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울증, 새로운 내면 탐색과 하느님 만남의 실마리정신과 의사와 사제 공저신앙에 무조건적 의존보다의학적 치료 병행해야 가톨릭 우울증 가이드(원제: The Catholic Guide to Depression) 에런 케리아티, 존 시핵 신부 지음 정두영 신부 옮김 분도출판사“한 신앙인 환자가 우울증의 치료를 위해 자신이 기도를 더 많이 해야 하는지, 아니면 약을 먹어야 하는지 묻는다면 필자의 대답은 ‘둘 다 하시오’다.”(25쪽) 우울증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일반 그리스도인을 비롯해 곁에서 그들을 돕고 있는 사목자, 수도자, 영적 지도자, 그리고 의사들을 위한 안내서가 출간됐다. 가톨릭 신자이며 정신과 의사인 에런 케리아티와 포틀랜드대교구 사제로 현재 바티칸에서 사목하고 있는 존 시핵 몬시뇰이 펴낸 「가톨릭 우울증 가이드」.정신의학과 심리학은 우울증에 대해 우리에게 많은 것을 알려 주었지만, 이 고통의 전모는 사실 복잡하다. 생물학적, 심리학적 요인은 물론이고 온갖 사회적, 문화적, 영적 요인 등으로 야기되며 그것들에 계속해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울증(depression)’이라는 말에는 ‘평평한 길 위의 움푹 팬 곳’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는데, 우울증은 단지 움푹 팬 정도가 아니라 헤어나기 힘들 정도의 깊디깊은 구렁과 같다. 따라서 다면적 특성을 띠는 우울증의 원인과 양상을 제대로 파악하고 적절히 치료하려면 철학, 신학과 대화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저자에게는 우울증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사제들을 비롯해 적지 않은 가톨릭 신자들이 찾아온다. 자신과 신앙을 공유하고 있는 정신건강 전문가를 만나기 위해서다. 그러나 이들 가운데 일부는 “당신의 믿음이 더 커진다면 이 같은 고통을 겪지 않게 될 것이다. 당신이 해야 할 일은 더 많이 기도하고 더 많이 성경을 읽는 것이다” 등 주위에서 그릇된 조언을 듣게 된다. “이런 식의 조언들은 종종 우울증을 완화하기보다 더욱 악화한다. 이는 질병으로서의 우울증에 대한 무지를 드러내는 것이며, 한 인간의 영성생활과 신앙에 가해지는 우울증의 충격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다.”(20쪽)“종교적 신앙은 하나의 보호막일 뿐이다. 우울증의 원인은 복합적이며, 사람들은 저마다 강한 유전인자와 생애 초기 환경 요인을 가지고 세상에 태어난다. 유전인자와 환경 요인은 우리가 처한 생활환경이나 선택과 무관하게, 또한 우리가 얼마나 절실히 기도하거나 우리가 얼마나 도덕적인지와 상관없이 그 영향력을 뚜렷이 드러낸다. 종교적으로 독실한 사람들도, 심지어 성인처럼 산 사람들도 심한 우울증으로 고통받았다.”(84쪽)저자는 인간의 영혼과 육신 사이, 정신과 물질 사이에 본질적인 통일성이 있다는 가톨릭의 관점을 견지하여 두 가지 측면에서 우울증에 접근한다. ‘위’로부터, 즉 우울증의 의학적, 심리학적, 사회적, 영적 원인과 치료 방법을 검토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아래’로부터, 다시 말해 우울증의 유전적 요인, 기타 생물학적 요인과 치료 방법을 논의한다.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2003년 11월 열린 교황청 보건사목평의회 제18차 국제학술대회 연설에서 “하느님은 언제나 당신의 무한한 사랑으로 고통 중에 있는 이들 곁에 가까이 계신다. 우울증이란 질병은 ‘자신의 다른 측면을 발견하는 길’일 수 있으며, 하느님과의 새로운 만남일 수 있다”고 말했다. 가톨릭적 관점에서 우울증을 탐구함으로써 자신은 물론 하느님과의 새로운 만남에 대한 실마리를 찾는 독자들에게 마중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윤하정 기자 monica@cpbc.co.kr 문채현2022.06.28

종교·정치의 상생, 인간 구원과 공동선 실현 위한 ‘은총의 교류’사회 교리 주간 / 가톨릭교회는 정치를 어떻게 이해하나 가톨릭교회는 정치인들에게 봉사의 정신으로 권력을 행사하고, 사사로운 이익이 아니라 공동선을 위해 활동해 줄 것을 당부한다. 정치인들이 올바른 길을 갈 수 있도록 감시하고 독려하는 것 역시 그리스도인의 의무다. 눈 덮힌 국회의사당. 정당별 대선 후보가 확정됨에 따라 제20대 대통령 선거에 관한 국민의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신자들의 올바른 정치 참여를 독려하고, 공동선 실현을 위해 종교와 정치 상생의 중요성을 일깨우고자 사회 교리 주간을 맞아 ‘가톨릭교회는 정치를 어떻게 이해하나’를 주제로 교회 가르침을 정리했다.정치 참여는 그리스도인의 의무정치 참여는 그리스도인의 의무이다. 공동선을 위해 일하는 것이 바로 그리스도인의 의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리스도인의 정치 참여는 다른 사람들에 대한 봉사의 한 표현이다.현재 우리나라뿐 아니라 국제 사회에서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사회 약자에 대한 보호와 지원이 어느 때보다 더 중요해졌다. 누가?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할 것인가! 인간 구원을 위해 하느님께로부터 권위와 사명을 받은 ‘교회(종교)’와 인간 존엄과 공동선을 보장하고 정의를 존중하기 위해 국민으로부터 권위를 받은 ‘공권력(정치)’이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우선으로 나서야 한다. 그래서 교회와 공권력, 곧 종교와 정치의 상생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시대를 대비한 바로 지금 여기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과업이다.성경이 말하는 정치 권위성경은 정치권력이 하느님에게서 오며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질서를 구성하는 한 부분이라고 가르친다. 예수님께서는 민족의 통치자들이 휘두르는 압제와 전제권력을 거부하시고(마태 10,42), 은인으로 행세하는 그들을 거부하시지만(루카 22,25) 그 시대의 권위들에 직접 반대하시지는 않으셨다. 예수님께서는 카이사르에게 바칠 세금에 대해 말씀하시면서, 우리에게 하느님의 것은 하느님께 바쳐야 한다고 단언하셨다.(마르 12,13-17; 마태 22,15-22; 루카 20,20-26) 이것은 세속의 권력을 하느님의 권력, 절대 권력으로 만들려는 모든 시도에 대한 암묵적인 단죄이다. 하느님께서만 인간에게 모든 것을 요구하실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세속의 권력은 그에 합당한 권리를 지니고 있음을 나타낸다. 예수님께서도 카이사르에게 세금을 바치는 것을 부당하다고 보지 않으시기 때문이다. 베드로 서간의 저자는 “주님을 생각하여, 모든 인간 제도에 복종하십시오. 임금에게는 주권자이므로 복종하고, 총독들에게는, 악을 저지르는 자들에게 벌을 주고 선을 행하는 이들에게 상을 주도록 임금이 파견한 사람이므로 복종하십시오. 여러분이 선을 행하여 어리석은 자들의 무지한 입을 막는 것이 하느님의 뜻입니다. 자유인으로서 행동하십시오. 그러나 자유를 악행의 구실로 삼지 말고, 하느님의 종으로서 행동하십시오. 모든 사람을 존경하고 형제 공동체를 사랑하며, 하느님을 경외하고 임금을 존경하십시오”(1베드 2,13-17)라고 권고한다.바오로 사도도 “사람은 누구나 위에서 다스리는 권위에 복종해야 합니다. 하느님에게서 나오지 않는 권위란 있을 수 없고, 현재의 권위들도 하느님께서 세우신 것입니다. 그러므로 권위에 맞서는 자는 하느님의 질서를 거스르는 것이고, 그렇게 거스르는 자들은 스스로 심판을 불러오게 됩니다.…여러분은 모든 이에게 자기가 해야 할 의무를 다하십시오. 조세를 내야 할 사람에게는 조세를 내고 관세를 내야 할 사람에게는 관세를 내며, 두려워해야 할 사람은 두려워하고 존경해야 할 사람은 존경하십시오”라고 당부한다.