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택트 설 명절, CPBC TV와 함께 보내요 민족의 대명절 설을 맞아 가톨릭평화방송 TV가 다양한 특집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특집중계 ‘이태석 신부 10주기 토크 콘서트’고 이태석 신부 10주기를 맞아 살레시오회 관구관 대성당에서 토크 콘서트가 열린다. 다양한 이야기들과 함께 가수 인순이(체칠리아), 신상옥(안드레아)씨의 아름다운 노래로 이태석 신부를 추억한다. 방송시간 : 10일(수) 16:00, 13일(토) 13:00, 14일(일) 23:00가톨릭 청춘 어게인 ‘설 특집 - 시니어 잔치 한마당’설을 맞아 여러 교구에서 다양한 재능을 가진 시니어들을 초대해 그들의 끼를 마음껏 나누어 본다. 시니어들의 장기자랑, J-Fam의 축하공연, 원로 사제들의 덕담까지 북적이는 설 잔치를 방송으로 만나 본다. 방송시간 : 12일(금) 07:00, 14일(일) 07:00, 15일(월) 19:00, 18일(목) 14:00우리 본당에 놀러와코로나19로 본당 생활이 중단된 시대를 살아가는 신자들의 소박한 신앙 이야기. 지금 우리 본당과 우리 신자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만나 본다.방송시간 : 12일(금)~14일(일) 19:00선율 ‘에필로그’남양성모성지 대성당에서 세계적인 음악가들이 한마음으로 연주하고 이야기 나누며, 코로나19로 일상이 멈추고 힘겨워하는 시청자들에게 행복한 시간을 선물한다. 방송시간 : 12일(금) 17:00성경 원정대코로나19로 중단된 주일학교. 하지만 신앙교육까지 기약 없이 중단할 수는 없다. 가정에서 함께하는 주일학교인 성경 원정대를 설 연휴 동안 다시 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방송시간 : 8일(월)~12일(금) 10:00, 22:30CPBC 스페셜 ‘전능신교, 어긋난 믿음의 대가중국 정부가 사교로 지정하고 한국의 일부 교단이 이단으로 지정한 전능신교에 대해 국내 거주지 등을 취재했다.방송시간 : 9일(화) 23:00, 14일(일) 00:00, 15일(월) 15:00특선영화 ‘하늘에서 내려온 빵’성탄 전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노숙자들이 아기를 발견해 병원으로 데려가지만 아무도 알아보지 못한다. 오로지 가난한 노숙자들만 알아볼 수 있는 아기의 비밀은 무엇일까? 방송시간 : 14(일) 13:00특선 다큐멘터리 드라마 ‘사랑과 자비’성녀 파우스티나의 삶을 조명한 다큐멘터리 드라마. 하느님의 자비를 전하고 다른 사람의 구원을 위해 기꺼이 고통을 받으려 했던 성녀의 감동적인 삶을 다룬 이야기다.방송시간 : 11일(목) 16:00가톨릭 명화극장 ‘로욜라의 이냐시오’예수회 공동 창립자이자 초대 총장인 이냐시오 성인. 굳건한 믿음과 열정으로 충실히 그리스도를 따라가며 절망에서 희망으로 죽음에서 생명으로 나아간 성인의 삶은 진한 감동을 안겨준다.방송시간 : 12일(금) 23:00, 13일(토) 15:00, 16일(화) 00:00특집 다큐멘터리 ‘만나기 전부터 사랑했습니다’산자락에 고즈넉하게 자리한 아름다운 성당인 감곡매괴성모순례지성당. 100년을 이어온 거룩한 성체현양대회를 비롯해 일본의 박해와 한국전쟁의 참화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지켜온 사랑과 믿음을 영상으로 담아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방송시간 : 10일(수) 19:00, 12일(금) 00:00, 13일(토) 17:00, 16일(화) 16:00도재진 기자 djj1213@cpbc.co.kr 문채현2021.02.04

포스트 코로나 시대, ‘함께하는 사목’ 필요주교회의 소공동체소위 위원장 손삼석 주교, 제19차 소공동체 전국 모임 기조 강연 손삼석 주교가 19차 소공동체 전국모임 줌 화상회의에서 기조 강연을 하고 있다. 주교회의 줌 화상회의 캡처 주교회의 복음선교위원회 소공동체소위원회(위원장 손삼석 주교)는 12~13일 이틀간 제19차 소공동체 전국모임을 줌(Zoom) 화상회의를 통해 개최했다. ‘코로나19와 소공동체’란 주제로 열린 이번 회의에서는 코로나19 시대 공동체 모임에 대한 성찰과 운영 방법, 소공동체 봉사자 위로와 격려 및 공감과 소통, 그리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 소공동체 사목에 대한 비전과 전망, 운영 방법을 모색했다. 부산교구장 손삼석 주교는 기조 강연에서 “코로나19로 신자들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교회를 떠났고 그들이 교회로 돌아올지도 회의적이며, 팬데믹 이전부터 감소였던 젊은층은 이제 교회에서 찾아보기 힘들어졌다”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우리 교회가 어디로 가야 할지, 교우들은 어떻게 신앙의 삶을 살아야 할지 고민이 깊다”고 말했다. 이어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과거로의 복귀나 회복이 아니라 근본적인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며 “기존 성직자 중심의 사목에서 평신도, 수도자, 사제 등 하느님 백성이 함께하는 사목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코로나 이후 시대 본당 공동체에 생명의 숨결을 불어넣기 위해서는 평신도 사목 봉사자 양성이 필요하다”며 “그래서 이번 모임의 성구를 ‘단 두세 사람이라도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함께 있기 때문이다’(마태 18,20)로 정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초대 교회 공동체의 삶을 규정한 4가지 요소는 사도들의 가르침, 친교, 빵을 떼어 나누는 것, 기도하는 일에 전념하는 것”이라며 “이들의 삶은 향후 그리스도인 공동체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제시하는 이정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신자들의 공동체는 한마음 한뜻이 되어, 아무도 자기 소유를 자기 것이라 하지 않고 모든 것을 공동으로 소유하였다’(사도 4,32)라는 성경 구절대로 살 때 팬데믹을 이겨내고 본래의 정신으로 살아갈 수 있다”며 “이제 초대 교회 본래 모습으로 살아가야 할 날이 왔다”고 말했다. 회의에서는 서울대교구 광장동과 화곡본동본당, 의정부교구의 사례 발표, 그리고 참석자들의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화곡본동본당 주임 정월기 신부는 사례 발표에서 “2020년 9월부터 줌을 통한 비대면 미사를 시작한 데 이어 예비신자 및 견진교리를 비대면과 대면을 겸하면서 실시했다”고 밝혔다. 또 “10월부터는 소수의 소공동체와 단체에서 줌이나 카카오톡 등 비대면 방법을 활용해 모임을 시작했다”며 “비대면으로 소공동체 모임를 하는 구역이나 반은 10여 개 정도 된다”고 소개했다. 이어 “노인 신자 비율이 높아 줌 활용을 어려워하는 분들도 많지만 비대면 모임은 코로나19 상황에서 소공동체 활동을 촉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소개했다. 이번 제19차 소공동체 전국모임 온라인 화상 줌 회의에는 각 교구에서 활동하고 있는 소공동체 활성화팀ㆍ교육팀, 본당의 소공동체 봉사자 등 500여 명이 참석했다. 이상도 기자 raelly1@cpbc.co.kr cpbc2021.07.14
![[성당에 처음입니다만] (36) 미사 중에 왜 성경을 읽나요](//cpbc.co.kr/CMS/newspaper/2019/11/rc/767109_1.1_titleImage_1.jpg)
