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수, 그 이후교회의 태동 :사건의 재구성공부를 하다가 뭔가 효율적이지 않다는 느낌이 들 때는? 학습 방법을 재구성해야 한다. 범죄 사건이 미궁에 빠질 때 형사들이 하는 것도 범죄의 재구성이다. 잘 이해되지 않는 어떤 사건을 푸는 가장 좋은 해결책은 그 사건을 재구성하는 것이다. 혹시 교회 태동 당시 상황을 정확히 모르고 있는가. 조금씩 알고 있는 조각 지식들이 제대로 맞춰져 있지 않고, 이리저리 흩어져 있는가. 알긴 하는데 어렴풋하게 알고 있는가. 2000년 전, 예루살렘의 한 다락방에서 일어난 미스터리한 사건(사도 1-2장)을 재구성 해보자. 예루살렘의 최후의 만찬 다락방. 조사 보고서 : 사건의 재구성 1. 사건 현장 : 예루살렘 성을 시온 문으로 빠져나가 약 100m 가량 걸어가면 2층 석조건물이 나타난다. 이곳에 최후의 만찬 다락방이 있는데, 만찬 장소 옆 계단을 올라가면 또 하나의 작은 경당이 나온다. 교회가 태동하는 성령 강림 사건은 바로 이곳에서 일어났다. 때는 오순절이었다. 2. 등장인물 : 성경은 “그들은 모두 한자리에 모여 있었다”(사도 2,1)며 두루뭉술하게 표현하고 있다. 그들은 과연 몇 명이었을까. 그 명단은 다음과 같다.(사도 1,13; 1,26; 2,14 참조) 시몬 베드로, 요한, 야고보, 안드레아, 필립보, 토마스, 바르톨로메오, 마태오, 알패오의 아들 야고보, 열혈당원 시몬, 야고보의 아들 유다 등 총 11명, 여기에 한 명이 더 있었는데, 그는 예수를 배반하고 죽은 ‘유다’의 자리에 선발된 마티아였다. 그래서 총 12명이 사건 현장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사도들은 평소에 예수님의 어머니 마리아를 비롯해 여러 여자와 함께 한마음으로 기도에 전념했다.(사도 1,14 참조) 따라서 사건 현장에 마리아를 비롯해 몇몇 여성들이 함께 있었을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 3. 인물들의 심리상태 : 제자들은 10일 전의 감동과 환희를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다. 부활한 스승은 40일간 지상에 머물며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가르쳤다. 그리고 ‘다른 보호자’(요한 14,16)인 진리의 영이 오실 때까지 예루살렘에 머물 것을 명령했다. 그리고 제자들이 보고 있는 앞에서 하늘로 올랐다. 장엄한 모습이었다. 눈으로 보고서도 믿기 힘든 그 기적(부활과 승천) 앞에서 제자들은 다시 하나가 됐다. 그들은 특히 스승이 승천하며 남긴 ‘큰 약속’ 하나를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성령께서 너희에게 내리시면 너희는 힘을 받아, 예루살렘과 온 유다와 사마리아, 그리고 땅 끝에 이르기까지 나의 증인이 될 것이다.”(사도 1,8) 하지만 제자들은 지금 풀 죽어있다. 스승님이 영원히 옆에서 함께 계셨으면 좋겠는데, 떠나셨다. 제자들은 지금 막막한 심정이다. 스승의 약속을 믿고 기다리는 방법 외에는 도리가 없었다. 4. 사건의 발발 : 그 날 아침이었다. 방안에는 기대와 호기심, 평화와 불안이공존했다. 순간, 그 의구심을 세찬 바람이 부는 듯 하는 소리가 흔들어 깨운다. 곧이어 강렬한 불꽃이 일었다. 그 불꽃 모양의 혀들이 갈라지면서 각 사람 위에 내려 앉았다.(사도 2,2-3 참조) 약속은 성취됐다. 제자들은 성령으로 가득 찼다. 교회가 탄생하는 순간이다. 교회는 이렇게 성령의 오심과 함께 출발했다. 5. 사건의 전개 : 성령의 능력은 놀라웠다. 지금까지 갈피를 잡지 못하던 제자들이 거리로 뛰어나가 진리를 선포하기 시작했다. 사도들은 유대교가 정통 종교로 인정받던 예루살렘에서, 그것도 벌건 대낮에 공식적으로 신앙을 선포했다. 그래서 몇몇 사람들은 사도들의 이런 모습을 일종의 해프닝으로 받아들였다. “포도주에 취했군.”(사도 2,13) 하지만 사도들은 취하지 않았다. 당시 시간은 오전 9시였다. 취할 시간이 아니었다. 6. 사건의 향방 : 베드로가 군중들 앞에 섰다. 첫 선포가 이어진다. “하느님께서는 여러분이 십자가에 못 박은 이 예수님을 주님과 메시아로 삼으셨습니다.”(사도 2,36) 그러자 사람들이 물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사도 2,37) 베드로가 대답했다. “회개하십시오. 그리고 저마다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아 여러분의 죄를 용서받으십시오. 그러면 성령을 선물로 받을 것입니다. … 여러분은 이 타락한 세대로부터 자신을 구원하십시오.”(사도 2,37-40) 베드로의 설교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그 자리에서 3000여 명이 개종했다. 7. 사건의 파장 : 당시는 모든 사람이 종교를 가지고 있었던 시대였다. 종교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새로운 종교를 받아들이기란 쉽지 않다. 그런데 가난뱅이 어부 베드로의 설교 한마디에 3000여 명이 개종했다. 기적이었다. 무한한 하느님의 섭리를 유한한 인간이 성취해 낼 수 있는 것 자체가 기적 아닌가. 그렇게 첫 신앙 공동체가 탄생했다. 독특한 조직이었다. 신자들은 모두 함께 지내며 모든 것을 공동으로 소유하였다. 그리고 가지고 있던 재산을 팔아 모든 사람에게 저마다 필요한 대로 나누어 주곤 하였다.(사도 2,42-47 참조) 자연히 궁핍한 사람은 한명도 없었다. 이렇게 첫 신앙 공동체는 점차 몸집을 불려 나갔다. “주님께서는 날마다 그들의 모임에 구원받을 이들을 보태어 주셨다.”(사도 2,47) ‘성령 강림 → 사도들의 변화 → 신앙 공동체의 등장 → 공동체에 대한 성령의 임하심 → 공동체의 성장.’ 성령의 선순환 고리가 만들어졌다. 큰 바퀴(大乘)가 굴러가기 시작했다. 여기서 초기 그리스도교 공동체를 맨 앞줄에서 이끌었던 베드로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베드로는 ‘예수 그 이후’ 이야기 탑의 맨 아래에 놓이는 든든한 반석이기 때문이다.(마태 16,18 참조) 글 _ 우광호 cpbc2023.10.11
![[2022결산] 김대건 신부의 삶 기리고… 전쟁 종식·지구 살리기 움직임 활발](//cpbc.co.kr/CMS/newspaper/2022/12/rc/837706_1.3_titleImage_1.jpg)
[2022결산] 김대건 신부의 삶 기리고… 전쟁 종식·지구 살리기 움직임 활발문화출판 2022 결산 1 김대건 신부의 삶과 진취적인 면모를 담은 영화 ‘탄생’ 개봉 2022년 가톨릭 문화출판계의 키워드는 김대건, 김수환, 기후위기, 전쟁과 평화, 신앙 서적 완간, 원로사목자 활동, 신앙생활 기지개 등을 꼽을 수 있겠다. 성 김대건 신부를 기리며올해는 김대건 신부 관련 영화와 공연, 전시 등이 줄을 이었다. 먼저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과 유네스코 세계기념인물 선정에 맞춰 제작된 영화 ‘탄생’이 개봉했고, 바티칸 교황청에서 열린 시사회를 계기로 제작진과 출연진이 프란치스코 교황을 비롯해 수많은 성직자를 만나기도 했다. 김대건 신부가 직접 쓴 편지 21통을 바탕으로 성인의 신앙과 삶의 역경을 낭독극 형식으로 펼쳐나가는 ‘스물두 번째 편지’는 주교좌 명동대성당 성모동산 상설무대에서 공연됐고, 충남 당진 솔뫼성지에서는 사제를 넘어 다양한 학문을 섭렵한 신지식인으로서의 김대건 신부를 만날 수 있는 전시회도 열렸다. 