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제36회 성서 주간을 맞으며 22일부터 29일까지 성서 주간이다. 한국 천주교회가 성서 주간을 시작한 것은 1985년으로, 올해로 서른여섯 번째다. 교회가 성서 주간을 정한 이유는 간명하다. 그리스도인 공동체가 성경을 자주 읽고, 묵상하고, 궁극적으로는 복음 말씀을 실천할 것을 권고하기 위해서다. 올해 성서 주간 주제는 “너 어디 있느냐?”(창세 3,9)로 정했다. 연초부터 시작된 코로나19 전염병 창궐과 크고 작은 자연재해들이 생태 환경 파괴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자성에 따라 우리가, 우리 교회가 성경이라는 거울에 비춰 무엇을 실천하고 있는지 돌아보도록 하기 위해서다. 올해 성서 주일 담화가 이처럼 생태적 회개와 자성, 실천에 중점을 둔 것은 전염병 위기로 전 세계적으로 108만 명이 사망하는 대재앙을 맞은 상황에서 전염병과 생태 문제의 해법을 성경에서 찾아 생태계를 지켜나갈 것을 촉구하려는 뜻이 담겨 있다. 주교회의 성서위원회 위원장 김종수 주교도 이번 담화에서 “감염병 위기와 생태 환경의 현실은 우리에게 지체할 수 없는 공동의 실천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가정과 본당, 직장에서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 생태 환경 보호를 위한 실천 운동에 나설 것을 호소하고 있다. 성경, 특히 창세기는 태초에 말씀으로 창조된 자연은 말씀으로 회복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성경 말씀을 거울삼아 “하느님께서 보시니 좋았다”(창세 1,21)고 하신 생태계를 보호하고 회복하기 위한 생태적 실천에 온 교회, 나아가 이 땅의 모든 국민이 나서주기를 바란다. 상처받은 자연과 복음적 화해를 이루고 친교를 다짐으로써 파괴된 생태계를 회복하는 데는 너와 내가 따로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평화신문2020.11.18

신자들의 삶에 와 닿는 사목적 성경 주석서 나와길 진리 생명 해설 성경-지혜문학편 / 안소근 수녀 편역 / 바오로딸·성바오로출판사 “성경을 사랑하십시오. 그러면 지혜가 그대를 사랑할 것입니다. 성경을 사랑하십시오. 그러면 성경이 그대를 보호해 줄 것입니다.”(성 예로니모)성 예로니모가 “성경을 모르는 것은 그리스도를 모르는 것”이라고 한 것처럼 성경만큼 그리스도를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책은 없다. 성바오로·바오로딸출판사가 올해 11월부터 시작되는 ‘성경의 해’를 맞아 사목적 성경 해설서 「길 진리 생명 해설 성경」(지혜문학 편)을 공동 출간했다. 전 세계 바오로 가족 수도회는 창립자 복자 야고보 알베리오네 신부 축일을 맞아 올해 11월부터 한 해 동안 성경의 해를 보낸다.성경에 다가가기 위해서는 개인의 온전한 참여가 요구된다. ‘지성’으로만 진리를 이해하는 것은 충분하지 않으며, ‘의지’와 ‘마음’을 다해 하느님과의 일치를 이루며 성장해가야 한다. 「길 진리 생명 해설 성경」은 영성신학적(길)ㆍ성서학적(진리)ㆍ전례적(생명) 해설로, 그리스도인들이 무엇을 알아야 하며, 어떻게 살아야 하고, 어떻게 하느님과 일치를 이룰 것인가를 주석으로 알기 쉽게 다뤘다. 책 제목은 자신을 스스로 길·진리·생명으로 정의하신 예수님의 말씀(요한 14,6 참조)을 빌렸다.2005년 이탈리아 성바오로출판사에서 출간한 성경 주석서로, 성서학자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오랜 시간 심혈을 기울여 내놓은 책을 우리말로 소개했다. 성서학 박사 안소근(성도미니코선교수녀회) 수녀가 편집ㆍ번역을, 김태훈(성바오로수도회) 신부가 총 기획을 맡았다. 지혜문학 편에는 구약성경 입문과 지혜문학(욥기, 시편, 잠언, 코헬렛, 아가, 지혜서, 집회서)을 실었다. 오는 11월에는 신약성경 편을 출간할 계획이다. 성바오로수도회 한국관구장 황인수 신부는 “성서학자들에게는 너무 쉬운 주석이지만, 신자들에게는 대중적이고 삶의 체험 영역까지 가 닿을 수 있는 차원의 성경 주석서가 필요하다”며 “한국 교회에 꼭 필요한 사목적 성경 해설”이라고 말했다.두 출판사는 영성신학적ㆍ성서학적ㆍ전례적 해설을 바탕으로 성경 교육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창립자 복자 야고보 알베리오네 신부 축일(11월 26일) 즈음해 북 콘서트도 열 계획이다.한편, 지난 대림 제1주일부터 2020년 9월 30일까지는 가톨릭 성서사도직 국제기구인 가톨릭성서연합(CBF)이 정한 ‘성경의 해’다. 이지혜 기자 cpbc2020.05.06
![[제9회 신앙체험수기] 특별상 / 호스피스 병동에서 만난 사람들](//cpbc.co.kr/CMS/newspaper/2022/02/rc/819077_1.5_titleImage_1.jpg)
[제9회 신앙체험수기] 특별상 / 호스피스 병동에서 만난 사람들이춘자 아녜스 수녀 (그리스도의 교육수녀회)일러스트=최단비 죽음은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삶의 마지막 과정이다. 2016년부터 5년 동안 안동의료원 호스피스 병동에서 봉사하는 동안 많은 분의 임종을 지켜보았다. 떠나신 한 분 한 분은 나에게 큰 스승이셨다. 봉사할 기회를 주신 하느님과 수도 공동체에 감사드린다. 호스피스 병동 봉사 도움을 요청받고 매주 2회, 겁 없이 뛰어들었다. 부족한 점이 많았지만, 덕분에 다양한 종파의 사람들을 만나 인생 공부를 많이 하였다.호스피스 병동 리모델링 공사 기간에 말기 암 환자 명단을 받아서 의료사회복지사 한 명과 함께 중환자실, 일반병실 등을 순회하며 기도와 상담을 하게 되었다. 어느 날 호스피스 완화 병동에서 염주를 손에 든 환자분을 만났다. 어르신께 인사를 드리며 “부처님께 기도해 드릴까요?” 했더니, 반색하며 좋아하셨다. 불교 용어로 “자비로우신 부처님이시여, 여기 앓고 계시는 불자를 굽어보시어 한량없는 은혜를 베푸시고…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하고 기도를 마치니, 어르신이 ‘아멘’ 하고 답을 하셨다. 깜짝 놀라 웃으면서 “어르신 왜 아멘 하셨어요?” 하고 물으니 “수녀님이 저를 위하여 부처님께 기도해 주시는데 저도 아멘 해야 예의지요” 하며 웃으셨다. 이분을 떠올릴 때마다 깊은 배려에 미소가 흘러나온다.그 후에도 종종 불자들을 만나면 불교식 기도를 해 드린다. 어느 날 봉사자와 함께 가까운 사찰, 대원사를 방문하여 등안 주지 스님을 찾아뵙고 의료원 호스피스 병동에 봉사를 부탁드렸다. 마지막 길에 간절히 스님을 만나고 싶어 해도 종교가 다른 자식의 반대로 무산되는 수가 있기 때문이다. 죽음을 앞둔 불자들은 아무래도 수녀보다는 스님이 오셔서 목탁 소리와 함께 염불해 드리면 심신의 안정을 더 찾을 것 같았다. 그 후 스님은 담당 복지사가 전화할 때마다 방문하여 기도해 주셨다.한 번은 자살 시도를 한 50대 초반의 젊고 키가 크신 분이 입원하였다. 조심스레 다가가서 말을 건네며 기도해 드리니 “저 같은 죄인이 세례를 받아도 됩니까?” 하였다. 약 3년 전에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곧이어 어머니도 세상을 뜨셨다. 그리고 2년 전에는 정신과 병원에 약 타러 간다던 아내가 안동댐 부근에서 의문사로 발견되었다고 했다. 그때부터 정신을 차릴 수 없어 술로 세월을 보내고 줄담배를 피웠다. 2016년 말 다리가 아파 병원에 갔다가 폐암 말기 진단을 받았으며, 수술도 방사선치료도 가망 없다고 하였다. 두 달 후면 죽는다는 진단에, 9남매 중 둘째인 그는 형제들에게 폐암 말기라는 소식을 알리고 죽기로 했다. 형제들이 달려와 맛있는 것 사주며 호텔에서 하룻밤 함께 한 후 호스피스 병동에 입원시켜주었다고 하였다.입원 후에는 형제들 발길이 뜸했다. 담배도 피우고 주변도 지저분했으나 봉사자와 함께 청소해 주고 세례받기를 원하는 이 환자를 위해 열심히 기도하고 도와드렸다. 간단한 교리를 설명해 주며 환자의 말을 들어주면 눈물을 줄줄 흘리며 부모와 가족 속을 썩인 이야기를 하면서 “수녀님, 이 죄인이 세례받도록 도와주십시오”라고 하였다. 교리서를 주면서 주모경을 읽으며 기도하도록 부탁했다.그날부터 심한 통증에도 기도문을 정성껏 필사하기 시작하여 깜짝 놀랐다. 주모경을 외우면 좋다는 봉사자들의 말에 잘 외워지지 않아 공책을 구해 달라고 해서 필사하게 되었다고 한다. 암이 다리와 발까지 전이가 되어 걷기에 불편하였고 발이 퉁퉁 부어 신발도 신을 수 없었다. 그런데 열심히 노트에 기도문을 적었더니 어느 날 다리가 아프지 않고 신도 신을 수 있다며 주일에 성당에 가고 싶다고 하였다. 주치의 선생님께 허락받고 봉사자와 함께 3월 5일 목성동성당에 가서 주일 미사에 참여하여 이희정 주임 신부님께 인사도 드리고 왔다.그 후 노트 3권에 기도문 필사한 것을 이희정 신부님께 보여 드렸더니 신부님께서도 감동하시고 세례를 주기로 하셨다.3월 29일 세례식 날, 수녀원 뜰 안에 곱게 핀 개나리로 호스피스 병동을 장식하였고, 신자인 남동생도 외지에서 참석하였다. 가톨릭 신자는 아니었지만, 의료원 원장님과 호스피스 센터장님도 참석하신 잊을 수 없는 세례식이었다. 봉사자들이 꽃다발을 만들고 과일, 식혜까지 준비하였다. 많은 신자가 참석한 성스러운 세례식을 보고, 다른 환우들은 호스피스 병동에서 영적으로 새로 태어난 요셉 형제님을 부러워하기도 했다.그는 다시 태어난 마음으로 성경을 필사하며 간절히 기도한 덕분인지 병이 다 나은 것 같다며 무척 기뻐했다. 그 후 계속 성경 필사에 온 힘을 다 쏟더니 어느 날은 시골집에 봄옷을 가지러 가고 싶다 하였다. 주치의 호스피스센터장님께 허락받기 위해 말씀드리니 컴퓨터로 환자의 가슴 사진을 보여 주시면서 “수녀님! 폐가 다 말라버렸는데 어떻게 숨을 쉬는지 저는 종교가 없지만, 하느님 기적인 것 같으시네요. 수녀님이 함께 가시니 허락하지요.”2017년 5월 1일, 두 시간이 걸리는 시골집에 봉사자이신 요셉씨 대부님 차 편으로 갔다. 총 8가구가 사는 시골 외딴 산 중턱 동네로 가면서 요셉씨는 강에서 고기 잡고 뛰어놀던 어릴 적 추억이며 공부는 못했지만 달리기는 1등 했다는 등의 기억을 이야기했다. 경치 좋은 고향을 떠나 서울에서 와이셔츠 만드는 공장에서 잘 나가던 중 아버지가 시골에서 농사를 배우고 대를 이으라 하셨다. 안 내려오겠다 하니 내려오지 않으면 아버지가 죽어버리겠다 하고 형제들도 권해서 시골에 내려왔는데 아버지는 6개월 만에 빚만 남겨 두고 돌아가시고…. 그래서 농사짓느라 고생했던 이야기며 부인과 결혼한 사연이며 슬하에 자녀는 없었지만, 아내와 행복했었다는 얘기도 했다. 부인의 의문사 후 정신을 차릴 수 없어 술과 담배로 세월을 보낸 이야기 등 자신이 살아온 날들을 숨김없이 털어놓았다. 마치 영화의 한 장면 같은 삶을 신부님께 고해성사하듯 어린아이가 엄마한테 자기 잘못을 고백하듯 마음속 말을 다 쏟아내었다.집에 도착하여 이웃 친척 어르신들께 인사를 드리니 “아이고 형○○이가 살아서 왔구나! 감사하기도!” 하시며 어르신들이 형제님의 손을 잡고 기뻐하였다. 집안을 둘러보며 “수녀님 휴가 때 우리 집에 쉬어가시라”며 좋아하시던 모습이 떠오른다.요셉씨는 침대에 앉아 노트에 기도문과 성경을 8권 필사했다. 주일에는 목성동성당에 가서 미사와 첫 고해성사를 보고 행복해하며 “수녀님, 세례받은 이 은혜를 어떻게 보답해야 할지요?” 하길래 “저를 위하여 요셉 형제님이 기도해 주시면 됩니다”라고 하였더니 침대에 꿇어앉으시더니 “하느님, 수녀님 제발 아프지 않게 도와주십시오. 아멘” 하고 기도해 주었다.며칠 후 “요셉님 기도 덕분에 제가 아프지 않은 것 같아요” 했더니 웃으면서 좋아하였다. 기도할 때는 항상 하느님께 먼저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부탁을 하라고 설명했더니 고개를 끄덕였다.