[성당에 처음입니다만] (36) 미사 중에 왜 성경을 읽나요하느님의 구원 경륜 일깨우는 성경 봉독 가톨릭교회가 미사 중에 성경을 봉독하는 이유는 하느님의 구원 경륜이 단순하게 일회성 사건으로 끝난 것이 아니라 교회 안에서 지금도 영속적으로 반복되고 있다는 것을 회중에게 일깨워 주기 위함이다. 나처음: 미사를 시작해 노래하고 기도하다 갑자기 모두 앉아서 성경을 읽고 듣는 게 뜬금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미사 중에 왜 성경을 읽나요.조언해: 미사는 ‘말씀 전례’와 ‘성찬 전례’로 구성돼 있어. 교회가 정한 그 날의 성경을 봉독하고 이때 선포된 하느님의 말씀을 생활 속에서 실천하겠다고 다짐하는 부분이 말씀 전례야. 그래서 모두 조용히 앉아 경건한 마음으로 귀와 마음을 열고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거야. 뜬금없긴 네가 뜬금없다.라파엘 신부: 그렇게 면박을 주면 처음이가 무안하잖니. 궁금해서 그러는데. 처음아! 성경은 전례 거행에서 대단히 중요하단다. 전례는 주님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을 통해 성취하신 하느님의 구원 경륜을 기념하고, 하느님의 현존을 드러내는 교회의 공식 예배 행위를 말해요. 이러한 전례의 토대가 되는 게 바로 성경이란다. 가톨릭교회가 미사 중에 성경을 봉독하는 이유는 하느님의 구원 경륜이 단순하게 일회성 사건으로 끝난 것이 아니라 교회 안에서 지금도 영속적으로 반복되고 있다는 것을 회중에게 일깨워 주기 위함이야. 또 하느님의 말씀이 항상 ‘지금 여기’에 즉 현재의 시간과 공간 안에서 인간에게 구원의 신비를 열어 주고 영적 양식을 제공하고 있음을 확신시켜 주기 위해 미사 전례 중에 성경을 봉독하는 거란다. 교회가 미사 중에 봉독하는 성경 내용을 왜 현존하는 하느님의 말씀이라고 할까? 그 이유는 교회가 하느님의 말씀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그리고 그분의 권위로 성경 말씀을 선포하기 때문이란다. 그래서 미사 중에 선포되는 하느님의 말씀은 다음의 다섯 가지 의미를 지녀요. △현존하시는 하느님께서 직접 하시는 말씀이다. △구원 능력을 지닌 하느님의 말씀이다. △하느님의 구원 경륜을 기념하고 선포하는 말씀이다. △믿음을 낳고 기르는 말씀이다. △참 생명을 주는 영적 양식이다. 교회는 하느님의 구원 경륜에 끊임없이 동참하기 위해 교회력에 따라 미사 중 주님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전 생애를 기념하는 성경을 봉독해요. 대축일과 주일 미사 때 봉독하는 성경은 세 개야. 첫째 독서는 구약 성경에서, 둘째 독서는 신약 성경 중 사도행전, 사도들의 서간, 묵시록에서, 그리고 복음은 복음서에서 선택한 말씀을 봉독하지. 반면, 평일 미사에는 구약 성경이나 신약 성경의 서간에서 선택한 독서와 복음 말씀이 선포된단다. 주일과 대축일 미사 독서와 복음은 그리스도의 생애를 통해 이룩한 구원의 신비를 주님의 죽음과 부활을 중심으로 3년 주기(가ㆍ나ㆍ다해)로, 평일 미사 독서는 2년 주기(홀수ㆍ짝수 해)로 짜여 있단다. 단 평일 미사 복음은 매년 같아요. 교회는 미사에 봉독되는 성경 내용을 전례력 순서에 따라 배열한 「미사 독서집」을 편찬해 사용하고 있단다. 미사 중 성경을 봉독할 때 모든 회중이 앉는 이유는 안정된 자세를 취하면서 조용히 하느님의 말씀을 듣기 위함이야. 현존하시는 하느님의 말씀을 주의 깊게 듣고, 들은 것을 깊이 묵상하고, 묵상한 것을 삶으로 실천하려고 결심하는 시간이지. 그래서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데 집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 독서자가 하느님의 말씀을 선포할 때 그 내용을 눈으로 따라 읽는 것은 전례의 참뜻에 어긋나는 행동이야. 아울러 성경을 봉독하는 독서자는 기도하면서 미리 여러 차례 읽으며 준비해 회중이 잘 들을 수 있도록 정확한 발음과 또렷하고 큰 목소리로 성경을 읽는 게 합당한 태도라 할 수 있겠지.미사 중에 성경을 봉독하는 예식, 즉 ‘말씀 전례’는 구약의 이스라엘 백성이 바빌론 유배 이후 안식일이나 축일에 회당에 모여 율법서와 예언서를 봉독하고 듣는 예식에서 유래했단다.(느헤 8,1-12) 예수님께서도 회당에서 성경을 봉독하셨지.(루카 4,16-20) 가톨릭교회는 “하느님의 말씀을 경건히 들으며 신실하게 선포하는 회중”(「계시 헌장」 1항)으로 자신을 소개하고 있어요. 그러면서 신앙의 양식인 하느님의 말씀(「전례 헌장」 23항)과 성체 안에서(「계시 헌장」 10항) 힘을 얻는다고 고백하고 있단다. 이제 미사 중에 성경을 봉독하는 이유를 잘 알겠지. 리길재 기자 teotokos@cpbc.co.kr 평화신문2019.11.20
![[수도 전통에 따른 렉시오 디비나] (24)성경 독서와 들음](//cpbc.co.kr/CMS/newspaper/2020/01/rc/771857_1.1_titleImage_1.jpg)
[수도 전통에 따른 렉시오 디비나] (24)성경 독서와 들음말씀 흘려듣는 것, 성체 떨어뜨리는 것과 같아 허성준 신부 초기 수도승 작품들을 보면 독서(lectio)와 들음(auditio)이라는 두 용어는 자주 동의어로 사용되곤 했다. 성경 독서가 말씀을 읽으면서 동시에 귀 기울여 그 말씀을 듣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수도승들의 독서는 단순히 읽는 수행이라기보다는 오히려 하느님의 말씀을 읽고, 귀 기울여 듣는 수행이었다. 어떻게 보면 그들에게 성경 독서의 시간은 들음의 시간이었는지도 모른다. 잘 듣는다는 것! 이것은 영성 생활의 중요한 덕목 중 하나다. 잘 듣지 않으면 제대로 말할 수 없기에 잘 듣는 수행이 필요하다. 그래서 수도 전통에서는 언제나 잘 들어야 함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성 베네딕도는 수도 생활에서 하느님의 말씀에 귀 기울이는 수행의 중요성을 자주 강조하였다. 그래서 「베네딕도 규칙」 서두는 “들어라, 오 아들아!”(Obsculta, O Fili)로 시작한다. 또한 그는 우리 모두가 하느님의 빛을 향해 눈을 뜨고 하느님께서 날마다 우리에게 외치며 훈계하시는 말씀에 귀를 기울여 들어야 함을 강조하였다. 「베네딕도 규칙」 전체에서 드러나는 침묵과 고요 그리고 잠심의 분위기는 이러한 하느님의 말씀에 철저히 귀 기울이기 위한 것이었다. 하느님의 말씀을 잘 듣는다는 것은 수도승이 지녀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 중 하나였다. 하느님의 말씀을 잘 들을 수 있을 때 지혜는 시작되며 바로 이때 마음과 정신은 개방되고 어린이 같은 순수한 마음과 수용력을 갖게 된다. 아르스의 체사리오는 한 걸음 더 나아가 하느님 말씀에 제대로 귀 기울이지 않는 것은 마치 우리가 성체를 소홀히 하여 바닥에 떨어뜨리는 것과 같다고 지적하였다. 하느님의 말씀인 신ㆍ구약 성경은 끊임없이 들음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신명기 저자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강하게 호소하고 있다. “너 이스라엘아 들어라!”(신명 6,4) 하느님의 말씀에 귀 기울이라는 명령이다. 또한 시편 저자 역시 “이스라엘아 정녕 나의 말을 들어라”(시편 81,8)라고 말하고 있다. 구약의 수많은 예언자들은 한결같이 이러한 들음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즉 하느님의 말씀을 귀 기울여서 잘 듣고 그분께 되돌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신약 성경의 마지막 부분인 묵시록에서도 “귀 있는 자는 들으라”고 강조하고 있다.(묵시 2,7; 13,9) 하느님의 말씀이 선포될 때 바로 그 순간 하느님의 말씀은 “지금 그리고 여기에서”(Hic et Nunc) 새롭게 다시 선포되고 있다. 그러므로 지금 여기에서 새롭게 선포되고 있는 그 말씀에 온 마음과 온 정신으로 귀 기울일 때, 비로소 그 말씀은 내 안에서 새롭게 울려 퍼지고 참된 열매를 맺을 수 있게 된다. 이에 프랑스의 트라피스트회 앙드레 루프 아빠스는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하느님께서는 성경 독서 시간에 친히 각 사람에게 말을 건네시고 말씀하신다. 그러므로 읽는 이는 온 힘을 다해서 하느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수도자들은 매일 규칙적으로 성경독서 시간에 깨어서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자 하였기에 하느님 말씀의 심오한 신비를 마음속에 깊이 간직할 수 있었고, 또한 실제적으로 수도생활에서 말씀을 따라 살아갈 수 있었다. 그러므로 성경 독서 시간에 성경을 읽으면서 동시에 귀 기울이는 수행은 매우 중요하다.허성준 신부(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평화신문2020.01.29
![[수도 전통에 따른 렉시오 디비나] (26)성경 독서의 영적 열매](//cpbc.co.kr/CMS/newspaper/2020/02/rc/772892_1.2_titleImage_1.jpg)
