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교구 새 보좌주교 임명… “원칙과 부드러움 보여주는 목자되길”한정현 대전교구 보좌주교 임명 이모저모2014년 방한한 프란치스코 교황과 악수하는 한정현 주교임명자.유흥식 주교가 직접 씌워준 주케토 11월 28일 저녁 대전교구 탄방동 성가정성당.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 탄생 200주년 희년 교구 개막 미사가 교구장 유흥식 주교 주례로 봉헌되던 참이었다. 오후 8시가 막 지날 즈음 유 주교는 상기된 표정으로 제대에 서서 한정현 신부의 주교 임명 소식을 알렸다. 그러자 성전에선 신자들의 우레 같은 환호와 박수가 길게 이어졌다. 유 주교는 한 주교임명자에게 프란치스코 교황 목걸이로 유명한 ‘착한 목자 십자가’ 목걸이를 걸어주고 머리에 직접 주케토를 씌워주며 그를 교구 주교단의 일원으로 받아들이게 된 데 대한 기쁨을 드러냈다. 유 주교는 이어 곧바로 ‘새 보좌주교 임명과 관련 대전교구민에게 보내는 교구장 서한’을 발표, “한정현 주교님은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역사적인 우리 교구 방문을 헌신적 노력으로 준비했고 교황님 말씀을 한국어로 통역하는 역할도 훌륭하게 수행했을 뿐 아니라 특별히 우리 교구의 역사적인 교구 시노드 모든 과정의 실무를 총괄했다”면서 “시노드적 교구를 이루는 데 한 주교님께서 크게 이바지하실 것”이라고 말하며 큰 기대를 보였다. 미사를 공동집전한 교구 총대리 김종수 주교도 “동료 주교님을 맞게 돼 개인적으로 든든하고 기쁘지만, 교구장님을 도와서 교구 일을 잘하실 수 있는 일꾼이 생겼다는 데 의미를 두고 싶다”며 “우리 교구에 큰 선물을 주신 하느님 아버지께 감사드리고, 교구 공동체 여러분께도 축하를 드린다”고 인사를 건넸다. 이에 한 주교임명자는 “무엇보다도 교구장 주교님께 먼저 감사드리고, 총대리 주교님과 교구청 신부님들, 수녀님들, 본당 공동체 식구들, 평신도 대표 여러분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면서 “이 자리에 서게 된 것은 많은 분의 기도와 도움 덕분이었다”고 주교 임명 뒤 첫 소감을 전했다. 미사 직후 탄방동본당 공동체는 성당 정문 앞 현관에서 유 주교와 김 주교, 교구 사제들, 수도자들, 평신도들이 함께한 가운데 소박한 축하 다과회를 열었고, 다과회를 마친 뒤에는 본당 식구들끼리만 1층에서 짧은 만남을 한 뒤 기념 촬영을 했다. 사제수품 동기 대표인 박제준(세종요한본당 주임) 신부는 “힘든 직무를 맡게 되셨고, 특별한 삶을 살게 되실 테니까 축하보다는 안쓰러움이 앞선다”면서도 “그렇지만 어머니 같은 교회의 착한 목자가 되셨으면 좋겠다”고 기원했다. 김기준(스테파노) 탄방동본당 사목회장도 “온유하고 겸손하신 성품대로 어렵고 힘드신 분들 편에 서서 애써주시고 대전교구의 영적 성장과 성숙을 이끌어주시는 목자 되시길 바란다”고 기대를 내비쳤다. 성서학·성경 언어의 수재 1971년생인 한정현 주교임명자는 유서 깊은 내포교회 공동체인 서산동문동본당 출신이다. 구교우 집안은 아니지만, 한 주교임명자가 학창시절을 보낼 때 부모 한 베네딕토(81)ㆍ김 아녜스(73)씨와 장남인 한 주교임명자를 포함, 두 남동생 등 온 가족이 입교했다. 고 이인하(베네딕토) 신부의 영향을 크게 받았고, 대전 대덕고에서 2년간 예비신학생모임을 하면서 성소의 싹을 틔웠다. “어렸을 때 집을 떠나 학창시절을 보내다 보니 학업에 정진하면서도 공허함, 특히 신앙에 대한 갈증 같은 게 있었어요. 그때 본당 신부님께 말씀드렸더니, 비슷한 생각을 하는 동년배들 모임이 있으니 가보면 힘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고 하셔서 가보니 예비신학생 모임이었지요. 그래서 그 모임에 나가 친구들과 주기적으로 만나다 보니 사제로 살고 싶다는 꿈을 꿨고, 자연스럽게 사제가 됐어요.” 그렇게 가톨릭대 신학과를 거쳐 대전가톨릭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2000년 대희년 2월 21일 사제품을 받았다. 첫 임지는 탄방동본당이었고, 이어 당진본당에서 1년씩 보좌신부로 살고 곧바로 로마유학을 떠났다. 성서학을 공부해달라는 전 대전교구장 경갑룡 주교의 권유를 받고 나서였다. 원래 학부, 대학원 과정에서 전 대전가톨릭대 총장 김종수 주교의 지도를 받으며 구약성서를 전공했기에 자연스럽게 성서학을 전공하게 됐고, 교황청립 성서대학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다만 로마 유학을 하게 되면서 말씀의 의미에 대해 집중하다가 성경이 쓰인 원래의 언어에 매력을 느껴 ‘성경 언어’를 전공했고 석사학위 논문도 ‘성경 히브리어 동사 활용’을 주제로 썼다. 다만 교황청 인류복음화성의 요청에 따라 전 세계 교리교사들이 모여 교리교육학을 전공하는 로마 성 요셉 신학원 영성지도를 맡게 된 데다 지도교수를 바꿔야 하는 상황에 부닥치면서 결국은 박사학위 논문을 쓰지 못하고 수료로 마무리해야 했다. 귀국 뒤 버드내본당 주임을 역임하면서도 한 주교임명자는 교구에서 다양한 역할을 소화했다. 사제평생 교육위원, 출판검열위원, 시노드 사무국장, 사제평의회 위원 등이었다. 시노드 사무국장을 마친 뒤에는 수품 뒤 첫 발령을 받았던 탄방동본당으로 돌아가 사목했다. 이에 대해 한 주교임명자는 “제 사제수품 성구가 ‘떠나라’(창세 12,1)인데, ‘떠나라’는 말은 ‘간다’는 의미의 동사적 표현으로 ‘완벽하고 이 정도면 됐다’고 스스로 안주하지 않고 늘 하느님께서 주시는 새로운 말씀, 새로운 열정으로 성령의 기운에 저를 맡기며 따라가야 한다는 측면에서 ‘떠나라’는 말씀을 묵상하며 정했다”면서 “그래서인지 실제로도 인사발령을 통해 여러 직무를 맡도록 하느님께서 이끌어주신 것 같다”고 말하며 미소를 보였다. 한 주교임명자에 대한 평은 한결같다. ‘원리원칙주의자이면서도 따뜻하고 온유한’ 성품이라는 것이다. 또한, 운동신경이 뛰어나 고교 때는 길거리 농구를, 대학 때는 축구를 즐겼고, 스트라이커로서 신학교의 전설로 남았다. 공부도 잘해서 동기 신부 중 영성신학을 전공한 김유정(대전가톨릭대 총장) 신부, 철학을 전공한 권세진(괴정동본당 주임) 신부와 함께 수재로 꼽혔다. 교구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장을 지낸 김광현(안토니오, 탄방동본당) 교구 순교자현양회장은 “교구민들에게도 원칙과 부드러움을 보여주시는 목자가 되시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cpbc.co.kr 사진=대전교구 홍보국 제공cpbc2020.12.02
![[성당에 처음입니다만] (33) 가톨릭과 개신교 성경 권수가 왜 다르죠](//cpbc.co.kr/CMS/newspaper/2019/10/rc/765583_1.0_titleImage_1.jpg)