가끔 요셉 형제님의 기도 덕분인지 주님께서 나의 건강을 지켜 주신다는 믿음이 든다. 그리고 중요한 어떤 것을 결정하기 위하여 식별 기도를 할 때 종종 요셉 형제님께 도움을 청하기도 한다. 세례의 은총 때문일까, 그는 건강이 호전되어 두 달을 넘겼다. 호스피스 센터에 입원한 지 두 달이 되면 환자 상태에 따라 일단 퇴원을 해야 한다. 이분은 믿음 탓인지 두 번이나 잠시 다른 병원에 입원했다가 와서는 “여기가 내 집 같아요” 하면서 의료원 호스피스 병동을 신뢰하고 편안해 하여 주위 사람들을 모두 놀라게 하였다. 자기보다 늦게 입원한 환우들 대부분이 세상을 떠나는 모습을 보며 자신은 믿음 덕분이라고 하였다.세례를 받은 후에는 죽음이 두렵지 않다며 대부님, 의료진, 봉사자들을 위하여 떠나는 날까지 수시로 두 손 모으고 기도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그 후 몇 차례 주일 미사 참여와 고해성사도 보더니 봉사자들 기도 속에서 병자성사를 받은 후 7월 20일 천국으로 가셨다.어느 날은 하루에 세 분이나 임종하여 눈물로 기도했던 날이 아직도 생생하다. 세 분의 영혼이 하느님 곁으로 나비가 되어 날아오르는 느낌을 받은 그 날, 슬픔에 슬픔이 겹친 하루였지만 모두 편안히 하느님 품으로 돌아갔다고 생각하니 한 편으론 참 감사하고 뿌듯한 마음이었다.호스피스 봉사자 교육을 하기 위하여 의료원 입구에 현수막, 홈페이지, 안동시청 까치 소식, 라디오 등에 공지하였으나 봉사자가 접수되지 않았다. 수간호사님이 걱정하며 도와달라고 해서 안동교구 주보에 공지하였더니 시내 5개 성당에서 금방 봉사자들이 모여 교육을 할 수 있게 되었다.봉사자 몇 분이 종교가 다른 환자분들께 어떻게 기도해야 하느냐고 몇 번씩이나 물었다. 그래서 가톨릭 호스피스 병동 기도문을 구해서 타 종교의 환자를 위한 기도문을 삽입한 ‘병자방문 기도서’를 안동교구청에 부탁드렸더니 사목국에서 발간해 주었다. 개신교 신자들에게는 하느님을 ‘하나님’으로 호칭하여 기도해 드렸더니 좋아하셨다.더운 여름 2018년 8월 초, 40대 후반의 젊은 자매님이 대장암으로 입원하였다. 인사하면서 원하시면 봉사자와 함께 기도해 드리겠다고 했더니 고맙다 하였다. 신앙에 관심이 있다 하여 조금씩 간단한 교리를 설명하여 드렸다. 어느 날 남편이 빵을 사 와서 일회용 접시에 담고 있었다. “왜 빵을 여러 접시에 담으세요?” 물었더니 아내가 빵 먹고 싶다 하여 병실에 계시는 분들과 나누어 먹으려고 담는 중이라고 하여서 마음이 참 따뜻한 분이라고 생각하였다.며칠 후 1인실로 옮겨서 더 부담 없이 교리를 할 수 있어서 좋았다. 계속 남편이 병간호하기에 “직장은 어떻게 하시구요?” 했더니 남은 시간 아내와 함께 있고 싶어 몇 달 휴직을 신청했다고 하였다. 지극정성으로 24시간 병간호하는 모습이 참 대단하다 싶었다. 안타깝게도 자매님은 암세포가 간까지 전이되어 간성혼수로 얼굴과 눈까지 황달이 심했으며 하루가 다르게 상태가 나빠지는 것 같았다. 교리를 설명하기도 죄송해서 간단한 교리 책을 드리며 남편보고 읽어드리라고 했다. 기본 교리를 다 받아들이고 믿으며 세례받고 싶다고 하여 봉사자 중에서 대모를 정한 후 공한영 신부님께 부탁드렸다. 신부님은 8월 24일 임○숙 자매를 베로니카라는 이름으로 세례를 주었고 병자성사도 함께 정성을 다해 주셔서 환자도 기뻐하였다. 신부님도 남편에게 기도문을 옆에서 계속 읽어드리라고 말씀해 주셨다. 서당 개 삼 년이면 풍월 읊는다더니 어느 날 남편이 주모경을 다 외워 놀라기도 하였다. 건강상태가 좀 좋아지는가 싶더니 또 간성혼수가 오고 빈혈이 심해서 수혈을 하고 나면 눈을 뜨고, 또 며칠 지나면 혼수상태가 되고…. 그런 가운데에서도 정말로 아내를 지극정성으로 섬기며 사랑하는 남편 모습에 감동했다.베로니카씨는 항상 봉사자들을 반기며 컨디션이 좋을 때는 말을 잘하였다. 친정어머니 암 투병에 강릉에서 아산병원으로 모시고 다니느라 아이도 유산하게 되었다며 남편한테 무척 미안하다고 하였다. 어머니께서 공기 좋은 시골에 살고 싶어 하셔서 안동 와룡에 집을 짓고 이사를 왔으나, 얼마 후 어머니가 돌아가셨고 친정아버지도 안동에 모셔왔다고 한다.어머니가 떠나신 후 본인이 또 아프게 되었다며 남편한테 정말 미안하다고 했다. 나는 조용히 방문해 편안히 선종하시도록 마음 모아 기도해 드렸다.어느 날 남편이 잠시 급한 볼일을 보러 나간다고 하여 내가 베로니카씨 옆에 두어 시간 함께 있었다. 말기 암의 큰 고통을 영적으로 새로 태어난 기쁨으로 이겨 내려고 애쓰는 모습이 보였다. 열이 나면 입에 얼음을 넣어달라며 남편을 찾다가 통증이 없을 때는 그저 감사하다며 몇 번이고 마음을 표시했다.내가 가정휴가를 떠나게 되었다. 김○동 형제님께 집이 인천인데 혹시나 임종하게 되면 휴가 미루고 내려오겠으니 전화하라고 했다. 3시간 버스로 인천 오빠 집 아파트 입구에 도착하자마자 연락이 왔다. 아침 회진 때 주치의가 오늘을 넘기기 어려우니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했다는 메시지였다. 곧바로 버스표를 바꾸어 안동으로 내려오는 중에 베로니카 자매가 선종하였다는 부고를 들었다. 잠시 기도 후 곧바로 공한영 신부님과 선종 봉사자 회장님과 봉사자들에게 공지하였다. 안동의료원에서 장례 미사를 봉헌하고 베로니카 자매를 교구 봉안 경당에 안치할 때 함께 갈 수 있어서 감사하였다.눈물로 부인을 떠나보낸 남편은 곧바로 교리반에 들어가서 2018년 12월 24일 성탄 밤에 빈첸시오라는 세례명으로 세례를 받았다. 너무 기쁘고, 감사하였다. 그리고 부탁할 때마다 운전 봉사 등 호스피스 봉사를 위해 기쁘게 도와주었다.장인 어르신이 건강이 안 좋아 시내 복주 요양병원에 입원했다고 하였다. 원장님을 찾아뵙고 매주 1회 방문 교리를 하도록 허락받았다. 3개월 동안 간단한 교리 후 어르신이 베드로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2020년 8월 20일 세례 받을 때 정상동 사목회장님과 신자들이 참석하여 함께 축하해 주었다. 빈첸시오 형제님이 장인을 자주 찾아뵙고 보호자로 잘 보살펴 의료진들이 놀랐다는 이야기도 전해 들었다.그뿐만 아니라 빈첸시오 형제님은 제일 친한 고향 친구를 교리 반에 입교 권면하고자 애를 쓰며 나에게도 기도를 부탁했다. 나도 고향 친구분을 만나 천주교에 대하여 간단히 설명하였다. 드디어 마음의 문이 열려 교리를 몇 달 배운 후 코로나 시대라 조용하게 대부님과 빈첸시오와 사목회장님 참석하에 2020년 12월 24일 다미아노 세례명으로 세례받게 되었다.그 후 주일 미사에 종종 빈첸시오 형제와 다미아노 형제가 복사를 서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빈첸시오 형제는 세례 후 곧 레지오에 가입하여 열심히 활동하였다. 두 친구는 안동 정상동성당의 나누고 섬기는 ‘나섬회’에 가입하여 함께 활동하고 있다. 김○동 빈첸시오 형제는 올 12월 초에 사도들의 모후 쁘레시디움 단장으로 선출되기도 하였다.2020년 6월 초 27살 젊은 대학생이 입원하였다. ○○공대 전기과 2학년에 복학을 준비하던 어느 날 다리가 아파서 병원에 갔더니 골반 쪽에 동전만 한 것이 보이니 큰 병원에 가보라 하였다. 대학병원 등 몇 곳에서 검진결과 100만 명에 두세 명 발병하는 희귀종으로 항암치료도 방사선치료도 안 되며 종양 제거술이 치료의 전부라는 진단을 받았다. 그 후 원자력병원에서 종양 수술을 시작으로 6년 동안 총 13번의 수술을 받았다. 더 이상 방안이 없자 2020년 6월 마지막으로 고향 가까운 의료원 호스피스 병동에 입원하게 되었다. 젊은 대학생이 입원하니 봉사자들이 그 대학생의 입원실에 다녀오면 내 자식을 보는 것 같다며 눈물을 훔쳐 정말 마음이 아팠다. 기도해 주고 싶어서 숨죽이고 들어가면 시트로 얼굴을 덮어버려서 속으로만 기도하고 나오게 되었다. 신자가 아닌 어머니도 젊은 아들에 대한 절망감으로 지쳐 봉사자들에게 아들이 기분 좋을 때만 들어오게 하는 등 예민하게 반응했다. 나는 예수님께 그 젊은이가 제발 대세라도 받고 하느님 품으로 들도록 간절히 기도하였다. 기도가 통했는지 어머니께서 아들을 위하여 수녀님이 기도해 주시면 좋겠다고 하였다. 홍○표군 곁에서 눈물을 흘리며 치유자이신 예수님께 통증이 조절되고 마음의 평안을 주도록 간절히 기도하였다. 기도를 마치고 나니 홍군이 “수녀님, 제가 군대에서 이마에 물을 부었어요” 하였다.깜짝 놀라 “세례받으셨어요?” 하고 묻고는 세례명이 무엇이냐고 하니 ㅂ으로 시작하는데 기억이 안 난다고 하며, 전역 후 아프게 되어 성당에 한 번도 못 갔다고 했다. 세례 때 성체를 모셨느냐고 물으니 입에 무엇인가 받아먹었다고 하였다. ㅂ으로 시작되는 베드로 바오로 등을 이야기했으나 아니라고 하였다. 세례 대장을 찾기 위하여 언제 세례받았느냐고 하니 전역하기 전 추울 때라 하여 교구청에 부탁드려서 세례 대장을 찾았다. 비오! 세례 대장을 보여 주니 맞다고 하면서 감사하다고 하였다.호스피스에 봉사해주시는 공한영 신부님께 부탁드려 경건하게 병자성사를 받도록 하였다. 봉사자들이 꽃다발과 루르드 기적수도 가져와서 치유되도록 간절히 기도하였다. 제일 보고 싶은 사람이 누구냐고 물었다. 병자성사 때 오면 좋을 것 같았고 그를 기쁘게 해 주고 싶었기 때문이었다.암 수술 후 아빠가 아들을 위하여 전원주택으로 옮겨 강아지를 키우도록 사 주었는데 늘 그 개(멍이)와 대화하고 함께 산책했다며 그 친구가 제일 보고 싶다고 하였다. 아버지에게 전화해서 멍이 사진을 몇 장 받았다. 호스피스 복지사가 그 사진을 인화해서 비오 곁에 걸어두었더니 무척 좋아했다. 봉사자들의 기도와 축하 속에 홍비오가 신부님 기도를 받을 때 주모경을 줄줄 외워서 더욱 놀라고 감사하였다. 그 후 비오님이 선종 준비를 더 잘하도록 서울 성모병원에서 말기 암이었는데 치유가 되어 사제품을 받으신 윤성규 바오로 신부님께 부탁드려 기도를 받기도 하였다. 또한, 수도 공동체에서도 기도해 주었다. 멍이가 지켜보는 8월 8일 새벽에 홍비오님은 하느님 품에 안기셨다.가족 중에 신자가 없었지만, 부모님은 비오가 하늘나라를 미리 준비했다며 대견해 했다. 비오를 위하여 장례 미사를 봉헌했고 봉사자들이 많이 참석하여 비오 부모님이 많은 위로가 되었을 것이다. 고향에 선산이 있지만, 부모님이 원하여 천주교 안동교구 봉안 경당에 안치했다. 기도해 주어 감사하다고 했다.그해 가을 봉사자와 함께 군위에 사는 비오님 어머니를 방문했다. 아들 잃은 아픔을 함께 나누며 담소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어머니는 무척 반가워하시며 봉사자들을 위하여 약밥을 준비해 주었다. 잘 꾸며진 정원에 곱게 핀 코스모스와 멍이를 보니 비오를 더욱 생각나게 하여 콧잔등이 시큰하였다.떠나는 모습은 사람마다 달랐다. 의연하게 죽음을 맞이하는 분, 죽는 것이 억울해 고함치시는 분, 늦게나마 세례와 병자성사를 받고 편안하게 가시는 분, 오랜 냉담 후 호스피스 병동에서 고해성사를 보고 삶을 정리한 후 가볍게 죽음을 잘 맞이하시는 분도 있지만, 가족과 가슴 깊이 맺힌 응어리를 끝내 풀지 못하고 상처를 안고 가거나, 주고 가는 분 등 여러 모습을 지켜보았다. 부활을 희망하면서 모두 언젠가 우리에게 다가올 죽음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스승처럼 깨달음을 주고 갔다.어느 날 의료원 이윤식 원장님(개신교)께서 두봉 주교님을 초청할 수 있느냐고 물으셨다. 코로나 전담 병원이 된 후 호스피스 환자와 코로나 환자는 물론 지쳐가는 직원들을 위하여 축복의 기도를 드리고 싶다고 했다. 두봉 주교님께 부탁드렸더니 92세의 연세에도 흔쾌히 허락하셨다. 2020년 10월 30일 두봉 주교님께서 호스피스 환우들과 코로나 병동을 순회하시며 환우들과 직원들을 위하여 간절한 기도를 해 주시고 위로와 축복의 말씀을 해 주셨다. 그 후 코로나 확산으로 현재까지 호스피스 봉사가 중단되었다. 떠나시는 분들이 편안히 눈감을 수 있도록 따뜻하게 손잡고 기도해 주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가정에서나 병원에서 호스피스 의미를 알고 죽음을 잘 준비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 좋겠다. 안동교구에는 병원전담 사목부가 없기에, 그동안 환자에 따라서 어느 성당의 신부님이시든 급하게 부탁드려도 달려와 주신 신부님들이 참 고마웠다.잘 사는 것이 잘 죽는 것임을 체험하게 해 준 호스피스 봉사를 새롭게 떠올리며 부활이며 생명이신 하느님께 깊이 감사드린다. cpbc2022.02.23