(로마 13,1-7)아울러 성경은 “무엇보다도 먼저 모든 사람을 위하여 간청과 기도와 전구와 감사를 드리라”고 권고하면서 “임금들과 높은 지위에 있는 모든 사람을 위해서도 기도하라”고 요청한다.(1티모 2,1-2)그러나 성경은 모든 정치권력을 정당화하지는 않는다. 성경은 “인간을 위하여 하느님을 섬기며”(1베드 2,17) “악을 저지르는 자에게 하느님의 진노를 집행하는” (로마 13,4) 권위일 때에만 정당하다고 인정한다. 성경은 정치권력이 인간의 양심으로 인식되며, 평화의 도구인 진리와 정의, 자유, 연대를 통해 사회생활 안에서 완성됨을 일깨워 주고 있다.(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 회칙 「사회적 관심」 39항 참조)정치의 토대와 목적은 인간이어야가톨릭교회는 정치인들에게 “봉사의 정신으로 인내와 겸손, 온건, 애덕 등 덕목에 따라 권력을 행사하고, 사람, 권위와 명예, 사사로운 이익이 아니라 공동선을 위해 활동해 줄 것”을 당부한다.(「간추린 사회 교리」 410항 참조)가톨릭교회는 사회에서 결정되고 이루어지고 겪는 일들에 무관심하지 않다. 교회는 정치, 경제, 노동, 법률, 문화 등이 세속적인 것에 불과한 것이 아니고 인간 구원과 관련한 교회 활동에 무관하지 않다고 인식하고 있다. 사회와 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것이 인간과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정치의 위대함은 어려운 시기에 중요한 기본 원칙에 따라 국정을 운영하며 장기적 공동선을 배려하는 것에서 드러난다”면서 “건전한 정치는 제도 개혁과 조정이 이루어지고 좋은 관행을 촉진하며 부당한 압력과 관료적 타성을 극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회칙 「모든 형제들」 177-178항 참조) 그러면서 교황은 “고통받는 사람들을 직접 알지 못하여도 그러한 고통의 원인이 된 사회적 조건들을 바꾸려고 최선을 다하는 것이 정치적 사랑의 활동”이라며 “어떤 이는 먹을 것을 주어 다른 이를 돕는다면, 정치인은 그를 위하여 일자리를 만들어 자신의 정치 활동을 드높이는 숭고한 형태의 애덕을 실천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모든 형제들」 186항 참조)가톨릭교회는 정치의 토대와 목적은 ‘인간’이어야 한다고 가르친다. 또 정치의 정신에서 핵심은 ‘가장 보잘것없는 이들을 위한 우선적인 사랑’이라고 분명히 밝히고 있다. 가난한 이들이 인간으로서 무한한 존엄을 인정받고, 문화 안에서 존중받으며, 사회에 참으로 통합되는 것이 오늘날 우리 시대에서 실현되어야 할 진정한 정치 활동이라는 것이다.그래서 가톨릭교회는 “정치 공동체는 국민이 인간의 권리를 참되게 행사하고 그에 상응하는 의무들을 온전하게 이행할 수 있는 인간적인 환경을 조성해 주고자 노력함으로써 공동선을 추구해야 한다”고 가르친다.(「간추린 사회 교리」 389항) 교회는 이를 위해 신자들에게 사회생활과 관련된 도덕적 진리들 곧 정의, 자유, 생명 존중, 타인의 권리 존중, 공동선 구현 등을 증진하고 수호하기 위해 합법적 수단을 이용하여 정치에 참여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종교와 정치, 장벽이 아닌 다리가 되어야 종교와 정치는 모든 이를 향한 열린 마음을 통해서 표현된다. 종교와 정치 지도자들은 기꺼이 다른 사람의 견해에 귀 기울이고 모든 이에게 소통의 자리를 마련해 줄 수 있어야 한다. 종교와 정치의 상생은 인간 구원과 공동선 실현을 위한 은총의 교류라고 표현할 수 있다. 국제 사회에서 온갖 근본주의적 불용이 개인과 집단, 민족의 관계들을 해치는 것을 보고 있지만, 이웃 존중의 가치, 모든 다름을 기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랑의 실천을 경험하고도 있다. 광신주의, 닫힌 논리, 사회적 문화적 파편화가 증대되고 있는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종교와 정치는 다양한 목소리들이 울려 퍼질 수 있게 방향을 바로 잡아주어야 한다. 무엇보다 모든 인간의 생명과 존엄이 사회의 어떤 가치보다 우선한다는 것을 가르쳐 줄 수 있어야 한다. 최근 대통령 선거 운동이 치열해지면서 정치권에서 “부러질지언정 구부리지는 않는다”는 태도를 자주 본다. 교회 안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프란치스코 교황은 ‘부러지지 않기 위해 구부리는 것’도 삶의 지혜라고 강론했다. 삶을 이해하는 데는 두 가지 방식이 있다. 하나는 완고함으로 사람들 사이에 소통 불가능한 벽을 세워서 연대를 악화시키는 방식이다. 다른 하나는 비록 논쟁과 다툼이 있었던 후라도 상호 이해의 다리를 놓는 쪽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톨릭 신자뿐 아니라 모든 인류에게 “담이 아닌 다리를 세우는 사람이 되어 달라”고 늘 당부한다. 종교와 정치가 하느님과 인간, 인간과 인간, 인간과 피조물을 잇는 다리가 될 때 교회와 사회 구성원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리길재 기자 teotokos@cpbc.co.kr cpbc2021.12.01
![[떠나자! 파울리타 수녀의 유익한 교리여행] (48) 여행지 : 가톨릭 신자의 의무](//cpbc.co.kr/CMS/newspaper/2022/03/rc/820369_1.5_titleImage_1.jpg)
[떠나자! 파울리타 수녀의 유익한 교리여행] (48) 여행지 : 가톨릭 신자의 의무마리 파울리타 수녀(노틀담 수녀회 교리교재 연구소) 우리는 세례를 통해 교회의 일원이 되면서 각자가 처한 환경과 조건에 따라 거룩하게 살아야 하고, 교회의 발전과 성화를 위하여 성심성의껏 노력해야 할 권리와 의무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국민이 지켜야 할 의무가 있듯이, 교회 공동체에도 신자들이 교회 공동체를 위해 지켜야 할 구체적 의무들이 있습니다. 사실 권리와 의무는 손바닥의 양면과 같기에, 교회법에 나오는 신자의 의무는, 신자이기에 행할 수 있는 자랑스러운 권리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럼 ‘가톨릭 신자의 의무’로 퀴즈 여행을 떠나볼까요?가톨릭 신자의 의무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나요? 퀴즈 여행1. 다음 중 미사 참여 의무 대축일이 아닌 것은? ①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1월 1일) ②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3월 25일) ③성모 승천 대축일(8월 15일) ④주님 성탄 대축일(12월 25일) 2. 부득이 미사 참례를 못 했을 경우, 대신할 수 있는 것이 아닌 것은? ①묵주 기도 5단 ②그날 미사의 독서와 복음 봉독 ③희생과 봉사 활동 ④주님의 기도 10번 3. 고해성사를 일 년에 최소한 몇 번 받아야 하는가? 4. 연중 금육재를 지켜야 하는 요일은? 5. 십일조는 아브람(아브라함)이 전리품의 십 분의 일을 사제인 누구에게 바친 데서 비롯하는가? 6. 교회의 유지비는 주로 주일 헌금과 무엇으로 이루어지는가? 7. 가톨릭신자와 비(非)신자 사이에 맺어지는 혼인을 무엇이라고 하는가?정답1. □번 2. □번 3. □번 4. □요일 5. 멜□□□6. □□금7. □□혼인(정답은 ‘가이드 설명’에서 확인하십시오) 가이드 설명 1. 미사 참여 의무 신자들은 십계명의 제3계명(주일을 거룩히 지내라)을 지키기 위해, 주일과 의무 대축일에 미사 참여를 해야 합니다. 일상의 노동에서 벗어나 쉬면서 하느님을 생각하고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지요. 파스카 신비를 기념하는 미사 참여를 통하여 구원의 하느님께 찬미를 드리고, 받은 은혜에 대해 감사를 드립니다. 미사 참여 의무 대축일은 주님 부활 대축일(주일)과 주일이 아닌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1월 1일), 성모 승천 대축일(8월 15일), 주님 성탄 대축일(12월 25일)이지요. 2. 