[성당에 처음입니다만] (33) 가톨릭과 개신교 성경 권수가 왜 다르죠헬라어 성경 인정에 따라 구약 권수 달라 가톨릭과 정교회, 개신교는 같은 그리스도교이지만 경전으로 인정하는 성경 수는 다르다. 가톨릭교회는 구약 46권, 신약 27권 등 총 73권을 성경으로 인정한다. 나처음: 신부님, 어제 언해가 제게 성당에 나오라며 「성경」을 선물했어요. 그런데 살펴보니 개신교 성경과 다르더라고요. 어떻게 성경이 다를 수 있죠. 조언해: 어머! 정말 가톨릭과 개신교 성경이 다른가요? 어떻게 똑같은 그리스도 신앙을 고백하고 성경을 경전(經典-표준 성경)으로 삼고 있는데 권수가 다른지 이해할 수 없네요. 라파엘 신부: 하하! 가톨릭과 개신교의 성경 권수가 다르다고 해서 많이 놀란 모양이구나. 가톨릭과 정교회, 개신교는 같은 그리스도교이지만 경전으로 인정하는 성경 수는 다르단다. 가톨릭은 구약 46권, 신약 27권 등 모두 73권을, 정교회는 구약 43권, 신약 27권 등 총 70권, 개신교는 구약 39권, 신약 27권 등 66권만을 경전으로 인정하고 있지. 교회마다 이렇게 경전으로 인정하는 성경 수가 다른 이유는 구약성경의 어떤 책들을 경전으로 받아들였냐에 따라 차이를 보여요. 오늘은 성경에 관해 이야기해 주마. 성경은 하느님께서 인간에게 당신의 구원 계획을 유다교와 그리스도교 역사 안에서 구체적인 사건을 통해 드러내시고 알려주신 ‘계시’의 원천이란다. 아울러 인간이 교회를 통해 하느님의 계시를 제대로 전하고 이해하며 그것을 믿고 따르는 신앙의 원천이기도 해. 그래서 성경을 ‘하느님의 말씀’이며 ‘교회의 책’이라고 해요. 성경이 말하는 내용을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예수는 그리스도이시다’(마태 16,16)이야. 예수 그리스도는 한 처음부터 하느님과 함께 계셨고, 생명과 은총, 진리 등 모든 것이 그분을 통해 생겨났고,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사셨으며, 십자가와 부활을 통해 인간을 구원하셨다는 내용을 담고 있단다.(요한 1장 참조)성경(Bible)은 ‘책들’이란 뜻의 헬라어 ‘타 비블리아’(τα Βιβλια)라는 단어에서 나온 말이야. 성경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세우신 새로운 계약(신약)과 하느님께서 모세를 통해 이스라엘 백성과 맺은 옛 계약(구약)의 내용으로 구분되지. 하지만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스라엘 신앙의 밑거름인 구약을 완성하셨고, 교회는 유다교의 거룩한 구약의 책들 안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선포하는 데 필요한 출발점을 찾았기에 ‘하느님의 구원’이라는 하나의 큰 틀 안에서 신·구약 성경을 읽어야 한단다. 가톨릭교회는 바오로 3세 교황이 1546년 트렌토 공의회에서 경전으로 반포한 「불가타」 성경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단다. 이 「불가타」는 4세기 때부터 대중 성경으로 사용되고 있지. 신약성경은 마태오·마르코·루카·요한 네 복음서와 사도행전, 14개 바오로 서간, 7개 가톨릭 서간, 요한 묵시록 등 총 27권으로 구성돼 있어요. 그러나 가톨릭교회가 구약성경을 39권의 히브리어 성경과 토빗기, 유딧기, 마카베오기 상ㆍ하권, 지혜서, 집회서, 바룩서 등 헬라어로 쓰인 7권을 더해 총 46권을 경전으로 사용하고 있는 반면, 정교회는 히브리어 성경에 토빗기, 유딧기, 지혜서, 집회서만 더해 43권을, 개신교와 유다교는 히브리어 성경 39권만 구약성경으로 인정하고 있단다. 이렇게 구약성경의 경전이 서로 다른 이유는 초대 그리스도교가 헬라어 구약성경인 「칠십인역」을 표준 성경으로 사용했기 때문이다. 가톨릭교회는 이 「칠십인역」을 구약성경 경전으로 그대로 받아들였지만, 개신교와 유다교는 헬라어 7권의 성경을 경전에 포함하지 않은 거야. 가톨릭교회는 히브리어 성경 39권을 ‘구약 제1경전’, 헬라어 7권을 ‘구약 제2경전’으로 구분해 부르고 있지만, 권위와 위상은 모두 똑같단다. 리길재 기자 teotokos@cpbc.co.kr cpbc2019.10.30
![[수원교구 사목교서] “그리스도 안에서 일치”](//cpbc.co.kr/CMS/newspaper/2020/11/rc/791768_1.2_titleImage_1.jpg)
[수원교구 사목교서] “그리스도 안에서 일치”수원교구장 이용훈 주교 수원교구는 2021년~2023년 사목 실천 목표를 ▲일상 중심의 신앙 실천 ▲자기주도적 신앙 실천 ▲통합 소통환경 구축으로 정했습니다. 우리 교회가 공동체의 아픈 곳을 느끼고, 어루만지며, 위로하여, 치유하는 살아 있는 교회, 사랑하는 교회, 그래서 그리스도 안에 일치를 이루는 교회로 나아가기를 희망합니다. 그동안 교회의 운영방식은 대면 중심이었지만 코로나19 감염병 예방을 위해 수개월에 걸친 미사 중단과 이에 따른 대안으로 제시된 TV, 인터넷 방송 미사 시청은 신자들의 미사 참례 의무에 대한 인식에 변화를 초래했습니다. 이제 우리 교회는 불확실하게 전개되는 사회현실과 비대면으로 전개되는 소통문화를 바라보면서 지금 이 시대에 복음을 전파하기 위한 최선의 대책은 무엇인지 고민하며 그 적절한 대응방안을 모색해야 하는 상황입니다.코로나19 이후로 집회 중심의 활동이 현저하게 제한되어 왔습니다. 교회 활동은 크게 위축되었고 상황이 호전되어 다시 이전의 모습으로 돌아간다고 하여도 비대면을 선호하는 문화적 경향은 지속될 것입니다. 이 기회에 교구와 대리구는 신자들이 자신의 일상에서 꾸준히 신앙을 실천해 나가는 습관을 기르도록 교육하고 지원해야 하는 당면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매일 성경을 읽고 묵상하며 말씀과 함께 살아가는 삶을 습관화하도록 이끌고, 정해진 시간에 기도하며 자신을 성찰하고 타인을 돌보는 삶을 살아가도록 인도해야 할 것입니다. 가정 성경 필사, 가정 성지 순례, 가정 기도 등 가족 구성원이 함께하는 신앙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안내하고 독려하는 노력도 이루어져야 합니다. 신자들 역시 자신이 신앙의 생애주기에 어디쯤 있는지 스스로 진단하고 성찰하며 앞으로 나아갈 수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아무도 이를 안내하지 않고, 가르쳐주지 않는다면 길을 잃고 방황할 수밖에 없습니다. 교회는 신자들이 자신의 신앙 여정을 스스로 진단하고 안내받음으로써 자기 주도적으로 신앙의 온전한 성숙을 향해 나아가도록 인도해야 합니다. 아울러 교구는 홍보국을 중심으로 사제와 신자, 신자와 신자, 교구와 본당, 본당과 본당, 단체와 단체, 신자와 단체 등 교구 내 모든 지체가 서로 소통할 수 있는 통합 소통환경을 구축해 나갈 것입니다. 여기에서 신자들은 대면과 비대면 모두를 망라한 종합 신앙 정보를 얻고 소통하면서 복음의 기쁨을 살아가게 될 것입니다.교회는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여 일치를 이루는 신비체입니다. 그리스도와 한 몸으로 일치를 이룬다는 것은 서로 사랑한다는 것이고, 사랑한다는 것은 소통한다는 것이며, 소통한다는 것은 서로의 아픔을 함께 느끼고 나누며 치유하는 것입니다. 교구민 모두에게 우리 교구의 복음화를 위하여 자비로우신 주님께 한마음으로 기도해 주실 것을 제안합니다. cpbc2020.11.25