메마른 땅 광야에서 만난 하느님[미카엘의 순례일기] (9)4일간 머문 광야 재의 수요일을 지나, 사순절이 시작되었습니다. 40일간 주님의 수난과 죽음에 동참하고, 영광스러운 부활을 준비하는 시기 말이지요. 교회 안에서 ‘40’은 거룩하고 완전한 숫자 중 하나입니다. 40일간의 홍수, 광야에서의 40년, 십계명을 받기 전 40일, 다윗과 솔로몬의 통치기간 40년, 세례를 받고 광야에서 기도하셨던 주님의 40일, 그리고 주님께서 부활하신 뒤 승천하실 때까지의 40일…. 이러한 의미를 기념하며 교회는 사순절을 제정했고, 초대 교회 때부터 신자들은 이 기간에 단식, 기도, 고독을 실천했습니다. 덕분에 매년 이맘때면 이스라엘에는 순례자들이 가득 모여듭니다. 베들레헴에서 예루살렘까지, 주님의 발걸음이 남은 곳에는 어김없이 그들의 기도가 쌓여갑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광야는 수많은 순례자에게 잊을 수 없는 장소로 꼽히곤 합니다.사실 이스라엘은 영 볼거리가 없는 나라입니다. 점령 지역을 다 합쳐도 우리나라의 1/3밖에 되지 않는 데다가, 그조차도 절반 이상이 사막과 광야로 이루어져 경작이 불가능합니다. 나머지 절반도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금수강산에 비하면 초라할 따름이지요. 유럽처럼 아름답고 웅장한 성당들을 상상하거나, 갈릴래아 호수의 눈부신 절경을 기대한다면 크게 실망해 돌아갈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곳에는 없고 오직 이스라엘에만 있는 것, 그것을 단 하나만 꼽아야 한다면, 아마도 ‘광야’일 것입니다. 그런데 대체 이 ‘광야’란 무엇일까요?성경 안에서 그토록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이 광야라는 장소는 동북아시아의 한반도에서 나고 자란 우리에게는 낯선 개념입니다. 흔히 사막과 혼동하기도 하는데, 둘은 전혀 다릅니다. 비록 사람이 살거나 농사를 지을 수는 없는 척박한 환경이지만 드물게 물이 흐르는 계곡도 있고, 날카롭게 조각난 돌밭 사이로 자라는 풀을 뜯어 먹는 양떼를 볼 수도 있지요. 한때 수백 개의 수도원이 그곳에 세워졌으며, 그중 일부는 아직도 남아있습니다. 이렇듯 광야는 결코 완전한 절망이 아닙니다. 오히려 작지만 소중한 희망에 가깝습니다. 성경 속의 ‘광야’도 실은 이와 같습니다. 구약 성경에서 광야는 씨를 뿌리지 못하는 메마른 땅으로 악귀와 맹수의 위험에 노출된 광활한 공간이자, 풍요의 상징인 에덴동산과 대조를 이루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스라엘 백성은 광야를 떠돌고 나서야 하느님을 만날 수 있었고, 예수님께서도 공생활을 준비하기 위해 광야를 선택하셨습니다. 다시 말해 광야는 우리를 정화(준비)시켜, 하느님의 참사랑과 구원의 의지를 몸소 체험하게 만드는 장소라고 볼 수도 있는 것입니다.한 번은 광야에서 4일을 지내고 싶다는 순례단의 요청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일정상 그곳에 오래 머무는 경우가 드문 일입니다. 아침 식사를 하고 저녁에 숙소로 돌아올 때까지 광야에서만 시간을 보내기로 했지요. 첫날 오전에는 들뜬 마음으로 산책하듯 사진도 찍고 담소도 나누었습니다. 하지만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끝없이 펼쳐지는 똑같은 풍경에 사진은 의미가 없어졌고, 입을 뗄 기력도 없어 조각난 돌들이 신발 밑창에 부딪히는 소리를 제외하고는 어떤 것도 들리지 않았습니다.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는 미사 시간조차 너무나 길게 느껴졌습니다. 그렇게 4일을 고행처럼 보내고, 늦은 밤 순례단이 호텔 구석에 모였습니다. 모두 입을 모아 피곤을 토로했습니다. 솔직히 숙소에서 쉬고 싶었는데 차마 말을 못했다는 분도 있었습니다. 핸드폰이 무거워 던질 뻔했다는 분도 계셨습니다.(광야를 걷다 보면 정말 육신을 제외한 모든 것이, 어쩌면 육신까지도 거추장스럽게 느껴지곤 하니 마냥 웃을 일만은 아닙니다) 그렇게 모두 육체와 정신의 피로를 호소하던 도중, 연세가 가장 많으셨던 자매님께서 말씀하신 한마디가 저의 기억에 오래 남았습니다.“광야에서는 평생 제가 소중히 여겼던 이 세상의 어떤 것도 가치가 없었어요. 오직 하느님만이 저의 기댈 곳이었고, 희망이었지요. 그런 기분은 처음이었답니다.”성경 속 광야에도, 이스라엘의 광야에도 분명 위험과 죽음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비단 광야에서만 그런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일상을 보내는 지금 여기, 세속의 온갖 유혹과 죽음의 공포를 맞닥뜨리며 살아가는 하루하루는 광야의 고행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광야에서 사는 이스라엘 백성이며, 그래서 쉼 없이 하느님을 찾아야 합니다. 죽음의 광야에서 살 것인지, 생명의 광야에서 살 것인지는 오직 우리 자신에게 달려있을 뿐입니다. 김원창(미카엘, 가톨릭 성지순례 전문가) 평화신문2021.03.03
![[서종빈 평화칼럼] 삶과 죽음은 하나입니다](//cpbc.co.kr/CMS/newspaper/2021/11/rc/812558_1.1_titleImage_1.jpg)
[서종빈 평화칼럼] 삶과 죽음은 하나입니다서종빈 대건 안드레아(보도국장) 2년 가까이 계속되고 있는 코로나19 팬데믹 시대에 세상을 떠난 이들의 영혼을 기억하고 기도하는 위령 성월을 맞았다. 우리 속담에 “저승이 멀다더니 대문 밖이 저승”이라는 말이 있다. 거리 두기와 격리가 일상화된 지금, 말 그대로 대문 밖이 저승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꼭 전염병이 아니더라도 죽음은 어느 순간 느닷없이 우리 곁에 다가온다. 삶과 죽음의 거리는 가까워졌지만, 아직도 죽지 않고 부귀와 영화만을 누리려고 사력을 다한다. 재력과 권력이 죽음을 유예시킬 수는 없다. 부동산과 주식 투자의 광풍이 점점 거세지고 대선을 앞두고 치열한 권력 다툼과 경쟁이 일어나고 있지만 죽음 앞에선 모두가 사상누각이요, 풍전등화이다. 장생불사를 꿈꾸며 불로초를 찾던 진시황도 결국은 수레를 타고 전국을 순행하던 중 부패한 시신으로 생을 마감하지 않았던가?삶과 죽음은 나누어지지 않고 하나로 연결돼 있다. 이승에서의 슬픔과 고통이 용서와 사랑으로 정화되면 그 영혼은 저승에서 구원되고 영롱하게 빛난다. 반대로 이승에서 욕망과 탐욕으로 타인을 짓밟고 그 결과로 부귀영화만을 누렸다면 저승에서 그 영혼은 헐벗고 버림받고 가난하게 될 것이다. 이승에서의 삶의 궤적이 저승의 삶을 예고하고 보장받는다. 하느님의 은총은 거저 주어지지 않는다.그렇다면 어떤 죽음이 가치 있는 죽음이고 어떻게 죽어야 삶을 아름답게 완성하는 것일까? 대구대교구 성직자 묘지 입구 빨간색 벽돌 기둥에는 이런 라틴어 경구가 새겨져 있다. “호디에 미히, 크라스 티비(Hodie mihi, Cras tibi)”, “오늘은 나에게, 내일은 너에게”란 뜻이다. “오늘은 나에게 죽음이 찾아왔지만, 내일은 너에게 찾아올 수 있다, 그러니 준비하라”는 의미이다.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죽는다는 사실을 기억하라’는 뜻의 라틴어이다. 이승의 삶에 교만하거나 자만하지 말고 겸손하라는 의미이다. 그동안 우리는 죽음에 대해 불결하고 부정한 것, 가까이하고 싶지 않은 것으로 애써 외면하고 마치 나에겐 죽음의 내일이 오지 않을 것처럼 착각하며 살아왔다.10년 전 10월 하늘나라로 떠난 애플사 창업주 스티브 잡스는 죽음의 그림자를 느끼던 2005년 스탠퍼드 대학 졸업식 축사에서 이렇게 말했다. “곧 죽을 것이라는 생각은 제가 인생의 큰 결정들을 내리는 데 가장 중요한 도구였습니다. 외부의 기대들, 자부심, 좌절과 실패의 두려움, 그런 것들은 죽음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니었습니다. 여러분의 시간은 한정돼 있습니다. 시간을 허비하지 마십시오. 당신의 마음과 직관을 따라가는 용기를 가지십시오.”이승을 마감하고 죽음으로 가는 저승, 하늘나라에도 내일은 있고 꽃은 피고 지고 곱게 물든 단풍과 퇴색한 낙엽은 나뒹굴 것이다. 이승에서 온전히 생명을 나누고 자연과 하나 되는 죽음을 기억하고 준비하는 것! 이는 나를 사랑하는 것이고 나와 다음 세대가 가야 할 길이다. 성경 창세기에 이런 말씀이 있다. “너는 흙에서 나왔으니 흙으로 돌아갈 때까지 얼굴에 땀을 흘려야 양식을 먹을 수 있으리라. 너는 먼지이니 먼지로 돌아가리라.”(창세 3,19)위령 성월을 맞아 나 스스로 이런 질문을 던져본다. “하늘나라에서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이고 어떻게 준비할래?” “네, 연옥 방송국이나 천국 방송국의 기자로 하늘나라를 취재해 이승에 뉴스를 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준비는 하느님의 면접을 통과하기 위해 이승에서 하느님 보시기에 흡족한 기자로 열심히 천상의 양식을 보도하겠습니다.” 이승에서 수행하고 있는 소명, 저승에서도 이루어지길…. 겸손되이 다짐하고 노력할 뿐이다. cpbc2021.11.03

슈워제네거, 미국 의회 난입 사태 비판영화 ‘터미네이터’ 주연, 신앙 고백하며 타인 섬기는 자세 강조 SNS 동영상을 통해 미국 의사당 난입 사태를 비판하는 ‘터미네이터’ 아놀드 슈워제네거. 영화 ‘터미네이터’ 주연 배우이자 미국 캘리포니아 주지사를 지낸 아놀드 슈워제네거가 자신의 가톨릭 신앙을 고백하면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의 의회 난동을 비판해 눈길을 끈다. 슈워제네거는 10일 트위터 영상 메시지를 통해 “선출직 공직자는 군림하려 들면 안 되고, 국민을 섬기는 공복(公僕)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이 주장과 관련된 성경 구절과 자신의 신앙에 대해 언급했다. “나는 가톨릭 환경에서 자라고, 가톨릭 학교에 다녔다. 성경과 교리도 배웠다. 오늘의 상황(의회 난입 사태에 따른 사회적 충격)과 관련해 그때 배운 성경 한 구절이 떠오른다. ‘공복의 마음’, 높은 사람이 되려면 자신이 아니라 타인을 섬겨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 공직자들에게 꼭 필요한 것이 공복의 자세다.”그가 성경 구절을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으나 “너희는 그래서는 안 된다. 너희 가운데에서 높은 사람이 되려는 이는 너희를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마태 20,26)로 추정된다. 이 말씀은 예수 그리스도가 예루살렘에 입성하기 직전 제자들에게 전해준 가르침이다. 예수는 제베대오의 두 아들의 어머니가 자식들의 출세를 청탁하는 것을 물리치고 나서 제자들을 불러 말했다.“너희도 알다시피 다른 민족들의 통치자들은 백성 위에 군림하고, 고관들은 백성에게 세도를 부린다. … 또한 너희 가운데에서 첫째가 되려는 이는 너희의 종이 되어야 한다.”(마태 20,25-27)슈워제네거의 세례명은 알로이시오다. 1947년 오스트리아에서 태어난 그는 군 복무를 마치고 미국으로 건너가 ‘아메리칸 드림’을 이뤘다. 정치적 성향은 중도 우파 공화당원이다. 그럼에도 그는 이번 의회 폭동을 독일 나치의 만행인 ‘수정의 밤’(Kristallnacht) 사건에 빗대 비판했다. 그는 “나치와 ‘프라우드 보이스’(Proud Boys, 백인우월주의 극우단체)는 다를 게 없다”며 의회 폭동이 발생한 6일을 ‘미국판 수정의 밤’이라고 칭했다. 수정의 밤은 1938년 나치 돌격대와 독일인들이 유다인 상점과 회당을 공격해 초토화시킨 사건이다. 그날 밤 유다인 상점의 깨진 유리 파편이 길바닥에서 수정처럼 반짝였다고 해서 ‘깨진 유리의 밤’이라고도 불린다. 역사는 이 사건을 나치의 유다인 600만 명 학살의 시발점으로 평가한다. 슈워제네거는 “폭도들은 의사당 유리창만 깨뜨린 것이 아니라 우리가 당연시하는 신념까지 산산조각냈다. 그들은 미국 민주주의 전당뿐 아니라 미국 건국의 원칙까지 짓밟았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을 “역대 최악의 대통령으로 남을 실패한 리더”라고 비난했다. 슈워제네거는 이어 미국 최초의 가톨릭 대통령인 존 F. 케네디가 쓴 「용기 있는 사람들」을 언급했다. 이 책은 당리당략을 떠나 자신이 옳다고 믿는 정치 이념을 용기 있게 실천한 미국 정치가 8명의 업적을 기술한 것이다. “공화당원, 민주당원을 떠나 미국인으로서 이 비극을 치유해야 한다. 어느 당을 지지하는 건 중요하지 않다. 나와 함께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에게 외치자. ‘우리의 대통령으로서 대성공을 거두길 바랍니다. 당신이 우리와 함께 가려 하듯 우리도 마음을 다해 당신을 지지하겠습니다.’” 김원철 기자 wckim@cpbc.co.kr 평화신문2021.01.19

