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밀라노대교구장 시절 ‘노동자들의 대주교’라는 별명을 얻다[부온 프란조!] 16. 성 바오로 6세 교황 ① (제262대, 1897. 9. 26~1978. 8. 6)성 바오로 6세 교황 ① (제262대, 1897. 9. 26~1978. 8. 6)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끌고 마친 교황1983년 10월, 로마 학기가 시작되자마자 내가 구입해야 될 서적 중에 하나가 바오로 6세 교황의 사도적 권고 「현대 복음선교」(Evangeli nuntiandi, 1975. 12. 08)였다. 다행히 한글 번역판을 가져갔으나 이탈리아어로 강의를 들어야 하니 성경과 함께 우선적으로 구입하였다. 당시 선대 요한 23세 교황과 후대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인지도가 워낙 높다 보니 상대적으로 바오로 6세는 우리에겐 잘 알려지지 않은 교황이었다. 학업을 이어가며 알게 된 그분과의 만남은 내겐 큰 은총이었고 행운이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를 이끌고 마쳤다는 것이 이미 기적이었다”라고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어느 주일 삼종기도에서 언급하였다. 보석 같은 공의회 문헌과 함께 그분의 회칙과 사도적 권고 등 수많은 문헌은 우리 교회에 힘이 되고 교회의 길에 이정표가 되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그분을 떠올릴 때마다 나는 신앙의 옷매무시를 가다듬게 된다. 성 베드로 대성전 지하(Grotte Vaticane)에는 베드로 사도의 무덤을 포함하여 90명의 교황 무덤이 있다. 로마에서 살 때나 지금이나 바티칸에 갈 때면 나는 가끔 근처 꽃집에 들러 빨간 장미를 몇 송이 사 들고 마치 애인을 만나러 가는 사람처럼 그곳으로 향한다. 현재는 같은 날 성인이 된 요한 23세와 요한 바오로 2세, 두 분 모두 대성전 위 경당에 모셨지만, 당시에는 지하에 있었기에 한 송이 한 송이 그분들 묘비 앞에 올렸었다. 요한 바오로 1세께 드리고, 바오로 6세께도 한 송이…. 그리고 조용히 앉아 묵상하며 감사 기도를 드린다. 나만의 이 의식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교황청 국무원 총리 시절의 조반니 바티스타 몬티니 추기경(훗날의 교황 바오로 6세). 30여 년간 교황청에 근무하며 두 교황 모셔1897년 9월 26일 비 오는 금요일, 조반니 바티스타 몬티니는 이탈리아 북부 브레샤의 콘체시오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변호사·기자·국회의원을 지냈고, 신앙심 깊은 가톨릭 액션(Azione cattolica)의 지도자였다. 그는 아들이 진리를 쫓고 좋은 영향력을 주는 교회의 사람으로 살아가기를 바랐다. 지방 귀족 출신 어머니 역시 여성 가톨릭 액션에서 활발하게 활동하였으며, 자녀들에게 늘 환대의 성품과 명상이 어우러진 신앙심을 길러 주었다. 아들이 사제품을 받은 후, 첫 미사 날, 제의 속에 입을 셔츠를 손수 지어 주었다. “바티스타, 내가 생각하는 사제의 삶은 결혼한 삶과 다르지 않다. 슬픈 시간도, 기쁜 시간도 있고, 또 출산의 기다림도 같단다. 이 셔츠는 나의 웨딩드레스로 만들었다. 충만한 자유로 선택한 너의 사제로서의 삶에 하느님께서 늘 함께하기를 빈다.” 몬티니는 25세에 교황청 국무원에서 일하게 되면서 이탈리아 가톨릭 학생 연합의 영적 지도신부가 되었다. 당시 이탈리아는 파시즘 독재 정권이 권력을 잡아 국민의 입과 눈을 막는 형국이었다. 몬티니는 파시스트와의 대항에서 가장 강력한 무기는 진리를 따르며 진정한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는 것이라고 역설하였다. 1924년 6월 어느 날, 그는 가톨릭 대학생들과 테베레 강가를 거닐며 파리에서 만났던 친구 쟈크 마리탱의 철학을 나누고 있었다. 그때 갑자기 들이닥친 경찰들은 이 길은 사람들이 다녀야 하는 길이니 당장 해산하라고 명령하였다. 무력을 마다치 않는 살벌한 그들의 명령에 당황하지 않았던 몬티니는 강가의 둑 위로 펄쩍 뛰어오르며 “이러면 되겠습니까? 자, 이젠 행인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지요?”라며 당당하게 그들을 쳐다보았다. 모든 학생들이 둑으로 뛰어올랐다. “마리탱이 말하길, 평화 안에서 정치사회적인 세상을 만들고자 한다면, 오직 자유일 것입니다. 이 자유를 통하여 평화롭게 살고자 하는 사람들의 공동 의지로 세상은 만들어져야 하니까요”라고 외쳤다. 몬티니는 근 30년간 국무원에 근무하면서 비오 11세 교황도 모시고, 후엔 비오 12세 교황 옆에서 함께하였다. 잠시지만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교황대사 수행직원으로 외교를 배웠으며, 특히 비오 12세 교황의 개인 비서로 있으면서 제2차 세계대전 기간 수많은 전쟁포로와 난민을 위하여 도움 등을 요청하는 수 천 통의 편지가 도착하면, 일일이 읽고 비오 12세의 이름으로 답장을 하였다고 한다. 교황의 지시로 몬티니는 유다인과 반파시스트 운동가, 전쟁포로들의 신변 보호를 위하여 성당과 수도원을 그들의 은둔 장소를 제공해 주었다. 로마의 산 로렌초 지역에 폭탄이 투하되면서 많은 사상자가 나고 그 일대가 잿더미가 된 곳에, 비오 12세 교황은 역사상 처음으로 바티칸 밖으로 나가 아수라장이 된 현장에 달려갔다. 교황은 모든 것을 잃은 시민들과 같이 기도하며 얼마간의 위로금을 그들에게 나누어주었다 한다. 그때 교황과 함께한 몬티니가 대중에게 처음 영상에 비친 모습이 남아 있다. 공장 찾아 다니며 노동자들 만난 대교구장교황청 추기경단의 수석 추기경인 지오반니 바티스타 레 추기경(1934~)이 증언하기를 “1957~1960년에 그분을 만났죠. 성격은 조용하고 수줍음이 많았습니다. 사회적이지 못한 것 같았지만, 심도 있는 대화와 영적인 면이 외려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어요. 나는 단지 그분의 행동만 보았는데, 정말 대단한 사람인 줄 금방 알았습니다. 그분의 시선은 깊었으며 지성 또한 빛이 날 정도였습니다.” 레 추기경이 몬티니를 만났던 시기는 몬티니가 밀라노의 대교구장으로 재임하던 시절이었다. 몬티니는 성 암브로시오와 성 가를로 보로메오에 뒤를 이어 밀라노대교구(밀라노를 비롯하여 이탈리아 북부에서 아직 암브로시오의 전례를 이어나가고 있다)의 제140대 대주교가 된 것이다. 당시 밀라노는 이탈리아의 경제 엔진 역할을 하는 중요한 산업 도시로 자리 잡고 있었다. 몬티니는 공장을 찾아 노동자들을 만났다. ‘노동자들의 대주교’란 별명을 얻기도 한 몬티니는, 자동화된 산업에서 사람들이 자칫 잃기 쉬운 신앙에 대해 걱정을 많이 하였다. ‘노동과 신앙’이 얼마나 중요하게 여겼는지, 그는 밀라노에서 1956년 5월 1일 처음으로 ‘노동자의 날’을 기념하였다. 후에 요한 23세 교황은 그를 1958년 12월 15일 추기경으로 임명하였다. 이렇듯, 몬티니는 주어진 자신의 소명에 최선을 다한 사람이다. 다음 편에는 그가 교황으로서의 고뇌가 얼마나 컸는지, 그가 왜 ‘폭풍 속 교황’이라 불리웠는지에 대해 어떻게 써야할지 솔직히는 모르겠다. 몬티니가 10여 년간 밀라노 대주교로 있던 그곳의 대표적인 고기 요리인 코톨레타가 오늘의 레시피이다. 레시피 / 밀라노식 코토레타(Cotoletta alla milanese, 일명 ‘코끼리 귀’)▲준비물: 뼈가 붙은 소 등심(또는 돼지고기), 버터 30g, 올리브유 한 큰술, 달걀 2개, 빵가루, 파르마산 치즈 가루, 밀가루, 소금. 곁들임 채소 : 방울토마토, 바질, 올리브유, 발사믹 식초, 소금. →고기를 방망이로 살살, 마치 코끼리의 귀처럼 넓게 펼쳐지도록 두들긴다. 양면에 밀가루를 골고루 묻힌 다음, 풀어 놓은 달걀에 적시고 빵가루와 파르마산 치즈가루(3:1, 빵가루 3, 치즈가루 1 비율로 골고루 섞는다)를 돈가스 형식으로 골고루 살살 눌러가며 묻힌다. →팬에 버터와 올리브유를 녹인 다음 중불에 코 톨에 타를 넣고 익힌다. 양면이 노릇해지면 꺼내어 키친타올로 기름을 뺀 다음 접시에 담고 그 위에 소금을 살짝 뿌린다. →곁들임 채소 : 싱싱한 방울토마토를 4등분 한 다음 바질을 손으로 두어 잎 뜯어 넣은 후, 올리브유, 발사믹 식초, 소금을 넣고 살살 버무린다. 먹기 전에 버무린다. 레몬 몇 쪽을 같이 접시에 올린다. ▲모니카의 팁 : 중세기 부자들은 음식에도 금을 뿌려 먹었다고 한다. 가난한 이들은 빵가루를 입혀 금색이 나도록 구워 마치 금을 입힌 것처럼 생각하며 먹었다 한다. 이탈리아 북부에서는 버터를 많이 쓰지만, 팬에 좋아하는 기름을 살짝만 둘러 굽거나, 올리브유를 두르고 오븐에 구우면 훨씬 라이트하게 먹을 수 있다. 이탈리아 밀라노 시에서는 2008년 3월 17일, ‘밀라노식 코톨레타’를 공식 호칭으로 결정했다. 고영심(모니카) 디 모니카 대표 cpbc2022.09.21

한국가톨릭해외선교사교육협의회, 제27차 해외 선교사 교육 파견미사19명 수료, 아시아 5명·남미 6명 등에 15명 파견 27차 해외 선교사 교육 수료 미사를 봉헌한 뒤 주교회의 해외선교ㆍ교포사목위원회 위원장 한정현 주교와 19명의 선교사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가톨릭해외선교사교육협의회(회장 남승원 신부)는 11일 성 골롬반 외방 선교회 한국지부 선교센터에서 주교회의 해외선교ㆍ교포사목위원회 위원장 한정현 주교 주례로 제27차 해외 선교사 교육 파견 미사를 봉헌하고, 4주간에 걸친 교육을 수료한 사제 11명과 신학생 2명, 수도자 6명 등 총 19명에게 수료증을 수여했다. 1999년에 시작돼 교육은 해마다 개최됐지만, 지난해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중단됐다가 올 들어 재개됐다. 수료생들은 아시아에 5명, 아프리카에 3명, 남미에 6명, 유럽에 1명이 각각 파견되며, 신학생을 포함해 나머지 4명은 선교지가 결정되지 않았다. 이로써 이번 교육까지 사제 117명과 수도자 584명, 평신도 84명 등 모두 785명이 교육을 받고 해외에 파견됐다. 해외 선교사 교육을 바친 2개 교구와 8개 수도회ㆍ사도생활단 소속 선교 사제와 수도자들은 미사에 앞서 제각기 제대 앞에 꽃을 봉헌하고, 아시아와 아프리카, 남미 등지에서 선교 사명을 다 하겠다는 강렬한 의지를 드러냈다. 인천교구 신현규 신부는 “여러 강의 안에서 내가 먼저 기쁘고 즐거워야지 선교생활을 오래 할 수 있다는 그런 얘기를 들었는데, 저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나만 기쁜 게 아니라 선교지에 있는 모든 사람과 기쁨을 나눌 수 있는 것이 우리가 가져야 할 목표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현지인이 되는 것이 선교의 완성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현지인이 되는 데서 끝나는 게 아니라 내 색깔을 가지고 그곳에 사는 사람들과 하나가 되는 것이 선교사로서 살아가는 길임을 느끼게 됐다”고 교육 소감을 전했다. 한국순교복자수녀회 손보람(마리아) 수녀는 “마음 한가운데 예수님을 모시고 계시는 선교사 신부님의 말씀 덕분에 나의 영혼까지 맑아지는 것 같아 더욱 감사한 나눔의 시간이었다”고 교육 소감을 밝혔다. 올해 교육은 해외 선교사로서 살아가기 위한 실질적 준비와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로서 해외 선교사로 살아가는 데 필요한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중점을 두고, 선교 목적과 선교 이해 및 자세, 선교 실천, 선교 영성을 내용으로 분야별 전문가들의 강의와 나눔, 토론, 현장 방문으로 짜였다. 한정현 주교는 미사 강론에서 “복음화는 그리스도인의 정체성과 직접 연결되는 사명이며, 어떤 식으로든 복음화의 사명에 참여하는 것은 그리스도인다운 그리스도인이 되는 것”이라며 “우리가 예수님의 복음을 선포한다는 것은 예수님께서 지금도 생생히 살아계신다는 것을 선포하는 것이고, 전례와 성사, 성경과 기도, 특별히 일상적으로 만나는 이웃을 통해 예수님께서는 생생히 우리 앞에 서 계실 것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렇게 우리 곁에 계신 예수님을 나와 당신이라는 인격적 친교 안에서 생생하게 만나고 체험하는 은총이 여러분과 함께하시기를 이 파견 미사 중에, 이후에 여러분이 선교지에 파견되셔서까지 끝없이 기도하겠다”고 약속했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cpbc.co.kr cpbc2022.02.16