이충렬(실베스테르) 작가가 한국교회사연구소의 자료와 감수를 받아 펴낸 공식적인 김대건 정본(定本) 전기 「김대건 조선의 첫 사제」도 출간됐다. 1845년 한국인 최초의 사제가 되었음을 친필로 서약한 ‘김대건 신부 서약서’가 2021년 교황청을 통해 입수한 라틴어 원본으로 170여 년 만에 정식으로 실려 있다.김수환 추기경 탄생 100주년 올해 탄생 100주년을 맞은 김수환 추기경도 출판문화계 전반에서 만날 수 있었다. 서울대교구 서울가톨릭연극협회가 김수환 추기경의 생애를 담은 연극 ‘추기경, 김수환’을 7월 서울을 시작으로 대구, 포항, 안동 등에서 공연했고, 언론·출판·방송인 등 19명이 한국 교회의 어른이자 민주화운동의 정신적 지주인 김 추기경의 삶을 회고하는 「우리 곁에 왔던 성자」도 출간했다. 서울대교구 가톨릭사진가회 서연준(미카엘) 작가는 지난 1984년부터 1988년까지 주교좌 명동대성당 미사, 김옥균 주교 서품식 등에서 찍은 김 추기경의 사진을 지난 5월 서울을 시작으로 대구, 군위, 광주, 대전, 안동, 의정부 등에서 선보였다. 이밖에도 김수환 추기경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다양한 전시회와 음악회, 강연 등이 진행됐다.기후위기 극복을 위해기후위기에 대처하고 지구 공동의 집을 지키기 위한 움직임도 활발했던 한 해다. 먼저 작은형제회 정의평화창조보전위원회(JPIC)가 사단법인 푸른아시아, 국제기후종교시민(ICE)네트워크와 함께 국내 최초로 기후위기 문제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바로, 지금’ 제작에 들어갔다. 영화에는 창문도 에어컨도 없이 혹서를 견뎌내는 도시 쪽방촌의 여름, 이상 기후로 평생 농사짓는 기반이 흔들리는 전국 논밭, 기후 행동 현장에서의 청소년과 60대 활동가의 만남을 담았다. 관련 도서도 잇따라 출간됐다. 프란치스코 교황과 이탈리아의 사회학자이자 시민운동가인 카를로 페트리니 기자가 지구와 인류가 처한 현실에 대한 인식, 공감을 통해 환경과 경제 등 다양한 위기에서의 해법을 제안한 「지구의 미래」를 펴냈고, 유경촌(서울대교구 사회사목담당 교구장 대리) 주교는 생태 위기 시대의 가톨릭 사회교리서 「우리는 주님의 생태 사도입니다」를 펴냈다. 또 서강대 교수면서 녹색연합 공동대표 등으로 활동하고 있는 조현철(예수회) 신부는 「JPIC, 예언자의 세상 읽기」를 통해 오늘날 지구 위기의 원인으로 자본주의와 소비주의, 기계론적 세계관을 꼬집고, 극복을 위해 창조 질서의 보전, 즉 정의의 실현을 강조했다.반전과 평화를 기원하며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무력 침공으로 시작된 전쟁. 끝나지 않은 전쟁으로 고통받는 이들에게 평화가 깃들길 기원하는 문화행사도 잇따랐다.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에서는 지난 10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작가들의 리얼리즘 작품 70여 점을 선보인 ‘전쟁과 평화’전이 열렸고, 앞서 6월에는 어린이들의 평화를 염원하며 기획된 ‘PEACE for CHILD : 전쟁 속 어린이를 위한 평화의 기도’전도 개최됐다. 올해 어린이날 제정 100주년을 맞아 전쟁으로 인해 유린되는 인권, 그 안에서도 가장 위협받는 ‘어린이’를 현대미술의 다양한 조형언어로 풀어냈다. 러시아의 대문호이자 사상가인 톨스토이의 비폭력 사상집도 국내 초역됐다. 러시아에서 출간된 100여 권의 톨스토이 전집 가운데 비폭력과 반전 평화론을 담은 글을 선별해 우리말로 옮긴 「비폭력에 대하여」다. 크림전쟁과 러일전쟁의 참상을 경험한 톨스토이의 반전사상은 공동선과 인간 존엄성에 대한 굳건한 그리스도교 믿음에 기반을 둔다. 신앙 서적 완간 잇따라신앙인으로서 내적인 힘을 키울 수 있는 서적들의 완간도 잇달았다. 먼저 올해 창립 60주년을 맞은 분도출판사는 「교부들의 성경 주해」 총서 29권을 완간했다. 「교부들의 성경 주해」는 한국교부학연구회가 2008년부터 분도출판사와 손잡고 창세기부터 요한 묵시록까지 교부들이 성경의 각 구절을 해석한 내용을 모은 대작이다. 대전교구 원로 사제인 조장윤 신부는 「요한 1,2,3서」를 끝으로 「SACRA PAGINA 성경 연구 시리즈」 전체 18권의 우리말 번역을 마쳤다. 이는 영어권 학자들이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정신에 따라 현대적 연구 방법으로 신약성경 전체를 새로 주석한 작품이다. 송봉모(예수회) 신부도 「평화가 너희와 함께」까지 총 7권의 ‘요한복음 산책 시리즈’를 완간했다. 그런가 하면 장긍선(서울대교구 이콘연구소 담당) 신부는 이콘의 의미와 상징을 소개하는 「이콘 그리고 동방의 얼굴들 미와 빛의 신학」을 출간했다. 이탈리아 출신 미술평론가이자 저널리스트인 알프레도 트레디고가 쓴 원전을 이콘연구소 회원들, 전문 번역가 김정윤(클라라)씨 등과 함께 3년에 걸쳐 번역한 것으로, 400여 점의 이콘은 물론 정교회 관련 용어 해설과 사진 도판이 부록으로 실렸다.원로 사목자들의 활발한 행보원로 사목자들의 굵직한 행보가 유독 눈에 띄는 한 해였다. 초대 수원교구장이자 제7대 광주대교구장을 지낸 윤공희 대주교와 제3대 제주교구장을 지낸 김창렬 주교가 각각 책을 발간했다. 먼저 윤 대주교는 기억 속에 살아있는 북녘 교회에 관한 구술사 「윤공희 대주교의 북한 교회 이야기」를 펴냈다. 광주가톨릭대학교 주교관에서 구술 작업이 진행됐고, 여덟 차례 인터뷰를 바탕으로 각종 사료와 논문으로 내용을 보완해 1년간의 작업이 마무리됐다. 김 주교는 그리스도인으로서 유언 삼아 남긴 소박한 묵상집 「잡록과 낙수」를 출간했다. 제주에 있는 새미 은총의 동산에서 자연을 벗 삼아 은수자로 사는 김 주교가 하느님만을 바라보고 생각하고자 하는 마음을 담았다. 50년간 프랑스에서 수도 생활과 작품 활동을 해 온 빛의 화가, 스테인드글라스의 거장 김인중(프랑스 도미니코수도회) 신부는 본격적인 국내 활동에 들어갔다. 지난 8월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산업디자인학과 초빙 석학교수로 임명됐고, 그의 작품 600여 점이 상설 전시되는 빛섬아트갤러리도 충남 청양군에 문을 열었다. 대면 신앙 활발해진 교회각 교구와 본당, 신심 단체 등이 코로나 이전의 신앙생활을 회복하기 위해 기지개를 켜며 다채로운 문화행사도 대면으로 진행했던 한 해다. 그 일환으로 다양한 성가제가 열렸다. 팬데믹 기간 중단되거나 관객 없이 진행됐던 CPBC 창작성가제는 치열한 예선과 워크숍을 거쳐 11월 전국에서 참여한 6개 팀이 결승 무대에서 관객들을 만났고, ‘가톨릭성가페스타’는 올해 첫 포문을 열었다. 가톨릭 성음악아카데미가 주최하고 가톨릭성가페스타 운영위원회가 주관한 이번 행사에서는 전국 14개 팀이 객석을 가득 메운 신자들과 축제 분위기를 만끽했다. (재)서울가톨릭청소년회가 주최하고 청년문화공간JU동교동이 주관하는 ‘서울가톨릭청소년연극제’도 지난 8월 3년 만에 대면으로 열려 모두 10개 팀이 열띤 무대를 마련했다. 도재진 기자 djj1213@cpbc.co.kr 윤하정 기자 monica@cpbc.co.kr cpbc2022.12.21

