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늘로 올라갑니다~!![월간 꿈 CUM] 수도원 일기 (5) 수도원의 아침 기도는 6시에 시작된다. 6시에 성무일도 기도를 함께 바치고 성무일도 기도가 끝나면 바로 이어서 미사가 거행되고, 미사 후에는 30분간 침묵 중에 묵상하는 시간을 가진다. 아침 기도가 6시에 시작되기 때문에 아침 세면과 정돈을 하기 위해선 보통 5시 30분 정도에 기상하는데, 베테랑 수사님들은 준비시간이 10분 정도이면 충분해서 5시 40분에서 45분 정도에 기상을 하기도 한다. 10분이라도 남들보다 조금 더 자면 그게 그렇게 뿌듯한가 보다. 물론 아침형 인간인 수사님들은 기도 시간보다 한 시간 정도 더 일찍 일어나서 씻고 간단하게 운동도 해서 맑은 정신으로 성당에 미리 앉아있기도 한다. 늦게 일어나서 부랴부랴 기도 시간에 딱 맞추어 성당에 앉으면 아직 잠이 깨지 않아 베드로식 기도를 하는 수사님들도 있다. 그중에는 미사 후 이어지는 묵상 시간을 모자란 잠을 채우는 시간으로 쓰기도 하는데, 그 정도는 그래도 이해할만하지만, 심지어 어떤 수사님은 공동으로 성무일도 기도를 하는 시간에도, 미사가 봉헌되는 동안에도 비몽사몽인 분도 있긴 하다. 기도 시간 중에 가끔 옆으로 자빠지거나 헛소리를 하는 수사님들이 그런 분들이다. 한번은 미사 중에 일이 일어나고 말았다. 성무일도 기도 시작부터 비몽사몽 졸던 수사님께서 엄숙한 미사 시간을 웃음바다로 만들어버린 것이다. 미사는 말씀의 전례와 성찬의 전례로 구성되어 있는데, 말씀의 전례 때에는 성경 말씀이 선포되고 신부님의 강론이 이어진다. 그 날은 주례 신부님의 강론이 조금 길었다. 다른 수사님들에게는 약간 지루한 시간이었지만 잠이 덜 깬 이 수사님께는 아주 행복한 시간이었다. 길고 지루한 강론 시간이 이 수사님께는 짧지만 행복한 수면시간이었던 것이다. 어쨌든, 누구에게는 조금 길었지만 누구에게는 아주 짧았던 말씀의 전례가 끝나고 성찬의 전례로 넘어갔다. 예물준비 기도에 이어 감사송을 시작하는데, 주례 신부님께서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고 시작하자 수사님들이 “또한 사제의 영과 함께”하며 응답을 했다. 이어 주례 신부님께서 “마음을 드높이” 하셨다. 이에 수사님들이 “주님께 올립니다”라고 응답해야 하는데…. 비몽사몽 꿈길을 걷던 수사님이 갑자기 다른 수사님들 보다 먼저 “하늘로 올라갑니다~!!” 하고 응답하는 바람에 조용하던 미사 시간이 발칵 뒤집어졌다. 여기서 키득키득, 저기서 키득 키득. 주례 신부님이 어이가 없어서 웃으며 하시는 말씀. “네 수사님, 먼저 하늘로 올라가세요~!!” 글 _ 안성철 신부(마조리노, 꿈CUM 지도신부, 성 바오로 수도회) 1991년 성 바오로 수도회에 입회, 1999년 서울가톨릭대학교 대학원에서 선교신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2001년 사제서품 후 유학, 2004년 뉴욕대학교 홍보전문가 과정을 수료했으며 이후 성 바오로 수도회 홍보팀 팀장, 성 바오로 수도회 관구장 등을 역임했다. 저서로 「그리스도교 신앙유산 기행」 등이 있다. cpbc2023.12.18

이야기꾼 생성형 AI, 교회 가르침 훼손 할 수 있어한국가톨릭문화연구원 세미나인공지능, 사회 혼란 촉발 가능디지털 시대 신앙인 자세 성찰 생성형 인공지는 AI 프로그램의 확산이 가짜 뉴스는 물론, 성경과 교회 가르침에 대한 잘못된 해석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픽사베이 제공 “최근 급속도로 우리 일상과 업무에 스며들어온 생성형 AI 챗지피티(ChatGPT)는 가짜 뉴스나 허위 정보를 얼마든지 만들 수 있으며, 학습 데이터가 무엇이냐에 따라 가짜 성경이나 성경에 대한 가짜 해석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가톨릭문화연구원이 6월 22일 ‘홍보 주일 교황 담화문의 적용과 실천’을 주제로 개최한 세미나에서 연세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최선영 교수는 ‘디지털 세계에서 마음으로 소통하기’란 주제 발표를 통해 “최근 급속도로 우리 일상과 업무에 스며들어온 생성형 AI는 사회적 혼란을 촉발할 수 있는 기술”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용자의 요구에 따라 결과를 생성해내는 인공지능 기술이 자칫 말씀과 불변의 진리, 교회 가르침을 사실인 양 무분별하게 해석해 내놓을 수 있다는 것이다. 최 교수는 “그럴싸한 이야기와 이미지가 자동으로 생성되는 세상이 도래했다”며 “그래서 종교적 진리와 진정성을 지키는 일은 점점 더 어려워진다”고 우려했다. 특히 “챗지피티처럼 진리를 가장한 흥미 위주의 종교 콘텐츠나 소셜 메시지가 너무 쉽게 생성돼 진리와 진짜를 확인할 방법은 점점 더 모호해진다”고 밝혔다. 한국가톨릭문화연구원이 22일 홍보 주일 교황 담화문의 적용과 실천을 주제로 개최한 세미나 발표를 참석자들이 듣고 있다. 따라서 최 교수는 “사회적 공론화조차 거치지 않고 개인의 디지털 도구를 통해 아무런 제재 없이 확산하는 추세에 대해 경계할 필요가 있다”며 “교회 공동체는 전략이 아닌 진정한 커뮤니케이터로서 소통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가톨릭 신자들이 소셜미디어에서 텍스트, 이미지, 영상 콘텐츠 등을 게시하거나 공유하거나 ‘좋아요’나 댓글 등으로 의사를 표명할 때 예수님으로부터 배운 스타일과 일치해야 함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창의적인 의사 소통자가 되려면 △진실을 전달해야 하며 △진실한 정보를 전달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신뢰할만한 출처인지 알고 △선(善)을 전달하기 위해 도움이 되는 양질의 메시지와 해를 끼치지 않는 메시지를 지향해야 하며 △쓸데없는 토론으로 시간 낭비하지 않기 위해 긍정적인 메시지를 생산하고 △거짓말을 거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창현(성 바오로 수도회) 신부는 ‘마음으로 말하기와 시노달리타스’란 발제에서 “한국 사회에서 자신과 신념이 다르거나, 사회적 지위의 동질성을 느끼지 못하는 이들과의 대화는 기피하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프란치스코 교황은 하느님의 뜻을 식별하기 위해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에게 우선 다가가라고 권고했다”며 “이를 한국 사회에 적용하면 자신과 어떤 형태로든지 극단에 있는 이들에게 다가가려는 용기가 어느 때보다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어 동국대 김지영 교수가 ‘마음으로 말해야 하는 언론의 소명’에 대해 발표했다. 아울러 김승현(서울 노원본당 부주임) 신부, 서울과학기술대 김광호 교수, 서울디지털대 김문태 교수가 논평자로 참여했다. 서울 상봉동본당, 청담동본당 신자 등 60여 명도 함께했다. 한국가톨릭문화연구원 원장 김민수 신부가 개회사를 하고 있다. 한국가톨릭문화연구원 원장 김민수(서울 상봉동본당 주임) 신부는 개회사에서 “소셜미디어의 역할과 기능은 중요하지만 해악성도 지니고 있기에, 이런 양면성을 잘 인식해야 제대로 된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다”며 “이번 세미나를 통해 프란치스코 교황의 ‘마음으로 말하기’라는 홍보 주일 담화의 뜻을 다시금 배우고 성찰하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상도 기자 raelly1@cpbc.co.kr 이상도2023.06.23

정통 교리에서 벗어난 이단들[그리스도인 일치의 여정] (2)그리스도를 표방하는 교단들 몰몬교로 알려진 '예수 그리스도 후기 성도 교회' 모습 pixabay 제공 개신교 교단들 가운데 그리스도교를 표방하고 있지만 개신교 안에서는 이단으로 여겨지는 교단들이 있습니다. 먼저 ‘제칠일 안식일 예수 재림 교회’는 흔히 ‘안식교’, ‘안식일교’ 또는 ‘재림교’라고도 불립니다. 이 교단은 1863년 미국에서 개신교 근본주의, 회중주의, 특히 예수님의 실제적이고 급박한 재림을 강조하면서 일요일이 아닌 성경의 제칠일 안식일을 따라 금요일 해질 때부터 토요일 해질 때까지라고 믿으며 출범한 교단입니다. 시한부 종말론을 토대로 재림 운동이 강조되면서 엘런 화이트라는 17세 소녀의 예언을 바탕으로 그녀를 선지자로 섬깁니다. 기본 교리는 그리스도교 정통 교리를 따르지만, 예수 재림 후 전천년설, 제칠일 안식일, 채식주의, 영혼 멸절, 곧 사람이 죽으면 소멸된다는 등의 독특한 교리를 가르칩니다. 이 때문에 정통 개신교의 교단들에 의하여 여전히 이단 논쟁에 휩싸이기도 합니다. 한국에서는 ‘삼육재단’이라는 이름으로 활동을 하는데 삼육대학교나 삼육 외국어 학원은 안식교의 중요한 선교기관입니다. ‘여호와의 증인’은 19세기 미국의 재야 성서학자 찰스 테이즈 러셀을 중심으로 자생적으로 결성된 그리스도교 회복주의 성향의 종교 단체입니다. 이들은 삼위일체론과 영혼 불멸, 지옥 등을 믿지 않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을 하느님과 동등한 분으로 여기지 않기에 근본적으로 그리스도교라고 부를 수 없습니다. 이들은 1세기 초기 교회의 모습을 간직한 교회라는 확신으로 교회를 운영하며 성경과 「파수대」, 「깨어라」등의 책자와 잡지 등을 배포하며 포교 활동을 합니다. 일제 강점기에는 천황 숭배 거부와 양심적 병역 거부로 고초를 겪기도 하였는데, 오늘날까지도 병역을 거부하고 수혈을 거부합니다. 