그리스도 수난 증거하는 ‘참된 형상’[가톨릭교회의 거룩한 표징들] (3)베로니카 수건 사람이 되신 하느님의 모습을 재현하기 위해 그린 예수 그리스도의 형상은 언제나 성미술에서 첫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콘은 이탈리아 마노펠로 카푸친 작은 형제회에 보관돼 있는 ‘베로니카의 수건’이다. 가톨릭교회는 “하느님의 외아들 예수 그리스도께서 참하느님이시며 참인간이시다”라고 신앙으로 고백한다. 이 신앙의 첫 고백자인 요한 복음서 저자는 “말씀이 육신이 되셨다”(Verbum caro factum est. 「성경」은 ‘말씀이 사람이 되셨다’로 옮김, 요한 1,14)고 선포한다. 예수 그리스도께 대한 첫 교의를 선포한 니케아 신경은 하느님께서 “육신을 취하시어 사람이 되셨다”(incarnatus est et homo factus est)라고 선언했다. 하느님께서 인간을 구원하시기 위해 스스로 사람이 되신 이 역사적 사건을 교회는 ‘강생의 신비’ 또는 ‘육화의 신비’라고 표현하고 있다. 인간은 이 강생(육화)의 신비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하느님의 참모습을 보게 되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보이지 않는 하느님의 모상이시다”(콜로 1,15), “나를 본 사람은 곧 아버지를 뵌 것이다”(요한 14,9)는 예수님의 말씀에 따라 인간은 보이지 않는 하느님을 보게 되었고, 만지고 대화할 수 있게 되었다. 더불어 인간은 예수 그리스도를 본보기로 하느님 모습을 그릴 수 있게 되었다. 이제 인간은 예수 그리스도의 초상과 형상을 통해 하느님의 섭리를 묵상하고 체감할 수 있게 되었고, 하느님께서는 그것을 통해 인간을 성화의 길로 이끄신다. 이렇듯 예수님의 초상은 보이지 않는 하느님을 보는 거룩한 표징이다.사람이 되신 하느님의 모습을 재현하기 위해 그린 예수 그리스도의 형상은 언제나 성미술에서 첫 자리였다. 교회의 거룩한 전통은 예수 그리스도의 첫 번째 초상(Icon)이 주님께서 살아 계실 때 있었다고 한다.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시고 수난의 길을 걸으실 때 한 여인이 수건으로 예수님의 얼굴을 닦아 드렸는데 그 수건에 예수님의 얼굴이 새겨졌다는 것이다. 가톨릭교회는 이를 ‘참된(Vera) 형상(Icon)’ 또는 ‘거룩한 얼굴’이라며 ‘베로니카’(Veronica)라 부른다. 아울러 동방 교회에서는 ‘인간의 손으로 그려지지 않은 형상’이라 하여 ‘아케이로포이에토스’(αχειροποιητοξ)라 한다. ‘참 얼굴을 담은 천’이라고 직역할 수 있는 ‘베로니카의 수건’은 로마의 유스티니아누스 대제(재위 527~565) 때 널리 전승됐다. 전승에 따르면 예수님의 제자로 바리사이 가운데 최고 의회 의원인 니코데모가 성모 마리아께 선물했다고 한다. 이 기록은 예루살렘과 멤피스, 터키에 있다고 한다. 이후 베로니카의 수건은 평소 예수님을 뵙기를 간절히 원했던 에데사의 왕 아브가르의 손에 들어갔다고 한다. 여기서부터 전승은 둘로 갈라진다. 먼저, 카푸친 작은 형제회가 전하는 전승이다. 아브가르가 소유했던 베로니카의 수건은 574년 콘스탄티노플로 모셔졌다. 이후 비잔틴 제국 왕들은 콘스탄티노플이 침략받을 때마다 베로니카 수건을 현시하고 군인들의 사기를 높였다고 한다. 8세기 초 성화상 파괴자들의 위협이 거세지자 콘스탄티노플 총대주교 칼린쿠스 1세가 비밀리에 베로니카 수건을 교황에게 보냈다. 이후 베로니카 수건은 성 베드로 대성전 베로니카 경당에 보관됐다. 하지만 베로니카 수건은 1527년 스페인군이 로마를 약탈할 때 도난당한 후 행방이 묘연했다. 당시 스페인군 지휘관이 약탈범으로 주목됐다. 그러다 1638년 어느 날 한 공증인이 마노펠로 수도원을 찾아와 카푸친 작은 형제회 수도자들에게 베로니카 수건을 기증했다. 이후 베로니카 수건은 지금까지 이곳에 보관되어 있다. 또 다른 전승은 이렇다. 비잔틴 제국의 콘스탄티누스 7세 포르피로게네투스 황제가 944년 에데사 왕으로부터 베로니카 수건을 사들여 콘스탄티노플 파로스의 동정녀 성당에 모셨다. 이를 기념해 동방 교회는 8월 16일을 ‘거룩한 얼굴의 콘스탄티노플 이전 축일’로 지내고 있다. 13세기 제4차 십자군 원정 때 콘스탄티노플을 함락한 십자군이 이를 프랑스로 가져갔다가 로마 성 베드로 대성전 베로니카 경당에 보관했다. 이후 17세기 중반부터 이탈리아 마노펠로 카푸친 수도원에서 베로니카의 수건을 보관하고 있다.베네딕토 16세 교황이 순례 방문하면서 더욱 유명해진 마노펠로 카푸친 작은 형제회 수도원의 베로니카의 수건은 최첨단 장비로 조사한 결과 1세기 때의 아마포 천으로 확인됐다. 이를 조사한 이는 교황청립 그레고리오 대학교 그리스도교 예술사 교수 헤인리치 피에퍼 신부, 구속주회 수도자로 역시 미술사 교수인 안드레아스 신부, 트라피스트회원으로 화가인 블란디나 수녀이다. 이들은 마노펠로 수도원의 베로니카 수건이 사람 손으로 그린 흔적이 전혀 없고 토리노 수의에 찍힌 예수님의 얼굴 형상과 정확히 일치한다고 했다. 다만 다른 것은 베로니카의 수건에는 눈을 뜨고 계신 예수님의 형상이, 토리노의 수의에는 눈을 감고 있는 예수님의 형상이 담겨 있다고 밝혔다. 수도원 중앙 제대에 있는 베로니카의 수건에 있는 예수님의 얼굴은 왼뺨이 오른뺨보다 부어 있다. 또 오른쪽 눈두덩에도 폭행으로 인한 상처를 볼 수 있다. 이마 위쪽 가운데와 관자놀이에 흘러내린 핏자국이 있다. 폭행으로 일그러진 얼굴이지만 예수님의 눈은 모두를 빨아들일 만큼 깊고 맑다. 진위를 떠나 이 베로니카의 수건은 그리스도 수난의 증거로 우리 믿음을 굳건히 회복시켜주는 귀중한 초상임이 틀림없다.리길재 기자 teotokos@cpbc.co.kr cpbc2022.05.25
![[가톨릭 영상교리] 예수님은 어떻게, 왜 우리에게 오셨을까](//cpbc.co.kr/CMS/newspaper/2022/05/rc/824649_1.2_titleImage_1.jpg)
[가톨릭 영상교리] 예수님은 어떻게, 왜 우리에게 오셨을까 (7) 예수 그리스도 예수 그리스도는 하느님께서 세상을 구원하기 위해 파견하신 기름 부음을 받은 이며, 하느님의 외아들이다. 그림은 정미연 화백이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마르 1,11)이라는 성경 구절을 묵상하고 그린 ‘주님 세례 축일’. “예수님.”가톨릭 신앙인이면 가장 많이 부르고 찾는 분입니다. 또, 가톨릭 신앙인이면 뜨겁게, 혹은 따뜻하게 가슴에 새기는 분이기도 합니다. 여러분은 예수님을 얼마나 알고 계시나요? 예수님께서는 또 우리에게 어떻게 오셨고, 왜 오셨을까요?예수님 이름의 뜻과 출생의 신비먼저 이름으로 보겠습니다. “그 외아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님.” 히브리어로 ‘예수’는 ‘하느님께서 구원하신다’는 뜻입니다. ‘그리스도’는 ‘기름 부음 받은 이’, ‘메시아’를 말합니다. 그래서 ‘예수 그리스도’는 하느님께서 이 세상을 구원하시기 위해 파견하신 성령으로 기름 부음 받은 이, 하느님의 외아드님이십니다.다음으로 출생의 신비입니다. “성령으로 인하여 동정 마리아께 잉태되어 나시고.” 때가 되자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외아들을 인간의 모습으로 지상에 내려보내십니다. 그리고 당신의 아들을 낳아줄 여인으로 마리아를 선택하십니다. “보라, 이제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터이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여라.”(루카 1,31) 이에 마리아는 대답합니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루카 1,38) 이 동의로 마리아는 예수님의 어머니, 곧 하느님의 어머니가 되셨습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아들이 인간이 되어 오신 것을 ‘강생’이라고 부릅니다. 예수님께서는 참하느님이시면서도 참사람이십니다. 그래서 ‘강생’은 신비입니다.성장과 활동다음은 성장과 활동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어린 시절 요셉과 마리아의 아들로 부모에게 순종하며 자랐습니다. 그리고 성령으로 세례를 받으신 후 서른 살쯤 활동을 시작하셨습니다. 여러 지방을 다니시며 사람들을 가르치시고 제자들을 모으셨습니다. 그리고 가시는 곳마다 병자들을 고쳐 주셨습니다.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예수님의 말씀을 듣기 위해, 병을 치유받기 위해 몰려들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 사람들을 보시고 산으로 올라가 말씀을 시작하셨습니다. 세상의 보화가 아니라 하늘에 쌓는 보화에 대한 말씀이었습니다. 또 정직하고 의롭게 살며, 원수까지 사랑함으로써 하느님을 닮아갈 것을 요청하셨습니다. 기도와 자선과 단식은 사람들에게 보이기 위한 것이 아니라, 하느님을 향한 것임을 기억하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하느님께 바치는 기도를 가르쳐 주셨습니다. ‘주님의 기도’였습니다.수난과 부활, 승천다음으로는 그분의 수난과 부활입니다. “본시오 빌라도 통치 아래서 고난을 받으시고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시고 묻히셨으며 저승에 가시어 사흗날에 죽은 이들 가운데서 부활하시고….”(사도신경) 예수님께서는 십자가 위에서 돌아가시기 전에 “다 이루어졌다”(요한 19,30)고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위해 이 세상에 오셨고, 우리를 위해 당신 자신을 온전히 바치셨습니다. 