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 대륙별 회의, 교회 청사진 어떻게 그릴까제16차 시노드 ‘대륙 단계’ 시작... 아시아 대륙 회의는 24~27일, 아시아 지역 그리스도인들의 현재와 미래 나눌 것으로 기대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해 11월 대륙별 시노드 모임을 앞두고 교황청 주교대의원회의 사무총장 마리오 그레크 추기경을 비롯한 관계자들을 만나 논의하고 있다. OSV 제16차 세계 주교 시노드 정기총회 대륙별 회의가 1월부터 각 지역 7개 대륙에서 속속 시작한 가운데, 한국 교회 대표단이 참여하는 아시아 대륙회의가 24~27일 사흘간 태국 방콕대교구 반 푸 완(Baan Phu Waan) 사목 센터에서 열린다.교구 단계→대륙 단계→보편 교회(로마) 단계로 이어지는 전체 시노드 일정의 중반에 이른 것이다. 대륙별로도 각기 다른 언어와 문화권으로 이뤄진 각 지역 교회가 이번 대륙 단계 시노드 모임으로 소통과 경청, 식별의 과정을 통해 교회 청사진을 함께 그리는 자리가 될 것으로도 기대를 모은다.한국 주교회의가 참여하는 아시아 대륙 회의는 아시아주교회의연합회(FABC)가 주관한다.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주교와 주교회의 사무국장 신우식 신부, 정봉미(마리유스티나, 노틀담수녀회) 수녀가 한국 대표로 참석한다. 한국을 비롯해 일본, 인도, 태국 등 FABC 정회원 주교회의 20여 곳의 대표 100여 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각국 주교들은 물론, 사제와 남녀 수도자, 평신도 전문가, 청년 등 다양한 세대와 계층이 한자리에 모여 아시아 지역 그리스도인들의 현재와 미래를 나눌 것으로 기대된다.이번 대륙별 회의는 교황청 주교대의원회의 사무처의 요청에 따라, 「대륙별 단계 작업 문서」의 내용 가운데 106항에 제시된 3가지 주제에 초점을 맞춰 시노드 모임이 열릴 전망이다. △여러분 대륙에서 교회의 체험과 구체적인 현실에서 가장 강하게 반향을 일으킨 통찰은 무엇인가? △대륙 안에서 특별히 중요하게 부각되는 본질적인 긴장 또는 차이는 무엇인가? 고려해야 하는 사안이나 질문들은 어떤 것이 있는가? △오는 10월 로마에서 열릴 시노드 정기총회 제1차 회기에서 전 세계의 다른 개별 교회와 공유하고 논의할 우선 사항이나 반복되는 주제들, 행동이 요청되는 것들이 있는가? 등이다. 이를 위해 한국 교회는 12월 말께 106항 질문에 대한 10쪽짜리 분량의 종합의견서를 사제, 수도자, 전문가들과 토의 끝에 정리해 FABC에 미리 제출했다.아시아 2곳(방콕, 중동)을 포함해 유럽, 북미 등 7개 대륙별 회의 후 나온 최종 문서들은 3월 31일까지 교황청에 제출되며, 6월까지 작성될 의안집 작성을 위한 기초로 사용된다. 3가지 질문을 바탕으로 7개 대륙에서 나온 다양한 생각들이 취합을 거쳐 마지막 단계인 로마 보편 교회 단계로 가게 되는 것이다.주교대의원회의 사무처는 대륙별 단계 작업 문서를 통해 “경청과 대화는 오직 하나인 교회가 갖는 여러 형태의 다양성을 통해 성령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선물들, 곧 은사, 부르심, 재능, 능력, 언어와 문화, 영적 신학적 전통들, 다양한 형태의 감사와 전례 거행에 다가가기 위한 길”이라며 “모든 백성에게 주님의 복음을 믿을 만한 것으로 선포할 수 있기 위하여 우리는 이것에 부름 받았으며, 이것이 우리가 대륙별 단계에서도 계속해서 가고자 한다”고 밝히고 있다.신우식 신부는 “같은 대륙 안에서도 각기 다른 문화와 언어로 살아가는 지역 교회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식별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교회 정체성을 회복하고 더욱 복음화한 삶을 살아가도록 초대한다는 측면에서 이번 대륙별 시노드 회의는 고무적인 자리”라며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도 서로 끊임없이 듣고 나누고 실천하면서 부족함 없이 역동성을 꽃피우며 함께 걷도록 요청하고 계시다”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 cpbc2023.02.14
1회기에서 시노드 교회 방향성 제시하고 2회기에서 식별 완료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어떤 내용 다루나 <하> 세계주교시노드 과정을 요약한 도표. 출처 : 한국천주교주교회의 홈페이지 원래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는 한 달 뒤 열리는 제1회기(10월 4~29일) 기간에만 총회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교회를 위한 ‘함께 걷기’ 과정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경청하고 나눠야 할 이야기와 경험이 너무나 많았다. 이에 프란치스코 교황은 시노드 총회를 올해와 내년까지 2회기에 걸쳐 진행한다고 선포했다. 더 성숙한 결실을 얻기 위한 결단이었다. 그렇다면 참석자들은 내년 10월에 예정된 제2회기를 앞두고 열릴 올해 총회에서 어떤 내용을, 어떤 방식으로 논의할까. 지난 6월 교황청 세계주교대의원회의 사무처(사무총장 마리오 그레크 추기경)가 발표한 정기총회의 기초자료인 의안집(Instrumentum Laboris)의 내용을 살펴보고, 이번 정기총회의 목표와 모습을 예상해 봤다. 정기총회 제1회기의 목표 오는 10월부터 진행될 시노드 정기총회 제1회기는 내년 10월 열릴 정기총회 제2회기의 다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단 한 번의 총회만으로는 세계주교시노드의 핵심 주제인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교회를 위하여 : 친교, 사명, 참여’와 관련한 다양한 경험과 이야기를 경청하고, 식별할 시간이 매우 부족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에 보편 교회는 이번 제1회기 동안 시노드 방식으로 이뤄야 할 ‘심화 과정’의 밑그림을 그리고, 그 결실을 거둘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이후 교회는 1회기에서 논의한 내용을 바탕으로 내년에 열릴 2회기 정기총회에서 ‘식별’을 완료한다. 이어 두 번에 걸친 정기총회에서 식별한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교회로서 성장하기 위한 구체적인 제안’을 교황에게 제출하게 된다. 총회, 어떻게 진행될까 기본적으로 정기총회는 의안집에 포함된 ‘작업 목록(Worksheets)’에서 제안한 질문들을 다룬다. 총회 참석자들은 ‘전체 모임’(Congregationes Generales)과 ‘그룹 작업’(Circuli Minores: 소모임 회기)을 번갈아가며 참석(「주교들의 친교」 14항)하며 의안집이 제안한 다양한 주제를 논의한다. 각 모임은 ‘성령 안에서의 대화 방법’(가톨릭평화신문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어떤 내용 다루나 <상>’ 참조)을 통해 진행된다. 참석자들은 성령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기도, 묵상 속에서 부름 받은 문제에 이바지할 준비를 한다. 이처럼 경청과 식별의 과정을 거쳐 ‘대화의 열매’를 거둬들이게 된다. 교황과 추기경·주교단을 비롯한 고위 성직자뿐만 아니라, 전체 참석자의 20%가 넘는 ‘비(非) 주교’ 대의원들이 각자 부름 받은 역할을 통해 ‘친교, 사명, 참여’와 관련한 경험을 나눈다. 일부 비주교 위원들에게는 주교 시노드 역사상 최초로 투표권도 부여될 예정이다. 정기총회에서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교회 통치 전반에 대해 논의하게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여기에는 교회 내에서의 여성의 역할과 성소수자 등 첨예한 논란이 예상되는 주제들도 포함돼 있다. ‘이혼ㆍ재혼한 이에 대한 환대 문제’, ‘전례의 토착화’ 등과 같이 이미 오래전부터 교도권 차원에서 문헌(가정에 관한 시노드 후속 권고 「사랑의 기쁨」, 경신성사부 훈령 「합법적 다양성」)을 내고 발전을 이룬 문제임에도 지역·대륙별 시노드 단계에서 제기된 문제들 역시 다뤄질 전망이다. 교황청은 “관련 질문이 계속해서 나온다는 사실을 성급히 무시할 수 없으며, 총회는 이를 논의하는 탁월한 장이 될 것”이라며 “총회는 이전 문서들이 제안한 내용을 실현하는 데 방해가 되는 실제ㆍ인식적 장애물을 탐구하고 식별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의안집 ‘작업 목록’의 구조와 활용법 의안집 ‘작업 목록’은 총회 논의를 시작하는 ‘출입문’ 역할을 하게 된다. ‘작업 목록’은 시노드 여정의 세 가지 핵심 질문(‘친교, 사명, 참여’)과 그 안의 구체적인 질문들을 정리해둔 목록이다. 논의할 내용을 정리한 일종의 ‘계획표’다. 이 목록은 총회를 위한 성령 안에서의 대화, 그중 개인적 준비 단계에서 활용된다. 참석자들은 작업 목록을 통해 각 질문 내용의 개괄적인 설명을 듣고 ‘식별을 위한 질문’을 제안받는다. 나아가 작업 목록은 각 질문에 대해 심화해 성찰할 내용을 제시한다. 예를 들어, ‘친교’라는 주제와 관련한 첫 논의 주제는 ‘사랑에 대한 봉사, 정의 및 공동의 집 돌봄의 임무가 어떻게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교회 안에서 친교를 증진시키는가?’이다. 이어 작업 목록은 봉사ㆍ돌봄과 관련된 개괄적 설명, 즉 가난한 이들을 위한 교회를 제시한 복음과 공동의 집을 돌보기 위한 초대, 일상화된 이주 문제, 파편화되고 양극화된 세태 등 관련 배경에 대한 설명을 제시하는 것이다. 이어 ‘식별을 위한 질문’이 주어진다. 이는 해당 논의 가운데 가장 중점적으로 성찰해야 할 내용이다. ‘가장 끝자리에 있는 이들을 더 주인공으로 만들 방법’ 등이 해당한다. 식별을 위한 질문 뒤에는 현재의 교회와 사회는 물론, 참석자 스스로 행동과 생각을 정리할 수 있도록 10여 개의 질문이 나열된다. 이처럼 작업 목록 안에는 친교, 사명, 참여와 관련해 각 5개씩 모두 15개의 ‘논의해야 할 작업 목록’이 던져진다. 그 아래 제시된 식별을 위한 질문과 성찰을 위한 질문까지 합치면 100개를 훌쩍 넘는 많은 양의 질문에 대의원들이 답해야 한다. 이는 총회를 2회에 걸쳐 열어야 하는 현실적 배경이기도 하다. 작업 목록을 통해 살핀 논의 주제 그렇다면 교황청은 의안집을 통해 어떤 논의 주제를 제시하고 있을까? 의안집은 먼저 ‘친교’라는 핵심 단어와 관련해 △사랑에 대한 봉사, 정의 및 공동의 집 돌봄의 임무가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교회 안에서 친교를 증진하는 방법 △시노드 교회를 통한 ‘자애와 진실의 만남’(시편 85[84],11)이란 약속 실현 △동방 교회와의 역동적 선물 교환 관계 증진 △교회 일치 운동 쇄신을 통한 사명 수행 강화 △각 문화의 풍요로움을 인정하며 종교 간 대화를 발전하는 방법 등에 관해 논의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이 가운데 이주민과 젊은이, 노인, 성소수자 등 소외된 이들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지역 교회의 다양성 조화와 교회의 보편성 증진, 시노드 교회에서의 동방 가톨릭교회의 역할, 타 종교 신자와의 관계 구축, 디지털 중심의 환경 속 교회의 방향 등의 주제들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사명’ 키워드에서는 ‘선교하는 교회’에 대한 내용이 중점적으로 다뤄진다. 구체적으로는 △사명의 의미와 내용 인식 공유 방법 △시노드 교회가 ‘온전히 직무적인’ 선교적 교회이기 위한 길 △세례성사를 받은 여성들의 역할 증진과 활동 강화 △세례성사로 받은 직무와 수품 직무 사이의 관계 △주교 직무의 쇄신 등이 핵심 논의 주제로 꼽힌다. 이를 통해 교회는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세례성사의 가치를 확고히 하는 것은 물론, 교회 구성원들 간의 관계와 역할을 다시금 성찰하는 자리를 마련할 것으로 전망된다. 마지막으로 ‘참여’와 관련해서는 △선교적 교회에서 권위의 봉사와 책임 수행 쇄신 △식별 수행과 결정 과정에서의 시노달리타스 방식 적용 △선교적 교회가 되기 위한 구조 발전 방안 △지역 교회 연합체 구성 관련 시노달리타스와 단체성 형태 △시노드 제도 강화 등이 중점적으로 논의된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며 교회는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선교적 교회를 만들기 위한 구조와 제도를 고민하는 것은 물론, 교회가 사용하는 언어의 쇄신 등과 관련해 의견을 경청하고 새로운 방향성을 찾아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장현민 기자 memo@cpbc.co.kr 장현민2023.09.04
