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전문] 김원일 사무총장 "슬로푸드,150개 나라에 지부를 둔 국제적인 운동"*슬로푸드문화원 김원일 사무총장, 평화방송 라디오 인터뷰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슬로푸드에 대해 한번쯤은 들어보셨을 겁니다. 하지만 바쁜 일상과 불규칙한 생활 습관으로 인해 현대인들이 패스트푸드를 선호하면서 슬로푸드는 여전히 관심을 잘 받지 못하고 있는데요. 그래서 오늘 화요 공감에서는 슬로푸드에 대한 이야기를 한번 해볼까 합니다. 슬로푸드문화원 김원일 사무총장 연결돼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슬로푸드라 하면 정확히 어떤 걸 말하는 건가요? ▶ 슬로푸드라 하면 사람을 배려하고 땅을 보살피고 농부를 존중해 만드는 음식을 말합니다. 그래서 음식이 아니고 음식철학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굿-클린-페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품질이 좋은 음식, 안전한 음식, 또 생산자가 공정하게 보장받는 음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슬로푸드라고 하면 발효음식을 떠올리시는데요, 이것은 저희가 볼 때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지구 반대편에서 장기간 운송해 수입한 재료료 만들면 슬로푸드라고 할 수 없다고 말하는 겁니다. - 슬로푸드라고 하면 항상 따라 나오는 말이 로컬푸드아닙니까? 로컬푸드는 그 지역에서 바로 직접 생산한 것을 가지로 바로 만드는 거죠? ▶ 그렇습니다. 가장 슬로푸드를 실천하는 방법 중에 로컬푸드를 권장하고 있습니다. - 슬로푸드란 말은 처음에 어떻게 해서 생겨나게 된 건가요? ▶ 슬로푸드란 말은 이탈리아의 카를로 페트리니라는 사람이 시작한 운동에서 유래했는데요. 1986년에 로마 스페인 광장에 맥도날드 매장이 진출했습니다. 이때 자국문화에 자부심을 갖고 있던 일부 인사들이 패스트푸드가 획일화하고 다양성을 말살시킨다고 하면서 몰아내고자 시작한 운동이 슬로푸드입니다. 이것이 1980년대 후반에 전 세계적으로 세계화 바람이 거세지면서 어느 나라나 비슷하게 햄버거나 콜라 같은 패스트푸드가 확산되고, 자국의 지역 음식이 줄어들고 이 영향으로 지역의 생물종이 소멸하는 현상이 생겨나면서 공감대를 얻어서 지금 150개 나라에 지부를 둔 국제적인 운동이 됐습니다. - 슬로푸드라는 국제적인 단체가 있는 거죠? ▶ 그렇습니다. 저희 슬로푸드문화원이 슬로푸드 국제기구의 한국 본부일을 하고 있는데요. 1989년에 파리에서 처음 채택하면서 만들어졌습니다. 이 기구는 지역의 지부를 기초로 해서 운영되고 있는데 전 세계 1,500개 활동 중이고요. 우리나라에는 전국에 26개 정도가 활동 중입니다. - 주로 어떤 일을 합니까? ▶ 가장 기본적으로는 지역의 슬로푸드를 발굴하고, 생산자를 발굴하고, 더불어서 음식공동체성을 회복하는 일을 합니다. 옛날엔 소비자와 생산자가 같이 먹을거리를 공동체를 구성해서 로컬푸드가 지역에서 생산품이 됐지만, 지금은 식품산업이 공급하는 상품을 구입하지 않습니까. 이래서 공장에서 표준화된 입맛에 주를 이루게 되면서 여기에 필요한 생산이 수월하게 생산하기 위해 단일품종을 소멸되는 현상들이 생겨나는데 이런 것들을 극복하기 위한 행사도 개최하고 가르치기도 하고, 발굴하고 지원하는 등의 활동을 합니다. - 슬로푸드라고 하면 국제화에 반대하는 기류가 강하죠? ▶ 맞습니다. 그러면서도 국제대회를 여는 이유는 생산자들이 지역에서 고립돼 있으면 이러한 세계화 바람에 견디기 어려우니까 같이 연대해서 공동의 홍보나 행사를 통해 힘을 모으는 거죠. - 요즘은 글로벌리즘과 로컬라이제이션이 합쳐진 글로컬라이제이션이 운동도 있던데요. ▶ 이런 필요성을 찾아보면 볼 수 있겠는데요. 이것이 어떤 면에서는 토속성을 찾아내면서 국제적인 연대를 통해 힘을 모아나가는, 서로의 지식이나 정보들을 공유하는 국제적인 연대운동으로서의 글로컬라이제이션이 되겠습니다. - 최근에 우리나라에서 슬로푸드 국제대회가 열렸었죠? 슬로푸드 국제대회는 어떤 행사인가요? ▶ 지난주에 막을 내렸는데요. 아시오구스토라고 대회 이름을 지었습니다. 이번 대회는 앞서 말씀드렸던 좋고 깨끗하고 공정한 음식이 슬로푸드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 개최했는데요. 아시오는 아시오-오세아니아를 줄인 말이고, 구스토는 이태리 말로 맛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아시아-오세아니아의 다양한 맛을 지키고 후손들에게도 그 맛을 물려주자는 취지에서 말을 지었고요. 세계3대 슬로푸드대회 중 하나인데 아시아 맨 처음 볼 수 있는 음식축제나 박람회와 다른 것은 생산자와 자연환경을 존중하는 슬로푸드철학을 반영한 행사라는 겁니다. 그래서 가능한 한 구경거리에 그치지 않고 기회가 되도록 했습니다. - 이번 대회에서 우리나라의 토종음식이 슬로푸드 국제본부 맛의 방주에 등재됐다고 하던데요. 맛의 방주가 어떤 건지 자세히 설명을 좀 해주세요. ▶ 성경에 나오는 노아의 방주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것인데요. 생물을 태워서 종자를 남기지 않았습니까. 오늘날에도 그런 위기가 다가왔다고 보고, 1996년에 슬로푸드 국제기구에서 맛의 방주에 우리가 소멸위기인입니다. - 이번에 등재된 토종음식 3가지를 포함해 우리나라 토종음식은 모두 8가지가 등재돼 있다고 하던데요. 어떤 건지 하나하나 소개를 좀 해주세요. ▶ 최근 다 등재됐는데요. 제주의 흑우, 경남 진주의 앉은뱅이밀, 충남 논산의 연산 오계, 태안의 자염, 경북 울릉의 섬말나리, 전남 장흥의 돈차가 등재됐습니다. - 지금까지 맛의 방주에 등재된 세계 각국의 토종음식은 어느 정도 인가요? ▶ 현재까지 76개국에서 1200여종이 등재됐습니다. - 사실 슬로푸드가 몸에 좋다는 건 아는데, 좀 막연하거든요. 건강에 좋고 간편하게 할 수 있는 요리가 있을까요? ▶ 슬로푸드에서 중요한 것은 어디에서 어떤 마음으로 재배된 것인가를 현명하게 조리해서 먹으면 된다는 뜻입니다. 단지 천천히 먹는 조리의 방법으로만 보지 말고 문제들을 살펴보자는 철학적인 개념이고요. 건강에 좋으면서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요리들은 무궁무진하고, 햄버거도 괜찮다고 봅니다. 작년에 이탈리아에 갔더니 슬로패스트푸드집이 있더라고요. 많습니다. 그래서 좋은 식재료로 다만 재료를 잘 살펴보자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서종빈2013.10.08
[인터뷰 전문] 이정주 신부 "핵발전, 결국 폐기로 가야"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홍보국장 이정주 신부, 평화방송 라디오 인터뷰 [주요 발언] "후쿠시마 원전 사태 이후로 주교님들 꾸준한 관심" "월성 원자력 발전소 방문해 공부" "핵발전, 결국 폐기로 가야" "핵발전에 대한 정보 불균형 심각... 찬성과 반대 의견 고루 담으려고 노력" "국민들에게 자세히 알린다는 차원에서 성명서보다는 소책자 선택" "원자력 사용량 절대량을 점점 줄여 나가야" [인터뷰 전문] 한국 천주교회가 `핵발전 정책 반대`를 교회의 공식 입장으로 채택했습니다. 지난 14일부터 열린 주교회의 추계 정기총회에서 이렇게 결정하고, 핵과 관련한 교회의 가르침을 책자로 엮어 출판하기로 했는데요. 이번 신자들에게 배포하기로 했는데요. 이번 정기총회에서 결정된 사항들을 주교회의 홍보국장 이정주 신부로부터 자세히 들어보겠습니다. 신부님 안녕하십니까? - 추계 정기총회가 사실상 막을 내렸는데요. 오늘 또 상임위원회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 상임위원회까지 모두 마감됐고요. 이를 마친 상태에서 어제 결과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이 있었습니다. - 먼저 이번 정기총회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결정은 핵발전에 대한 한국 천주교회의 입장을 발표한 것인데요. 많은 사회현안 가운데 핵문제에 특별히 관심을 갖게 된 배경이 있습니까? ▶ 이번에 특별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아니고요.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태 이후로 주교님들께서 꾸준한 관심을 갖고 계셨습니다. 이번에 특별히 논의된 사안은 많지 않습니다. 대신에 작년 경주에서 한일 주교교류모임 때도 한국과 일본의 모든 주교님들께서 논의를 하셨고, 월성에 있는 원자력 발전소를 방문하시면서 함께 공부하셨고요. 한국과 일본의 여러 핵문제들을 논의하셨습니다. 이런 문제들에 대해 지난 총회, 지지난 총회에서 계속 주교님들이 꾸준한 관심을 갖고 계셨고, 이를 연구한 경과가 소책자의 형태로 발표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 그러면 핵발전에 대해서 어떻게 입장이 정리됐습니까? ▶ 우선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핵발전은 결국 폐기로 가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짧은 시간안에 이뤄지긴 어렵겠지만 결국엔 없어져야 한다는 입장이고요. 그것과 아울러서 중요하게 다뤄지는 것이 핵발전에 대한 정보에 있어서 국민들이 너무 정부와 핵발전 찬성측에 주어지는 정보들만 일방적으로 얻고 있어서 관련정보의 불균형이 심각한 상태에 있다는 것이고요. 이번 소책자에서는 그런 면에서 핵발전과 관련된 찬성과 반대 의견을 고루 담으려고 노력했고, 핵발전에 대해 경제적, 환경적, 신학적, 성경적 측면들에 모두 다양한 측면에서 고려하려고 노력했습니다. - 이와 관련해 핵기술에 대한 교회의 입장과 가르침을 담은 책자도 발간하기로 결정하셨는데요. ▶ 성명서로 발표되면 광고면에서는 효과적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지만 그런 짧은 글을 통해서는 신자분들과 국민분들이 더 깊이 접근할 수 없기 때문에 책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고 고민하는 것이 더 중요하겠다는 차원에서 성명서보다는 소책자의 형태로 발간하게 됐습니다. - 최근 국가에너지기본계획이 수정됐습니다. 이명박 정부의 원전 르네상스 전면 백지화가 일단 정부차원에서 발표됐는데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 정부에서 에너지정책을 이명박 정부의 원전 비중 40%대에서 20%대로 축소하겠다는 정부의 제안이 있었는데요. 저희가 생각하는 것은 감소의 추세로 가야 하는데 퍼센트를 갖고 따지게 되면 전력의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비율은 줄여도 원자력 발전의 절대량은 오히려 늘어난다고 생각합니다. 퍼센트만 줄어드는 것이죠. 그런데 그렇게 가지 말고, 절대량을 점점 줄여가면서 10년후가 됐든 언제가 됐든 폐기의 방향으로 가야 원자력의 핵폐기물은 반감기가 굉장히 걸리고 영국에 남아있게 되기 때문에 결국 폐기쪽으로 가는 것이 맞지, 퍼센트를 줄이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봅니다. - 그런데 현재 우리나라의 전력수요를 감안하면 현실적으로 핵발전 정책 폐기가 불가능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여기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반복해서 말씀드립니다만, 지금 우리나라의 전력수요가 30%~40%정도 유지되고 있는데, 적어도 핵폐기의 방향으로 선언하고, 앞으로 차츰 오랜 기간을 걸쳐서 줄여가는 방향, 친환경 에너지로 돌아가는 방향으로 가야지 축소가 불가능하다는 방향으로 있으면 우리 땅 안에 폭탄을 묻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인데, 후쿠시마에서 경험했듯이 결국 폐기의 방향으로 가야 하고, 그동안 쌓아놓은 것들은 자손들을 위해 빨리 폐기하는 쪽으로 가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 국정원 대선개입 사태에 이어 이번에 핵문제까지 최근 가톨릭교회가 사회현안에 대해 많은 목소리를 내고 있지 않습니까? 