흔히 몰몬교로 알려진 ‘예수 그리스도 후기 성도 교회’는 전통적 그리스도교의 신경과 신학을 따르지 않는 소위 ‘회복된 개신교’를 표방하며 미국에서 독자적으로 설립된 교단입니다. 조셉스미스 주니어의 계시 체험에서 유래한 몰몬경을 경전으로 삼으며 정통 교단과 차별화된 믿음을 강조합니다. ‘통일교’는 문선명을 재림 주, 메시아로 믿는 신흥 종교로 1954년에 창시되었습니다. 그는 ‘세계 평화 통일 가정 연합’이라는 이름으로 공식 활동하며 ‘원리 강론’이라는 핵심 경전을 토대로 정치 활동과 기업 활동을 통하여 개신교와 전혀 다른 가치를 가르칩니다. 신천지 예수교 증거 장막 성전이 시내버스 등 대중교통을 교단 홍보 수단으로 삼고 있다. 사진=가톨릭평화신문DB 최근에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신천지’ 또한 정통 그리스도교에서 벗어난 신흥 종교이자 개신교에서는 사이비 이단으로 강하게 비판받고 있습니다. 신천지의 공식 명칭은 ‘신천지 예수교 증거 장막 성전’이고, 요한 묵시록을 중심으로 1984년에 이만희가 창립해 ‘성경 비유 풀이’를 통해 성경을 해석하며 그리스도교 신자들을 포섭해 포교 활동을 합니다. ‘하나님의 교회’ 또한 1964년에 자칭 재림 예수인 안상홍이 창시한 신흥 종교로서 ‘하나님의 교회 세계 복음 선교 협회’로 활동합니다. 초대 교회가 ‘하나님의 교회’였음을 강조하면서 안식일을 토요일로 지키고 성만찬은 유월절에, 십자고상은 우상이며, 12월 25일은 성경에 없는 이방 종교의 축제일이라고 주장하며 정통 교리에 벗어나 있습니다. 교회 문헌 ⓒ 한국천주교주교회의 교회일치와 종교간 대화 위원회 cpbc2023.03.28
![[사도직 현장에서] 부활 신앙 전수는 그리스도인의 사도직 책무](https://img.cpbc.co.kr/newsimg/upload/2023/03/30/i6V1680135238551.jpg)
[사도직 현장에서] 부활 신앙 전수는 그리스도인의 사도직 책무 그리스도 나의 구세주 참된 삶을 보여주셨네. 그분은 나를 위해 십자가를 지셨네. 죽음 앞둔 그분은 나의 발을 씻기셨다네. 내 영원히 잊지 못할 사랑. 성가를 듣고 부를 때마다 부모님의 사랑과 신앙 유산을 기억하고 감사드립니다. 제가 지녀야 할 사제적 사랑과 신앙 감각도 묵상하고 성찰합니다. “저의 주님, 저의 예수님!” 자주 아버지께서는 대야에 물을 떠서 아들의 머리를 감겨주시고, 어머니는 대야에 물을 담아 제 발을 씻겨주셨습니다. 평생 기도와 거룩한 노동의 신비를 몸소 가르쳐주신 두 분의 신앙교육과 믿음의 모범을 기억합니다. 22년 전 하늘나라로 가신 부모님의 묘비에 새겨드린 성경 구절은 두 분의 충실한 신앙고백입니다. “저의 한평생 모든 날에 호의와 자애만이 저를 따르리니, 저는 일생토록 주님의 집에 사오리다.”(시편 23,6) 부모님은 엠마오로 가는 두 제자셨습니다. 평생토록 돈도 명예도 학식도 없는 처지에서 한글을 스스로 배워 성경을 읽고, 성가를 부르고, 성체를 모시고, 복음을 전하셨습니다. 예수님의 부활 신비의 증인으로 사셨습니다. 가난과 고난 가운데서도 온유함과 희망을 잃지 않고 기도와 노동의 균형감각을 간직하며 사셨습니다. 그 신앙의 보물은 삶의 여정에서 1살 때의 세례성사와 28살 때의 신품성사, 조카 신부의 신앙으로 전수되었습니다. 부활 신앙의 전수는 모든 그리스도인의 ‘사도직 책무’임을 기억합니다. 하느님께서 나에게 주신 ‘은총의 직무’에 충실하며 산다는 것이 얼마나 은혜롭고 아름다운 삶의 자리입니까. 시골길에서 만나는 야생화, 꽃나무, 시냇물, 바람, 하늘의 봄 향기를 느끼며, 있어야 할 자리에서 자신의 자리를 잘 지키는 피조물의 신비도 배웁니다. “길에서 우리에게 말씀하실 때나 성경을 풀이해 주실 때 속에서 우리 마음이 타오르지 않았던가!”(루카 24,32) 주님을 따르며 빵을 떼는 사제로서 오랜 세월 사회복지 현장에서 살 수 있는 힘과 용기, 사람들과 동행할 수 있는 행복도 모두 예수님 십자가의 사랑과 부활의 신비가 저에게 주신 인생의 아름다운 고백입니다. cpbc2023.04.21
![[금주의 성인] 성 아우구스티노 주교 (8월 28일)](https://img.cpbc.co.kr/newsimg/upload/2023/08/22/2L41692692868994.jpg)
[금주의 성인] 성 아우구스티노 주교 (8월 28일)354-430년, 알제리 출생 및 선종, 교회학자, 은총론의 박사 아우구스티노 성인은 로마 제국의 관리였던 부친과 모니카 성녀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아우구스티노는 어릴 때부터 그리스도교 교육을 받았는데, 370년에는 법률가가 될 꿈을 안고서 카르타고의 대학교에 들어갔습니다. 그는 이곳에서 한 여인과 사랑에 빠져 아들 아데오다투스를 낳았습니다. 384년 밀라노의 수사학교에서 교사생활을 할 때는 신플라톤 철학과 암브로시오 성인의 설교에 큰 영향을 받았습니다. 특히 암브로시오의 강의를 통해 성경을 문자적으로만 읽을 것이 아니라, 은유적 또는 영적으로 해석하는 방법을 배웠습니다. 명예, 재산, 결혼 등과 관련해 내적 갈등을 겪을 때도 있었습니다. 아무런 결정도 내리지 못한 채 정원을 산책하던 아우구스티노는 “집어서 읽어라”하고 반복해서 외치는 신비로운 소리를 듣고 성경을 펼쳐 바오로 사도의 로마서 13장 13절의 말씀을 읽었습니다. 그 내용은 이랬습니다. “대낮에 행동하듯이, 품위 있게 살아갑시다. 흥청대는 술잔치와 만취, 음탕과 방탕, 다툼과 시기 속에 살지 맙시다.” 이에 아우구스티노는 교수직을 그만두고 그의 친구 알리피우스 성인과 아들 아데오다투스와 함께 주님 부활 대축일 파스카 성야에 암브로시오의 지도로 세례를 받았습니다. 고향으로 돌아온 아우구스티노는 일종의 수도원 공동체를 이루어 생활하다가 391년 사제 서품을 받았고, 5년 후 히포의 주교로 임명됐습니다. 그는 35여 년을 참된 사목자로 헌신했습니다. 사목자의 권위를 행사하되 하느님 백성의 복리와 행복을 위해 사용했고, 대성당의 성직자들과 공동체를 이루어 살았으며, 엄격한 규율 아래 모든 일을 행했습니다. 틈나는 대로 글을 쓰기도 했는데, 113종의 책과 논문, 200여 통의 편지, 500회의 설교 등을 했다고 전해집니다. 특히 자신의 개종 과정을 기록한 자서전적 저서인 「고백록」과 호교론적 저서인 「신국론」이 주목을 받았습니다. 그는 은총론에 대해서도 연구를 거듭했습니다. 흔히 아우구스티노를 ‘은총론의 박사’라고 부르는 이유입니다. 그는 서방교회의 4대 교부 중에서 가장 위대한 교부이자, 교회 학자이며 뛰어난 영성가로 불립니다. 주교가 된 후에도 주교관 내에 성직자 수도원을 세워 공동생활을 이어갔을 정도입니다. 아우구스티노의 수도 규칙은 ‘서방 수도 생활의 아버지’라 불리는 베네딕토 성인에게 많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교회 미술에서 아우구스티노는 대개 연구에 몰두하는 주교의 모습으로 그려집니다. 15세기 이후에는 바닷가에서 조개껍데기를 든 어린아이와 함께 등장하는데, 이는 성인의 환시 내용을 기초로 한 것입니다. 중년의 아우구스티노는 심오한 삼위일체의 신비를 이해하기 위해 몰두하며 바닷가를 거닐던 중 한 어린아이를 만났습니다. 아이는 모래톱에 조그만 구덩이를 파놓고 조개 껍데기로 부지런히 바닷물을 퍼 나르고 있었습니다. “바닷물을 다 퍼 담을 것”이라는 아이에게 아우구스티노는 “그것이 어떻게 가능하냐”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아이는 “그럼, 아저씨의 작은 머리로 삼위일체 하느님은 어떻게 알아들을 수 있어요?”하는 말을 남기고 사라졌습니다. 17세기 이후에는 불타거나 화살에 의해 관통된 심장을 들고 있는 모습으로도 그려지는데, 이는 성 아우구스티노의 종교적 열정을 표현한 것이라고 합니다. cpbc2023.08.17
![[생활 속의 복음]사순 제1주일-성령의 인도로 광야로 간 예수님](https://img.cpbc.co.kr/newsimg/upload/2024/02/13/Xrw1707803679172.jpg)
[생활 속의 복음]사순 제1주일-성령의 인도로 광야로 간 예수님 “사람아, 너는 먼지이니, 먼지로 돌아갈 것을 생각하여라.”(창세 3,19 참조) 이 말씀과 함께 지난 재의 수요일, 참회의 상징으로 머리에 재를 얹으며 우리는 회개와 보속의 사순 시기를 맞이했습니다. 우리를 위한 예수님의 수난과 고통을 기억하며 사순절 동안 희생과 극기를 실천하고, 단식과 금육을 지키고 이웃에게 자선을 베풀며 예수님의 부활을 준비해야 할 것입니다. 광야에서 사탄의 유혹을 받다 사순 첫 주일인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광야에서 유혹받으심과 첫 복음 선포에 관한 내용입니다. “성령께서는 예수님을 광야로 내보내셨다. 예수님께서는 광야에서 사십 일 동안 사탄에게 유혹을 받으셨다.”(마르 1,12-13) 성령의 인도로 예수님께서는 광야로 가셨습니다. 거칠고 척박한 광야는 사막과 달리 극소수의 동식물이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곳이지만 일상의 삶의 조건이 갖추어져 있지 않은 곳, 세상 사람들로부터 격리된 곳으로 황량함과 고요, 침묵과 고독을 마주하게 되는 장소입니다. 그런 광야로 성령께서 예수님을 보내셨습니다. 고요와 침묵 속에서 하느님과 깊은 만남 그 이유를 같은 복음서의 다른 구절들을 통해 묵상해볼 수 있겠습니다. “다음 날 새벽 아직 캄캄할 때, 예수님께서는 일어나 외딴곳으로 나가시어 그곳에서 기도하셨다.”(마르 1,35)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너희는 따로 외딴곳으로 가서 좀 쉬어라.’하고 말씀하셨다.”(마르 6,31)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외딴곳은 많은 일과 사람들과의 잦은 만남으로 지쳐버린 몸과 마음의 휴식을 위해서 뿐만 아니라, 고요와 침묵 가운데 하느님과의 만남을 위한 장소였습니다. 