대륙별 단계 시노드 문서, 지역 교회와 공유 마리오 그레크 추기경. 보편 교회 시노드를 관장하는 교황청 주교대의원회의 사무총장 마리오 그레크 추기경이 각 지역 교회가 이번 제16차 세계 주교 시노드를 위해 기울인 노력과 성과에 대해 지역 주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러면서 보편 교회와 지역 교회 간의 대화인 시노드 여정이 희망찬 역동의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기원했다.제16차 세계 주교 시노드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교회를 위하여 : 친교, 참여, 사명’의 첫 단계인 지역 교회 교구 단계가 지난 8월 마무리됐다. 그런 가운데, 그레크 추기경은 9월 14일 ‘동방 교회와 지역 교회 주교들에게 보내는 서한’을 발표하고, “현재까지 114개의 주교회의에서 110개의 보고서를, 15개의 동방 교회에서 12개의 보고서를 보내왔고, 축성 생활회와 평신도 운동, 여러 교회 단체들에서도 많은 보고서를 제출했다”며 이번 시노드 첫 단계의 결과를 알렸다.보편 교회는 지난해 10월 전 세계 모든 지역 교회의 하느님 백성이 참여하는 제16차 세계 주교 시노드를 개막해 약 10개월간 교구 단계 시노드를 진행했다.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지역 교회는 지난 8월 교구별 최종 보고서를 취합해 작성한 국가별 종합 의견서를 교황청에 제출했다. 시노드 계획에 따르면, 이달부터 내년 3월까지 두 번째 단계인 대륙별 과정이 이어진다. 이에 앞서 교황청 주교대의원회의 사무처는 각국에서 모인 의견을 기초로 제1차 의안집을 작성 중이다.그레크 추기경은 서한에서 “이 보고서들을 읽으면서 교회에 있는 영적, 사목적 풍요로움과 복음화의 사명이 얼마나 많은 생명력과 열정을 불러일으키는지 저희는 깨닫고 있다”며 시노드 정신으로 나가는 보편 교회의 밝은 미래를 언급했다.그레크 추기경은 “여러분의 기여는 하느님의 거룩한 백성 안에 계신 성령의 현존을 증언하고 있으며, 몇몇 형제 주교들이 이미 주목했듯이 이는 세례받은 모든 이가 함께 걷는 것이 얼마나 시급한지에 대한 확증이기도 하다”며 “지역 교회와 동방 교회 교구의 시노드 여정은 이미 열매를 맺었고, 이 여정을 지속하고 싶은 열정을 불러일으켰다”고 남은 시노드 여정을 향한 희망의 불씨를 재차 당겼다.그레크 추기경은 “하느님 백성이 표현한 의문, 어려움, 질문, 꿈 등은 시노드 여정의 다음 단계에서 수행하게 될 식별의 기반이 될 것”이라며 “이 여정 안에서 자문을 통해 드러나는 우선순위를 확인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도 말했다.아울러 “주교대의원회의 사무처는 대륙별 단계를 위한 문서를 준비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며 “이 문서는 주교대의원회의 사무국장들과 직원들, 산하 위원회 위원들, 그리고 모든 대륙에서 온 25명의 전문가가 함께 구성된 그룹이 공동체 식별의 분위기 속에서 작성될 것”이라고 전했다. 사무처는 9월 21일부터 10월 2일까지 로마에서 의안집 작성에 매진할 계획이다.그레크 추기경은 “대륙별 단계를 위한 문서는 지역 교회에 다시 돌아갈 것”이라며 “이는 여러분 각자가 그리스도의 복음을 육화하라고 부르심 받은 지역 교회의 체험과 정체성에서 일어나는 마음의 울림을 표현하도록 초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이어 “이는 자문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라는 의미가 아니라 지역 교회와 보편 교회 간의 대화로 나아가는 것”이라며 “이를 시작으로 각 지역 교회는 세계의 다른 지역 교회의 체험과 대면하게 되고, 특히 대륙의 다른 교회들과 관계를 시작하며, 2023년 세계 주교 시노드 총회에서 다뤄야 할 우선순위를 식별하는 데 기여할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레크 추기경은 주교들에게 “그동안 자문 단계에서 형성된 희망에 찬 시노드 역동이 계속되는 것이 중요하다”며 지속적인 참여와 관심을 요청했다.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 평화신문2022.09.28
소통과 경청으로 아시아 교회 현안 식별제16차 세계주교시노드 아시아 대륙회의 폐막, 최종문서 3월 말 교황청 제출제16차 세계주교시노드 정기총회 아시아 대륙회의가 2월 24~26일 태국 방콕대교구 반 푸 완(Baan Phu Waan) 사목 센터에서 열렸다. 이번 대륙회의는 교구 단계 다음으로 이어진 회의로, 마지막 보편 교회로 이어지는 중간 단계다. 각기 다른 언어와 문화권으로 이뤄진 지역 교회는 소통과 경청 안에서 다양한 의견을 모았다. 회의에는 29개국에서 추기경과 주교, 사제와 남녀 수도자, 평신도 전문가 등 80여 명이 참여했다. 한국에서는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주교와 주교회의 사무국장 신우식 신부, 정봉미(마리유스티나, 노틀담수녀회) 수녀가 한국 대표로 참석했다. 제16차 세계주교시노드 정기총회 아시아 대륙회의 폐막 미사 후 이용훈 주교(오른쪽에서 세번째)가 각국 참가자들과 함께 기념 촬영하고 있다. 아시아주교회의연합회(FABC) 교회일치와 종교간대화위원회 위원장 김희중 대주교도 함께했다. 보편교회 시노드를 관장하는 교황청 주교대의원회의 사무총장 마리오 그레크 추기경을 비롯한 인사들도 참석해 풍요로운 대화가 오가는 대륙회의가 됐다. 개막 미사를 주례한 FABC 사무총장 기쿠치 이사오 타르치시오 대주교는 강론을 통해 “아시아에서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온갖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아시아 전역에서 시노드 여정을 함께 걷기를 시작한다”며 “시노달리타스를 향한 연대는 살아갈 희망을 낳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교회는 생명의 복음을 중심으로 희망의 근원이 돼야 한다”며 3일간 이어질 아시아 대륙회의 여정을 알렸다. 마리오 그레크 추기경은 미사 후 인사말에서 “우리는 모두 시노달리타스를 배우는 사람들로서 하느님의 백성과 목자들의 적극적 참여가 이 과정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다”며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교회는 경청의 교회”라고 밝혔다. 회의 둘째 날인 25일 참석자들은 ‘영적 대화’의 세 단계 방법으로 시노드 과정을 진행했다. 첫 번째는 ‘발언하기’(taking the floor) 단계로 각 그룹의 참석자들은 토론이나 개입 없이 2분간 자신의 체험을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어진 ‘다른 이들을 위한 자리 마련하기’(making room for others) 단계에서 각 그룹의 참석자들은 다른 이들이 발표한 내용에 대한 느낀 점을 다시 2분간 발표했다. 마지막 ‘함께 만들어가기’(building together) 단계에서는 그동안의 대화 내용을 다시 식별하고, 공통 질문에 대해 평가하면서 예언자적 목소리를 모았다. 이들은 개인적인 차원이 아니라, 아시아 각국의 대표로서 발언했다. 청년과 수도자, 전문가를 비롯해 회의에 참석한 12명의 여성도 다양한 의견을 피력했다. 필리핀 출신 에스테라 파딜라씨는 “세계 원주민의 60%가 아시아에 살고 있다”며 “그중에서 여성은 토착 문화의 운반자이며 어머니로서 그들의 문화를 자녀에게 물려준다”고 말했다. 이어 “여성은 또한 지혜가 있고, 치유하는 역할도 한다”며 교회 내에서도 여성의 역할에 더 관심을 기울일 것을 촉구했다. 이어진 오후 회기에서는 가장 시급하고 우선시돼야 하는 사항들을 성찰하고 심의한 후 아시아 대륙회의 단계 최종문서 초안을 집중 검토했다. 26일에는 최종문서 초안에 대해 마지막으로 의견을 나누고, FABC 의장 찰스 마웅 보 추기경 주례로 폐막 미사를 거행했다. 마웅 보 추기경은 강론에서 “시노드 여정은 예수님의 광야 여정과 비슷하다”며 “어려움이 있지만 필요한 것이고, 경청과 만남과 식별의 과정을 통해 복음을 더욱 잘 증언할 수 있게 한다”고 말했다. 특히 “아시아에서 우리는 소수자이며 많은 긴장 속에 살고 있다”며 “타인에 대한 자비와 연민을 가지고 다른 사람의 이웃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시노드 여정의 많은 불안은 불확실성에 기인한다”면서 “변화에 대한 여정을 주님께 맡기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번 회의를 통해 세계주교시노드 아시아 대륙 단계 ‘최종문서’ 안이 승인됐으며, 확정된 최종문서는 3월 31일까지 교황청에 제출될 예정이다. 박민규 기자 mk@cpbc.co.kr박민규2023.03.01