환영하는 신자들도 있습니다만 지나친 정치개입이라고 비판하는 분들도 있는게 사실입니다. 교회의 사회참여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 이것을 교회의 정치개입으로 보느냐 사회참여로 보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 같은데요. 교회는 정치에 개입하고 싶은 마음은 없고 그럴 의도도 없습니다. 다만 정책을 결정하는 데에 있어서 윤리적으로나 인간적으로 봤을 때 사람중심, 환경중심, 생명중심으로 가고 있는지 혹은 반대측면으로 가고 있는지는 모니터링을 해서 하느님의 가르침에 어긋나는 방향으로 간다면 분명히 잘못된 것은 잘못됐다고 지적해야 하고, 그것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직무유기가 된다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 하느님의 종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123위` 시복식 준비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하셨는데요. 어떤 의미를 갖고 있고, 언제쯤이면 시복이 최종 결정될 것으로 보십니까? ▶ 시복의 절차가 자료를 제출해서 올초 역사위원회를 통과했고 10월 1일날 신학위원회를 통과했습니다. 검토는 거의 끝났다고 보시면 되고요. 내년초쯤이나 추기경 회의와 마지막 교황님 확인이 남아 있는데 절차상 진행이 될 것이라 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시복식을 준비할 단계가 되지 않았나 하는 시점에 시복식 준비위원회가 구성됐고요. 시복이 언제 결정될지는 내년 정도로 추측해볼 수 있지만 정확한 것은 그때 가봐야 하고요. 시복식이 언제 열릴지, 또는 교황님께서 한국에 와 시복식을 하실지, 로마에서 하실지 등은 마지막 결정을 봐야겠습니다. 당연히 우리 희망은 교황님께서 한국에 오셔서 직접 시복식을 해주시면 좋겠지만 앞으로의 추이를 지켜봐야겠습니다. - 최근 필로니 추기경께서 오셨을 때 청와대를 예방해 박근혜 대통령이 간곡하게 교황의 방한을 다시 한 번 요청드렸는데요. 교황청에서도 고민을 많이 하겠죠? ▶ 대통령의 요청은 의례적인 것이라고 판단됐고, 다시 한 번 요청했기 때문에 깊은 의미를 갖는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교황청에서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을까 하는 조심스런 기대를 해보고 있습니다. 서종빈2013.10.18
[인터뷰 전문] 정동영 "대통령 사퇴요구까지하는 현실 직시해야"*성탄 특별 인터뷰 [사랑,소통,평화의 정치]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평화방송 라디오 [주요 발언] "교황님의 한 마디 `너의 형제는 어디 있느냐`는 메시지가 우리를 깨워" "안녕들 하십니까는 물음도 `네 형제는 어디 있느냐`는 물음을 연상케 해" "발가락만큼이라도 다윗 닮고 싶어" "미래로 가야 되는데 자꾸 과거로 가" "힘없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고 있어" "대선개입사건, 그냥 넘어갈 순 없어... 민주공화정의 뿌리를 흔든 사건" "대통령의 사퇴요구까지하는 현실 직시해야" "철도노조만의 문제 넘어서... 박 정권, 철도민영화 의료민영화 선호하는 듯" "안철수 개인의 인기가 사라지면 정당 없어지는 모순 당해" [인터뷰 전문] 예수성탄대축일에 함께 하는 열린 세상 오늘 서종빈입니다. 오늘은 라는 주제로 함께 하고 있는데요. 이번엔 야당을 대표해 민주당 상임고문이신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을 전화로 연결해 견해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 정동영 전 장관님, 안녕하십니까? 성탄을 축하합니다. 평화방송 청취자들께 예수성탄대축일 축하 메시지 한 말씀 주시죠. ▶ 이 땅의 모든 분들과 함께 성탄을 축하합니다. 특히 교황님의 한 마디, “너의 형제는 어디있느냐”는 말씀이 우리를 깨우고 있습니다. 어제밤 성탄 미사에서 열린 교황님의 메시지를 다시 한 번 새겨보고 싶습니다. 주님께서 카인에게 물으셨다. “네 아우 아벨은 어디 있느냐.” 그가 대답하였다. “모릅니다. 제가 아우를 지키는 사람입니까?” 이 카인과 아벨의 이야기는 우리들에게 형제자매의 고통에 귀를 열라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최근 우리 사회의 화두인 ‘안녕들하십니까’라는 물음도 네 형제는 어디 있느냐는 물음과 같은 연장선에 있는 게 아닌가 싶네요. - 정 전 장관께선 세례명이 다윗이시죠? 구약성경에 보면 거인 골리앗을 물리친 용맹한 장수로 등장하는데요. 정 전 장관께 다윗이라는 세례명이 주어진 뜻, 어떻게 받아들이세요? ▶ 너무 큰 세례명이지만, 다윗이 좋습니다. 몸집이 작고, 낭만적이고 시련이 많았지만 이것을 이겨낸 인생역전이 감동적이고요. 발가락만큼이라도 닮고 싶은 거죠. 제가 30여 년 전에 영국에 공부를 하러 갔을 때 영어공부도 할겸 사제관 신부님께 갔거든요. 저에게 주신 이름이 데이빗, 다윗이었습니다. 다윗이 골리앗과 싸울 때 아무런 무장도 없었고 경험도 없었지만 일어설 수 있었던 것은 순수한 분노 하느님에 대한 경외라고 생각되는데요. 그것을 현대적으로 생각해본다면 시대에 대한 고민 앞에 순수한 열정을 갖고 마주하라는 뜻이 아닌가 싶습니다. - 오늘 주제가 ‘사랑의 정치, 소통의 정치, 평화의 정치’인데요. 그런 면에서 지난 한 해 동안 우리 정치, 반성할 부분이 많을 것 같습니다. 어떤 점이 가장 마음 쓰이시던가요? ▶ 첫째는 미래로 가야 하는데 못 가고, 과거로 돌아가는 것 같아서 안타까움이 큽니다. 때때로 장면장면이 봤던 기시감이라고 하는 것 같아요. 두 번째는 힘없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여전히 겉돌고 있다, 반영되지 않고 있다, 먹고 사는데에 지치고 장사는 안 되고, 아이들 취직도 안 되고 할 때 정치가 희망을 만드는 근거가 돼야 하는데 그것을 못하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는 생각입니다. - 우리 현실정치가 사랑의 정치, 소통의 정치 그리고 평화의 정치로 나아가지 못하는 이유는 어디 있다고 보세요? ▶ 교황님 메시지에서도 이기심의 정치라고 생각합니다. 나만 옳다는 독선, 이런 것들이 결국 삶의 문제와 겉돌게 되는 거겠죠. 그렇습니다. 결국 교황님이 몸으로 보여주고 있는 사랑의 정치, 평화의 정치는 교황님이 보여주시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반의 반만큼이라도 닮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 지난 한 해 우리 정치가 화합하지 못했던 대표적인 사건이 바로 국가기관의 대선 개입 의혹인데요. 지금까지도 불법대선 대 대선불복이라는 시각이 여야 간에 팽팽하게 맞서고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분열과 갈등을 청산하고 현명하게 이 문제를 푸는 방법,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 상식 속에 답이 있죠. 그냥 넘어갈 수는 없습니다. 민주공화정, 헌법 1조잖아요. 그 뿌리를 흔드는 것이기 때문에 진실, 어떤 일이 일어나는 것인지 복을 받아야 하고, 책임자처벌, 이런 일이 다시는 있어서는 안 되는 거잖아요. 상식 아니겠습니까. 최근에 보면 사퇴요구로까지 번지고 있는 현실을 직시해야 합니다. 깔아뭉개고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착각이라고 생각되고요. 만일 이렇게 계속 가면 2014년 새해도 혼란은 계속될 것이라는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 대통령 사퇴 요구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이신가요? ▶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막지 못하는 사태가 온다고 계속 경고해왔습니다. 호미라는 것은 진실규명과 책임자 처벌, 밝히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럼 우리는 이 문제를 털고 일어설 수 있었을 것입니다. 물타기하고 억압으로 넘기려고 하는 호미로 막으려는 일을 키우고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헌법의 안정성도 중요하지만 국민의 의지에 달려있는 거잖아요. 국민들의 가슴 속에 있는 불만이 커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철도파업 대립도 연말 정국을 뒤흔들고 있습니다. 철도파업 해법을 둘러싼 공방도 이어지고 있고요. 철도파업 문제의 본질, 어떻게 보시고 또 해법에 대해선 어떤 견해십니까? ▶ 연말에 포근했으면 좋겠는데 강한 문제들이 터져 나와서 세상이 어수선하네요. 본질은 철도 노조만의 문제를 넘어섭니다. 길, 도로라든지 철도라든지 공항, 이런 공공 분야죠. 물, 건강 이런 부분에 대해서 국가의 책임과 역할이 어디까지인가 하는 결국 철학의 문제인데요. 철도민영화, 의료민영화를 선호하는 것이 정부 사람들인 것 같아요. 국민들은 여기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갖고 있는데요. 국민을 따라야지, 정권 담당자들의 생각을 따를 수는 없다고 봅니다. 그래서 철도 민영화도 그렇고, 예를 들면 병원이 호텔도 하고 여행사도 하고 수익나는 장사를 하게 되면 결국 민영화라고 하는 빗장을 푸는 거거든요. 마찬가집니다. 민영화가 아니라고 말하고, 대통령도 나서서 내 말을 못 믿느냐고 말하지만 일본이 민영화로 갈 때 3단계로 갑니다. 2단계가 공기업에서 자회사를 분리하고, 3단계가 민영화로 갔거든요. 진입하자는 것이기 때문에 여기에 대해서 반발하는 것은 당연한 거죠. 내 말을 못 믿느냐는 대통령 말씀이 있지만, 그동안 줄줄이 공약을 파기한 모습을 보면서 어떻게 믿느냐. 그니까 법으로 민영화를 할 수 없도록 제동장치를 못하겠다는 것 아닙니까. 해결하려면 역시 민주주의 회복이 답이라고 생각합니다. - 소통의 정치를 위해서도 민주주의가 회복되는 것이 관건이라는 생각이신 거죠? ▶ 민주주의라는 것이 기본은 상대방에 대한 인정 아닙니까. 상대방을 말살하고 억누르는 건 민주주의가 아니죠. 정치권에서 출발하면 국민적 대토론이 필요하거든요. 그래서 국민들이 옳지 않다고 하면 안 하면 되는 겁니다. 그래서 평화롭게 평화의 정치, 사랑의 정치, 소통의 정치가 되는 것이죠. - 올 한 해 소통, 불통이라는 말처럼 정치권에서 많이 회자된 말도 없을 것 같은데요. 그러면 가장 필요한 노력들이 새해에 있었나요. ▶ 결국 상대에 대한 인정입니다. 함께 살자는 거죠. 박근혜 대통령이 후보 시절에 내세웠던 100%대한민국 지지자 많은 대한민국이 아니라 이를 반대했던 사람이든, 재벌대기업이라든지 기득권자라든지 계층만이 아니라, 반대했더라도 또 힘없고 약한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하더라도 국민의 아픔을 헤아리면 상대를 인정하는 것에서 기본적인 출발점인 것 같아요. - 대안세력으로 이른바 안철수신당이 창당작업을 본격화 하고 있습니다만, 양당체제의 우리 정치현실에서 제 3의 정당이 정치권의 분열, 갈등을 조정하는 역할도 있다고 보시나요? ▶ 지금의 새누리당과 민주당에 실망한, 새정치의 갈증이 어느 때보다 커져있죠. 계속되고 있는데요. 안철수 의원이라는 개인을 통해서 투영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뭐냐 하면, 뿌리에 결국 고단함이 달려 있거든요. 먹고살기 힘든 거죠. 대학을 나와도 취업이 안 되는 거고. 희망을 갖게 해달라는 것인데 지금 정치는 여기서 멀리 있단 말이죠. 그것이 근본 뿌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저는 이런 문제와 관련해서 노선과 정책을 가지고 정당이 출현해야 하는 것이지, 개인의 인기를 가지고 출현하는 것은 그 정당은 인기가 사라지면 없어져야 하는 모순에 당하게 되는 것이죠. - 지난 주 한반도의 미래를 담은 책, 출판기념 북콘서트를 여셨던데요. 10년 후 한반도의 통일을 내다보신 이유나 근거는 어디 있습니까? ▶ 거기에 ‘사실상’이 빠져있습니다. 사실상의 통일. 학술용어이기도 한데요. 중국 본토와 대만을 보면 사실상의 통일 상태나 다름없습니다. 그들도 하는데 못하겠는가. 마음대로 교류하고, 영주권까지 200만 명이나 줘서 집사고 땅 사고 마음대로 할 수 있게. 건너가고 투자도 하고, 예를 들어서 수학여행도 가고 이렇게 할 수 있다면 사실상의 통일이죠. 이런식으로 단계적, 평화적으로 갈 때 사실상 통일 상태에 도달할 수 있다는 건데요. - 개성공단을 매개로 한 번 더 경제권을 만들자는 주장을 하신 거잖아요. ▶ 어디선가 출구를 찾아야 하거든요. 골드만 삭스라는 기관에서도 예측했듯이 한국이 일본과 독일을 제칠 수 있다는 거거든요. 서종빈2013.12.24