여성 신자, 정책 결정에 참여 원한다의정부평협 여성분과, 여성 신자에 관한 실태 및 의식 조사 의정부교구 여성 신자들은 본당과 교구 안에서 정책 결정에 참여하고 리더 역할을 하는 데 바탕이 되는 교육과 양성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교구 평신도사도직협의회 여성분과가 실시한 ‘2021년 의정부교구 여성 신자에 관한 실태 및 의식 조사’에 따르면 교구 여성 신자들은 여성분과가 ‘여성 평신도 지도자 양성을 위한 교육과 프로그램을 제공’(49.4%)하고 ‘여성 신자들이 교회 내 의사결정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43.8%)하며, 억압받고 소외된 여성들을 지원하고 연대하는 활동(40.4%)을 해 나가기를 바랐다. 평협 여성분과에서 우선 추진하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교육으로는 ‘여성 신자를 위한 기초 교리, 성경 이해 등 기본 신앙 교육’(45.5%)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여성 신자 리더십, 관계성 훈련’(29.9%), ‘여성들의 생태적 삶을 위한 생태 영성과 환경실천 교육’(27.0%) 순이었다. 여성들의 교회 활동 증진을 위해 무엇이 먼저 변해야 하는지를 묻는 문항에는 ‘사제와 신자 사이의 의사소통 기능 강화’(37.6%), ‘사제들의 권위적 태도와 가부장적 의식 변화’(36.9%)라고 답한 신자들이 많았다. 교회 안에서 다양한 직분을 맡는 여성이 늘어나는 것에 대해서는 대체로 동의한다는 긍정 비율이 70~80%로 높게 나타났다. 교회 내에서 여성 신자들이 활동하는 데 느끼는 어려움으로는 ‘전업주부를 주요 대상으로 진행되는 신앙활동’(40.4%)이라고 가장 많이 답했다. 이어 ‘주방일, 보조적 역할 등 고정된 성 역할 요구’(33.6%), ‘가부장적 남성 위주의 교회 문화와 정서’(25.2%) 순이었다. 조사 결과는 11월 20일 교구 여성분과가 온라인으로 주최한 세미나에서 발표됐다. 교구 여성분과는 2019년 교구에 평신도사도직협회가 출범하고 산하 분과로 활동을 시작하면서, 여성분과의 역할과 활동 방향을 정립하기 위해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우리신학연구소 주관으로 이뤄진 설문 조사는 9월 23~10월 6일 2주간 온라인을 통해 진행됐으며 분석 결과는 설문에 참여한 여성 신자 1940명의 응답을 바탕으로 했다. 응답자의 연령대 비율은 60대가 36.8%로 가장 많았고, 50대가 31.7%를 차지했다. 20~30대 응답자는 6.5%에 그쳐 조사 결과가 교구 내 여성 전체를 대표하기보다는 현재 교회에서 열심히 활동하는 50~60대의 주된 의견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됐다. 20~30대 여성 신자의 관심과 참여를 끌어내는 것이 숙제로 남았다.이와 함께 20~30대, 40~50대, 60대 이상 여성 신자가 처한 현실과 생각하는 바가 다르다는 점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20~30대 여성 신자는 성 평등 인식을 강하게 드러내며 교회 문화에 비판적이었다. 40~50대는 낀 세대로서 사회와 교회 안에서 부담감과 피로감을 느끼고 있었다. 60대 이상은 교회 전통 가르침이나 여성관 모두 기존 인식에 익숙해 성 평등 문화에 대한 관심이 낮았다. 우리신학연구소는 이번 설문조사를 △2013 천주교 의정부교구 신자들의 신앙의식과 신앙생활 △여성 신자들의 건강한 신앙생활을 위한 설문 △가톨릭 신자의 종교의식과 신앙생활 △2020년 가족실태조사 결과와도 비교하며 “의정부교구 여성 신자의 세대 차이는 사회적 수준이나 한국천주교회 상황보다도 세대별 격차가 더 두드러지게 드러난 편”이라고 분석했다. 이미영(발비나) 소장은 “의정부교구 젊은 여성 세대는 사회적 수준보다 더 진보적 의식이 강하고, 고령층 여성은 전통적 인식이 두드러진다”면서 “교회 안에서 ‘여성 신자’라고 할 때 떠오르고 기대하는 봉사하는 가정주부 이미지 외에 다양한 역할과 활동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가는 것이 평협 여성분과에 주어진 과제”라고 말했다. 교구 여성분과 이희(루시아) 분과장은 “교회 공동체 안에서 시급히 요청되는 다양한 기대와 신앙적 갈망에 대한 목소리를 듣게 돼 의미있었다”면서 “교회 구성원이지만 신앙적 성장의 기회와 돌봄에서 소외됐던 여성 신자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교구 선교사목국장 이재화 신부는 “교회 안에서 여성의 위상과 역할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교구 여성분과는 교회 내 활동만이 아니라 지역사회와 연대하는 방안을 찾고, 우리 사회가 고민하는 여성 문제를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하는 데 힘써달라”고 제안했다.박수정 기자 catherine@cpbc.co.kr cpbc2021.12.01
‘진정한 쉼’을 위한 안내서 내 안의 휴식처 자카리아스 하이에스 지음ㆍ황미하 옮김 / 바오로딸진정한 휴식처는 온전히 쉴 수 있고, 사랑으로 환대받고 받아들여지는 장소다.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자주 이동하며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무너지지 않는 휴식처가 있을까? 성 베네딕도회 뮌스터슈바르작수도원 소속 사제로, 종교 교사로 활동하고 있는 자카리아스 하이에스 신부가 휴식처를 갈망하는 이들에게 휴식처로 나아가는 구체적이고 다양한 방법을 제시한 책이다. 저자는 자신 안에서 휴식처를 발견한 성인들의 삶을 살펴본다. 성경 속 인물 아브라함과 모세, 예수와 더불어 누르시아의 성 베네딕토와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 성 니콜라오 데 플뤼에 등을 소개한다. 이들은 자신의 고유한 삶의 방식과 태도로 시련을 겪지만, 자기 안의 휴식처를 발견하고 삶에서 자유와 온유, 겸손과 사랑을 체험한다. 2장에서는 ‘침묵하기’ ‘의식하며 숨쉬기’ ‘맨발로 걷기’ 등 온전한 휴식처를 발견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 결국 자신의 몸과 영혼을 잘 돌보는 것 안에 진정한 쉼이 있고, 그 몸 안에 현존하시는 하느님을 만나도록 일깨운다. 하이에스 신부는 “우리가 자기 자신 안에서 집처럼 편안히 있으려면 하느님의 자애로운 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래야 자기 자신에 대해, 자신의 그림자, 과오, 거듭되는 실수에도 절망하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이지혜 기자 평화신문2021.05.19

인천교구 설정 60주년 맞이, 소공동체 모임 나눔 교재 발간 미래사목연구소(소장 김상인 신부)는 인천교구 설정 60주년을 맞아 소공동체(구역ㆍ반) 모임에서 사용할 나눔 교재 「주님은 나의 빛, 나의 구원(시편 27,1)」을 펴냈다. 소공동체 지도자와 반원이 나눔을 통해 삶 안에서 우리와 언제나 함께 걸어오신 하느님을 만나고, 함께 성장해 건강한 신앙관을 가지도록 돕기 위해서다. 본 교재는 미래사목연구소가 20년간 발간한 소공동체 교재 「나의 신앙 우리 공동체」를 토대로 가톨릭교회 교리서 순서에 따라 집필됐다. 내용은 총 10과로 구성됐다. △신앙의 텃밭 △올바른 믿음 △나의 삶 속 신앙고백 △창조질서와 원축복 △파스카, 하느님의 이끄심과 소명 △참행복의 의미 △나의 은사는? △인류의 빛인 가톨릭교회 △전하지 않을 수 없는 기쁜 소식 △감사하며 기억해야 할 것들이다. 각 과는 교리의 단순한 나열이 아닌 다양한 시각 자료와 성경 말씀, 교회 문헌 등을 읽고 스스로 생각하고 나눌 수 있도록 짜여있다. 먼저 자신의 삶을 성찰하고 나누는 ‘예비 나눔’, 가톨릭교회 교리와 성경 말씀을 통해 하느님이 어떤 분이신지 성찰하고 나누는 ‘본 나눔’, 교리학습과 나눔을 통해 얻은 것을 마음에 새겨 살아가기를 다짐하는 ‘갈무리하기’로 이뤄졌다. 또한, 각 과 끝에는 인천감목대리구 대목구 승격과 인천가톨릭대학교 설립, 성모당 봉헌 미사 등 교구 60년사 주요 장면을 부록으로 실었다. 미래사목연구소는 코로나19로 인해 소공동체 모임이 어려운 상황을 고려해 교재를 이용한 비대면 교육이 가능하도록 유튜브 영상 강의를 제공한다. 영상에는 성찰에 도움이 되도록 나눔 주제에 맞는 예시를 넣었다. 강의는 2월부터 매달 1과씩 ‘미래사목연구소’ 채널에 올라올 계획이다. 미래사목연구소 측은 “교재를 통해 인천교구 신자만이 아니라 전국 많은 신자가 삶 안에서 언제나 함께 하시는 ‘임마누엘’ 하느님의 은총을 풍성히 받아 누리기를 기도한다”며 “일련의 과정을 통해 얻은 보물을 잘 간직하고, 그 보물을 가진 기쁨에 찬 신앙인은 풍랑이 밀려들어도 흔들리지 않는 굳건한 신앙생활을 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님은 나의 빛, 나의 구원(시편 27,1)」은 지도자용ㆍ반원용 두 가지로 출간됐다. 가격은 각각 7000원ㆍ5000원. 이학주 기자 goldenmouth@cpbc.co.kr 평화신문2021.03.24
![[떠나자! 파울리타 수녀의 유익한 교리여행] (50) 여행지: 가상 칠언(架上七言)](//cpbc.co.kr/CMS/newspaper/2022/03/rc/821201_1.2_titleImage_1.jpg)