[수도 전통에 따른 렉시오 디비나] (26)성경 독서의 영적 열매악을 물리치는 방패요 참된 지혜 얻는 도구 허성준 신부 성경 독서의 수행은 실제로 초기 수도자들에게 다음과 같은 영적 열매를 가져다주었다. 첫째, 성경 독서는 죄와 사탄의 유혹으로부터 그들을 지켜주었다. 치프루스(Cyprus)의 주교였던 에피파니우스(Epiphanius)는 성경 독서가 수도자들에게 있어 죄를 피하게 하는 아주 안전한 보호물이라고 하였다. 우리가 단순히 성경을 보기만 해도 죄에 덜 기울어지게 된다고 그는 주장하였다. 수도자들은 성경 독서가 사탄을 물리치고 죄로부터 그들을 지켜주리라 굳게 믿고 있었다. 그러나 성경 독서가 언제나 사탄의 방해로부터 완벽히 지켜주지는 않았던 것 같다. 왜냐하면, 독서 중에 가끔 그들도 사탄의 유혹으로부터 방해받았기 때문이다. 한 예로, 어느 날 한 원로가 평소와 같이 자기 방에 앉아서 성경을 읽고 있던 중에 갑자기 사탄에 의해 방해받게 되었다. 그 사탄은 성경에 대한 자신의 지혜가 그 수도자의 지혜보다도 더 위대하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그와 논쟁하기를 원했다. 이러한 예에도 불구하고 수도자들은 끊임없는 성경 독서가 죄와 사탄을 거슬러 싸울 수 있는 훌륭한 수행 중의 하나라고 보았다. 둘째, 성경 독서는 방황하는 마음과 정신을 고요하게 만드는 치료제이다. 에바그리우스는 「프락티코스」에서 8가지 악덕을 거슬러 싸우는 여러 수행을 제시하고 있다. 여기에서 그는 성경 독서와 밤샘 그리고 기도를 방황하는 정신의 치료제로 제시하고 있다. 셋째, 성경 독서는 온갖 분심 잡념으로부터 우리를 지켜준다. 사막의 교부였던 모세 압바는 우리 안에서 끊임없이 일어나는 온갖 분심과 나쁜 생각들은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없지만, 그것을 받아들이고 안 받아들이고는 전적으로 우리에게 달려 있다는 사실을 주지시켰다. 그러므로 그는 자주 성경을 읽고, 끊임없이 묵상하라고 권고하였다. 넷째, 성경 독서는 하느님 말씀에 대한 참된 지혜를 얻게 해준다. 특히 이 부분은 요한 카시아누스의 「담화집」 제14권에서 자주 언급되고 있다. 참된 지혜를 얻기 위해서는 부지런하고 끊임없는 독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섯째, 소리 내어 읽는 성경 독서는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며 또한 다른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도 있다. 이에 관한 일화가 있다. 아가톤 압바와 다른 늙은 수도승이 아파서 그들의 독방에 누워 있을 때, 다른 한 수도자가 그들에게 창세기의 말씀을 소리 내어 읽어 줌으로써 그들에게 편안함을 줄 수 있었다. 또한, 소리 내어 읽는 성경 독서는 자기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 통회의 눈물을 가져올 수도 있다. 한 예로, 어느 날 세라피온 압바가 이집트의 어느 마을을 지나다가 어떤 창녀를 만나게 되었다. 그는 그날 밤 그녀와 함께 보내게 되었다. 그는 먼저 자신의 의무인 기도를 해야 한다고 그녀에게 양해를 구한 후에, 문을 닫고 그녀를 위해서 시편과 사도의 서간을 읽고 끊임없이 기도했다. 문밖에서 오랜 시간 기다리던 그녀는 마침내 그가 자신과 함께 죄를 짓기 위해서 온 것이 아니라, 자기의 영혼을 구원하러 왔다는 사실을 깨닫고 통회의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결국, 수도자들은 성경 독서를 통해서 정신을 집중하여 사탄을 거슬러 죄를 멀리할 수 있었고, 또한 성경의 참된 지혜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러한 성경 독서는 자신을 넘어 다른 사람들에게까지도 영향을 줄 수 있었다. 허성준 신부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평화신문2020.02.12
![[떠나자! 파울리타 수녀의 유익한 교리여행] (42) 여행지 : 십계명](//cpbc.co.kr/CMS/newspaper/2022/01/rc/817837_1.4_titleImage_1.jpg)
[떠나자! 파울리타 수녀의 유익한 교리여행] (42) 여행지 : 십계명마리 파울리타 수녀(노틀담 수녀회 교리교재 연구소) 필리프 드 샹파뉴 작 ‘모세와 십계명’ 1648년. 십계명은 이스라엘 백성이 이집트를 탈출하고 이집트 종살이에서 해방되어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몰라 방황할 때 그들의 나침반이 되어주었습니다. 그들이 물리적으로 종살이에서 벗어났지만, 정신적으로도 자유로운 백성이 될 수 있도록 ‘생명의 길’을 제시하였습니다.오늘날 십계명이 우리에게 의무와 짐으로 다가올 수 있지만, 사실 십계명은 우리 마음 안에 새겨진 ‘자연법’입니다. 하느님의 모습을 닮은 우리의 본성에 심어진 법이므로, 이 법을 따라 살아갈 때 우리는 진정한 행복과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습니다.그럼 ‘십계명’으로 퀴즈 여행을 떠나볼까요?퀴즈여행1. 인터넷에 거짓 내용을 올리거나 남의 아이디를 도용하여 여론을 조작함 ( )계명 2. 낙태하거나, 낙태하도록 도와주거나 강요함 ( )계명 3. 빌린 것을 돌려주지 않음, 자연계를 훼손, 애완동물에 대한 지나친 소비 ( )계명 4. 꿈이 뒤숭숭해서 성당에 가지 않거나, 친구를 따라가서 타로점을 봄 ( )계명5. 야동(음란한 내용의 영상), 음담패설을 즐김 ( )계명 6. 장애인인 형제를 돌보아주지 않음 ( )계명7. 변태적인 호기심과 환상을 가짐 ( )계명8. 미사 참여가 가능한데도 감염병을 구실로 인터넷 미사로 대행함 ( )계명9. 남이 잘되는 것에 대한 시기심, 남이 잘못되기를 바람 ( )계명 10.하느님의 이름으로 남에게 재앙을 비는 행위 ( )계명 가이드 설명십계명은 하느님께서 시나이 산에서 모세를 통하여 이스라엘 백성에게 계시하신 하느님의 선물로, 오늘날까지 하느님 백성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인도해주는 ‘생명의 법’입니다. 내용상 크게 ‘하느님 사랑’(1~3계명)과 ‘이웃 사랑’(4~10계명)으로 나누어져 있지만, 율법의 완성인 ‘사랑’의 단일한 계명에 비추어 해석돼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서로 사랑하라’는 사랑의 새 계명을 주심으로써(요한 13,34), 십계명을 하나로 완성하셨기 때문이지요. 1. 한 분이신 하느님을 흠숭하여라 하느님을 창조주, 최고의 주님으로 받들어 흠숭을 드려야 합니다. 하느님께만 드릴 흠숭을 다른 이에게 바쳐서는 안 되지요. 고의적 의심, 불신, 이단, 배교, 우상 숭배(잡신이나 마귀, 권력, 쾌락, 조상, 국가, 재물), 점과 마술, 마법, 관상, 토정비결, 손금보기 등이 해당합니다. 흔한 예로는 꿈이 뒤숭숭해서 성당에 가지 않거나, 친구 따라가서 타로점을 보는 것이지요. 2. 하느님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지 마라 하느님의 이름은 거룩한 것이기에 함부로 부르면 안 됩니다. 이는 하느님뿐만 아니라 성모님과 모든 성인의 이름을 부당하게 부르는 것도 해당되지요. 신성모독(神聖冒瀆)은 그 자체로 중죄가 됩니다. 맹세와 허원(許願)은 지켜야 하며, 하느님의 이름으로 남에게 재앙을 빌어서는 안 되지요.3. 주일을 거룩히 지내라 주일은 신자들이 함께 미사성제에 참여함으로써,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 부활과 영광을 기념하며 하느님께 감사를 드리는 날입니다. 주일을 거룩하게 지내기 위해서는 과중한 노동을 피하고 신심의 휴식을 취하여야 합니다. 부득이한 경우가 아닌데도 주일 미사에 빠지거나, 타인이 주일을 지키지 못하게 하면 안 되지요. 또 미사 참여가 가능한데도 감염병을 구실로 인터넷 미사로 대행하면 안 됩니다. 4. 부모에게 효도하라 자녀들은 부모에게 순종하고 받은 은혜에 감사하며 부모에게 받은 은혜에 보답하여야 합니다. 특히 부모가 역경에 처하거나 노후의 고독 중에 있을 때, 자녀답게 봉양해야 하지요. 반대로 부모도 자녀들을 돌보며 부모의 책임을 다하여야 합니다. 이는 형제간의 관계에서도 적용되어, 장애인 형제를 돌보아 주지 않으면 안 되지요. 또 사회에서의 윗사람과 아랫사람 사이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이지요. 5. 사람을 죽이지 마라 인간의 생명은 하느님의 선물이기에 고의적 살인 또는 직접적 살인을 해서는 안 됩니다. 또 폭력을 사용하거나 모욕하거나 학대해서는 안 되며, 자신의 생명을 앗아가는 자살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생명은 임신되는 순간부터 시작하기에 낙태하거나, 낙태하도록 도와주거나 강요해서는 안 되지요. 불임수술, 배아 실험, 인간 복제, 안락사를 금합니다.6. 간음하지 마라 정당한 부부 관계 외에 모든 성관계는 간음에 해당합니다. 정결은 성(性)이 인격 안에 통합되어 있기에 자신의 자제 훈련이 필요하지요. 성적 방탕, 자위행위, 사음(혼전 관계), 포르노 제작과 배포, 야동(음란한 내용의 영상), 음란물, 음담패설을 즐겨서는 안 됩니다. 매매춘, 인신매매, 강간을 금하며, 창조 질서를 어기는 동성애, 정자나 난자의 제공, 자궁 대여, 시험관 아기도 금합니다. 7. 도둑질을 하지 마라 우리는 남의 재물을 존중하여야 합니다. 인간은 누구나 자신의 자유와 행복을 위해 재물을 소유할 권리가 있고, 이것을 보장해 주어야 하지요. 타인의 재물을 부당하게 차지, 훔침, 빌린 것을 돌려주지 않음, 장사 때의 속임수, 물건값을 부당하게 올림 등을 해서는 안 됩니다. 또 동식물 등 자연계를 훼손하거나 애완동물에 대한 지나친 소비로 이웃의 비난을 받거나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부당한 처우를 하는 것을 금합니다. 8. 거짓 증언을 하지 마라 우리는 말과 행실을 성실히 하고 남의 명예를 존중해야 합니다. 