미사 참여 의무 대행 미사에 참여할 수 없는 부득이한 예가 있습니다. 성당이 없는 지역에 거주하거나, 출타 중인데 성당을 찾을 수 없음. 주말에 출근하여 시간을 낼 수 없음. 병환 중임. 감염병으로 미사가 중지 또는 제한되었음. 집을 비울 수 없거나, 길이 위험해서 나갈 수 없음. 종교상의 자유를 누릴 수 없음 등이지요. 이런 경우에는 다음 중 하나만 실천하면 고해성사를 받지 않아도 됩니다. ①묵주 기도 5단 ②그날 미사의 독서와 복음 봉독 ③희생과 봉사 활동(2014년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결정) 3. 고해성사, 영성체 규정 신자들은 최소한 일 년에 한 번 고해성사를 받아야 합니다. 회개와 참회의 사순 시기 동안 자신을 성찰하고 하느님께 용서를 구하는 고해성사(판공성사)를 받아야 하지요. 그리하여 최소한 일 년에 한 번 부활 시기에 영성체하여, 우리를 위하여 돌아가시고 부활하신 주님과의 일치를 이루어야 합니다. 부활 판공성사를 부득이한 사정으로 받지 못하면, 성탄 판공 때나 어느 때라도 받아야 합니다.(「한국 천주교 사목 지침서」 제90조 2항) 이때 받은 고해성사는 판공성사로 대행할 수 있지요. 4. 단식재(금식재)와 금육재 예수님의 수난에 동참하고 자신을 절제하며, 절약한 재화를 이웃과 나누기 위하여 단식재(금식재)와 금육재의 규정이 있습니다. 금육(禁肉)은 육식을 금하는 것으로, 연중 모든 금요일(대축일은 면제), 재의 수요일과 성금요일에 금육재를 지킵니다. 단식(斷食)은 한 끼는 충분히, 한 끼는 요기 정도, 나머지 한 끼는 완전히 먹지 않는 것으로, 재의 수요일과 성금요일에 단식재를 지킵니다. 이것을 의무로 하기보다는 주님과 이웃에 대한 사랑과 희생으로 할 수 있도록 합니다.5. 십일조자신이 가진 것 중 ‘십분의 일’을 바치는 십일조(十一條)는 구약 성서에서 기인한 것입니다. 아브람(아브라함)이 전쟁에서 승리하고 돌아와, 전리품의 ‘십분의 일’을 사제인 살렘 임금 멜키체덱에게 주었지요.(창세 14,20) 야곱도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소유의 ‘십분의 일’을 하느님께 드린다고 서원하였습니다.(창세 28,22) 십일조는 인간의 모든 소유가 궁극적으로는 하느님께 속한다는 믿음의 표현으로, 십일조의 관습은 신약에서도 인용되고 있습니다.(마태 23,23; 루카 18,12)6. 교회의 유지비 세례를 통해 교회의 일원이 된 신자들은 교회가 유지되도록 지원할 의무가 있습니다.(교회법 제 222조 1항)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주일 헌금과 교무금이 교회의 유지비가 되고 있지요. 신자들은 하느님께 감사 제물로 바치는 주일 헌금을 정성껏 준비하며, 자녀에게도 봉헌의 의미를 가르쳐 주어야 합니다. 교무금은 우리나라 신앙의 전통으로 선조들에게서 비롯된 것인데, 각 가정(또는 개인)이 스스로 책정하여 매달 바치도록 합니다. 봉헌금의 핵심은 그것의 액수(십일조 등)가 아니라, 과부의 헌금(마르 12,41-44)처럼 봉헌하는 이의 마음과 태도이지요. 7. 혼인성사 규정 신자는 원칙적으로 신자와 혼인하여야 하며, 이때 혼인성사를 받아야 합니다. 신자가 부득이 비(非)신자와 혼인하려면 관면(寬免)을 받을 수 있는데, 이를 관면혼인이라고 하지요. 그리고 관면의 조건이 있는데, 비신자인 배우자는 신자인 배우자가 계속 가톨릭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자녀를 세례받게 하겠다는 약속 등입니다. 신자가 혼인성사 또는 관면혼인을 받지 않았으면 ‘혼인 장애’(혼인 조당)에 해당하여, 성사(성체성사, 고해성사 등) 생활을 할 수 없지요.여행 옵션 : 가톨릭 신자 생활 다섯 기둥미사 및 전례 참여 : “전례는 우리의 활동이 지향하는 정점이며, 우리의 힘이 흘러나오는 원천”(전례 헌장 10항)이기에, 미사 및 전례에 참여함으로써 신앙의 기쁨을 누린다. 성경 읽기와 기도 생활 : “성경을 모르는 것은 그리스도를 모르는 것이다.”(성 예로니모). 예수님을 알기 위해 성경을 읽고, 하느님과의 인격적 만남을 위해 매일 기도한다. 본당 활동 및 소공동체 참여 :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는 교회 가족 공동체 일원으로서, 본당 활동과 소공동체에 참여함으로써, 우리 서로가 그리스도 안에 일치를 이룬다. 자선 및 봉사 활동 : “믿음에 실천이 없으면 그러한 믿음은 죽은 것이다.”(야고 2,17) 예수님이 주신 ‘사랑의 계명’을 자선 및 봉사 활동을 통해 몸소 실천한다.사회정의 운동에 참여 :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기 위하여 사회교리를 배우고, 사회정의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하느님 나라가 이 땅에 이루어지도록 한다. 여행 기념품교회법에 나오는 ‘가톨릭 신자의 의무’(여섯 가지)는 가톨릭 신자로서 최소한 꼭 지켜야 할 사항입니다. 나는 그동안 이것을 충실히 지켜왔는지를 성찰하면서 나 자신의 신앙생활을 돌아볼 수 있습니다. 여섯 가지 의무 중 나는 어떤 것에 성실하고, 어떤 것에 불성실하였나요? 그리고 위에 제시된 ‘가톨릭 신자 생활 다섯 기둥’은 예수님의 충실한 제자로 살아가기 위하여 갖추어야 할 품목(자세)들입니다. 나에게는 다섯 기둥 중 어떤 것이 튼튼하고 어떤 것이 약하나요? 약한 기둥에 대해서는 앞으로 어떻게 보강하고 싶은가요?마리 파울리타 수녀(노틀담 수녀회 교리교재 연구소) cpbc2022.03.16

가톨릭 청년들이 ‘주님 말씀’과 함께 울고 웃으며 성장한 50년가톨릭청년성서모임 50주년, ‘성서가족’ 50주년 기념 미사 봉헌 가톨릭청년성서모임 50주년 미사에서 청년들과 신자들이 50주년을 축하하며 율동찬양을 하고 있다. 심장을 파고들며 몸과 마음을 울리는 찬양이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대성당을 가득 채웠다. ‘그래 이렇게 뜨거웠었지. 이렇게 목청껏 주님을 불렀어. 기뻐 환호했었어.’ 5일 가톨릭청년성서모임 50주년 기념 미사에 모인 이들은 성경 한 구절 한 구절을 마음에 새기며 필사하고 묵상하던 날을 떠올렸다. 하느님은 누구신지, 말씀은 나에게 그리고 우리에게 무엇을 전해주는지 고민하던 시간이었다. 혼자가 아니었다. 같은 고민을 나누는 또래 친구들과 머리를 맞대고 밤을 지새우며 하느님을 찾고 또 불렀다. 말씀으로 하느님을 만났던 50년 전 청년들과 지금의 청년들이 ‘성서가족’이라는 이름으로 한자리에 모였다. 가톨릭청년성서모임 50주년을 맞아 5일 주교좌 명동대성당 일대에선 미사와 기념 공연, 전시회가 이어졌다. 가톨릭청년성서모임 50주년 주제 성구는 ‘당신 말씀은 제 발에 등불, 저의 길에 빛입니다’(시편 119,105)다. 오후 3시 시작한 가톨릭청년성서모임 50주년 기념 미사엔 성서가족 700여 명이 참석했다. 성서모임을 거쳐간 청년들은 물론 사제와 수도자도 함께했다. 1972년 서울 정릉 영원한도움의성모수녀회 수도원에서 성서모임을 이끌었던 조화선(마오로) 수녀는 신자석 맨 앞에 자리했다. 당시 성서모임을 하던 여대생은 백발의 할머니가 됐고, 성서모임에서 배우자를 만난 청년들은 자녀와 함께 미사를 봉헌했다. 이제 막 성서모임을 경험한 젊은이들은 채 가시지 않은 말씀의 열정으로 함께했다. 청년들은 미사에서 50주년을 맞아 필사한 성경 노트를 봉헌했다.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는 “여러분이 체험한 하느님의 사랑을 이웃에게 증거하고 나눠주도록 하느님께서 여러분을 가톨릭청년성서모임으로 불러주셨다고 생각한다”면서 “하느님 말씀을 통해 받은 하느님의 사랑을 늘 기억하고 일상의 삶 속에서 그 사랑을 용기있게 실천하도록 노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하느님의 말씀을 향한 여정이 비록 힘들다 하더라도 비록 멈추거나 포기해서는 안 된다”면서 “우리를 사랑하시는 하느님 안에서 모든 것을 할 수 있으니 하느님 사랑을 믿으라”고 격려했다. 미사 중에는 50주년 축하식도 열렸다. 