔으로써 궁극적으로는 사제를 도와주는 프로그램으로, 함께하는 교회상을 구현하기 위한 것"이라며 "사제가 갖는 내재적 권위는 살리되 평신도, 수도자 모두 교회활동에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들이 개발된다면 성직자 권위주의 문제 해결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남정률 기자 njyul@pbc.co.kr ▨ 성경이 말하는 권위 구약성경에 의하면 하느님 한분만이 유일하고 절대적 권위를 지니신다. 그러므로 이 지상에서 그분 허락 없이 가질 수 있는 권위란 하나도 없다(1열왕 19, 15; 2열왕 8, 9-13 참조). 하느님 권위는 법과 계명, 그리고 그분이 파견한 영도자, 판관들, 예언자들을 통해서 역사된다. 하느님 일꾼들이 하느님으로부터 위임받는 권위는 백성에 대한 지배력에서가 아니라 그들을 돌보고 섬기는 데서 발휘된다. 결국 하느님 일꾼들에게 참 권위는 가난하고 억울한 자를 돌보며 묶인 자들을 해방시켜 주는 데서 발생한다(이사 61, 1 이하 참조). 그러나 역사의 흐름과 함께 이 권위는 점점 권위주의로 변질되어 갔다. 사회 구성원의 계급화에 따라 생겨난 권위주의가 참된 권위를 왜곡시키는 현상이 생겼다. 사제 계급, 레위인, 율법학자 및 원로들, 천민들, 노예들, 사마리아인들로 이어지는 사회계층 구조는 분명히 권위주의의 발로였다. 예수께서 참 권위를 가지고 타파하고자 한 것도 이러한 권위주의의 폐해였다. 예수는 참 권위의 전형을 보여줌으로써 권위주의에 빠져 그릇된 권위를 행사하던 이들을 질책하고, 권위를 박탈당한 이들의 권위를 회복시켰다. 예수 그리스도의 권위는 유다교의 제도적 규정에 따라 행사하는 '지배적 권위'가 아니라 그분의 몰아적 희생에 근거를 둔 '인격적 권위'였다(마르 1, 21-28). 예수는 제자 공동체에서 다른 성원들을 강제로 지배하는 지배적 권위를 사용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마르 10, 42-45). 교회 지도자들은 일반 백성 위에 군림하는 지배자적 권위를 행사해서는 안 되고 구성원 모두를 안도케 하고 자유롭게 하는 봉사적 권위만을 지녀야 한다는 것을 예수는 가르치고 몸소 실천했던 것이다(마르 14, 64). 이것이야말로 비지배적이며 비억압적 사랑의 봉사적 권위이고, 교회에서 행사되어야 하는 유일하게 정당한 권위이다. 남정률 기자cpbc2006.08.23

김대건, 최양업 신부 향한 기도 '한마음'한국외방선교회 후원회, 중국 조바자츠성당서 국제신앙대회 개최▲14일 김대건 신부 기념관에서 `성 김대건 신부 순교 160주년 기념사진전` 개막 테이프를 자르는 진궈렌 신부(오른쪽)와 김현욱 한국외방선교회 후원회 총회장(오른쪽에서 두번째) 등 한ㆍ중 양국 가톨릭교회 관계자들. ▲김대건 신부 순교 160주년 현양 및 최양업 신부 시복시성을 위한 기념미사가 13일 지린교구 조바자츠성당에서 진궈렌 주임 신부와 여진천 신부 공동 집전으로 한ㆍ중 양국 신자 2000여명이 참례한 가운데 봉헌되고 있다. 한ㆍ중 양국에 재중동포까지 한마음으로 성 김대건 신부 현양과 최양업 신부 시복시성 기도운동에 나선다. 한국외방선교회 후원회(총회장 김현욱)는 성 김대건 순교 160주년(9월16일)을 맞아 12일부터 나흘간 중국 지린(吉林)교구 조바자츠(小八家子)성당에서 국제신앙대회를 갖고 두 사제 삶과 영성을 집중 조명했다. 조바자츠 성당은 1844년 12월10일 김대건, 최양업 두 신학생이 조선교구 사상 첫 부제품을 받은 역사적 성지. 서울대교구 가락동본당이 김대건 성인 동상을 건립(1998년)하고 창춘(長春)시 허룽(合隆)진에서 조바자츠에 이르는 진입로 9.7㎞ 구간 '김대건로'를 포장(1999년)했으며, 서울대교구 문정2동ㆍ삼성동ㆍ청담동 본당 등이 성당 내에 지상 5층 연건평 2500여평 규모 '김대건 신부 기념관'을 건립(2004년)하는 등 성역화사업이 13년째 진행되고 있다. 한국외방선교회 후원회는 13일 조바자츠성당에서 열린 국제신앙대회에서 여진천(원주교구 성지 배론 순교자들의 집 주임) 신부 주제발표로 △김대건 신부와 순교영성 △최양업 신부의 삶과 영성 등에 대해 지린교구 신자들에게 알리고, 특히 조바자츠성당에서 부제품을 받은 최 신부의 시복시성을 위해 기도해줄 것을 요청했다. 