또 자신의 의무를 완수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명예도 존중해야 하지요. 따라서 거짓말, 위선, 허세, 위증, 비방, 억측, 중상, 아부, 아첨, 빈정거림, 비밀 누설, 남의 명예를 손상시키는 모든 일을 금합니다. 또 인터넷에 거짓 내용을 올리거나, 남의 아이디를 도용하여 여론을 조작해서도 안 됩니다.9. 남의 아내를 탐내지 마라 제9계명은 제6계명에서 금하는 것을 마음까지도 금하는 것입니다. 즉 육체의 욕망이나 탐욕을 경계하는 것이지요. 부부는 몸뿐 아니라 마음의 정결을 지키고 서로 같은 애정과 같은 생각과 서로를 성화시키는 노력으로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정숙하지 못한 행위, 변태적인 호기심과 환상, 퇴폐 풍조에 휩쓸리지 않도록 마음의 정화와 절제를 실천해야 합니다. 10. 남의 재물을 탐내지 마라 제10계명은 제7계명에서 금하는 것을 마음까지 금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사기, 횡령, 도둑질할 마음, 남에게 손해를 끼쳐 재물을 모을 생각, 남이 잘되는 것에 대한 시기심, 남이 잘못되기를 바람, 세상 재물에 대한 지나친 소유욕, 주식이나 증권에 대한 과다한 투자, 카지노나 복권, 화투놀이에 큰 이익이 나기를 바라는 마음을 가져서는 안 됩니다.여행 옵션 : 시나이 산 (이집트) 시나이 산(호렙 산)은 구약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이 일어난 곳이다. 이곳에서 모세가 하느님을 만났으며, 모세를 통하여 하느님과 이스라엘 백성 사이의 계약(구약)이 체결되었다. 하느님께서는 그들의 하느님이 되시고, 그들은 하느님의 백성이 되겠다고 서로 약속하였고, 이 계약을 잘 지킬 수 있도록, 하느님께서는 모세를 통하여 ‘열 가지 계명’(십계명)을 내려주셨다. 시나이 산의 북쪽 기슭에는 6세기에 건축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성녀 가타리나 수도원(정교회 소속)이 있다. 수도원 마당에 있는 가시덤불은 모세가 하느님을 만난 떨기나무(탈출 3,2-5)라는 전승이 있다. 이곳에서 1884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신약 성경 사본(시나이 사본)이 발견되어, 현재 대영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다. 여행 기념품 십계명은 오늘날 신자로서 살아가는 나에게 참된 신앙의 길을 안내하는 나침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나는 하느님이 주신 십계명에 대해 알고, 십계명으로 자신을 성찰하며, 십계명이 안내해 주는 ‘생명의 길’을 얼마나 따라가고 있었나요? 십계명 중 내가 가장 지키기 어려운 계명은 무엇입니까?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앞으로 어떻게 십계명을 사랑하며 십계명에 따라 살아가고 싶나요? 마리 파울리타 수녀(노틀담 수녀회 교리교재 연구소) 문채현2022.01.26

사이버 공간에서 영적 목마름 채운다코로나19로 발 묶인 신자들, 온라인 성경채널·영성 콘텐츠 찾아 팟캐스트 수도원 책방 시즌2. 코로나19로 외출이 자유롭지 못한 요즘, 신자들도 발이 묶였다. 매일 미사에 참여해 하느님을 만나고, 다양한 영성 강좌와 성경 강의로 영적인 목마름을 해소하는 신자들이 갈 곳이 없어졌다. 코로나19로 계획되어 있던 성지 순례와 피정, 영성 강좌의 취소 행렬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누구든, 인터넷이라는 도구로 활성화된 세상에서 강론과 영성강좌, 예비신자 교리까지 접할 수 있다. 성경 해설과 강론이 듣고 싶다면‘천주교 서울대교구 온라인성경채널’은 2018년 성서주간을 맞아 허영엽ㆍ황중호ㆍ이도행 신부가 유튜버로 데뷔한 채널이다. 허영엽(홍보위원회 부위원장) 신부가 ‘성경 속 풍속’을 주제로 한 성경 강의를 한 데 이어 이도행(홍보위원회 사무국장) 신부는 ‘광야에서 무덤까지; 마르코’를 주제로 강의했다. 황중호(문화홍보국 차장) 신부는 ‘사제의 첫 마음’을 통해 사제들을 인터뷰하는 영상을 업로드한다. 최근 최용진(가톨릭평화방송 주간) 신부가 합류해 재밌고 새로운 방식의 요한복음 강의를 하고 있다. 유튜브에서 ‘성필립보생태마을’을 찾으면, 황창연 신부의 매일 미사 강론과 특강을 들을 수 있다. 구독자가 12만 명이 넘는다. 가톨릭의 인기 강사로 유명한 황 신부는 유튜브 수익금을 잠비아와 북한으로 보내고 있다. 최근에는 ‘흑사병과 코로나’를 주제로 한 보너스 강론도 업로드했다. ‘Fr.Raphael’ 채널을 운영하는 최황진(수원교구 광명본당 주임) 신부도 미사 강론을 통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최 신부는 ‘상실감과 좌절감으로 깊은 절망에 빠져들어 갈 때’, ‘삶이 점점 공허해지고 생기가 떨어짐을 느낀다면’ 등 심리적으로 아픈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말랑말랑한 문화ㆍ영성 콘텐츠팟캐스트 ‘책 읽어주는 수녀와 수사’로 돌아온 수도원 책방 시즌 2도 꾸준한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김경희(성바오로딸수도회) 수녀와 황인수(성바오로수도회) 신부는 소설과 수필, 영성과 기도에 관한 책을 읽어주면서 사람들과 호흡한다. 두 수도자가 소개하는 책들은 아프고 힘겨운 이들에게 스스로 맑고 기쁜 치유의 힘을 길어 올리게 한다.서울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장 홍성남 신부가 운영하는 ‘홍성남 신부의 톡쏘는 영성 심리’는 단연 인기 채널이다. 특히 10분 강론은 100회째 이어오며 ‘구독’과 ‘좋아요’가 끊이질 않고 있다. 가톨릭평화방송ㆍ평화신문의 공식 채널 ‘cpbc TV가톨릭콘텐츠의 모든것’을 구독하면, 전례와 강의, 다큐, 뉴스 등 가톨릭과 관련된 종합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다. 예수회 한국관구는 이냐시오미디어커뮤니케이션 채널을 통해 매일 복음 묵상을 비롯해 예수회 로마 총원을 소개하는 등 수도회 영성과 활동을 알리고 있다.이지혜ㆍ이학주 기자 평화신문2020.02.19

‘동물은 물건 아니다’ 존중해야 할 생명체 법무부, 동물의 법적 지위 인정하는 민법 개정안 입법 예고
반려동물 확산에 따른 인식 변화… 하느님의 피조물로 인식해야 인천교구 갈산동본당 신자들이 기르는 반려동물들이 성당 마당에서 축복받고 있다. 가톨릭평화신문 DB 법무부가 동물의 법적 지위를 인정하기 위해 7월 19일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는 내용의 「민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현행 「민법」 제98조는 물건을 “유체물 및 전기 기타 관리할 수 있는 자연력”으로 규정하고 있다. 동물은 이 중 유체물로서 물건으로 취급됐다. 이번에 법무부가 신설한 「민법」 제98조의 2(동물의 법적 지위)는 제1항에서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라고 규정한다. 제2항에서는 ‘동물에 대해서는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물건에 관한 규정을 준용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동물은 물건이 아닌 동물 그 자체로서의 법적 지위를 인정받게 된다. 다만, 동물은 법체계상으로는 여전히 권리의 ‘주체’가 아니라 권리의 ‘객체’이므로, 권리변동에 관해서는 독일ㆍ프랑스ㆍ스위스ㆍ오스트리아 등 해외 입법례와 같이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물건에 관한 규정을 준용한다.개정 배경에는 최근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가구가 증가하면서 동물을 ‘물건’이 아닌 ‘생명체’로서 보호하고 존중해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깔렸다. 아울러 동물이 법체계상 물건으로 취급받기 때문에 각종 동물 학대ㆍ유기 등에 대한 처벌이나 동물피해에 관한 배상이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도 반영했다. 국민 10명 중 9명이 「민법」상 동물과 물건을 구분해야 한다고 답한 여론조사 결과도 있었다. 법무부는 “국민의 인식 변화를 법 제도에 반영하고 동물과 사람을 막론하고 생명이 더 존중받는 사회를 견인하기 위해서”라고 개정 이유를 밝혔다. 이어 “이 법안을 마련하기 위해 그동안 주요 해외 입법례들을 참고하고, 동물의 법적 지위에 관한 연구용역ㆍ논문대회ㆍ동물 전문가 자문ㆍ여론조사 등을 실시하여 일반 국민과 전문가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했다”고 설명했다. 