[떠나자! 파울리타 수녀의 유익한 교리여행] (50) 여행지: 가상 칠언(架上七言)마리 파울리타 수녀 (노틀담 수녀회 교리교재 연구소) 예수님 생애에 관한 기록인 복음서는 복음사가의 의도에 따라 다르게 서술되어 나옵니다. 네 복음서를 종합해 보면 예수님께서 십자가 위에서 돌아가실 때 남기신 말씀은 모두 일곱 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이 말씀을 ‘가상 칠언’(架上七言)이라고 합니다. 이 말씀은 사람이 죽기 전에 남기는 유언(遺言)에 해당하기에, 그 사람의 진정성을 대변하는 말이며, 평소의 사상이나 이념이 담겨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살아남아 있는 이들에 대한 부탁의 말씀도 담고 있습니다. 사순 제5주일을 맞이하여 예수님의 이 일곱 말씀을 알아보고, 이를 묵상하며 마음에 새기면서 주님과 일치하는 은총의 시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럼 ‘가상 칠언’으로 퀴즈 여행을 떠나볼까요?퀴즈여행 ‘가상 칠언’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나요?1. 아버지, 저들을 □□해 주십시오. 저들은 자기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모릅니다.(루카 23,34) 2. 너는 오늘 나와 함께 □□에 있을 것이다.(루카 23,43)3. 여인이시여, 이 사람이 어머니의 □□입니다. 이분이 네 □□□이시다.(요한 19,26-27) 4.저의 □□□, 어찌하여 저를 버리셨습니까?(마태 27,46; 마르 15,34) 5. □마르다.(요한 19,28) 6. □ 이루어졌다.(요한 19,30) 7. 제 영을 □□□ 손에 맡깁니다.(루카 23,46) (정답은 ‘가이드 설명’에서 확인하십시오) 가이드 설명1. 용서의 극치 예수님께서는 두 죄수와 함께 골고타 언덕으로 끌려와서 십자가에 못 박히셨습니다. 그때에 예수님께서는 “아버지, 저들을 용서해 주십시오. 저들은 자기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모릅니다”(루카 23,34)라고 기도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사람들을 가르치셨을 때 “원수를 사랑하여라. 그리고 너희를 박해하는 자들을 위하여 기도하여라”(마태 5,44)고 하셨으며, 베드로가 몇 번이나 형제의 죄를 용서해 주어야 하는지 물었을 때, “일곱 번이 아니라 일흔일곱 번까지라도 용서해야 한다”(마태 18,22)고 말씀하셨지요. 당신은 십자가에 못 박히시면서 인간이 겪는 극도의 배반감과 고통 중에서도 이 말씀을 실천하십니다. 2. 천국을 훔친 우도 예수님과 함께 두 죄수도 십자가 위에 매달리게 되었습니다. 죄수 하나는 예수님을 조롱하며 모독하였지만, 다른 하나는 그를 꾸짖으며, 자신의 죄를 회개하고 “예수님, 당신 나라에 들어가실 때 저를 기억해 주십시오”(루카 23,42)라고 예수님에 대한 신앙을 고백하였지요. 이에 예수님은 “너는 오늘 나와 함께 낙원에 있을 것이다”(루카 23,43)라고 응답하십니다. 즉 이 죄수는 첫 사람의 원죄로 인해 닫힌 천국(하느님 나라)의 문을 예수님과 함께 처음으로 들어간 행운을 얻었지요. 이 우도(右盜)가 성 디스마(또는 성 라트로)로, 축일은 3월 25일입니다. 3. 교회의 어머니 성모 마리아 예수님의 십자가 곁에는 그분의 어머니 마리아와 예수님을 따르던 몇 명의 여인들과 제자 요한이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어머니에게 “여인이시여, 이 사람이 어머니의 아들입니다”라고, 이어서 그 제자에게 “이분이 네 어머니시다”(요한 19,26-27)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마리아를 요한의 어머니로 주셨는데, 이때 요한은 예수님께서 사랑하신 제자들을 대표하는 이였기에, 마리아는 예수님의 어머니만이 아닌 교회의 어머니가 되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 어머니를 우리에게 주셨기에, 우리가 마리아를 우리의 어머니로 공경하는 것이 예수님의 뜻이지요. 4. 참 인간이신 예수님 예수님께서는 고통 중에 “엘리 엘리 레마 사박타니?” 하고 부르짖었습니다. 이 언어는 예수님께서 평소에 사용하시는 아람어인데, “저의 하느님, 저의 하느님 어찌하여 저를 버리셨습니까?”라는 뜻이지요.(마태 27,46) 이 말씀은 구약(시편 22,2)을 인용한 것인데, 사랑하는 제자들로부터의 배신뿐 아니라, 사랑하는 성부에게 배척받는 비통의 울부짖음이자 절망의 절규입니다. 성부께서는 성자가 완전한 자유 의지로 구원 사업에 참여하기를 바라셨기에 철저한 고독을 허락하셨지요. 그리고 예수님의 이런 절규는 성부께 대한 완전한 신뢰 및 확고부동한 신앙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5. 사랑에 목마르신 예수님 예수님께서는 이미 모든 일이 다 이루어졌음을 아셨기에, 성경 말씀(시편 69,22; 22,16)이 이루어지게 하시려고, “목마르다” 하고 말씀하셨습니다.(요한 19,28) 이는 예수님의 육신의 목마름을 넘어 우리 영혼의 구원을 위해 갈증을 느끼시는 예수님의 영적인 목마름을 말합니다. 예수님은 지금까지 받으신 수난과 고통으로 인류에 대한 당신 사랑을 보여주고 계시지만, 아직 우리 인간에 대한 사랑은 한계를 모르시지요. 당신의 이런 목마름으로 예수님께서는 사마리아의 우물가에서 만난 여인에게 영원히 목마르지 않을 생수를 주시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요한 4,14)6. 구속의 완성 목마르신 예수님께서는 신포도주를 드신 다음에, “다 이루어졌다” 하고 말씀하셨습니다.(요한 19,30) 예수님의 강생으로 지상에 시작된 인간 구원 사업이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으로 완성되었다는 뜻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천지 창조 때부터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셨지만, 첫 사람의 죄(교만)로 우리는 그것을 잃어버렸지요. 하지만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외아들을 내주시어,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셨습니다.”(요한 3,16) 예수님의 십자가상 희생으로 우리가 죄와 죽음에서 해방되어 영원한 생명으로 넘어가는 파스카 신비가 이루어졌습니다. 구약의 파스카가 신약의 파스카로서 완성되었습니다. 7. 성부께 대한 완전한 신뢰 마지막으로 예수님께서는 “아버지, 제 영을 아버지 손에 맡깁니다”라고 시편 말씀(31,6)으로 기도하신 후 숨을 거두셨습니다.(루카 23,46) 성부에게서 나온 성자 예수님은 성부 하느님에게 자신의 영혼을 맡기며 성부께로 돌아가십니다. 예수님은 죽음의 마지막 순간만이 아니라, 처음부터 아버지와 일치하며 아버지께 의탁하는 삶을 사셨지요. 우리 또한 성부 하느님으로부터 났으며, 우리가 돌아가야 할 곳도 성부 하느님 품임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여행옵션 : 겟세마니대성당(이스라엘)최후의 만찬을 마치신 예수님께서는 제자들과 함께 겟세마니로 기도하러 가셨다. 겟세마니 동산은 구 예루살렘의 키드론 골짜기 건너편(요한 18,1), 올리브산 서쪽 아래 베타니아쪽 길가에 위치한다. 이곳에서 예수님께서는 공포와 번민에 싸여 밤새워 성부께 기도하셨다.(마태 26,36-46; 마르 14,32-42) 이곳에 겟세마니대성당이 건축되었는데(1924년), 예루살렘의 성당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성당이다. ‘주님의 고뇌 기념 성당’ 또는 여러 나라에서 기금을 모아서 지었다고 해서 ‘모든 민족의 성당’이라고 한다. 제대 앞에 놓인 큰 바위는 예수님께서 엎드려 기도하신 바위를 상징하고 있다. 여행 기념품정원에는 아주 오래된 여덟 그루의 올리브 나무가 있는데, 2000년 이상이나 되었다고 한다. 이 나무들은 예수님이 피땀 흘리며 기도하신 장면을 기억할지 모른다. 이곳은 유다의 배반으로 예수님이 체포되신 장소이기도 하다.예수님께서 우리 인간을 위해 모든 것을 헌신하시고 아낌없이 당신 자신을 우리에게 내어주셨습니다. 인간 구원을 위한 당신 사명을 위해 3년이 채 안 되는 공생활을 활활 불사르며 사셨지요. 가상 칠언(예수님께서 십자가 위에서 돌아가시기 전에 남기신 마지막 일곱 말씀) 중 가장 마음에 와 닿은 말씀은 무엇인가요? 현재 나의 삶의 현장에서 어떻게 그 말씀을 살아갈 수 있을까요?마리 파울리타 수녀 (노틀담 수녀회 교리교재 연구소) cpbc2022.03.30

재소자들 돌본 30년...내 영혼 일깨운 시간사순에 만난 사람 (3) 재소자들 위해 30년 봉사한 박영희씨 박영희씨. 한 사람의 30년 인생을 만났다. 비바람이 몰아치고 크고 작은 파도를 넘어야 할 때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기쁨과 행복을 동력으로 삼아 거친 바다를 헤쳐나갔다. 재소자들을 위해 30년을 살아온 박영희(젬마, 72, 전주교구 송천동본당)씨 이야기다. 30년의 인생을 만나기에 3시간이라는 시간은 턱없이 부족했다. 하지만 그는 30년을 3시간 안에 차곡차곡 담아냈다. 사순 제5주일, 30년간 ‘선한 일’을 해 온 박영희씨를 소개한다. 부드러움 속에 공존하는 강인함박영희씨를 만나러 전북 전주에 있는 그의 집을 찾아갔다. “안녕하세요. 어서 오세요. 오시느라 고생하셨어요.” 현관 문앞에 나와 반갑게 기자를 맞아주는 박씨. 그의 얼굴에서 보이는 미소는 부드러우면서도 왠지 모를 강인함이 느껴졌다. 박씨를 따라 집 안으로 들어갔다. 집안 곳곳에 놓인 성물, 거실 한 편에 마련된 작은 책상 위에 올려놓은 성경, 묵주, 초는 그의 일상이 어떤지, 또 그의 신앙생활은 어떤지 말해주고 있었다. “오신다고 해서 자료들을 좀 찾아놨어요.” 박씨가 종교위원 위촉장, 재소자들과 주고받은 편지들을 두 손 가득 들고 왔다. “육체적으로 운동하지 않으면 육체가 무너지듯이 영혼도 그렇다고 생각해요. 영혼도 운동하지 않으면 잠들어버리거든요. 저는 교도소가 저를 영적인 운동을 시켰다고 생각해요.” 자료들을 식탁 위에 올려놓은 박씨가 재소자들을 위해 살아온 그의 30년 인생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교정사목에 발을 들이다박씨가 재소자들을 위해 봉사하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초다. 송천동본당의 한 신자가 돌보던 무기수의 자녀들을 만난 것이 계기가 됐다. 그렇게 들어가게 된 전주교도소에서 박씨는 한 무기수를 만났다. 무기수는 자신이 수용된 곳 주변에서 거처를 옮겨가며 옥바라지를 하던 자신의 어머니 이야기를 박씨에게 털어놨다. “무기수가 이야기를 하는데 제가 엄청 울었어요. 그 사람이 울면서 어머니 이야기를 했는데 ‘불효자는 웁니다’ 노래를 부르더라고요. 제가 3개월을 그 사람을 만나며 울었어요. 너무 가슴 아파서요. 그렇게 사람에 대한 모든 것이 충격으로 다가왔어요.” 박씨는 그 후 전주교도소 교화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던 유양자(78, 율리안나)씨의 도움을 받아 본격적으로 봉사에 뛰어들었다. “신나서 일하는 사람이 있고 억지로 하는 사람이 있잖아요. 저는 신나서 했어요. 기쁘고 힘이 났어요.” 그가 재소자들에게 온 마음을 다할 수 있었던 이유다.재소자들의 마음에 귀 기울이다박씨는 전주교도소 교화위원들의 모임인 ‘정심회’에서 활동했다. 무기수와 무연고자가 대상이었다. 박씨는 재소자들을 만나러 갈 때 그들을 위해 음식을 준비해갔다.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였다. “저는 항상 사람이 좋았어요. 재소자들이 전혀 무섭지 않았어요.” 사람을 좋아했기에 박씨는 마음을 열고 재소자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이 사람을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하면 그 자리에 안 가죠. 이해할 준비가 돼 있으니까 저에게 털어놓으라고 하죠. 털어내고 살라고 하는 마음으로 가죠.” 