[인터뷰 전문] 황우여 "윤창중 사태,진실 규명 뒤 책임추궁 있어야"*황우여 새누리당 대표, 평화방송 창립 25주년 특별 인터뷰 [여야 대표에게 묻는다] 인터뷰 [주요 발언] "1년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바빠" "선진정당으로 발돋움해서 국민에게 만족감 드릴 것" "100점 만점에 52점... 대선 때 점수" "평화방송 25주년 의미 깊어... 창조경제의 창조, 성경에서 나오는 말" "영혼의 가치를 기반으로 하는 고귀한 방송... 많은 기대, 귀를 기울이고 있다." "다시는 `윤창중 사태` 일어나선 안돼" "미 수사에 적극 협조해야... 사건의 전모 밝혀야... 엄정한 책임추궁 있어야" "방미 성과 묻힌 것 안타까워" "개성공단 정상화가 원칙... 개성공단과 북핵은 직접적인 관계 없어" [인터뷰 전문]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원내 사령탑을 뽑는 경선이 오늘 실시됩니다. 특히 새누리당은 이번 경선에서 원내대표와 당의 정책을 총괄하는 정책위 의장도 함께 뽑는데요. 최경환 의원의 러닝메이트로 김기현 의원이, 이주영 후보의 러닝메이트로는 장윤석 의원이 출사표를 던진 상황입니다. 이 시간에는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를 연결해 주요 정국 현안에 대해 견해 들어보겠습니다. 황 대표님 안녕하십니까? - 오늘이 당 대표 취임 1주년이신데요. 먼저 취임 1주년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1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게 바쁜 시간이었습니다만, 생각해보면 저희 당을 다시 손잡아주신 국민분들께 감사드리고요. 함께 어려운 시절을 함께 겪어온 동기들, 당원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입니다. - 지난 1년 동안 당 대표직을 수행하면서 가장 보람 있었던 일을 꼽는다면요? ▶ 책임정당으로서 항상 선거를 대비하고, 선거 결과에 대해 당이 자성하고 새로운 출발을 하는데 그 어려운 상황에서 그래도 다시 한 번 손을 잡아주시는 것을 가장 보람있게 생각하고요. 그 외에도 당이 여러 가지 정책을, 특히 경제민주화라든지 국가장학금으로 형태가 변형됐습니다만 반값등록금과 같은 서민들의 민생에 당이 앞장서온 것에 대해 긍지를 갖습니다. - 반면 다소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어떤 것을 들 수 있을까요? ▶ 아쉬운 점이 대부분이죠. 늘 부족하고요. 저희들이 역사도 깊고 당의 규모도 크다 보니까 국민들이 잘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지 않습니까. 선진정당으로 반드시 발돋움해서 국민들께 보다 만족감과 자긍심을 심어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100점 만점에 몇 점 주시겠습니까? ▶ 대선 때 받은 점수로 52점이요. - 앞서 대표님께서도 오늘이 취임 1주년이라고 말씀하셨지만 저희 평화방송도 오늘 창립 25주년을 맞았습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청취자들에게 한 말씀 해주시죠? ▶ 평화방송은 특징이 있지 않습니까. 가톨릭교에서 하는 방송이기 때문에 저는 굉장히 의미가 깊다고 생각해요. 제가 요즘 창조경제를 이야기하잖아요. 이 창조라는 말이 성경에서 나오잖아요. 그러니까 하느님께서 하신 인간을 창조하시고 거기에 영감있는 인간을 만드시고, 거기에서 하느님의 모습을 본받으면서 저희들이 창조의 원리를 받아서 모든 창조의 축복을 누리는 거죠. 그러한 계기를 만들 수 있는 방송이라고 해서 기반으로 하는 아주 고귀한 방송으로 저희들은 많은 기대도 하고 귀를 기울이고 있습니다. 큰 일 해주시기 바랍니다. - 국회에서도 생명을 존중하는 법들을 많이 제정해주셨으면 좋겠어요. ▶ 요새 자살현상이나 여러 가지 말할 것도 없죠. 사실 나라의 규모는 커지고 위상은 높아졌지만 속으로는 정말 부끄럽죠. 이것이 국민행복이라는 국정목표와 연결되고요. 정책의 초점이 이제 그렇게 바뀌고 있습니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어제 박근혜 대통령과 황우여 대표의 월례회동이 청와대에서 있었습니다. 매월 만나시는 겁니까? ▶ 당을 떠나셔서 한 마음이 되어야 하는데, 그래서 비공개로 만나 뵙고 했어요. 그러나 이제는 국민들이 소통하는 모습도 보고, 만나서 무엇을 이야기했는지 다는 말씀 못 드리지만 그래도 중요한 것은 말씀드리는 공개적인 월례회동으로 하자고 강조하시더라고요. 저도 제 개인 얘기를 가져가는 게 아니니까 국민들의 목소리와 당의 입장을 가져가서 이야기를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 윤창중 전 대변인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서는 다른 말씀이 없으셨습니까? ▶ 그 부분에 대해서는 당의 입장이 비공개적으로 많이 전달돼서요. 어제 50분이란 시간이 짧았기 때문에, 얘기하지 않은 건 아닌데 그 얘기만 하러 간 것은 아닙니다. - 관련해 공직 기강확립에 대해 단호한 의지를 피력하셨다고 하던데요. ▶ 거기에 대한 대응책과 예방이 중요하지 않습니까. 다시는 이런 일이 있으면 안 되기 때문에 개인의 구체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이미 많이 얘기를 나누고 아는 사이니까 그것을 뛰어넘는 근본적인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에 대한 파장이 연일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에도 불구하고 의혹은 더욱 커지는 모습인데요. 이 문제 어떻게 풀어가야 한다고 보십니까? ▶ 지금 안타까운 것이 일이 외부에서 일어났거든요. 외국에서 일어났기 때문에 마음대로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미국도 법치국가니까 어떤 결말을 낼 텐데, 진실규명과 사건의 전모를 국민들에게 알려드려야 해요. 국민들 앞에 석고대죄하는 마음으로 모든 것을 이실직고하는 협조가 가장 중요하고요. 그 다음에는 무엇보다도 자체감찰을 전 공직자에게 기능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제대로 작동되는지를 기강확립에 들어가서 여실하게 모든 것을 밝히고 엄중한 책임 추긍이 있어야 할 겁니다. - 시스템은 있는데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말씀이시죠? ▶ 그렇습니다. 그것을 이번에 분명히 하고, 이런 일이 초기에 일어난 것을 어떻게 보면 타산지석으로 삼아서 잘 조율해야 한다고 봅니다. - 박근혜 대통령의 인사스타일이 바뀔까요? ▶ 그것을 우리가 이해할 때 이제 틀이 잡히지 않습니까. 우리나라 인사 파일이 잘 정리가 되어 있어야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것이 사실 여의치 않죠. 그런 자료가 당에도 마땅한 게 없어요. 그래서 훌륭한 분들을 평소에 봐두고 정리해놓는 일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듯이, 정부에서도 정권을 초월해서 거기서 걸러지면 좋은데 청문회 때문에 두려워하는 분들이 많아요. 개인에게 너무 손상주지 않으면서도 충분히 잘 거른 다음에 나가는 체제를 갖춰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 사의를 표명한 이남기 홍보 수석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이 아직 분명한 경질 여부를 밝히지 않고 있어서 여러 가지 추측을 낳고 있습니다. 이 부분은 어떻게 봐야 할까요? ▶ 수사와 감찰 여러 부분에 대해 정리를 한 후에 적절한 조치가 따를 것으로 생각되는데요. 사람을 한 번 바꾸면 그 후유증이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어떤 때에 어떤 사람을 무슨 이유로 경질하느냐를 분명히 해야 하기 때문에 깊이 생각하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의견들은 많이 전달이 돼있고, 다 알고 계신 상황이니까 조금 인사권자로서의 여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 박근혜 대통령이 개성공단 입주기업의 완제품과 원부자재 반출에 대한 회담을 통일부를 통해 북측에 제안했는데요. 북측의 반응을 어떻게 전망하시고, 당에서는 어떤 입장이신지 궁금합니다. ▶ 저희의 입장은 개성공단 문제는 남북의 상징적인 여러 의미가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정상화가 원칙이고, 핵심은 북핵문제니까요. 북핵문제는 개성공단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거든요. 북핵문제를 진지하게 논의하고 거기에 대한 해법을 찾되, 개성공단은 여러 가치가 있으니까 이 부분을 어떻게 해서라도 유지를 하자는 것이 저희의 일관된 입장입니다. 북한도 이 부분에 대해 다른 것과 연관짓지 말고 순수한 국제경제적인 면에서 응해주셨으면 합니다. 수차례 하고 있으니까 북한에서도 스스로 한 번 생각하겠죠. 북핵문제는 그 문제대로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저희로서는 연관지을 수 없습니다. - 황 대표는 어제 취임 1주년 기념 기자회견에서 이번 정기국회에서 대선 공약을 모두 입법화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오늘 여야의 원내사령탑이 뽑히지 않습니까? 어떤 입장이신가요? ▶ 국회선진화법이 그동안 장기간 침체라고 할까요, 국회가 적용하지 못하는 면이 있었는데 이제는 하나하나 타협하고 협상해서 합의도출하고, 선진국회의 모습으로 바꾸려고 조치를 한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여당 뿐 아니라 대통령 중심의 정부는 야당을 존중해야 합니다. 그리고 야당도 이제는 여당과 맞상대하는 입장이 아니라, 우리가 오디션 볼 때 심판석을 향해서 노래를 부르잖아요. 서로 마주보는 것이 아니라. 그래서 국민을 향해 바라보면서 국민 앞에서 국민을 보면서 우리의 모든 정책도 이야기하고 해서 심판관인 국민의 반응에 따라 합의를 할 때입니다. 우리들끼리 커튼 뒤에서 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에게 모든 이야기를 해드리고, 자유민주주의의 원칙인 다수가 원하는, 그래도 다수가 인정하는 방향으로 여야가 그때그때 합의를 해야 합니다. 이것이 정기국회에서 꼭 실현해서 이젠 우리도 남부럽지 않은 국회로 선진정치를 해나간다는 것을 선사해드려야 한다는 입장이고, 야당에 올바른 이야기도 많습니다. - 2부에 김한길 대표가 나오시거든요. ▶ 이번에 방미효과가 굉장히 큰데 뭔가 국익에 도움이 되는 큰 틀로 삼고요. 어려움과 부족한 점이 있으면 날카롭고 정확하게 짚어서 해결해나가는 정치환경을 만들고자 노력하겠습니다. 서종빈2013.05.15