법무부는 또 “본 조항이 신설되면 장기적으로 동물 학대에 대한 처벌이나 동물피해에 대한 배상 정도가 국민의 인식에 더욱 부합하는 방향으로 변화될 것”이라며 “동물보호나 생명존중을 위한 다양하고 창의적인 제도들이 이 조항을 토대로 추가로 제안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전례학 교수 윤종식(의정부교구) 신부는 “우리 사회가 이번 개정안을 통해 동물이 단순한 물건이 아니라 하느님의 피조물이라는 점을 인식할 수 있을 것 같아 다행”이라며 “교회 정신에 잘 맞는 법안”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윤 신부는 ‘동물 축복 예식’을 인용하며 “교회는 오래전부터 동물과의 관계를 창조주 하느님의 섭리에 따라 맺어왔음을 기억한다”고 강조했다. “어떤 동물은 사람의 일을 도와주기도 하고, 어떤 동물은 위로가 되기도 하며, 어떤 동물은 인간의 양식이 되기도 한다”며 “성경에서도 하느님께서는 사람으로 하여금 생물 하나하나의 이름을 짓도록 허락했다”(창세 2,19-20 참조)고 말했다. “파스카의 어린 양은 파스카 제물과 이집트 종살이의 해상을 상기시키고(탈출 12,3-14 참조), 큰 물고기는 요나를 구해 주며(요나 2,1-11 참조), 까마귀는 엘리야에게 먹을 것을 가져다주고(1열왕 17,6 참조), 짐승들도 인간의 속죄 의식에 참여하여(요나 3,7 참조) 다른 모든 피조물과 함께 그리스도의 구원에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윤 신부는 “구원과 관계되어 있는 동물과의 깊은 관계를 교회는 동물 축복 예식을 통하여 기억하고, 그 좋은 관계를 하느님의 강복을 통하여 지속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이학주 기자 goldenmouth@cpbc.co.kr 평화신문2021.08.10
제54차 수원교구 성경특강 성황리에 마쳐정진만 신부 강의 2700여 명 참석, 내년 3월 제1·2대리구 개강 제54차 수원교구 성경특강이 지난 11월 26일 분당성요한성당과 11월 28일 정자동 주교좌성당에서 ‘임마누엘의 탄생’을 주제로 열렸다. 특강은 수원가톨릭대학교 교수 정진만 신부가 맡았으며 모두 2750여 명이 참석했다. 수료 미사는 각 대리구장인 이성효 주교와 문희종 주교가 집전했다. 정진만 신부는 “예수 그리스도 족보의 완성은 여러분들이고, 여러분 각자가 그 자리를 채울 때 족보에 이름을 올리고, 그 구원의 역사에 참여하게 된다”며 예수님처럼 말하고 행동하기, 예수님의 마지막 명령에 따라 복음 전파 사명을 실천할 것을 제시했다. 수원교구 제1, 2대리구 복음화국에서는 해마다 ‘여정’ 성경공부의 1, 2학기를 마무리하며, 수료식과 함께 두 번의 성경특강을 개최한다. 제1대리구 성경공부는 총 4241명이 수료했고, 제2대리구 4632명이 수료했다. 제1대리구에서는 교구 시각장애인반 김경숙(로사, 정자동주교좌본당), 김영희(유스티나, 조원동주교좌본당), 김진경(마리아, 지동본당)씨가 일반과정 6년을 두 번씩 거쳐 12년 만에 수료했다. 특히 1992년 여정 공부부터 구약 4과목, 신약 10과목, 은빛 8과목을 꾸준히 수강한 은빛과정 4년 수료자 95세 공창윤(베드로, 안성본당) 할아버지는 수료식에서 가장 큰 박수를 받았다. 1992년 7월 처음 시행한 수원교구 성경특강은 교구 내 모든 지역의 신자들에게 성경공부의 기회를 균등하게 배려하기 위해 그 과정을 마련했으며 각 대리구는 성경공부반을 담당할 평신도 봉사자를 선발·양성하여 파견하고 있다. 내년 제1, 2대리구 1학기 성경공부는 3월 2~6일에 개강할 예정이다. 이상도 기자 raelly1@cpbc.co.kr 평화신문2019.12.11
[조경자 수녀의 하느님의 자취 안에서] 9. “수녀님은 왜 그렇게 어렵게 살아요?”노틀담 생태영성의 집 조경자(마리 가르멜, 노틀담수녀회) 수녀 코로나 이전에는 이곳에서 여름철마다 아이들을 위한 생태신앙캠프를 진행했었다. 캠프를 시작하면서 우리는 아이들에게서 휴대폰을 잠시 걷어둔다. 그러면 아이들은 ‘도대체 뭐하고 노냐’는 원망 어린 눈빛으로 우리에게 사정하지만, 우리는 오히려 아이들이 휴대전화를 잊고 자연 안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안내해준다. 처음에는 어떻게 놀지 몰라 하고, 뭘 봐야 할지 모르다가 단 한 시간도 안 되어 자연 안에 일부가 되어 뛰어노는 아이들을 보게 된다. 이 장면은 상상만 해도 완성된 하나의 그림처럼 다가온다. 자연은 본래 아이들이 있어야 할 자리, 뛰어놀아야 할 자리였다는 것을 우리는 매번 새롭게 깨닫게 된다. 아이들은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모든 피조물의 이름을 불러주고, 쓰다듬어주고, 눈 마주치는 그 일을 아주 자연스럽게 해낸다. 우리 어른들은 ‘보살피고, 관계하는 것’을 아주 어려운 일로 만들었지만, 아이들은 주저하지 않고 즉시 다가간다. 어느 해 여름, 캠프 중에 아이들 앞에서 강의하는데 문득 한 아이가 손을 들고 나에게 물었다. 그 아이는 캠프 중에 어쩔 수 없이 선택해야 하는 불편함이 싫었던지 유난히 딴청부리던 아이였다. 아이의 질문은 이랬다. “수녀님, 수녀님은 왜 그렇게 어렵게 살아요?” 아픈 지구를 위해 우리가 어떻게 사는지를 소개하는 중이었고, 또 농사에, 교육에 땀범벅이 된 나의 모습이 아이의 눈에 안쓰러워 보였던 모양이다. 나는 예상하지 못했던 질문이지만 나도 모르게 대답 대신 아이에게 이렇게 되물었다. “성경에서 예수님은 어떤 사람들의 친구가 되어주셨나요?” 그러자 아이는 자기가 직접 본 것처럼 대답하였다. “가난한 사람들, 아픈 사람들요.” 아이의 즉각적인 대답에 나도 서슴없이 말하였다. “맞아요. 예수님은 가난한 사람들, 아픈 사람들에게 다가가셔서 그들과 함께하시고, 그들의 아픔을 어루만져주셔서 낫게 하셨어요. 그렇다면 오늘 예수님이 우리가 사는 세상에 오셨다면 어디에서 그분을 찾을 수 있을까요?” 그러자 아이는 대답하지 못했다. 나는 나조차도 처음에는 의식하지 못했던, 그러나 살수록 더욱 살아 있는 복음으로 다가오는 주님과의 관계성을 나는 조심스럽게 이야기해 주었다. “수녀님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우리 시대에 가장 가난한 이들이 바로 이 생명이라고 생각해요. 인간만이 아니라 많은 생명이 기후 위기로 상처받고 있어요. 바로 이렇게 다른 생명을 돌보는 장소로 예수님께서 수녀님을 초대하셨어요. 예수님은 저 가난한 생명과 함께하고 계시거든요.” 나의 이 대답을 들은 장난꾸러기 아이의 눈빛이 달라졌다. 그리고 캠프 내내 그룹에서 리더의 역할을 하는 아이가 되었다.아이들은 캠프 중에 하느님 안에서, 자연 안에서 그동안 몰랐던 생태적, 창조적, 사회 관계적 충격을 받는다. 그래서 나는 아이들과 캠핑하면서 이런 생각을 하곤 한다. 아이들의 가슴에 아주 깊은 상처를 내고 있다고. 그런데 이 상처는 마치 조개의 몸에 모래가 들어가 상처를 내는 것과 같다. 모래가 들어갔을 때 어떤 조개는 뱉어내려다 제 몸이 썩어 죽을 수 있지만, 어떤 조개는 그 모래를 품어 진주가 되게 한다. 이 상처, 이 모래는 곧 희망의 씨앗이다. 비단 아이들만이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어른들 중 거의 대부분은 이 모래를 뱉어내려 하고, 이미 절망스러운 미래를 전제하고 희망 품기를 그쳐버렸다. 미래에 대하여 아이들만큼 절실하지 않기 때문이다. 쥴리아 버터플라이라는 환경운동가가 있다. 그녀가 삼나무 벌목을 막는 일을 하다가 동료들이 죽고 더 이상은 무리일 것으로 생각했을 때에 자신 안에서 이런 소리를 들었다고 한다. “쥴리아, 이 세상에 희망을 가진 사람이 너 하나밖에 없다고 하더라도 그 하나 때문에 아직 이 세상에는 희망이 존재하는 것이야.” 나에게, 우리에게 아직 이 희망이 존재하는가? 아이들에게 이 희망을 남겨주고 싶은가? 그렇다면 아직 이 세상에는 희망이 존재하는 것이다.노틀담 생태영성의 집 조경자(마리 가르멜, 노틀담수녀회) 수녀 cpbc2021.09.08

