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법으로 자산 관리한 나주 윤 율리아… 현직 정치인도 홍보 앞장섰다[나주 현상, 거짓 계시 40년] (3) 전남 나주 윤 율리아 성모 경당 전경. 성모 동산 대다수 시설, 불법 건축물 안전 점검 대상 미해당·화재 위험 노출 농지로 취득한 토지, 타 용도로 사용 양도세 혜택 위한 농업법인 설립 의혹 현금 자산 타 지역에 옮겼다는 증언도 정치인, 재단 활동·유튜브 채널 출연 가톨릭교회가 파문한 나주 윤 율리아가 다시금 논란의 중심에 섰다. 과거 기적이 아니라고 지침을 내린 교회는 다시 한 번 나주 성모 발현 추종 움직임에 강경 대응하기로 했다. cpbc는 나주 윤 율리아의 실태를 파악하고 나주 성모 경당과 성모 동산에 잠입해 이들이 주장해온 초자연적 현상의 실체를 추적했다. 기적수 배포 등을 통해 물품 판매를 요구하거나, 이를 통해 현금을 끌어모은 정황에 이어, 불법 건축물에서 기도회를 지속하고 있다. 이에 더해 거짓 기적과 무허가 기적수로 현금을 모은 나주 윤 율리아((재)마리아의구원방주회) 측이 각종 부동산 취득과 편법으로 재산을 옮겨놓은 것으로 파악됐다. 윤정혜(개명 후 이름) 부부가 2020년부터 재단법인과 농업법인을 설립해 각종 세제 혜택과 재산 이동을 시도한 정황이 드러났다. 또 이 과정에서 재단법인 이사에 현 제1야당 미디어대변인까지 포함된 사실 역시 확인했다. cpbc 특별취재팀은 종교의 탈을 쓴 이들의 부의 흐름을 추적했다. 승인된 건물도, 농지로 활용되는 땅도 없다 전남 나주시 다시면 신광리 성모 동산. 이곳은 윤정혜가 조성한 곳으로, 나주 윤 율리아의 핵심 거점이다. 그들이 이른바 ‘비닐성전’이라 부르는 집회 장소에는 단층 건물 3~4채와 회색 가건물 2채, 비닐하우스 등이 마련돼 있다. 매달 첫째 토요일이면 추종자 300명 이상이 모인다. 집회는 첫째 토요일 저녁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이어진다. 윤정혜도 매달 첫째 토요일이면 모습을 드러내 추종자들을 맞는다. 비닐하우스에는 ‘따뜻한 기적수’라 적힌 스테인리스 온수기와 필리핀 국기, 윤정혜가 기적을 증거하는 주장이 담긴 사진 등 곳곳에 자신들을 홍보하는 물품과 방문객들의 흔적들이 있었다. 윤 율리아 현상과 관련해 신심도구로 둔갑한 물품 판매도 이뤄지고 있다. 그들은 “비닐성전에만 500명가량을 수용할 수 있다”고 했다. 내부에는 천장형 에어컨이 있고, 평상도 보였다. 윤 율리아 측 관계자는 지난 2월 “마루(평상)는 어르신들이 많이 오기 때문에 앉아서 기도할 수 있도록 마련했다”며 “지난 토요일에도 300명이 다녀갔다”고 전했다. 하지만 나주 성모 동산 시설 대다수가 무허가 건축물이다. 취재진이 확인한 건물만 최소 5개 동에 달한다. 하지만 신고 등록된 건물은 관리실 1개 동이다. 이마저도 단독주택으로 신고됐다. 나주시 관계자는 “신광리 17-1 일원에 승인된 건물은 없다”고 말했다. 토지 자체도 농지다.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해당 토지 지목은 ‘전(田)’이다. 성모 동산 소유주인 윤정혜의 남편 김만복은 농업인 자격으로 해당 농지를 취득했다. 국토계획법상 농림지역으로 구분돼 농지법 적용을 받는다. 농지법 제6조에 따르면 “농지는 자기의 농업경영에 이용하거나 이용할 자가 아니면 소유하지 못한다”고 명시돼 있다. 농사를 짓는 사람만 농지를 소유할 수 있다는 경자유전 원칙에 따른 것이다. 법무법인 정윤 소속 김한별 변호사는 “농지를 허가 없이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건 명백한 농지법 위반”이라며 “형사처벌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재석 (재)마리아의구원방주회 운영본부장은 “농지에 비닐하우스는 얼마든지 칠 수 있다”며 “허가를 안 내주기 때문에 비닐하우스에서 기도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동산 안에서는 농사를 짓지 않지만 성모 동산 주변에서 짓는다”고 했다. 불법 건축물이기에 종교시설처럼 안전 점검 대상도 아니다. 종교시설은 소방시설법에 따라 수용 인원과 면적 등에 맞춰 스프링클러 설비 등 소방 및 안전장치가 필수적이다. 화재 대비 피난 동선도 확보해야 한다. 그러나 비닐하우스 내부에서 화재 대응 시설은 찾아볼 수 없었다. 김재석 본부장은 “우리가 전적으로 책임을 지고 안전점검을 했고, 단 한 차례도 사고가 일어나지 않았다”면서 “비닐하우스에 무슨 스프링클러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나주 성모동산 비닐하우스 내부에는 원목 장의자와 냉난방기 등이 놓여있다. 법인 재산만 52억 원… 현금은 오리무중 (재)마리아의구원방주회는 2020년 1월 설립됐다. 법인은 설립 취지에 “나주에서 발현하신 예수님과 성모 마리아의 메시지를 온 세상에 알리고 나주를 세계적인 성지로 조성하는 것”이라고 기재했다.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재단의 기본재산은 약 34억 원이다. 재단은 성모 동산과 성모 경당 등 시설 관리 등의 운영을 맡도록 설계됐다. 대표이사는 윤정혜의 남편 김만복이다. 지난 2007년과 2018년 언론사들이 탐사보도에서 김만복 일가 개인명의 재산을 지적하자 이후 법인 형태로 정리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사 명단에는 윤정혜의 아들 김아무개씨도 포함됐다. 더불어 2024년 12월 농업회사법인 (주)마리아의구원방주를 설립했다. 자본금은 약 6억 원, 대표이사는 김만복이다. 그러나 취재진이 확인한 결과 나주 성모 동산 일대에는 농업 활동이 확인되지 않았다. 김한별 변호사는 “농업법인에서 발생한 소득은 양도세 감면 혜택이 있다”며 “농지 거래를 할 때 지분을 쉽게 거래하려 한 정황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처럼 윤 율리아 측이 부동산 등 재산을 취득하고 각종 세제 혜택을 받으려 한 정황이 포착됐지만, 현금성 자산은 오리무중이다. 취재진이 국세청 공익법인 공시시스템을 통해 (재)마리아의구원방주회가 지난해 4월 발표한 2024년 결산 서류를 확인한 결과, 보유한 부동산 등 기본 재산 내역만 일부 확인된다. 이들이 신고한 법인 재산은 약 52억 원. 헌금 및 기부금 수입이나 성물 판매 등에 따른 현금 흐름은 신고하지 않았다. 이들의 현금성 자산은 깜깜이인 셈이다. 이마저도 부동산 등 재산 내역을 최초에 제대로 신고하지 않아 지난해 9월 재신고한 바 있다. 김재석 본부장은 “재산은 경당 건물 및 수녀원 건물 등 몇 채”라며 “땅 시세가 오르면 자연적으로 가치가 오르는 것 아니냐”고 항변했다. 현금성 자산을 타 지역으로 옮기려 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과거 윤 율리아 측을 촬영했던 제보자 김아무개씨는 “집회 이후에 헌금통을 쏟아보니 방 하나에 가득 들어찼다”며 “집에 있는 금패물을 전부 바치는 추종자들이 한둘이 아니었다”고 기억했다. 이어 나주 시내 은행에 예금을 예치하면 구설수에 오르기에 광주 모처 은행으로 자금을 옮겼다고도 설명했다. 김재석 본부장은 “개인적으로 자금을 관리하면 문제가 있을 수도 있으니 투명하게 하자고 해서 만든 것이 재단법인”이라고 해명했다. 권영현 국민의힘 미디어대변인(왼쪽)이 나주 윤 율리아 측의 프로그램 ‘쇼미더 나주팩트’를 김재석 (재)마리아의구원방주회 운영본부장(가운데)과 진행하고 있다. 마리아의구원방주 유튜브 캡처 이사로 등재된 국민의힘 미디어대변인 재단법인 이사에는 현직 정치인도 포함돼 있었다. 권영현 국민의힘 미디어대변인이다. 지난해 12월 임명된 권 대변인은 현재 국회방송 등 여러 시사프로에 얼굴을 내비치고 있다. 권 대변인에게 이 같은 사실을 묻자 처음엔 부인했지만, “옛날에 나주에 간 건 맞다”며 “자문을 맡아달라고 해 이름이 올라간 것 같다”고 했다. 김재석 본부장은 “인터넷 분야에서 활동하는 봉사자”라며 “법인에 사내이사로 등재됐다”고 전했다. 마리아의구원방주 홈페이지에는 권 대변인이 이곳에서 활동한 기록들이 나온다. ‘남도타임스’라는 매체에서 객원기자로 활동하며 그가 작성한 것으로 확인된 기사만 7건이다. 그는 마리아의구원방주 유튜브 채널에도 출연해 8회 분량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권 대변인은 2020년 12월 영상 ‘죽음에서 살려주신 율리아님의 대속 고통’에서 자신을 대구지부 권영현 마리아라고 소개한다. 대구대교구 문화홍보국장 박병규 신부는 “사회 지도자나 정치인들이 참종교로 인정받기 어려운 종교에 휘둘리는 불상사가 더는 있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맹현균·전은지·이정민·이준태 기자이준태 2026.04.14