가톨릭청년성서모임 산 증인들의 축사와 50년을 지탱해온 이들에게 감사패 전달이 있었다. 1973년 1, 2차 창세기 연수 지도 신부였던 최창무(전 광주대교구장) 대주교는 “당시 청년들의 모든 동아리를 제압하고 없애려 했던 유신이 선포됐는데, 모진 서리와 엄동설한에도 생명은 움텄다”면서 “(성서모임은) 시작한 지 3년 만에 각 본당에서 어버이성서모임으로 가지가 돋아났고 10년 후 청년성서모임이라는 새로운 큰 가지로 쑥쑥 자라났다”고 말했다. “하느님의 섭리와 힘은 놀랍다”고 한 최 대주교는 “사람이 되신 말씀, 예수님께 감사와 찬미와 영광을 드린다”고 했다. 1972년 창세기 첫 그룹 공부를 이끈 조화선 수녀는 “올림픽 경기를 보면 선수들 앞에 팻말을 들고 나가는 소년소녀가 있는데, 주님께선 제게 그 역할을 시키셨다고 본다”면서 “뒤따라 오는 선수들 코치들 높으신 분을 하느님 안에서 만날 수 있는 큰 복을 누렸다. 가는 곳마다 주님께서는 대표선수 보내주셨다”고 축하인사를 대신했다. 가톨릭청년성서모임 50년 중 25년을 지도 사제로 지내온 홍인식 신부는 “가슴이 먹먹하고 가톨릭청년성서모임이 이렇게 뿌리 내리고 열매를 맺고 꽃을 피우는 모습을 보면서 하느님이 하신 일이구나를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열과 성을 다해 젊은이들과 함께 해준 연수 지도 사제들에게 특별한 감사 인사를 전했다. 35차례 연수 지도를 한 허영엽(서울대교구 홍보위원회 부위원장) 신부는 “가톨릭청년성서모임은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좋은 지혜를 가르쳐 준 시간이었고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었다”면서 지난 시간을 묵상하며 지은 축시를 낭독했다. 이어진 시상식에선 조화선 수녀, 홍인식 신부를 비롯해 이윤자(루치아, 제2대 대표봉사자)ㆍ최종명(클레멘스, 초대 센터대표)ㆍ윤민정(비아, 연수 봉사)씨는 감사패를 받았다. 또 50주년 기념 ‘하느님 말씀 체험 수기’ 공모전 수상자 김정은(로사, 말씀상)ㆍ허선호(파비아노, 사랑상)ㆍ이효재(아가페, 기억상)씨는 축하 상금을 받았다.가톨릭청년성서모임 안승태 지도 신부는 50주년 기념미사와 행사에 함께 해주고 준비해 준 모든 이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주님의 말씀이 이 시대의 젊은이들에게 참된 희망과 불빛이 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미사 전 꼬스트홀에서는 토크 콘서트 형식으로 기념공연이 열렸다. 연수 봉사자, 가톨릭청년성서모임에서 배우자를 만난 부부, 찬양 봉사자 등 다양한 성서가족들의 찬양과 증언이 어우러졌다. 연수 봉사로 10년간 활동한 박정하(바오로)씨는 “모든 순간이 은총이었다”면서 “저도 그랬듯이 성서모임 안에서 사람들이 변화하고 그 변화를 받아들이며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큰 기쁨이었다”고 말했다.가톨릭청년성서모임에서 말씀과 빠질 수 없는 건 찬양이다. 찬양 봉사자로 활동했던 서정호(유스티노)씨는 “1992년 신부님 몰래 드럼과 기타를 사고 연습해서 연수 때 기습적으로 찬양했었다. 우리만의 성가를 부르고 싶어서 저지른 일이었다. 크게 혼날 줄 알았는데 홍인식 신부님께서 다음에도 또 해보자고 한 기억이 떠오른다”며 눈물을 보였다. 성서가족들은 명동대성당 지하1층 갤러리1898에 들러 ‘민들레 꽃이 피었습니다’를 주제로 한 50주년 기념 전시를 보며 추억에 빠졌다. 50년 역사와 전시회 한 편을 장식한 성서가족의 나눔 내용을 돌아보며 하느님 사랑과 은총을 다시금 느꼈다. 50주년 준비위윈회 대표 봉사자 진효나(헬레나)씨는 “선배들의 발자취 속에서 예전이나 지금이나 젊은이들의 고민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확인하며 같은 생각으로 살았고 같은 신앙을 쌓아왔다는 것에 감동받았다”면서 “하느님께서, 성령께서 우리와 늘 함께하셨다는 걸 또다시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박수정 기자 catherine@cpbc.co.kr cpbc2022.05.10
![[금주의 성인] 성 필립보 네리 사제(5월 26일)](//cpbc.co.kr/CMS/newspaper/2022/05/rc/824342_1.2_titleImage_1.jpg)
[금주의 성인] 성 필립보 네리 사제(5월 26일)1515~1595년, 이탈리아 출생, 로마 선종, 신부, 오라토리오회 창립자 ‘로마의 사도’라고 불리는 성인은 사제들의 공동체인 오라토리오회를 설립해 신자들에게 영적 권고와 고해성사를 주었습니다. 그는 로마의 영성적 삶을 부흥시키는 일을 필생의 목표로 삼고 부자와 가난한 자, 권력자와 힘없는 이 구분 없이 영적·물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성인은 피렌체에서 유명한 네리(Neri) 가문 출신으로 어린 시절, 산 마르코의 도미니코수도회 학교에서 수도자들에게 교육을 받았습니다. 18세에는 산 제르마노의 부유한 상인인 큰아버지의 양자가 돼 사업을 배우기도 했으나 베네딕도회 몬테카시노 수도원을 방문해 수도자들의 가난한 삶을 보고 ‘하느님과 함께하는 삶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성경의 가르침 가운데 “부자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는 낙타가 바늘구멍으로 빠져나가는 것이 더 쉽다”(마태 19,24 ;마르 10,25; 루카 18,25)는 구절을 보고 자주 묵상에 잠겼습니다. 그는 큰아버지의 가업을 이어받아 평생 부유한 삶을 살 기회를 포기하고 일생을 하느님께 바칠 것을 결심, 큰아버지 곁을 떠나 로마에서 철학과 신학을 공부했습니다. 성인은 3년 만에 학업을 포기하고, 책을 팔아 얻은 돈을 가난한 이들에게 나누어 줬습니다. 학업보다 복음의 실천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는 1538년 본격적인 선교활동에 나서며 병원, 은행, 상점 등을 방문하면서 많은 사람을 만났습니다. 그의 설교는 신앙생활을 등한시했던 사람들에게 신성한 감동을 주었다고 합니다. 1548년에는 자신의 고해 사제 페르시아노 로싸 신부와 함께 ‘삼위일체 형제회’를 설립해 로마를 방문하는 순례자를 맞이하고 환자들에게 활발한 봉사 활동을 전개했습니다. 로싸 신부의 제안으로 1551년 36살의 늦은 나이로 사제품을 받아 지롤라모 델라 카리타 병원에서 고해 사제로 명성을 얻게 됐습니다. 성인은 수도 생활에 대한 꿈을 실현하고자 그와 뜻을 함께하는 사제들을 중심으로 공동체를 형성해 ‘오라토리오(Oratorio)’라고 하는 작은 방에 모여 본격적으로 고해성사와 청년 사목에 주력했습니다. 이는 사제들의 공동체인 오라토리오회로 발전해 1575년 그레고리오 13세 교황의 공식 승인을 받고 발리첼라에 있는 성 마리아 성당을 맡게 됐습니다. 성인은 교황과 다른 이의 도움을 받아 이 오래된 성당을 다시 지어 ‘새로운 교회’를 만들었습니다.괴테(1749~1832)도 “유머 감각 풍부한 성인”이라며 찬탄해 마지않았던 성인은 뛰어난 재치로 신자의 영적 화합을 도모하고 선행의 아름다움을 실천으로 보여줘 많은 이의 사랑과 존경을 한몸에 받았다고 합니다. 그레고리오 4세 교황이 추기경 직위를 내렸으나, 완곡히 사양한 필립보 네리 신부는 선종하는 날까지 가난한 이들과 함께했습니다. 1615년 바오로 5세 교황에 의해 복자품에 올랐고, 1622년 그레고리오 15세 교황에 의해 시성됐습니다. cpbc2022.05.18