코로나19의 고통 속에서도 부활은 온다대전교구 천안불당동본당, 성 김대건 신부 희년 영성 실천하며 가난한 이웃과 사랑의 기쁨 나눠 천안불당동본당 주임 맹상학 신부가 수도자들과 함께 다리를 다친 홀몸 어르신 김정순(오른쪽) 할머니를 찾아 청소기와 영양제 등을 전달한 뒤 환담을 나누며 즐거워하고 있다. ‘코로나 블루’의 시대다. 그래도 어김없이 봄날이 오듯, 부활도 온다. 대전교구 천안불당동본당(주임 맹상학 신부) 공동체 또한 코로나19의 고통 속에서도 기쁨을 찾는다.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 탄생 200주년 기념 희년의 영성을 찾고 배우고 실천하면서다. 지난 사순 시기 3월에도 1주일에 한 번씩은 평일 미사에 참여하면서 ‘가톨릭온’과 연계한 희년맞이 온라인 성경 공부를 통해 주님과 함께하는 기쁨을 맛봤고, 지역 내 가난한 이웃들과 함께 기쁨도 나눴다.홀몸 어르신들과 희망 나누기3월 19일 사순 4주간 금요일, 천안 서북구 쌍용11길 57 한 아파트 단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국민기초생활 수급자들이 몰려 사는 영구 임대 아파트에 맹상학 신부와 천안시노인종합복지관 노인복지센터장 최금옥(요안나, 말씀의 성모 영보 수녀회) 수녀, 사목회 곽순옥(아녜스) 기획분과장 등이 들어섰다. 사순 금요일마다 이뤄지는 홀몸 어르신들과의 ‘사순절 희망 나누기’에 함께하기 위해서였다. 부인이 타계한 뒤 홀로 사는 예비신자 손석진(86)씨, 다리를 다쳐 폐지를 줍기도, 걷기도 힘겨워하는 김정순(82)씨, 얼마 전 사고로 오른발 네 발가락이 으스러져 걷지도 못하는 장동희(율리안나, 85)씨, 쪽방촌에 살다가 최근 천안 동남구 임대아파트로 이사 온 김철홍(72)씨 등을 찾아 청소기와 영양제, 생필품 등을 건네고 따뜻한 위로를 전했다. 천안불당동본당 공동체가 이렇게 활기찬 공동체였던 건 아니다. 3년 전 맹 신부가 부임하면서 2%도 안 되던 본당 사회복지 예산이 2018년 12.5%, 2019년 16%, 2020년 29%로 늘어났다. 올해는 교구 사목지침에서 ‘희년살이’의 실마리를 풀고, 김대건 신부의 영성과 생태ㆍ환경 영성, 사회복지 영성, 말씀 영성을 배우며 실천에 나섰다. 성 김대건 신부 영성 프로그램특히 김대건 신부의 영성을 열두 달로 나눠 매달의 영성 프로그램을 마련했고, 실천사항도 그때그때 점검한다. 1월에는 김대건 신부의 영성을 알기 위해 성인의 서간 21통 읽기와 필사를 시도해 본당 신자 중 40명이 전 서간을 필사했고, 40명이 교구 희년맞이 안내서에 수록된 3통을 필사했다. 2월에는 매일 묵주기도를 바쳐 총 2만 7955단을 봉헌했고, 봉헌된 묵주 알로 1단 묵주 80개를 만들어 냉담 교우들에게 선물했다. 3월엔 1주일에 한 번씩 평일 미사 참여하기와 희년맞이 온라인 성경공부를 실천했고, 실천사항으로 ‘사순절 희망 나누기-어려운 이웃 돌보기’를 새기면서 1차 후원금 1500만 원을 인근 복지관과 연계, 홀몸 어르신 40명을 지원했다. 노숙자들에게는 200인분의 도시락을, 택배 기사ㆍ집배원ㆍ환경미화인에게는 음료수와 빵, 사탕 등을 전했고, 추가로 지원이 필요한 가정과 소상공인에게는 계속해서 본당 차원의 후원금을 전하기로 했다. 이어 4월에는 냉담자와 새 영세자 돌보기, 5월에는 김대건 신부와 함께하는 가족기도, 6월에는 생명운동에 관심 갖기, 7월에는 사회복지 후원회 가입하기, 8월에는 새 이웃에게 복음 전하기, 9월에는 김대건 신부 영성 특강 듣기, 10월에는 김대건 신부 순례길 걷기, 11월에는 어려운 이웃 살피기, 12월에는 희년 주제에 응답하기를 실천한다. 가난한 나라 백신 나눔 운동 동참본당 공동체는 또 교구 사목지침에 따른 생태환경 영성 프로그램도 마련, 열두 달 동안 매달의 실천에 참여하며 전 세계 가난한 나라 형제들을 돕기 위한 백신 나눔 운동에도 함께한다. 나아가 김대건 신부의 이웃 사랑 실천 영성을 본받는 본당 사회복지 영성 프로그램도 공부하고 실천한다. 맹상학 신부는 “김대건 신부님이 살아계셨다면 어떻게 하셨을까, 고민하며 성인 서한에 담긴 영성을 바탕으로 생태ㆍ환경 영성과 사회복지 영성, 말씀 영성을 본당 식구들과 함께 실천하고 있다”며 “이같은 영성 실천이 코로나19 이후 한국 교회의 내부 쇄신과 가난한 이들을 돌봐야 한다는 가르침에 대한 성찰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오세택 기자 sebastiano@cpbc.co.kr 평화신문2021.03.31

“어흥” 호랑이 만나 기도로 위기 모면… 신앙 지키려 호환 당한 척호랑이와 한국 교회사 이야기 <상> 작자 미상, ‘맹호도’, 조선시대, 국립중앙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2022년 새해는 임인년(壬寅年) 호랑이해다. 우리 민족에게 친숙한 동물인 호랑이는 역사 속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자주 등장했다. 민가는 물론 궁궐에까지 들어와 사람과 가축을 물어가는 포악한 맹수이기도 했고, 사악한 잡귀를 쫓는 영물이자 산의 왕이기도 했다. 그렇다면 한국 천주교회사 속 호랑이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각 기록에 나온 호랑이 이야기를 시간의 흐름에 따라 두 차례에 걸쳐 소개하고자 한다. 이학주 기자 goldenmouth@cpbc.co.kr 서양 선교사들, 호랑이에 대한 기록을 남기다 호랑이에 관한 교회사 기록은 파리외방전교회 선교사들이 조선에 처음 들어온 1830년대에 등장한다. 가장 오래된 기록은 성 모방 신부가 조선 입국 후 파리외방전교회에 처음으로 보낸 1836년 4월 4일 자 편지다. 모방 신부는 편지에서 “중국인 유방제(여항덕 파치피코) 신부에게 들었다”며 아이를 잡아먹으려다 관둔 호랑이의 일화를 전했다. “호랑이는 아이에게 덤벼들어서 겁을 주다가 잡아먹으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세례를 아직 받지 않았어도) 천주교를 이미 알고 신봉하던 아이가 힘을 다해서 “예수 마리아, 저를 불쌍히 여기소서. 예수 마리아, 저를 도와주소서” 하고 외쳤습니다. 그러자 호랑이는 움직일 때마다 아이와 놀려고 하기만 하였고 아이에게 어떤 상처도 입히지 않았습니다.” 이후 어른들에게 구조된 아이는 세례를 받았고, 나흘 뒤에 사망했다. 모방 신부는 이를 두고 “천주께서는 그 아이에게 천주교 신자의 인호를 받을 기회를 주셨다”고 말했다. 「한국천주교회사」 표지 조선인과 호랑이들의 살벌한 생존경쟁 한편, 제2대 조선대목구장 성 앵베르 주교가 전하는 호랑이 이야기는 사뭇 결이 다르다. 앵베르 주교는 파리외방전교회에 보낸 1838년 11월 24일 자 편지에서 이렇게 보고했다. “불운한 이 지역(조선)의 산에는 맹수들, 특히 호랑이가 넘쳐납니다. 해마다 적어도 1000명의 희생자가 그 이빨에 물려 죽습니다. 인구도 적고 좋은 무기도 가지지 못한 조선인들은 따뜻한 계절에는 끔찍한 동물들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힘듭니다.” 19세기 당시는 산을 개간해 농경지를 넓히려는 인간과 줄어드는 서식지를 지키려는 호랑이의 충돌이 끝나지 않은 때였다. 호환이 빈번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앵베르 주교는 “겨울에는 인간과 호랑이의 입장이 뒤바뀐다”며 다른 기록에선 볼 수 없는 아주 독특한 호랑이 사냥법도 소개했다. “눈이 절반쯤 얼었을 때 (발바닥이 넓은) 사람은 눈을 밟고 다닐 수 있으나, (발바닥이 넓지 않은) 호랑이는 눈 속에 배까지 깊이 파묻혀 헤어나지 못합니다. 조선 청년들은 (꼼짝 못 하는) 호랑이에게 덤벼들어 창이나 단도로 찌르는 것을 오락으로 즐깁니다.” 이 사냥법에 관한 설명은 「한국천주교회사」에도 수록됐다. 달레 신부가 1874년 쓴 ‘최초의 한국 천주교회 통사’로 불리는 책이다. 교회사와 더불어 조선의 지리ㆍ역사 등을 다뤘는데, 지붕을 뚫고 사람을 물어가는 호랑이에 대한 기록도 있다. “호랑이가 집집이 문단속이 잘 되어 있는 동네에 들어오면, 며칠 밤이고 계속하여 어떤 오막살이를 빙빙 돌다가 너무 허기가 지면, 마침내 초가지붕에 뛰어올라 거기에 구멍을 뚫고 안으로 들어간다.” 호랑이로부터 아내를 구해낸 김대권 「한국천주교회사」에는 호랑이뿐 아니라 호환을 ‘당할 뻔’한 순교자 이야기도 나온다. 앵베르 주교ㆍ모방 신부와 함께 1839년 기해박해 때 순교한 복자 김대권(베드로)이다. 충남 공주에서 옹기점을 하던 김대권은 아내와 평소 싸움이 그칠 새가 없을 정도로 사이가 나빴다. 크게 다툰 어느 날, 김대권은 안방에서, 아내는 부엌에서 잠을 청했다. 김대권이 잠이 막 들었을 때, 하느님께서 부르시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 벌떡 일어났다. 호랑이가 아내를 물고 달아나던 참이었다. 김대권은 소리를 지르며 호랑이를 쫓아가 아내를 구해냈다. 이튿날 그는 하느님께 감사를 올리고 아내에게 당부했다. “이번 일은 우리 불화 때문에 생긴 것이니 우리 잘못을 고쳐 착한 일을 하며 죽을 때까지 화목하게 살아가야겠소.” 이후 열심한 신자가 된 김대권은 또 한 번 호랑이와 얽히게 된다. 그는 주님 성탄 대축일마다 근처 산에 올라가 성경을 읽고 기도를 드리며 밤을 새웠는데, 하루는 사나운 호랑이 한 마리를 맞닥뜨렸다. 김대권이 겁내지 않고 계속 기도를 드리자 호랑이는 공격하지 않았다. 호랑이에게 잡아먹힌 척한 이영희 또 다른 기해박해 순교자인 성 이영희(막달레나)는 일부러 호환을 ‘당한 척’ 했다. 「한국천주교회사」에 적힌 내용은 이렇다. 이영희는 천주교를 미워하는 외교인 아버지의 눈을 피해 어머니(허계임 막달레나)ㆍ언니(이정희 바르바라)와 함께 몰래 신앙생활을 해왔다. 그러던 중 아버지가 그를 외교인과 결혼시키려 들었고, 동정을 지키기를 원했던 이영희는 서울에 있는 고모(이매임 데레사)의 집으로 도망가기로 했다. 그래서 마을을 떠날 때 자기 옷에 피를 묻히고 갈기갈기 찢어 나무 덤불 속에 흩트려 놓았다. 호랑이에게 잡아먹힌 것처럼 위장하기 위해서다. 딸이 죽은 줄로만 알고 있던 아버지는 3개월 뒤에 진실을 알게 됐다. 곧장 서울로 달려간 그는 딸에게 이렇게 말했다. “네가 살아 있는 걸 보니 다른 원이 없다. 이제부터는 네가 하겠다는 걸 막을 수가 없다.” 그 덕에 이영희는 신앙을 지키고 어머니ㆍ언니ㆍ고모와 함께 성인품에 오를 수 있었다. 김대건 신부와 호랑이 이야기 병오박해 때 순교한 한국인 첫 사제 성 김대건 신부도 호랑이에 관한 기록을 남겼다. 