“교회가 곧 승인” ‘나주 율리아’ 측 주장은 거짓 나주 성모동산, 교회 승인 없어... 미사·전례·성사 모두 금지 나주 윤 율리아 측에서 운영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SNS 일부. 출연자들이 한복을 입고 기도하며 성체거동을 하는 것처럼 꾸며 해외 신자들이 한국 교회의 공식 행사처럼 착각할 수 있게 만들어 놨다. SNS 캡처 교도권을 거역하면서 교회가 승인하지 않은 사적 계시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나주 윤 율리아’ 추종자들의 거짓 선전이 도를 넘고 있다. 이들은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교회의 공식 승인을 곧 받을 것이라는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국내외 신자들을 대상으로 성지순례를 빙자해 자신들의 본거지를 방문하도록 선동하고 있다. 가톨릭교회는 이들과 관련한 사적 장소에서 미사·전례·성사를 집전하거나 참여하는 것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전남 나주시에 소위 ‘성모 동산’을 조성한 윤 율리아와 추종자들은 광주대교구장의 명시적 허락을 받지 않고 임의로 자칭 ‘경당’ 등을 짓기도 했다. 이 임의적인 ‘경당’과 ‘성모 동산’은 교회로부터 승인된 바 없으며, 미사·전례·성사 집전과 참여 또한 당연히 금지돼 있다. 2008년 교령에 따라 성직자·수도자·평신도를 불문하고 모든 가톨릭 신자는 이곳에서 성사집행과 준성사 의식을 주관하거나 참여할 시 ‘자동처벌의 파문(latae sententiae excommunication)’ 제재를 받게 된다. 파문된 신자는 교회에서 어떠한 직무나 임무·교역을 행사할 수 없으며 성사나 준성사를 거행할 수도 없고, 성사를 받는 것 역시 금지된다. 즉 미사 중 그리스도의 몸과 피를 받아 모시는 영성체를 할 수 없는 것은 물론, 이로 인해 하느님과의 일치에서 이탈하고 신자 공동체로부터 제거되는 무거운 처벌에 해당하는 것이다. 이 같은 조치는 관할 교구의 사적 계시를 유권적으로 해석할 권한과 교도권을 지닌 1994년 당시 광주대교구장 윤공희 대주교가 위원회를 꾸려 3년간 조사한 결론(초자연적 현상이라고 증명할 충분한 근거가 없다)에 따른 것으로, 교황청 신앙교리성(현 신앙교리부)이 확인한 가톨릭교회 공식 입장이다. 신앙교리성은 2011년 “율리아의 추종자들에 의해 신앙교리성에 전달된 사례들은 그리스도교 신심과는 거의 연관성이 없으며, 성좌는 나주에서 기적적인 사건으로 알려진 소문에 관해 교회의 입장을 바꿀 계획이 없다”고 거듭 확인했다. 즉 교회가 곧 ‘나주 성모 기적’을 공식 승인할 것이라는 윤 율리아 측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닌 것이다. 무엇보다 윤 율리아와 그 추종자들이 ‘사적 계시’나 ‘기적’이라고 주장하는 일체의 사건은 교회가 따르는 ‘예수님의 가르침’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일례로 이들은 ‘미사 중 (윤 율리아의) 입속에서 성체의 가장자리부터 차츰 피와 살로 변했다’는 식의 주장을 내놨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당신의 살과 피를 사람의 살과 피의 형상이 아니라 ‘빵과 포도주의 형상’으로 우리에게 주신다고 말씀하셨다.(1코린 11,23-27 참조) 교회 문헌들(「신경, 신앙과 도덕에 관한 규정·선언 편람」) 역시 사제의 축성으로 빵과 포도주가 성체와 성혈로 ‘실체 변화’한 뒤에도 그 형상은 여전히 ‘빵과 포도주’이어야 한다고 가르친다. 하늘에서 성체가 내려왔다는 윤 율리아 측 주장도 ‘유효하게 서품된 사제의 축성에 의해서만 성체가 이루어질 수 있다’는 가르침(「가톨릭 교회 교리서」 1128항 참조)에 위배된다. 이들은 ‘천사가 하늘에서 성체를 가져왔다’, ‘죄 많은 사제가 집전하는 미사에서 가져왔다’고 주장한다. 이는 가톨릭 교리의 사효성(事效性, 성사의 예식 자체로 성사의 효력이 생긴다는 것)을 부인하는 것이다. 성사의 유효성은 성사 집전자의 성덕에 의해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성사 안에 현존하시는 그리스도의 능력’에 의해 이뤄지기 때문이다. 이 같은 내용은 주교회의 신앙교리위원회가 2006년 펴낸 문헌 「올바른 성모 신심」에도 안내되어 있다. 「올바른 성모 신심」은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나 온·오프라인 가톨릭 서점에서 구매할 수 있으며, 주교회의 홈페이지(cbck.or.kr) ‘문헌마당’에서 전자책으로도 읽을 수 있다. 이학주 기자 goldenmouth@cpbc.co.kr이학주2026.03.10

“거기 천주교 성지 아니에요”… 누구도 ‘윤정혜’를 정확히 몰랐다[나주 현상, 거짓 계시 40년] (1) 전남 나주 윤 율리아 성모 경당 전경. 교회, 윤 율리아 측 기적 ‘허위’ 확인 그럼에도 향유 흘리는 성모상 등 주장 자칭 수도회 운영·50여 명 함께 생활 지역민·외국인 등 천주교 성지로 착각 2027 서울 WYD 앞두고 대응 요구돼 광주대교구장 명의 교령 발표할 예정 1985년 전남 나주에서 한 미용실을 운영하던 윤홍선(개명 전 이름)은 자신의 집 안에 놓인 성모상에서 피눈물이 흘렀다고 주장했다. ‘나주 윤 율리아’ 현상의 시작이다. 윤홍선은 “성모상의 피눈물뿐만 아니라 다른 성모상에서도 향유가 흘렀고, 꿈에서 성모님이 점지해준 지역을 따라가 보니 기적수가 흘렀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주장으로 추종자를 끌어모았고, 기적을 맹신한 이들은 전국적으로 네트워크를 형성했다. 이후 동남아시아 등 해외 각지로 이러한 주장을 유포하기에 이르렀다. 현재 나주 일대에 조성된 ‘성모 경당’ ‘성모 동산’ 등 그들의 근거지에서 오랫동안 지내고 있다. 신고된 재산 내역만 52억여 원에 이른다. 교회는 이들의 주장에 대해 “기적이 아니다”라고 수차례 발표했다. 교회는 이들의 주장이 가톨릭 신앙과 양립할 수 없으며, 허위·조작된 것이라고 여러 차례 밝혔다. 추종 세력 역시 파문될 것이라고 했다. 이는 한국 교회가 오래전에 밝힌 판단이며 가르침이다. 교회는 공동체 신앙의 일치와 개인 체험의 오류를 판단하고, 계시의 완결성을 도모하기 위해 교도권을 행사한다. 하지만 교회가 조사를 통해 윤 율리아 측의 사적 계시를 초자연적 현상이 아니라고 밝혔음에도 그릇된 개인 체험을 교회의 판단과 권위보다 앞서는 것으로 여기며 주장해오고 있다. 추종자들은 “교회의 파문이 두렵지 않다”며 교도권을 따르지 않았다. 심지어 2007년, 2018년 이어진 언론사들의 탐사보도들도 한결같이 이들의 행위가 사실이 아님을 검증했음에도 여전히 그들은 자신들의 주장만 ‘진실’이라고 말한다. 교회를 향해 현상의 인정 여부에만 목매고, 교회가 말하는 신앙의 원리들은 무시하고 있다. 40여 년이 흐른 현재, 다시 나주 윤 율리아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과거 기적이 아니라고 지침을 내린 교회는 다시 한 번 나주 성모 발현 추종 움직임에 강경 대응하기로 했다. cpbc 특별취재팀은 나주 윤 율리아의 실태를 파악하고 나주 성모 경당과 성모 동산을 취재해 이들이 주장해온 초자연적 현상의 실체를 추적했다. 이름을 바꾼 윤홍선의 행적, 농지 위에 세워진 불법 건축물, 재단법인과 농업법인 설립을 통한 재산 이동, 국가 보조금이 투입된 추종자 마 조성 등 논란을 차례로 살펴본다. 나주 성모 동산 인근에 한 표지판이 성모동산으로 가는 길을 안내하고 있다. 이름까지 바꾸고 행적은 묘연 나주 성모 발현을 주장한 윤홍선은 사라졌다. 대신 ‘윤정혜’라는 이름만 남았다. 윤홍선은 2011년 법원으로부터 개명 허가를 받고 윤정혜로 탈바꿈했다. 