하느님의 모든 피조물과 생태적 조화 이뤄야9월 1일은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 / 그리스도인은 왜 피조물을 보호해야 하나 교회는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모든 피조물을 보호하기 위해 그리스도인들에게 생태적 회심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은 한 활동가가 미국 캘리포니아 데스밸리에서 머리에 얼음통을 이고 기후위기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CNS】 가톨릭교회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결정에 따라 2015년부터 해마다 9월 1일을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로 지내고 있다. 이날은 원래 정교회가 같은 이름으로 개인과 공동체에 피조물을 보호할 소명을 일깨워 온 것에 가톨릭교회가 연대하기 위해 제정됐다. 교황청은 이날 전 세계 모든 그리스도인이 함께 생태 위기에 맞서는 노력에 힘을 보태기를 주문하면서 하느님의 백성들이 기도하고 회개하며 생태 중심의 삶을 실천할 것을 당부한다.2021년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을 맞아 그리스도인들이 왜 피조물과 공동의 삶을 살아가야 하는지 성경과 교회의 가르침을 정리했다.▨ 성경 가르침“하느님께서 말씀하셨다. ‘우리와 비슷하게 우리 모습으로 사람을 만들자. 그래서 그가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집짐승과 온갖 들짐승과 땅을 기어 다니는 온갖 것을 다스리게 하자.’ 하느님께서는 이렇게 당신의 모습으로 사람을 창조하셨다. 주 하느님께서는 사람을 데려다 에덴동산에 두시어, 그곳을 일구고 돌보게 하셨다.”(창세 1,26; 2,15)이 성경 말씀처럼 인간은 세상을 ‘다스리고’ 또 세상을 ‘돌보기’ 위해 창조되었다. 하느님께로부터 받은 인간의 소명은 이 세상에 대해서 책임을 지고, 이 세상에 하느님의 나라가 현존하도록 일하는 것이다. 인간은 이 일을 통해 하느님과 함께 영원히 살 자격을 얻는다. 따라서 인간이 자연을 파괴하고 자원을 남용하는 것은 “그곳을 일구고 돌보라” 하신 하느님의 명령에 어긋나는 행위이다.성경은 ‘노아의 방주’(창세 6ㅡ9장) 사건을 통해 피조물을 보호해야 하는 인간의 모습을 보여준다. 방주는 사실상 우리가 사는 땅을 상징한다. 방주에 오른 모든 생명체는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다. 이는 인간이 하느님의 말씀대로 모든 생명을 돌보지 않으면 세상을 보호할 수 없다는 것을 알려준다.성경은 또 피조물을 파괴하는 일체의 행위가 하느님께 죄를 짓는 것임을 일깨워 준다.(레위 18,25.28; 이사 24,4-6; 호세 4,1-4 참조) 인간이 하느님을 거슬러 죄를 지으면 그분의 땅은 고통을 받아 메말라 불모지가 되고 적으로부터 파괴된다. 이처럼 성경은 피조물의 위기는 인간의 무지와 이기주의에 기인하는 것이라고 경고한다.성경은 아울러 피조물 보호를 위한 인간의 능동적 참여를 요청하고 있다. 수동적 태도만으로는 하느님께서 주신 선물을 보호하지 못한다는 것을 일깨워 준다. “주님께서 집을 지어 주지 않으시면 그 짓는 이들의 수고가 헛되리라. 주님께서 성읍을 지켜 주지 않으시면 그 지키는 이의 파수가 헛되리라.”(시편 127,1)성경은 주님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모든 피조물의 본보기이시라고 고백한다. 성자 안에서 만물이 창조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리스도께서 당신의 십자가 희생으로 만물을 하느님과 화해시키셨다고 고백한다.(콜로 1,15-20)▨ 교회 가르침가톨릭교회는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모든 피조물은 저마다 고유한 선과 완전성을 지니고 있다고 밝힌다. 아버지 하느님께서 모든 피조물을 창조하신 후 보시니 “좋았다”고 하셨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인간은 각 피조물의 고유한 선을 존중해 창조주를 무시하거나 무질서한 이용을 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교회는 또 하느님께서 피조물들이 서로 의존하기를 바라시기에 서로 보완하며 서로에게 봉사하면서 살아가야 한다고 가르친다. 모든 피조물이 동일한 창조주에게서 창조되었다는 점, 모든 피조물이 창조주의 영광을 위해 창조되었다는 점에서 모든 피조물은 서로를 필요로 하고 연대해야 한다. 저마다 자신의 문화, 경험, 계획, 재능으로 하느님의 도구가 되어 피조물 보호에 협력할 수 있다는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회칙 「찬미받으소서」와 여러 강연을 통해 피조물 보호를 위해선 무엇보다 ‘돌봄의 문화’가 촉진돼야 한다고 권고한다. 이 돌봄의 문화는 인간의 존엄성과 공동선, 연대와 보조성을 기반으로 하는 사회교리의 원리를 나침반으로 삼아 ‘형제애’를 실천하는 것이라고 한다. 교황은 착한 사마리아 사람의 본보기이신 예수 그리스도처럼 상처 입은 모든 피조물을 살피고, 치료해 주는 돌봄의 직무를 수행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교회는 하느님의 모든 피조물에 대해 인간이 저지른 피해를 복구하려면 모든 이의 재능과 참여가 필요하다고 한다. 무엇보다 사회적 접근이 요청된다고 강조한다. 엄청난 기상 이변이나 커다란 자연재해의 위협에만 관심을 기울일 것이 아니라 사회 위기에서 비롯되는 참사에 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불균등한 분배가 개발과 환경 파괴를 가속화하기 때문이다. 교회는 아울러 피조물 보호를 위한 그리스도인의 회심을 촉구한다. 교회는 이를 ‘생태적 회개’라고 표현한다. 하느님 안에서 모든 살아있는 것과 영적 조화를 이루는 것이 생태적 회개의 출발이다. 교회는 연대와 책임, 배려가 생태적 회개로 나아가는 길잡이라고 한다. 교회는 ‘가정’에서 우선으로 생태적 삶과 생태적 회개를 실현해 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사물의 올바른 사용, 질서, 청결, 지역 생태계 존중, 모든 피조물 보호를 가정 안에서 배우고 실천해야 한다. 리길재 기자 teotokos@cpbc.co.kr cpbc2021.08.25

“성경 필사 챌린지 주의하세요”가톨릭 성서 모임 이름 도용… 교회 내 단체와 무관 수원교구 복음화위원회가 최근 퍼지고 있는 성경필사 챌린지에 관한 주의사항을 신자들에게 전하고 있다. 수원교구 복음화위원회 제공 “가톨릭 성서모임 본부에서 행하는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시편 필사 챌린지에 동참하게 되어 ○○씨, ○○씨, ○○씨 형제(자매)님을 지목합니다.”최근 이 같은 문자 메시지가 전국의 신자들 사이에서 돌고 있다. 마치 ‘행운의 편지’나 ‘버킷 챌린지’처럼 부지불식 간에 ‘나’를 지목해 날아오는 이 메시지는 성경 시편을 쓰도록 유도하고, 다시 이를 지인 세 사람에게 전달하도록 요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실제 이 메시지는 세 사람에게 시편의 구절까지 특정해 필사하도록 요구하며, 필사한 시편 노트를 인증 사진까지 찍어 다음 사람들에게 전송하라고 요청하고 있다.그러나 실제 이 문자 내용은 각 교구가 운영하는 ‘가톨릭 청년 성서모임’이 주관한 이벤트가 아니어서 신자들의 주의가 요망된다. 최근 많은 신자가 지인을 통해 받은 이 메시지에 좋은 뜻으로 동참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는데, 성서모임을 비롯해 각 교구의 어느 단체도 이 같은 이벤트를 실시하거나 요청한 일이 없다. 더군다나 불특정 다수의 신자에게 참여를 요구하며 무분별하게 퍼지고 있어 문제다. 이에 서울대교구와 수원교구 등 각 교구는 최근 출처가 불분명한 이 같은 내용의 문자나 카카오톡 메시지를 받을 경우 응하거나 참여하지 말 것을 권고하고 나섰다.실제 수원교구가 운영하는 카카오톡 채널에는 “열심한 동생한테서 받고 즉시 써서 보냈는데, 정말 눈 부릅뜨고 신앙생활 하자”, “지인분에게 받아 동참했었다”는 등의 댓글과 피해 사례가 속속 올라오고 있다.각 교구는 코로나19로 교회 내 활동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SNS를 통해 주최하지 않은 단체명을 사칭해 이처럼 잘못된 방식의 이벤트를 진행하는 사실을 교구민들에게 전하며 “혹시 개인정보를 요청할 시에는 제공하지 말고, 어디서 누가 문자를 전달했는지 확인해 교구에 알려 달라”고 권하는 중이다. 아울러 방송 미사나 온라인 교리 등 비대면 신앙활동이 이어지는 상황을 이용해 자칫 유사종교가 펼치는 선교전략은 아닌지 예의주시하고 있다.한국천주교 유사종교대책위원회 위원장 이금재 신부는 “누군가 시작한 이 메시지가 가톨릭 성서모임이란 이름을 도용해 교회가 공식적으로 실시하지도 않은 이벤트가 올바르지 않은 형태로 무분별하게 퍼지면서 많은 신자가 참여하지 않으면 커다란 심리적 부담과 죄책감을 들게 만들고 있다”며 “여러 경로로 확인한 결과, 신천지 등 유사종교가 펼치는 전략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이 신부는 “다만, 이 같은 온라인 활동을 할 때엔 출처를 분명히 하고, 기한을 정해 소규모 모임에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했다.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 cpbc2020.08.19