또, 우리의 죄 때문에 돌아가셨고, 우리를 다시 의롭게 하시려고 부활하셨습니다. 예수님의 수난과 부활은 모두 우리를 위한 것이었습니다. 우리의 죄를 짊어지시기 위해 죽음에 맞서 싸우셨고, 죽음을 마침내 이겨내심으로써 하느님께로 향하는 빛의 길, 하늘의 문을 우리에게 열어주셨습니다. 이제 우리는 두려워하거나 절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향해, 하느님 나라를 향해 나아갈 수 있게 됐습니다.다음으로는 그분의 ‘승천’입니다. “하늘에 올라 전능하신 천주 성부 오른편에 앉으시며….”(사도신경) “평화가 너희와 함께!”(루카 24,36)라고 말씀하시고,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제자들 앞에 나타나셨습니다. 성령을 보내주실 것을 약속하시며 세상으로 나가 복음을 선포할 사명을 주셨습니다. 그러고는 예고하신 대로 승천하셔서 하느님 아버지께로 올라가셨습니다. 아버지에게서 오신 분이 아버지께 다시 가심으로써 우리 역시 희망을 갖고 뒤따를 수 있게 됐습니다.예수님 심판마지막으로 그분의 심판입니다. “그리로부터 산 이와 죽은 이를 심판하러 오시리라 믿나이다.”(사도신경) 성부 오른편에 앉으신 예수님께서는 하늘과 땅의 모든 권능을 갖고 계십니다. 그리고 산 이와 죽은 이를 심판하러 오실 때는 감춰진 비밀들을 드러나게 하시고, 각자 행한 바대로, 또 그분의 은총을 받아들이거나 거부한 것에 따라 갚아 주실 것입니다.우리를 위해 오셨고, 우리를 위해 수난받으셨고, 죽으셨고, 부활하신 분. 또 우리를 위해 다시 오시고, 우리를 위해 모든 것을 바로 세워주실 분. 바로 우리의 주님,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나에게 오는 사람은 결코 배고프지 않을 것이며, 나를 믿는 사람은 결코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요한 6,35) ▶ 가톨릭 영상 교리 바로 가기문채현2022.05.24

재위 33일 ‘미소의 교황’ 요한 바오로 1세, 복자품에 오르다[부온 프란조(Buon pranzo)!] 15. 복자 요한 바오로 1세 교황 ‘하느님의 미소’라는 말을 들었던 교황 요한 바오로 1세의 미소. 요한 바오로 1세 교황(제263대, 1912.10.17~1978.9.28) “알비노 루치아니(Albino Luciani), 누구일까 궁금하실 것입니다. 제 이름입니다. 아, 더 정확히 말씀드리자면 저는 ‘요한 바오로 1세 교황’입니다. 1978년 8월 6일, 바오로 6세 교황님 선종 후 진행한 콘클라베(Conclave)에서 저는 존경하는 추기경님들의 거룩한 표로 8월 26일, 263대 교황으로 선출되었습니다. 그러나 33일 뒤, 1978년 9월 28일에 하느님 품에 안겼습니다. 33일밖에 교황직을 수행하지 못하였으니 어쩌면 아스라이 ‘일찍 돌아가신 교황’으로밖에 기억될지 모르겠습니다. 여러분이 저를 잊었을지도 모릅니다만, 저는 한시도 여러분과 교회를 잊지 않고 있습니다. 정말입니다.첫째도 겸손, 둘째도 겸손, 항상 겸손저는 아버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사제가 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11살에 펠트레(Feltre) 소신학교에 들어갔습니다. 가혹한 전쟁과 점점 심해지는 빈부격차의 불공정함 속에서 나날이 가난해지는 가정 형편으로는 도저히 자식들을 먹여 살리는 데 힘이 드셨던 아버지는 돈을 벌기 위해 스위스 등지로 가셨습니다. 신학교 방학이 돼 집에 돌아오면 저는 오전엔 교구 도서관에 가서 책을 읽고, 오후엔 가족을 위하여 들판에 나가 억척스럽게 일을 해야 했습니다. 제 동생 에도아르도(Edoardo)가 “우리 마을에서 일 잘하는 사람들 세 명을 꼽는다면, 형이 그 안에 들 거야!”라고 말할 정도였습니다. 드디어 간절히 원하던 사제품을 1935년 7월 7일, 제 나이 23세에 받았습니다. “앗숨!(Ad sum, 예, 여기 있습니다)” 힘차게 주님의 부르심에 응답했습니다. 온전히 저를 하느님께 바치며 ‘첫째도 겸손, 둘째도 겸손, 항상 겸손’을 제 사제직의 중심 모토로 삼았습니다. 아, 나중에 주교, 추기경, 교황이 되었을 때까지 저는 사목표어를 ‘겸손(Humilitas)’이란 한 단어만 선택했습니다. 벨루노(Belluno) 신학교 교수와 부학장 임기 전, 2년 동안은 제 고향 카날레 다고르도(Canale d’Agordo)에서 보좌신부로 있으면서, 가난한 가정을 찾아다니며 한 푼도 없는 그들을 위로하였습니다. 그들이 희망을 잃지 않게 기도하며 저 또한 가난한 사제로서 그들과 함께한다는 기쁨이 무엇보다도 컸습니다. 그 뒤, 20년간 신학교에서 신학생들에게 교리 신학과 교회법, 문학, 예술 등 여러 분야를 강의하였습니다. 1958년 요한 23세 교황님으로부터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주교품을 받았습니다. 제 목소리가 주교가 되기엔 너무 약하고 건강도 좋지 않다는 비판에 교황님께선 “요즘 세상에 마이크가 있잖습니까?” 하시며 제 손을 꼭 잡아 주셨습니다. 갑작스레 받은 비토리오 베네토(Vittorio Veneto) 교구의 교구장 주교 임명 소식에 저는 주교 망토까지 빌려 입고 로마로 갔습니다. 제가 베네치아의 총대주교(Patriarca)로 있던 1972년에 바오로 6세 교황님의 사목방문이 있었습니다. 세상에 태어나 얼굴이 그렇게 빨개진 날은 없었습니다. 2만여 명이 운집한 성 마르코 대성당 앞에서 그분은 자신의 교황 영대를 저에게 걸쳐주신 것입니다. 그날은 제 동생 에도아르도도 무척 놀랐다고 하더군요. 1973년 3월 5일, 바오로 6세 교황님은 부족한 저를 추기경으로 서임하셨습니다.1977년 7월 10일 베네치아 신자들과 파티마 성지로 순례하러 갔습니다. 파티마 성모님 발현 목격자인 루치아 수녀님은 저와의 대화를 원했고, 제게 “교황 성하!’라고 불렀습니다. 전 방망이로 머리를 맞은 듯 혼란스러웠습니다. 얼굴도 창백해졌습니다. 1978년 제263대 교황으로 뽑혀 33일 재위다음 해, 바오로 6세 교황님이 선종하시고 콘클라베에서 제가 263대 로마 가톨릭교회의 교황으로 선출되었습니다. 당시 저는 “요한 23세 교황님처럼 현명한 마음도, 바오로 6세 교황님처럼 준비된 사람도 아닙니다. 그러나 지금 저는 그분들의 자리에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기도와 함께 저를 도와주십시오. 저는 두 분 교황님의 이름을 제 교황명으로 선택했습니다. 요한 바오로 1세로요(qui sibi nomen imposuit Ioannis Pauli Primi)”라고 말했습니다. 아, 교황직 33일 동안, 저는 수요 일반 알현을 9월 매주 4번을 했습니다. 겸손(Umilt), 믿음(Fede), 희망(Speranza), 그리고 사랑(Carit)을 주제로 여러분을 만났습니다. 누군가는 저를 ‘하느님의 미소’ 혹은 ‘교회의 미소’, ‘9월의 교황’이라고 말합니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의 혼란 속에서도 교회는 의연하게 세상을 향해 두 팔을 벌리며 미소와 희망을 잃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았기 때문입니다. 여러분도 미소를 잃지 마세요.2022년 9월 4일 주일, 프란치스코 교황님 주례로 저의 시복이 있었습니다. 약속드립니다. 부족했지만, 저는 평생 제 가슴에 그리스도를 품고 살았습니다. 그 힘으로 여러분을 위해, 우리 성교회를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1978년 9월 27일 수요 일반 알현 때, 저의 마지막 지상의 삶에서 여러분을 만나며 했던 기도 생각나나요? 저는 지금도 이 기도를 드립니다. 성경의 모든 진리가 담긴 이 기도는 제가 어렸을 적부터 가르쳐주신 제 어머니의 기도이기도 합니다. ‘나의 하느님, 온 마음을 다하여 사랑합니다. 당신은 영원한 선(善)이시고, 우리의 영원한 행복이십니다. 당신의 사랑을 위해 이웃을 내 몸같이 사랑하고, 제 잘못을 용서해 주십시오. 오 주님, 제가 더 당신을 사랑하게 해주십시오.’안녕히 계십시오. 알비노 루치아니 요한 바오로 1세 드림” 2022년 9월 프란치스코 교황에 의해 시복2022년 9월 4일, 요한 바오로 1세의 시복을 앞두고 그의 고향에는 많은 순례자가 다녀가고 있다. 온전히 하느님의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어 했던 그의 성덕을 기억하고, 그의 기도를 하느님께 간구하는 많은 사람이 지금 위로를 받고 기적의 치유를 받고 있다. 그의 짧은 33일의 교황직의 삶은, 그 전에 그가 살았던 사제 전체의 삶의 축소판이라 생각한다. 하느님의 그 심오한 부르심을 누가 이해하겠는지! 그의 나약한 음성과 젊었을 적 심하게 앓았던 결핵으로 약해 보였던 그에게 늘 비판을 일삼던 사람들과 언론들에 “높은 구름은 비를 부르지 않습니다. 네, 망가진 슬리퍼처럼 보이는 저를 어머니(교회)께서 돌봐 주시지 않을까요? 하느님께서 저를 이끌어 주시지 않을까요? 저에겐 그리스도가 있습니다!” 복자 요한 바오로 1세는 교회 역사상 최초로 선임 교황들의 이름 둘을 선택하였고, 1978년 8월 26일 콘클라베(Conclave)에서 111명의 추기경단에서 101표로 1900년대 이후 가장 많은 표로, 가장 짧은 시간에 로마 가톨릭교회의 제263대 교황으로 선출되었으며, 이탈리아인으로는 마지막 교황이었다. 레시피 / 카네데를리를 넣은 맑은 탕(Canederli in brodo) ▲준비물 : 빵 100g, 우유 100㎖, 달걀 1개, 양파 2분의 1개, 베이컨 60g, 버터 10g, 다진 프레체몰로(prezzemolo, 생 이탈리아 파슬리) 약간, 소금, 후추, 맑은 육수. →빵은 깍두기 모양으로 잘게 썰어 볼(Bowl)에 넣고 우유를 넣어 잘 스며들도록 10분에서 20분간 둔다. →프라이팬에 버터를 두르고 잘게 다진 양파를 5분간 볶고, 베이컨과 함께 볶은 다음 식힌다. →우유가 스며들어 부드럽게 된 빵에 볶은 베이컨과 다진 프레체몰로, 소금, 후추를 넣고 손으로 치대고 난 뒤 마지막으로 풀은 달걀을 넣어 반죽한다. 만약 좀 질면 빵가루를 넣어도 된다. 탁구공만 하게 손으로 동그랗게 빚어 놓는다. →끓는 육수에 하나씩 카네데를리(Canederli)를 넣고 10분간 끓이면 된다. 볼에 육수와 함께 카네데를리를 두어 개 담고 다진 프레체몰로를 살짝 얹어 낸다. ▲모니카의 팁 : 가난한 산골에서 많은 자식에게 배불리 먹일 수 있는 카네데를리를 넣은 따끈한 국은, 집에서 키운 닭과 비교적 싼 돼지고기를 넣어 만든, 이를테면 우리 만둣국과 같은 요리다. 당시 붉은 고기, 즉 쇠고기는 중세기부터 귀족과 부자들만 먹었다고 한다. 주로 추운 지방에서는 버터를 쓰는데, 양파를 볶을 때 올리브유를 대신 써도 좋다. 빵은 남은 식빵이나 바케트가 카네데를리를 만드는 데 적합하다. 프레체몰로가 없으면, 작은 실파 또는 부추를 다져 넣어도 좋다. 베이컨은 도톰한 것으로 사들여 작은 사각형 조각으로 잘라 볶는다. 육수는 찬물에 다듬은 생닭(좋아하는 육수용 고기)과 당근, 양파, 샐러리를 넣고 끓여낸 육수가 담백하고 맛이 있다. 고영심(모니카) 디 모니카 대표 cpbc2022.09.14