나주본당(주임 노성기 신부) 측이 제공한 교적을 확인한 결과 윤정혜(율리아)와 김만복(율리오), 그리고 두 자녀의 이름이 기재된 것이 파악됐다. 2018년 한 언론사의 보도 이후 윤정혜는 해당 언론사와 제보자를 고소했다. 제보자 이만실씨는 “고소장이 전혀 모르는 이름의 사람한테서 날아왔다”며 “가톨릭 성인 이름으로 바꿨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한국 성녀 ‘정혜 엘리사벳’과 같은데, 알고 보면 한자가 다르다. 본지가 입수한 고소장에 따르면 “원고는 출생 때 부친이 ‘정혜’로 이름 지었는데, 조부가 ‘홍선’으로 신고하도록 했다”며 “부친이 당초 정한 이름이 정혜였음을 듣고 정혜로 개명했다”고 기재돼있다. 김재석 (재)마리아의구원방주회 운영본부장은 취재진이 개명 이유를 질의하자 “6·25 전후로 일어난 사건들이기 때문에 설명이 길다”며 회피했다. 현재 그의 행적은 묘연하다. 취재진은 수차례 윤정혜와의 만남을 요청했다. 성모 동산 관계자는 “그분 일정이 어떻게 될지 모르고 정신없이 바쁘다”고만 했다. 성모 경당에서 만난 나주 윤 율리아 소속 자칭 수도자는 “워낙 바쁜 분이라 기도회 때 오면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그의 건강이 좋지 않다는 증언이 나온다. 윤정혜의 남편 김만복은 지난해 12월 췌장암으로 사망했다. 윤정혜도 올해 80세의 고령이다. 제보자 김홍섭씨는 “돌아다니는 걸 본 적이 없다”며 “남편이 사망했을 때도 나타나지 않고 한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말했다. 최근 윤 율리아 측이 게시한 기도회 영상에는 윤정혜가 휠체어에 앉아 부축을 받으며 이동하는 모습이 포착된다. 제보자 김홍섭씨가 1985년 촬영해 취재진에 공개한 나주 윤 율리아 성모상 촬영본. 피눈물 흘리는 성모상은 어디에 나주 성모발현 주장의 시작점은 피눈물을 흘리는 성모상이다. 윤정혜를 비롯한 추종자들은 이를 근거로 기적이 일어났다고 주장하며 사람들을 불러모았다. 사진관을 운영하던 김홍섭씨를 한밤중에 전화로 불러내 기적이 일어난 성모상을 촬영하게까지 했다. 하지만 이 성모상의 행방 역시 현재 묘연하다. 최근 (재)마리아의구원방주회 측의 기도회에서조차 성모상이 공개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성모동산 인근 나주 신광리 한옥마을인 행복마을 준공식에 참여했던 A씨는 “5, 6년 전에 도난당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취재진은 과거 윤정혜 측 관계자와 김홍섭씨 간 통화내역을 확보했다. 40년가량 윤정혜의 측근으로 일하다 최근 퇴직한 이 관계자는 “(성모상을) 누가 가져가 버렸고 잃어버렸다”면서 “다른 성모상은 향유를 흘린다. 신비롭다”고 주장했다. 추종자들이 주장하는 성모상이 피눈물을 흘린다는 사실은 증명할 수 없게 됐다. 윤정혜는 이후 다른 성모상이 향유를 흘린다고 주장했다. 이런 방식으로 피눈물 흘리는 성모상 이외에 ‘기적’ 발현을 끊임없이 전파하고 있다. 윤정혜는 자신이 꿈을 꿨다면서 자비의 예수 모습을 그렸다. 이 그림 역시 신심 도구로 둔갑해 성물로 판매되고 있다. 윤정혜는 자칭 수도회를 구성, 운영하고 있다. 나주 시내 경당을 잠입 취재한 결과, 일부 사람들이 수도자 복장을 하고 생활하고 있었다. 이들은 “교회의 인준을 받지 못했다. 수도회 인준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교도권 자체를 따르지 않은 상황에서 자신들의 수도회 인준 이야기를 또 되풀이하고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이들은 서로를 ‘수녀’ 혹은 ‘수사’라고 불렀다. 해당 자칭 수도회에는 50여 명이 함께 생활 중이다. (재)마리아의구원방주회 김재석 운영본부장이 나주 윤 율리아 성모 경당에서 책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현혹 방지 위해 교회 역할 시급 나주 지역을 관할하고 있는 광주대교구는 오래전부터 이 현상이 기적이 아니라고 강조해왔다. 2008년 당시 광주대교구장 최창무 대주교는 교령을 통해 “임의적인 ‘경당’과 ‘성모 동산’에서 본인이 금지한 성사집행과 준성사 의식을 주관하거나 참여하는 성직자·수도자·평신도는 자동처벌의 파문제재에 해당된다는 것을 선언한다”(교회법 제1336조, 1364조 참조)고 발표했다. 하지만 본지가 나주에서 만난 일부 시민들은 여전히 성모 동산과 성모 경당을 천주교 성지로 인식하고 있었다. 이에 대해 교회가 계속 신자들을 현혹하는 나주 윤 율리아에 대해 더욱 단호한 조치를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당 인근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한 시민은 나주 성모 경당을 아느냐고 묻자 “신자가 아니라 잘 모르지만 천주교 성지 아닌가. 수녀 복장을 한 사람들이 오가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 다른 나주 시민도 “천주교인들이 많이 왔다 갔다 했다”며 “천주교인이 아닌 사람들은 대부분 잘 모르거나 가짜로 인식하고, 도리어 이곳을 방문한 천주교인들은 그걸 믿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문화관광해설사 김 아무개씨는 “요즘엔 한국인이 아니라 외국인들, 주로 필리핀에서 많이 온다”며 “생명수 같은 물을 받아서 들고 간다”고 했다. 주교회의는 올해 춘계 정기총회에서 나주 윤 율리아의 주장을 조작된 허위 정보라고 다시금 규정했다. 나주를 관할하는 광주대교구를 비롯해 각 교구는 그동안 나주 윤 율리아의 신앙 이탈행위를 지적하며 주의를 당부했다. 성모 동산이나 성모 경당 등을 방문할 경우 자동 파문된다는 사실을 아시아주교회의연합회(FABC) 측에도 알렸다. 광주대교구는 교구장 옥현진 대주교 명의의 교령을 발표할 예정이다. 하지만 많은 신자가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orld Youth Day)를 맞아 세계 각지에서 방한하는데, 자칫 추종자들에 현혹돼 나주를 방문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는 여전하다. 이준태 기자 ouioui@cpbc.co.kr이준태 2026.03.24

나주 성모 동산으로 흘러든 나랏돈… 허위·편취투성이 나주 신광리 한옥마을 전경. 부정 교부받은 보조금 활용·가로채 업체 명의 이용·보조금 받아 한옥 건립 남편 김만복, 추종자들 지원금 편취도 세력 확장에 활용된 공공 예산·수도자 추종자 민원으로 동산 인근 도로 공사 파문된 신부들 활동·불법 집회 도와 1985년 전남 나주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던 윤정혜(개명 후 이름)는 자신의 집 안에 놓인 성모상에서 피눈물이 흘렀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주장으로 추종자를 끌어모았고, 기적을 맹신한 이들은 전국적으로 네트워크를 형성했다. 교회는 “기적이 아니다”라고 발표하면서 이들의 주장이 가톨릭 신앙과 양립할 수 없으며, 허위·조작된 것이라고 여러 차례 밝혔다. 추종 세력 역시 파문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40여 년이 흐른 현재 거짓 기적과 이른바 ‘기적수’로 현금을 모은 나주 윤 율리아의 (재)마리아의구원방주회 측은 각종 부동산 취득과 편법으로 재산을 불린 것으로 파악됐다. 윤정혜 부부는 이 과정에서 한옥마을 형태의 ‘추종자 마을’을 형성했고, 여기에 지방 보조금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불법적 행태가 적발돼 대법원에 의해 보조금 반환 처분이 확정됐다. 하지만 본지 취재 결과, 관련 조치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윤정혜의 남편 김만복이 보조금을 편취했다는 의혹마저 나온다. 또 추종자들이 10여 년 걸친 민원을 제기한 끝에 나주 성모 동산으로 이어지는 도로공사까지 진행됐다. 