아나윔 정신으로 성경 말씀 공부하고 실천성서형제회, 50주년 맞아 17일 감사 미사…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정신에 따라 1970년 설립 1970년 설립 당시 설립자 최규업(앞줄 오른쪽에서 두 번째) 신부와 영적지도 신부였던 원선오(앞줄 왼쪽에서 두 번째) 신부, 최초의 성서형제회팀인 고등학생들 모습. 성서형제회 제공 성경 말씀 실천을 지향하는 단체인 성서형제회(담당 윤양호 신부)가 17일 낮 12시 예수그리스도수녀회(경기도 이천시 장호원읍 설장로 786)에서 설립 50주년 기념 행사를 진행하고 감사 미사를 봉헌한다. 이날 행사는 50년사 자료를 전시하는 식전 행사를 시작으로 감사 미사 봉헌, 50주년 회고 영상 시청 등의 순으로 진행된다. 성서형제회(Fraternidad Biblica)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정신에 따라 1970년 5월 17일 성령 강림 대축일에 최규업(살레시오수도회, 에콰도르 해외선교사목) 신부가 설립했다. 성서형제회는 성경을 읽고 묵상하고 공부해 성경 말씀을 생활 속에서 실천함으로써 자신과 타인의 복음화에 힘쓰는 신앙공동체이다. 아나윔(anawim, 히브리어로 ‘하느님의 가난한 자’를 의미) 정신을 바탕으로 예수 그리스도처럼 살고자 힘쓴다. 현재는 서울, 인천, 광주, 전주, 안산 등 전국적으로 11개 팀으로 구성돼 81명이 활동하고 있다.성서형제회는 해마다 회원들의 신앙 성장과 성화를 위해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한다.회원들이 한곳에 모여 사제와 수도자의 영적 지도를 받아 성경과 성교회의 영성을 좀 더 깊이 있게 묵상함으로써 신앙을 성장시키는 프로그램인 ‘FㆍB 묵상회’, 성경과 헌장의 가르침을 학습하여 좀 더 확고한 가톨릭신앙을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도록 성장시키는 프로그램인 ‘FㆍB 연수회’를 진행한다. 또한, 친교의 시간을 통해 하느님의 사랑을 확인하고 신앙을 고백하며, 그 시간을 주님께 봉헌하는 프로그램인 ‘FㆍB 큰모임’을 진행하고, 각 팀의 말씀봉사자들이 모여 FㆍB 각 팀 현황을 점검하고 현안 문제 해결과 발전적인 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정기적인 봉사자 모임인 ‘FㆍB 전국 봉사자 월례회의’도 갖고 있다. 성서형제회 이유경(리드비나) 회장은 “50여 년 동안 많은 변화를 경험하면서 회원들의 노력이 성경 말씀으로 성화 되어 하느님의 사랑을 이웃에게 전하는 작은 노력이 이어져 왔다”며 “성서형제회는 하느님 말씀을 따라 성화 되는 목적을 가지고 교회 안에서 시작했던 것이다. 하느님 말씀인 성경을 함께 공부하고 생활에 실천하려는 형제자매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성서형제회 회원 가입 및 팀 설립 문의 : 010-8952-7578, 이유경 회장도재진 기자 djj1213@cpbc.co.kr 평화신문2021.10.06

지구촌 그리스도인 7명 중 1명 박해받는다파키스탄·인도·니카라과·중국 등 세계 곳곳에서 그리스도인 박해 급증… 초대 교회 때보다 순교자 많아 파키스탄 그리스도인들이 17일 카라치에서 반그리스도교 폭력 행위를 멈추라고 외치고 있다. 전날 펀자브주 자란왈라에서는 마을 주민들이 폭도로 돌변해 교회를 불태우고 그리스도인들을 집단 폭행하는 사건이 또 발생했다. OSV 유엔 주재 교황청 상임 옵저버인 포르투나투스 느와추쿠 대주교는 지난 3월 유엔 인권이사회 총회에서 “오늘날 그리스도인 7명 중 1명이 박해를 받고 있다”고 성토했다. 그의 말은 과장이 아니다. “초대 교회 때보다 순교자가 더 많이 나오고 있다”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탄식 역시 마찬가지다. 그리스도교가 소수 종교인 파키스탄과 인도, 무장 조직이 활개치는 아프리카, 아시아 공산 국가 등 지구촌 곳곳에서 그리스도인 박해가 급증하고 있다. 심지어 ‘성경의 땅’ 이스라엘에서도 가톨릭 수도원이 유다교 극단주의자들에게 짓밟히는 사건이 최근 발생했다. 지난 16일 파키스탄 펀자브주에서 이슬람 폭도들이 교회 6개를 불태우고, 그리스도인들을 마구 폭행하는 사건이 또 발생했다. 자란왈라 이슬람 사원이 「쿠란」 모독 혐의로 기소된 그리스도인 두 명을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하자 주민들이 폭도로 돌변해 그리스도교 시설로 몰려가 돌을 던지고 불을 질렀다. 장로교회, 구세군, 가톨릭 성당 구분 없이 십자가가 있는 시설은 모두 공격 대상이 됐다. 파키스탄에서는 과격 이슬람 지도자들의 선동으로 촉발되는 이런 폭력 사태가 끊이지 않는다. 지난 5월 19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한 인도 북동부 마니푸르주 유혈 충돌의 혼란도 여전하다. 인도 정부는 이 사태를 부족 간 출동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다수인 힌두인들(메이테이족)이 소수인 그리스도인들(쿠키족)을 오랜 세월 차별해 빚어진 참극이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충돌 현장의 평화 회복을 약속했지만, 그가 이끄는 친힌두교 정당(BJP)은 표를 얻기 위해 종교 갈등을 부추긴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들 나라에서는 정치 권력자들이 앞에서는 관용을 외치고, 뒤에서는 은밀한 방식으로 그리스도인을 탄압하는 ‘교활한 박해’가 계속되고 있다. 다니엘 오르테가 독재 정권하에서 신음하는 중앙아메리카의 니카라과 교회 상황도 점점 악화하고 있다. 오르테가 정권은 민주주의 수호에 앞장선 성직자들을 구금하고 수녀회를 추방한 데 이어 교회가 운영하는 대학의 재산까지 동결했다. 최근에는 리스본 세계청년대회(WYD) 참가하고 돌아오는 자국 신부 2명의 입국을 불허했다. 사실상 국외 추방이다. 아프리카 나이지리아에서는 이슬람 극단 무장 조직들의 교회 공격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6월 납치된 오블라티 선교수도회 응와오우차 신부의 행방은 아직도 오리무중이다. 응와오우차 신부 피랍은 나이지리아 가톨릭 수난의 ‘빙산의 일각’이다. 6월만 해도 서품 1년 차 신부가 총에 맞아 숨지고, 은뉴위 교구의 음바마라 신부가 납치됐다가 풀려났다. 현지 인권단체에 따르면, 지난 2021년 ‘종교적 믿음 때문에’ 목숨을 잃은 나이지리아 그리스도인은 4600여 명에 달한다. 아시아에서는 중국 공산 정부의 그리스도교 통제가 더욱 심해지고 있다. 국가종교사무국이 발표한 종교 문제에 관한 새로운 조치에 따르면 9월부터 모든 종교 활동은 정부가 공인한 장소에서만 가능하다. 종교 상징물 설치도 실내로 제한된다. 아시아 가톨릭 통신(UCAN)은 동부 저장성 당국이 교회 외부에 설치된 십자가를 강제로 철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동안 간헐적으로 이뤄지던 십자가 철거 작업은 시진핑 주석 3연임 확정 이후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이스라엘에서도 그리스도인을 향한 공격과 박해가 급증하고 있다. 최근 몇 달 동안 이스라엘 성지의 그리스도교인에 대한 위협과 협박, 폭력 행위가 증가했다. 교회가 훼손되고, 그리스도 성상이 파괴됐으며, 개신교 공동묘지가 더럽혀졌다. 특히 지난 7월 유다교 극단주의자들이 항구도시 하이파에 있는 가르멜회 스텔라 마리스 수도원에 침입해 난동에 가까운 행패를 부렸다. 엘리사 예언자 무덤이 수도원 성당에 있다는 거짓 정보를 믿는 무리가 유다교 소유권을 주장하면서 수도원 점령을 시도한 것이다. 예루살렘 라틴 총대주교 피자발라 총대주교는 ‘바티칸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안타깝게도 최근 공격이 증가한 것은 사실”이라며 “이러한 물리적 충돌과 멸시, 비난과 모욕은 일상이지만 특히 예루살렘 구시가지 지역에서 이러한 현상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느와추쿠 대주교는 유엔 연설에서 “평화를 이루고 정의로운 사회를 건설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전제 조건이 종교의 자유, 사상의 자유, 양심의 자유”라며 그리스도인 박해 상황에 대한 국제 사회의 관심을 환기시켰다. 김원철 기자 wckim@cpbc.co.kr 김원철2023.08.21