그렇게 박씨가 관계를 맺은 재소자만 수십 명. 그러다 보니 많은 재소자가 박씨에게 감사 편지를 보내왔다. “교도소 안에서 일해서 번 돈 7000원을 보내온 사람도 있어요. 얼마나 감사한지요. 그 사람들에게 7000원은 70만 원과 같아요. 안에서 휴지도 눈치 보고 빌려 쓰거든요. 그래서 저는 이 돈을 간직하고 있어요. 귀한 돈을 받았다는 생각에서요.”박씨는 재소자들의 이야기에만 귀 기울인 것이 아니라 물질적으로도 그들을 도왔다. 영치금을 넣어주기도 했고 출소한 사람들을 자신의 집에서 지내도록 하기도 했다. 그들이 정부로부터 생계비를 받아 살아갈 수 있도록 돕기도 했다. 박씨는 30년간 그들을 위해 산 것이나 다름없다. 삼례 나라슈퍼 사건의 진실을 밝히다1999년 2월 6일 오전 4시. 전북 완주군 삼례읍의 나라슈퍼에 3인조 강도가 침입해 잠을 자고 있던 할머니를 살해하고 현금과 패물을 들고 달아난 사건이 발생한다. 이후 같은 동네에 살던 스무 살 안팎의 청년이었던 임명선, 최대열, 강인구씨가 체포돼 강도치사 혐의로 징역 3~6년을 선고받는다. 당시 교화위원으로 활동하던 박씨는 교도소 안에서 임명선씨를 만났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앞뒤가 맞지 않았어요. 그래서 들은 이야기를 집에 와서 적은 후 범죄 현장을 찾아가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6개월을 다니다 보니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기 시작했어요.” 박씨는 3년이 넘는 시간 동안 임명선, 최대열, 강인구씨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그들의 가족과 피해자 가족을 만나고 경찰서와 검찰, 법원을 오간 끝에 경찰의 강압적이고 부실한 수사였음을 밝혀내고 그들의 무죄를 입증해냈다. 이후 진범이 따로 있다는 제보가 있었고 마침내 2016년 10월 재심에서 임명선, 최대열, 강인구씨는 무죄를 선고받았다. “덮으려고 애를 쓸수록 밑에서 올라오려는 힘은 세지는 거 같아요.” 삼례 나라슈퍼 사건은 박씨가 재소자들에게 온 마음을 다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민영교도소 설립의 꿈“천주교에서 운영하는 교도소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참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박씨는 개신교에서 운영하는 민간교도소인 ‘소망교도소(경기도 여주시 소재)’를 보면 부러운 생각이 든다. 동시에 천주교도 민간교도소를 운영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생각도 든다. “천주교는 민간교도소를 내실 있게 운영할 수 있어요. 일치된 종교이고 통합된 교회, 세계 교회이기 때문에 우리가 갖고 있는 장점을 잘 살리면 될 것 같아요.” 박씨는 “민간교도소의 부작용도 적지 않다고 하지만 시행착오 없이는 성공도 없다고 생각한다”며 “변화하는 것 자체가 성공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천주교도 언젠가는 복음화의 최전방 현장에서 그들을 도와야 한다”며 “천주교에서 민영교도소를 만든다면 얼마든지 가서 봉사하겠다”고 했다. 그는 “저는 재소자들에게 도움이 되라고 하느님께 임무를 받은 사람”이라며 “재소자들을 도와줄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범을 막기 위해서는 먼저 그들의 마음을 여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박씨는 현재 재소자들이나 출소한 사람들과 연락을 하지 않는다. “헤어질 때는 헤어지는 것이 좋더라고요. 먼저 연락하는 경우도 없어요. 그런데 어떻게 지내는지 알아보기는 해요.” 박씨에게는 소원이 하나 있다. “보고 싶은 사람이 있어요. 삼례 아이들이 가장 보고 싶어요. 재심 무죄 판결 후 사진 한 장 찍고 이런저런 이유로 지금까지 연락이 닿지 않았어요. 죽기 전에는 꼭 한번 보고 싶어요.” 도재진 기자 djj1213@cpbc.co.kr cpbc2022.03.29
![[떠나자! 파울리타 수녀의 유익한 교리여행] (47) 여행지 : 그리스도교 영성](//cpbc.co.kr/CMS/newspaper/2022/03/rc/819827_1.1_titleImage_1.jpg)
[떠나자! 파울리타 수녀의 유익한 교리여행] (47) 여행지 : 그리스도교 영성 ‘영성’(靈性)이란 자신의 갈망이나 삶의 에너지가 어디로 향하는가를 알고 이것을 실행하는 능력입니다. ‘그리스도교 영성’이란 바로 우리의 갈망이 그리스도를 지향하며 살아가는 것입니다. 이는 성령 안에서 그리스도를 통하여 성부 하느님께 이르는 여정이지요. 우리는 세례성사를 통해 하느님의 자녀로서의 고귀한 신분으로 축성되었을 뿐 아니라, 하느님(예수님)을 닮도록, 즉 성인(聖人)이 되도록 초대를 받았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성인은 우리와 동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고 바로 매일의 덕을 실천하는 옆집 이웃 안에서 발견할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기뻐하고 즐거워하라」 6~7항) 그럼 ‘그리스도교 영성’으로 퀴즈 여행을 떠나볼까요?퀴즈 여행1. 영성에 대해 설명한 것 중 올바르지 않은 것은?①영성은 그리스도교에만 있다. ②영성과 신심(信心)은 같은 의미이다.③‘수덕 신비’라는 말로 사용되어 왔다. ④영성은 너무나 다양하다. 2. 예수님은 산상설교에서 우리에게 올바른 자선과 기도와 또 무엇을 권고하셨는가? 3. 신심(信心)이란 믿고 섬기는 마음인데, 모든 신심의 궁극적인 대상은 누구인가?4. 성체 신심을 기르는 ‘성시간’, ‘성체 강복’은 본당에서 매월 언제 행하여지는가? 5. 예수 성심 신심을 전파하는 데 크게 이바지한 성인은 성 요한 에우데스와 누구인가? 6. 마리아 파우스티나 성녀가 전파한, 2000년에 새로이 나타난 신심은? 7. 다음 수도회에 대한 설명이 올바르지 않은 것은? ①베네딕도회는 수도 생활의 기초를 놓았다. ②프란치스코회는 청빈 정신을 이상(理想)으로 한다. ③도미니코회는 학문 연구, 설교에 주력한다. ④가르멜회는 개혁을 통해 활동 수도회가 되었다. 정답 1 □번 2 □식3 □□님4 첫 □요일 5 성녀 □□□□타 마리아 알라코크 6 하느님의 □비 신심 7 □번(정답은 ‘가이드 설명’에서 확인하십시오) 가이드 설명1. 그리스도교 영성 요즘 현대인이 좋아하는 단어 중 하나가 ‘영성’이라는 말입니다. ‘영성’이란 우리를 행동하게 하는 어떤 태도나 정신, 또는 가치관을 말하는 것으로, 특정 종교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그리스도교에 ‘그리스도교 영성’이 있듯이, 불교에는 ‘불교 영성’ 이슬람교에는 ‘이슬람교 영성’이 있지요. 이렇게 영성은 너무나 다양하고, 각기 고유한 영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영성’을 예전에는 ‘신심’(信心), ‘수덕 신비’(修德神), ‘완덕’(完德) 등으로 부르기도 했습니다. 2. 예수님의 권고 모든 신자는 거룩하고 완전한 자가 되는 영성 생활로 초대를 받았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산상 설교에서 우리에게 올바른 자선, 기도, 단식에 대해 가르치시며(마태 6,1-18), 구체적으로 그 길을 제시하십니다. 이에 따라 우리는 다음과 같이 ‘영성 생활의 세 가지 축’을 세울 수 있지요. ①기도와 신심(기도, 성경 읽기 및 전례 참여) ②사랑의 실천(본당 및 봉사 활동) ③사회 정의(JPIC 운동에 참여)참조) 1. JPIC는 정의(Justice), 평화(Peace), 창조질서의 보전(Integrity of Creation)의 약자이다. 2. ‘영성 생활의 세 가지 축’과 연결하는 ‘가톨릭 신자 생활 다섯 기둥’은 다음 회(48회) ‘여행 옵션’에 나온다. 3. 신심 신심(信心)이란 믿고 섬기는 마음으로, 기도와 신심은 연결됩니다. 기도를 통해 신심이 길러지며, 신심이 있어야 더 깊게 기도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모든 신심의 궁극적인 대상은 하느님이십니다. 기도와 신심은 우리 각자가 하느님과 맺는 인격적 관계를 깊게 하지요. 이 인격적 관계를 바탕으로 다른 사람들과 올바른 관계를 맺으며, 행동으로 사랑과 정의를 실천하면서 우리의 영성을 이루게 됩니다. 4. 성체 신심 성체는 삼위일체 하느님의 총체적 사랑을 상징하기에, 성체를 사랑하고 흠숭하며 ‘성체 신심’을 키워가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성체 신심은 사제와 함께 봉헌한 미사를 개인적으로 연장하는 것이며, 다음 미사의 영성체를 준비하는 것이지요. 보통 본당에서 매달 첫 목요일 저녁에 행하는 ‘성시간과 ‘성체 강복’에 참여하고, 성체 앞에서 자주 ‘성체 조배’ 하기를 권장합니다. 5. 예수 성심 신심 예수 성심(聖心)은 우리를 위하여 모든 것을 내어주신 예수님의 지극한 사랑의 마음을 말합니다. 예수 성심 신심은 죽기까지 우리를 사랑하신 예수님의 마음을 묵상하며, 우리도 예수님께 사랑의 마음을 드리는 것이지요. 예수 성심 공경은 특히 17세기, 성 요한 에우데스(John Eudes)와 성녀 마르가리타 마리아 알라코크(Margarita Maria Alacoque)에 의해 전파되어, 성시간과 예수 성심 축일이 공적으로 생겨났으며, 오늘날 6월을 예수 성심 성월로 지내고 있지요. 6. 새로운 신심 하느님의 자비 신심은 2000년에 새로이 나타난 신심입니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자비’야말로 현시대에 가장 필요한 덕목이라는 판단에서 2000년, 하느님 자비의 사도로 잘 알려진 마리아 파우스티나 수녀를 시성하면서, 2001년부터 부활 제2주일을 ‘하느님의 자비 주일’로 지내도록 선포했습니다. 또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6년을 특별 희년(禧年)으로, ‘자비의 해’로 선포했지요. 7. 다양한 영성 역사적으로 영성은 주로 수도회를 중심으로 발전하였습니다. 수도회의 창립자는 하느님으로부터 카리스마(특별한 영적 재능)를 부여받아 수도 공동체를 통해 영성의 꽃을 피웠지요. 창립자의 카리스마는 개인이 받았지만, 그 시대에 요구되는 은사이기도 합니다. 크게 다섯 가지 수도회(영성 학파)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①베네딕도회: 수도 생활(공동생활)의 기초를 놓음 ②프란치스코회: 청빈 정신을 이상으로 함 ③성 도미니코회: 학문 연구, 설교에 주력함 ④가르멜회: 개혁을 통해 철저한 봉쇄 생활을 함(남자 가르멜회는 관상과 활동의 균형) ⑤예수회: ‘영신수련’과 복음 선교에 앞장섬. 여행 옵션 : 하느님 자비의 5단 기도예수님께서 파우스티나 수녀에게 나타나 하느님 자비의 기도를 가르쳐 주셨는데(1935년), 묵주기도처럼 묵주를 이용하여 다음과 같이 바친다.1) 주님의 기도, 성모송, 사도신경을 1번씩 바친다.2) 각 단이 시작되기 전 큰 묵주 알에서: “영원하신 아버지, 저희가 지은 죄와 온 세상의 죄를 보속하는 마음으로 지극히 사랑하시는 당신 아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몸과 피 영혼과 신성을 바치나이다.”3) 각 단의 10개의 묵주 알에서: “예수님의 수난을 보시고 저희와 온 세상에 자비를 베푸소서.”2)와 3)의 과정을 5단에 걸쳐 반복함. 마지막) “거룩하신 하느님,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분이시여, 저희와 온 세상에 자비를 베푸소서.”(3번 반복)예수님께서는 “아무리 악한 죄인이라도 이 기도를 한 번이라도 바친다면 나의 무한한 자비를 얻을 것이다”라고 말씀하셨다. <사진>은 성녀 파우스티나가 본 환시를 그림으로 나타낸 것인데, 부활하신 예수님의 심장에서 두 줄기 빛(물을 상징하는 흰색, 피를 상징하는 붉은색)이 발하고 있다. 여행 기념품우리는 세례를 통해 하느님을 닮아가는 영적 여정의 발걸음을 내디뎠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성 베네딕도가 되라고, 성 프란치스코가 되라고, 성녀 데레사가 되라고 하지 않습니다. 각자가 하느님에게 받은 고유한 씨를 아름답게 피워 진정한 나의 꽃이 완성되기를 원하십니다.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진정한 나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요? 나의 고유한 영성을 어떻게 살아내고 싶습니까? 마리 파울리타 수녀(노틀담 수녀회 교리교재 연구소) 문채현2022.03.08