삼손을 유혹한 들릴라의 거짓 사랑 노래[장일범의 유쾌한 클래식] (8)생상스의 오페라 ‘삼손과 들릴라’ 중에서 아리아 ‘그대 음성에 내 마음 열리고’ 지난 6월 26일 롯데콘서트홀에서는 최근 세계의 명문 음반회사 도이치 그라모폰과 글로벌 계약을 한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의 바이올린 리사이틀 ‘Violin on stage’ 공연이 펼쳐졌다. 워낙 탄탄한 테크닉을 기반으로 해가 갈수록 성장, 월드 클래스의 반열에 올라서게 된 의미가 있는 앨범을 냈기에 공연에도 많은 청중이 찾아왔다. 레퍼토리는 봄소리 자신과 인연이 깊은 폴란드 작곡가와 프랑스 작곡가 생상스의 곡들로 짜여졌다. 특히 모든 프로그램 곡들을 마친 후 청중의 뜨거운 박수에 다시 등장한 봄소리(영어 이름은 이번 앨범을 통해 기억하기 쉽게 Bomsori로 바꾸었다)는 첫 번째 앙코르곡으로 피아니스트 일리야 라쉬콥스키와 함께 ‘상송과 달릴라’(Samson et Dalilah, 삼손과 들릴라)의 달릴라의 아리아 ‘그대 음성에 내 마음 열리고’(Mon coeur s‘ouvre a ta voix)를 연주, 아름다운 선율로 청중들을 깊이 감동시켰다. ‘상송과 달릴라’(프랑스어)는 카미유 생상스의 가장 유명한 오페라로 성경 판관기에 등장하는 ‘삼손과 들릴라’ 두 사람의 이야기다. 이스라엘 자손들이 주님의 눈에 거슬리는 악한 짓을 저지르자 주님은 그들을 40년간 필리스티아인들의 손에 넘겨 노예가 되게 하셨다. 이스라엘인들은 기도를 드리나 주님께서는 대답이 없다. “당신은 우리를 이집트에서 구원해주신 그 주님이 아니십니까?” 하고 좌절하고 있을 때 용맹스런 삼손이 나타나 “그쳐라, 형제들이여. 우리 사슬을 끊고 다시 일어나자”며 광장에서 자신을 치려고 하는 가자의 영주 아비멜렉을 오히려 죽인다. 삼손을 대장으로 하는 이스라엘인들은 광장에서 봉기를 하고 승리를 축하하는 노래를 부른다. 이때 바로 문제의 여인 들릴라가 나타난다. 다곤 신전의 문이 열리면서 들릴라가 꽃을 든 아름다운 필리스티아 여인들과 나타나 삼손에게 다가서서 말을 건다. “저는 영광보다는 사랑을 원해요. 제 집이 있는 소렉 계곡으로 오세요”라고 유혹하자 삼손은 들릴라의 아름다움에 마음을 빼앗겨 버리고 만다. 오페라에는 안 나오지만 판관기에서 볼 수 있듯 삼손은 아이를 낳지 못하는 여인에게 주님의 천사가 찾아와 포도나무에서 나는 그 어떤 것도, 술도 마시지 못하게 하여 모태에서부터 죽는 날까지 하느님께 바쳐진 나지르인이었다. 하지만 정결하게 자라야 하는 삼손은 방탕하게 살며 필리스티아 여인과 결혼했다가 다른 남자에게 빼앗기게 되자 엄청난 폭력적인 행동으로 복수하게 되고 여기에 반발하여 삼손을 잡아간 펠리스티아인 1000명을 당나귀 턱뼈로 죽여버린다. 삼손의 괴력을 두려워한 필리스티아인의 대제사장이 들릴라에게 “삼손의 마음을 사로잡아 힘의 비밀을 알아내면 원하는 건 뭐든지 주겠다”고 부탁한다. 하지만 삼손은 들릴라가 보고 싶어왔으면서도 “나는 하느님의 종, 나 그분의 의지에 복종해야 한다”고 말한다. 결국 들릴라의 계속된 유혹에 넘어가 버리는 삼손. 들릴라는 그를 껴안고 명 메조소프라노의 아리아 ‘그대 음성에 내 마음 열리고’를 부른다. 하강 음계는 바로 들릴라에게 빠져드는 삼손의 모습을 상징한다. “새벽 키스에 꽃송이가 열리듯, 당신 목소리에 내 마음이 열리는군요. 미풍에 일렁이는 이삭들의 살랑거림처럼 당신 음성에 내 마음이 일렁입니다. 사랑하는 이여, 내 눈물을 그치게 하려거든 한 번 더 말해보세요. 이제 영원히 들릴라에게 돌아왔다고….” 그러자 삼손은 곡 중에 “들릴라, 사랑하오!”를 열창한다. 그녀의 이 달콤한 말은 거짓된 말일 뿐이었다. 세상에 생상스는 이렇게 거짓된 말을 한없이 아름답고 달콤한 노래로 만들다니 인생에 대해서 뭘 좀 아는 사람인 것 같다. 교언영색(巧言令色)을 가장 조심해야 한다는 걸 이 노래를 들을 때마다 되새김질하게 된다. ※QR코드를 스캔하시면 생상스의 오페라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https://www.youtube.com/watch?v=u-O0OKsxCDA장일범 (발렌티노, 음악평론가, 서울사이버대 성악과 겸임교수, ‘장일범의 유쾌한 클래식’ 진행자) cpbc2021.06.30

지속적인 그리스도 평화 건설 위한 세 가지 길, 함께 나아가자프란치스코 교황의 제55차 세계 평화의 날 담화 해설 프란치스코 교황은 제55차 세계 평화의 날 담화를 통해 항구한 평화 건설을 위한 도구로 세대 간 대화, 교육, 노동을 제시했다. CNS 자료사진 프란치스코 교황이 2022년 1월 1일 제55차 세계 평화의 날을 맞아 세상 모든 이에게 항구한 평화 건설을 위해 함께 걸어가자고 촉구했다. 교황은 이어 항구한 평화 건설을 위한 도구로 △세대 간 대화 △교육 △노동을 제시했다. ‘세대 간 대화, 교육, 노동 : 항구한 평화 건설을 위한 도구’라는 제목의 제55차 세계 평화의 날 담화 주요 내용을 살펴본다.평화란 무엇인가프란치스코 교황의 제55차 세계 평화의 날 담화는 그의 회칙 「모든 형제들」과 「찬미받으소서」, 교황 권고 「그리스도는 살아 계십니다」를 토대로 작성됐다. 또 담화에는 성 바오로 6세 교황의 회칙 「민족들의 발전」과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 회칙 「노동하는 인간」의 내용이 인용됐다. 아울러 교황 자신이 파리 평화 포럼과 기후 정상 회담 참가자에게 보낸 메시지 내용을 첨부하기도 했다.교황의 2022년 세계 평화의 날 담화 내용을 살펴보기에 앞서 먼저 가톨릭교회가 말하는 ‘평화’의 개념부터 살펴보자. 평화는 전쟁이나 폭력, 갈등이 없는 평온한 상태를 말한다. 하지만 가톨릭교회는 평화를 ‘하느님께서 인간에게 주신 선물’이라고 한다. 아울러 평화는 인간의 노력으로 맺는 성령의 열매(갈라 5, 22-23 참조)라고 가르친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평화는 단순히 ‘힘의 불안한 균형으로 전쟁만 피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질서, 더욱 완전한 정의를 인간 사이에 꽃피게 하는 질서를 따라 하루하루 노력함으로써만 얻어지는 것”이라고 강조한다.(「복음의 기쁨」 219항)하느님께서 인간에게 주신 가장 큰 자비의 선물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이시다. 따라서 교회가 제시하는 평화는 바로 ‘그리스도의 평화’이다. 그리스도께서는 십자가 위에서 피를 흘리심으로써 적개심을 없애셨고, 인간을 하느님과 화해시키셨으며(콜로 1,20-22 참조), 당신 교회를 인간과 인간이 하나 되고 또한 하느님과 인류가 하나 되는 일치의 성사로 세우셨다. 이에 교회는 “그리스도는 우리의 평화이십니다”(에페 2,14)라고 고백하고, “지상의 평화는 ‘그리스도의 평화’를 나타내는 것이며 그 열매이다”(「가톨릭교회 교리서」 2305항 참조)라고 선언한다. 교황이 해마다 새해 첫날에 발표하는 세계 평화의 날 담화는 이러한 맥락에서 읽고 이해해야 한다. 해마다 평화를 실현하려는 주제와 방향은 달라도 그 핵심은 평화를 희망하는 선의의 모든 이와 연대해 그리스도의 평화를 이 땅에 실현하는 것임을 상기해야 한다. 그럼, 프란치스코 교황의 2022년 세계 평화의 날 담화 속으로 들어가 보자.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교황 즉위 후 처음으로 발표한 권고 「복음의 기쁨」에서 전 세계가 평화를 향해 나아가는 진정한 길로 네 가지 원칙을 제시한 바 있다. 그 원칙은 바로 △시간은 공간보다 위대하다 △일치가 갈등을 이긴다 △실재가 관념보다 더 중요하다 △전체는 부분보다 더 크다. 이 네 가지 원칙은 모든 이를 통합하고, 모든 것을 육화시키는 복음의 전체성과 완전성을 드러내 준다. 교황은 세계 평화를 향한 네 원칙을 기반으로 2022년 담화에서 항구한 평화 건설을 위한 세 가지 길을 제안한다. 첫 번째 길은 ‘세대 간 대화’로 평화 건설을 위한 공동 계획을 실현하는 기초이다. 두 번째 길은 ‘교육’으로 평화 건설을 위한 추진력을 제공한다. 세 번째 길은 ‘노동’으로 평화를 건설하고 보장하는 토대이다. 세대 간 대화 - 신뢰와 사랑 쌓아 미래 지향 교황은 기후변화와 코로나19 등 현재의 위기가 세대 간 협력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인식했다. 젊은이들은 노인들의 지혜와 경험이 필요하고, 나이가 더 많은 이들은 젊은이들의 지원, 사랑, 창의력, 활력이 필요하다고 담화에서 강조한다. 