가톨릭성서모임 50주년 희년 행사 열린다22~25일 영원한 도움의 성모수도회 정릉 본원에서 말씀의 초막제·미사 가톨릭성서모임이 2022년 50주년 희년을 맞아 ‘은총과 기쁨의 해’(마태 5,12)를 기념한다.말씀의 초막제와 미사로 꾸려진 50주년 희년 행사는 22~25일 서울 성북구 영원한 도움의 성모수도회 정릉 본원에서 개최된다. 22일 오전 10시 말씀의 초막제 여는 미사를 시작으로 22일 오후부터 25일 오전까지 매일 말씀의 초막제가 이어지며 25일 오후 2시 희년 감사 미사로 마무리된다. 말씀의 초막제는 가톨릭성서모임의 고유 행사로 말씀의 길로 인도하시는 하느님께 감사드리며 성서가족이 함께 모여 사랑과 축복을 나누는 시간이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광야생활을 잊지 않고 하느님 사랑을 기억하며 지낸 초막절에서 유래한다. 가톨릭성서모임은 50주년 희년을 뜻깊게 보내기 위해 2018년부터 희년 준비 피정을 시작으로 차근차근 준비해왔다. ‘주님의 은혜로운 해’(루카 4,19)를 대주제로 2019년 ‘기억과 감사의 해’(신명 8,2), 2020년 속죄와 화해의 해(예레 31,18), 2021년 해방과 자유의 해(레위 25,10)를 지내왔다. 피정, 강의, 성지순례, 설문조사 등을 통해 성서 가족이 말씀으로 더욱 하나가 되고, 말씀의 봉사자로서의 사명을 되새기는 시간을 보냈다. 가톨릭성서모임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 가르침과 성경 말씀에 목말라하는 시대 요청으로 생겨난 성경 생활화 운동이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수녀회 수도자들이 1972년 7월 서울 정릉 교육관에서 대학생들과 함께 창세기 그룹공부를 하면서 시작됐다. 대학생 중심으로 이뤄지던 성경 공부는 이후 고등학생, 일반신자, 직장인 그룹모임으로 번져나갔고 1974년 ‘가톨릭대학생성서모임’에서 ‘가톨릭성서모임’으로 명칭을 바꿨다. 이후 어버이 성서모임이 시작됐고 각 교구는 물론 해외로까지 가톨릭성서모임이 퍼져나갔다. 현재까지 한국은 물론 세계 각국에서 4000여 명의 봉사자들이 말씀 선포의 사도로 활동하고 있다. 문의 : 02-2171-1500박수정 기자 catherine@cpbc.co.kr 평화신문2022.09.14

한국 현대사의 곡절 겪고, 우주비행사들의 의사가 된 신학생 [허영엽 신부가 만난 사람들] (48)이병갑 박사 (도리노) 이병갑 박사가 NASA에서 무중력 훈련을 마치고 함께한 한 우주인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01년, 미국에서 온 편지 한 통을 받았다. 내용은 한 미국교포 형제분의 야고보 사도에 대한 질문이었다. 당시 나는 가톨릭평화신문에 매주 ‘성경 속 인물’을 게재하고 있었는데 성경에 중복으로 등장하는 야고보에 대해 아는 대로 답변을 드렸고 메일 주소를 첨부했다. 그분은 기대 못 했던 친절한 답장이라며 감사의 인사를 보내주셨다. 그렇게 시작된 인연은 지금까지 20년 넘게 지속하고 있다.편지를 보낸 분은 미국 우주항공국(NASA)의 중앙의료원장인 이병갑(도리노) 박사였다. 그는 2007년에 47년간의 의사 생활과 30년간의 NASA 의료원 근무를 마쳤다. 그러나 은퇴 후 다시 미국 정부의 현장에 복귀하셨는데 아주 예외적인 것이라 그분의 위상과 실력을 상상해 볼 수 있었다. 그분은 언론 노출을 극히 꺼리셔서 이번에 신문에 짧게 원장님을 소개하는 것도 오랜 기간 설득(?)했다.그분은 미국 최고인력과 과학기술을 가진 NASA의 중책을 아주 오래 맡은 것만으로도 세계에서 한국인의 자랑이 될 만큼 큰 성공을 이루었다. 주변 미국 주교님들도 원장님은 진정한 선교사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사제가 되겠다던 약속을 못 지킨 보속(?)으로 앨라배마주 헌츠빌에 있는 공소 회장으로 활동하며 교리를 가르쳐 250여 명을 영세로 이끌었다고 웃는다.큰 신앙의 소유자인 도리노 원장님을 알면 알수록 그분의 삶을 사람들에게 널리 알리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나는 확신한다. 모든 역경을 딛고 미국의 최고 권위자로 성공한 힘은 그분의 깊은 신앙심 덕분이다. 소신학생으로 덕원신학교에서 공부하다 전쟁으로 서울 신학교를 거쳐 가톨릭대 의대로 전과하여 의학을 전공한 그는 가톨릭대 의대와 미국 존스 홉킨스대에서 학위를 받고 NASA 메디컬센터 원장을 지낸 미국에서도 주목받는 의료인이다. 국내에서 4년간 경희대 의대 교수로 지냈지만, 유신독재 정권에 반대하다가 정보기관에 수배되어 어쩔 수 없이 미국으로 출국했다. 그후 미 해군 군의관으로 복무하며 잠수의학을 전공하고 NASA 메디컬센터에서 오랫동안 일해 왔다. Q. 우리는 태평양을 건너온 편지 한 통으로 20년 넘게 인연을 이어가고 있네요. 저도 글을 쓸 때 힘이 들 때가 많은데 제 원고를 사랑해주셔서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A. 허 신부님, 이번에 저서들을 많이 보내주셔서 고맙습니다. 귀한 선물입니다. 저는 신부님의 탈렌트가 신자들에게 쉽게 성경에 관해 글로 알려주시는 것이라 믿어요. 전에 제가 신부님의 글을 먼 이국땅에서 보고 복음을 깨닫는 사람들이 많으니 수십 개의 본당을 사목하는 것과 같다고 말씀드렸지요. 진심입니다. 신부님의 원고를 전부 컴퓨터에 타자해서(성경을 필사한다는 마음으로) 보관하고 있어요. 성경을 읽으면서는 이해하기 힘들었던 대목들을 이해하는 데 정말 많은 도움이 되고 있어요.Q. 원장님, 저도 언젠가 그리스 성지순례를 가서 크레타 섬에 들렀을 때 미국에서 성지순례 오신 한 자매님이 주보에서 제가 쓴 강론 ‘어머니’를 읽고 큰 감동을 하였다며 저를 와락 끌어안으시며 울음을 터뜨리셨어요. 글이란 때로 참 신비하다고 느껴요. 저는 사실 원장님이 입었던 북한군, 국군, 미군의 군복을 생각할 때마다 우리 할아버지와 아버지들이 겪은 현대사의 고통이 느껴져서 눈에 이슬이 맺혀요. 어린 시절인데도 국군인 아버지에게 미아리고개에서의 전투 장면을 여러 번 들으며 마음이 안 좋았어요. A. 제가 소신학생이었던 6·25 전쟁 이전부터 북한은 신부님들을 구속하고 천주교인들을 박해했어요. 6·25 전쟁 몇 달 후 저도 평양 신3리 전차 정거장 앞을 지나다가 강제로 인민군에게 붙잡혔어요. 그 후 가족들은 만나지 못했지요. 당시 징집 나이도 아닌 17살인데도 총알받이로 낙동강 전선으로 보내졌어요. 연합군이 인천상륙작전을 성공한 후 북한군이 북쪽으로 후퇴했어요. 저는 줄지어 행군하다 한 골목길 옆을 지날 때 마음속 깊은 곳에서 어떤 신비로운 목소리를 들은 것 같았어요. 일생일대의 순간이었죠. 무조건 산 쪽으로 도망쳤는데, 귀 옆으로 빗발치는 총탄에도 무사히 살아남은 게 기적이에요. 산속에서 지내다 너무 배가 고파서 한밤중에 음식을 훔치러 마을에 내려왔어요. 아마 경상북도의 아주 작은 시골 같았는데 큰집이 마침 보였어요. 그 안을 보다가 달빛에 반짝이는 십자가를 보고 깜짝 놀랐어요. 천주교 공소라는 간판이 또렷이 보였어요. 저는 굶주림도 잊고 너무 죄송해서 바로 무릎 꿇고 십자성호와 간단한 기도를 드리고 산으로 도망쳤어요. 당시 인민군 탈영범은 붙잡히면 즉결 처분당했고 한국군에게 잡혀도 안전보장이 안 됐어요. 우여곡절 끝에 저는 주님의 은총으로 많은 분의 도움을 받아 제주도의 신학교에 가게 되었어요.Q. 제주도의 신학교 생활은 어땠나요? 