시노달리타스 실현 향해 함께 나아가자 교황청 주교대의원회 「대륙별 단계 작업 문서」 발표, 내년 1~3월 대륙별 단계 시노드 모임 내년 1~3월 제16차 세계 주교 시노드의 ‘대륙별 단계 시노드 모임’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교황청이 “시노달리타스 문화의 확산을 위해 지속적인 양성 작업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청과 친교, 환대의 기쁨을 체험하도록 한 시노드 정신이 교회에 뿌리내리도록 모두가 노력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시노달리타스 위한 양성교황청 주교대의원회의 사무처는 「대륙별 단계 작업 문서」를 통해 “시노달리타스를 위한 양성은 그리스도인의 삶의 모든 차원이 엮여 있는 것이고, 인격적, 영성적, 신학적, 사회적 그리고 실천적 차원을 포함한 통합적 양성일 수밖에 없다”며 보편 교회가 ‘시노달리타스의 실현’을 향해 나아갈 것을 촉구했다.‘너의 천막 터를 넓혀라’(이사 54,2)란 제목의 이 문서는 각지의 주교회의들이 낸 핵심 의견들을 인용하면서 “시노달리타스 문화의 확산을 지원하는 지속적인 양성 작업이 필요하다”며 “이는 지역 상황의 특성과 연결될 수 있어야 하며, 통합적 양성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교황청 주교대의원회의 사무처가 지난 10월 27일 발표하고, 최근 한국어로 번역된 「대륙별 단계 작업 문서」에는 종교 갈등과 폭력, 바이러스 확산의 어려움 중에도 수많은 하느님 백성이 주님의 ‘천막’ 아래 모여 다양한 의견을 나눈 기록들이 새겨져 있다. 총 109항, A4 문서 40쪽 분량에 이른다. 「대륙별 단계 작업 문서」는 112개에 이르는 각국 주교회의와 15개 동방 가톨릭교회, 교황청 17개 부, 수도회 장상과 평신도 단체와 운동들, 1000개가 넘는 개인과 그룹 의견서를 종합한 시노드 중간 문서다. 주교회의는 최근 이 문서를 번역해 누리집(www.cbck.or.kr)에 게재했다.문서는 “무엇보다 주님과의 친밀성, 그리고 성령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며 “우리는 시노달리타스 영성을 길러야 하며, 그 영성은 내면성과 양심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에 기초해야 한다”고 밝혔다. 나아가 “시노달리타스 영성은 다름을 환대하고 조화를 발전시키는 영성일 수밖에 없다”며 “시노달리타스에 대한 공통 이해를 발전시키기 위한 성직자와 평신도 교육과 양성 프로그램이 시급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세상을 향해 확장하는 교회문서에는 다양한 목소리가 망라돼 있다. 지역 교회들은 시노드 여정을 통해 “(시노드가) 하느님 가족이 되는 법을 아는 교회를 꿈꾸는 소리들”(짐바브웨 주교회의)임을 깨달았으며, “교회의 참된 본성과 교구 상황을 바라볼 수 있었다”(방글라데시 주교회의)고 밝혔다. 환대와 경청, 대화와 친교, 식별을 함께 나눈 기쁨을 통해 “상처받았다고 느끼며 교회로부터 떠났던 신자들도 돌아왔다”(중앙아프리카공화국 주교회의)는 곳도 있다.각국 주교회의는 교회가 지닌 구조적 장애들에 관해서도 언급했다. 위계적 구조, 사제와 평신도의 관계를 분열시키는 성직 중심 및 개인주의 문화 등 다양하다. 폴란드 주교회의는 “사제들이 듣지 않으려 할 때, 많은 활동을 핑계 삼을 때, 또는 질문에 대한 답이 없을 때, 평신도들의 마음속에는 슬픔과 소외감이 생겨난다”며 “경청하지 않는다면, 신자들의 어려움에 대한 응답은 맥락을 벗어나 그들이 겪는 문제의 본질을 다루지 못한 채 그저 공허한 윤리주의가 되어버린다”고 했다.젊은이, 여성, 장애인, 재혼한 이들, 성소수자 등 소외된 이들을 향한 교회 경청의 부족도 드러나 있다. 활동은 여성들이 다수를 차지하는데, 결정과 협치의 역할은 대부분 남성이 차지한다는 의견도 기재돼 있다. 문서는 “경청의 체험으로 많은 이가 포용되고 있음을 느끼게 하는 것이 첫 번째 단계”라며 친교와 참여의 장소인 ‘천막’, 즉 교회의 울타리를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교회-집은 닫히는 문이 아니라 계속해서 확장되는 테두리를 갖는다.”(이탈리아 주교회의)“다양함 가운데 일치를 살아가는,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세계 교회에 대한 하느님의 꿈을 우리는 이해한다.”(세계 남녀 수도회 장상 연합회)문서는 “시노달리타스의 실천은 문화들 그리고 지역적 상황들과 연결되어야 한다”며 “교회는 시노달리타스의 제도적 모형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교황청, 대륙, 주교회의들이 시노달리타스 실현과 그 역동성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역할을 증진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이어 “시노드는 곧 우리가 함께 걷는 법, 그리고 하나의 빵을 쪼개기 위해 함께 앉는 법을 배우며, 그렇게 각자가 자신의 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면서 모두 문서를 참고할 것을 권했다.제16차 세계 주교 시노드 정기총회는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교회를 위하여 : 친교, 참여, 사명’을 주제로 지난 8월 15일까지 10개월간의 지역 교회 교구 단계 시노드 모임을 마쳤으며, 내년 1~3월 7개 대륙별 시노드 회의를 앞두고 있다. 한국 교회 시노드 대표단은 내년 2월 23~27일 태국 방콕대교구에서 열리는 ‘대륙별 시노드 회의’에 참석한다. 이들은 이 문서를 기초로 대화와 성찰, 식별한 뒤 3월 말까지 교황청에 최종 문서를 보내는 것으로 회의를 마무리한다.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 cpbc2022.12.14
아시아의 다양성 안에서 교회적 시선으로 일치 찾아간 시간주교회의 사무국장 신우식 신부 인터뷰 주교회의 사무국장 신우식 신부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세계주교시노드 대륙별 회의가 전 세계 곳곳에서 열리며 보편교회 단계를 향한 여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속한 아시아 대륙회의는 2월 24~26일 태국 방콕대교구 반 푸 완(Baan Phu Waan) 사목 센터에서 열렸다. 회의에는 29개국에서 추기경과 주교, 사제와 남녀 수도자, 평신도 전문가 등 80여 명이 참여했다. 한국에서는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주교와 주교회의 사무국장 신우식 신부, 정봉미(마리유스티나, 노틀담수녀회) 수녀, 아시아주교회의연합회(FABC) 교회일치와 종교간대화위원회 위원장 김희중 대주교가 한국 대표로 참석했다. 회의에 참석한 신우식 신부를 통해 제16차 세계주교시노드 정기총회 아시아 대륙회의 현장을 들여다본다. 세계주교시노드 공식 로고 시노드의 시작, 경청 신우식 신부는 시노드 여정의 시작은 ‘경청’이라고 전했다. 회의 구성 자체가 경청의 모델이었다. 회의는 12개 조로 나눠 진행됐고, 각 조에는 주교부터 평신도까지 고루 섞여 자리했다. 참석자들은 토론이나 개입 없이 2분간 자신의 경험과 체험을 나눴다. 이어 다른 이들이 발표한 내용에 대해 느낀 점을 다시 2분간 발표했다. 이후 2분간 침묵 중에 숙고한 후 다시 의견을 모았다. 누구 하나 소외되지 않는 시노드 모임이었다. 신 신부는 “평신도도 허심탄회하게 말할 기회가 있고, 성직자를 비롯해 모두가 귀 기울여 들어준다는 경험을 통해 시노드의 시작, 경청의 순간들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제16차 세계주교시노드 정기총회 아시아 대륙회의에 참가한 (왼쪽부터) 신우식 신부와 이용훈 주교, 김희중 대주교가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긴장의 상황들 회의에서는 구체적으로 아시아에서 발생하는 긴장 상황들을 다뤘다. 현상에 대한 나눔이다. 먼저 관계 안에서의 긴장이다. 성직자와 평신도 사이의 관계만이 아니라, 평신도들 사이에서 나타나는 긴장 등 서로가 영향을 주는 관계의 긴장들이다. 이는 시노달리타스의 핵심 개념이기도 하다. 또 시스템 안에서의 긴장도 중요하게 다뤘다. 사람의 관계만 다루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전체적인 시스템을 다시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제 성소 부족에서 나타나는 긴장도 아시아 전체가 공감대를 이뤘다. 아시아 내 다양한 종교들 사이에서 오는 긴장도 바라봤다. 특히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긴장을 중요하게 다뤘다. 신 신부는 “물질적 가난도 있지만, 노인과 미혼모 등 취약계층에 대해서도 교회가 어떻게 함께해야 하는지 논의했고, 나아가 성소수자에 대한 접근과 보호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의견을 나눴다”고 말했다. 환대와 포용 아시아 각국에서 드러나는 현상과 긴장 상황들을 나누고 교회의 역할에 대해 머리를 맞댔다. 책임성과 투명성, 그리고 환대와 포용에 관한 주제들이다. 이를 위해 교회의 제도적 개선 방향을 고민했다. 신 신부는 “소외된 이들이 교회 안에서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며 “말 그대로 삶을 살아가게 하는 제도를 일컫는다”고 설명했다. 특히 여성의 의사 결정 제도화의 필요성과 성소수자들처럼 교회로 들어오기 힘든 이들에 대한 제도적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전했다. 또 전례의 토착화와 다양성, 지구를 어떻게 돌볼 것인가에 대한 논의도 다뤄졌다. 제16차 세계주교시노드 정기총회 아시아 대륙회의에 참가하고 있는 신우식 신부 나는 누구인가? 하느님 백성으로서 정체성 여성과 청년들도 적극 의견을 펼쳤다. 그중 신 신부는 대만 주교회의 총무이자, 교수인 50대 주부의 사례를 나눴다. 신 신부는 “그는 여성으로서, 교수로서, 엄마로서의 역할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며 “결국 세례받은 그리스도인으로서 정체성을 분명히 했다”고 전했다. “어디에 속해 있든 그리스도인인 것입니다. 교회와 세상에 양다리를 걸치는 게 아니라 교회와 세상에 온전히 속하는 것이죠.” 이를 위해 양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하느님 백성의 정체성을 확고하게 하는 것이 양성의 본질이며, 이를 확고히 하는 것은 양성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교회의 공동 사명은 선교, 즉 ‘복음화’에 있다고 밝혔다. 하느님 백성 모두에게 주어진 사명으로서 교회의 주인이 하느님이시라는 사실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회는 그리스도와 성령께서 만드셨습니다. 우리는 하느님 집에서 하느님 백성으로 함께 사는 것입니다. 공동의 사명은 세례받은 모든 이가 똑같이 가지고 있는 것이죠.” 제16차 세계주교시노드 정기총회 아시아 대륙회의에서 조별 나눔이 진행되고 있다. 아시아, 다양성 안에서 일치 찾아가는 모델 “아시아는 오케스트라 연주와 같습니다.” 아시아를 표현하는 한 단어는 ‘다양성’이다. 우리나라는 남북문제, 미얀마는 군부와 시민들 사이의 갈등, 인도네시아는 과격한 근본주의자로 인한 종교 간 갈등이 있다. 동남아시아에서는 아직도 곳곳에서 인신매매가 이뤄지고 있으며, 토착민과의 갈등도 큰 문제다. 또 아시아는 전 세계에서 가장 종교가 다양하다. 아울러 전쟁에서 피해 입은 국가도 많다. 신 신부는 “한국과 일본, 대만은 유교와 불교, 한자 문화권이기 때문에 그나마 비슷하지만, 각국의 경제적 상황과 다양한 문화, 환경 안에서 드러나는 문제들을 보면 결 자체가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문제는 다르지만 어려움 자체는 공감할 수 있다”며 “서로 공감하고 교회적 시선으로 함께 걸어가는 것이 시노달리타스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서로가 서로에게 평화의 일꾼이 된다면 아시아는 다양성 안에서 일치를 찾아가는 모델이 될 수 있다”고 희망했다. “회의에 참석한 교황청 주교대의원회의 총보고관 장 클로드 올러리슈 추기경은 아시아를 오케스트라에 비유했습니다. 각자의 악기를 잘 연주하고 서로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때 훌륭한 하모니가 나오는 것처럼, 아시아는 다양성 안에서 일치를 찾아가는 시노달리타스의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박민규 기자 mk@cpbc.co.kr박민규2023.03.10