[인터뷰 전문] 배봉한 편집장 "춘천교구도 곧 시국선언 할 듯"*경향잡지 배봉한 편집장, 평화방송 라디오 인터뷰 [주요 발언] "프란치스코 교황, 중동 사태 겨냥" "자비의 하느님은 분노의 하느님이시기도 하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춘천교구도 곧 시국선언 할 듯" [인터뷰 전문] 매주 수요일 찾아가는 시간, 주교회의 경향잡지 배봉한 편집장을 전화로 연결해 보겠습니다. - 오늘은 전례력으로 성 아우구스티노 주교 학자 기념일이군요. ▶ 네. 아우구스티노 성인은 354년 북아프리카 누미디아, 지금의 알제리에서 태어나 430년 8월 28일 오늘 77세로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젊은 시절 방탕한 생활을 즐기다가, 어머니 모니카 성녀의 눈물과 기도로 신부가 되어, 5년 뒤 히포의 주교로 임명되셨는데, ‘천사적 박사’라고 불리는 뛰어난 분이지요. - 아우구스티노 성인이 친구한테 수도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감동하여 정원으로 나갔다가, “집어라, 읽어라.” 하는 신비로운 소리를 듣고 성경을 펼쳤다는 유명한 일화가 전해오지요? ▶ 네. 방탕했던 젊은 시절 동거녀와의 사이에 아데오다투스라는 아들을 낳기도 했던 아우구스티노 성인은, “대낮에 행동하듯이, 품위 있게 살아갑시다. 흥청대는 술잔치와 만취, 음탕과 방탕, 다툼과 시기 속에 살지 맙시다.” 하는 로마서 13장 13절을 읽고 회개를 했다고 「고백록」에 기록하고 있지요. -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최근 페이스북에서 “하느님께 용서를 청하기를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그분은 우리를 용서하시는 데 지치지 않습니다.”라고 하신 말씀이 생각나는군요. ▶ 네. “그러나 단지 사람들을 죽여 땅을 피로 물들이는 것만 제외하고는!” 하고 덧붙이셨죠. 군부가 시위 군중을 학살한 이집트 유혈사태와, 시리아 내전에서 화학무기로 시민들을 학살한 최근의 중동사태를 겨냥한 말씀이라고 봅니다. 자비의 하느님은 분노의 하느님이시기도 하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겁니다. - 지난 20일 수원교구 시국미사에서 이성효 주교님은 “정의가 없는 국가는 강도떼와 같다.”는 아우구스티노 성인의 말씀을 인용하셨지요? ▶ 네. 수원교구 이성효 주교님은, 우리 모두 정의를 외치며 그 실현을 위해 앞장서야 한다며, 아우구스티노 성인의 말에 귀 기울이라고 하셨습니다. 또 토마스 아퀴나스 성인은 더 구체적으로 “입법자가 공동선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욕망 내지는 야심을 만족시키려고 시민들에게 큰 부담을 주는 경우에 그 법은 정의롭지 못한 부당한 법이다.”라고 했다며, “대통령이 국정원이 자행해 온 정치공작과 대선개입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 대책수립에 적극적인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고 촉구하셨습니다. - 그리고 지난 5월 18일 성령 강림 대축일 전야미사에서 하신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말씀을 모든 신자와 나누고 싶다며, 특히 정치권과 매스컴에 종사하는 신자들을 향해 뼈있는 말씀도 하셨잖습니까. ▶ 그렇습니다. “사랑을 실천하는 한 방법으로 정치에 참여해야 합니다. 정치가 혼탁하다고 해서 그리스도인들이 참여하지 않는다면 정치는 계속 혼탁하게 될 것입니다. 양떼를 찾아 밖으로 나가지 않고 고립을 자처하는 목자는 목자가 아닙니다. 교회가 폐쇄적이면 부패하게 됩니다.” 하신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말씀을 인용하셨는데요. 현실에 냉소나 무관심으로 일관하는 신자들과 용기 있게 진실을 전하지 못하는 매스컴 종사자들이 새겨보아야 할 말씀이라 생각합니다. - 그저께는 남녀 수도자 장상연합회가 시국선언을 했고, 어제는 제주교구가, 내일은 청주교구가 시국선언을 한다고 하지요? ▶ 네. 남녀 수도자들에 이어, 어제는 오전 11시30분 제주교구 사제들이 중앙 주교좌성당에서 시국선언을 했고요. 내일은 청주교구 사제들이 오후 7시 30분 내덕동 주교좌성당에서 시국선언을 발표하고 미사를 봉헌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의정부교구도 9월 4일 저녁 7시, 의정부 주교좌성당에서 미사를 드리고 시국선언을 한다고 합니다. 마지막 남은 춘천교구도 곧 시국선언을 할 듯합니다. - 그저께 26일에는 반가운 소식이 들렸지요? 근 6년 만에 재능교육 노사가 서울 혜화동 재능교육 본사에서 단체교섭을 하였잖습니까. ▶ 네. 노동자들이 정확히 2,076일 거리농성을 한 끝에, 단체협약 원상회복과 해고자 전원 원직복직을 하기로 합의하였다고 합니다. 이에 따라 재능교육 본사 맞은편 혜화동성당 종탑에서 추위와 더위를 견디며 202일간 고공농성을 해온 두 조합원이, 종탑을 내려오는 장면이 방영되었는데요. 노동자들의 절박한 심경을 헤아리며 함께 기도했을 본당 신자들의 마음도 헤아려져 기뻤습니다. - 같은 날 ‘쌍용자동차 사태의 해결을 염원하는 천주교 사제·수도자 5038인 선언’이 있었지요. 경향신문에 이어 오늘 한겨레에 광고도 실었고요. ▶ 네, 2009년 77일간의 쌍용자동차 옥쇄파업 이후 노동자와 그 가족 24명의 죽음이 이어졌지요. 이후 가톨릭 사제들과 수도자들이 앞장서 대한문 앞에서 거리미사를 봉헌하며 고통 받는 노동자들을 지켜왔습니다. 그런데 쌍용차 사태해결을 약속했던 정부나 여야 모두 모르쇠로 일관하고, 대통령까지 신의를 저버리자, 약속이행을 촉구하며 26일 오전에 기자회견을 연 것입니다. - 5,038명이라는 대단한 숫자의 사제와 수도자가 서명에 참여한 이 선언을, “고통 받는 이들을 두고 떠나지 않겠다는 자기고백”이라고 표현하신 이용훈 주교님 말씀이 든든하게 들렸습니다. ▶ 네. SNS 시대지만, 전국 15개 교구 사제 1,178명과 21개 남자수도회 470명, 48개 여자수도회 3,390명이 서명에 동참했다니 저도 놀랐습니다.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이신 이용훈 주교님 인사 말씀대로, 지난 시간 노동자들의 곁을 지켜주며 몸소 ‘선한 사마리아인’의 마음을 배운 모든 사제와 수도자에게 감사하고, 신자들도 선한 마음으로 함께하면 좋겠습니다. - `더 나은 세상은 ‘나로부터’ 일어나는 작은 변화 때문이어야 한다. 이웃의 고통을 짊어지는 것이 구원의 성사요 하느님 나라의 예표다.”라고 하신 말씀도 의미심장하더군요. ▶ 네,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정치인들이 국민들 앞에서 했던 약속을 지키기를 바라며, 주교님의 당부 말씀을 되풀이해 들려주고 싶습니다. “경제 활성화를 위한 노동시장의 유연화와 같은 관념의 궁전을 내려와, 이 땅의 평범한 일상들의 애환을 먼저 바라보시길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그것이 사람을 살리는 참정치의 첫 번째 길입니다. 더 큰 불행이 닥쳐오기 전에 먼저 귀를 기울이고 헤아리는 지혜를 구하시길 희망합니다.” - 선언문에서 “이 시대 모든 노동자들의 눈물은 사제와 수도자들에게는 하느님의 고통을 배우는 값진 학교입니다.”라고 한 사제와 수도자들의 고백도 무척 인상 깊었지요? ▶ 네. “전태일 열사가 근로기준법을 손에 들고 산화한 지 40년입니다. 한 노동자의 죽음이 시대를 각성케 했습니다. 단 한 명의 목숨이 말입니다!” 하는 애절한 선언이, 24명이 죽고 2,000일을 넘게 통곡해도 보란 듯이 평화롭게 지내는 세상을 향해 퍼붓는 예언자의 절규처럼 들립니다. 위정자들이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이러한 외침을 외면하면, 머지않아 추풍낙엽처럼 떨어지는 신세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서종빈2013.08.28
[인터뷰 전문] 최대헌 "드라마심리상담, 단순한 재연이 아닌 거리두기 방식"* 최대헌 한국드라마심리상담협회 회장, 평화방송 라디오 인터뷰 [주요발언] "드라마 형식으로 심리상담 진행" "연극치료, 사회상담 등 개별적으로 진행됐던 방식을 모두 통합" "사회복지사, 의사, 간호사, 교육자 등 다양한 전공자들 참여" "드라마심리상담은 단순한 재연이 아니라 거리두기 방식으로 진행" "드라마 테라피스트, 드라마 심리상담의 연출자이자 치료자" "사회적 이슈가 생기면 역할을 해야 한다는 생각 갖고 있어" "세월호 유가족 심리상담 진행, 사회적 재난에 개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 "휴먼벨트 형성되면 큰 자원이 될 수 있을 것" "세월호 유가족, 심리상담으로 카타르시스와 정화적 경험 됐다고 털어놔" "세월호 사고 진실 밝히고 책임질 사람 책임지는 것이 중요" "지역사회 보호 받은 공동체 모임 필요해" [발언전문] 지구촌 축구축제 월드컵이 시작되면서 우리 국민들의 관심도 이제 브라질을 향하고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세월호 참사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을 조금씩 멀어지고 있는데요. 이런 때일수록 희생자 가족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배려가 더욱 절실하다고 전문가들은 충고하고 있습니다. 오늘 PBC 초대석에서는 세월호 참사 사회심리극을 진행하고 있는 한국드라마심리상담협회 최대헌 회장님을 모시고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 먼저 한국드라마심리상담협회, 처음 듣는 청취자분들이 많을 것 같은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단체입니까? ▶ 사람들에 대해 여러 상담을 하는 방법 중에 드라마라는 형식을 가지고 상담하는 것입니다. 협회에서는 우리나라의 여러 드라마라는 형식을 갖고 하는 상담방법으로 연극치료, 교육연극, 역할극, 심리극, 사회극 등 여러 형식들이 있는데요, 그런 형식들이 각기 다 분리되어서 진행되다 보니까 대상에 따라 한계가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통합된 접근을 하기 위해 여러 전문가들이 모여서 만든 단체입니다. - 한국드라마심리상담협회에서는 어떤 분들이 일하고 계시나요? ▶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함께 하고 계시는데요. 우선 사회복지 전공자나 간호학, 교육학, 상담심리나 임상심리 등 의료쪽에 계신 분들이 계시고요. 현직에서는 학교 선생님, 병원 의사선생님, 교수님들이나 상담기관에서 상담하시는 선생님들, 주로 사람에 대해 상담이나 심리치료를 하시는 분들이 모여서 협회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아주 건강한 사람부터 누군가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 예를 들어서 병원에 계신 분들이나 학교폭력, 교도소 성범죄자라든지 종교기관에서도 많이 활동을 하세요. 성경에 대한 이야기를 어떻게 사람들이 더 가까이 드라마식으로 해석하고 이해할 수 있는지, 그래서 거의 모든 영역에서 활동하고 계십니다. - 최대헌 회장님은 어떤 분야에서 속하고 계십니까? ▶ 제가 많이 다루는 영역은 트라우마에 관한 것이고요. 