또 △김대건 신부 관련 한국 사적지 사진전 △영어성경학교 △성령세미나 △성 김대건 북방행로 답사 및 특별피정 등을 통해 두 사제의 영성을 중국교회에 전파했다. 여 신부는 이번 대회를 통해 현지 공동체에 중국어로 번역된 '최양업 신부 시복시성 기도문'을 전한 뒤 최 신부 관련 발제를 통해 "최 신부님의 선교열정과 영성, 겸손, 기도생활은 신앙인들에게 참된 표양을 제시한다"며 "랴오닝(遼寧)교구에서 중국인을 대상으로 선교한 첫 한국인 선교사였던 최 신부님 시복시성을 위해 열심히 기도해줄 것"을 당부했다. 방문단은 또 15일 지린교구장 장한민(張翰民, 다마소, 81) 주교를 예방, 현지에서 열린 성 김대건 순교 160주년 행사 및 최양업 신부 시복시성기도운동 취지에 대해 설명하고 이에 동참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번 국제행사에는 김현욱(요한 보스코) 한국외방선교회 후원회 총회장과 김태우(미카엘) 국방연구원 연구위원, 양대언(토마스 데 아퀴노) 연변과학기술대 교수 등 12명을 비롯해 재중동포 60여명과 현지 신자 2000여명이 함께했다. 중국 지린=오세택 기자 sebastiano@pbc.co.krcpbc2006.08.23

제1회 아시아 선교호대 참관기<상>배경민 신부(주교회의 복음화위원회 총무)18일부터 5일간 태국 치앙마이에서 열린 제1회 아시아 선교대회에 참가한 한국대표단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뒷줄 오른쪽에서 네번째가 배경민 신부. "주님께서 너에게 해 주신 일과 자비를 베풀어 주신 일을 모두 알려라"(마르5, 19)는 성경 말씀을 모토로 제1회 아시아 선교대회가 지난 18일부터 5일간 태국의 고도(古都) 치앙마이에서 열렸다. 교황청 인류복음화성이 발의하고 FABC(아시아주교연합회) 복음화위원회가 후원한 이번 대회 주제는 '아시아에서 예수님 이야기 하기 : 신앙과 생명의 찬양'. 교회는 인간의 가장 신비스런 영역인 양심과 이성에 대한 교의를 간직해 왔다. 인간 깊은 내면에서 줄기차게 울려나오는 목소리는 하느님 영역의 것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 진리는 세가지 지평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자연과학과 철학,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가 그것이다. 이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것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이야기'라는 이번 대회 주제로 귀착된 것이라 하겠다. 이번 대회는 학술적이며 현학적인 신학강좌 중심으로 이뤄지는 여느 국제대회와 달리 전체적으로 실제 생활에서의 체험을 바탕으로 하는, 솔직하고 실감나는 나눔 중심이어서 지루하거나 무미건조한 느낌을 주지 않은 것이 특징이었다. 이번 대회에는 교황 특사로 참관한 크레센시오 세페 추기경(이탈리아 나폴리대교구장)과 인류복음화성 장관 이반 디아스 추기경을 비롯한 5명의 추기경과 주교 69명, 신부 385명, 수도자 190명, 평신도 398명 등 아시아 지역 25개 국가와 여타 지역 인사들이 참가했다. 대회 전담위원회는 여러 나라 주교회의 복음화위원회와 교황청 전교기구 각국 지부장, FABC 위원회 각 위원장들로 구성됐다. 한국교회는 주교회의 복음화위원회 주관으로 이 대회에 민병덕 신부(서울대교구 사목국장)를 포함한 성직자 7명과 수도자 1명, 한홍순 한국평협 회장을 비롯한 평신도 등 각 교구에서 추천받은 16명의 참가자를 파견했다. 