“어떤 사제를 양성할 것인지가 가장 중요한 목표”「한국 천주교 사제 양성 지침」 개정…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주교, 우리 상황 맞는 양성 고민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주교. 13~16일 열린 주교회의 춘계 정기총회에서 28년 만에 「한국 천주교 사목 지침서」(개정안)가 승인됐다. 아직 사도좌 인준 절차가 남았지만, 크게 시일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개정안 승인은 1995년 사목 지침서가 한국 교회 지역법으로 제정된 이후 교회의 사목 현실에 변화가 생기자 개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에 대한 응답이다.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주교는 총회 후 기자회견을 통해 “사목 지침서는 발간된 지 20년이 훌쩍 지났고 용어도 새롭게 변했다”며 “특히 오늘날은 문화 사목의 시대이기 때문에 그 부분에 맞춰 대폭 수정했다”고 말했다. 「한국 천주교 사제 양성 지침」(개정안)과 관련해서는 “양적인 사제 성소도 중요하지만, 어떤 사제를 양성할 것인지가 가장 중요한 목표”라며 “최대한 보편 교회의 정신을 존중하면서 우리나라 상황에 맞게 영적, 지적 양성에 대한 지침을 고민했다”고 밝혔다. 또 총회에서는 올해 한국 교회 차원의 사회적 약자를 ‘학교 밖 청소년 노동자’로 선정하고, 사목적으로 이들을 더욱 배려하기로 했다. 이 주교는 “실제로 청소년의 노동 현장은 매우 취약하다”며 “임금 문제뿐 아니라 욕설과 인신공격 등 인격적인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빈번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는 지난해 11월 ‘학교 밖 청소년의 노동권 보장을 위한 교회의 역할’을 주제로 토론회도 개최한 바 있다. 생계를 위해 노동 시장에 뛰어든 학교 밖 청소년들의 불합리한 노동 환경을 지적하며, 정규 교육 과정에서의 이탈로 취업의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는 이들을 교회 차원에서 돕고자 마련한 자리였다. 이 주교는 “토론회 결과 보고서를 각 교구 주교님들께 보내올 한 해 동안 교구 내에서 학교 밖 청소년 노동자를 위한 교회의 역할을 고민할 수 있도록 독려했다”고 말했다. 또 이번 총회에서는 지난해 1월 18일 출범한 가톨릭커뮤니케이션협회를 전국 사도직 단체로 인준하고 회칙을 승인했다. 기존의 한국가톨릭언론인협의회, 시그니스 서울, 가톨릭신문출판인협회가 가톨릭커뮤니케이션협회로 통합됨에 따라, 한국가톨릭언론인협의회의 전국 사도직 단체 인준을 취소했다. 오는 10월 4~29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리는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에는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가 한국 대표로 참석하기로 했다. 교체 대표로는 부산교구장 손삼석 주교를 선출했다. 아울러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를 위해 각 교구가 교구장 주교 재량에 따라 5월 31일 ‘성모 기도의 날’ 행사를 하기로 했다. 이는 교황청 주교대의원회 사무처가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방문 축일’이자 성모 성월의 마지막 날에 성모 기도의 날을 거행해 줄 것을 각국 주교회의에 요청한 것에 따른 것이다. 오는 8월 1~6일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리는 세계청년대회(WYD) 기간 중 3일 동안 진행될 교리교육 담당 주교로는 주교회의 청소년사목위원회 위원장 김종강 주교, 해외선교·교포사목위원회 위원장 한정현 주교, 교리주교위원회 위원 신호철 주교를 선정했다. 특히 주교회의는 올해 한국-바티칸 수교 60주년을 기념한 다채로운 행사도 확정했다. 공식적으로는 12월 11일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대성당에서 ‘대한민국-교황청 수교 60주년 기념 미사’를 봉헌하기로 했다. 로마 현지에서는 전시회와 음악회도 진행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주교회의와 바티칸 도서관은 2019년부터 5년간 한국-바티칸 수교 60주년에 맞춰 교황청 바티칸 도서관과 비밀문서고, 인류복음화부 수장고 등 3개 문서보관기관이 보유한 한국-교황청 관계사 사료를 발굴, 정리, 보존, 연구하는 사업을 펼쳐왔다. 문화체육관광부도 예산 등을 지원하며 정부 차원에서도 관심을 기울였던 사업이다. 이 주교는 “특히 한국이 독립국으로서 세계적인 지위를 인정받는 데 교황청의 역할이 컸다”며 “교황청은 이와 관련한 사료를 다수 보유하고 있고, 10월 말에서 11월 초 학술 심포지엄도 개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박민규 기자 mk@cpbc.co.kr 박민규2023.03.17
[2022결산] 교황청 구조 개혁으로 ‘시노달리타스’ 키우고 평화의 순례 이어가세계 교회 2022 결산 프란치스코 교황이 8월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거행된 추기경 서임식에서 유흥식 추기경에게 비레타를 씌워주고 있다. 가톨릭평화신문 DB 올 한해는 지난 2년 동안 움츠러든 교회가 세상을 향해 다시금 문을 활짝 연 해였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즉위 후 9년 동안 몰두했던 교황청 구조 개혁을 시행했고, 보편 교회의 모든 하느님 백성이 참여하는 세계 주교 시노드도 순항 중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폭력과 고통에 신음하는 세상에 교회는 끊임없이 평화를 외쳤다. 교황청 개편으로 교회의 선교적 본성을 되살린 교황은 10월 제96차 전교 주일 담화에서 “성령에 힘입어 땅끝에 이르기까지 예언자, 증인, 주님의 선교사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2022년 세계 교회를 돌아본다.교황청 구조 개혁과 선교하는 교회교황청은 6월 5일부로 기존 9개 성과 3개 부서, 5개 평의회를 모두 16개 부로 전면 개편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3년 취임 때부터 선언해온 ‘교황청 구조 개혁’을 9년 만에 일단락한 대대적인 변화였다. 개혁의 당위성을 밝힌 교황령 「복음을 선포하여라」(Praedicate evangelium)에 따라, 교회는 ‘복음화’와 ‘선교 사업’을 더욱 지향하게 됐다.비대해진 교황청 조직의 몸집을 줄이는 대신 복음ㆍ교리ㆍ봉사를 핵심축으로 삼고, 평신도 참여로 시노달리타스를 키우는 것이 개혁의 취지다. 아울러 보편 교회와의 교감을 촉진하고, 각 부서가 역동적으로 선교 활동에 임하도록 봉사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교황은 교황령을 통해 “복음 선포는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맡기신 일이었으며, 이 권한은 교회가 오늘날 모든 인류에게 제공할 수 있는 첫 번째 봉사”라며 “교회의 선교적 전환은 그리스도 사랑의 사명에 따라 교회를 새롭게 할 것이며, 이것이 세상의 빛인 그리스도 구원의 사랑을 반영하는 방법”이라고 밝혔다.추기경단의 다양한 얼굴들교황은 오랜 전통과 해묵은 체계를 뛰어넘고 있다. 이는 추기경단 임명에도 적용됐다. 교황은 지난 5월 29일 아시아와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등 변방의 고위 성직자들을 새 추기경에 임명했다. 동티모르, 싱가포르, 몽골, 파라과이에서 사상 첫 추기경이 나왔으며, 교황이 임명한 20명 가운데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 유흥식 추기경을 포함해 아시아 출신만 6명이나 됐다.추기경의 출신 국가는 다양해지는 추세다. 현재 225명의 추기경단은 90개 나라를 대표하며, 교황 선출권을 지닌 추기경 126명은 67개 나라 출신이다. 더 넓은 곳으로 복음을 선포하고자 세계로 뻗어 가는 교회를 구축하려는 교황의 의지이다.평화를 향한 교황의 휠체어 행보교황은 올 초 몰타를 시작으로 캐나다, 카자흐스탄, 바레인 등 ‘평화’가 필요한 곳이라면 대륙 구분 없이 사목 방문을 단행했다. 무릎 통증으로 올해부터 사용하기 시작한 휠체어도 교황의 행보를 막진 못했다. 7월 캐나다 방문은 교황에게 ‘참회의 순례’였다. 과거 캐나다 교회가 운영한 원주민 기숙학교 아동 학대 사건에 대해 교황이 직접 찾아가 사과한 것이다. 교황은 원주민들을 만나 용서를 청하며 화해의 시간을 가졌다.교황은 두 달 뒤인 9월 말 카자흐스탄을 방문해 50개국 종교 대표 100여 명을 만났다. 지구촌 형제애 회복과 평화를 위한 세계 종교 지도자들의 역할을 재차 강조하기 위해서였다. “종교가 폭력을 정당화하는 도구로 이용되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평화를 향한 교황의 메시지는 11월 바레인 방문 중에도 선포됐다.시노드는 계속된다보편 교회는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교회를 위하여 : 친교, 참여, 사명’을 주제로 2년 차에 접어든 제16차 세계 주교 시노드를 진행했다. 2021년 10월 개막한 시노드는 지난 8월 15일까지 10개월간 지역 교회 교구 단계 시노드 모임을 마무리했다. 112개 지역 주교회의를 비롯한 세계 각지에서 날아든 의견서가 교황청에 제출됐다.교황청 주교대의원회의 사무처는 방대한 목소리를 1차 의안집에 정리했다. 각국 교회 대표들은 내년 1~3월 7개 대륙에서 열리는 대륙별 단계 회의를 갖는다. 교황은 내년 10월 로마에서 열릴 보편 교회 단계를 두 회기(2023년 10월, 2024년 10월)에 걸쳐 진행한다고 시노드 기간 연장을 발표했다. 더욱 심도 있게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성령의 뜻을 식별하고자 하는 교황의 뜻이다.전쟁, 그리고 교회를 향한 공격가톨릭교회는 연중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해 기도했다. 교황은 평화가 위협받는 상황을 비난하며, 우크라이나 현지에 추기경단을 파견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한편, 올해엔 사제와 수도자들이 납치되거나 살해당하는 등 곳곳에서 교회를 향한 사건 사고들도 많았다. 나이지리아와 멕시코 등지에서는 지난 여름 성당 총격과 피랍, 사제 피살 사건 등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아울러 중동 지역은 오랜 내전과 극단주의 무장단체들의 테러로 그리스도인의 숫자가 급격히 줄고 있다. 100년 전 중동의 그리스도인 인구는 전체의 20%를 차지했지만, 현재 4% 아래로 떨어졌다. 군부 독재 체제에서 고통을 겪는 미얀마 교회도 성당 폭격 등 큰 타격을 입었다.2025년 희년 준비 돌입교회는 2025년 은총의 해인 희년을 준비하고 있다. 교황청은 7월 ‘희망의 순례자들’을 표어로 한 희년 공식 로고를 발표했다. 희년은 교회가 지닌 희망을 다시금 피워올리고, 영적으로 새롭게 태어나는 해이다. 교황은 “희년은 우리가 간절히 바라는 쇄신과 새로 태어남을 미리 맛보게 하는 희망과 신뢰의 분위기를 되살리는 데에 이바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 cpbc2022.12.21