그 만남에서 예수님과 제자들은 맡겨진 사명 수행에 필요한 힘과 용기를 지속적으로 얻게 되었을 것입니다. 공생활 직전에 성령의 인도로 예수님께서 광야로 가신 이유도 하느님과의 더욱 깊은 만남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시련을 겪고 약속의 땅으로 간 이스라엘 구약성경에서 하느님의 선택된 백성 이스라엘은 40년 동안 광야에서 시련을 겪은 후에야 약속의 땅으로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광야에서 이스라엘은 하느님의 구원 행위가 이루어지는 것을 보았고 하느님의 뜻을 올바로 알아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곳에서 이스라엘은 하느님 백성으로 양성되었습니다. 그리고 초대 교회에 신앙의 자유가 주어진 이후에는 하느님과의 깊은 일치를 위해 일부의 신자들이 광야로 향했습니다. 안전과 편안한 삶을 보장해주는 세상의 모든 조건들을 포기하고 찾아간 그곳에서 그들은 고요와 침묵 속에서 온전히 하느님께 집중하였습니다. 그들로부터 오늘날의 수도생활이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영적인 힘과 양식을 얻는 기도 이처럼 광야는 일상적 삶이 용이하지 않다는 점에서 분명 거칠고 위험스럽고 외로운 곳이지만 역설적이게도 하느님과의 만남이 가능한 곳입니다. 그곳에서 오늘 복음의 예수님처럼 시련과 유혹도 겪게 되지만 하느님으로부터 부여된 자신의 소명을 다시 확인하고, 그 소명을 수행할 힘도 얻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에게 영적 떠남을 위한 ‘광야’는 어디입니까? 일상에서 물러나 고요와 침묵 가운데 하느님을 만나려는 시간과 장소, 곧 하느님과의 대화를 위해 마련하는 기도의 순간이 우리의 광야일 것입니다. 그곳에서 세상과 단절된 가운데 오직 하느님만을 위해 온전히 마음을 쏟을 수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여러 분심을 통해 고독과 갈등, 유혹과 시련도 겪게 되지만 하느님 현존을 더 깊게 체험하고, 오로지 하느님만이 주시는 영적인 힘과 양식을 얻게 되는 것입니다. 특별히 사순 시기는 충실한 신앙인으로 변화되고 성장하기 위해 노력하는 때입니다. 이러한 사순 시기 동안 하느님만을 온전히 바라보기 위해 우리의 광야로 떠나는 시간을 더욱 자주 마련하도록 해야겠습니다. 유승록 신부cpbc2024.02.12

춘천교구, 온라인 강의 들으며 성경 통독교구 사제 성경모임, 성경 통독 돕는 유튜브 강좌 ‘말씀살기’ 연재 춘천교구 사제들이 신자들의 성경 통독 안내를 위한 말씀살기 강좌를 게재하고 있다. 사진은 이종찬 신부가 사진과 그림을 이용해 탈출기 강의를 하는 모습. 춘천교구 유튜브 채널 캡처 “성경 통독, 쉽지 않으시죠? 사제들이 응원의 마음을 담아 매달 영상으로 찾아뵙게 됐습니다!”춘천교구 사제들이 신자들의 성경 통독을 돕는 유튜브 강좌 ‘말씀살기’를 연재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사제들이 직접 촬영해 춘천교구 유튜브 채널에 게재하는 온라인 강의다. 새해 첫날인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부터 12월 25일 ‘주님 탄생 대축일’까지 총 15강이 매달 신자들 안방을 찾아간다. 강좌는 지난해 교구 성경사목부가 발간해 1만 부를 찍은 「매일의 삶, 말씀살기 - 신ㆍ구약 1년 성경 통독 안내서」를 토대로 사제들이 돌아가며 성경 읽기를 안내하는 콘텐츠다.강사로 나선 사제들은 교구 ‘사제 성경모임’ 소속 사제들. 2020년 뜻맞는 사목자들끼리 자발적으로 만든 모임으로, ‘어떻게 하면 주일 복음 말씀을 더 제대로 익히고 강론에 임할 수 있을까’하고 고민하다 꾸렸다. 각 주일 복음 구절의 중심 의미를 깊이 파악하고 분석하며, 사제들끼리 강의와 문답 형식으로 심화된 말씀 익히기를 하는 특별한 모임이다. 교구장 김주영 주교도 멤버로 활동했고, 지금도 사제 20여 명이 꾸준히 참여 중이다. 코로나 상황 중에도 화상 프로그램을 통해 ‘성경 열공 모드’를 이어오면서, 지금까지 100주간 분량의 말씀을 익힌 모임으로 자리매김해오고 있다. 그러다 신자들의 미사 참여마저 어려움이 이어지면서 사제들은 ‘온라인 강의를 해보자’고 논의했고, 창세기부터 요한 묵시록에 이르는 성경 전체에 대한 소개와 배경, 역사를 직접 강의하는 계획을 세웠다.1월 창세기와 탈출기를 개관한 이종찬(우두본당 주임) 신부의 강의를 시작으로, 현재 방상훈(솔올본당 보좌) 신부가 레위기, 민수기, 신명기에 관해 강의한 3강이 유튜브에 게재돼 있다. 조회 수가 7000여 회가 넘을 정도로 신자들의 참여도 좋다. 사제들도 말씀을 새롭게 정리하고, 신자들은 성경과 책자, 온라인 강좌로 말씀 읽기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몇몇 본당은 미사 시간을 활용해 강좌를 상영하는 등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교구 성경사목부 담당 오경택 신부는 “올해 교구 사목 교서에도 ‘말씀살기’의 중요성이 강조된 만큼 신자 모두가 신앙생활의 첫 번째인 말씀을 더욱 이해하도록 돕는 것이 강의의 목적”이라며 “누구나 어려움 없이 편안하게 주님 말씀에 다가가게 해주는 도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 cpbc2022.02.16

기쁜 소식에 목마른 인류 가족에게 복음을프란치스코 교황 제97차 전교 주일 담화… 적극적 복음 선포 당부 프란치스코 교황은 제97차 전교 주일(22일)을 맞아 담화를 발표하고, 모든 그리스도인이 복음을 선포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당부했다. 교황은 ‘타오르는 마음, 움직이는 두 발’(루카 24,13-35)이란 주제 담화에서 ‘엠마오로 가는 제자들 이야기’를 언급하면서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성경을 풀이해 주시는 것을 들었을 때에 속에서 마음이 타올랐고, 그분을 알아보았을 때에 눈이 열렸으며, 마침내 두 발을 떼어 길을 떠났다”며 “선교하는 모든 제자의 여정을 반영하는 이 세 가지 표상을 묵상함으로써 우리는 오늘날 세상의 복음화를 위한 열정을 새롭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교황은 “‘길을 떠나는 두 발’이라는 표상은, 부활하신 주님께서 모든 사람과 민족에게 심지어 땅끝까지 복음을 전하라고 교회에 맡기신 사명, ‘만민 선교’의 영원한 유효함을 다시 한 번 우리에게 상기시킨다”며 “그 어떤 때보다도 오늘날, 너무나 많은 불의한 상황과 분열, 전쟁들로 상처 입은 우리 인류 가족에게는 그리스도 안에서의 평화와 구원의 기쁜 소식이 필요하다”고 일깨웠다. 이어 “교회의 선교 활동의 시급성은 자연스럽게 모든 교회 구성원과 모든 차원에서의 더욱 친밀한 선교 협력을 요청한다”며 “이는 교회가 친교, 참여, 사명이라는 핵심 단어에 따라 수행하고 있는 시노달리타스 여정의 근본적 목표”라고 재차 강조했다. 교황은 “엠마오로 가는 두 제자가 길에서 겪은 일에 대해 다른 이들에게 이야기한 것과 같이, 우리의 선포 또한 주님이신 그리스도와 그분의 삶과 수난과 죽음과 부활, 우리 삶 안에서 그분의 사랑이 완성하신 경이로운 일들에 대한 기쁜 이야기가 될 것”이라며 “다른 이들의 마음이 하느님 말씀으로 타오르게 하고 다른 이들의 눈이 성체 안에 계신 예수님께 열리게 하며, 그리스도 안에서 온 인류에게 베풀어 주신 하느님의 평화와 구원의 길을 모든 이가 함께 걷도록 초대하기 위해 길을 떠나자”고 요청했다. 도재진 기자 djj1213@cpbc.co.kr 도재진2023.10.12

가족적인 분위기 덕에 많은 사람 모여드는 ‘자비의 선교사 학교’[선교지에서 온 편지] 한국서 활동하는 로랑스 바써르 선교사<하> 아시아 지역의 하느님 자비 복음의 종 선교회 가족들이 2022년 9월 모임을 하고 있다. 바써르 선교사 제공 자비의 선교사 학교는 형제자매들과 선교사들이 자신의 깊은 체험 나누고 스스로 소명 발견하는 곳 친교 안에서 하느님 나라 생생하게 체험 2015년 1기 시작으로 지난해 6기까지 마무리 영적 갈망 채우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복음의 기쁨」 중심으로 삶에서 체험한 하느님 나눠 2015년 자비의 희년에 저희 선교회가 만든 ‘자비의 선교사 학교’ 프로그램 주제들은 다양합니다. △자비와 선교의 관계 △자비에 목말라 하고 있는 세상 △살아 있는 대화를 통한 복음화 : 아시아주교회의연합회(FABC) 정기총회 문헌에 있는 선교의 개념 △한국도 선교지일까요? 등입니다. 우리 자비의 선교사 학교에 다니신 한 자매님은 이렇게 소감을 나눠주셨습니다. “한 달의 한 번 만남을 통해 자비에 목말라하고 있는 세상과 선교의 의미에 대해 배우고 나누고 묵상할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지금껏 이런 주제에 관해 깊이 관심을 갖거나 공부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랬기에 선교사님들의 여러 말씀과 문헌을 통해 자비, 선교, 그리고 아시아와 교회에 관해 알게 돼 참 좋았습니다.” 처음 1년 과정으로 계획했던 ‘자비의 선교사 학교’ 제1기 수료생들은 이듬해 2년 차에 해당하는 심화 과정에도 함께해 주셨습니다. 동시에 새로운 사람들이 1년 차 과정을 시작했습니다. 