교황은 그러면서 “어려움 가운데에서도 만약 우리가 이러한 세대 간 대화를 할 수 있다면, 우리는 현재에 굳건히 뿌리내릴 수 있으며 거기에서 과거를 돌이켜 보고 미래를 내다볼 수 있다”고 전망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미 2018년 3월 19일 성 요셉 대축일에 발표한 권고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에서 세대 간 대화를 강조한 바 있다. 교황은 이 권고에서 우리 자신을 위해서도 각자의 사리사욕을 버리고 공동선을 위해 일하면서 거룩한 사람이 될 것을 당부한다.(14항 참조)교황이 세대 간 대화를 강조하는 까닭은 서로 신뢰를 쌓아가는 대화가 우리 한가운데에 계시는 하느님의 현존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성경은 하느님께서 당신 백성 가운데 가장 보잘것없는 구성원을 통해 당신의 자비를 드러내신다고 증언한다. 이 자비는 하느님과의 화해와 인간끼리의 화해를 이끌어낸다. 그래서 주님께서는 하느님의 자비로운 사랑으로 사는 사람들에게 “물러가 먼저 그 형제와 화해하여라”(마태 5,24)라고 요구하신다. 이처럼 저마다 거룩한 사람이 되어 하느님의 현존을 드러낼 때 갈등과 무관심이라는 딱딱하고 굳어 척박해진 땅을 갈아엎고 평화의 씨앗을 뿌릴 수 있다고 프란치스코 교황은 설명한다.교황은 또 세대 간 대화에 있어 무엇보다 “인간 생활의 온전함에 대해 당당히 이야기하고, 모든 위대한 가치들을 촉진하고 결합해야 할 필요성을 당당하게 말해야 한다”(「찬미받으소서」 224항 참조)고 강조한다. 교황은 덧붙여 절제되고 겸손하게 대화할 것과 하느님을 배제하지 말 것을 당부한다. 교육 - 사랑과 돌봄의 문화 확산 프란치스코 교황은 담화에서 평화의 길을 함께 만들어 가는 시기에 ‘교육’을 무시할 수 없다고 강조한다. 교육은 세대 간 대화를 위한 방식을 알려주고 공동선을 위해 전문성과 경험, 기술을 공유할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교황은 이어 “교육과 훈련은 통합적 인간 발전을 촉진하는 데에 으뜸 수단이고, 개개인이 더 큰 자유와 책임을 갖도록 하며, 평화를 지키고 증진하는 데에 필수적인 것”이라고 설명한다. 교황은 무엇보다 ‘돌봄의 문화’를 촉진하는 교육에 국제 사회가 투자할 것을 권고한다. 군비를 축소해 그 자금을 젊은 세대의 교육과 훈련에 투자할 것을 촉구했다. ‘돌봄의 문화’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회칙 「찬미받으소서」(231항)에서 사용한 용어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돌봄의 문화’라는 용어를 ‘통합적인 인간 발전’과 ‘통합 생태론’, 그리고 ‘사랑의 문명’과 병행해 사용한다. 교회는 “더욱 인간답고 더욱 인간에게 걸맞은 사회를 만들려면 사회생활-정치, 경제, 문화-에서 사랑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해야 하며, 사랑이 지속적으로 모든 활동의 최고 규범이 되어야 한다”고 가르친다.(「가톨릭교회 교리서」 582항)사랑의 문명, 돌봄의 문화에는 보편 질서 안에서 자신의 고유성을 간직하는 원칙을 기반으로 한다. 따라서 일상의 작은 몸짓들도, 생태계의 작은 존재도 중요하며 더불어 사랑받고 보호돼야 한다. 아울러 일상에서 윤리, 선, 신앙, 정직, 환경 보호 등 착하고 성실한 것이 가치 있음을 교육하고, 서로를 필요로 하고, 타인과 세상에 대한 책임을 있음을 깨닫도록 가르쳐야 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평화의 전갈은 협상으로 이루어진 평화를 알리는 것이 아니라 성령의 일치가 모든 다양성을 조화시켜 준다는 확신을 선포하는 것이다. 평화는 미래를 약속하는 새로운 통합을 창출해 온갖 갈등을 극복한다”(「복음의 기쁨」 230항)면서 돌봄의 문화 확산을 촉구한다. 노동 - 공정한 노동으로 정의 세우고 연대 프란치스코 교황은 담화에서 “노동은 평화를 건설하고 지키는 데에 없어서는 안 될 요소”라고 한다. 교황은 노동의 필요성에 관해 담화에서 “노동은 이 땅에서 살아가는 의미에 속하며, 성장과 인간 발전과 개인적 성취의 길”이라고 한다. 교황은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한 일은 세계 전역에서 공동선과 피조물 보호를 지향하는, 온당하고 품위 있는 노동 조건을 증진하는 것”이라고 소리 높였다. 가톨릭교회는 사회 경제적 문제들은 모든 형태의 연대성을 통해 해결될 수 있다고 가르친다. 가난한 사람들 사이의 연대성, 부자와 가난한 사람들 사이의 연대성, 기업에서 노동자들 사이의 연대성과 고용주와 고용인 사이의 연대성, 국가와 민족들 사이의 연대성 등이 그러하다. 국제적 연대성은 도덕적 차원의 요구이다. 세계 평화는 부분적으로는 여기에 달려 있다. (「가톨릭교회 교리서」 1941항 참조) 프란치스코 교황은 담화에서 “노동은 모든 공동체에서 정의와 연대를 이룩하는 토대”라고 한다. 연대성은 ‘생태계 보호’와 ‘공동선’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연대성이란 말 자체가 조화로운 생활 양식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조화로운 생활 양식은 우리 안에 현존하시는 하느님을 바라보게 한다. 마치 식사를 하기 전 노동을 통해 이 음식을 우리에게 마련해 준 이들을 떠올리며 그들을 위해 기도하고, 또 기도 안에서 가장 궁핍한 이들과 연대하듯이 하느님 현존 안에서 조화로운 생활 양식은 평화를 내면화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2022년 세계 평화의 날 담화는 ‘하느님의 현존 안에서 조화로운 생활 양식을 통해 평화를 내면화하자’라고 풀이할 수 있겠다. 이를 위해 대화를 통해 세대 간의 신뢰와 화해를 쌓고, 사랑의 문명과 돌봄의 문화를 촉진하는 교육을 시행하며, 공정한 노동을 통해 정의를 바로 세우고 서로 연대하는 길을 열어가자고 교황은 제안한다. 리길재 기자 teotokos@cpbc.co.kr cpbc2021.12.28
평신도 가족의 신앙 질문에 대답한 사제의 편지교리와 신학적 주제, 인용과 비유 통해 설명 신앙 편지 50통 게르하르트 로핑크 지음ㆍ황미하 옮김 바오로딸세례받지 않은 아버지, 냉담 중인 어머니가 거침없는 질문을 쏟아낸다. ‘고통은 어디서 오는가?’, ‘죽음 후에는 무엇이 오나?’, ‘한 인간이 세상을 구원할 수 있는가?’…. 독일 림부르크교구의 사제이자 저명한 성서학자인 게르하르트 로핑크 신부가 이 가족의 질문에 대답한 편지 형식의 글이다. 50통의 편지는 교리와 그리스도론, 성령론, 성사론 등 다양한 신학적 주제를 다뤘다. 특히 고통ㆍ죽음ㆍ신앙에 대한 성실하고도 다정한 문체가 신앙 상담을 받는 느낌으로 이끈다. 현대인이 신앙에 대해 제기하는 이성적이고 실제적인 질문을 설명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삶과 긴밀히 연결해주는 게 특징이다.로핑크 신부는 대참사와 자연재해, 전염병 등 견딜 수 없는 고통으로 가득 찬 세상에서 어떻게 하느님의 사랑을 느낄 수 있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한다.“사랑은 자유를 전제하고, 자유는 역사를 전제하며, 역사는 진화를 전제합니다. 죽는 것은 필연적으로 진화에 속합니다. 죽는 것은 부정적인 것이 아닙니다.”(82쪽)로핑크 신부는 이기주의, 테러, 범죄, 하느님을 거부하는 태도에 의해 형성된 죄의 역사를 언급하면서 “우리는 죽음도 하느님께로 가는 길이 아니라 우리 삶을 단절시키는 경악스럽고 비참한 것으로 본다”고 설명한다. 저자는 다양한 인용과 비유를 통해 그리스도인으로서 바람직한 삶을 살고 싶게 하는 영적 자극을 준다.저자 게르하르트 로핑크 신부는 튀빙겐대학교에서 신약성경 주석학 교수로 재직했으며, 「오늘날의 무신론은 무엇을 주장하는가?」,「예수는 어떤 공동체를 원했나」등 대표 저서들이 국내에 소개됐다.이지혜 기자 bonappetit@cpbc.co.kr 평화신문2021.02.04