사유 재산에 공공 예산까지 투입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cpbc 특별취재팀은 종교의 탈을 쓴 이들의 부의 흐름을 추적했다. 신광리 행복마을 조합원 회의자료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1년까지 보조금 문제가 지속적으로 안건에 올랐다. 하지만 관계자는 “실제로 시행된 내용은 거의 없었다”며 “보조금은 법적으로 정해진 용도로만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건축 외 다른 용도로 사용을 논의한 것 자체가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보조금으로 건립된 추종자 마을 전남 나주 다시면 신광리 일대에 조성된 한옥마을. 이곳은 나주 성모 동산 바로 옆에 있다. 윤 율리아 측은 30채 규모 한옥을 지어 추종자들이 모여 사는 마을을 조성했다. 지역 사회에서 이곳은 일종의 추종자 마을로 통했다. 신광리의 한 주민은 “10여 년 전부터 외지인들이 들어와 살았고, 그들과 원주민들 간에 접점은 없다”고 전했다. 2011년 전라남도 ‘행복마을 조성사업’ 예산 등 한옥 30채를 짓는 데에 전라남도·나주시 지방보조금 약 9억 8000만 원이 투입됐다. 한옥 한 채당 도 예산 2000만 원, 시 예산 2000만 원이 투입됐으며, 융자금 3000만 원 지원도 이뤄졌다. 행복마을 사업은 전라남도의 한옥을 21세기 주거공간으로 확대 보급하는 것을 통해 체류형 관광자원 인프라를 구성하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한다는 목적으로 추진됐다. 그러나 이 한옥마을 주민은 윤 율리아 추종자들로 구성됐다. 관광자원 인프라를 조성한 것이 아니라 유사종교 추종자 마을로 조성된 것이다. 신광리 행복마을 추진위원장은 윤정혜의 남편 김만복이다. 한옥마을 조성 과정의 불법 정황 당시 행복마을 사업 한옥 시공업체로 지정됐던 현대한옥 대표 이종행씨는 추진위원장이던 김만복이 현대한옥과 정식 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채 공사를 사실상 직영으로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취재진에 “공사를 맡기겠다는 말만 했을 뿐 계약서를 작성한 적도 없고, 우리는 실제 시공에도 참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씨에 따르면 2014년 전라남도 융자금 신청 과정에서 실제 공사에 참여하지 않은 현대한옥 명의의 계산서가 첨부됐다. 해당 계산서는 공사대금이 아닌 자재대금 명목으로 작성됐다는 게 이씨 주장이다. 이씨는 이 일로 세무조사를 받았고, 약 3000만 원의 세금을 납부했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이후 관련 자료를 모아 2018년 국민권익위원회 지방보조금 부정수급 신고센터에 공익신고했다. 이씨의 신고 후 나주시는 보조금 교부 및 교부결정 취소와 반납 명령 행정처분을 내렸다. 이에 추진위원장 김만복 등 신광리 행복마을 거주자들은 행정심판을 제기했지만 기각됐다. 보조금 반환 처분이 정당하다는 이유에서다. 이후 거주자들은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법정 다툼이 이어졌다. 광주고등법원은 2023년 판결에서 해당 한옥마을 사업이 보조금 교부 조건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지정 한옥 시공업체가 이 사건 공사를 시공하지 않았음에도 업체 명의를 이용해 보조금을 교부받은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대법원 역시 2023년 12월 상고를 기각하며 2심 판단을 확정했다. 판결 이후 전남도는 도비 보조금 교부 취소 결정을 내렸다. 전남도는 보조금을 받은 30명 중 ‘전문 시공업체 시공 지침’ 적용 대상인 20명에 대해 독촉 고지했다. 보조금 환수 대상이 된 20명은 이에 반발해 현재 행정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광주고등법원은 2023년 8월 10일 선고한 2심 판결문에서 이 같은 내용을 명시했다. 보조금 가로챈 윤정혜 부부 나주시 보조금에 해당하는 3억 8000만 원을 김만복이 편취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신광리 행복마을 추진위원회 핵심 관계자는 “미리 30명 건축주 도장을 파놓고 김만복이 갖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김만복이 ‘시 지원금은 나왔다고 생각하지 마라. 내가 좋은 곳에 쓰겠다’고 했다”며 “좋은 곳에 쓴다니까 추종자들은 그러려니 하고 말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종행씨의 공익신고로 보조금 환수 결정에 처해지자, 보조금을 편취당했던 이들이 보조금을 환수해야 할 처지에 이르렀다. 이 관계자는 “건축주가 작년 5월쯤 김만복을 횡령으로 고발했다”며 “수사를 하려고 보니까 공소시효가 넘어버렸고, 민사소송을 제기하려던 중 김만복이 사망했다”고 말했다. 이미 한옥마을을 떠난 전모씨는 “보조금을 받은 적이 없다. 거기 있는 모든 사람이 다 그렇다”며 “정산 내역 같은 게 없다”고 토로했다. 도로 확장공사… 나주시 예산으로? 나주 다시면 신광리 행복마을 인근에서 성모 동산으로 이어지는 농어촌도로는 확·포장 공사가 진행 중이다. 나주시에 따르면, 해당 공사에는 예산 약 13억 원이 투입됐다. 그러나 도로는 지역 주민이 거주하는 마을과 다소 거리가 있다. 마을 인근에는 이미 왕복 2차선 도로가 조성돼 있다. 확·포장 공사를 마치면 나주 성모 동산 바로 앞인 신광제 저수지까지 도로가 이어지게 된다. 해당 도로 공사는 민원을 계기로 추진됐다. 나주시 건설과 관계자는 “차량 및 통·보행로의 안전사고 위험이 있다는 민원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민원을 넣는 과정에서 윤 율리아 추종자들이 동원된 것으로 보인다. 나주시 관계자는 “2017년 무렵부터 해당 도로 관련 민원이 많이 들어왔다”고 말했다. 다시면 관계자는 “2022년 12월경 다시면 신광리 이장을 통해 도로 공사를 건의하는 공문이 올라왔다”고 전했다. 이장은 윤정혜 추종자로 파악됐다. 민원은 대구에서도 제기됐다. 농어촌도로 확·포장 공사가 진행되는 나주시 다시면 신광리 237-5번지의 전경이다. 빗금 표시 구간을 따라 현재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취재진이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확보한 주민설명회 질의응답 자료를 보면 윤 율리아 추종 집회 일정 편의를 봐준 사실이 나타난다. 설명회 자료에는 한 주민이 ‘교량 공사로 인해 정기 기도회 행사에 지장이 없는지’ 물었고, 시는 “박스형 구조물 설치와 콘크리트 양생에 약 2주가 소요되므로 한 달에 한 번 있는 정기 기도회 일정에 맞춰 공사 일정을 조율하겠다”고 답했다. 김재석 (재)마리아의구원방주회 운영본부장은 도로와 관련해 “(성모 동산과) 100% 관계없다고 말할 수는 없다”면서도 “마을에서 건의했던 사안이 이번에 받아들여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 율리아 성장엔 그릇된 수도자들도 한몫 윤 율리아가 성장할 수 있었던 데에는 그릇된 신앙을 설파한 수도자들의 도움이 한몫했다는 지적 역시 나온다. 이들의 초기 성장에 도움을 준 사제였던 장홍빈과 김대식 등이 대표적이다. 김대식은 현재까지도 윤 율리아 본거지에서 불법 집회를 하고 있다. 가톨릭교회에서 성사를 집행했던 이들이 핵심 멤버로 활약하면서 이 집단의 방패막이로 활동하고 있는 것이다. 장홍빈과 김대식은 순명 거부로 교회에서 파문됐다. 윤 율리아 측이 김대식의 개인적 아픔이라는 취약한 고리를 파고들어 치밀한 포섭을 했을 것이란 이야기가 나온다. 한 수도회 관계자는 “김대식은 수도회보다 성모님께 순명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하며 수도회 복귀 명령을 어겼다”면서 “어려운 환경도 있었고, 성모님에 대한 신심이 컸던 인물이기에 윤 율리아 측이 기적을 내세워 그의 식별력을 잃게 한 것 같다”고 전했다. 특별취재팀=맹현균·전은지·이정민·이준태 기자이준태 2026.04.21
