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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원준 박사의 구약성경과 신들제11강 바람이 분다 - 고대 근동의 바람신히브리어로 ''바람''은 ''루아흐''이다. ''루아흐''는 ''(하느님의) 숨결'', 또는 ''(하느님의) 영''으로 옮긴다. 같은 낱말이 ''숨''도 되고 ''영''도 되고 ''바람''도 된다. 거의 모든 종교에서 바람은 중요한 상징이다. 특히 바람은 가변적 본질을 지녔다. 곧 한곳에 머물러 있지 않고 넓은 지역을 종횡무진 휩쓸고 다니는 특징 때문에 다양하게 사용된다. 떠돌아다니는 바람은 허무나 불안을, 비를 뿌리는 바람은 풍요를, 약하고 부드러운 바람은 상쾌함을, 태풍같이 거센 바람은 파괴를 상징한다. 다른 종교에서도 이런 모습이 드러난다. 바람은 다양한 종교에서 ''인격신''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우리나라 단군신화에도 비와 구름과 바람을 상징하는 세신 우사(雨師)와 운사(雲師), 풍백(風伯)이 등장한다. 비와 구름과 바람의 세 신은 농경을 위주로 하는 우리민족에게 아주 중요한 신이었다. 바람신은 바다를 생활 터전으로 삼는 해양민족에게 ''모든 것을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존재''였다. 구약성경의 무대인 팔레스티나는 바람이 많이 부는 지역이다. 바다와 육지가 접하고 바로 산악지대와 강이 겹쳐 있는 변화가 심한 팔레스티나의 지형은 바람이 잘 부는 조건을 갖췃다. 바람(루아흐)은 구약성경의 주무대인 팔레스티나 지역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존재였다. 고대 근동지역에서 이슬이 이렇게 중요하다는 사실은, 우가릿 신화에서 풍산신 바알의 딸의 이름이 ''이슬''인 데서도 알 수 있다. 물이 귀했던 고대 근동지역에서 잎사귀에 맺히는 영롱한 이슬은 풍요의 전조였다. 구약성경에 나오는 ''하늘의 이슬''이란 표현은 메마른 땅을 적셔주는 이슬이니 귀하고도 귀한 존재라는 뜻이다. 구약성경에서 ''하늘의 이슬''은 풍요를 묘사하는 맥락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모세는 유언으로 남긴 아름다운 시에서 하느님의 말씀이 하늘에서 내리는 비와 같다고 표현했다. 메마른 팔레스티나 땅에서 비는 풍요의 상징이었다. 이슬 또한 금방 증발되어 버리는 연약한 존재가 아니라, 비나 소나기처럼 풍요의 근원으로 당당히 이름을 알렸다. 풍요의 신 바알의 세 딸들의 이름이 ''이슬'', ''안개'', ''비''에서 보여지듯 고대 근동에서 이슬은 신으로 섬겨질 만큼 소중한 존재였다. 팔레스티나에서 바람은 다양했다. 규칙적으로 부는, 습기를 머금어 이슬을 맺는 바람은 예측 가능하고 농사에 도움을 주는 이로운 바람이다. 한편 겨울이면 이 지역의 규칙적인 바람은 잦아들지만, 때때로 지중해에서 폭풍이 밀려 와서 비를 뿌려 준다. 강풍을 동반하거나 눈이 내리기도 한다. 한편 봄과 가을에는 동쪽 광야에서 먼지를 동반한 덥고 건조한 바람이 분다. 지돌르 보자. 동풍은 이런 바람이다. 이 메마른 바람은 작물에 좋지 않고, 인간에게도 기분 나쁜 파괴의 바람이다. 요나서를 보라. 뙤악볕 아래의 동풍을 맞으면 죽기를 자청할 만큼 괴롭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