저희 또한 ‘자비의 선교사 학교’를 3기까지 진행하는 동안 함께하신 형제자매들의 영적 갈망을 점점 더 깊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에 힘입어 프로그램을 보완 및 수정해 새로운 과정도 만들었습니다. 무엇보다 신자들에게 필요한 양성은 이론이 아니라 마음의 양성이고, 마음으로 하느님을 체험하는 것이라는 점을 분명하게 깨달았습니다. 저희 모두에게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하느님과의 인격적 만남입니다. 그리고 저희가 선교사가 될 수 있는 것은 오직 이러한 만남을 통해서만 가능합니다. 저희 선교회의 회칙 중에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복음의 선포를 통하여 내면에서부터 변화되어 새로 태어나게 됨으로써 이 세상을 변화시킵니다.“(''하느님 자비 복음의 종'' 회칙 3항) 우리는 복음화가 세상을 변화시킬 힘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믿습니다. 복음은 사람을 내면, 즉 마음에서부터 치유해주며 새롭게 만들고, 이로써 세상도 변화될 것이라 믿습니다. 그래서 이후 ‘자비의 선교사 학교’에서는 ‘신앙과 삶의 여정’이란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은 성경과 교회 문헌, 특히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복음의 기쁨」을 중심으로 각자의 삶 속에서 구체적 사건으로 체험한 하느님을 나누는 프로그램입니다. 2015년 말부터 시작된 ‘자비의 선교사 학교’는 그저 좋은 강의나 교회의 아름다운 문헌만을 가지고 사람들이 평신도로서 새로운 선교 사명을 찾게 하는 것이 아닙니다. 형제자매들과 선교사들이 함께 걸어가며 가족적인 분위기 안에서 자신의 깊은 체험을 나눔으로써 스스로 자신의 소명을 발견하도록 하는 데 목적을 둡니다. 2019년 4기 안면도 선교체험에 참여한 사제와 신자, 어린이들이 현지 어르신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바써르 선교사 제공 2022년 평신도 회원들이 서약식에 참여한 뒤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바써르 선교사 제공 또 매년 한 번씩 진행하는 ‘국내 선교체험’은 현지에서의 특별한 친교를 통해 신앙의 기쁨을 체험하도록 합니다. 한 자매님은 “제게 ‘자비의 선교사 학교’는 사랑과 가족을 선물로 주었습니다. 그 선물로 인해 제 삶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라고 고백하셨습니다. 사실 최근 몇 년 전부터 저희 학교에 많은 사람이 모여드는 것은 바로 이 가족적인 분위기 때문입니다. 이를 한마디로 말하자면, 하느님 나라 체험입니다. 함께하는 사람들과 선교사들 간의 친교 안에서 하느님 나라를 아주 구체적으로 생생하게 체험하는 것입니다. 저희 학교에 다니신 한 신부님께서는 “한국 교회에도 이런 문화가 스며들어 평신도, 선교사, 수도자, 사제 모두가 한 형제자매로 친교를 나누면서 참 하느님 나라를 여기서부터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동안 ‘자비의 선교사 학교’와 함께 걸어오신 형제자매 중 몇 분은 우리 선교회에 대한 소속감을 갖고 지난해 여름과 올 봄에 평신도로서 선교사로 살아가겠다고 서약하셨습니다. 저희에게는 매우 기쁜 선물입니다. 그들은 저희와 함께 ''자비의 종 가족''을 만들고 있습니다. ‘자비의 종 가족’이란 ‘하느님 자비 복음의 종 선교회’의 영성과 사명대로 각자가 삶의 자리에서 기쁘게 살아가고자 하는 형제자매들의 공동체입니다. 자비의 종 가족들은 삶에서 선교를 결심했더라도 크고 작은 어려움에 직면해 힘이 빠질 때 공동체 안에서 신앙과 삶의 체험을 나누면서 선교사로서 부여받은 사명을 살아가는 힘을 얻고 있습니다. 2023년 말, ‘자비의 선교사 학교’는 6기 사람들과 함께 1년 차 과정을 마무리했습니다. 이 형제자매들도 ‘자비의 종 가족’과 함께 2024년 선교회의 지표인 ‘나아가는 공동체’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공동체를 만드는 것은 저희의 힘이 아니라, 정말 하느님께서 원하시고 이끌어주신 은총의 선물임을 확신합니다. 2006년에 두봉 주교님이 예언하신 대로 우리 선교회는 한국 교회 안에서 ‘작은 자리’를 잡았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 말씀을 인용하자면, 이 작은 자리는 누군가에게 ‘자비의 향유’가 되어주는 보금자리가 아닐까요? 하느님 자비 복음의 종 선교회의 한국 진출 10주년 기념으로 만든 ‘자비의 향유’라는 곡의 가사가 바로 그것을 표현해주고 있습니다. “오늘의 세상이 간절히 기다리는 건 자비다. 많은 아픔, 고통을 낫게 해달라고 소리가 온 땅에 들리네⋯ 자비로운 우리 아버지, 아버지 나라가 빨리 오게 해주세요. 우리 형제자매들의 상처 만져주소서. 저희도 자비의 향유가 되게 하소서~♬” 우리 모두가 형제자매로 살아가야 하는 이유를 밝혀주신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말씀으로 편지를 끝맺고자 합니다. “이제 나아갑시다! 가서, 모든 사람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을 전합시다. (⋯) 진정으로 우리를 불안하게 하고 우리의 양심을 괴롭히는 무엇인가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수많은 우리 형제자매들이 예수 그리스도와 맺는 친교에서 위로와 빛을 받지 못하고 힘없이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들에게는 그들을 뒷받침해 줄 신앙 공동체도 없고, 삶의 의미와 목적도 없습니다.”(「복음의 기쁨」 49항) 홈페이지 : www.servidoresdelevangelio.com/ko 후원 계좌 : SC제일 102-20-139677 예금주 : PALMAGONZALEZ 로랑스 바써르 선교사 / 하느님 자비 복음의 종 선교회cpbc2024.06.05

유대인들과의 갈등- 최후통첩 VS 정면도전[월간 꿈 CUM] 예수, 그 이후 (6)“네가 나에게 순종하였으니, 세상의 ‘모든 민족들’이 너의 후손을 통하여 복을 받을 것이다.”(창세 22,18) 팩트체크! 하느님은 ‘유대인들만 구원받을 것이다’라고 하지 않았다. 분명히 ‘세상의 모든 민족들!’이라고 했다. 이 약속이 가시화되는 그 중심에 예수가 있다. 아브라함에게 주어졌던 약속은 이제 모든 그리스도인에게로 확장된다. “약속은 믿음에 따라 이루어지고 은총으로 주어집니다. 이는 약속이 모든 후손에게, 곧 율법에 따라 사는 이들뿐만 아니라 아브라함이 보여 준 믿음에 따라 사는 이들에게도 보장되게 하려는 것입니다.”(로마 4,16) 이 점에서 예수 그 이후, 예루살렘 유대인들의 생각은 보편적이라고 보기 힘들다. 유대교가 ‘우리 모두 함께 구원받자’며 전교한다는 말을 들어본 일이 있는가? 유대교는 스스로의 가치를 나서서 보편화시키지 않는다. 이와 다르게, ‘유대인 예수’는 구약의 약속을 넘어서는 보편적인 구원을 말한다. 그 과정에서 예수는 유대인들의 신앙을 정면 공격했다. 그는 또 율법이 자신에 의해 완성된다(마태 5,17 참조)고 말해 율법학자들의 공분을 샀다. 예수에 의해 구약의 하느님은 끊임없이 우리에게 다가오시는 은총의 하느님으로 재선포됐다. 예수는 더 나아가 구원을 위한 열쇠는 율법에 대한 순종이 아니라 믿음에 있다고 가르쳤다. 예수는 또 자신의 피와 부활로써 이뤄질 새 언약을 예언했다.(마르 14,24-28 참조) 유대인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답답할 노릇이다. 예수 시대 당시 율법학자라면 이렇게 말했을 법하다. “율법에 대한 상이한 견해는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성전에 대한 비난도 감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예수를 따르는 이들이 말하는 ‘하느님이 인간이 되셨다’는 말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그리스도교와 유대교는 여기서 갈라진다. 예수가 하느님이 아니라면 그리스도교는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며, 반대로 예수가 하느님이라면 유대교는 붕괴된다. 유대교와 그리스도교는 이점에서 타협이 불가능하다. 이러한 갈등은 2000년 전 예수의 부활 사건 이후 극명하게 드러난다. 예루살렘의 초기 그리스도교 공동체와 유대교의 갈등을 엿볼 수 있는 내용이 사도행전에 자세히 나타나 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는 절대로 말하지도 말고 가르치지도 말라.”(사도 4,18) 최후통첩이다. 유대교 최고 의회(산헤드린)가 베드로와 요한을 불러 놓고 엄중 경고했다. 더 이상 복음을 선포하지 말라는 것이다. 하지만 베드로와 요한은 이 말을 귓등으로 흘린다. “우리로서는 보고 들은 것을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사도 4,20) 정면도전이다. 베드로는 이후 감옥에 갇힌 상황에서도 기적적으로 탈출, 또다시 복음을 선포했다.(성경은 이 부분에서 베드로와 사도들이 천사의 도움으로 감옥에서 풀려났다고 증언하고 있다. 사도 5,18-21 참조) 다시 최고 의회에 불려와 심문을 당하는 상황. 베드로와 사도들은 신념을 굽히지 않았다. “사람에게 순종하는 것보다 하느님께 순종하는 것이 더욱 마땅합니다.”(사도 5,29) 이에 유대인들은 분노했다. 당장이라도 사도들을 돌로 쳐 죽일 태세였다. 