[2022결산] 한국 교회 2022 키워드 #신앙회복 #시노달리타스 #시복시성한국 교회 - 코로나로 위축된 신앙생활 회복에 주력 한국 교회는 올 한 해 동안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으로 소홀해질 수밖에 없었던 신자들의 신앙생활과 성사생활을 코로나19 이전으로 회복하고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데 정성을 다했다. 아울러 한국 교회는 2022년 한 해 동안 시노달리타스를 실현하는 데 고민했다. 사진은 서울대교구가 6월 12일 주교좌 명동대성당에서 교구장 정순택 대주교 주례로 교구 단계 시노드를 마무리하고 봉헌한 시노드 감사 미사. 한국 교회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종료되면서 신자들의 신앙생활과 성사생활 회복에 온 힘을 쏟았다. 신앙의 빛 안에서 교회의 구성원이 새롭게 복음화되어 삶의 중심에 그리스도를 두도록 한국 교회는 시노달리타스 정신으로 제16차 세계 주교 시노드를 시작한 보편 교회와 연대해 쇄신과 소통을 향한 희망의 여정을 지속했다. 광주대교구와 대전ㆍ청주교구 새 교구장이 착좌했고, 마산교구는 교구장 서리가 임명됐다. 또 한국 교회 역사상 처음으로 교황청 장관으로 임명된 유흥식 대주교가 추기경으로 서임되는 경사가 있었다. 2022년 한 해를 돌아본다. 신앙생활과 성사 생활 회복한국 교회는 올 한 해 동안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으로 소홀해질 수밖에 없었던 신자들의 신앙생활과 성사생활을 코로나19 이전으로 회복하고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데 정성을 다했다. 전국 교구는 ‘본당으로 돌아가자’는 표어로 신자들의 신앙생활 회복을 독려했고, 코로나 팬데믹으로 약화된 신앙심을 해소할 수 있는 사목 방안을 찾는 데 온 힘을 쏟았다. 그 결과 4월 주님 부활 대축일을 기점으로 전국의 성당에서는 기도와 성가 소리가 울려 퍼졌다. 모든 성사 집전이 정상화됐고, 모든 성당 문을 활짝 열어 예비신자 교육과 신심 단체 활동을 개시했다. 한국 교회는 신자들의 신속한 신앙 회복을 위해 ‘가정 복음화’에 주력했다. 신자 각자 자신에게 맞는 기도 방법을 찾고, 가정 안에서 기도하고 성체성사를 삶의 중심에 두고 생활하도록 안내했다. 특별히 의정부교구는 가정 중심의 통합 사목을 지향해 ‘가정기도 감사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수원교구 법원은 신자와 제도 사이에서 질서를 확립하고, 교회의 법률들을 올바른 방향으로 시행하기 위해 혼인 장애(조당) 문제를 풀어주어 성사 생활 회복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혼인 장애 체크를 하는 홈페이지(https://court.casuwon.or.kr/check)를 개설했다.한국 교회는 특별히 코로나19 상황으로 더욱 교회에 나오지 않고 신앙생활과 멀어진 청소년들을 위한 사목에 집중했다. 청소년들이 어느 때보다 신앙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고 인지한 교회는 청소년들을 교리교육과 사목의 대상으로만 인식하지 않고 복음 선포의 주체자로 존중하고 사명을 부여하며, 동반하는 관계적 사목으로 전환하는 데 지혜를 모았다. 이에 서울과 광주, 부산 등 각 교구에서는 청년대회와 간담회 등을 열고 청소년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2022년 해외 파견 선교사는 코로나 이전보다 135명이 감소했고, 한국인 수도자 2명이 남미와 아프리카에서 코로나에 감염돼 선종하는 안타까운 일도 있었다. 시노달리타스 여정 속 교회한국 교회는 2022년 한 해 동안 시노달리타스를 실현하는 데 고민했다. 한국 교회는 2021년 10월 15~17일 개막 미사를 시작으로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교회를 위하여-친교, 참여, 사명’을 주제로 열리는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 총회의 여정을 시작했다. 주교대의원회의 사무처의 제안에 따라 대부분 교구에서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로 구성된 시노드 교구팀을 운영했다. 전체 하느님 백성이 시노드 여정에 참여하고 그 의미를 이해할 수 있도록 교구마다 자체 연구와 홍보, 교육을 확대해 나갔다. 냉담 교우, 장애인, 이주민, 난민, 성 소수자, 북한 이탈 주민, 타 교파, 이웃 종교인, 일반 시민 사회의 목소리를 경청했다.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참여도 독려했다. 10가지 핵심 주제에 따라 한국 교회의 시노달리타스 현실을 파악했다. 한국 교회는 시노달리타스 여정을 통해 다음의 다섯 가지 과제를 식별했다. 첫째, 한국 교회는 특별히 전례, 성체성사와 기도의 중요성이 강조될 필요가 있다. 둘째, 교회 구성원들이 서로 더 많이 소통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교구 차원에서 사목 평의회가 실질적인 역할을 하도록 활성화하는 것은 물론, 본당을 비롯한 신자들의 공동체 안에 다양한 소통의 창구가 제도적으로 마련돼야 한다. 셋째, 한국 교회가 하느님의 정의와 공동선 증진에 관한 교회의 가르침을 토대로 세상과 대화하고 어려움 속에 있는 사람들과 함께하면서 그들을 통해 얻는 사랑의 체험들은 교회의 삶을 쇄신하고 변화시킬 것이다. 넷째, 한국 교회는 지치지 않는 평화의 증언자로서 한반도의 화해와 통일, 그리고 북한 지역의 복음화를 향한 지원과 협력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 다섯째, 지구가 공동의 집임을 깊이 깨닫고 생태적 회심에 따라 그동안 한국 교회에서 미진했던 생태계와 환경 보전을 위한 실천과 운동을 더욱 적극적으로 펼쳐야 한다. 한국 교회는 시노달리타스 종합 의견서를 작성해 교황청 주교대의원회의 사무처에 제출했다. 시복시성 운동근현대 신앙의 증인인 ‘하느님의 종 홍용호 프란치스코 보르지아 주교와 동료 80위’ 시복 예비심사가 마무리돼 교황청 시성부에 예심 문서 일체를 전달했다. 주교회의가 2009년 가을 정기총회에서 한국 교회의 근현대 신앙의 증인, 특별히 한국전쟁 전후 순교자들에 대한 시복 추진을 결정한 이후 13년 만에 이룬 성과이다. 이로써 조선 왕조와 한국전쟁이라는 두 시대의 순교자들에 대한 한국 교회 차원의 통합 추진 시복 안건은 모두 마무리됐다. 앞으로 새로운 시복 추진 안건은 지역 교회 곧 각 교구에서 자체로 추진하기로 했다. 가경자 최양업 신부의 시복시성을 위한 현양 운동도 박차를 가했다. 주교회의는 최양업 시복시성 새 기도문을 승인하고 기적 사례 제보 등 현양 운동에 동참해 줄 것을 호소했다. 또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주교는 9월 프란치스코 교황을 단독 알현하고, 가경자 최양업 신부의 시복을 향한 염원을 전달했다. 교황은 이 자리에서 “최양업 신부의 시복 절차를 통해 한국 교회의 신앙이 더욱 깊어지길 바란다”고 화답했다. 초대 조선대목구장 바르톨로메오 브뤼기에르 주교 시복 운동도 시작했다. 브뤼기에르 주교 시복에 필요한 전반 과정은 서울대교구가 맡아 추진한다.주교단 세대 교체주교단의 변화도 많았다. 김종수 주교가 2월 제5대 대전교구장으로 임명돼 3월 착좌했다. 3월에는 제4대 청주교구장으로 김종강 신부가 임명돼 5월 주교품을 받고 착좌했다. 8월에는 신은근 신부가 마산교구장 서리로 임명됐다. 교회법상 교구장 주교와 동등한 교구장 서리는 교구장 주교의 사임, 이동, 선종 등으로 주교좌가 공석이지만 신임 교구장이 지명되지 않았을 경우 임명된다. 11월에는 옥현진 주교가 제10대 광주대교구장으로 임명돼 대주교로 승품해 착좌했다. 또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 유흥식 대주교가 5월 추기경으로 임명돼 8월 서임했다. 한국인 첫 교황청 장관 추기경이자 한국인 네 번째 추기경 탄생은 한국 교회의 높아진 위상을 보여주는 경사이다.이 밖에도 서울대교구는 사제를 위한 사제인 ‘꾸라또르’와 ‘주교좌 기도 사제’ 등 ‘교구장 특임 사제’ 직책을 신설했다. 대구대교구는 1950년부터 72년간 운영해오던 매일신문을 3월 매각했다. 주교회의와 각 교구는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해 기도하고 전쟁으로 고통받는 이들과의 연대를 촉구했고, 10월 발생한 이태원 참사에 대해 애도의 뜻을 표하고 비극적인 일이 반복되지 않길 기원했다. 또 스마트폰 앱으로 헌금과 교무금을 낼 수 있고 세례와 견진, 혼인성사 대장을 어느 본당에서도 발급받을 수 있는 새로운 전산 시스템 ‘본당 양업 22’를 11월부터 운영하고 있다. 리길재 기자 teotokos@cpbc.co.kr cpbc2022.12.20
시노드 교회 살아가는 데 필요한 전체 하느님 백성 목소리 담았다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한국 교회 종합 의견서(요약) 교황청 주교대의원회의 사무처에 제출한 제16차 세계주교시노드 정기총회 한국 교회 종합 의견서는 10가지 핵심 주제별로 한국 교회의 시노달리타스 현실을 10페이지에 걸쳐 요약해 담았다. 서울대교구 교구 단계 시노드 감사 미사에서 시노드 참가자들이 봉헌한 교구 시노드 종합 문서와 4만 건의 시노드 의견, 본당 단위 종합 의견서, 52개 시노드 제안 종합 보고서가 왼편에 놓여 있다. I. 서론: 한국 교회의 교구와 주교회의 단계 시노드 여정한국 교회 교구들에서는 2021년 10월 15~17일 개막 미사를 시작으로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교회를 위하여-친교, 참여, 사명”을 주제로 열리는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의 여정을 시작했다. 주교대의원회의 사무처의 제안에 따라 대부분 교구에서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로 구성된 시노드 교구팀을 구성했다. 전체 하느님 백성이 시노드 여정에 참여하고 그 의미를 이해할 수 있도록 교구마다 자체 연구와 홍보, 교육을 확대해 나갔다. 냉담 교우, 장애인, 이주민, 난민, 성 소수자, 북한 이탈 주민, 타 교파ㆍ타 종교인, 일반 시민 사회의 목소리를 경청했다.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참여도 독려했다. II. 본론: 10가지 핵심 주제에 따른 한국 교회의 시노달리타스 현실1. 여정의 동반자우선 하느님 백성인 성직자와 평신도, 수도자가 서로에게 온전한 동반자가 되지 못했음을 고백하며, 이것이 교회 내 여러 어려움에 근본적 요인이 되고 있음을 성찰했다. 또한, 청소년ㆍ청년과 노인, 장애인, 북한 이탈 주민, 이주 노동자와 가족, 성 소수자 등은 교회 안에서 자리를 찾기가 쉽지 않음을 바라보게 됐다. 하느님을 향한 여정의 동반자로서 누구도 소외되지 않도록 교회 공동체가 돌볼 것을 제안했다. 특별히 북한 주민과 북한 교회를 동반의 대상으로 삼았다. 2. 경청함께 걸어가는 여정에 대한 동반자적 인식과 믿음의 부족이 경청의 부족으로 이어진다. 교회의 뜻을 결정할 때 일방적으로 지시하는 경향을 지양하고 전체 신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사목 방향을 정하면 좋겠다. 사회의 소수자들, 소외된 이들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듣는 가시적인 조치도 필요하다. 또한, 생명과 생태, 환경에 대한 관심과 공동선 증진의 실천이 요청된다. 3. 