중독자와 가족의 치유는 기적같은 일, 주님의 도구로서 큰 보람[허영엽 신부가 만난 사람들] (43) 중독 상담 전문가 김지연 박사 (마리클라우디아) 김지연 박사가 가톨릭 알코올사목센터에서 ‘중독회복여정’을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 김지연(마리클라우디아) 박사는 단중독사목위원회에서 중독자와 그 가족들을 위해 상담과 치료를 담당하는 전문가이며 가톨릭대학교와 대학원에서 중독 관련 강의를 하는 교육자이다. 그의 가장 큰 강점은 20년 넘는 중독 상담 경험과 중독의 이론적 배경을 잘 접목하여 그 사람에게 맞는 치료를 하는 점이다. 중독 상담 분야에서 대모와 같은 김지연 박사는 중독자와 가족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감이라고 한다. 중독은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그 가족과 사회가 함께 관여하고 치료해야 한다. 중독문제 해결을 단순한 격리에서 벗어나 가족이나 교회 공동체 안에서 함께 회복과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Q. 어떻게 세례를 받게 되었는지요? A, 저는 초등학교 때 저를 무척 예뻐해 주셨던 선생님을 따라 성당(현재는 절두산순교성지)을 다녔어요. 그런데 성당 가는 길이 어찌나 무섭고 멀게만 느껴졌는지 결국 첫영성체를 못 했어요. 친구들이 영성체를 하면 쫓아다니며 “맛있어? 진짜 예수님의 몸이야?” 하면서 괴롭혔던 기억이 생생해요.(웃음) 그래도 성당은 가장 재밌게 놀았던 곳이었죠. 고등학생 때 비로소 세례를 받았고 그 이후 모든 가족이 세례를 받았어요. 우리 집에는 제가 신앙을 전파한 셈이지요. Q. 김지연 박사의 학창 시절은 어땠나요? A, 정말 모범생인 학생이었죠.(웃음) 학칙, 교칙, 기타 규칙, 심지어 주훈까지도 반드시 지켰어요. 어기면 큰일이 생긴다고 생각했어요. 수학이 좋아 순수과학을 연구하는 과학자가 되고 싶었어요. 그런데 대입 시험에서 불합격하고 너무 부끄러워서 죽겠다고 결심하고 절두산성당에 가서 성모님에게 엄청나게 원망을 쏟아냈어요. 그리고 죽으려고 한강으로 내려가다가 미끄러졌어요. 마침 그때 신부님하고 수녀님에게 들켜서 엄청 혼이 났어요. 지금 생각하면 신부님, 수녀님이 말리지 않았다면 욱하는 어린 마음에 무슨 일을 했을지 생각하고 싶지 않아요.(웃음) 요즘도 대입이 끝나고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청소년들을 보면 남의 일 같지 않고 꼭 잡아주고 다독여주고 싶어요. Q.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선택하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A, 모든 것을 하느님의 이끄심이라 생각해요. 모든 이들을 친구로 대하시는 진정한 사제이면서 상담가인 허근(서울대교구 단중독사목위원장) 신부님께서 스스로 알코올 의존증을 겪고 극복하여 중독자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에 감명을 받았지요. 대학원에서 사회복지를 공부하던 중, 중독에 대한 궁금증이 생겨서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28세에 캐나다로 유학을 떠났고 한국에 귀국한 뒤 가톨릭 알코올사목센터에서 봉사를 하다가 허 신부님께서 시애틀의 약물중독전문가 Leo 학장을 소개해 주셔서 공부를 계속할 수 있었어요. Q. 가톨릭 알코올사목에 대해서 간단한 설명을 부탁드려요.A, 가톨릭 알코올사목센터는 1999년에 시작되었지만, 알코올 의존이 치료해야 하는 질병이라는 것을 우리나라에 전해 주신 분은 골롬반회의 안성도 신부님이에요. 안 신부님이 강릉본당을 중심으로 A.A(Alcoholics Anonymous, 알코올 의존자 모임)를 시작하였고, 1982년부터는 서울에서 각 본당 중심으로 A.A 모임과 중독자 가족 모임(AL-Anon)을 결성해 나갔죠. 이를 계기로 정신의학계에서도 알코올 중독자의 치료에 관심을 두게 되었어요. 안 신부님 선종 후 1999년 10월부터 서울대교구에서 허근 신부님께서 가톨릭 알코올사목센터를 설립하여 시작하게 되었죠, 지금은 도박중독, 마약중독, 게임중독, 기타 중독자와 그 가족을 대상으로 하는 포괄적 접근을 하게 되었어요. Q. 하느님이 나에게 주신 탈렌트가 있다면? A. 하느님께서 제게 남다른 재능을 주신 게 있다면, 잘 기억하는 기억력과 위기와 어려움이 닥쳤을 때 대응하는 순발력과 언변도 주신 것 같아요. 인간에 대한 무한한 관심과 애정, 다른 표현으로는 ‘오지랖’이라고도 하지요. 저는 한 번 들은 사람의 목소리와 얼굴, 특징과 대화 등을 잘 기억해요. 아무리 오래된 내담자도 이야기와 상황 등을 정확하게 기억할 수 있는 것은 큰 도움이 되죠.Q. 길잡이가 되어준 성경 말씀이 있다면?A. 성서모임을 할 때 ‘야훼이레’라는 단어에 꽂혔어요. 무조건 하느님께 맡기는 것, 무한한 신앙심, 신뢰, 믿음으로 지금도 힘든 일을 만나면 늘 저는 혼잣말로 ‘야훼이레’를 마치 주문을 외듯 외쳐요. Q. 일하면서 가장 보람이 있을 때는 언제인가요? A, 가족이 해체 위기에 있을 때 내가 가족들을 한 사람 한 사람 진심과 사랑으로 만나서 결국 그들이 다시 하나가 되고 서로 사랑하게 되었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끼지요. 특히 중독에서 빠진 분이 회복될 때 너무 기쁘죠. 인생의 끝에서 절망하는 가족이나 중독자들이 길고도 힘든 터널을 빠져나오는 것은 하느님이 도와주시는 은총이 분명해요. 마치 기적과 같은 일이라 저 역시도 무척 행복해요. Q. 후배들에게 꼭 이 말을 하고 싶다면?A, 중독분야에 첫 입문을 하는 후배가 있다면 중독은 그렇게 무섭거나 두려운 것이 아니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중독이 있는 분들을 편견 있는 눈으로 보기보다 늘 친구같이 동반자같이 생각하면 결국 변화되고 치유가 돼요. 하느님 사랑의 힘이라 생각해요. 김지연 박사는 시간이 되면 외국에 있는 이민자들과 그 자녀들의 정신건강에 대해 상담 자원봉사를 하고 싶다고 한다. 예전에 신촌 근처에서 가출한 청소년들을 위해 매주 수요일 간식과 담요 등을 준비해서 공원에 부스를 만들고 가출청소년들과 만나 상담도 해주고 필요한 생필품도 나눠주는 등 봉사활동을 한 적이 있었는데, 만약 시간이 생긴다면 그런 봉사를 다시 하고 싶다고 한다. 그는 특히 요즘 청소년들이 화나고 속상하고 외롭고 아무것도 하기 싫을 때 무조건 집을 떠나 쉴 수 있는 공간을 아무 조건 없이 제공해 주는 곳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한, 수명이 길어지면서 어르신들에 대한 정신건강과 치매 예방 활동 등에 대해서도 사회의 연구 및 보살핌이 시급하다고 주장한다. 그는 독일에서 광부들이 탄광에 들어갈 때 임종 기도를 바치고 다시 탄광에서 나왔을 때 감사 기도로 마무리하는 것이 자신의 기도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한다. 가톨릭 중독분야의 최전선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김지연 박사의 활동을 기대해본다. 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사목국 영성심리상담교육원 원장) cpbc2022.11.08