이때 존경받는 바리사이파 가말리엘이 일어섰다. 그는 사도들에게 일단 밖으로 나가라고 했다. 그리고 조용히 입을 열었다. “저 사람들 일에 관여하지 말고 일단 그냥 내버려 둡시다. 저들의 계획이나 활동이 사람에게서 나왔으면 없어질 것입니다. 그러나 하느님에게서 나왔으면 여러분이 저들을 없애지 못할 것입니다.”(사도 5,34-40 참조) 가말리엘의 중재가 없었다면 베드로와 사도들은 이때 순교했을 것이고, 초기 교회 역사 또한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을 것이다. 하지만 베드로는 살아남았다! 이때 유대인들이 베드로를 살려준 것은 소위 예수 운동을 일시적 현상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황은 정반대로 전개되기 시작한다. 교회는 소멸되지 않았다. 예수는, 앞에서도 말했지만 유대 민족주의자가 아니었다. 유대 보편주의자였다. 보편은 사람을 매료시키는 힘이 있다. 예수의 선포와 그의 부활 소식은 순식간에 유대 사회로 퍼져 나가기 시작했다. 초기 신앙 공동체가 들불처럼 확산된 정황은 당시 사료 곳곳에 나타난다. 로마 제국의 속주였던 비티니아의 총독으로 재직하던 플리니우스가 112년경 로마 황제와 주고받은 편지에서도 당시 교세의 급속한 성장세를 엿볼 수 있다. 편지에서 “그리스도교 신자로 고발당하는 사람이 너무 많다”고 보고한 플리니우스는 또 “나이나 지위, 성별에 관계 없이 앞으로 줄어들기보다 계속 늘어날 추세”라며 “이제는 도시만이 아니라 지방까지도 이 광신에 오염되고 있다”고 적었다. 로마 역사가 타키투스도 110년경에 쓴 「연대기」에서 “이 사악한 미신이 계속 번져나가고 있다”고 기록하였다. 유대 사회가 술렁이기 시작했다. 유대인들은 더 이상 앉아서 좌시하지 않았다. 수적인 면에서 대세는 유대교였다. 힘으로 누르면 ‘예수 이단’은 충분히 제압할 수 있을 듯 보였다. 희생양을 찾던 그들에게 시범 케이스로 딱 걸린 사람이 있었다. 스테파노였다. 글 _ 우광호 cpbc2024.04.01

일어나 가자(4)[월간 꿈 CUM] 정치우의 위대한 기적 (10) OSV 이스라엘 순례를 다녀온 일이 있습니다. 갈릴래아 호수 옆에 있는 베드로 수위권 성당으로 갔습니다.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세 번이나 “나를 사랑하느냐?”고 질문을 했던 그 장소에 세워진 기념성당이었습니다. 나는 이미 10여 년 전에 그곳을 방문한 일이 있었습니다. 새롭게 방문했을 때 그때의 다짐과 묵상이 떠올랐습니다. 십여 년 전 나는 그 성당에서 묵상했었습니다. “안드레아야, 네가 날 사랑하느냐?” 당시 성당에 들어가기 전 나의 마음은 확고했습니다. 나는 정말 예수님을 사랑한다는 마음, 베드로처럼 “예! 사랑합니다. 예수님 저를 잘 알지 않습니까? 진정으로 당신을 사랑한다는 것을요”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는 그런 마음을 가지고 성당에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막상 그 성당에서 예수님께서 나에게 “나를 사랑하느냐?”라고 질문하셨을 때, 나는 베드로처럼 “예! 당신을 사랑합니다”라고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묵상했습니다. 예수님을 사랑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과연 예수님을 사랑한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까? 과연 예수님의 제자답게 살고 있는 것일까? 물론 나는 겉으로는 주님을 위해서 모든 것을 바치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주님을 위해 봉사하고 희생하며 열심히 살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마음 안의 깊은 내면을 들여다 볼 때, 주님이 원하시는 이웃에 대한 사랑이 참으로 부족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물론 하느님에 대한 사랑, 예수님에 대한 사랑은 좀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의 마음으로 하느님의 마음으로 모든 것을 내어놓을 수 있는 이웃 사랑의 마음을 어떻게 하면 가질 수 있을까 생각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성경에서 분명히 말씀하십니다. “너희가 나를 사랑하면 내 계명을 지킬 것이다.”(요한 14,15) 그런데 우리는 어떤 계명은 지키고, 어떤 계명은 지키지 않습니다. 그러면서 “주님, 당신을 사랑합니다”라고 말합니다. 저도 이것이 힘들었습니다. 정말 하느님의 마음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으로 모든 사람을 대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습니다. 좋은 사람은 좋고, 싫은 사람은 싫었습니다. 이것이 우리들의 보편적인 마음일 수 있습니다.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 비난하는 사람, 음해하는 사람, 박해하는 사람까지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을 가지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저에게 말씀하셨습니다. 그것마저도 극복해야 한다고 말이죠. 예수님은 “그런 사람들을 사랑하는 것이 바로 나를 사랑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글 _ 정치우 (안드레아, 복음화발전소 이사장) 복음화라는 용어가 생소했던 1990년 5월 새로운 복음화 사업을 시작, 복음화학교를 설립하여 재복음화 및 선교를 위한 예수님의 제자훈련 교육 체계를 확립시켜 많은 제자를 양성했으며 평화방송 TV를 통해 복음화학교 강의를 했다. 전국의 본당 및 단체의 초대로 수백회의 특강과 견진 교리, 피정 등을 했으며 가톨릭신문과 가톨릭평화신문에 많은 글을 연재하는 등 저술 활동에도 매진하고 있다. 복음화학교를 은퇴한 이후 ‘복음화발전소’를 설립, 삶을 통한 새로운 복음화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저서로는 「길이 있어 걸어 갑니다」 「위대한 기적」 「위기의 대안으로서의 평신도영성」 등이 있다. cpbc2024.01.08

로마의 휴일 _ 로마의 성당들베드로 대성당 (1) 베드로 대성당이 베드로 대성당인 이유 당연하다고 여겨지는 것에 의문을 가져보는 것, 때로는 재미있다. 베드로 대성당은 왜 베드로 대성당일까. 베드로는 왜 베드로일까. 교황은 왜 베드로 대성당에서 살고 있을까. 베드로 대성당에 발을 들여놓기에 앞서, 로마의 엄지손가락 대성당에 왜 굳이 ‘베드로’라는 이름이 붙게 되었는지 추적해 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예수는 베드로를 베드로로 부르지 않았다. 성경에 따르면 베드로의 원래 이름은 ‘시몬 바르요나’였다.(마태 16,17 참조) 이는 ‘요나의 아들 시몬’이라는 뜻이다. 시몬 너는 아느냐. 너와 동명이인(同名異人) 중에 그 유명한 베드로가 있다는 것을! 이 멋있는 이름을 바꾼 장본인이 예수다. 예수는 시몬에게 ‘반석’ ‘바위’라는 뜻의 새로운 이름을 지어주었다.(마르 3,16; 루카 6,14 참조) 그런데 예수는 아람어를 사용했다. 아람어로 반석, 바위를 뜻하는 단어는 ‘케파’다. 따라서 예수는 베드로를 ‘케파’라고 불렀다. 자! 여기까지가 예수와 베드로 생전에 실제로 일어났던 일이다. 그런데 베드로가 소천해서 천국문을 지키기 시작한 이후, 베드로의 이름이 요상하게 변하기 시작한다. 원래는 시몬이었고, 나중에는 케파로 개명했다. 그런데 이 이름이 그리스어 신약성경으로 번역되면서 ‘페트라’(πετρα)로 바뀐다. 왜? 바위, 반석(케파)을 뜻하는 그리스 말이 페트라이기 때문이다. 이 페트라가 또 라틴어로 옮겨지면서 역시 바위를 뜻하는 ‘페트루스’(Petrus)가 된다. 이 페트루스가 각 나라말로 번역되면서 베드로 이름은 그야말로 작명의 춘추전국시대로 접어들게 된다. 영어로는 피터(Peter)이고, 독일어로는 페터(Pete), 스페인어로는 페드로(Pedro), 이탈리아어로는 피에로(Piero), 불어로는 피에르(Pierre), 러시아어로는 표트르(Пётр)가 됐다. 참고로 중국어로 베드로는 피득(彼得, 그를 얻다)이라 쓰고, 삐더(bide)라고 발음한다. 영어 피터를 그대로 한자로 옮긴 것이다. 반면 대만에서는 베드로를 반석(盤石)이라고 쓰고, 판스(panshi)라고 발음한다. 베드로 대성당 전경 그렇다면 베드로는 어떤 인물이었을까. 예수를 만나기 전 그의 삶은 어떠했을까. 그는 어부였다. 베드로가 서양 어부의 대명사라면, 동양에는 강태공(姜太公)이 있다. 강태공은 자신의 미래를 내다보는 능력이 있었다고 한다. 60년 넘게 하는 일 없이 세월을 보내다가 그 이후 60년 동안 대업을 이룰 운명이었다. 어쩔 수 없이 60년 동안은 시간을 보내며 때를 기다려야 했다. 이때 선택한 것은 낚시였다. 그는 그렇게 낚시를 통해 세월을 낚았다. 낚시로 소일하던 강태공은 훗날 주나라 문왕을 만났고, 주나라 건국(BC 1046)의 일등공신이 된다. 이처럼 강태공에게 낚시는 시간 때우기용 소일거리였다. 물고기가 잡혀도 그만, 잡히지 않아도 그만이었다. 하지만 베드로는 달랐다. 그에게 낚시는 생존이 걸린 문제였다. 실제로 그는 동생 안드레아와 한 집에 살아야 했을 정도로 가난했다.(마르 1,29 참조) 장모를 비롯해 부양할 가족도 많았다. 물고기가 잡히지 않는 날이면, 다음 날 먹을거리를 걱정해야 할 정도로 어려운 처지였다.