제3대 조선대목구장 페레올 주교의 지시로 김대건 신학생은 1844년 2월 5일부터 두 달간 중국에서 두만강을 통해 조선에 입국하는 경로를 탐색했다. 그리고 보고서 ‘훈춘 기행문’을 적어 페레올 주교에게 보냈는데, 호랑이에 관한 언급도 나온다. “좌우로 큰 나무들로 덮인 높은 산들이 우뚝 솟아 있었고, 또 거기에 호랑이ㆍ표범ㆍ곰ㆍ늑대, 그 밖의 맹수들이 살며 지나가는 사람들을 습격하려고 모여듭니다. 이 무서운 산간벽지 가운데로 경솔하게 감히 혼자서 지나가려고 하는 사람은 정말 불행합니다! 이번 겨울에도 근 80명의 사람과 100마리 이상의 소와 말들이 이 육식동물들에게 잡아먹혔다고 합니다.” 김대건 신부는 맹수가 습격할 수 없게끔 다른 여행자들과 무장한 채 무리를 지어 움직였다. 맹수 몇 마리가 이따금 굴에서 나왔지만, 그 위세를 보고 감히 덤벼들지 못했다. 살아서 호랑이를 잘 피한 김대건 신부였지만, 정작 세상을 떠난 뒤에 호랑이를 맞닥뜨리고 말았다. 1846년 새남터에서 순교한 김 신부의 시신이 이민식(빈첸시오)에 의해 미리내로 옮겨질 때 일이다. 「용인천주교회사」에 따르면, 이민식은 새남터에서 미리내로 가는 두 번째 고개인 망덕(해실이) 고개에서 큰 호랑이를 만났다고 한다. 순간 이민식은 등골이 오싹했지만, 곧 정신을 차리고 호랑이를 노려보며 호령했다. “네 이놈, 아무리 짐승이기로서니 우리의 위대한 김 신부님의 시신을 모시고 가는 앞길을 막다니 썩 물러나지 못할까?” 그러자 호랑이는 슬그머니 산 중턱으로 사라졌다고 한다. 이민식은 감사 기도를 올린 뒤, 발걸음을 재촉했다. 과연 호랑이가 진정 영물이라 성인을 알아보기라도 한 걸까. 상상에 맡길 일이다. 이학주2022.01.05

국제구호활동가 한비야 “하느님이 저를 업고 다니느라 힘드실거예요”[허영엽 신부가 만난 사람들] (9) 한비야 (비아) 한비야씨는 긴급구호 현장에서 자신이 위험할 때마다 하느님께서 지켜주신다는 믿음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해 봉사한다. 평생의 반려자 역시 하느님께서 보내주셨다고 확신한다. 사진은 한씨가 2021년 남편 안톤과 여행하며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다. 얼마 전 문자 한 통이 왔다. “허 신부님, 안녕하세요? 저는 내일 남수단으로 현장 근무 떠나요. 잘 다녀오겠습니다. 아직도 내전 중인 곳이라 기도 부탁드려요.” ‘바람의 딸’ 한비야(비아) 자매에게 온 연락이었다. 안부 답장을 하자 다시 문자가 왔다. “신부님, 여기 상황이 생각보다 심각해요. 내전 중인 데다 대형 홍수로 도로가 거의 유실됐어요. 나일 강을 따라 모터 배로 이동해야 하는데, 악어, 하마, 체체파리가 무서운 건 물론, 수중식물인 워터 히아신스가 배의 모터를 감아서 배가 전복되기도 해요. 게다가 반군의 위협까지 ㅠㅠ. 기도를 쎄게(?) 부탁드려요.” 왜 그녀는 위험을 무릅쓰고 항상 그런 곳으로 떠나는 걸까? 문득 과거에 그녀가 한 말이 생각났다. “긴급구호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의 애절한 눈이 저를 다시 불러요. 그리고 그곳에 가면 정말 하느님이 계셔요. 저의 소명이라 생각해요. 그렇지 않으면 이렇게 오래 못했겠죠.” 언젠가 강의를 마친 한비야 자매가 이런 이야기를 했다. “저는 강의를 정말 수백 번 아니 수천 번은 했을 거예요. 어느 때는 답답해요. 저의 체험의 원천은 하느님께 대한 믿음이죠. 구호 현장에서 신비한 체험도 하고 기적도 경험하는데 수강생들은 신자가 아닌 경우가 많아서 오해할 수 있어 조심스럽죠. 그런데 성당에서 강의하면 제 신앙에 대해서 마음껏 이야기해서 아주 속이 시원해요.” ▶앞으로의 계획이나 꿈은 무엇인지요?작년 말 10년간 일했던 월드비전 세계시민학교 교장 퇴임식을 했어요. 이화여대 초빙교수직은 2024년에 마무리할 예정이에요. 나는 늘 시간에 쫓기며 살았어요. 그래서 2024년, 만 65세 이후에는 전문분야 활동을 대폭 줄여서 이제는 조금 안 바쁜 한비야로 살기로 결심했어요. 보고 들리는 것들을 충분히 즐기고 누리며 살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물론 잘 될지는 모르지만요.(웃음)▶어린 시절은 어땠나요? 자식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사람으로 키우고 싶다는 부모님의 소원이 있었대요. 그때는 다른 방법이 없으니까 세계 지도를 집안 곳곳에 붙여놓으셨어요. 어렸을 때부터 언젠가 세계 일주를 해야겠다고 자연스럽게 생각했어요. 신기한 건 세계가 크다고 생각해 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어요. ▶그래서 잘나가던 회사 그만두고 세계 일주를 떠나셨네요?33살에 홍보회사를 그만두고, 있는 돈 다 털어서 세계 일주를 떠나게 된 거죠. 처음에는 그렇게 오래 걸릴 줄 몰랐는데, 돈이 안 떨어지네요. 막상 산에 가면 돈 쓸 일이 없잖아요.(웃음) 3년 정도 생각한 세계 일주가 6년이나 걸렸어요. 처음부터 여행 원칙은 “가능한 오지로만, 그리고 육로로만 다닌다”였어요. ▶걸어서, 더구나 혼자서, 상상이 안 가는데요? 사실은 같이 갈 사람이 없었어요.(웃음) 혼자 가는 게 무서워서 같이 갈 사람을 찾았다면 여태껏 못 갔을 거예요. 눈 딱 감고 나가보니 생각보다 혼자 나온 사람들이 많았어요. 그래서 요즘도 주변에 이야기해요. 기다리지 말고 일단 눈 딱 감고 한 발만 내딛으라고 해요. 남을 도와줄까 말까 할 땐 도와야 하고요, 도전해야 할까 말까 할 땐 무조건 도전해야지요. 놀까 말까도요. 무조건 놀아야죠.(웃음)▶한비야 자매가 쓴 여행기가 유명한데, 여행 중에 어떻게 글을 쓰나요?살면서 가장 잘한 일 중 하나는 초등학교 때부터 일기를 쓴 거예요. 지금까지 매일매일 일기를 써요. 저의 책을 보고 눈 밝은 분들은 “일기장 읽는 것 같다”라고 하는데요, 실제로 일기장 맞아요.▶여행하면서 긴급구호에 대해서 알게 되신 거죠? 여행하지 않았으면 긴급구호에 관해 몰랐을 거예요. 여행하면서 신기한 일과 위험한 일, 그리고 가슴 아픈 일을 많이 겪었어요. 특히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의 가난한 지역을 다닐 때 아이들이 죽는 걸 많이 봤어요. 아이들이 눈앞에서 순식간에 쓰러져 죽는 거예요. 그런데 아이들이 죽는 이유가 복잡한 희귀병 때문이 아니라 설사, 말라리아, 기관지염으로 인한 폐렴이에요. 1000원짜리 알약 하나면 다 고칠 수 있는데 너무 안타까운 거죠. ▶긴급구호 현장의 비참함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나요? 긴급구호 현장에 가면 어떤 이들은 완전히 믿음을 잃어버려요. ‘하느님이 계신다면 왜 이렇게 악을 방치하고 계시나?’ 하는 생각에 믿음이 흔들려요. 라이베리아나 시에라리온 같은 곳엔 팔다리 잘린 아이들이 많아요. 아이들이 크면 적군이 된다고 생각하고 팔다리를 잘라버려요. 저도 흔들렸을 때도 많았어요. 그런데 이런 생각이 들어 극복했어요. ‘이 순간 가장 슬퍼하실 분은 하느님이다. 하느님이 이 순간을 보고 정말 같이 울어주고, 같이 옆에 있어 주라고 우리를 보냈구나.’▶주제를 조금 바꿀까요. 늦은 나이에 결혼하셨어요. 나이 60에 결혼을 했어요. 네덜란드 사람, 이름은 안톤이에요. 저도 나름대로 열심히 배우자를 만나게 해달라는 기도를 엄청 많이 했어요.(웃음) 하느님께 조르다가 지쳐서 ‘하느님 알아서 하세요’라고 했지요. 그러다가 2002년에 남편을 아프가니스탄에서 처음 만났어요. 그 당시 저는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신참이었고, 남편은 제가 속한 긴급구호팀의 팀장이었어요. 우리는 당시에 서로 바빴고 인연이 될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않았어요. 제가 UN 자문위원이었을 때 제네바에 자주 출장을 갔는데 그때 안톤이 제네바에서 근무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자주 만나게 되면서 연인이 되고, 약혼하고 드디어 결혼했어요.(웃음) ▶남편 안톤은 어떤 사람인가요?안톤은 아주 열심한 천주교 신자예요. 거의 수도사 같아요.(웃음) 매일 규칙적인 기도를 하고 매주 금요일 금식하는 유럽의 구교 전통을 지키는 사람이에요. 하느님께서 제 신앙을 성숙하게 해주시느라고 이런 사람을 붙여주셨구나 생각했어요. ▶두 분은 어디서 생활하고 계시나요? 우리는 좀 특별한 형태의 결혼생활을 하고 있어요. 아직은 각자 일도 많고 해서 안톤이 한국으로 와서 3개월 같이 살고, 제가 네덜란드에 가서 3개월 살고. 그리고 6개월은 각각 떨어져서 일하면서 시간을 내서 중간에 만나서 여행해요. ▶특별한 부부생활을 하시네요.(웃음)상의해 보니 이것이 최선의 방법인 거 같아요. 왜냐하면 제가 여기서 하는 일을 다 그만두고 네덜란드로 갈 수는 없고, 남편도 이 분야에서는 전설 같은 사람인데 한국에 나밖에 아는 사람이 없잖아요. 아직도 할 일 많은데 여기서 살라는 건 너무 가혹하잖아요.▶어떤 기도를 많이 하세요?정말 긴급구호 현장에서 기도밖에 매달릴 게 없어요. 항상 위험이 도사리고 있으니까요. 어떤 때는 대전차 지뢰를 밟은 적이 있어요, 어떻게 살아남았을까요? 하느님이 제가 위험할 때마다 저를 업고 다니신 거라 믿어요. 사실 두렵고 무서울 때도 많아서 구마 기도를 많이 해요. ▶구마 기도요?네, 성경에서 악의 세력을 예수님께서 쫓아내시는 걸 흉내 내서 기도해요.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명령한다. 두려움의 세력아 물러가라!” 그렇게 크게 여러 번 외치면 정말 마음이 순식간에 평안해져요. 사실 죽음도 삶도 다 주님 안에 있는 거잖아요, 그녀와의 인터뷰를 지면 사정으로 10%도 못 담았다. 나중에 전문을 나의 페이스북에 올리려 한다. 인터뷰 끝에 그녀가 한 말이 무척 인상적이다. “외국에서 직업이 뭐냐고 물으면 한 가지로 이야기해요. “I’m a humanitarian, assistant, practitioner. humanitarian, 인류애를 가지고 지금 당장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도움을 주고 그 일을 지금 하는 사람. 저는 그 말을 할 때마다 그냥 가슴이 터져서 죽을 것 같아요. 멋지지 않아요?”(웃음)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홍보위원회 부위원장) cpbc2022.01.18