“삶과 철학·신앙은 결국 사랑으로 귀결되죠”철학 에세이 「사랑하는…」 펴낸 홍승식 신부현대 철학자 18인 삶과 사상, 성경 구절 접목
다양한 사상 통해 삶 돌아보는 계기 되길 사랑하는 사람을 찾듯사랑하는 일을 찾아라홍승식 지음 / 철학과현실사“지금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 위로와 격려가 필요한 때이지요. 철학 에세이가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고, 위로와 격려가 되는 책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밤바다의 등대처럼 어둠 속에서 빛을 갈망하는 사람들에게 작은 길이 되기를 바랍니다.” 40년 동안 철학을 공부하고 가르쳐온 철학 박사 홍승식(수원교구 원로사목자) 신부가 철학 에세이 「사랑하는 사람을 찾듯 사랑하는 일을 찾아라」(철학과 현실사)를 펴냈다. 현대철학으로 1987년 파리 소르본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그가 평생 철학도로서 만났던 현대철학자 18명의 삶과 사상을 성경 구절과 함께 길어올린 책이다. 칠순을 바라보는 나이에 몸의 늙음과 쇠락을 경험하며, 가톨릭 사제로서 체험하고 깨달은 삶의 편린들을 모아보자는 충동에 순응한 결과물이다. 삶과 철학, 지성과 영성을 한데 융합한 철학 에세이다. 책을 집필하는 데에만 6, 7년이 걸렸다. “생의 바다 곳곳에 가라앉아 의식하지 못하고 있던 여러 조각의 삶을 ‘철학’과 ‘성경’이라는 체에 걸러 끌어올렸습니다. 많은 철학자의 삶과 사상은 그들의 것이기도 하지만, 공부하고 이해하는 관점에서 제 것이 되었죠. 그들의 몸짓과 눈빛, 음성을 헤아려보고 싶었습니다.”이들의 삶과 사상은 환희와 희열을 가져다주었지만 때론 그에게 고뇌와 번민도 안겼다. “교과서적인 이야기이지만 인간이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입니다. 인간은 사랑 없이 살아갈 수 없는 존재이지요. 다양한 사상을 지닌 철학자들이 지향하는 모든 것들은 결국 사랑으로 귀결됩니다.”책에는 프랑스 대철학자이자 근세철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데카르트(1596∼1650)를 시작으로, ‘내가 존재하는 이유는 타자가 존재하기 때문’이라는 타자의 철학을 중시한 레비나스(1906∼1995)를 비롯해 유신론적 실존주의 철학자인 블롱델(1861~1949)과 마르셀(1889~1973) 등 현대철학자들을 소개하고 있다. 홍 신부는 철학자들의 긍정적인 개념과 사상을 성경 구절과 연결하는 데 주력했다. 장마다 철학자의 사상에 따른 삶의 경험과 일화들은 삶과 철학, 신앙이 결코 동떨어져 있지 않음을 알려준다. 홍 신부는 “철학자들의 사상은 삶과 동떨어져 있지 않고, 그것을 통해 우리 삶을 조명해볼 수 있다”며 “다양한 사상들을 통해 삶을 돌아보고 성찰하는 작업도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홍 신부의 마음을 가장 많이 매료시킨 철학자는 이탈리아의 현대철학자 크로체(1866~1952)와 스페인이 배출한 철학자 오르테가(1883∼1955)다.“크로체가 그리스도교적이라기보다 감성과 표현력, 아름다움을 추구하기 때문입니다. 오르테가는 삶은 곧 형이상학이며, 형이상학은 삶과 떼어놓을 수 없는 관계라고 봤습니다. 형이상학은 우리가 생활하는 모든 것에 속속이 녹아있어요. 그의 말대로 형이상학은 삶 가운데서 창조하는 그 무엇입니다. 삶을 떠나서 그 의미를 말할 수 없는 무엇이죠. 인간이 인간일 수 있는 특징은 창조와 방향성에 있습니다.”홍 신부는 “철학을 공부한 것이 사제의 삶에서 이탈하지 않고, 신앙의 궤도에서 벗어나지 않게 한 중요한 일이었다”면서 “철학을 통해 신학을 바로 보고, 철학을 통해 신학이라는 학문을 굳건하게 할 수 있는 도구가 됐다”고 밝혔다. 책 제목 ‘사랑하는 사람을 찾듯 사랑하는 일을 찾아라’는 스티브 잡스가 남긴 유언 중 하나다. 데카르트의 근원적 철학 정신의 바탕이 수학에 대한 열정과 사랑이었듯, 데카르트의 그 열정을 신앙인의 삶에도 적용해보자는 것이다. 신앙은 하느님 말씀에 대한 현실적 실천이며 동시에 힘을 다해 그분을 사랑하는 것이므로.이지혜 기자bonappetit@cpbc.co.kr 평화신문2021.04.07

코로나에 빼앗긴 일상, 유튜브 채널로 신앙심 충전!성바오로딸수도회 유튜브 채널, 하루 10분 기도·교리 웹툰 등 다양한 콘텐츠로 복음 전파... 최근 음악채널도 새롭게 열어 2021년 여름, 아주 조금씩이지만 되찾아가던 일상을 다시 코로나19에게 빼앗겼다. 일상을 대면하려던 찰나 갑자기 많은 것이 비대면으로 전환됐다. 신앙생활도 그렇다.하지만 슬퍼하거나 걱정할 필요는 없다. 우리는 코로나19에게서 일상을 되찾는 방법을 알고 있다. 빠른 걸음은 아니더라도 한발씩 내딛으면 어느덧 일상은 가까이 다가오기 마련이다. 코로나19로 제한된 신앙생활 역시 마찬가지다. 길이 없으면 찾으면 된다. ‘이 시대 사람들의 언어로 소통하며 예수 그리스도를 전하기 위해서’. 성바오로딸수도회가 2011년 10월 유튜브 채널 ‘성바오로딸’ 문을 연 이유다. 지금 이 순간, 신앙의 향기 가득한 성바오로딸수도회 유튜브 채널의 문을 두드려보자.‘하루 10분 기도’, ‘책 읽어주는 수녀와 수사’, ‘할머니 수녀님이 들려주는 성경 이야기’, 교리 웹툰 ‘드라이버 폴’ 등. 모두 ‘성바오로딸’ 채널에서 제공하는 콘텐츠다. 제목만으로도 방전된 신앙심이 충전되는 느낌이다.먼저 ‘하루 10분 기도’는 매주 1회 업로드 되는 기도 콘텐츠다. 메마른 기도 생활과 분주한 일상 안에서 신자들이 하느님과 만나는 소중한 하루 10분을 갖도록 이끌어준다. 갈망하지만 기도하는 방법을 찾지 못했던 신자들이 ‘하루 10분 기도’와 함께 꾸준히 기도하는 습관을 갖게 된다. ‘책 읽어주는 수녀와 수사’는 영성과 기도에 관한 책, 소설과 수필 등을 수도자가 선정해 직접 읽어주는 콘텐츠다. 성바오로수도회와 성바오로딸수도회 수도자들이 읽어주는 깊이 있는 글을 통해 치유의 힘을 느껴보자. ‘할머니 수녀님이 들려주는 성경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어릴 적 할머니의 무릎에 누워 듣던 옛날이야기가 떠오른다. 아이들과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 오랜 병상 생활로 지친 이들에게 주님의 말씀이 위로와 힘이 되길 희망하는 차연옥 수녀. 차 수녀의 목소리를 통해 성경 속으로 들어가 보자. 창세기에서 시작해 현재는 ‘사무엘기’가 업로드 되고 있다. 택시 운전자 폴, 손님을 태운 택시는 그리스도를 전하는 작은 교회가 되어 도로 위를 달린다. 폴에게는 다른 사람에게 쉽게 이야기하지 못하는 고민과 삶의 이야기를 쉽게 풀어놓도록 하는 탈렌트가 있다.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 손님들은 그리스도인으로서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된다. 교리 웹툰 ‘드라이버 폴’은 현재 칠성사의 은총을 우리 삶의 자리에서 살고 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밖에도 ‘금손 수녀님’ 등 가볍게 접할 수 있는 내용은 물론 다채로운 교리교육 콘텐츠로 교회 안의 다양한 요구에 응답하고 있다. 성바오로딸수도회는 4월 가톨릭 음악채널 ‘바오로딸뮤직앤’ 채널을 새롭게 열었다. 코로나19로 고통을 겪는 이들에게 음악이 주는 힘으로 위로와 희망을 나누기 위해서다. ‘뮤직앤’에는 ‘가톨릭 성음악’과 ‘노래로 기도해’를 비롯해 어린이를 위한 기톨릭 주요 기도문 노래가 꾸준히 업로드 되고 있다. 음악을 통해 주님께서 주시는 위로와 희망, 기쁨과 평화를 나누고자 한다. 유튜브에서 ‘성바오로딸’과 ‘바오로딸뮤직앤’을 검색하면 성바오로딸수도회의 다양한 콘텐츠를 만날 수 있다. 성바오로딸수도회는 1960년 한국에 진출해 다양한 미디어를 제작, 보급하며 창립자 복자 야고보 알베리오네 신부의 영성에 따라 시대가 요구하는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복음화에 힘써 오고 있다. 도재진 기자 djj1213@cpbc.co.kr cpbc2021.07.20
![[떠나자! 파울리타 수녀의 유익한 교리여행] (44) 여행지 : 혼인성사](//cpbc.co.kr/CMS/newspaper/2022/02/rc/818704_1.3_titleImage_1.jpg)
[떠나자! 파울리타 수녀의 유익한 교리여행] (44) 여행지 : 혼인성사마리 파울리타 수녀(노틀담 수녀회 교리교재 연구소) 가정은 인간의 출생과 성장의 보금자리이며 사회의 필수적인 기초로, 다른 어떤 것도 대체할 수 없는 소중한 보물입니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나라에는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는 젊은이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또 교회에서 혼인하기보다 화려한 예식장을 택하려고 합니다. 이는 혼인성사의 축복과 중요성을 모르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사랑은 하느님 안에서 완성되기 때문에, 우리 인간적 사랑의 연약함을 아시는 하느님께서는 부부가 일생의 신의를 간직하도록 혼인을 성사의 품위로 올려주셨습니다. 그럼 ‘혼인성사’로 퀴즈 여행을 떠나볼까요?퀴즈여행 혼인성사에 대해 얼머나 알고 있나요?1. 하느님께서 남녀를 창조하시고 서로를 어떤 역할이 되게 하셨는가?2. 혼인은 나 자신만을 위한 것이 아니므로, 성격상 어떤 성사라고 할 수 있는가?3. 혼인의 두 가지 특성은 단일성(유일성)과 무엇인가? 4. 혼인성사의 집전자는? ①사제 ②부제 ③주교 ④신랑과 신부 5. 혼인성사의 대상자는? ①두 사람이 모두 세례를 받은 신자 ②한 사람만 세례받은 신자 ③세례 여부는 상관없음 ④부모가 모두 신자인 사람 6. 다음 중 혼인 장애(혼인 조당)가 아닌 경우는? ①부부가 신자인데, 혼인성사를 받지 않았음 ②한쪽이 비신자인데, 관면 혼인을 하지 않았음 ③혼인성사 받고 이혼 후 재혼을 하였음 ④배우자가 사망하여 다시 혼인성사를 받았음 7. 혼인성사를 위해 꼭 받아야 하는 두 가지는 ‘혼인 면담’과 무엇인가? 8. ‘혼인’과 ‘가정’의 중요성에 대해 말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권고는? ①「복음의 기쁨」 ②「사랑의 기쁨 」 ③「찬미받으소서」 ④「모든 형제들」답란 1. □□자2. □사의 성사 3. 불□□성4. □번 5. □번6. □번 7. 혼인 교□ 8. □번 (정답은 ‘가이드 설명’에서 확인하십시오) 가이드 설명1. 남자와 여자의 창조 하느님께서는 흙으로 사람을 만드시고 “사람이 혼자 있는 것이 좋지 않으니, 그에게 알맞은 협력자를 만들어 주겠다”(창세 2,18)고 하시고 남자의 갈빗대로 여자를 지으셨습니다. 남자는 기뻐하며 “내 뼈에서 나온 뼈요, 내 살에서 나온 살이구나!”(창세 2,23)라고 부르짖었지요. 그러므로 남자는 하느님의 뜻을 따라 아내와 결합하여 둘이 한 몸이 되어(창세 2,24) 생명체를 출산하며 하느님의 창조 사업을 이어갑니다. 2. 봉사의 성사 혼인의 목적은 부부 사랑의 결실로써 자녀를 출산하여 자녀를 잘 교육하며 양육하는 데에 있습니다. 