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살아남느냐가 중요했다. 그 가난했던 어부 베드로에게 어느 날, 인자(人子)가 찾아온다.(루카 5,4-11 참조) 그 날, 근육질의 베테랑 어부 베드로는 밤새도록 물고기를 한 마리도 잡지 못했다. 그 때 샌님처럼 보이는 한 사람, 예수가 다가와 말했다. “깊은 데로 가서 그물을 내려라.” 베드로는 이 말을 이해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예수의 지시는 상식에 어긋나는 말이었다. 낮에는 고기가 깊은 곳에 있지 않고, 먹이를 찾아 얕은 곳으로 나오는 법이다. 하지만 베드로는 예수의 말에서 강한 끌림을 느꼈다. 거역하기 힘든 음성이었다. 그래서 베드로는 이렇게 말한다. “스승님의 말씀대로 제가 그물을 내리겠습니다.” 결과는 놀라웠다. 그물이 찢어질 만큼 많은 물고기를 잡았다! 혼자 힘으로는 그물을 올릴 수 없어, 다른 배에 있는 동료들에게 도와 달라고 했을 정도였다. 물고기를 건져 올리고 나니, 두 배에 가득 찼다. 그 무게 때문에 배가 가라앉을 지경이었다. 절망의 순간에 예수는 풍요를 선물했다. 풍요를 체험한 베드로는 이제 예수의 풍요로움을 따라나선다. 그 풍요로움의 길에서 베드로는 사도들 중에서 지도자적 역할을 했다. 성경에서 그의 이름은 사도 명단 중 언제나 첫 머리에 나타난다.(마태 10,2) 또한 그는 주님으로부터 형제들에게 힘이 되어 주라는 부탁을 받았고(루카 22,32) “내 양들을 돌보아라”(요한 21,17;사도 15,7)는 말도 들었다. 베드로는 이러한 스승의 신뢰에 열정으로 응답한다. 다른 제자들이 예수를 떠날 때도 “주님,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요한 6,68)라며 믿음을 고백했다. 예수께서 재판소에 끌려갈 때 밤새도록 그 뒤를 따라간(마르 14,54) 사람도, 부활 소식을 듣고 누구보다 먼저 무덤으로 달려간 (요한 20,3) 이도, 부활한 예수를 뵙고자 그냥 물 속으로 뛰어 들어간(요한 21,7) 이도 그였다. 베드로 대성당 내 베드로 청동상 그러나 베드로는 인간적인 약점도 많았다. 고통당하는 메시아의 개념을 이해하지 못해 “사탄아 물러가거라”(마태 16,23)고 질책을 들었으며, 의심 때문에 물에 빠지는가 하면(마태 14,30) 예수가 고통 중에 기도하는데 한시간도 깨어 있지 못하고 졸았다.(마르 14,32) 또 “주님과 함께라면 죽을 준비도 되어 있습니다”고 했지만(루카 22,33) 정작 세 번이나 예수를 부인했다.(마태 26,74) 그런데 베드로가 이러한 나약한 모습으로 생을 마쳤다면 이야기가 달라졌을 것이다. 로마의 첫머리 대성당이 베드로 대성당이 아닌, 요한 대성당이 되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베드로는 예수 부활과 승천, 성령을 체험한 후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인다. 단 한 번의 설교로 3000명을 회개시키는가 하면(사도 2,41), 지체장애인을 치유하는 기적을 일으키기도 했다.(사도 3,8) 이후 베드로는 안티오키아에서 복음을 전하는(갈라 2,11) 등 당시 전 세계를 종횡무진 다니며 열정적으로 복음을 선포했다. 이렇게 극적인 삶을 살았던 베드로에게 극적인 마지막이 찾아온다. 소위 ‘쿠오 바디스, 도미네’(Quo vadis Domine)로 불리는 사건이 그것이다. 앞으로 살펴보겠지만 이 사건 이후 베드로는 로마에서 순교한다. 자! 이야기는 이제부터다. 베드로의 유해는 어디에 안장되었을까. 베드로 대성당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에 앞서, 베드로의 삶과 마지막 순간을 이렇게 장황하게 적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2000년 전’ 세상을 떠난 그의 유해가 ‘현재’ 로마의 베드로 대성당에 모셔져 있기 때문이다. 글 _ 편집부 cpbc2023.09.11

어렵게만 느껴지던 신학·성경, 우리에게 친숙하게 안내해줄 도서 신학과 성경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를 토대로 성직자와 수도자는 물론 평신도, 일반 독자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풀어쓴 책이 잇달아 출간됐다. 성 토마스 아퀴나스의 신학대전 해설서 Ⅳ월터 패렐 신부 지음윤주현 신부ㆍ안소근 수녀 옮김수원가톨릭대학교 출판부 성 토마스 아퀴나스는 2000년 교회 역사상 최고의 신학자로 평가받는다. 역대 교황은 신학생들과 사제들에게 성인의 철학과 신학을 깊이 있게 연구하고 가르치도록 권고해 왔다. 성인의 방대한 작품은 시대마다 신학 발전의 원동력이 되어왔으며, 특히 그의 대표작인 「신학대전」에 대한 다양한 주해를 통해 뒷받침되었다. 그러나 「신학대전」은 아직까지 한국어로 온전히 번역되지 못했고, 한국에 소개된 거의 대부분의 작품이 철학 분야에 집중되어 있다. 다행히 정의채 몬시뇰이 지난 1980년대부터 「신학대전」 번역을 주도해 왔고, 2017년부터 한국 성 토마스 연구소의 이재룡 신부, 윤주현 신부, 안소근 수녀가 2031년 완역을 목표로 주력하고 있다. 수원가톨릭대학교 교수진도 지난 2016년부터 「성 토마스 신학총서」 시리즈를 발행하기로 하고, 그 가운데 「신학대전 해설서」를 펴냈다.「신학대전 해설서」는 1900년대 성 토마스 신학의 대중화를 이끈 미국 도미니코수도회 월터 패렐 신부의 역작이다. 제목처럼 토마스의 「신학대전」이 간직한 핵심적인 논증과 통찰을 일반인이 이해하기 쉽게 현대어로 풀어썼다. 이번에 출간된 제4권은 「신학대전 해설서」 시리즈의 완결편이다. 1권이 인간의 생명, 인간적 행위, 그리고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 기초가 되는 궁극적인 질문들에 관한 탐구였다면 2권은 인간의 삶과 인간적 행위를 이해하는 열쇠를 제공한다. 3권은 넘치는 충만함 가운데 살아가는 인생의 여정에 집중한 반면 4권은 인간이 걸어가야 할 고귀한 길에 대해, 그 여정의 끝에 기다리는 목표에 대해 규명한다. 번역을 맡은 윤주현 신부(가르멜수도회)는 “성 토마스의 전체 사상 가운데 ‘철학’ 분야가 먼저 소개된 한국 가톨릭교회에는 그의 ‘신학’이 여전히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 있다”며 “이 해설서 시리즈를 통해 그의 철학만이 아니라 그 사상적 깊이나 넓이, 그리고 균형 감각에 있어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신학 세계에 대한 전체적인 소묘를 접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거룩한 독서를 위한 구약성경 주해 17 토빗기강수원 신부 지음 / 바오로딸‘거룩한 독서를 위한 구약성경 주해’는 ‘필요하고도 충분한 해석을 갖춘 성경 번역’을 권고한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정신에 따라 한님성서연구소와 바오로딸출판사가 오늘날 모든 계층의 그리스도인이 말씀을 올바로 이해하고 맛 들이는 거룩한 독서를 위해 펴내는 신구약 성경 주석서 시리즈다. 17번째로 출간된 「토빗기」는 고향을 떠나 이방인들의 땅에서 살아가면서도 하느님의 율법과 이웃 사랑의 계명에 변함없이 충실했던 영웅적 인물 토빗과 그의 아들 토비야에 관한 이야기다. 성경의 모든 내용이 역사적 사실이어야 한다는 선입견이 있지만, 토빗기 내용의 상당 부분은 고대 민담이나 통속설화들과 문학적 소재 및 이야기 구조를 공유하고, 시대상과 인물의 사상은 훨씬 후대를 반영하고 있다. 저자인 강수원(대구가톨릭대 신학대학 교수) 신부는 “토빗기는 역사적 사실에 기초한 미드라쉬적 교훈문학으로서, 구약 정경으로서의 권위를 지니고 시공을 초월하여 모든 신앙인에게 참된 믿음의 표상과 올바른 덕행의 길을 제시한다”며, “가정의 분열과 개인주의의 팽배 속에서 세속적인 고민과 신앙에 대해 회의를 겪으며 살아가는 수많은 신앙인이 가까이 두고 읽어야 할 책”이라고 강조했다. SACRA PAGINA 성경 연구시리즈 제18권 요한 1,2,3서존 페인터 지음 / 조장윤 신부 옮김민병섭 신부 감수대전가톨릭대학교 출판부‘Sacra Pagina(거룩한 페이지)’라는 표현은 원래 성경의 본문을 뜻하며, 중세기에는 주석자가 문법, 수사학, 논증, 철학의 도구를 토대로 했던 성경 연구를 뜻하기도 했다. 결국 ‘Sacra Pagina’는 연구하려는 본문과 해석의 활동을 모두 포함하는 셈이다. 「SACRA PAGINA 성경 연구 시리즈」는 영어권 학자들이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정신에 따라 현대적 연구 방법으로 신약성경 전체를 새로 주석한 작품이다. 대전교구 원로 사제인 조장윤(베르나르도) 신부가 전체 18권을 우리말로 번역했고, 이번에 출간된 「요한 1,2,3서」는 그 완결편이다. 요한 1,2,3서는 오늘날 요한계의 중요한 문헌으로 읽히지만 서간의 형식을 가지고 있지 않아 문헌의 의미를 분명하게 설명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저자는 사회-수사학적 접근법을 이용해 요한계 서간의 역사적인 맥락을 설명하고 있다. 조장윤 신부는 “이 주석서는 성경 구절이 성경 원문 내에서 가지는 의미와 다른 성경 및 문헌에서 가지는 의미를 대조하여 이해하는 문헌학적 방법으로 해석하여 성경의 전후 관계와 전체 흐름을 잘 알게 해 준다”며 “더욱이 해설이 간결하기 때문에 많은 부담 없이 독자가 숙고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한다”고 전했다. 