북에서 세례 받고 남에서 견진성사대전교구 대화동본당 이순전 할머니, 1949년 황해도 송화성당 영세 72년 만에 감격의 견진 김종수 주교가 황해도 송화성당에서 세례 받은 지 72년 만에 견진을 받는 이순전 할머니 이마에 도유하며 성령 특은의 날인을 새기고 있다. 72년 만의 견진성사로 눈물이 옷깃을 적셨다. 1935년생, 올해 우리 나이로 87세인 이순전(아가타) 할머니가 그 주인공이다. 성령 강림 대축일인 23일 대전교구 대화동성당에서 봉헌된 교중 미사 중 33명에 대한 견진예식에서 교구 총대리 김종수 주교가 축성 성유를 도유하고 안수하자 할머니는 감격의 눈물을 쏟았다. 1949년 당시 서울대목구 관할이던 황해도 송화성당에서 1944년 9월부터 1950년 9월까지 3대 주임으로 재임한 서기창(프란치스코) 신부에게 세례를 받은 지 꼭 72년 만이었다. 2009년 1월 대전교구에 양업시스템이 도입되면서 작성한 그의 교적에는 ‘재령성당’으로 기록돼 있지만, 할머니는 자신이 고향 송화성당에서 세례를 받았다고 회고했다. “서 신부님한테 세례를 받았는데, 신부님이 성당에서 정치보위부원들이 던진 폭탄에 맞아 돌아가시는 걸 제가 목격했어요. 그러고 나서 곧장 단신 월남했고, 한동안 군산에서 피란살이를 하다가 대전으로 와서 정착했어요. 한동안 잡화점 점원으로 일하며 생계를 이어가다가 혼인했는데, 4남 2녀를 뒀어요. 혼자서 교적도 없이 월남했기에 영성체도 못 하고 겨우 신앙생활만 하다가 10여 년 전에야 교적도 만들고 2012년에야 판공을 한 뒤 성체도 받아 모시게 됐어요. 이제 견진성사까지 받았으니 너무도 기쁘고, 죽어도 원이 없습니다.” 이 할머니가 견진을 받게 된 건 최근 본당에서 구역장을 통해 견진자를 모집한 게 계기가 됐다. 평소 친분을 나누던 교우 윤순분(체칠리아, 75)씨에게 “실은 내가 이북에서 세례받고 견진을 못 받았는데, 이번에 견진을 받을 테니 대모를 서달라”고 부탁한 게 계기였다. 이에 구역장을 통해 견진교리를 받게 됐는데, 대화동본당 주임인 김재덕 신부는 이 할머니가 일단 거동이 불편해 걷기 힘들고 고령인 데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심각하다는 이유로 신약성경에서 갈라티아 신자들에게 보낸 서간과 코린토 신자들에게 보낸 첫째 서간을 읽는 것으로 견진 교리를 대신하도록 했다. 성령의 열매와 은사에 대한 바오로 사도의 말씀으로 견진 교육이 충분하다는 게 김 신부의 사목적 판단이었다. 윤순분씨는 “같은 아파트에서 알고 지낸 지가 30∼40년이 넘었는데, 평소 신앙생활이나 기도생활을 무척 열심히 하시며 사셔서 아가타 할머니가 견진을 받지 못했으리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며 “그래서 기꺼운 마음으로 대모가 되겠다고 했고, 앞으로도 할머니가 신앙생활을 하시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돕고 동반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재덕 신부도 “하느님께 마음을 열어 견진성사를 받으시려는 것만으로도 하느님께서 축복해주시고 초대하시는 거니까, 갈라티아 신자들에게 보낸 서간과 코린토 신자들에게 보낸 첫째 서간을 읽도록 했는데, 견진에 앞서 숙제를 하셨냐고 물었더니 ‘성경이 찢어질 정도로 읽었다’고 답변해 주셔서 정말 기뻤다”고 밝혔다. 이어 “북에서 세례를 받으시며 시작된 신앙이 72년 만에 성령의 도우심으로 남에서 견진을 받는 것으로 열매를 맺는 걸 보니 하느님께서 이렇게 오묘한 방법으로 우리 민족의 화해와 일치, 한반도 평화를 위한 메시지를 주시고 계시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cpbc.co.kr 평화신문2021.05.26
[사설] 사랑 실천하는 사순 시기 설 연휴 내내 핫 이슈는 ‘폭력’이었다. 아동 폭력과 학교 폭력, 공권력 폭력, 생태계 폭력이 국내외 뉴스를 도배했다. 문제는 그 피해자가 항상 힘없는 이들이고, 그 결과는 돌이킬 수 없는 비극이라는 점이다. 폭력의 심각성은 성경에도 잘 드러난다. 오죽하면 십계명 중 하느님과 관련한 앞의 세 계명을 제외한 나머지 일곱 계명은 폭력과 관련돼 있다. 성경은 살인이 도둑질보다 죄가 더 무겁고, 부모와 자녀에 대한 폭력이 다른 사람에게 행한 폭력보다 더 무겁다는 것을 알려준다. 또 그 폭력이 고의가 아닌 무지에서 비롯됐다 해도 그에 대한 책임을 줄이거나 없앨 수 없다고 가르친다. 예수님께서도 우리 폭력의 희생양이셨다. 예수님께서는 당신 수난을 통해 죄의 폭력성과 다양성을 가장 뚜렷하게 드러내셨다. 불신, 살인적인 증오, 지도자들과 백성들의 거부와 조소, 빌라도의 비열함, 병사들의 잔인함, 유다의 배반, 베드로의 부인, 제자들의 도망이 그대로 폭로됐다. 하지만 하느님의 은총으로 이 어둠의 폭력은 우리 죄에 대한 용서가 끊임없이 베풀어지는 원천이 되었다. 이처럼 우리가 자주 간과하는 것은 ‘하느님의 은총’이다. 하느님의 은총은 그리스도의 수난을 묵상하는 사순 시기에 더욱 강렬하게 드러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올해 사순 담화를 통해 “사순 시기는 희망의 때”라며 “하느님의 사랑을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자”고 촉구했다. 사랑은 하느님의 본성이다.사순 시기를 맞아 절제와 극기를 결심하는 그리스도인들에게 죄와 폭력의 증식을 끊어보길 권한다. 죄는 개인 행위이지만 그 죄에 여러 사람이 협력하고 관여하면 사회악이 된다. 참회와 보속으로 우리가 저지른 모든 폭력을 종식하고, 하느님 은총으로 사랑을 실천하는 사순 시기가 되었으면 한다. 평화신문2021.02.17
![[떠나자! 파울리타 수녀의 유익한 교리여행] (30) 여행지 : 알아야 할 일곱 성인](//cpbc.co.kr/CMS/newspaper/2021/11/rc/812514_1.2_titleImage_1.jpg)
[떠나자! 파울리타 수녀의 유익한 교리여행] (30) 여행지 : 알아야 할 일곱 성인마리 파울리타 수녀(노틀담 수녀회 교리교재 연구소)여러분은 자신의 수호성인 외에 어떤 성인을 사랑하고 공경하고 있습니까? 가장 좋아하는 성인은 누구이며, 다른 성인에 대해서는 얼마나 알고 있습니까?전쟁에서 부상을 당한 성 이냐시오는 병석에서 읽은 성인전으로 말미암아 마음의 변화를 일으켜, 그동안의 자신의 삶을 회개하여 위대한 삶으로 나아갔습니다. 이렇게 훌륭하게 살았던 성인의 삶은 편안하게 살아가는 우리의 마음에 하느님 사랑의 불을 지르며 안일한 우리 삶의 전환을 요구합니다. 여기 소개하는 일곱 성인들은 성경에 나오지 않은 후대의 분으로, 교회 역사상 널리 알려진 유명한 성인들이기에 신자인 우리가 꼭 알아 그 모범을 따라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럼 ‘알아야 할 일곱 성인’ 퀴즈 여행을 떠나볼까요?퀴즈여행①성 프란치스코 ②성녀 아기 예수의(소화) 데레사 ③성 이냐시오 ④성녀 가타리나 ⑤성 아우구스티노 ⑥성녀 마더 데레사 ⑦성 토마스 아퀴나스 * 다음 내용에 해당하는 성인은 누구인지 위에서 찾아 그 번호를 적으세요. 1. 이교도에 빠지고 방탕한 생활을 하였으나, 어머니의 기도로 회개하여 위대한 교회 학자가 됨2. 가난을 사랑하는 수도회를 창설하고, 그리스도의 오상을 받아 제2의 그리스도라고 불리어짐3. 지적 능력을 통해 하느님을 탐구하고 섬긴 그리스도교 최대의 신학자로 평가받음4. 신비적인 체험을 적어 책을 간행한 그리스도교 신비가의 대가이며 교회 학자임 5. 자신의 영적 체험으로 유명한 저서를 남기고, 같은 뜻을 가진 동료와 예수회를 세움 6. 수도원 안에서의 평범한 삶을 ‘작은 길’이라는 영성을 통해 하느님과 일치하며 살아감 7. ‘부르심 속의 부르심’의 소명에 따라 가장 가난한 이들 속에 살며 그들에게 봉사함 답란1. □번 2. □번 3. □번 4. □번 5. □번 6. □번 7. □번 (정답은 ‘가이드 설명’에서 확인하십시오) 가이드 설명 1. 성 아우구스티노(354~430년, 북아프리카, 8월 28일 축일) 이교도인 부친과 그리스도인인 모친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젊어서 이교도에 빠지고 방탕한 생활을 하였으나, 어머니 성녀 모니카(8월 27일)의 눈물과 기도로 회개하여 초대 교회의 가장 위대한 주교, 교부, 교회 학자, 영성가가 되었지요. 회심의 계기가 된 것은 밀라노에서 성 암브로시우스(12월 7일) 주교의 설교에 큰 영향을 받으면서, 그리고 어떤 소리를 듣고 펼쳐 읽어 본 성경 말씀(로마 13,13)이지요. 그리스도교로 개종하여 사제품을 받고 후에 주교가 되었으며, 이단들에 대항하여 가톨릭 교리를 정립하였고, 자서전인 「고백록」을 비롯하여 많은 책을 저술하였습니다. 2. 성 프란치스코(1181~1226년, 이탈리아의 아시시, 10월 4일 축일)부유한 상인의 아들로 태어나 젊은 날을 낭비하며 지내다가 어느 날 주님의 소리를 들었고, 한 한센병 환자를 만나 입맞춤을 한 후 삶의 전환점을 맞이합니다. 성 다미아노 성당에서 기도하던 중 “가서 허물어져 가는 나의 집을 고쳐 세워라”라는 소리에 입고 있던 옷까지 벗어 아버지에게 넘겨주고 집을 나오지요. 이후 가난을 사랑하는 이들이 모여들어 ‘작은 형제회’라는 수도원을 세웁니다. 그리스도를 사랑하여 주님의 오상(五傷, 다섯 상처)을 받아 ‘제2의 그리스도’라고도 불리지요. ‘태양의 찬가’를 짓고 자연을 사랑하여 생태계의 수호성인으로 선포되었습니다. 3. 성 토마스 아퀴나스(1224/1225~1274년, 이탈리아의 아퀴노, 1월 28일 축일)신심 깊은 귀족 가문에서 태어나 어릴 때부터 최고의 교육을 받았습니다. 수도자가 되고자 가족의 완강한 반대를 무릅쓰고 도미니코회에 입회하였지요. 당시 그의 스승 성 대 알베르토(11월 15일)는 그에 대해 “이 말 없는 황소는 그의 울부짖음으로 전 세계를 가득 채울 것이다”라고 예언하였습니다. 과연 그 예언대로 그는 많은 강의를 하고 책을 저술하였는데, 그 중 가장 유명한 저서가 「신학대전」(Summa Theologiae)입니다. 겸손한 그는 지적 능력을 통해 하느님을 더 깊이 탐구하고 철저히 섬긴 그리스도교 최대의 신학자로 평가받으며, 교회 학자, 학교와 학생의 수호성인으로 선언되었지요. 4. 성녀 가타리나(1347~1380년, 이탈리아의 시에나, 4월 29일 축일)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나 불과 6살의 나이에 자신의 생애를 미리 보는 신비한 체험을 하였습니다. 결혼을 거부하고 오로지 기도와 단식에만 전념하다가 도미니코 제삼 회원이 되었는데, 잦아진 환시로 인해 곤혹을 많이 겪었지요. 병자들을 간호하고 죄수들을 방문했으며, 평화를 전하는 사람으로서 많은 분쟁을 해결했는데, 그중 하나는 아비뇽의 교황을 로마로 돌아오게 하는 일이었지요. 