또 부부 서로 협력자가 되어 창조주의 목적에 따라 개인을 성화하고 가정이라는 공동체를 완성으로 이끌어가는 것이지요. 혼인성사는 나 개인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배우자와 가족, 사회와 교회 공동체를 위한 것입니다. 이런 성격을 지녔기에, 성품성사와 같이 ‘봉사의 성사’에 해당합니다. 3. 혼인의 특성 혼인의 본질적 특성으로는 먼저 ‘단일성’(유일성)입니다. 혼인은 한 남자와 한 여자의 결합, 즉 일부일처(一夫一妻)라야 합니다. 그러므로 ‘일부다처’, ‘중혼’, ‘축첩’ 등은 혼인의 신성함에 어긋나지요. 두 번째는 ‘불가해소성’(不可解消性)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분명하게 “하느님이 맺어주신 것을 사람이 갈라놓아서는 안 된다”라고 말씀하십니다.(마태 19,6; 루카 16,18) 그러므로 배우자가 살아있는 동안에는 혼인성사의 계약은 절대 풀릴 수 없는 특성을 지닙니다. 4. 혼인성사의 집전자 혼인성사의 보이는 표지는 신랑과 신부의 자유로운 합의와 약속에 있으므로, 혼인성사의 집전자는 사제가 아니라 신랑과 신부입니다. 혼인예식을 주례하는 사제는 교회의 이름으로 신랑 신부의 동의를 받아들이고, 교회의 축복을 빌어주는 것이지요. 교회의 성직자를 비롯해서 신랑과 신부 측 증인(證人) 두 사람이 예식에 참여하는 것은, 혼인이 교회적 행위임을 눈으로 볼 수 있도록 드러내기 위한 것입니다. 5. 혼인성사의 대상자 혼인성사의 대상자는 모두 세례를 받은 신자라야 합니다. 가톨릭 신자가 비신자와 혼인할 경우는 신자의 신앙을 지켜주기 위한 교회법인 ‘관면 혼인’을 할 수 있습니다. 이는 어떤 조건 하에 허락하는 혼인을 말하지요. 즉 신자인 배우자는 혼인을 하여도 신앙생활을 계속할 것과 자녀를 신앙의 정신으로 교육할 것을 약속하고, 비신자인 배우자는 신자인 배우자의 서약을 받아들이고, 신앙을 방해하지 않을 것 등을 약속하는 것입니다. 6. 혼인 장애(혼인 조당) ‘혼인 장애’(혼인 조당)란 혼인을 불법 또는 무효로 하는 일체의 사정을 말하는데, 대체적으로 다음의 경우에 해당합니다. ①부부가 신자인데, 혼인성사를 받지 않았음 ②한쪽이 비신자인데, 관면 혼인을 하지 않았음 ③혼인성사 받고 이혼 후 재혼을 하였음 혼인 장애가 있으면 성사 생활(영성체, 고해성사 등)을 할 수 없으므로, 본당 신부와의 면담을 통하여 혼인성사나 ‘관면 혼인’을 하여 해소하거나, 교회 교구 법원에서 이전 혼인 무효 소송을 밟아, 혼인 장애를 빨리 풀도록 합니다. 7. 혼인성사 준비 혼인성사를 위해서 적어도 혼인하기 1개월 전에 본당 신부와 혼인 면담을 하여야 합니다. 또 배우자와 함께 소속 교구에서 실시하는 ‘혼인 교육’(카나 혼인 강좌)을 받아야 하지요. 그리스도교 혼인의 특성, 부부 사랑, 가정의 의미, 자녀 출산과 양육 등에 대해 알아야 하며, 그리스도교적 혼인과 가정의 중요성을 올바로 이해하여야 합니다. 그리고 혼인성사 받기 전에 고해성사를 통해 합당한 준비를 갖추어야 하지요. 8. 프란치스코 교황의 권고 혼인과 가정의 중요성에 대하여 프란치스코 교황이 자비의 희년(2016년) 성 요셉 대축일(3월 19일)에 교황 권고 「사랑의 기쁨」(Amoris Laetitia)을 반포하였습니다. 이는 전 세계 가정들이 직면하는 문제들을 이해하기 위해 그동안 두 차례 개최된 가정에 관한 세계주교대의원회의의 후속 교황 권고이지요. 교황은 현대에 이르러 많은 위기에 놓인 그리스도인 가정들이 혼인과 가정이라는 선물을 소중히 여기며 살아가도록, 구체적으로 도움을 주는 사목적 방법들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여행옵션: 카나의 혼인 잔치 기념 성당(이스라엘)예수님의 고향 나자렛에서 북동쪽으로 8㎞ 떨어진 지점, 성경의 카나로 추정되는 곳에, 예수님이 물을 포도주로 바꾼 첫 기적(요한 2,1-11)을 기념하는 성당이 있다. 프란치스코회가 성경의 혼인 잔치가 열렸다고 전해지는 곳의 터를 매입, 건축하여 봉헌한 곳이다.(19세기) 이곳은 정확히 혼인 잔치가 일어났던 곳이라기보다는 그것을 기념하는 장소적 의미가 있다. 성당 지하에는 돌로 된 물독이 있는데, 이는 예수님이 기적을 행하실 때 사용한 여섯 개의 물독을 상징하기 위함이다. 예수님께서는 첫 번째 기적을 카나의 혼인 잔치에서 행하심으로써 혼인을 축복해 주셨기에, 이곳에서 부부 순례자들의 혼인 갱신식이 거행되고 있다. 이것은 이들이 받은 혼인성사의 의미를 되새기고, 혼인을 갱신함으로써 성가정이 되도록 하기 위함이다. 여행 기념품혼인성사는 자기 자신이 아닌 타인에 대한 봉사와 타인의 구원을 지향하는 ‘봉사의 성사’입니다. 하느님은 혼인성사를 통해 부부가 서로에게 헌신하며 가정을 위해 사랑과 봉사의 삶을 살아갈 힘과 은총을 주십니다. (혼인성사를 받은 사람은) 혼인성사의 은총을 어떻게 체험하고 있나요? 혼인성사의 은총으로 갖가지 어려움과 위기들을 잘 극복해 나가고 있습니까? (혼인성사를 아직 받지 않은 사람은) 혼인성사를 어떻게 준비하고 있습니까? 마리 파울리타 수녀(노틀담 수녀회 교리교재 연구소) cpbc2022.02.16

한 해를 잘 마무리하고 계신가요?[미카엘의 순례일기] (33)유다인의 히브리력과 전통 유다인들이 새해를 맞아 예루살렘 서쪽 벽에 모여 기도하고 있다. 한 해를 맞이하는 새해의 첫날은 누구에게나 의미가 깊습니다. 하지만 그 날짜는 지역이나 민족마다 조금씩 다릅니다. 지금은 약속된 태양력을 따라 모두 1월 1일을 한해의 기준으로 삼고 있지만, 우리가 설을 쇠듯이 제각기 다른 월력을 따라 새해를 지내는 민족도 많습니다. 유다인의 절기에 따르면 이번 주가 한 해의 끝자락이라는 사실, 혹시 알고 계셨나요?유다인들에게는 히브리력으로 일곱 번째 달(티슈레 달)의 첫날, 즉 7월 1일이 바로 새해의 첫날인데, 2021년에는 9월 6일이 바로 그 날입니다. 유다력으로는 5782년이 됩니다. 특별한 점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유다교의 전통에서는 하루의 시작이 해 질 녘이기 때문에 해가 진 직후부터 다음 날 해가 지기 전까지가 하루입니다. 또한, 이들은 새해의 첫날을 이틀 동안 기념하는데, 올해의 경우 9월 6일 저녁부터 9월 8일 해가 질 때까지입니다. 이 명절을 로쉬 하샤나(Rosh Hashanah)라고 부릅니다. 히브리어로 ‘새로운 한 해의 머리’라는 뜻입니다. 유다인들은 새해 첫날을 맞아 ‘샤나 토바(L’shanah tovah)’라고 인사하며, 구약성경에 명시된 대로 ‘쇼파르(Shofar)’라는 나팔을 붑니다. 그래서 이날을 ‘나팔절’이라고 부르기도 하지요.“너는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이렇게 일러라. ‘일곱째 달, 그달 초하룻날은 너희에게 안식의 날이다. 나팔을 불어 기념일임을 알리고 거룩한 모임을 열어야 한다. 너희는 생업으로 하는 일은 아무것도 하지 말고, 주님을 위한 화제물을 바쳐야 한다.’” (레위 23,24-25) 구약성경에서 자주 등장하는 ‘뿔나팔’이 바로 ‘양각(양의 뿔)’이라 불리는 쇼파르입니다. 쇠나 은 등 금속을 이용해 만든 나팔도 사용되었지만(민수 10,2 ; 2역대 15,14 등), 새해 첫날에는 양의 뿔로 만든 나팔을 사용해야 합니다. 한번, 세 번, 아홉 번으로 나누어 100번 혹은 101번 불면서 창조주이신 하느님의 권능을 기억합니다. 그리고 지난해의 잘못을 회개하는 의미에서 호숫가나 강가를 걸으며 주머니를 털어내고 종이나 조약돌을 물에 던집니다. 선악과를 상징하기도 하는 사과에 꿀을 찍어 먹으며 새로운 한해에 좋은 일만 있기를 기원하고, 꼬리가 아니라 우두머리가 되라는 뜻에서 생선 머리 요리를 먹습니다.그러나 이날은 ‘하느님의 심판’과 관련된 의미가 가장 중요합니다. 유다인의 전통에 따르면 이 새해의 첫날 하느님께서는 악한 자, 의로운 자, 중간에 속한 자들에 대한 세 권의 책을 열어 심판하십니다. 의인은 즉시 생명책으로 옮겨져 ‘영원히 살도록’ 기록되고, 악인은 영원히 생명책에 기록되지 못합니다. 중간에 속한 사람들은 로쉬 하샤나로부터 10일의 유예 기간 동안 회개를 통하여 의로운 책에 기록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유다인들은 나팔절에 본격적으로 구제와 선행을 많이 하기도 합니다. 열흘의 마지막 날인 ‘욤키푸르’라고 불리는 대속죄일에 모든 유다인들은 25시간 동안 절대 금식하며 하느님의 은총을 바랍니다. (25시간 금식하는 이유는, 혹시나 1초라도 시간을 잘못 계산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전후 30분을 더 추가하는 것입니다.)이 절기는 이스라엘 성지순례를 전문으로 하는 여행사에서 가장 피하고 싶어하는 기간이기도 합니다. 로쉬 하샤나부터 욤키푸르까지의 열흘을 포함하여 2주 정도는 해외에 사는 유다인들이 이스라엘로 가장 많이 귀국하는 기간이어서 호텔이나 식당이 매우 비쌀 뿐 아니라 구하기도 매우 어렵기 때문입니다. 어쩔 수 없이 이 기간에 순례를 가야 했던 순례팀의 지도 신부님께서 해주신 강론이 기억납니다.“이곳에 와서 직접 체험하니, 수천 년을 이어온 전통과 믿음을 지금 이 시대에 변치 않고 지켜나가는 유다인들의 충성심이 무섭기도 하고 놀랍기도 합니다. 그러나 우리 역시 세례를 통해 하느님의 선택받은 사람입니다. 우리는 구약에 매여있는 민족이 아니라, 새로운 계약인 신약의 사람들인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하느님은 두렵기만 한 존재가 아니라 자신의 아들을 내어주실 만큼 우리 각자를 사랑하고 계신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사람입니다. 이들의 새해 명절을 보고 있으면, 우리는 유다인보다 더 철저히 살아가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들처럼 문자적인 율법을 지키자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더 나은 믿음을 가져야 한다고 말씀드리고 싶은 것입니다. 주님을 부르며 성경에 쓰인 글자 그대로만 사는 사람이 아니라, 그분의 뜻을 일상에서 실천하는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 것입니다.”“나에게 ‘주님, 주님!’ 한다고 모두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이라야 들어간다.”(마태 7,21) 김원창(미카엘, 가톨릭 성지순례 전문가) 평화신문2021.08.24