그리스도인의 시편 묵상:시편1~51로베르트 슈패만 지음김형수 신부 옮김 / 가톨릭대학교출판부말년의 철학자와 신학자가 다음 시대 신앙인들과 함께 나눌 시편 묵상집을 펴냈다. 교황의 학문 자문역을 맡기도 했던 철학자 슈패만은 친구이자 신학자인 한스 우르스 폰 발타사르가 생전에 남긴 시편 묵상을 자신의 묵상에 녹여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시편 구절은 다른 성경 구절보다 자주 들어 귀에 익으면서도 실제로 어떤 의미인지는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이 책은 시편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나 전문적인 이론이 아니라, 시편을 기도로 바치는 신앙인이라면 누구나 궁금해하는 지점에서 접근한다. 책을 번역한 김형수 신부는 “여러 가지 이유로 시편 곳곳에서 은유적이고 함축적으로 표현되는 구절들은 한참을 곱씹어도 쉽게 와 닿지 않는다”며 “그런 의미에서 슈패만의 이 시편 묵상은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시편에 접근하는 방법을 제시함으로써 좀 더 시편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안내해 준다”고 말했다. 지혜 여정 - 루카 복음서최종훈 신부 지음 / 생활성서「지혜 여정 - 루카 복음서」는 독자들이 성경 속 하느님의 지혜를 경험하도록 펴내는 생활성서사 ‘지혜 여정’ 시리즈 중 신약의 두 번째 책이다. 루카 복음사가는 우리에게 예수님 이야기를 들려준다. 마음을 사로잡는 흥미진진한 에피소드를 따라가다 보면 듣는 사람도 감동하고 공감하여 예수님과 함께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이 생긴다. 특히 당시 사회에서 소외된 여인, 세리, 병자들에게 자비의 손길을 내미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잘 담아내 다른 세 복음서와는 또 다른 느낌을 받게 한다. 그래서 고도로 발달된 과학 기술 시대를 살면서 소외감을 느끼는 오늘의 우리에게도 루카 복음서는 참다운 기쁜 소식임을 깨닫게 한다. 광주대교구 사목국 성서사도직 담당 최종훈 신부는 이를 잘 포착해 루카 복음서를 한 학기 동안 혼자서 또는 그룹으로 공부할 수 있도록 13과로 나누어 도표와 성화, 이야기와 묵상 등으로 엮었다. “당시 시대 상황에서 루카는 참되고 올바른 예수님의 가르침과, 이루신 일들에 대한 올바른 의미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자신이 전하는 이야기를 통해 예수님에 대한 신앙을 다른 것에 걸려 넘어지거나 미끄러지지 않고 굳건하게 지켜 나가기를 바라는 마음을 전합니다.”(31쪽)풍부한 시각 자료는 복음서 공부에 대한 부담감을 줄여준다. 시대를 뛰어넘는 동서 화가들의 다양한 성화와 사진이 있고, 저자의 영성 깊은 묵상 안내와 그 묵상을 담아 구성한 그림을 색칠하면서 의미를 체득할 수 있게 한다.윤하정 기자 monica@cpbc.co.kr cpbc2022.09.14

기도와 정성으로 하느님의 집 봉헌대전교구 유구본당 유구성당 전경. 대전교구 유구본당(주임 정필국 신부)이 50년 넘은 노후화된 성당을 재건축하고 11일 교구장 김종수 주교 주례로 성전 봉헌식을 거행하며 공동체의 새 출발을 알렸다. 유구지역은 박해시대 내포 교우들의 피신처로 ‘하느님의 종’ 윤자호(바오로) 외 31명의 순교자를 배출한 유서 깊은 순교자 마을이다. 순교신앙의 힘으로 1958년 유구공소가 마련됐고, 1968년 유구본당이 설립됐다. 2014년 부임한 정 신부는 성전 건립 50주년을 앞둔 2017년 재건축을 위한 기금마련을 시작했다. 본당 신자들은 인견을 판매하며 기금 마련에 동참했다. 하지만 유구는 인구 7000여 명이 사는 읍 단위 작은 마을이다. 주일 미사 평균 참여 인원은 150명이 채 안 된다. 그것도 대부분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이다. 주일 헌금과 교무금을 합쳐도 100만 원 남짓이다. 본당 수녀도, 사무장도 없다. 이런 여건 속에서 정 신부는 전국 108개 본당을 돌며 50억 원의 기금을 마련하곤 빚 없이 150평 성당과 142평 교육관, 70평 사제관을 마련했다. 정 신부는 “유구본당 신자들은 대부분 가난한 어르신들”이라며 “어려운 시대를 헤쳐 온 부모를 생각하는 마음으로 아름답고 튼튼한 성당을 짓기 위해 열정을 쏟았다”고 밝혔다. 그리고 본당 설립 반세기에 이르러 어려움을 극복하고 새로운 주님의 집을 마련하게 됐다. 새 성전은 현대식 건축물이 아닌, 예스러운 고딕 양식으로 지어졌다. 성당 마당에 설치된 전통 한복을 입은 성모자상, 노동자 성 요셉과 예수상도 고풍스러운 멋을 더했다. 이날 봉헌식에서는 성상 및 머릿돌 축복, 테이프 커팅, 정문 축복 후 성전 열쇠가 김 주교에게 전달됐다. 미사 때엔 도유와 분향, 제대 꾸밈, 빛 점화 등이 진행됐다. 신자들은 묵주 기도 300만 단, 고리기도 860회, 성경필사본 등 새 성전 봉헌을 위해 준비한 영적 예물을 봉헌했다. 20년 넘게 본당에서 신앙생활을 해온 박온순(엘리사벳)씨는 “이 순간은 말 그대로 기적”이라며 “수많은 은인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본당 주임 신부님이 몸과 마음을 바쳐 정말 애를 많이 쓰셨다”면서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김 주교는 미사 강론에서 “여러분 모두의 정성으로 하느님께 이 아름다운 성전을 봉헌하게 됐다”며 “이제 하느님의 집이 되고 기도하는 집이 될 수 있도록 눈에 보이지 않는 우리 마음의 성전을 지어가자”고 밝혔다. 박민규 기자 mk@cpbc.co.kr 박민규2023.11.13

성탄 카드에 담은 사랑과 평화 북녘에 닿기를순교자의 모후 전교 수녀회 강화 교동도 화해평화센터, 북녘에 띄우는 성탄 카드 순교자의 모후 전교 수녀회 '화해평화센터'에서 강민아(센터장) 수녀와 고성순 수녀가 센터 우편함에 북한 동포들에게 쓴 성탄 카드를 넣고 있다. 화해평화센터는 인천 강화군 최북단 교동도에 위치한다. “사랑하는 북한의 형제자매님들, 안녕하셔요? 주님 성탄 대축일을 맞아 당신의 조건 없는 사랑을 주시려고 아기의 모습으로 우리에게 오신 구세주의 탄생을 축하드립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오신 것은 모두가 서로 사랑하여 행복하라는 뜻이었는데, 우리는 매해 이렇게 내 피붙이와 서로 반목하며 성탄을 덧없이 흘려보내고 있네요. 그대에게 미안하다고, 거기에서 애쓰며 살아줘서 고맙다고 말하고 싶어요. 가까우면서도 먼 거리에서 사랑하는 내 형제자매들에게 화해와 평화의 마음을 담아 보냅니다.” 볼펜으로 한 자 한 자 꾹꾹 눌러쓴 글에서 민족 화해와 평화를 바라는 진심이 느껴진다. 순교자의 모후 전교 수녀회가 올여름 강화군 교동도에 건립한 ‘화해평화센터’에서 소임 중인 두 수녀가 북한 동포에게 띄운 첫 성탄 카드 내용이다. 화해평화센터장 강민아(마리요한) 수녀와 고성순(마리미쉘) 수녀다. 구세주 오심을 앞두고 성령의 비둘기처럼 하얀빛을 띠는 화해평화센터 정문 앞에도 근사한 성탄 트리가 세워졌다. 어쩌면 북한과 가장 가까운, ‘최전방 트리’인 셈이다. 두 수녀는 북녘 사람들을 떠올리며 만든 트리 앞에서 산타 모자를 쓰고 나란히 성탄의 기도와 기쁨을 담은 카드를 들어 보였다. 교동도는 북한과 불과 약 2.5㎞ 떨어진 인천 강화군 최북단 섬이다. 민간인출입통제선 안쪽에 있어 좁은 바다를 사이에 두고 황해도와 마주 본다. 6·25 전쟁 때 많은 피란민이 건너와 정착한 까닭에 ‘실향민의 섬’이자 ‘평화의 섬’이라고도 불린다. 이곳에선 북녘 주민들이 오가는 모습도 생생히 보인다. 순교자의 모후 전교 수녀회가 설립자 고 최기산(전 인천교구장) 주교의 북방 선교 염원에 따라, 이곳에 평화의 터전을 마련한 것도 이런 이유다. 화해평화센터는 평화교육·순례와 함께 다양한 전시와 강연을 열고, 지역민 대상으로 성경 통독 교실도 운영하며 평화의 가치를 전하고 있다. 화해평화센터 수도자들이 북한 통포들에게 쓴 성탄 카드. 두 수녀는 비록 북한에 직접 보내진 못하지만, 트리 옆 우편함에 카드를 넣었다. 그 안에 담은 사랑과 통일 염원이 북녘땅에 닿기를 기도하면서. “북한 동포들이 만약 정말 이 성탄 카드를 받게 된다면, 하루라도 더 빨리 한반도에 평화가 오지 않을까요?” 두 수녀의 바람과는 달리, 교동도 해안을 겹겹이 둘러싼 철책과 70년 분단의 현실이 야속할 따름이다. 더욱이 최근 9ㆍ19 군사합의 파기와 함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평화는 다시금 멀어지는 듯한 분위기다. 그럼에도 강민아 수녀는 미소를 띤 채 “지금 상황이 안 좋다고 속상해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하느님과 인간의 시간은 다르잖아요. 이런 때일수록 희망을 버리지 말고 부단히 기도해야죠. 그럼 반드시 주님께서 우리에게 약속하신 참된 평화를 주실 거예요.” 수녀들은 카드에 적힌 기도와 주님 탄생의 은총이 바람을 타고 북녘에 가닿기를 다시금 기도했다. 이학주 기자 goldenmouth@cpbc.co.kr 이학주2023.12.18