진로, 그리고 부부관계나 자녀관계 등의 주제들을 주로 다루고 있습니다. - 의사이신가요? ▶ 아닙니다. 주전공이 사회복지고요, 부전공으로 심리학을 공부했습니다. - 한국드라마심리상담협회 회장으로 일하신지는 얼마나 되셨는지요? ▶ 현직에서 일한지는 25년 됐고요. 이 단체는 작년에 만들어졌습니다. 아직 초기단계라고 볼 수 있죠. - 우리나라에 심리상담치료를 하는 곳이 많죠? ▶ 많죠. - 드라마를 통해서 어떻게 구체적으로 치료하게 되는 건가요? ▶ 우선 상담이나 심리치료라는 것들은 주로 현재 어려움을 갖고 오는데, 대부분의 이야기는 과거의 것들입니다. 과거 우리가 간접적인 경험들이거든요. 예를 들어 소리를 듣는다든지 신체적 접촉을 경험한다든지, 아니면 사건이나 상황 속에서 경험을 하게 되겠죠. 그러다보면 우리에게 저장되는 기억들이 소리로 저장되거나, 눈으로 보이는 것들로, 그리고 만져지는 것들이나 냄새 등으로 저장되는데, 주로 상담이나 심리치료에서는 통각적경험, 즉 불쾌한 경험을 가지고 저장된 것들이 현재 어려움으로 나타나는 것들이죠. 이것들이 뇌화학으로 봤을 때 우뇌와 좌뇌가 있다고 이야기하는데요, 좌뇌는 논리적인 기억이나 논리적인 표현을 하기 위해 사용한다면, 우뇌는 공간적 경험을 많이 하는 저장공간입니다. 우뇌적 경험을 한다는 것은 앉아서 언어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에 한계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상황 속에서 경험했기 때문에, 드라마라는 형식은 언어적으로 할 수 있는 치료에 한계치가 있어서. 드라마형식은 언어적으로 할 수 있는 치료의 한계, 왜냐하면 경험은 우뇌적으로 했는데 주로 말을 하고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은 좌뇌적 경험을 말합니다. 결국 경험한 것들을 제대로 풀어내려면 우뇌적 경험을 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서 제가 주로 하고 있는 일 중 하나가 부부관계에 어려움이 있어서 오신 분들 이야기를 듣는 건데요, 부부가 다투면 앉아서 말로 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죠. 여러 상황 속에서 만져지고, 냄새 등 상당히 공간적 경험을 하게 되는데, 강렬한 정서적인 경험을 하게 됩니다. 사례를 든다면, 이 분은 매일 밤 8시 정도가 되면 잠을 못 자요. 그 이유를 알아보니까 예전 어릴 때 아버지가 술을 듣고 8시 이후에 귀가를 하셨던 것 같아요. 그럼 그 이후부터는 부모님께서 다투는 소리가 계속 납니다. 그때 부모님은 자녀들이 상황을 잘 모른다고 생각하셨던 것 같은데 바깥의 자녀들에게는 욕설도 들리고, 그 상황을 보지는 못했죠. 이때 굉장히 정서적인 경험을 많이 하게 됩니다. 불안도 경험할 수 있고, 또 두려움이나 공포. 특히 이분은 자기가 힘이 약하기 때문에 엄마를 도와줄 수 없다는 죄책감이 굉장히 커지고, 아버지가 아직 어린 게 뭘 나서냐고 하기 때문에 수치감도 경험한 딸이었습니다. 그렇다 보니까 이분은 남편이 8시가 돼도 안들어오니까 불안한 거에요. 이게 뭔가 하면, 몸에 이런 불안들이 체화됐음을 말하는 겁니다. 전혀 상황과 대상이 다른데도 그 느낌을 그대로 갖고 있는데, 이분이 오랫동안 언어상담을 하셨어요. 말로써 이야기할 때도 그 불안을 계속 갖게 된다는 겁니다. 뇌에는 두 가지 저장공간이 있는데, 감성을 저장하는 공간이 있고, 사건을 저장하는 공간이 있습니다. 결국 우리가 언어로써 이런 이야기를 논리적으로 하게 되지만, 전혀 논리적이지 않습니다. 주관적인 경험을 하게 되는 것들이죠. 우리가 보통 머리로는 이해되지만 기분은 나쁘다는 것들 있죠? 이것이 뭐냐 하면 생각과 마음이 일치되지 않는 사람들이죠. 이런 것을 풀어내는 방법은 내가 몸의 움직임이라든지 그 상황 속에서 그것을 재경험 할 수 있고 다시 한 번 직면하는 겁니다. 그런데 단순히 재연하는 것이 아니라, 예전에는 자기가 직접 경험했다면 한 발짝 떨어져서 경험하는 겁니다. 그러면서도 그 생각에 대해 재해석하고, 다른 사람들이 나이가 들거나 상처가 있는 분들이 항상 표현하는 것들을 그 당시 하지 못했던 것에 대한 후회의 연속인데, 실제로 그것을 재경험하면서 그건 내가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음을 받아들일 수 있는 경험인데, 이런 것들이 상황 속에서 경험되어야 하기 때문에 드라마라는 형식으로 하게 된 겁니다. 이런 것을 교정적 재경험이라고 합니다. - 드라마를 통해 심리치료를 하는 사람을 드라마테라피스트라고 부르지 않습니까? 다소 생소한 직업이긴 한데,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지 설명해주시죠. ▶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요, 보편적인 것은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만들어집니다. 예를 들어서 여러 사람이 있을 때 나의 이야기를 하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나와 보라고 이야기하고, 그 사람을 주인공이라고 부릅니다. 드라마상담에서는 ‘치료’라는 단어를 가급적 사용하지 말자는 주의입니다. 왜냐하면 모든 사람은 완전하지 않다, 그리고 병리적으로 보지 말고, 내가 뭔가 갈망하고 있는 것들을 하지 못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어려움을 겪게 되는데, 현실에서 경험하기가 쉽지 않죠. 안전한 공간에서 자기가 경험하게끔 하는데, 그런 분을 주인공이라고 지칭합니다. 그리고 진행자를 디렉터라고 하는데요. 그분이 나오시면 그분이 즉흥적으로 그곳에서 장면을 만들고, 참여하고 있던 관객들이 그 역할을 맡게 됩니다. 즉흥극 형식으로 진행된다고 보시면 됩니다. 각본은 따로 없습니다. - 드라마테라피스트는 디렉터 역할을 하는 거죠? ▶ 그렇죠. 연출가이자 치료자, 조력자 등 여러 가지 역할을 하게 됩니다. - 그럼 드라마테라피스트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합니까? ▶ 드라마심리상담전문가 슈퍼바이저 단계가 있는데요. 슈퍼바이저까지 가는 경우는 일반 코스대로라면 10년 정도 걸리고요. 보통 일반적으로 활동하기 위한 수료과정은 2년 정도 소요됩니다. - 슈퍼바이저도 하셨겠네요? ▶ 네, 지금 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 개인적인 질문인데, 어떤 계기로 이 직업을 갖게 되셨습니까? ▶ 사실 저는 국가정보원 같이 정보기관에서 일하는 것이 꿈이었습니다. 그런데 인생은 계획대로 안 되는 것 같아요. 제가 고등학교 때 당시 왼쪽눈을 실명하게 됐습니다. 그러면서 학교를 중퇴했습니다. 할 일도 없다보니까 연극이라는 것을 접하게 됐고, 그러면서 연출가가 되겠다는 꿈이 만들어져서 그때부터 서울에 올라오기 전까지 계속 연극활동을 하게 됐습니다. 그때 제가 천주교회를 다녔었는데, 신부님께서 마침 성극을 하나 연출해보라고 하셔서 그때부터 자신감을 얻고 계속 관심을 갖게 됐죠. 그러다가 드라마라는 것이 연극을 벗어나 사람들에게 치유적인 기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러면서 서울에 올라와 이런 과정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 최대헌 사장님을 모시게 된 가장 주된 이유는 최근 세월호 참사 사회심리극을 진행하셨기 때문일텐데요. 어떤 계기가 있으셨나요? ▶ 이전부터 낙태라든지 성폭력 등과 같은 사회적 이슈를 다룬 사회심리극을 진행해본 경험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것도 그 한 가지 일환으로서, 드라마 심리상담에서 추구하는 모토가 개인적인 사회적인 문제이고, 사회적인 문제는 개인적인 문제다.. 그래서 사람이 건강해진다는 것은 사회가 건강해졌을 때 가능하다는 것이 드라마심리상담의 아주 기본적인 정신입니다. 그래서 이것을 사회의학이라고 이야기를 하는데, 이것을 만든 분이 모레노라는 외국분이신데, 그분의 철학도 마찬가지이고. 그래서 이런 사회적 이슈가 생기면 전문가로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 저희 협회의 철학입니다. 그 과정 중에 하나로 현장에 뛰어들게 된 것이죠. - 세월호 침몰 사고 다음 날부터 사회심리극을 준비하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사회심리극은 어떤 방식으로 진행이 됩니까? ▶ 우리가 이런 현상이 생기면 바라보는 지점이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사회 구조를 바꿔야 할 것인가, 아니면 개인적인 문제로 이 사람만 변화되면 가능할 것인가, 이 지점에서 개인적인 문제를 보는 것은 심리극이라고 이야기하고, 사회적인 이슈를 다루는 것은 사회극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지금 안산 세월호 사고의 경우 우리 사회에 우래 전부터 예견된 재난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뒤에 대처하는 것은 별개의 이야기이고, 일어날 수 있는 예측가능한 지표로 본다면 단지 이 시기에 터졌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데, 그럼 단순히 하나의 개인 문제로 정의하기는 굉장히 어렵죠. 그래서 하나의 사회적인 이슈라고 보고, 거기에 상처를 받은 사람들은 구성인들이죠. 그럼 이 문제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구조에 대한 관심도 필요하고, 그 문제 때문에 상처를 받은 사람들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그래서 이 두 가지를 합친 것이 사회심리극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이러한 형식은 외국에서 지역내 분쟁이나 갈등이 생겼을 때 지역 전문가들이 지방자치단체의 도움을 받아 이런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사회적인 재난에 공식적으로 개입하게 된 것이 처음이죠. 그런데 이것을 특히 안산에서 해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많은 전문가들이 그 지역사회에 들어가기 시작하고 관심을 갖기 시작했지만, 이런 관심들은 사실 오래가지 않습니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떠날 수밖에 없죠. - 세월호 유가족분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이 바로 그거죠. ▶ 네. 외국에서는 재난이 나면 많은 나라들이 원조를 하지만 일정 시간이 지나면 다 철수하고, 결국 자국에서 수습을 해야 합니다. 문제는 그 스스로 해결할 능력이 없으니까 반복되고 있거든요. 그럼 안산이라는 이 지역의 특수성이 떨어지고, 그렇다면 이런 문제가 생겼을 때 결국 지역사회에서 공통체로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한 하나의 출발입니다. 그런데 당시 많은 사람들이 유가족과 생존자들에 대한 관심이 높았었죠. 그러다보니까 실제로 그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굉장히 크다는 것들은 그 주변 사람들도, 당사자는 아니지만 그 상황에 놓여 있는 사람들에게 누군가는 관심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에서 출발했고요. 두 번째는 관심을 갖고 지역사회에서 뭔가 지지할 수 있는, 저는 이것을 ‘휴먼벨트’라고 이야기합니다. 이것이 잘 형성되어 있다면 이 유가족들이 버리고 가지 않았다는 것, 그리고 지역사회에서 우리를 이해해줄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굉적이 큰 지적인 자원이거든요. 