거기에서도 공비들이 자주 출몰해서 신학생들도 납치했다고 선배 신부님들에게 들었어요. A. 현재의 서귀포시 근처 서홍리의 작은 마을의 공소 건물로 서울 신학교가 피난을 갔어요. 서홍리는 한라산 공비들의 습격이 잦았던 곳이죠. 서홍리 입구엔 성문이 여러 개였는데 성문을 지키는 일은 신학생들과 여자 주민들이 했어요. 청년은 국군에 징집되거나 공비에 납치되어 한 명도 없었어요. 1951년 1월 어느 날, 비가 내리고 아주 캄캄한 밤이었어요. 그때 갑자기 큰 소리와 총소리가 나며 공비의 습격을 받게 되었어요. 보초였던 저는 죽창을 들고 있었지만, 총을 쏘며 몰려오는 공비들에 대항할 수 없었어요. 무슨 힘이었는지 공비가 들이닥치기 몇 초 전 10m도 더 되는 포플러 나무 꼭대기에 올라가서 간신히 살았어요. 수십 년이 지났는데도 그곳을 찾아가니 눈물이 터져 앞을 가렸어요. 저는 자주 천사가 제 손을 잡아주셨다는 생각이 들어요.(웃음) 6·25 전쟁 때와 그 후에도 정말 그런 체험을 많이 했어요. Q. NASA에서는 주로 어떤 일을 맡으셨었나요?A. 다 말하기엔 어려운 것도 있지만, 우주로 떠나는 우주인에 대한 모든 것에 다 관여한다고 생각하면 돼요. 우주비행사들과 엔지니어들의 선발과 훈련 및 건강관리 등 머리끝부터 신발 끝까지 모든 것을 관리하는 일이지요. Q. 원장님은 인민군, 국군, 미 해군 복장 외에도 신학교에서 수단을 입으시고 흰 의사 가운까지 입으셨어요. 3개의 군복만 보더라도 정말 우리나라 현대사를 보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혹시 가장 길게 일하신 NASA에서 제일 인상적이었던 일이 있나요?A. 아주 많아요. 그중에서도 미국의 우주왕복선 컬럼비아호가 착륙 전 상공에서 폭발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고 충격이에요. 착륙 16분을 앞두고 기체가 하늘에서 폭발해 7명의 탑승자가 잔해만 남긴 채 사라졌어요. 조종사 에드워드 맥콜 대령은 1993년에 영세한 독실한 천주교 신자였어요. 그는 우주선 발사 전날 밤 고해성사까지 보고 떠났어요. 나는 그의 죽음은 너무 안타깝고 슬프지만, 영혼의 준비를 멋지게 잘하고 떠나갔다고 생각하니 솔직히 한편으론 부러움도 있었어요. 언젠가는 다 가야 하는 길이잖아요. 도리노 원장님은 미국에서 코로나 팬데믹이 한참 극성을 부릴 때 의사인 딸 사비나씨의 사진을 보내시며 사위와 손자도 다 의사라 코로나 일선에서 목숨을 건 사투를 매일 벌인다고 불안하다며 기도를 부탁하셨다. 그때 처음으로 사진을 보며 기도했던 기억이 새롭다. 신문은 지면의 한계로 짧게 쓰지만 도리노 원장님의 이야기를 우리 후세를 위해서도 꼭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내 페이스북에서라도 소개하고 꼭 책으로 묶어보려 한다. 허영엽 신부 cpbc2022.12.14
![[전문] 원주교구장 조규만 주교 2023년 부활 메시지](https://img.cpbc.co.kr/newsimg/upload/2023/04/05/VAU1680677186124.jpg)
[전문] 원주교구장 조규만 주교 2023년 부활 메시지 † 찬미예수님, 예수님이 부활하셨습니다. 우리를 위해서 부활하셨습니다. 우리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도록 부활하셨습니다. 죽음이 마지막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셨습니다. 예수님의 부활은 몸 없는 영적 부활이 아니었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은 제자들과 함께 아침 식사를 하고, 함께 대화를 나누셨습니다.(요한 21,12참조) 그러므로 우리는 ‘육신의 부활’을 믿습니다.(사도신경 참조) 예수님의 부활은 예수님의 삶과 상관없는 ‘육신 부활’이 아니었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의 몸에는 십자가에 못 박히셨던 손과 발에 자국이 있습니다.(요한 20,27참조) 예수님의 부활은 썩어 없어질 몸의 부활이 아니었습니다. “썩어 없어질 것으로 묻히지만 썩지 않는 것으로 되살아납니다.”(1코린 15,42) 부활하신 예수님은 문이 잠긴 다락방에 나타나셨습니다.(요한 20,19-20참조) 비천한 것으로 묻히지만 영광스러운 것으로 되살아나셨습니다.(1코린 15,43참조) 예수님의 부활은 윤회로서의 회생이 아니었습니다. 윤회는 우리의 삶의 역사와 다른 몸을 빌어 살아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육신은 옷처럼 갈아입을 수 있는 부차적인 것이 아닙니다. 예수님의 부활은 그분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몸으로서의 부활이었습니다. 예수님의 부활은 오래 오래 살고 싶어했던 인류의 행복한 염원의 참된 실현입니다. 예수님의 부활은 다시 죽지 않는 영원한 삶을 위한 부활입니다. 예수님의 부활은 다시 죽을 수 있는 소생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은 살아난 라자로처럼 다시는 죽음을 맞이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부활은 후손들의 삶으로, 가문의 대를 이음으로, 지속되는 삶으로서의 부활이 아닙니다. 예수님의 부활은 후세 사람들의 기억 속에 살아남은 추억으로의 부활이 아닙니다. 예수님의 부활은 그가 남긴 업적의 불멸성에 의해 기억되는 부활도 아닙니다. 예수님의 부활은 한 처음에 빛이 생겨난 창조처럼, 하느님의 또 하나의 새 창조입니다. 우리는 예수님이 부활하신 것처럼 우리도 부활할 것을 믿습니다. 우리가 부활하지 않는다면 예수님께서 부활하지 않으셨을 것이기 때문입니다.(1코린 15,16참조) 그러므로 예수님의 부활을 기념하는 이 부활절과 부활시기를 마음껏 경축합시다. 알렐루야. 성경은 노래합니다. “이날은 주님께서 만드신 날, 우리 기뻐하며 즐거워하세.”(시편 118,24) 2023년 부활 대축일에 천주교 원주교구장 조규만 바실리오 주교장현민2023.04.05

그분을 만나 달라진 나의 삶[한민택 신부의 금쪽같은 내신앙] (10) 신앙은 그리스도와 만남 우리 사회는 수많은 종교가 공존하는 ‘종교 박람회’와 같은 곳이다. 불교, 유교, 그리스도교와 같은 기성종교에서 신흥종교, 그리고 사회에 큰 물의를 빚는 유사종교에 이르기까지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종교가 존재한다. 또한 뉴에이지 등 신영성 운동도 많은 사람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간다. 이러한 다종교 사회에 살아가는 가톨릭 신자는 자신의 신앙이 다른 종교와 어떻게 다른지, 자신은 왜 가톨릭 신자로 살고 있는지 공적으로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단순한 의무가 아닌, 우리가 합리적으로 책임감 있게 믿으며 살기 위해서다. “여러분이 지닌 희망에 관하여 누가 물어도 대답할 수 있도록 언제나 준비해 두십시오.”(1베드 3,15) 박해받는 신자에게 보낸 베드로 서간의 이 당부 말씀은, 다양하게 신앙을 방해하고 탄압하는 ‘새로운 박해의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도 울림 있게 다가온다. 우리가 신앙으로 부여받은 희망에 관해 세상 사람들이 물을 때 자신 있게 답할 수 있으려면, 자신의 신앙에 대해 확신을 갖고 있어야 한다. 누군가 나의 신앙에 대해 물을 때 나는 어떻게 답을 해야 할까? 베네딕토 16세 교황께서는 당신의 첫 회칙에서 그리스도 신앙의 중심에 예수 그리스도와의 만남이 자리함을 명확히 하신다. “우리는 하느님의 사랑을 믿게 되었습니다. 