타락한 바리스타 3급 자격증에 소금과 빛을[사유하는 커피] (41)소금과 빛의 메시지 박영순 커피비평가협회장 서른 살 청년 예수는 인간의 본질을 꿰뚫고 있었다. 기원후 27년경 갈릴래아 호숫가 언덕에서 남긴 ‘소금과 빛의 비유’에서 그 사실을 엿볼 수 있다. ‘산상설교’로 전해지는 이 날의 말씀은 생각할수록 인간의 본성을 사유하게 한다. 십자가 죽음과 부활, 성령으로 표현되는 그리스도적 본질보다는 “인간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더 무게가 실려 있기 때문이다.마태오 복음서(5,13-16)가 마르코와 루카보다 기록이 상세한데, 문맥상 먼저 받게 되는 인상은 ‘도덕성(morality)’에 관한 무엇이다. 소금은 짜야 하고, 빛은 방안을 비춰야 하듯, 인간은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해야 할 일을 바르게 수행해야 한다. 소금은 물처럼 밍밍해선 안 되고 빛은 숨어 있어선 안 된다. 앉을 수 없으면 의자가 아니고, 담을 수 없으면 그릇이 아닌 것과 같은 이치이다. 더 근본적으로는 소금다움, 빛다움, 인간다움, 곧 인간의 도리(道理)에 대한 말씀이다. 마태오가 전하는 대목은 예수님께서 열두 제자에게 하는 말씀이다. 예수님를 따르고, 장차 복음을 전파해야 할 그들에게 주어진 도리란 무엇일까? 마태오 복음 5장 16절에 적힌 “너희의 빛이 사람들 앞을 비추어, 그들이 너희의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를 찬양하게 하여라”가 그에 대한 답이라 생각했다. 여기서 ‘착한 행실’이란, 소금이 자신은 녹아 사라지면서 세상을 부패하지 않도록 만드는 ‘희생’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것은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는 선행’에 그치는 게 아니다. “빛을 비추어 가면서까지 사람들에게 보여줘야 하는 착한 행실”이란, 순교(Martyrdom)일 수도 있다. 제자들이 치러야 하는 고통과 역경을 암시하는 것이다.성경의 이 대목은 제자들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 성경 특유의 비유법 덕분에 ‘소금과 빛’은 인류가 사유해야 할 보편적인 메시지다.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다”는 은유적 표현은, 예컨대 “너희는 세상의 소금처럼 썩지 않는다”는 직유법보다 본질을 더욱 인상적으로 드러낸다. 아울러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는 은유는, 어떻게 살아야 함을 새기게 하는 ‘실천적 도리’보다 훨씬 깊숙한 곳에 닿는다.소금과 빛의 메시지는 마땅히 생활 속 모든 분야에 적용된다. 커피라면 “카페인은 커피를 커피답게 하는 소금이요, 과일산은 고독한 쓴맛을 경쾌하게 승화시켜주는 빛이다”쯤이 되겠다. 하지만 이러한 언어의 유희보다는 커피 전문가들이 현장에서 지켜야 하는 가치에 비춰보는 게 의미가 있다.커피에 관한 지식과 기술, 태도를 다른 사람들보다 먼저 익힌 전문가들에게 기쁨인 동시에 사명은 많은 사람을 커피 애호가의 길로 이끌어주는 것이다. 개별적인 교육으로도 충분하지만, 바리스타가 되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학원들이 우후죽순 늘어났다. 시쳇말로 돈벌이가 되니 고약한 상술이 판친다. 한 과정으로 취득할 수 있는 바리스타 교육을 일부러 3급 과정으로 나눠 사람들을 골탕먹이고 있다. 바리스타 3급 자격증은 시험도 안 보고 발급하고, 이것을 취득하면 2급 자격증 필기시험을 면제해준다. 이어서 바리스타 1급 자격증은 2급 자격증을 취득해야만 응시할 수 있다. 바리스타 교육이 이렇게 타락해선 안 된다. 구직난이 심해지자 더 높은 등급을 갖고자 하는 소비자들의 욕구를 악용한 파렴치한 상술이다. 카페 현장에서는 바리스타 1급과 2급을 따지지 않는다. 바리스타가 국가자격증이 아니어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일부 기관들의 장난으로 악취가 풍기기 시작한 바리스타 교육시장에 소금과 빛이 간절하다.박영순(바오로, 커피비평가협회장, 단국대 커피학과 외래교수) 평화신문2021.03.03
![[신앙단상] 스마트폰 쉼과 선용으로 바꾼 일상(손병선, 아우구스티노, 한국평협 회장)](//cpbc.co.kr/CMS/newspaper/2020/11/rc/791292_1.1_titleImage_1.jpg)
[신앙단상] 스마트폰 쉼과 선용으로 바꾼 일상(손병선, 아우구스티노, 한국평협 회장) 오늘은 저에게 뜻깊은 날입니다. 그래서 저를 쓰담쓰담, 토닥토닥 해주고 싶은 마음입니다. 왜냐하면 오늘이 ‘가톨릭굿뉴스’ 앱에서 진행하는 ‘모바일 복음 쓰기’를 시작한 지 딱 1년 되는날이기 때문입니다. 바쁜 일상에서도 우리에게 생명을 주는 복음 말씀과 늘 함께한 한 해였기에 더욱 뿌듯합니다. 배우자와 함께 복음을 쓰면서 앱에서 매일 주어지는 룰렛 점수에 따라 “앗~싸, 에~이” 하며 웃고 찌푸리는 재미있는 일들도 많았지요.그동안 성경 통독의 경험은 몇 번 있었습니다. 본당 형제자매님들과 함께 3년에 걸쳐 성경 통독을 한 적도 있고, 구역 교우들과 함께 매주 토요일 새벽 미사 후 통독을 하고 각자 챙겨 온 음식을 나누며 신앙 대화로 꽃을 피웠던 시절도 생각납니다. 본당의 전례분과 봉사자들과 함께 복음서를 철야 통독하고 새벽 미사를 봉헌했던 경험이나, 대자들과 함께 집에서 통독했던 경험도 새롭게 다가옵니다.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도 인상적인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이처럼 통독 경험은 다양하지만, 성경 필사는 번번이 실패한 경험이 있어 왠지 아쉬웠고, 넓고도 깊은 복음 안에 담긴 심오한 뜻을이해하는 데는 늘 부족함을 느꼈습니다.올해 사순 시기에는 제가 봉사하고 있는 평협에서 ‘스마트 쉼’ 운동을 펼치며 사순 묵상 수첩을 제작해 전국에 배포했습니다. 저도 글씨 연습도 할 겸 캘리그라피 세필로 복음을 쓰고 묵상했는데, 그러면서 자연스레 일상 안에서 우선순위가 하느님 위주로 바뀌는 변화도 생겼습니다. 또한, 지난 6월 예수 성심 성월을 기해 한국평협에서 굿뉴스와 함께 진행한 코로나 극복 이벤트에도 참여하면서 묵상 글에 한 번 당첨되어 소확행의 작은 기쁨도 누렸습니다. 함께 참여하신 전국의 많은 교우들도 ‘코로나 19’ 팬데믹이 시작되어 미사도 없는 힘든 시기에복음을 쓰고 묵상하며 나름대로 의미 있는 사순 시기와 남은 한 해를 보내셨으리라 여겨져 개인적으로도 수고의 보람과 기쁨을 함께 누릴 수 있었습니다.사실 요즘은 핸드폰 과의존과 중독화 현상이 심해서 사순 시기만이라도 스마트폰 쉼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했었지만, 뜻하지 않은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오히려 스마트폰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결과적으로 신앙생활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저 역시도 종종 불필요하게 스마트폰을 손에 들고 있을 때가 있지만, 올해는 스마트폰 쉼과 선용을 병행하는 한 해가 되었고, 일상 안에서 말씀 쓰기를 우선순위로 두게 되었습니다. 돌아보면 이 모든 것이 저를 사랑하시는 주님의 이끄심이었음을 고백하며 감사드리고, 그동안 복음의 맛과 기쁨을 누릴 수 있게 애써주신 굿뉴스 측에도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cpbc2020.1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