주교회의 3월 총회에 ‘나주 율리아’ 문제 상정가정과 생명 위원회 생명운동본부 총무에 오석준 신부 등 임명주교회의는 2월 10일 서울 중곡동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상임위원회 회의를 열고, 나주 윤 율리아 문제 등 2026년 춘계 정기총회에서 다룰 안건을 확정했다. 주교회의 상임위는 다양한 매체를 통해 지속해서 거짓 선동을 이어가는 나주 윤 율리아 문제에 대한 한국 교회 입장을 아시아 각국 교회에 알릴 수 있도록 아시아주교회의연합회(FABC)에 협조를 요청하기로 하고, 이같은 사안을 오는 3월 9일부터 열리는 춘계 정기총회에서 다루기로 했다. 아울러 상임위는 이번 회의에서 한국 레지오 마리애가 제출한 선서문(우리말 번역문)의 수정 시안을 승인하고, 춘계 정기총회에 보고하기로 했다. 또 ‘시노드 교회를 위한 본당 사제 모임’, ‘교구 시노드 팀 연수’ 개최 계획, FABC ‘아시아 국가 시노드 팀 모임’ 참석 대표단 구성, 영문 성사 증명서(3종) 양식과 병자성사 관련 사목 문서(2종) 양식의 수정안 심의, FABC 제12차 정기총회 대표단 구성, 주교회의 전국기구 2026년 예산 심의 등도 논의하기로 했다. 오석준 신부 유혜숙 교수 강한수 신부 상임위는 주교회의 가정과 생명 위원회 생명운동본부 총무에 오석준 신부(서울대교구), 복음선교위원회 총무에 유혜숙 교수(대구가톨릭대), 신앙교리위원회 총무에 강한수 신부(의정부교구)를 임명했다. 또 생태환경위원회 총무에는 양기석 신부(수원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총무에 하성용 신부(서울대교구)를 재임명했다. 임기는 3년이다. 박민규 기자 mk@cpbc.co.kr박민규2026.02.24

윤정혜표 ‘기적수’와 ‘성물’… 수상한 현금만 쌓인다[나주 현상, 거짓 계시 40년] (2) 나주 경당 내부에 윤정혜와 그가 꿈에서 꿨다며 그린 자비의 예수 그림이 걸려 있다. 병 낫는다는 기적수, 지하수로 추정돼 성물방·홈페이지 통해 상품 구매 유도 헌금 독려하나 재단 현금 흐름 깜깜이 가톨릭교회가 금지한 나주 윤 율리아가 다시금 논란의 중심에 섰다. 과거 기적이 아니라고 지침을 내린 교회는 다시 한 번 나주 성모 발현 추종 움직임에 강경 대응하기로 했다. cpbc는 나주 윤 율리아의 실태를 파악하고 나주 성모 경당과 성모 동산에 잠입해 이들이 주장해온 초자연적 현상의 실체를 추적했다. 추종자들은 기적수 배포 등을 통해 기도회에서 물품 판매를 요구하거나, 이를 통해 현금을 끌어모으는 등의 정황이 포착됐다. 특별취재팀은 기적수부터 신심 도구 판매까지 나주 윤정혜의 숨겨진 수익구조를 쫓아가 봤다. 실제 건물 내부 들어가 보니 전남 나주시 나주천 2길 12. 나주 윤 율리아 측이 ‘성모 경당’이라 칭하는 건물이 위치한 곳이다. 잘 모르는 이가 보면, 성당으로 착각할 정도의 외관이다. 하지만 내부로 들어가 보니 교회 건물과는 사뭇 달랐다. 경당에 진입하자마자 ‘자칭 수도자들’이 취재진을 둘러쌌다. “어디서 온 것이냐” “다음에 왔으면 좋겠다”는 등 의심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런데 그들이 걸친 수도복은 하나같이 일반 수도자들의 복장과는 달랐다. 짙은 남색의 베일로 수도자 모습을 흉내 냈지만, 자세히 보니 베일이 아닌 두건에 가까웠다. ‘교회 인준을 받은 수도원이 맞느냐’는 질문에 자칭 수도자들은 “교회 인준을 받지 못했고 준비 중”이라고만 답했다. 현재 그들은 서로 수사·수녀라고 칭하고 있으며, 50여 명이 한 공간에서 생활 중이었다. 제대를 대하는 방식도 기이했다. 이들이 ‘성전’이라 부르는 곳에 자리한 제대는 한쪽 구석에 치워져 있었다. “성당들은 제대가 가운데에 위치하지 않느냐”는 질문에도 이들은 “미사나 기도회 시간 외에는 제대를 이동해놓는다”고 답했다. 왜 그런 것인지에 대한 답은 들을 수 없었다. 고정된 제대가 아닌 것이다. 가톨릭교회법 1235조 2항에 따르면, ‘모든 성당에는 고정 제대가, 그리고 거룩한 예식 거행을 위하여 지정된 그 밖의 장소에는 고정 제대나 이동 제대가 있는 것이 적절하다’고 돼 있다. 모든 성당에는 고정 제대가 필히 존재해야 한다는 것이다. 스테인드글라스나 십자가 형상도 달랐다. 십자가 양 끝단에 못과 망치까지 새겨져 있었다. 벽면에는 열두 사도 등 다른 성인들 대신 윤정혜의 모습이 곳곳을 장식하고 있었다. 성화 대신 윤정혜가 십자가에서 예수님이 성혈을 흘리고 있다고 주장하는 사진이 걸려 있었다. 가톨릭교회법 1188조는 “그리스도교 백성에게 경이감을 일으키게 하거나 덜 건전한 신심의 빌미를 제공하지 아니하도록 적절한 수량과 합당한 순서로 배치돼야 한다”고 명시한다. 잘못된 신심을 유발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것이다. 광주대교구 사목국장 김영수 신부는 “이들이 거행하는 전례는 교회 전례가 아니며, 이들이 주장하는 모습은 절대 교회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김재석 (재)마리아의구원방주회 운영본부장이 기적수를 들고 취재진에게 말하고 있다. 자칭 ‘기적수’ 유통, 꼼수로 법망 피해 윤정혜의 꿈에서 성모 마리아가 점지해줬다는 일명 ‘기적의 물’. 윤정혜는 꿈의 인도를 받아 손으로 땅을 파자 물이 솟아났다고 주장한다. 추종자들은 기적수를 마시면 병이 낫고, 심지어 이 물을 마시고 기적을 체험했다고 말한다. 암도 고치고 폐병으로 죽어가는 아이도 살려낸다는 것이다. 김재석 (재)마리아의구원방주회 운영본부장은 취재진 앞에서 기적수를 마셔 보였다. 그러나 성모상 아래 지하수 관정을 팠다는 신고 기록이 나왔다. 기적수가 아니라 지하수에 불과할 가능성이 크다. 취재진 요청으로 확보한 기적수 2병 역시 공장에서 생산한 것처럼 밀봉된 페트병에 담긴 물에 불과했다. 취재진이 경당 내부에서 확인한 결과, 이 물을 페트병에 밀봉해 보관하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또 전국 각지로 유포되는 정황도 확인했다. 기적수 택배 수취함이 경당 내 사무실 한 켠에 자리했다. 절박한 사정으로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20ℓ 말통을 들고 이 물을 떠 간다. 성모 동산 내부에도 기적수 보관창고가 있으며, 수도꼭지가 설치돼있다. 성모 동산 관계자는 기적수에 대해 “팔지는 않는다. 무료”라고 했다. 그러면서 “경당에 가서 주소를 적으면 택배로 보낼 수 있고, 물값은 안 받고 택배비만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사실은 무상 배포를 악용해 법망을 회피하려는 꼼수일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기후에너지환경부 관계자는 “무상으로 나눠주는 경우라면 먹는샘물 제조업 허가 및 관리 대상이 아닐 수 있다”고 밝혔다. 물에 첨가제를 넣어 판매 중이라면 식품위생법상 음료로 분류된다. 지하수와 같은 순수한 물이라면 기후부 소관이다. 거짓 현상을 미끼로 지하수를 유통하면서도 실정법의 규제를 피하고 있는 셈이다. 국가지하수정보센터에 따르면, 성모 동산이 위치한 나주시 다시면 신광리 18 일대는 지하수 관정이 허가돼 있다. 한 나주시 관계자는 “2년에 한 번씩 수질 관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 율리아 측은 1992년 기적수가 처음 나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관정 신고가 된 건 2014년 3월이다. 1992년부터 2014년까지는 허가조차 없었다는 의미다. 나주 성모경당에서 입수한 기적수. 기적수·물품은 미끼… 불투명한 현금 흐름 (재)마리아의구원방주회는 기적수가 무료라고 홍보한다. 그러면서 자발적 봉헌을 강조한다. 취재진이 경당 내 성물방과 웹사이트에 나와 있는 구매 안내 유선번호를 통해 상품 구매 의사를 보였지만 “기도회에 와서 직접 보고 샀으면 한다”고 유도했다. “성모님 은총에 감사하면 봉헌해도 좋다”고 헌금을 유도하기도 했다. 해당 발언과는 별개로 경당 내부에는 나주 윤 율리아 관련 물품을 판매하는 성물방이 마련돼 있었다. 가격은 원화 또는 달러로 표기돼 있었다. 스카풀라 2만 원, 스카프 1만 8000원(13달러) 등이다. 