그리스도인은 이 말로 자기 삶의 근본적인 결단을 드러낼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은 윤리적 선택이나 고결한 생각의 결과가 아니라, 삶에 새로운 시야와 결정적인 방향을 제시하는 한 사건, 한 사람을 만나는 것입니다.”(「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1항) 여기서 말하는 한 사건, 한 사람이란 바로 예수 그리스도시다. 그리스도교가 시작된 것은 예수 그리스도를 직접 뵙고 그분의 부름을 받은 제자들을 통해서며, 그 신앙이 오늘까지 전달되는 것도 교회 안에 현존하시는 예수 그리스도와의 만남을 통해서다. 그러나 그분과의 ‘만남’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교황님은 단순히 예수님과의 만남만이 아닌, 그 만남이 우리 삶에 가져오는 ‘결과’까지 말씀하신다. 그 결과란 “삶에 새로운 시야와 결정적인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다. 그리스도 신앙이란 단순히 교리를 믿거나 윤리적 계명을 지키는 것만도, 예수님을 주님으로 입으로 고백하는 것만도 아니다. 신앙은 예수님과 실제로 만나는 것이며, 그 만남을 통해 이전 삶과는 달리 그분께서 열어주시는 삶의 새로운 비전과 삶의 결정적인 방향을 발견하고 적극적으로 수용함을 의미한다. 예수님의 제자를 비롯한 성경에 등장하는 수많은 사람들은 예수님을 만나면서, 병이나 악령, 고통과 죽음 등으로 점철된 암울하고 절망적인 삶에 새로운 하늘이 열림을 경험했다. 자신들이 그저 왔다 사라지는 우연적 존재가 아닌, 하느님의 사랑받는 소중한 자녀임을 경험했다. 이렇게 새로운 삶을 알게 해주신 그분은 그들에게 삶의 의미 자체였고, 그분을 따르는 삶은 그들이 존재하는 이유였다. 회칙은 우리에게 묻는다. 나는 예수님을 얼마나 아는가? 다만 교리로 아는 것이 아닌, 실제로 그분을 만나 아는 앎에서 나는 어디쯤 와 있는가? 누가 물었을 때 나는 예수님에 대해 어떤 분이시라고 자신 있게 답할 수 있나? 이 질문들에 곧바로 답을 할 수 없다고 해도 크게 실망할 필요는 없다. 정답이란 정해져 있지 않으며, 각자 자신의 삶에서 그에 대한 답을 찾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 질문을 놓치지 않는 것이다. 나에게 예수님은 누구시며, 나의 삶에 어떤 의미이신가? ※ ‘금쪽같은 내신앙’ 코너를 통해 신앙 관련 상담 및 고민을 문의하실 분들은 메일(pbcpeace12@gmail.com)로 내용 보내주시면 소통하실 수 있습니다. 한민택 신부 cpbc2023.07.14

“평화, ‘무기라는 힘’의 균형으로 결코 이루어질 수는 없다”‘평화의 불’ 밝혀온 보편 교회와 한국 교회의 발자취<상> / 교황 회칙 「지상의 평화」 반포 60주년 성 요한 23세 교황이 1963년 회칙 「지상의 평화」에 서명하고 있다. 2023년은 성 요한 23세 교황 회칙 「지상의 평화」(Pacem in Terris) 반포 60주년이자, 한반도가 정전협정을 맺은 지 70년이 되는 해였다. 그러나 지구촌은 반세기 이전부터 외친 평화가 무색할 정도로 여전히 불구덩이 전쟁 중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상의 평화」에 대해 “먹구름 속에서 한 줄기 빛을 볼 수 있는 진정한 축복”이라며 “회칙의 메시지는 오늘날에도 적용된다”고 밝혔다. 정치·군사적 대립에 따른 핵 위협의 ‘먹구름’은 여전히 전 세계에 드리워져 있다. 어느덧 한 해를 보내고 대림 시기, 그리고 주님 성탄을 앞두고 있다. 수없이 발발하는 전쟁 속에서 끊임없이 ‘평화의 불’을 밝혀온 보편 교회와 한국 교회의 발자취를 2회 연재하며, 평화를 기원하면서 한 해를 닫고자 한다. 교회는 평화라는 강렬한 한 줄기 빛을 위해 내년에도 ‘평화의 촛불’을 들고 서 있을 것이다. 성 요한 23세 교황 회칙 「지상의 평화」 “결코 평화가 ‘무기라는 힘’의 균형으로 이루어질 수는 없다.” (「지상의 평화」 110항) 1961년 베를린 장벽이 세워졌다. 장벽은 세상과 인류를 둘로 나눈 상징이었다. 성 요한 23세 교황 회칙 「지상의 평화」가 반포되기 2년 전 일어난 사건이다. 또 반포 6개월 전, 인류는 쿠바 미사일 위기로 핵전쟁 직전까지 치닫는 상황을 겪었다. 냉전과 핵 공격의 위협이 도사린 당시는 제3차 세계 대전으로 번질 뻔한 절체절명의 시기였다. 성 요한 23세 교황은 무기로 맞서는 전쟁터가 된 지구촌 한복판에 주님의 평화를 전하는 문헌으로 경종을 울렸다. 평화의 범주를 확대해 인류가 당면한 모든 문제를 평화의 저해 요소로 본 「지상의 평화」. ‘평화 헌장’으로 불린 이 문헌 이후 즉위한 모든 교황은 전쟁의 도덕적 타락성을 줄곧 경계했다. 베트남 전쟁으로 대변혁의 시기에 있던 성 바오로 6세 교황은 유엔을 방문해 군비 축소를 요청했다. 그리고 1968년부터 매년 1월 1일을 ‘세계 평화의 날’로 제정했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이라크 전쟁 등을 접하며 더욱 긴급히 평화를 요청했다. 교황은 ‘기술보다는 윤리’를 더 강조하고, ‘사안보다는 인격’을 더 중시하며, ‘물질보다는 정신이 더 우월하다’고 호소했다. 9·11 사태 이후 긴장 국면이 이어지던 시기 선출된 베네딕토 16세 교황. 그는 반전(反戰) 메시지를 선포하며 평화의 기틀을 마련한 베네딕토 15세 교황의 이름을 계승했다. 「지상의 평화」가 반포되고 20년 후인 1983년에는 미국 주교회의가 사목 서한 「평화의 도전」을 발표했다. 1980년대 미소 냉전으로 핵무기 경쟁이 지속되던 가운데, 당사국인 미국 주교들이 평화의 가치를 진지하게 성찰해 호소한 문헌이다. 성경과 인간 이성의 전통에서 비롯된 실질적 평화 개념을 제시했으며, 「지상의 평화」의 기초였던 정의와 인권에 뿌리를 둔 평화를 호소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2020년 10월 3일 이탈리아 아시시 성 프란치스코 대성당에서 회칙 「모든 형제들」에 서명하고 있다. OSV 프란치스코 교황 회칙 「모든 형제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의 불가피한 결론은 핵전쟁이다.” “가자지구 민간인 사망자만 1만 6000명을 넘었다.” 러시아 육군 대장 알렉산드르 드보르니코프는 지난 10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핵전쟁’이란 섬뜩한 발언을 쏟아냈다. 하마스 공보실은 이-팔 전쟁 2개월여에 이른 최근 전쟁의 참상을 희생자 수로 전했다. 「지상의 평화」 반포 60년, 「평화의 도전」 발표 40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국지적 냉전’은 이어지고 있다. 교회는 ‘정당한 전쟁’에 입각해 최후의 수단으로 무력에 의한 정당방위를 인정하고 있지만, 매우 체계적이고 엄격한 제한을 둔다. 하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마저도 우려하고 있다. 교황은 회칙 「모든 형제들」에서 “오늘날에는 ‘정당한 전쟁’의 가능성에 관한 논의를 위하여 지난 수 세기에 걸쳐 발전되어 온 합리적 기준들을 지지하기가 매우 어렵다. 더 이상 전쟁은 안 된다”(258항)고 밝혔다. 또 “겉으로는 인도주의와 방어나 예방 차원이라는 온갖 구실을 내세우고 정보 조작도 서슴지 않으며 쉽게 전쟁을 선택하는 일이 일어난다”(258항)며 정당하다고 내세우는 전쟁의 명분에 강력한 의문을 제기했다. 교황은 지난 6일 수요 일반 알현에서도 “전쟁은 언제나 패배만 남길 뿐”이라고 거듭 우려하며 여전히 요원한 지상 평화의 가치를 끊임없이 상기시키고 있다. 