우리는 인간 존재의 한계 깨닫고 겸손 잃지 말아야[무너져가는 집을 복구하여라!] 5. 하느님의 구원경륜②- 인간 존재에 대한 올바른 이해 우리는 인간 존재에 대한 양면적인 특성을 직시하여 자신에 대한 한계를 깨닫고 겸손을 잃지 말아야 하며 하느님이 온전히 현존하는 거룩한 집이 되도록 불리움 받았음을 기억해야 한다. 사진은 브라질 리우 데 자네이루의 ‘예수상’. 근세기에 일어난 일부 과학 및 학문 분야의 발전과 성취가 인간 존재를 이해하는 데 많은 영향을 미쳤다. 이와 관련해 과학 분야에서 하나의 공식처럼 회자되는 이야기가 있다. 유명한 행동 연구가인 안탈 페슈테틱스(Antal Festetics)가 언급한 ‘인류의 커다란 세 가지 트라우마’에 대한 것이다.인류의 커다란 세 가지 트라우마인류에게 첫 번째 트라우마를 안긴 이는 크라쿠프의 코페르니쿠스였다.(지구가 더 이상 우주의 중심이 아니다) 두 번째 트라우마는 런던의 다윈에게서 시작되었다.(인간 역시 동물의 세계에서 출현했다) 세 번째 트라우마는 빈의 프로이트에게서 유래한다.(의식보다는 무의식이 우리 인간을 지배한다) 안탈 페슈테틱스에 의하면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과 다윈의 진화론, 그리고 프로이드의 심리학, 이 세 분야에서의 학문적인 성취는 인류에게 트라우마를 겪게 했다고 말한다. 요컨대, 이 세 가지 학문적 세계를 피상적으로 이해하거나 잘못 해석하는 것은 하느님의 집(모상)으로서 인간의 정체성 형성에 심대한 타격을 입히고, 인간의 존엄성과 위대함을 바라보는 시각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본 것이다. 코페르니쿠스는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그때까지의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이론으로 여겨졌던 천동설을 뒤엎고, 지구는 태양의 둘레를 돈다는 지동설을 주장하였다. 코페르니쿠스의 이론이 과학적으로 명증되었을 때, 그리고 태양계는 은하계 일부에 지나지 않음이 밝혀졌을 때, 지구는 한없이 초라하게 느껴졌고 그 안에 사는 인간 존재는 더없이 왜소하게 보였다. 과학자들이 밝혀낸 사실에 따르면 이 광대한 우주 안에서 지구의 위치는 너무나 왜소하고 미소하다. 해운대 모래사장을 전체 우주로 비유할 때, 그 안에서 지구의 위치는 해운대 바닷가의 모래 한 알 정도일 것이다. 이렇게 우주에 대한 새로운 인식은 지구 중심과 인간 중심의 세계관을 뒤흔들었고, 이런 세계관에 근거하여 인간의 존엄성과 위대함을 주장한 사상에도 심대한 타격을 입혔다. 다윈의 진화론에서 제기한 인간과 원숭이가 같은 조상인 유인원에서 비롯되었다는 주장 또한 더욱 심각하게 인간 존재에 대한 물음에 영향을 미쳤다. 얼마 전 침팬지의 유전체 서열 해독에 성공했는데, 인간의 유전체와 침팬지의 유전체가 98% 이상 동일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단지 이 결과만을 가지고 침팬지와 인간은 같은 영장류로서 매우 유사하다는 추론적인 판단을 하는 것은 우리를 황당하게 하고 불쾌하게 만든다. 다윈의 진화론이 주장하는 인간이 원숭이와 같은 조상이라면 인간은 한낱 동물의 한 부류에 불과하며, 하느님의 모상이라는 인간의 참된 정체성에 회의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하지만 인간 생명체의 특성이 단순히 유전체적인 관점으로만 환원시켜 다른 생명체와 유사성이나 연관성을 추론하는 것은 매우 단선적이다. 인간의 독특함은 침팬지를 포함한 모든 동물과는 근본적으로 상이한 인간의 심오한 정신세계에 있다. 즉 인간의 본질은 자신을 넘어 초월 세계로 향하는 자기 개방성에 더 큰 무게를 두고 고려되어야 한다.인간 존재에 대한 양면적인 특성프로이드의 심리학은 인간의 내면세계, 정신세계가 의식과 무의식으로 나뉘어 있다고 본다. 프로이드는 빙산에 빗대어 의식과 무의식을 설명한다. 요컨대, 인간의 정신세계는 바다 위에 떠 있는 빙산의 상층부에 해당하는 의식의 세계와 대부분이 바닷물에 잠겨 있어 보이지 않는 빙산의 하층부에 해당하는 무의식의 세계로 나뉘어 있다고 보았다. 프로이드에 의하면 우리의 ‘의식’은 정신세계에서 광대한 영역을 차지하고 있는 ‘무의식’의 지배를 받는다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인간의 자유의지는 하잘 것 없는 것이 되고 만다. 무의식에 의해 자유의지가 조종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프로이드의 심리학의 영향으로 인간은 하느님의 모상으로서 하느님의 뜻에 따라 사는 초월적인 지위에서, 단지 무의식 욕망의 지배를 받고 조종받는 수동적인 존재로 전락하게 된다. 결국 이러한 프로이드 이론을 과도하게 숭상하다 보면 인간의 자유의지는 한낱 환상에 불과하고, 이미 규정된 존재라는 결론에 이른다.이 세 가지 사건은 그동안 인간이 누구인지? 하느님의 집(모상)으로서 인간을 이해해 온 신앙인들에게 하나의 도전 거리를 안겨주었다. 하지만 이 세 가지 트라우마적인 영향을 미친 이론들에 대해 균형감을 잃지 않고 올바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바로 성경은 우리에게 인간의 물질적인 차원이나 혹은 정신적인 차원, 즉 두 차원 중 한 방향으로만 치우치지 않고, 두 차원에 대한 균형감을 유지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예컨대, 인간은 모든 생명체 중에 으뜸이지만(창세 1,26 참조) 한낱 먼지에 불과한 흙으로 만들어졌으며(창세 2,7 참조), 하느님의 유일한 대화상대로서 참으로 존귀하지만(마태 7,7), 풀잎 끝에 맺힌 이슬처럼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존재이다.(이사 40, 6-7 참조)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 다윈의 진화론, 프로이드의 심리학은 각각 인간의 미소함과 비천함, 인간 내면의 속박 가능성을 보다 사실적으로 우리에게 확인시켜 줌으로써 성경의 가르침을 재확인해 주었을 뿐이다. 따라서 인간 존재에 대한 양면적인 특성을 직시하여 우리는 자기 자신에 대한 한계를 깨닫고 겸손을 잃지 말아야 하며, 하느님이 온전히 현존하는 거룩한 집이 되도록 불리움 받았음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김평만 신부(가톨릭중앙의료원 영성구현실장 겸 의과대학 인문사회의학과 교수)cpbc2021.12.22

성경과 코란 품고 부부의 연 맺은 제주도 여자와 예멘 난민제주도에서 할랄 음식점 운영하는 무함마드 아민·하민경씨 부부 4월 7일 제주 향교에서 백년가약을 맺은 하민경씨와 무함마드 아민씨.(왼쪽 사진) 두 사람은 제주 탑동에서 아살람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다. 평화의 섬, 제주 탑동에 가면 ‘아살람’이라는 할랄 음식점이 있다. 아살람은 아랍어로 ‘평화’라는 뜻으로, 할랄은 무슬림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이다. 60석 규모의 식당 문을 열자, 하민경(체칠리아, 40)씨가 손님들에게 음식을 대접하고 있다. 주방에서는 요리사 무함마드 아민(37)씨가 분주하게 움직인다. 이들은 부부다. 지난 4월 7일 제주 향교에서 신자들과 예멘 난민들이 하객으로 참석한 가운데 백년가약을 맺었다. 식당의 벽에는 결혼사진과 두 사람의 결혼 소식을 다룬 잡지 기사가 붙어 있다. 가톨릭 성경과 성가책, 아랍어 교재도 꽂혀있다. “저는 정말 완전히 복 받았어요. 저희는 서로 신의 선물이라고 해요.”(하민경씨) 하씨는 삶에서 결혼이라는 계획이 없었다. 국악을 전공하고 초등학교에서 풍물을 가르치며 예술가로 살았던 그는 2018년 초 우연하게 SNS에 올라온 다급한 글을 보게 된다. “비도 오고 쌀쌀한 날이었어요. 예멘에서 온 사람들이 제주도에 왔는데 갈 곳이 없어 노숙하고 있다는 글이었어요.”건물 지하에 30평 규모 연습실을 갖고 있던 하씨는 난민들에게 문을 열어줬다. 처음에 15명이 오더니, 20~30명으로 금방 늘어났다. 예멘인들은 잠시 머물다가 일자리를 구하면 나갔고, 또 새로운 예멘인들이 들어오기를 반복해 4개월간 150여 명이 거쳐 갔다. “저는 연습실 문만 열어줬을 뿐인데, 성당에서 빵 갖다 주고, 친구들이 이불이랑 구호물품을 가져다줬어요.”난민 도우며 자연스럽게 친해져하씨는 연습실 문은 열어줬지만, 그곳을 떠날 수 없었다. 전쟁을 피해 온 예멘인 중에는 총상을 입은 사람도 있었고, 전쟁의 트라우마로 구토를 멈추지 않는 이도 있었다. 하루에 5~10번씩 병원을 데리고 다니고, 교통카드 충전부터 도와야 할 일이 많았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친해졌다. 인터넷에는 당시 제주에 예멘 난민이 500여 명이나 들어왔다며 비난 댓글이 쏟아지던 때였다. “저는 이 친구들이 너무 순하고 좋은 사람들이란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런 비난성 댓글이 눈에 안 들어왔어요.”문제는 식사였다. 하씨와 친해진 예멘인들은 할랄 음식점을 할 생각이 없느냐고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말했다. 제주에 할랄 음식점이 있었지만, 난민들이 사 먹기에는 턱없이 비쌌고, 인도 음식은 입맛에 안 맞아 힘들어했다. 아살람 식당은 이렇게 탄생했다. 예멘인들은 요리 솜씨가 뛰어난 친구를 소개해줬고, 하씨는 같이 식당 준비를 하면서 사랑에 빠졌다. 한국인 남자 중에서도 찾을 수 없던 성격의 소유자였다. 이들 전통 혼례식은 그야말로 축제였다. 예멘인들은 혼례식 내내 춤을 췄다. 신랑의 어머니 자리에는 제주 중앙본당 신자가 자리를 채워줬다. 하씨 부모 김성렬(마리아)ㆍ하동철(요셉)씨는 이들의 결혼을 두 팔 벌려 환영했다. 하씨 어머니는 무슬림 사위를 이해하고 싶어 한국어 코란을 읽었고 지금은 영어 회화를 배우고 있다. 하씨는 제주 출입국ㆍ외국인청 직원들이 마련해준 감사패도 받았다. 내전으로 어려움에 처한 제주 예멘 난민 신청자들에게 국적과 종교를 초월한 보편적 인류애를 실천해준 것에 감사와 존경을 담은 선물이다. 종교는 다르지만 두 사람은 서로의 종교를 인정해준다. 남편 무함마드 아민씨는 요리를 하다가 하루에 5번 기도 시간이 되면 식당에 마련된 기도실에 들어간다. 하씨는 예멘 난민과 결혼한 제주도 사람으로 알려졌지만 그는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행복할 뿐이다. 하씨는 “우리 사이에 알라도 하느님이고, 하느님도 알라”라며 “이름이 다른 같은 하느님을 믿고 있는 것과 다름없다”고 털어놨다.서로는 신이 준 선물 제주에 와서 배 타는 일을 했던 아민씨는 “아내는 신이 준 선물”이라며 “바다에 있을 때 제주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가족을 꾸리고 싶다고 매일 기도했는데 그 소원을 들어주셨다”며 흐뭇하게 웃었다. 둘은 예멘 내전이 하루빨리 종식돼 예멘에서 결혼식을 한 번 더 올리는 게 꿈이다. 이지혜 기자 bonappetit@cpbc.co.kr cpbc2020.09.22