한가지 특기할 점은 한국인으로서 타이완에서 17년 동안 봉사하고 있는 박규우 신부(타이페이교구),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사목하고 있는 곽석희 신부(한국외방선교회), 방인 사제가 없어 몽골에서 7년 가까이 수고하고 있는 김성현 신부(대전교구)와 여타 국가에서 선교사로 일하는 한국인 수도자들이 그 나라 대표로 이번 대회에 참가해 함께 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선교대회의 목적은 선교사례를 발표하고 선교방법을 거론하면서 선교 결의를 다진 후 가두선교와 방문선교, 쉬는교우 방문 등과 같은 선교활동에 적극 나서도록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반면 아시아 민족들이 주관하는 선교대회는 우리 방식과는 약간 달랐다. 이번 선교대회는 건물 밖으로 나가는 것 보다는 선교 강연과 사례 발표 및 체험 나누기 등에 비중을 뒀다. 그리고 각국별로 자신들의 교회나 민족을 알리는 문화 행사를 곁들여 각 민족 안에서 섭리하시는 하느님 체험을 위주로 신앙의 보람과 기쁨을 함께 나누는 데 강조점을 뒀다. 각국 대표단은 미리 준비해간 포스터와 교회 홍보지, 계간지, 홍보 자료 등으로 홍보관을 꾸몄다. 세페 교황 특사와 이반 디아스 장관께서 홍보관을 순회 방문하면서 인사하고 참가자들을 격려해 주셨다. 우리는 한국교회 역사와 현재 상황을 영어로 비교적 상세하게 소개하는 자료를 각국 문화 소개 시간에 대형 스크린을 통해 상영할 수 있어서 무척 기뻤다. 한국교회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되었다는 이들과 그 자료가 필요하다고 복사를 요청하는 이들도 있었다. 북핵 문제로 인한 한반도 정세를 염려하면서 기도해 주겠다는 이들도 있었고, 한국 사람이 유엔 사무총장에 선임된 것을 축하해 주는 사람들도 많았다. 다만 대회 기간 중 많은 미사를 봉헌하면서 이번 대회에 아무도 참석하지 못한 북한과 중국교회를 위한 기도 지향을 미사 주례자에게 요청하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cpbc2006.10.25

제1회 아시아 선교호대 참관기<하>-배경민 신부'세상의 빛과 소금 역할'전 교황청 인류복음화성 장관 크레센지오 세페 추기경(앞줄 왼쪽에서 네번째, 현 이탈리아 나폴리대교구장)과 함께 한 한국교회 참가단. 대회 셋째날은 '아시아 문화에서 예수님 이야기 하기'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문화를 통해 영성과 진리를 추구하는 것을 생각해 보는 뜻 깊은 자리였다. 모든 이야기에는 그와 연관된 질문이 있게 마련이다. '예수님 이야기 하기'에서 자연스럽게 부각되는 질문 몇 가지를 다음과 같이 꼽아볼 수 있을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는 나에게 누구인가?', '예수 그리스도에게 나는 누구인가?', '내가 예수 그리스도를 좋아한다면 그 이유는?', '내 인생길에 예수 그리스도는 어떻게 섭리해 오셨는가?', '예수 그리스도는 내가 장차 어떤 인생 여정을 가길 원하시는가?' 예수님 이야기는 궁극적 진실을 담고 있기에 살아가면서 부딪치는 온갖 유형의 경계와 장벽을 넘어서게 한다. 우리는 그 예수님을 마음 속 깊이 첫째 자리에 모시고 인생의 바다를 항해해야 하는 것이다. 대회 일정이 진전되면서 5시간만 자고 이른 아침부터 프로그램에 참가해야 하는 날도 있어 피곤하고 힘든 경우도 없지 않았다. 그러나 말과 사고방식, 문화가 다른 형제자매들 안에서 섭리하시는 하느님 체험 이야기를 듣노라면 하느님의 놀라운 섭리와 역사하심을 또 한번 강하게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예수님께서 "내 아버지께서 여태 일하고 계시니…"(요한 5, 17)라고 하신 말씀을 실감하는 순간이라 하겠다. 곧 우리와 함께 하시는 하느님이시면서 동시에 우리 안에 계시는 하느님으로서, 그리고 우리를 위하시는 하느님으로 늘 삼라만상을 주관하시며 다스리시는 분으로 체득하게 되는 것이다. 선교대회에는 교회 각 분야(사목, 성경, 교의, 역사, 사회, 철학, 인류, 심리 등)에서 전문 영역을 개척하고 있는 전문가들도 많이 참여했다. 일생을 통한 연구 업적을 반영하는 그들의 발표와 강연은 어려운 여건 가운데서도 자신들이 묵묵히 경주한 연구의 결실을 맛보게 하는 것 같아 대단히 감동적이었다. 