교황은 핵 실험, 핵 보유에 대해서도 계속 경고한다. 전쟁과 평화, 핵무기와 교회 “원자력을 자랑하는 현대에서는 전쟁이, 침해당한 권리를 회복하기 위한 적절한 수단이라고 하는 것은 이미 불합리하다.”(「지상의 평화」 127항) 교회는 핵무기 보유와 사용의 부도덕성을 강력히 비난한다. 교회는 「지상의 평화」 반포 이후 60년간 지속해서 지구촌 핵무기 제거를 요구해왔다. 유엔 주재 교황청 대표 가브리엘 카치아 대주교는 11월 27일~12월 1일 유엔 본부에서 열린 ‘핵무기금지조약 제2차 당사국 회의’에 참석해 “핵무기금지조약은 핵무기 없는 세상의 필요성과 가능성을 상기시키고, 대화를 통해 이 목표로 나아갈 수단을 제공한다”며 “이 조약은 군축 윤리를 수반하지 않는다면 충분히 수행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티칸은 2021년 발효된 핵무기금지조약에 가장 먼저 서명한 국가 중 하나다. 전 세계 93개국이 서명했고, 이 중 69개국이 비준했다. 하지만 정작 핵을 보유하고 있는 미·북·중·러 4개국에서는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런 와중에 미국 산타페대교구장 존 웨스터 대주교는 지난해 1월 핵무기 경쟁의 중단을 촉구하는 사목서한을 발표했다. 산타페대교구 내에는 미국 핵무기 연구시설 전체 3곳 중 2곳이 있다. 웨스터 대주교는 “산타페대교구는 핵무기 없는 세상을 만드는 데 특별한 책임이 있다”며 “핵무기금지조약을 지지하는 동시에 보편적이고 검증할 수 있는 핵 군축 방안을 모색하는 임무를 반드시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8월에는 미국과 일본 교회 주교들이 ‘핵무기 없는 세상을 위한 파트너십’을 약속한 공동성명을 발표, 핵 군축을 위한 세계의 노력을 촉구했다. 11월 2일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으로 난민을 보호하는 유엔 운영 학교의 피해를 눈 앞에서 본 팔레스타인 소년이 울고 있다. OSV 평화의 기준은 가장 힘없는 이들 “인간들 사이에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불균형에 대해 공권력의 적절한 대처 방안이 결여되면, 특히 오늘날에는 위기 상황이 더욱 확대되어 결과적으로 인간의 기본적 권리들은 그 기능을 상실한 채 위험에 처하게 될 것이다.”(「지상의 평화」 63항) 교회는 인류를 말살할 수 있는 핵 위협을 강력히 규탄하면서도, 평화를 위해서는 가장 약한 처지에 있는 이들에 대한 책임이 동반돼야 한다고 밝힌다. 1948년 세계 인권 선언문이 나온 후 모든 인간의 기본 권리를 존중해야 한다는 기준이 세워졌다. 하지만 힘의 균형이 기울어진 상황에서 이뤄지는 권리의 신장은 약자들에게 오히려 더 극심한 인권 침해를 초래한다. 교회는 이러한 역설을 우려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10월 모든 신자에게 평화의 편에 설 것을 촉구하며 “무기를 내려놓고 가난한 사람들과 민중, 무고한 어린이들의 평화에 대한 외침에 귀를 기울여 달라”고 호소했다. 「지상의 평화」부터 60년간 교회는 전쟁의 먹구름 속에서 ‘함께’ 이루는 평화를 줄기차게 이야기하고 있다. 성 요한 23세 교황은 “하느님께서 설정하신 질서 안에서 참된 평화를 실현하는 것”(163항)이라고 천명했다. 「지상의 평화」는 지금도 이 진리를 우리에게 전하고 있다. “평화로 잃는 것은 아무것도 없지만, 전쟁으로는 모든 것을 잃는다”는 교회 가르침이 실현되길. 박민규 기자 mk@cpbc.co.k 박민규2023.12.11

꽃으로 피어나는 말씀과 기도, 전례 꽃꽂이서강대학교 게임&평생교육원 전례 꽃꽂이 이정자(엘리사벳, 전통 가톨릭 전례 꽃꽂이 명장) 교수 서강대학교 게임&평생교육원 전례 꽃꽂이 이정자 교수가 5월 24일 2023 서강대학교 가톨릭 전례 꽃꽂이 졸업작품전시회에서 ‘주님 승천 대축일’ 작품 앞에서 미소를 지으며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전례 꽃꽂이는 곧 말씀이고, 기도입니다. 말씀을 읽고 묵상하지 않으며 기도하지 않으면 전례 꽃꽂이도 의미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서강대학교 게임&평생교육원 전례 꽃꽂이 이정자(엘리사벳, 전통 가톨릭 전례 꽃꽂이 명장) 교수는 “전례 꽃꽂이에는 말씀과 기도가 들어있다는 것을 신자들이 느낄 수 있어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5월 24~25일 서강대 곤자가 컨벤션에서 열린 ‘2023 서강대학교 가톨릭 전례 꽃꽂이 졸업작품전시회’ 첫째 날 현장에서 이 교수를 만났다. 이 교수는 인터뷰 내내 말씀과 기도를 강조했다. 전례 꽃꽂이가 꽃을 통해 하느님께 대한 사랑과 정성을 표현하고, 하느님께 찬미와 영광을 드리는 기도인 만큼 몇 번을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말이었다. “말씀을 적어도 10번 이상 읽고, 5번 이상 기도를 합니다. 그러면 어떤 생각이 떠올라요. 그 후에 스케치하고, 꽃으로 표현하는 거죠. 말씀과 기도를 모든 신자가 느껴야 합니다. 봉헌자는 그것을 표현하려고 하는 것이고요.” 전례 꽃꽂이가 일반 꽃꽂이와 다른 것도 이런 이유다. 전례 꽃꽂이는 단순히 제대 앞을 아름답고 화려하게 보이는 꽃장식이 아닌, 하느님께 대한 찬미와 영광을 위한 것이며 전례와 축일, 말씀을 담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봉헌자는 꽃을 통해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전례와 축일, 말씀에서 얻는다. 물론 묵상과 기도는 바탕에 깔려있다. 이 교수는 “전례 꽃꽂이는 화려하고 예쁜 것이 아니라 말씀을 표현한다는 것”이라며 일반 꽃꽂이와의 차이를 설명했다. 전례 꽃꽂이는 전례 시기에 맞는 꽃의 색깔과 형태 등도 고려해야 한다. 전례 시기에 따라 사제의 제의 색깔이 다른 것과 마찬가지다. 전례 꽃꽂이에 관한 내용을 담은 「전례꽃 작품의 세계, 농학박사 장정희(마리아)」를 보면, 형태와 색채, 질감 등 꽃의 조형적 특성에 따라 성경적 의미를 적용해 작품을 표현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나팔 형태가 아름답고 빛나는 흰색을 지닌 백합은 부활의 감동을 표현하는 소재가 된다. 새잎 클로버는 성부·성자·성령을 상징하며 삼위일체를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작품에 사용한다. 전례 꽃꽂이 또한 교회의 절기와 그에 따른 색채를 따른다. 전례 꽃꽂이는 성당, 제대와의 조화도 중요하다. 이를테면 제대를 가리면 안 된다거나 성모상 앞에 봉헌하는 경우 성모님의 기도하는 손을 가리면 안 된다. 이 교수는 “전례 꽃꽂이는 제대와 해당 주의 말씀과의 조화가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35년간 전례 꽃꽂이를 해온 이 교수는 전례 꽃꽂이 분야가 계속 전문적으로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을 전했다. “요즘은 전례 꽃꽂이를 하는 분들이 많지는 않아요. 꽃만 있으면 된다는 생각을 하시는 분들도 적지 않은 듯합니다. 그런데 전례 꽃꽂이는 말씀을 표현하고, 하느님께 찬미와 영광을 드리는 기도이기에 그 크기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의미가 큽니다. 제가 하느님께 큰 은총을 받으면서 지금까지 이 길을 걸어올 수 있었던 것도 그 덕분입니다.” 도재진 기자 djj1213@cpbc.co.kr 도재진2023.05.25