윤리생활은 하느님 부르심에 응답하며 사는 삶세계적 윤리신학자 저서, 제1권 발간 자유와 충실베른하르트 헤링 신부 지음ㆍ소병욱 신부 지음 / 바오로딸세계적 윤리신학자 베른하르트 헤링(1912∼1998)의 「자유와 충실」은 가톨릭 윤리신학 전반을 다룬 대작이다. 헤링의 윤리신학은 그리스도인의 종교생활과 윤리생활이 깊은 일치를 이루고 있음을 바탕으로 한다.「자유와 충실」은 총 3권으로 구성돼 있는데, 이중 그리스도 중심의 삶의 기초이론을 담은 제1권이 번역, 출간됐다. 제3권 「자유와 충실, 세상의 빛」이 1996년에 먼저 출간됐다. 특수윤리신학을 다룬 제2권은 현재 번역 중이다.그리스도교 윤리는 하느님의 실재에서 출발한다. 윤리신학의 주제인 그리스도 안에서의 창조적 자유와 충실을 이뤄가는 데 필요한 개념은 연대성에 있다. 예수 그리스도의 자유롭고 충실하며 창조적 사랑에 참여하도록 불림 받은 그리스도인들은 하느님 자녀들 사이에 구원의 연대성을 증가시키는 반면, 죄악의 연대성이라는 사슬에서는 해방될 수 있다. 헤링 신부는 성서신학과 성경 중심의 윤리신학이 작업해 낸 구약과 신약성경의 관점을 먼저 소개했다. 하느님의 말씀을 경청하고 그 말씀의 빛에 따라 시대의 표지를 알아내면 전체적 비전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그리스도인들이 스스로 선택하고, 그 선택에 따른 고통을 받아들이며, 책임감 있게 그 선택을 완수할 용기를 가진 이들을 통해 종교의 미래는 이어갈 수 있다고 확신한다.역자 소병욱 신부는 “그리스도교 신앙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당신을 계시하신 하느님께 대한 응답이며, 윤리생활은 그 응답을 사는 삶”이라며 “윤리생활은 하느님과 무관한 자기완성의 삶도, 의무를 충족하는 삶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소 신부는 1980년대 초반 라테란대학교 윤리신학대학원에서 헤링 신부를 지도 교수로 모시고 공부하던 중 저자로부터 의뢰를 받고 귀국 후 번역을 시작했다. 그러나 사목활동과 강의, 행정직 종사로 번역이 늦춰졌다. 저자는 구속주회 소속으로 튀빙겐과 로마에서 전례와 교회법, 성서를 공부하고 1949년부터 교황청립 알폰소대학원에서 40년 넘게 윤리신학을 가르쳤다. 주요 저서로는 14개 언어로 번역된 대작 「그리스도의 법」 등 104권의 저서를 남겼다. 헤링 신부는 요한 23세 교황의 요청으로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준비위원으로 활동했다.“그리스도교 윤리신학은 규범윤리 이상의 그 무엇이다. 그리스도 안에서의 삶에 관한 신학이다. 그리스도인들과 세상을 위해서 그리스도 추종이 의미하는 바를 완벽하게 이해하려는 노력이다”(본서 7장, Ⅳ, 1). 이지혜 기자 평화신문2021.08.11
타글레 추기경 “우리는 모두 하느님 나라 선교사”교황청 인류복음화성 장관, 전교 주일 맞아 선교 강조 “선교 사명은 우리 각자의 마음속에 자리하고 있으며, 세례받은 모두는 각각 하느님 나라의 선교사입니다.”교황청 인류복음화성 장관 루이스 안토니오 타글레 추기경이 전교 주일(10월 24일)을 맞아 21일 바티칸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거룩한 영성 안에 주님을 마주하는 것이야말로 선교이며, 이는 우리 자신에서 벗어나 온 세계와 주님을 나누는 주님과의 관계를 체험하는 일”이라며 선교의 의미를 전했다.타글레 추기경은 아시아와 아프리카를 비롯한 전 세계 선교 지역을 관할하는 인류복음화성을 이끌고 있다. 그는 “선교사란 사랑의 이야기를 전하며, 예수님과 함께 살고, 그리스도로부터 온정을 세상에 전하는 사람을 일컫는다”며 “우리는 우리에게 놀라운 감동을 주신 하느님과의 만남을 혼자 간직할 수 없다”며 선교 사명을 북돋웠다.타글레 추기경은 “성공적인 복음화를 향한 열쇠는 성령이시며, 성령은 사람들을 신앙의 삶으로 인도하신다”고 전했다.그러면서 “오늘날 유럽 또한 선교 지역이 되고 있다”면서 “우리는 복음화와 관련해 유럽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대해 정말 우려하고 있다”고 유럽 교회에 대한 우려도 표명했다.타글레 추기경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성사생활이 매우 어려워진 현실에 대해 “온라인으로 미사에 참여하고, 성경 공부 프로그램에 동참할 수 있도록 해준 기술의 진보에 감사하다”면서 “그럼에도 우리는 인공지능과 가상의 공간이 채워줄 수 없는 접촉과 만남을 필요로 하며, 그런 면에서 정서를 교류하고, 관계를 쌓을 수 있는 기술에 대해서는 여전히 부족하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이정훈 기자 cpbc2021.10.27

교황청 경신성사성, 하느님 말씀 일깨우는 신앙생활 당부‘하느님의 말씀 주일’에 관한 공지 발표… 공동체 아침·저녁 기도 거행 등 성경 이해할 다양한 시도 강조 교황청 경신성사성은 24일 하느님의 말씀 주일을 맞아 전례 안에서 복음 선포의 방법과 말씀을 익히는 법을 안내하는 공지를 발표했다. 사진은 지난 6일 미사 중 프란치스코 교황이 성경을 들고 있는 모습. [CNS 자료사진] 교황청 경신성사성이 ‘하느님의 말씀 주일’(1월 24일)을 맞아 전례 안에서 복음을 선포하는 방법과 말씀을 익히는 법을 안내한 공지를 발표했다.경신성사성은 12월 17일 ‘하느님의 말씀 주일에 관한 공지’를 내고 “성경에 봉헌된 하루는 그저 하나의 연중행사가 아니라, 한 해 전체를 위한 행사여야 한다”며 주님 힘의 원천인 말씀을 일깨우는 신앙생활을 해줄 것을 당부했다.경신성사성은 공지를 통해 “하느님의 말씀 주일은 성경과 시간 전례, 성무일도의 시편 기도와 찬미가, 성경 독서 사이의 연계를 강화할 적절한 기회”라며 “이는 아침 기도와 저녁 기도의 공동체 거행을 권장함으로써 이뤄질 수 있다”고 밝혔다.경신성사성은 또 “교회가 「독서집」 안에 배정한 성경 독서들의 순서는 하느님 말씀 전체를 이해하는 길을 열어 준다”며 “말씀 전례의 구조와 목적에 대한 이해가 있으면, 신자 회중이 하느님의 구원 말씀을 받아들이는 데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아울러 “기도하는 교회의 응답인 시편 화답송은 노래로 하는 것이 권장된다”면서 “모든 공동체 안에 시편 담당자의 역할을 증진해야 한다”고도 전했다. “말씀의 봉사자로 부름 받은 이들은 자신이 맡은 공동체가 성경에 맛들이게 해야 할 필요성을 절실히 느껴야 한다”고도 당부했다.경신성사성은 사제와 부제, 독서자가 말씀을 선포할 때에는 “모든 즉흥성을 지양하고 특별한 내적 외적 준비, 선포할 성경 본문에 대한 친숙함, 선포 방식에 대한 필수적인 연습이 요구된다”고 밝혔다.아울러 “하느님의 말씀 주일의 준비 기간 또는 그다음에 이어지는 기간에, 전례 거행에서 성경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교육 모임을 증진하는 것이 적절하다”며 “(이는) 한 해 동안 그리고 그 시기별로 다양한 성경 독서의 전례적 분배에 대한 기준과 주일과 평일 미사 독서 구성에 대하여 설명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프란치스코 교황은 2019년 자의 교서 「그들의 마음을 여시어」(Aperuit Illis)를 발표하고, 매년 연중 제3주일을 ‘하느님의 말씀 주일’로 제정했다. 교황은 교서를 통해 “온 교회가 하나 된 지향으로 하느님의 말씀 주일을 거행하길 바란다”며 “이를 통해 하느님과 유대를 강화하고, 그리스도인 일치를 이루자”고 희망했다. 24일은 두 번째 하느님의 말씀 주일을 지내는 날이다. 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 cpbc2021.01.19

기도와 함께하는 해금 연주, 사람들 마음에 한 줄기 위로 됐으면[허영엽 신부가 만난 사람들] (33) 해금 연주자 정겨운 가타리나 해금 연주자 정겨운씨. 해금 연주자 정겨운(가타리나)씨를 처음 만난 것은 그녀가 청년성서모임 연수에서 봉사자로 활동할 때였다. 그 후 가타리나 자매가 악기를 메고 명동 사무실로 방문했다. 그때만 해도 그녀가 해금 연주자인 것을 몰랐다. 내가 연주를 부탁하자 1인 관중(?)을 앞에 놓고 해금을 꺼내 연주를 시작했다. 처음 보는 악기에 처음 들어보는 소리는 신비롭기까지 했다. 해금은 가르치는 곳도 찾기 어렵다는 그녀의 말에, 한번 홍보국 문화프로그램으로 해금을 가르쳐보라고 권유했다. 청년 신자들의 반응은 예상보다 뜨거웠고, 학기 마지막 날에는 항상 명동대성당 입구에서 해금 연주 버스킹을 했다. 코로나19로 모임이 규제받기 전까진 수강생들이 꾸준히 늘어났다. 내친김에 해금 연주단을 만들어보라 했는데 가능할 것 같다. 그녀는 서울대학교 음악대학에서 석사를 마치고 박사과정을 수료한 재원이다. 국가중요무형문화재 제1호 종묘제례악 전수자이기도 한 그녀는 한동안 부산시립국악관현악단 상임 단원을 역임하기도 했다. 현재는 국립외교원, 서울대 평생교육원, 선화예술고등학교, 국립국악중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친다. 그녀는 밴드와 공연을 하고,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국악 연주를 하기도 하며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언제 어떻게 신자가 되었나요?열심이신 부모님 덕분에 엄마 태중에서부터 성당에 다녔어요. 잘 기억나지 않지만, 제가 어렸을 때는 주일 아침에 디즈니 만화 동산을 포기하고 성당에 가야 하는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웃음) 매주 억지로 등 떠밀려 미사를 드리러 갔대요. 그러나 지금 생각하면 하루에 세 끼를 챙기는 것처럼, 주일 미사 참여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조기 교육해주신 부모님께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학창 시절엔 어떤 학생이었나요? 저는 세 자매 중 막내인데, 언니들은 소위 ‘천상 여자’들이지만 저는 망아지 같아 유난히 키우기 힘드셨대요. 초등학교 때 헌금하라고 용돈을 받으면 100~200원씩 따로 챙겨놨다가 미사 끝나고 오락실에 갔어요. 그 덕분에 오락실에서 주최한 펌프 대회에서 1등을 할 정도였어요. 그때 경품으로 엄청나게 큰 가정용 펌프를 받아왔었는데 그제야 전말을 알게 된 어머니께 엄청 혼이 났어요. 지금은 단아해 보이는 해금 연주자가 되어있지만 어렸을 때는 정말 못 말리는 딸이었던 것 같아요.▶지금 하는 일을 조금 자세하게 설명해주세요. 큰 언니는 한국무용을 전공했고 작은언니는 해금을 전공했다가 거문고로 전과를 했어요. 해금이 한 대 남아 있어 제가 자연스럽게 연주하게 되었어요. 막상 사회에 나와보니 해금과 아쟁을 구분하지 못하는 분들도 많았어요. 우리나라의 악기인데 우리나라 사람들이 잘 모른다는 게 아주 속상하더라고요. 그래서 해금으로 대중들과 가깝게 소통할 수 있는 음악을 직접 만들게 되면서 작곡도 하게 되었어요. 조금 고생스럽더라도 공연장에 관객을 초청하는 연주 형식보다는 제가 직접 찾아가서 연주하거나 야외에서의 버스킹 하는 걸 좀 더 선호해요. 해금을 알고, 좋아하게 되고, 직접 배우기도 하는 분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저도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다 보니 더 행복하기도 하고요.▶하느님께서 자신에게 주신 탈렌트가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요? 제 연주를 듣고 위로와 힘을 얻었다고 해주시는 고마운 분들이 계시는데요. 그럴 때마다 이건 내가 한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하셨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의 음악이 다른 이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가만히 토닥여줄 수 있었다는 것은 제가 감히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닌 것 같아요.