특별히 현대 소비주의, 대중 매체의 횡포, 이주민들의 적응, 젊은이들 문제, 이웃 종교간 대화 등에 대해 심도 있는 성찰을 제공했다. 이러한 주제들 안에 일관되게 흐르는 것은 인간의 존엄성과 여성 인권 신장, 만연하는 물질주의와 개인주의를 극복하는 심오하고 돈독한 영성 회복, 이웃 종교와 공존 및 대화 등이었다. 거부하기 어려운 세계화의 물결 속에 가톨릭교회 역시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세속적 조류의 도전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한 와중에서도 가톨릭교회는 복음적 가치관과 인내심을 갖고 응답하려 애쓰며 순교자 열정으로 세상의 빛과 소금 역할을 다하려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예수님께서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마르 16, 15)고 말씀하신 것처럼 교회는 인류에 대한 복음 선포라는 지대한 사명을 갖고 있다. '어둠 속'(마태 4, 16)에 살고 있는 백성들에게 복음 선포는 그들의 삶과 죽음의 경계선에서 결정적 역할을 수행하게 한다. 재물을 아무리 많이 가지고 있더라도 하느님과 복음을 모르면 참 행복을 얻을 수 없고 구원의 문으로부터 점차 멀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복음을 알았더라면 생명을 지킬 수 있겠지만 하느님과 복음을 알지 못해 세속적 가치관에 따르다 보면 어느새 후회할 일만 저지르고 몰락의 길로 접어들게 된다. 생명의 복음은 자포자기하고 쓰러져가는 생명과 가정을 지키고 다시 일으키며, 궁극적으로는 영원한 생명으로 나아가게 이끌어준다. 우리 사회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사건과 사고들 중에는 복음 정신이 실제 삶에서 구현되는 분위기였다면 미연에 방지하기 쉬운 것들이 참으로 많은 것이다. 복음 말씀에 목말라하고 있는 영혼들이 대단히 많다. 신자들은 그러한 영혼에게 복음을 증거하고 올바르게 이끌어 줄 의무가 없다고 강변할 수 있을까? 이런 의미에서 세례받고 참되게 생활하면서 이웃에게 복음을 전하고 인도하는 일은 역시 중요한 사명으로 기억되어야 할 것이다. 끝으로 이곳에서 익힌 태국어 한마디, 푸질라 예수스!(찬미 예수님!). <끝>cpbc2006.11.08
3개 교단, '의화교리 공동선언' 서명가톨릭. 루터교, 감리교 신학연구 등서 공동이해 심화 노력 약속 가톨릭교회와 세계감리교협의회간 '의화교리(義化敎理)' 논쟁이 7월23일 종식됐다. 교황청 그리스도인일치촉진평의회 의장 발터 카스퍼 추기경은 이날 오후 서울 금란교회에서 열린 제19차 세계감리교(WMC)대회에 참석, 세계감리교협의회 총무 프리만 목사, 루터교세계연맹 사무총장 이스마엘 노코 목사 등과 함께 '가톨릭교회ㆍ루터교세계연맹ㆍ세계감리교협의회 의화교리 공동선언'에 서명함으로써 의화논쟁에 종지부를 찍었다. 이번 공동선언은 1999년 10월31일 독일 아우구스부르크에서 이뤄진 루터교회와 의화교리 공동선언에 이어 두번째로, 교회일치운동 사상 기념비적이고 역사적인 업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카스퍼 추기경 등은 이날 "의화교리 기본진리에 대한 공동확언을 바탕으로 가톨릭교회와 루터교, 감리교 세 교회는 신학연구와 가르침, 설교에서 의화에 대한 공동이해를 더욱 깊이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약속한다"고 선언했다. ▶관련기사 및 특별기고 18ㆍ19면 교황청 그리스도인일치촉진평의회는 이에 앞서 17~21일 수원교구 성 라자로마을 아론의 집에서 '교회 일치를 향하는 우리의 현위치'를 주제로 교회일치를 위한 아시아 지역 주교 세미나를 갖고, 교회일치운동의 변화 양상과 새로운 도전, 종교간 화합을 위한 교회일치적 접근 등을 짚었다. 아시아주교회의연합회(FABC) 교회일치위원회 위원장 페르난도 카팔라(필리핀 다바오대교구장) 대주교는 '종교간 화합을 위한 교회일치적 접근:필리핀 주교-울라마회의의 경험'을 소주제로 한 발표를 통해 "가톨릭 주교단과 이슬람 울라마(종교지도자)들은 지난 1996년부터 10년간 성경과 쿠란에 근거, 화해와 대화를 통해 '평화 추구'라는 공동목표에 결속해왔다"고 밝혔다. 