제46대 미 대통령 바이든 취임, 성경에 손 얹고 통합과 치유의 정치 다짐취임사에서 성 아우구스티누스 금언 언급, 모든 미국인의 대통령 될 것 강조… 파리기후변화 협약 복귀·무슬림 국민 입국금지 철회 등 행정명령 즉각 서명 제46대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해 역대 두 번째 가톨릭 신자 미국 대통령이 된 조 바이든 대통령이 20일 아내 질 바이든이 든 성경에 손을 올리고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CNS】 “우리는 하느님 아래 한 민족으로 모였습니다. 저는 모든 국민의 대통령이 될 것입니다.”(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연설 중)20일 제46대 미국 대통령에 취임한 조 바이든을 향한 가톨릭 신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20분 넘게 이어진 취임사를 통해 ‘통합’과 ‘치유’를 여러 차례 언급하며 정치, 인종, 사회 모든 분야의 ‘분열 종식’을 선언했다. 미국 주교단은 즉시 성명을 내고 “새 대통령이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생긴 상처를 치유하고, 극심한 정치, 문화의 분열을 완화해 모든 이의 자유와 평등을 위해 헌신하며 국민들을 한자리에 모이도록 하느님께서 도와주시길 기도한다”고 밝혔다.성경에 손 얹고 하느님 도움 청한 신자 대통령 미국 교회는 가톨릭 신자인 바이든 대통령이 그가 지닌 ‘신앙 감각’으로 정책을 수행해 나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신자 대통령의 모습은 취임 당일부터 엿보였다. 바이든 대통령 내외는 취임 전 백악관 인근 세인트매슈성당을 찾아 미사에 참여하는 것으로 일정을 시작했다. 취임 선서 때엔 바이든 일가가 1893년부터 가보로 간직해온 불가타 성경의 영문번역본 위에 손을 얹고, 대통령 직무 수행에 하느님의 도움을 청했다.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취임사에서 “복원하고, 치유해야 할 것이 많다”며 “모든 도전을 극복해 미국의 영혼을 복원하고, 미래를 보장하기 위해 화합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연설 내내 ‘화합’, ‘통합’, ‘단합’이란 표현을 썼다. 아울러 “정치적 극단주의, 백인우월주의, 국내외 테러리즘에 맞서야 한다”며 “우리가 단합한다면 폭력과 질병, 실업, 절망을 이겨낼 수 있다”고 전했다.성인의 금언 인용하며 경청 다짐‘경청’의 의지도 표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의견이 다르다고 분열로 가면 안 된다”며 “저를 지지하지 않은 이를 위해서도 열심히 나아갈 것이다. 모든 미국인의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성 아우구스티누스는 ‘사람은 사랑이라는 공동의 목표에 의해 정의되는 집단’이라고 말했다”며 가톨릭 성인의 금언도 인용했다. 코로나19 대유행 속 어려움을 이야기하면서 ‘저녁에 울음이 깃들지라도 아침에는 환호하게 되리라’는 시편 30장 6절을 언급하기도 했다. 코로나19로 목숨을 잃은 40만 국민들을 위해서도 기도하자고 요청했다. 취임 전날에는 워싱턴대교구장 윌튼 그레고리 추기경과 코로나19 희생자를 위한 추모 기도회도 열었다. 그는 “앞으로 우리나라가 전개해나갈 일들에 각자의 노력과 기도를 더하자”고도 했다.바이든 대통령은 연설 말미에 “분열이 아닌 단합, 어둠이 아닌 빛, 사랑과 치유, 그리고 위대함과 선량함만이 우리를 인도하는 길이 될 것”이라며 “하느님께서 우리를 보호해주시길 기도한다”고도 전하는 등 취임사 내용 곳곳에도 신앙적인 느낌이 담긴 표현들이 많이 등장했다.바이든 대통령은 평소 묵주를 지니고 다니며 기도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오기도 했다. 상원의원과 부통령 시절에도 연설 때마다 성경 구절을 인용하고, 가톨릭 사회교리에 입각한 정책을 주장해오기도 했다. 대통령직을 수행하면서도 신앙과 교리에 입각한 견해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이민자 인도주의·친환경 정책 등 담긴 행정명령 시행곧장 백악관으로 향한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당일 △전 국민 마스크 착용 의무화 △파리기후변화 협약 복귀 △신규 일자리 창출 △WHO와 관계 회복 △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 예산 지원 중단 △무슬림 국민 입국금지 철회 등 17가지 행정명령에 즉각 서명했다. 보건 위기 대응과 백신 접종 권장, 이민자 인도주의 정책과 국제사회 협조, 친환경 정책 등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향하는 바와 일치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선 공약으로 이민자와 노동자를 아우르는 사회보장제도 수립, 공공의료보험 선택권과 저소득 가정 보험 혜택 확대 등 열린 정책을 약속했는데, 서서히 이를 실현에 옮기기 시작한 것이다.미국 주교회의는 성명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이 내린 행정명령은 모든 생명이 다시 번성하고, 사랑받는 공동체를 건설하기 위한 올바른 방향 전환”이라며 “특히 환경과 인간, 가난하고 취약한 이들을 향한 혜택은 우리 공동의 집인 지구의 보살핌으로 나아가도록 해줄 것”이라고 밝혔다.프란치스코 교황도 취임 축하 메시지를 통해 “모든 이들, 특히 가난한 이들의 권리와 존엄, 정의, 자유로 가득 찬 사회를 향해 일하길 바란다”며 “하느님께서 미국이 세계 안에서 이해와 화해, 평화를 증진하는 노력을 기울이도록 인도해주시길 기도드린다”고 밝혔다.그러나 넘어야 할 산이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가톨릭 신자임에도 낙태와 동성 결혼을 지지하는 입장을 고수해오고 있어서다. 이에 미국 가톨릭 주교들과 신자들 사이에서도 바이든을 향한 시선이 분분하다. 이에 미국 교회는 올해 전국 차원의 프로라이프 생명운동가와 신자들이 함께하는 생명 대행진 행사 등 낙태 반대의 목소리를 대대적으로 낼 계획이다. 곧 인준될 바이든 내각 26명 가운데 40%가 가톨릭 신자로 알려졌지만, 상당수가 낙태를 찬성하거나 낙태죄에 유보적 입장을 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 cpbc2021.01.26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 실천이 공동체 위기 극복의 길[무너져가는 집을 복구하여라!] 22. 사회 공동체의 재건을 위하여①- 이웃 사랑의 실천 ‘이웃 사랑’의 가장 중요한 본질은 누가 나의 이웃인지를 따지는 것이 아닌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이웃이 되어주는 것이다. 빈센트 반 고흐의 ‘착한 사마리아인의 비유’(1890),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국립미술관. 지난 연재에서 오늘날 사회 공동체의 위기의 원인으로 ‘재물이나 잘못된 가치에 대한 우상숭배’, ‘죽음의 문화의 창궐’, 그리고 ‘잔인하고 위험한 무관심한 태도’에 대해 언급했다. 그러면 이러한 위기의 상황들을 어떻게 대처하고 무너져가는 사회 공동체를 재건해 나갈 것인가? 이번 연재부터 예수님과 교회의 가르침을 중심으로 그 해결방안들을 되짚어보고자 한다.이웃 사랑 실천의 모델 ‘착한 사마리아인’우선 예수님께서 제시하신 해결방안은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다. 루카복음 10장에서 어느 한 율법학자가 예수님을 시험하려고 “스승님! 제가 무엇을 해야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습니까?”(루카 10,25)라고 질문한다. 이에 예수님께서 그에게 “율법에 무엇이라고 쓰여 있는냐?”라고 되질문 하신다. 그가 신명기 6장을 인용하여 “네 마음을 다하고 네 목숨을 다하고 네 힘을 다하고 네 정신을 하여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하고,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루카 10,27)고 응답할 때, 예수님께서 그에게 “옳게 대답하였다”(루카 10,28)고 맞대응하시며 그를 칭찬하신다. 