그런데 이런 것들은 그냥 조성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많은 사람들 대부분이 문제에서 떠나고 싶어하지, 계속 관심을 갖고 싶어 하진 않죠. 결국 이런 휴먼벨트를 만들기 위해 지역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좀 더 공론화시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공론화시키는 방법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정치적인 색깔을 띠는 방법이 있고요. 다른 하나는 순수하게 이런 의식을 긍정적으로 발현시키는 노력인데, 저는 후자쪽을 선택했습니다. 왜냐하면 정치색이 대입되면 정치적인 논쟁이 들어오게 되죠. 그럼 새로운 반목과 분열로 이어집니다. 그래서 처음에 이것을 준비할 때는 정치적으로 관련된 집단에서 몇 번 의뢰를 해주셨는데, 제가 정치색깔을 띠고 싶지 않다고 말씀드렸습니다. - 사회심리극이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에게 실질적으로 어떤 도움이 될 수 있을까요? ▶ 첫 번째는 많은 사람들이 이런 슬픔을 경험한다는 것을 개인적인 슬픔으로 생각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개인적으로 느낀다는 것은 굉장히 주관적이죠. 주관적이라는 것은 그 판단이 옳을 수도 있고, 그를 수도 있고, 굉장히 과장되게 경험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런 집단이 모여서 나의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기쁨은 나누면 커지고 슬픔을 나누면 작아진다는 효과가 있습니다. 그 효과를 학문적으로 표현하면 카타르시스적 정화적 경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해결이 목표가 아니라 그냥 털어내고 덜어내는 것들이 굉장히 큰 영향을 미치고요. 실제로 참석하신 분들도 이야기를 하고 나니 속이 시원하다는 의견들이 있었고요, 뭔가 가슴에 맺혔던 것을 털어내고 나니까 여유가 생긴다는 표현들을 많이들 하시더라고요. 그리고 두 번째 효과는 여유가 생기면 생각이 명료하게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이것을 통찰입니다. 실제로 참석하신 분들도 필요 이상의 슬픔에 잠겨있었구나, 아니면 내가 이 슬픔을 나만 느끼는 게 아니었구나, 또 내가 느끼는 것이 잘못된 것이 아니구나. 이렇게 자기 경험에 대해 특수하게 이야기하지 않고 정상적인, 즉 이것을 비정상을 정상화시키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개인의 사소한 경험을 보편적 경험으로 만들주는 것이죠. 그러면서 감정과 생각을 리하인드했다면, 일상생활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생활을 해야 될 것인가, 결국 상담이나 심리치료의 궁극적인 목표는 생각의 변화이기보다 행동의 움직임입니다. 그래서 이 변화와 통찰, 역할준비와 역할훈련이라는 세 가지 과정을 통해서 좀 더 가벼운 마음과 정제된 생각으로 일상생활에서 잘 경험할 수 있는 경험들을 반복적으로 갖게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 최근 진행한 사회심리극에서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은 어떤 이야기들을 나눴나요? ▶ 현재 안산에 있는 유가족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아무하고도 만나고 싶지 않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으셨어요. 지금은 애도기간이기 때문에 슬픔에 잠겨있고 싶어합니다. 그런데 제가 만난 분들은 유가족 주변에 있는 단원고 1,3학년들과 주변 이웃들, 그리고 안산시 지역주민들과 만났고, 또 한 파트는 팽목항에서 많이 활동하신 전남지역 청소년상담복지선생님들을 만났는데 그분들도 뇌리외상이라는 것을 경험하게 됩니다. 그런 간접적인 경험하다보면 나도 불편한 감정을 갖게 되는 것인데, 이분들의 이야기를 전반적으로 들어보면 일종의 패닉상태라고 합니다. 감정이 너무 올라가면 정서적 손실상태가 생깁니다. 그러면서 감정을 표현하는 게 둔해지고, 특정한 감정들이 반복적으로 생겨납니다. 예를 들어서 노란색을 보면 눈물이 난다든지, 악몽을 꾸게 된다든지, 잘해주지 못했던 것들에 대한 죄책감, 또 살아있는 분들은 그 집 아이와 잘 놀았었는데 갑자기 우리 아이만 살게 됐다는 미안함 때문에 그 집앞을 지나지 못한다든지, 그런 것들을 겪게 됩니다. - 천주교 수원교구와 함께 사회심리극을 진행하고 계시죠? 특별한 계기가 있습니까? ▶ 안산에 가톨릭 여성상담소가 있는데요. 거기에 제가 가정폭력·성폭력과 관련된 가해자, 피해자 심리치료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마침 이런 생각을 갖고 있었고, 가톨릭 여성상담소도 안산대리교구더라고요. 그래서 지역사회에서 반드시 해야 할 역할이 있다는 것이 신부님들의 의견이셨던 것 같아요. 제가 나눠드릴 수 있는 기능과 도움을 받아서 진행하게 됐습니다. - 심리치료를 위해서 사회심리극 외에 사용하고 있는 다른 방법이 있나요? ▶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내가 지금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들이 기술의 문제인지, 아니면 과거의 경험들 때문에 만들어진 것인지, 따라서 적용되는 기법이 달라져야 하고요. 보통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것으로는 언어적인 상담도 있고, 미술이나 음악 등 다양한 형식이 있는데, 중요한 것은 내담자에게 맞는 방법을 선택하는 겁니다. 그것은 여러 전문가들의 평가를 통해 하게 되는데, 마치 트렌드처럼 이것이 좋다고 해서 가고 그러는 것은 아닌 것 같아요. 맞춤성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 이와 같은 대형 참사를 겪은 사람들의 고통을 해결하기 위해서 우리 사회가 어떤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 우리가 이런 트라우마를 크게 여러 가지로 분류하는데요. 개인적인 실수라든지 책임에 의해 경험되는 트라우마가 있고요. 사회구조적인 문제 때문에 생긴 트라우마가 있습니다. 세월호 사고의 경우 개인의 책임이 아니라 사회구조가 만들어낸 비극이라고 볼 수 있죠. 이런 트라우마들에 반드시 필요한 것은 진실을 밝히고, 책임져야 할 사람들이 책임지는 것으로 이것이 치료의 중요한 출발입니다. 이것이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개인적인 노력에 의해서만 변화된다고 한다면 많은 사람들이 사회에 대해 실망을 하게 되죠. 버려진듯한 느낌을 받게 되고, 특히 안산지역에서 많이 들리는 얘기로는 우리가 만약 강남사람이었다면 문제가 이렇게 처리됐을까 하는 어떤 사회적 지위에 대한 무력감을 경험하고 있거든요. 결국 사회정의가 문제를 바로잡지 않으면 굉장히 오래갑니다. 반드시 전제되어야 할 것은 사회가 진실을 밝혔을 때 굉장히 중요한 하나의 치료가 될 수 있고요. 두 번째는 지역사회에서 이 문제에 대해 보듬을 수 있는 공동체적 -들, 빈번하게 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제가 이번에 안산에서 보니까 피정을 준비하더라고요. 이런 형식들로 다양한 각계각층에서 언제든지 이분들이 참여할 수 있게끔, 그런데 이 기간은 상당히 오래갑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역사회에서 5인 중심으로 만들어져서 꼭 치료하는 개념이 아니라 셀프헬프할 수 있는 작은 커뮤니티들이 만들어져서 이분들이 그곳에 와서 자꾸 이야기를 하고, 정리할 수 있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여담인데요, 왜 사회정의가 필요하냐면, 우리가 옛날에 을 보면 꿈에 고을사또에게 귀신이 나타나서 원한을 풀어달라는 장면을 보셨을 텐데요. 그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도재진2014.06.21
[인터뷰 전문] 배봉한 편집장 "교황, 기자들 질문에 `내가 사자들 틈에 있지만...`"*경향잡지 배봉한 편집장, 평화방송 라디오 인터뷰 [주요 발언] “교황, `내가 지금 사자들 사이에 있지만, 그리 사나운 사자는 아냐`" "일을 하지 않는 세대를 갖게 될 위험" "노인을 더는 쓸모가 없는 것처럼 여기는 사회문화도 지적" [인터뷰 전문] 7월의 마지막 날입니다. 매주 수요일 찾아가는 시간, 주교회의 경향잡지 배봉한 편집장을 전화로 연결해 보겠습니다. - 또 한 달이 가는군요. 예수회를 창설한 이냐시오 성인 축일이 오늘이죠? ▶ 네. 이냐시오 데 로욜라 성인은 457년 전인 1556년 오늘 로마에서 66세를 일기로 선종하셨죠. 1491년 스페인의 한 귀족 가문에서 태어나 군인이 되셨는데, 전쟁에서 부상을 입고 치료를 받다가 현세의 허무함을 깨닫고, 늦은 나이에 신학공부를 시작해서 마흔여섯 살에 늦깎이로 신부가 되신 분이죠. 이후 예수회를 설립하고, 「영신수련」 등 많은 저술과 교육으로 사도직을 수행하며, 교회 개혁에도 크게 이바지하셨고요. - 정말 유명한 성인이신데,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바로 그 예수회 출신 아닙니까? ▶ 맞습니다. 교황님 때문에 최근 들어 예수회가 새삼 더욱 주목을 받게 되었지요. 16세기 일본에 복음을 전한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신부와 중국에 복음을 전한 마테오 리치오 신부도 예수회 출신이었는데요. 최근 나온 「성자처럼 즐겨라」라는 책에 예수회에 관한 유머가 있던데, 벌써 읽어보신 분도 있겠지만 아침부터 기분좋게 한번 웃고 넘어가 볼까요? - 네, 교회 안에 예수회에 관한 유머가 많던데, 어떤 내용이죠? ▶ 네. 곧 성인이 되실 복자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이 선종 후 천국에 가서 하느님을 만났는데요. 하느님이, 지상에서 고생했으니 한 가지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하셨답니다. 그러자 교황님이, 유럽과 아프리카 사이에 다리가 있으면 사람들이 아프리카 문제를 더 깊이 이해하게 될 거라며 다리를 놓아달라고 했대요. 하느님이 철강이 너무 많이 들어가 힘들겠다며 미안하지만 다른 소원을 말해보라고 하셨대요. - 농담이긴 하지만 하느님이 그런 일을 어렵다고 하시니 재미있군요. ▶ 네.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이, 그러면 제가 교황일 때 예수회원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궁리하느라 골치가 아팠는데, 그들은 늘 놀라운 일 아니면 예측 못할 일을 벌인다며, 예수회원들을 다루기 쉽게 만들어줄 수 없으시냐고 말씀드렸지요? 그랬더니 하느님이, “아까 말한 다리는 몇 차선으로 만들면 좋겠소? 이 차선, 아니면 사 차선?” 하시더랍니다. - 워낙 머리가 좋은 사람들이라 하느님도 예수회원들은 어쩔 수 없다는 말씀인가요? 프란치스코 교황님도 유머가 많으시다고 하죠? ▶ 네. 바티칸 사이트를 보니, 이번에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세계청년대회에 가실 때에도, 비행기에서 함께 탄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는, “내가 지금 사자들 사이에 있지만, 그리 사나운 사자는 아닌 게 맞죠?” 하며 농담으로 인터뷰를 시작하셨다고 하더군요. - 23일 개막식부터 28일 폐막식까지 우리 평화방송은 물론 전 세계 언론들이 교황님의 말씀과 행동을 주시하며 리우 세계청년대회를 보도했는데요. 프란치스코 교황님다운 주목할 만한 언행들이 많더군요. 대회를 반대하는 시위도 있었다지요? ▶ 네. 