발언교회 구성원들의 소중한 발언들이 교구와 본당의 결정 구조 속에 폭넓게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를 위해 소리함 설치, SNS를 활용한 건의, 주일 미사 뒤 함께하는 시간 등 다양한 소통의 도구들이 제안됐다. 결국, 용기 있는 발언에는 격려하고 포용하며 경청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줄 필요가 있으며, 다른 의견을 제시하는 사람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모습이 필요하다.4. 거행 신자들이 형식적이고 의무적이며 타성에 젖어 전례에 참여하는 경우가 많다. 곧 ‘전례 안에서의 시노달리타스 체험’이 부족하다. 본당이 신앙과 전례를 중심으로 움직여야 한다. 공동체 내에서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는 특별한 지향으로 기도와 전례의 시간을 갖고 회의에 임했으면 좋겠다. 장애를 가진 신자들을 공동체 전례에서 분리해서 그들만을 위한 별도의 미사를 거행하기보다 함께할 수 있어야 한다. 또 이주 노동자와 그 가족들이 좀 더 쉽게 주일 미사에 참여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5. 사명 안에서의 공동 책임 많은 신자는 교회 활동보다 사회생활을 우선시하며, 가족 문제와 경제적 문제로 교회 활동에 함께하는 것을 어려워한다. 또한, 교회 밖에서 보이는 신자들의 모습이 모범적이지 못할 때 복음을 전하기가 어려워지고, 본당 공동체의 불화와 불일치는 복음 선포 사명을 어렵게 하는 원인이다.낙태, 자살과 안락사, 사형제도 반대, 환경 보호, 세계 평화의 증진 등에 관한 교회의 입장에 대해 그리스도인답게 응답하지 못했다. 이웃 사랑의 실천과 사회와의 연대 활동에 무관심했으며, 지역 사회에 폐쇄적인 태도를 취하였음도 성찰했다.6. 교회와 사회 안에서의 대화 사회 현안에 대해 교회가 참여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교회 안에서 사회적인 담론에 대한 논의 자체가 없어서 교회의 대사회적 목소리에 전혀 힘이 실리지 않는다. 사회적 변화에 발맞춰 여러 사회 문제에 교회가 함께 고민하고 극복해 가는 모습이 필요하다.7. 다른 그리스도교 교파들과 함께그리스도인 일치를 위한 다른 교파와의 대화에서는 ‘그리스도인’이라는 공통점에 대한 이해와 존중이 필요하다. 그렇게 되면 함께 공동선을 추구하며, 공통의 사회 문제(이주 노동자, 이주 여성, 소외계층, 아동, 생명, 생태 환경 등)에 대한 대책을 함께 마련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8. 권위와 참여교회 구성원들 간의 관계는 전반적으로 ‘수직적이며 닫힌 구조’이다. 이러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사제평의회, 교구 사목 평의회, 본당 사목 평의회, 재무평의회 등이 실질화 내실화하고, 더욱 활발하게 운영될 필요가 있다. 사목 평의회가 하느님 백성에 대한 대표성을 높이는 방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각 기구의 위원을 임명ㆍ선출할 때 다양한 연령대를 아우르고,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며, 그리스도교적 기준에 적합한 봉사자들로 구성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누구도 소외되거나 일부 사람들이 독점하는 일이 없도록 정기적인 구성원들의 변화와 순환이 이루어지는 공동체 운영도 강조됐다.9. 식별과 결정신자들이 자신의 의견을 표현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도입해 발언의 기회를 제공하고, 책임감과 참여 의식을 향상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연령, 구역·반, 단체 등 소공동체 모임을 통해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여 논의하며, 이 과정에서 다수가 아닌 소수의 의견(반대 의견)도 무시하지 말고 고려해 주기를 희망했다. 더불어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 역시 식별과 결정의 과정에 배제되지 않고 참여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10. 시노달리타스 안에서 이루는 우리의 양성경청과 참여와 대화를 촉진하기 위해서는 교회 구성원 모두 하느님의 자녀답게 말하는 능력과 경청 방법, 그 안에서 성령의 말씀을 식별할 수 있는 능력을 배울 수 있는 교육의 기회가 필요하다. 또한, 교회에 대한 이해와 신앙인의 올바른 자세에 관한 교육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개진됐다. 서로 배우고 나눔으로써 교회의 사명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만남과 대화, 체험의 자리를 마련해야 한다.III. 결론한국 교회는 시노달리타스를 통해 교회의 사명 곧 복음화를 이 지역 교회에서 실현하는 데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와 그 어려움의 원인이 무엇인지 깨닫고, 더불어 복음화를 위해 지속해야 하는 것은 무엇인지 성령의 이끄심을 통해 식별했다. 첫째, 하느님 백성 구성원들인 평신도, 수도자, 성직자들이 저마다 자신의 고유한 정체성을 충만하게 실현하지 못하고 있음을 깨닫고 이를 성찰했다. 따라서 교회 구성원들이 친교와 시노달리타스를 향한 회심을 통해 각자의 고유한 방식으로 정체성과 사명을 살아가며 모두가 함께 하느님 백성의 공통된 사명을 함께 수행한다는 점을 지속해서 성찰해야 한다. 특별히 전례, 성체성사와 기도의 중요성이 강조될 필요가 있다. 특히 ‘성사의 의미에 대한 교육’을 통해 전례에 더욱 역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방식과 프로그램으로 체계적인 교육을 받아야 한다. 둘째, 한국 교회에서 하느님 백성은 시노달리타스를 실현하기 위하여 서로 더 많이 소통해야 한다. 따라서 사목자와 평신도 그리고 수도자가 서로 경청하고 소통하면서 지역 교회의 복음화를 실현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교구 차원에서 사목 평의회가 실질적인 역할을 하도록 활성화하는 것은 물론, 본당을 비롯한 신자들의 공동체 안에 다양한 소통의 창구가 제도적으로 마련돼야 한다. 셋째, ‘변방으로 나아가는’ 하느님 백성의 노력은 시노달리타스의 실현을 통한 복음화의 주요 과제이다. 우리에게 주변부는 사회에서 소외된 이들 특히 여러 어려움과 고통에 자신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이들, 가난한 이들, 이주민과 난민, 북한 이탈 주민, 독거노인, 경제적 궁핍에 시달리는 노인, 미혼모, 국가 폭력에 희생된 이들, 청소년과 어린이, 소외된 여성들, 여러 가지 이유로 신앙생활을 쉬고 있는 교우들, 타 교파·타 종교인들, 생명의 가치를 훼손하는 모든 세속적 흐름에 대항하는 의로운 이들 등일 것이다. 한국 교회가 하느님의 정의와 공동선 증진에 관한 교회의 가르침을 토대로 세상과 대화하고 어려움 속에 있는 사람들과 함께하면서 그들을 통해 얻는 사랑의 체험들은 교회의 삶을 쇄신하고 변화시킬 것이다. 넷째, 한국 교회는 지치지 않는 평화의 증언자로서 한반도의 화해와 통일, 그리고 북한 지역의 복음화를 향한 지원과 협력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 다섯째, 지구가 공동의 집임을 깊이 깨닫고 생태적 회심에 따라 그동안 한국 교회에서 미진하였던 생태계와 환경 보전을 위한 실천과 운동을 더욱 적극적으로 펼쳐야 할 것이다. 정리= 리길재 기자 teotokos@cpbc.co.kr cpbc2022.10.19
주교회의, ‘한국 천주교회 의견서’ 작성 돌입세계 주교시노드 교구 단계 여정 마무리, 제3차 교구 책임자 전체 모임 열고 방향 수립 6월 28~29일 열린 ‘제3차 교구 책임자 전체모임’에서 옥현진 주교와 사제, 수도자, 평신도 대표가 교구 단계 시노드 내용을 공유 및 결산하고, '한국 천주교회 의견서'에 담길 방향을 수립하고 있다. 한국 교회가 제16차 세계 주교 시노드의 교구 단계 여정의 결과와 하느님 백성의 의견을 종합해 수록할 ‘한국 천주교회 의견서’ 작성에 들어갔다.주교회의는 6월 28~29일 서울 중곡동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교구 단계 책임자 사제와 수도자 및 평신도 대표들이 한자리에 모인 가운데, 이틀 동안 ‘교구 책임자 전체 모임’을 갖고 시노드 교구 단계 기간에 나온 성과를 공유한 뒤 의견서에 담길 내용의 방향을 함께 수립했다.‘한국 천주교회 의견서’에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6월까지 8개월 넘는 기간 동안 이어진 교구 단계 시노드에서 나온 한국 신자들의 생생한 목소리가 담긴다. 성령과 함께한 한국 교회 모든 구성원의 생각이 종합된 결과가 교황청에 전달되는 것이다. 각국 주교회의가 작성해 교황청에 보내는 의견서에는 지역 교회 차원의 생생한 시노드 체험, 기쁨과 어려움, 그리고 시노드 정신을 촉진할 포부와 발전 방향 등이 담긴다. 이는 앞으로 이어질 대륙 단계와 보편 교회 단계의 시노드에 기여하게 된다.‘한국 천주교회 의견서’는 이번 책임자 전체 모임의 결과를 토대로 주교회의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의 작성을 거쳐, 주교회의 상임위원회 확인을 받아 8월 15일까지 교황청 세계 주교대의원회의 사무처에 송부된다.이번 모임에는 한국 교회 시노드 대표 옥현진 주교와 교황청과 주교회의 간 연락 책임자 신우식(주교회의 사무국장) 신부, 주교회의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장 곽용승 신부를 비롯해 각 교구 시노드 책임자 사제, 수도자, 한국천주교 평신도단체협의회 이병욱(요한 크리소스토모) 회장 등 30여 명이 자리했다. 한국 교회 시노드의 최종 의견을 보다 지혜롭게 종합하기 위한 시노드 모임을 재차 연 것이다.이들은 교구 단계 성과를 공유하는 전체 회의와 국가별 종합 의견서 작성을 위한 두 차례의 주제별 조모임, 그리고 이를 다시 종합하는 시간을 가졌다. 참석자들은 교구든 신심 단체든 시노드 모임이 지속되고, 시노달리타스 정신이 토착화되기 위해 구조적 노력을 이어갈 계획과 의지도 나눴다.특히 한국 교회가 체득한 시노드 정신과 생생한 결과가 담길 의견서는 16개 교구의 시노드 모임의 결과를 중심으로 우선 작성된다. 아울러 이번 책임자 전체 모임을 통해 숙고한 주제인 △하느님 백성들인 교회 구성원들의 신원과 상호관계 △교구 사목평의회의 실제화 △세상을 위한 교회로서 시노달리타스의 토착화 등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상호 경청과 성령 안에 친교를 나눈 한국 교회만의 시노드 체험은 물론, 시노드 교회로 더욱 나아가기 위한 한국 교회의 과제도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신우식 신부는 “교구 단계 여정을 통해 앞으로 시노드 정신으로 살아가기 위해선 나누고 경청하는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성직자와 평신도가 소통하며 서로의 어려움을 더욱 이해하고, 나중에는 회심과 배려로 이어지는 성령의 체험을 통해 경청한 한국 교회만의 특별한 상황들을 의견서에 담아내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옥현진 주교는 “각 교구는 함께 걸어가는 여정인 시노드가 토착화되고, 경청의 방식이 뿌리내리는 경청의 교회가 되고자 공통적으로 노력해나갈 것으로 여겨진다”며 “지역 교회가 종합한 목소리가 답이 없는 메아리가 되지 않도록 모두가 성령 안에 더욱 이야기를 나눌 것이고, 그렇게 시노드 문화가 정착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 cpbc2022.07.06