특선 영화·신앙체험수기 낭독극… cpbc 부활 특집 풍성 cpbc 부활 특집 프로그램주님 부활 대축일을 맞아 cpbc가톨릭평화방송 TV와 라디오가 부활의 기쁨을 나누고, 그 의미를 더욱 체현할 수 있도록 다양한 특집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박예슬 기자 ■ TV 부활 특집 프로그램 고 이남규 루카 30주기 다큐멘터리 ‘빛으로 생명을 그리다’가 3월 31일 방송된다. 故 이남규 루카 30주기 다큐멘터리 ‘빛으로 생명을 그리다’ 국내 50여 곳의 성당에 500점 이상의 스테인드글라스 작품을 제작·설치한 한국 유리화의 선구자 故이남규(루카, 1931-1993) 작가. 빛으로 믿음을 표현하던 그의 뜻에 따라 ‘생명의 빛’을 선사하는 이들을 찾아가 본다. ▶방송 : 3월 31일(일) 오후 4시 / 4월 3일(수) 오후 7시 30분 / 4월 4일(목) 오전 10시 / 4월 7일(일) 오전 10시 40분 내 영혼을 채워준 생각들_최강 신부의 ‘부활 : 무(無)에서 비롯된 희망’ 텅 빈 무덤은 주님의 부활에 대한 최초의 암시였다. 있어야 할 것이 없어진 빈자리를 대하고서야 제자들은 살아있는 말씀을 다시 만날 수 있다는 희망을 품게 된다. 무(無)에서 비롯된 희망! 최강 신부의 강좌를 통해 발견해보자. ▶방송 : 3월 31일(일) 오전 11시 30분 / 4월 1일(월) 오후 2시 / 4월 3일(수) 오전 7시 30분 / 4월 5일(금) 오후 10시 30분 가톨릭 명화극장 ‘예언자’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을 이끈 복자 스테판 비신스키 추기경의 삶을 다뤘다. 소련의 지배를 받았던 폴란드에서 교회를 수호하기 위해 헌신한 영적 지도자이자, 시련과 고난 속에서도 하느님의 충실한 종으로서 역할을 다한 그의 삶을 만나 본다. ▶방송 : 3월 30일(토) 오전 9시 특선 영화 ‘벤허’ 로마의 압제와 친구의 배신으로 왕자에서 죄수로, 노예에서 귀족으로 신분이 바뀌며 기구한 운명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는 한 유다 청년의 파란만장한 삶을 그리스도의 생애와 교차시켜 보여준다. 1959년 개봉 당시 아카데미상 11개 부문을 휩쓰는 등 대기록을 세운 대작. ▶방송 : 3월 30일(토) 오후 10시 30분 특선 영화 ‘예수’ 2부 성경 인물 영화 시리즈 ‘더 바이블 컬렉션 : 예수’는 복음 속 예수님과 주변 인물들의 일대기를 다룬다. 예수님의 탄생부터 공생활, 수난과 부활의 이야기를 통해 현대인이 어떤 삶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되묻는다. ▶방송 : 3월 30일(토) 오후 1시 특선 영화 ‘마리안느와 마가렛’ 2005년 11월 23일, 소록도의 집집마다 편지 한 통이 도착했다. 꽃다운 20대에 아무 연고도 없이 소록도를 찾아 한센병 환자들을 43년간 돌본 푸른 눈의 두 간호사는 그렇게 마지막 편지를 남기고 떠났다. 한센인들의 아픔을 치유해온 그들의 대가 없는 사랑은 자연스레 부활을 묵상하게 한다. ▶방송 : 3월 31일(토) 오후 7시 30분 특선 영화 ‘기브 뎀 : 사라진 자들의 비밀’ 자녀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생을 마감한 한 노인. 그러나 곧 다시 살아나 쫓기듯 무언가를 찾아 헤맨다. 부활한 남자는 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었던 걸까? 생명을 존중하는 창작인들의 모임 CCF가 제작한 이 영화는 ‘죽음 뒤의 삶’이라는 상상의 세계를 통해 현대 사회에서 잊히는 생명의 소중함을 환기한다. ▶3월 31일(일) cpbc플러스 공개 주님 수난 성금요일 십자가의 길 주님의 수난을 기억하고 함께 묵상하는 시간을 cpbc와 함께할 수 있다. ▶방송 : 3월 30(토) 오전 3시 cpbc플러스 공개 ■ 라디오 부활 특집 프로그램 성삼일 특집 ‘소리로 만나는 신앙체험수기’ cpbc가톨릭평화방송·평화신문이 올해 주최한 ‘제11회 신앙체험수기’ 공모전 수상작 5편을 성삼일 특집 ‘라디오 신앙체험수기’로 각색해 오디오 낭독극으로 선사한다. 1회- 특별상 ‘단 하나의 노을빛 사랑’ 장려상 ‘하느님을 만나면서 삶은 다시’ 2회- 우수상 ‘이미 드러나고 있는데 그것을 알지 못하느냐’ 장려상 ‘하느님은 이렇게 일하시는구나’ 3회- 대상 ‘믿는 만큼 더 가까이’ ▶방송 : 3월 28일(목) ~ 3월 30일(토) 오전 5시 참 좋은 오늘 은빛 수녀입니다 - 주말 인생 토크 특집 ‘희망과 사랑 변화의 부활! 생명의 잔치, 영원한 생명으로 건너가는 부활 대축일을 맞아 ‘눈만 뜨면 감사! 백 번 천 번 감사드려야 할 은총의 대사건 부활 대축제로의 초대’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눈다. ▶방송 : 3월 30일(토) 오전 9시 군종의 시간 부활특집 – 부활 축하, 명! 받았습니다! 군종교구에도 부활의 기쁨이 깃든다. 생활성가 라이브와 함께 기쁜 부활을 알리고, 군종교구장 서상범 주교님의 축하 메시지를 통해 부활의 은총을 전한다. ▶방송 : 3월 31일(일) 오후 3시 기도의 오솔길 박종인 신부입니다 - 부활을 축하합니다 부활을 축하하는 청취자들의 사연을 신청곡과 함께 듣고, 부활 인사를 나눈다. ▶방송 : 3월 31일(일) 오후 4시 기도의 오솔길 강소영 수녀입니다 - 샬롬, 부활을 살아봅시다 시각장애인 생활성가 가수 황인숙(마리아)씨가 전하는 삶의 이야기. 신학과 철학을 토대로 내면의 치유에 힘 쏟는 서강대 신학대학원장 박병준 신부의 영성 철학 상담이 기다린다. ▶방송 : 4월 1일(월) 오후 4시 / 4월 2일(화) 오후 4시 2024 장일범의 유쾌한 클래식 부활특집 - 기쁨과 환희의 노래 ‘부활 오라토리오’ 부활을 주제로 한 클래식 명곡과 부활 오라토리오에 담긴 희망과 사랑의 메시지를 메조소프라노 백재은씨의 해설로 들어본다. 유쾌하고 자세한 해설에 더욱 충만해지는 은총의 시간이다. ▶방송 : 4월 1일(월) 오전 11시 유튜브 보이는 라디오 방송박예슬2024.03.26

나를 아는 것, 아버지께로 돌아가는 길[한민택 신부의 금쪽같은 내신앙] (37)“아직도 내가 날 모르나 봐요” “어느 날 문득 돌아다보니 지나온 모든 게 다 아픔이네요. 날 위해 모든 걸 다 버려야는데, 아직도 내 마음 둘 곳을 몰라요. 어디로 갈까요? 어떻게 할까요? 아직도 내가 날 모르나 봐요~♪” ‘어느 날 문득’이라는 노래 가사다. 많은 가수가 이 노래를 다시 부르고, 많은 사람이 그 노래를 좋아하며 따라 부르는 이유는, 그 안에 자기 마음이 담겨 있기 때문이 아닐까. ‘어느 날 문득’ 돌아보면 이미 늦어버린 것은 아닐지. 내가 날 모르는 이유는 그만큼 나를 대면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만나면 만날수록, 대화를 나누면 나눌수록 서로를 더 잘 알고 친해지는 것처럼, 자신과 이야기를 나눌수록 자신을 더 잘 알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신앙은 자기 자신을 알아가는 여정이다. 하느님을 아는 것과 자신을 아는 것은 동떨어진 두 개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런데 나는 신앙을 통해 나를 얼마나 알아 왔는지? 피정은 자신과 대면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나를 돌보는 피정의 시간을 마련하여 자신과 대화를 나눠보면 어떨까. 그동안 외면해 온 나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보자. 나는 어디에 있는가? 어디를 향해 가고 있으며, 어디쯤 와 있는가? 그동안 나는 나라는 존재를 너무 외면해 온 것은 아닌지? 자기 이름을 다정히 불러보자. 그리고 다음과 같은 말을 건네보자. 하느님께서 나에게 생명을 주시면서, 나의 삶을 멋지고 아름답게 살라고 하셨는데, 나는 과연 그렇게 살아왔는지? 그동안 나는 누군가의 아내, 남편, 부모, 자녀로, 혹은 직장의 누군가로 살아왔지, 정말 나의 삶을 살지 못한 것은 아닌지. ‘어쩌다 어른’ ‘어쩌다 어르신’이 되면서, 젊어서 가졌던 꿈과 희망, 인생의 계획은 다 어디에 두고 온 걸까? 하느님 자녀로서 나의 삶은 어떠하였나? 세례성사로 주님의 자녀로 새로 태어나 새로운 삶을 살게 되었는데, 세상 사람들과 세속 일에 파묻혀 살면서, 나는 얼마나 하느님 자녀로서의 품위와 고귀함을 지키고 살아왔나? 하느님 자녀로서 긍지와 자부심, 자신감과 든든함은 온데간데없고, 마치 하느님이 안 계신 것처럼, 부모님 잃은 고아처럼 살아온 것은 아닌지. 묵상을 위한 성경 구절로 ‘되찾은 아들의 비유’(루카 15,11-32)를 제안하고자 한다. 이 비유에 나오는 작은아들처럼, 나는 혹시 아버지의 유산을 물려받은 자녀이지만 실제로는 이방인들 틈에 살면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다 결국 돼지 치는 고되고 외로운 일을 하면서, 누군가의 관심과 위로와 사랑 어린 말 한마디 받지 못하고 살아오지 않았나. 혹은 큰아들처럼 자신을 ‘종처럼’ 여기며 살아오지는 않았는지. 하느님은 내가 자유롭기를, 기쁘고 행복하게 살기를 바라시는데, 나는 그저 순종하기만 하면 되는 줄로 알고 고개 숙이고 살아온 것은 아닌지. 이제 아버지께로 돌아가자. 아버지께서 나를 위한 잔칫상을 준비하고 계신다. 회개란 아버지의 품으로 돌아가는 것이며, 나를 향한 아버지의 넓고 따뜻한 마음을 다시 발견하는 것이다. 나를 가여워하는 마음, 나를 바라보는 눈길에 담긴 애끓는 마음, 그 마음과 눈길을 통해 자녀로서의 품위와 고귀함을 되찾는 것이다. 하느님께서 내 생의 마지막 날 “그래, 내가 너에게 선물로 준 너의 인생을 어떻게 살았느냐?”라고 물으시면, 나는 무어라 답할 것인가? 하느님 아버지께 그동안 살아온 내 삶의 이야기를 해 드리자. 아버지께서는 나의 모든 이야기에 귀 기울이시고 공감하시며 고개를 끄덕이고 아픔을 어루만져주실 것이다. ※ ‘금쪽같은 내신앙’ 코너를 통해 신앙 관련 상담 및 고민을 문의하실 분들은 메일(pbcpeace12@gmail.com)로 내용 보내주시면 소통하실 수 있습니다. 한민택 신부 cpbc2024.0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