카스퍼 추기경은 '교회일치운동의 변화하는 상황과 새로운 도전들'이라는 소주제 발표를 통해 아시아 교회 일치운동의 원칙과 방향을 제시했다. FABC와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가 공동 주관한 이번 세미나에는 15개국 주교단과 교회일치운동 관계자 40여명이 참석했다. 또 한국천주교 주교회의 교회일치와 종교간 대화위원회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교회일치위원회는 22일 서울 명동주교좌성당 문화관 2층 꼬스트홀에서 '그리스도인의 치유-공동체의 치유에 대한 그리스도론적 접근'을 주제로 제6회 한국 그리스도인 일치를 위한 포럼을 가졌다. 한편 카스퍼 추기경은 24일 한국을 떠나기 앞서 정진석(서울대교구장) 추기경 등 한국 주교단과 함께 청와대를 예방, 노무현 대통령과 환담을 나눴다. 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방한을 요청했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pbc.co.krcpbc2006.08.02

하느님의 빛, 화복에 '신비'로 아롱지다곽수씨, 인사동 선 갤러리... 김수연씨, 중림동 가톨릭화랑▲곽수씨의 '치유의 빛'#16 ▲김수연씨의 '빛의 신비' 두 여류화가가 하느님의 빛을 화폭에 깊숙이 끌어들인 작품을 동시에 전시하고 있다. 재미화가 곽수(마리아, 57)씨는 이달 말까지 서울 인사동 선갤러리(02-734-0458)에서, 서양화가 김수연(마리 스텔라, 42)씨는 26일까지 서울 중림동 가톨릭화랑(02-360-9193)에서 빛을 주제로 작품전을 연다. 30년 넘게 미국 화단에서 활동하고 있는 곽씨에게 하느님은 '치유의 빛'이다. 그는 화면을 군데군데 찢고 꿰맸다. 상처를 감싸는 붕대를 이어 붙이고, 때로는 성경 낱장을 콜라쥬 기법으로 붙이기도 했다. 오랜 타국 생활 중에 겪은 고통과 갈등을 하느님께서 어루만져 주길 애원하는 기도의 표현인 듯하다. 화면에서 엿보이는 내면적 고통은 작가 개인만의 것은 아니다. 사람들마다 가슴 한 구석에 갖고 있는 상처이기도 하다. 주목할만한 것은 그의 폭넓은 표현 범주와 요소다. 사각과 원 등 기본적 도형에서 출발한 형태는 산과 바다 같은 자연 이미지로까지 확대된다. 또 빛과 어둠, 종이와 천, 평면과 부조 등이 혼재돼 있어 독특한 느낌을 준다. 그는 "사랑하는 사람들이 하나 둘 세상을 떠나는 것을 보면서 인생의 의미를 다시 찾고 있다"며 "결국 우리가 기댈 곳은 치유의 하느님, 평화의 하느님밖에 없는 것 같다"고 말한다. 김수연씨는 '빛의 신비'를 담아냈다. 빛으로 오셔서 인류 구원을 위해 십자가를 지신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를 묵상하면서 색과 형(形)으로 표현한 그림들이다. 특히 묵주기도 연작 4점은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에 깃든 신비를 함축하고 있다. 오랜 기도와 묵상의 산물이다. 그는 개신교회에 다녔으나 영적 갈증이 좀체 풀리지 않아 6년전 성당에 찾아가 천주교에 입교했다. 그는 "가톨릭에 와서 '말하는 기도'가 아니라 '듣는 기도'를 하다보니 영적표현 욕구가 샘솟아 종교화에 눈을 돌리게 됐다"고 말한다. 서울대 서양화가 출신인 그는 그동안 자연을 소재로 한 그림을 주로 그렸다. 신앙의 세계를 펼쳐 보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의 작가노트에 "산 위의 삶이 '들음'을 위한 것이라면 벌판의 삶은 '실천'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고 적어 놓았다. 사도 바오로가 "빛의 자녀답게 살아가십시오"(에페 5, 8)라고 한 말을 마음에 새긴 글귀다. 김원철 기자 wckim@pbc.co.krcpbc2006.0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