거룩해지고 싶다면, 하느님 사랑에 완전히 항복하라! 오직 하느님 뜻에 항복하라 / 래리 리처즈 신부 지음 / 이현주 옮김 / 바오로딸 항복하라! ‘자신의 뜻’이 중요한 현대 사회에서 ‘적이나 상대편의 힘에 눌리어 굴복한다’는 뜻의 ‘항복’이라는 단어는 다소 불편하게 다가올 수 있다. 그러나 「오직 하느님 뜻에 항복하라」의 저자 래리 리처즈 신부는 “그리스도교는 아버지의 사랑에 항복하는 종교다. 여러분과 내가 그분께 완전히 항복할 때, 우리는 더 거룩해진다”며 하느님과 함께 하느님 나라에서 사는 길을 안내한다. “항복하라! 여러분도 이 말이 싫겠지만 나도 그렇다. 점령당하고 패배하고 절망으로 가득 찼을 때라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안심하시라. 그런 뜻으로 말하려는 게 아니니까. 이 책에서 말하는 항복은 우리를 사랑하시어 당신 생명을 주시는 한 분 하느님께 우리 삶을 내어 맡긴다는 뜻이다. (중략) 여러분의 자유의지를 포기하고 사이비종교 신자처럼 되라는 게 아니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 하느님 뜻에 여러분의 뜻을 기꺼이 내어 드리라는 거다. 예수께서 우리에게 모범을 보이셨다. 그분은 평생 말씀하셨다. ‘내가 아버지를 사랑한다는 것과 아버지께서 명령하신 대로 내가 한다는 것을 세상이 알아야 한다.’(요한 14,31)”(‘머리말’ 중에서) 래리 신부는 성모 마리아에게서도 항복의 예를 제시한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라고 답한 마리아의 ‘피앗(fiat)’은 무슨 일이 일어나든지 그냥 받아들이겠다는 뜻이 아니다. 마리아의 ‘피앗’은 하느님 뜻대로 살겠다는 적극적인 원의이며, 하느님이 마리아를 통해 이루시려는 일을 기꺼이 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인 것이다. “프란치스코 성인과 관련하여 재미난 이야기가 있다. 하루는 성인이 밭에서 괭이질을 하고 있는데 어떤 사람이 와서 물었다. ‘프란치스코, 당신이 세 시간 뒤에 죽는다면 지금 무얼 하겠소?’ 그가 대답했다. ‘계속 괭이질을 하고 있을 겁니다.’ 이렇게 말할 수 있었던 것은 지금 자기가 하느님의 뜻을 이행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었다. 무슨 일이 있든지, 지금 당장 하느님이 부르신다 해도 아무 문제 될 것 없이 살아가는 것, 그것에 삶의 평화가 달려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을 계속 하는 것, 그것이 곧 하느님의 뜻이기 때문이다.”(245쪽) 책은 한 편의 강론을 듣는 듯 ‘항복’을 실천할 수 있는 저자의 구체적인 체험과 다양한 이야기, 그에 맞는 성경 말씀으로 가득하다. 말씀에 귀를 기울이는 것은 물론이고 성실한 전례 참석, 꾸준한 기도생활 등으로 항복의 길에 들어서는 방법도 차근차근 일러준다. 1989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이리교구에서 사제품을 받은 래리 리처즈 신부는 예수 그리스도와 가톨릭 신앙을 교육하는 희망재단(The Hope Foundation)의 창립자다. 남성 영성에 관한 베스트셀러 「Be A Man!(사나이가 되라)」의 저자이며, 설교자 및 피정 지도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윤하정 기자 monica@cpbc.co.kr 윤하정2023.05.04

코로나 침체기 딛고 일어서는 청파동본당의 비결은사목자와 신자들 머리 맞대고 중장기 사목 계획 준비, 실천 서울 청파동본당 주임 박범석 신부와 본당 사목평의회 임원진이 4일 열린 사목평의회 월간 회의에 참석해 본당 사목 활동 실무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서울대교구 청파동본당(주임 박범석 신부)이 코로나19의 신앙 공백기를 지나 ‘엔데믹’으로 접어들면서 앞으로 본당 공동체가 실천해나갈 내용을 담은 중장기 사목 계획을 전신자와 함께 마련해 눈길을 끈다. 최근 청파동본당 주보에는 한 페이지를 가득 채운 공지문이 실렸다. 본당 사목 계획을 담은 ‘사목협의회 실천 계획(안)’이었다. 짧게는 앞으로 1년간 실천할 내용을 담은 단기 계획부터 3년간의 중기 계획, 5년간 펼칠 장기 계획까지, 기간별 본당의 사목 계획이 빼곡히 적혔다. 코로나19 엔데믹 상황에 접어들면서 다시금 공동체의 새 출발을 알린 본당의 의지를 드러내는 계획안을 마련한 것이다. 코로나19 시기 여느 본당처럼 청파동본당 역시 침체기를 겪었다. 미사 참석 인원 감소는 물론, 성가대와 신심 단체, 주일학교까지 본당의 모든 활동이 위축됐다. 권순오(율리아나) 본당 여성총구역장은 “사람들의 왕래가 얼마나 줄었는지 성당 안에서 숨을 쉬기 어려울 정도로 곰팡이가 슬기도 했다”고 말했다. 올해 초 본당 새 주임으로 박범석 신부가 부임하면서 본당 분위기도 변하기 시작했다. 박 신부는 본당 공동체 재활성화에 나설 뜻을 밝히며 부임 직후인 지난 3월, 본당 사목평의회 임원진은 물론, 구역 반장까지 본당 신자들이 참여하는 워크숍을 개최했다. 본당 구성원 전체의 목소리를 듣기 위한 자리였다. 그리고 여기서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사목 계획안을 만들어 전 신자에게 공개했다. 신자들은 이 계획에 따라 본당 재활성화에 힘을 보태고 있다. 단기(1년)ㆍ중기(3년)ㆍ장기(5년)로 나눠 밝힌 계획은 복잡하진 않지만, 일목요연하다. 1년 동안 휴대전화 울림 방지 안내와 건의함 설치하기부터 앱으로 성경 쓰기, 미사 후 1분 교리 등 작지만 알찬 계획들이 채워졌다. 중기인 3년째에는 주일학교의 체계적인 프로그램 실시부터 이단 교육, 동네 주변 청소, 문화생활을 통한 신심 키우기 등 그간 본당이 했지만, 사목적으로 이행할 수 있는 시기를 이때로 잡았다. 5년째에는 공동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시스템 마련, 봉사교육과 양육교육을 위한 교육 시스템 마련, 수녀님 모셔오기로 잡았다. 사목자와 신자들이 함께 설정한 5년간의 25가지 계획이 마련된 것이다. 중장기 계획을 수립하는 과정만으로도 본당은 활기를 찾고 있다. 100명 안팎에 불과했던 주일 교중 미사 참여 인원은 150여 명으로 늘었고, 10명 남짓했던 성가대원도 2배 이상 늘었다. 본당 신자들은 이를 ‘소통’에서 원동력을 찾았다. 김동준(프란치스코) 본당 사목평의회 재정분과장은 “본당 구성원 전체의 목소리가 계획에 반영되는 것을 보며 소통의 활로가 뚫린 듯한 느낌이 들었다”면서 “이게 바로 시노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 과정에서부터 자연스럽게 참여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사목평의회 장준문(바오로) 부회장도 “본당 교우들이 모두 참여해 계획을 세우고, 이대로 실천하고자 노력하는 모습을 보며 적극적 참여 의식이 생겨난 것 같다”고 했다. 장 부회장은 “3년간의 공백기를 메우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겠지만, 소통을 통해 우리 손으로 세운 계획으로 공동체 활력이 돌아오는 모습을 보며 신앙에 갈증을 느끼던 신자들이 본당 품으로 돌아올 수 있을 것이란 희망이 일고 있다”고 말했다. 장현민 기자 memo@cpbc.co.kr 장현민2023.06.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