심지어 성물방 출입문에는 ‘나주사랑상품권 사용가능’이라는 문구가 적힌 스티커가 붙어있다. (재)마리아의구원방주회 홈페이지에도 80여 개의 물품을 판매하고 있다. 취재진이 지속적으로 물품 구매 의사를 나타내도 가격 등 세부정보는 밝히지 않는 등 성물방은 폐쇄적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김재석 운영본부장은 “성물 판매는 본당에도 있다”며 “지극히 당연한 것 아니냐”라고 했다. “판매 수익이 재단법인 수익으로 잡히는 건가”라는 질의에는 “그렇다”고 답했다. 관련 세금을 내고 있는지 묻자 “세금 관계는 잘 모르겠다”고 회피했다. (재)마리아의구원방주회 홈페이지에서 신심도구를 가장해 물품을 판매하고 있다. 경당에서 만난 자칭 수도자 한 명은 “기도회에 와서 기적수를 받아가고 성물을 그때 구매했으면 좋겠다”고 유도했다. 기적수와 물품 등은 일종의 미끼인 셈이다. 수백 명이 모이는 곳으로 유도, 군중 심리를 이용해 지갑을 열게 만드는 수법으로 여겨진다. 성모 동산 관계자는 “(기도회 때 헌금을) 바구니를 들고 돌아다니면서 걷는다”고 말했다. 성모 동산 비닐하우스와 경당 곳곳에는 미사 예물 봉투가 비치돼 있었다. 하지만 헌금이 어디로 갔는지는 공개돼 있지 않다. 취재진이 국세청 공익법인 공시시스템을 통해 (재)마리아의구원방주회가 지난해 4월 발표한 2024년 결산 서류를 확인한 결과, 부동산 등 기본 재산 내역만 일부 확인됐다. 헌금 및 기부금 수입이나 성물 판매 등에 따른 현금 흐름은 깜깜이인 셈이다. 이마저도 부동산 등 재산 내역을 최초에 신고하지 않아 지난해 9월 재신고한 바 있다. 과거 윤정혜를 촬영했던 제보자 김씨는 “돈이 담긴 박스가 방 한쪽을 가득 채웠다”고 증언했다. 재산을 다른 지역으로 옮겼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김씨는 “나주 내에서 돈을 옮겼더니 자꾸 말이 많이 나오니까 광주의 다른 은행으로 다 옮겨갔다”고 전했다. 추종자들에게 영성 교육을 하면서 헌금을 독려하는 정황도 있다. 이들이 주장하는 ‘5대 영성’ 중 ‘셈 치고’를 보면 ‘비싼 음식 먹은 셈 치고, 그 돈을 아껴 성모님께 또는 하느님께 봉헌한다’거나 어떤 일이든 내 탓으로 돌려 희생하라는 가르침도 있다. 이준태 기자 ouioui@cpbc.co.kr이준태 2026.03.31

한국 주교단, 흔들리는 생명 가치 바로 세우자 호소주교회의 춘계 정기총회 열어 ‘모자보건법 개정안’ 관련 성명 발표 한국 주교단이 3월 9~11일 주교회의 2026년 춘계 정기총회에 참석, ‘모자보건법 일부 개정 법률안’에 대한 성명서 발표 등 한국 교회의 다양한 안건을 다뤘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는 한국 주교단. 한국 주교단이 ‘모자보건법 일부 개정 법률안’에 대한 성명을 발표하고, “태아와 임산부를 모두 살리는 생명의 문화를 건설해야 한다”는 교회의 공식적인 생명수호 입장을 밝혔다. 주교회의(의장 이용훈 주교)는 9~11일 춘계 정기총회를 열고, 현 정부가 추진 중인 형법 개정 없는 ‘약물 낙태 도입’, ‘만삭 낙태’ 허용 움직임에 대해 반대의 뜻을 천명했다. 주교단은 11일 성명을 발표하고 △생명 존중의 법적 원칙 확립을 위한 형법 개정 △숙려 기간 및 상담 의무화 △생명 살리는 병원 보호 △무분별한 낙태 약물 유통 규제 △임신·출산·양육에 대한 남성의 공동 책임 강화 △낙태를 선택하도록 강요하는 사회 구조와 문화적 인식 변화 등 여섯 가지 구체적인 방안을 제안했다. 주교단은 성명에서 “근본적인 형법 개정 없이는 생명 경시 풍조가 법제화되는 비극을 막을 수 없다”며 “낙태를 고민하는 이들을 위해서도 현재 운영 중인 ‘위기 임산부 지원센터’를 적극 활용해 다양한 선택지를 지원하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아울러 “생명을 죽이는 행위를 거부하는 병원들을 국가가 보호하고, ‘낙태를 하지 않는 병원’을 제도적으로 표시해 생명 살리기 문화를 넓혀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생명을 지키는 일은 공동체 전체의 존엄을 지키는 일”이라며 정부와 국회가 책임감 있는 입법 활동에 힘써 줄 것을 거듭 당부했다. 낙태 관련 법은 2019년 헌법재판소가 낙태죄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린 후 수년째 입법 공백 상태에 있다. 아울러 이번 총회에서는 나주 윤 율리아와 그 추종자들의 허위·조작 정보 유포에 대한 대응 방침도 확인했다. 주교회의는 신자들이 온라인 매체를 통해 현혹되지 않도록 적극 대응하기로 하고, 아시아주교회의연합회(FABC)를 통해 아시아 각국 교회에도 주의를 요청했다. FABC에서 나주 윤 율리아 문제가 다뤄지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광주대교구장 옥현진 대주교는 현재 교황청 신앙교리부와 소통 중이며, 새로운 교령을 마련해 전 세계 가톨릭교회에 알릴 계획이다.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 관련해서는 교구별 조직위원회 구성과 발대식 현황, 순례자 신청·접수 계획, 본대회 준비 상황 등을 점검했다. 교구대회 홈페이지는 4월 5일 공개된다. 청소년·청년 성가집 「일어나 비추어라」 증보판 발행도 결의했으며, 각 교구 추천 곡과 WYD 공식 주제가를 추가해 2027 서울 WYD에서 활용하기로 했다. 주교회의는 또 최근 중동에서 발생한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무력 충돌을 비롯해 전 세계 곳곳의 분쟁과 갈등에 우려를 표하고, 이번 사순 시기 동안 세계 평화를 위한 기도에 신자들의 동참을 요청했다. 주교회의는 전국위원회 위원장 인사도 단행했다. 주교회의 생명윤리위원회 위원장은 곽진상 주교, 성서위원회 위원장은 한정현 주교,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은 김주영 주교, 민족화해위원회 위원장은 김선태 주교, 해외선교·교포사목위원회 위원장은 신호철 주교가 맡는다. 박민규 기자 mk@cpbc.co.kr박민규2026.03.17

“낙태약, 해결책 될 수 없어”… 생명 존중 입법 촉구 춘계 주교회의 총회 결과 발표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주교가 12일 주교회의 춘계 정기총회 후 기자간담회를 갖고 한국 주교단이 밝힌 ‘모자보건법 일부 개정 법률안’에 대한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주교는 12일 춘계 정기총회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모자보건법 일부 개정 법률안’에 대한 한국 주교단 성명서를 발표하며 “최근 발의된 ‘모자보건법 일부 개정 법률안’이 낙태를 개인적 ‘선택’의 문제로 보고 사실상 낙태 자유화를 조장하고 있다”고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이어 “생명은 하느님께서 주신 거룩한 선물로서, 인간의 편의나 법률적 수사로 훼손할 수 없는 절대적인 가치”라며 한국 교회의 낙태 반대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주교단은 성명에서 “낙태 약물은 결코 ‘간편한 해결책’이 될 수 없으며, 임산부에게 심각한 신체적·정신적 트라우마를 남긴다”며 “여성이 낙태를 선택하도록 강요하는 사회 구조와 문화적 인식을 바꾸기 위해 국가는 자녀가 있는 가정에 대한 획기적인 지원, 양육비 이행 지원 제도의 확대, 학교와 직장 내 돌봄 시설 확충 등 안심하고 출산·양육을 이어갈 실질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나주 윤 율리아 문제에 관해서는 “아시아주교회의연합회(FABC)에 처음 이 문제가 상정된 만큼 아시아 각국 교회에 알리고, 향후 전 세계 교회에도 알릴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나주 윤 율리아에 빠진 이들이 다시 돌아와 회개의 마음을 가진다면 언제든지 받아주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 관련해 이 주교는 교구별 조직위 발족 등 한창 진행 중인 상황을 공유하면서 “교통과 보완, 숙박 문제 등 해결을 위해 각 교구가 지방자치단체와 협력을 준비하고 있고, 정부와 국회와도 긴밀한 협조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이번 총회에서는 조세이(長生, 장생) 탄광 수몰 사고 지원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한국과 일본 주교들은 지난해 11월 18~20일 일본 히로시마교구에서 열린 제27회 한일주교교류모임 중 조세이 탄광 수몰 사고 현장을 방문한 인연으로 탄광 희생자 유해 발굴·반환 사업을 위해 1000만 엔을 지원키로 했다. 