“예수님 마음 찾는 성경읽기, 새롭게 접근해요”한국통합사목센터가 발간한 「말씀여행」 소공동체 교재로 활용
예수님 중심으로 복음 읽는 시선 키워 신자들 반응 좋아 「말씀여행」을 교재로 소공동체 모임을 하는 서울대교구 광장동본당 신자들. 본당 신자들과 정월기 주임 신부가 「말씀여행」 교재를 들고 있다. “지금까지는 성경을 ‘~하면 된다, 안 된다’라고 이분법 혹은 율법적으로 읽었는데 예수님의 마음을 알게 되니까 성경을 읽으며 자유로워졌습니다. 진리가 우리를 자유롭게 한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정금채 세라피나)“성경을 읽을 때 예수님의 행동에 내 죄를 개입하다 보니, 죄를 더 많이 성찰했던 거 같아요. 그런데 예수님의 행동과 마음, 말씀을 찾는 작업을 먼저 하다 보니 ‘나는 이렇다’는 것을 접고, 성경을 더 쉽게 접할 수 있게 됐어요.”(김미향 율리아)신자들끼리 모여 말씀 나눔을 하다 보면, 성경 내용에 집중하기도 전에 자신의 생활만 성찰하면서 끝날 때가 있다. 시시콜콜한 일상을 나누다 타인에게 받은 상처를 공유하고, 결국 뒷담화만 쓸쓸히 남을 때도 있다.한국 교회 소공동체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으려 변화를 모색하던 중 만들어진 ‘말씀여행’ 모임이 여러 본당으로 확산되면서 신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한국통합사목센터(이사장 강우일 주교)가 올해 4월에 발간한 「말씀여행」이 제주교구를 중심으로 서울ㆍ대구대교구 본당의 구역ㆍ반별 소공동체 모임에서 교재로 활용되고 있다. 기쁜소식은 초판 5000부를 모두 판매했으며, 현재 1만 부를 추가로 제작하고 있다. 서울대교구 정월기(광장동본당 주임)ㆍ전원(도봉산본당 주임) 신부가 머리를 맞대 펴낸 「말씀여행」은 현재 구역 반 소공동체에서 진행하는 ‘복음 나누기 7단계’와는 형식과 방법이 조금 다르다. ‘말씀여행’은 성경 본문에 나타난 예수님께서 누구와 관계를 맺고, 무슨 말씀을 하시고, 어떻게 행동하는지에 집중하게 한다. 성경을 대할 때 자신의 어둠과 죄를 자책하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 중심으로 복음을 보는 새로운 시선을 열어주는 것이다. 성경을 읽을 때 지성적이고 사변적인 지식을 얻기보다는, 말씀 안에서 주님을 만나 그분의 지혜를 깨닫는 게 목적이다. 「말씀여행」이 발간되기까지는 여러 본당과 사목자의 공이 보태졌다. 2008년 전원 신부가 당시 사목하던 서울 제기동성당에서 ‘말씀터’라는 이름으로 복음 나눔 자료를 만든 것이 씨앗이 됐다. 박기주 신부가 2009년 대방동성당에서 ‘말씀터’ 모임을 시작하며 활력이 붙었고, 이때 교재 이름을 ‘말씀터’에서 ‘말씀여행’으로 변경했다. 제기동ㆍ대방동ㆍ광장동본당을 비롯한 여러 본당에서 사용하면서 사목 현장의 신자들 반응을 관찰해 정월기ㆍ전원 신부의 손을 거쳐 최종적으로 새롭게 수정ㆍ보완해 탄생했다. 지난 10월 7일, 서울 일원동성당에서는 말씀여행 잔치가 열렸다. 7일 대구에서 열린 소공동체 전국 모임에서 ‘말씀여행’이 소개된 후 첫 모임이었다. 전국 교구에서 240여 명이 모였다. 정월기 신부는 “내가 중심이 되는 성경 읽기는 예수가 없는 복음 묵상이 되기 쉽다”면서 “예수님이 있어야 할 자리에 자신의 잘잘못으로 채워져 복음 묵상이 곧 자기반성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강우일 주교는 추천사에서 “본당의 소공동체 모임에 더 큰 활력을 주고 신자들이 말씀으로 성장하는 데 큰 도움을 주리라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지혜 기자 bonaism@cpbc.co.kr 평화신문2019.11.13
![[떠나자! 파울리타 수녀의 유익한 교리여행] (25) 여행지 : 묵주기도](//cpbc.co.kr/CMS/newspaper/2021/09/rc/810358_1.6_titleImage_1.jpg)
[떠나자! 파울리타 수녀의 유익한 교리여행] (25) 여행지 : 묵주기도마리 파울리타 수녀(노틀담 수녀회 교리교재 연구소)“기쁠 때나 슬플 때나 우리 곁에 계시는 성모 마리아여 묵주의 기도드릴 때에 나를 위로하시며 빛을 밝혀주시니 모든 걱정 사라지고 희망 솟아오르네. 항상 도와주옵소서. 인자하신 어머니” 우리가 애송하는 가톨릭 성가 271번 ‘로사리오 기도드릴 때’입니다. 묵주 기도는 우리 가톨릭 신자들이 사랑하는 기도로, 언제 어디서나 무슨 일을 하면서도 쉽게 바칠 수 있습니다. 간단한 기도이지만, 구원 신비 전체를 담고 있어서 우리를 깊은 묵상과 관상에까지 이르게 하는 훌륭한 기도입니다. 그럼 ‘묵주 기도’ 퀴즈 여행을 떠나볼까요? 퀴즈여행 묵주 기도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나요? 1. 묵주 기도를 로사리오 기도라고 하는데, 로사리오의 뜻은 무엇인가? 2. 묵주 기도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은 언제인가? 3. 성경의 어떤 책을 낭송하던 것이 묵주 기도의 기원이 되었는가? 4. 우리 자신과 연옥 영혼의 구원을 위해서 묵주 기도 각 단 끝에 바치는 기도는? 5. 묵주 기도를 바치는 방법 중 가장 옳은 것은? ①지향을 생각하며 바친다(예를 들어 지향을 둔 앓고 있는 사람). ②소리 기도(주님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 내용을 생각하며 바친다. ③신비의 내용을 묵상하며 바친다. ④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소리로만 바친다. 6. 4가지 신비 중 최근에 추가된 신비는? ①환희의 신비 ②빛의 신비 ③고통의 신비 ④영광의 신비 7. 주일에 묵주 기도를 바칠 때, 어떤 신비를 바치면 좋은가? 답란 1. □미 꽃다발 2. □월 □일 3. □편 4. □원을 비는 기도 5. □번 6. □번 7. □□신비 (정답은 ‘가이드 설명’에서 확인하십시오) 가이드 설명 1. 묵주 기도(로사리오 기도) 묵주 기도는 실에 꿴 묵주 알을 굴리거나 매듭의 골을 만지면서, 하느님의 인간에 대한 구원의 신비를 성모 마리아와 함께 묵상하며 바치는 기도를 말합니다. 로사리오(Rosario) 기도라고도 하는데, 로사리오는 ‘장미 화원’을 뜻하는 라틴어 로사리움(Rosarium)에서 나온 말로, ‘장미 꽃다발’이라는 뜻이지요. 우리가 묵주 기도를 바칠 때마다 장미 꽃다발을 바친다는 의미가 되기에 정성껏 봉헌하여야겠습니다. 2. 묵주 기도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 1571년 비오 5세 교황은 오스만 튀르크 족의 침입에 대한 그리스도교 연합 함대의 승리를 위해 모든 신자가 성모 마리아의 전구를 청하며 묵주 기도를 바치기를 권고하였습니다. 이에 레판토 해전의 기적적인 승리 기념일인 10월 7일을 묵주 기도의 기념일로 정하였고, 이후 1883년 레오 13세 교황이 10월을 묵주 기도 성월로 정하여, 우리 자신과 세상의 구원을 위하여 묵주 기도를 많이 바치기를 권장하고 있습니다. 3. 묵주 기도의 기원 묵주 기도의 기원에는 크게 두 가지 설이 있습니다. 