공의회, 교회 가르침 결정하는 주교들의 회합[가톨릭교회의 거룩한 표징들] (22)공의회 보편 공의회는 전 세계 모든 주교가 참가해 신앙과 윤리 규범, 교회 생활에 관련한 교회 가르침을 결정한다. 사진은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열리고 있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총회 모습. 10월 11일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 개막 60돌을 맞는 날이다. 쇄신과 적응을 통해 교회의 현대화를 추진한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복음의 핵심 내용을 성사적으로 새롭게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호에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 개막 60주년을 기념해 공의회에 관해 알아본다. 공의회는 신앙과 윤리 규범 및 교회 생활과 관련한 주교들의 회합이다. 보편 교회법인 「교회법전」에 따르면, 가톨릭교회는 주교들의 회합과 관련해 주교회의와 주교대의원회의, 공의회라는 세 기구를 구성하고 있다. 주교회의는 한 국가 또는 특정 지역 하느님 백성의 선익을 위한 그 국가 또는 지역 주교들의 상설 협의체이다. ‘주교 시노드’라고도 하는 주교대의원회의는 특정 국가나 특정 지역 또는 세계 교회 전체를 위한 주교들의 회합을 말한다. 주교대의원회의는 특정 지역 또는 국가의 모든 주교가 회원으로 참가하는 주교회의와 달리 모든 주교가 참가하는 것이 아니라 주교회의에서 선출한 대의원 주교들과 교황이 임명한 대의원 주교들이 참석한다. 또 주교대의원회를 소집하고 회의 주제를 정하는 고유한 권한을 가진 이는 바로 교황이다. 주교대의원회의에서 참가 주교들에게 투표권이 있지만, 그 투표권은 해당 사안에 대한 확정 또는 실행 여부를 가리는 의결 투표권이 아니라 해당 사안을 교황에게 건의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가리는 건의 투표권이다. 곧 주교대의원회의는 그 자체로 의결기구가 아니라 교황의 자문기구인 것이다. 공의회는 협의체인 주교회의나 자문기구인 주교대의원회의(주교 시노드)와 달리 회의에 참가하는 주교들이 투표를 통해 의결권을 행사하는 회의이다. 공의회는 크게 지역(개별) 공의회와 세계(보편) 공의회로 나뉜다. 지역 공의회는 다시 전국 공의회와 관구 공의회로 구분되는데 전국 공의회는 전국 차원에서 여는 공의회를, 관구 공의회는 관구 차원에서 여는 공의회를 말합니다. 보편 공의회라고도 하는 세계 공의회는 말 그대로 전 세계 모든 주교가 참가하는 회의이다. 세계 공의회를 소집하고 회의를 주재하고 공의회에서 결의한 내용을 승인하는 것은 교황의 고유한 권한이다. 아울러 주교단에 속하는 모든 주교는 세계 공의회에 의결 투표권을 가지고 참석할 권리와 의무가 있다. 따라서 세계 공의회는 전 세계 주교들이 로마 주교인 교황을 단장으로 주교단을 이뤄 보편 교회에 대해 장엄한 양식으로 주교단의 권력을 행사하는 방식이다. 세계 공의회에서 주교들이 투표로 결정하고 교황이 승인한 내용은 헌장, 선언, 교령 등 다양한 형태의 문서로 공표되고 발효된다. 보편 공의회 결정 사항은 모든 가톨릭 신자들이 존중하고 따라야 하는 구속력을 지닌다. 주님께서 세우신 교회는 초기 사도 시대 때부터 신앙생활에 있어 여러 도전에 직면했다. 그중 하나는 유다인으로서 그리스도교로 개종한 유다계 그리스도인들과 유다인이 아닌 이방인들이 복음을 받아들여 그리스도인이 된 이방계 그리스도인들 간의 마찰을 어떻게 중재하고 해소하느냐 하는 것이었다. 이와 관련한 대표적 사례가 사도행전 15장에 소개된다. 유다계 그리스도인들이 이방계 그리스도인들에게 유다인들이 하듯이 할례를 받고 모세의 율법을 지키라고 요구함으로써 분쟁이 생겼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예루살렘에서 사도들과 원로들이 회의를 열었다. 회의에서 내린 결론은 다른 민족들 가운데에서 하느님께 돌아선 이들에게 어려움을 주지 말고, 다만 우상에게 바쳤던 제물과 피와 목 졸라 죽인 짐승의 고기와 불륜을 멀리하라는 것이었다. 이로써 할례 및 모세 율법 준수를 놓고 생겨난 분쟁은 일단락됐다. ‘예루살렘 사도회의’라고도 부르는 이 회의는 신생 그리스도교 공동체 내부의 분쟁과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소집된 첫 회의로 역사에 기록됐다. 이후 교세가 확장되면서 교회 안에서는 믿을 교리를 정립하고, 교회 제도와 규율을 확립해야 하는 다양한 문제들이 생겨났다. 이를 해결하고자 때로는 지역 교회나 전체 교회 차원에서 교황과 로마제국 황제가 주교와 신학자들이 소집해 회의를 열었는데, 이를 시노드 곧 공의회라 불렀다. 2000년 역사를 이어오면서 가톨릭교회는 21번의 보편 공의회를 개최했다. 첫 번째로 열린 보편 공의회는 325년 니케아에서 열렸다. 교회는 니케아 공의회를 통해 삼위일체 하느님에 대한 교리를 선포했다. 그리고 오늘날까지 마지막으로 열린 세계 공의회는 바로 1962년부터 1965년까지 개최된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이다. 보편 공의회로 인정받는 일반적 기준은 교황이 회의를 소집했는지, 교황이 직접 회의를 주재했는지 또는 적어도 교황 사절을 회의에 파견했는지, 모든 주교가 회의에 소집됐는지 등이다. 하지만 이런 기준도 현재 ‘보편 공의회’로 불리는 21번의 공의회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쉽지 않다. 첫 보편 공의회로 인정되는 니케아 공의회 경우 교황이 아니라 로마 황제가 소집했기 때문이다. 이런 형식적 기준 외에도 공의회에서 결정한 내용이 후대 공의회에서도 전거로 계속 원용될 정도로 전체 교회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회의였다면 보편 공의회에 포함될 수 있다.리길재 기자 teotokos@cpbc.co.kr cpbc2022.10.19
성 베드로 대성전 외벽에 첫 한국인 성인상 세운다2022 주교회의 가을 정기총회 결과 해설 2022 주교회의 가을 정기총회에 참석한 한국 주교단. 서울대교구 브뤼기에르 주교 시복 추진에 탄력서울대교구는 오랫동안 브뤼기에르 주교 시복을 위한 현양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교구는 200년 전 사제를 그토록 원했던 조선 교우들의 편지에 홀로 기꺼이 응답하고 초대 조선대목구장이 된 브뤼기에르 주교의 뜨거운 마음에 보은하고자 시복의 당위성을 공론화해왔으며, 다양한 현양 사업도 이어오던 터였다.1831년 조선대목구 설정과 초대 조선대목구장 브뤼기에르 주교의 임명은 한국 교회가 보편 교회 안에서의 개별 교회로, 세계 교회 안에서 지역 교회로 자립하는 결정적 사건이었다. 그런 만큼 지역 교회가 공적으로 현양하기 위해 이와 관련한 교회사적 가치와 사료 수집 등 다양한 작업이 다시금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주교는 13일 총회 후 기자회견에서 “조선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일념 하나로 순교를 결심하고 여러 차례 조선 입국을 시도했지만, 끝내 교우들을 만나지 못하고 중국 마가자에서 선종하신 브뤼기에르 주교님은 조선 초대 교구장으로서 한국 교회의 정신적 기초를 닦아주신 분”이라며 “그분의 선교적 열망과 한국 교회를 향한 사랑에 보답하고자 하는 서울대교구의 시복 추진 의사에 모든 주교님들이 동의했다”고 밝혔다.가경자 최양업 신부 시복 위해 노력이용훈 주교는 가경자 최양업 신부의 시복을 향한 우리 염원도 더욱 깊어지길 당부했다. 이 주교는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도 가경자 최양업 신부님의 시복을 위해 한국 교회가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계시며, 지난달 교황님을 알현한 자리에서 최양업 신부님의 업적을 정리한 소개 자료도 교황님께 직접 전해드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교황청 시성성은 기적 심사에서 섬세하고도 완벽한 자료를 요구하는 만큼 그에 맞는 기적 사례를 검토하는 데 힘을 기울이고 있다”며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땀의 순교자로 전국을 다니며 한국 교회를 위해 희생하신 최양업 신부님이 세계 교회가 공경하는 인물이 되는 그 날까지 희망으로 기도하자”고 당부했다.성 베드로 대성전에 김대건 성상 설치성 김대건 신부의 성상이 성 베드로 대성전 외부 벽감에 설치되는 귀중한 작업도 이번 총회 후 공개됐다. 벽감(壁龕)은 성상이나 조각상을 세워두기 위해 벽면을 오목하게 만든 공간이다. 3.7m 높이의 카라라 대리석으로 제작될 김대건 신부 성상은 한국 전통 의복인 갓과 도포, 영대를 착용한 채 두 팔을 벌린 담대한 사제의 모습으로 제작된다. 성상 제작자는 한진섭(요셉) 조각가이며, 성상이 세워질 위치는 성 베드로 대성전 우측 외벽 쿠폴라(cupola, 지붕)로 향하는 길목이다.이 주교는 “성 베드로 대성전에 한국의 성인상이 봉헌돼 설치되는 것은 처음이며, 우리에게도 큰 영광”이라며 “유흥식 추기경님의 제안과 교황님의 화답으로 성사된 기쁜 일”이라고 의미를 전했다.교구별 성인 유해 안치 현황 공유성인의 유해도 철저히 관리해 나가겠다는 것이 한국 주교단의 뜻이다. 유해 확인 증명서가 없는 경우엔 유해의 진정성 여부와 외국 성인의 유해 확인 증명서 발급 여부 등에 대해 교황청 시성성 훈령 「교회의 유해 : 진정성과 보존」에 따라 교구가 판단해 관리 보존해 나갈 계획이다. 한국 교회는 교구별로 유해 보존 상황을 더 분명하게 관리하고 가짜 유해 논란 및 매매를 방지할 방침이다.한일주교교류모임 25주년 자료집 발행아울러 주교회의는 지난 8월 15일 교황청 주교대의원회의 사무처에 제출한 제16차 세계주교시노드 정기총회 한국 교회 종합 의견서를 총회 후 각 교구에 배포했다. 의견서는 10가지 핵심 주제별로 한국 교회의 시노달리타스 현실을 10페이지에 걸쳐 요약해 담고 있다.또 2025년 보편 교회가 ‘희망의 순례자들’이란 표어 아래 거행될 희년을 앞두고, 한국 교회도 이에 적극 동참해 나가기로 했다. 이에 주교회의 연락 담당자에 주교회의 사무국장 신우식 신부를 임명했다. 아울러 한일주교교류모임 25주년 기념 자료집 발행을 기념해 한일 주교단은 11월 15일 화상 회의를 통해 만남을 갖기로 했다. 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 cpbc2022.10.19