전임 교황이신 베네딕토 16세가 3년 전 스페인 마드리드 세계청년대회에 가실 때에도 숙박과 경호 등으로 930억 원 정도가 든다고 말들이 많았는데요. 이번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기간에도 현지에서는 불만들이 있었지요. 브라질은 빈부격차와 물가인상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고 청년실업률도 높은데, 내년에는 월드컵을, 2016에는 하계올림픽을 잇달아 연다고 하니 이번 세계청년대회에서 시위가 일어난 거죠. - 그런 상황을 염두에 두고 교황님이 청년실업에 관한 말씀을 미리 하신 듯합니다. ▶ 네. 출신지인 남미 대륙의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아시는 분이라, 세계 경제위기가 일자리가 없는 젊은이들을 ‘잃어버린 세대’로 만들 위험이 있다고 걱정하시며, 브라질행 비행기에서 기자들에게, “일을 통해 인간이 품위를 찾을 수 있는데, 우리는 일을 하지 않는 세대를 갖게 될 위험이 있다”고 적시하셨다고 합니다. 아울러 노인을 더는 쓸모가 없는 것처럼 여기는 사회문화도 지적하셨고요. - 아파레시다 성모성지에서는, 돈과 권력 세속적 성공 같은 우상숭배를 멀리하고 믿음 안에서 희망과 기쁨을 찾는 삶을 살라고 하셨는데, 젊은이들이 정신적 가치를 찾는 삶을 살도록 기성세대들이 본보기를 보여야 할 텐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지요? ▶ 네. 남미에서 멕시코의 과달루페 성지와 함께 잘 알려진 아파레시다 성모성지는 고기를 잡지 못해 낙심하던 가난한 어부들이 강에서 건져 올린 검은 성모상을 모신 뒤 여러 기적이 일어난 곳인데요. 교황님은 이곳 미사 강론에서, 하느님을 믿고 희망하며 기뻐하는 삶의 태도를 강조하셨다고 합니다. 교황님은 가정과 사회 안에서 세대 간의 대화도 강조하셨는데요. “가장 부패한 나라에 오신 교황님을 환영합니다”라는 정부를 겨냥한 비판을 담은 젊은이의 피케팅 문구에서도 드러나듯이, 젊은이들에게 일할 기회를 주어 굶주림을 면하게 하고 행복과 존엄성에 대한 영적인 굶주림도 해결해 주어야 할 책임이 어른들에게 있다고 봅니다. - 리우 시 북부 망깅요스 지역의 바르깅야 빈민촌을 찾아가신 행보도 뜻 깊었지요? ▶ 네. 서울도 그렇지만 세계 어느 도시에나 빈민가가 있기 마련인데요. 교황님은, 브라질 전역을 다 찾아가 집집마다 문을 두드리며 인사하고 찬물 한잔이나 브라질 사람들이 즐겨 마시는 카페징유 커피 한잔을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지만 그렇지 못했다고 하시면서, 빈민촌 사람들에게 “여러분은 혼자가 아닙니다. 교회와 교황이 여러분과 함께합니다.” 하고 희망과 용기를 불어넣어 주셨습니다. “여러분과 찬물 한잔, 커피 한잔을 나누고 싶었습니다. 그라빠 말고!”라며 여기서도 유머를 잊지 않으셨더군요. ‘그라빠’는 식후에 한잔 마시는 이탈리아 소주라고 합니다. - 고국인 아르헨티나에서 온 젊은이들을 만난 자리에서는, 교회에 대하여 아주 강도 높은 말씀을 하셨던데요. ▶ 네. “교회가 권위주의를 벗어던지고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고 싶다”면서 “거리로 나가 신앙을 전파하지 않는 교회는 비정부기구(NGO)에 지나지 않는다”고 하셨다니 놀랍죠? 격의 없이 사람들에게 직접 다가가시며 소통을 강조하시는 프란치스코 교황님다운 말씀이지만, 권위주의를 벗어던지고 사람들에게 다가가라는 교황님의 권고를 한국교회에서도 곰곰이 새겨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 신자수가 1억 6천만 명이 넘는 브라질의 가톨릭교회도 빈민들에게 다가간 개신교 오순절교회 등의 확장으로 신자들이 많이 줄었다고 하더군요. 브라질 주교단과도 자리를 함께하시고 당부 말씀을 하셨다고 하지요? ▶ 네. 교황님은 27일 브라질 주교들을 만난 자리에서, 가톨릭교회의 신자 이탈 현상을 ‘엑소더스(Exodus)’, 곧 탈출과 해방에 비기면서 “교회가 더는 의미 있고 중요한 어떤 것을 주지 못한다고 생각해 떠나는 사람들이 있다. 교회가 가난한 이들의 필요와 동떨어져 있고, 너무 차갑고, 엄격한 논리에 갇혀있었는지 모른다”며 사람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줄 수 있는 교회인지 돌아보라고 하셨다는 보도도 있었지요. 이를 전하는 일반 언론들의 한국교회에 거는 기대를 기사 행간에서 읽을 수 있었습니다. - 다음 세계청년대회는 폴란드 크라쿠프죠? 프란치스코 교황님 말씀대로 젊은이들은 물론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모두 무관심을 극복하고, 자기 나라는 물론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갖가지 사회 정치적 우려들에 대해서도 응답해야 할 때라고 봅니다. ▶ 네. 교황님이 브라질 주교님들에게 성경에 나오는 엠마오로 가는 제자들 이야기를 하셨는데요. 실의에 빠져 예루살렘을 떠나는 제자들 곁에 다가가 자상하게 복음말씀을 들려주시며, 식탁에 같이 앉아 빵을 나누시는 부활하신 예수님의 모습이, 현대인들에게 복음을 전해야 할 우리 교회의 모습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서종빈2013.07.31
[인터뷰 전문] 배봉한 편집장 "참회와 속죄 성당, 북한 작가 7인 작품으로 꾸며"*경향잡지 배봉한 편집장, 평화방송 라디오 인터뷰 [주요 발언] 매주 수요일 찾아가는 시간, 주교회의 경향잡지 배봉한 편집장을 전화로 연결해 보겠습니다. - 어제가 6월 25일 6.25사변일이었는데요. 반세기가 훨씬 더 지났지만, 휴전 60년 끝나지 않은 전쟁의 아픔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가 없네요. ▶ 네. 1950년 6월 25일 시작한 전쟁이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이 맺어졌으니 올해로 60년 비정상적인 휴전 상황이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흔히 쓰는 한국전쟁이란 용어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있지만, 겨레가 서로 총부리를 맞대고 싸운 한국전쟁 결과, 북한은 전체 인구의 28.4%인 272만 명을 사망 또는 이탈로 잃었고, 남한에서도 130만 명이 죽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런 인명 피해 말고도 정치사회적, 문화적, 정신적 측면의 큰 피해는 말할 수도 없이 컸다는 사실도 이제는 점점 잊히고 잊는 듯해 안타깝습니다. 청소년 두 명 중 한 명이 6.25전쟁이 언제 일어났는지를 모른다는 조사 결과가 있습니다. - 한국전쟁 참전국들의 피해도 막대했지요. 그들이 입었던 인적 피해 사례 가운데 새삼스레 눈여겨볼 숫자가 있더군요. ▶ 네.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미국 장성의 아들 142명 가운데 35명이 사망 또는 실종되었고, 중국의 경우에는 인민지원군으로 참전했던 모택동의 아들이 전사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권력자들이나 유명 인사들이 평화 시인 지금도 자녀들을 온갖 핑계를 대 군에 입대시키지 않는 현실을 생각하면, 이는 노블리스 오블리제, 곧 사회적 신분에 따르는 의무를 행하지 않는 오늘의 상황과 상당히 대조되는 통계라고 봅니다. -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이들에게 과거는 반복된다는 말이 있지요? 6.10민주항쟁도 그렇지만, ‘6.25사변일’이라고 달력에 여느 기념일처럼 작게 쓰여, 그냥 지나칠 날만은 아니지 않습니까. ▶ 그렇습니다. 최근 차기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 내정과 관련해 정치적으로 편향된 인물이 내정되었다는 이야기가 돌면서 국내 역사 관련 학회들이 성명을 내어 철회를 요구하기도 했지요. “내가 두려워하는 것은 역사뿐이다.” 조선 왕조의 폭군으로 알려진 연산군의 말이라고 합니다. 구약성경 신명기 32장 7절을 보면, “옛날을 기억하고 대대로 지나온 세월을 생각해 보아라. 아버지에게 물어보아라. 알려주리라. 노인들에게 물어보아라. 말해주리라.”하는 구절이 있습니다. 정말 후세에 제대로 된 역사를 알려줄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비극의 역사를 잊지 말고 전하며 지구상에 마지막으로 남은 분단국가인 우리나라의 통일을 위해 기도해야겠습니다. 전쟁의 위기가 고조되다 소강상태에 들어간 듯한 지금, “평화로는 잃을 게 아무것도 없다. 그러나 전쟁으로는 모든 것을 잃을 것이다.” 하는 너무도 당연한 교황님들의 말씀도 다시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 6.25전쟁 때 교회도 ‘죽음의 행진’ 등 큰 인명 피해를 입었지요. 지난 20일 새 아빠스 축복식을 거행한 성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만 해도 6.25전쟁을 전후하여 순교한 하느님의 종 38위 시복을 추진하고 있지 않습니까? ▶ 네. 성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에서는 초대 원산교구장이며 덕원수도원장인 신상원 보니파시오 주교 아빠스와 덕원수도원 출신 첫 한국인 사제인 김치호 베네딕토 신부, 그리고 구상 시인의 형님인 구대준 가브리엘 신부 등 자료가 조사된 하느님의 종 38위의 시복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1949년부터 1952년까지 순교했거나 생사를 알 수 없는 성 베네딕도회 소속 남녀 수도자들과 덕원자치수도원구와 함흥· 연길 교구 사제 들이 많은데 그 가운데 38명의 시복을 추진하고 있는 것입니다. - 어제 오후에는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통일동산에 세워진 ‘참회와 속죄의 성당’ 봉헌식이 있었지요. ▶ 네. 전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추기경과 의정부교구장이자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위원장인 이기헌 주교 등 여러 주교님들이 참석한 가운데 봉헌식이 열렸습니다. - 참회와 속죄 성당이라는 이름이 생소한 분들도 있을 텐데요. 설명을 좀 해주시죠. ▶ 네. 6.25전쟁의 상처와 아픔에 대해 진심으로 참회하고 속죄하며, 그것을 바탕으로 화해와 일치의 길로 나아가자는 의미에서 건립한 성당입니다. 지난 2004년 공사를 시작하여 성전을 완공하였고, 교육시설인 민족화해센터는 현재 공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서울대교구가 관리하던 시설이었는데 올해부터 관할교구인 의정부교구에서 관리하고 있습니다. - 남북한이 합작한 의미 있는 작품이라고 알려져 있지요? ▶ 네. 참회와 속죄 성당은 우리나라가 분단되기 전 평안북도 신의주시 진사동에 있던 성당의 외형을 재현했고요, 내부는 함경남도 덕원에 있던 베네딕도 수도원 대성전 모습을 바탕으로 꾸몄다고 합니다. 민족화해센터는 평양 외곽 서포지역에 있던 메리놀 외방선교회 본부 건물의 외형을 본떴고요. 참회와 속죄 성당 안 돔에 있는 모자이크는, 북한 만수대 창작예술단 공훈작가 7인이 공동으로 작업한 작품을 국내에 들여온 것이라고 합니다. - 성당은 결국 기도의 집인데, 미사나 기도 모임이 이어지겠지요. ▶ 네. 의정부교구 민족화해위원회 위원장인 이은형 신부가 담당사제로 임명됐는데요. 매주 토요일 오전 11시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한 미사와 묵주기도를 봉헌한다고 합니다. 남과 북이 하나 되는 그날까지 이 기도가 이어질 거라고 하는데 그날이 빨리 오기를 염원합니다. 독일이 통일될 때 독일교회도 인도적 지원과 교류는 물론 지속적인 기도운동을 했다고 합니다. 