첫 번째 설은 도미니코 성인(1170~1221년)이 선교를 위해 성모님께 기도하던 중, 성모님이 나타나셔서 묵주를 주시고 묵주의 기도를 널리 전하라고 하셨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 설은 12세기 문맹인 수도자들이 전례에서 시편 150편을 낭송할 수 없어, 주님의 기도 150회를 3부분으로 나누어 암송하였는데, 이때 횟수를 세기 위하여 열매나 구슬 150개를 노끈이나 가는 줄에 꿰어 사용하였다고 합니다. 이후 주님의 기도 대신 성모송으로 대체되었고, 영광송이 삽입되었다고 하지요. 4. 구원을 비는 기도(구원송) 1917년 성모님이 파티마에서 발현하여, 우리 자신과 연옥영혼의 구원을 위해서 기도하라고 부탁하면서 다음과 같은 ‘구원을 비는 기도’를 가르쳐 주었습니다. “예수님, 저희 죄를 용서하시며, 저희를 지옥 불에서 구하시고, 연옥영혼을 돌보시며 가장 버림받은 영혼을 돌보소서.” 그래서 묵주 기도 각 단의 영광송 뒤에 이 기도를 덧붙일 수 있습니다. 2011년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추계 정기 총회에서 통일된 번역문을 사용하기로 결정하여 가톨릭 기도서(개정판 21쪽)에 기도문을 수록하였지요. 5. 묵주 기도 드리는 방법 묵주 기도는 성모님과 함께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성부 하느님께 바치는 기도로, 예수 그리스도의 삶을 본받고 따름이 그 목적입니다. 묵주 기도는 소리 기도(염경기도)와 마음 기도(묵상기도)가 가장 아름답게 조화된 기도로, 소리 기도의 기도문(주님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을 외우면서 주님의 구원 신비를 묵상하는 데 마음을 모아야 합니다. 즉, 각 단의 신비의 내용을 묵상하며 바쳐야 합니다. 기도의 지향은 기도 시작 전이나 끝에 말씀드리고, 기도문의 내용은 생각하지 않습니다. 소리 기도는 다만 잡념을 없애고 기도에 집중하기 위하여 바칠 뿐이지요. 6. 네 가지 신비 묵주 기도 신비는 하느님 구원 신비 전체를 묵상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환희의 신비’는 예수님의 잉태와 탄생 등의 기쁨에 대한 내용이며, ‘고통의 신비’는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 등의 고통에 대한 내용이지요. ‘영광의 신비’는 예수님의 부활과 이후의 예수님과 성모님의 영광에 대한 내용입니다. 그리고 2002년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이 세 가지 신비(환희, 고통, 영광)에서 빠져있는 예수님 공생활 부분을 묵상할 수 있도록 ‘빛의 신비’를 추가하였습니다. 7. 요일별 묵주 기도 묵주 기도를 신비 내용에 따라 요일별로 다르게 바칠 수 있습니다. 목요일은 성체성사가 제정된 날이므로 ‘빛의 신비’, 금요일은 예수님이 돌아가신 날이므로 ‘고통의 신비’, 주일은 예수님이 부활하신 날이므로 ‘영광의 신비’를 바치면 좋겠지요. 그리하여 다음과 같이 네 가지 신비를 요일별로 돌아가면서 바치기를 권장합니다. 여행 옵션 : 남양성모성지 (경기도 화성)남양성모성지는 병인박해(1866년) 때 목숨을 잃은 무명 순교자들을 현양하는 순교성지로, 한국 천주교회가 최초의 성모성지로 공식 선포한 곳이다. 1984년 성지를 개발하여 1991년 10월 7일 성모께 봉헌되었다. 2009년 로마 성모 마리아 대성전과 특별한 영적 유대로 결합된 순례지로, 2014년에는 ‘성모의 열두 별, 평화를 위한 기도 센터’로 지정되어 남북한의 평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기도하고 있다. 성지에는 아기 예수님을 당신 치맛자락에 모시고 있는 한국형 성모상을 비롯하여 여러 동상이 많은데, 특히 약 1㎞의 화강암 대형 묵주 알로 조성된 20단 묵주 기도의 길이 유명하다. 최근에 통일 기원 대성당이 건립되어 세계적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여행 기념품 묵주 기도는 소리 기도(염경기도)와 마음 기도(묵상기도)가 가장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고, 성모님과 함께 구원의 신비를 묵상하는 기도입니다. 나는 묵주 기도를 어떻게 바치고 있습니까? 그리고 각 단의 신비 내용을 묵상하면서, 그 열매를 맺고 있습니까? 마리 파울리타 수녀(노틀담 수녀회 교리교재 연구소)cpbc2021.09.29

가톨릭 교리의 정수, 떠나간 형제도 돌아오게 해제임스 기본스 추기경 명저 개정판 ‘가톨릭 고전’의 반열에 오른 제임스 기본스 추기경의 「교부들의 신앙」 개정 2판이 출간됐다. 이 책은 원서 「우리 조상들의 신앙」의 번역본으로, 1964년 처음 한국 교회에 소개됐다. 그리스도교 프로테스탄트파의 끊임없는 분파 현상이 있던 19세기 말 미국에서 출간된 당시, 가톨릭 교회의 정통성과 권위를 설명함으로써 그리스도를 믿는 많은 사람을 가톨릭에 돌아오게 한 명저로 꼽힌다. 미국 종교계의 큰 별이었던 볼티모어교구장 제임스 기본스(1834~1921) 추기경은 조상들의 신앙에서 이탈된 프로테스탄트 교파가 조상들의 신앙으로 복귀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책을 썼다. 기본스 추기경은 다른 종교인들이 갖고 있는 가톨릭에 대한 선입견과 오해를 정확하게 짚었다. 교부들의 저서를 인용하며, 가톨릭 교리의 정통성과 정당성은 사도로부터 내려오는 교회에 있음을 강조했다. 가톨릭교회는 어떤 곳이며, 성모 마리아와 관련된 오해, 성화와 성상, 칠성사 등 가톨릭의 기초 교리들의 정수가 담겼다. 개정 2판에서는 성경 구절을 2005년 새 번역 성경으로 바꿨고, 현대에 어울리는 문장으로 다듬었다. 그러나 운석 장면(요한 1899~1966) 박사의 번역 원문은 최대한 준수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1964년 ‘일치 운동에 관한 교령’을 발표했다. 원래 그리스도가 세우셨던 하나의 교회로 다시 모여야 한다는 목표를 내걸었지만, 그 과정에서는 이미 갈라진 교회의 신자들을 같은 형제로 사랑하는 자세가 전제되어 있음은 주목할 만하다.가톨릭출판사 사장 김대영 신부는 서문에서 “교회 일치 운동을 중요한 사안으로 채택한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에 이 책의 의의에 대한 의문을 가지는 분들도 계실 것”이라며 “그러나 이 책은 가톨릭과 프로테스탄트 간에 있는 해묵은 오해를 줄이고, 일치를 위한 첫걸음이 될 방향을 제시해 주는 데에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지혜 기자 교부들의 신앙 제임스 C. 기본스 지음·장면 편역 / 가톨릭출판사 평화신문2020.10.07