자신의 신비적인 체험들을 적어 「대화」라는 제목으로 간행하였는데, 이 책 외에도 많은 서한을 남긴 그리스도교 신비가의 대가이며 교회 학자입니다. 5. 성 이냐시오(1491~1556년, 스페인 로욜라, 7월 31일 축일) 귀족 집안에서 태어나 방탕하고 무절제한 생활을 하다가 명예를 얻으려고 군에 들어갔습니다. 부상 중에 병실에서 우연히 읽은 성인전을 통해, 또 아기 예수님을 안고 있는 성모님의 환시를 체험한 후 회심하여 기도와 극기와 묵상의 길로 들어서지요. 만레사 동굴에서 영적 수행을 하다가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글을 적는데, 이것이 유명한 「영신수련」(Exercitia Spiritualis)의 뼈대가 됩니다. 이후 같은 뜻을 가진 동료들을 만나 그들과 함께 ‘예수회’(예수의 동반자라는 뜻)라는 수도회를 세웠습니다. 그는 피정과 영신수련의 수호성인으로 선언되었습니다.6. 성녀 아기 예수의(소화) 데레사 (1873~1897년, 프랑스 리지외, 10월 1일 축일)자녀를 훌륭히 키워 성인(聖人)이 된 부모와 자녀 5명이 모두 수도자가 된 성가정의 막내딸로 태어났습니다. 어릴 때 어머니를 잃고 언니들이 수도원에 들어가 상실의 어려움을 겪었으나, 성모님의 발현과 성탄절의 특별한 체험을 통해 자신의 소명인 사랑의 삶을 살아가기로 다짐하지요. 교황의 특별 허락을 받아 14세의 어린 나이에 가르멜 수도원에 입회하여, 수도원 안에서의 평범한 삶을 ‘작은 길’이라는 자신의 고유한 영성으로 하느님과 일치하는 삶을 살아갑니다. 결핵으로 24세 선종하게 되는데, 이후 출판된 그녀의 자서전으로 그녀에 대한 신심이 급속도로 퍼져나갔지요. 선교의 수호자이며, 일상 안에서 주님과 일치하는 영성을 가르쳐 주어 교회 학자로 선포되었습니다. 7. 성녀 마더 데레사(1910~1997년, 인도 콜카타에서 활동, 9월 5일 축일)어려서부터 유복하고 신심 깊은 어머니에게 신앙을 배워 성인과 선교사에 대해 관심이 많았습니다. 18세에 로레토 성모수도회에 입회하여 학교에서 가르치며 후에 교장이 되었지요. 어느 날 피정을 위해 기차 여행을 하던 중 ‘부르심 속의 부르심’을 받습니다. 현재 수도회를 떠나 가난한 사람들 속에 살며 그들에게 봉사해야 한다는 소명을 들은 것이지요. 결국, 가난한 이들을 위해 그들 안에서 살고자 ‘사랑의 선교회’를 창립하여 한평생 가장 가난한 이들을 위해서 살았지요. 1979년 노벨 평화상을 받았고, 생전에 ‘살아있는 성녀’라고 불리었던 것처럼 선종한 지 20년도 안 되어 시성 되었습니다.여행옵션 : 남녀의 우정을 나눈 성인들성 프란치스코(10/4) - 성녀 클라라(8/11)같은 아시시의 명문가 출신인 클라라는 프란치스코의 설교에 감명을 받아 그의 지도로 ‘가난한 자매들의 수도회’(현 클라라 수도회)를 설립하였고, 계속적으로 그와 영적인 관계를 이어갔다. 성녀 대 데레사(10/15) - 십자가의 성 요한(12/14) 개혁 가르멜 수도회를 세우던 대 데레사 수녀는 기존의 수도회를 옮기고 싶다는 요한을 만났을 때, 그를 설득하여 최초의 맨발의 가르멜 남자 수도회를 세우도록 권유하였고, 이것의 설립을 도와주었으며, 서로 영적인 교류를 이어나갔다. 프란치스코 드 살(1/24) - 요안나 드 샹탈(8/12) 네 명의 어린 자녀들을 둔 젊은 남작 미망인인 요안나는 프란치스코 주교의 강론을 듣고 그에게 영적 지도를 부탁하여, 그들의 영적인 우정이 자라났다. 이후 요안나는 그의 도움을 받아 성 마리아 방문 수도회를 설립하였다.여행 기념품위에서 소개된 성인들은 하느님의 은총으로 자신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하느님께 나아간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자신이 받은 재능(지적 능력, 기도와 묵상, 자연 사랑, 화해 능력, 영적 예지, 연민의 마음 등)을 오로지 하느님 사랑을 위해,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 발휘하였습니다. 일곱 성인 중 가장 마음에 와 닿은 분은 누구입니까?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그 성인을 닮아가기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마리 파울리타 수녀(노틀담 수녀회 교리교재 연구소) cpbc2021.11.03

현지인 사제와 찾아가는 사목으로 ‘더 넓은 우리’ 개척한다세계 이주민과 난민의 날 / 대전교구 이주사목부 ‘천안모이세’ 지난 2월 당진성당에서 필리핀공동체 지역 리더들이 선서하고 있다. 26일로 제107차 세계 이주민과 난민의 날을 맞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번 이주민과 난민의 날 주제를 ‘더욱더 넓은 우리를 향하여’로 정하고, 이 세상에서 선주민과 이주민이 함께하는 여정을 위해 이주사목의 지평을 분명히 보여줬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다양성을 존중하며, 이주민과 난민에 대한 사목적 배려와 함께 형제적 사랑 실천을 통해 이주민, 난민과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를 꿈꾼다. 이에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도 묵묵히 이 꿈을 이루고자 이주민 사도직의 길을 걷는 대전교구 이주사목부 천안모이세를 찾았다. 지역 외국인 공동체와 호흡하는 천안모이세주일이면, 필리핀 출신 천안 모이세 활동가 에밀리아노 파하르도(47)씨는 홍성과 서산, 당진, 신합덕, 천안으로 향한다. 매달 한 차례 지역별 필리핀 공동체를 방문해 이주민들과 함께 미사에 참여한다. 또 공동체별 친교와 신심 행사에도 함께한다. 그리고 노동, 의료, 출입국 상담 창구를 열어 필리핀 이주민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말씀의 선교 수도회 빅토르 플로리다 신부 등 3명의 전담ㆍ협력 사제, 2명의 협력 수녀와 함께하는 지역공동체 사도직을 통해 결혼 이주민과 이주노동자들, 유학 중인 학생들, 연예인이나 예술인들을 돕는다. 지역 공동체가 적게는 50∼60명, 많게는 120명을 훌쩍 넘겨 힘에 부친다. 코로나19로 지역별 공동체 미사나 행사 참석이 많이 줄었는데도 이 정도다. 매주 지역 공동체를 방문하지는 못하기에, 한 달에 두 번씩은 저녁에 온라인 화상 시스템을 통해 ‘말씀 나눔’도 한다. “어떻게 하면 이주민들이 한국에서 잘 살게 해줄지를 상담하는 데 집중합니다. 말씀 나눔은 성경공부에 갈증을 느끼는 결혼 이주 여성들이 인근 개신교회에 성경공부를 하러 다니는 걸 보고 시작했고요. 결혼 이주 여성들에 대한 상담도 많습니다. 임금체불이나 산재, 노동 착취, 미등록 이주노동자 문제 등을 나누다 보면 진이 다 빠지죠. 때로는 이들이 모국으로 돌아가 어떤 비지니스를 할지 사업 모델이나 대출 문제 등을 나누기도 하지요. 눈물도 있고, 또 그만큼 보람도 큽니다.” 베트남 출신인 느 아숨타(미리내 성모성심 수녀회) 수녀는 지역별 베트남공동체를 돌본다. 특히 천안 베트남공동체의 토요일 저녁 미사와 주일 오후 1시 미사를 돕는데, 참여자가 200명이나 된다. 해서 최근엔 코로나19 감염이 걱정돼 미사를 두 대로 늘렸다. 말씀의 선교수도회 바 따 탁 신부와 함께하는데, 요즘 들어 공동체가 활성화하는 게 눈에 띈다. “처음엔 힘들었지요. 200명을 관리하는 게 쉽지만은 않았어요. 매일 만나는 것도 아니고 주말에만 만나는 데다 코로나19로 미사만 보고 나면 빨리 가라고 해야 하니까요. 그래도 1년쯤 되고 나니 이제는 조금 경험이 붙었어요. 천안이나 보령, 서천 등 3개 지역 베트남공동체 대표들을 자주 만나 진료나 한국인과의 소통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이야기를 나눠요. 필요하면 한글 교육도 할 생각입니다. 비대면 교리수업은 꾸준히 하고 있고요. 베트남 이주노동자들끼리 혼인하는 경우도 꽤 돼 혼인교리도 생각보다 많아요. 앞으로 장항이나 태안, 대전에도 베트남공동체를 설립할 계획입니다.” 현지인 성직자·수도자가 사도직 공동체 이뤄2004년에 문을 열어 올해로 개소 17주년을 맞는 천안모이세는 이처럼 ‘찾아가는’ 이주사목을 통해 ‘더욱더 넓은 우리’를 개척한다. 민족별로 현지인 성직자와 수도자를 파견받아 이주민 사도직 공동체를 이루고 이들이 이주민을 사목하는 형태다. 2018년 6월 말 현재, 국내 이주민은 119만 8000여 명, 충남에만 이주노동자와 이주민이 6만 5500여 명(5.5%)에 이르러 갈수록 지역 사회가 다문화돼 가자 이에 대한 교회 응답으로 이주사목의 틀을 확 바꿨다. 그 나라 사제가, 그 나라 언어로, 그 나라 이주민이 사는 지역에 직접 가서 이주민을 돌보는 ‘찾아가는’ 사목이다. 이를 위해 새로운 비전 속에서 현지인 사제를 충원하고자 수도단체와 계약을 맺었다. 수도사제나 수녀들을 파견받아 천안모이세를 중심으로 성직자나 수도자들이 공동체를 이뤄 한데 모여 살고 공동생활을 하면서 매일같이 협의했다. 이를 통해 사도직 활동을 진행하고 지역별 민족공동체를 돌보는 방식으로 사도직 방향과 내용도 바꿨다. 이에 따라 현지인 사제나 수도자들이 함께하는 미사 전례나 상담으로 민족 공동체가 부쩍 활성화됐다. 이주민이나 이주노동자들과의 좀더 깊은 ‘소통’이 가능해졌고, 많은 민족끼리 모이는 ‘자조 공동체’도 자연스럽게 만들어지고 있다. 지금은 민족 공동체가 베트남과 필리핀, 동티모르 공동체 등 3개에 그치지만, 앞으로 미얀마 등 새로운 민족 공동체도 생겨날 것으로 보인다.베트남 출신인 응웬 티 옌 니(미리내 성모성심 수녀회) 수녀도 “지난 2월에 와서 이제 이주민 사도직을 한 지 7개월째인데, 어려운 친구를 도울 때마다 하느님께서 저를 통해서 쓰신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특히 임금체불이 생기면 다른 센터와 연계해 해결하는데 짜증 나고 힘든 경우도 많지만, 기도를 통해 해결한다”고 말했다.미얀마 출신으로 필리핀공동체 사도직을 지원하는 너무 테레사(미리내 성모성심 수녀회) 수녀는 “이주사목은 사실 처음이라서 힘들고 정신이 없지만, 하나하나 배워가고 있다”면서도 “한국에 들어와 있는 미얀마 이주노동자나 이주민들은 불교 신자가 대부분이지만, 미얀마 친구들을 위한 민족 공동체가 생겼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전했다.찾아가는 이주민 사목천안모이세는 사업을 교회사업과 사회사업, 운영지원사업 등 세 분야로 나눠 조직을 운영해 나간다. 교회 사업은 전례나 민족공동체 활동, 신심행사로 나눠 9개 지역에 800여 명을 돌본다. 사회사업은 신자든 비신자든 일반 사업과 지역사회 다문화 사업으로 나눠 다문화가정과 아동 지원활동, 노동상담, 의료서비스 제공, 이주민 교육ㆍ긴급 지원, 국내와 지역 연대활동, 공공부문 통ㆍ번역활동, 찾아가는 다문화교육, 다문화 인식개선활동, 체험활동 등을 펼친다. 운영지원사업은 사업 운영과 지원, 특히 홍보와 후원, 교육을 위주로 진행한다. 천안모이세 대표 박찬인 신부는 “통계를 보면 이주민이 국내에 119만 명 정도지만, 실은 미등록자를 포함하면 300만 명으로 추산되고 있다”면서 “기존 이주민 사도직이 도시 중심의 영어 미사 봉헌에 그쳤다면, 이제는 찾아가는 이주민 사목 비전을 통해 현지인 사제나 수도자들이 자국의 이주민들을 돌보는 형태로 사목 패러다임을 바꿨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러한 비전이 조직 개편을 통해 어느 정도 새로운 틀이 정착되면, 이주민이나 이주노동자들의 출신국가에 재난이 생겼을 때 이들과 함께하는 국제협력사업이나 고령화돼 가는 이주민들을 위한 요양원 사업과 노인복지활동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cpbc.co.kr 사진=천안모이세 제공 cpbc2021.0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