온-오프라인 통합 형태 시노드 모임 활용하자코로나19 오미크론 확산 속 사목자 고심… 비대면 방식 병행하더라도 최대한 많은 참여 이끌어야 최근 국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증가하면서 각 교구 본당에서 한창 진행 중인 시노드 모임에도 적잖은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다. 시노드 모임은 친교와 참여, 사명이란 주제 아래 4~6명씩 그룹을 나눠 진행되는데, 최근 오미크론 감염세가 증가하면서 본당 사목자들의 고심도 깊어졌다.한 본당 주임 신부는 “3월부터 시노드 모임을 하고자 준비 중인데, 코로나 상황 탓에 신자들에게 모이자고 요청하는 것이 쉽진 않다”고 했다. 또 다른 본당 신부는 “시노드가 모두의 참여 속에 경청하며 함께 걸어가는 여정인데, ‘코로나 피로도’마저 쌓여 참여의 의미를 전하는 게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현재 시노드 진행 상황은 교구별, 본당별로 조금씩 다르다. 시노드 모임을 이미 끝낸 본당도 있고, 이제 막 돌입한 곳도 있다. 그럼에도 본당들은 시노달리타스 체험과 구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에 시노드 모임을 진행 중인 본당들은 현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도 대면과 비대면 방식을 병행하는 계획도 세워두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사목자들은 △거리 두기 등 방역 지침 준수를 위한 안내 및 교육 △환기가 되는 넓은 공간 활용 △소모임 인원 6명 준수 등을 통해 신자들이 안전하게 시노드에 참여토록 노력 중이다.서울대교구 중앙동본당 주임 김영철 신부는 “1월부터 둘째ㆍ넷째 주마다 구역별 시노드 모임을 해오고 있는데, 환기가 잘 되는 넓은 공간을 활용하고 거리두기를 지키며 모임을 하고 있다”며 “그러나 혹여 앞으로 확진자 수가 더 큰 폭으로 증가한다면, 안전을 위해 잠시 중단했다가 재개하는 방향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서울 대치2동본당은 1월부터 신자들의 시노드 이해를 돕고, 소그룹을 구성해 20일 본당 시노드 시작 미사 봉헌으로 시노드 모임에 들어갔다. 대치2동본당 주임 이재돈 신부는 “3월 20일까지 한 달 동안 19개 그룹이 3회에 걸쳐 시노드 모임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우선 대면으로 시작하는 대신 혹여 상황이 악화된다면, 많은 신자가 화상 프로그램을 통한 비대면 회합 방식에도 익숙해 있기에 이를 활용할 구상도 세워두고 있다”고 전했다.각 교구 시노드팀은 방역 지침을 준수하며 대면 모임을 하면서도 상황에 따라 비대면 방식을 적절히 활용할 것을 안내하고 있다. 교황청 세계주교대의원회의 사무처가 발간한 편람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속에 열리는 교구 시노드 기간에 ‘온라인 또는 온-오프라인 통합 형태의 시노드 모임(E-시노드 모임)’을 실시할 수 있다. 그러면서 온라인 모임을 통해서도 모두가 목소리를 잘 내도록 특별히 도와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 대면과 온라인 모임 모두 어려울 경우, 문자나 전화 등 적절한 수단을 활용토록 제안한다. 실제 코로나 상황이 극심한 나라의 지역 교회들은 온라인 모임과 설문 조사도 병행하며 시노드 여정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서울대교구 시노드 책임자 양주열(교구 통합사목연구소 소장) 신부는 “시노드 여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최대한 많은 이가 참여할 기회를 얻고, 대화와 경청의 접점을 만드는 것”이라며 “대면 모임을 우선으로 하되, 비대면 방식을 병행하더라도 소외되는 이가 없도록 안내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 cpbc2022.02.23
제16차 주교시노드 예비문서와 편람 발표공동합의성 주제로 10월부터 2년간 개최, 탈중심 방식으로 진행 제16차 세계 주교 대의원회의 ‘공동합의적 교회를 위하여 : 친교, 참여, 사명’ 주제 공식 로고. 【CNS】 오는 10월 바티칸에서 공식 개막하는 제16차 세계 주교 대의원회의(시노드)를 위한 예비 문서와 편람이 나왔다. ‘공동합의적 교회를 위하여 : 친교, 참여, 사명’을 주제로 10월 9일부터 2023년 10월까지 2년 동안 전 세계 지역 교회에서 펼쳐지는 시노드의 이정표이자, 가이드라인이 발표된 것이다.교황청 세계주교대의원회의 사무처는 7일 시노드 개최 한 달여를 앞두고, 시노드의 의미와 방향성, 개최 방법, 공동합의의 가치 등을 구체적으로 담은 예비 문서와 편람을 공개했다. 이탈리아어와 영어, 스페인어 등으로 우선 번역된 예비 문서는 교회가 지닌 공동의 사명을 어떻게 합의해 나가야 하는지를 담은 시노드 여정의 기본 안내 자료다. 편람은 지역 교회의 주교와 사제, 담당자들이 어떤 방식으로 시노드를 진행해야 하는지 지침을 담았다.이번 주교 시노드는 세례받은 모든 하느님의 백성이 폭넓게 참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지역 교회→대륙→보편 교회 순으로 3단계에 걸쳐 장기간 이어지는 가운데, 다양한 교회 안팎의 현안과 지역별 특수성이 담긴 안건들이 다뤄지게 된다. 주교 시노드가 지역 교회에서부터 모든 이의 참여로 논의를 시작해 로마에서 마무리하는 탈중심, 분권화된 방식으로 열리는 것은 교회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이를 위해 시노드는 10월 9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주례하는 전례 기도와 성찬례 거행으로 개막하고, 각 지역 교회는 10월 17일 같은 방식으로 개막한다.예비 문서와 편람에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교회 전체의 삶과 사명을 위한 결정적인 주제를 되새기도록 초대하고 있다. 문서들은 “바로 이 길이 하느님이 제3천년기 교회에 기대하는 시노드의 길”이라며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제안한 교회 재건을 계기로 지금까지의 여정을 되새기고, 하느님 말씀으로 계몽되고, 기도로 하나 된 우리가 하느님의 뜻을 찾고, 하느님께서 부르시는 길을 추구할 수 있는 과정을 식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이를 위해 이번 시노드는 평신도→주교→교황에 이르는 아래에서 위로 공동합의를 이뤄가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이에 예비 문서는 무엇보다 경청과 참여를 강조한다. 시노드 자체가 ‘함께하는 여정’이기 때문이다. 또 각자가 지닌 진리를 향한 마음과 정신을 귀 기울여 듣고, 그 과정에서 ‘앞으로 나아가는 교회’를 지향할 수 있다는 것이 이번 시노드가 기대하는 바이다. 각지의 지역과 대륙별 대화는 모든 민족의 경험과 문화를 모으는 길이며, 교회와 사회, 다른 종파들과도 관계할 수 있도록 유익하게 이끈다는 것 또한 시노드 예비 문서가 밝힌 지향점이다. 이를 위해 예비 문서에는 ‘교회는 누구에게 귀 기울일 필요가 있는가?’, ‘신자들의 사회 공헌이 지역을 어떻게 통합할 수 있는가?’, ‘소수 민족이나 버려진 이들의 목소리를 낼 공간은 어디인가?’ 등 다양한 주제와 질문도 제시하고 있다.세계주교대의원회의 사무처 사무총장 마리오 그레크 추기경은 기자회견에서 “중요한 것은 하느님의 백성들이 공동의 합의를 찾고자 하나로 모이는 큰 과정 자체”라며 공동합의적 교회를 위해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영적 여정이 되길 희망했다. 이정훈 기자 평화신문2021.09.14
교황, 공동합의적 여정 강조… “성령의 목소리에 열린 교회 체험하자”제16차 시노드 ‘참여·경청·식별’ 강조
지역교회 단계의 시노드 중요성 역설
사목자들에게 엘리트 의식 탈피 요구 프란치스코 교황이 9일 교황청 시노드홀에서 마련한 ‘성찰의 시간’에서 제16차 세계 주교 대의원회의의 의미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CNS】 “세례받은 모든 이가 성령의 인도에 따라 시노드에 참여합시다!”프란치스코 교황은 10일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열린 제16차 세계 주교 대의원회의 개막 미사를 통해 “시노드는 하느님과의 말씀과 대화를 통해 일어나는 영적 분별의 여정”이라며 “성령께서는 교회가 갖는 질문과 걱정, 희망에 귀 기울이시며, 세계가 직면한 도전과 변화를 듣길 원하신다”고 강조했다.교황은 공동합의적 여정이 될 이번 시노드에서 가장 중요한 참여와 경청, 식별을 거듭 요청했다. 교황은 ‘하느님 나라와 부자’에 관한 마르코 복음(10, 17-30)을 언급하면서 “예수님께서는 부자인 사람을 만나 어떻게 사람들과 나란히 걷고, 그들 마음속에 숨어있는 우려들에 귀를 기울이는지 예시를 보여주셨다”면서 “하느님은 현실과 동떨어진 곳이 아니라, 언제나 서로 곁에서 걷고 계시다”며 성령께 끊임없이 묻는 시노드가 되길 당부했다.교황은 또 “시노드 여정은 의견 조사나 집회, 행사를 치르는 시간이 아니다. 만남을 통해 사람들의 삶을 변화시킨 힘을 지녔던 예수님 모습을 구현하는 것”이라며 “각자의 만남은 열린 마음, 용기, 의지를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교황이 밝힌 의지는 다른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새로운 변화를 기꺼이 받아들이려는 마음으로 풀이된다. 그런 의미에서 교황청은 이번 시노드의 출발인 지역 교회의 교구 단계 시노드가 경청과 수렴의 가장 중요한 시작점이 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날 개막 미사에는 추기경과 주교단, 평신도 등 3000여 명이 참여해 교황이 전하는 함께하는 여정, 공동합의성의 의미를 되새겼다.교황은 2015년 주교 대의원회의 제정 50주년 기념 연설을 통해 시노드의 중요성을 강조할 때에도 “시노드는 교회 생활의 모든 차원에서 진행된 경청의 역동성이 수렴되는 지점”이라면서 “공동합의적 교회는 경청하는 교회이고, 경청이 단순히 듣는 것 이상이라는 것을 깨닫는 교회”라고 강조한 바 있다.교황은 개막 미사 전날인 9일 ‘성찰의 시간’을 통해서도 “이번 시노드 여정을 통해 일치의 선물을 받고 살아가며, 성령의 목소리에 열려 있는 교회를 체험해 보자”고 거듭 촉구했다.교황청 세계주교대의원회의 사무처가 발간한 예비 문서와 편람은 교구 단계 시노드가 수행할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편람은 △여정의 동반자 △경청 △발언 △거행 △공동 사명을 위한 공동 책임 △교회와 사회 안에서의 대화 △교회 일치 △권위와 참여 △식별과 결정 △공동합의성 안에서 이루는 우리의 양성이란 10가지 대주제를 논의하도록 안내한다. 교구는 이 대주제에 속한 구체적인 질문들을 중심으로 본당, 단체, 수도회, 청년 등 다양한 그룹이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도록 돕고 있다.편람은 코로나19 시기에 시작하는 시노드인 만큼 온-오프의 통합된 형태의 모임과 대화를 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교황은 9일 개막 연설을 통해 시노드 여정에서 피해야 할 요소에 대해 주의를 당부하기도 했다. 교황은 “우리가 수행하는 영적 분별의 과정이 우리 자신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투영하는 것이 아니라, 역사 속에서 하느님 사업을 위해 효과적으로 협력하고자 노력하는 과정”이라며 “성직자와 평신도들 사이의 대화와 상호작용을 촉진할 내용과 수단, 구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교황은 또 사목자들을 향해 “성직자들 사이에는 때때로 평신도와 거리를 두는 일종의 엘리트 의식이 존재하곤 하는데, 이는 목자가 아닌 주인처럼 만드는 행태가 될 수 있기에, 지나치게 수직적이거나 자칫 편파적으로 흐를 수 있는 모습에 변화를 줘야 한다”고도 전했다. 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 평화신문2021.1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