이에 따라 주교회의 사무처는 1월 30일 일본 주교회의에 한화 9370만 원을 2월 10일 지정해 송금하고 상임위에 보고했다. 일본 주교회의는 지원금 전액을 ‘장생 탄광의 수몰사고를 역사에 새기는 모임’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7월 20~26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리는 FABC 제12차 정기총회에 이용훈·정신철·손삼석·손희송 주교가 의결권을 가진 한국 대표로 참가하고 정순택 대주교와 이성효·장신호·이경상·곽진상 주교도 참여하기로 했다. 8월 31~9월 4일 태국 방콕대교구 반 푸완에서 열리는 FABC 시노달리타스 위원회 주최 ‘아시아 국가 시노드 팀 모임’에는 정순택 대주교가 한국 대표로 참석한다. 주교들의 자율 기부로 조성된 ‘착한 사마리아인 기금’의 올해 사용처로는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라왈핀디 교구 성모 성지 조성, 캄보디아 푸삿 자비의 성모 유치원, 한부모가정 양육 지원 시설인 군포 새싹들의 집을 선정했다. 제2차 ‘시노드 교회를 위한 교구 시노드 팀 연수’는 오는 6월 10일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교구별 시노드 팀을 대상으로 개최하기로 했고, 2026년 전반기 ‘시노드 교회를 위한 본당 사제 모임’은 4월 28~30일 성 베네딕도 문화영성센터에서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박민규 기자 mk@cpbc.co.kr박민규2026.03.17

AI 시대, 인간 존엄·공동선 지킬 성찰과 분별의 지혜 필요제1회 가톨릭 교수 학술대회 콜로퀴엄(강학회) · 수원가톨릭대 개교 42주년 기념 제50회 학술발표회 5월 9일 서울 가톨릭대학교 성의회관 국제회의장에서 개최된 ‘제1회 가톨릭 교수 학술대회 콜로퀴엄(강학회)’ 중 제1세션 ‘AI 시대 대학과 신앙의 역할’ 토론이 열리고 있다. 제1회 가톨릭 교수 학술대회 콜로퀴엄(강학회) / 인공지능(AI)의 도전과 대학 인공지능(AI) 시대, 인간은 지금까지 지켜온 신학·교리·지성·노동 등 각 분야에 있어 적지 않은 도전을 받고 있다. AI 시대가 가져온 변화에 인간과 종교, 사회는 어떠한 시각과 삶, 미래 방향을 견지해야 할까. 사제와 전문가들은 제60차 홍보 주일을 앞두고 AI를 주제로 열린 학술대회에서 직면한 도전과 고민, 제안을 나눴다. 인공지능(AI)이 대체할 수 없는 영역이 있을까. AI가 인간 삶 전반을 뒤흔드는 시대, 가톨릭 지성인들이 기술 발전 속 인간 존엄과 대학의 역할을 성찰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서울가톨릭교수협의회와 서울대·숙명여대·가톨릭관동대·대구가톨릭대 가톨릭교수회, 서울대 가톨릭졸업생공동체(졸톨릭) 6개 단체는 9일 서울 가톨릭대학교 성의회관 국제회의장에서 ‘제1회 가톨릭 교수 학술대회 콜로퀴엄’(강학회)을 개최했다. 콜로퀴엄은 이성훈(안셀모) 국제가톨릭지식인문화운동 부회장의 개회사와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 가톨릭대학교 총장 최준규 신부, 졸톨릭 이호(아우구스티노) 회장의 축사·환영사로 시작됐다. 허두영 한국과학언론인회 회장 AI에게 ‘이것이 죄인가’ ‘괜찮은가’를 묻게 되는 ‘알고리즘 양심’ 시대 기술은 신앙의 도구일 뿐, 인간의 양심과 영적 책임 대신할 수 없어 이날 논의의 중심에는 AI가 인간의 사고와 판단, 관계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현실에 대한 우려가 자리했다. 허두영(디오니시오) 한국과학언론인회 회장은 이를 ‘알고리즘 양심’이라고 표현했다. 과거에는 죄의식이나 삶의 고민을 성직자나 공동체 안에서 나누고 분별했다면, 앞으로는 AI에게 ‘이것이 죄인가’ ‘괜찮은가’를 묻게 되는 시대가 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AI는 성찰의 거울이 될 수 없다”며 “자기 내부와 외부 세계를 함께 바라보는 과정이 성찰인데, 알고리즘은 결국 사용자가 듣고 싶어 하는 말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흐른다”고 꼬집었다. 이어 “인간이 이를 자신의 양심으로 착각하기 시작할 때 신앙 공동체 역할은 근본부터 흔들릴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이에 참가자들은 기술이 신앙의 도구가 될 수는 있지만, 인간의 양심과 영적 책임까지 대신할 순 없다고 입을 모았다. 조원형 언어학 박사 AI 시대 여러 문제에 대한 답은 이미 가톨릭 신앙과 교리 안에 존재 교황청립 생명학술원 발표 ‘로마 인공지능 윤리 선언’이 중요한 기준 조원형(보나벤투라) 언어학 박사는 “질문 못지않게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힘이 중요하다”며 “AI 시대 여러 문제들에 대한 답은 이미 가톨릭 신앙과 교리 안에 존재한다”고 말했다. 기도하고 그 응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신앙의 힘이 발휘될 수 있고, 이는 학문과 교육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이어 “어느 시대 어느 사회에나 강조했던 대학의 사명 역시 인공지능 시대에 더욱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교황청립 생명학술원이 2020년 발표한 ‘로마 인공지능 윤리 선언’을 중요한 기준으로 언급했다. 선언은 투명성·포용성·책임성·공정성·신뢰성·보안과 사생활 보호를 AI 시대 핵심 원칙으로 제시한다. 조 박사는 “교회는 이미 AI 시대를 대비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LLM, 확률적으로 언어를 생성하는 기술 토론에서는 인간 노동과 대학의 역할 변화에 대한 문제의식도 드러냈다. 조한열(미카엘) AI 교육 및 개발 공간 대표는 “대규모 언어모델(LLM)은 윤리적 판단 능력을 가진 존재가 아니라 확률적으로 언어를 생성하는 기술에 불과하다”며 “그럴듯한 언어를 생성할 수는 있지만 도덕적 책임을 질 수 있는 존재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노동은 가톨릭 사회교리에서 인간 존엄의 한 축”이라며 “모든 생산 과정에서 인간이 철저히 배제된 사회가 현실이 될 때 교회는 무엇을 말하고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톨릭 대학의 존재 이유 돌아보고 재정립 최영준(요한) 아주대 AI 대학원 단장은 향후 327만 개의 일자리가 AI로 대체될 수 있다고 전망하면서, 대기업 정규직 신입 채용은 이미 43%가 감소했다고 전했다. ‘AI 교수’의 등장이 임박한 상황에서 대학의 존재 이유 역시 근본적인 질문 앞에 서 있다고 진단했다. 최 단장은 “가톨릭 대학은 기술의 목적과 한계를 비판적으로 성찰하는 공동체로 스스로를 재정립해야 한다”며 “AI를 얼마나 잘 도입했느냐가 아니라 ‘AI를 통해 얼마나 더 인간다운 교육과 사회를 만들고 있는가’를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계적 자질이야말로 인간 본성의 핵심 더 근본적으로 AI가 아무리 발전해도 넘어설 수 없는 영역이 있다는 인식도 공유했다. 