매주 월요일 라이프치히 니콜라이 교회에서 열었던 평화와 통일을 위한 월요기도회가 동서독 통일의 원동력이 되었다고 합니다. - 인도적 지원과 교류라면, 1997년 주교회의 추계 정기총회에서 민족화해 주교특별위원회가 설립된 이래 한국교회도 대북 지원 사업을 지속적으로 벌여왔잖습니까? ▶ 네. 1995년 여름 북한이 대규모 홍수 피해를 입어 국제사회에 긴급 구호를 공식 요청하자 교회 내 여러 기구들이 대북 지원 활동을 시작했었지요. 남북한 화해와 협력의 물꼬를 튼 지원활동은 이후에도 끊임없이 이어졌는데요. 현재는 한국 카리타스가 전 세계 카리타스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긴급구호, 개발협력사업을 추진하며, 국제 카리타스의 대북지원사업의 실무추진기구로서 전 세계 164개 카리타스 회원기구를 대표하여 대북지원 사업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번 토요일인 29일 오후 2시에는 서울 중곡동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회원들을 초대하여 ‘한국 카리타스 해외원조 20주년’을 기념하는 축하행사를 엽니다. - 2000년 대희년에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되고 6.15공동선언이 발표되는 등 역사적 전환점이 마련되었으나, 이명박 정부 이후 남북한이 경색된 관계가 이어져 오고 있어 어려움이 많은 듯합니다. ▶ 네. 물론 어려움은 많지만 국제 카리타스 기구를 통해 제3국을 경유하여 북한을 돕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북한 영유아의 영양 상태는 1990년대 후반보다는 향상됐다고 하나 그래도 여전히 만성 영양불량이 계속되고 있다고 합니다. 분단 현실에 대한 통한과 통일의 열망을 노래하다 2년 전 세상을 떠난 김규동 시인은 “닭이나 먹는 옥수수를/ 어머니/ 남쪽 우리들이 보냅니다/ 아들의 불효를 용서하셨듯이/ 어머니/ 형제의 우둔함을 용서하세요.” 하고 절절이 노래했습니다. 남북 관계가 호전되고 북에 대한 인도적 지원이 계속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 주교회의에서 주관하는 ‘2013년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 심포지엄’이 모레 28일 금요일에 열린다고 하지요. ▶ 네 금요일 오후 2시부터 서울 혜화동 가톨릭대학교 진리관 대강의실에서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주관으로 “한반도 평화, 어떻게 만들어 가야 할까?”라는 주제의 심포지엄이 열립니다. 많이들 참석하셔서 한반도 평화를 위해 함께 고민하고 기도하는 자리가 되면 좋겠습니다. 서종빈2013.06.26
[인터뷰 전문] 배봉한 편집장 "격차사회 바꾸거나 보완하기 위한 방안 고민해야"*배봉한 편집장,평화방송 라디오 인터뷰 [주요 발언] "독일교회는 매 삼종기도 때마다 통일을 위한 기도를 바쳤다..." "자살률, OECD 평균 세 배... 그 이유 가운데 하나가 일자리 문제" "격차사회를 바꾸거나 적어도 보완하기 위한 방안 고민해야" "시청각 장애인 사제인 키릴 신부의 자서전 「키릴 악셀로드 신부」를 읽어보시기를..." [인터뷰 전문] 본격적인 여름을 알리는 장맛비가 대지를 흠뻑 적셨습니다. 매주 수요일 찾아가는 시간, 주교회의 경향잡지 배봉한 편집장을 전화로 연결해 보겠습니다. - 지난주에 예보한 대로 장맛비가 내렸는데요. 모레가 벌써 일 년 중 낮의 길이가 가장 길다는 하지네요. ▶ 네. 기상이변으로 2009년부터 기상청이 장마 기간을 따로 예보하지 않기로 했다는데, 첫 장맛비가 내렸네요. “하지가 지나면 발을 물꼬에 담그고 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농촌에서는 바쁜 철이지요. 집중호우로 인한 비 피해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 한국교회에서는 지금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달을 지내고 있지요. 빗줄기처럼 시원한 소식을 기대했는데 남북당국자 회담이 무산되어 실망스러웠습니다. ▶ 네. 남북한이 격을 따지며 대화를 중단하고 문을 잠그는 듯한 요즘 모습이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하느님은, 한 쪽 문을 닫을 땐 반드시 다른 쪽 문을 열어두신다.”는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대사가 떠오르네요. 독일교회는 매 삼종기도 때마다 통일을 위한 기도를 바쳤다고 합니다. “누구든지 청하는 이는 받고, 찾는 이는 얻고, 문을 두드리는 이에게는 열릴 것이다(마태 7,8).”라는 성경말씀대로, 우리도 실망하지 말고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로 끊임없이 기도해야겠습니다. - 6.25전쟁의 비극을 다룬 소설들이 많은데, 윤흥길의 중편소설 「장마」처럼 남북이 화해하는 날이 오도록 기도해야겠습니다. ▶ 네. ‘장마’는 아들이 군에 입대해 전사한 할머니와 빨치산 대원으로 활동하는 자식을 둔 할머니가 한 집에 살면서 지루한 장마처럼 서로 다투다가 끝내는 화해를 한다는 이야기죠. 1950년부터 3년간 치른 6.25전쟁과 이후 60년 분단의 세월이 소설의 표현처럼 “수시로 변덕을 부리면서 칠흑의 밤을 온통 물걸레처럼 질펀히 적시고” 있는 지루한 장마처럼 이어지고 있습니다. 긴 장마에도 끝이 있듯이 언젠가는 남북한에도 밝은 햇빛이 비칠 날이 있겠죠. 책 이야기를 하시니 예전에 읽은 신영복 선생의 책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한 구절이 떠오릅니다. - 신영복 선생님은 20년의 수감생활을 했던 분이죠. 어떤 구절이 인상적이었나요? ▶ 네. 교도소의 수인들은 겨울보다 여름이 견디기 힘들다는데, 모로 누워 칼잠을 자야 하는 교도소의 좁은 잠자리는 옆사람을 단지 37도의 열덩어리라고만 느끼게 한다는 구절입니다. 우리가 미워하는 대상이 이성적으로 옳게 파악되지 못하고 말초감각에 의해 그릇되게 파악되고 있다는 것, 그것을 알면서도 증오의 감정과 대상을 바로잡지 못하고 있다는 자기혐오가, 동족끼리 미워하며 지내는 우리 모습 같습니다. 남북이 분단 60년이란 길고 지루한 증오의 세월을 끝내야 할 때라고 봅니다. - 오늘 오후 2시부터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가톨릭 포럼이 열린다고 하죠. 올해는 어떤 현안을 다루는가요? ▶ 네. 가톨릭언론인협의회가 주관하는 가톨릭 포럼이 올해로 13회째를 맞았는데요. 올해 주제는 ‘무너지는 공동체-나눔을 어떻게 실천할 것인가’입니다. - 우리 사회의 위기 상황을 고민하는 자리일 듯한데, 구체적인 내용을 알려주시죠. ▶ 네. 우리 주위에는 실의와 좌절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이러한 위기사회의 징조를 보여주듯 자살률이 OECD 평균 세 배에 이르고 있습니다. 그 이유 가운데 하나로 일자리 문제를 듭니다. 1997년 IMF 사태 이후 양질의 정규직 일자리를 가진 10%를 제외한 나머지 90%는 희망을 잃고 살아가며, 하나의 ‘공동체’에 속해 있다는 동질감이 급속히 붕괴되고 있다는 겁니다. 가톨릭 포럼 간사인 이상요 씨의 말에 따르면, 공동체를 붕괴시키는 격차사회 추세를 바꾸거나 적어도 보완하기 위한 방안은 없을까 고민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합니다. - 공동체가 붕괴되는 격차사회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나눔의 실천’을 제시했군요. ▶ 그렇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도 ‘나눔의 실천’을 강조하고 계시는데요. 격차사회 추세를 바꾸거나 보완하려면 나눔의 정신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천할 것인가 하는 것이 문제가 됩니다. 박원순 서울시장, 안상훈 서울대 교수, 이규성 서강대 신학대학원장이 발제를 하고, 서영남 민들레 국수집 대표 등 오랫동안 이 문제와 씨름해 온 현장 활동가들의 토론이 이어진다고 합니다. - 뜻 깊은 자리가 되겠네요. 지난 주 금요일에는 주교회의 매스컴위원회 주최로 문화의 복음화 포럼이 열렸었죠. ‘모바일 미디어와 포르노그래피’가 주제였는데, 교회의 입장과 대책 등이 거론되었다고 하던데요. ▶ 네. 우리나라는 초고속 인터넷 보급률이 세계 1위인데, 일인당 포르노 소비량도 세계 1위라고 합니다. 포르노와 같은 자극으로 가득 찬 상업적 영상물이 모바일 미디어에 넘쳐나고, 포르노와 결합된 문화상품도 계속 늘어나고 있고요. 생명문화연구가인 이광호 교수는, 인간의 성을 왜곡하고 과장한 포르노에 대해 대응하는 최선의 방식은, 포르노가 왜곡한 성적 환상 등, 내용의 진실을 정확히 알려주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신경숙 수녀는, 교회의 가르침은 옳기는 하지만 너무나 뻔하다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는데, 선뜻 받아들여 실천하지 못하는 것은 우리가 아직도 제대로 알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인간에 대한 통합적 시각을 훼손하고 인간의 품위를 해치는 포르노에 대한 교회의 가르침을 전하고, 우리가 그리스도인으로서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를 짚어주었습니다. - 포르노그래피가 확산되면서 우리 사회에서 우려되는 모습이 많지 않습니까? ▶ 네. 무엇보다 청소년들의 임신, 낙태, 영아유기와 영아살해가 늘고 있어 걱정됩니다. - 청소년 성범죄가 는다는 통계도 있는데, 젊은이들은 물론 모두가 문화적 흐름을 통찰하고 시대를 거슬러 살아갈 수 있도록 내공을 길러주는 일에 교회가 앞장서야겠습니다. 내일 있을 행사도 전해주시죠. ▶ 네. 내일 20일 오전 10시 30분 성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에서 수도원장 박현동 블라시오 아빠스의 축복식이 대구대교구장 조환길 대주교님 주례로 열립니다. 이에 앞서 지난 13일 교황청 인류복음화성에서는 박현동 아빠스를 덕원자치수도원구 자치구장 서리로 임명했습니다. -자치수도원구는 무엇을 말하는 거죠? ▶ 네. 자치수도원구는 수도원장이 고유한 사목권한을 가지고 수도원에 속한 본당을 통치하는 특수한 지역교회를 말하는데요. 덕원자치수도원구는 함경남도 원산시와 안변군, 문천군, 고원군을 관할하였으나, 1949년 북한 공산 정권이 자치구를 운영하고 있던 성베네딕도회 덕원수도원을 폐쇄한 이후 침묵의 교회로 남아있습니다. 현재 ‘침묵의 교회’에 속하는 교구로는 평양교구와 함흥교구가 있는데, 평양교구장 서리는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대주교님이 맡고 있고, 함흥교구장 서리는 춘천교구장 김운회 주교님이 맡고 있습니다. - 지난주 서울주보를 보니 모레 저녁 한강성당에서 특이한 강연이 열리던데요. ▶ 네. 주보 사이에 홍보 전단이 있던데요. 모레 21일 금요일 저녁 7시 30분 한강성당에서 키릴 악셀로드라는 신부님의 강연이 있습니다. 그분은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정통파 유다인 가정에서 외아들로 태어났습니다. 선천적 청각장애인으로 장애인은 랍비가 되지 못한다는 율법 때문에 유다교 랍비가 되려던 꿈을 접고 가톨릭 사제가 되어 자신과 같은 청각장애인들을 위해 일했는데, 10여 년 전부터는 시각까지 잃었으나 절망하지 않고, 이제는 시청각장애인을 위해 헌신하고 계신 분입니다. 강연에 못 가실 분들에게는, 올해 일흔두 살, 세계 유일의 시청각 장애인 사제인 키릴 신부님이 직접 쓴 감동적인 자서전 「키릴 악셀로드 신부」를 읽어보시기를 ‘강추’합니다. 서종빈2013.06.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