▶삶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요즘같이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추구하기 어렵지만 ‘꾸준함’, ‘성실함’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저는 나약하고 부족하기 때문에 수없이 흔들리고 넘어지지만 좌절하지 않고 성실하게 앞으로 나아가려고 노력해요. 하느님께서는 성실하신 분이시라는 믿음만 있으면 인간사의 흥망성쇠는 크게 방해되지 않는 것 같아요.▶삶에서 가장 큰 시련을 겪을 때는 언제였나요?제가 제일 좋아하고 또 유일하게 할 수 있는 것이 해금인데요. 몇 년 전에 꼬리뼈 쪽 신경을 꽉 채울 정도의 큰 낭종이 생겨서 병원에 갔더니 의사 선생님께 ‘바닥에 앉지 마라’는 조언을 들었어요. 수술도 불가능해 좌절했어요, 전통음악을 연주할 때는 무조건 바닥에 앉아 연주해야 하기 때문에 해금을 그만두라는 말처럼 들렸어요. 요즘은 귀 쪽에도 낭종이 생겨서 두통으로 고생해요. 치료도 안 되고, 나아질 수 있는 상황도 아니어서 답답해요. 진통제를 먹으면서 의자에 앉거나 서서 연주를 계속하고 있어요. 언제 해금을 그만둘지 모르는 상황이지만 하느님께 모든 것을 의탁해요. ▶삶의 길잡이가 되어준 성경 말씀은?“나에게 힘을 주시는 분 안에서 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습니다”(필리 4,13)라는 말씀을 제일 좋아해요. 이 말씀을 떠올리면 정말 모든 일을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힘을 얻기도 하고, 또 내가 모든 일을 해낼 수는 없어도 나에게 힘을 주시는 분이 내 안에 계시니 그것으로 충분하다는 위안도 들어요. ▶성서 모임에서는 어떤 것이 제일 기억에 남았나요? 모든 성서공부와 연수가 좋았어요. 하나만 꼽으라면 청년성서모임에서 탈출기 연수 봉사를 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그 당시엔 경제적으로도 어렵고 미래가 불안해 음악을 그만두고 다른 길을 찾아볼까 고민하던 시기였거든요. 탈출기 봉사지도 사제 허영엽 신부님께서 “하느님께서 주신 탈렌트를 발견해내고 그것을 다른 이를 위해 쓰는 것이 진정한 행복이며 또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것이다”라는 말씀을 듣고 망치로 한 대 맞은 듯 다시 정신이 번쩍 들어 마음을 다잡았어요. 당시에 신부님을 통해 하느님의 목소리라고 확신이 들었거든요.▶언제 가장 기도를 열심히 하나요? 연주할 때마다 늘 속으로 기도를 해요. 해금이라는 악기는 워낙 예민하고 정해진 음정이 없어서 왼손의 미세한 힘으로 음정을 조절해야 해요. 명주실을 꼬아서 만든 현이라 온도와 습도에 약해서 조율해놨던 음정과 많이 달라져요. 농담으로 ‘해금은 정말 기도가 필요한 악기’라고 하거든요. 저는 ‘듣는 분들이 분심이 들 정도로 안 틀리게만 해주세요’라고 기도를 하기도 해요. 보통은 ‘한 음도 허투루 놓치지 않고 그 안에 하느님의 마음을 담아서 연주하게 해주세요’라고 기도하면 다른 기도는 몰라도 이 기도는 꼭 들어주시더라고요.정겨운씨는 작년 말부터 서울 목동성당에 소그룹을 만들어 2주에 한 번씩 기도 모임과 해금 수업을 하고, 거동이 불편해서 문화생활이 어려우신 장애인들께는 직접 찾아가 연주를 하는 등 다양하게 봉사하고 있다. 그녀는 나중에 여건이 된다면 공부를 좀 더 해서 음악 치료적인 방법으로 접근하고 싶은 계획이 있다고 한다. 현실적으로 주변에 좀 더 도움이 되는 봉사를 하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다. 자신의 재능을 너무나 잘 사용하고 있는 그녀는 자신이 필요하다는 곳에는 가능하면 마다치 않고 달려간다. 그녀가 건강하게 오랫동안 기도와 함께하는 해금 연주를 들었으면 좋겠다.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홍보위원회 부위원장) cpbc2022.08.16

무너져가는 ‘공동의 집’ 복구에 지금 당장 나설 때 [무너져가는 집을 복구하여라!] <30-끝> 공동의 집 재건을 위하여 - ② 통합생태론 공동의 집 지구는 ‘아낌 없이 주는 나무’처럼 피조물에게 물과 공기, 흙을 내어주며 삶의 터전을 제공하고 있지만, 인간은 그에 대한 고마움보다는 필요에 의해 지구를 황폐화 하고 있다. 지구가 피조물을 위한 상생의 집이 되기 위해서는 하느님께서 인간에게 맡기신 창조질서에 대한 돌봄을 실천해야 한다. 현재 겪고 있는 기후 변화 위기와 신변종 바이러스가 전 세계적으로 창궐하고 있는 현상은 우리에게 ‘공동의 집’에 대한 돌봄이 그 어느 때보다도 시급하고 절실하다는 점을 분명히 드러내고 있다.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대안들이 제시되고 있다. 하지만 그 해결의 기본적인 방향은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주창하신 ‘통합생태론’을 이해하는 데서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 교황은 이 이론에서 하느님의 창조사업은 의미론적으로 ‘세 가지 차원의 집’에 대한 원리, 즉 하느님의 모상인 ‘인간 생태’, 인간 공동체인 ‘사회 생태’, 모든 생명체를 포괄하는 ‘환경 생태’에 따라 이루어졌으며, 이 ‘세 가지 차원의 집’이 서로 긴밀히 연결되어 있음을 강조한다. 따라서 하느님의 창조질서에 따라 하느님께서 명하신 돌봄의 사명을 수행할 때, ‘세 가지 차원의 집’에 대한 통합적인 이해와 집들 간에 ‘상호 연관성’을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통합생태론’의 바탕 하에 교황은 오늘날 지구 환경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 단순히 경제, 혹은 ‘과학 기술의 패러다임’으로는 한계가 있음을 분명히 하셨다. 어쩌면 환경 생태의 위기를 온전히 과학 기술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은 그것의 한계를 드러내는 것이기보다 그만큼 지구환경 문제 해결이 복잡하고 쉽지 않음을 드러내는 것이다.폭압적인 인간 중심주의에서 벗어나야우선 환경 파괴는 인간과 하느님과의 관계에 보다 근원적인 원인이 있다. 베네딕토 16세 교황이 언급하신 것처럼 “내적인 광야가 엄청나게 넓어져서 세계의 외적인 광야가 점점 늘어가고 있다.”(「찬미받으소서」 217항) 전 세계 많은 숲과 산림의 파괴는 영적이고 정신적인 면에서 우리가 안정을 찾지 못하고 황폐함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증거이며, 강과 호수, 해양의 오염은 삶에 대한 허무주의적 태도가 물의 오염으로 투영되어 있음을 뜻한다. 우리는 아낌없이 내어주는 피조물들, 요컨대 물, 공기, 흙을 비롯한 다른 생명체들이 우리에게 삶의 터전을 제공하고 있기에 우리 생명이 유지되고 있다. 하지만 실버스타인의 그림 동화책 「아낌없이 주는 나무」의 주인공처럼, 우리는 아낌없이 내어주는 존재에 대한 고마움보다는 늘 자신의 필요 속에 갇혀 있다. 피조물들을 우리 마음대로 취급해도 괜찮다는 듯이, 그리고 철저하게 인간의 유익을 위해서 다른 생명체들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피조물에 대한 감사와 무상성에 대한 인식이 선행되어야 우리는 이러한 폭압적인 인간중심주의에서 벗어날 수 있다. 또한 “소비 대신 희생을, 탐욕 대신 관용을, 낭비 대신 나눔의 정신을, 단순한 포기가 아니라 주는 것을 의미하는 절제의 실천”(9항)이 가능하다. 사회공동체 안에서 불평등과 가난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환경파괴가 점점 더 심해진다는 사실을 우리는 세계 도처의 밀림파괴의 현장에서 목도할 수 있다. 즉 지구환경의 보호는 빈곤퇴치와 소외된 이들의 존엄 회복이라는 사회정의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어떤 지역이 오염된 이유를 알아내려면 사회의 기능, 경제, 형태, 유형, 현실이해 방식에 대한 분석이 필요합니다. 변화의 규모를 생각해 볼 때, 개별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별도의 답을 찾는 것은 더는 가능하지 않습니다. 반드시 자연계 자체의 상호작용과 더불어 자연계와 사회 체계의 상호 작용을 고려하며 포괄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합니다.”(139항) 사회 불평등과 환경파괴는 상호 악영향프란치스코 교황은 환경오염 문제가 발생할 때, 그 원인을 한 측면에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그 문제를 둘러싼 다양한 경제적 사회적 조건을 살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편, 오늘날 팬데믹에서 경험했듯이 그 피해는 누구에게나 똑같지 않다. 지구 환경이 파괴될 때에도 모든 사람이 똑같이 피해를 보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피라미드의 기저에 놓인 사람들이 보다 많은 피해를 입게 된다. 이처럼 사회 불평등과 환경파괴는 상호적으로 악영향을 끼치며, 악순환을 반복한다. 이제 “무너져가는 집을 복구하여라”라는 주제하에 진행되어 온 연재를 마친다. 그간 필자는 창세기에서 하느님께서 인간에게 맡기신 ‘창조질서에 대한 돌봄’(창세 2, 15)의 사명을 제대로 실천하지 못함으로 말미암아 ‘세 가지 차원의 집’인 창조질서가 무너져가고 있는 현실을 조망해 보았다. 또한, 그것들을 어떻게 복구할 것인지에 대해 성경과 교회 가르침을 통해 피력해보았다. 우선 ‘하느님의 집’인 우리 영혼은 자신의 사명을 거부하고 하느님 아닌 것들을 ‘우상숭배’ 함으로써 황폐해졌다. 그리고 인간 공동체는 서로를 형제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상대방이 받아 마땅한 것을 그에게 되돌려주지 않음으로써 ‘상생의 집’이 되어주는 사명을 등한히 하였다. 또한, 우리는 모든 생명체의 집이며 우주에서 보석처럼 찬란히 빛나는 지구를 훼손하여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이렇게 무너져가는 집들을 재건하기 위해 하느님은 당신의 ‘구원경륜’를 펼치시며 이 세상을 구원하시기 위해 당신 외아들을 우리에게 내어주셨다.(요한 3,16) 그리고 교회는 ‘가톨릭 사회교리’를 통해 사회 공동체를 치유하고 무너져가는 지구를 재건할 올바른 방향성을 제시하였다. “종은 누가 그것을 울리기 전까지는 종이 아니다. 또한, 노래는 누가 그걸 부르기 전에는 노래가 아니다.” 우리가 아는 것들을 구체적인 삶의 현장에서 하나씩 실천하고 구현해 나가는 것이 더욱 절실히 요청되는 때이다. 김평만 신부(가톨릭중앙의료원 영성구현실장 겸 의과대학 인문사회의학과 교수) cpbc2022.06.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