홍태희(스테파노) 서강대 신학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하느님을 닮는다는 것이 반드시 더 지능적으로 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그리스도의 가르침이 보여주는 공감·용서·온유함 같은 관계적 자질이야말로 인간 본성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AI, 진정한 영적 기능에는 도달할 수 없어 설지인(마리아 막달레나) 연세대 언더우드 국제학부 객원교수 역시 “AI가 진정한 영적 기능에는 결코 도달할 수 없다”며 “바로 이 지점에서 교회의 역할이 오히려 더 커진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두려움보다 기쁨으로 AI 시대를 맞이하자”고 말했다. 새로운 가톨릭 지성 운동의 필요성 강조 이날 콜로퀴엄에서는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와 대학의 역할도 함께 논의됐다. 발표자들은 세계청년대회가 단순한 국제행사를 넘어 청년 세대가 신앙과 사회 문제를 함께 고민하는 장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청년들이 AI 시대의 윤리와 평화·생태·공동체 문제를 주체적으로 성찰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대학과 교회가 연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번 콜로퀴엄은 18세기 천진암에서 평신도 지식인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학문과 신앙을 탐구했던 강학의 전통을 현대적으로 계승한 자리이기도 했다. 참가자들은 2027년 천진암 강학 250주년과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를 앞두고 신앙과 이성, 기술과 윤리를 함께 성찰하는 새로운 가톨릭 지성 운동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민규 기자 mk@cpbc.co.kr 수원가톨릭대 개교 42주년 기념 제50회 학술발표회 발표자들이 종합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수원가톨릭대 제공 수원가톨릭대 개교 42주년 기념 제50회 학술발표회 / 인공지능의 도전 앞에 선 인간과 교회 성바오로수도회 한창현 신부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제공하는 환경에 갇힌 신앙인들은 나주 윤 율리아 사건처럼 종교적 극단주의에 쉽게 빠질 수 있어 알고리즘에 대한 실질적인 규제 적용과 심리·사목적 접근 필요 공동 식별 교육을 포함한 교회의 적극적 참여와 대응 시급 “최근 인공지능(AI) 기술의 급속한 발전 과정을 볼 때 AI가 1985년 성모 마리아의 계시가 자신에게 왔다고 주장해 교회에서 파문당한 윤 율리아와 같은 현상을 부추길 가능성이 큽니다. 이에 AI 알고리즘에 따른 종교적 극단주의의 등장과 악순환을 극복하기 위한 사목적 대응이 시급하다고 봅니다.” 한창현(성바오로수도회) 신부는 6~7일 수원가톨릭에서 열린 수원가톨릭대 개교 42주년 기념 제50회 학술발표회에서 ‘인공지능 알고리즘에 의한 사회적 극단화와 사목적 응답 : 성령 안의 대화를 중심으로’란 주제 발표에서 이같이 밝혔다. 한 신부는 “AI 기술 발전으로 이제 우리 자신을 포함해 주변 이웃 누구라도 종교적 극단주의에 빠질 수 있는 시대가 될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며 “대표적 사례가 나주 윤 율리아 사건으로, 추종자들이 다양한 소셜미디어를 활용하면서 틱톡에 올린 영상 조회 수가 최소 수천 회에서 최대 70만 회에 이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용자들은 AI 알고리즘이 이용자의 취향과 기존 신념에 맞는 정보만 선별해 제공하면서 자신의 믿음이 틀리지 않았음을 더 확신하게 된다”며 “AI 알고리즘이 제공하는 환경에 갇힌 신앙인들은 자신과 다른 의견에 무감각해지고 더 극단적 사상에 쉽게 물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문제는 교회 공동체 내에서 공감과 위로를 얻지 못한 신자들은 AI가 추천하는 콘텐츠나 AI 챗봇에게서 영적 위안을 찾으려 할 가능성이 높고, 자연스럽게 종교적 극단주의에 빠지는 신자들이 늘어나는 것”이라며 “이러한 현상은 갈수록 심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한창현 신부가 6일 수원가톨릭대에서 열린 학술발표회에서 AI 알고리즘이 종교적 극단주의를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수원가톨릭대 제공 한 신부는 이를 막기 위해 △알고리즘 윤리에 대한 더 실효성 있는 접근 △AI 알고리즘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심리·사목적 접근 △수용적 커뮤니케이션 고려 등 세 가지 사목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 신부는 우선 수익을 위해 체류 시간을 극대화하는 현 AI 알고리즘으로 인해 사회는 극단적 대립에서 벗어나기 어려워진 만큼 AI 알고리즘을 설계하고 적용하는 기업들과 공감대를 이루고 실질적인 규제 적용을 위한 사회적 합의로 나아가는 것이 필요하다고도 제안했다. 사목자들은 AI 알고리즘이 개인들의 필요에 맞추어진 정보를 끊임없이 제공하고, 사람들은 인격적인 만남 대신 가공된 위로에 의존하게 되는 만큼 이런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교회 구성원들이 알고리즘이 제공하는 정보에 휘둘려 나주 윤 율리아와 같은 종교적 극단주의 빠지지 않도록 개인적 차원의 식별만이 아니라 공동 식별 과정에 적극 참여할 수 있는 사목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발표회에서는 이외에도 10명의 사목자 및 전문가가 ‘인공지능의 도전 앞에 선 인간과 교회’를 주제로 다양한 발표를 이어갔다. AI 예술가는 가치판단 능력 없는 실행자 수원가톨릭대 신현주 교수는 ‘창조자의 조건: 인간 예술가와 AI 예술가’란 주제 발표에서 “예술가는 가치 판단에 근거해 악기나 재료를 결정하며, 이를 통해 작품이 가치 있는 미적 속성을 가지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창조성을 지닌 창조자”라며 “하지만 최근 등장한 AI 예술가는 이 같은 가치판단 능력이 없으며, 실행자의 모습에 더 가깝다”고 지적했다. 현대 신학은 살아있는 구원의 역사 해석 수원가톨릭대 한민택 신부는 ‘신학의 문제로서 AI: AI 시대의 신앙의 지성과 하느님의 모상’ 발표에서 “주어진 것을 다루는 데 있어 AI는 이미 인간의 능력을 넘어섰다”며 “오늘의 신학은 데이터를 ‘정보’로만 보지 않고, 다양한 인간 삶이 담겨 있는 것으로 보며 신앙에서 관건은 데이터를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살아있는 구원의 역사를 해석하고 그 의미를 현재화하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진리와 덕을 향한 교회의 역할과 책임 수원교구 교구장 대리 곽진상 주교는 축사에서 “인공지능은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지만 무비판적 낙관의 대상도 아니며, 그것은 우리에게 더 깊이 생각하고 더 진지하게 믿고 더 책임 있게 행동하도록 촉구하는 시대의 부르심이자 징표”라며 “인공지능이 아무리 발전하더라도 진리와 덕을 향한 인간의 열망, 사랑에 응답해야 하는 우리 책임은 결코 대체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학술발표회는 2년 전부터 우리 대학 신학자뿐 아니라 철학·과학·사회학자·미디어 전문가들이 공동연구한 결과를 함께 나누는 자리”라며 “인류구원에 봉사하는 신학이 AI 시대가 주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성찰하는 것은 신학의 근본사명이며 이런 측면에서 오늘 학술대회는 신학적·교회적 소명을 재확인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상도 선임기자 raelly1@cpbc.co.kr박민규2026.05.13