원로사목자, 성경 공부하러 유학길에 오르다 원주교구 정인준 신부, 교황청립 성서대학에서 공부 … 성서센터 만드는 것이 꿈 올해 8월 원로사목자가 된 정인준(원주교구) 신부는 8일 이탈리아 로마로 떠나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사목 일선에서 물러나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만도 한데, 다시 학생 신분으로 돌아가려는 것이다. 30여 년 전 다녔던 교황청립 성서대학에서 성경 공부를 새롭게 시작하기로 했다. 출국 전 원주 사제관에서 만난 정 신부는 “늙은 총각의 못 말리는 열정으로 봐 달라”며 환하게 웃었다. “주변에서 다 늙어서 무슨 공부냐고 그러는데 저는 지금 무척 설렙니다. 성서를 전공하고 오랫동안 가르치기도 했지만 늘 더 공부하고 싶었던 주제들이 몇 가지 있었거든요. 이제는 시간이 많으니 공부에 전념할 수 있겠지요.” 정 신부는 성서대학에서 가까운 사제들을 위한 기숙사(Domus Paulus VI)에서 지낼 예정이다. 학교와 도서관을 오가고, 자유롭게 기도와 묵상을 하며 남는 시간에는 로마 시내 성당과 성지 곳곳을 다닐 생각에 이미 마음은 로마에 가 있다. 로마에 머물면서 10년간 써온 주일 강론을 틈틈이 정리해 강론집을 낼 계획이다. 또 예비신자들 눈높이에 맞춰 쉽고 재미있는 가톨릭 교리서도 쓸 예정이다. 신학교에 입학하면서 접어뒀던 그림도 다시 그려보려 한다. 고등학생 때 미대 진학을 고려했을 정도의 실력이었지만, 사제의 길을 걸으면서 붓을 놓을 수밖에 없었다. 정 신부는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양 냄새 나는 목자가 되라고 하셨는데, 그동안 배우고, 공부하고, 받은 것을 나누며 신자들에게 따뜻하게 다가가는 양 냄새 나는 목자가 되려 한다”고 했다. “가톨릭교회의 첫째 사명은 선교입니다. 그리스도를 믿는 이들이라면 하느님 말씀을 전하는 건 선택 사항이 아니고 반드시 해야 할 일이지요. 제가 이렇게 로마로 떠나는 것도 선교를 위해서입니다. 공부가 끝나면 다시 돌아와 신자들 곁에서 항상 함께하고 싶습니다.” 정 신부가 그린 은퇴 이후의 삶은 로마 유학에서 끝나지 않았다. 정 신부는 오랜 꿈이라며 ‘성서센터’ 이야기를 꺼냈다. “작은 공간이라도 좋으니 성서센터를 만들고 싶어요. 그곳에 상주하며 신자들에게 성경을 알려주고, 고해성사도 주고 싶습니다. 경당과 성체조배실도 마련해 언제든 신자들이 머물 수 있도록 해주고 싶습니다. 또 여건이 된다면 성서센터 안에 ‘25시 행복한 가톨릭 카페’를 열어 언제든, 누구에게나, 커피 한 잔 내주면서 사는 이야기를 들어주려 합니다. 삶에 지친 교우들에게 힘이 돼주고 싶어요.”정 신부는 “신자들에게 맛있는 커피를 내려주려 바리스타 공부도 하고, 위로를 주는 노래 한 곡 불러 주려고 뒤늦게 기타도 배우고 있다”면서 “주책이라 해도 할 수 없겠지만, 은퇴를 하고 나니 오히려 열정이 되살아난다”고 말했다. 박수정 기자 catherine@cpbc.co.kr 평화신문2019.10.08

예수님 탄생일은 잘 알고 있지만… 예수님 생애는?성탄 시기에 읽을만한 책 인류의 역사는 예수 탄생을 기점으로 나뉜다. 기원전(BC, Before Christ)과 기원후(AD, Anno Domini)로 구분 짓는 연도의 기준도 ‘예수의 탄생’이다. 주님 성탄 대축일을 맞았지만 예수에 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다양한 장르의 성탄 관련 책을 통해 의미 있는 주님 성탄 대축일을 맞이하자. 25가지 성탄 이야기, 그리고 또 하나의 이야기 브루노 페레로 글ㆍ프란카 비탈리 그림 김정훈 옮김 / 가톨릭출판사 니콜라오 성인은 어떻게 산타 할아버지가 됐을까. 가브리엘 대천사는 왜 마리아에게 예수를 잉태할 것이라고 알렸을까. 크리스마스 트리들도 서로 이야기를 나눴을까. 포인세티아는 왜 크리스마스의 꽃이 되었을까. 성탄과 관련된 25가지 이야기와 함께 지금 이 시대에 예수가 태어났다면 어떤 모습일지를 상상해서 쓴 ‘현대판 성탄 이야기’ 동화책이다. 어린이들은 재미와 감동이 어우러진 이야기를 통해 예수님의 사랑을 배울 수 있다. 예수- 탄생과 어린 시절 송봉모 신부 지음 / 바오로딸 쉽고 깊이 있는 해설로 예수의 생애를 담아낸 책이다. 성경을 바탕으로 예수의 족보와 탄생, 공생활 이전의 삶을 소개했다. 당시의 시대적 상황과 배경을 통해 예수의 어린 시절을 풍요롭게 다뤘다. 성경 속 이야기뿐 아니라 성화와 사진, 다양한 문학작품을 소개해 예수가 말하고 보여주려 했던 의미를 정확하게 짚고 있다. 송봉모(예수회) 신부는 예수의 생애를 설명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생애를 통해 우리의 삶을 돌아보고 묵상하게 이끌고 있다. 송 신부는 “예수님이 성장 과정에서 겪었을 내적 고뇌와 슬픔의 깊이를 헤아려볼 때, 우리는 인간 예수에 대해 더 잘 알게 되고 친밀감을 느끼게 되며 그분에 대한 사랑이 저절로 솟아오를 것”이라고 말한다. 이어 “주위 사람들의 몰이해로 상처와 고통을 겪으며 성장하셨을 예수님이기에 우리의 상처와 고통을 결코 모른 체할 분이 아니시라는 것을 믿게 된다”면서 “비록 삶이 힘들지라도 용기를 내어 살아가자”고 토닥인다. 사람아, 그대의 품위를 깨달으라 발터 카스퍼 추기경 지음 / 김혁태 옮김 / 생활성서 베네딕토 16세 교황과 함께 최고의 가톨릭 신학자로 꼽히는 발터 카스퍼 추기경의 대림ㆍ성탄 강론 모음집이다. 카스퍼 추기경은 레오 대교황의 강론을 인용해, “사람들이여, 그대의 품위를 깨달으라. 여러분이 하느님의 본성에 참여하게 되었음을 명심하라”고 강조한다. 카스퍼 추기경은 하느님의 사랑이라는 가치를 바탕으로, 우리에게 다가오시는 자비의 하느님을 보여 준다. 이 시대에 일어나는 실질적인 사건 안에서 예수님이 어떻게 다가오시고, 우리는 그 예수님을 어떻게 만나야 하는지를 설명한다. 대림과 성탄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게 도와주고, 이 시기에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알려 준다. 안셀름 신부의 성탄 선물 안셀름 그륀 지음 / 서명옥 옮김 / 성바오로출판사 세계적 영성가로 활동하는 독일의 안셀름 그륀 신부에게 성탄 카드를 받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안셀름 그륀 신부가 2008년부터 6년 동안 성탄 시기의 복음 말씀을 바탕으로 성탄 메시지를 묵상하며 쓴 성탄 편지들을 10가지 소망으로 나눠 엮었다. 성탄의 의미를 되새기며 △하느님과 함께 새롭게 시작하기 △하느님의 한없는 사랑을 체험하며 온전히 기쁘고 자유롭게 되기 △하느님을 믿고 우리 자신이 축복이 되기 등을 10가지 소망으로 정리해 엮었다. 이지혜 기자 bonappetit@cpbc.co.kr문채현2020.12.23

상술 가득한 커피계, ‘가난한 마음’ 새겨야[사유하는 커피](37)커피 부자와 가난한 마음 박영순 커피비평가협회장 가난이 미덕일까, 부유함이 미덕일까? 구약 성경에서 부자는 하느님의 축복을 받을 만하다고 칭송한다. 풍요롭게 먹고 사는 것을 선하게 살고 있음을 드러내 주는 징표로 보는 것이다. 창세기 13장은 아브람이 가축과 은과 금이 많은 부자였다고 전한다. 욥은 동방인들 가운데 가장 큰 부자였으며, 요셉과 다윗 등 구약시대에 하느님의 자녀로 일컬어진 사람들은 하나같이 부유했다. 그러나 신약의 시대로 접어들면서 상황이 바뀌어 가난함이 칭송을 받는다. “부자가 하늘나라에 가기는 낙타가 바늘구멍을 지나는 것보다 어렵다”고 비유할 정도다. 부자에 대한 인식이 왜 이렇게 나빠진 것일까? 약한 사람들을 착취해 재산을 불리는 일이 횡행하면서 부자는 하느님의 심판을 받아야 할 대상으로 전락했다. 반면 이들의 폭정으로 인해 압제를 받고 물질적 결핍을 겪는 가난한 사람들은 ‘의롭게 살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의 대명사가 됐다. 특히 기원전 6세기 유다인들이 바빌론 포로생활로 인해 고통받은 후에는 억압받는 사람 또는 가난한 사람이 주님의 축복을 받을 수 있는 의인들로 은유됐다. 예수의 시대로 접어들어 가난의 의미는 심오해진다. 가난은 ‘결과’가 아니라 ‘지향점’이라는 메시지가 드러난다. 루카 복음 6장 20절엔 “행복하여라, 가난한 사람들! 하느님의 나라가 너희 것이다”라고 제자들에게 하신 예수의 말씀이 적혀 있다. 불의와 부정이 판치는 세상에 가난한 마음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고행 같은 일이다. 그러나 ‘가난하게 살아라’는 성경의 말씀은 개인 수준에서 금욕주의 실천을 요구하는 데 그치는 게 아니다. 