예수님께서는 사랑의 이중 계명을 실천하는 것이 바로 우리 존재의 목적이며, 우리를 구원하고, 우리가 살고 있는 공동체의 위기를 극복하는 길임을 드러내신 것이다. 사랑은 우리 존재의 핵심 원리이다. 이 점에 대해 프란치스코 교황은 금언과 같은 말씀으로 사랑이 우리 존재의 핵심임을 밝히신다. “강물은 제 물을 마시지 않습니다. 태양은 제게로 빛을 비추지 않고, 꽃은 자신을 향기를 흩뿌리지 않아요. 타인을 위해 사는 것, 이것이 우주의 법칙입니다. 우리는 서로 도우며 살도록 태어났어요. 그렇게 하는 게 비록 어렵다 해도 말이지요.” 교황은 우리가 자기 자신을 아낌없이 내어주지 않으면 충만함에 이를 수 없도록 존재적으로 이미 그렇게 태어났음을 자연 세계의 질서에 담긴 사랑의 원리를 통해 강조하신 것이다.우리는 존재적으로 서로 사랑하도록 창조되었지만 원조들의 죄를 반복함으로써 그 길을 잃고 말았다. 따라서 예수님께서는 이웃 사랑의 실천 모델을 제시하신다. 바로 루카복음에 나오는 ‘착한 사마리아인’의 비유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모든 형제들」 회칙 56항에서 ‘착한 사마리아인’의 비유에 대한 성경 구절 전체를(루카 10,25-37 참조) 그대로 인용하여 그 비유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데, 이는 교황 회칙에서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다. 그 의미는 아마도 인용된 성경 한 구절 한 구절을 자세히 읽고 묵상하라는 초대이며, 더 나아가 우리 내면의 모습을 성찰하도록 촉구하기 위함이리라. 이 비유는 어느 율법학자는 예수님께 “누가 나의 이웃입니까?”(루카 10,29)라고 ‘형제애의 실천 범위’를 묻는 데서 시작한다. 이 질문에 예수님께서는 직접적인 방식으로 응답하지 않고 “이 세 사람 가운데에서 누가 그 강도 만난 사람의 이웃이 되어주었느냐?”(루카 10,36)라는 질문으로 답변하신다. 이웃 사랑의 실천 범위에 대한 예수님의 응답은 같은 민족 구성원이나 적대감이 없는 사람에게만 이웃 사랑을 국한시키지 말고, 도움이 필요한 모든 사람에게 다가가는 것임을 피력하신 것이다. 요컨대 예수님께서는 ‘이웃 사랑’의 가장 중요한 본질은 누가 나의 이웃인지를 따지는 것이 아닌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이웃이 되어주는 것임을 제시하신 것이다.상대방의 필요에 응답하는 이웃 사랑상대방의 필요에 응답하는 이웃 사랑을 할 때, 예기치 않은 기적이 일어난다. 사랑이 자기 자신에게서 벗어나 이웃을 향하고 그들의 필요에 응답할 때, 서로를 고립시키고 분열시켰던 사슬이 끊어지고 서로의 마음속 깊은 곳에 유대감을 만들고 존재의 폭을 넓혀주기 때문이다(「모든 형제들」 87항). 예수님께서도 이 땅에 오신 이유는 사람들과 하느님 사이에 관계를 회복시키고 그들에게 하느님 백성으로서의 소속감과 유대감을 더해주고 견고하게 해주시기 위함이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돌아가시기 전날 밤에 제자들을 위해 다음과 같이 기도하셨다. “거룩하신 아버지, 아버지께서 저에게 주신 이름으로 이들을 지키시어, 이들도 우리처럼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요한 17,11) 제자들이 하느님께 소속되고 제자들 간의 유대의 끈이 형성되도록 기도하신 것이다. 우리 역시 사랑의 이중 계명 실천을 통해 서로 하나가 되도록 부르심을 받았다. 이 부르심에 충실히 응답할 때 사람들 사이에 놓인 장벽이 허물어지고 서로가 유대감으로 결속되며, 이로써 위기에 처한 우리 사회를 재건해 갈 수 있다. 또한, 이것은 영원한 생명으로 향하는 구원의 길이기도 하다. 단 이웃사랑이 서로를 연결시키는 유대감의 다리가 되고 구원의 길이 되기 위해서는 무언가를 얻어내기 위한 거래적인 사랑이 되지 않도록 힘써야 한다.오늘날 우리 사회에 만연한 고독과 우울증의 문제는 상대방의 필요에 둔감한 우리 사회의 무관심한 태도에서 기인하는 면이 크다. 초대교회 공동체에서 소외된 이웃이나 가난한 사람이 없이 모두 형제애의 유대 안에서 구원과 평화를 체험한 것은 각자의 재산을 다른 사람들에게 내어놓는 자선과 선행 때문만은 아니다. 상대방의 필요에 귀 기울이고 그들의 이웃이 되어주려고 노력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웃 사랑을 통해 서로가 서로에게 상생의 집이 되어주어야 한다. 서로에게 소속감을 주고 유대감 안에 머물 수 있도록 서로의 연약함을 보듬어 주고, 서로 눈물을 닦아주는 이웃 사랑의 실천이 필요한 때이다. 김평만 신부(가톨릭중앙의료원 영성구현실장 겸 의과대학 인문사회의학과 교수)cpbc2022.04.27

추기경과 어린이, 세계 평화 위해 함께 기도 ACN 한국지부, 서울 개포동본당에서 ‘100만 어린이 묵주기도 캠페인’ 염수정 추기경이 16일 서울 개포동본당 주일학교 어린이들과 묵주기도를 바친 후 기도의 의미를 다시금 이야기해주고 있다.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님, 기뻐하소서. 주님께서 함께 계시니….”추기경과 어린이들이 함께 바치는 묵주기도 소리가 성당을 메웠다. 16일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과 서울 개포동본당 주일학교 어린이 80여 명이 ‘세계 평화와 일치’를 지향으로 묵주기도를 바쳤다.이날 묵주기도는 교황청 재단 고통받는 교회돕기(ACN) 한국지부 주관으로 마련된 ‘100만 어린이의 묵주기도 캠페인’ 자리였다. ‘100만 어린이의 묵주기도 캠페인’은 각지의 100만 어린이들이 한날한시에 같은 지향을 갖고 묵주기도에 동참하도록 매년 성 루카 복음사가 축일에 맞춰 ACN이 해마다 펼쳐오는 기도 행사다. ACN 한국지부 이사장인 염수정 추기경은 지난해 서울 계성초등학교를 방문해 학생들과 묵주기도를 함께 바친 바 있다. 지난해 한국 어린이 700여 명을 포함해 136개국 50만 명이 넘는 어린이가 기도에 참여했다.지난해에 이어 한국지부가 두 번째로 마련한 ‘100만 어린이의 묵주기도 캠페인’에 개포동본당 주일학교 어린이들이 참여한 것이다. 아이들은 염 추기경과 함께 기도하면서 묵주기도의 의미를 되새겼고, 학부모들도 기도에 동참했다. 어린이들은 일주일 동안 매일 줌 화상 프로그램에서 만나 주일학교 담당 이현섭 보좌신부와 묵주기도를 바치고, 캠페인 취지를 익히며 준비했다. 어린이들은 이날 ACN 한국지부가 진행하는 짐바브웨 어린이 성경 지원, 레바논 수녀회 운영 학교 긴급 지원을 위한 기부에도 동참해 의미를 더했다.염수정 추기경은 “하느님 은총을 가득 받으신 성모님께 장미 꽃다발을 드리듯 성모송을 바치는 것을 묵주기도라 한다”며 “세상 평화와 일치를 위해 온 세상 어린이가 동시에 기도를 바친다면, 그 기도의 힘은 매우 클 것”이라고 말했다.전희건(미카엘, 6학년) 군은 “추기경님과 함께 묵주기도를 바치니, 더욱 의미를 갖고 깊이 기도할 수 있었다”면서 “하느님께서 세계 가난하고 어려운 어린이들을 위해주셨으면 좋겠다는 지향으로 기도했다”고 말했다.백지현(안나) 주일학교 자모회 회장은 “우리 아이들이 고사리손으로 세계의 소외된 어린이들을 위해 기도하는 모습이 매우 뜻깊었다”면서 “아이들의 간곡한 기도와 마음이 평화로 이어지길 함께 희망했다”고 전했다.이현섭 보좌신부는 “고통받는 어린이들을 위해 우리 아이들이 기도한 시간은 신앙적으로도 매우 유익한 자리가 됐다”며 “3월부터 ACN이 제작한 어린이 성경 「하느님이 당신 자녀에게 말씀하신다」로 성경 통독을 하며 말씀을 읽고 나눠오고 있는데 묵주기도도 함께 바치게 돼 기뻤다”고 말했다.ACN 한국지부장 박기석 신부는 “어린이들이 함께 바치는 기도의 힘은 하느님의 마음을 향해 곧바로 날아가는 화살과 같아서 그 누구의 기도 보다도 맑고 순수하여 들어주실 것”이라며 “전 세계 100만 명의 어린이가 함께 기도하는 가운데, 새로운 기도의 세계 기록을 달성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 cpbc2021.1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