방점은 모든 사람이 잘살 수 있도록 가진 자들이 자선을 베풀 것을 촉구하는 데 찍혀 있다. 가난을 향한 길에 자선과 청빈의 꽃이 핀다. 가난한 자를 돕는 것에 축복이 내려지고 억누르는 것에 불의 심판이 가해지는 것은 결국 ‘공동선’을 이루려는 하늘의 디자인이라 하겠다. 부자와 가난을 키워드로 인간사를 풀 때 시간이 흐를수록 인류가 진화한다는 명제는 거짓이다. 인류의 품격은 퇴보하고 있다. 마음이 가난한 사람으로 산다는 것이 갈수록 쉽지 않다는 사실이 이를 방증한다. 작금의 커피계를 들여다봐도 그렇다. 행복을 전해야 할 커피가 일부의 탐욕으로 인해 되레 우리의 마음을 가난하게 만들고 있다.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밑에 사람 없듯이, 커피의 본질적 가치는 위아래가 없다. 출처가 명확하고 올바르게 관리된 커피는 인격처럼 각각 소중하게 대접해야 한다. 다른 점이 있다면 향미 잠재력이나 가공 정도에 따라 커피에는 등급이 매겨진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그 평가라는 것이 가격으로 치면, 생두 1kg에 1만 원에서 4만 원가량 차이가 나는 정도이다. 비싸더라도 10만 원을 넘기는 것은 파는 사람도 민망해 했다. 그때는 비싼 값을 받은 재배자에게는 축하의 박수를 보냈다. 성실함의 대가인 만큼 비싸게 팔아서 부자가 되라는 덕담도 뒤따랐다. 하지만 여기에 탐욕에 찬 상술이 판치면서 사정이 바뀌고 있다. 얼마 전 생두 450g에 1300달러(약 143만 원)에 팔린 커피가 세계적으로 화제가 됐다. 수년 전부터 비슷한 시기가 되면 터져 나오는 뉴스인데, 해마다 가격이 치솟는다. 450g을 볶으면 원두의 무게는 380g 정도로 줄어든다. 한 잔의 드립 커피를 제공하는데 원두 20g가량을 사용한다고 할 때, 이 커피 한 잔의 원가는 7만 5200원이다. 원두 60알이 7g~8g이므로 커피 한 알의 가격이 500원에 육박하는 것이다. 이렇게 엄청난 값에 팔리는 커피의 이면에는 농간을 부리는 부자들의 네트워크가 있거나 여기에 기대어 한몫 챙기려는 상술이 숨어있기 마련이다. 하늘나라는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을 조장하는 커피 부자들의 것이 아니다. 더 늦기 전에 ‘가난한 마음의 의미’를 되새겨야 한다.박영순(바오로, 커피비평가협회장, 단국대 커피학과 외래교수) 평화신문2021.01.27
의정부교구, 팬데믹 극복 위한 생활 지침서 발간지난해 이은 두 번째 지침서, 신앙습관 회복 위한 방안 담겨 의정부교구 평신도사도직협의회(회장 김용무)가 13일 코로나19 팬데믹 극복을 위한 두 번째 신자생활 지침서<사진>를 발간했다.2020년 8월 발간한 첫 번째 신앙생활 지침서에 이은 두 번째 지침서다. 이번 지침서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교회 활동이 크게 위축되면서 무너진 신앙습관을 다시 세우고 미래를 준비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지침서 제목을 “너희는 귀를 기울이고 나에게 오너라”(이사 55,3)라고 한 것도 마음을 새로이 하고 주님과 함께 이 위기를 극복해보자는 뜻에서다.지침서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이 교회와 우리 신앙생활에 미친 영향을 신앙의 눈으로 성찰한 글,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바칠 수 있는 기도문, 무너진 습관과 흐트러진 신앙생활을 회복하기 위해 새로운 습관을 들이는 방법을 다룬 영상 등이 소개되어 있다. 또한, 성경 읽기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내용과 집에서도 해외 유명 순례지를 온라인으로 관람할 수 있는 3D 영상, 프란치스코 교황이 회칙 「모든 형제들」에서 강조한 신앙 실천 방법을 소개한 영상도 담았다. 개인적 자선을 넘어 많은 이를 이롭게 할 수 있는 사회적 자선의 방법들, 특히 가정에서 실천할 수 있는 내용을 소개한다. 이 밖에 이 시기에 읽으면 좋을 신앙 도서들, 스마트폰으로 언제든 시청할 수 있는 유튜브 신앙 콘텐츠도 담았다. 의정부평협은 코로나19로 힘겨운 시기 지침서를 통해 스스로를 위로하고 새로운 희망을 찾아가는 기회로 삼길 바란다고 소망했다.지침서는 의정부교구 홈페이지, QR코드를 통해 휴대전화로도 확인할 수 있다. 도재진 기자 djj1213@cpbc.co.kr cpbc2021.01.26

토닥토닥… 이땅의 청년들 위로하는 신부의 따뜻한 메시지이석균 신부와 청년들의 채팅방 대화 엮어주제별로 신앙·이웃·성인·사회 등 다뤄세상 문제를 복음의 빛으로 풀이 낮에도 별은 빛나고 있음을이석균 지음 / 생활성서사세상을 바라보는 ‘신앙의 눈’을 뜨게 해주는 책이다. 살아가며 마주치는 신앙적 고민과 사회적 문제에 대해 사목자의 조언과 따뜻한 격려가 담겨 있다. 책의 제목 「낮에도 별은 빛나고 있음을」에서 보듯 분명히 존재하지만,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것들을 신앙의 눈으로 볼 수 있도록 읽는 이들을 초대한다.책은 이석균(서울 제기동본당 주임) 신부와 몇몇 청년의 단체 채팅방에서 오간 대화를 기반으로 쓰였다. 이 신부가 청년들이 세상을 올곧게 바라보고 행동하기를 바라며 조직한 가톨릭 청년 시민학교 ‘단톡방’에서 오랜 기간 쌓인 메시지 가운데 더 많은 이들과 함께 고민하고 나누고 싶은 이야기를 추렸다. 청년에게 띄우는 메시지이지만, 복음의 눈으로 사회 전반의 현상과 가치를 판단하는 내용이기에 신앙인 모두를 대상으로 한다.좁게는 내 주변 사람과의 관계에서부터 넓게는 부의 불평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차별과 무관심 등 세상 문제에 대해 신앙인으로서 어떤 관점을 갖고 행동해야 할지 복음의 빛으로 풀이한다. 그렇다고 현학적 신학이나 교리를 중심으로 길을 제시하지 않는다. 영화나 책, 예술 작품, 저자가 겪은 일화, 옛 성인의 이야기 등을 통해 독자 스스로 고민에 대한 답을 생각해보도록 이끈다. 청년 눈높이에 맞게 쓰인 세상살이 신앙 지침서요 안내서다. 장황하지 않고 시처럼 간결한 문체로 담아내 쉽게 읽힌다.4개의 장으로 이루어진 책은 장마다 공통적인 주제를 담고 있다. 1장은 사랑과 신앙의 가치를, 2장은 ‘우리가 주님 앞에서 어떤 신앙인이,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이웃이 될 것인가’에 관한 글이 주를 이룬다. 밥을 안 사는 짠돌이 친구, 부르심에 응답한 안드레아와 사무엘 등 우리 주변과 성경 속 인물이 등장하며, 그들의 모습을 통해 우리의 내면을 돌아보게 이끈다. 3장은 안토니오와 아타나시오, 막시밀리아노 마리아 콜베 등 6명의 성인의 삶을 소개하고, 4장은 우리 사회와 교회의 모습을 살펴본다. 서울대교구 동서울 지역 교구장 대리 유경촌 주교는 추천의 말에서 “이 시대에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바를 옳게 알아듣기 위해서는 일꾼 스스로 경청의 안테나를 높이 세워야 하며 그런 점에서 사제는 구도자”라며 “신부님의 글에는 구도자의 고민과 시대의 사색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고 말했다. 이어 “책 안에 신부님이 정성껏 구워낸 ‘말씀의 빵’들을 보다 많은 청년이 맛있게 드시고 위로와 힘을 얻으시기를 축원한다”고 전했다.백영민 기자 heelen@cpbc.co.kr cpbc2021.0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